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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3261 불교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56권

by Kay/케이 2023.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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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56

 

대방광불화엄경 제56권

동진 천축삼장 불타발타라 한역
이운허 번역

34. 입법계품 ⑬

그때 선재는 원만묘덕림천(圓滿妙德林天)에게 아뢰었다.
“천신이시여, 당신이 이 보살수생자재(菩薩受生自在) 법문을 얻으신 지는 얼마나 되었습니까?”
그는 답하였다.
“불자여, 지난 세상에 억 부처 국토 티끌 수 같은 겁을 지나 가열락(可悅樂)이라는 겁이 있었고 그곳에 일체보(一切寶)라는 세계가 있었으며, 그 겁의 세계에서는 80 나유타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다. 그 최초의 부처님은 이름을 불가괴자재당왕(不可壞自在幢王)이라 하였고, 그 세계의 한 염부제에 장엄당(莊嚴幢)이라는 왕도가 있고 왕의 이름은 보염안광(寶燄眼光)이었으며, 그 첫째 부인은 이름이 선희광(善喜光)이었는데, 이 세계의 마야 부인이 노사나(盧舍那)부처님의 어머니인 것처럼, 그 세계의 선희광 부인이 그 최초 부처님의 어머니가 된 것도 또한 그와 같았다.
선희광 부인이 보살을 낳을 때 2백만 나유타 시녀들과 함께 금색원림(金色園林)으로 나가 보배 나뭇가지를 더위잡고 그 여래를 낳았다. 그때 이구광(離垢光)이라는 유모가 있었는데 여러 천왕들은 온갖 향탕(香湯)으로 태자를 목욕시킨 뒤 유모에게 주었다. 유모는 공손히 받자 기쁨이 한량없어 곧 보살보안(菩薩普眼)이라는 삼매를 얻고는 시방의 부처님을 아무 장애 없이 보았고 다시 보살수생자재라는 법문을 얻었다.
불자여, 비유하면 처음으로 태의 알음알이를 빨리 받아 장애가 없는 것처럼 이 법문을 얻어 일체 부처님의 수생이 자재함을 아는 것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불자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 유모란 다른 사람이 아니고 바로 나였으니, 나는 그 뒤로 찰나마다 항상 보살의 수생이 자재한 법의 바다와 중생을 교화하는 노사나부처님의 자재한 신력을 보느니라.
불자여, 나는 찰나마다 삼천대천세계 티끌 수 같은 깨끗한 지혜의 눈을 얻어 언제나 일체 세계 티끌 수 같은 국토 및 그 모든 부처님을 보고
그 여래의 자재한 수생(受生)을 알고 또 노사나부처님이 처음 낸 큰 원을 아는데, 나아가서는 시방 모든 부처님이 처음 낸 큰 원을 다 아는 것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그리고 또 나는 그 여래들을 공경 공양하면서 그 설법을 다 듣고 받들어 지니며 수행하느니라.”
그때 그 임천(林天)은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시방을 관찰하고, 이 일체경계보살수생자재 법문의 뜻을 거듭 밝히기 위해 다음 게송을 외웠다.

불자여, 그대는 내게 물었네
부처님의 적멸의 그 경계를.
그대는 일심으로 자세히 들으라
나는 이제 그 인연을 설명하리니.

억 국토 티끌 수 같은 겁 지나
거기 가열락이라는 겁이 있는데
80 나유타의 여래들이
그때에 이 세상에 나오셨나니.

그 최초의 부처님의 이름은
무괴자재당(無壞自在幢)이라 일컬었는데
나는 그때에 그 부처님이
금색림(金色林)에서 나신 것을 보았네.

이구광(離垢光)이라는 그때 유모는
바로 지금의 나였는데
금빛 몸 가진 태자를
천왕들은 받들어 내게 주었네.

위없는 분을 공손히 받았으나
그 정수리는 볼 수 없었고
불가사의한 원만한 그 몸
아무리 바라봐도 만족할 줄 몰랐네.

더러움을 떠난 청정한 그 몸
온갖 상호로 장엄했나니
묘한 보배의 그 모습 보고
나는 기쁨이 한량없었네.

생각할수록 불가사의한
그분이 기른 공덕의 바다
그의 자재한 신력을 보고
나는 비로소 보리심 내었나니.

오로지 부처님의 공덕 구하고
모든 서원 바다를 다 성취하여
일체 세계를 깨끗이 장엄하고
세 갈래 나쁜 곳을 멀리 떠나며

일체의 모든 그 세계에서
모든 부처님들을 공양하면서
오로지 큰 서원 바다를 구해
중생들의 고통을 모두 멸하리.
그 첫 부처님의 설법을 듣고
나는 이 법문을 성취했나니.

나는 억 국토 티끌 수 같은
일체의 모든 겁 가운데서
보살의 행을 닦아 익히고
이 법문을 깨끗이 장엄했네.

그 일체 겁의 부처님들
나는 이미 다 공양하였고
그 바른 법을 수호하면서
법문 바다를 깨끗이 수행했네.

억 국토의 티끌 수 같은 겁에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나니
그 바른 법륜을 받들어 지녀
불가사의한 법문을 다 닦았네.

일체 국토의 티끌의 수를
한 찰나 사이에 모두 다 알고
그 낱낱의 티끌 속에서
한량없는 국토의 바다 보았네.

그 부처님이 처음 날 때에
자재한 힘을 나타냈나니
나는 그것을 한 찰나 사이에
모두 분별해 환히 다 보았네.

불가사의한 국토에서 보나니
저 일체의 보살들이
혹은 도솔천에 머무르면서
오로지 부처님의 보리 구하네.

한량없는 국토의 바다 속에서
그의 자재하게 태어남 볼 때
무량한 대중에게 둘러싸이어
그들을 위해 설법하나니

한량이 없는 저 국토에서
저 일체의 보살들이
그 집을 떠나 도량으로 가는 것
한 찰나 사이에 나는 보나니


불가사의한 그 국토에서
그들은 최상의 정각 이루고
모든 방편을 다 나타내어
중생들의 고통을 제거해 주네.

하나하나의 티끌 속에서
다함이 없는 법륜 굴릴 때
그 끝이 없는 음성 바다로
감로의 법을 두루 내리네.

그 낱낱의 티끌 속에서
억 국토 티끌 같은 부처님들이
열반에 드심을 나타내는 것
찰나마다 나는 다 보네.

한량이 없는 저 국토에서
여래가 처음으로 태어날 때에
그 하나하나 부처님에게
한량없는 몸으로 다 공양하네.

불가사의한 국토 바다의
한량이 없는 중생들 위해
나는 갖가지 방편으로써
감로의 법을 다 설명하네.

불가사의한 이 법문을
불자여, 나는 모두 아나니
한량이 없는 모든 겁에서
그것을 칭찬해도 다할 수 없네.

“불자여, 나는 오직 이 보살수생자재 법문밖에 모른다. 그러나 저 위대한 보살들은 모든 겁을 한 찰나로 만들고 일체의 묘한 방편을 나타내어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며, 큰 서원을 원만히 이루어 부처님의 바른 법을 깨달아 일체 갈래에 태어남을 나타내고, 부처님 계신 곳에 태어나 중생들을 교화하되 때를 놓치지 않는다. 그리고 중생들을 위해 자재하게 태어남을 나타내고 일체 부처 국토에서 자재의 구름을 나타내며, 언제나 모든 여래의 가문에 나는데, 내가 어떻게 그 온갖 공덕을 다 알고 또 말할 수 있겠는가.
불자여, 저 가비라성에 구이(瞿夷)라는 석가씨의 여자가 있으니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생사 속에서 놀면서 중생을 교화하는가 물어 보라?”
그리하여 선재동자는 땅에 엎드려 그 임천(林天)의 발에 예배하고 돌기를 마친 뒤에 하직하고 물러갔다.
선재는 가비라성으로 향하여 바른 생각으로 더욱 맑고 깨끗한 보살수생자재 법문을 생각하면서 계속 나아가 보살이 모인 장엄한 강당에 있는 이우묘덕천(離憂妙德天)에게로 갔다.
그때 그 천신은 1만 천신의 권속들과 함께 나와 선재를 맞이하면서 아뢰었다.
“잘 오시었소. 큰 지혜로운 사람이여, 당신은 불가사의한 보살의 법문을 닦고 깨끗하고 곧은 마음으로 큰 서원을 성취하였으며, 보살의 행을 넓히고 바른 법의 성(城)으로 향하여 보살의 무량한 방편을 성취하였습니다.
나는 보건대 당신은 용맹정진으로 보살의 도를 닦되 고달파하는 마음이 없으며 위의가 자상하고 모든 감관을 다스려 오래지 않아 반드시 위없는 청정하고 장엄한 부처님의 신ㆍ구ㆍ의업을 얻어 상호로 그 몸을 장엄하고, 십력과 지혜로 그 마음을 장엄하여 시방에 노닐면서 중생들을 교화할 것입니다.

나는 보건대 당신은 용맹정진의 힘을 닦기 때문에 반드시 삼세 부처님들을 보게 될 것이요 여래의 모든 법의 구름을 받고 보살의 선정 법문의 적멸한 법을 닦아 익혀 매우 깊은 여래의 법문에 들어갈 것입니다. 왜냐하면 선지식에게 나아가 친근하고 공양하며 바른 생각으로 그의 가르침을 생각하여 물러나거나 고달파하는 마음이 없으며, 장애를 다 없애고 온갖 악마를 항복 받아 아무도 그를 파괴하지 못하며 일체 중생을 다 기쁘게 하기 때문입니다.”
선재는 답하였다.
“천신의 말씀과 같이 내 소원은 그것입니다. 나는 일체 중생이 기뻐하면서 번뇌와 모든 좋지 못한 법을 없애고 선법을 두루 갖추어 안락을 얻게 하려 합니다. 저 모든 중생들은 온갖 악업과 번뇌의 매듭 때문에 삼악도(三惡道)에 들어가 무량한 고통을 받습니다. 그래서 보살은 그것을 보고 슬퍼하는 마음을 내는 것입니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못내 사랑하고 아끼는 외아들이 있는데, 갑자기 어떤 사람이 와서 그 아들의 손발과 뼈 마디를 베면 그것을 보는 아버지가 슬퍼하고 가엾이 여기는 것처럼, 중생들이 악업의 인연과 번뇌의 매듭 때문에 삼악도에 들어가 무량한 고통을 받는 것을 보는 보살이 마음 아파하고 슬퍼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중생들이 몸ㆍ입ㆍ뜻의 선업을 갖추었기 때문에 천상이나 인간에 나서 몸과 마음의 즐거움을 받는 것을 보는 보살은 한량없이 기뻐합니다. 왜냐하면, 보살마하살은 자기를 위하지 않기 때문에, 다만 살바야를 구하면서 생사와 오욕의 쾌락을 탐하지 않고 그 마음의 생각과 뒤바뀐 견해와 번뇌의 결박과 탐애와 그릇된 소견을 따르지 않으며, 중생들의 갖가지 즐겁다는 생각에 집착하지 않고 선정의 맛에 집착하지 않으며, 번뇌의 장애를 받아 생사에 흘러 다니지 않기 때문입니다.
보살은 다만 일체 존재의 바다 가운데서 한량없는 고통을 받는 중생들을 보고 대비의 서원을 내어 그들을 포섭하며, 언제나 대비의 큰 원력으로 보살행을 행하면서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여 살바야를 구합니다. 그리고 중생들로 하여금 번뇌를 멀리 떠나 부처 세계를 깨끗이 하게하며 나쁜 마음을 가진 중생들을 항복 받아 모두 청정한 몸과 마음을 갖추게 하고 보살행을 행하면서도 조금도 고달파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보살행을 행하는 보살은
일체 중생을 다 장엄하나니 천상 인간의 즐거움을 내어 기르기 때문이요, 그 부모가 되나니 모두 보리심에 편히 세우기 때문이며, 양육하는 이가 되나니 모두 보살도를 성취하게 하기 때문이요, 호위하는 이가 되나니 모두 삼악도에서 멀리 떠나게 하기 때문이며, 큰 뱃사공이 되나니 모두 생사의 바다를 건너게 하기 때문이요, 의지하는 곳이 되나니 모든 악마와 번뇌의 두려움을 버리게 하기 때문이며, 길잡이가 되나니 모두 청량한 곳을 얻게 하기 때문입니다.
또 나루터가 되나니 모두 부처 국토 바다를 건너게 하기 때문이요, 창고지기가 되나니 모두 법의 보물섬에 들어가게 하기 때문이며, 깨끗하고 묘한 꽃이 되나니 일체 부처님의 공덕 꽃을 피게 하기 때문이요, 큰 광명이 되나니 공덕과 지혜의 광명을 두루 놓기 때문이며, 기쁨이 되나니 모두 단엄하고 뛰어나고 묘하게 하기 때문이요, 존경을 받나니 일체 악업을 멀리 떠나기 때문이며, 보현이 되나니 일체 공덕을 두루 갖추기 때문이요, 등불이 되나니 항상 지혜의 깨끗하고 묘한 광명을 놓기 때문이며, 상서로운 구름이 되나니 일체 감로의 법 비를 내리기 때문입니다.
천신이시여, 이런 행을 행하는 보살마하살은 일체 중생이 다 사랑하고 좋아하는데, 그것은 그들이 바른 법을 즐거워하기 때문입니다.”
그때 선재가 법당에 오르려 하자 그 이우묘덕천은 백만 권속들과 함께 모두 묘한 향과 화만과 온갖 보배를 갖고 선재에게 흩으면서 다음 게송을 외웠다.

한량이 없고 수없는 겁에
세상의 등불은 가끔 나타나
중생들을 두루 위하기 때문에
부처님의 보리를 바로 구하네.

한량이 없는 억의 모든 겁 동안
보기 어렵고 만나기 어려운데
이제 그 공덕의 해가 나타나
세간의 어둠을 모두 없애네.

우치와 의혹에 덮이어 있는
모든 저 중생의 무리들 보고
대비의 마음을 넓게 펼치어
오로지 스승 없는 도를 구하네.

청정하고 정직한 그 마음으로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고
선지식들과 가까이 친해
오로지 부처님의 보리 구하네.

그 아무 데도 의지함 없고
일체 세간에 집착하지 않나니
더러움 없는 청정한 마음은
걸림이 없어 허공과 같네.

보살의 모든 행을 행하여
묘한 공덕을 두루 갖추고
큰 지혜의 광명을 놓아
일체 세간을 두루 비추네.

세간을 아주 버리지도 않거니와
세간에 아주 집착하지도 않아
세간에 처할 때 걸림없는 것
바람이 허공에 노는 것 같네.

비유하면 큰 화재 일어날 때에
아무도 걷잡을 수 없는 것처럼
용맹스럽게 정진하는 불길로
도를 구하는 것 또한 그러네.

용맹스럽게 크게 정진할 때에
아무도 그것을 부수지 못하나니
금강 같은 지혜 가진 저 사자가
노닐 때 아무런 두려움 없네.


저 일체의 모든 법의 바다와
저 일체의 모든 부처 바다에서
선지식을 친근히 하는 사람
그는 모든 부처님을 빨리 보리라.

그 천신은 이렇게 게송으로 찬탄하고는 법을 공경하기 때문에 선재와 함께 법당으로 올라갔다. 그리하여 거기서 그 석가씨의 여자를 찾았다.
그 여자는 보련화장(寶蓮華藏) 사자좌에 앉았는데 팔만 사천 여자들이 둘러싸고 있었다. 그녀들은 모두 귀족ㆍ왕가의 여자로서 다 과거에 그 보살 밑에서 모든 행을 닦은 이들이었다. 그리하여 그 보살과 모든 선근이 같고 항상 보시와 정다운 말[愛語]로 중생들을 포섭하며, 살바야를 구하여 일체를 이롭게 하고 모든 중생들로 하여금 부처님의 보리와 같게 하며, 대비를 으뜸으로 하여 중생들을 두루 보살피되 외아들처럼 생각하고, 대자를 닦아 익혀 일체를 두루 감싸주었다.
그들은 과거에 보살 밑에서 불가사의한 뛰어나고 묘한 지혜를 닦아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되고, 모든 바라밀을 원만히 성취하되 집착하는 마음이 없으며, 정직한 마음과 지혜가 다 청정하여 살바야를 구하고, 장애의 그물을 떠나 모든 어려움을 뛰어났으며, 깨끗한 법신을 얻고 보현의 행을 행하며, 보살의 모든 힘을 기르고 깨끗한 지혜의 해를 원만히 성취하였다.
그때 선재는 온몸을 땅에 던져 구이에게 경례한 뒤에 합장하고 한쪽에 서서 아뢰었다.
“대성이시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습니다. 그러나 보살이 어떻게 생사 속에 있으면서도 물들지 않고, 모든 법의 실상을 알아 성문ㆍ연각의 자리를 뛰어넘고, 여래의 자리에 머물면서도 보살행을 버리지 않고, 보살행을 닦아 부처 자리를 떠나지 않고, 세간을 뛰어넘어 법신이 원만하며, 세상에 응하여 생(生)을 받아 갖가지 방편의 몸을 나타내고, 법의 성품이 없음을 알아 일체 중생의 몸을 나타내 보이며, 매우 깊은 법을 알고는 묘한 음성으로 법을 설명하며, 중생의 공(空)함을 알면서도 모든 세간을 교화하기를 버리지 않으며, 모든 부처님은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음을 알면서도 공양하려는 마음에서 물러나지 않으며, 업보의 없음을 알면서도 쉬지 않고 선업을 행하는지는 모릅니다.”
그러자 구이는 말하였다.

“장하다. 선남자여, 그대는 보살마하살의 행하는 법을 묻는구나. 보현의 모든 행원을 닦아 익히는 사람은 그렇게 묻는 것이다. 그러면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나는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그대를 위해 해설하리라.
선남자여, 열 가지 법을 성취하는 보살은 인다라(因陀羅) 그물과 같은 큰 지혜 광명인 보살행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열 가지란 이른바 선지식에 의하여 무량한 모든 큰 서원을 널리 내고, 깨끗하고 뛰어나고 묘하고 정직한 희망을 닦으며, 일체지의 공덕을 모으고 부처님이 세상에 나왔다는 말을 듣고는 한량없이 기뻐하며, 삼세 부처님 곁에 항상 머물기를 좋아하고, 일체의 위대한 보살을 따르며, 모두 일체 부처님의 호지를 받고 청정한 대비로 생사를 멀리 떠나는 것이니, 이것이 그 열 가지 법으로서 이 법을 성취한 보살은 인다라 그물 같은 큰 지혜 광명인 보살행을 원만히 성취할 것이다.
불자여, 만일 보살이 용맹정진하는 마음에서 물러나지 않고 부처님의 다함없는 법을 닦아 익히면 그것은 선지식을 만나기 때문이니라.
불자여, 보살은 열 가지 법으로 선지식을 만나나니 그 열 가지란 이른바 신명을 아끼지 않으며, 세상 쾌락을 구하지 않으며, 모든 법의 실상을 알며, 일체지에 대한 원을 버리지 않으며, 법계를 관찰하며, 삼유(三有)의 바다를 떠나며, 의지하는 데가 없으며, 일체 보살의 모든 원에 깊이 들어가며, 일체 부처님의 세계를 두루 비추며, 보살의 원만한 지혜를 깨끗이 닦는 것이니, 이것이 선지식을 만나는 열 가지 법이니라.”
그리고 구이는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시방을 관찰하고, 그 뜻을 거듭 밝히기 위해 다음 게송을 외웠다.

광대하여 무량한 그 지혜와
또 지식에 대해 아첨함 없이
오로지 부처님의 보리 구하여
일체의 중생들을 이롭게 하네.

선지식들을 모두 공경하면서
그를 부처님이라 생각하고는
용맹하게 정진하는 그 힘으로
인다라 그물 같은 행을 갖추네.

해탈한 마음이 더욱 넓어져
그 양(量)이 저 허공과 같아
저 삼세의 부처 국토와
그리고 중생들을 다 포섭하네.

정직한 마음이 허공과 같아
번뇌의 더러움을 아주 버리고
부처님의 갖가지 공덕 내나니
이것을 몸 구름의 행이라 하네.

불가사의한 그 지혜로
공덕의 바다를 모아 쌓나니
맑고 깨끗한 복업의 창고
그것은 세간에 물들지 않네.

부처님 계신 곳에 모두 나아가
만족함 없이 그 설법 듣고
지혜 등불로 모든 것 비추나니
이것이 세상을 비추는 행이네.


시방 국토 바다의 부처님에게
한 찰나 사이에 모두 나아가
법을 듣고는 분별해 아나니
이것을 수순의 행이라 하네.

부처님 권속의 바다를 보고
삼매의 바다를 다 성취하고
큰 서원을 원만히 이루나니
이것이 인다라 그물의 행이네.

미래의 겁에도 행을 다 닦고
모든 부처님의 보호받으며
모든 세간을 다 비추나니
이것을 법 광명의 행이라 하네.

큰 자비로 중생을 보는
지혜의 해가 세간에 나와
법 광명으로 어둠 없애나니
이것을 지혜 해의 행이라 하네.

생사 속에 흘러 다니는
모든 갈래의 중생들 보고
깨끗한 법의 바퀴를 굴리나니
이것을 보현의 행이라 하네.

한량이 없는 지혜 몸으로
응함을 따라 나타내 보이되
모든 갈래에 두루 나아가
중생들 구제해 해탈시키네.

큰 자비스런 마음을 내어
모든 것을 두루 다 덮어주고
일체 중생을 모두 비추어
다 부처의 보리를 얻게 하네.

“선남자여, 나는 이미 관찰일체보살삼매해(觀察一切菩薩三昧海) 법문을 성취하였느니라.”
선재는 아뢰었다.
“대성이시여, 그 법문의 경계는 어떠합니까?”
그는 답하였다.
“선남자여, 나는 이 법문에 들어와 이 사바세계의 중생들이 부처 국토 티끌 수 같은 겁에 여기서 죽어 저기서 나는 것과 선악의 업을 지어 모든 과보 받는 것을 다 알고, 생사의 길에 있는 이와 생사를 벗어난 이, 정정(正定)ㆍ사정(邪定) 및 부정취(不定聚), 번뇌가 있는 선근과 번뇌가 없는 선근, 원만한 선근과 원만하지 않는 선근과 선근이 아닌 선근, 선근에 포섭되는 불선근과 불선근에 포섭되는 선근, 선근이 일으키는 것과 불선근이 일으키는 것, 그리고 일체의 선악을 나는 다 아느니라.
그 겁에서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심을 나는 다 알고 그 부처님이 처음으로 도심(道心)을 내어 보살행을 행하고 모든 큰 서원 바다를 내심을 알며, 그 부처님이 받은 공양과 보살행을 다 갖추고 등정각을 이루어 바른 법륜을 굴리며 자재한 힘을 나타내어 중생을 구제하는 것을 다 아느니라.
그 권속의 성문ㆍ연각들의 수행한 것과 과거에 일체 선근을 닦아 익혀 밝고 깨끗한 지혜를 얻고 적멸의 자재한 법문을 성취하여 갖가지 자재한 신력을 나타내며 중생을 교화하고는 열반에 드신 것을 다 안다. 그 권속인 보살들이 처음으로 도심을 내어 선근을 닦아 익히고 갖가지 큰 원행(願行)을 내며 모든 바라밀을 원만히 성취한 것 등을 다 아느니라.
갖가지로 장엄한 보살의 도와 보살의 모든 자리의
자재한 힘과 보살이 모든 자리에 머무름과 보살 자리를 분별해 닦아 익힌 것과 보살의 자리를 깨끗이 한 것과 보살의 자리를 닦은 것과 보살의 모든 자리 모양과 보살의 모든 자리 지혜와 보살의 모든 포섭하는 지혜와 보살이 좋은 방편으로 중생을 교화하는 것과 보살의 원만하고 깨끗한 행과 보살의 자재한 행과 보살의 삼매 바다와 보살의 방편 등을 나는 다 아느니라.
또 찰나찰나에 보살의 모든 삼매 바다를 알고 일체 종지의 번갯불 같은 법의 구름으로 법인(法忍)을 얻어 일체지의 밑바닥을 다 알며, 그 보살이 모든 부처 국토 바다에서 법의 바다를 다 성취한 것을 알며, 중생의 바다를 알고 일체 보살의 법문을 닦아 익히며 큰 서원을 원만히 성취하여 갖가지 자재한 신력을 나타내는 등 이런 일들을 나는 다 아느니라.
그리고 이 사바세계에서처럼 시방세계의 세계 성품과 세계 바다ㆍ세계 바퀴ㆍ세계의 원만함ㆍ세계의 분별ㆍ세계의 돌아감ㆍ세계의 굴러감ㆍ세계의 연꽃ㆍ세계의 수미산ㆍ세계 모양의 일들을 다 아는 것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노사나부처님의 본래 원력 때문에 나는 분별하고 생각하고 아는 데에 다 깊이 들어간다. 왜냐하면 이 법문은 중생들의 마음 바다를 알고 중생들이 쌓아 모은 선근을 알며, 중생들의 더러움과 깨끗함을 알고 중생들의 성품을 알며, 성문들 삼매의 자재한 법문을 알고 일체 연각과 보살과 부처님들의 삼매의 자재한 법문을 아는 등 이런 일들을 다 분별해 알기 때문이니라.”
선재가 아뢰었다.
“대성이시여, 당신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신 지 얼마나 되옵니까?”
그는 답하였다.
“불자여, 과거 세상의 세계 티끌 수 같은 겁을 지나 승광명(勝光明)이라는 겁이 있고 그때에 이공포(離恐怖)라는 세계가 있으며 그 세계에 사천하(四 天下)가 있었다. 그 염부제에 묘덕수수미산(妙德樹須彌山)이라는 왕도(王都)가 있었는데 80왕도 가운데서 그것이 가장 뛰어났으며, 거기 일체보주(一切寶主)라는 왕이 있었다. 그에게는 6만의 궁녀와 5백의 대신과 5백의 왕자가 있었는데 그들은 다 단정하고 용맹하여 모든 원적을 다 항복 받았다.
그 태자들 가운데 증상공덕주(增上功德主)라는
태자는 얼굴이 뛰어나고 상호로 몸을 장엄하였다. 그는 1만 채녀들과 함께 묘한 당기와 일산을 들고 온갖 보배를 뿌리면서 풍악을 울리고 묘한 보배 수레를 타고 향아산(香芽山)으로 나가 동산에서 놀고 있었다.
그때 그 길은 평탄한데 갖가지로 장엄하고 온갖 묘한 꽃을 흩는 보배 나무들은 줄을 지어 섰으며, 여러 묘한 보배 휘장으로 그 위를 덮었다. 그는 그 길가에 온갖 보배 무더기와 여러 가지 보배 옷과 갖가지 장엄거리와 맛난 음식 등 이런 것을 쌓아 두고, 누구나 요구하면 그것을 다 주어 보시하였다.
그때 선현(善現)이라는 여자는 이구묘덕(離垢妙德)이라는 딸을 두었는데, 그 딸은 얼굴이 단정하고 아주 묘하며 키는 작지도 않고 크지도 않으면서 비할 데 없이 아름다웠다. 눈과 머리털은 감색이요 입술은 빨갛고 이빨은 희며, 입으로는 범음(梵音)을 내고 재능은 교묘하며 변재는 뛰어났고 자비스런 마음을 닦아 누구나 보기를 좋아하며, 탐욕ㆍ분노ㆍ우치가 적고 항상 부끄러워할 줄 아는 마음을 가지며 아첨하거나 간사한 마음이 없었다.
그녀는 묘한 보배 수레를 타고 채녀들에게 둘러싸이어 그 어머니를 따라 유람하기 위해 태자보다 먼저 향아산에 와 있었다. 태자는 그녀를 보자 사랑하는 마음이 생겨 그녀의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나는 현량한 당신의 딸을 아내로 삼고 싶습니다.”
그 어머니는 딸에게 말하였다.
“이 태자가 너를 태자비로 삼으려 하는데 네 생각은 어떠냐?”
딸은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만일 어머님이 나를 저 태자비로 삼으려 하신다면 나는 죽고 말 것입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말하였다.
“너는 그런 말 말라. 왜냐하면 지금 저 태자는 전륜왕의 상을 원만히 갖추었으니 반드시 성주(聖主)가 되어 옥녀보(玉女寶)를 두게 될 것이니 그때면 너는 그를 섬길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 저 존귀한 이에게 어려워하는 생각을 가지지 말라.”
그때 그 동산 밖에 법운광(法雲光)이라는 도량이 있었는데 승일광(勝日光)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이 세상에 나와 그 도량에서 위없는 도를 이루었다.
그때 그 여자는 꿈에 그 여래를 보았는데 꿈을 깨자, 공중에서 어떤 천인(天人)이 그녀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꿈에서 본 그 승일광부처님은 성도하신 지 이제 이레가 지났다. 지금 그는 도량에 계시는데 무량한 보살 대중이 그를 호위하고 있으며, 일체 하늘ㆍ용 등 팔부 귀신과 내지 무량한 모든 정거천ㆍ지신(地神)ㆍ풍신(風神)ㆍ해신(海神)ㆍ화신(火神)ㆍ산신(山神)ㆍ수신(樹神)ㆍ총림(叢林)ㆍ약초(藥草)ㆍ
성곽 등 모든 신이 구름처럼 거기 모여 그 세존을 뵈옵고 바른 법을 듣고 있다.”
그리하여 그 여자는 이 말을 듣고는 태자에게 나아가 합장하고 서서 다음 게송을 외웠다.

내 얼굴은 세간에 뛰어났으며
지혜는 그 누구도 짝할 수 없고
묘한 재주에 변론 또한 능하여
아무리 바라봐도 싫증 안 나네.

태자님, 당신은 알아야 하네.
내 마음은 착하고 또 정결하며
뜻은 고상하고 단정하고 곧으며
청정하여 조금도 더러움 없네.

분노와 탐욕과 또 어리석음
나는 그런 것을 아주 버리고
참되고 깨끗하며 곧은 마음으로
모든 중생을 다 이롭게 하네.

온갖 상호로 스스로 장엄한
태자님의 그 몸을 나는 보았네.
보고는 한량없이 기뻐하면서
모든 감관을 다 다스렸나니

묘하신 몸은 마치 순금과 같고
감청색 머리털은 아름다운데
이마는 넓고 눈동자는 맑으니
반드시 자재한 전륜왕 되시리.

그 몸은 금산보다 더욱 빛나고
온갖 상호로 스스로 장엄했네.
나는 지금 그러한 태자님에게
공경하고 합장하여 그 앞에 섰네.

그 눈은 맑고 길고 또 넓으며
원만한 그 가슴은 사자와 같아
보는 이는 누구도 싫증 없나니
묘한 음성 반드시 나를 받아들이리.

넓고 길고 또 묘한 혀의 그 모양
그것은 마치 적동색(赤銅色)과 같나니
그리하여 범천의 소리를 낼 때
듣는 이는 한없이 기뻐 날뛰네.

입은 방정하고 어금니 단단하며
이빨은 희고 가지런히 촘촘한데
누구나 그를 보는 사람은
기뻐하지 않을 이 아무도 없네.

더러움이 없는 청정한 몸은
서른두 가지 상호 갖추었나니
이런 묘한 모양을 성취한 사람
그는 반드시 전륜왕이 되시리.

그러자 태자는 그녀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누구의 딸이며 누구의 보호를 받고 있는가? 만일 누구에게나 먼저 허락한 데 있으면 나는 연모하는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리라.”
그리고 태자는 다음 게송으로 물었다.

청정한 공덕으로 된 몸이거니
아무리 바라봐도 싫증 안 나네.
그대의 부모는 그 누구인가.
누구의 보호를 받고 있는가.

만일 누구에게나 허락한 데 있으면
나는 이제 욕심을 내지 않으리.
분수 아닌 데 음심을 일으키면
죽은 뒤에는 악도에 빠지나니.

갖가지 향락을 위해서거나
또 부하고 귀하기 위해서거나
방종과 탐욕과 난잡한 마음
그런 마음 일으키지 않아야 하네.

갖가지 그릇된 소견을 내고
거짓으로 속이고 아첨하는 등
이런 갖가지의 악업을 짓고
생사의 이 세간에 흘러 다니네.

부모에게나 선지식에게
공경하는 마음을 내어야 하네.
그리고 저 일체 중생 무리를
자비로 모두 보호해야 하네.

어떤 사람이거나 어디서거나
만일 그에게서 법을 들으면
그것은 갖가지의 선을 내나니
그러므로 그를 공경해야 하네.

저 일체의 부처님들과
바른 법 가진 보살들과
거룩한 스님들의 공덕의 바다
그분들 모두 공경해야 하나니

갖가지 공덕을 닦아 익히고
일체의 악을 아주 버리고
굳건히 그 바른 법에 머물러
보살의 도를 두루 행하라.


의지할 데 없는 사람 있거든
그에게 대자의 마음을 내고
세 갈래 악도에 빠진 이가 있거든
그들에게 대비의 마음을 내라.

저 일체의 모든 법계는
이룩되면 반드시 무너지나니
빈 마음으로 평등히 관찰하여
번뇌의 마군들을 따르지 말라.

그대는 부디 보리심 내어
모든 중생들 깨우쳐 주고
무량한 겁에 수행하면서
고달파하는 마음 내지 말게나.

그러자 그녀의 어머니는 다음 게송을 외웠다.

원하나니 태자님은 잘 들으시라.
내 딸이 이 세상에 난 뒤로부터
오늘에 장성하기 이르기까지
거기에는 모두 이런 인연 있었네.

태자가 처음으로 탄생하던 날
내 딸은 연꽃에서 생겨났는데
그 눈은 깨끗하고 길고 넓으며
사지는 모두 다 원만하였네.

나는 일찍이 어느 봄날에
저 사라 동산에 나가 놀면서
그 갖가지 풀과 나무들
우거져 영화로움 바라보았네.

그리고 함께 놀던 8백 여자들
얼굴과 거동이 단엄했는데
그들은 갖가지 기예의 법들
모두들 원만히 알고 있었네.

그 동산에는 목욕못 있었는데
그 이름을 중장엄(衆莊嚴)이라 했고
내가 그 못가에 앉아 있을 때
시녀들은 모두 나를 호위하였네.

그때에 그 못 가운데서
천 잎사귀의 연꽃이 나왔는데
보배 잎에다 유리의 줄기로서
염부단금으로 꽃받침 되었었네.

온갖 묘한 보배 향 꽃술인데
그것이 두루 깨끗한 광명 놓아
이 염부제를 환히 비출 때는
해가 처음으로 오르는 듯하였네.

그때 내 딸 이 옥녀(玉女)가
그 연꽃에서 나왔었나니
그것을 보는 사람 다 말하기를
이것은 그 선업의 과보라 했네.

눈과 머리털은 감청색인데
그 몸은 마치 자금(紫金) 같았고
온갖 보배로 장엄했는데
보는 이는 누구나 좋아하였네.

깨끗하여 조금도 더러움 없고
사지는 모두 원만했나니
보배 연꽃에 고이 놓아 둔
마치 저 순금의 상(像)과 같았네.

털구멍에서 나는 전단의 향내
그것은 일체에 두루 퍼지며
입에서는 연꽃의 향기 내면서
그 말소리는 묘한 법음 같았네.

이 내 딸 옥녀 보배는
세간에서 참으로 희귀하나니
몸의 상호를 두루 갖추고
갖가지로 묘하게 장엄하였네.

저 일체의 갖가지 기술과
세간의 갖가지 변론하는 법
그것들 단련하여 성취했나니
가엾이 여겨 이것 받아 주시라.

이 내 딸 옥녀 보배는
사지가 모두 원만할 뿐 아니라
공덕거리로 장엄했나니
전생 행업으로 이루어진 것이네.

저 일체의 중생들 병의
그것이 생긴 이유 모두 잘 알고
또 다스리는 그 법도 잘 알아
온갖 의혹을 다 없애주네.

이 일체 염부제 안의
중생들의 갖가지 말하는 법과
또 갖가지 음악 소리 등
무엇이고 통달하지 않은 것 없네.

내 딸 이 여자는 공덕을 닦아
세상 여자 법 멀리 떠났으므로
중생들 마음을 굴릴 수 있나니
가엾이 여겨 받아주소서.

질투하는 마음을 멀리 떠났고
다섯 가지 향락에 취하지 않고
성내는 마음 일으키지 않으면서
인욕의 지혜를 닦아 익혔네.

정진하며 깨끗한 계율 지니고
모든 일을 잘 능히 처리하면서
오로지 온갖 공덕을 구하나니
원하나니 태자님은 받아 주시라.

빈궁하거나 늙고 병들어
온갖 고통을 받으면서도
아무 데도 의지할 데 없는 이 보면
크게 슬퍼하는 마음으로 두루 살피네.


언제나 중생들의 이익 꾀하고
스스로의 안락을 구하지 않고
공덕으로 그 몸을 장엄하고는
언제나 일체 중생 이롭게 하네.

갖가지 위의를 다 지니면서
언제나 방일하지 않기 힘쓰며
갖가지의 선법을 모두 닦나니
그러므로 보는 이들 다 좋아하네.

온갖 공덕으로 다 장엄하고
더러운 마음을 아주 버리고
언제나 선지식을 두루 구하여
공경하고 공양하기 좋아하나니.

크게 인자한 법을 닦아 익히어
원한을 품은 마음 아주 버리고
그 지혜는 짝할 이가 없나니
가엾이 여기시어 받아 주시라.

그때 태자는 답하였다.
“선여인이여, 나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소. 그리하여 무량한 겁에 보살행을 행하여 일체 공덕과 지혜를 쌓아 모으고 모든 바라밀을 깨끗이 닦으며, 일체 부처님을 공경 공양하고 바른 법을 보호해 지니며, 일체 부처 국토를 깨끗이 하며, 부처 종성을 끊어지지 않게 하여 중생을 교화하고 생사의 고통을 멸하여 구극의 즐거움에 머물며, 중생들로 하여금 지혜의 눈을 깨끗이 하여 보살도에 머물고 보살행을 닦으면서 일체 보살 자리를 원만히 갖추게 하며, 또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그 마음을 기쁘게 하려 하오.
그리고 나는 미래 겁이 다하도록 보시[檀]바라밀을 행하되 일체의 국토와 처자와 사지와 머리ㆍ눈ㆍ골수ㆍ골 등을 다 버리고, 혹은 집에 있으면 보시하고 집을 나와서는 도를 닦으리니, 그대는 그때에 내 도심(道心)을 깨뜨리는 장애가 되지 마시오.”
그리고 태자는 다시 그 여인을 위해 다음 게송을 외웠다.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기 때문에
나는 처음으로 보리심 내었나니
한량이 없고 수 없는 겁에
지혜의 공덕을 쌓아 모으리.

그리고 무량한 겁 바다에서
갖가지 큰 원을 닦아 익히어
보살의 행을 두루 다 닦고
일체의 자리를 모두 갖추리.

저 삼세의 부처님 밑에서
여섯 가지의 바라밀을 배우고
법을 듣고는 잘 수행하면서
오로지 보살의 도를 구하리.

시방의 더럽고 흐린 국토를
나는 깨끗이 다 장엄하고
세 갈래 나쁜 길의 중생들 고통
나는 그것을 다 없애 주리.

나는 갖가지 방편 힘으로
일체 중생을 두루 건지어
우치의 어둠을 모두 없애고
일체지의 도에 머물게 하며,
저 모든 부처님을 다 공양하고
깨끗이 일체의 자리 닦으리.

큰 자비스런 마음을 내어
안팎의 모든 것을 모두 버리되
심지어 처자들과 권속까지도
누가 와서 요구하면 나는 다 주리.

집에 있거나 혹은 집을 떠나거나
그대는 부디 장애가 되지 말라.
그대 능히 그렇게 할 수 있다면
나는 곧 그대를 받아들이리.

그러자 그 여인은 말하였다.
“삼가 분부를 따라, 내지 집을 떠나신다 하더라도 장애가 되지 않겠습니다.”

그리고는 곧 다음 게송을 외웠다.

일체의 겁의 바다 속에서
지옥 불에 몸을 태우더라도
만일 나를 사랑해 받으신다면
나는 즐거이 그 고통을 받으리.

이 나고 죽는 일체의 몸을
모두 부수어 가루를 내더라도
만일 나를 사랑해 받으신다면
나는 즐거이 그 고통을 받으리.

일체의 금강산을 머리에 이고
한량없는 그 겁을 지낸다 해도
만일 나를 사랑해 받으신다면
나는 즐거이 그 고통을 받으리.

이 일체의 나고 죽는 바다에서
나를 다 보시해도 후회없나니
만일 법왕님을 모실 수만 있다면
원컨대 나도 또한 그렇게 하리.

한량이 없고 수없는 겁에
보살의 도를 닦아 행할 때
누구나 내게 와서 구함 있으면
기뻐하면서 보시하기 원하네.

태자님은 중생들의 고통을 보고
이내 보리심을 일으켰다면
한량없는 그 큰 자비심으로
중생과 나를 다 껴잡아 주시리.

나는 부귀영화도 구하지 않고
다섯 가지 쾌락도 탐하지 않네.
다만 둘이 함께 수행하면서
태자님의 아내가 되기 원하네.

밝고 깨끗한 눈 널리 닦고는
자비로 중생들을 관찰하면서
물들고 더러운 마음 내지 않으면
그는 반드시 보리도를 이루리.

태자님은 걸으실 때 그 걸음마다
땅에서 온갖 보배 꽃이 나나니
그 징조에는 아무런 의심이 없네.
이 뒤에는 반드시 전륜왕 되리.

나는 옛날에 꿈꾸었나니
승일광이라는 부처님께서
보리수 밑에 앉아 계신데
대중들 모두 호위했었네.

꿈에서 뵈온 그 부처님께서
손으로 내 정수리 어루만지셨는데
나는 그 꿈을 깨고 난 뒤에
한량없이 기뻐해 날뛰었네.

마침 그때에 천인(天人)이 있어
그 이름은 청정신(淸淨身)이었는데
그 천신은 나에게 말하기를
부처님이 도량에 계신다 했네.

나는 그때 이렇게 생각하였네.
‘만일 내가 저 태자를 만난다면
승광일 부처님이 나오셨다고
태자님께 분별해 말하리라.’

내가 그때에 소원하던 것
이제 다 원만히 이루었나니
원하건대 우리 둘이 함께 나아가
저 부처님에게 공양하자고.

그때 태자는 여래가 세상에 나오셨다는 말을 듣고 한량없이 기뻐 뛰었다. 그리고 그 부처님을 뵈옵기 위해 5백 보배를 그 여인에게 뿌리고, 또 묘한 공덕 광명 창고의 깨끗한 주라(周羅) 보배와 아름다운 의복을 그 여인에게 주었다.
그러자 그 여인의 어머니는 태자를 위해 다음 게송을 외웠다.

이 내 딸 옥녀 보배는
온갖 공덕으로 몸을 장엄했는데
내가 옛날에 소원하던 것
이제 그것을 다 이루었네.

방일치 않고 계율 지니며
그 지혜와 갖가지의 공덕은
이 일체의 모든 세계에
가장 뛰어나 짝할 이 없네.

이 여자는 연꽃에서 났나니
그 종성에는 나무랄 것 없으며
어떤 악업도 아주 버리어
그 원하는 바가 태자와 같네.

이 여자 몸이 부드럽기는
마치 천상의 비단 같은데
누구나 그 손에 만져질 때는
어떠한 병도 다 없어지네.

털구멍에서는 향기를 내어
그 향기로움은 비길 데 없나니
어떤 중생이나 한 번 맡으면
그들 모두 깨끗한 계율에 사네.


깨끗한 그 몸은 더러움 없어
마치 순금의 형상 같나니
누구나 그를 보는 사람은
해칠 생각을 떠나 인자해지네.

입에서는 미묘한 소리를 내어
누구나 그것 듣기 좋아하나니
만일 그 소리 한 번 들으면
모든 악업을 아주 떠나네.

더러움 없는 깨끗한 마음
순직하여 아무 아첨 없나니
그는 좋은 법 들을 때마다
들은 말대로 닦아 행하네.

선지식이나 존중할 이
언제나 그를 공경하면서
탐욕스런 마음을 아주 버리고
오로지 바른 법을 구해 나가네.

이 여자는 아름다운 얼굴도
연꽃에서 난 것도 자랑하지 않으며
세상의 모든 쾌락 돌보지 않고
오로지 위없는 도를 구하며 사네.

그때 태자는 이 여자를 데리고 1만 미녀들과 함께 향아산을 나와 각각 보배 수레를 타고 도량으로 나아갔다. 거기서 수레에서 내려 멀리서 여래를 바라보았다.
여래는 온갖 상호로 그 몸을 장엄하고 그 마음은 청정하여 마치 거울이나 고요한 못과 같으며 모든 감관을 항복 받아 코끼리의 왕과 같았다. 그는 매우 기뻐하여 뛸 듯이 기뻐하다가 미녀들과 함께 부처님 앞에 나아가 땅에 엎드려 그 발에 예배하고 공경 공양하면서 무수히 돌고는 각기 5백 송이의 온갖 묘한 보배 꽃을 그 부처님께 흩어 공양하였다.
그리고 그 부처님을 위해 5백 개의 온갖 향의 누각을 세우고 여러 가지 보배로 장식하였다. 그러자 그 여래는 그들을 위해 보문등명경(普門燈明經)을 말씀하셨다.
그는 이 경을 듣고 모든 법에서 삼매 바다를 얻었으니 이른바 모든 부처님의 서원 바다 삼매ㆍ삼세를 두루 비추는 광명 창고 삼매ㆍ일체 부처님을 마주 보는 삼매ㆍ모든 중생을 두루 비추는 삼매ㆍ세계 바다를 두루 비추는 깨끗한 지혜 등불 광명 삼매ㆍ중생의 근성 바다를 두루 비추는 지혜 광명 삼매ㆍ중생을 구호하는 광명 구름 삼매ㆍ중생을 교화하는 앞에 나타나는 지혜 등불 삼매ㆍ모든 불법을 들어 지니는 삼매ㆍ보현행을 갖춘 깨끗한 구름 삼매 등으로서, 모든 법에서 이런 삼매 바다를 얻었다.
그리고 그 옥녀(玉女)는 모든 법에서 깨뜨릴 수 없는 고요한 법문을 얻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되었다.
그때 태자는 그 권속들과 함께 그 여래께 예배하고 무수히 돈 뒤에, 하직하고 물러나 궁중으로 돌아왔다. 그리하여 부왕(父王)에게 나아가 땅에 엎드려 예배하고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저 도량에서 승일광부처님이 처음으로 정각을 이루었습니다.”
왕은 태자에게 물었다.
“누구에게서 들었느냐?”

“저 이구묘덕이라는 여인에게서 들었습니다.”
왕은 이 말을 듣자 마치 가난한 사람이 큰 보물 창고를 얻은 것처럼 한량없이 기뻐하면서 생각하였다.
‘부처님은 위없는 보배로서 참으로 만나기 어렵다. 그는 능히 중생들의 악도와 가난의 고통을 없애고, 위없는 의사가 되어 좋은 치료법으로 중생들의 온갖 번뇌의 병을 고치며, 좋은 길잡이가 되어 생사의 바다에서 중생을 제도하여 열반의 곳에 두신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태자 및 대신들과 바라문ㆍ찰제리ㆍ거사 등을 다 불렀다. 그들이 다 모이자 왕은 그들에게 말하였다.
“나는 태자에게서 위없이 좋은 말을 들었다. 승일광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다 한다. 나는 이 말을 듣고 한량없이 기뻐했지만 그 은혜를 갚을 무엇이 없다. 그래서 지금 이 왕위를 내어 놓아 태자에게 주는 것이다.”
그리고 왕은 왕위를 버리고는 곧 그 권속들과 함께 도량에 나아가 승일광부처님 앞에서 땅에 엎드려 그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그때 그 여래는 그 왕 및 권속들을 관찰하시고는 백호상(白毫相)에서 일체중생심등(一切衆生心燈)이라는 큰 광명을 놓아 시방 무량세계의 모든 왕을 두루 비추고, 여래의 불가사의한 자재한 신력을 나타내어 교화를 받을 수 있는 이의 그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불가사의한 공덕을 두루 갖추어 세간에 뛰어나며, 그 몸은 청정하고 미묘한 음성으로 대중을 위해, 이치예법진실등(離癡曀法眞實燈) 다라니문을 말씀하시는데, 그것은 부처 국토 티끌 수 같은 다라니를 그 권속으로 삼았다.
그 왕은 이 법문을 듣고 곧 광대한 지혜의 광명을 얻었고 염부제의 티끌 수 같은 보살은 이 다라니를 얻었으며, 60나유타 사람은 모든 번뇌가 없어졌고 1만 중생은 다 더러움을 떠난 청정한 법안을 얻었으며, 무량한 중생은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다. 그리고 또 부처님은 불가사의한 자재한 신력으로 시방 국토에서 세 가지 교법[三乘法]으로 중생을 교화해 해탈시키셨다.
그때 왕은 생각하였다.
‘이런 공덕은 출가하지 않으면, 분별할 수 없는 것이다. 나는 지금 부처님 밑에서 출가하여 도를 닦으리라.’
그리하여 여래 앞에 나아가 아뢰었다.
“저는 지금 세존을 따라 출가하여 도를 닦겠습니다.”

부처님은 말씀하셨다.
“좋을 대로 하라.”
그리하여 왕은 곧 1만 권속들과 함께 출가하여 도를 닦아 이치예법진실등 다라니 및 세계 티끌 수 같은 다라니를 얻고, 또 보살의 열 가지 밝음 및 무량한 변재를 얻었다. 그리고 걸림없는 몸으로 모든 부처님께 나아가 부처님의 바른 법륜을 다 들어 받들어 지니고 큰 법사가 되어서는 신통의 힘으로 모든 세계를 두루 다니면서 교화할 중생을 위해 그 몸을 나타내어, 모든 불법과 과거 보살의 행과 그 본생(本生)을 찬탄하고, 또 부처님의 무량무변한 자재한 신력을 찬탄하면서 바른 법을 수호하였다.
그때 태자는 왕이 득도(得道)하던 달 보름날에, 그 정전(正殿)에서 궁녀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는데 칠보가 저절로 이르렀다. 이른바 첫째로 승자재(勝自在)라는 금륜보(金輪寶)와 둘째로 청산(靑山)이라는 상보(象寶)와 셋째로 용질풍(勇疾風)이라는 감마보(紺馬寶)와 넷째로 광장운(光藏雲)이라는 신주보(神珠寶)와 다섯째로 대재(大財)라는 주장신보(主藏臣寶)와 여섯째로 정묘덕(淨妙德)이라는 옥녀보(玉女寶)와 일곱째로 이구안(離垢眼)이라는 주병신보(主兵臣寶)였는데 이 칠보를 얻어 염부제의 전륜왕이 되었다.
그 왕은 천 명 아들을 두었는데 그들은 모두 단정하고 용맹스러워 원적을 잘 항복 받 았고, 번성한 인민들은 모두 풍족하고 즐겁고 자유로웠으며, 8만의 왕성(王城)이 있는데 성마다 5백의 누각을 세웠고 큰 가람들은 온갖 보배로 장엄하였는데 낱낱 가람에는 광대한 탑을 세워 온갖 보배로 장엄하고 향과 꽃과 비단과 일산으로 공양하였다. 그리고 낱낱 왕성에서는 차례로 부처님을 초청해 불가사의한 온갖 묘한 공양거리로 공양하였다.
그 부처님이 성 안에 들어오시자 무량한 중생들은 모두 크게 기뻐하였다. 그리고 선근을 기르고 보리심을 내어, 광대한 자비로 중생을 이롭게 하며, 불법을 바로 구하여 진실한 뜻을 알고 삼세 모든 법을 평등하게 관찰하며, 밝고 깨끗한 지혜로 삼세를 두루 비추어, 삼세 부처님이 차례로 세상에 나와 중생을 포섭하는 것을 알며, 보살의 도를 향하고 보살의 행을 행하여 보살의 평등한 바른 법에 편히 머무르고, 여래 법륜의 지혜 광명을 얻어 법의 바다에 깊이 들어가며, 자기 몸에서 일체 국토를 보아 모든 근성과 큰 서원의 바다를 잘 알고 그리하여
일체지를 얻었다.
그리하여 그때에 여래가 차례로 그 왕들의 초대를 받았을 때에는 이렇게 무량한 중생들을 이롭게 하였다.
불자여, 그때의 태자로서 뛰어난 공덕의 주인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는가. 지금의 저 석가모니부처님이 바로 그였으며, 그때의 왕으로서 그 보배 주인은 저 보화(寶華)부처님이 바로 그입니다.
그 보화여래는 지금 동방에 계신다. 세계 바다 티끌 수 같은 세계 바다를 지나 법계허공광운(法界虛空光雲)이라는 세계가 있고, 그곳에 불원만광묘덕등(佛圓滿光妙德燈)이라는 세계가 있으며, 그곳에 일체천왕광당(一切天王光幢)이라는 도량이 있는데, 그 부처님은 거기서 비로소 정각을 이루어 말할 수 없는 부처 국토 티끌 수 같은 보살 대중에게 둘러싸여 설법하고 계시느니라.
그 보화부처님이 보살로 계실 때 그 국토 바다를 깨끗이 하였는데 그 국토 바다에서 삼세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으니, 그 부처들도 다 보화부처님이 보살로 계실 때 교화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게 한 것이니라. 그리고 그때 그 여자 어머니 선현은 지금의 내 어머니 선목(善目)이 바로 그였으며 그 왕의 권속들은 다 저 여래의 대중 바로 그들이었느니라.
그들은 다 보현의 모든 행을 원만히 갖추고 큰 원을 성취하여 청정한 법신으로 세간을 두루 비추고, 그 마음은 깨뜨릴 수 없어 보살의 온갖 삼매문을 다 얻었으며, 청정한 눈으로 일체 부처님을 다 마주보느니라.
일체 여래가 허공과 같은 미묘한 음성 구름으로 바른 법륜을 굴리실 때는 그것을 다 듣고 받들어 지니며, 모든 법에서 자재한 힘을 얻어 한 호흡 사이에 모든 부처 세계에 두루 노닐고, 미묘한 음성으로 중생들에게 설명하면서 일체 부처님 곁은 떠나지 않으며, 미래의 겁이 다하도록 보살행을 닦아 중생을 교화할 때는 그 상대를 따라 다 그 몸을 나타내었느니라.
그때의 그 이구묘덕보(離垢妙德寶)라는 여자가 뛰어난 공덕주(功德主)인 전륜왕과 함께 네 가지 일로 그 승일광부처님께 공양한 이는 바로 이 나이니라.
그 부처님이 멸도하신 뒤에 그 세계에는 60백천억 나유타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다. 그 최초 부처님 이름은 명정신(明淨身)이요 다음 이름은 정명월보조지(淨明月普照智)이며, 다음 이름은 지관당(智觀幢)이요 다음 이름은 광지광명왕(廣智光明王)이며, 다음 이름은
정진금강나라연(精進金剛那羅延)이요 다음 이름은 불괴지(不壞智)이며, 다음 이름은 지보연(智普緣)이요 다음 이름은 정덕지운(淨德智雲)이며, 다음 이름은 사자지광(師子智光)이었다.
또 다음 부처님 이름은 주라광명(周羅光明)이요 다음 이름은 공덕광당(功德光幢)이며, 다음 이름은 지일당(智日幢)이요 다음 이름은 개보련화신(開寶蓮華身)이며, 다음 이름은 공덕광(功德光)이요 다음 이름은 지광운(智光雲)이며, 다음 이름은 보명정월(普明淨月)이요 다음 이름은 장엄개묘음(莊嚴蓋妙音)이며, 다음 이름은 사자용맹지조(師子勇猛智照)요 다음 이름은 법계혜월(法界慧月)이며, 다음 이름은 각중생심허공전광(覺衆生心虛空電光)이었다.
또 다음 부처님 이름은 선비묘음(善鼻妙音)이요 다음 이름은 적멸향(寂滅響)이며, 다음 이름은 감로산(甘露山)이요 다음 이름은 법해뇌음(法海雷音)이며, 다음 이름은 무괴지음(無壞智音)이요 다음 이름은 각공전광주라(覺空電光周羅)이며, 다음 이름은 월광백호상운(月光白毫相雲)이요 다음 이름은 원면정혜(圓面淨慧)이며, 다음 이름은 선각지화광(善覺智華光)이요 다음 이름은 보염산묘덕왕(寶燄山妙德王)이며, 다음 이름은 광덕야광(廣德夜光)이요 다음 이름은 묘보월당(妙寶月幢)이었다.
또 다음 부처님 이름은 구삼매신(具三昧身)이요 다음 이름은 승보광왕(勝寶光王)이며, 다음 이름은 현보지광(現普智光)이요 다음 이름은 염해문등(燄海門燈)이며, 다음 이름은 이구묘음왕(離垢妙音王)이요 다음 이름은 무등공덕(無等功德)이며, 다음 이름은 승당(勝幢)이요 다음 이름은 수비(修臂)이며, 다음 이름은 본원정월(本願淨月)이요 다음 이름은 진실지등(眞實智燈)이며, 다음 이름은 법상묘음(法上妙音)이요 다음 이름은 명정묘덕장(明淨妙德藏)이며, 다음 이름은 승당(乘幢)이요 다음 이름은 법해연화(法海蓮華)였다.
불자여, 그 한 겁 동안에 이렇게 차례로 60백천억 나유타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는데 나는 그분들을 다 친근하여 공경하고 공양하였다. 그리고 그 최후의 부처님은 이름이 광해탈광(廣解脫光)이었는데 나는 그 부처님 밑에서 깨끗한 지혜의 눈을 얻었느니라.
불자여, 그 부처님이 처음으로 정각을 이루시고는 성 안에 들어와 교화하실 때, 나는 왕의 부인으로서 그 왕과 함께 그 부처님께 나아가 공경하고 공양하면서 그 부처님이 말씀하시는 여래성기등경(如來性起燈經)을 듣고 깨끗한 지혜의 눈을 얻었다. 그리고 또 보살의 삼매 바다를 관찰하는 법문을 얻었느니라.
불자여, 나는 그 법문을 얻고는 세계 티끌 수 같은 겁 동안 그것을 받들어 지니고 닦아 익혔다. 그리고 그 겁에 무량한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는데 나는 다 공경하고 공양하였다.
불자여, 나는 한 겁에 세상에 나오시는 한 부처님이나
혹은 두 겁, 세 겁, 내지 말할 수 없는 겁에 나오시는 부처님을 만나 다 공경하고, 공양하였으며, 혹은 한 겁에 세상에 나오시는 세계 티끌 수 같은 부처님을 만나 다 공경하고 공양하였다. 그러나 그 위대한 보살들의 몸 크기나 얼굴이나 그 몸의 업ㆍ마음의 행ㆍ지혜ㆍ삼매의 경계 등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느니라.
불자여, 나는 보살행을 닦는 사람을 보면 한량없이 기뻐하면서 공경 공양하고, 갖가지 방편으로 포섭하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한다.
불자여, 나는 세계 티끌 수 같은 겁에서 모든 부처님을 만나 공경 공양하였고, 그 부처님의 설법을 들으면 다 받들어 지녔다. 그때 그 여러 부처님은 다 갖가지 수다라로 나를 위해 이 법문을 말씀하셨다. 나는 그것을 들은 뒤에는 삼세 부처 국토 바다에 계시는 모든 여래와 그 권속들 밑에서 이 법문을 닦고 또 보살행을 행하였다.
나는 보살의 큰 원의 바다와 갖가지 법문 가운데서 이 법문을 닦았다. 그러나 보현보살의 행하는 법문은 잘 알지 못한다. 왜냐하면 보현의 법문은 마치 허공과 같아 무량무변하며, 또 중생 및 삼세의 바다ㆍ시방 국토의 바다 및 모든 법계와 같아서 무량무변하기 때문이니라.
불자여, 보현보살의 법문은 모든 부처님의 몸의 경계와 같아서, 나는 세계 티끌 수 같은 겁 동안 보살의 몸을 아무리 관찰해도 한에 차지 않는다. 왜냐하면 나는 보살의 낱낱 털구멍에서 찰나찰나로 무량무변한 장엄한 세계에서 부처님이 도량에 앉아 등정각을 이루고는 대중 가운데서 미묘한 음성으로 바른 법륜을 굴려 갖가지 수다라와 갖가지 교법과 갖가지 청정함을 말씀하시는 것을 다 보기 때문이다.
또 불자여, 나는 보살의 낱낱 털구멍에서 찰나찰나로 모든 중생들의 머무르는 곳과 그 경계와 그 같지 않은 모든 근성과 삼세에서 보리심을 내어 보살행을 행하고 큰 원의 바다를 갖추며 보살들의 무량무변한 바라밀의 바다와 그들의 본생의 바다와 무량무변한 큰 자비의 바다를 깨끗이 하며, 중생들을 껴잡아 모두
기쁘게 하는 것을 다 보고, 나아가서는 일체 보살이 궁중에서 미녀들에게 둘러싸임을 나타내는 것을 다 보느니라.
그래서 불자여, 나는 보살의 낱낱 털구멍에서 이런 일들을 다 본다.
불자여, 나는 오직 이 법문밖에 모른다. 그러나 저 위대한 보살들은 다 뜻에 모든 방편 바다를 성취하고 일체 중생과 같은 몸을 나타내어 세간에 순응하며, 일체의 털구멍에서 모양 바다의 광명을 놓아 법에는 제 성품이 없어 모든 중생들은 다 허공과 같음을 알며, 일체의 이르는 곳에 여여(如如)하여 다 신변(神變)을 나타내고, 모든 법계에서 자재한 신변을 얻어 넓은 문의 일체 자리의 법문 바다 가운데서 유희한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다 알고 또 말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구이는 선재에게 말하였다.
“이 가비라성에 마야(摩耶)라는 부인이 있으니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모든 행을 닦아 익혀 세간 법에 물들지 않고 모든 부처님께 공양하며, 보살의 행에서 물러나지 않고 장애를 없애며, 남의 깨우침을 의지하지 않고 모든 법문에 들어가고, 항상 상대를 따라 부처님 계신 곳에 나타나서는 중생을 포섭하며, 미래의 겁이 다하도록 보살행을 닦으면서 물러나지 않고, 대승의 모든 원을 원만히 성취하여 일체 중생의 선근을 기르는가 물어 보라.”
그때 구이는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거듭 이 뜻을 밝히기 위해 다음 게송을 외웠다.

저 보살의 갖가지 행을
즐겨 수행하는 사람을 보면
나는 한량없이 기뻐하면서
그들을 모두 포섭하나니.

옛날의 오랜 지난 세상에
백 국토 티끌의 그 겁을 지나
청정(淸淨)이라는 겁이 있었고
광명(光明)이라는 세계 있었네.

그때 그 겁에
60백천억
나유타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네.

그 최후 부처님의
이름은 법당등(法幢燈)인데
그 부처님이 멸도하신 뒤
지산(智山)이라는 왕이 있었네.

그는 큰 신통 힘으로
염부제의 왕이 되어
그 일체 원수의 적을
모두 다 항복 받았네.

그 왕에게 오백 아들 있는데
그 몸이 단정하고 아름다우며
또 깨끗하고 원만하므로
보는 사람 모두 좋아하였네.

부처님 법을 깊이 믿으며
공경하고 또 공양하면서
그 바른 법을 잘 보호하고
받들어 지녀 닦기를 좋아하네.

그 왕에게 태자가 있어
그 이름은 선광명(善光明)인데
서른 상호로 장엄한 그 몸
모든 중생을 이롭게 했네.


오백억 사람과 함께
집을 나와 도를 배우되
용맹하게 정진하는 힘으로
그 부처님 법을 호지하였네.

그 왕도의 이름은 지수(智樹)
일억의 성이 둘러쌌는데
그 동산의 이름은 정덕(靜德)
온갖 보배 나무로 장엄하였네.

선광이 이 동산에 머물면서
부처님의 바른 법 연설할 때에
다함이 없는 그 변재로
중생을 모두 깨끗이 하였네.

혹 때로는 걸식하기 위하여
그 왕성으로 들어갈 때는
조용하게 온갖 위의 갖추어
누구나 보고 다 기뻐하네.

걸어갈 때는 사자와 같고
그 마음은 언제나 침착하며
모든 감관을 다 항복 받아
생각하는 슬기가 그 앞에 있네.

그때에 어떤 장자가 있어
그 이름은 환희당(歡喜幢)인데
나는 그 장자의 딸이었으니
수순광(隨順光)이라 이름하였네.

나는 그때에 그 성 안에서
온갖 상호로 몸을 장엄한
선광명(善光明)이란 불자를 만나
기쁜 마음이 한량없었네.

그가 우리 집에 걸식 왔을 때
나는 연심(戀心)으로 보시했나니
마니로 만든 장엄거리를
그의 발우에 담아 주었네.

비록 애욕의 마음으로써
그 불자에게 공양했으나
이백 오십겁 지나는 동안
한 번도 삼악도(三惡道) 들지 않았네.

언제나 저 천상 인간의
부귀한 왕가에 태어났는데
그때마다 항상 저 선광명의
묘한 상호의 장엄 보았네.

나는 그 뒤에 이백 오십의
수많은 그 겁을 지나고서는
선현(善現)이란 여자의 집에 태어나
이구묘덕(離垢妙德)이라 이름하였네.

나는 승자재(勝自在)부처님 만나
공양하고 싶은 마음을 내어
몸도 목숨도 아끼지 않고
필요한 것을 다 보시했네.

그리고 나는 태자와 함께
승일광(勝日光)이란 부처님 뵈옵고
기뻐하는 마음 한량이 없어
비로소 보리심을 일으키었네.

그 겁에서의 최후 부처님
그 이름은 광해탈광(廣解脫光)이었는데
그 부처님 세상에 나오시자
나는 만나 모두를 공양하였네.

그 최후의 부처님 따라
나는 깨끗한 지혜의 눈을 얻어
모든 법의 모양 환히 알고
망상과 착각을 모두 버렸네.

저 보살의 삼매 바다를
관찰하는 그 법문을 얻어
불가사의한 모든 국토를
한 찰나 사이에 모두 보나니

그 일체의 부처 국토의
깨끗하거나 더러움을 보지만
깨끗하다고 탐착하지 않으며
더럽다고 또 싫어하지도 않네.

여러 세계의 도량에 앉은
모든 여래 두루 다 보고
여러 부처님의 불가사의한
광명 바다를 한 찰나에 다 보네.

또 부처님의 권속들 보고
저 일체의 모든 삼매와
또 일체의 모든 법문 등
거기에 아무 장애가 없네.

또 그들의 온갖 업행과
그들의 사는 곳 모두 다 알고
그리고 또 큰 서원 바다를
한 찰나 사이에 모두 다 아네.

또 나는 저 보살 몸에서
모든 보살을 두루 보나니
무량한 겁에 쌓은 그 수행
그것은 아무도 측량 못하네.

그 낱낱의 털구멍에서
아승기겁의 모든 국토의
풍륜(風輪)ㆍ수륜(水輪)과 또 화륜(火輪)과
일체 큰 지륜(地輪) 두루 다 보네.

가지가지의 의지한 것과
모든 세계의 그 형상들과
갖가지 묘한 장엄거리와
제각기 다른 중생 몸 보네.

또 세계의 바다 보나니
그 일체의 모든 세계에
여러 부처님이 세상에 나와
설법하여 중생들을 제도하시네.


나는 무량한 그 겁 동안에
보살행을 닦아 익히었으나
그래도 보살의 그 몸의 업과
마음의 지혜는 알지 못하네.

그때 선재동자는 땅에 엎드려 구이의 발에 예배하고 돌기를 마친 뒤에 하직하고 물러갔다.

반보(攀寶) : 앞글자는 보(普)와 반(班)의 반절이다.
구이(瞿夷) : 앞글자는 기(其)와 구(俱)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이(以)와 지(脂)의 반절이다.
할절(割截) : 앞글자는 고(古)와 달(達)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작(昨)과 결(結)의 반절이다.
각재(各齎) : 뒷글자는 조(祖)와 계(稽)의 반절이다.
탄연(坦然) : 앞글자는 타(他)와 단(但)의 반절이다.
수단(脩短) : 앞글자는 식(息)과 류(流)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도(都)와 관(管)의 반절이다.
감색(紺色) : 앞글자는 고(古)와 암(暗)의 반절이다.
순치(脣齒) : 앞글자는 식(食)과 륜(倫)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창(昌)과 리(里)의 반절이다.
총변(聰辯) : 앞글자는 창(倉)과 홍(紅)의 반절이다.
욕빙(欲娉) : 뒷글자는 필(匹)과 정(正)의 반절이다.
운멸(殞滅) : 앞글자는 우(于)와 민(敏)의 반절이다.
윤필(倫匹) : 뒷글자는 비(譬)와 길(吉)의 반절이다.
정결(貞潔) : 뒷글자는 음이 결(結)이다.
액광(額廣) : 앞글자는 오(五)와 맥(陌)의 반절이다.
방억(方臆) : 뒷글자는 음이 억(億)이다.
누련(縷練) : 앞글자는 력(力)과 주(主)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랑(郞)과 전(殿)의 반절이다.
쇄미(碎未) : 앞글자는 소(蘇)와 내(內)의 반절이다.
정대(頂戴) : 뒷글자는 도(都)와 대(代)의 반절이다.
기혐(譏嫌) : 앞글자는 거(居)와 의(依)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호(戶)와 겸(兼)의 반절이다.
증광(繒纊) : 앞글자는 질(疾)과 릉(陵)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고(苦)와 방(謗)의 반절이다.
분형(芬馨) : 뒷글자는 호(呼)와 형(刑)의 반절이다.
하예(瑕穢) : 앞글자는 호(胡)와 가(加)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어(於)와 폐(廢)의 반절이다.
첨곡(諂曲) : 앞글자는 축(丑)과 염(焰)의 반절이다.
연정(淵渟) : 뒷글자는 특(特)과 정(丁)의 반절이다.
가람(伽藍) : 뒷글자는 로(魯)와 감(甘)의 반절이다.
상서(庠序) : 앞글자는 사(似)와 양(羊)의 반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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