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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721 부자합집경(父子合集經) 5권

by Kay/케이 2024.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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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부자합집경(父子合集經) 5

 

부자합집경 제5권

서천 역경삼장 조산대부 시홍로경 선범대사 사자사문 일칭 등 한역
송성수 번역

7. 용녀수기품(龍女授記品)
그때 그 모임에는 또 96구지의 용녀(龍女)가 있었다. 저 아수라왕과 가루라왕이 세존께 공양을 올리는 것을 보고 다시 여래께서 그들에게 부처가 되리라는 기별을 주시는 말을 듣고는 매우 기뻐 한량없이 뛸 듯이 기뻐하면서 청정한 마음을 내어 널리 공양을 차렸다. 즉 이 용녀들은 신통의 힘으로 96구지의 푸른 일산을 만들었는데, 낱낱 일산은 유리 보배로 천 개의 살을 만들어 교묘히 안배하고, 황금 자루에 진주 그물을 씌우고 온갖 화환을 드리워 온갖 보배로 장식하였다.
다시 96구지의 아주 묘한 좋은 말[馬]를 만들어 온갖 보배로 장식하였는데 유리 보배로 그 고삐와 굴레를 만들었다. 다시 그물 장막을 나타내는데 그 둘레는 60유선나로서 거기 오는 대중을 다 덮었으며, 그 보배 장막 밑에는 아주 묘한 마니보주를 나타내어 그 광명은 모든 것을 환히 밝혔다.
또 96구지의 온갖 보배 화환을 나타내었는데 교묘하고 기이하며 절묘하게 두루 드리웠다. 또 무수한 보배 방울을 달아 실바람이 흔들면 그 소리는 청아하여 마치 천상 음악과 같아 듣는 사람이 다 즐거워하였다. 또 다마라발 전단의 가루향과 침수향(沈水香) 등을 부처님 위에 흩었다. 또 우발라꽃과 첨박가꽃을 흩고, 또 한량없는 아주 묘한 옷과 한량없는 갖가지 색의 영락과 한량없는 갖가지 색의 화환을 흩었다.
이 용녀들은 각기 그 말을 타고 일산을 들고 허공에서 부처님을 세 번 돌고는 다시 용궁의 갖가지 음악을 연주하니 그 소리는 청아하여 모두 즐겨 들었다.
또 가비라성에서는 온갖 바르는 향과 갖가지 향수를 비처럼 내려, 그 향과 꽃이 화합해 진흙이 되어 세로와 너비가 60유선나인데, 그 여래의 위덕의 힘을 입어 그 음악소리와 진흙 향의 냄새가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퍼지니, 이 소리를 듣고 냄새를 맡은 중생들은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되었다.
이 용녀들은 공양을 올린 뒤에 머리로 예경하고 합장하며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했다.
저희들은 전생(前生)의 경사로 부처님을 만나
깨끗한 마음으로 복의 업 일으키기를 즐거워하여
모니의 큰 길잡이께 공양을 바치면서
이 몸이 용녀의 과보를 벗어나기 바라네.
변화로 96구지의
온갖 보배로 장엄한 묘한 일산을 내어
다시없는 조어사(調御師)께 공양 올리고
이 선(善)의 종자로 생사 벗어나기 구하네.
다시 변화로 96구지의
잘 길들여 유순해진 푸른 말을 만들고
최상으로 묘한 푸른 보배로 장엄했나니
이 모두 여래께 공양하기 위해서이네.
다시 변화로 96구지의
푸른 빛깔의 보배 당기 만들어 공중에서 돌리며
그 낱낱은 모두 몸과 말과 또 뜻으로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멀리 회향하네.
모든 용궁 속의 묘한 음악이
한꺼번에 맑게 트인 소리를 함께 연주하는데
모니께서 이 세간에 나오셨나니
이런 큰 공양을 받을 만하네.
이와 같은 갖가지 음악 소리가
멀리 삼천대천세계에 사무치나니
거기 있는 중생들이 이 소리 만일 들으면
모두 보리를 얻어 물러나지 않으리.
또 넓고 큰 한 보배 장막을 나타내나니
세로와 너비는 60유선나로
온 공중을 두루 돌면서
거기 와서 모인 대중을 온통 다 덮네.
중간에는 최상의 마니주를 나타내어
치성한 광명이 모든 것을 두루 비추는데
천인(天人)이 모두 모인 대회(大會)에서
깨끗한 마음으로 기뻐하고 즐거워하며 공양 올리네.
저희들은 이 조그만 선근으로
고요한 보리의 열매를 바라고 구하나니
한결같이 모니의 큰 길잡이처럼
매우 깊고 미묘한 슬기를 성취하게 하소서.
모든 중생들 교화하여 이롭게 하되
번뇌와 모든 결박에서 벗어나게 하고
또한 열 가지 힘을 가진 위없는 어른처럼
끝이 없는 맑고 깨끗한 법을 연설하게 하소서.
모든 유위(有爲)의 법은 요술과 허깨비 같고
또한 모인 물거품과 같아 견고한 것 아니며
하늘에서 비가 쏟아질 때 뜨는 물거품 같아
제 성품이 허망하고 거짓이어서 주재(主宰)가 없네.
지혜로운 사람은 이 세간의 모든 법을 관찰할 때
‘마치 거울 속에 나타나는 저 영상(影像)처럼
중생들의 본체와 성품도 또한 그와 같은데
오직 부처님만이 지금 깨쳐 여실히 말하신다’ 하네.
어리석은 사람은 알지 못하고 진실이라 생각해
허망한 경계에 대해 집착하는 마음 내지만
필경 모든 법은 본래 공(空)한 것
이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 속네.
미혹한 망상과 무지함을 말미암기 때문에
모든 법의 진실한 성품을 알지 못하나니
그렇기 때문에 여래는 이 세간에 나와
나[我]가 없어 얻을 수 없음을 드러내 보이시네.
비유하면 가을 하늘에 뜬구름이 일어나
잠깐 동안 나타나 있다가 이내 사라지는 것처럼
알아야 하네, 나라는 모양은 본래 없는 것이거니.
지혜로운 사람 자세히 관찰하면 무엇을 소유하리.
이와 같이 일체의 세간법(世間法)은
모두가 자성(自性)이 없고 진실한 것이 아니며
다만 모든 감관의 문을 속이고 호리나니
이로 말미암아 어리석은 이들은 더욱 미쳐 날뛰네.
모니께서는 삼계를 잘 뛰어넘고
모든 법성을 알면서도 분별이 없으시네.
만일 여래의 가르침 받들어 행하면
일체의 세간 일 다 벗어날 수 있으리.
만일 누구나 이 매우 깊고도 묘한 법을 듣고
마음에 기쁨과 즐거움을 내어 바르게 생각하면
그는 곧 나고 죽는 세계 잘 벗어나리니
이것은 어리석은 사람에게 어려운 경계이네.
그러므로 나는 지금 머리를 땅에 대고
번뇌가 없는 어른, 천상과 인간의 스승께 예배하나니
그는 대비(大悲)로 괴로워하는 중생 잘 구제하시되
배가 되고 집이 되고 의지할 곳 되셨네.
우리들이 지금 여래께 공양 올리는 것은
다시없는 그 보리를 구하기 위해서이네.
마땅히 법의 요체를 말씀하시어 미혹한 중생 깨우치소서.
모두 다 부처님의 도 이루기를 원하나이다.
그때 여래께선 용녀들이 기별을 주시기를 바라는 그 마음을 아시고, 곧 큰 광명을 놓아 상서로운 현상을 나타내셨다. 그때 존자 마승이 이 현상을 보고는 머리를 땅에 대어 예배한 뒤에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여쭈었다.
세간이나 출세간에서 훌륭한 지혜를 가지신 이
갑자기 신기한 변화를 일으켜 광명을 놓으시네.
지금 여기 모인 대중들, 이것 보고 길상이라 하나니
인연 없이는 이런 상서를 내지 않을 것이네.
사람 가운데서 최상이신 모니 주인이시여,
원하옵나니 광명을 놓으시는 그 까닭 말씀하소서.
모든 하늘과 인민들과 용과 귀신들
그 말씀 들으면 다 함께 기뻐하리니.
여래의 위엄과 덕은 성인 중에서 성인
이 세간의 법을 알지 못하는 것 없네.
이 모든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고 거둬 주시어
이 광명을 놓으시는 신기한 변화의 일을 말씀하소서.
여래의 슬기의 힘은 묘하고 불가사의하여
모든 법의 실상의 그 뜻 다 아시네.
여기 모인 대중들은 우러러 듣잡기 원하나니
모두들 그것을 알고 마음 편하게 하소서.
모니께서는 오래 전에 이미 정각 이루어
능히 모든 중생들에게 의로운 이익을 주셨거니
또 무슨 인연으로 이런 큰 광명을 놓으시나이까?
원하옵나니, 말씀하시어 모두 의혹을 풀게 하소서.
지금 이 대중들은 마음이 고요하여
저 깊은 법의 뜻을 잘 깨달아 알 수 있어
한마음으로 여래를 우러러 바라보나니
말씀 들으면 모두들 보리의 뜻을 내리.
만일 누구나 어떤 일을 분명히 알지 못하면
그 마음이 들뜨고 흔들려 번뇌가 생기며
그로 말미암아 모두가 의심 그물 속에 떨어지리니
오직 바라옵건대 큰사랑으로 빨리 열어 보이소서.
누가 오늘에 있어서 큰마음을 내며
어떤 부처님이 다른 곳에서 큰 법을 말하며
누가 보리를 얻어 악마 군사들을 항복 받기에
이 광명을 놓으시는가 매우 희유하시네.
어떤 사람이 깨끗한 복업을 널리 일으키기에
부처님께서 가엾이 여기시므로 깨끗한 광명 놓으시는가?
거룩한 주인, 사자, 열 가지 힘 가지신 어른
이 대중 가운데서 두려움 없이 말씀하소서.
저희들이 만일 부처님께서 드러내 보이시는 가피를 입으면
모든 의심과 두려움을 떠나 마음이 편안하고
모두가 맑고 깨끗한 수희심(隨喜心) 내어
각각 부처님의 가르치심 받들어 행하리.
그때 부처님께서 존자 마승을 위해 게송을 말씀하셨다.
착하여라. 큰 비구 마승이여,
그대는 광명을 놓는 일에 대해 잘 묻는구나.
나는 지금 여기 모인 이 대중 앞에서
그들을 위해 용녀들의 미래의 과보를 말하리라.
너희들은 한마음으로 자세히 들어야 한다.
갖가지 어지럽고 더러운 인연을 버리고
내가 말하는 광명을 놓은 까닭을 들으면
인간과 천상에서 갖가지 좋은 이익을 더욱 늘리리.
이 모든 용녀들은 마음이 잘 열리어
능히 지혜로써 실상을 관찰하고
모든 법의 성품이 본래 공한 것을 알아
이 세간의 업의 과보에는 집착하지 않는다.
사람도 없고 나[我]도 없고 중생도 없고
지은 사람도 없으며 받는 사람도 없고
보특가라의 성품은 본래 공하여
마치 저 아지랑이나 거울 속의 상(像)과 같다.
저 용녀들은 공덕의 뿌리를 심어
다 함께 광대(廣大)하고 깨끗한 복업을 일으키고
부처님의 법 가운데 편히 잘 살 수 있어
이 세간의 법은 모두 요술과 같음을 안다.
이와 같이 가지가지 공양을 짓는 것은
맹세코 불과(佛果)인 큰 보리를 구하는 것이니
이 뒤에는 반드시 이 용녀의 몸을 버리고
저 삼십삼천 위에 나게 되리라.
저 제석천의 궁전의 왕이 되어서는
묘한 즐거움을 누리면서 아무런 비방도 받지 않고
천상의 수명과 큰 명예를 갖추고서
다시 저 염마천 위에 가서 머무르리라.
그 염마천의 궁전에 나게 되어서는
저 뛰어나고 묘한 즐거움을 두루 갖추리니
이 부처님의 아들은 이 하늘 위에 살면서
자재하게 천상의 수명을 마치게 되리.
그 뒤에는 다시 저 도솔천에 나서
그 하늘 무리들의 사랑과 공경을 받고
비록 쾌락을 누리더라도 마음이 집착하지 않아
마치 저 연꽃의 성품이 본래 깨끗함과 같으리.
전생에 세상을 뛰어넘은 지혜를 익힘으로 인해
언제나 모든 법이 다 공하여 고요함을 관찰하나니
마치 저 돌에 새긴 그림이 영원한 것처럼
바른 생각에 편히 머물러 흔들림이 없으리.
그 뒤에는 다시 낙변화천(樂變化天)에 나서
천자와 천녀들이 언제나 호위하며
남의 비방 받지 않고 큰 명예 있고
그 수명은 무중천(無中天)에 가득하리.
거기서 최상의 다섯 가지 욕락을 받으면서도
바른 생각과 더불어 언제나 상응하여
세 가지 해탈의 문을 잘 닦다가
필경에는 진공(眞空)의 법에 들어가 이해하리.
다시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에 나서는
그 하늘 무리들에게 언제나 공경 받고
맑고 깨끗한 뜻의 즐거움으로 거기 살면서
바른 법을 받아 지녀 마음에 흔들림 없다.
바라는 것을 수용한 모두가 다른 것으로 변해도
거기에 집착하는 어리석은 사랑의 마음 안 내며
부처님 아들은 그 천궁(天宮)에 편히 살면서
그 천상의 수명을 끝까지 다 마친다.
욕락으로 말미암아 싫증과 우환이 생기니
즐겨 선정의 자리를 구해 모든 의혹 무찌르며
모든 선정의 해탈문 얻고
이로 말미암아 저 범천 위에 나게 된다.
저 선정으로 말미암아 갖가지 선근을 내어
한 중겁(中劫) 동안 기쁨과 즐거움을 받는데
선정 중에 만나는 기쁨은 훌륭하여 생각하기 어려워
차츰 보리의 도로 잘 나아간다.
저 범천의 궁전에 머물러 1겁을 지내면서
오로지 깨끗한 행을 닦아 깨끗하여 잡됨 없고
좋고 묘한 방편으로 유정을 이롭게 할 때
밉거나 친한 생각이 없어 마음이 평등하다.
기쁨과 묘한 즐거움을 다 통달하고
어떠한 선정에도 맛을 붙이지 않고
능히 잘 깨달아 모든 감관이 고요해지나니
이것을 최상의 모니의 아들이라 한다.
저 범천에서 자연의 법을 연설하면서
업과 과보의 이치와는 서로 응하지 않고
오직 이 진실한 해탈문만으로
필경 삼계를 뛰어 넘는다.
만일 누구나 여기서 믿음과 알음을 내어
능히 모든 중생을 인도하고
빨리 다시없는 묘한 보리를 능히 이루면
그이야말로 세간의 눈이라 할 수 있다.
저 용녀들은 범천세계에 나서
모든 하늘 사람들을 이롭고 즐겁게 하고
그들로 하여금 맑고 깨끗한 마음을 내게 하여
모두가 보리의 도로 잘 나아가게 하느니라.
끝이 없는 부처님의 국토에 나아가
모든 여래를 공양하여 받들어 섬기고
오는 세상의 성수겁(星宿劫)을 지나서는
모두가 함께 부처 이루어 이름을 적제근(寂諸根)이라 하리.
그들은 부처님이 기별을 주시는 말씀 듣고
마음이 깨끗해져 기뻐하면서 뜻이 견고해졌고
거기 모인 대중들은 모두 기쁜 마음을 내어
각각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였다.
8. 용왕수기품(龍王授記品)
그때 난타오파난타(難陀烏波難陀) 용왕이 그 권속 90구지 용중(龍衆)들과 함께 용녀들이 여래께 공양을 드리고 기별을 받는 것을 보고는 마음이 편안하여 일찍이 없었던 일을 경험하고 여래를 찬탄하였다.
“여래는 광대한 위덕을 완성하고 신통이 무애하여 중생의 생각을 다 알며 하는 일을 다 듣고 아시고 각기 현재의 증득한 것을 모르시는 것이 없다.
그리고 저 여래는 대비심이 왕성하여 혹은 청하지 않는데 설법하고 혹은 때가 아닌데 설법하시는데, 그것은 다 유정들을 교화하고 성숙시켜 뜨거운 번뇌를 없애고 열반의 즐거움을 얻게 하기 위해서이다. 근기를 따라 법을 주어 반드시 결과를 얻게 하며 내지 여자로서 그 뜻이 산란하여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자성이 왕성하여 설사 법을 듣고도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여래의 제도를 받는데 저 60구지의 용녀들까지 부처님의 기별을 받거늘 하물며 우리가 그 이익을 입지 못하겠는가?”
그 용왕은 이렇게 말하고, 세존을 만나기 어렵다는 생각을 내어 신통의 힘으로 큰 향(香)구름을 일으켜 염부제에 가득 채워 일체의 산과 바다를 두루 덮고, 온갖 향수와 전단향의 가루를 내리니 그 향기가 멀리 퍼져 부처님세계에 두루했다.
또 저 가비라성에는 빨간 진주를 내려 무릎에까지 이르도록 쌓였는데 세로와 너비의 양은 60유선나와 같았다. 또 니구율타숲에는 무량한 용(龍)의 자재화(自在花)를 두루 흩고 또 흩어 꽃궁전으로 변하게 하였는데 그 양도 너비가 60유선나이고 사이사이에 7보의 기둥을 만들고 또 반나감말라돌[半拏紺末羅石]을 그 땅에 까는데, 그 돌은 부드럽고 접촉하면 시원하여 모두가 즐거이 보며 세상에 없는 것이었다.
또 90구지 온갖 보배 꽃다발을 나타내어 두루 드리우고 온갖 빛깔의 옷을 내걸어 달며, 다시 갖가지 묘한 비단 번기와 향만(香鬘)ㆍ보만(寶鬘)ㆍ진주만(眞珠鬘) 등을 나타내어 두루 장엄하되 뛰어나고 묘하고 맑고 시원하였다. 또 무수한 보물창고가 솟아 나와 궁전 가운데서 열을 지어 공양하였다. 또 최상의 값할 수 없는 마니보주를 나타내어 거울을 만드니 겉과 속이 탁 틔어 무엇이나 비추었고, 내지 가비라성에 그때 모인 대중이 갖가지 공양하여 수승하게 장엄하니 그 거울 속에 다 나타났다.
또 90구지의 용마(龍馬)가 있는데 온갖 묘한 보배로 고삐와 굴레를 만들고 무수한 보배 방울은 걸을 때마다 울렸다. 그리하여 용왕들은 각각 그 말을 타고 허공에서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다시 용궁의 무량한 음악을 연주하며 갖가지 묘한 보배를 내려 여래와 성문 대중에게 흩었다.
이렇게 공양한 뒤에 머리를 조아려 그 발에 예배한 뒤, 세존을 우러러 잠깐도 눈을 떼지 않으면서 말했다.
“저희들이 모은 이 공덕의 선근으로 저 중생들과 함께 불도를 이루기 원하나이다.”
그리고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을 외웠다.
오랫동안 사랑과 인욕과 대비의 행을 닦아
온갖 복의 상호(相好)의 장엄을 성취하셨네.
집을 버리고 저 가비라의 성을 넘으셨나니
그 뜻이 견고함은 위없는 도를 구하기 위해서이네.
여섯 해 동안 고행을 닦으신 것 보이시고
온갖 외도들을 항복 받으면서도 피로해 하지 않고
바로 금강좌(金剛座)의 도량으로 나아가
모든 중생들에게 감로의 법을 두루 베푸셨네.
옛날에 여래(如來) 조어사(調御師)께서는
왕궁의 그 묘한 욕락을 아주 버리시고
정수리의 머리털을 베고 산림에 머무시면서
이 세상의 허망한 영화는 돌아보시지 않았네.
모니께서는 옛날에 머리와 눈까지 보시하면서
공을 쌓아 보리의 종자를 원만히 성취하셨네.
범부는 듣고 보고도 오히려 종자 없다 하거늘
하물며 그런 고행을 본받아 닦음이랴.
부처님께서는 옛날에 인욕선인(忍辱仙人)이 되어
아무 허물도 해침도 없으면서 가리왕에게
귀와 코와 또 몸의 사지를 잘리면서도
성내거나 괴로워하지 않고 마음 기뻐하셨네.
그때에 어리석은 바라문이 있어
저울로 몸의 살을 달 때 넘어지셨나니
이 행하기 어려운 고행을 말씀하실 때
우리는 그 말을 듣고는 슬퍼하고 괴로워했네.
무엇 때문에 여래는 성내시지 않았던가?
중생을 내 아들처럼 사랑하시기 때문이네.
해칠 뜻을 일으켰기 때문에 지옥에 떨어졌는데
인자하신 어른은 그래도 그를 구제해주셨네.
여래는 최상의 슬기를 완전히 갖추시어
자기를 해치는 자에게 갚음하지 않으시고
옛날에 넓고 큰 안락의 인(因)을 닦으셨나니
그러므로 그 몸의 사지는 본래대로 되었네.
우리들은 모두 깨끗한 신심(信心)을 내고
여래의 진실한 그 행을 찬탄하면서
저 모니(牟尼)와 같이 중생들을 이롭게 하고
모두 빨리 최상의 깨달음에 오르기를 원하네.
그때 세존께선 용왕의 신해(信解)가 견고하고 큰 서원을 낸 것을 아시고 곧 입에서 갖가지 광명을 놓으시니, 그 광명은 두루 비추어 위로 범천에 이르렀다가 다시 여래의 정수리로 들어갔다. 그러자 존자 마승이 꿇어앉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렇습니다. 모든 부처님은 광명을 놓으시면 반드시 그 까닭이 있습니다. 원하옵나니 여래께서는 방편으로 연설해 주소서.”
그리고 존자가 게송을 외웠다.
위대하여라, 두려움이 없는 석사자님.
무슨 인연 때문에 이런 광명 놓습니까?
인자한 문으로 모든 하늘과 사람을 이롭게 하시나니
원하옵건대 여래께서는 저를 위해 말씀해 주소서.
이 모든 용왕과 또 그 권속들과
그리고 여기 모인 저 대중들 다 숙연합니다.
바라옵나니, 모니께서는 범음(梵音) 떨치시어
광명을 놓은 희유한 이 일을 말씀하소서.
누가 석가모니부처님의 법 안에서
처음으로 큰마음을 내어 이 상서를 불러왔습니까?
누가 능히 모든 악마의 군사들을 무찔러
그들로 하여금 두려워하여 다 사라지게 했습니까?
이것은 용의 무리들이 오랫동안 수행하여
다함이 없이 온갖 공덕을 얻는 것이 아닙니까?
원하옵나니, 이 상서를 나타내는 그 까닭을 듣고
이 의혹을 끊어 버리고 마음이 청정하게 하소서.
그때 세존께선 게송으로 답하였다.
나는 최상의 훌륭한 공덕과
여덟 가지 깊고 먼 범음성(梵音聲)으로
말하는 바가 진실이어서 중생을 이롭게 하나니
그대는 광명을 놓는 일을 자세히 들으라.
이 모든 용왕들이 깊고 깨끗한 믿음으로
세상에 드물게 있는 큰 공양을 베풀어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 보리 증득하기를 원하는 것은
일체 모든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이다.
언제나 비심(非心)으로 세간을 관찰하여
두루 중생들로 하여금 고액을 벗어나게 하면서도
일찍이 마음에 피로한 적이 없이
견고히 정진하여 물러나는 일 없었다.
맑고 깨끗한 사마타를 닦아 익히며
지혜의 힘을 원만히 갖추어 꺾이는 일 없고
세 가지 해탈의 문에 편안히 머무나니
이른바 공(空)과 무상(無相)과 무원(無願)이니라.
부처님은 최상의 매우 깊은 슬기를 얻어
일체의 법이 모두 허망하고 거짓임을 알며
큰 슬픔으로 모든 유정들을 가엾이 여겨
밉다거나 천하다는 생각을 버리고 다 평등하다.
저 항하의 모래 수 같은 겁을 지나
차례로 부처를 이루어 이 세간에 나오되
모두 다 같이 적정혜(寂靜慧) 여래라 이름하고
열 가지 명호를 원만히 갖추고 국토는 엄정하리라.
언제나 나[我]가 없다는 감로의 법을 말하면서
어떤 외도도 악마의 원한도 없애고
좋고 교묘한 방편으로 모든 근기에 응하여
세속을 어기지 않으면서 진제(眞諦)를 이야기하리라.
이 모든 중생들은 그 설법을 듣고는
법의 성품이 모두 공한 것을 알았다.
대비의 방편으로 3승(乘)을 연설하지만
승의(勝義)의 법 가운데서는 말한 바가 없느니라.
이 법은 자연에서 나온 것이 아니어서
조금만 구하려 해도 얻을 수 없고
나아가서는 부처님이 말씀하시는 가르침 듣고
알지 못하는 중생은 한 사람도 없으리.
해탈의 감로 맛을 마심으로 말미암아
남과 늙음과 죽음을 곧 잘 벗어날 수 있으며
근심과 슬픔과 아만(我慢)의 깃대를 벗어남은
모두 부처님의 범음(梵音)을 들었기 때문이다.
석존(釋尊)으로서 두려움이 없는 거룩한 사자(師子)께서는
모든 용의 뜻을 말하고 그 물음에 답하되
부처 제자로서 언제나 지혜의 행을 따르면
최상의 보리 열매를 빨리 얻으리라 한다.
여래께서 저 용왕에게 기별을 주시니
그 때의 대중들은 그 말씀 듣고 기뻐하면서
모두가 모니 어른께 귀명하고
부처님의 법 가운데서 그 마음이 고요해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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