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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3259 불교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54권

by Kay/케이 2023.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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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대방광불화엄경(大方廣佛華嚴經) 54

 

대방광불화엄경 제54권

동진 천축삼장 불타발타라 한역
이운허 번역

34. 입법계품 ⑪

“또 불자여, 나는 중생을 위하여 혹은 문혜법(聞慧法)을 말하고 혹은 사혜법(思慧法)을 말하며 혹은 수혜법(修慧法)을 말한다. 혹은 하나의 존재를 말하고 혹은 일체의 존재 바다[有海]를 말하며, 혹은 한 부처님 바다[佛海]를 말하고 혹은 일체 부처님의 명호를 말하며, 혹은 한 세계를 말하고 혹은 일체의 세계 바다[世界海]를 말하며, 혹은 한 수기 줌[授一記]을 말하고 혹은 일체의 수기 줌의 바다를 말하며, 혹은 한 부처님의 권속 바다를 말하고 혹은 일체 부처님의 권속 바다를 말한다.
또 혹은 한 부처님의 법륜을 말하고 혹은 일체 부처님의 법륜을 말하며, 혹은 한 수다라(修多羅)를 말하고 혹은 일체 부처님의 수다라를 말하며, 혹은 한 모임을 말하고 혹은 일체의 모임을 말하며, 혹은 한 살바야(薩婆若)의 마음을 말하고 혹은 일체의 보리심(菩提心)을 말하며, 혹은 한 교법[乘]을 말하고 혹은 일체의 교법을 말한다.
불자여, 나는 이런 무량한 방편으로 중생들을 위하여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법을 말한다.
불자여, 나는 이 무너지지 않는 법계(法界)에 깊이 들어가 여래의 바른 법을 다 성취하고, 위없는 법의 보시로써 중생을 포섭하면서 미래의 겁이 다하도록 보현보살의 행을 닦아 익히느니라.
불자여, 나는 이미 이 심심묘덕자재음성(甚深妙德自在音聲) 법문을 성취하였다. 그리하여 찰나찰나 사이에 일체 법문(法門)을 다 길러 법계에 충만하게 한다.”
그때 선재는 야천(夜天)에게 아뢰었다.
“신묘합니다, 천신이시여. 그 법문은 가장 심오합니다. 그 법문을 얻으신 지는 얼마나 되옵니까?”
야천은 답하였다.
“불자여, 지난 세상에 세계 티끌 수 같은 겁을 지나 이구광명(離垢光明)이라는 겁이 있었고, 그때 법계묘덕운(法界妙德雲)이라는 세계가 있었는데 네 천하의 티끌 수 같은 향으로 수미산을 장엄하였다. 그것은 연꽃 속에서 일체 부처님의 묘한 원(願)의 음성을 내었으니 일체 중생들의 깨끗한 업으로 생긴 것이며, 뭇 보배로 된 것이었다.
그 형상은 연꽃과 같아 청정하여 더러움이 없고
수미산 티끌 수 같은 온갖 묘한 보배 나무[寶樹]가 빙 둘러쌌으며, 수미산 티끌 수 같은 온갖 묘한 보배 향으로 장엄하였고, 수미산 티끌 수 같은 네 천하로 그 세계를 장엄하였으며 그 낱낱의 네 천하에는 각각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성(城)이 있었다.
그 세계에는 장엄당(莊嚴幢)이라는 네 천하가 있었고, 그 네 천하에는 보보화광(普寶華光)이라는 왕도의 성이 있었으며, 그 성 밖에는 법왕궁전광명(法王宮殿光明)이라는 도량이 있었는데, 그 도량에서는 수미산 티끌 수 같은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다. 그 최초의 부처님 명호는 법해뇌음광명왕(法海雷音光明王)이었다.
그때에 이구광명(離垢光明)이라는 전륜왕이 있었다. 그는 그 부처님 처소에서 바른 법을 수호하면서 바른 법[正法]의 수다라 바다를 듣고 지니다가, 그 부처님이 멸도하신 뒤에는 출가하여 도를 배웠다. 바른 법이 멸하려 하자 대겁(大劫) 가운데 나쁜 겁이 일어나 번뇌가 치성하여 중생들은 분노하여 서로 싸우고, 비구들은 공덕의 이익을 저버리고 제멋대로 하기를 좋아하였고, 언제나 왕들을 이야기하고 도적ㆍ여자ㆍ나라ㆍ바다ㆍ세상 이야기 등 이런 갖가지 이야기를 좋아하였다.
그때 그 왕 비구는 생각하였다.
‘여래는 무량 아승기겁(阿僧祇劫) 동안 묘한 법을 닦아 모았는데 왜 저 비구들은 서로 헐뜯는가.’
그는 곧 허공에 올라 큰 광명의 구름을 놓아 무량한 갖가지 빛으로 시방의 모든 세계를 두루 비추어 일체 중생의 번뇌를 멸하고, 무량한 중생을 위없는 보리에 세웠다. 그리고 또 바른 법을 6만 5천 년 동안 흥성하게 하였다.
그때 법륜화광(法輪化光)이라는 비구니가 있었는데 그녀는 그 전륜왕의 딸로 10만 비구니를 권속으로 두었다. 그 비구니는 부왕(父王) 비구의 광명과 신변(神變)을 보고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내었다. 그리하여 일체불등명삼매심심묘덕자재음성(一切佛燈明三昧甚深妙德自在音聲)이라는 법문을 얻고는 몸과 마음이 부드러워져 법해뇌음광명왕부처님의 자재한 신력과 일체의 공덕이 다 그 앞에 나타났다.
불자여, 그때 전륜왕으로서 그 여래를 따라 바른
법륜을 굴려 법을 일으킨 이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는가. 지금의 저 보현보살마하살이 바로 그 사람이요 그 법륜화광비구니는 바로 나였다.
나는 그때 불법을 수호하여 10만 비구니 무리를 세워 물러나지 않는 자리[不退轉地]를 얻게 하였고 또 일체 여래의 법문 삼매와 법륜광명 삼매를 얻게 하였으며 또 일체 법의 바다에 들어가는 방편반야바라밀을 세웠느니라.
불자여, 다음에는 이구법산(離垢法山)이라는 여래께서 세상에 나오셨는데 나는 그를 만났고, 다음 여래 이름은 법원만광명주라(法圓滿光明周羅)요 다음 여래 이름은 법일묘덕운(法日妙德雲)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법해분별묘음성왕(法海分別妙音聲王)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법일원만등(法日圓滿燈)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법화당운(法化幢雲)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범염산당왕(法燄山幢王)이었다.
또 다음 여래 이름은 심심법묘덕월(甚深法妙德月)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법지보광명장(法智普光明藏)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보지경계각오중생(普智境界覺悟衆生)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묘덕산왕(妙德山王)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보문보현수미산(普門普賢須彌山)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일체법정진당(一切法精進幢)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보화묘덕운(寶華妙德雲)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적정심심광명주라(寂靜甚深光明周羅)였다.
또 다음 여래 이름은 범염대자광명월(法燄大慈光明月)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광염묘덕해(光燄妙德海)며, 다음 여래 이름은 지혜일보조일체(智慧日普照一切)요 다음 여래 이름은 원만보지(圓滿普智)며, 다음 여래 이름은 공덕염화등(功德燄華燈)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지혜사자당왕(智慧師子幢王)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보일광명왕(普日光明王)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수미상장엄(須彌相莊嚴)이었다.
또 다음 여래 이름은 용맹일보광명(勇猛日普光明)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법망각묘덕월(法網覺妙德月)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법련화부선덕묘음(法蓮華敷善德妙音)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상일보광명(相日普光明)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보광묘덕정법음성(普光妙德正法音聲)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무외묘덕나라연사자(無畏妙德那羅延師子)며, 다음 여래 이름은 보지건당(普智健幢)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부법련화신(敷法蓮華身)이었다.
또 다음 여래 이름은 공덕화묘법해(功德華妙法海)요 다음 여래 이름은 도장각묘덕월(道場覺妙德月)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법거묘덕월(法炬妙德月)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보조광명주라(普照光明周羅)며, 다음 여래 이름은 법당등(法幢燈)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묘덕해당운(妙德海幢雲)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명칭산묘덕운(名稱山妙德雲)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전단묘덕월(栴檀妙德月)이었다.
또 다음 여래 이름은 명정보묘덕화(明淨普妙德華)요 다음 여래 이름은 보조중생광명왕(普照衆生光明王)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발두마화묘공덕장(鉢頭摩華妙功德藏)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향염광명왕(香燄光明王)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발두마인(鉢頭摩因)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명정상산(明淨相山)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보칭공덕당(普稱功德幢)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보문광명수미산(普門光明須彌山)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묘덕법성광명(妙德法城光明)이었다.
또 다음 여래 이름은 명정공덕산(明淨功德山)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승상묘덕(勝相妙德)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법력용맹당(法力勇猛幢)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법륜광명묘음(法輪光明妙音)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공덕광염누각지광(功德光燄樓閣智光)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무상묘법륜월(無上妙法輪月)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명정법발두마각당(明淨法鉢頭摩覺幢)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보발두마광장(寶鉢頭摩光藏)이었다.
또 다음 여래 이름은 보시기운등(寶尸棄雲燈)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지각화(智覺華)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종종염묘덕수미산장(種種燄妙德須彌山藏)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원만염묘덕왕(圓滿燄妙德王)며, 다음 여래 이름은 공덕운장엄광명(功德雲莊嚴光明)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법산운당(法山雲幢)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보명정공덕산(普明淨功德山)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법일운등왕(法日雲燈王)이었다.
또 다음 여래 이름은 법운명성자재왕(法雲名聲自在王)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법원만운(法圓滿雲)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선각명정지당(善覺明淨智幢)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법원만선각묘덕월(法圓滿善覺妙德月)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금색산현(金色山賢)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명정현묘덕수미산(明淨賢妙德須彌山)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보지혜운묘성(普智慧雲妙聲)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법력묘덕누각(法力妙德樓閣)이었다.
또 다음 여래 이름은 향염묘덕왕(香燄妙德王)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금색마니산묘성(金色摩尼山妙聲)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백호장일체법원만광명(白毫藏一切法圓滿光明)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명정법륜(明淨法輪)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무상청정시라산(無上淸淨尸羅山)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보정진거광조운(普精進炬光照雲)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광삼매해천관광명(廣三昧海天冠光明)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보염묘덕왕(寶燄妙德王)이었다.
또 다음 여래 이름은 법거보장묘성(法炬寶帳妙聲)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법운공광명사자(法雲空光明師子)며, 다음 여래 이름은 상호장엄당월(相好莊嚴幢月)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광명염산전운(光明燄山電雲)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무애허공법광(無礙虛空法光)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낙지화부(樂智華敷)며, 다음 여래 이름은 세간주광명묘성(世間主光明妙聲)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법삼매광명묘음(法三昧光明妙音)이었다.
또 다음 여래 이름은 법음진보장(法音眞寶藏)이요 또 다음 여래 이름은 법광명염묘성해(法光明燄妙聲海)며, 다음 여래 이름은 보조삼세상당(普照三世相幢)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법원만산광명(法圓滿山光明)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법계사자광명(法界師子光明)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법계사자염(法界師子燄)이며, 다음 여래 이름은 명정묘덕수미산(明淨妙德須彌山)이요 다음 여래 이름은 일체삼매해사자(一切三昧海師子)며, 다음 여래 이름은 보지광명등(普智光明燈)이었다.
불자여, 그 이구광명겁(離垢光明劫)에서는 이런 수미산 티끌 수 같은 여래께서 세상에 나오셨는데, 그 최후의 여래 이름은 법계성명정지등(法界城明淨智燈)이었다. 그 여러 여래를 나는 다 공경하고 공양하였으며, 법을 듣고는 받들어 지녔고, 출가하여 도를 배워서는 불법을 수호하고
그 여러 부처님 처소[所]에서 갖가지 방편으로 이 심심묘덕자재음성법문에 들어가 갖가지 방편으로 중생 바다를 교화하였느니라.
또 불자여, 다시 부처 국토 티끌 수 같은 겁 동안 모든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는데, 나는 그분들도 다 공경하고 공양하였다.
그러므로 불자여, 일체 중생이 오랫동안 생사 속에서 자고 있는데 내가 홀로 깨어 일체 중생을 깨우치고, 마음의 성(城)을 수호하면서 삼계의 성을 떠나 일체지(一切智)의 위없는 성에 들어갔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오직 이 심심묘덕자재음성(甚深妙德自在音聲) 법문을 성취하여 중생들의 두 말 하는 입의 허물을 없애고 깨끗하고 진실함을 말하게 할 뿐이다.
그러나 저 위대한 보살들은 중생들의 말을 확실히 알아 한 찰나 사이에 그들의 마음을 다 깨닫고, 중생들의 말과 음성의 바다에 깊이 들어가 그들이 베푸는 어법(語法)을 잘 알며, 모든 법의 바다를 분별해 알고 모든 법의 다라니 바다에 깊이 들어가 그것을 섭취하며, 교묘한 방편으로 중생들을 위해 모든 법의 구름을 내어 끝내는 그들을 다 구제하고 그들을 포섭하여 위없는 업에 세우며, 깨끗한 지혜를 따라 업의 창고를 분별하고 사자처럼 잘 외쳐 일체 모든 법을 베풀며, 모든 법 자리의 원만한 다라니를 얻었느니라.
그런데 내가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다 알고 또 말할 수 있겠는가.
선남자여, 이 부처님 대중 가운데 개부수화(開敷樹華)라는 한 야천이 있으니,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일체지를 배워 중생들을 저 살바야(薩婆若)에 편히 세울 수 있겠는가 물어 보라.”
그리하여 묘덕수호제성(妙德守護諸城)야천은 이 법문을 거듭 밝히기 위해 다음 게송을 외웠다.

불자여, 매우 깊은 이 법문은
마치 허공 같은 여여(如如)한 성품인데
저 삼세의 일체 부처님들과
한량이 없는 법계를 분별하네.

한량이 없는 온갖 법문과
불가사의한 모든 법 내어
걸림이 없는 지혜 기르고
삼세의 법을 다 환히 아네.

저 국토의 티끌 수 같은 겁을 지나
이구광명이라는 겁이 있으며
묘덕운이라는 세계가 있고
거기 보화광이라는 성이 있었네.

그 겁에 수미산 티끌 수 같은
부처님이 차례로 나오셨나니
첫째는 법해뇌음광명왕이요
마지막은 법계성명정지혜등인데
나는 그분들을 다 공양하고
그 법을 듣고는 못내 기뻐하였네.


그 첫째 여래인
법해뇌음광명왕을 뵈올 때
온갖 묘한 상호로 장엄하여
그는 마치 저 수미산 같았네.

그 부처님 뵈옵고 곧 발심하여
오로지 일체지를 구하였나니
마음 크기는 저 허공과 같고
그 성품은 마치 여여(如如) 같았네.

저 삼세에 가득 차 있는
모든 부처님과 보살 대중은
일체 국토의 저 중생들을
대비심으로 두루 덮어 주었네.

밝고 깨끗하고 묘한 법신은
모든 부처 국토에 가득 차 있어
교화할 중생들의 근기를 따라
그들을 위해 몸을 나타내셨네.

내가 처음으로 발심할 때는
일체 국토를 진동시키고
모든 중생을 다 교화하여
그들을 다 크게 기쁘게 하였네.

다음에는 그 둘째 부처님 만나
설법 들으며 공양했나니
그리하여 곧 열 국토의
티끌 수 같은 부처님 다 보았네.

이와 같이 차례로 저 수미산의
티끌 수 같은 부처님 만나
그 일체의 모든 여래를
나는 다 공경하고 공양하였네.

그 법 듣고는 받들어 지녀
끝내는 이 법문을 얻었나니
그리하여 일체 중생 두루 건지고
끝내는 저 언덕에 이르렀네.

바뀌는 국토 티끌 수 같은 겁에
모든 부처님 세상에 나왔나니
그때도 나는 다 거기 나아가
공경하고 또 공양하면서
그 법을 듣고 받들어 지녀
이 법문을 청정하게 하였네.

그때 선재는 이 심심묘덕자재음성 법문을 얻고는 보살의 무량무변한 온갖 삼매 바다에 들어가 무량무변한 다라니 바다를 내고, 보살의 모든 신통과 광명을 얻어 모든 변재의 바다에 들어가 매우 깊은 모든 법의 바다를 길렀다. 그리하여 그 묘덕수호제성(妙德守護諸城)야천을 찬탄하기 위해 다음 게송을 외웠다.

지혜 바다를 원만히 성취하여
나고 죽는 바다를 아주 건너고
오랜 수명과 지혜 창고로
시방세계를 두루 비추네.

안이나 밖의 법을 통달할 때에
그것은 모두 다 허공 같나니
걸림이 없는 청정한 지혜로
삼세의 일을 모두 다 아네.

한량이 없고 그 끝이 없는
저 일체의 모든 경계를
찰나찰나에 잘 분별하면서도
그래도 그 마음에 집착이 없네.

한량이 없는 대비심으로
중생 바다를 다 구제하고
밝고 깨끗한 지혜 눈으로
중생의 성품이 없음을 아네.

불법의 바다에 깊이 들어가
그 밑바닥을 모두 잘 알고
가지가지의 교묘한 방편으로
중생들을 교화해 다 구제하네.

모든 법의 그 진실한 성품
그것을 두루 다 환히 알고
살바야를 잘 닦아 익히어
중생들을 모두 깨끗이 하네.

당신은 바로 조어(調御)하는 스승으로
일체 지혜를 끝까지 알고
모든 법계에 충만해 있으면서
설법하여 중생을 다 교화하네.

노사나부처님의 서원을 따라
걸림이 없이 중생을 구제하고
어디에서나 편히 머물러
시방의 부처님을 두루 다 보네.

당신 마음은 매우 깊고 묘하여
번뇌의 뜨거움을 모두 멸하고
청정하기 저 허공과 같아
더러움 떠나 집착이 없네.


저 삼세의 부처 국토의
그 일체의 여래들과
또 일체의 보살들과
그리고 일체 중생 다 포섭하네.

그리고 또 한 찰나와 나바(羅婆)와
낮과 밤과 한 달ㆍ반달
나아가서는 한량없는 겁
한 생각에 다 분별해 아네.

저 시방의 모든 중생들
빛깔이 있고 빛깔 없는 것
생각이 있고 생각 없는 것
여기서 죽어 저기서 나는 것 모두 다 아네.

일체 중생의 허망한 생각
뒤바뀐 생각들 모두 멸하고
언어의 법을 모두 잘 알아
보리의 도를 나타내어 보이네.

노사나부처님의 서원을 내어
일체 부처님의 법 바다에서
걸림이 없는 법의 몸과 마음으로
중생들 근기 따라 그 앞에 나타나네.

그리하여 선재동자는 이렇게 게송으로 야천(夜天)을 찬탄하고는 땅에 엎드려 그 발에 예배하고 무수히 돈 뒤에, 공경하는 마음으로 하직하고 물러갔다.
그때 선재동자는 바른 생각으로 더욱 넓은 심심묘덕자재음성 법문을 생각하면서 그 개부수화(開敷樹華)야천에게로 갔다.
그 야천은 온갖 보배 향 나무 누각 안에 있는 보배 나무 싹 사자 법좌에 앉았는데 백만 하늘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그리하여 선재는 땅에 엎드려 그 야천의 발에 예배하고 무수히 돈 뒤에 공경 합장하고 한쪽에 서서 아뢰었다.
“천신이시여, 저는 이미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었습니다. 보살은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보살도를 닦아 살바야에 나아가게 되나이까? 천신은 저를 위해 해설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는 답하였다.
“선남자여, 해가 저물어 우발라(優鉢羅)꽃과 발담마(鉢曇摩)꽃이 도로 모아질 때, 동산에 놀던 사람이 방종하기를 그만두고 집으로 돌아가면, 나는 그들을 위해 광명을 놓고, 또 험난한 길에 있는 사람을 위해서는 평탄한 길을 가르쳐 주어 그들로 하여금 오로지 일체지의 길을 구하게 하며, 또 바위산이나 깊은 물이나 넓은 벌판 등 이런 갖가지 험난한 곳에 있는 사람을 위해서는 다 광명을 놓아 그들로 하여금 다 고통을 면하고 안온한 즐거움을 얻게 하느니라.
또 선남자여, 나는 오욕으로 방종하는 중생들을 위해서는 늙고 앓고 죽는 고통을 나타내 보여, 그들로 하여금 방종을 버리고 선근을 닦게 하고, 인색하고 탐하는 이를 위해서는 보시를 찬탄하며, 계율을 범하는 이는 깨끗한 계율에 굳게 서게 하며, 성내는 이를 위해서는 대자(大慈)를 찬탄하여 인욕에 굳건히 서게 하고 게으른 사람이 있으면 보살의 정진을 수행하게 하며, 마음이 산란한 이가 있으면
모든 삼매를 닦게 하고 어리석은 이가 있으면 반야바라밀에 깊이 들어가게 하느니라.
또 나는 작은 법을 즐기는 이가 있으면 대승으로 가르치고 삼계에 집착하는 이가 있으면 보살의 원만하고 집착이 없는 모든 바라밀에 머물게 하며, 공덕이 미약하여 모든 번뇌의 핍박을 받는 중생이 있으면 그들로 하여금 보살의 힘[力]바라밀에 머물게 하고, 무지를 따르는 이가 있으면 보살의 지혜[智]바라밀에 머물러 우치의 어둠을 버리게 하느니라.
선남자여, 나는 이미 무량환희지족광명(無量歡喜知足光明)이라는 법문을 성취하였다.”
선재는 아뢰었다.
“천신이시여, 그 법문의 경계는 어떠하나이까?”
그는 답하였다.
“선남자여, 여래의 방편 광명으로 중생을 포섭하는 것이다.
불자여, 쾌락을 누리는 중생이 있으면 그것은 내가 부처님의 힘을 입어 모든 광명의 힘으로 여래의 가르침을 따르고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불도를 수순하며, 부처님의 정법을 듣고는 부처님의 선근에 들어가고, 여래의 원만하고 깨끗한 지혜의 해와 여래 성품의 깨끗한 업력으로 일체를 두루 비추는 까닭이니, 이런 공덕의 힘을 입기 때문에 중생들로 하여금 다 즐거움을 누리게 하는 것이니라.
불자여, 나는 이 법문에 들어와서는 바로 생각하여 노사나여래ㆍ응공ㆍ등정각이 과거에 행한 보살행의 바다에 깊이 들어갔다.
선남자여, 나는 안다. 즉 보살이 본래 보살 자리에 대한 마음을 내었을 때, 그는 중생들이 나와 내 것에 집착하고 무명에 덮이어 모든 삿된 견해에 들어가며, 탐애를 따르고 분노에 결박되어 그 마음이 어지럽고 뒤바뀌었으며 미움에 얽매이고 빈궁의 핍박을 받으며, 생사 속에서 갖은 고뇌를 받으면서도 부처님을 만나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
그는 이것을 보고 대비심을 내어서는 중생들을 포섭하여 온갖 고통을 멸하고 그들을 이롭게 하며, 일체에 집착하는 마음이 없어 어떤 보시한 물건에 대해서도 그 과보를 구하지 않게 하였다. 그리고 일체 인연과 모든 법의 실상을 분별해 알며, 대자대비의 원만한 법의 일산을 성취하여 중생들을 두루 덮어주고 만족할 줄 아는 법으로 지혜의 힘을 길러 모든 번뇌의 산을 무너뜨리어 그들을 안락하게 하느니라.
또 그 교화할 근기를 따라 감로의 법을 내리고 거룩한 법의 이익으로 중생들에게 고루 보시하며, 십력의 과보와 위없는 즐거움을 얻고 보살의 자재한 신력을 성취하고는
법계에 충만하여 일체 중생들 앞에 다 나타나며 일체 물건을 비내려 그들의 뜻을 충족시켜 모두 기뻐하게 하고, 중생을 구호하여 생사의 고통을 멸해 주면서도 그 은혜 갚기를 바라지 않느니라.
또 일체 중생의 마음 보배를 장엄하여 모든 부처님의 선근과 동일하게 하고, 살바야를 더욱 길러 일체 중생을 교화해 성숙시키며, 위없는 깨끗한 법으로 모든 부처 국토를 깨끗이 하고, 찰나찰나에 일체 법계에 가득 차며, 밝고 깨끗한 지혜로 삼세를 분별하고, 허공에 충만해서는 언제나 깨끗한 법륜을 굴리면서 중생을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일체지를 내어 모든 가짐을 청정하게 하느니라.
또 모든 부처님의 보리를 깨닫고 미래의 모든 겁을 분별하며, 일체의 겁에서 보살행을 행하면서도 두 가지 마음이 없고, 일체 세계를 다 두루 노닐면서 그 몸은 일체 국토 바다를 다 수용하며, 일체 세계를 다 포섭하되 그 일체 세계의 갖가지 형색ㆍ갖가지 장엄ㆍ갖가지 의지함과 혹은 깨끗하지 않음과 혹은 더러우면서 깨끗하고 혹은 깨끗하면서 더러우며, 혹은 순수하게 깨끗하고 혹은 순수하게 더러우며, 혹은 넓고 혹은 좁으며, 혹은 크고 혹은 작으며, 혹은 엎어지고 혹은 잦혀진 것 등을 다 분별해 해설하느니라.
그런 모든 세계 바다 가운데서 보살행을 내고 보살행을 증득하여, 찰나찰나에 보살의 자재한 행을 내고 찰나찰나에 중생들을 위해 삼세 모든 부처님의 청정한 법신을 나타내느니라.
불자여, 노사나부처님이 과거에 보살행을 행할 때에는, 중생들이 무지한 공덕으로 우치에 덮이어 나와 내 것에 집착하고, 무명에 가리어 바로 각하지 못하여 삿된 견해에 들어가서는 인과를 알지 못하며, 번뇌의 업을 따르면서 성인의 도를 닦아 무작(無作)의 법을 얻지 못하고, 항상 생사의 험한 길에 흘러 다니면서 갖가지 고통을 받는 것을 보았다.
그리하여 대비를 일으켜 중생들로 하여금 보살의 무량한 모든 행을 내어 일체 바라밀을 닦게 하고, 견고하고 승묘한 선근에 편히 세워 온갖 고통을 멸해 주고, 공덕의 창고를 길러 인과를 알아 업보를 어기지 않고 법의 진실을 알게 하였다. 그리고 중생들의 욕망과 일체 국토를 다 분별해 알고 일체 불법을 수호하여 받들어 지니고는
그것을 끊어지지 않게 하였으며, 좋지 못한 법을 멸하고 살바야를 원만히 성취하였느니라.
불자여, 그는 이와 같은 무량한 법을 보시하고 중생을 포섭하여, 그들로 하여금 한결같이 살바야의 법을 구하게 하였다. 그리고 보살의 모든 바라밀을 수행하여 성현의 이익을 갖추고 살바야를 길러 선근의 바다를 채우고는 여래의 무량한 신통을 나타내었으니, 그는 이런 갖가지 방편으로 중생을 포섭하고 여래의 무량한 공덕을 나타내었으며, 중생들을 보살의 모든 섭수하는 지혜에 편히 세웠느니라.”
선재는 아뢰었다.
“천신이시여, 당신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내신 지는 얼마나 되었습니까?”
그는 답하였다.
“불자여, 그것은 참으로 알기도 어렵고 믿기도 어려우며 들어가기도 어렵고 말하기도 어려우며 얻기도 어려운 것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부처님의 신력이 아니고는 어떤 하늘이나 성문이나 연각도 알 수 없는 것이니라.
선지식에 의하여 선근을 성취하고, 정직한 마음을 깨끗이 하여 아첨과 간사함을 멀리 떠나 온갖 더러움을 멸하며, 두루 비추는 지혜의 광명을 얻어 중생들을 가엾이 여기며, 모든 악마를 항복 받고 번뇌의 나무를 빼며, 반드시 일체종지를 성취하기 위해 생사와 근심과 고뇌를 멸하여 여래의 즐거움을 얻고, 부처님의 공덕과 정진의 바다에 들어가 부처 자리에 편히 머무르며, 여래의 일체지의 힘을 얻고 십력을 성취한 사람, 이런 사람이라야 비로소 그것을 믿고 이해하며 알고 들어가며 말하고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것은 부처님의 경계로서 어떤 중생이나 보살로는 알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니라.
또 나는 부처님의 신력을 받들어 중생들을 다스리기 위해, 청정한 곧은 마음으로 선근을 두루 닦고, 매우 깊은 마음을 얻어 이 법을 즐겨 들은 것이니, 그러므로 교화할 중생의 근기를 따라 분별하여 해설하리라.”
그때 그 야천은 이 뜻을 거듭 밝히기 위하여 삼세 모든 부처님의 경계를 관찰하고 다음 게송을 외웠다.

불자여, 들으라. 이 법문은
깊고도 깊은 부처님 경계로서
불가사의한 국토 티끌 수 같은 겁에
그것을 말하여도 다하지 못하리라.

탐하고 성내고 어리석으며
그리고 또 교만한 저 중생들
그들은 아무도 알지 못하나니
부처님의 훌륭하고 고요한 법을.

인색하고 질투하고 아첨하고 간사하여
번뇌의 업에 덮여 있는 중생들
그들로는 아무도 알 수 없나니
매우 깊은 부처님의 경계인 것을.

오음ㆍ십이입 또 십팔계와
또 나라는 견해를 가진 사람과
마음ㆍ생각ㆍ견해가 뒤바뀐 사람
그들은 부처 경계 알지 못하네.


맑고 깨끗해 허망을 떠난
저 여래의 매우 깊은 경계는
생사를 의지하여 머무는 사람
그들은 아무도 알지 못하네.

여래 가문에 태어난 사람으로
언제나 부처님의 수호를 받고
불법의 창고를 받아 지니는
슬기의 눈이 아는 경계이니라.

선지식을 언제나 가까이하고
희고 깨끗한 법 두루 갖추고
부처님의 힘을 성취한 사람
그는 이 법문 듣고 기뻐하나니.

마음이 깨끗하여 허망을 떠나
마치 저 허공의 성품 같으며
슬기의 등불로 어둠을 멸한
이것이 바로 그 경계이니라.

대자대비한 그 마음으로
일체 중생을 다 덮어주고
평등한 마음으로 일체를 관찰하는
이것이 바로 그 경계이니라.

그 마음은 크게 기뻐하면서
평등하게 모든 중생을 보고
일체를 아주 떠나 버리어
때가 없는 그 경계이니라.

깨끗한 마음 모든 악을 떠나고
미세한 죄라도 두려워하며
모든 부처님의 법을 따르는
때가 없는 그 경계이니라.

인욕의 법에 편히 머물러
그 마음 조금도 안 흔들리고
여실히 그 업을 어기지 않는
다함없는 마음의 경계이니라.

용맹스럽게 부지런히 정진하여
물러나지 않는 마음에 편히 머물고
끝내는 그 살바야를 성취하여
다스리는 그 경계이니라.

고요한 선정의 마음에 들어
번뇌의 뜨거움을 모두 없애고
지혜의 바다에 깊이 들어가
고요함을 일으키는 그 경계이네.

저 갖가지의 중생 무리와
모든 저 법의 참된 모양과
깊은 법의 경계를 환히 아는 것
그것이 슬기 등불 법문이니라.

중생들의 성품을 깨달아 알고
그 어떤 존재에도 집착 않으며
일체 마음을 두루 다 비추는 것
그것이 길잡이의 법문이니라.

삼세의 부처님을 모두 다 따라
그가 낸 청정한 원의 성품은
일체 국토에 두루 다 미쳐
미래겁이 다하도록 그 끝이 없네.
그리고 보살의 행을 닦는 것
그것 바로 보현의 법문이니라.

온갖 방편의 바다에 들어서는
모든 국토 바다를 다 관찰하고
걸림이 없는 깊은 지혜로
국토의 이뤄지고 무너짐 아네.

그 낱낱의 티끌 속에서
모든 부처님이 도량에 앉으시어
부처 되어 중생을 교화함을 보나니
걸림이 없는 눈의 법문이니라.

선재동자여, 그대는 내게 와서
이 선지식을 가까이하여
깊고도 깊은 이 법문 들었나니
부디 정진하여 부지런히 수행하라.

이 노사나부처님의 경계는
매우 깊어 헤아리기 어렵지만
나는 부처님의 신력 받들어
그대를 위해 분별하여 말하리라.

“불자여, 지난 세상에 세계 티끌 수 같은 겁의 바다를 지나 명정산(明淨山)이라는 한 세계가 있었고, 그곳에서 지혜법계산제방적정보조왕(智慧法界山諸方寂靜普照王)이라는 여래ㆍ응공ㆍ등정각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다.
그 부처님이 보살로 계실 때에 그 세계 바다를 깨끗이 하였는데, 그 세계 바다 가운데에는 부처 국토 티끌 수 같은 세계 성품이 있었고, 그 낱낱 세계 성품 가운데서 세계 티끌 수 같은 부처님이 세상에 나오셨으며, 그 낱낱 여래는
세계 티끌 수 같은 수다라(修多羅)를 말씀하셨고, 그 낱낱 수다라 가운데서 부처 국토 티끌 수 같은 보살의 수기를 주셨다. 그리하여 여래의 갖가지 신력을 나타내어 무량한 방편과 갖가지 교법으로 중생들을 교화하셨다.
불자여, 그 세계 바다 가운데 보문장엄(普門莊嚴)이라는 한 세계 성품이 있었고, 그 세계 성품 가운데 일체보색묘덕보조(一切寶色妙德普照)라는 한 세계가 있었는데, 일체 보배 꽃 바다로 장엄하고 온갖 보배로 그 몸이 되었다. 그 형상은 하늘 성(城)과 같은데 청정한 장엄은 일체 부처님 도량을 두루 비추고 모든 부처님의 변화와 광명을 다 나타내었다.
그 세계 안에 수미산 티끌 수 같은 사천하가 있고 그 사천하 안에 보산당(寶山幢)이라는 한 사천하가 있었으며, 그 사천하에는 세로와 가로가 10만의 유순이 되는 염부제가 있었고, 그 염부제 안에는 10만의 큰 성이 있었으며 그 모든 성 안에는 견고보장엄운등(堅固寶莊嚴雲燈)이라는 한 왕도(王都)가 있는데 1만 성으로 둘러쌌고 사람의 수명은 만 세였다.
그때 일체법사자후원개묘음(一切法師子吼圓蓋妙音)이라는 대왕이 있었는데, 그는 5백 대신과 6만의 시녀와 단정하고 씩씩한 7백의 왕자를 두었었다.
그 왕의 위덕은 한 염부제를 두루 덮어 어떤 원수도 없었는데, 그 대겁(大劫) 가운데 어떤 나쁜 겁이 생겨 오탁(五濁)이 왕성하였다. 그리하여 그 인민들은 십악업(十惡業)을 행하고 십선업(十善業)을 버렸으므로, 죽어서는 악도(惡道)에 들어가고 수명이 짧으며 형상이 추하고 빈궁 하천하여 괴로움이 많고 즐거움이 적었다.
그리하여 그들은 서로 다투고 서로 헐뜯으면서 다른 권속을 떠나고 삿된 견해에 떨어져, 갖가지 탐욕으로 비법을 행하였으므로, 바람과 비가 때를 맞추지 않아 초목과 숲과 온갖 곡식의 묘종이 다 말라 버렸다. 그래서 인민들은 굶주리고 병들어 모두 왕도로 몰려가 큰 소리로 부르짖었다.
그때 무량 무수한 대중들이 왕성을 둘러쌌는데, 혹은 두 손을 들고 혹은 합장하며, 혹은 하늘에 부르짖고 땅을 두드리며, 혹은 온몸을 스스로 치고 혹은 오른 무릎을 땅에 붙이며, 혹은 해진 옷을 입고 눈에 빛이 없이 슬픈 소리로 크게 외치면서 모두 말하였다.
‘대왕님, 우리는 지금 몹시 괴롭습니다. 몹시 괴롭습니다. 배고프고 목마르며 추위에 얼고 병들어 위독합니다.
그러나 돌아갈 곳이 없고 구제해 줄 사람이 없어, 마치 감옥에 있는 것처럼 갖은 고통이 핍박하여 갈수록 죽음의 길로 달리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무량한 고통 때문에 슬픈 소리로 호소하면서, 스스로 구제되어 안온하고 즐겁기를 구하되 ‘대왕님은 바로 중생들의 보배 창고요 맑고 시원한 못이며, 좋고 바르게 다스리는 법이요 큰 지혜와 큰 수레입니다. 큰 보배 섬이 되어 진실한 이익으로 중생들에게 천상 인간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그때 대왕은 몹시 고통스런 이 슬픈 소리를 듣고 곧 백만 아승기의 대비법문(大悲法門)을 얻어 일심으로 생각하다가, 이내 열 가지 슬픈 말을 내었다.
‘아아, 슬프다. 일체 중생들은 밑 없는 생사의 깊은 구덩이에 떨어져 있지만 귀의할 곳이 없구나. 나는 저들을 위해 귀의처(歸依處)가 되어 저들로 하여금 모두 여래의 자리를 얻게 하리라.
슬프다. 중생들은 번뇌의 재난을 받고 있지만 구제해 줄 사람이 없구나. 나는 저들의 구호자가 되어 저들로 하여금 모두 일체의 선업에 편히 서게 하리라.
슬프다. 중생들은 나고 늙고 앓고 죽지만 구호해 줄 사람이 없구나. 나는 저들의 구호자가 되어 저들의 모든 마음과 몸의 고통을 멸해 주리라.
슬프다. 중생들은 온갖 두려움이 있지만 구호해 줄 사람이 없구나. 나는 저들의 구호자가 되어 저들로 하여금 일체지의 안온한 곳에 머물게 하리라.
슬프다. 중생들은 내 몸이라는 어리석은 소견에 덮이어 있다. 나는 저들의 밝고 깨끗한 등불이 되어, 일체를 두루 비추는 밝고 깨끗한 지혜를 나타내리라.
슬프다. 중생들은 우치에 덮여 있다. 나는 저들의 크고 밝은 횃불이 되어, 일체지의 바른 법의 성(城)을 나타내리라.
슬프다. 중생들은 인색과 질투와 아첨과 간사와 거짓 때문에 그 마음이 흐리고 어지럽구나. 나는 저들로 하여금 다 위없는 청정한 법신을 얻게 하리라.
슬프다. 중생들은 긴 생사의 물결에 떠내려가고 있다. 나는 저들로 하여금 생사의 바다를 건너 부처의 저 언덕에 이르게 하리라.
슬프다. 중생들은 모두 날 적부터 장님이 되어 있다. 나는 저들로 하여금 진실한 이치를 보아 부처님과 동등하게 하리라.
슬프다. 중생들은 그 감관을 억제하지 못하고 있구나. 나는 저들로 하여금 그 감관을 억제하고 장애를 없애어 일체지를 얻게 하리라.’
그 대왕은 이런 열 가지 슬픈 말을 내고는 곧 북을 쳐 영(令)을 내렸다.
‘저 일체 중생들은 두려워하지 말고 조용하여라.
그대들에게 필요한 것을 나는 다 지급하리라.’
그리고는 곧 염부제 안의 크고 작은 도시와 촌락의 모든 창고를 다 열어 금ㆍ은ㆍ보배와 의복ㆍ음식ㆍ향ㆍ꽃ㆍ영락ㆍ평상ㆍ금침ㆍ궁전ㆍ사택과 모든 보배 당기 즉 야광 보배 당기ㆍ마니보배 당기와 의사(醫師)ㆍ약품과 갖가지 그릇에 온갖 보배를 담았는데 금강 그릇에는 온갖 묘한 향을 담고 갖가지 향 그릇에는 온갖 옷을 담고 갖가지 수레에는 번기ㆍ비단ㆍ당기ㆍ일산 등을 실어 모두 그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또 북을 울려 천하의 모든 도시와 촌락에 영을 내렸다.
‘이제 너희들에게 국토와 도시와 촌락ㆍ처자와 내 머리ㆍ눈ㆍ이빨ㆍ혀ㆍ심장ㆍ간장ㆍ피ㆍ살ㆍ창자ㆍ위ㆍ손ㆍ발과 일체의 뼈마디를 다 주리라.’
그때 그 성 동쪽에 명정마니묘덕(明淨摩尼妙德)이라는 큰 집회 장소가 있었다. 그 땅은 편편하고 넓고 깨끗하여 지저분하지 않았으며 여러 가지 보배로 되어 있는데 온갖 꽃을 흩고 모든 향을 피워 놓아 일체 향 구름이 허공에 충만하였다. 보배 나무가 둘러쌌고 무량한 향 그물 및 보배 그물로 그 위를 덮었는데 그것은 저절로 무량 억 나유타의 즐거운 소리를 내었다.
이런 무량한 묘한 보배로 장엄하였으니 그것은 다 보살들의 깨끗한 업의 과보로 된 것이었다.
그 집회소 안의 대왕이 사는 곳은 그 땅이 열 가지 보배로 되었고 열 가지 보배 난간과 열 가지 보배 나무들이 둘러쌌으며, 금강으로 된 그 바탕은 깨뜨릴 수 없고 온갖 보배로 장엄하고 모든 보배 번기를 달았다. 희고 깨끗한 보배 그물과 금 구슬 보배 그물 ㆍ온갖 꽃 보배 그물ㆍ마니보배 그물ㆍ온갖 옷 보배 그물 등으로 그 위를 덮고 유명한 향을 피웠는데 무량하고 미묘한 노래 소리를 저절로 내었다.
그때 그 대왕은 사자좌에 앉아 있었다. 그 몸은 단정하고 묘하여 대인(大人)의 모습을 갖추었고 사지가 원만하며, 나라연(那羅延)의 그 몸은 해칠 수가 없었다. 왕의 종성에 태어난 그는 정의로 나라를 다스리고 재물에 대해 그 마음이 자재하였으며, 공덕이 무량하여 그 명령을 어기는 자가 없었다.
또 온갖 묘한 보배 일산이 그 위를 덮었는데 그것은 언제나 무량한 광명과 염부단의 금빛을 내는데 깨끗하고 묘한 마니보배 그물로 그것을 덮었으며, 금 보배 풍경은 청아한 소리를 내어
선행을 칭양하였다.
그때 염부제 안에 있는 무량 아승기 중생들은 모두 와서 귀명(歸命)하고 그 대왕을 찬탄하였다.
‘대왕님, 대왕님은 지혜로운 사람으로 천하에 제일이며, 수미산 같은 그 공덕은 밝고 깨끗하여 마치 보름달과 같습니다. 대왕님은 보살의 마음을 얻어 중생들을 평등하게 보고 일체에 두루 보시하십니다.’
왕은 그것을 보고 기쁨이 무량하여 그 대중에 대해 대비심과 선지식의 마음을 내었다. 그리하여 그들의 요구를 따라 다 충족시켜 그들을 모두 포섭하였다.
그때 왕은 곧 무량한 즐거움을 얻었는데, 석제환인(釋提桓因)이나, 내지 화자재천왕(化自在天王)이 무량한 백억 나유타 겁 동안 누린 쾌락도 거기에 미치지 못하고, 타화자재천왕(他化自在天王)이 불가사의한 겁 동안 누린 쾌락도 거기에 미치지 못하며, 대범천왕이 말할 수 없는 겁 동안 범주(梵住)에 머무르는 즐거움도 거기에 미치지 못하고, 내지 정거천(淨居天)이 한계가 없는 겁 동안 고요함에 머무르는 즐거움도 거기에 미치지 못하였다.
또 선남자여,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사랑과 효도가 지극한데, 세상의 난리를 만나 부모와 이별한 지 몇 해를 지낸 뒤에 갑자기 그 부모를 만나 그 얼굴을 우러러보면서 기쁨과 즐거움을 이기지 못하는 것처럼, 그때 그 대왕이 구걸하러 오는 사람을 보고 크게 기뻐하는 것도 또한 그러하였다.
뿐만 아니라, 신심이 더욱 견고해지고 보리(菩提)를 길렀으니, 왜냐하면 그 보살은 오로지 일체지를 구하여 일체 중생을 이롭게 하고, 큰 원을 원만히 성취하여 선하지 않은 법을 버리고 모든 선을 행하며, 중생을 구호하고 살바야(薩婆若)의 문을 열며, 일체지를 섭취하여 중생의 원을 만족시키며, 일체 부처님의 공덕 바다에 들어가 일체 번뇌와 악마의 업장의 산을 깨뜨리며, 모든 여래의 가르침을 따라 깊은 지혜의 흐름에 들어가서는 바른 도를 어기지 않으며 모든 법의 흐름을 내어 큰 원을 만족시키고, 대인의 법에 머물러 여러 문의 선근의 창고를 채우며, 일체의 악을 떠나 집착하는 마음이 없으며, 모든 법이 마치 허공과 같음을 깨달으려 하기 때문이었다.
또 불자여, 그때 대왕은 그 중생들을 보고는 곧 그들에 대해 외아들이라는 생각ㆍ부모라는 생각ㆍ복밭이라는 생각ㆍ은혜를 갚기 어렵다는 생각ㆍ스승이라는 생각ㆍ부처님이란 생각 등을 내고, 큰 자비심으로 그들을 두루 보호해 주었다. 그리하여 그들의 요구를 따라 의복ㆍ음식ㆍ꽃ㆍ향ㆍ가루향ㆍ
바르는 향ㆍ화만ㆍ일산ㆍ당기ㆍ번기 등 모든 장엄거리와 평상ㆍ침구ㆍ사택ㆍ궁전ㆍ동산ㆍ연못ㆍ수레ㆍ가마ㆍ코끼리ㆍ말ㆍ온갖 보배ㆍ사는 궁전 및 권속과 궁중의 창고ㆍ도시ㆍ촌락 등 이런 일체를 다 주어 그들을 모두 만족하게 하였다.
그때 그 모임에 보광명(寶光明)이라는 동녀가 있었는데 단정하고 묘한 얼굴은 견줄 데가 없었다. 몸은 순금과 같고 눈썹은 감색이며 입에서는 묘한 음성을 내고 몸에서는 유명한 향내를 내면서 온갖 보배로 장엄하였다.
언제나 수줍어하면서 바른 생각이 산란하지 않고 위의(威儀)는 조용하며, 모든 스승과 어른을 공경하고 공양하였다. 모든 감관이 고요하고 생각하는 지혜가 앞에 나타나 듣는 법은 잘 이해하고 잘 지냈다. 전생에 무량한 선근을 길러 모든 묘한 선법이 그 몸을 윤택하게 한 것이며, 선지식을 가까이하고 대승을 좋아하며, 허공과 같은 마음으로 스스로도 편하고 남고 편하게 하며, 항상 부처님 뵈옵기를 즐거워하면서 살바야를 구하였다.
그녀는 60명 동녀와 함께 왕에게 가까이 나아가, 일심으로 공경하며 합장하고 서서 생각하였다.
‘나는 좋은 이익을 얻었다. 그래서 이런 선지식을 보고 이런 선지식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하여 그 왕에 대해 큰 스승이라는 생각ㆍ선지식이라는 생각ㆍ자비스런 사람이라는 생각을 일으켰다.
이렇게 생각하자 기쁨이 무량하여, 장엄거리를 벗어 그 왕 앞에 놓고 이렇게 발원하였다.
‘지금 이 대왕님은 무량무변한 중생들을 다 편하게 하신다. 나도 내생에 저렇게 하리라. 이 대왕님의 지혜와 이 대왕님의 바른 도와 이 대왕님의 수레와 이 대왕님의 상호와 이 대왕님의 재보는 아무도 깨뜨리지 못한다. 나도 내생에 저렇게 되리라. 이 대왕님이 나시는 곳에 나도 따라 나리라.’
그때 대왕은 그 동녀에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내가 가진 안팎의 물건을 다 주리니 그대는 마음대로 가져라.’
그러자 그 동녀는 더욱 기뻐하면서 다음 게송을 외웠다.

대왕님이 이 세상에 나오시기 전에
견고하고 장엄한 이런 왕도(王都)는
모두가 다 좋지 못해서
아귀들의 사는 곳과 같았네.

중생들은 서로 해쳐 도둑질하고
마음대로 방종하여 간음도 행하며
두 가지 말도 하고 거짓말하며
그르고 추악한 말 함부로 했네.

이익 위해 남의 재물에 탐심을 내고
성내어 해칠 마음 품고 있으며
삿된 소견으로 온갖 악을 행했나니
목숨을 마치고는 나쁜 곳에 떨어졌네.

이와 같은 저 모든 중생 무리를
그들 모두 우치에 덮여 있어
갖가지로 모든 악을 다 행했나니
그래서 가뭄 들어 비오지 않았네.


비가 모두 때를 맞추지 않아
온갖 곡식 하나도 나지 않으며
나무와 풀은 모두 다 말라 죽고
흐르는 샘물마저 말라 버렸네.

대왕님이 세상에 오기 전에는
저 일체의 못과 강들의
그 물이 모두 말랐으므로
그것은 마치 큰 들판 같았네.

그러다가 대왕이 처음 나시자
하늘은 경사스런 구름 일으켜
온 천하에 비를 두루 내리었나니
강과 못이 모두 다 넘쳐흘렀네.

일체의 악을 모두 없애고
온갖 두려움에서 모두 다 떠나
인민들이 모두 다 기뻐했나니
대왕님이 세상에 나셨기 때문이네.

옛날에는 저 모든 중생들
모두 각각 다 서로 해치며
사람의 피와 살을 먹고 마시었으나
지금은 모두 인자한 마음 닦네.

옛날에는 곡식들 나지도 않고
풀과 나무들 모두 말랐으므로
인민들은 기갈의 핍박을 받아
온갖 고뇌를 모두 받았네.

그러나 대왕님이 세상에 나오시자
온갖 쌀들이 저절로 나고
나무에서 묘한 옷이 생기었나니
대왕은 세상의 귀의할 바이기 때문이네.

옛날에는 조그만 이익 다투어
강한 자, 약한 자가 서로 뺐더니
지금은 갖가지로 장엄했나니
마치 저 석난타(釋難陀)의 동산과 같네.

옛날에는 사람들 탐욕이 많아
갖가지 방종한 일 다 행하면서
남의 아내의 색을 탐하여
서로 침범하면서 해치었나니

그러나 오늘의 모든 인민들
온갖 보배로 묘하게 꾸몄으나
정결하여 그릇된 음행 없나니
그것은 마치 도솔천 같네.

옛날에는 저 모든 중생 무리들
허망한 말과 법답지 않은 말과
실없는 말을 함부로 지껄이고
아첨과 간사로 남의 뜻 맞추었네.

그러나 오늘의 모든 중생들
온갖 나쁜 말을 모두 버리고
인자한 눈으로 중생들 보고
말은 모두 부드럽고 다정하네.

옛날에는 저 모든 중생 무리들
갖가지로 그릇된 소견 가지고
저 소와 양과 개와 돼지들에게
합장하여 공경하고 예배하였네.

이제는 대왕님의 바른 법 듣고
그릇된 모든 소견 아주 버리고
괴롭거나 즐거운 그 모든 법이
인연 따라 일어남을 다 잘 아네.

대왕님이 그 묘한 소리를 낼 때
누구나 다 그것을 좋아하나니
범천이나 제석천의 그 모든 소리
아무것도 여기에는 미칠 수 없네.

온갖 보배로 된 대왕님 일산
그것을 저 허공에 달아 두고는
온갖 보배로 된 그물로 덮고
갖가지 묘한 향기 두루 피우네.

여래의 부드럽고 청아한 소리를
저 금방울에서 스스로 내어
매우 깊은 그 법을 높이 드날려
갖가지의 번뇌를 모두 없애네.

그리고 또 자세히 연설하나니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 국토와
그 일체의 모든 겁에 계시던
모든 여래와 또 그 권속들.

그리고 또 차례로 연설하나니
지나간 세상의 시방 국토와
그 일체의 모든 겁에 계시던
모든 여래와 또 그 권속들.

그리고 또 미묘한 소리 내어
저 온 천하에 가득히 찬데
범왕의 저 모든 중생들
그 업의 과보임을 모두 다 듣네.

중생들 모두 그 소리를 듣고는
그 업의 창고를 스스로 알고
악을 떠나고 온갖 선 닦으면서
오로지 다시없는 도를 구하네.

대왕님의 아버지 이름은 정광(淨光)이요
그 어머니 이름은 연화광(蓮華光)인데
아버지는 다섯 가지 흐린 세상[五濁世]에서
오직 바른 법으로 천하를 다스렸네.

거기는 5백 개의 연못 있는데
보배 나무가 주위에 둘러 있고
그 못 밑바닥에 금모래 깔려
보배 꽃이 다 피어 우거졌었네.

그 연못 언덕 위에는
여러 개 묘한 법당 있는데
온갖 보배로 난간 되었고
갖가지의 보배로 장엄했었네.


그러다가 말세에 악법 일어나
여러 해 동안 비가 내리지 않아
못물은 모두 말라버리고
풀과 나무들 다 타버렸네.

이레 뒤에는 왕이 나올 것이니
먼저 상서로운 징조 있었네.
사람들 그것 보고 기뻐했나니
세간을 구호하려 나오셨었네.

마침 그때에 한밤중 되어
여섯 가지로 대지는 진동하고
저절로 묘한 광명이 나왔는데
그것은 마치 밝은 해와 같았네.

목욕하는 못 5백이 있었는데
공덕의 물이 가득 차 있었으며
그 일체의 모든 보배 나무들
본래와 같이 다 무성하였네.

강물과 모든 샘물의 근원
그것들도 모두 가득 차 있어
신령스런 은택은 두루 퍼지어
온 염부제를 흐뭇이 다 적시네.

온갖 나무와 우거진 숲과
모든 잡초와 갖가지 약초
그리고 온갖 곡식 묘종들까지
모두 나고 자라서 우거져 있네.

우뚝한 바위 높은 산들과
깊숙하고 험한 모든 골짝 등
일체 대지에 두루 미치어
그것들 다 저절로 편편해졌네.

저 산 언덕의 모든 초목과
모래와 자갈 등 더러운 것들
그것들 모두 한 찰나 사이에
온갖 보배 구슬로 변하였나니

이런 기이한 일을 보는 사람들
모두 기뻐하면서 말하였나니
유쾌하여라, 크고 또 좋은 이익
우리는 청량(淸凉)한 못을 얻었네.

그때에 그 정광 대왕은
여러 안 권속들 모두 데리고
그 일체의 대신과 함께
기뻐하면서 동산에 놀았었네.

5백 개의 못들 가운데
환희(歡喜)라는 한 못이 있는데
그 못 위의 묘법당(妙法堂)에서
왕과 권속들 함께 놀았네.

왕은 그때에 부인에게 말했네.
내 소원 모두 이루었나니
국토는 다시 풍락(豊樂)해지고
인민들은 다 안온해졌네.

그때에 그 목욕못 가운데서
천 잎사귀의 연꽃 하나 났는데
맑고 깨끗한 광명을 놓아
밝게 수미산을 비추었네.

밝고 깨끗한 금강 줄기에
온갖 보배로 꽃과 잎이 되었고
염부단금(閻浮檀金)으로 꽃받침 되고
온갖 묘한 향으로 꽃술 되었네.

그런데 그 연꽃 속에서
한 아이가 나왔었는데
온갖 상호(相好)로 장엄한 그 몸
모든 하늘이 다 경례하였네.

왕은 그를 보고 못내 기뻐해
그 못에 들어가 안고 나와서
왕후의 무릎 위에 고이 놓고는
당신 아들이니 기뻐하시라.

보배 창고는 땅에서 솟아나고
보배 나무는 묘한 옷 내며
하늘 음악은 묘한 소리 아뢰어
그 허공 가운데 가득 찼었네.

그때에 그 모든 인민들
합장하여 공경하고 또 예배하고
기뻐하면서 말하였나니
이는 바로 세상의 귀의처(歸依處)이다.

그는 몸에서 큰 광명을 놓아
일체를 두루 비추었나니
누구나 그 빛에 닿는 사람은
일체 번뇌가 다 없어졌네.

저 일체의 나쁜 귀신들
중생 무리를 해치다가도
그 나쁜 마음을 모두 버리고
인자한 마음 저절로 생기었네.

평판 나쁘고 손해를 보며
병을 앓고 귀신에 붙들리는 등
이런 온갖 고통 모두 없어져
일체 중생들 다 기뻐하네.

이 천하의 모든 중생들
서로 보기를 부모와 같이 하며
악을 버리고 인자한 마음 닦아
일체 지혜를 오로지 구하네.

온갖 나쁜 갈래를 멀리 떠나고
천상과 인간의 길 널리 다 열며
위없는 도를 나타내 보이어
일체 중생을 다 구제하네.

우리들은 다 좋은 이익 얻었구나.
이러한 큰 시주를 여기 만났네.
저 중생들 바른 길 잃었을 때에
이제 도사(導師)께서 세상에 나오셨네.


그때 보광명(寶光明)동녀는 이 게송으로 왕을 찬탄한 뒤에, 땅에 엎드려 그 발에 예배하고 수없이 돌고는 공경 합장하고 한쪽에 서 있었다.
왕은 그 동녀를 찬탄하였다.
‘장하고 장하여라. 그대는 남의 공덕을 잘 아는구나. 그것은 매우 희유한 일이다. 만일 우치하여 은혜 갚을 줄을 알지 못하고 지혜가 없어 그 마음이 탁하고 소견이 그릇되면, 그런 법답지 못한 중생들은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의 청정한 공덕과 일체지의 경계를 알지도 못하고 믿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대는 지금 오로지 위없는 보리를 구하여 보살행을 닦으면서, 중생들을 섭수해서 안온하고 이롭게 하는구나.’
왕은 이렇게 그 동녀를 찬탄한 뒤에 값을 매길 수 없는 옷을 손수 그녀에게 주면서 말하였다.
‘그대는 이 옷을 입으라.’
그때 그 여인은 무릎을 땅에 붙이고 공경 합장하고는 그것을 받아 입었다. 그러자 왕은 다시 그 60명의 여자들에게도 옷을 주었다. 그들이 옷을 다 입자 그 동녀는 그 권속들과 함께 왕을 돌고는 하직하고 물러갔다.
그 여인들 옷은 모든 별의 광명을 내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보고 감탄하면서 ‘저 여자들은 모두 단정하여 마치 맑은 밤하늘이 별로 장엄한 것 같다’라고 하였다.
선남자여, 그때의 그 일체법사자후원개묘음왕(一切法師子吼圓蓋妙音王)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저 노사나(盧舍那) 여래ㆍ응공ㆍ등정각이 바로 그 사람이요, 그 정광왕(淨光王)은 지금의 저 정반왕이며, 그 연화광(蓮華光) 부인은 지금의 저 마야(摩耶) 부인이요 그때 그 나라 인민들은 지금의 이 대중들이니, 이들은 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되어, 혹은 초지(初地) 내지 십지에 머물면서, 큰 원을 성취하여 모든 법문에 머무르고 방편의 도를 닦아 일체지를 구하여 모든 해탈에 머무느니라.”
그때 개부수화(開敷樹華)야천은 거듭 이 이치를 밝히기 위해 다음 게송을 외웠다.

내게는 청정한 눈이 있기에
저 세계 바다를 두루 보나니
거기는 나고 죽는 다섯 길에서
중생들 언제나 헤매고 있네.

모든 부처님과 보살들이
보리수 밑에 나아가 앉아
도를 얻고는 법륜 굴리어
일체 중생을 구제하시네.

나는 청정한 하늘 귀로써
온갖 경계의 모든 소리와
여러 부처님 설법 듣고는
기뻐하면서 받아 지니네.

내게는 둘이 없는 지혜가 있어
아무것도 그것과 짝할 수 없네.
그러기에 능히 한 찰나 사이에
중생 마음 바다를 환히 아네.


내게는 전생 아는 지혜가 있어
일체 겁의 바다를 다 생각하고
내 몸과 또 다른 사람의
전생 일을 다 분별해 아네.

모든 국토의 티끌 수 같은 겁의
일체 부처님과 보살들과
다섯 갈래의 중생 무리들
한 찰나 사이에 나는 다 아네.

부처님 처음으로 서원 세우자
부처 보리를 오로지 구했나니
그리하여 무량한 보살의 행을
끝내는 원만하게 다 성취했네.

바르고 평등한 깨달음 이루고는
가지가지의 교묘한 방편으로
깨끗하고도 묘한 법륜 굴리어
모든 교법 바다를 다 나타내네.

중생들 위해 설법하시어
일체를 구제해 해탈시키고
나아가서는 도법에 머무름을
한 찰나 사이에 나는 다 아네.

나는 무량한 그 겁 동안에
이 법문을 수행했나니
참 불자여, 그대는 빨리
이 법문을 성취하여라.

“불자여, 나는 오직 이 보살의 무량환희지족광명 법문밖에 알지 못한다. 그러나 저 위대한 보살들은 모든 부처님 밑에서 일체 부처님 행의 바다를 수행하면서 일체지를 구하고, 일체의 큰 원을 청정하게 수행하여 한 보살 자리에서 일체 보살 자리의 바다를 수행하고, 한 보살의 행에서 일체 보살의 행의 바다를 포섭하며, 한 법문에서 일체의 법문을 자재하게 닦아 포섭한다. 그런데 내가 어떻게 그 공덕의 행을 다 알고 또 말할 수 있겠는가.
불자여, 이 도량에 원용광명수호중생(願勇光明守護衆生)이라는 한 야천이 있으니, 그대는 그에게 가서 보살이 어떻게 보살행을 배우고 보살도를 닦아, 중생의 위없는 보리를 성취하고, 부처 국토를 깨끗이 하여 일체 부처님을 만나 모든 여래의 바른 법을 닦아 익히는가를 물어 보라.”
그리하여 선재동자는 땅에 엎드려 그 야천의 발에 예배하고, 그를 돌고는 하직하고 물러갔다.

에노(恚怒) : 앞글자는 어(於)와 피(避)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내(乃)와 고(故)의 반절이다.
분독(忿毒) : 앞글자는 필(匹)과 문(問)의 반절이다.
교쟁(交諍) : 뒷글자는 측(側)과 병(逬)의 반절이다.
훼멸(毀滅) : 앞글자는 허(許)와 위(委)의 반절이다.
흥륭(興隆) : 뒷글자는 력(力)과 중(中)의 반절이다.
거광(炬光) : 앞글자는 음이 거(巨)이다.
험경(險徑) : 앞글자는 허(虛)와 검(檢)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고(古)와 정(定)의 반절이다.
이약(羸弱) : 앞글자는 력(力)과 위(爲)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음이 약(若)이다.
핍박(逼迫) : 앞글자는 필(筆)과 력(力)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음이 백(百)이다.
복폐(覆蔽) : 뒷글자는 필(必)과 몌(袂)의 반절이다.
간질(慳嫉) : 앞글자는 고(苦)와 한(閑)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진(秦)과 실(悉)의 반절이다.
쾌락(快樂) : 앞글자는 고(苦)와 쾌(夬)의 반절이다.

순청(純淸) : 앞글자는 상(常)과 륜(倫)의 반절이다.
구예(垢穢) : 뒷글자는 어(於)와 폐(廢)의 반절이다.
혹복(或覆) : 뒷글자는 방(芳)과 복(福)의 반절이다.
염오(染汙) : 뒷글자는 오(烏)와 로(路)의 반절이다.
단촉(短促) : 뒷글자는 칠(七)과 옥(玉)의 반절이다.
비루(鄙陋) : 앞글자는 방(方)과 미(美)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음이 루(漏)이다.
하천(下賤) : 뒷글자는 재(才)와 선(線)의 반절이다.
방훼(謗毀) : 뒷글자는 허(許)와 위(委)의 반절이다.
훼목(卉木) : 앞글자는 허(許)와 귀(貴)의 반절이다.
총림(叢林) : 앞글자는 조(徂)와 홍(紅)의 반절이다.
백곡(百穀) : 뒷글자는 음이 곡(谷)이다.
묘가(苗稼) : 앞글자는 음이 묘(猫)이고, 뒷글자는 음이 가(駕)이다.
고고(枯槁) : 앞글자는 고(苦)와 호(胡)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음이 고(考)이다.
기근(饑饉) : 앞글자는 거(居)와 의(依)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거(渠)와 린(吝)의 반절이다.
병수(病瘦) : 뒷글자는 소(所)와 우(右)의 반절이다.
호천(號天) : 앞글자는 음이 호(豪)이다.
구지(扣地) : 앞글자는 음이 구(口)이다.
자박(自撲) : 뒷글자는 포(蒲)와 각(角)의 반절이다.
우슬(右膝) : 뒷글자는 식(息)과 칠(七)의 반절이다.
착지(著地) : 앞글자는 직(直)과 략(略)의 반절이다.
대규(大叫) : 뒷글자는 길(吉)와 조(弔)의 반절이다.
기갈(飢渴) : 앞글자는 거(居)와 이(夷)의 반절이다.
한동(寒凍) : 뒷글자는 다(多)와 공(貢)의 반절이다.
위곤(危困) : 뒷글자는 고(苦)와 민(悶)의 반절이다.
상소(上訴) : 뒷글자는 음이 소(素)이다.
오호(嗚呼) : 앞글자는 음이 오(烏)이고, 뒷글자는 황(荒)와 조(鳥)의 반절이다.
통재(痛哉) : 앞글자는 타(他)와 공(貢)의 반절이다.
추어(墜於) : 앞글자는 직(直)과 류(類)의 반절이다.
심갱(深阬) : 뒷글자는 객(客)과 경(庚)의 반절이다.
환위(幻僞) : 뒷글자는 위(危)와 수(睡)의 반절이다.
맹고(盲瞽) : 뒷글자는 음이 고(古)이다.
격고(擊鼓) : 뒷글자는 음이 고(古)이다.
선령(宣令) : 뒷글자는 력(力)과 정(政)의 반절이다.
심간(心肝) : 뒷글자는 고(古)와 한(寒)의 반절이다.
장위(腸胃) : 앞글자는 직(直)과 량(良)의 반절이다.
경력(經歷) : 뒷글자는 랑(郞)과 격(擊)의 반절이다.
흔위(欣慰) : 앞글자는 허(許)와 근(斤)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음이 위(尉)이다.
자여(恣汝) : 앞글자는 자(資)와 사(四)의 반절이다.
절도(竊盜) : 앞글자는 천(千)와 결(結)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음이 도(導)이다.
음일(婬佚) : 앞글자는 여(餘)와 침(針)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이(夷)와 질(質)의 반절이다.
천한(天旱) : 뒷글자는 호(胡)와 관(管)의 반절이다.
강택(降澤) : 앞글자는 고(古)와 항(巷)의 반절이다.
고학(枯涸) : 뒷글자는 하(下)와 각(各)의 반절이다.
영일(盈溢) : 뒷글자는 이(夷)와 질(質)의 반절이다.
공포(恐怖) : 앞글자는 구(區)와 용(用)의 반절이다.
잔해(殘害) : 앞글자는 작(昨)과 간(干)의 반절이다.
고조(枯燥) : 뒷글자는 소(蘇)와 로(老)의 반절이다.
갱미(秔米) : 앞글자는 고(古)와 행(行)의 반절이다.
경미(競微) : 앞글자는 거(渠)와 경(敬)의 반절이다.
침범(侵犯) : 앞글자는 칠(七)과 림(林)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음이 범(範)이다.
정결(貞潔) : 뒷글자는 음이 결(結)이다.
종구(縱口) : 앞글자는 자(子)와 용(用)의 반절이다.
견시(犬豕) : 앞글자는 고(苦)와 현(鉉)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시(施)와 시(是)의 반절이다.
초연(燋然) : 앞글자는 즉(卽)와 소(消)의 반절이다.
진액(津液) : 뒷글자는 양(羊)과 익(益)의 반절이다.
점흡(霑洽) : 앞글자는 타(他)와 겸(兼)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후(侯)와 협(夾)의 반절이다.
암악(巖崿) : 뒷글자는 오(五)와 각(各)의 반절이다.
유수(幽邃) : 뒷글자는 수(雖)와 수(遂)의 반절이다.
산릉(山陵) : 뒷글자는 력(力)과 응(膺)의 반절이다.
사력(沙礫) : 뒷글자는 음이 력(歷)이다.
무국(撫掬) : 앞글자는 방(芳)과 무(武)의 반절이고, 뒷글자는 거(居)와 륙(六)의 반절이다.
무가(無價) : 뒷글자는 음이 가(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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