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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3596 불교 (대보적경/大寶積經) 59권

by Kay/케이 2024. 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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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대보적경(大寶積經) 59

 

 

대보적경 제59권


대당 우전 삼장 실차난타 한역
송성수 번역


15. 문수사리수기회 ②

그때 세존께서 미륵보살마하살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제 나를 위하여 법좌(法座)를 마련하라. 내가 마땅히 올라가서 옛날 마음먹었던 닦아야 할 모든 행을 쌓아 교묘하게 출생하여 모든 부처님 국토의 공덕 장엄으로 진실을 향하여 나아갔던 법문을 말하겠노라.”
그때 미륵보살은 곧 생각하기를 ‘지금 세존께서 무슨 생각으로 나에게 자리를 마련하도록 하고 아난이나 대목련 등을 시키시지 않으실까? 저 성문들을 버리시는 것일까, 아니면 모든 보살들만을 위하여 말씀하려는 것이나 아닐까? 혹은 저 성문과 벽지불은 이 법문을 받들 그릇이 아니기 때문에 세존께서 나로 하여금 자리를 펴게 하시는 것인가?’고 하였다.
그때 미륵보살은 곧 여래를 위하여 신통의 힘으로써 변화로 높이 4만 유순이나 되는 많은 보배로 된 사자의 자리[師子座]를 만들고 둘레를 화려하게 장식한 뒤에 부드러운 하늘옷[天衣]으로 그 위를 덮으니, 그 자리에서 갖가지 광명이 나와 이 삼천대천세계를 비추게 하였다.
그때 여래가 그 법좌에 오르신 뒤에 이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게 하셨다.
그때에 세존은 장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소원이 모두 만족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훌륭한 뜻의 즐거움[志樂]을 일으키고, 둘째는 모든 중생에 대하여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일으키며, 셋째는 정진(精進)을 일으키고, 넷째는 선지식(善知識)을 받들어 섬기는 것이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이 하나의 법을 성취하면 서원에서
물러나지 않고 부처님세계를 장엄하고 깨끗하게 하느니라. 어떤 것이 하나의 법이냐 하면, 이 보살은 마땅히 부동(不動) 여래께서 보살이었을 때에 본래 닦은 행을 즐거이 배우면서 큰 서원을 세우기를 ‘제가 장차 태어나는 곳마다 처음 태어날 때부터 만일 출가하지 않는다면 시방의 모든 부처님을 속이는 것이 되오리다’라고 해야 하는 것이니라.
이와 같이 사리불아, 이 모든 보살은 마땅히 배움을 따라 부처님이 세간에 출현하거나 세간에 출현하지 않거나 태어나는 모든 곳마다 반드시 집을 버리고 출가해야 하나니, 왜냐 하면 모든 보살의 가장 뛰어난 이익은 곧 출가이기 때문이니라.
사리불아, 출가하기를 좋아하는 이는 열 가지 공덕을 섭취(攝取)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하면, 처음은 모든 욕심에 집착하지 않음이요, 둘은 아란야(阿蘭若)를 좋아하는 것이며, 셋은 부처님이 행한 것을 행하는 것이요, 넷은 범부의 행을 여의는 것이며, 다섯은 아내와 아들과 재산에 집착하지 않는 것이요, 여섯은 악도의 인(因)을 여의는 것이며, 일곱은 착한 세계[善趣]의 법을 닦는 것이요, 여덟은 전생에 지었던 선근(善根)을 모두 손감 시키지 않는 것이며, 아홉은 항상 모든 하늘의 찬탄과 부러움을 받는 것이요, 열은 모든 귀신들이 공경하고 수호하는 것이니라.
만일 보살이 항상 출가하기를 좋아하면 이와 같은 열 가지 공덕을 획득하게 되나니, 그러므로 사리불아, 보살이 보리를 뜻하여 구하면서 중생을 제도하고자 하면, 항상 출가해야 하느니라. 이것을 보살이 성취하는 하나의 법이라 하느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이 두 가지 법을 성취하면 서원에서 물러나지 않고 부처님의 세계를 장엄하고 깨끗하게 하느니라. 어떤 것이 두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보살은 성문(聲聞)의 지위를 좋아하지 않고 성문의 승(乘)을 구하지 않으며 성문승을 좋다고 말하지 않고 성문승을 닦는 이를 친근하지 않으며, 성문의 계율을 배우지 않고 함께 성문승과 같은 법을 연설하기 좋아하지 않으며
다른 이에게 성문승을 행하도록 권하지도 않나니, 연각승(緣覺乘)에 대하여도 그러하니라. 오직 부처님 법을 위하여 중생에게 최상의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성취하도록 권하고 돕는 것이니, 이것을 두 가지라 하느니라.
사리불아, 만일 어떤 이가 다른 이에게 불승(佛乘)에 나아가기를 권하면 이 보살은 곧 열 가지 공덕을 섭취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들이 열 가지이냐 하면, 하나는 깨끗한 세계를 얻어서 성문과 벽지불이 없게 되는 것이다. 둘은 순일하고 깨끗한 모든 보살 대중을 얻게 되는 것이며, 셋은 모든 부처님 세존이 보호하게 되는 것이다. 넷은 항상 모든 부처님이 이름을 부르고 찬탄하면서 그를 위하여 설법하게 되는 것이다. 다섯은 일으키는 마음이 모두 다 넓고 크게 되는 것이니라.
여섯은 만일 천상에 태어나면 항상 제석천왕이나 범천왕이 되는 것이요, 일곱은 만일 인간 세계에 태어나면 전륜왕이 되는 것이며, 여덟은 언제나 모든 부처님을 뵙게 되는 것이요, 아홉은 모든 하늘과 사람들이 좋아하게 되는 것이며, 열은 한량없고 그지없는 아승기의 공덕을 섭취(攝取)하게 되는 것이니라.
왜냐 하면 사리불아, 어떤 이가 삼천대천세계에 있는 모든 중생들에게 모두 아라한의 과위를 얻게 하고 혹은 또 연각의 지위에 오르게 할 때에, 다시 어떤 이가 한 중생을 부처님의 보리에 있게 한다면 이 공덕은 앞의 공덕보다 아주 더 많기 때문이니라. 왜냐 하면 사리불아, 성문과 연각이 출현한다 하여 부처님의 종자가 끊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니, 세간에 부처님이 없으면 성문과 벽지불도 없으리니, 사리불아, 부처님이 출현함으로써 부처의 종자가 끊어지지 않게 되며 또 성문과 연각도 출생하게 되느니라.
그러므로 사리불아, 보살이 다른 이로 하여금 불승 안에 머무르게 하면 이와 같은 등 열 가지 공덕을 얻고 깨끗한 세계를 이루게 되느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이 세 가지 법을 성취하면 서원에서
물러나지 않고 부처님 세계의 공덕과 장엄을 섭수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하면, 하나는 존중하고 좋아하여 아란야에 머무르는 것이요, 둘은 염착(染著)함이 없이 법 보시를 행하는 것이며, 셋은 견고하게 깨끗한 계율의(戒律儀)에 머무르는 것이니라.
사리불아, 보살이 견고하게 계율에 머무르면 열 가지 두려움이 없음[無畏]을 얻게 되느니라. 어떤 것들이 열 가지인가 하면, 하나는 마을에 들어갈 때에도 두려움이 없는 것이요, 둘째는 대중 가운데서 설법할 적에도 두려움이 없는 것이며, 셋째는 음식을 먹을 적에도 두려움이 없는 것이요, 넷째는 마을을 나올 적에도 두려움이 없는 것이며, 다섯째는 절에 들어갈 적에도 두려움이 없는 것이다.
여섯째는 대중 가운데서 식사할 적에도 두려움이 없는 것이며, 일곱은 가르쳐 줄 적에도 두려움이 없는 것이요, 여덟은 화상(和上)과 아사리(阿闍梨)를 친근히 할 적에도 두려움이 없는 것이며, 아홉은 자기 권속을 인자한 마음으로 가르쳐 줄 적에도 두려움이 없는 것이요. 열은 의복과 음식과 침구와 의약을 수용할 적에도 두려움이 없는 것이니, 계율에 머무르는 이의 모든 말[言說]을 다른 이들로 하여금 믿어 받게 하느니라.
사리불아, 이것이 보살의 열 가지 두려움이 없는 것이니라.
사리불아, 보살이 설법하면서 마음에 집착함이 없으면 곧 열 가지 공덕을 섭수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하면, 하나는 나쁜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요, 둘은 다른 사람이 알아주기를 구하지 않는 것이며, 셋은 명문(名聞)의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요, 넷은 단월(檀越)의 집에 대하여 마음을 두지 않는 것이며, 다섯은 다른 이의 집을 독차지하지 않는 것이요,
여섯은 극히 하열한 네 가지 일[四事]의 공양에 대하여도 기뻐하면서 만족하게 여기는 것이며, 일곱은 설법을 다른 이로 하여금 믿어 받게 하는 것이요, 여덟은 선신(善神)이 수호하는 것이며, 아홉은 삿된 생각을 내지 않는 것이요, 열은 염불하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니, 이것을 열 가지라 하느니라.
사리불아, 보살이 존중하고 좋아하면서 아란야에 머무르면 열 가지 공덕과 이익을 성취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하면, 하나는 세속의 언론(言論)을 멀리 여의게 되는 것이요, 둘은 오로지 고요함만을 익히게 되는 것이며, 셋은 마음이 선정의 경계를 반연하게 되는 것이요, 넷은 모든 경영하던 일을
버리게 되는 것이며, 다섯은 모든 부처님을 좋아하게 되는 것이요,
여섯은 항상 선정의 희락(喜樂)을 느끼게 되는 것이며, 일곱은 범행을 닦을 적에 장애가 없게 되는 것이요, 여덟은 적은 공력을 들여도 삼매(三昧)를 얻게 되는 것이며, 아홉은 받은 바의 교법을 잊지 않게 되는 것이요, 열은 들었던 법의 이치를 모두 다 환히 알게 되는 것이니, 이것을 열 가지라 하느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서원에서 물러나지 않고 부처님의 세계를 장엄하고 깨끗하게 하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이냐 하면, 하나는 말씀한 대로 잘 수행하고 수행한 대로 잘 말하는 것이요, 둘은 항상 스스로 겸손하고 하심[謙下]하는 것이며, 셋은 인색함과 질투를 멀리 여의는 것이요, 넷도 남의 이익을 보면 마음에 기쁨을 내는 것이니, 이것을 네 가지라 하느니라.
사리불아, 이 보살이 행한 대로 잘 말하면 네 가지의 이익이 있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하나는 입 속에 항상 푸른 연꽃 향기가 나는 것이요, 둘은 말로 지은 업[語業]이 깨끗하여 말에 착오가 없는 것이며, 셋은 모든 세간에서 다 같이 믿어 받는 것이요, 넷은 모든 부처님의 원만한 음성을 섭수하는 것이니, 이것을 네 가지라 하느니라.
사리불아, 보살이 겸손하고 낮추면 네 가지의 이익이 있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하나는 나쁜 세계의 축생 등의 몸을 멀리 여의게 되는 것이요, 둘은 미묘한 쾌락을 느끼게 되는 것이며, 셋은 몰래 모략하는 이와 포악한 도둑이 모두 해치지 못하게 되는 것이요, 넷은 인간과 천상의 공경과 예배를 받게 되는 것이니, 이것을 네 가지라 하느니라.
사리불아, 보살이 인색함과 질투를 멀리 여의면 네 가지의 이익이 있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하나는 보시할 마음을 잊지 않는 것이요, 둘은 흉년으로 곡식이 부족할 적에는 큰 시주(施主)가 되는 것이며, 셋은 계율 지닌 이가 오는 것을 보면 받들어 맞아들이는 것이요, 넷은 다른 이의 보시를 받거나 다른 이에게 보시하거나 한 사람도 질투를 하는 이가 없게 되는 것이니, 이것을 네 가지라 하느니라.
사리불아, 보살이 다른 이의
이익을 보고 기쁜 마음을 내면 네 가지의 이익이 있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하면, 하나는 항상 ‘내가 중생을 거두어 주어 이익과 즐거움을 주어야 할텐데 그가 이미 스스로 얻었구나’라는 마음이 생기게 되므로 기쁨이 나게 되는 것이요, 둘은 소유한 재물은 국법으로나 수재․화재․도둑에 의해서나 원수 또는 친한 이에게 빼앗기는 일이 없게 되는 것이며,
셋은 태어난 곳마다 재보와 아들들이 모두 다 구족하게 되나니, 왕조차도 질투하거나 시기하지 않거늘 하물며 그 밖의 사람이겠느냐? 넷은 쌓거나 수용하는 재물에 모두가 다하는 일이 없게 되는 것이니, 이것을 네 가지라 하느니라. 사리불아, 이 보살은 이러한 네 가지의 법을 성취하느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이 다섯 가지 법을 성취하면 서원에서 물러나지 않고 부처님의 세계를 장엄하고 깨끗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하면, 하나는 그 보살이 설법하는 이에게 나아가서 묻기를 ‘어떠한 행을 닦으면 부처님의 세계가 깨끗하고 장엄하게 됩니까?’라고 하여, 만일 듣게 되면 말을 해준 대로 수행하는 것이니라.
둘은 보살이 깨끗하게 지닌 계율과 원력 때문에 불국토에 났을 때에 그 국토에 난 뒤에는 그 국토의 갖가지 장엄과 살림 도구와 모든 성문과 보살 대중의 몸의 미묘함을 관찰하고 여래께 공경하고 존중하며 관찰하고 아뢰기를
‘세존이시여, 보살이 어떠한 행을 닦으면 넓고 큰 부처님의 세계가 깨끗하고 장엄하게 되나이까?’라고 하여, 여래께서 이 보살의 뜻으로 좋아함이 훌륭함을 알고 곧 그를 위하여 이와 같은 공덕과 성취하는 부처님세계를 널리 말씀하여 주면 그는 그 말씀을 듣고 나서 법대로 수행하는 것이니라.
셋은 보살이 지혜가 있고 행이 있으면 그 지혜를 깨끗하게 하여야 하고 그 행에 나아가야 하는 것이니, 어떻게 지혜를 깨끗하게 하는가 하면, 능히 반연하는 이[能緣]와 반연할 대상[所緣]의 법에 있어서 성문과 연각의 지혜를 멀리 여의기 때문이요, 어떻게 행에 나아가야 하는가 하면, 들은 대로 반드시 수행하고 행해서는 안 될 일을 여의기
때문이니라.
넷은 보살이 인(因)이 있음을 잘 알고 벗어나는 말을 아는 것이니, 인이 있다 함은 바르지 않은 생각인 이 네 가지 뒤바뀜[四顚倒]에 의지하게 되는 나고 죽는 인이기 때문이요, 벗어난다 함은 바르게 수행하여 모든 법에 대하여 분별을 일으키지 않고 벗어나기 때문이니라.
다섯은 보살은 모든 부처님의 체성(體性)과 국토의 성품은 다 같이 이름이 있을 뿐이고 그 이름도 고요히 사라짐[寂滅]을 분명히 아는 것이니, 이와 같이 분명히 알면 안다는 생각조차도 일으키지 않느니라. 이것을 다섯 가지라 하느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이 여섯 가지 법을 성취하면 속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속히 얻고 또한 모든 세계의 가장 으뜸가는 부처님의 세계를 하나는 이 보살이 큰 시주(施主)가 되어서 모든 값진 것과 사랑할 만한 물건들을 기쁜 마음으로 보시하되 인색함이 없고, 또 생각하기를 ‘나는 큰 보시를 행하여 대승(大乘)을 원만하게 하리라. 이른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할 때에 모든 것을 다 버리되 마음에 집착함이 없이 보리의 양식을 구족히 성취하는 것이니, 자기의 몸과 목숨을 버리는 것조차도 오히려 후회하지 않거늘 하물며 재산과 처자이겠는가’라고 하느니라.
사리불아, 무엇 때문에 여래를 일체지(一切智)라 하는가 하면, 보살행을 할 때에 자신이 소유한 모든 것을 다 버렸나니, 이런 이치 때문에 보리를 얻고 나면 일체지라 하느니라.
둘은 보살이면 집에 있거나 집을 떠났거나 차라리 몸과 목숨을 버릴지언정 끝내 계율을 깨뜨리지 않는 것이요, 이렇게 계율을 지키며 모든 중생들과 함께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회향하는 것이며,
이와 같이 지닌 계율을 스스로 깨닫고 기뻐하면서 범행을 즐거이 닦아 밤낮으로 안락하며 더욱 더 법을 구하여 바른 수행에 머무르고 삼계(三界)를
싫어하며 벗어나기를 구하며, 비록 벗어난다 하더라도 중생을 돌보아 주면서 자신이 받는 고통과 같이 그들에게도 모두 그렇게 여기며 ‘나는 이 무거운 짐을 지고 중생을 섭취하여 열반의 안락한 곳에 옮겨 놓으리라’고 하나니, 이와 같은 계율을 지키며 스스로 깨닫고 기뻐할 때에 대비(大悲)의 마음을 획득하여 아직 일체종지(一切種智)를 얻기 전까지는 정진을 버리지 않기를 마치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 하는 것이니라.
셋은 보살이 인욕의 갑옷을 입고 뽐내는 일을 여의며 큰 인욕 힘을 얻어 만일 욕설을 당하거나 매를 맞을 때에는 인욕의 마음이 성취되어 성을 내지 않으며, 가령 수미산만큼 큰 몽둥이로 어떤 사람이 붙잡고 억 겁 동안을 항상 때리고 꾸짖는다 해도 원망하는 마음을 내지 않나니, 왜냐 하면 그 모든 중생들이 아직 불법을 따라 배우지 못하고 있어도 나만은 불법을 따라 닦고 배워야 하기 때문이니라.
그러므로 그에게 맞거나 욕설을 당하게 되면 더욱더 대비를 일으키며 ‘나는 마땅히 모든 중생을 위하여 큰 서원의 갑옷을 입고 중생을 섭취하여 해탈을 얻어 열반에 들게 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나는 이제 성을 내지 않아야 한다’고 하느니라.
보살이 바로 이러한 인욕에 머무를 때에는 곧 열 가지의 구족함을 성취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종성(種姓)이요, 둘째는 재산이며, 셋째는 권속이요, 넷째는 색상(色相)이며, 다섯째는 잘 버림[捨]이요, 여섯째는 착한 벗이며, 일곱째는 바른 법을 듣게 되는 것이요, 여덟째는 말씀한 대로 수행하는 것이며, 아홉째는 목숨을 마치려 할 때에 모든 부처님을 뵙게 되는 것이요, 열째는 부처님을 뵈온 뒤에는 깨끗한 신심을 내는 것이니, 이것이 열 가지 공덕의 구족한 것이니라.
넷은 보살이 착한 법을 성취하기 위하여 자기의 과업(課業)을 견고히 하고 정진을 일으키며 또 각각의 중생들을 위하여 미래 세상이 다하도록 나고 죽는 가운데서 차례로 모든 정진의 행을 수행하면서도 게으르지 않으며, 자기의 과업과
대비로써 모든 중생을 위하여 그 만큼의 시간 동안 생사에 유전하면서 중생을 버리지 않는 것이니라.
사리불아, 어떤 보살이 시방으로 각각 항하강의 모래만큼 많은 세계에 7보(寶)를 가득히 채워 놓고 생각마다 여래께 바쳐 올리면서 이렇게 하기를 미래의 세상이 다하도록 계속하고 있다 할 때에, 만일 어떤 보살이 대비의 마음을 일으켜 정진의 갑옷을 입는다면 이 공덕이 앞의 공덕보다 더 많으니라.
사리불아, 보살이 이 정진을 갖추면 열 가지 훌륭한 뜻으로 좋아하는 법을 얻게 되느니라. 어떤 것들이 열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범부의 어리석은 행을 여의게 되고, 둘째는 부처님의 행을 섭수하게 되며, 셋째는 생사의 허물을 보게 되고, 넷째는 대비의 마음에 머무르게 되며, 다섯째는 본래의 서원에서 물러나지 않게 되고, 여섯째는 모든 질병이 적어지며, 일곱째는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게 되고, 여덟째는 음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이 얇아지게 되며, 아홉째는 글을 따라 뜻을 환히 알게 되고, 열째는 수행을 성취하게 되는 것이니, 이것을 열 가지라 하느니라.
다섯 보살은 생각하기를 ‘모든 부처님․여래는 마음이 항상 선정에 계셔서 잠시도 잊는 일이 없나니, 나도 마땅히 부처님께서 행하는 것을 따라야 한다. 만일 마음이 산란해지면 끝내 부처님께서 행한 바를 증득할 수 없으리니, 그러므로 모든 마음으로 집착하는 것을 여의고 또한 모든 이익과 공경과 마을에서나 성읍(城邑)에서 받는 음식과 살림 도구며 모든 친우들도 버려야 하고 모든 중생들을 이익 되게 하기 위하여 중생을 버리지 않으며,
아란야(阿蘭若)를 좋아하여 고요한 곳에 머무르면서 혼자 행하며 짝이 없음은 마치 외뿔 달린 무소와 같으며, 고요한 곳에 머무른 뒤에는 크게 인자한 마음을 일으켜 처음에는 한 방향만을 두루하고 점차로 시방에까지 이르러 널리 온 중생에게 인자한 마음을 내고는 선정에 들게 되느니라.
사리불아, 어떤 집에 머무는 보살이 모든 쾌락의 기구로써 항하강의 모래만큼 많은 겁 동안 항하강의 모래만큼 많은 부처님과 비구들에게 공양할 때에, 만일 어떤 출가한 보
살이 일곱 걸음을 걸으며 아란야의 고요한 곳을 향하면 이 복덕이 앞의 복덕보다 더 많나니, 속히 큰 보리를 얻기 때문이니라.
사리불아, 보살이 고요한 곳에 머무르기 좋아하면서 선정에 드는 이는 열 가지 공덕의 이익을 얻느니라.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기억을 얻는 것이요, 둘째는 지혜를 얻는 것이며, 셋째는 행을 닦는 것이요, 넷째는 변재(辯才)가 신속한 것이며, 다섯째는 다라니(陀羅尼)를 얻는 것이요, 여섯째는 법의 생김을 잘 아는 것이며, 일곱째는 법의 소멸함을 잘 아는 것이요, 여덟째는 계율을 범함이 없는 것이며, 아홉째는 모든 하늘이 공양하는 것이요, 열째는 다른 이의 좋은 것을 탐내지 않는 것이니, 이것을 열 가지라 하느니라.
여섯은 보살이 지혜 등을 잘 아는 것이니, 생각하기를 ‘지혜는 계율로써 우두머리를 삼고 흰 법[白法]이 더욱 자람은 지혜로써 우두머리를 삼는 것이니, 그러므로 보살은 마땅히 지혜를 배워야 한다.
세간의 모든 하기 어렵고 이루기 어려운 특수한 기술과 모든 의약에 대하여 두루 배운다 해도 이 지혜로써는 욕심을 떠난 적멸(寂滅)을 증득하여 들어가지 못하고 또한 보리를 향하여 나아가지도 못한다. 그리고 사문을 향하는 것도 아니고 바라문을 향하는 것도 아니고 열반을 향하는 것도 아니니, 그러므로 나는 이제 마땅히 다시금 법약(法藥)의 교묘한 기술을 두루 구하여야 하고 이러한 지혜로써 나로 하여금 저 마지막 적멸을 얻게 해야 한다’고 하느니라.
그 보살이 모든 법의 근본을 구하면 법을 일으키는 조그마한 법도 보지 못하나니, 보지 못하기 때문에 적멸에 머무르고 적멸에 머무르기 때문에 뜨거운 번뇌가 없으며 뜨거운 번뇌가 없기 때문에 나고 죽음을 분명히 알아 중생들을 위하여 그의 생(生)을 받아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고통을 제거하게 하기 때문이니라. 이것을 여섯 가지라 하느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이 일곱 가지 법을 성취하면 서원에서 물러나지 않고 부처님의 세계를 장엄하고 깨끗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일곱 가지인가 하면, 하나는 스스로 모든 것을 버리면서도 보시는 얻을 수 없기 때문이요, 둘은 계율을 범하지 않으면서도
계율에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며, 셋은 인욕으로 부드러우면서도 중생은 얻을 수 없기 때문이요, 넷은 정진을 일으키면서도 몸과 마음은 얻을 수 없기 때문이며, 다섯은 선정을 성취하면서도 선정에 머무르지 않기 때문이요, 여섯은 지혜가 원만하면서도 분별이 없기 때문이며, 일곱은 모든 부처님을 따라 생각하면서도 모습을 멀리 여의기 때문이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이 여덟 가지 법을 성취하면 서원에서 물러나지 않고 부처님의 세계를 장엄하고 깨끗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여덟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열반을 좋아하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장엄하는 도구를 베푸는 것이며, 셋째는 그 마음이 넓고 큰 것이요, 넷째는 법사를 존경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삿된 생활을 하지 않는 것이요, 여섯째는 평등하게 베푸는 것이며, 일곱째는 스스로 자랑하거나 높은 체하지 않는 것이요, 여덟째는 남을 업신여기지 않는 것이니라. 이것을 여덟 가지라 하느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이 아홉 가지의 법을 성취하면 서원에서 물러나지 않고 부처님의 세계를 장엄하고 깨끗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아홉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몸의 율의(律儀)를 갖추는 것이요, 둘째는 말의 율의를 갖추는 것이며, 셋째는 뜻의 율의를 갖추는 것이요, 넷째는 모든 탐욕을 없애는 것이며, 다섯째는 모든 성냄을 없애는 것이요, 여섯째는 모든 어리석음을 없애는 것이며, 일곱째는 남을 속이지 않는 것이요, 여덟째는 견고한 벗이 되는 것이며, 아홉째는 선지식(善知識)을 업신여기지 않는 것이니라. 이것을 아홉 가지라 하느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이 열 가지 법을 성취하면 서원에서 물러나지 않고 부처님의 세계를 장엄하고 깨끗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열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지옥의 고통을 들을지라도 대비(大悲)만을 일으켜 두려운 생각을 내지 않는 것이요, 둘째는 축생의 고통을 들을지라도 대비만을 일으켜 두려운 생각을 내지 않는 것이며, 셋째는 아귀의 고통을 들을지라도 대비만을 일으켜 두려운 생각을 내지 않는 것이요, 넷째는 모든 하늘의 쇠뇌(衰惱)를 들을지라도 대비만을 일으켜 두려운 생각을 내지 않는 것이며, 다섯째는 인간 세계의
굶주림과 도둑과 원수와 살해 등의 일을 들을지라도 대비만을 일으켜 두려운 생각을 내지 않는 것이니라.
여섯째는 보살이 생각하기를 ‘나는 이런 때에 정진을 일으켜 깨끗한 부처님의 세계를 얻기 전까지는 끝내 게으르지 않겠다’고 하는 것이요, 일곱째는 ‘나로 하여금 그 세계에서 음식과 의복이 생각하는 대로 즉시 얻게 되리라’고 하는 것이며, 여덟째는 ‘나의 부처님 세계 속에서는 모든 중생들의 수명이 한량없게 되리라’고 하는 것이요, 아홉째는 ‘나의 부처님 세계에서는 모든 중생들이 그와 나’라는 마음이 없게 되리라’고 하는 것이며, 열째는 ‘나의 부처님 세계에서는 모든 중생들이 반드시 최상의 보리에 나아가게 되리라’고 하는 것이니라. 이것을 열 가지라 하느니라.
또 사리불아, 만일 보살이 묘한 꽃을 가지고 여래에게 가거나 혹은 탑에 나아가 공양하며 서원하기를 ‘이러한 묘한 꽃은 빛깔과 향기가 훌륭하여 보는 사람이 즐거워하리이다. 제가 성불할 때에도 이러한 갖가지 묘한 꽃이 두루 피어 있고 많은 보배나무가 주위를 장엄하오며,
나아가 가루향․바르는 향과 의복과 음식과 보배 일산과 당기․번기며 금․은․유리․진주 등 보물을 공양할 때에도 그렇게 되어야 하오리다’ 하고, 부처님 세계의 공덕과 장엄에 회향하나니, 그 보살은 계율에 머무르기 때문에 마음으로 소원하는 것을 모두 성취하게 되느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은 자신의 즐거움은 구하지 않고 다른 이가 즐거움을 얻는 것을 기뻐하나니, 이 때문에 보살이 보리를 얻었을 때에 그 부처님 세계의 모든 중생들은 다 한결같은 쾌락을 구족하게 되느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은 항상 널리 열 가지 착한 업의 길[十善業道]을 성취하여 일체종지(一切種智)에 회향하여야 하나니, 이 때문에 보살이 보리를 얻었을 때에 그 부처님 세계의 모든 중생들은 처음
태어나면서부터 곧 열 가지 착한 업의 길과 벗어나는 지혜를 갖추게 되느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은 가는 곳마다 모든 중생을 권하여 모두 다 최상의 보리에 나아가게 하고 불승(佛乘)만을 칭찬하면서 이승과 그와 함께 하는 법은 말하지 않나니, 이 때문에 보살이 보리를 얻을 때에 그 부처님 세계의 모든 중생들은 필연코 최상의 보리를 얻게 되고 영원히 성문과 벽지불은 여의게 되며 한량없는 보살들만이 그 국토에 가득 차게 되느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은 다른 이가 받는 이익과 공양을 끝내 차단(遮斷)하지 않고 다른 이가 얻는 이익을 보면 언제나 기쁨을 내나니, 이 때문에 보살이 보리를 얻었을 때에 그 부처님 세계의 모든 중생들은 수용하게 되는 살림살이가 항상 끊어짐이 없으며 큰 법의 광명을 구족하게 획득하느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은 설령 비구와 비구니로서 허물이 있는 이를 보아도 끝내 들추어 내지 않고 다만 스스로 법 안에 머무를 뿐이니, 이 때문에 보살이 보리를 얻었을 때에 그 부처님 세계에는 허물이라는 이름조차도 없느니라. 왜냐 하면 그곳의 대중은 모두가 깨끗하여 허물이 없는 법을 얻었기 때문이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은 법을 좋아하고 법을 구하면서 뜨거운 번뇌를 내지 않으며 들었던 법 그대로를 바르게 수행하나니, 이 때문에 보살이 보리를 얻었을 때에 그 부처님 세계에 중생으로 태어나는 이는 법을 구하고 법을 좋아하며 모두가 뜨거운 번뇌가 없고 들었던 법 그대로를 순하게 따라 수행하는 것이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은 악기를 타고 노래하고 치고 부는 갖가지의 음악을 불탑(佛塔)에 공양하고 이 선근을 부처님 세계의 공덕과 장엄에 회향하나니, 이 때문에 보살이 보리를 얻었을 때에 그 부처님의 세계에는
여러 가지 음악이 두드리지 않아도 저절로 울리게 되느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은 만일 바른 정신을 잃은 중생을 보게 되면 바른 정신을 얻게 하나니, 이 때문에 보살이 보리를 얻었을 때에는 모든 제자들이 선열(禪悅)의 밥을 얻게 되느니라.
사리불아, 이와 같이 부처님세계의 공덕은 온전히 갖춘 여래의 변재로 1 겁 동안 혹은 1겁을 더 지나도록 말한다 하여도 다하지 못하느니라.
사리불아, 그러나 나는 지금 모든 보살들의 즐겨하고자 함을 따라 이와 같이 간략하게 말한 것이니, 훌륭한 마음으로 좋아하는 이가 듣고 나서 나아가고 향하면 장차 부처님 세계의 공덕이 원만해질 것이니라.
사리불아, 보살이 세 가지 법을 성취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속히 얻고 구하는 부처님세계도 모두 성취하게 되느니라.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하면, 하나는 큰 서원이 훌륭한 것이요, 둘은 방일(放逸)하지 않는 것이며, 셋은 들었던 법 그대로 바른 수행을 하는 것이니, 이것을 세 가지라 하느니라.”
그때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께서는 이 법을 희유하게 잘 말씀하셨사오니, 세존께서는 방일하지 않기 때문에 보리분법(菩提分法)을 얻으셨고 바른 수행을 하셨기 때문에 큰 보리를 얻으셨으며 훌륭한 서원에 머무셨기 때문에 부처님 세계의 공덕과 장엄을 성취하셨나이다.”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러하니라, 그러하니라. 네 말과 같으니라. 나는 옛날에 큰 원력으로써 부처님의 세계를 성취하였고 방일하지 않았기 때문에 보리를 얻었느니라.
사리불아, 만일 말뿐이요 방일하면서 수행하지 않으면 그는 오히려 성문의 지위조차도 이르지 못하겠거늘 하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수 있겠느냐? 그러므로 보살이 만일 스스로 이 참된 보살을 알고자 하면 보살이 배울 바 그대로를 배워야 하느니라.”
그때에 모임 속의 4만의 보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같은 소리로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대로 보살이 배우는 것을 저희들은 마땅히 따라 배우면서 방일하지 않고 수행을 성취하며 큰 서원이 만족하여 부처님의 세계를 장엄하고 깨끗하게 할 것이옵니다.”
그때 세존께서 기쁜 듯이 빙그레 웃으셨다. 그러자 그때에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무슨 인연으로 빙그레 웃으시나이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여러 선남자들의 사자의 외침[師子吼]을 보았느냐?”
사리불이 말하였다.
“예, 보았나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리불아, 이 모든 선남자들은 백천 겁을 지난 뒤에 저마다 다른 세계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고 똑같이 명호를 원장엄(願莊嚴)이라 할 것이며, 또한 장차 다른 세상의 사자불(師子佛) 등과 같고 그 국토는 깨끗하여 마치 무량수국(無量壽國)과 같을 것이니라. 다만 수명의 양만은 그렇지 않을 것이니라.”
사리불이 말하였다.
“그 모든 여래의 수명은 얼마나 되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각각의 부처님은 모두가 수명이 열 겁이니라.”
그때에 사자용맹뢰음(師子勇猛雷音) 보살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아뢰었다.
“이 문수사리동진(文殊師利童眞) 보살은 모든 부처님 세존께서 항상 찬탄하셨사온데 얼마나 지나가야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을 것이며 얻게 될 부처님의 세계는 또 무엇이라 하리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너 자신이 문수사리에게 물어야 하느니라.”
그때 사자용맹은 문수사리에게 물었다.
“어진 이께서는 언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실 것입니까?”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선남자여, 어째서 나에게 보리에 나아가는 것은 묻지 않고 내가 보리를 이루는 것만을 묻는 것입니까? 왜냐 하면 나는 보리에 대해서도 오히려 나아가지 않았거늘 하물며 장차 얻는 것이겠습니까?”
“문수사리여, 어진 이께서는 중생을 이롭게 하기 위하여
보리에 나아가지 않으셨습니까?”
“나아가지 않았습니다. 왜냐 하면 중생이란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만일 중생이 있어 이롭게 할 수만 있었다면 보리에 나아갔을 것이나 중생과 수명(壽命)과 복가라(福伽羅)는 다 없습니다. 그 때문에 나는 이제 보리에 나아가지 않았고 또한 물러나지도 않았습니다.”
“문수사리여, 어진 이께서는 모든 불법에는 나아가셨습니까?”
문수사리가 대답하였다.
“아닙니다. 선남자여, 법은 모두 불법에 나아가 있습니다. 왜냐 하면 모든 법은 샘[漏]이 없고 매임[繫]도 없고 형용도 없고 모습도 없으며 불법에 나아가 있기 때문이니, 마치 불법에 나아가 있는 것처럼 모든 법도 그렇습니다.
선남자여, 당신이 물으신 불법에 나아간다는 것을 내가 이제 당신에게 묻겠으니, 당신의 뜻대로 대답하십시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물질[色]이 보리를 구하는 것입니까, 물질의 본 성품[本性]이 구하는 것입니까, 물질의 진여(眞如)가 구하는 것입니까, 물질 자체(自體)가 구하는 것입니까, 물질의 공(空)이 구하는 것입니까, 물질의 여읨[離]이 구하는 것입니까, 물질의 법 성품[法性]이 보리를 구하는 것입니까?
선남자여,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물질이 보리를 얻는 것입니까, 물질의 법 성품이 보리를 얻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문수사리여, 물질은 보리를 구하지 않고 나아가 물질의 법 성품도 보리를 구하지 않으며, 물질은 보리를 얻지 못하고 나아가 물질의 법 성품도 보리를 얻지 못합니다.”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느낌[受]․생각[想]․지어감[行]․의식[識]이 보리를 구하고 나아가 의식의 법 성품이 보리를 구하는 것입니까, 의식이 보리를 얻고 나아가 의식의 법 성품이 보리를 얻는 것입니까?”
“아닙니다. 문수사리여, 느낌․생각․지어감․의식은 보리를 구하지 않고 나아가 의식의 법 성품도 보리를 구하지 않으며, 의식은 보리를 얻지 못하고 나아가 의식의 법 성품도 보리를 얻지 못합니다.”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5온(蘊)을
떠나서 나와 내 것이 있습니까?”
“아닙니다.”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그렇습니다. 선남자여, 다시 어느 법으로써 보리를 구하고 보리를 얻겠습니까?”
사자용맹이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어진 이께서 하신 말씀은 대중이 모두 진실로 믿습니다. 그런데 이제 보리를 구하지도 않고 보리를 얻지도 못한다 하시니, 새로 뜻을 낸 보살은 이런 말씀을 듣고 반드시 놀라고 두려운 생각을 할 것입니다.”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선남자여, 모든 법에는 놀람과 두려움이 없으며 실제(實際) 가운데서도 역시 놀람과 두려움이 없습니다. 여래께서는 놀람과 두려움이 없는 것에 대하여 법을 연설하신 것입니다. 만일 놀람과 두려움이 있으면 그는 곧 싫증을 낼 것이요, 싫증을 내면 그는 곧 욕심을 여읠 것이며 욕심을 여의면 그는 곧 해탈할 것이요, 해탈하면 곧 보리가 없는 것입니다.
만일 보리가 없다면 이는 곧 머무름이 없고 그가 만일 머무름이 없다면 이는 곧 가는 것이 없으며, 가는 것이 없다면 이는 곧 오는 것도 없고 원하거나 구하는 것도 없으며, 원하거나 구하는 것도 없다면 물러나지 않고 만일 물러나지 않는다면 곧 물러나는 것이 됩니다.
어느 법에서 물러나는가 하면, 이른바 나와 중생과 목숨과 복가라에 집착하는 이가 아주 없다[斷]거나 항상하다[常]거나 하여 모양을 취하여 분별하는 것에서 모두 다 물러나는 것이요, 그가 만일 물러난다면 곧 물러나지 않는 것이니, 어느 법에서 물러나지 않는가 하면, 공하고 모양[相]이 없고 소원[願]이 없는 실제와 불법에서 모두 물러나지 않는 것입니다.
무엇을 불법이라 하는가 하면, 여의지 않고 집착하지 않고 반연할 대상[所緣]도 없으며 들어감[入]도 없고 나옴[出]도 없고 행할 것도 없고 표시(表示)도 없으며 다만 그 이름이 있을 뿐이어서 공하여 생김[生]도 없고 감[去]도 없고 옴[來]도 없고 물들음[染]도 없고 깨끗함[淨]도 없으며 티끌이나 티끌을 여읨도 없고 나도 없고 분별도 없고 화합도 없고 붙잡음도 없어서 평등하고 어김[違]이 없나니, 이것이 불법입니다.
선남자여, 이 모든 불법은 법이 아니고 법이 아닌 것도 아니니, 왜냐 하면
모든 불법은 나는 곳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저 새로 뜻을 세울 보살은 이 말을 듣고 만일 놀람과 두려움을 낸다면 속히 보리를 얻을 것입니다.
만일 분별을 일으켜 생각하기를 ‘지금 우리들이 이루어야 할 보리는 마음을 냄이 있음에 따라 실제로 증득함이 있어야 보리를 얻는 것이요 만일 마음을 내지 않으면 끝내 얻을 수가 없다’고 한다면, 이와 같은 분별은 모두가 생기지 않기 때문에 보리와 마음은 다 같이 얻을 수가 없고 얻을 수가 없기 때문에 분별도 없으며 만일 분별이 없다면 실제로 증득함이 없습니다. 왜냐 하면 실제로 증득하게 될 그 인(因)을 얻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선남자여,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허공이 보리를 얻을 수 있습니까?”
“없습니다.”
“선남자여, 여래께서 온갖 법을 증득하신 것이 어찌 허공과 같지 않겠습니까?”
“그렇습니다.”
“선남자여, 마치 허공과 같이 보리 또한 그러하며 마치 보리와 같이 허공 또한 그러하므로 허공과 보리는 둘이 없고 구별도 없습니다. 만일 보살이 이런 평등함을 알면 아는 것도 없고 알지 못하는 것도 없고 보지 않는 것도 없습니다.”
이 법을 말할 때에 1만 4천의 비구는 모든 번뇌가 다하여 마음에 해탈을 얻었고 12나유타의 비구들은 티끌을 멀리하고 더러움[垢]을 여의어 모든 법 가운데서 법안(法眼)의 깨끗함을 얻었으며 9만 6천의 중생은 보리의 마음을 일으키고 5만 2천의 보살들은 무생인(無生忍)을 얻었다.
그때 사자용맹뢰음 보살이 문수사리에게 아뢰었다.
“어진 이께서는 보리의 마음을 내신 지 얼마나 되셨습니까?”
문수사리는 말하였다.
“그만두시오, 선남자여, 허망한 생각을 내지 마십시오. 만일 어떤 이가 생김이 없는 법에서 말하기를 ‘나는 보리의 마음을 내었다. 나는 보리의 행을 행한다’고 하면 매우 삿된 소견인 것입니다.
선남자여, 나는 도무지
마음이 있어서 내거나 보리에 향하는 것을 보지 못합니다. 마음과 보리를 보지 못하기 때문에 내는 것도 없습니다.”
사자용맹이 말하였다.
“문수사리여, 도무지 마음을 보지 못한다는 것이 바로 무슨 이치입니까?”
문수사리가 말하였다.
“선남자여, 이 도무지 보지 못한다는 것은 평등을 말하는 것입니다.”
“어떤 것을 평등이라 합니까?”
“선남자여, 이와 같은 평등은 갖가지의 성품 모두가 소유한 것이 없으며 저 여러 가지 모든 법은 한 맛[一味]이기 때문에 말하는 것입니다. 한 맛이라 말하면 이른바 여의는 까닭에 더러움도 없고 깨끗함도 없으며 아주 없지도 않고 항상하지도 않으며 나지도 않고 없어지지도 않으며 나도 없고 느낌도 없으며 취하지도 않고 버리지도 않는 것이니, 이와 같이 말하는 법은 나를 생각하여 말하지도 않고 또한 분별도 없습니다.
선남자여, 이 평등한 법 가운데서 분명히 알고 수행하면 이것을 평등이라 합니다.
또 선남자여, 만일 보살이 이 평등에 들어가면 도무지 갖가지 경계가 있어서 하나다 여럿이다 함을 보지 못하므로 평등한 가운데서도 평등함을 보지 못하고 서로 틀린 것 가운데서도 서로 틀림을 보지 못하나니, 그 본래의 성품이 깨끗하기 때문입니다.”
그때 사자용맹뢰음 보살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문수사리는 스스로 언제 발심했는가를 말하려 하지 않나이다. 이 모든 대중은 모두 듣고 싶어하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문수사리는 바로 지혜[忍]가 매우 깊은 이라 매우 깊은 지혜 속에서는 보리와 마음을 모두 얻을 수 없느니라. 얻을 수 없는지라 그 때문에 말하지 않는 것이니라. 그러나 선남자야, 내가 이제 문수사리가 발심을 언제 하였는가를 말하여 주리라.
선남자야, 지나간 세상의 아주 옛날 70만 아승기의 항하강의 모래만큼 많은 겁 전에 뇌음(雷音) 여래․응공․정등각이라는 부처님께서 이 세상에 출현하시어 동방(東方)으로 여기서
72나유타의 부처님세계를 지나 무생(無生)이라는 세계에서 그 뇌음 여래는 설법하고 계셨으며 모든 성문들은 84억 나유타가 있었고 모든 보살 대중은 그보다 두 배나 더 많았느니라.
선남자야, 그때에 보부(菩覆)라는 왕이 있었는데 7보(寶)가 구족하고 4천하(天下)의 왕으로서 바른 법으로 교화하는 법륜왕(法輪王)이었느니라. 그 왕은 8만 4천 년 동안 의복과 음식과 궁전과 대관(臺觀)과 어린 종이며 심부름꾼 등 하나하나의 뛰어난 것으로써 뇌음 여래와 모든 보살과 성문 대중들을 공경하고 공양하였으며, 그 왕과 친족․중궁(中宮)․처녀․왕자․대신 등은 오직 공양에 힘쓰느라 다른 일들을 하지 못하였느니라.
비록 여러 해 동안이 지나더라도 조금도 고달파하거나 게으름이 없었으며 이 기간을 지난 뒤에는 그 왕은 혼자 조용한 곳에 있으면서 생각하기를 ‘나는 이제 이미 넓고 큰 선근을 쌓았으면서도 아직 회향할 곳을 결정하지 못하였다. 제석천왕이 되기를 구할까, 대범천왕이나 전륜왕이 되기를 구할까, 아니면 성문이나 벽지불이 되기를 구할까?’ 이런 생각을 하자마자 공중에서 여러 하늘들이 그에게 말하였느니라.
‘대왕이시여, 그러한 좁고도 비열한 마음을 일으키지 마십시오. 왜냐 하면 왕이 쌓은 복덕은 심히 많아서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켜야 하십니다’라고 하였느니라.
선남자야, 이때에 보부왕은 이 말을 듣고 기뻐하면서 생각하기를 ‘나는 이제 이것에서 기필코 물러나지 않으리라. 왜냐 하면, 하늘이 나의 마음을 알고 와서 나에게 말하여 주었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느니라.
선남자야, 그때 그 왕은 모든 대중의 80억 나유타의 백천 중생들과 함께 뇌음 부처님께로 나아가서 머리 조아려 두 발에 예배하고 오른편으로 일곱 바퀴 돌고 몸을 굽히고 공경하면서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저는 이제 가장 훌륭한 이에게 묻사오니
원컨대 저를 위해 말씀하셔야 하옵니다.
어떻게 하면 가장 으뜸가는
인간 세계의 높은 이가 될 수 있나이까?

세간의 의지(依止)가 되신 이께
저는 이미 널리 공양하였사오나
아직도 마음이 결정되지 못하여
회향할 곳을 모르고 있나이다.

이미 광대한 복을 닦았으므로
장차 어디에 회향해야 하오리까?
대범천왕 자리를 구해야 하나이까,
제석이나 전륜왕을 구해야 하나이까,
성문이 되기를 구해야 하나이까,
벽지불이 되기를 구해야 하나이까?

저는 먼저 이런 생각 내었을 때에
공중에서 하늘이 저에게 말하기를
‘대왕이시여, 당신은 좁고도 비열한 데에
회향할 마음 내지 마시오.

모든 중생을 위하여
넓고 큰 서원을 일으켜야 하며
세간을 이익 되게 하기 위하여
보리 마음 일으켜야 한다’고 하였나이다.

저는 지금 세존이신
법에 자재한 이께 청하옵나니
원컨대 보리의 마음을
일으키는 방편을 말씀하여 주소서.

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뒤에는
마땅히 모니(牟尼)처럼 되겠사오니
원컨대 양족존(兩足尊)이시여,
저를 위해 자세히 말씀하여 주소서.

그때 뇌음 여래가 보부왕을 위하여 게송으로 말씀하셨느니라.

대왕이여, 당신은 자세히 들으시오.
내가 차례대로 설명하여 주리다.
모든 인연(因緣)으로 되는 법은
근기와 의욕을 따라 행할 바이니
그의 소원함이 있는 그대로
그와 같은 과보를 얻게 됩니다.

나도 또한 옛날에
보리의 마음을 일으키고 나서
모든 중생을 위한 까닭에
이익 짓게 되기를 원했습니다.

내가 지은 서원 그대로
옛날 일으켰던 마음 그대로
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되어서
뜻과 원이 속히 원만해졌습니다.

대왕이시여, 마땅히 견고하게
모든 행을 닦아 익혀야 하되
당신은 장차 넓고 크고 위없는
부처님의 보리를 얻어야 합니다.

그때 보부왕은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듣고 뛸 듯이 기뻐서 일찍이 없었던 일을 얻고 대중의 모임 앞에서 큰 사자처럼 외치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느니라.

이제 모든 대중 앞에서
큰 보리의 마음을 일으켜
낱낱의 중생들을 위하여
맹세코 미래 세상이 다하도록
한량없이 나고 죽음을 받으며
큰 이익을 짓겠나이다.

보살의 행을 두루 닦으면서
중생들의 고통을 구제하겠사오며
지금부터 만일 서원을 어기고
탐욕의 마음을 일으키거나
인색함과 질투와 원한을 일으키면
시방의 부처님을 속인 것이오리다.


또 저는 오늘로부터
보리를 이루기에 이르기까지
언제나 모든 불법을 배우고
범행(梵行)을 수행하겠사오며
깨끗한 계율을 지키며
모든 허물 멀리 여의오리다.

또 저는 보리에 대하여
속히 증득하기 원치 않으며
마땅히 미래 세상이 다하도록
중생들을 널리 이익 되게 하겠으며
한량없이 불가사의한 모든 부처님 세계를
장엄하고 깨끗하게 하겠나이다.

그리고 장차 저의 이름이
시방세계에 널리 들리게 하겠으며
저는 이제 스스로 수기(授記)하옵나니
결정코 장차 성불하오리이다.

마음으로 좋아하고 뛰어나게 깨끗한
여기에 견고함이 의심 없을 것이오며
저는 마땅히 3업(業)을 깨끗이 하여
모든 악(惡)이 일어나지 않게 하오리이다.

저는 이 진실로서
성불하여 인간 세계에 높은 이가 되리니
만일 이 마음이 진실이라면
대지(大地)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리이다.

만일 저의 말이 진실이어서
거짓이 아니고 망령된 것 아니라면
당연히 허공 가운데서
음악이 저절로 울리리이다.

만일 제가 아첨이나 굽음이 없고
그리고 원망하는 마음이 없다면
이러한 진실로 말미암아
만다라꽃[曼陀羅花]이 내리리이다.

그때 보부왕이 이 게송을 말하고 나자마자 그 마음이 정성스럽고 진실이었으므로 시방에 있는 억의 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허공에서는 모든 음악이 울렸으며 만다라꽃이 비 오듯이 내렸느니라.
그때 20억의 중생으로서 왕을 추종하는 이들은 모두가 크게 기뻐하면서 스스로 경하하며 말하기를 ‘저희들은 장차 가장 으뜸가는 보리를 얻기 위하여 곧 저 왕을 배우면서 보리 마음을 내겠나이다’라고 하였느니라.”
그때 부처님께서 이어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보부왕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바로 지금의 문수사리 보살이니라. 그는 옛날 70만 아승기의 항하 모래만큼 많은 겁 전에 처음 보리의 마음을 일으켰고 다음에 64의 항하 모래만큼 많은 겁을 지난 뒤에 무생법인(無生法忍)을 얻었으며 보살의 10지(地)와 여래의 10력(力)을 완전히 갖추고 부처님 지위의 모든 법이 모두 다 원만하게 되었는데도 일찍이 ‘나는 부처님이 되리라’는 한 생의 마음조차도 일으킨 일이 없었느니라.
선남자야, 그 때의 20억의 중생으로서
그 왕을 따라 뇌음(惱音) 부처님께 보리의 마음을 일으킨 이들은 모두가 문수사리의 권유로 말미암아 보시․지계․인욕․정진․선정․지혜에 들어가게 되었고 지금은 다 같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여 큰 법 바퀴를 굴리어 불사(佛事)를 지으신 뒤에 열반에 드셨으며, 문수사리는 그 모든 여래를 모두 다 공양하였고 또한 그 모든 부처님의 법을 보호하고 지녔었느니라.
오직 명호가 지지산(地持山)이라는 한 부처님만이 여기서 하방(下方)으로 40의 항하 모래만큼 많은 수의 세계를 지나서 지지(地持)라는 부처님 세계에 무수한 모든 성문들이 있는 곳에서 부처님의 수명이 한량없으므로 지금까지도 살아 계시는데 이 문수사리의 전생 인연을 연설할 때에 그 대중 속의 7천 중생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켰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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