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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3265 불교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60권

by Kay/케이 2023.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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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60

 

대방광불화엄경 제60권

동진 천축삼장 불타발타라 한역
이운허 번역

34. 입법계품 ⑰

그때 선재는 자신이 모든 부처님 계신 곳에 있음을 보고 또 이런 모든 기특한 일들을 보았다. 그리고 그 누각의 모든 금방울들이 내는 불가사의한 미묘한 소리를 들었으니, 이른바 처음으로 보리심을 내었다는 소리ㆍ보살들이 행하는 모든 바라밀과 서원의 소리ㆍ불가사의한 모든 부처님을 공경하고 공경했다는 소리ㆍ부처 국토를 깨끗이 했다는 소리ㆍ불법 구름 소리 등이었으며, 모든 장엄거리도 또한 이런 미묘한 소리를 내었다.
그는 또 아무 보살은 어느 세계에 있으면서 어느 겁에서 아무 선지식의 교화를 받고는 선근을 회향하고 큰 서원을 내어, 아무 부처님의 대중 가운데서 보리심을 내었다는 소리를 들었고, 또 보살이 수행한 겁수(劫數)의 많고 적음과 어느 국토에서 정각을 이루었다는 소리, 이런 명호와 수량(壽量)의 길고 짧음과 큰 서원을 이루어 중생을 교화했다는 소리, 모든 보살ㆍ성문ㆍ연각 등 대중 가운데서 반열반을 나타내고 법이 얼마 동안 세간에 머물렀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는 또 보살이 어느 세계에서 단바라밀을 두루 닦아 행하고 깨끗한 계율을 지녔으며, 인욕을 닦아 익히고 정진을 내어 행하였으며 선정에 들어가고 지혜를 닦았으며, 또 법을 구하기 위해 모든 보배와 국토ㆍ처자ㆍ머리ㆍ눈ㆍ손ㆍ발 등을 다 버리고 바른 법을 수호하면서 큰 법사가 되어 청정한 법을 보시했으며, 큰 법의 모임을 베풀고 큰 법의 당기를 세우며 법의 북을 울리고 법의 고동을 불며, 법의 비를 내리고 탑묘를 세워 갖가지로 장엄하여 중생을 안락하게 하고 불법의 창고를 호지했다는 등의 소리를 들었다.
그는 또 들었으니 어느 부처님은 어느 세계에 있으면서 어느 겁에서 등정각을 이루었다는 것과 그 권속의 많고 적음과 수명의 길고 짧음이며 큰 서원을 이루어 중생을 교화했다는 소리였다. 그는 이런 불가사의한 미묘한 소리를 듣고는 몸과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한량없이 기뻐하면서, 곧 무량한 다라니의 문과 변재의 문ㆍ인욕의 문ㆍ정진의 문ㆍ큰 서원의 문ㆍ통명(通明)의 문ㆍ지혜의 문ㆍ해탈의 문ㆍ바라밀의 문ㆍ
삼매의 문 등을 다 얻었다.
그리고 선재는 또 보배 거울 속에서 모든 여래와 그 권속들과 모든 위대한 보살ㆍ성문ㆍ연각 등과 깨끗한 세계ㆍ더러운 세계ㆍ뒤섞인 세계와 부처님이 계시는 세계, 부처님이 안 계시는 세계, 상ㆍ중ㆍ하의 세계, 인다라 그물과 같은 세계ㆍ잦혀지고 엎어진 세계 등을 다 보았다.
또 평정(平正)한 세계를 보고는 다섯 갈래[五道]의 각기 다름을 다 분별해 알았으며, 또 무량 아승기의 위대한 보살들이 거닐거나 좌선하면서 모든 법을 관찰하고 큰 슬픈 마음을 내어 중생들을 두루 감싸 주며 갖가지 논(論)을 지어 모든 뜻을 분변(分辯)하고 혹은 경전을 쓰며 혹은 문답하고 혹은 세 가지의 회향 및 모든 큰 서원을 내는 것 등 이런 일들을 다 보았다.
또 보배 기둥에서는 무량한 파랑ㆍ노랑ㆍ빨강ㆍ하양ㆍ깨끗한 파려 빛깔 등의 인다라 보배와 염부단금의 모든 광명 그물을 두루 놓는 것을 보았고, 또 모든 영락에서 여덟 가지 공덕의 향수가 나오는 것을 보았으며, 또 유리 보배에서는 무량한 광명이 나오는 것을 보았다.
또 우발라(優鉢羅)ㆍ발담마(鉢曇摩)ㆍ분타리(分陀利)에서는 큰 수레바퀴 같은 묘한 꽃이 피는 것을 보았는데, 그 꽃 속에서는 남녀노소와 제석ㆍ범천ㆍ사천왕과 모든 용ㆍ야차 내지 인비인 등 및 모든 코끼리ㆍ말 등과 성문ㆍ보살과 일체 중생의 갖가지 무리들이 다 공경 합장하고 부처님께 예배하는 것을 보았다.
또 보배 나무에서는 갖가지 묘한 빛깔의 몸, 즉 여래의 몸ㆍ보살의 몸ㆍ 천룡팔부(天龍八部) 대중의 몸, 제석ㆍ범천의 몸, 전륜성왕의 몸, 사부대중의 몸이 각각 온갖 공양거리를 가지고 공경 존중하며 찬탄하고 예배하고 또 반달 형상에서는 아승기의 해와 달의 광명을 놓는 것을 보았다.
또 미륵이 지난 세상에 보살행을 닦을 때 머리ㆍ눈ㆍ골수ㆍ손ㆍ발ㆍ사지 등 온몸과 국토ㆍ처자와 갖가지 물건을 그 요구에 따라 다 보시하는 것을 보았다.
또 미륵이 모든 부처님을 찬탄하고 공경 공양하며, 혹은 의왕이 되어 뭇 병을 고치고 바른 길을 잃은 자에게는 바른 길을 보이며, 혹은
큰 뱃사공이 되어 보배 섬으로 인도하고, 혹은 큰 말이 되어 중생을 태우고 귀신의 고난을 면하게 하며, 혹은 논사(論師)가 되어 갖가지 경론을 짓고, 혹은 전륜왕이 되어 십선법으로 세상을 교화하고, 혹은 부모에게 효도하고 선지식을 친근하여 그 가르침을 어기지 않는 것을 보았다.
혹은 성문ㆍ연각ㆍ보살ㆍ여래의 형색(形色)으로 중생을 교화하고, 혹은 법사가 되어 불법을 찬탄하며 참선하고 염불하여 온갖 복업을 짓고, 온갖 묘한 모양의 탑을 세우고는 향과 화만으로 공경 공양하며, 혹은 중생들에게 삼귀(三歸)ㆍ오계(五戒)ㆍ팔재(八齋)ㆍ십선(十善)과 집을 떠나 도를 배우고 법을 듣고는 받들어 지니며 바른 생각으로 생각하여 보리심에 머무르기를 가르치는 것을 보았다.
또 미륵이 무량한 겁에 육바라밀을 행하여 중생을 교화하는 것을 보았고 또 미륵이 지낸 무량한 겁 속의 선지식을 보았다.
그때 미륵보살은 선재에게 말하였다.
“잘 왔다 동자여, 그대는 저 누각에 있는 위대한 보살의 불가사의한 자재한 힘을 보았는가?”
“예, 보았습니다.”
비유하면1) 어떤 사람이 꿈속에서 산ㆍ숲ㆍ강ㆍ못ㆍ큰 바다ㆍ수미산ㆍ모든 천상의 궁전과 사천하의 일체 형상을 보고 한량없이 기뻐하는 것처럼, 그 때의 선재도 그와 같아서 위대한 그 보살들의 위신력으로 말미암아 허망을 멀리 떠나 삼계의 법은 다 꿈과 같음을 보고, 보살 지혜의 걸림없는 법문으로 보살의 장엄한 법문에 들어가 보살의 불가사의한 온갖 묘한 방편을 성취하고는 보살의 자재한 신력을 나타내었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목숨을 마칠 때 중음(中陰)의 현상을 보는데, 이른바 악업을 행한 자는 지옥ㆍ축생ㆍ아귀 등의 세계에서 온갖 고초를 당하는 것을 보고, 혹은 염라왕이 온갖 무기를 가지고 와서 그를 잡아끌고 가는 것은 보며, 혹은 도산(刀山)과 검수(劍樹)를 보고, 혹은 예리한 잎에 찔리고 베이는 중생을 보며, 혹은 확탕(鑊湯)에서 괴로워하는 중생을 보고, 혹은 갖가지 비명 하는 소리를 듣지만 선업을 닦은 사람은 목숨을 마칠 때 일체 천상의 궁전을 보고 혹은 천녀들이 갖가지로 장엄하여 즐거이 유희하는 것을 보는 등 이런 온갖 묘하고 훌륭한 일들을 다 보는데, 여기서 죽어 저기서 나는 것은 깨닫지 못하고
다만 불가사의한 행업의 경계만을 보는 것처럼, 선재동자도 그와 같아서 그 누각 안에서 모든 보살의 불가사의한 훌륭한 업의 경계를 보았다.
비유하면 비인(非人)에 붙들린 사람이 갖가지 형상을 보고 어떤 물음에도 잘 응답하는 것처럼, 선재동자도 그와 같아서 위대한 보살의 위신력에 의하여 일체의 법을 다 잘 분별하고 바로 생각하였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용궁(龍宮)에 들어가서는 이레ㆍ반달ㆍ일년ㆍ백 년을 한 찰나로 생각하는 것처럼, 선재는 백천 겁을 한 찰나로 생각하였다.
비유하면 장엄장(莊嚴藏)이라는 범궁(梵宮) 안에서는 삼천세계의 각 종류의 형상을 다 보는 것처럼, 선재동자도 그와 같아서 그 누각 안에서 일체 미증유의 일을 다 보았다.
비유하면 비구가 일체에 들어가는 선정을 얻으면 다니거나 섰거나 앉거나 눕거나 그 경계가 다 그 앞에 나타나 있는 것처럼, 선재동자도 그와 같아서 그 누각 안에서는 그 경계를 다 분별해 알았다.
비유하면 사람들이 건달바의 성(城)을 보되 아무 장애가 없는 것처럼, 선재동자도 그와 같아서 그 누각 안에서 일체법을 보되 아무 장애가 없었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천상의 궁전에 올라가 인간 세계를 볼 때 아무 장애가 없고 또 비유하면 큰 바다 가운데서 삼천세계의 모든 무리를 다 보며, 또 비유하면 요술쟁이가 일체 형색을 다 나타내 보이는 것처럼, 선재동자도 그와 같아서 그 누각 안에서 미륵보살의 위신력으로 일체 미증유의 일들을 다 보되 아무 장애가 없었다.
그때 미륵보살은 위신력을 거두고는 곧 손가락을 튀기면서 선재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선정에서 일어나라.”
선재가 선정에서 일어나자 미륵은 다시 그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이 보살의 자재한 신력과 큰 서원 공덕의 의과(依果)를 보는가? 그리고 보살의 장엄과 닦아 익힌 기특한 일과 모든 깊고 묘한 행으로 생사의 길을 벗어남과 일체의 법문과 무량한 장엄과 모든 부처님의 큰 서원의 불가사의함과 보살의 삼매 등
이런 일들을 다 보았는가?”
선재가 답하였다.
“예, 선지식의 위신력을 힘입어 다 보았습니다.”
그리고 선재가 아뢰었다.
“대성이시여, 이 법문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그는 답하였다.
“이것은 입삼세지정념사유장엄장(入三世智正念思惟莊嚴藏)이라는 법문이니, 선남자여, 일생 보살은 이런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법문을 얻었다.”
“대성이시여, 그런 기특하고 묘하며 장엄한 법은 어디서 온 것입니까?”
“그것은 보살의 신력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신력 속에 있는 것도 아니요 또 오지도 않고 가지도 않으며 쌓여 있는 곳도 없느니라.
비유하면 용이 비를 내릴 때 그것은 몸이나 마음에서 나온 것이 아니요, 다만 뜻을 내어 비를 내리고 싶으면 내리는 것이다. 그러나 그 경계가 불가사의한 것처럼, 선남자여, 이 모든 기특하고 묘하며 장엄한 법도 그와 같아서 어디서 온 곳이 없고 다만 보살의 신력에서 나온 것이니라.
선남자여, 비유하면 요술쟁이가 갖가지 일을 나타내지만 오고 가는 곳이 없고 다만 요술의 힘으로 그런 갖가지 일을 나타내는 것처럼, 이 기특하고 묘하며 장엄한 법도 그와 같아서 오거나 가지도 않고 머무르거나 붙지도 않으며 나거나 멸하지도 않고, 다만 보살의 지혜와 원력에 의해 저런 일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때 선재가 아뢰었다.
“대성이시여, 대성께서는 어디서 오셨습니까?”
그는 답하였다.
“불자여, 보살은 온 곳도 없고 가거나 머무르는 곳도 없으며 집착하는 곳도 없다. 그것은 나지도 죽지도 않는 곳이요 가지도 오지도 않는 곳이며 떠나지도 일어나지도 않는 곳이요, 버리지도 집착하지도 않는 곳이며 업도 과보도 없는 곳이요, 일어나지도 의지하지도 않는 곳이며, 항상하지도 끊어지지도 않는 곳이다.
선남자여, 보살은 다만 중생들을 교화하고 구호하기 위하여 큰 자비로부터 왔고 중생들의 고통을 멸하기 위하여 보살의 깨끗한 계율의 길로부터 왔으며, 그 즐거워함을 따라 자재하게 나기 때문에 보살의 큰 서원의 길로부터 왔고 본래 뜻을 내었기 때문에 보살의 신통의 길로부터 왔으며, 중생의 고통을 멸하고 부처님의 처소에 머무르기 위하여 보살의 증감이 없는 곳으로부터 왔고 몸과 마음의 모든 선업을 잃지 않았기 때문에 보살의 슬기의 방편으로부터 왔으며, 일체 중생을 따르기 때문에 보살의 화신 길로부터 왔나니, 그것은 번개와 거울 속이 형상과 같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내게 어디서 왔느냐고 물었다. 나는 내가 난 곳 마리국(摩離國)에서 왔다.
거기는 누관(樓觀)이라는 촌락이 있고 구파라(瞿波羅)라는 장자의 아들이 있는데, 나는 설법하여 그를 보리에 굳게 세웠다. 나는 내가 본래 난 곳에서 모든 중생들의 근기를 따라 설법하였고, 또 부모와 친족을 위해 그 근기를 따라 설법하여 대승에 굳게 세웠다. 그리고 여기 온 것이다.”
선재는 아뢰었다.
“대성이시여, 보살의 나는 곳은 어디입니까?”
그는 답하였다.
“선남자여, 보살의 나는 곳은 열 군데가 있다. 그 열 군데란 이른바 보리심이 보살의 나는 곳이니 보살을 내는 집이기 때문이요, 정직한 마음이 보살의 나는 곳이니 선지식을 내는 집이기 때문이며, 편히 머무르는 모든 지위가 보살의 나는 곳이니 모든 바라밀을 내는 집이기 때문이요, 큰 서원을 내는 것이 보살의 나는 곳이니 보살행을 내는 집이기 때문이며, 큰 슬픔이 보살의 나는 곳이니 사섭(四攝)을 내는 집이기 때문이요, 진실한 관법(觀法)이 보살의 나는 곳이니 반야바라밀을 내는 집이기 때문이며, 마하연이 보살의 나는 곳이니 방편바라밀을 내는 집이기 때문이요, 중생을 교화하는 것이 보살의 나는 곳이니 보리를 내는 집이기 때문이며, 지혜의 방편이 보살의 나는 곳이니 생멸 없는 법인(法忍)을 내는 집이기 때문이요, 모든 법을 따름이 보살의 나는 곳이니 삼세 부처님을 내는 집이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보살마하살은 반야바라밀을 어머니로 삼고 큰 방편을 아버지로 삼으며 단(檀)바라밀을 젖으로 삼고 시(尸)바라밀을 유모로 삼으며 찬제(羼提)바라밀을 장엄거리로 삼고 비리야(毘梨耶)바라밀을 양육자(養育者)로 삼으며 선(禪)바라밀을 정결(淨潔)로 삼는다.
또 선지식을 스승으로 삼고 보리분(菩提分)을 벗으로 삼으며 일체 선근을 친족으로 삼고 일체 보살을 형제로 삼으며 보리심을 집으로 삼고 말대로의 수행을 집터로 삼으며 보살의 머무는 곳을 가정으로 삼고 보살의 참는 법을 부귀로 삼으며 큰 서원 내는 것을 큰 부자로 삼고 보살행의 갖춤을 가법(家法) 따름으로 삼으며 마하연의 찬탄을 가법 이음으로 삼고 감로를 정수리에 쏟은 일생 보살을 왕태자로 삼아 삼세 부처님의 가문을 깨끗이 닦고 다스리느니라.
불자여, 보살은 이렇게 범부의 자리를 뛰어나 생멸을 떠난 법을 증득하고 여래의 가문에 태어나
부처님의 종성에 머무르며 삼보를 끊지 않고 일체 보살의 종성을 수호하며 태어난 곳을 깨끗이 하고 온갖 악도를 떠나 일체의 하늘ㆍ사람ㆍ제석천ㆍ범천ㆍ사문ㆍ바라문 등의 공경과 공양을 다 받나니, 그것은 부처님의 가문에 남으로써 일체 큰 서원 창고를 원만히 채웠기 때문이니라.
불자여, 보살마하살은 여래의 가문에 태어나 모든 법이 다 번갯불 같음을 알므로 일체 갈래[趣]에 태어나기를 싫어하지 않고 그 갈래가 허깨비 같음을 알아 거기 있음을 나타내더라도 집착하지 않으며, 모든 법에는 다 내[我]가 없음을 통달하여 마음에 근심ㆍ걱정이 없고 큰 자비로 중생을 교화하면서도 고달파하지 않으며, 생사가 다 꿈과 같음을 알면서 일체의 겁에 보살행을 행하되 게으르지 않느니라.
또 오음이 다 요술과 같음을 알므로 생사를 두려워하지 않고 모든 법계를 알아 마음에 집착이 없으며 모든 법이 다 더울 때의 아지랑이와 같음을 알므로 일체의 행에 의혹을 내지 않고 요술과 같은 법에 유희하면서 악마의 경계를 뛰어났으며 청정한 법신을 얻어 번뇌의 업을 떠나고 모든 갈래에서 자재함을 얻어 착각의 의혹이 없느니라.
선남자여, 내 깨끗한 법신은 일체 법계에 충만하여 일체 중생과 같은 빛깔과 일체 중생과 같은 음성과 일체 중생과 같은 이름과 일체 중생과 같은 위의를 나타내고, 일체 중생과 같은 세간에 순응함을 나타내며 일체 중생과 같은 태어남을 나타내고 일체 중생과 같은 동자의 몸과 일체 중생과 같은 생각을 나타낸다.
또 일체 보살의 큰 서원을 내고 변화하는 몸이 되어 중생들과 같이 법계에 충만하므로, 만일 함께 수행하면서 도심(道心)을 잃은 사람이 있으면 그로 하여금 다시 보리심을 일으키게 한다. 그러므로 나는 이 염부제 남방의 마리국(摩離國) 안에 있는 구제(拘提) 촌락의 바라문 가문의 종성으로 태어났으니, 그것은 그의 교만한 마음을 멸하기 위해서며, 또 부모와 친족을 교화하기 위하여 거기 태어난 것이니라.
선남자여, 나는 남방에서 중생들의 응함을 따라 나타나서 그들을 교화하였고, 거기서 목숨을 마치고는 도솔천에 났으니 그 하늘들을 교화하기 위해서였으며, 훌륭하고 묘한 지혜의 공덕을 나타내어 간절한 애욕을 녹여 버렸으니 모든 행은 다
무상하여 천상의 수명도 성하면 반드시 쇠한다는 것을 알게 하기 위해서였고, 마하연에 들어가자 일생 보살이 모두 구름처럼 모였으니 함께 수행하는 이를 교화하기 위해서였으며, 또 석가모니 세존의 변화인 연꽃을 피우기 위해 거기서 태어남을 나타내 보인 것이니라.
선남자여, 나는 거기서 목숨을 마치고 인간에 내려와서 정각을 이루었으니, 그때 그대와 문수사리는 다 나를 보게 된 것이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지금 문수사리에게 나아가,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또 보살도를 닦아 보현의 행을 원만히 성취하는가 물어 보라. 그는 그대를 위하여 분별해 연설하리라. 왜냐하면 문수사리는 무량억 나유타 보살의 원행을 성취하여 언제고 무량억 나유타 부처님의 어머니가 되고, 또 무량억 나유타 보살의 스승이 되어 용맹정진으로 중생을 교화하면서 그 명칭이 시방세계에 두루 들리며, 항상 부처님 대중 가운데서 큰 법사가 되어 부처님의 찬탄을 받고 매우 깊은 지혜의 법문에 편히 머물러 일체 법계를 분별해 알며, 무량한 겁에 온갖 법문을 닦아 보현보살의 행을 성취하였기 때문이니라.
선남자여, 문수사리는 바로 그대의 선지식이니 그대로 하여금 여래의 가문에 나서 선근을 기르고 공덕 무더기를 쌓게 할 것이요, 그대에게 선지식을 말해 주어 큰 서원을 원만히 성취하고 일체 보살의 불가사의한 공덕을 나타내게 할 것이다.
그러므로 선남자여, 그대는 일심으로 존중 공경하면서 거기 가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그대가 일찍이 본 모든 선지식이 보살행을 닦아 큰 서원을 성취하고 모든 법문을 얻게 된 것은 다 문수사리의 위신력을 말미암았기 때문이니라.”
그때 선재동자는 땅에 엎드려 미륵보살에게 경례하고 무수히 돈 뒤에 하직하고 물러갔다.
그때 선재동자는 이렇게 백 열 개의 성(城)을 지나 보문성(普門城)에 이르러서는 생각에 잠겨 서서 시방을 관찰하면서 일심으로 문수사리를 찾았다.
‘어떻게 하면 그를 만나 그 인자한 모습을 뵈올 수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있을 때 문수사리가
멀리서 오른손을 펼치니, 그것은 백십 유순을 지나 보문성에 이르러서는 선재의 정수리를 어루만지면서 말하였다.
“장하고 장하다. 선남자여, 만일 선근을 떠나면 곧 근심과 뉘우침에 마음이 빠져, 공행(功行)을 갖추지 못하고 정근(精勤)에서 물러나 적은 공덕에 만족할 것이다. 그리하여 한 선근에 마음이 집착하여 보살의 행원을 잘 일으키지 않기 때문에, 선지식의 껴잡음을 받지 못하고 여래의 보살핌을 얻지 못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런 무리는 다 이와 같은 법성(法性)과 이와 같은 이치와 이와 같은 소행과 이와 같은 머무름을 잘 알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두루 알기ㆍ갖가지로 알기ㆍ밑바닥까지 다하기ㆍ점점 나아가 들어가기ㆍ해설하기ㆍ분별하기ㆍ깨쳐 알기 혹은 확실히 얻기 등 이런 것을 다 할 수 없을 것이다.”
문수사리는 이렇게 선재동자를 가르친 뒤에 그를 위무(慰憮)하여 크게 기쁘게 하고, 다시 아승기의 법문을 성취하게 하여 무량한 큰 지혜 광명ㆍ무량한 보살 다라니ㆍ무량한 큰 서원ㆍ무량한 삼매ㆍ무량한 신통과 무량한 지혜를 얻게 하였으니, 모두 성취한 뒤에는 다시 그를 보현행의 도량 안에 들어가게 하였다. 그리하여 선재가 제 자리에 머무르자 문수사리는 그 손을 도로 거두어 다시는 나타나지 않았다.
그때 선재는 삼천대천세계 티끌 수 같은 선지식을 만나서는 그 가르침을 어기지 않고, 살바야의 큰 자비 창고를 더욱 넓혀 깨끗한 슬기의 눈으로 중생을 두루 관찰하였다. 그리하여 보살의 고요한 법문에 편히 머무르면서 모든 법의 경계를 분별해 알고 부처님의 매우 깊은 큰 공덕 바다에 들어가 해탈의 도를 갖추고 정진의 힘을 기르며 살바야를 위하여 정직한 마음을 닦아 삼세의 매우 깊은 법의 바다에 들어가서는 모든 부처님의 청정한 법륜을 따랐다.
그리하여 현재에 모든 갈래[趣]에 들어가서는 일체 겁에 보살행을 닦아 큰 서원을 다 성취하고 밝고 깨끗한 슬기의 광명으로 일체지의 경계를 비추며, 보살의 근성을 깨끗이 하여 깨끗한 슬기의 빛으로 우치의 어둠을 멸하고 일체의 법을 비추어 법계의 일체 부처 국토 및 모든 중생을 통달하며, 장애의 산을 무너뜨리고 걸림이 없는 법에 머무르면서 모든 지법(地法)의 창고를 완전히 성취하고 보현보살의 행을 닦아 익혔다.

그리하여 선재동자는 보현보살의 명호와 행원과 공덕과 모든 자리, 즉 자리의 갖춤ㆍ자리의 법ㆍ자리의 얻음ㆍ자리의 차례ㆍ자리의 닦음ㆍ자리의 머무름ㆍ자리의 경계ㆍ자리의 가짐ㆍ자리의 함께함ㆍ자리의 바른 길 등을 다 듣고는 일심으로 보현보살을 보고자 하였다.
그때 선재는 바른 생각으로 여래 금강 창고 도량의 보배 연꽃 창고 사자좌에 앉으려는 마음ㆍ허공계와 같은 마음ㆍ아무 데도 집착하지 않는 마음ㆍ일체 국토를 깨끗이 하되 장애가 없는 마음ㆍ모든 법의 경계에 장애가 없는 마음ㆍ일체 시방에 충만한 마음ㆍ살바야의 경계를 얻는 무량한 마음ㆍ도량을 장엄하려는 마음ㆍ분별하는 법의 바다에 깊이 들어가려는 마음ㆍ일체 중생을 교화하여 성숙시키려는 광대한 마음ㆍ일체 겁에서 보살행을 행하여 여래의 십력을 성취하려는 마음 등을 일으켰다.
선재가 이런 마음을 일으키자 그는 선근의 힘과 부처님의 위신의 힘과 보현보살의 모든 선근의 힘에 의해 곧 열 가지 상서로운 현상을 보았다.
그 열 가지란 이른바 일체 깨끗한 국토가 보리로 장엄된 것을 보았고, 일체 국토가 어떤 악도(惡道)도 없는 것을 보았으며, 일체 국토가 깨끗하기 연꽃 같음을 보았고, 일체 국토의 일체 중생이 마음과 몸이 부드러워짐을 보았으며, 일체 국토의 무량한 장엄을 보았고, 일체 국토의 일체 중생이 삼십이상으로 그 몸을 장엄한 것을 보았으며, 일체 국토에 장엄 구름이 덮인 것을 보았고, 일체 국토의 장엄한 도량을 보았고, 일체 국토의 일체 중생이 다 염불삼매를 닦는 것을 보았으니, 이것이 그 열 가지다.
또 열 가지 광명 모양을 보았다. 즉 일체 세계 티끌의 낱낱 티끌 속에서 일체 여래 광명 그물 구름을 놓아 일체 세계 티끌 수와 같고, 낱낱 티끌 속에서 일체 부처님의 갖가지 빛깔 광명을 놓아 일체 세계 티끌 수와 같은데 법계를 두루 비추며, 낱낱 티끌 속에서 일체 보배 구름 광명을 놓아 일체 세계 티끌 수와 같은데 법계를 두루 비추고, 낱낱 티끌 속에서 여래 광명 불꽃 바퀴 구름을 놓아 법계를 두루 비추었다.
또 낱낱 티끌 속에서
일체 향 구름을 놓아 법계에 두루 퍼지면서 보현보살의 모든 행과 일체의 큰 서원과 온갖 공덕 바다를 찬탄하고, 낱낱 티끌 속에서 일체 해와 달의 광명 구름을 놓고 보현보살의 광명을 놓아 법계를 두루 비추며, 낱낱 티끌 속에서 일체 중생과 같은 몸 구름과 상호의 장엄을 내고 부처 광명을 놓아 법계를 두루 비추었다.
또 낱낱 티끌 속에서 일체 보살의 몸 구름을 내어 일체의 행을 성취하여 법계에 충만하고, 낱낱 티끌 속에서 일체 보배 형상 구름을 내어 시방 일체 세계에 충만하며, 낱낱 티끌 속에서 일체 여래 몸 구름을 내어 일체 세계 티끌 수와 같은데 일체 감로의 바른 법을 내려 법계에 충만함을 보았으니, 이것이 그 열 가지다.
선재는 이렇게 열 가지 상서로운 현상을 보고는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반드시 보현보살을 볼 수 있으리라. 그리하여 선근을 더욱 기르고 보살의 묘한 행을 성취하여 일체 부처님을 뵈오리라. 만일 보현보살을 보게 되면 나는 그를 일체지라 생각하고 일심으로 공경하리라.’
그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보현보살을 뵙고자 하였다.
그때 선재는 곧 금강도량에 있는 보현보살을 보았는데, 그는 여래 앞에서 연화장 사자좌에 앉아 대중에 둘러싸여 있었다.
그 마음은 허공과 같아 물들음이 없으며 일체 장애를 제거하고 일체 국토를 깨끗이 하여 걸림이 없는 법으로 시방에 충만하며 일체지에 머무르면서 모든 법계에 들어가 중생을 교화하며, 일체의 겁에서 보살행을 행하고 일체 부처님을 공경 공양하되 퇴전하는 마음이 없으며, 일체 중생 가운데서 최승 최상이어서 일체 세간의 아무도 그를 해칠 수 없고 어떤 보살도 그 지혜의 경계를 살필 수 없으며 불가사의한 묘한 공덕을 갖추어 삼세의 모든 여래를 두루 관찰하였다.
그때 선재가 보니, 보현보살은 낱낱 털구멍에서 일체 세계 티끌 수 같은 광명을 놓아 일체 허공계ㆍ법계와 같은 세계를 두루 비추어, 일체 중생의 괴로움과 근심을 제거하고 보살의 선근을 다 잘 기르며, 낱낱 털구멍에서 갖가지 향 구름을 내어 시방 일체 여래 및 모든 권속들에 두루 퍼지고, 낱낱 털구멍에서 일체 세계 티끌 수 같은 꽃 구름을 내며,
낱낱 털구멍에서 일체 세계 티끌 수 같은 온갖 향 나무 구름을 내고 온갖 묘한 향을 내어 법계를 장엄하며, 낱낱 털구멍에서 일체 세계 티끌 수 같은 묘한 보배 옷 구름을 내어 허공을 장엄하였다.
또 낱낱 털구멍에서 일체 세계 티끌 수 같은 갖가지 보배 나무를 내어 허공을 가득 채워 장엄하고 갖가지 보배를 내려 부처님 대중에 공양하며, 낱낱 털구멍에서 일체 세계 티끌 수 같은 색계천(色界天)의 몸을 내어 일체 법계와 일체 중생계에 충만하여 보리를 찬탄하고 낱낱 털구멍에서 일체 범왕(梵王)의 몸 구름을 내어 여래께 묘한 법륜을 굴리시기를 권하며, 낱낱 털구멍에서 일체 욕계천(欲界天)의 몸 구름을 내어 모든 부처님 법륜을 다 잘 수호하였다.
또 낱낱 털구멍에서 찰나찰나로 일체 세계 티끌 수 같은 삼세 부처님들을 내어서는 허공에 가득 채워 의지할 데 없는 중생들의 귀의처가 되고, 낱낱 털구멍에서 찰나찰나로 일체 세계 티끌 수 같은 청정한 부처 국토를 내고는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을 그 안에 채워 무량한 중생들을 교화해 성숙시키며, 낱낱 털구멍에서 찰나찰나로 일체 세계 티끌 수 같은 깨끗하면서 깨끗하지 않은 부처 국토를 내고는 허공에 가득 채워 더러운 자들로 하여금 다 깨끗하게 하였다.
또 낱낱 털구멍 속에서 찰나찰나로 일체 세계 티끌 수 같은 깨끗하지 않으면서 깨끗한 국토를 내어 깨끗하지 않은 중생들을 잘 다스리고, 낱낱 털구멍 속에서 찰나찰나로 일체 세계 티끌 수 같은 일체 중생의 몸 구름을 내어서는 세간에 순응하여 중생을 교화하며, 낱낱 털구멍에서 찰나찰나로 일체 세계 티끌 수 같은 중생의 선근을 기르며, 낱낱 털구멍에서 찰나찰나로 일체 세계 티끌 수 같은 처음 발심한 보살의 몸 구름을 내어 일체 국토에서 처음으로 보리심 내는 것을 나타내 보였다.
또 낱낱 털구멍에서 찰나찰나로 일체 세계 티끌 수 같은 보살의 몸 구름을 내어서는 낱낱 국토에서 일체 부처님의 공덕과 원(願)의 바다와
보현보살의 묘한 행을 찬탄하고, 낱낱 털구멍에서 찰나찰나로 일체 세계 티끌 수 같은 보현보살의 행을 내고 감로의 법을 내려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살바야를 닦게 하며 낱낱 털구멍에서 찰나찰나로 일체 세계 티끌 수 같은 부처님이 처음으로 정각을 이루고 세상에 나오심을 나타내었다.
그때 선재는 이런 불가사의한 자재한 신력을 보고 한량없이 기뻐하였다. 그리고 다시 보현보살의 낱낱 몸과 낱낱 지절(肢節)과 낱낱 털구멍을 관찰하였다.
그리고 거기서 삼천대천세계의 바람 바퀴[風輪]ㆍ물 바퀴[水輪]ㆍ불 바퀴[火輪]ㆍ땅 바퀴[地輪]와 큰 바다와 보배산ㆍ수미산왕ㆍ금강위산(金剛圍山)과 일체의 집과 묘한 궁전과 중생들과 모든 지옥ㆍ아귀ㆍ축생과 염라왕이 있는 곳과 모든 하늘ㆍ범왕 내지 인비인 등과 욕계ㆍ색계 및 무색계와 일체의 겁 수와 부처님과 보살이 중생들을 교화하는 것 등의 이런 일을 다 나타냄을 보았는데, 시방 일체 세계에도 그와 같았다.
이 사바세계에서 노사나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이 나타내는 자재한 신력처럼 동방의 연화묘덕(蓮華妙德) 세계에서 현수(賢首)부처님이 나타내는 신력도 그와 같았고, 현수부처님이 계신 곳에서처럼 동방의 일체 세계 일체 부처님 계신 곳에서 나타내는 신력도 그와 같았으며, 동방에서와 같이 남ㆍ서ㆍ북방과 네 간방과 상ㆍ하의 일체 세계 일체 부처님 처소에서 나타내는 신력도 그와 같았고, 일체 세계 일체 티끌의 그 낱낱 티끌 속에서 나타내는 신력도 그와 같았다.
그때 선재동자는 보현보살의 불가사의한 자재한 신력을 보고 곧 열 가지 깨뜨릴 수 없는 지혜의 법문을 얻었다.
그 열 가지란 이른바 찰나찰나에 한 몸으로 일체 국토를 두루 싸고 찰나찰나에 일체 부처님께 나아가며, 찰나찰나에 일체 부처님을 공경 공양하고 찰나찰나에 일체 부처님에게서 바른 법을 들어 지녔다.
그리하여 일체 부처님 법륜의 지혜바라밀 문을 얻고
불가사의한 부처님의 자재한 지혜바라밀 문을 얻었으며, 무궁한 변재의 지혜 법문을 얻고 반야바라밀로 모든 법을 관찰하는 법문을 얻었으며, 일체 법계 바다의 큰 방편바라밀문을 얻고 일체 중생의 욕망을 아는 지혜바라밀 문을 얻었으며 보현이 행한 바 지혜바라밀 문을 얻었다.
그때 보현보살은 곧 오른손을 펴 선재의 정수리를 어루만졌다. 그러자 선재는 다시 일체 세계 티끌 수 같은 삼매문을 얻고 그 낱낱 삼매문은 각각 일체 세계 티끌 수 같은 삼매로 권속을 삼았는데, 그 낱낱 삼매에서 일체 세계 티끌 수 같은 부처 바다를 보고 일체 세계 티끌 수 같은 공덕을 길러 살바야를 갖추어 내며 큰 서원 바다를 채우고 바른 도에 편히 머물러 일체 보살행을 성취하였으며 살바야의 용맹한 정진을 내어 일체 부처님의 광명을 받았다.
이 사바세계의 노사나부처님 처소에서 보현보살이 선재의 정수리를 어루만져 일체 세계 티끌 수 같은 삼매문과 온갖 묘한 공덕을 원만히 얻게 한 것처럼, 보현보살이 시방 일체 세계 부처님 처소에 있으면서 선재의 정수리를 어루만져 얻게 하는 공덕도 그와 같았다.
그때 보현보살은 선재동자에게 말하였다.
“선남자여, 그대는 지금 나의 자재한 신력에 의한 신기한 일들을 보았는가?”
그는 답하였다.
“예, 보았습니다. 그 불가사의한 일은 여래 이외에는 아무도 측량할 수 없을 것입니다.”
“선남자여, 나는 과거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세계 바다 티끌 수 같은 겁에 보살행을 닦으면서 오로지 보리를 구할 때, 그 낱낱 겁에서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세계 바다 티끌 수 같은 부처님을 뵈옵고 보리심을 닦았다. 그리고 그 낱낱 겁의 일체 세계에서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광대한 시회(施會)를 베풀 때에는, 혹은 처자ㆍ성읍ㆍ촌락ㆍ머리ㆍ눈ㆍ골수ㆍ골ㆍ지절(肢節)ㆍ뼈마디ㆍ피ㆍ살 등 온몸을 보시하면서, 신명을 아끼지 않고 오로지 일체종지를 구하였느니라.
또 그 낱낱 겁에서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세계 바다 티끌 수 같은 부처님을 공경 공양하였으며, 그 부처님 밑에서 집을 떠나 도를 배우고 그 바른 법을 받들어 지닐 때에는, 한 번도 탐욕ㆍ분노ㆍ우치의 마음과 나[我]와 내 것[我所]이라는 마음과 생사를 즐겨 집착하는 허망한 마음과 남을 업신여기는 마음과 장애되는 마음 등을 낸 일이 없고, 부처님의 깨뜨릴 수 없는 보리심을 닦되 한 번도 잊어버린 일이 없었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내가 수행한 모든 보살행으로 부처님 세계를 깨끗이 하고 중생을 교화하였으며, 큰 자비심을 기르고 모든 부처님과 선지식을 공양하였으며, 바른 법을 호지할 때는 안팎의 모든 물건을 다 버렸고 세간과 출세간의 지혜를 다 닦아 익혀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생사의 고통을 등지고 일체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게 하였으니, 이런 일들은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겁 동안 연설하더라도, 그 겁을 끝날 때가 있어도 그 공덕은 다할 때가 없을 것이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런 공덕을 갖춘 힘ㆍ온갖 선근의 힘ㆍ뛰어난 법을 즐거워하는 힘ㆍ공덕을 닦는 힘ㆍ모든 법의 적멸한 성품을 관찰하는 힘ㆍ깨끗한 지혜 눈의 힘ㆍ부처님의 위신의 힘ㆍ온갖 큰 서원의 힘ㆍ큰 자비의 힘ㆍ깨끗한 신통의 힘ㆍ선지식의 힘 등을 얻었다. 그리고 이런 힘을 얻었기 때문에 본성이 청정한 법신을 얻어 삼세에 무너지지 않느니라.
또 나는 일체 세간에 뛰어난 색신을 얻어 교화할 수 있는 이는 누구나 다 볼 수 있으므로, 나는 일체 세계 어디라도 다니면서 자재한 힘을 나타내는데, 그것을 보는 사람은 언제고 지치지 않느니라.
선남자여, 그대는 우선 내 청정한 법신을 보라. 이것은 무량한 겁의 바다에서 보살행을 행하여 이루어진 것이요, 무량한 겁에 듣기도 보기도 어려운 것이다. 그러므로 조그만 선근을 심은 성문이나 보살은 내 이름도 듣기 어렵겠거늘 하물며 내 몸을 볼 수 있겠는가.
선남자여, 만일 내 이름을 듣는 중생이 있으면 그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퇴전하지 않을 것이며, 또 나를 보거나 내게 접촉하거나, 나를 맞이하거나 보내거나 따라다니거나, 혹은 내 광명을 보거나 내가 모든 부처님 세계를 진동시킴을 보거나 나아가서는 꿈속에서라도 내 이름을 듣는 이가 있으면 그도 또한 그럴 것이다.
또 혹은 나를 생각하되, 하루 낮 하룻밤이나 이레 낮 이레 밤이나 반달ㆍ한 달이나 일 년ㆍ백 년이나 한 겁ㆍ
백 겁이나 내지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세계 티끌 수 같은 겁이나, 혹은 한 생ㆍ백 생 내지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세계 티끌 수 같은 생에 나를 생각하면 그도 또한 그럴 것이니, 나는 이런 세계 티끌 수 같은 묘한 방편으로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어 퇴전하지 않는 자리에 머무르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만일 중생이라도 내가 부처 국토를 깨끗이 하려고 애쓴다는 말을 들으면 그는 반드시 청정한 세계에 나게 될 것이며, 또 어떤 중생이라도 내 몸을 보면 그는 반드시 청정한 내 몸 속에 날 것이다. 선남자여, 그대는 다시 청정한 내 법신을 보아라.”
그때 선재동자는 보현보살의 상호와 지절(肢節)과 모든 털구멍 속에서,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세계 바다에 부처님이 가득 찼는데, 그 낱낱 여래는 다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위대한 보살 대중을 권속으로 삼은 것을 보았고, 또 그 낱낱 여래 국토 바다가 의지한 곳이 같지 않고 형색이 각기 다르며 금강위산에 큰 구름이 덮여 있고, 부처님이 세상에 나와 굴리시는 법륜 등의 이런 일들이 다 같지 않음을 보았다.
또 보현보살이 시방 국토에서 일체 세계 티끌 수 같은 여래의 화신을 내어서는 중생들을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하는 것을 보았다.
그때 선재동자가 한 부처 세계 티끌 수 같은 선지식을 친근하여 얻은 공덕은 보현보살을 봄에 의하여 얻은 공덕에 비하면 그 백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하고 백천만분 내지 산수나 비유로도 미치지 못하였다.
왜냐하면 선재동자는 찰나찰나 사이에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 바다에 들어가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부처 세계 티끌 수 같은 온갖 공덕 창고를 얻고, 부처님 바다가 차례로 세상에 나와 보살 대중 바다의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있음을 알며 중생들의 근기를 알고 자재한 힘을 나타내어 그들을 교화하기 때문이었다.
또 혹은 한 세계의 한 겁 동안 보살행을 닦고 내지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세계 티끌 수 같은 겁 동안 보살행을 닦아, 이 세계에서 죽지도 않고
저 세계에서 나지도 않으면서 무량무변한 세계의 중생들을 능히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하기 때문이었다.
그때 선재동자는 스스로 보현행의 모든 큰 서원 바다를 성취하여 오래지 않아 일체 부처님과 평등하되, 한 몸이 일체 세계에 충만하여 그 국토가 평등하고 몸이 평등하며, 행(行)이 평등하고 정각이 평등하며, 자재한 힘이 평등하고 법륜 굴림이 평등하며, 온갖 변재가 평등하고 묘한 음성이 평등하며, 방편이 평등하고 두려움 없는 힘이 평등하며, 부처의 머무름이 평등하고 큰 자비가 평등하며, 불가사의한 법문의 자재한 힘이 평등하게 될 것이었다.
그때 보현보살은 이 뜻을 거듭 밝히기 위하여 게송을 외웠다.

너희들은 그 모든 번뇌 버리고
청정한 마음으로 자세히 들으라.
저 부처님의 일체의 행과
진실한 바라밀을 나는 말하리.

모든 세간을 아주 뛰어난
저 위없는 조어사(調御士)는
번뇌의 더러움을 멀리 떠나서
맑고 깨끗하기 허공과 같네.

뚜렷이 밝은 지혜의 해는
번뇌의 어둠을 없애 버리고
일체의 법을 두루 비추어
중생들을 편하고 즐겁게 하네.

여래는 저 무량한 겁에
모처럼 이 세상에 나타나나니
그것은 마치 우발라꽃이
보기도 만나기도 어려움 같네.

저 모든 중생을 두루 위하여
무량한 겁에 고행하고는
모든 세간을 따르건마는
그 마음은 조금도 물들지 않네.

그 때에 그 모든 보살 대중은
보현보살의 가르침 듣고
경건한 마음으로 저 여래의
자재하고 진실한 이치를 듣네.

이 참 불자 보현보살은
일체의 행을 다 성취하여
언제나 부처님의 찬탄을 받고
그 말은 결코 허망하지 않나니.

보현보살의 공덕의 꽃은
삼계의 법에 물들지 않고
그 무진한 지혜 바다를
대중에게 들으라 격려하나니.

부처님의 미묘한 지혜
맑고 깨끗하기 허공과 같아
일체의 행을 밝게 알고는
그 마음에 아무 집착이 없네.

삼세의 저 일체의 법을
한 찰나 사이에 다 통달하고
갖가지 중생의 근기를 알아
응하는 그대로 잘 교화하네.

중생들의 그 마음의 번뇌
그 좋고 좋지 않은 갖가지 업과
좋아하는 것 모두 다 알고
그를 위해 바른 법 연설하시네.

혹은 보나니 여래가 앉아
시방세계에 가득 차건만
중생들은 그 죄의 장애가 되어
가까이 있으면서 보지 못하네.

혹은 보나니, 처음 발심해
모든 방일을 아주 버리고
한량이 없고 수없는 겁에
보살의 행을 닦아 익히네.

혹은 저 가장 훌륭한 이의
묘한 음성의 설법 듣고도
더러운 죄가 많은 중생들
부처님의 명호를 듣지 못하네.

혹은 보나니, 대보살이
삼천세계를 가득 채워
보현행을 끝까지 다하고
여래가 설법을 하시네.

혹은 보나니, 노사나불이
한량이 없고 수없는 겁에
이 세계를 깨끗이 하고
최상의 정각을 이루시었네.


혹은 보나니, 현수 부처님
또 위대한 보현보살님
이런 이들이 연화묘덕의
그 국토에 가득 차 있네.

혹은 보나니, 아미타불과
저 인자한 관세음보살
이런 기별을 받은 분들이
모든 법계에 가득 차 있네.

혹은 보나니, 아촉부처님
향상(香象) 대보살
이런 분들이 묘락엄정(妙樂嚴淨)의
저 국토에 가득 찼나니.

혹은 보나니, 월혜(月慧)부처님
또 위대한 금당(金幢) 대보살
이런 분들이 명정경묘(明淨鏡妙)의
저 국토에 가득 찼나니.

혹은 보나니, 일장(日藏)부처님
또 위대한 지관(智灌) 대보살
이런 분들이 청정광명(淸淨光明)의
저 국토에 가득 차 있네.

혹은 보나니,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 광명 놓으며
중생들 위해 법륜 굴리어
우치의 어둠을 멸해 버리네.

혹은 보나니, 한 털구멍에
말할 수 없는 부처 국토의
모든 부처님의 장엄한 몸을
불자 대중이 에워쌌을 때
그들을 위해 법륜 굴리어
모든 중생을 해탈시키네.

혹은 하나의 털구멍 속에서
두루 보나니, 모든 불자들
그 셀 수 없는 억겁 동안에
보살의 행을 닦아 익히네.

혹은 낱낱의 티끌 속에서
모두 보나니, 무량한 국토
그 더럽거나 깨끗한 것은
모두 다 행업의 일으킴이네.

혹은 보나니, 노사나부처
거기서 법륜을 굴리시다가
자재한 힘을 나타내 보여
방편으로 열반에 들어섰나니.

저 일체의 중생 무리들
업의 번뇌를 관찰하고는
자재한 힘을 나타내시어
모두 교화해 해탈시키네.

이와 같이 모든 법왕들
일체 시방의 세계에서
자재한 힘을 나타내신 것
내가 이제 조금 설명하리라.

혹은 보나니, 석가모니불
처음으로 정각을 이루신 뒤에
일체 중생을 이롭게 한 것
아무도 그것을 측량 못하네.

혹은 보나니, 보살이 되어
일체 부처님 다 공양하고
혹은 동자의 자리에 있으면서
자재한 힘을 나타내 보이나니.

혹은 보나니, 보시와 계율
인욕과 정진을 힘써 행하고
온갖 선정에 다 깊이 들며
슬기ㆍ방편의 자리에 있네.

혹은 보나니, 마지막에는
일체종지의 자리에 머물면서
온갖 삼매와 다라니로써
갖가지 통명(通明)을 다 나타내네.

혹은 보나니, 무량한 겁에
보살의 행을 닦아 익히어
퇴전하지 않는 자리를 얻고
감로를 쏟아 기별을 받네.

혹은 보나니, 범왕의 몸과
제석(帝釋)의 몸과 사천왕의 몸
찰리(刹利)의 몸과 바라문의 몸
이런 몸 받는 것을 다 나타내네.

혹은 보나니, 도솔천에서
목숨 마치고 인간에 내려오며
혹은 보나니, 왕궁에 머물다가
애욕 버리고 집을 떠나네.

혹은 보나니, 도량에 앉아
악마를 항복 받고 정각 이루고
묘하고 깨끗한 법륜을 굴리다가
열반에 든 뒤에는 탑을 세우네.

혹은 보나니, 무량한 수명
천상 인간에 가장 훌륭한 어른
관정(灌頂)의 기별을 주기 위하여
최상의 길잡이가 되시었나니.

혹은 보나니, 십력(十力)의 어른
중생들 교화 모두 마치고
열반에 드신 그 뒤로부터
무량 무수한 겁이 지났네.

혹은 보나니 논사(論師)의 달이
범왕 궁전에 있음을 나타내고
또한 자재의 큰 힘을 가진
마왕 궁전에 있음을 나타내네.


혹은 보나니, 도솔천 궁전에서
모든 천인에게 둘러싸이어
그들 위해 바른 법 연설하시어
그들을 모두 크게 기쁘게 하네.

혹은 보나니, 야마천 궁전
제석천과 또 사천왕 궁전
모든 용왕과 야차왕 등의
팔부(八部) 궁전에 있음을 나타내네.

그리고 또 저 정광(錠光)여래를
공양하고 또 기별을 받았나니
이러한 갖가지의 방편으로
저 일체 중생을 잘 교화하네.

광명과 몸과 또 그 수명과
깨끗한 슬기와 그 권속과
교화와 위의와 그 음성 등
그것들은 도저히 다 셀 수 없네.

혹은 부처님이 중생 같거나
그 몸이 수미산과 같음을 보며
혹은 가부하고 앉음이
세계에 가득 참을 나타내나니,

혹은 보나니, 광명이 한 발[一尋]
혹은 백천의 유순이 되어
저 온 법계를 두루 비추고
혹은 일체 국토를 두루 비추네.

혹은 수명을 나타내나니
백 년에 또 백천만억 년이며
혹은 한량없는 나유타
혹은 불가사의한 겁을 나타내네.

걸림이 없는 청정한 슬기
한 찰나에 저 삼세를 다 아나니
그것은 다 인연 따라 일어나지만
실로는 거기에 제 성품 없네.

한 찰나 사이에 정각 이루고
모든 세계에 두루 나타나
한 세계를 나타내 보이면서
또 한량이 없는 국토 만들고
무량 국토를 나타내 보이면서
또 한 세계를 만드네.

위없는 도에 편히 머물러
두려움 없는 힘을 두루 갖추고
걸림없는 지혜로 열두 갈래의
그 법의 바퀴를 잘 굴리시네.

괴로움과 원인과 멸함과 멸하는 길과
열두 가지 인연의 일어남 알고
네 가지 변재와 걸림없는 지혜로
일체의 법을 모두 연설하시네.

나도 없거니와 내 것도 없고
또한 제 성품이 있지도 않아
나는 것이나 멸하는 것도 없고
오는 것이나 가는 것 또한 없다네.

그리하여 모든 것 허공 같으나
그래도 모든 업을 파괴 않나니
그래서 여래는 중생들 위해
방편으로 분별해 말씀하시네.

이 법륜을 굴리실 때에
저 일체 국토의 큰 바다와
금강산이 다 진동했으나
두려워하는 이들 아무도 없네.

여래는 한 소리로 말하지만
응함을 따라 모두 알게 하면서
더러운 번뇌를 모두 멸하고
모두를 살바야에 머물게 하네.

여래는 한 소리로 말하지만
보시와 계율과 또 인욕과
정진과 선정과 또 지혜와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로 듣기도 하며

사념처(四念處)와 사정근(四正勤)과
사여의족(四如意足)과 오근(五根)ㆍ오력(五力)과
각도(覺道)와 지관(止觀)과 또 생각과
신통 등 법문으로 듣기도 하네.

여래는 한 소리로 말하지만
저 인비인(人非人) 등 팔부 무리와
범천ㆍ제석천ㆍ사천왕 등은
그들의 음성으로 다 이해하네.

만일 탐욕이나 분노나 우치
교만이나 인색이나 또 질투 등
팔만 사천의 번뇌가 많은 이는
그것을 다스리는 법으로 듣네.

깨끗한 업을 닦지 못한 이들은
열 가지 선행을 말한다 듣고
보시와 계율을 닦은 이들은
반열반을 말한다 듣네.

생사에 물들어 집착하거나
저 게으른 모든 중생은
해탈의 문을 말한다 듣고
생사의 괴로움을 모두 없애네.

욕심이 적어 만족할 줄 아는 이는
한적한 곳에 살기 좋아하나니
그러한 모든 중생 무리는
이승(二乘)을 말하는 소리로 듣네.

혹은 광대한 마음을 닦고
온갖 공덕 창고를 두루 갖추고
모든 부처님을 친하는 이는
대승을 말하는 소리로 듣네.


혹은 어떤 한 세계에서
일승(一乘)을 말하는 소리로 듣고
혹은 이ㆍ삼ㆍ사ㆍ오승 소리로 듣고
내지 무량한 승으로 듣네.

지혜의 행에는 다름이 있으나
해탈에는 아무런 차별 없나니
마치 허공의 성품과 같아
거기에는 여러 가지 모양 없나니.

저 여래의 미묘한 음성도
그 성품이 또한 그와 같아서
교화를 받을 상대를 따라
그의 들음이 모두 다르네.

부처님은 과거에 닦은 행으로
하나의 미묘한 음성 얻고는
이것저것 구별하는 마음이 없이
일체 중생들에게 모두 응하네.

부처님은 입에서 팔만 사천의
많은 수의 미묘한 광명을 놓아
모든 세계를 두루 비추어
갖가지 번뇌를 모두 멸하네.

그 지혜의 공덕을 두루 갖추어
세 가지로 중생에 순응하면서
세상을 떠났으나 허공과 같아
언제나 이 세간에 잘 나타나네.

비록 이 세간의 중생을 따라
생로병사의 고통을 나타내고
다시 세상에 수명을 보이지만
그 성품은 마치 저 허공과 같네.

저 일체의 중생 무리들
모든 근성과 또한 그 욕망
여래는 그것을 분별해 알고
모두 저 살바야에 머물게 하네.

높은 길잡이 모든 부처님들
대중들 속에 들어감을 보이어
그 각기 교화할 근기를 따라
위의(威儀)의 법을 잘 나타내네.

그리고 저 모든 성문들 위해
집을 떠난 위의의 법을 보이어
언제나 즐겨 적멸 닦다가
무여열반(無餘涅槃)을 증득하네.

저 바라문의 무리들 위해
여위고 늙은 몸을 나타내 보여
머리털 얽어매고 고행하면서
변론하는 일들이 다함이 없네.

기운 마시고 혹은 음식 끊으며
다섯 가지 불로써 몸 지지나니
이와 같이 고행을 나타내 보여
저 모든 외도들을 다 항복 받네.

혹은 외도들의 계율 지니고
산수 잘하고 방술(方術) 많으며
천문과 지리 모두 잘 보고
갖가지 중생들의 모양 지니네.

모든 선정에 깊이 들거니와
삼매와 해탈에도 깊이 들어가
갖가지의 유희를 나타내면서
중생들 모두 살바야 얻게 하네.

아름다운 의복을 나타내 보이고
가지가지로 그 몸을 장엄하여
용감하게 병법(兵法)을 잘 쓰나니
찰제리를 항복 받기 위해서라네.

다스리는 바른 법 잘 알면서
시절과 이치의 이익을 나타내고
부드러운 말씨로 중생 포섭하나니
대신들을 항복 받기 위해서이네.

혹은 사천왕과 팔부 귀신들
그들의 있는 곳에 나아가서는
방편으로 법을 말하여
그들을 모두 크게 기쁘게 하네.

혹은 나타내나니, 제석천 되어
선법당(善法堂)에 편안히 머무르면서
여러 천인들에게 둘러싸이어
그들 위해 바른 법 연설하시네.

야마천이나 혹은 도솔천이나
화락천이나 타화자재천이나
범왕천이나 정거천에 이르러
그들 위해 바른 법 연설하시네.

이와 같이 셀 수도 없는
가지가지의 위의의 법과
무량한 방편 힘을 다 나타내어
저 일체 중생들을 구제하나니

비유하면 저 요술쟁이가
온갖 일을 잘 나타내는 것처럼
부처님도 중생들 교화하기 위하여
갖가지 몸을 나타내 보이시네.

비유하면 허공에 노니는 달이
보는 이는 찬다 기운다 생각하지만
그 그림자는 모든 강에 나타나
반딧불의 광명을 가리는 것처럼

여래의 깨끗한 지혜의 달도
늘고 줄어듦 나타내 보이지만
정직한 마음의 물에 처하여
저 이승의 빛을 가리어 덮네.

비유하면 저 깊은 큰 바다에
온갖 보배가 다함이 없고
갖가지 중생들의 모든 형상을
그 가운데 다 나타내는 것처럼


깊고도 깊은 인연 바다에
공덕의 보배 다함이 없고
그 청정한 법신 속에는
나타나지 않는 형상이 없네.

비유하면 깨끗하고 밝은 저 달이
세간의 어둠을 멸하는 것처럼
여래의 깨끗한 지혜의 해는
삼세의 어둠을 다 제거하네.

저 용이 경사스런 구름 일으켜
일체에 비를 두루 내리지만
몸과 마음은 비를 내리지 않고
뜨거움 멸하고 시원함 얻는 것처럼

여래도 또한 그와 같아서
그 큰 자비의 구름 일으켜
감로의 법을 두루 비내려
삼독의 불을 다 꺼 버리니
그러나 그 법은 저 여래의
몸이나 마음에서 난 것이 아니네.

저 여래의 깨끗한 법신
그것은 이 삼계에 그 짝이 없어
그것은 이 세간을 아주 뛰어나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라네.

실로는 의지하는 아무 데 없어
가지 않으면서도 어디고 가니
마치 꿈속에서 본 것과 같고
또한 저 허공의 그림과 같네.

빛깔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요
모양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니며
있는 것도 없는 것도 다 아니어서
그 성품은 마치 저 허공과 같네.

마치 저 바다의 마니보배가
가지가지의 보배를 내고
저 중생들의 갖가지 광명
그 광명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부처님도 또한 그와 같아서
비록 있으나 있는 것이 아니며
그리고 또한 한 곳에서만
공덕의 보배를 모은 것이 아니네.

대선(大仙)이 허공에 나타나는 것
그것은 마치 제 성품의 실제와
열반과 욕심 떠난 저 적멸이
모두 하나의 성품인 것과 같네.

저 중생들의 마음의 티끌과
바다의 물방울도 셀 수 있으며
허공도 또한 잴 수 있지만
부처님 덕은 다 말하지 못하네.

이 법을 듣고 기뻐하면서
믿는 마음에 의심이 없는 사람
그는 위없는 도 빨리 이루어
저 여래와 평등해지리.

모겁(某劫) : 앞글자는 막(莫)과 후(厚)의 반절이다.
금계(禁戒) : 앞글자는 거(居)와 음(蔭)의 반절이다.
법고(法鼓) : 뒷글자는 공(公)과 호(戶)의 반절이다.
법라(法螺) : 뒷글자는 락(落)과 과(戈)의 반절이다.
복앙(覆仰) : 앞글자는 방(芳)과 복(福)의 반절이다.
수뇌(髓腦) : 앞글자는 식(息)과 위(委)의 반절이다.
팔재(八齋) : 뒷글자는 측(側)과 개(皆)의 반절이다.
유연(唯然) : 앞글자는 이(以)와 수(水)의 반절이다.
수집(囚執) : 앞글자는 사(似)와 유(由)의 반절이다.
할절(割截) : 앞글자는 음이 갈(葛)이고, 뒷글자는 작(昨)와 결(結)의 반절이다.
확탕(鑊湯) : 앞글자는 호(胡)와 곽(郭)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토(吐)와 랑(郞)의 반절이다.
자치(䰞治) : 앞글자는 장(章)과 여(與)의 반절이고, 또한 자(煮)으로 쓰기도 한다.
탄지(彈指) : 앞글자는 도(徒)와 간(干)의 반절이다.
형광(熒光) : 앞글자는 호(戶)와 경(扃)의 반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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