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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725 부자합집경(父子合集經) 9권

by Kay/케이 2024.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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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부자합집경(父子合集經) 9

 

부자합집경 제9권

서천 서역 삼장 조산대부 시홍로경 선범대사 사자사문 일칭 등 한역
송성수 번역

17. 도사다천수기품(覩史多天授記品)
그때 그 모임에 있던 80구지의 도사다 천자들은 모든 아수라왕과 내지 염마천왕 등이 세존께 온갖 공양을 올리는 것을 보고, 또 여래께서 그들에게 위없는 대보리의 기별을 주시는 말씀을 듣고는 전에 없던 일이라고 매우 기뻐하였다. 그리하여 그들은 이렇게 생각했다.
‘이 보리라는 법은 본래 물질의 상(相)이 없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 등의 상도 없다. 지금 세존께서는 어떤 법으로 수기하셨는가? 왜냐 하면 물질은 본래 남이 없고, 보리와 내지 의식도 남이 없기 때문에 보리도 또한 남이 없다. 그런데 어떻게 남이 없는 법으로 보리를 얻을 수 있겠는가? 이와 같이 물질이 멸함이 없기 때문에 보리도 멸함이 없고, 내지 의식이 멸함이 없기 때문에 보리도 멸함이 없다. 그런데 어떻게 멸함이 없는 법으로 보리를 얻을 수 있겠는가?
이와 같이 물질이 고요하기 때문에 보리도 고요하고 내지 의식이 고요하기 때문에 보리도 고요하다. 이와 같이 물질이 둘이 없기 때문에 보리도 둘이 없고 내지 의식이 둘이 없기 때문에 보리도 둘이 없다. 이와 같이 물질이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보리도 움직임이 없고 내지 의식이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보리도 움직임이 없다. 이와 같이 물질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보리도 볼 수 없고 내지 의식을 볼 수 없기 때문에 보리도 볼 수 없나니, 저 보리의 상은 자성을 떠났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찌하여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으며 고요하고 둘이 없으며 담연하여 움직이지 않으며, 또 볼 수도 없다 하는가?
모든 법 가운데서 어떤 것을 물질이라 하는가? 물질은 자성이 공한 것이며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 등도 다 공한 것이다. 어떤 것을 부처라 하고 어떤 것을 보살이라 하며 어떤 것을 수기라 하는가? 부처는 부처의 자성이 공한 것이요 보살은 보살의 자성이 공한 것이며 보리는 보리의 자성이 공한 것이요 수기는 수기의 자성이 공한 것이다.
부처라 불리는 것은 다만 세속에 의하여 거짓 이름으로 부르고 바라며 분별할 뿐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모든 법이 공했다는 말을 듣고 집착을 내지 않지마는 저 어리석은 사람은 이 말을 들으면 화를 내면서 이해하지 못한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꿈속에서 5욕의 모든 쾌락을 받다가 깨어서 생각하면 실로 얻을 수 없을 때,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알고 고뇌하지 않는 것처럼, 이와 같이 보살승에 편히 머무는 사람은 보리의 성품이 본래 공적하여 실로 얻을 수 없음을 알아서 두려워하지 않음이 그와 같다. 왜냐 하면 모든 법이 다 꿈과 같음을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리석은 범부들은 이해가 각기 달라 허망한 모든 법에 대해 집착을 낸다.
이와 같이 모든 법은 다 얻을 수 없는 것이다. 범부도 얻을 수 없고 범부의 법도 얻을 수 없으며, 성문도 얻을 수 없고 성문의 법도 얻을 수 없으며, 연각도 얻을 수 없고 연각의 법도 얻을 수 없으며, 보살도 얻을 수 없고 보살의 법도 얻을 수 없으며, 부처도 얻을 수 없고 부처의 법도 얻을 수 없으며, 보리도 얻을 수 없고 보리의 법도 얻을 수 없으며, 열반도 얻을 수 없고 열반의 법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그때 도사다 천자들은 이렇게 생각하고는 세존께 아뢰었다.
“저희는 지금 이 제일의제(第一義諦)에 대해 의혹이 없어지고 청정한 마음을 내었나이다.”
그리고 아주 묘한 갖가지 공양을 올렸는데 그것은 저 염마천이 올린 것보다 나았으니 비유할 수 없었다. 그렇게 공양하고는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돈 뒤에, 한쪽에 서서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했다.
만일 누구나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행하면
그는 곧 부처님의 공덕에 편히 머물 것이니
그는 세 가지 해탈문에서
그 의미를 깊이 통달해 아무 장애 없으리.
이 가운데에는 물질과 또 느낌과 상상이 없고
또한 지어감과 의식과 마음과 경계도 없다.
저 5온(蘊)이 다만 거짓 이름뿐임을 알면
그를 일러 슬기를 갖춘 인사자(人師子)라 하리.
이와 같은 최상의 훌륭한 대장부는
조그만 보리의 상(相)도 취하지 않고
이미 5온의 공함을 깨달아 좋은 이익을 얻고
부처님의 공덕에 대해 아무 의혹 없으리.
보리의 진실한 모습의 그 뜻을 통달하여
희망을 일으키지 않고 헐뜯어 나무라지 않으며
또한 기뻐함도 없이 마음을 제대로 운용(運用)하면
곧 보리의 행에 편히 머물게 되리.
만일 누구나 평등하게 법의 성품을 보면
그는 모든 법에 대해 아무 두려움 없으리.
그리하여 그 불자는 이 세간에서
훌륭한 공덕을 원만히 닦아 증득하리라.
물질의 형상이 모두 다 공함을 통달하면
모든 욕심의 경계를 다 버리고
윤회하는 세 가지 세계를 잘 관찰하여
바라거나 구하지 않고 원하거나 즐거워하지 않으리.
만일 누구나 5온의 법과
부처와 보리와 또 수기와
말하는 이와 듣는 이가 다 공한 것을 알면
이와 같이 깨달아 앎에 아무 걸림 없으리.
부처님의 공덕의 법과 범부의 법
이 일체의 모양은 본래 남이 없는 것이니
최상의 법성문(法性門)을 알 수 있으면
그를 곧 일러 참 불자라 하리.
또 이러한 법
5온과 12처와 18계가 본래 멸함이 없음을 알면
부처와 보리와 수기하는 말
이러한 모든 법도 다 같으니라.
지혜로운 사람이 이 법문을 통달해 알면서도
보리의 수행을 버리지 않는 것은
법의 성품이 본래 멸함이 없음을 알기 때문이니
그는 부처님의 보리 얻기 어렵지 않으리라.
또 5온과 12처와 18계와
부처와 보리가 모두 공적하여
만일 누구나 그것에 대해 의지하거나 구함 없으면
그는 부처님의 바른 법을 잘 지닐 수 있으리.
모든 온과 처와 계는 모두 지음이 없고
부처와 보리와 수기하는 일
이런 모든 법도 다 그와 같나니
이와 같이 아는 것을 부처님 제자라 하네.
모든 온과 처와 계의 제 성품은 공하고
부처와 보리와 수기하는 일
지혜로운 사람은 결정코 잘 아나니
그를 이름하여 참 부처님의 제자라 하네.
모든 온과 처와 계가 다 허망하고
또 가장 훌륭한 2족존(二足尊)과
보리와 수기도 또한 그러하나니
이와 같이 아는 이를 부처님 제자라 하네.
이 법은 떠난 것도 아니요 떠나지 않은 것도 아니며
또한 있다고 할 것도 아니요 없다고 할 것도 아니며
유위의 모습도 또 무위의 모습도 아니니
이와 같이 아는 이를 부처님 제자라 하네.
여래는 이 세상에 나와
이와 같은 미묘한 이치를 아셨나니
그야말로 최상의 훌륭한 장부로서
모든 하늘들의 넓은 공양을 받으실 만하네.
나는 지금 부처님의 공덕을 찬양하여
얻은 바 복과 이익으로 중생을 이롭게 하리니
오직 부처님만이 모두 증명해 아시리라.
이것을 회향하여 자타가 다 부처 되어지이다.
그때 세존께선 천자들이 그들에게 부처님이 수기하기를 바라는 심정을 아시고 곧 그 자리에서 깨끗한 광명을 놓으셨다. 이때에 존자 마승은 그 현상을 보고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여쭈었다.
세존께서는 지금 무슨 인연으로
신통의 힘으로 이런 상서를 나타내시나이까?
원하옵나니 이 대중 모임 위해 그 까닭 말씀하소서.
일체의 세간이 모두 기뻐하리이다.
부처님께서 입 안에서 깨끗한 광명 놓으시는 것을 보고
모든 천자들은 다 의혹을 품고
각각 인자한 얼굴을 우러러 바라보면서
일심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듣기 원하옵니다.
비유하면 저 병자가 용한 의사를 만나
오직 영약을 주어 구제해 주기만 바라는 것처럼
지금 이 대중들 부처님 앞에 서서
간절히 바라고 구하는 것도 또한 그렇습니다.
여기 모여 온 이 모든 천자들
다 넓고 크며 맑고 깨끗한 슬기 갖추고
일심으로 듣기 바라는 것 다른 인연 없사오니
부처님의 말씀 들으면 잘 이해하리이다.
여래는 언제나 큰 대비심으로
일체의 모든 의심 그물을 잘 끊어주십니다.
저들은 그 말씀 듣고는 다 받들어 지녀
모든 그릇된 견해 꺾고 바른 견해 내리이다.
그때 세존께선 마승 비구를 위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승아, 네가 지금 그렇게 질문한 것은
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해 등불이 된 것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모든 의혹을 풀었나니
그러므로 사람과 하늘이 모두 존중하느니라.
저 도사다 천왕과 그 천자들
최상의 법인 감로(甘露)의 맛을 통달하고
큰 공양과 묘한 장엄을 행하였나니
그러므로 나는 지금 그들에게 기별을 준다.
저들은 훌륭한 슬기로 세간을 관찰하여
법의 성품을 보고 집착이 없게 되고
세 가지 해탈의 문을 능히 통달하였거니
저 우치한 자들이 미칠 바가 아니니라.
저들은 지난 세상에서도 모든 부처님에게
이미 일찍이 이러한 뜻을 물은 일 있어
모든 법의 성품이 필경에 공한 것을 관찰했나니
그것은 다 과거 부처님의 말씀과 같다.
지금 다시 내게 공양을 일으켰는데
그것은 최상이요 가장 훌륭해 견줄 데 없구나.
능히 공의 이치로 여래를 잘 찬탄하나니
그 모두가 유정들을 이롭고 즐겁게 하기 위해서이다.
일체의 모든 법은 다 남[生]이 없는데
부처와 보리와 기별(記別) 주는 일과
나아가서는 보리를 닦아 익히는 것까지
그 본래 성품이 남이 없는 것도 또한 그러하니라.
만일 누구나 이와 같은 법의 성품을 알면
그는 반드시 큰 보리를 증득하리라.
저 모든 천자들도 옛날에 듣고 지녔기 때문에
이 제일의(第一義)를 펴 연설하는 것이다.
능히 밝은 슬기로 잘 가리어 결정하고
법의 성품은 언제나 줄어듦이 없음을 알아
저 천자들은 모든 의혹을 다 떨쳐버리고
스스로 스승이 없는 지혜를 성취했느니라.
법의 성품은 취할 것도 아니며 구할 것도 아니어서
필경에 의지하는 데 없고 분별을 떠났나니
저 모든 천자들은 모든 의혹을 떠났지마는
어리석은 사람은 그 마음에 두려움을 낸다.
일체의 모든 법은 제 성품을 떠났는데
보리와 저 보리의 마음도 또한 그렇다.
저 모든 천자들은 잘 아나니
본래 맑고 깨끗해 집착할 것 없다는 것을.
저 도사다 천왕과 그 천자들은
견고한 슬기에 머무르면서 머무르는 데 없다.
오래지 않아 반드시 부처님의 보리를 얻고
일체의 지혜를 두루 갖추어 원만히 이루리라.
저 오는 세상의 성수겁에는
차례로 이 세간에 나와
끝이 없는 모든 중생을 제도해 해탈시키고
다 같이 그 이름을 결정지왕불(決定智王佛)이라 하리라.
여래는 그들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를 아시고
그 생각에 응해 갑자기 깨끗한 광명을 놓으시고
기별을 주어 부처 될 인을 말씀하시어,
그 모인 대중들로 하여금 기뻐하게 하셨다.
18. 낙변화천수기품(樂變化天授記品)
그때 낙변화(樂變化)천왕은 70구지의 천자 권속들과 함께 아수라왕과 내지 도사다천의 모든 천자들이 부처님께 공양을 하는 것을 보고 뛸 듯이 기뻐하고, 또 여래께서 그들에게 기별을 주시는 말을 들었다. 그들은 이 말을 듣고서 심신이 편안해져 실제(實際)에 머물 수 있게 되었고 승의의 법에 대해 모든 의혹을 떠났다.
그때 낙변화천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한 뒤에 합장 공경하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해석하기로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은 모든 법을 실제(實際)라 하고, 무량제(無量際)ㆍ무애제(無碍際)ㆍ무주제(無住際)ㆍ무진제(無盡際)ㆍ무이제(無二際)ㆍ비제(非際)ㆍ무제(無際)라 하여 그것을 실제라 하신 것입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실제란 뒤바뀌지 않기 때문이요, 무량제란 분한(分限)이 아니기 때문이며, 무애제란 화합이 아니기 때문이요, 무주제란 제 성품을 떠났기 때문이며, 무진제란 생(生)이 없기 때문이요, 무이제란 오직 한 모습이기 때문이며, 비제란 체(體)가 없기 때문이요, 무제란 본래 극(極)이 없기 때문이니라.”
천왕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이 실제법은 일체의 처소에 두루하여 유위와 무위를 통달하여 막힘이 없는 것입니다. 한 법도 실제가 아닌 것이 없기 때문에 내지 보리도 또한 실제인데 또 무슨 법을 보리라 하겠습니까? 이 일체의 법이 곧 보리요, 내지 다섯 무간업(無間業)도 또한 보리입니다. 왜냐 하면 저 보리의 법이 자성을 떠났기 때문이며 다섯 무간업도 또한 자성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저 다섯 무간업이 곧 무여열반의 세계입니다. 왜냐 하면 저 모든 법의 성품은 죄의 모습을 떠났기 때문이니, 그러므로 무간업을 열반계라 합니다. 세존이시여, 윤회에 머무는 자는 열반을 구해야 합니다. 저 실제 가운데에는 두 가지 모양이 없어서 생사를 떠날 것이 없고 증득해야 할 열반이 없습니다. 왜냐 하면 자성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이 실제의 이치에 대해 의혹이 없습니다. 만일 이 법에 대해 의혹을 떠난 자라면 그는 이미 과거 부처님에게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기별을 얻은 사람일 것입니다.”
그때 여래는 저 천왕의 이 말을 들으시고 대중으로 하여금 마음이 깨끗하여 믿고 이해하며 기쁨을 내게 하기 위하여, 곧 그 자리에서 큰 광명을 놓으셨다. 그러자 존자 마승 비구가 게송으로 여쭈었다.
이 세간을 가엾이 여기시는 조어사께서
이 대중 가운데서 이런 상서를 나타내시어
입 안에서 갑자기 깨끗한 광명을 놓으시니
이 현상은 그 까닭이 없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여기 와서 모인 모든 대중들
모두 맑고 깨끗한 공경심을 내었습니다.
원하옵나니 광명을 놓으신 인연을 말씀하시어
저 일체의 모든 의혹을 제거하게 하소서.
이들이 만일 부처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듣게 되면
일심으로 자세히 듣고는 받아들이고
모두 부처님의 가르침 따라 받들어 행하면서
맹세코 위없는 보리의 결과를 구할 것입니다.
원하옵나니 여래는 빨리 연설하시어
저 중생들의 간절히 우러르는 마음을 위로하소서.
저 모든 천자들은 몸과 마음이 편안하여
결정코 장차 부처 될 것을 스스로 알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선 마승 비구를 위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승이 지금 광명 놓는 일을 묻는구나.
여래께서 하시는 일에는 까닭이 없지 않다.
너는 자세히 들어야 한다. 다른 생각하지 말라.
지금 저 천자들에게 부처의 기별을 주련다.
저 화락천왕과 그 권속들
차츰 일체의 지혜를 잘 성취하고
반드시 천상과 인간의 대중들 가운데서
사자처럼 크게 외쳐 그릇된 주장 무찌르리라.
비유하면 일체의 산굴 속에서
구슬이 나지 않음에 의혹이 없는 것처럼
이와 같이 화락천의 저 모든 사람
장래에는 반드시 부처 되리라.
또 세간에 해가 질 때에는
오래지 않아 달이 나타날 것을 아는 것처럼
저 모든 천자들은 법의 성품을 통달했거니
스스로 알리라, 반드시 정각을 이룰 것을.
또 세간에 한낮이 될 때에는
온갖 빛깔과 현상을 분명히 볼 수 있는 것처럼
저 모든 천자들은 법의 성품을 통달했나니
반드시 여래의 일체지를 얻으리라.
또 세간에 밤이 될 때에는
유정들이 모두 해가 나타나지 않을 것을 아는 것처럼
저 모든 천자들은 법의 성품을 통달했나니
반드시 밝은 슬기를 얻어 모두 환히 알리라.
또 세간의 모든 흐르는 샘물은
모두 쏟아 내려 바다로 돌아가는 것처럼
저 모든 불자들은 법의 성품을 통달했나니
반드시 빨리 큰 보리를 증득할 수 있으리라.
또 마치 기와 조각을 공중에 던질 때
힘이 다하면 땅에 떨어짐이 틀림없는 것처럼
저 모든 불자들은 법의 성품을 통달했나니
오래지 않아 부처 이룰 것 의심이 없다.
만일 누구나 이런 법의 성품을 잘 통달하면
부처님의 지견에 들어가 실없는 말 떠나리.
그는 장차 반드시 큰 공덕을 증득하여
보리 도량에 나아가기 멀지 않으리라.
가령 20나유타의 악마들이
나를 부처 되지 못한다고 말하더라도
바른 견해를 갖춤으로써 법의 성품 알거니
이 보리의 뜻을 파괴하지 못하리라.
이와 같이 저 모든 천자 무리들
법의 성품 잘 알고 마음에 집착 없이
각각 기별의 말 주기를 희망하나니
그러므로 나는 칭찬하고 격려해 기쁘게 하느니라.
이 모든 천자들은 오랜 동안 닦고 익혀
남이 깨우쳐 줌에 의하지 않고 잘 이해해
반드시 보리를 얻을 것을 스스로들 아나니
그러므로 지혜로운 이들이 다 따라 기뻐한다.
마승 비구야, 알아야 한다.
만일 위없는 보리를 구하려면
언제나 모든 부처님을 즐겨 친하고 가까이 하여
모든 법의 성품을 관찰하되 걸림이 없게 하라.
스스로도 능히 바른 이치에 들어가 이해하고
다시 남으로 하여금 잘 통달하게 하되
그 힘을 따라 그들을 위해 잘 연설하면
그는 가장 뛰어난 법을 행하는 자이니라.
설령 백천 겁 동안 고행을 행하면서
몸과 피와 살로 보시를 행하더라도
한 찰나 사이에 법의 성품을 깨달으면
이 복이 저보다 더 넓고 크니라.
과거에 계시던 모든 부처님
현재에 중생을 제도하는 이
또 미래의 모든 세존
모두 다 이것에 의해 닦고 익힌다.
화락천왕과 그 권속들
지금 내 앞에서 공양 베풀고
이미 일찍 옛날에 복의 인(因)을 심었나니
그러므로 이 법의 깊은 뜻을 능히 잘 안다.
이 세간에서 지혜를 갖춘 모든 사람들
부디 삼마지를 증득해야 한다.
만일 이 훌륭한 등지(等持)에 의지할 수 있으면
그 사람은 부처님 다니는 곳에 가게 되리라.
마승 비구야, 알아야 한다.
이 모든 불자들은 법의 성품을 깨쳐
언제나 부처님의 경계에 유희하면서
저 일체의 사악한 주장들을 꺾어 항복시킨다.
그러므로 맑고 깨끗한 업을 부지런히 닦으면
그는 모든 고뇌를 멀리 잘 떠나고
언제나 즐겨 설법하는 스승을 친근하여
위없는 보리의 도를 이루게 되리라.
19. 타화자재천수기품(他化自在天授記品)
그때 타화자재천왕은 80나유타의 천자 권속들과 함께 저 아수라왕과 내지 낙변화천 등이 여래께 온갖 공양을 올리는 것을 보고, 또 여래께서 그들에게 수기하시는 말을 듣고는 전에 없던 일이라고 기뻐하면서 세존께 아뢰었다.
“이 낙변화천들은 실제를 말했습니다. 저는 그 실(實)조차도 얻지 못하는데 어찌 다시 제(際)를 말하겠습니까? 왜냐 하면 세존이시여, 만일 실을 보는 자라면 제도 또한 볼 것입니다. 이 사람들은 두 가지 상(相)에 머물러 있는데 어떻게 보리에 들어가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이들이 말하는 것은 도행(道行)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만일 선남자가 이 두 가지 상을 떠나면 잘 머무른다고 할 것이며 머물러도 머무른 바 없으면 곧 말이 없는 것입니다. 보리를 구하는 자는 조그만 법도 정(情)에 당해볼 수 없어야 능히 깨달아 보리를 얻는 것입니다. 왜냐 하면 이 실제법은 있음도 아니요 없음도 아니며 일체의 상을 떠나, 과거도 아니며 현재도 아니요 미래도 아니며 유위(有爲)도 아니요 무위(無爲)도 아니며 의식으로 아는 것도 아니요 지혜로 아는 것도 아니며 관찰도 아니요 현증(現證)도 아니며 조그만 법도 대치(對治)할 수 없는 것이요 조그만 법도 대치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왜냐 하면 법은 번뇌에 더러워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며, 법은 제 성품이 없어서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만일 그런 법들이 대치될 수 있다면 조그만 법도 곧 자성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물질이 나는 것이라면 그 물질은 나는 상을 떠났기 때문이요, 느낌ㆍ상상ㆍ지어감ㆍ의식이 나는 것이라면 그것들은 나는 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또 세존이시여, 만일 물질이 멸하는 것이라면 그 물질은 멸하는 상을 떠났기 때문이요, 느낌ㆍ상상ㆍ지어감ㆍ의식이 멸하는 것이라면 그것들은 멸하는 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과거라면 과거의 상을 떠났기 때문이요, 미래라면 미래의 상을 떠났기 때문이며 현재라면 현재의 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유위라면 유위의 상을 떠났기 때문이요, 무위라면 무위의 상을 떠났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이 5온에 포섭되고 3제(際)에 포섭되며 유위에 포섭되고 무위에 포섭되는 것이니, 이런 모든 법은 다 얻을 수 없고 얻을 수 없기 때문에 그 법은 알 수 없고 볼 수 없으며 말할 수 없고 이해할 수 없으며 관찰할 수 없고 증득할 수 없는 것입니다.
세존이시여, 만일 선남자 선여인이 보리를 구하기 위하여 이렇게 발심하고 결정코 수행하면 그는 다 보살승에 잘 안주하는 자일 것입니다.”
그때 타화자재천자들이 모두 이 깨친 법을 말하고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했다.
여래가 나타내 보이시는 윤회의 그 끝은
본래부터 견고하여 뛰어넘기 어려운데
이 세간의 무지한 저 모든 범부들은
3유(有)의 나고 죽는 바다에 즐겨 사네.
모든 온(蘊)은 본래부터 제 성품이 공(空)하여서
일체의 유정들은 그것 얻을 수 없고
대치(對治)해야 할 조그만 법도 있지 않나니
알아야 하네, 모든 법은 다 모양이 없음을.
색(色)의 제 성품은 공하여 본래 없어서
알 것도 분별할 것도 관찰할 것도 아니요
볼 것도 증득할 것도 아니면서 없는 것도 아니니
이 이치에 의지하여 분명히 알아야 하네.
보리는 상이 없어 얻을 수 없고
보리분(菩提分)의 법도 또한 그렇네.
부처님(佛)도 보처(補處)도 보살도 승(僧)도 다만 거짓 이름 뿐.
마음이 취하는 상을 떠나면 다 상이 없네.
어리석은 사람은 욕심에 집착하여 모든 상을 취하여
스스로 이르기를 나는 보리심을 얻었다 하나
그는 뒤바뀐 경계 가운데를 다니는 것이니
번뇌에 물든 지혜로는 진상(眞常)의 이치 깨닫기 어렵네.
부처의 경계에서 상을 떠난 사람
그를 지혜로운 사람이 법을 의지해 행한다 하네.
모든 상 멀리 떠나기를 상이 없음 같이 하며
또한 공(空)과 공 아님도 떠나야 하네.
이것을 의지하여 보리의 행을 닦아 익히면
최상이요 제일의 즐거움을 얻으리라.
일체의 외도들은 그것 알지 못하고
또한 성문이 행하고 배울 바도 아니네.
마음이 잘 해탈해 티끌과 때를 떠나는
저 벽지불도 아니요
이 바른 이치에 잘 들어가 이해하는
번뇌가 없는 아라한도 아니네.
모니의 상이 없는 보리의 행은
오직 큰 지혜를 가진 이만이 잘 아나니
만일 바른 가르침에 의해 공을 잘 설명하면
그것은 저 2승(乘) 무리들의 소유가 아니다.
실상(實相)의 불가사의함을 잘 통달하고
일체의 법이 제 성품이 없음을 깨달으며
보리의 얕은 앎으로는 알 수 없지만
뛰어난 근기의 총명한 슬기를 들으면 곧 아네.
그때 세존께서는 타화자재천자들의 마음속을 아시고 곧 그 자리에서 깨끗한 광명을 놓으셨다. 그러자 마승 존자가 이 광경을 보고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여쭈었다.
부처님께서는 타화자재천자들의 그 의욕을 아시고
갑자기 맑고 깨끗한 큰 광명을 놓으시니
이는 오직 여래만이 스스로 증명해 아실 뿐입니다.
원하옵나니 이 대중 위해 분별하여 말씀하소서.
저 천자들은 모두 이와 같이 생각합니다.
‘부처님께서 이 광명을 놓으심은 까닭이 없지 않다.
반드시 모든 중생들을 이롭게 하기 위해
믿는 마음으로 간절히 우러르게 하려는 것이다’라고.
이와 같은 드물게 있는 일을 보기 때문에
지금 이 대중들은 모두 의심을 품습니다.
입 안에서 이 깨끗한 광명을 놓으시는 것은
아마 저 천자들에게 기별을 주시는 것이라고.
저들은 윤회의 길을 등져 버리고
고요한 열반의 성을 구해 나아가려고
지금 여기 서서 범음(梵音)의 소리를 기다립니다.
걸림이 없는 그 변재로 빨리 연설하소서.
대중들은 여래의 가르침을 존중하고
모든 법의 성품을 통달하여 의심이 없사오며
견고하게 듣고 지니며 믿고 아는 마음으로
모니의 공덕 바다를 찬탄합니다.
여래의 바른 가르침은 불가사의하여
중생들로 하여금 안온한 곳에 이르게 합니다.
만일 능히 이치답게 잘 닦고 지으면
필경에는 위없는 도를 이루게 될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존자 마승을 위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착하다, 마승 대비구여.
중생들을 이롭게 하기 위해 너는 묻는구나.
나는 지금 이 깨끗한 광명을 놓아
최상의 보리를 기별 주리라.
저 타화자재천왕 등은
믿음과 앎이 견고하고 다 예리한 근기로서
모두가 모든 부처님의 말씀을 잘 받들어 지니면서
오래 전부터 이미 보리의 도를 닦았느니라.
그리하여 세간의 모든 망상을 잘 알아
마치 아지랑이를 진실이 아니라고 보는 것 같다.
어리석은 사람은 물이라 하여 망심을 일으키나니
보리를 구하는 사람은 저들과 같아서는 안 된다.
집착하는 생각으로 보는 모든 사람들은
그 무지로 도리어 상(相) 없음을 두려워한다.
어리석은 자는 망상으로 도가 아닌 곳으로 나아가나니
이것을 떠나면 큰 보리를 얻을 수 있으리라.
망령된 생각과 그릇된 생각은 고통의 근본 되고
분별하는 마음을 냄을 따라 곧 결박이 된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것이 모두 공함을 알고
저 훌륭한 총지(摠持)의 고요한 즐거움을 얻는다.
망령된 생각의 마음은 평등하지 않아서
결정코 온갖 나쁜 세계에 떨어지나니
그것은 백천 생 동안의 고통의 인연이 된다고
3세의 여래는 모두 이렇게 말씀하셨다.
만일 누구나 망령된 생각에 집착하면
그는 곧 음계(陰界)의 결박을 받고
잘 관찰하는 사람이 망령된 생각을 쉬면
일체가 모두 공이어서 아무 상이 없느니라.
망령된 생각과 상 때문에 온갖 의혹이 더하고
다시 모든 복의 업을 감손시킨다.
만일 상이 없는 데서 모든 의혹 떠나면
그는 빨리 위없는 보리의 결과를 증득하리라.
만일 누구나 분별하여 거룩한 도를 구하면
분별하여 도를 구하는 그것이 곧 결박이 된다.
지혜로운 사람은 욕심에 있으면서 선정을 행하나니
그는 곧 상이 없는 행을 잘 닦는 것이다.
모든 법은 실체가 없어 말할 수 없는 것인데
모든 법의 성품이 다 공했다고 분별한다.
저 상이 없는 법은 생각을 떠난 것이니
이와 같이 하면 보리는 얻기 어려운 것 아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대중들은 의혹을 떠나 두려움이 없어졌네.
마치 첨박가의 화만을 줄 때
기뻐하면서 정수리로 그것을 받는 것과 같았네.
이 모든 천자들은 마음이 열려
이제 부처님께 공양 올리고,
법의 성품이 본래 공한 것 알아
미래 세상에 모두 부처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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