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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3602 불교 (대보적경/大寶積經) 65권

by Kay/케이 2024.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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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대보적경(大寶積經) 65

 

대보적경 제65권


북제 삼장 나련제야사 한역
송성수 번역


16. 보살견실회 ⑤

10) 야차수기품(夜叉授記品)
그때 다시 8억의 야차들이 모든 아수라와 가루라와 용녀와 용왕과 구반다와 건달바 등이 여래께 공양하는 것과 수기하신 것을 보고 기뻐하며 모두가 흐뭇해 있기 어려운 일이라는 마음을 내고 전에 없었던 일이라 여기고 부처님 세존의 지혜가 그지없고 가장 높고 뛰어나면서 걸림이 없고 불가사의함을 알았으며, 다시 법문의 차례를 듣게 되자 부처님 세존께서는 길잡이[導師]라는 생각을 하고, 또 부처님께서는 그지없는 지혜를 지녔다는 생각을 하였다.
저 모든 야차들은 부처님의 지혜가 다함이 없음을 알고, 부처님의 정법을 좋아하고 즐거워하는 마음을 내었다. 부처님의 법을 매우 좋아하고 즐거워한 뒤, 공양하기 위해 부지런히 정진하고, 또한 게로 찬탄하였다.

저희들이 지금 세간을 이롭게 한 이를 찬탄하는 것은
부처님께서는 지혜의 힘이 구족하기 때문이요
그지없고 한량없어 큰 바다와 같기 때문이니
인간의 사자[人師子] 몸 같을 이 없나이다.

수미산도 가볍고 무거움을 알 수 있고
허공도 넓고 좁음을 알 수 있으되
여래께서 지니신 지혜의 힘은
모두를 측량할 수 없나이다.

중생들의 공경과 믿음 아시고
이 때문에 받아들여 모두 제도하시며
그 제도된 이들의 갈 곳도 아시나니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견줄 데 없고 같을 이가 없나이다.

그들이 닦은 선악의 경계 따라
온갖 태어날 곳과 그가 받을 몸이며
그 근기와 믿음으로 받아야 할 것도 아시나니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견줄 데 없고 같을 이가 없나이다.

탐욕의 나쁜 행과 성냄의 나쁜 행과
어리석은 행도 부처님께서는 다 아시며

교만과 질투도 이와 같나니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견줄 데 없고 같을 이가 없나이다.

중생이 지금 허물이 많으면
여래는 그 업도(業道)를 잘 아시며
세존은 그것을 민첩하고 예리하게 아시나니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견줄 데 없고 같을 이가 없나이다.

선서께서는 모든 세간 잘 보시나니
그 방면을 따라 잘못 지은 것과
말로써 상실하게 된 것도
세존께서는 그 모두를 남김없이 보시나이다.

6도(道) 가운데서 얼마 동안 머물면서
그 많고 적음에 따라 받게 될 고통과
그리고 받게 될 갖가지 몸도
세존께서는 모두 다 아시고 보시나이다.

그 번뇌의 힘을 따라 일어나게 되어
방편과 업을 짓는 것과
업에 따라 받게 될 갖가지 고통도
길잡이께서는 모두 환히 아시나이다.

그가 해탈하는 방법[道]을 구함에 따라
불법 가운데 이미 출가하여
부지런히 성인의 도 닦고 배운 뒤
모든 번뇌 끊어짐도 모두 아시나이다.

불법 가운데서 어떤 범부가
출가해서도 이치 몰라서
밝은 사람 미묘한 법 비방하는 것도
세존께서 그 모두를 잘 아시나이다.

바른 법을 비방하는 모든 사람이
업행(業行)으로 얻게 되는 많은 고뇌와
지옥에 따라 얼마 동안 있을 것도
여래는 또한 구족하게 아시나이다.

부처님을 깊이 공경하고 믿은 뒤에
출가하여 바른 법장(法藏) 받아 지니고
모든 법이 공임을 관찰하시어
모든 존재의 길[有道] 끊어 없애며

모든 세계를 원하지 않으며
이 몸은 마치 요술과 같다고 관찰하며
모든 음성도 메아리와 같음을 알면서
도(道)에 굳게 머무른 이도 아시나이다.

같을 이 없는 큰 길잡이를 찬탄함으로
저는 복덕을 얻게 되리니
이 복덕으로써 부처 되기 원하오며
또한 중생이 저절로 성숙해지리다.

그때 세존께서는 야차들의 깊은 신심을 아시고 나서 빙그레 웃으셨다. 그러자 그때 혜명 마승 비구가 게송으로써 물었다.


인간 세계 사자께서 웃으시오니
원컨대 그 까닭을 말씀하여 주소서.
모든 부처님의 웃음 까닭 없지 않으시리니
미소지으시는 인간 세계의 달 같으신[人中月]이여.

지금 이 대중들 모두 의심 가짐은
길잡이의 미소를 본 까닭이옵니다.
원컨대 세존께선 의심 없애주시어
모든 이들 기쁨을 얻게 하소서.

지금 부처님을 믿게 된 이와
그리고 미묘한 바른 법을 아는 이와
그 마음 견고하여 동요하지 않는 이들에게
부처님께서는 널리 말씀하여 듣게 하소서.

이 대중들 모두가 의심을 품고
다 같이 여래 얼굴 쳐다보나이다.
오늘 어떤 일이 있었나이까?
세존께선 이 의심을 끊어주소서.

오늘 누가 큰 신력을 나타내었나이까?
오늘 누가 큰 정진을 일으켰나이까?
오늘 누가 부처님의 친우(親友)가 되었나이까?
이 대중들에게 원컨대 드러내어 주소서.

거룩한 모니께서 세간 가엾이 여기어
모든 의혹을 끊어 없애주소서.
천상․인간 대중들이 듣게 된다면
오늘 반드시 크게 기뻐하리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써 혜명 마승에게 대답하셨다.

장하도다. 마승아, 네가 묻는 것
이제 모든 세간을 크게 이롭게 하리라.
네가 웃는 인연을 물었기 때문에
너는 나의 뜻을 잘 알았다고 찬탄하리라.

나 이제 그 뜻을 대답하리니
너는 일심으로 자세히 들어라.
모든 야차들 마음과 뜻을 알고서
나는 세간을 위하여 웃은 것이니라.

야차들이 마음으로 공경하고 믿으면서
보리의 적멸(寂滅)함을 알았기 때문에
부처님의 진실한 공덕을 찬탄하곤
발심하여 큰 보리를 향해 나아갔느니라.

모든 법의 공적(空寂)함을 알았기 때문에
온갖 있는 모양[所有相]을 없애버리고
모든 세계[趣] 속에서 버리기를 원한 뒤에
발심하여 큰 보리를 향해 나아갔느니라.

선정의 힘으로써 모든 음(陰)과
세간의 이치[世諦]에만 집착하지 않고
모든 존재[諸有]에 집착하지 않음이 연꽃과 같아서
발심하여 큰 보리를 향해 나아갔느니라.


모든 존재 안에서 장애 되는 일에 대하여
그것을 공이라고 보는지라 속박되지 않으며
부처님의 보리가 최상임을 깨닫고 나서
그들은 보리의 행을 잘 닦았느니라.

모든 나고 늙고 죽음 다 공하며
이것이 곧 최상의 보리도이니
법의 성품 공하고 교묘함을 알았으므로
안온한 큰 보리 얻을 수 있었네.

음(陰)의 성품 공적함을 깨닫고 나면
고요한 보리 성품 또한 여의며
닦아야 할 보리 행도 또한 공하니
이런 지혜는 범부가 깨닫지 못하는 것임을 아느니라.

관하는 주체[能觀]의 지혜 성품도 스스로 공하고
관할 대상[所觀]인 경계도 사라지며
아는 것도 또한 공한 것임을 알고 나면
이 사람은 보리도를 잘 닦으리라.

공 또한 성품이 스스로 공하고
모양[相]․소원[願]도 체성(體性)이 없는 줄 알아야 하나니
만일 어떤 사람이 이렇게 알면
이 사람은 진실한 행을 잘 닦으리라.

천상․인간 대중들이 이것을 듣고 나면
마음이 기뻐지고 이익을 얻으리니
모든 부처님을 공경하고 믿은 뒤에
마음은 보리의 고요한 구절에 머무르리라.

지금 이 훌륭한 공양 마치고
야차들은 마음이 깨끗해졌네.
이 지혜로운 이들은 귀신의 길 버리고
착한 세계 안에서 오래도록 낙(樂)을 받으리라.

그들은 미래의 많은 억 부처님의
신통의 힘으로써 한 생각 동안에
많은 불국토에서 공양을 닦고
곧 그 부처님 처소에서 법인(法忍) 얻게 되리라.

모든 세계에 대하여 모양[相] 일으키지 않고
지혜로운 이들은 신력(神力)으로써 다니며
이 세간은 마치 허깨비와 같다고 살피고
지혜로운 이들은 이 세계에 놀아도 집착 없으리.

이들은 용맹하게 모든 부처 공양하고
장차 가장 높은 큰 보리 증득하리라.
또한 가장 높고 깨끗한 불국토 얻어
그 속에서 한량없는 중생 제도하리라.

그들은 장차 부처님[世間解]이 되리니
다같이 명호를 무변지(無邊智)라 하리라.
명성이 시방에 떨치고 천 겁토록 오래 살며
적멸한 지혜 얻고 수명 누리리.

그들에게 딸린 성문(聲聞) 대중들
마치 고요한 밤 별들과 같고

그들은 모두 큰 보리 쉽게 얻어서
일체의 괴롭고 어려운 일 없게 되리라.

천상․인간 대중들 듣고 난 뒤에
보리에 대한 마음 뛸 듯이 기뻐하고
그 마음 견고하여 부지런히 힘쓰며
정진하는 힘으로써 모든 행(行) 지니었네.

11) 긴나라수기품(緊那羅授記品)
그때 다시 8억의 긴나라(緊那羅)들이 있었는데 대수(大樹) 긴나라왕이 그 우두머리였다. 모든 아수라와 가루라와 용녀와 용왕과 구반다와 건달바와 야차 등이 여래께 공양하고 수기 받는 것을 보고는 매우 드문 일이라는 마음과 전에 없었던 일이라는 마음으로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것은 실로 보기 드물고 전에 없었던 일이다. 그것은 중생(衆生)으로서는 얻을 수 없기 때문이요 목숨[命者]이 없기 때문이며, 나는 것[生者]이 없기 때문이요 사람[人]이 없기 때문이며, 마나바(摩那婆)가 없기 때문이요 양육(養育)이 없기 때문이며, 오래 삶[壽者]이 없기 때문이요 나[我]가 없기 때문이며, 또한 내 것[我所]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음(陰) 때문에 중생이라 하지만 온갖 음도 또한 얻을 수 없고 그 요소[界] 때문에 중생이라 하지만 모든 요소도 또한 얻을 수 없으며, 입(入)이 있기 때문에 중생이라 하지만 모든 입 또한 얻을 수 없다. 입이 있기 때문에 과보가 있게 되나 그 행업(行業) 또한 얻을 수 없고 최상의 보리 또한 얻을 수 없으며 모든 보살 또한 얻을 수 없고 모든 부처님도 얻을 수 없다.
세존께서는 그런데도 다시 모든 보살에게 수기를 하셨다. 무슨 이치 때문에 여래는 모든 보살에게 수기하시면서 그 명호를 보이셨으며 업보(業報)를 드러내어 보살대중의 미래를 말씀하셨으며, 또 모든 부처님의 신통의 힘을 나타내셨고 또 다시 바른 법의 힘을 말씀하셨을까? 또 장엄한 부처님 세계를 나타내셨고 중생은 업이 있고 과보가 있음을 자세히 말씀하셨을까?

또 깨끗한 부처님세계를 말씀하시면서 보살이 모든 불국토를 다닐 때에 한 불국토로부터 다른 한 불국토에 이른다는 것을 보이셨고 또 보살은 그곳으로 가서 공양한다는 것과 또한 공양의 훌륭함과 신통 변화를 말씀하셨으며, 또 공양을 완전하게 갖춤이 미묘하고 희유함도 말씀하셨을까? 또 얼마간의 겁을 지나면 부처님이 되고 그 부처님께서는 세간에서 얼마의 겁 동안 계시며 그 부처님께는 얼마의 성문이 있고 그 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 바른 법[正法]은 세간에 얼마 동안 머물러 있다는 것도 말씀하셨을까? 무엇 때문에 여래는 모든 중생을 버리고 반열반에 드시는 것일까?’
그때 대수 긴나라왕은 이런 의심을 하고 나서 8억의 긴나라들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벗어 메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게송으로 여쭈었다.

저희들은 부처님께서 수기하신 것을 듣고
큰 지혜 지닌 이께 깊은 의혹 내나이다.
이미 수기를 말씀하시고 또 공을 말씀하였사온데.
저는 이 두 가지 말씀을 이해할 수 없나이다.

이미 공적(空寂)하여 자성(自省)을 여의고
법계(法界)가 평등하여 변동 없다 하시면서
다시 여래께서는 공양을 받으시니
이 일을 어떻게 대중 가운데의 달 같으신[衆中月]이라 하리까?

부처님께서는 이미 생김이 없다 하시고서
다시 보리 마음을 일으킨다고 말씀하시나이까?
한량없는 지혜에서 두 가지로 말씀하시는 뜻을
비밀이라 저는 모르겠사옵니다.

어째서 사라짐을 말씀하사 얻을 수 없다 하시며
인간의 사자시여, 왜 죽음이 있다고 하시나이까?
원컨대 사실대로 말씀하여 주시어
저의 의심을 끊어 없애 남음 없게 하소서.

어찌하여 부처님께서는 요술 같다 말하시며
또 천상에서 남[生]을 보이시나이까?
석씨 사자께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그 비밀스런 가르침 저는 모르겠사옵니다.

부처님께서 모든 법은 의지할 것 없다 하시고는
다시 선지식(善知識)에게 의지함을 말씀하시나이까?
이것은 곧 세존의 비밀스런 말씀이시라
저는 실로 모르겠나이다, 부처님[人中雄]이시여.


어찌하여 감당[堪]함이 없음을 말씀하시고서
다시 중생에겐 모든 업을 닦아서
원수를 항복 받으라고 가르치시나이까?
부처님[天中尊]의 비밀스런 말씀 저는 모르겠나이다.

어찌하여 부처님께서는 성품이 스스로 공하다 하시고서
다시 공을 관(觀)하여 해탈을 얻는다 하시나이까?
저는 이제 그것을 이해할 수 없나이다.
원컨대 끝없는 지혜로 저의 의심 풀어주소서.

어찌하여 부처님께서는 현상[事]이 모두 멸하였다 하시고서
다시 모든 법의 성품은 고요히 사라진다 하시나이까?
저는 이제 원하옵니다, 무등등(無等等) 이시여.
이러한 비밀의 말씀 열어 보이옵소서.

어찌하여 단정하게 가타(伽陀)를 닦으면서
모든 법은 마치 허공과 같다 하며
어리석은 사람이 법을 비방하면
죽어서 반드시 큰 지옥에 떨어진다 하시나이까?

부처님[大雄]께서는 항상 모든 하늘 세계[天道] 말씀하시고
다시 그 밖의 세계들을 말씀하시면서
이것들은 업을 지었기 때문이라 하시고서
다시 업을 짓는 이가 없다고 하시나이까?

누구도 이길 수 없는 이[不可勝者]께서 말씀하신 것
갖가지로 차별이 있는지라 알 수 없나이다.
저는 지금 이것에 의혹이 있사오니
원컨대 세존께선 끊어 없애주소서.

착한 업은 쌓을 만한 것이 없다고 하시고서
다시 수행하여 보리를 얻는다 하시나이까?
사문 법왕께서 이렇게 하신 말씀
이것 역시 저희들은 이해할 수 없나이다.

어찌하여 법은 다할 수 없다 하시고서
비방하면 죄를 마쳐야 한다 하시나이까?
한량없는 지혜 지닌 이께서는
저의 이에 대한 큰 의심을 깨우쳐 주소서.

여래는 이미 진제(眞際)의 법 말씀하시고서
다시 뒤바뀜[顚倒]과 보시 등을 말씀하시나이까?
가림 없는 깨끗한 눈 죄를 없애주시는 이여,
저에게 이 이치를 말씀하여 주소서.

다른 이로서는 능함[能]이 없으리니 저희들을 위하여
이러한 의심되는 일을 자세히 풀어주소서.
오직 여래만이 끊어 없앨 수 있나니
이 때문에 저는 일체지(一切智)를 공경하나이다.

그때 세존은 대수 긴나라왕 등의 모든 의심에 대한 질문을 들으신 뒤에 게송으로써 대답하셨다.

너는 공을 말하고 다시 수기한
이 두 가지 일을 이해할 수 없다 하는데

모든 법이 만일 공하지 않다면
부처님은 그들 위해 수기하지 않았으리.

무슨 인연으로 이렇게 말했느냐 하면
모든 법에 만일 체성(體性)이 있다면
모든 것은 항상 머물러서 바뀔 수 없으리니
그것은 덜하지도 더하지도 않아야 하리라.

모든 법의 체성이 본래 공함은
마치 평평하고 맑은 거울이
온갖 모든 색상(色像)을 나타냄과 같나니
이와 같이 모든 법을 알아야 하느니라.

법계(法界)는 달라지는 모양이 없나니
너는 모든 공양하는 물건에 대하여
낱낱 모든 작용[分]의 어떠한 작용 가운데서
모양[相]이 있는가를 관찰해야 하느니라.

법계는 항상 머물러서 달라짐이 없으므로
지혜로운 이는 이렇게 관찰해야 하나니
모든 범부들은 모두가 미혹되고
지혜가 없기 때문에 알 수 없느니라.

너는 부처님이 생김이 없음을 말하고서
다시 발심(發心)한다는 말을 이해하기 어렵다 하는데
10력(力)의 비밀한 이치
너희들은 이제 일심으로 들어라.

범부는 생사의 물에 빠져서
또한 마음을 매어 그곳에 집착하고
항상 뒤바뀐 생각 품고 있기 때문에
나고 죽는 모든 고뇌 받는 것이니라.

본래부터 법을 듣지 못한 이에게
내가 만일 그에게 꼭 그렇다고 말하면
범부로서 어리석은 사람은 이 법에 대해
더욱더 모든 의혹 자라나게 되리라.

그는 보리에 관한 훌륭한 이익을 듣고
그 과위에 대해서만 마음을 쏟으면서
또 다시 그것에 맛을 붙이면
자연(自然)의 뛰어난 지혜 통하지 못하리라.

너는 멸함이 없다 하고서 다시 죽음이 있다 하는
이 두 가지를 지금 모르겠다 하는데
이것에 대하여 일심으로 자세히 들어라.
나는 너희를 위하여 진실로 말하리라.

저 항상하다고 보는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이 때문에 여래는 소멸함을 말하며
모든 존재[有]는 다 쇠하고 파괴됨을 항상 보나니
하나의 법도 항상한 것은 없는 것이니라.

너는 모든 법은 마치 요술과 같다 하고서
다시 천상에 난다는 말을 의심한다 하는데
배우는 사람과 범부와 착한 세계[善趣]의
이런 법은 일정하지 않으므로 요술과 같으니라.


너는 의지함이 없다는 말을 하고서
다시 선지식에 의지한다고 말한다 하는데
버리기를 구하면서 의지하려 하므로
착한 벗은 그에게 의지할 바 없음을 말하느니라.

너는 마침내 감당하는 이가 없다고 하고서
다시 짓는 이가 있다는 말을 모르겠다 하는데
수레는 여러 가지 성분[衆分]으로 이루어짐을 관찰해야 하고
또한 수레는 작용이 있음도 관찰해야 하느니라.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나에 집착하고
또한 다시 내 것[我所]에 집착한다면
나는 이런 이들 위하여 감당함이 없다 하며
비록 그렇더라도 작용이 없는 것은 아니니라.

너는 모든 성품이 스스로 공함과
공을 관하여 해탈하게 됨을 또 의심하는데
뒤바뀌고 어리석고 지혜 없는 이는
체성이 공함을 알지 못하느니라.

망상(妄想)에서부터 분별이 생기고
허망한 반연 때문에 속박 받나니
이와 같은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선서(善逝)는 성품이 없음을 말하느니라.

네가 말한 것과 같이 현상은 모두 소멸되며
모든 법의 성품 또한 소멸되나니
미혹하여 지혜 없는 모든 중생
허망한 분별 때문에 갈애(渴愛)를 일으키네.

비유하면 목마른 이가 아지랑이를 보고
생각함 때문에 목마름만 더욱 더하며
어리석은 이는 다시 허망한 해(害)를 당하듯이
아무 것도 없는 데서 분별을 일으킨다.

목마른 이는 부질없이 물이라는 생각 내지만
아지랑이에는 본래 물이 없으며
망상으로 해를 받는 모든 중생은
깨끗하지 않은 것을 깨끗하다 생각하네.

어리석은 범부는 애욕에 속박되어
그 더러운 악(惡) 가운데 성품이 깨끗하지 못함은
마치 아지랑이가 물의 모양과 흡사하게 느끼나
그 안의 체성에는 실로 물이 없다네.

이러한 몸 속에는 깨끗한 빛 없고
몸 빛깔도 성품은 깨끗한 것 아닌데
어리석은 범부가 뒤바뀐 견해로
부질없이 깨끗하다는 생각으로 속박을 받느니라.

비록 모든 법이 허공과 같다 하고
또한 비방하는 이 지옥에 떨어진다고 말하나
어리석은 이는 그 말을 듣고 두려워하지만
지혜로운 이는 듣더라도 마음이 안온 하느니라.

세간의 체성은 스스로 공적(空寂)한데
어리석고 지혜 없는 이가 나라는 생각 일으키나니

그들이 만일 성품이 공하다는 가르침을 들으면
다시는 태어나지 못할까 두려워하리라.

그들이 미묘한 공의 법을 비방하는 것은
모두가 나라는 견해[我見]에 집착하기 때문이며
마치 사람이 허공에 얽매임과 같나니
이 지혜 없는 사람은 지옥에 떨어지느니라.

내가 본래 말한 착한 세계와
세간 위해 다른 길 말하고
짓는 업 있다 함도 잘못 아니니
역시 지음이 있는 이의 그 집착을 빼앗는 것이니라.

모든 세계는 마치 꿈과 같다 함을
나는 너에게 이렇게 알도록 말하나니
꿈속에선 가고 오는 모양 없는데
뒤바뀐 소견으로 가고 온다 집착하네.

나는 이미 업을 지음이 있다고 연설하였지만
시방에서 찾고 구하여도 짓는 이는 없나니
비유하면 사나운 바람이 모든 나무에 불 때에
그 나무가 서로 부딪쳐서 불을 냄과 같으니라.

그러나 그 바람과 나무는 우리들이
불을 내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말하지도 않지만
비록 또 그렇기는 하나 불을 내었나니
업은 있되 짓는 이가 없는 줄 알지니라.

너는 복덕은 쌓음이 없다고 말하면서
다시 보리의 과위를 잘 얻는다고 말한다 하는데
나 이제 진실로 너에게 말하리니
너는 지극한 마음으로 자세히 들어라.

비유하면 세상 사람 오래 살게 되어
그 수명 100여 살까지 이른다 할 때에
그러나 저 햇수의 쌓임은 없나니
모든 인연 쌓임도 그와 같다네.

너는 모든 법은 다함이 없다 말하면서
다시 업은 마쳐야 함을 내가 말한다 하는데
공한 법을 관찰하면 다함이 없지마는
세간 법을 따르는 까닭에 업은 다함이 있느니라.

내가 비록 실제(實際)의 법 있다고 말했으나
뒤바뀜도 또한 실제의 바깥이 아니니
뒤바뀌고 어리석은 중생 무리
참된 실제를 분명히 모르느니라.

긴나라왕아, 자세히 들어라.
지혜 갖추어 힘써 정진한 이를 위하리라.
모든 모양은 모두가 한 모양[一相]이니
이른바 모양 없음[無相]인 줄 알아야 하느니라.

만일 일(一)이라는 글자를 잘 알아들으면
나는 이 지혜 있는 이를 위하여 보리를 말하리니
모든 법은 모두가 지음이 없는 것
이를 아자(阿字)의 총지문(總持門)이라 하느니라.


모든 보살들이 행해야 할 것
그지없는 모양임을 내 이미 말했으며
이것도 온갖 법에 잘 들어가나니
이른바 아자의 총지문이니라.

모든 법은 적멸하므로
아자 문을 보이면서 들 수 있게 하였나니
대수 긴나라야, 알아야 한다.
이것도 아자의 총지문이니라.

온갖 모든 법은 분별이 없으므로
이 법문에 들도록 이미 널리 말했나니
긴나라왕아, 알아야 한다.
이것도 아자의 총지문이니라.

모든 법은 자성이 없으므로
아자문을 보이면서 들어가도록 하였나니
대수 긴나라야, 알아야 한다.
이것도 아자의 총지문이니라.

모든 법은 끝이 없으므로
아자의 문으로써 모든 법을 말했나니
긴나라왕아, 알아야 한다.
이것도 아자의 총지문이니라.

다함과 다함이 없는 법을 나는 이미 말했나니
모든 법은 다함이 없다고 해야 한다.
시방의 모든 여래께서도
이미 다함이 없는[無盡] 총지문을 말씀하셨느니라.

모든 법은 문(門)이 없으며
물건이 없기 때문에 실제로 있지 않나니
이것도 곧 총지의 문이어서
이로 말미암아 아자의 문에 들 수 있느니라.

모든 불가사의한 법에 대하여
모든 부처님께서는 실제에 의거하여 드러내 보이셨나니
대수 긴나라야, 알아야 한다.
이것도 아자 다라니(陀羅尼)이니라.

모든 법은 나아갈 데 없는데도
나는 지혜로운 이를 위해 보리를 말했나니
이것도 곧 총지의 문이어서
이 아자의 문으로 들어가야 하느니라.

모든 법은 오는 일이 없으므로
만일 닦지 않으면 얻지 못하리니
이것도 곧 총지의 문이어서
이 아자의 문으로 들어가야 하느니라.

모든 법에 붙인 이름[仮名] 모두 있어야 하나
제 성품을 추구해도 얻을 수 없나니
이것도 곧 총지의 문이어서
이 아자의 문으로 들어가야 하느니라.

모든 법은 자성이 없으므로
자성을 구해도 얻을 수 없나니

이것도 곧 총지의 문이요
이 다라니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니라.

모든 법을 얻을 수 없음은
법의 자성이 없기 때문에 그러하나니
이것도 곧 총지의 문이어서
이 아자의 문으로 들어가야 하느니라.

모든 법은 생각[思念]을 떠났음을
대수 긴나라야, 들어야 한다.
이것도 곧 총지의 문이요
이 다라니는 선서(善逝)께서 말씀하신 것이니라.

법은 진실이 없기 때문에 장애가 없음을
모든 부처님․세존께서는 이미 드러내 보이셨나니
이것도 곧 총지의 문이라
아자의 다라니에 들어가야 하느니라.

모든 법에는 장애가 없으므로
모든 법을 장애할 수 없나니
이것도 곧 총지의 문이어서
아자의 문으로 들어감을 이미 나는 말하였다.

모든 법은 생김이 없으므로
지혜로운 이는 한 모양[一相] 뿐임을 알아야 하나니
저 모든 법이 생김 없다면
이 법에도 이름이 없음을 알아야 한다.

모든 법은 생김이 없으므로
생김조차 본래 얻을 수 없나니
이것도 곧 총지의 문이어서
이 아자의 문으로 들어가야 하느니라.

만일 법에 진실이 없고 생김이 없다면
볼 수도 없고 보일 수도 없나니
모든 법은 자성을 얻을 수 없는지라
이 때문에 볼 수 있는 것이 없느니라.

모든 법은 견줄 데가 없는지라
이 때문에 한 모양이요 다른 모양 없나니
비유하면 허공과는 같을 것이 없듯이
모든 법도 그러하니라.

모든 법은 더하거나 덜함이 없고
하나도 아니요 둘도 아니요 타오르는 고뇌[燋惱]도 아니며
또한 찬 것도 아니요 뜨거운 것도 아니니
있지 않으므로 볼 수가 없느니라.

굽은 모양과 곧은 모양도 없고
또한 밝고 어두운 모양도 없으며
보고 듣는 모든 모양들도 없나니
이것이 아무 것도 없는 다라니이니라.

아첨함도 아니고 정직함도 아니며
거두고 펴는 모든 모양들도 없으며
또한 성냄과 기쁨도 없고
또 일으켜 지음과 사라져 고요함도 없느니라.


들어가는 모양과 나오는 모양도 없고
나아감 물러남 오감도 없으며
또한 잠을 자는 것도 깨어남도 없나니
깨달아 아는 모양 떠난 줄 알아야 하느니라.

이것은 눈도 아니고 눈 먼 것도 아니며
보는 것과 어두워 막힌 것도 아니며
또한 여는 모양과 닫는 모양도 없으며
이것은 조복(調伏)함도 아니고 조복하지 않음도 아니니라.

이것은 들뜸과 그쳐 쉼도 아니고
또한 세간도 아니고 열반도 아니며
진실함도 아니고 허망함도 아니니
이렇게 부처님의 경계를 알아야 하느니라.

세간을 조복하려 하기 때문에
너의 의심 없애고 나도 의심 없나니
제일가는 이치[第一義]에선 어떤 사람도
다른 이의 의심을 끊어 줄 이 없느니라.

그때 대수 긴나라왕은 부처님의 총지문(總持門)에 관한 말씀을 듣고 마음에 크게 기뻐하면서 용맹스런 마음을 일으켜 즉시 8억의 중각(重閣)을 변화로 만들었는데 이 모든 중각이 혹은 나무 위에 있기도 하고 혹은 연꽃 위에 있기도 하고 혹은 산 위에 있기도 하였으며 모두가 7보로 장엄하였다. 그리고 저 모든 중각에는 갖가지 많은 보배로 된 일산과 갖가지 보배로 된 당기로써 장엄하였고 다시 갖가지 보배 꽃으로 된 깃발과 갖가지 색깔이 섞인 비단으로 된 깃발로 장식되어 있었다.
그때 대수 긴나라왕과 8억의 긴나라들은 향산(香山) 속의 모든 물과 육지에 핀 온갖 꽃들을 가져다 부처님 위에다 뿌렸으며, 부처님께 뿌린 뒤에는 저마다 모두들 7보로 된 중각으로 올라가서 부처님을 세 바퀴 돌았고 다시 물과 육지에 있는 모든 꽃들을 거듭 여래께 뿌리고는 다시 세 바퀴를 돌았다.
그때 대수 긴나라왕과 저 8억의 긴나라들은 중각으로부터 내려와 다시 세 바퀴를 돌고 머리 조아려 부처님 발에 예배한 뒤에 일심으로 합장하고 세존을 우러러보며, 눈을 잠시도 떼지 않고 물러나 한쪽에 서서 여래의 과거와 현재의 한량없는 공덕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때 세존은 대수 긴나라왕과 8억의 긴나라들의 깊은 마음의 요욕(樂欲)을 아시고 빙그레 웃으셨다. 그러자 그때 마승 비구가 게송으로써 여쭈었다.

선서께서 웃는 까닭 없지 않으시리니
하늘․사람들이 공양한 것 사실대로 말씀하소서.
대중들은 부처님의 웃으심 보고 모두 의심하면서
가장 뛰어나 마치 초승달과 같은 이를 보고 있나이다.

묘한 빛깔 지닌 세존이시여, 누가 오늘
둘이 없는 법[無二法]에서 훌륭한 지혜를 냈나이까?
저는 오늘 의혹을 품고 있사오니
원컨대 인존(人尊)이시여, 의혹을 없애주소서.

누가 부처님 법에서 깨끗한 마음을 얻었기에
여래는 저들로 말미암아 웃으셨나이까?
원컨대 여래는 까닭을 말씀하시어
뛰어난 언설(言說)로써 의심 끊게 하소서.

이때에 모든 대중들이
부처님 말씀 들으면 모두 기뻐하리니
그들의 모든 의혹 없애주소서.
부처님의 가르침대로 행하리다.

그러므로 가장 훌륭하신 양족존(兩足尊)이시여,
원컨대 긴나라왕 등과
온갖 중생들을 위하여
의심이 없어지도록 말씀하여 주소서.

그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써 마승에게 대답하였다.

장하도다. 마승아, 때를 알고 묻는구나.
나는 이제 너를 위해 분별하여 주리라.
너의 질문 때문에 내가 드러내 보이면
많은 사람들 부처님의 공덕 얻게 되리라.

너는 깨끗하고 전일한 마음으로
희유한 일 들으면서 산란하지 말아라.
이른바 선서는 가장 훌륭한 지혜라
장애 없이 크게 알고 보시느니라.

긴나라왕이 의문 낸 것은
모든 중생들의 이익을 위해서이므로
나 이제 그의 미래 과보를 말하리니
자세히 들어라, 나는 너의 의심을 끊어주리라.

대수 긴나라와 8억 등의
왕과 시민과 모든 권속들
나에게 공양하고 난 뒤에
여기서 목숨을 마치고는 천상에 태어나리라.


이로부터 9억 겁 지나도록
인간과 천상을 유전(流轉)하면서
5신통(神通)을 구족하게 닦아 익히어
지혜와 마음의 자재함을 얻으리라.

저 나유타의 부처님 세계에서
사람 사자[人師子]의 화생(化生)을 만나며
몸은 천궁(天宮)에 있어서 꼼짝하지 않고
항상 선열(禪悅)의 안온한 낙(樂) 받으리라.

저 9만 겁 동안
인간과 천상을 유전한 뒤에
각각 자기의 불국토에서
모두가 위없는 도 이루게 되리.

그 겁의 이름은 상조요(常照曜)이며
저 겁 중에 불도를 이루게 되리니
이들 모두는 일생보처(一生補處)가 되며
그 지혜 지닌 이들 분명히 부처님이 되리라.

저 불국토에는 어느 한 사람도
수행하여 성숙되지 않는 이가 없으며
모두가 그들은 일생보처로서
성문과 이승을 구하는 이 없으리라.

모두 큰 보살로서
세간에 밝은 이 되어 그곳에 나며
그들은 모두 일생보처가 되고
뒷날에 모두 불도 이루리.

그 국토의 모든 큰 보살들은
넓고 큰 서원 속에 머무르리니
‘저는 한량없는 부처님의 세계를
모두 닦고 다스려서 깨끗하게 하리다’라고.

그 보살들 서원은 매우 광대하여
오랜 세월 동안을 잘 생각하며
깨끗하게 믿고 좋아하는 마음으로써
저마다 자기의 불국토를 닦고 다스리리라.

저 모든 불국토의 묘한 장엄은
모든 번뇌 멀리 여의고
그 땅에는 궁전과 숲이 두루 있으며
모두가 악도(惡道)에서 해탈하리라.

모든 허물과 여덟 가지 재난[八難]이
저 불국토에는 모두 다 없으며
깨끗한 부처세계 이미 닦고 나면
중생은 곧 쉽게 조복되리라.

이와 같이 세존 부처님[天中天]께서
긴나라를 위하여 수기를 하시니
그 때의 모든 대중들은 듣고 나서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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