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부자합집경(父子合集經) 3권
부자합집경 제3권
서천 역경삼장 조산대부 시홍로경 선범대사 사자사문 일칭 등 한역
송성수 번역
3. 정반왕치례여래품(淨飯王致禮如來品)
그때 정반왕이 여러 석가의 종족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니구율타 동산으로 향해 갔다. 거기 이르러서는 장식한 수레에서 내려 신하들과 함께 걸어서 나아갔다. 세존께선 그것을 아시고 그 부왕을 교화하여 교만을 버리고 청정한 신심을 내게 하시려고 곧 공중에 올라가 신통변화를 나타내어 마음대로 오가되 걸림이 없었다.
이때에 사바세계의 주인 대범천왕은 여래의 오른편에 있고 제석천왕은 여래의 왼편에 있으며, 염마천왕ㆍ도사다천왕ㆍ낙변화천왕ㆍ타화자재천왕 등은 각기 갖가지 보배 일산을 들고 여래를 따라 허공을 타고 다니며, 다문천왕과 지국천왕은 합장하고 예배한 뒤에 동쪽에 섰고 증장천왕과 광목천왕은 정수리로 공경을 다한 뒤에 서쪽에 서 있었다.
또 6욕천(欲天)의 모든 하늘 권속들은 온갖 하늘꽃과 우발라꽃ㆍ구몰나(拘沒那)꽃ㆍ분나리(奔拏利)꽃ㆍ만다라꽃 등을 내리고, 또 아주 묘한 가루 전단향과 침수향 등을 내리며, 모든 하늘의 기악들은 갖가지 묘한 노래와 춤을 허공에서 일시에 연주했다.
그때 세존이 신통의 힘으로 무수한 7보의 누각을 만들었으니 미묘한 장엄과 광명으로 빛났고, 그때 모임의 하늘과 사람들이 서로 왕래하면서 각기 볼 수 있게 하였다. 그리하여 그 대중들은 모두 크게 기뻐하였는데, 과거에는 없던 일이었다.
이때에 정반왕이 이 상서로운 현상을 보고 희유하다 하는 마음을 내어 이렇게 말하였다.
“여래가 옛날 태자로 있을 때, 4천하의 전륜왕의 자리와 부귀의 자재함에 대해 마음에 연연하지 않더니, 이제는 삼천대천세계의 대법왕이 되어 성재(聖財)를 구족하고 신통이 자재하여 항상 모든 하늘의 공경과 호위를 받으니 이것은 저것보다 훌륭하여 비유할 수 없다. 내게는 지금 오직 석가 종족의 권속과 인민들만이 있어 시종할 뿐이다.”
이렇게 말하고는 기쁨이 무량하고 청정한 마음을 내어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 공경하고 여래를 우러러보다가 머리로 예배하였다.
다시 이렇게 말하였다.
“세존이 처음 나시어 아무도 부축하는 이도 없이 곧 일곱 걸음을 걷고 시방을 관찰하고는 ‘나는 세간에서 가장 존귀하고 가장 훌륭하여 그 이상이 없다. 늙음과 병과 죽음을 초월하여 고통의 끝을 다했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그때 이 광경을 보고는 매우 기뻐하며 예경을 드렸습니다. 또 세존이 태자로 계실 때 들에 나가 농사짓는 것을 보시고 염부제 나무 밑 시원한 그늘에 쉬셨는데 해는 서쪽으로 기울었으나 그 나무 그림자는 옮기지 않았습니다. 그 때에는 또 6욕천의 천자들이 합장 공경하면서 그 곁에 모시고 서 있었습니다. 나는 그 때에도 또 예경을 드렸습니다. 지금 또 세존께서 나타내시는 이 상서로운 현상을 보고 이에 세 번째 부처님께 예배합니다.”
그리고 정반왕이 이 뜻을 거듭 펴기 위해 게송을 외웠다.
복과 지혜가 견줄 데 없는 양족존(兩足尊)께서는
처음 나시자마자 일곱 걸음 걸으시고
세간에서 나만이 가장 훌륭하다 외치셨는데
나는 그때에 일찍이 예배드렸네.
또 농사일을 관찰하시고 시원한 나무 그늘에 쉬시는데
해는 기울었으나 그림자는 옮기지 않고
욕계(欲界)의 여섯 하늘 그 곁에 모시었는데
나는 그때에 또 예경드렸네.
지금 부처님께서는 이 신통 변화의 현상을 나타내어
나와 또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시나니
이 세간에는 부처님 같은 이가 다시없구나.
이 때문에 나는 또 세 번째로 예배드리네.
옛날에 내가 태자 위해 그 이름 지을 때
그 이름을 ‘일체의 뜻을 성취한다’라고 했는데
이미 불과(佛果)를 얻어 일찍부터 품은 뜻을 이루었나니
기쁘고 즐겁기 마치 감로(甘露)를 마시는 것 같네.
이때에 6욕천의 천자들은 정반왕이 일심으로 부처님을 보고싶어 하는 것을 알고, 먼저 니구율타 동산에다 부처님을 위해 사자좌를 펴니, 그 자리는 높고 훌륭하며 온갖 보배의 장엄으로 빛났다. 그리고 곧 천상의 교사사의(憍奢闍衣)와 아주 묘한 흰 담요를 그 위에 깔았다. 또 숲속에서는 저절로 묘한 옷이 나와 두루 장엄하고 곳곳에 드리워졌다. 이렇게 자리를 마련하고는 세존을 맞이하여 그 위에 앉게 하였다.
이에 세존께서는 이렇게 생각하셨다.
‘내가 집을 버리고 부처를 이루고 나서야 비로소 부왕을 뵙게 되는구나.’
그리고는 공중에서 내려 오셨다.
그때 정반왕은 여래를 받들게 되어 과거에 없었던 큰 기쁨을 느끼면서 세존을 우러러 잠깐도 눈을 떼지 않았다. 그리하여 존중하고 찬탄하며 문안하고 위로하였다. 부처님이 자리 위에 가부하고 앉으시자 왕과 석종(釋種)들은 한쪽으로 물러가 앉았다.
이때에 다시 색계의 모든 하늘들이 부처님께서 계신 모임에 오니, 이른바 범중천ㆍ범보천ㆍ대범왕천ㆍ소광천ㆍ무량광천ㆍ극광정천ㆍ변정천ㆍ무량정천ㆍ무운천ㆍ복생천ㆍ광과천ㆍ무번천ㆍ무열천ㆍ선현천ㆍ선견천ㆍ색구경천 등이었다. 이들은 부처님이 그 부왕을 교화하기 위해 이런 상서로운 현상을 나타내시는 것을 보고 모두 기뻐하여 서로 경하하면서 각기 천상의 만다라꽃ㆍ마하만다라꽃을 가지고 부처님 위에 뿌렸다. 또 아주 묘한 하늘 옷을 공중에 달아 공양하고 다시 갖가지 장신구, 즉 보배 관ㆍ옥 귀걸이ㆍ가락지ㆍ팔찌ㆍ패물ㆍ영락ㆍ보배관과 띠 등이며, 혹은 황금화만은 온갖 보배로 아로새기고 온갖 보배 화만은 황금으로 아로새긴 것으로서 이런 보배 화만을 금실로 꿰어 교묘하고 빛나는 것을 여래에게 받들어 올렸으며, 또 아주 묘한 보배 일산과 보배 당기와 번기로 행렬 지어 공양하였다.
이때에 여러 천자들은 공양을 올린 뒤에 머리로 예배하고 허공에 머물면서 향수를 보슬비처럼 뿌리고는 각각 합장하고 게송으로 부처님께 찬탄했다.
가장 훌륭한 대장부께 귀의하나니
중생들을 잘 거두어 교화하시고
큰복과 지혜 및 명예를 갖추시니
일체 세간에서 아무도 짝할 이 없네.
가장 훌륭한 대장부께 귀의하나니
훌륭한 슬기는 깊고 또 넓어 헤아리기 어려워라.
대비(大悲)로 모든 유정들 가엾이 여겨
그들 위해 4제(諦)의 진실한 법 연설하시네.
가장 훌륭한 대장부께 귀의하나니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번뇌를 길이 버리고
높고도 큰 상호(相好)로 두루 장엄했나니
마치 금산(金山)이 큰 바다에 드러난 것과 같네.
가장 훌륭한 대장부께 귀의하나니
능히 다른 주장을 꺾고 겁약(怯弱)이 없고
모두들 헷갈리고 망령된 마음 버리고
바른 견해를 갖추고 청정한 행을 닦도록 하네.
저희들 생각하나니 전생의 복과 경사로써
능인(能仁)께서 세상에 나오심을 만나게 되었나니
이 공양의 조그만 선근으로
회향하여 나와 남이 부처 되어지이다.
4. 아수라왕수기품(阿修羅王授記品)
그때 세존께서는 부왕을 교화하기 위해 신기한 변화를 나타내었다. 이때에 그 모임에 있던 아수라왕들이 이 상서로운 현상을 보고 각각 매우 기뻐하였는데, 다시 색계의 천자들이 올리는 광대한 공양을 보고 더욱 기뻐하였다.
그때에 그 우두머리인 미마질다라 아수라왕이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부처님께 가장 먼저 공양하리라.”
그리고는 그 신통의 힘으로 그 동산 가운데에 곧 63나유타의 온갖 보배 그물을 만들고 여러 가지 색으로 사이사이에 꾸며 공중에 가득 덮고, 보배 휘장 밑에는 다시 60나유타 보배로 땅을 장엄하고, 보배 땅 위에는 다시 60나유타의 아주 묘한 누각을 나타내고 낱낱 누각은 보배로 그 문을 만들었는데, 황금 누각은 은으로 문이 되고 유리로 창이 되며 자거로 기둥이 되고 파리로 기둥머리가 되며 마노로 땅이 되고 진주 등으로 사이를 장식하였다. 백은 누각은 금으로 문을 만들고 유리로 창이 되었으며 산호로 기둥을 만들고 자거로 기둥머리가 되었으며, 파리로 땅이 되고 진주 등으로 사이를 꾸몄으며 내지 마노 누각은 파리로 문이 되었다.
이와 같이 7보로 된 누각ㆍ문ㆍ창ㆍ기둥ㆍ기둥머리 등을 차례로 장엄하고, 낱낱 문 가운데에는 온갖 보배로 된 사자좌를 각각 나타내었으며, 그 사자좌 좌우에는 모두 아수라의 동남 동녀가 있어 손에 흰 총채를 들기도 하고 혹은 보배 부채를 들고 곁에 모시고 서 있었다.
낱낱 자리 위에는 온갖 보배 일산이 있으며 앞에서 보다 더한 온갖 빛깔의 당기를 나타내는데 황금의 문에는 푸른 당기를 나타내고 그 정수리는 누른색이며 줄기는 황금이다. 백은의 문에는 누른 당기를 나타내는데 그 정수리는 푸른빛이며 그 줄기는 빨간 보배다. 유리의 문에는 분홍 당기를 나타내는데 그 정수리는 빨간빛이며 그 줄기는 황금이다. 온갖 보배의 문에는 채색의 당기를 나타내는데 그 정수리는 온갖 빛깔이며 그 줄기는 백은이다.
위와 같은 온갖 보배로 된 그물ㆍ휘장ㆍ보배땅ㆍ보배 누각ㆍ보배 당기ㆍ보배 번기가 공중을 회전하다가 부처님 주위를 세 번 돈 뒤에 줄을 지어 서 있었다. 그것은 마치 33천의 이라발나(伊羅鉢那) 큰 코끼리가 천천히 걸어 제석천왕을 도는 것과 같았다. 또 하늘에서 묘한 꽃을 내리니 이른바 만다라꽃ㆍ마하만다라꽃ㆍ만수사꽃ㆍ마하만수사꽃ㆍ파라사가꽃ㆍ마하파라사가꽃ㆍ가리가라바꽃ㆍ마하가리가라바꽃ㆍ발타라꽃ㆍ마하발타라꽃ㆍ질달라발타라꽃ㆍ마하질달라발타라꽃 등이었다.
또 7보로 된 꽃을 내리니 황금꽃ㆍ백은꽃ㆍ자거꽃ㆍ마노꽃ㆍ폐유리꽃ㆍ파저가꽃ㆍ진주꽃 등이었으며, 또 진기한 노리개거리를 내려, 그 모임은 모두 좋아하는 것을 마음대로 얻었다. 또 온갖 묘한 향수와 바르는 향ㆍ가루향ㆍ침수향 등을 내렸다.
그때에 가비라성에 쌓인 꽃의 높이는 7척이요 너비는 6유순인데 그 향수와 섞여 진흙이 되어, 부처님의 신력으로 그 향기는 두루 퍼져 삼천대천세계에 가득했다. 거기 있는 중생으로 사람이나 천인들은 다 그 향기를 맡고는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어 불퇴전의 자리를 얻었다.
그 아수라왕은 이렇게 공양해 마치고는 7보의 수레를 타고 부처님 주위를 세 번 돈 뒤에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했다.
가장 훌륭한 무동존(無動尊)께서는
원만히 보리과를 성취하시고
모든 유정을 잘 교화하여
삼계를 멀리 벗어나셨네.
나는 청정한 마음으로
그 앞에서 공양을 드리나니
원하옵건대 세존처럼
윤회 고통을 아주 벗어나리.
모니의 큰 성왕(聖王)님
번뇌를 떠나고 의혹 없애고
천상과 인간의 스승이 되어
구제해 저 언덕 건너셨네.
미묘한 법을 잘 설명해
중생들 모두 조복받고
늙음과 죽음의 고액을 건너셨나니
그러므로 나는 칭찬하고 예배하네.
그때 미마질달라 아수라왕이 이 게송을 마치고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지금 공양하였지마는 아직 흡족하지 못하다. 다시 바다 속의 값진 보배를 모두 부처님께 드리리라.’
그리고는 신통의 힘으로 60나유타의 미묘한 보배 수레를 만들고, 그 낱낱 보배 수레에 잘 훈련된 말을 매었는데, 그 말은 다 금 보배 장구로 장식하였으며, 낱낱 수레 위에는 묘한 일산이 있고 온갖 보배 방울을 달아 청아한 소리를 내며 그 위에는 각각 색상이 구족한 아수라의 여자들이 있어서 묘한 노래와 춤을 추면서 온갖 음악을 연주하매 그 소리가 맑아 듣는 이가 모두 즐거워했다. 부처님의 신력 때문에 그 음악 소리를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가득 차게 하니, 그 가운데 있는 유정들은 이 소리를 듣고 몸과 마음이 편안해져 모든 번뇌와 집착을 떠나, 모두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퇴전하지 않게 되었다.
그때 아수라왕은 공양을 올린 뒤에 그 권속들과 함께 매우 기뻐하여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거듭 게송을 외웠다.
원하옵나니 나는 항상
모니 큰 도사를 친근해
최상의 공양 베풀고
모든 고통 다 없애리.
그때 그 모임에는 또 극희(極喜)라는 아수라왕이 있어 청정한 마음을 내고 공양을 널리 일으켰는데, 그 낱낱 공양이 저 미마질달라 아수라왕의 것과 똑같았다. 그도 공양을 올린 뒤에 7보의 수레를 타고 부처님을 세 번 돈 뒤에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했다.
열 가지 힘 가지신 최상의 어른께 귀의합니다.
끝이 없는 진실한 행을 갖추어 닦으시고
결정코 일체의 법을 깨달아 통달하시고
모든 의혹을 영원히 끊어 무외(無畏)를 얻으셨네.
삼계의 큰 길잡이께 귀의합니다.
유애(有愛)의 모든 결박을 해탈하시고
이미 보리의 훌륭한 저쪽 언덕에 이르시고도
다시 나고 죽음에 빠져 있는 자들을 잘 건지시네.
여래가 번뇌를 벗어나는 길을 잘 설명하실 때
중생들은 그 말씀 듣고 모두 믿고 받드니
그들로 하여금 모두 더러움을 깨끗이 씻어
마치 저 연꽃에 물이 묻지 않는 것 같이 하시네.
석가모니께서는 훌륭한 지혜로 잘 관찰하시어
모든 법이 공(空)하고 또 모양 없음 아시고
일체의 함이 있는 행에 집착하지 않나니
비유하면 저 허공이 의지하는 곳 없음과 같네.
그때 모임에는 또 묘비(妙臂)라는 아수라왕이 있어 청정한 마음을 내고 공양을 널리 일으켰는데, 그 낱낱 공양은 극희 아수라왕의 것과 같아 다름이 없었다. 그는 공양을 올린 뒤에 7보의 수레를 타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서 손에 금 좁쌀을 받들어 부처님 위에 흩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했다.
상서로운 조어사께 머리 숙여 예배합니다.
천상이나 이 세간에 짝할 이 없네.
중생들의 성품이 본래 공(空)하여
다만 거짓 생각만 있어 아지랑이 같음을 아시네.
지음도 없고 받음도 없고 중생도 없고
나[我]도 없고 사람[人]도 없고 피차(彼此)도 없고
말도 없고 말함도 없어 제 성품이 공하나니
모든 법은 본래부터 언제나 고요하네.
모든 법을 추구해 보아도 얻을 수 없으면
그 때는 부처님의 가르침 잘 알아 들어가리.
그 사람은 법왕(法王)의 아들이란 이름을 얻고
과거의 부처님의 행하신 바를 잘 따르리.
나는 지금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나니
저 모든 중생들 조복하여 교화하기 어려우나
내가 이 칭찬하는 조그만 선근을 회향하여
나와 남이 모두 부처 되어지이다.
그때 그 모임에는 또 대력(大力)이라는 아수라왕이 있어서 청정한 마음을 내고 공양을 널리 일으켰는데, 그 낱낱 공양은 묘비 아수라의 것과 같아 다름이 없었다. 그는 공양을 올린 뒤에 7보의 수레를 타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는 온갖 보배꽃을 부처님 위에 흩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했다.
대법왕(大法王)께 머리 조아립니다.
슬기의 눈이 3유(有)를 비추고
이미 생사의 바다를 건너
구경의 저 언덕에 이르셨네.
모든 유정을 잘 교도하여
의혹을 끊고 두려움 없고
네 가지 사나운 물결을 넘어
안온한 곳에 이르게 하시네.
매우 깊고 미묘한 슬기
세간을 끝까지 다 아시고
뒤바뀐 생각에 깊이 집착하는
중생들 욕망을 모두 아시네.
항상 대비의 마음으로
열어 보여 깨닫게 하고
삿되고 허망한 지혜를 깨뜨려
진실한 견해를 갖추게 하네.
더러움 없고 집착할 것 없으며
요술과 허깨비와 아지랑이 같고
또한 물 속의 달과 같다고
일체의 법을 깨달아 아네.
모니의 가장 훌륭한 어른
자식과 같이 중생을 보시고
모든 바른 행 닦아
3세(世)에 집착하지 않게 하시네.
여래는 이 세간에 나와
법이란 모두 허망하고 거짓된 것이어서
그 자성 얻을 것 없고
다른 성품도 다 공임을 아네.
세간의 우부(愚夫)들이
꿈속에서 쾌락을 누리는 것 같아
필경에 얻을 것이 없나니
이렇게 이치답게 생각하시네.
그때 그 모임에는 또 라후(羅睺)라는 아수라왕이 있어서 청정한 마음을 내고 공양을 널리 일으켰는데, 그 낱낱 공양은 대력(大力) 아수라왕의 것과 같아 다름이 없었다. 그도 공양을 올린 뒤에 7보의 수레를 타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다시 아주 묘한 질달라발타라꽃을 부처님 위에 흩고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했다.
높고도 큰 최상의 선비
그 몸의 광명 극히 빛나네.
어떤 천인이나 세상 사람도
부처님 만한 이 다시없네.
마치 저 겨자씨를
수미산[彌盧山]에 견주는 것과 같고
또한 소발자국의 물을
큰 바닷물에 견줌과 같네.
여래의 묘한 색상은
세간에 짝할 이 없네.
낱낱 색상이 단정하고 엄숙하여
보는 사람 다 즐거워하네.
묘한 색상은 불가사의하여
일체 색상을 뛰어넘었네.
마치 해가 세간을 비추면
다른 광명이 다 숨는 것 같이.
부처님 위덕의 광명은
하늘 무리들을 압도하나니
마치 달이 허공에 나타나면
별빛이 다 어두워짐과 같네.
슬기의 깊기는 거대한 바다와 같고
몸의 모습은 금산(金山)과 같네.
부처님 몸과 지혜 광명은
이 삼계에 짝할 이 없네.
그때 그 모임에는 또 정계(淨戒)라는 아수라왕이 있어서 청정한 마음을 내고 공양을 널리 일으켰는데, 그 낱낱 공양은 라후 아수라왕의 것과 같아 다름이 없었다. 그는 공양을 올린 뒤에 7보의 수레를 타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다시 마하 질달라발타라꽃을 부처님 위에 흩고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했다.
모니께서는 훌륭한 지혜의 광명을 갖추시어
능히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의 어두움을 부수고
최상의 사마타(奢摩他)를 성취하여
법의 비를 내리쏟아 모든 중생의 품성을 살찌우네.
여래의 금강좌(金剛座) 도량(道場)에서
왕성한 그 지혜의 횃불로 3유(有)를 비추시고
능히 중생들의 번뇌의 섶을 불살라
번뇌로 하여금 그 남은 재마저 없게 하네.
무량 백천 구지겁 동안
쌓아 모으고 맡아 가진 묘한 법장(法藏)
몹시 괴로워하는 모든 미혹한 이에게 두루 베푸나니
그 법을 듣는 이는 마치 감로수를 마시는 것과 같네.
여래는 이 세간에 나타나시어
중생들에게 바른 법의 눈을 잘 보이시고
무명 속에서 나고 죽는 긴 밤 동안을
지혜의 마니로 밝게 잘 비추시네.
그때 그 모임에는 또 희투전(喜鬪戰)이라는 아수라왕이 있어서 청정한 마음을 내고 공양을 널리 일으키니, 그 낱낱 공양은 다 정계 아수라왕의 것과 같아 다름이 없었다. 그는 공양을 올린 뒤에 7보의 수레를 타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다시 아주 묘한 발타라꽃을 부처님 위에 흩고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했다.
신성한 주인, 석씨의 사자께 귀의합니다.
그는 모든 법 가운데서 두려움 없음 얻어
마치 용맹한 장군이 갑옷 입고 투구 쓰고
다른 군사 항복 받아 겁이 없는 것과 같네.
능인(能仁)께서는 모든 감관이 언제나 고요하여
어떤 번뇌의 어지럽힘도 받지 않으며
세 가지 독(毒)의 모든 번뇌 아주 다하여
남은 습성은 다시 계속해 일어나지 않네.
여래는 여섯 번 중생들을 관찰하되
사랑도 없고 미움도 없으며 분별도 없고
조건도 없는 넓고 큰사랑에 편히 머물러
원수와 친한 이의 경계에 있어서도 다 평등하네.
부처님께서는 중생들의 온갖 생각을 알고
그들 각각에게 열어 보이시어 망령됨을 없애고
그들을 모두 바른 생각에 잘 머물게 하여
마음이 요술과 같아 집착할 것 없음을 알게 하네.
그때 그 모임에는 또 묘안(妙眼)이라는 아수라왕이 있어서 청정한 마음을 내고 공양을 널리 일으키니, 그 낱낱 공양은 다 희투전 아수라왕과 같아 다름이 없었다. 그는 공양을 올린 뒤에 7보의 수레를 타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다시 아주 묘한 발타라꽃을 부처님 위에 흩고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했다.
큰 위덕 가진 세존께서는
모든 법의 실상을 아시나니
이른바 모든 법이란
인연을 따르므로 있는 것이라 하시네.
법도 없고 법 아님도 없어
찾아보아도 얻을 수 없다.
만일 법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 말은 거짓 이름뿐이다 하시네.
이와 같이 갖가지 모습
본래로 항상 고요해
이름도 없고 모양도 없다는 것이
모니의 말씀이시네.
비록 말하나 말한 바 없어서
조금도 얻을 수 없다 하시나니
말하는 자도 이미 없거니
듣는 사람도 또한 그렇네.
이런 이치를 잘 알아
일체의 법에 집착하지 않으면
곧 능히 큰 행을 행하리니
그를 일러 참 불자라 하시네.
그때 그 모임에는 또 월삼세(越三世)라는 아수라왕이 있어 청정한 마음을 내고 공양을 널리 일으키니, 그 낱낱 공양은 묘안 아수라왕의 것과 같아 다름이 없었다. 그는 공양을 올린 뒤에 7보의 수레를 타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다시 뛰어나고 묘한 진주영락을 부처님께 바치고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했다.
여래는 온갖 공덕을 완전히 갖추었고
깨끗한 계율과 위의가 다 원만하고
네 가지 악마 군사를 지혜로 항복시키나니
이 삼계에는 부처님과 같은 이 아무도 없네.
여래의 선정의 힘, 능히 움직일 수 없나니
천박한 지혜 가진 자로서는 측량할 수 없어라.
다니거나 섰거나 앉거나 눕거나 선정에 걸맞아
갖가지 이롭고 즐거운 신통의 일을 나타내신다.
여래의 훌륭한 슬기, 그 이상이 없나니
저 대중들 가운데서 사자처럼 외치시네.
미묘한 법을 잘 설명해 온갖 의심 깨뜨리고
일체의 모든 외도들을 거두어 교화하네.
여래의 몸의 색상(色相), 3유(有)를 뛰어넘고
갖가지 상호(相好)로 두루 장엄해
그 광명은 번쩍번쩍 마치 황금의 산과 같나니
이것은 보시를 널리 닦아 얻은 것이네.
그때 그 모임에는 또 보요(普耀)라는 아수라왕이 있어서 청정한 마음을 내고 공양을 널리 일으키니, 그 낱낱 공양은 월삼세 아수라왕의 것과 같아 다름이 없었다. 그는 공양을 올린 뒤에 7보의 수레를 타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다시 아주 묘한 보배를 부처님 위에 흩고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했다.
우리들은 다섯 가지 욕락(欲樂)을 모두 버리고
부처님께 나아와 공양 올리네.
각각 여래를 뵈옵고 자기 앞에 대했나니
함께 하지 않는 이 공덕은 헤아리기 어려워라.
한 음성으로 연설하시는 맑고 깨끗한 법을
혹은 즐겨 자세히 말씀하시고 혹은 생략하여 말하실 때
각기 그 마음의 하고자 하는 바 따라 이해하나니
함께 하지 않는 이 공덕은 헤아리기 어려워라.
한 음성으로 연설하시는 맑고 깨끗한 법을
그 모인 무리들 취향 따라 각기 이해하는데
여래는 아주 묘한 방편으로 그 근기 맞추나니
함께 하지 않은 이 공덕은 헤아리기 어려워라.
한 음성으로 연설하시는 맑고 깨끗한 법을
혹은 닦아 익히게 하며 혹은 항복 받으며
혹 어떤 이는 모든 과(果)의 이익을 얻나니
함께 하지 않는 이 공덕은 헤아리기 어려워라.
그때 그 모임에는 또 목진린타(目眞隣陀)라는 아수라왕이 있어서 청정한 마음을 내고 공양을 널리 일으키니, 그 낱낱 공양은 보요 아수라왕의 것과 같아 다름이 없었다. 그는 공양을 올린 뒤에 7보의 수레를 타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다시 붉은 진주를 부처님 위에 흩고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했다.
여래는 그 부왕(父王)을 잘 교화시키어
교만한 마음과 그릇된 견해를 다 버리고
견고하고 깨끗한 믿음의 마음 내게 했나니
이야말로 견줄 데 없는 최상의 아들이네.
법이란 제 성품이 없고 인연 따라 생기는 것
꿈속에서 즐거움을 누리는 것 같아 진실이 아니어서
그 즐거움은 생각을 따라 일어나는 것임을 알아야 하나니
그것을 일러 모든 법의 성품을 아는 것이라 하네.
비유하면 가을 하늘에 뜬구름이 이는 것과 같아
망령된 마음이 있다고 집착하는 것 견고한 것 아니네.
모니께서 가르치는 법에 의지해 그 가운데서
지혜로운 이라면 아만(我慢)을 늘려서는 아니 되네.
마음으로 잘 관찰하고 방일하지 않으면
그는 곧 이 세간에 집착할 것 없나니
그것을 이름하여 불법 가운데서 편히 산다 하고
그는 장차 여환삼마지(如幻三摩地)를 증득하리라.
이때에 여러 아수라왕들은 공양을 올린 뒤에, 각각 합장하고 부처님 앞에 서서 마음과 몸이 편안하고 좋은 이익을 얻었으니,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다.
그때 세존께선 그 아수라왕들의 생각을 알고 대중 가운데서 미소를 지으시면서 입에서 5색 광명을 놓으셨다. 그 광명은 여러 부처님세계를 두루 비추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는 다시 부처님의 정수리로 들어갔다.
그때 존자 마승(馬乘)이 이 현상을 보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머리로 부처님께 예배하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이런 상서로운 현상이 나타납니까?”
그리곤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여쭈었다.
사람 가운데서 가장 훌륭한 석사자시여
이런 상서로운 현상을 나타내신 까닭 없지 않으리니
원하옵나니 대비한 마음으로 저를 위해 말씀해주소서.
그 말씀 듣고 모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소서.
60나유타의 이 아수라들
넓고 큰 깨끗한 마음으로 공양을 일으켰나니
장차 여래께서 기별을 주시려 함 아닙니까?
저들로 하여금 그 말씀 듣고 기쁨 내게 하소서.
이때 모인 대중들은 모두 이렇게 생각하네.
‘이 광명을 놓는 것은 조그만 인연 아니다’라고.
원하옵나니 여래께서는 우리들을 가엾이 여겨
이런 현상을 나타내시는 까닭을 말씀하소서.
마땅히 보리심을 내는 사람 있거나
혹은 또 처음으로 깨끗한 믿음을 내는 이가 있으면
여래께서는 모두 다 아시리니
원하옵나니 중생의 의심 풀기 위해 빨리 말씀하소서.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답하셨다.
착하다, 마승 대비구여.
그대는 방광(放光)에 대해 묻는구나.
나는 지금 대중의 모임에서
최상의 진실한 결과를 기별(記別)하려 하노라.
이 모든 아수라왕들이 복의 업을 일으켜
위없는 큰 보리를 구하며
탐욕과 분노의 장애와 더러움을 다 버리어
마치 손으로 허공을 만지듯 장애가 없다.
이 맑고 깨끗한 뜻을 냄으로 말미암아
끝이 없는 묘한 공양을 일으켰나니
이 뒤에는 마땅히 이 아수라의 몸을 버리고
언제나 훌륭한 곳에 나서 밝은 지혜 더하리라.
미래에는 저 항하의 모래 수 같은 겁을 지나
모든 여래를 친근히 하여 받들어 섬기고
장차 법 가운데의 왕이 되게 되어
항상 계속해 부처를 이루어 같은 이름 가지리.
모두 일컫기를 최상등(最上燈)여래라 하며
그 이름은 시방의 세계에 두루하여 들리며
60나유타의 중생을 교화할 때
그들 모두 법을 듣고 다 제도함을 얻으리.
그 국토는 넓고 넓은데 극히 장엄되고 깨끗하여
한 삼천대천세계를 다 차지하고
그 가운데서 교화를 받는 그 중생들은
복덕과 지혜를 모두 원만히 갖추리라.
일체의 법답지 않은 업은 짓지 않고
모두 평등하고 안락한 행을 닦으며
그 부처님들이 다 다툼이 없는 법을 연설할 때
듣는 사람들은 집착도 없고 걸림도 없으리.
부처님의 수명은 60나유타인데
중생들의 수명도 그와 같아 다름이 없네.
그 모든 여래의 교화하는 인연이 끝나면
기감(機感)도 그를 따라 또한 열반에 들리.
차례로 이어받고 융성하여 부처가 되게 되면
그 국토와 수명의 양도 다 그와 같으며
또한 위와 같은 모든 중생들 교화하여
바른 법을 받아 지녀 부처님 아들 되게 하리.
'매일 하나씩 > 적어보자 불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적어보자] #4721 부자합집경(父子合集經) 5권 (4) | 2024.08.28 |
---|---|
[적어보자] #4720 부자합집경(父子合集經) 4권 (3) | 2024.08.27 |
[적어보자] #4718 부자합집경(父子合集經) 2권 (3) | 2024.08.27 |
[적어보자] #4717 부자합집경(父子合集經) 1권 (2) | 2024.08.27 |
[적어보자] #4716 부사의광보살소설경(不思議光菩薩所說經) (0) | 2024.08.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