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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724 부자합집경(父子合集經) 8권

by Kay/케이 2024.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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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부자합집경(父子合集經) 8

 

부자합집경 제8권

서천역경 삼장 조산대부 시홍로경 선범대사 사자사문 일칭 등 한역
송성수 번역

14. 사대천왕수기품(四大天王授記品)
그때 사대천왕은 그 권속 9만 천자들과 함께, 저 아수라왕과 내지 보영락 천자들이 세존께 각각 공양하는 것을 보고, 또 부처님께서 수기하시는 말을 듣고는 전에 없던 일이라고 매우 기뻐하였다. 그리하여 부처님의 위신을 보고 매우 존중하는 마음을 내어, 불법 안에서 해탈을 구하려고 용맹스런 마음을 내어 부지런히 닦아 익혔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흙으로 빚은 배를 타고 빠른 물살을 건너 언덕으로 가려 할 때 이 사람은 곧 이렇게 생각한다.
‘이런 흙 그릇은 본래 견고한 것이 아니어서 오래지 않아 곧 허물어질 것이니 빨리 건너가야 한다. 힘을 다해 건너기를 구하면 이 어려움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저 사천왕과 천자들이 생사를 두려워해 빨리 해탈을 구하는 용맹스런 마음도 저와 같았다.
그리하여 사천왕과 그 천자들은 부처님께 공양하기 위해 신통의 힘으로 곧 9만의 보배 장막을 만들고는 온갖 빛깔을 사이사이에 교착시키고 온갖 보배로 장식하니, 광대한 그 장엄함은 세상에 드물었다. 즉 적진주 장막ㆍ마니주 장막ㆍ유리 장막ㆍ금강 장막ㆍ황금 장막 등이었다. 이런 장막을 다 만들고는 허공에서 부처님을 세 번 돌고, 다시 9만의 천상 기예를 연출하여 허공에서 세 번 돌고 묘한 음악 소리로 공양하였다. 또 만다라꽃ㆍ마하만다라꽃ㆍ만수사꽃ㆍ마하만수사꽃을 비처럼 내려 부처님 위에 흩고 또 흩었으며, 그리고 부처님을 세 번 돌고 한쪽에 서서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했다.
이족존(二足尊)께 경례하옵나니
세간을 잘 구제하시는 어른
들뜸[掉擧]과 혼침(昏沈)과
탐욕과 아첨과 속임을 버리셨네.
모든 번뇌를 잘 끊으시고
모든 감관의 독한 가시를 뽑고
아만의 당기를 꺾고
무명의 어두움을 깨뜨리시네.
4대(大)가 잘 조화되어
변리(便利)의 더러움 없고
독에 치이는 일 없어
아홉 구멍이 늘 청정하시네.
번뇌의 결박을 벗어나고
모든 고통을 아주 없애고
억세어 교화하기 어려운 자도
모니 앞에서는 다 포섭되네.
저희 하늘 사람들
다 부처님 앞에 와서
부처님 공덕 우러러
칭찬해도 미치지 못하네.
공(空)과 무상(無相)과 무원(無願)의
이 세 가지 해탈문을
부처님만이 증득하시고
통달하시어 장애가 없네.
저 진여의 실제(實際)는
모든 법이 의지하는 곳인데
어리석은 자는 그것 듣고도
사냥꾼을 겁내는 사슴과 같네.
중생들은 모든 상을 취해
법의 성품을 알지 못하고
네 가지 착각을 일으키나니
이것을 윤회의 행이라 하네.
부처님께서는 법의 성품을 알고
세간을 빈주먹 같다고 보시네.
모든 온(蘊)은 본래 공한 것
처(處)와 계(界)도 또한 그러하네.
만일 법과 법이 아닌 것을
명자(名字)로써 말한다면
이런 일체의 법에 있어서
부처님께서는 본래 말씀 없으리라.
비유하면 큰 요술쟁이가
갖가지 형상을 만들지만
이것은 실상 주재(主宰)가 없어
오직 거짓 이름만 있을 뿐인 것과 같네.
이와 같이 5온과 12처
또 18계 등은
다 요술로 생긴 것이어서
그 체성(體性)은 견고한 것 아니네.
마치 화가가
여자의 형상을 그림과 같네.
몸과 사지는 다 원만하고
그 얼굴도 다 단정하네.
그러나 그 상은 실체가 없는 것
어리석은 이의 눈을 속일 뿐
지혜로운 이는 잘 아나니
법계가 본래 평등한 것을.
불법에 잘 들어간 이는
여기에 아무 의혹이 없어
비유하면 손바닥에
암라 열매를 둔 것과 같네.
여래의 지혜의 광명은
저 중생들 비추어 보시고
최상의 법륜을 굴리시어
그들을 다 깨치게 하시네.
원하옵나니 저희도 부처 될 때에
또한 이런 법을 말하여
일체 중생을 교화하여
다 함께 무상각(無上覺)을 이루게 하소서.
그때 세존께선 천자들의 마음을 아시고 곧 입에서 큰 광명을 놓아 대중을 두루 비추셨다. 존자 마승 비구는 이 현상을 보고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여쭈었다.
큰 성인 위없는 어른이시여,
무엇 때문에 이런 상서를 나타내시옵니까?
여기에는 반드시 인연이 있으리니
원하옵건대 우리들을 위해 말씀해 주소서.
지금 이 여러 천왕과
또 천자 권속들
부처님께서 놓으시는 깨끗한 광명 보고
모두 다 의혹을 내나이다.
어떤 사람이 큰마음 내었기에
그에게 기별을 주시려는 것입니까?
누가 지금 모든 악마를 항복시켰습니까?
원하옵나니 저희들을 위해 말씀하여 주소서.
어떤 사람이 부처님께
넓고 큰 공양 올리고
모든 감관을 잘 다스려
부처님의 이런 상서를 입사옵니까?
장차 부처님께서
저 하늘들에게 기별을 주시려는 것 아니옵니까?
원하옵나니 양족존님 말씀하여 주소서.
그 말씀 듣고 나면 모두 기뻐할 것입니다.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모든 의로운 이익을 성숙시키고
큰 보리를 구하여 증득하고
부처님과 다름이 없게 하소서.
그때 세존께서는 마승 비구를 위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승 큰 비구여,
이런 일을 잘 물었다.
내가 이런 광명 놓은 일
너를 위하여 알려 주리라.
저 9억 천자들
모두 다 내게 왔다.
이 광명의 인연이란
부처 되리라는 기별 주는 것이다.
이 모든 천자들은
오래 전에 여러 부처님 만나
모든 법이 공함을 잘 알고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불법 안에서 편히 살면서
믿고 아는 마음이 결정되어
큰 보리를 구하기 위해
용맹스런 정진을 하였다.
다시 미래 세상에서는
항하의 모래수 같은 부처님을 뵈옵고
‘만일 공양하지 않으면
맹세코 정각을 이루지 않으리라’ 하였다.
그리하여 그 공양 올리고
장차 불도를 이룰 것이며
그 명호는 지광명(持光明)이니
세간에서 가장 훌륭하리라.
그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심은
등불이 항상 비추는 것 같아
성문의 무리들을 해탈시키되
그 수는 80회(會)를 채우리라.
이 여러 비구들은
여실한 지혜를 잘 닦고
이 최후의 몸에 있어서
다 깨끗한 법안(法眼)을 얻으리라.
그 부처님 국토에 사는
그 모든 중생 무리들
수명이 극히 길어
8구지의 해를 채우리라.
그 부처님 돌아가시면
모두 다 사모하는 마음으로
무수한 탑을 만들고
공양을 올려 존중하리라.
나유타 유정들이
부처님 정법을 호지하는데
혹 어떤 이는 큰마음 내고
혹은 남음 없는 열반에 들리라.
저 사대천왕들은
여래의 수기를 받고
모두 크게 기뻐하면서
공경하고 순종하여 머리를 조아려 예배했다.
15. 삼십삼천수기품(三十三天授記品)
그때 삼십삼천의 제석천왕은 그 권속 80구지 천자들과 함께 부처님 모임에 와서, 아수라왕과 내지 사대천왕 등이 세존께 광대하게 공양하는 것을 보고 다시 여래께서 그들에게 수기하셨다는 말을 듣고는, 불법을 더욱 원하고 희유한 마음을 내어 위없는 도를 구하였다.
그때 제석천왕은 부처님께 공양하기 위하여 신통의 힘으로 80구지의 보배 휘장을 만들었다. 이 모든 휘장은 가장 희유한 것으로서 모두가 온갖 보배 영락으로 되어 있었다. 혹은 적진주로 영락이 되고 혹은 유리와 혹은 마니주로 영락이 되었으며 혹은 황금으로 영락이 되어 그것들을 두루 드리웠다.
또 80구지의 청정한 누각을 만들어 내니, 문과 창과 난간을 모두 온갖 보배를 장식하고 비단 일산과 당기와 번기를 차례로 장엄하였으며, 낱낱 누각에는 모두 아주 묘한 사자좌가 있고, 온갖 보배방울이 달린 그물로 그 위를 덮었으며 낱낱 사자좌 곁에는 무수한 천녀들이 모시고 서 있었다. 그 중각(重閣) 뒤에는 다시 80구지의 온갖 보배로 된 묘한 수레가 있고 그 위에는 각각 여러 빛깔의 비단 일산을 달았는데 잘 훈련된 말을 거기에 매었다.
또 애라바나라는 큰 코끼리를 만들었으니, 낱낱 코끼리에는 80구지의 머리가 있으며 낱낱 머리에는 다 여섯 개의 어금니가 있고 낱낱 어금니 위에는 일곱 개의 못이 있으며 낱낱 못에는 일곱 개의 연꽃이 있고 그 잎은 천 개이며 낱낱 잎 속에는 일곱 천녀가 있고 낱낱 천녀는 다시 일곱 여자를 시종으로 삼았으며 온갖 보배 영락으로 그 몸을 장식하였다.
그 연잎 속과 누각 사이에 있는 천녀들은 혹은 당기ㆍ번기ㆍ보배장막을 들었고 혹은 노래하고 춤추며 혹은 음악을 연주하고 혹은 전단향ㆍ침수향 등을 흩으며 혹은 천상의 만다라꽃과 7보로 된 꽃을 허공에서 비처럼 내려 온 가비라성의 세로와 너비 60유선나에 이르도록 뿌리고 또 뿌려 무릎에 이르기까지 쌓였다.
이때 80구지의 천자들은 공양하기 위하여 또 신통의 힘으로 80구지의 큰 코끼리를 만들어 내니, 낱낱 코끼리 위에는 당기ㆍ번기가 있고 온갖 보배로 장식하였다. 또 8억의 아주 묘한 보배수레를 만들어 내고 또 8억의 뛰어나고 묘한 천녀를 만들어 내며 또 8억의 천상의 온갖 기예를 연출하였다.
이 천녀들은 각각 보배수레를 타고서 음악과 가무를 연출하고 향과 꽃을 흩으며 허공에서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앞에서 말한 아수라들과 같이 공양하였다.
이때 천왕과 천자들은 공양을 올린 뒤에 생각했다.
‘이 변화로 된 천녀들은 공양을 올린 뒤에, 부처님 말씀과 같이 모든 법은 환화(幻化)와 같음을 알고 다시 자신들도 환화와 같다고 관찰하며 저 공양과 여래의 몸도 환화와 같음을 알고 부처님의 설법도 다 환화를 이룬다고 안다.’
이렇게 알고 온갖 의혹을 떠나서는 부처님을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머리를 조아려 예배한 뒤에 한쪽에 서서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했다.
변화한 사람들이 지은 여러 가지 공양
교묘하게 변해 나타나 짝할 것이 없네.
나아가서는 그 자신마저
모두 요술이나 허깨비와 다름없다 관찰하네.
이른바 만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일체의 법과
또 부처가 되리라고 기별을 주신 일과
저 천자들로 하여금 기뻐하는 마음을 내게 한
이것들이 모두 요술이나 허깨비와 같다 한다면
이것은 모니의 맑고 깨끗한 몸과
또한 말씀하신 법이 다 요술과 같다는 말씀이니
원하옵나니 여래께서는 이 대중의 의혹을 끊고
이들에게 기별을 주어 마음이 열리게 하소서.
이른바 저 어리석은 사람과 모든 범부들은
그 행하는 바의 진실한 행에 헷갈리나니
이로 말미암아 요술과 같은 법임을 알지 못하고
이에 말하기를 이 세간에는 수기가 없다 하네.
이른바 유학(有學)과 무학(無學)
또 연각(緣覺)을 구하는 제자 같은 이
그들은 모든 요술과 같은 법임을 잘 알고
부처님의 법에 대해 아무 의혹이 없네.
어떤 이가 고요한 행 닦기 좋아하여
단독으로 독각(獨覺)의 과위 구하면
그들은 모두 요술과 같은 법임을 잘 알고
부처님의 법에 대해 아무 의혹이 없네.
혹 어떤 이는 보살의 행을 즐겨 닦으며
세간을 이롭고 즐겁게 하며 방일하지 않나니
이와 같은 부처님 제자는 요술과 같은 법임을 알고
일체의 법에 대해 아무 분별이 없네.
최상의 선서(善逝), 조어사(調御師)이시여,
큰 슬픔을 원만히 갖추어 짝할 이 없네.
열 가지 힘과 훌륭한 슬기는 묘하여 생각하기 어려운데
이 법 안에서 자기 성품을 통달하셨네.
혹 어떤 사람은 아란야를 의지해
온갖 뜨거운 번뇌를 떠나 바라는 것 없나니
저는 능히 요술과 같은 법임을 잘 알아
부처님의 법에 대해 아무 의혹이 없네.
만일 모든 법이 요술이나 허깨비와 같아
실로 조그만 법도 얻을 수 없음을 통달하면
그는 일체의 의혹을 멀리 떠나
부처님의 가르침에 대해 존중하는 마음 내리.
원하옵나니, 저희가 부처 되어 세상에 나오거든
언제나 모든 법이 다 요술과 같음을 말해
모두가 허망한 인(因)에서 벗어나
진실하고 항상된 부처 경계에 편히 살게 하소서.
그때 세존께선 그 천왕과 천자들의 깊은 마음을 아시고, 그 입에서 깨끗한 광명을 놓으셨다. 존자 마승 비구는 이 광경을 보고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여쭈었다.
모니께서는 큰 명예 원만히 갖추셨는데
지금에 갑자기 깨끗한 광명을 놓으십니다.
뛰어나고 훌륭한 이 광명은 까닭 없지 않으리니
원하옵나니 큰사랑으로 우리를 위해 말씀하소서.
여래께서 입으로 이런 상서를 나타내시니
여기 이 대중은 그것을 보고 다 의심하옵니다.
저희들은 원하나니 그 까닭을 말씀하시면
듣는 이들은 모두 그 마음이 청정해지리라.
모든 하늘들이 부처님의 공덕을 찬양하면서
최상의 묘한 공양을 광대하게 베풉니다.
과연 여래가 이 광명을 놓으시는 것은
저 천자들로 하여금 기쁘게 하시려는 것 아니옵니까?
부처님께서 끝이 없는 더러움을 떠난 광명을 놓으시니
이 광명은 저 밝은 달보다 더 청정하온데
과연 저 천자들이 요술과 같은 법을 통달했기에
10력(十力)께서 저들에게 인가를 주시려는 것 아니옵니까?
모니께서는 보리의 행을 쌓아 모으시고
항상 법의 보시를 향하면서도 인색하지 않나이다.
바라옵나니, 여래께서는 대중의 의심 풀어 주시어
그들로 하여금 부처님 법에 편히 살게 하소서.
그때 세존은 마승 비구를 위해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착하다. 마승 대비구여,
너는 능히 이 광명 놓는 일을 묻는구나.
나는 지금 너를 위해 그 까닭 설명하고
저 천자들에게 부처 되리라는 기별을 주리라.
이와 같이 저 모든 천자들은
일체의 법이 요술과 같음을 잘 알고
끝이 없는 깨끗한 지혜의 밝음을 성취하여
모든 우치의 어두움을 멸하고 의혹 없앴다.
지난 세상, 일찍이 나고 죽는 속에서
항하의 모래 같은 부처님을 친근히 하여 받들어 섬기면서
그분들에게 법을 듣고 바르게 생각했나니
이로 말미암아 요술과 같은 법임을 잘 알았다.
지금도 내 앞에서 공양을 베풀면서
또한 모든 법이 다 허깨비와 같음을 알아
이미 부처님의 법에서 모든 의혹 떠나고
결정한 마음을 얻어 감손(減損)이 없다.
저들은 장차 오는 세상에서는
최상의 보리의 도를 이루고
그 명호를 제당왕(帝幢王)여래라 하여
아주 우뚝한 공덕이 극히 높게 드러나리라.
나유타의 중생들을 교화할 때는
그들을 위해 이와 같이 요술과 같은 법을 말하며
이 모든 천자들은 다 그 명호가 같고
모두가 차례로 반드시 부처를 이루게 되리.
너희 모든 천자들은 방일한 행을 버리고
모든 경계를 마치 요술과 같다고 관찰하며
점차 삼마지를 능히 닦아 익혀
빨리 위없는 보리의 결과를 얻도록 하라.
16. 염마천수기품(焰摩天授記品)
그때 염마천왕은 4구지 천자들과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 아수라왕과 내지 삼십삼천의 제석천왕이 부처님께 큰 공양을 올리는 것을 보고, 또 여래께서 그들에게 수기하셨다는 말을 듣고 전에 없던 일이라 하여 뛸 듯이 기뻐하였다. 그리고 불법을 깊이 즐거워하여 이렇게 생각했다.
‘부처님께서는 최상의 감로 제일의 법을 증득하시어, 세간의 조그만 법도 알지 못하는 것이 없고 보지 못하는 것이 없으며 깨닫지 못하는 것이 없고 현재의 증득하지 못한 것이 없다. 그러므로 여래는 세속제(世俗諦)와 승의제(勝義諦)를 밝게 통달하여 막힘이 없으시다. 저 세속제란 이른바 세간의 행으로서 업과 과보가 이미 났거나 아직 나지 않은 것을 아시되 틀림이 없다.
저 승의제란 이른바 제일 청정한 것으로서 의식으로 분별할 수 없고 지혜로 알 수 없으며 말로 말할 수 없고 나타내 보일 수도 없는 것이다. 봄도 아니요 들음도 아니며 취함도 아니요 버림도 아니며 움직임도 아니요 고요함도 아니며 얻음도 아니요 잃음도 아니며 감도 아니요 옴도 아니며 가벼움도 아니요 무거움도 아니며 헐뜯음도 아니요 기림도 아니며 이익도 아니요 손해도 아니며 칭찬함도 아니요 비방함도 아니며 즐거움도 아니요 괴로움도 아니며 색(色)도 아니요 색 아님도 아니며 수(數)도 아니요 수 아님도 아니며 분별도 아니요 분별을 떠난 것도 아니며 번뇌도 아니요 번뇌를 떠난 것도 아니어서 모든 실없는 말을 떠나고 모든 말을 뛰어넘은 것이다.
그리하여 나아가서는 이른바 물질의 상[色相]을 얻을 수 없고 느낌ㆍ생각ㆍ지어감ㆍ의식 등의 상도 얻을 수 없으며, 눈의 상을 얻을 수 없고 귀ㆍ코ㆍ혀ㆍ몸ㆍ뜻의 상도 얻을 수 없으며, 빛깔의 상을 얻을 수 없고 소리ㆍ냄새ㆍ맛ㆍ촉감ㆍ법 등의 상도 얻을 수 없으며, 눈의 알음알이를 얻을 수 없고 귀ㆍ코ㆍ혀ㆍ몸 뜻의 알음알이도 얻을 수 없으며, 눈의 촉감을 얻을 수 없고 귀ㆍ코ㆍ혀ㆍ몸 뜻의 촉감도 얻을 수 없으며, 눈의 촉감에서 생기는 모든 느낌을 얻을 수 없고 귀ㆍ코ㆍ혀ㆍ몸 뜻의 촉감에서 생기는 모든 느낌도 얻을 수 없으며, 빛깔이라는 생각을 얻을 수 없고 내지 법이라는 생각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땅의 경계를 얻을 수 없고 물ㆍ불ㆍ바람ㆍ허공ㆍ의식의 경계도 얻을 수 없으며 욕계의 상을 얻을 수 없고 색계ㆍ무색계의 상도 얻을 수 없으며, 유위의 상을 얻을 수 없고 무위의 상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만일 누구나 이 승의의 법에서 저 모든 법과 그 자성을 구한다면 얻을 수 없을 것이다.
또 저 무지한 어리석은 사람이나 범부들로서 이 법을 듣는 자는 곧 두려워하여, 불법에 대해 후회하고 고민하다가 일체의 지혜에서 물러나 잃으면 모든 하늘과 사람들은 다 그를 경멸하고 비방하나니, 이런 사람은 항상 윤회 속에 살면서 온갖 고뇌의 결박을 받으리라.’
그때 염마천왕과 천자들은 세간의 일체 중생들이 항상 생사 속에서 온갖 고뇌의 핍박을 받는 것을 관찰하고 부처님의 정법에 대해 깊이 존중하는 마음을 내어 신통의 힘으로 큰 공양을 지으니, 앞의 삼십삼천이 베푼 공양보다 더 훌륭하였다. 그들은 공양하기를 마치고는 부처님을 오른쪽으로 세 번 돌고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한 뒤에, 한쪽에 서서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게송으로 찬탄했다.
부처님의 ‘모든 온(蘊)은 다 비고 고요하며
처(處)와 계(界) 등의 법도 다 그러하고
모든 감관과 경계 항상 담연(淡淵)하다’ 하심을 관찰하면
그는 곧 여래의 진실한 성품을 보리라.
세간의 지혜로운 사람은 그 진실한 법을
남의 깨우침을 말미암지 않고 제 스스로 아나니
이른바 세속제와 승의제인데
이 두 가지를 떠나서는 다시 셋째의 법이 없네.
여래는 이 세간에 나타나
그 근기를 따라 세속의 법을 연설하나니
중생이 만일 맑고 깨끗한 마음을 내면
그는 항상 인간 천상의 온갖 쾌락 얻으리.
사람 가운데 두려움이 없는 석사자께서는
세속제에 의하여 6취(趣)를 연설하시나니
이른바 저 모든 하늘과 아수라와
지옥과 귀신 세계와 축생 등이네.
부유하고 즐거우며 풍요하고 존귀한 종족과
비열한 종성과 빈궁한 집과
노예와 하인과 또 광대와
그리고 저 꼽추 등의 온갖 질병들.
이와 같은 것이 이른바 세속법인데
범부들을 두루 이롭게 하지만
중생들은 간절한 애욕을 일으키기 때문에
세간의 여덟 가지 법을 벗어나지 못하네.
이른바 이익과 손해와 기림과 헐뜯음
그리고 칭찬과 비방, 괴로움과 즐거움 등이니
얻는 사람은 기뻐하는 마음을 증대시키고
잃는 사람은 언제나 뜨거운 번뇌를 내네.
이것은 세속제에 의하여 승의제를 말하는 것인데
물든 슬기로 말미암아 뒤바뀜을 일으켜
깨끗하지 않음을 깨끗함이라고 하고 괴로움을 즐거움이라 하며
‘나[我]’가 없는 법 가운데 ‘나’라고 집착하네.
무상한 법을 항상됨이라 하면서
허망된 생각을 일으켜 집착을 북돋우나니
그런 사람은 비록 부처님 말씀을 듣더라도
마음에 두려움을 내어 믿고 받아들이지 않네.
여래의 바른 법을 비방함으로 말미암아
지옥에 떨어져 지극한 고통을 받나니
이와 같은 탐욕이 많은 어리석은 사람은
계속해 생사에 빠져 잠깐도 쉬지 않네.
만일 어떤 사람이 불법 안에서
슬기로써 뒤바뀜이 아닌 것을 가리고 분별하면
생사에 윤회하는 고뇌의 원인을 다 버리고
차츰 보리의 도를 닦아 익히게 되리라.
모든 법의 제 성품은 본래 맑고 깨끗하며
또 승의제는 말로 드러낼 수 없는 것이니
만일 누구나 이 법을 듣고 즐거워하면
알아야 하네. 그야말로 진정한 불자이네.
나는 여래를 의지해 이렇게 말하는 것이니
여러 천자들은 일심으로 구하기를 즐거워하라.
만일 이치 그대로 법을 의지해 행하면
필경에는 다 반드시 부처님 도를 이루리라.
그때 세존께서는 천자들의 깊은 마음을 아시고 입에서 깨끗한 광명을 놓아 그 모임을 비추었다. 존자 마승 비구가 이 광명을 보고는 일심으로 합장하고 게송으로 여쭈었다.
여래께서 지금 광명을 놓으시니
여기 모인 대중들 그것을 보고 의심 냅니다.
원하옵나니 저희들을 위하여 그 까닭 말씀하시어
이 대중들의 마음을 안온하게 해주소서.
만일 저 천자들이 주시는 기별을 받았으면
이 대중들 모두 기뻐하면서 존중할 것이고
지혜를 갖춘 사람은 또한 그것을 바라면서
부처님의 법 가운데서 언제나 정진할 것입니다.
여기 이 모든 천자들 부처님 앞에 섰나니
그들은 모두 최상의 공덕의 그릇이 되옵니다.
엎드려 바라옵나니, 여래는 큰사랑을 열어
범음(梵音)의 소리로써 거두어 받아 주소서.
저들은 부처님의 덕을 듣고 모두 기뻐하면서
나는 반드시 의심이 없게 되리라 하고
만일 여래께서 주시는 기별을 얻게 되면
용기를 내고 부지런히 닦아 물러나지 않으리다.
위대하여라, 위없는 천상 인간의 스승님은.
이론(異論)을 깨뜨려 바른 이치로 돌이키신다.
대중들은 여기 서서 미묘한 음성을 기다리나니
천자들에게 기별 주실 일을 빨리 말씀하소서.
그때 세존께선 마승 존자를 위해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승 비구야, 자세히 들어라.
나는 광명을 놓는 일에 대해 연설하리라.
여기 모인 이 모든 천자들은
여래의 공덕을 즐겨 듣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어떤 비열한 범부들은
부처님의 공덕을 듣고도 기뻐하지 않는다.
그는 탐욕과 분노를 품어 언제나 불타올라
백천의 삶 동안에 분노와 다툼이 많다.
만일 부처님의 법에 대해 믿음과 즐거움을 내면
이 사람은 지난 겁 동안에 일찍이 훈습하여
대비의 원력과 언제나 상응했기 때문이니
마땅히 이와 같은 부처님의 공덕을 얻으리라.
만일 이 세간에서 쇠약하고 괴로워하는 이를 보거든
언제나 슬퍼하는 마음을 일으켜 가엾이 여기고
훌륭한 부처님 공덕의 생각하기 어려움을 찬탄하여
그로 하여금 깨끗한 믿음으로 의욕을 내게 하라.
이 모든 천자들은 일찍이 과거 부처님께
모든 선근을 넓고 크게 닦아 익혔으므로
지금 묘하게 생각하기 어려운 부처님 공덕을 듣나니
마치 화환을 머리에 받드는 것과 같다.
저 염마천왕과 그 권속들
내 법 안에서 구제되기 위하여
깨끗한 슬기와 대비심을 구족하고
세간의 모든 유결(有結)을 싫어해 떠났느니
모든 여래를 받들어 섬기고 공양하되
그 수는 마치 항하의 모래 수와 같다.
끝이 없는 훌륭한 복의 인(因)을 쌓아 모음은
위없는 보리를 구하기 위해서였다.
사람 가운데 사자가 이 세상을 나와
끝이 없는 맑고 깨끗한 법을 잘 베풀어
온갖 번뇌 속에 빠져 있는 저 중생들을
대비심으로써 건져 제도하신다.
모든 중생들이 업혹(業惑)에 얽혀 있음 관찰하시고
그들 위해 벗어나는 최상의 법을 베푸나니
그들이 법을 듣고는 바르게 생각하면
모든 법이 공(空)하여 제 성품을 떠남을 알리라.
모든 감관이 고요해 집착하는 바 없고
일체의 법이 모두 요술과 같음을 알아
각각 법의 본성이 공한 것을 통달하면
이로 말미암아 진실한 모습에 들어가 알리라.
저 천자들은 내 앞에서
이미 넓고 큰 온갖 공양을 베풀었나니
저 미래의 성수겁(星宿劫)에서는
위없는 보리의 결과를 이루게 되리.
이 모든 여래는 세상에 나와
44구지겁 동안
괴로워하는 한량이 없는 중생들을 제도하여
그들 다 청정하여 모든 의혹 떠나게 하리라.
저 염마천자들은 수기를 얻고
모두 그 이름을 대선항원불(大仙降寃佛)이라 하고,
이제 마승을 위하여 그 의문에 답하시니
거기 모인 모든 대중은 모두 기뻐하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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