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3599 불교 (대보적경/大寶積經) 62권

by Kay/케이 2024. 1. 16.
728x90
반응형

 

통합대장경 대보적경(大寶積經) 62

 

 

대보적경 제62권


북제 삼장 나련제야사 한역
송성수 번역


16. 보살견실회 ②

2) 정반왕예불품(淨飯王詣佛品)
그때 세존께서 공양을 마치고 손과 발우를 다 씻고 나자 상서로운 모양이 나타났다.
바로 그때 비사문(毘沙門)천왕이 한량없는 나유타 백천억 야차(夜叉)들에게 둘러싸여 마치 장사(壯士)가 팔을 굽혔다 펴는 한 생각 짧은 사이에 하늘의 궁전에서 나와 부처님 앞에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북쪽의 허공 한 가운데 야차 대중들로 둘러싸인 채 부처님과 대중 스님을 향하여 합장하고 공경하며 서 있었다.
제두뢰타(提頭賴)천왕도 한량없는 백천 나유타 건달바(乾達婆)들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역시 장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잠깐 사이에 하늘 궁전에서 나와 여래 앞에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동쪽 허공 가운데 세존과 비구 대중을 향하여 공경하며 서 있었다.
그때 비루륵차(毘樓勒叉)천왕도 한량없는 백천 나유타 구반다(鳩槃茶) 대중에게 둘러싸여 역시 장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잠깐 사이에 하늘의 궁전에서 나와 부처님 앞에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남쪽 허공 가운데 여래와 비구 대중을 향하여 합장하고 공경하며 서 있었다.
그때 서방의 비루박차(毘樓博叉)천왕도 한량없는 백천 나유타 모든 용(龍)에게 앞뒤로 둘러싸여 역시 장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잠깐 사이에 하늘의 궁전에서 나와 여래 앞에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서쪽 허공 가운데 여래와 비구 대중을 향하여 합장하고 공경하며 서 있었다.

석제환인(釋提桓因)천왕도 역시 그와 같아서 한량없는 나유타 백천에게 둘러싸여 삼십삼천(三十三天)에서 나와 부처님 앞에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허공 가운데 여래와 비구 대중을 공경하며 서 있었다.
야마(夜摩)천왕과 도솔타(兜率陀)천왕과 화락(化樂)천왕과 타화자재(他化自在)천왕과 사바세계의 주인 대범(大梵)천왕과 광음(光音)천왕과 변정(遍淨)천왕과 광과(廣果)천왕과 정거(淨居)천왕이 각각 한량없는 백천 나유타 하늘들에게 둘러싸여 그들의 하늘에서 나와 부처님의 앞에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허공 가운데 여래와 비구 대중을 공경하면서 서 있는 것도 그와 같았다.
그때 비마질다아수라왕(毘摩質多阿修羅王)이 60나유타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마치 장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잠깐 사이에 자기의 궁전에서 나와 부처님 앞에 나타나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공경하는 모습으로 물러나 한쪽에 서 있었고, 금시조왕(金翅鳥王)도 8만 6천의 가루라(迦樓羅)들의 권속에게 둘러싸여 자기의 궁전에서 사라져 부처님 앞에 나타나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였으며, 그리고 모두 외도들 8억이 여러 방향으로부터 와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깨끗한 허공 가운데 있는
십오야(夜)의 둥근 달은
모든 별들보다 뛰어나서
광명이 유독 환히 빛납니다.

부처님께서는 마치 깨끗한 달과 같아
어둠을 없애고 세 가지 더러움[三垢] 제거하며
모든 외도에서 벗어나심이
마치 공중의 달과 같으십니다.

가을철 해의 천의 광명이
모든 어두움을 능히 없애고
밝은 달빛보다 아주 뛰어나서
연꽃 피는 못에 떠 있을 겁니다.

부처님의 광명은 해보다 뛰어나서
대천(大千)세계를 두루 비추며
여래께서는 성문(聲聞)의
연꽃 숲을 펴 나타내십니다.

천주(天主) 교시가(憍尸迦)가
선법당(善法堂)에 머물러 있으면

모든 하늘들보다 뛰어나고
금강저(金剛杵)가 반짝거립니다.

부처님의 광명은 해보다 뛰어나서
대천(大千)세계를 두루 비추며
여래께서는 성문(聲聞)의
연꽃 숲을 펴 나타내십니다.

천주(天主) 교시가(憍尸迦)가
선법당(善法堂)에 머물러 있으면
모든 하늘들보다 뛰어나고
금강저(金剛杵)가 반짝거립니다.

10력(力)의 공덕 산(山)이요
두 가지가 족한[兩足] 높으신 왕은
모든 외도보다 뛰어나심이
마치 저 제석천왕과 같으십니다.
수야마(須野摩)천왕은
하늘들에게 공양을 받으며
하늘 대중 가운데에 머물러 있을 적엔
번쩍거리며 보배 자리에 앉아 있습니다.

10력(力)의 끝없는 위엄은
나쁜 세계[惡趣]를 뛰어나게 되고
두려움 없는 광명의 덕(德)으로
8정도(正道)를 분명히 설하십니다.

마치 도솔천왕이
천궁 대중에게 둘러싸여 있을 적에
모든 하늘 대중보다 뛰어난 것은
전생에 지은 선업 찬란하게 빛나듯이.

조어사(調御士)요 천인사(天人師)께선
8부(部) 등에게 공양 받으며
모든 세간 뛰어넘어서
두려움 없음을 나타내어 설하십니다.

마치 화락천왕이
천궁 가운데에 있을 때에
모든 하늘 대중들보다 뛰어나고
공덕이 유독 환히 빛나듯이.

부처님께서는 모든 세간을 뛰어넘어서
흐림을 여의고 3계(界)를 벗어나며
조복하지 못한 이를 조복하는 왕이라
10력을 갖춘 광명으로 비추십니다.
마치 자재천왕이
천궁에 머물러 있을 때에
모든 하늘들보다 뛰어난 것은
전생에 지은 착함 찬란하게 빛나듯이.

이러한 부처님의 광명은
10력의 행(行)을 두루 갖추고
하늘 사람들보다 뛰어나나니
본래 지은 착한 공덕 때문입니다.

마치 대범천왕이
모든 범천(梵天)의 대중들보다 뛰어나고
빛나고 감미로운 말로써
여덟 가지 바른 길[八正路]을 환히 밝히듯이

여래는 범천들보다 뛰어나시고
사문들 가운데 왕이시며
광명으로 3계를 비추시면서
네 가지 진리의 법[四諦法] 굴리십니다.

대중의 모임을 알고 나서
하늘․사람․용들은 법을 듣나니
인간에서 가장 훌륭한 왕께서는
여덟 가지 바른 말씀을 널리 토(吐)하십니다.

허공은 가히 헤아릴 수 있고
바닷물은 병으로도 다 퍼낼 수 있으며
수미산도 가히 측량할 수 있으되
부처님 덕은 정말로 알기 어렵습니다.

그때 정반왕은 석씨 종족들에게 말씀하셨다.
“어진 이들아, 마치 해가 돋으려 할 때는 먼저 상서로운 모양을 나타내나니 이른바 샛별이 뜨면 오래지 않아 해가 돋을 것을 알 수 있듯이, 가로타이(迦盧陀夷)도 그와 같아서 부처님․여래의 일체종지(一切種智)에 대하여 먼저 상서로운 모양을 나타낸 것이어서 비구께서 말한 여래의 공덕이 곧 일체지(一切智)의 모양이니라. 어진 이들아, 속히
좋은 수레들을 마련하라. 나는 여래께로 나아가야겠다.”
그때 석씨 종족의 신하가 말하였다.
“장하십니다. 대왕이시여, 지금이야말로 바로 적절한 때이옵니다. 필요한 도구들은 이제 이미 다 갖추었나이다.”
그때 대왕이 신하들에게 칙명하였다.
“가비라성에서 니구타 숲에 이르기까지 그 중간에 있는 길을 잘 수리하고 나서 곱고 부드러운 모래를 깔고 갖가지 꽃을 뿌리고 갖가지 비단 번기를 단 뒤에 음악을 울리며 여러 가지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도록 하라.”
그때 대왕은 좋은 수레를 타고 가비라성을 나와 니구타 동산으로 향하였다. 그 수레 뒤는 8만 마리의 흰 코끼리에다 갖가지 보배로써 사이사이에 장엄하였고 그 코끼리 위에는 각각 7보(寶)의 전당(殿堂)을 세워 놓았으므로 매우 기특하고 미묘하였다. 그리고 그 코끼리 뒤에는 각각 잘 장식한 8만 마리의 말이 따랐고 그 말 위에는 저마다 금빛 나는 깃발이 있었으며 그 말과 깃발은 각각 7보로써 장엄하였으므로 미묘하기 제일이었다.
이때 성 안에서는 한량없는 사람들이 탈 것과 의복이며 장신구들을 잘 꾸미고서 청색 말에는 청색 수레와 청색 일산으로 장식하고 청색 칼을 쥐었으며, 의복도 모두 청색이고 안장과 언치와 고들개와 고삐도 모두가 청색이었으며, 각각 청색의 깃발을 들고 하나하나의 수레마다 뒤에는 푸른 옷을 입은 100사람이 둘러싸 따르고 있었다.
또 여러 석씨 종족들은 저마다 장식하고 갖가지 좋은 수레에다 청색․황색․백색․적색과 잡색(雜色) 등으로 장엄하였고 잡색의 수레와 말에는 잡색으로 장엄하였으며 낱낱의 수레와 말에는 모두 100사람씩 있으면서 잡색으로 장엄한 것도 이와 같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멀리서 왕이 오시는 것을 보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이 만일 삼십삼천(三十三天)에서 재미있게 노는 무리들을 보고 싶으면 마땅히 저 석씨 종족이 가비라성에서 나오고 있는 모습을 구경할지니라. 왜냐 하면 석씨 종족이 유희하고 다니는 것이 그 하늘들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니라.”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저 가비라의 묘한 성 안에서
정반대왕과 그 권속들이
가장 뛰어난 인왕(人王)과 함께 지금 다가오고 있으니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라, 나는 말하리라.

코끼리와 말과 수레가 백천도 더 넘는데
갖가지로 장엄되어 매우 아름다우며
가비라로부터 인왕께서
보배 광과 모든 수레 인솔하여 나오신다.

청색 말과 청색 수레는 청색으로 장엄하고
따르는 이들의 옷도 모두 청색이며
신․모자․칼․불자(拂子)도 모두 청색이요
채찍도 고삐도 방울과 망(網)도 똑같이 청색이며
청색 옷을 입은 이가 청색의 깃발과 일산을 들었으니
사람과 말이 모두 청색이라 매우 아름답구나.

황색 말과 황색 수레 황색으로 장엄되고
따르는 이들의 옷도 모두가 황색이며
신․모자․칼․불자도 똑같이 황색이요
채찍도 고삐도 방울과 망도 모두가 황색이며
황색 옷을 입은 이가 황색 당기와 일산을 들었으니
사람과 말이 모두 황색이라 매우 아름답구나.

적색 말과 적색 수레로 장엄하고
따르는 이들의 옷도 모두 적색이며
신․모자․칼․불자도 적색이요
채찍과 고삐․방울과 망도 모두 적색이며
적색 옷을 입은 이가 적색 당기와 일산을 들었으니
사람과 말이 모두 적색이라 매우 아름답구나.

백색 말과 백색 수레로 장엄하고
따르는 이들의 옷도 모두 백색이며
신․모자․칼․불자도 다 백색이요
채찍과 고삐 방울과 망도 모두 백색이며
백색 옷을 입은 이가 백색 당기와 일산을 들었으니
사람과 말이 모두 백색이라 매우 아름답구나.

잡색으로 수레와 말을 장엄하고
따르는 이들의 옷도 모두가 잡색이며
신․모자․칼․불자도 다 잡색이요
채찍과 고삐와 방울과 망도 모두 잡색이며
잡색 옷을 입은 이가 잡색 당기와 일산을 들었으니
사람과 말이 모두 잡색이라 매우 아름답구나.

저 모든 수레 뒤에 장엄된 코끼리는
그 수가 족히 8만 마리나 되며
안장과 언치는 금으로 장식하고
코끼리 등에는 모두 7보로 된 전당(殿堂)이 있구나.

갖가지로 장식한 묘한 용마(龍馬)들도
그 수 또한 8만 마리나 되며
7보로 장엄되어 매우 화려하고
여러 묘한 복식(服飾)으로 수레 뒤를 따르는 이들

아름다운 많은 꽃을 길에 뿌리고
다섯 가지 향 사르고 있구나.

병에 담은 향들과 비단 깃발 달고
장사(壯士)와 광대들이 노래하고 춤을 추며
갖가지로 장엄하여 그 길을 가득 메워
모든 음악 울리면서 왕의 뒤를 따르네.

그때 정반왕과 따라온 이들이 니구수 동산에 이르러 수레에서 내려 들어오는데 대중들이 인도하고 따르면서 앞뒤를 에워싸고 걸어왔다.
그때 세존께서는 부왕(父王)의 마음에 원한이 아주 깊은 것을 아시고 왕을 제도하기 위하여 사람들보다 조금 높은 허공으로 올라가서 자유자재로 돌아다니셨다.
여래께서 돌아다니실 때에 사바세계의 주인 대범천왕은 여래의 오른편에서 모셨고 석제환인은 왼편에서 모셨으며, 수야마천왕과 도솔타천왕과 화락천왕과 타화자재천왕은 각각 갖가지 하늘의 일산을 가지고 여래께 공양하였다.
그때 비사문왕과 제두뢰타천왕은 부처님의 동쪽 편에서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어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공경하는 모습으로 있었고, 비루륵차왕과 비루박차왕은 부처님의 서쪽 편에서 역시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어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공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그때 사천왕천과 삼십삼천과 야마천(夜摩天)과 도솔타천(兜率陀天)과 화락천(化樂天)과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의 모든 천자(天子)들이 허공에서 하늘의 우발라(優鉢羅)꽃과 전단(旃檀)향 가루와 만다라(曼陀羅)꽃을 뿌리고 하늘의 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추었으며, 또 허공에서 모든 향수를 뿌렸으므로 예로부터 지금까지 일찍이 본 적도 없고 들은 적도 없었던 일이었으며, 우발라꽃과 전단향 가루를 여래께 공양하였다.
그때 세존께서는 신통을 나타내 보이시면서 신통의 힘으로써 사람들로 하여금 하늘의 차별된 모양을 보게 하셨다.
그때 정반왕은
모든 천자들이 여래께 공양하는 것을 보고 보기 드문 일이라는 마음을 내었으며 다시 7보로 잘 꾸며진 중각(重閣)이 허공 안에 가득히 찬 것을 보고 말하였다.
‘여래는 옛날 동자였을 적에도 사천하를 거느린 전륜성왕을 그리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었느니라. 왜냐 하면 지금 삼천대천세계에서 큰 법왕(法王)이 되어 천상과 인간들을 통솔하여 거느리며 부귀가 자재하기 때문이었다. 지금 이 세존께서는 곧 법왕이 되셨구나. 나는 지금 여기에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는데 세존은 하늘 사람들이 시위하고 있으니 말이다’라고 하였다.
그때 정반왕은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댄 채로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는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말씀하셨다.
“세존께서 처음 태어날 때에 사람의 부축이 없이 일곱 걸음을 걷고 시방을 관찰하시며 말씀하시기를 ‘나는 세간에서 가장 높고 가장 훌륭하다. 장차 늙고 병들고 죽는 가운데서 벗어나게 해야 한다’고 하였으므로, 나는 그때에 머리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배하였습니다. 또 뒷날 시골에 가서 염부(閻浮)나무 아래 시원하게 앉아 있을 때에 해가 서쪽으로 옮아갔는데도 그림자는 처음과 같이 이동하지 않았고 또 여섯 하늘의 동자들이 합장하고 예배하며 여래 앞에 있었으므로 나는 그때에 큰 모니(牟尼)의 발에 머리 조아려 예배하였습니다. 나는 지금이 세 번째인데 역시 머리 조아려 세존의 발에 예배하였습니다.”
그리고 그때 정반왕은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양족존이신 세존께서 처음 태어나실 때에
남의 도움 없이 일곱 걸음 걷고는
‘나는 세간에서 가장 훌륭하다’고 하였으므로
그때 나는 밝은 지혜 지닌 이에게 예배하였다.

모니께서 성을 넘어 시골에 있을 때에
염부나무 그림자가 옮아가지 않고
여섯 하늘 동자가 공양을 닦기에
나는 그때에 다시 세간의 응공(應供)에게 예배하였다.

지금이 바로 세 번째로 공경하면서
세간을 가엾이 여기는 세존이요

인간․천상의 미묘한 공양을 받을 만한 이에게 예배하였나니
세간에는 부처님 같은 이가 없거늘 어디에 이보다 더 훌륭한 이 있겠는가?

세존의 본래 이름은 실달다(悉達多)라
그 이름을 부모가 기뻐하였는데
비로소 여래라는 이름으로서
원(願)이 만족되고 감로(甘露)를 얻게 되었는 줄 알겠도다.

그때 욕계(欲界)의 모든 하늘들이 세존을 위하여 사자좌(師子座)를 펴고 하늘의 묘한 옷으로 그 자리 위에다 깔았으며, 니구타 동산에는 다시 하늘의 겁파나무[劫波樹]에서 나온 옷으로 허공에 가득히 덮었다. 그때 세존이 공중에서 내려와 사자좌에 가부좌하고 앉으셨다. 그때 정반왕과 모든 권속들은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나 앉았으며, 욕계와 색계(色界)의 모든 천자들도 머리 조아려 발에 예배하고 허공에서 물러나 한쪽에 앉아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설하셨다.

정반대왕과 그 권속이
세존에게 와서 공양하기 위하여
가비라의 아름다운 성에서 나와
니구타의 즐거운 동산에 왔도다.

부처는 한량없는 대중이 에워쌌고
아수라왕과 용왕과
구반다왕과 금시조왕과
건달바왕과 그들의 권속이며

야차의 대왕과 귀신들과
긴나라왕 등이 모두 모였으며
욕계의 천왕과 아울러 천자들이
모두 기뻐하는 마음을 내도다.

욕계의 6천(天)들은 이미 그렇거니와
범보(梵輔)․범신(梵身)․범중천(梵衆天)과
변정천(遍淨天)의 하늘들과 그의 권속과
나아가 광과천(廣果天)과 정거천(淨居天)이며

사문의 대중과 바라문과
승가(僧佉)․위세(衛世)․니건자(尼乾子)와
그 밖의 온갖 외도로서
갖가지 다른 방술을 수행하는 이들이며

이들이 여러 곳에서 와 모이자
여래는 신력을 나타내 보이면서
정반왕과 석씨 종족으로 하여금
신심을 얻게 하고 기뻐하게 하도다.

미묘한 말과 좋은 뜻의 글귀로써
여래는 널리 모든 중생을 위하였으나

세존의 뜻은 정반왕에게 있으므로
갖가지 뛰어난 신력을 나타내도다.

왕은 본래 부처의 출가를 허락 않으셨고
관상쟁이는 옛날 동자의 상(相)을 보면서
집에 있으면 반드시 전륜왕이 되어
한량없는 억만 무리의 공양을 받겠으며

전륜왕의 7보(寶)를 만족하게 되고
또한 다시 네 가지 신통[四神通]도 갖추며
법대로 다스리고 국토를 보호하며
4천하를 거느리는 찰리왕(刹利王)이 되겠다고

그때에 보살은 이런 말을 하였다.
나는 옛날의 한량없는 나유타 겁 동안에
언제나 진실한 말만을 하였습니다.
대왕이여, 지금 제가 하는 말을 자세히 들으십시오.

대왕께서는 옛날부터 저에 대하여
처음부터 믿고 공경하는 마음 없으셨으며
저로 하여금 전륜왕이 되어
4천하를 연모하여 애착하기를 바라셨습니다.

비유하면 옛날에 어느 신통한 거북이가
바닷물의 조수(潮水)를 따라 육지에 나왔다가
바닷물의 조수가 밀려갈 때에
거북은 그만 깊은 우물 속에 빠졌습니다.

우물 속의 자라가 거북에게 묻기를
당신은 본래 어디서 살다가 여기에 오셨소.
지혜가 넓은 거북이 자라에게 대답하되
나는 조수에 밀려서 이 우물에 떨어졌소.

그 바다 조수가 밀려갈 때에
나는 느릿느릿 걷다가 따라가지 못하여
이 때문에 나는 시기를 잃고
이 작은 우물에 떨어져서 당신과 함께 살게 되었소.

자라는 다시 거북에게 묻기를
그 바닷물은 이 우물물보다 많습니까, 적습니까?
어찌 넓다한들 여기보다 넓으리까?
큽니까, 작습니까? 속히 말씀해주오.

지혜가 넓은 거북은 자라에게 대답하되
지혜가 없으면 사람이 파 놓은 곳에 살게 되지만
나는 큰 바닷물 가운데 살면서
그곳에서 여러 해를 지냈어도
오히려 바다라는 것이 있는 줄도 모르거늘
하물며 또 저 언덕을 어찌 알겠소.
이와 같이 대왕께서도
나의 신통과 위덕의 힘을 전혀 모르고 계십니다.

제가 전륜왕이 되어 4천하를 다스리며
세간의 권세를 연모하여 애착하기를 바랬으나
저는 이제 법륜(法輪)의 왕이 되어서
삼천대천세계를 통괄하고 있습니다.


법대로 다스리며 무기를 여의고
8부(部)의 가장 훌륭한 공양 얻는데
저는 지금 옛날에 했던 말을 따르느라
일부러 여기에 와서 대중 앞에 나타난 것입니다.

신통의 힘으로써 그 마음을 닦고
자비로운 생각으로 대중 소집하였는데
모든 세계에서 구름처럼 몰려옴은
왕께서 깨끗한 믿음 얻게 하기 위함입니다.

3) 아수라왕수기품(阿修羅王授記品)
그때 세존께서 저 상서로운 모양을 나타내시자 이 모양 때문에 그때에 비마질다(毘摩質多) 아수라왕은 생각하기를 ‘내가 이제 맨 처음으로 세존께 공양하겠다’라고 하고, 그의 도중(徒衆) 60나유타와 채녀(婇女) 권속 60나유타와 함께 그 바다 속에 있는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귀중한 보주(寶珠)와 다른 바다에는 없는 모든 것을 채취하여 가지고 와서 공양하였다.
그때 아수라왕은 변화로 만든 60나유타의 7보로 된 수레를 만들고 그 낱낱의 보배 수레에 다시 60나유타 마리의 잘 길들인 낱낱의 말에다 다시 7보로 된 방울과 망(網)을 말 위에 장식하였으며 또 순금으로 된 방울 달린 가락지를 만들어서 말 다리를 장식하였다. 그리고 그 낱낱의 말에는 다시 7보로 상투를 튼 갈기와 꼬리를 변화로 만들고 그 낱낱의 말에는 순금의 고들개와 고삐를 달았으며 그 모든 말에는 7보로써 뿔을 만들어 놓았다.
그리고 모든 말이 끄는 수레 위에는 7보로 장엄한 난간과 일산이 있었고 모두가 7보로써 허공에 있으면서 수레를 따라 가기도 하고 머무르기도 하였으며 낱낱의 난간과 일산마다 모두 7보로 된 깃발과 병부와 방울 단 띠를 달았고 그 낱낱의 난간과 일산마다 모두 보배 그물을 만들어서 그 위를 덮었다. 그 모든 수레와 말에 있는 난간과 일산과 방울 달린 망에 바람이 불어서 미묘한 소리가 나면서 사람들이 보고 듣는 일을 빼앗아버림이 마치 갖가지 음악을 잘 울려서 여러 가지 소리가 나면 사람들이 기뻐하면서 마음을 빼앗겨 버리는 것과 같았다.

이 낱낱의 보배 수레는 허공 가운데 있었는데 땅에서는 60유순(由旬)이 떨어졌으며 그 낱낱의 수레 뒤에서는 모든 음악이 울렸고 그 낱낱의 수레 위에는 모든 아수라 여인들이 갖가지로 아름답게 장식하고 그 수레 위에 있었다.
이 모든 여인들 중에서 어떤 이는 서서 춤을 추기도 하고 어떤 이는 앉아서 춤을 추기도 하며 어떤 이는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어떤 이는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기도 하였다.
어떤 이는 전단향 가루를 뿌리기도 하고 어떤 이는 우발라(優鉢羅)꽃 가루를 뿌리기도 하며 어떤 이는 침수향(沈水香) 가루를 내리기도 하고 어떤 이는 다마라발향(多摩羅跋香)을 내리기도 하며 어떤 이는 하늘의 모든 향가루를 내리기도 하고 어떤 이는 아수라 향가루를 뿌리기도 하며 어떤 이는 금가루를 내리기도 하였다.
또 어떤 이는 만다라(曼陀羅花)꽃과 마하(摩訶) 만다라화와 만수사화(曼殊沙花)와 마하만수사화와 파로사가화(波盧沙迦花)와 마하 파로사가화와 질다라파타리화(質多羅波梨花)와 마하 질다라파타리화를 모두 변화로 만들어서 부처님께 공양하였다.
또 어떤 이는 금화(金花)와 은화(銀花)와 비유리화(毘琉璃花)와 파리화(頗梨花)와 적진주화(赤眞珠花)와 마뇌화(馬瑙花)와 자거화(車渠花)를 뿌리기도 하고 혹 어떤 이는 7보를 세존께 내리기도 하며 어떤 이는 의복을 내리기도 하고 어떤 이는 반지와 팔다리에 끼는 가락지와 보배의 관(冠)과 보배의 다리[鬘] 등의 장식과 황금 사슬과 은사슬과 진주(眞珠) 꾸러미로서 길기도 하고 짧기도 한 것을 내리기도 하며, 어떤 이는 7보로 된 목수건과 모든 영락과 금․은으로 된 귀고리와 또는 7보로 된 머리칼을 담는 전대를 부처님께 내리기도 하였다.
또 어떤 이는 머리와 다리와 팔에 있는 방울 달린 팔찌를 흔들어서 소리를 내기도 하고 어떤 이는 7보를 박아 넣은 다리를 금으로 장엄하기도 하고 혹은 금을 박아 넣은 것을 7보로 장엄하기도 하였으며, 어떤 이는 금으로 된 그물을 붙잡은 이도 있었고 금으로 된 깃발과 병부를 붙잡은 이도 있었으며 마니(摩尼)로 된 깃발과 병부를 붙잡은 이도 있었고 진주로 된 깃발과 병부를 붙잡은 이도 있었다.

또 어떤 이는 금으로 된 일산과 은으로 된 일산을 가지고 어떤 이는 비유리로 된 일산을 가지고 어떤 이는 7보로 된 일산을 가지고 어떤 이는 갖가지 보배로 된 당기를 가지고 어떤 이는 갖가지의 색깔로 된 번기를 가지고 어떤 이는 향수를 가지기도 하였으니, 모두가 부처님께 공양하기 위해서였다.
혹 어떤 이는 합장하고 게송으로 찬탄하기도 하였다.

장부(丈夫)요 조어사(調御師)께 귀의하옵고
장부요 가장 훌륭한 선비께 귀의하오며
장부요 양족존(兩足尊)께 귀의하옵고
장부요 비교할 이 없는 이에게 귀의하옵니다.

세간을 밝게 비추신 이에게 귀의하옵고
가장 으뜸가는 큰 지혜 바다에 귀의하오며
공덕을 두루 갖춘 숲[林]에 귀의하옵고
가장 뛰어나고 미묘한 산(山)에 귀의하옵니다.

공덕 무더기를 두루 갖춘 이에게 귀의하옵고
모든 번뇌를 없애버린 이에게 귀의하오며
모든 깨끗한 행을 닦은 스승에게 귀의하옵고
깨끗한 행이 끊어짐이 없는 이에게 귀의하옵니다.

의지함이 없고 겁내거나 약하지 않은 이에게 귀의하옵고
게으름이 없고 들뜸이 없는 이에게 귀의하오며
결정코 정진을 일으킨 이에게 귀의하옵고
결정코 만족한 이에게 귀의하옵니다.

그때 아수라왕도 또다시 변화로 60나유타의 7보로 된 장막(帳幕)을 만들었는데 매우 기특하고 미묘하였으며 여러 가지 빛깔로 장엄하였다. 그 하나하나의 장막이 떠다니는 아래마다 다시 변화로 60나유타의 7보로 된 넓고 큰 땅을 만들었고 그 모든 땅 위에도 다시 60나유타의 적을 물리치는 망루(望樓)를 만들었는데 7보로 합쳐서 이루어졌으므로 미묘함이 제일이었다.
그 하나하나의 적을 물리치는 곳마다 다시 여러 층으로 된 60나유타의 전당(殿堂)을 만들어서 7보로 장엄하였고 그 하나하나의 전당에도 다시 60나유타의 문과 창을 만들어서 7보로 장식하였다. 그 낱낱의 문에서 금으로 된 문과 은으로 된 문짝에는 여러 가지 보배로 새기고 꾸몄으며 그 모든 문지방에는 하나하나마다 비유리 보배를 사용하였고 낱낱의 문 지도리는 모두가 자거를 사용하였으며 다시 자거로 기둥을 쓰고 하나하나의 기둥 위에는
적진주로써 두공(頭工)을 만들었으며 마노로 바닥이 되어 있었다.
그 은으로 된 문에는 모두 금으로 된 문짝을 사용하였고 비유리로 문지방을 만들었으며 자거로 새긴 것에 마노로 문 지도리를 쓰고 적진주로 기둥을 만들었으며 백옥(白玉)으로 두공을 만들었고 파리로 바닥이 되어 있었다.
비유리로 된 문에는 파리로 문짝을 만들었고 금으로 문지방을 만들었으며 은으로 문 지도리를 만들었고 백옥으로 기둥을 세웠으며 마노로 두공을 만들었고 적진주로 바닥이 되어 있었다.
파리로 된 문에는 비유리로 문짝을 만들고 마노로 문지방을 만들었으며 적진주로 문 지도리를 만들었고 금으로 기둥을 세웠으며 은으로 두공을 만들었고 백옥으로 바닥이 되어 있었다.
마노로 된 문에는 백옥으로 장식하였고 적진주 보배로 문지방과 문짝을 만들었으며 은으로 문 지도리를 만들었고 유리로 기둥을 세웠으며 금으로 두공을 만들었고 파리로 바닥이 되어 있었다.
적진주로 된 문에는 마노로 장식하였고 백옥으로 문지방과 문짝을 만들었으며 은으로 문 지도리를 만들었고 비유리로 기둥을 세웠으며 파리로 두공을 만들었고 황금으로 바닥이 되어 있었다.
백옥으로 된 문에는 마노로 장식하였고 금으로 문지방과 문짝을 만들었으며 비유리로 문지도리를 만들었고 백은으로 기둥을 세웠으며 파리로 바닥이 되어 있었고 적진주 보배로써 두공을 만들었었다.
그 모든 문의 하나하나마다 문 안에는 변화로 60나유타의 사자좌(師子座)를 만들어 놓았는데 7보로 합하여 이루어졌고 모든 하늘․사람․아수라들의 옷으로 그 위를 두루 덮어놓았으니, 혹은 가전릉가옷[迦旃陵伽衣]을 펴놓기도 하고 혹은 교사야옷[憍奢耶衣]을 펴놓기도 하였다.
그 자리의 양끝에는 붉은 빛깔의 베개를 놓았고 그 모든 자리의 앞에는 7보로 된 안석[几]이 있었으며 그 낱낱의 안석 위에는 6억 아수라왕의 갖가지 의복이 있었으니, 이른바 모든 하늘나무옷[天樹衣]과 추마라옷[芻摩羅衣]과 교사야옷[憍奢耶衣]과 가시가옷[迦尸迦衣] 등이 그것이었다.
이 낱낱의 사자좌 위에는 각각 모두 많은 보배로 장엄한 아수라의 여인 둘씩이 있었고 그 여인들마다 모두 7보로 된 다라수(多羅樹) 잎을 가지고
부채를 삼았으며, 그 낱낱 자리에는 모두 변화로 된 아수라의 아들이 있었고 그 자리 위에는 두 여인이 좌우에서 모시고 있었으며 7보로 된 부채를 가지고 있었다. 그 모든 문에는 또 7보로 된 60나유타의 당기와 일산을 변화로 만들어 놓았었다.
금으로 된 문에는 변화로 황색 자루가 달린 청색 당기를 만들어 놓았는데 파리를 사이사이에 섞었고, 은으로 된 문에는 변화로 적진주의 자루가 달린 황색 당기를 만들어 놓았는데 백은을 사이사이에 섞었으며, 비유리로 된 문에는 변화로 황금의 자루가 달린 적진주의 당기를 만들어 놓았는데 파리를 사이사이에 섞었고, 파리로 된 문에는 변화로 황금의 자루가 달린 여러 색깔의 보배 당기를 만들어 놓았는데 백은이 사이사이에 섞여 있었다.
그리고 청색 당기에는 황색으로 꼭대기를 장식했고 황색 당기에는 청색으로 꼭대기를 장식했으며 적색 당기에는 백색으로 꼭대기를 장식했고 백색 당기에는 적색으로 꼭대기를 장식했으며 여러 색이 섞인 당기에는 7보로 꼭대기를 장식하였다.
그 모든 보배 장막과 모든 전당은 허공 가운데서 부처님을 세 바퀴 돌았으니, 마치 삼십삼천에서 이라바나(伊羅婆那)라는 큰 용과 코끼리가 공중에 돌아다니면서 비다라바나무[毘陀羅婆樹]와 리야다라나무[梨耶多羅樹]를 가져다가 모든 하늘들에게 공양하는 것처럼 그 모든 장막이 허공 가운데서 오른편으로 세 바퀴를 도는 것도 그와 같았다.
저 모든 보배 장막 안의 망루와 땅 위에 여러 층으로 된 전당의 모든 문들과 사자좌에는 장엄된 보배 일산과 보배의 당기․번기와 꽃이 있었으며 하늘의 전단향 가루와 하늘의 우바라향 가루와 침수향 가루가 비 오듯 내렸다.
또 만다라꽃과 마하 만다라꽃과 만수사꽃과 마하 만수사꽃과 가가라바꽃과 마하 가가라바꽃과 파타리꽃과 마하 파타리꽃과 질다라파타리꽃과 마하 질다라파타리꽃과 금꽃․은꽃․비유리꽃․파리꽃 등 갖가지 많은 보배 꽃을 비 오듯 내렸으며,
금비․은비와 하늘나무옷[天樹衣]이 비 오듯 내렸다. 그것은 저 아수라왕의 아들들이 손 안에 이와 같은 보주(寶珠)를 가지고 있었으며 그 보주의 힘 때문에 생각하는 대로 모두 이렇게 비 오듯이 내릴 수 있었다.
그때에 가비라성의 4문(門) 밖으로 각각 세로와 가로로 60유순을 아수라왕이 위신력으로 광명을 놓아서 60유순을 두루 비추고 위에서 6만 유순의 주위에 가득 찬 공양거리를 비추었으며 저 떠다니는 모든 장막은 부처님을 돌고 있었다.
그때 가비라성 안에는 만다라꽃이 일곱 길[七丈] 높이로 쌓였고 천상의 향수는 진창을 이루었으며 부처님은 신력으로 그 향기가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차게 하였으므로 이 삼천대천세계 안에 있는 모든 대승(大乘)에 머무르는 중생들로서 그 향기를 맡은 이는 처음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이까지도 물러나지 않음[不退轉]을 얻게 되었거늘 하물며 또 오랫동안 닦은 이겠는가?
그때 비마질다(毘摩質多)아수라왕은 7보의 수레를 타고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 하늘의 전단향 가루를 부처님 위에 뿌리고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저는 이제 하늘․사람에게 두려움 없음을
베푸시는 이에게 귀의합니다.
가장 뛰어나서 움직일 수 없는 이에게 귀의하오니
위없는 묘한 보리를 희망하옵나이다.

저는 이제 박가바께 귀의하며
마음이 기쁘고 3악도(惡道)에 떨어지지 않나니
그러므로 저는 부처님께 귀의하면서
비유할 데 없는 묘한 보리를 희구하옵니다.

저는 이제 박가바이신
나고 죽는 큰 고통의 바다를 없애시고
너른 벌판(曠野)을 끊어 번뇌를 여의고 깨끗하시며
중생을 인도하는 스승이신 박가바께 귀의하옵나이다.

저는 이제 박가바께 귀의하오니
이 귀의함으로써 나고 늙고 죽음에
핍박받는 큰 고뇌를 구하지 않사오니
세존은 모든 하늘․사람들이 귀의할 곳이옵니다.


그때 비마질다 아수라왕은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고 오른편으로 세 바퀴를 돌았다.
그때 저 모든 말에는 영락(纓珞)으로 장엄하였고 그 모든 수레도 장엄하였으며 저 모든 아수라와 아수라 여인들도 장엄하였다. 그리고 그 모든 번기․당기와 보배 일산이며 방울 달린 망 등은 바람에 불리어 깊고 미묘한 소리를 내었으므로 소리에 반하여 귀로는 다른 소리를 듣지 못하였으니, 마치 모든 음악을 잘 연주하고 치고 하면 깊고 묘한 소리를 내므로 그 좋은 소리에 홀려서 사람의 귀와 눈이 제 구실을 못하게 되는 것처럼 이 모든 말에 장엄한 영락과 나아가 방울 달린 망이 바람에 날리어 미묘한 음성을 내는 것도 교묘하게 연주하고 치는 갖가지 음악 소리에 아주 홀려버린 것과 같았다.
그때 비마질다아수라왕은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 하늘의 전단향 가루와 우발라 가루와 침수향 가루와 다마라발향 가루와 갖가지 아수라의 향 가루를 공중에서 내리게 하였다.
또 하늘의 만다라꽃과 마하 만다라꽃과 만수사꽃과 마하 만수사꽃과 파로사가꽃과 마하 파로사가꽃과 가가라바꽃과 마하 가가라바꽃과 파타리꽃과 마하 파타리꽃과 질다라파타리꽃과 마하 질다라파타리꽃과 또 갖가지 변화로 된 꽃을 내리게 하였고 금꽃․은꽃․비유리꽃 나아가 7보로 된 많은 꽃들을 공중으로부터 내리게 하였다.
또 하늘의 향수와 아수라의 향수를 공중에서 내리게 하였으므로 이 향수 때문에 가비라성 안팎의 세로와 가로 60유순에는 모두가 향수로 가득 채워졌고 그 향기는 삼천대천세계에 두루 찼으므로 그곳에 있는 모든 보살로서 그 향기를 맡은 이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음을 얻었다.
그때 비마질다 아수라왕은 부처님 주위를 세 번 돌았는데 부처님의 신력 때문에 허공 가운데서 하늘의 음악과 아수라의 음악을 연주하였고 그 모든 음악은 부처님의 신력으로 다시 삼천대천세계에 가득 찼으므로 모두 다 듣고 알았으며 그곳에서 대승에 머무르는 이들은 그 소리를 들은 뒤에 모두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음을 얻었다.
그리고 한량없는 백천의 아수라 여인들은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혹은 춤을 추기도 하며 혹은 악기를 연주하기도 하고 혹은 몸을 움직이기도 하였으며, 또 하늘의 전단 가루와 우발라 가루와 침수향 가루와 다마라발향을 뿌리기도 하였고 만다라꽃과 마하 만다라꽃과 만수사꽃과 마하 만수사꽃과 파로사꽃과 마하 파로사꽃과 가가라바꽃과 마하 가가라바꽃과 파타리꽃과 마하 파타리꽃과 질다라수꽃과 마하 질다라수꽃과 금꽃과 은꽃과 비유리꽃과 많은 보배가 섞인 꽃을 뿌렸으며, 또 변화로 된 꽃을 내리게 하여 부처님의 위에다 내렸다.
또 모든 하늘의 의복과 팔다리에 낀 방울 달린 가락지를 부처님의 위에다 뿌렸고 허리의 영락과 팔에 끼는 영락이며 반지․목수건․7보의 다리․황금 사슬․은사슬․진주 꾸러미․마니 영락․반월주(半月珠) 영락․두 어깨 위에 있는 7보로 된 옷의 영락․갖가지의 보배 영락․자거로 된 양쪽의 귀고리․머리칼을 담는 보배 전대 등을 뿌렸으며, 또 머리의 관(冠)을 장엄한 갖가지 깃발과 갖가지 향 깃발․갖가지 진주 깃발․갖가지 마니 깃발 등을 내렸다.
또 어떤 이는 하늘의 갖가지 보배 일산과 금가루와 향수를 내리게 하였고, 또 아수라 여인들은 손에
붉은 진주를 가져다 부처님 위에 내리기도 하고 또는 보배를 가져다 내리기도 하며 또는 갖가지 구슬을 가져다 내리기도 하였으니, 모두가 부처님께 공양하기 위해서였다.
비마질다 아수라왕은 그의 권속들과 함께 모두가 따르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저희들은 언제나 이와 같은 마음으로
부처님 세존을 만나 뵙겠사오며
여래께 돌아가 의지하는 까닭에
미래에도 항상 공양하겠나이다.

그때 바라타(波羅陀) 아수라왕이 베푸는 공양도 비마질다 아수라왕과 똑같이 다름이 없었으며 7보로 된 수레를 타고 오른편으로 세 바퀴 돌고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저는 진실을 얻은 10력(力)의 선비께 예배하옵고
또한 무서움을 여의고 두려움이 없는 이에게 예배하오며
결연히 특수한 법[不共法]을 얻으시고
모든 세간을 인도하는 이에게 귀명(歸命)하옵니다.

저는 번뇌[結縛]를 끊어 없앤 이에게 예배하옵고
또한 생사의 길을 벗어난 이에게 예배하오며
저는 저 언덕에 이르러 육지에 계시고
가난한 중생을 인도하는 스승께 예배하옵니다.

저는 깊은 지혜로 불가사의하시고
대중과 화합하여 흔들리지 않으시며
모든 세계[趣]에서 마음 해탈하심이
마치 연꽃이 물에 젖지 않음과 같은 이께 예배하옵니다.

모니(牟尼)는 본래 모든 공한 법[空法]을 닦으시고
간택(簡擇)하여 여의어서 모양 없음[無相]을 얻으시며
모든 곳에서 원하는 것이 없으시니
저는 허공과 같아 의지할 바 없는 이에게 예배하옵니다.

그때 선비(善臂) 아수라왕이 베푸는 공양도 넓고 크고 한량없음이 비마질다 아수라왕과 똑같아서 다름이 없었으며 많은 보배로 된 연(輦)을 타고 오른편으로 세 바퀴 돌고 금으로 된 조[粟]를 뿌리고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대모니존(大牟尼尊)께서는 같은 이 없고
천상 천하에서도 견줄 이 없으며
부처님께서는 중생이 아지랑이 같고
진실한 존재도 아니며 생각만으로 굴림을 아시옵니다.

이것에는 지음도 없고 받는 이도 없으며
또한 사부(士夫)도 없고 공하여 나도 없으며

모든 작용을 여의고 체성(體性)도 없으며
고요한 선정[寂定]의 법을 말씀하셨나이다.

선서(善逝)의 법에서 신해(信解)를 얻고
모든 법을 다 평등하게 관찰하면
저 길잡이[導師]의 아들이 될 수 있나니
아버지의 말씀 같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나이다.

저는 이제 얻어야 할 복을 찬탄하오며
부처님의 지해(智解)로만 능히 비추어 아시리니
저는 복덕을 모두 남김없이
중생이 모두 성불하는 데에 회향하나이다.

그때 다시 발지비로자나(跋墀毘盧遮那) 아수라왕이 베푸는 공양도 비마질다 아수라왕과 똑같아 다름없었으며 7보로 된 수레를 타고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 은꽃을 뿌린 뒤에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저는 이제 부처님의 묘하고 좋은 몸매[相]로
생사의 바다 건너 저 언덕에 이르고
자신이 건넌 뒤에 다른 이도 건네 주어
저 언덕의 두려움 없는 곳에 편히 두시는 이에게 예배하옵니다.

부처님의 큰 지혜만이 중생을 아시나니
뒤바뀐 견해의 우거진 숲과 지혜 없는 중생이
아지랑이에 미혹되어 진실이라 헤아릴 때
견줄 데 없는 대비심으로 이미 모두 아옵나이다.

세존이신 묘한 분은 중생들을
마치 요술이요 아지랑이요 그림자 같다고 보시면서
모니는 법답게 착한 아들 낳으시니
3유(有) 중에 행하되 물들지 않나이다.

크게 자재하신 사람은 진실이 아님을 알고
모든 법 성품은 피차(彼此)가 공임을 알며
어리석은 이는 마치 꿈에서 욕락(欲樂)을 누리는 것 같지만
불자(佛子)는 알고 나서 모든 행을 닦나이다.

그때 나후라(羅睺羅) 아수라왕이 베푸는 공양도 비마질다 아수라왕이 베푼 공양과 같았으며 7보로 된 수레를 타고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 질다라파타리꽃[質多羅波吒梨花]을 부처님 위에 내린 뒤에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대선(大仙)․여래의 신령하고 묘한 몸은
모든 하늘과 사람을 뛰어넘나니
마치 수미산을 겨자씨에 견주는 것 같고
큰 바다를 소 발자국에 비유함과도 같나이다.


여래의 얼굴 모습 매우 단정하고
많은 몸매[相] 장엄하여 제일이시며
모든 것에서 뛰어나 빛깔 중에 으뜸임은
마치 해가 돋으면 반딧불 빛이 사라짐과 같나이다.

세존의 한량없는 위덕의 무더기는
다른 이의 위덕보다 뛰어나시어
모든 위덕을 나타날 수 없게 함은
마치 해가 뜨면 반딧불 빛이 사라짐과 같나이다.

대성이신 세존의 지혜 바다는
3계(界)에 뛰어나고 두루 덮으며
모든 외도 가려서 나타나지 못함이
마치 햇빛이 왕성할 때 달빛이 없어지는 것 같나이다.

그때에 섬파리(睒波利) 아수라왕이 베푼 공양도 비마질다 아수라왕과 똑같았으며 공양을 닦은 뒤에 7보로 된 수레를 타고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 마하 파타리꽃[摩訶波吒梨花]을 부처님께 뿌리며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사마타(奢摩他)의 지혜를 좋아하시는 이가
3독(毒)의 탐냄․성냄․어리석음 없애고
중생을 인도하여 세간 벗어나게 함이
마치 단비로 먼지와 불길을 잠재우듯 하나이다.

세존의 치성한 바른 법의 눈은
기름[蘇]을 훨훨 타는 불에 던져 넣음과도 같고
번뇌와 의심 그물 끊어 다함도
불로 넓은 벌판을 태우는 것 같나이다.

얼굴 모습 단정하여 매우 미묘하고
많은 몸매 장엄하여 제일이시며
모든 묘한 빛깔에서 뛰어남이
마치 해뜰 때에 반딧불 빛이 사라짐과 같나이다.

여래는 모든 선근을 닦아 지니며
한량없는 억만의 나유타 겁 동안
번뇌와 악업(惡業)을 제거시킴이
마치 감로(甘露)를 먹고 몸의 독을 없애는 것 같나이다.

모든 무명(無明)의 어둠 불어 없앰이
마치 밤에 횃불로 어둠을 비추는 것 같고
여래께서 바른 법의 눈을 나타내심이
마치 주사(珠師)가 보배 값을 나타냄과 같나이다.

그때 낙전(樂戰) 아수라왕이 베푼 공양도 비마질다 아수라왕과 똑같았으며 공양을 베푼 뒤에는 7보로 된 수레를 타고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 많은 보배 꽃을 내린 뒤에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조복하기 어려운 악한 마음을 부처님은 잘 조복하심이
용감한 병사가 날랜 적을 항복 받는 것 같고
부드러움을 잘 얻어 마음 자재하시므로
저는 마음 조복하여 두려움 없는 이께 예배하나이다.

모든 감관 조복하여 원한 여의고
두려움을 여의어 안온함 얻었으며
세존은 번뇌를 다시 일으키지 않고
독해(毒害) 소멸되어서 남음이 없나이다.

나라연(那羅延)의 힘으로 인자함[慈]을 잘 닦아
사랑과 미움 속에서 마음 평등하시며
여래는 중생들의 모양을 알아
6도(道)에 포섭되지 않게 하나이다.

모든 생각 여의어 유애(有愛) 다하고
지혜 광명 놓아서 모든 어둠 깨뜨리며
모든 법 중에서 마음 집착 않나니
모니는 뛰어나서 같을 이 없나이다.

그때 선목(善目) 아수라왕이 베푸는 공양도 비마질다 아수라왕과 똑같았으며 공양을 닦은 뒤에 7보로 된 수레를 타고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 많은 보배 광[寶藏]을 받들어 부처님께 바친 뒤에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크게 뛰어나신[大雄] 이는 오래 전부터
모든 법의 진실한 모양임을 아셨나니
이른바 법(法)의 이름[名]이라는 것
저마다 화합에 의한 것이라는 거짓(仮)이옵니다.

모든 법의 바탕[體]은
갖가지로 구하여도 얻을 수 없으며
말씀하신 법이라는 것은
거짓으로 붙인 이름[仮名]임을 말씀하셨나이다.

이름은 이름의 체성(體性)을 여의고
모든 모양[相]도 이와 같으며
모양도 없고[無相] 이름도 없어서
이미 세 가지 법 떠났나이다.

말씀하신 앎[解]과 말함[說]이란
실로 드러내어 말할만한 것 없고
말한 이의 말함도 또한 없으며
알음이라는 것도 또한 그러하나이다.

이와 같이 법에 대하여 아는
위없는 모니의 제자라면
모든 법에 집착하지 않고
수행하여 큰 명칭(名稱)이 있으리이다.

그때 복삼계(伏三界) 아수라왕이 베푸는 공양도 비마질다 아수라왕과 똑같았으며 공양을 닦은 뒤에 7보로 된 수레를 타고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 진주 영락을 여래께 바치고는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저는 이제 부처님을 찬탄하옵나니, 원한을 여의고
얼굴 모습 단정하며 계율과 지혜의 힘이
온갖 세간에서 부처님 같은 이 없으며
견줄 데 없는 몸으로 원수 조복하나이다.

빛깔과 힘과 광명으로 3유(有)를 비추고
모든 선업(善業) 닦아서 단정함을 얻었으며
보시한 힘으로써 그 몸매[相] 얻었나니
80종호(種好)가 모두 엄정(嚴淨)하나이다.

깨끗하게 지닌 계율의 힘 움직일 이 없고
총명한 사람이 헤아려도 얻지 못하며
부처님께서 지닌 계율 깨끗하기 때문에
인간 세계 사자(師子)만이 이룰 바이옵니다.

여래의 지혜의 힘은 다시 견줄 데 없고
두려움이 없으므로 3계(界)를 벗어나며
마치 사자왕이 대중 가운데서 외침과 같아
온갖 외도 뛰어넘었나이다.

그때 비로자나(毘盧遮那) 아수라왕이 베푼 공양도 비마질다 아수라왕과 똑같았으며 공양을 베푼 뒤에 7보로 된 수레를 타고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 손에 가진 많은 보배를 여래께 내리고는 다시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모든 대중 모니 처소 다 모여 와서
깨끗한 마음으로 여래 얼굴 우러러보며
모두들 눈앞에서 세존을 뵈옵나니
이것이 곧 여래의 특수한 모습[不共相]이옵니다.

부처님께서는 한 음성으로 법을 연설하시나
갖가지 마음 따라 저마다 이해하며
세존의 말씀은 중생의 크기에 따르나니
이것이 곧 여래의 특수한 모습이옵니다.

부처님은 한 음성으로 법을 연설하시나
중생은 종류 따라 제각기 이해하며
바라는 바 뜻에 맞게 그 뜻 헤아리니
이것이 곧 여래의 특수한 모습이옵니다.

부처님은 한 음성으로 법을 연설하시나
어떤 이는 닦아 나아가고 어떤 이는 조복되며
어떤 이는 무학(無學)의 과위를 얻나니
이것이 곧 여래의 특수한 모습이옵니다.

그때 목진린타(目眞隣陀) 아수라왕이 베푼 공양도 비마질다 아수라왕과 똑같았으며 공양을 닦은 뒤에는 7보로 된 수레를 타고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 손에 가진 적진주를
부처님 위에 뿌리고는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기쁨과 깨끗한 마음으로 부처님을 공경하고 믿으며
오만(傲慢)을 여의고 삿된 소견 없으며
부처님의 아함(阿含)에 순종하고 방일하지 않나니
이것이 수행하는 견줄 데 없는 제자이옵니다.

모든 법의 성품은 얻을 수 없어
꿈에 행한 욕락은 모두 거짓이듯이
생각 따라 일으킬 뿐 실로 있지 않나니
세존께서 아시는 법도 그와 같나이다.

가을철의 구름과 물 속 달과 같은 것을
지혜 없는 어리석은 중생은 미혹되지만
지혜 밝은 사람으로서 불법을 깊이 좋아하고
정진하는 이면 미혹되게 할 수 없나이다.

묘한 사람은 가장 묘하여 잘못 깨닫지 않고
불법 가운데서 방일하지 않으며
모든 법은 꿈과 같다고 분별하며
사실대로 묘한 삼매를 보게 되나이다.

그때 비마질다 아수라왕 등의 60나유타 아수라들은 공양을 베풀고 나서 모두가 저마다 합장하고 예배하고 서서 뛸 듯이 기뻐하며 흐뭇한 마음에 가득하여 보리의 마음이 흘러 쏟아져 끊어지지 않았다.
그때 세존은 저 모든 아수라들이 신심으로 공양하는 것을 아시고 나서 모든 부처님의 법에서와 같이 빙그레 웃으시자, 청색․황색․적색․백색․홍색․자색․파리(頗梨)색과 또한 금은과 여러 색깔이 섞인 한량없는 빛의 광명이 입으로부터 나와서 부처님을 세 바퀴 돌고 도로 정수리로 들어갔다.
그때 혜명(慧命) 마승(馬勝)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벗어 메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예배를 드리고 게송으로 여쭈었다.

뛰어나신 모니께서 상서로움[瑞相] 나타냄은
세간 가엾이 여긴 이라 까닭 없지 않으리니
인간에서 가장 뛰어나신 이여, 저희들을 위하여
대선(大仙)께서 나타내신 인연 말씀하소서.

세간 가엾이 여기어 서응(瑞應) 나타내셨으니
수라들의 뛰어난 공양을 보시고

수라에게 결정된 수기(授記)하셨나이까?
저희들도 기쁨을 얻게 하소서.

이 아침에 뛰어난 마음 있어 의심이 없나니
이 대중 가운데에 발심(發心)한 이가 있어
세존께서는 그의 믿음을[信根] 아신 뒤에
부처님께서는 이 서응을 나타내셨으리이다.

아침 일찍이 누가 깨끗한 마음 내었으며
누가 사람 가운데서 뛰어난 믿음 냈나이까?
세존께서는 그의 믿음을 아신 뒤에
이와 같은 절묘한 상서를 나타내셨으리이다.

여래께서 웃으신 것을 보고
지금 이 대중들은 모두 의심하나니
누가 또 아침 일찍 악마를 항복 받았기에
이런 상서 나타내어 그를 위하나이까?

거룩하옵니다, 원수 항복시킨 대선존(大仙尊)이시여.
원컨대 대중의 망설임을 끊으소서.
머뭇머뭇 마시고 속히 말씀하시어
이 대중의 의심 그물 끊어주소서.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마승 비구에게 대답하셨다.

장하도다, 비구야. 그 뜻을 묻는구나.
내가 나타낸 서응은 세간 이익 위함이라
내가 그 과보를 남김없이 말하리니
너는 이제 일심으로 자세히 잘 들어라.

모든 아수라가 부처님께 공양함은
위없는 뛰어난 보리 구하기 위함이니
수라의 마음과 뜻 의지할 바 없음은
마치 손이 공중을 휘젓는 것 같네.

이들이 세존에게 공양한 뒤에는
아수라들의 마음이 깨끗하여져
큰 지혜로 모두 수라의 길 버리고
인간 천상에서 오래 쾌락 받으리라.

이들은 저 미래의 세상에
항하 모래만큼 많은 부처님을 만나고
선명겁(善名劫) 때에 성불하게 되리니
여래의 명호도 선명불(善名佛)이라 하리라.

60나유타 동안 가득 채워서
시방에 이름 떨치며 세간 비추시리니
의지함[依]도 집착함[著]도 없는 법을 연설하여
천상․인간을 널리 제도하시리라.

저 모든 불국토는 매우 엄정(嚴淨)하여
부처님께서는 세간이 5탁(濁) 떠났음을 아시고
깨끗한 불국토의 삼천계(三千界)에
60나유타를 다 만족시키리.

저 국토에는 모든 3악취(惡趣)가 없고
기뻐하는 마음으로 국토가 깨끗해지며

그 부처님들은 용맹하게 모든 재난 없애고
위없는 대승법을 연설하시리라.

그 모든 부처님은 수명을 얻어
60나유타 겁을 세상에 머물면서
의지할 바 없는 법을 연설하리니
인도하는 스승 모두가 그러하시리라.

저 모든 여래께서는 멸도하신 뒤에
세간에는 지혜로운 이가 모두 다 없어지며
60나유타 겁이 다 차도록
부처님 바른 법[正法] 세간에 머물리라.

이 모든 여래는 각각 다
항하 모래만큼의 중생들을 제도하며
저 모든 여래는 동등하고 한량없으며
국토와 수명과 법의 머무름이 또한 같으리라.

60나유타의 중생들 수를
저 모든 선서(善逝)는 성숙되게 하여
모두가 대승 안에 편히 머물러
저마다 3보 종자 잇게 하시리라.

지금 이 수기(授記)는 아수라를 위한
세간 이롭게 하는 대선(大仙)의 말씀이니
하늘․사람들이 이 수기를 듣고 나면
몸과 마음이 흡족하여 깨끗한 믿음 얻으리라.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