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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666 보성다라니경(寶星陀羅尼經) 1권

by Kay/케이 2024.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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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보성다라니경(寶星陀羅尼經) 1

 

보성다라니경(寶星陀羅尼經) 제1권

파라파밀다라(波羅頗蜜多羅) 한역
이진영 번역

1. 항마품(降魔品)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어느 때 바가바(婆伽婆)께서 왕사성(王舍城)의 죽림(竹林) 가란타(迦蘭陀) 연못가에서 큰 비구들 1천 인과 함께 계셨으니, 그들은 모두 아라한(阿羅漢)으로서 모든 번뇌가 이미 다되어 각자의 할 일을 끝내고 무거운 짐을 벗어나 자기의 이익을 얻으며, 모든 존재[有]의 온갖 얽매임[結]을 끊고 바른 지혜를 얻어서 마음이 잘 해탈된 사람들이었다.그리고 큰 보살들 1만 인과도 함께 계시었으니, 그들의 명호를 말하자면 지수미정 동진(持須彌頂童眞)ㆍ수지(水智) 동진ㆍ지지(地智) 동진ㆍ승지(勝智) 동진ㆍ공지(空智) 동진ㆍ명지(明智) 동진ㆍ전지(電智) 동진ㆍ문수사리(文殊師利) 동진ㆍ항복승(降伏勝) 동진ㆍ수천(水天) 동진ㆍ무구(無垢) 동진ㆍ미륵(彌勒) 보살마하살 등의 우두머리였는데, 그들 역시 다 인욕바라밀의 삼매를 얻어 일체 법에 장애가 없는 지혜를 구족함으로써 모든 중생에게 그 마음이 평등하고 마(魔)의 경계를 벗어나 여래의 지혜 경계에 잘 들어가며, 대자대비를 갖추고 방편의 지혜를 잘 깨달은 사람들이었다. 이러한 큰 비구ㆍ보살들이기에 그들이 다 부처님을 따라 왕사성의 죽림 가란타 연못가에 머물게 되었다.그때 왕사성의 성중에 어떤 두 외도(外道)가 총명한 지혜로서 여덟 경계를 통달하여 500인을 거느리고 함께 있었으니, 그들은 바로 우바저사(優波 底沙)와 구리다(俱利多)라는 두 우두머리로서 서로가 감로(甘露)의 법을 이룰 것을 약속한 사람들이었다.그때 장로 아설시(阿說示의역으로 마승(馬勝)이라고도 한다)가 이른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鉢盂)를 들고서 왕사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였다.그때 우바저사가 아설시 장로를 보고 전에 없던 마음이 우러나서 생각하였다.
‘나는 지금까지 사문으로서 저같이 조용한 위의를 갖춘 이를 보지 못했다. 저 같은 비구가 다시 어디에 있겠는가? 나는 마땅히 그에게 가서 스승이 누구이고, 누구를 따라 출가하고, 누구에 귀의하여 법을 구했는가를 물어보리라.’그때 우바저사가 곧 그의 처소에 가서 갖가지 말로 문안하고 한쪽에 물러나서 장로 아설시에게 물었다.
“장로께선 누구를 스승으로 삼고, 누구를 따라 출가하고, 누구에게 귀의하여 법을 구하셨습니까?”장로 아설시는 우바저사에게 대답하였다.
“석종자(釋種子)가 계시어 그 용맹한 정진으로 큰 고행을 닦으시어 모든 것[一切處]에 가장 자재(自在)로와 이미 생사의 가없는 큰 바다를 건넜으며, 이제 또 그의 대비로써 중생을 제도하려 하시니, 그 명호가 바로 부처님이십니다. 중생을 깨우쳐 괴로움의 바다를 고갈시키니, 누구도 견줄 이가 없습니다. 저는 그분에게 귀의하여 무구법(無垢法)을 구하였습니다.”우바저사가 다시 물었다.
“그 스승께서 장로에게 어떤 법을 설하셨으며, 어떤 것을 가르쳐 주셨습니까?”이에 장로 아설시는 대답하였다.
“홀륭하고도 명쾌합니다. 잘 들으십시오. 그대를 위해 말하겠습니다.”그리고는 곧 게송을 읊었다.
번뇌의 업을 짓는 인연에 따라
세간에 이와 같이 전전함으로
번뇌의 업을 짓지 말라고
도사(導師)께서 이같이 말씀하셨으며
생로병사를 결정코 끊는 것이
그 위없는 해탈이라고
우왕(牛王)처럼 용맹한 여래께서
스스로 깨달아 이같이 말씀하셨네.
그때 우바제사가 이 법을 듣고는 번뇌를 멀리 여의고 법의 눈이 청정하여서 곧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얻어 다음의 게송을 읊었다.
내가 이 진리의 법을 증득한다면
생사의 강을 영원히 고갈시키련만
이른바 여래께서 말씀하신
그 감로장(甘露藏)이란 얻기 어렵네.
중생이 괴로움을 없애려면
지혜로서 능히 번뇌를 끊어버리고,
모든 법[諸法]의 여러 가지 수행은
능히 구경(究竟)의 길을 만들고,
이 구경의 길을 행함은
견줄 데 없는 열반을 얻는다네.
그때 우바저사가 이 게송을 읊고 나서 장로 아설시에게 말하였다.
“장로의 스승이신 여래 아라하삼먁삼불타(阿羅訶三藐三佛陀)께선 지금 어느 곳에 계십니까?”아설시는 대답하였다.
“장로여, 나의 스승이신 여래께선 현재 왕사성의 죽림 가란타 연못가에서 큰 비구들 1천 인과 함께 계시는데, 그 비구들은 모두 본래 외도(外道)였지만 부처님을 만나 출가하게 되었습니다.”우바저사가 말하였다.
“저도 이제부터 선지식과 모든 권속을 다 하직하고 부처님께 나아가 출가하렵니다.”이때 우바저사가 아설시 장로에게 엎드려 예배함과 동시에 오른편으로 세 번 돌고서 하직하고 떠나가는 길에 바로 구리다(俱利多)의 처소에 이르렀다.그때 구리다는 그 먼 곳에서 찾아온 우바저사를 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어진이여, 이제 그대의 모든 감관이 청정하고 얼굴에 기뻐하는 모습이 나타나니, 반드시 감로(甘露)를 얻었겠습니다.”우바저사가 대답하였다.
“그렇습니다. 장로여, 내가 얻은 그 감로의 법을 이제 그대에게 말하겠으니, 그대는 자세히 들으십시오.”그때 구리다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꿇고 합장하여 공경하면서 게송을 읊어 청하였다.
이 상서롭고도 근심 없는 길을 말씀해 주십시오.
이 길은 삼계(三界)의 바다를 빨리 건너며
모든 쌓임[陰]과 커다란 근심을 분별합니다.
이 길을 타고 다시는 후생 몸을 받지 않겠나이다.
그때 우바저사가 아설시로부터 들은 그 게송을 외워 주었다.
번뇌의 업을 짓는 인연에 따라
세간에 이와 같이 전전함으로
번뇌의 업을 짓지 말라고
도사(導師)께서 이같이 말씀하셨네.
생로병사를 결정코 끊는 것이
그 위없는 해탈이라고
저 우왕(牛王)처럼 용맹한 여래께서
스스로 깨달아 이같이 말씀하셨네.
그러자 구리다는 이 게송을 듣고 마음이 매우 기뻐서 거듭 찬탄한 나머지 앞의 게송을 한 번 더 외워 주기를 청하면서 게송을 읊었다.
모니(牟尼)께서 말씀하신
고(苦)를 적멸(寂滅)하는 무구(無垢)한 법으로
일체의 번뇌를 멸하고
무지(無知)한 소견을 끊어 없앱니다.
더러운 유위(有爲)가 공(空)함을
내가 믿지 않을 수 없으니
거듭 무구 법문을 말씀해 주십시오.
저는 그 법문 듣고 열반을 얻으려 합니다.
이에 우바저사가 또한 그 들은 게송을 거듭 외워 주었다.
번뇌의 업을 짓는 인연에 따라
세간에 이와 같이 전전함으로
번뇌의 업을 짓지 말라고
도사(導師)께서 이같이 말씀하셨네.
생로병사를 결정코 끊는 것이
그 위없는 해탈이라고
우왕(牛王)처럼 용맹한 여래께서
스스로 깨달아 이같이 말씀하셨네.
그때 구리다도 이 게송을 듣고는 번뇌를 멀리 여의고 법의 눈이 청정하여서 수다원과를 얻어 다시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이 진리의 법을 행함은
마치 흐름을 건너는 빠른 배 같으며
이 지혜는 3고(苦)를 없애므로
능히 온 세간을 제도한다네.
모든 쌓임과 번뇌를 제거하고
무수한 마군을 다 조복(調伏)하므로
이 법을 알아 원쟁(怨諍)을 벗어난다면
능히 괴로움의 바다를 다 고갈시킨다네.
그때 구리다는 말하였다.
“지금 세존께서는 어느 곳에 머물러 계십니까?”우바저사가 대답하였다.
“장로여, 내가 듣기엔 세존께서 현재 왕사성의 죽림 가란타 연못가에서 큰 비구승과 보살들을 거느리고 함께 계신다고 합니다. 저는 이제 그대와 같이 세존께 나아가서 출가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구리다는 대답하였다.
“그렇게 합시다. 장로여, 제자들에게도 말하여 다 같이 세존께 나아가 출가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나서 우바저사와 구리다는 각자의 제자들 있는 처소를 향해 떠나갔다.그때 악마가 일념(一念)을 기울여 중인도의 마가타국(摩伽陀國)에서 가장 지혜가 구족하고 명칭이 널리 퍼진 선장부(善丈夫)로서 우바저사와 구리다 두 외도가 그의 권속들을 데리고 사문 구담(瞿曇)에게 나아가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고자 한다는 것을 들었다. 악마가 생각하였다.
‘낭패로다. 만약 이 두 사람이 저 구담의 법을 따라 출가한다면, 나의 경계는 공허해질 것이니, 그러므로 나는 저 두 장부의 처소에 가서 그 출가하는 것을 방해하여, 나쁜 소견[惡見]에 집착하게 해야 하리라.’악마는 잠깐 사이에 자기의 마궁(磨宮)으로부터 떠나서 아설시(阿說示)의 형상과 위의를 가장하여 두 사람의 가는 도중에 나타나 그들 앞에서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었다.
앞서 내가 그대들에게 말한 것은
모두가 거짓이고 결정이 아니므로
그대들의 본래 뜻대로 행해야만
빨리 욕락(欲樂)을 받게 되네.
일체의 더럽고 깨끗한 업이란
원인ㆍ결과가 다 없는 것이고
생로병사(生老病死)도 없으며
후세(後世)마저 없다네.
복(福)과 복 아닌 과업(果業)까지
원인ㆍ결과가 다 없는 것이니
석종자의 그 예리한 말을
그대들은 믿지 말고 돌아가게.
그때 우바저사와 구리다는 이 게송을 듣고 나서 함께 생각하였다.
‘이는 악마가 우리의 출가하는 일을 방해하려는 것이다.’우바저사가 그의 제자들을 돌아보고 이렇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이제 세간의 모든 과오와 우환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그리고는 곧 게송을 읊었다.
중생들은 늙음에 쪼들리고
죽음의 괴로움에 얽매이나니
저 두 가지를 끊으려면
결정코 출가해야 하리.
한편으로 구리다는 게송으로 마왕에게 대답하였다.
더 없는 훌륭한 지혜로써
법을 지녀야만 3고(苦)를 없애거늘
그대의 말은 탐욕을 끊지 못했으니
끝내 우리의 지혜를 움직일 수 없으리.
우리의 이같이 견고한 마음은
그 누구도 따를 이 없으니
이미 괴로움의 바퀴를 벗어나서
바른 지혜 얻어 의혹하지 않으니
부디 마왕은 사자의 형상을 가장하여
여우의 소리를 내지 말라.
그때 이 광경을 보고 있던 하늘들이 허공에서 두 장부를 칭찬하여 말하였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두 장부여, 일체 중생 가운데 가장 뛰어난 우두머리로다. 이 길이야말로 일체 세간에서 뛰어나고 미묘하기가 가장 제일이고, 이 길이야말로 일체 세간의 괴로움을 지식(止息)시키며, 이 길이야말로 모든 여래의 다니시는 처소이고, 이 길이야말로 모든 부처님들의 공동으로 찬양하시는 길이니, 이것이 이른바 부처님께 귀의하여 출가하는 길이다.”
이때 악마는 마음이 근심되고 괴로워서 곧 사라지고 나타나지 않았다.그때 우바저사와 구리다는 함께 각자의 군중을 살펴보고 제자들을 불러 타일렀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우리가 늙고 죽는 괴로움의 바다를 건너기 위하여 이제 부처님께 귀의하여 출가하려는 것이니, 너희들이 만약 부처님께 귀의하여 출가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여기에 머물러 있어도 될 것이다.”그러자 500제자들은 함께 이렇게 대답하였다.
“저희들이 다 스승님께 귀의하여 법을 배웠습니다. 이제 두 스승님께서 큰 곳에 출가하기를 결정하셨으니, 두 스승님께서 귀의하여 출가하시는 곳이라면 저희들도 스승님의 출가하는 곳을 따라 도를 배우겠습니다.”그때 우바저사와 구리다는 500군중을 데리고 부처님 처소를 향해 가려고 하는데, 때마침 악마가 또 이 사실을 알고서 왕사성의 성문 밖에 깊이 100유순(由旬)되는 큰 구덩이를 화작(化作)하여 두 사람으로 하여금 세존의 처소에 못 가게 방해하였다.이때 여래께서 신통력으로 두 사람으로 하여금 그 큰 구덩이를 보지 않고 바른 길로 가게 하였더니, 악마는 다시 두 사람 앞에 높이 1천 유순 되는 험악하고도 가파른 큰산을 화작하여 도저히 뚫거나 넘어갈 수 없게 하고, 또한 그 산중에 또 사납고 무서운 1천 마리의 사자들을 화작해 두었다.이에 세존께서는 또한 신통력을 더하시어 두 사람으로 하여금 그 큰산과 사자를 보지 않고 또 사자의 사나운 모습과 두려운 소리를 듣지 않고서 바른 길로 세존의 처소까지 나아오게 하셨으니, 그 한량없는 백천(百千)의 무리들이 부처님의 설법하시는 곳을 둘러싸며 공양하였다.그때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저 훌륭한 두 장부가 대중의 우두머리로서 그의 군중을 거느리고 나서 처소에 오는 것을 보았느냐?”
비구들은 대답하였다.
“저희들이 다 함께 보았습니다.”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훌륭한 두 장부와 여러 군중들이 이제 나의 곁으로 오는 것은 출가하려 하기 때문이니, 한 사람은 나의 모든 성문 제자들 가운데 지혜가 제일일 것이요, 또 다른 한 사람은 나의 성문 제자들 가운데 신통이 제일일 것이니라.”이때 대중 가운데 어떤 비구가 게송을 읊어 찬탄하였다.
이 총명한 두 장부 권속들과 함께 나아와서
최상의 이익 위하여 출가하므로 부처님 이미 수기하셨고
그들 또 두려움 없는 지혜와 신통을 갖추었으므로
우리 다 여기에서 두 장부를 맞아들이네.
비구가 이 게송을 읊고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그 한량없는 비구 대중과 출가한 우바새들과 더불어 저 두 사람을 맞이하여 친절하게 인사를 나누었다.그때 두 사람은 부처님께 나아가서 엎드려 예배하며 오른편으로 세 번 돌고 부처님 앞에 물러서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은 이제 부처님 법에 따라 출가하여 비구계를 받아 범행(梵行)을 닦겠습니다.”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善男子)여, 너희 두 사람의 명자(名字)는 무엇인가?”
먼저 우바저사가 대답하였다.
“저의 아버지는 저사(底沙)이고 어머니는 사리(舍利)입니다. 저는 이제 어머니를 따라 이름을 사리불(舍利弗)이라 하겠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서 다 저의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셨습니다.”다음은 구리다가 대답하였다.
“저의 아버지는 교진여(憍陳如)이고, 어머니는 목가라(目伽羅)입니다. 저도 이제 어머니를 따라 목가라라고 하겠습니다. 그리고 부모님께서 다 저의 출가하는 것을 허락하셨습니다.”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두 사람과 여러 권속들은 이제 나의 처소에 와서 출가하였으니, 그 범행을 구족하게 닦아야 하리라.”
이렇게 말씀하시고 나자, 그때 두 사람은 구족계(具足戒)를 성취하고 500대중들도 곧 이어 두 스승과 같이 구족계를 성취하였다.그때 악마가 또 마혜수라(摩醯首羅)의 형상으로 화신(化身)하여 부처님 앞에 서서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세간에 예리한 지혜로서 의론(議論)에 능하거나
방편의 수승한 지혜로서 피안(彼岸)에 이르는
그 모든 이가 다 나에게 와서 예배함은
내가 바로 그들의 큰 길잡이이기 때문이라.
구담의 제자와 권속들도
모두 빨리 나에게 귀의한다면
나 지금 당신을 위하여 널리 연설하여
선묘(善妙)한 도에 나아가게 하리라.
이에 세존께서도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그대의 말하는 길은 나쁜 길이고
중생들의 다니는 곳은 괴로운 바다이지만
나의 길은 움직일 수 없는 길이어서
세간의 괴로움 바다를 다 고갈시키노라.
무엇 때문에 거만하고도 염치없이
야릇한 여우 소리를 지껄이는가?
나는 이제 그대의 마사(魔事)를 부수겠으니
다시는 나의 하는 일을 방해하지 말라.
그때 악마가 화신한 마혜수라의 형상은 곧 사라지고 나타나지 않았으며, 다시 악마는 범천왕(梵天王)의 형상을 가장하여 나타나 부처님 앞에 서서 게송을 읊었다.
번뇌의 업으로부터 자라나는 싹을
지혜로서 이미 베어 없앴는데
무엇 때문에 굳이 여기에서
중생을 이롭게 하려고 애쓰는가?
이 세간에는 자재(自在)가 없어
도기(道器)를 용납하지 않으며
모니의 병도 이미 제거되었으니
빨리 열반에 드시는 것이 좋으리.
이에 세존께서도 또한 게송으로 마왕에게 대답하셨다.
나는 항하사(恒河沙)보다 더 많은
저 중생들을 관찰하고는
대자대비한 힘으로써
교화하여 해탈케 하느니라.
상ㆍ중ㆍ하의 중생들과
온 세간을 빠짐 없이
모두들 해탈케 한 뒤에야
비로소 열반에 들겠거늘
무엇 때문에 나에게 나쁜 맘 품고서
속이고 아첨하고 하소연하는가?
그때 악마는 마음으로 근심하고 후회하면서 부처님 앞을 떠나 자신의 천궁(天宮)으로 돌아갔으나 근심과 괴로움에 말려들어 말없이 앉아 있었다. 때마침 악마의 권속들이 한 찰나 사이에 모여와서 따지고 물었다.
“지금 대왕께선 무슨 까닭으로 아무도 모르는 근심과 괴로움에 말려들어 말없이 계십니까?”그리고서 500백의 기녀(妓女)들이 갖가지로 장엄하여 각자 꽃다발과 가루 향과 바르는 향을 지니고, 하늘의 기악(伎樂)을 두드려 500가지 음성을 나타내고 제일 미묘한 노래와 춤과 가장 즐길 만한 유희를 베풀어 마왕 앞에 모여들었다.그때 마왕은 손을 잡고 슬피 울다가 그 슬픈 소리를 억제하면서 잠시 잠잠하였는데, 기녀들이 다시 노래와 춤을 시작하여 마왕을 즐겁게 하려하였으나 마왕은 손을 들고 크게 외치면서 말하였다.
“그만 두라, 그만 두라.”
이와 같이 일곱 번을 되풀이하자 기녀들도 마침내 잠잠히 물러서게 되었다.그때 마궁(魔宮)에 있던 전가의성(電可意聲)이란 기녀가 마왕 앞에 이르러 몸을 굽혀 합장하고서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대왕께선 현재 자재(自在)에 머무르시거늘
어찌하여 죽는 꼴을 당한 것처럼
또 무거운 짐을 짊어진 것처럼
이제 이렇게도 겁내고 당황하십니까?
어떤 뛰어난 힘을 가진 원수가 있기에
즐겨하지 않고 근심만 하십니까?
이에 마왕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나의 큰 원수로서는 마음을 조복(調伏)하여
환술(幻術)을 잘 배운 석가자(釋迦子)가 바로 그 사람이라.
내가 그를 파괴할 방편이 없으니
이렇게 가다간 오래지 않아 욕계(欲界)가 멸망하리라.
그때 기녀가 또 게송을 읊어 말하였다.
대왕께서 지니신 그 한량없는 방편으로
힘만 쓰신다면 반드시 그를 여지없이 파괴할 수 있으리.
3유(有)에 오래도록 얽매임을 그 누가 풀어 주고
탐욕의 깊은 바다를 그 누가 고갈시킨단 말입니까?
이에 마왕도 다시 게송을 읊어 대답하였다.
보시(布施)와 고행(苦行)을 닦으면서
대비(大悲)로써 원력을 세우고
공(空)과 무상(無相)으로
활과 몽둥이의 무기를 삼아
생사를 비롯한 모든 번뇌를
남김없이 다 끊어버렸네.
허공을 성림(城林)으로 삼고
산곡(山谷)을 거처로 삼아
온 제자들과 함께 선정을 닦아서
모든 허물과 근심을 깨끗이 없애고
방편의 신통력을 갖추며
자비로써 그 반조(伴助)를 삼아
저 우바저사와 구리다들까지
모니는 이미 다 굴복시켰네.
그는 이 3계 가운데에서
모든 방편으로 잘 조섭(調攝)하기에
우리의 경계를 여지없이
모두 다 멸망시키려 하네.
그때 500기녀가 마왕 곁에서 여래의 모든 공덕을 찬탄한 나머지 곧 보살삼매(菩薩三昧)를 얻으니, 그 삼매는 모든 상(相)을 여의는 이른바 전광(電光)삼매였다.그리고 500기녀들이 또 천상의 모든 장엄구(莊嚴具)로서 하늘의 향과 꽃을 뿌리고 하늘의 기악을 울려, 멀리 부처님의 처소를 향해 공양을 올림이 마치 죽림 위에 비가 퍼붓는 것 같았다. 여래 신통력의 가호(加護)를 받은 까닭에 천녀들은 세존과 그 대중을 멀리 바라볼 수 있으며, 본 이후에 환희심과 청정한 신심을 내어서 모든 애경(愛敬)을 다하였다.그때 여러 비구들은 죽림 사이에 나타나는 이러한 모습을 보고 곧 이상하게 여겨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이제까지 죽림 사이에 향과 꽃이 비처럼 퍼붓는 이러한 서응(瑞應)은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일이옵니다. 혹시 사리불(舍利弗)과 목건련(目揵連)이 이러한 모습을 나타낸 것이 아니옵니까? 무슨 인연으로 이 희유(稀有)한 일을 보게 됩니까?”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대답하셨다.
“이는 그 두 사람의 신통을 나타낸 것이 아니고, 천마(天魔)의 500기녀들이 저 마궁에서 향과 꽃 등의 많은 장엄구를 뿌려 나에게 공양한 것이니, 그들은 곧 여기에 와서 모두 나에게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의 수기를 받으리라.”그때 저 마왕의 500기녀들이 멀리 부처님께서 수기하신다는 말을 듣고 더욱더 환희심과 청정한 신심을 내었기 때문에 보리심을 잊지 않는 삼매[不忘菩提心三昧]를 얻었다. 그때 마왕의 500기녀들은 한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꿇고 그들의 마궁으로부터 부처님 계시는 곳을 향하여 합장 공경하고는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일체 세간은 눈 없는 소경인데
오직 부처님 한 분만 밝게 보시므로
능히 애욕의 바닷물을 고갈시켜
모든 하늘ㆍ사람을 몸소 제도하십니다.
어찌하면 저희들도 빨리 성불하여
하늘ㆍ사람들의 공경을 받고
이 싫은 여자의 몸 버리겠습니까?
빨리 모니께 다가가서 바른 법 듣겠습니다.
여래의 뛰어나신 그 신통 지혜로
저희들을 잘 이끌어 깨우치시어
위없는 저 깨달음 보배의
무구(無垢)ㆍ정등(淨燈)을 말씀해 주시고
마군을 꺾는 수승한 힘으로써
저희들로 하여금 수기를 받게 하옵소서.
그때 마궁의 500기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마왕 앞에 가서 한꺼번에 같은 음성으로 이 게송을 읊었다.
여래의 수승한 덕은 끝내 움직일 수 없거늘
어찌하여 여래에게 진심(瞋心)을 내어
온몸이 뭇 괴로움에 쪼들리고
다시 스스로가 취만(醉慢)을 일으키십니까?
이 진심 버리고 신심을 결정하여
생사의 교만을 뿌리뽑아 없애소서.
중생의 체성(軆性)을 부처님께서 아시니
저희들은 자비하신 님께 나아가려 합니다.
그때 마왕이 생각하였다.
‘저 기녀들이 이렇게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면 나 이제 다섯 가지 묶음으로 이 500기녀들을 얽어매서 부처님 곁에 가지 못하고 여기에 머물게 하리라.’
그러나 이 500기녀들이 부처님의 가호 하시는 힘을 입고 있으므로 저 마왕으로서는 제지할 수가 없었다.이에 500기녀들이 저 마궁으로부터 부처님 처소를 향하여 출발하려고 하자, 마왕은 또 매우 성을 내어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이 경계의 힘으로 여러 기녀들을 제지하리라.’
그리고는 곧 때 아닌 큰바람을 일으켜 온 허공에 가득 차게 하여 기녀들로 하여금 방향을 잃어버리게 함으로써 부처님을 보지 못하고 도로 마궁에 머물게 하려고 하였다. 그러나 역시 부처님의 가호 하시는 힘 때문에 큰바람은 고사하고 털 하나를 움직일 만한 미세한 바람도 일으킬 수 없었다.그때 마왕은 더욱 근심하고 괴로워하고 후회하여 높은 소리로 울부짖으면서, 그 여러 자식[魔子]들과 권속들을 불러 놓고 온 마궁에 큰 소리가 가득할 정도로 이 게송을 읊었다.
사랑하는 자식과 권속들은 이제 여기에 다 모여라.
내 마음의 뜨거운 괴로움은 마치 저 독수(毒樹)와 같구나.
나의 신통 경계의 힘을 그 누가 파괴하였을까?
말 잘하고 환술에 능한 석가자가 바로 그 이로다.
그때 마왕의 부하 모든 남녀 권속들이 이 음성을 듣고 다 달려와서 마왕 앞에 모였는데, 그 권속들 가운데 승지(勝智)라는 아들이 합장하고 서서 이러한 게송을 읊었다.
겁(劫)의 큰 화재도 아니고 죽을 상(相)도 아닌데
무엇 때문에 근심만 하고 갖가지로 괴로워하시며
큰 세력을 지닌 자나 무서운 원수가 없는데
무엇 때문에 이상한 짓을 하고 정신 잃은 사람 같기도 합니까?
이에 마왕도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지금 저 보리수 아래
앉아 있는 석가자가
바로 나타난 큰 원수인데
너는 어찌 없다고 말하는가?
그는 말 잘하고 수승한 힘이 있어
나의 마음을 겁나게 할 뿐더러
나의 군대와 자식들까지
치열한 숯불에 넣듯이 할 것이니라.
또 그는 소문난 장부로서
총명하고 재예(才藝)가 많으므로
현재 모인 자나 모이지 않은 자가
이제 다 그에게 귀의하리라.
내가 그 원수를 거짓으로 처하여
언변과 지혜의 힘으로 매우 싸웠지만
마침내 명망 있고 지혜 있는 사람은
모두 그의 법 갈고리에 걸려들었네.
이제 이 시녀(侍女)들까지
나에겐 가엾이 여기는 마음 없고
옛날 아끼던 것 다 버리고서
저 사문의 처소로 간다 하네.
내가 겪은 바에 따라 말한다면
오늘 그에게 귀의한다 할지라도
앞으로 이 3유(有)의 땅은
모두 그의 환술에 멸망하리라.
비록 그가 큰 힘을 지니었지만
내가 낱낱이 부수어 재[灰]를 만들지니
우리들 모든 대중은
응당 할 일을 부지런히 해야 하네.
그때 마왕의 모든 아들과 그의 안팎 권속들은 죄다 합장하고 이렇게 말하였다.
“저희들 모두가 장엄한 차림을 하고 각자의 신통력을 발휘하고, 이 경계를 그들에게 보여 알게 하여 저 석가자를 격퇴시켜 재[灰]처럼 부수어 버리겠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하여 승리한다면 저희들도 좋겠지만, 승리하지 못할 때엔 그에게 귀의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 하면 저희들이 옛날 큰 군사들을 동원하여 둘러싸고 보리수에 나아가서 직접 석가자를 보았는데, 그의 비할 바 없이 단독으로 나타내는 신통력에 부딪쳐 저희들 군사가 다 파괴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때도 그러했거늘 하물며 이제 한량없는 군중이 다 모여 있을 때이겠습니까?”이에 마왕이 대답하였다.
“그만 가보자. 자식들아, 가서 저 사문 구담(瞿曇)을 살해한다면 승리하여 돌아올 것이고, 그렇지 못할 때에도 역시 이 마궁으로 되돌아와서 스스로 수호하기로 하자.”그리고서 마왕이 곧 좌우 12만 대군을 거느리고, 다시 이보다 더 많은 8만4천 유순에 가득 군사를 둘러쌓고, 또 가장 빠른 신통력으로써 큰바람과 검은 구름을 일으키는 동시에 온 4대주(大洲)에 가득 차도록 큰 불 더미를 퍼부으며, 다시 손으로 수미산왕(須彌山王)을 때려 온 4대주를 다 진동시켜 가장 거세고도 무서운 소리를 내게 함으로써 수미산왕을 비롯한 모든 산왕과 온 땅의 봉석(峯石)까지 다 놀래 움직였다.이 진격(震擊)으로 말미암아 작고 큰 강과 연못, 큰 바닷물에도 파도가 일어나 그 모든 용의 큰 용과 야차의 큰 야차들이 이것을 보고 나서 허공에 솟아오르기도 하며, 한편으로는 여러 마군의 무리들이 수미산 꼭대기에 가서 많은 수량의 큰돌들을 던짐으로서 중인도의 마가타국(摩伽陀國)에는 큰 폭우가 쏟아진 것처럼 모든 소동이 일어나고, 또 칼ㆍ창ㆍ활ㆍ촉ㆍ화살ㆍ몽둥이 따위의 갖가지 무기를 퍼부어 마치 비가 내리는 것처럼 하였다.그때 세존께서 바로 마군의 무리를 부수는 삼매[碎魔軍場三昧]에 드시자 허공에서 모든 무기와 큰 불 더미가 다 꽃으로 변하여 내리니, 이른바 우발라꽃[優鉢羅華]ㆍ파두마꽃[波頭摩華]ㆍ구물두꽃[俱物頭華]ㆍ분타리꽃[分陀利華]ㆍ만다라꽃[曼陀羅華]ㆍ마하 만다라꽃들이었다.그리고 그 꽃이 비처럼 내림에 따라 온 마가타국에는 다시 그 무섭고도 놀랄 만한 소리들이 저 갖가지 미묘한 음성으로 변하여 들리니, 이른바 부처님의 음성ㆍ법의 음성ㆍ스님의 음성ㆍ바라밀의 음성ㆍ신통의 음성ㆍ네 마병들의 물러가는 음성ㆍ보리의 도량에 나아가는 음성들이었으며, 또 그 4대주의 모든 약초ㆍ총림과 산석(山石)ㆍ토지도 다 일곱 가지 보배로 변함으로서 그 때의 세계에는 조그마한 바람과 티끌도 없이 모두가 맑고 고요하였다.그때 세존께서 또 그 몸의 모습을 나타내어 자유로이 범천의 세계를 지나시면서 몸의 낱낱 모습으로부터 볼 수 없는 정수리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큰 광명을 방출하사 삼천대천세계(三千大千世界)를 두루 비추셨는데, 그 광명이 넓고도 크게 밝았다. 그때 삼천대천세계의 모든 하늘ㆍ용ㆍ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婆)ㆍ아수라(阿修羅)ㆍ가루라(迦樓羅)ㆍ긴나라(緊那羅)ㆍ마후라가(摩睺羅迦)ㆍ벽려다(薜荔多:餓鬼)ㆍ비사사(毘舍闍)ㆍ구반다(鳩槃茶)ㆍ인비인(人非人) 등과 지옥ㆍ축생ㆍ염라(閻羅) 세계 등이 모두 세존과 큰 광명을 보았다.그리하여 하늘ㆍ용ㆍ야차ㆍ인비인 등이 각각 백천의 권속을 거느리고서 땅과 허공으로부터 부처님 처소에 나아와서 꽃을 뿌려 공양하며 오른편으로 돌고 예배하고 찬탄하였다. 그때 지옥ㆍ축생ㆍ염라세계와 한량없는 백천 나유타의 무리들도 각각 과거에 심은 선근(善根)을 기억하면서 “나무불타(南無佛陀)”를 불러 악취(惡趣)가 끝나 천상에 태어나게 되었다.그때 마왕의 모든 아들과 2만 2천의 권속들도 부처님의 이러한 신통의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 각각 전에 없던 신심을 내어 500기녀들과 함께 세존께 엎드려 예배하고 합장 공경하면서 게송을 읊어 찬탄하였다.
묘한 모습의 깨끗한 몸은 지혜의 바다를 비추시어
그 명칭 높고도 멀리 두루 이르고
금빛 광명은 수미산처럼 뛰어나시므로
믿을 데 없는 저희들 모두 귀의하옵니다.
길을 잃은 중생이 보지 못하므로
여래의 지혜 태양을 밝게 비추어
영원히 물러나지 않게 길이 옹호하시므로
친히 이끌어 주시는 이께 저희들 귀의하옵니다.
한량없는 지장(智藏)을 풍부히 모아
그 심성(心性)을 허공처럼 해탈하여
자비롭고도 윤택하게 근기를 따라 말씀하시므로
모든 것 성취해 주시는 이께 저희들 귀의하옵니다.
생사의 벌판에 헤매는 자에게
여래의 해탈을 열어 보이시어
그 인과(因果)를 나타내 분명히 말씀하시므로
가장 인자하신 이께 저희들 귀의하옵니다.
모든 경계는 환상과 아지랑이 같고
또 물 속의 달 같기도 하건만
슬기 없는 자는 듣지 못해 욕심에 집착하므로
세간을 구제하시는 의왕(醫王)께 저희들 귀의하옵니다.
참다운 법의 다리로 네 흐름을 건너
일곱 가지 깨끗한 재보(財寶)를 항상 공급하고
다시 그 바른 길을 세간에 보이시므로
대비하신 이께 저희들 정성껏 공양하옵니다.
저희들 나쁜 뜻으로 여래에게 향했으나
이제 모두 제일 깨달은 이께 참회하고
모두 나쁨을 영원히 끊어버렸으니
원컨대 저희들에게 의지할 곳 마련해 주옵소서.
저희들은 이젠 마군의 부당(部黨)을 다 버리고
널리 모든 중생을 청하여
함께 위없는 보리에 발심하오니
원컨대 저희들의 큰 원을 받아 주옵소서.
부처님께서 보여주시는 수승한 행에 따라
저희들도 바라밀(波羅蜜)을 행하려면
여래의 말씀은 틀림이 없으시니
몇 가지 법을 구족해야만 보리(菩提)에 이릅니까?
저희들 이제 양족존에게 예배하고
세간과 함께 열반의 즐거움을 얻고자 하오니
원컨대 부처님께 뿌린 꽃이 꽃 일산[華蓋]을 이룩하여
한량없는 모든 찰토(刹土)에 나타나주옵소서.
그때 모든 마군의 권속과 기녀들이 각각 하늘 꽃을 가지고 멀리 부처님께 뿌리니, 그 꽃이 부처님 신통력의 가호를 받아 모두 꽃 일산으로 변하여 시방(十方)의 한량없는 나유타 백천 항하사의 모든 부처님의 찰토(刹土)를 두루 덮었으며, 다시 이보다 더 많은 무수한 꽃 일산이 시방의 현재 찰토의 허공에 나타난 부처님들의 정수리 위를 가득히 덮었다.그때 저 마왕의 5백 기녀와 그 권속들은 시방 부처님들이 그 한량없는 아승기(阿僧祇)의 찰토에서 안온하게 설법하심과 그 설법을 듣는 권속들이 둘러싸고 앉은 미묘하고도 치성한 위의(威儀)를 보게 되었고, 또 꽃 일산이 허공에서 부처님들의 정수리로 덮은 그 모습과 빛깔이 다 동등하게 나타나지만 오직 세존께서 사자좌에 앉아 계시는 갖가지 위의와 공덕의 장엄함이 다른 부처님과 같지 않는 것을 보게 되었다.다시 법문을 연설하시는 여러 부처님들의 음성이 온 불찰에 두루 가득함을 듣게 되었으니, 이는 다 마왕의 권속들이 부처님의 가호를 받았기 때문에 이러한 신통의 변화를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를 봄으로써 그들은 더욱 애락(愛樂)하고 청정한 신심을 내어 부처님께 엎드려 예배하고는 부처님 앞에서 설법을 들었다.그때 마왕의 모든 아들과 12만의 권속들이 마궁에 돌아와서 마왕에게 말하였다.
“저희들이 온갖 나쁜 일을 다해 보았으나 구담(瞿曇)의 털구멍 하나도 건드릴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2만의 마군이 또 여래께 귀의하여 그 앞에서 설법을 들었다.그때 마왕은 이미 위덕(威德)을 다 잃어버린 나머지 다시 화를 내며 말하였다.
“나는 오늘부터 다른 생각을 하지 않겠노라. 저 석종자를 살해하거나 파괴하지 못할 바에야 무엇 때문에 여기에 머물러 있겠는가?”
그리고는 곧 마궁에 되돌아가 근심과 괴로움에 빠져 잠잠히 앉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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