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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2132 불교(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 10권 / 根本說一切有部毗奈耶)

by Kay/케이 2023.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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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根本說一切有部毗奈耶) 10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 제10권


의정 한역
주호찬 외 번역


4) 망설자득상인법학처 ②
그때 박가범(薄伽梵)께서 5백 명의 어부가 출가하매 원구(圓具:구족계)를 주고 나서 벽사리(薜舍離)1)에서 떠나 죽림 취락(벽사리성 부근의 竹芳邑) 북쪽에 나아가 승섭파숲[升攝波林]에 의지하여 머무르셨다.
그때 기근을 만나 걸식하여 얻기가 어려웠으니, 부모가 자식도 오히려 서로 구제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다른 걸인이랴.
그때 세존께서는 모든 필추들에게 고하여 말씀하셨다.
“지금 기근이 들어 걸식하여 얻기 어려워 부자간에도 오히려 서로 구제하지 못하니, 너희들은 마땅히 각각 친우나 뜻을 얻은 이를 따라 벽사리의 가까운 부락에서 안거를 하라. 나는 아난다와 이 숲에서 머물리라.”
필추들이 듣고 나서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하고는 가르침을 받아 각각 친우를 따라 벽사리에 가까운 취락에서 안거를 하였다.
이때 그 5백의 선래(善來) 필추2)들은 이 일을 보고 나서 같이 서로 고하여 말하였다.
“그대들은 마땅히 알라. 세존께서 ‘지금 기근이 들어 걸식하여 얻기 어렵고 부자(父子)도 오히려 서로 구제하지 못하는데 하물며 다른 걸인이랴. 너희들은 마땅히 각각 친우를 따라 벽사리에 가까운 취락에서 안거를 하라. 나는 아난다와 같이 이 숲에서 머무르리’라고 설하신 대로 우리들은 여기에서 의지하여 안거할 만한 권속이 없다. 그러나 물고기 잡는 사람들의 마을에 우리의 권속이 있으니, 마땅히 가서 서로 묻고 그 마을 밖에 임시로 초목을 지어서 안거를 하자.”
이때 5백 필추는 곧 가서 물고기 잡는 마을에 이르러 그 권속에게 물어서 임시로
작은 집을 지어서 마을 밖에서 머물렀다.
이때 모든 필추들이 같이 서로 말하였다.
“우리들은 아직 들은 것이 적고 아직 학식이 있지 아니한데 만약 모든 권속들이 와서 서로 청하여 묻는다면 우리들은 어떻게 그들을 위하여 법을 설하랴. 만약 그들이 왔을 때 우리들은 마땅히 응하여 다시 서로 찬탄하여야 할 것이다.
‘그대 모든 권속들은 매우 좋은 이득을 얻었소. 그대의 취락 가운데에 이와 같은 수승하고 미묘한 승가 대중이 있어서 여기에서 안거를 하게 되었소. 이 필추들은 무상하다는 생각[無常想], 무상에 대하여 괴롭다는 생각[於無常苦想], 고에 대하여 공하다는 생각[於苦空想], 공에 대하여 무아라는 생각[於空無我想], 먹는 것을 싫어하는 생각[厭離食想], 모든 세간에 대하여 애착과 즐거워함이 없는 생각[於諸世間無愛樂想], 허물을 걱정하는 생각[過患想], 끊어서 없애는 생각[斷除想], 욕을 떠나는 생각[離欲想], 없애는 생각[滅想], 죽는다는 생각[死想], 깨끗하지 못하다는 생각[不淨想], 바래어 변색된다는 생각[靑瘀想], 붓고 불룩하다는 생각[脹想], 고름이 흐른다는 생각[膿流想], 벌레가 먹는다는 생각[蟲食想], 피가 흠뻑 젖는다는 생각[血塗想], 흩어진다는 생각[離散想], 흰 뼈만 남는다는 생각[白骨想], 공을 관하는 생각[觀空想]을 얻었소. 이 필추들은 초정려(初靜慮), 둘째 정려, 셋째 정려, 넷째 정려를 얻었고,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를 얻었고, 공무변처정(空無邊處定)3)ㆍ식무변처정(識無邊處定)4)ㆍ무소유처정(無所有處定)5)ㆍ비상비비상처정(非想非非想處定)6)을 얻었소. 이들은 4과(果)ㆍ6신통(神通)ㆍ8해탈(解脫:背捨)을 얻었소’라고 해야 한다.”
뒤에 다른 때에 그 모든 권속들이 와서 서로 보고 물으매 이때에 모든 필추들은 권속이 오는 것을 보고 곧 다시 서로 함께 찬탄하였다.
“그대의 여러 권속들은 크게 좋은 이득을 얻었소. 그대 취락에 이와 같은 뛰어나고 미묘한 승가 대중이 있어서 여기에서 안거하게 되었으니, 이 필추들은 무상하다는 생각[無常想]을 얻었고……(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8해탈을 얻었소.”
이때 모든 권속들은 이미 설한 것을 듣고 나서 말하였다.
“성자여, 그대들은 이와 같은 뛰어난 과(果)를 얻었습니까?”
대답하였다.
“다 얻었소.”
이때 세속의 모든 사람들은 과를 얻은 사람이라고 듣고 다 사랑하고 좋아하여 스스로 부모, 처자, 친속에 대해서는 곧 구제하지 않아도 모든 필추들에 대해서는 각각 음식을 가지고 함께 서로 공급하였다.

그때 세존께서는 아직 열반에 들지 아니하시고 이 세상에 안주하시며 모든 제자들을 위하여 두 번[二時] 큰 집회를 여셨으니, 첫 번째는 이를테면 5월 15일로서 안거하려고 하는 때요, 두 번째는 이를테면 8월 15일로서 수의(隨意:안거를 마칠 때 하는 법)를 마칠 때이다. 만약 전안거(前安居:시작)라면 가르침을 받고 나서 가서 성읍(城邑)이나 촌방(村坊)이나 취락에 나아가 안거를 하고, 수의를 마칠 때가 이르면 다 집회에 와서 증득하여 얻은 바에 따라서 다 아뢰어 알려서 그 아직 증득하지 못한 이는 증득하는 법을 청하여 구한다. 벽사리 부근에서 안거하는 필추들은 3개월이 지나서 옷을 짓고 나서 안색이 초췌하고 형용이 파리하게 여위어서 옷과 발우를 가지고 죽림촌(竹林村)에 갔다.
이미 마을에 이르자 구수 아난다는 멀리서 모든 필추들을 보고 같은 범행자에게 가련하여 사랑하는 마음이 일어나 멀리서 “어서 오시오”라고 외치면서 곧 앞에서 영접하고 그들을 위하여 옷, 발우, 지팡이, 군지(君持:물병)와 여러 가지 사문이 쓰는 도구를 주면서 또 물었다.
“구수여, 그대들은 어느 곳에서 안거를 하고 오셨소?”
대답하였다.
“우리들은 불률씨(佛栗氏) 취락에서 3개월 안거를 하고 지금 여기에 이르렀소.”
아난다가 말하였다.
“여러분, 거기서 3개월 안거하는 동안에 음식을 구걸하는 데 어렵지 않으셨습니까?”
대답하였다.
“그곳에서는 안락하게 머물렀습니다만 그러나 음식은 아주 간신히 빌었습니다.”
그때 아난다는 곧 대답하였다.
“실로 그러하였나 보구려. 구수여, 눈으로 보기에도 쇠하고 여위어 용모가 초췌한 것을 보니 미루어 음식을 정히 구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알겠소.”
이때 물고기 잡는 마을의 5백 필추들도 이미 안거를 마치고 옷과 발우를 가지고 또한 이 마을에 이르니, 안색이 좋고 살찐 용모였다.
이때 아난다는 멀리서 모든 필추들을 보고 같은 범행자에게 가련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일어나 멀리서 “어서 오시오”라고 외치며 곧 앞에서 영접하고 그들을 위하여
옷과 발우와 아울러 다른 여러 가지 물건을 주면서 앞과 같이 자세히 묻고……(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말하였다.
“물고기 잡는 마을에서는 쉽게 음식을 구하여 안락하게 수행하였소?”
필추들이 대답하였다.
“우리들은 거기에 머물면서 실로 안락하였고, 구하는 음식도 쉽게 얻어서 어려움이 없었소.”
아난다가 말하였다.
“구수여, 눈으로 보아도 충실히 살찌고 용색이 광택이 있어 미루어 음식이 정히 구하기 쉬웠음을 알겠소이다.”
이때 아난다가 곧 다시 물었다.
“지금 이미 때가 세상이 기근이 들어 음식을 구하기 어려워서 부모처자도 오히려 서로 구제하지 못하는데, 무슨 까닭으로 그대들은 음식을 쉽게 얻었소?”
그들이 곧 대답하였다.
“우리들은 권속에게 스스로 서로 찬탄하여 말하기를 ‘이 필추들은 무상하다는 생각을 얻었고……(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8해탈을 얻었다’고 하였습니다.”
아난다가 물었다.
“이야기한 바의 일이 진실이요, 거짓이오?”
대답하였다.
“이것은 거짓이오.”
물었다.
“구수여, 그대들은 적은 음식 때문에 실로 상인(上人)의 법이 없는데 스스로 얻었다고 칭송하였으니 어찌 합당하겠습니까?”
그들이 곧 대답하였다.
“합당하든지 합당하지 아니하든지 간에 우리들은 이미 하였소.”
이때 욕심이 적은 것을 즐기는 모든 필추들은 다 같이 헐뜯고 싫어하여 법답지 아니한 것을 꾸짖어 책망하였다.
“어떻게 그대들은 음식을 탐하기 위하여 실로 상인(上人)의 법이 없는데 스스로 얻었다고 말하는가.”
이때 모든 필추들이 사연을 가지고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는 이 사연을 가지고 필추 대중들을 모아서 아시면서 일부러 물으셨다.……(앞에서 자세히 설한 것과 같음)……부처님께서 승혜하의 강가에서 모든 필추들에게 물어 말씀하셨다.
“너희들 모든 필추들이여, 실로 상인의 법이 없는데 스스로 얻었다고 말하였느냐?”
그들이 부처님께 아뢰어 말씀드렸다.
“실로 그러합니다, 대덕이시여.”
그때 세존께서는 가지가지로 모든 필추들을 꾸짖어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사문이 아니요 순히 따르는 행이 아니요 마땅히 아니할 것을 했으며, 위의도 아니요 출가자가 할 바[作]도 아니다. 너희들 모든 필추들은 마땅히 세간에는 세 가지 큰 도둑이 있다는 것을 알라.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하면, 모든 필추들이여, 만약 큰 도둑이
혹은 백 명의 무리나 혹은 천 명의 무리, 혹은 백천의 무리가 곧 그 성이나 읍ㆍ취락에 가서 담장을 뚫고 자물쇠를 열고 남의 물건을 도둑질하거나 혹은 때로 길을 끊어서 살상하거나 혹은 때로 불을 놓아 마을을 태우거나 혹은 왕의 창고를 부수거나 혹은 성이나 마을을 노략질하거나 하면 이것을 제일의 큰 도둑이 세상에 있다고 이름한다.
모든 필추들이여, 만약 큰 도둑이 있는데 백 명의 무리도 없고 천의 무리도 없고 백천의 무리도 없고 성과 읍ㆍ취락에 가서 담장을 뚫고 열쇠를 열어 남의 물건을 도둑질하지도 아니하고, 또한 길을 끊거나 마을을 태우거나 왕의 창고를 깨뜨리지 아니하되, 그러나 승기(僧祇:승가에 속한 것)의 나무와 풀ㆍ꽃과 과실 및 대나무 등을 취하여 팔아서 스스로 살아가거나 혹은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 이것을 제이의 큰 도둑이 세간에 있다고 이름한다.
또 모든 필추들이여, 그 큰 도둑이 있는데, 백 명의 무리도 없고 천의 무리도 없고 백천의 무리도 없고, 성이나 읍ㆍ취락에 가서 담장을 뚫고 열쇠를 열어 남의 물건을 도둑질하지도 아니하고……(앞에서 자세히 설한 것과 같음)……승기의 풀 등을 취하여 살아가거나 남에게 주지도 아니하여도, 그러나 자신이 진실로 아직 상인의 법을 증득하지 못하고 거짓으로 자기가 증득했다고 말하는 것, 이것을 제삼의 큰 도둑이 세간에 있다고 이름하느니라.
너희들 모든 필추들이여, 제일의 큰 도둑과 제이의 큰 도둑은 큰 도둑이라 이름하지 아니하고, 이것을 작은 도둑이라 이름한다. 너희들 모든 필추들아, 만약 실로 상인의 법이 없으면서 스스로 얻었다고 일컫는다면, 이러한 자는사람ㆍ하늘ㆍ마(魔)ㆍ범천[梵]ㆍ사문ㆍ바라문 가운데에서 이것이 지극히 큰 도둑이니라.”
게송[伽他]으로 말씀하셨다.

실로 아라한이 아니면서
이 몸을 아라한이라고 말하면
모든 사람과 하늘 가운데에서
이를 이름하여 큰 도둑이라 하도다.

그때 세존께서는 그 필추들을 꾸짖어 책망하고 나서 모든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열 가지 이로움을 관하여 모든 제자들을 위하여 비나야(계)에서
그 학처를 마련하나니, 이와 같이 말하노라. 만약 다시 필추가 실로 아는 것도 없고 두루 아는 것도 없으면서 스스로 상인의 법, 적정(寂靜), 성자(聖者), 뛰어나게 깨달아 증득[證悟]하였거나 지견(智見)과 안락에 머묾[安樂住]을 얻지 못한 것을 알면서도 ‘나는 알고 나는 보았다’고 말하며, 그 다른 때에 만약 묻거나 만약 묻지 아니하였는데 스스로 청정해지려고 하여 이와 같이 ‘모든 구수들이여, 나는 실로 알지 못하고 보지 못했는데 알았다고 말하고 보았다고 말하여 헛되이 속여서 거짓말하였소’라고 한다면, 바라시가를 얻으며, 마땅히 같이 머물지 못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 모든 필추들을 위하여 학처를 마련하시고 나자, 이때 많은 필추들이 아란야(阿蘭若)에서 머물며 근책(勤策:사미)에 상응하는 거친 와구(臥具)를 받고 자상(自相)에서 약간의 적지(寂止) 방편을 얻고 세간의 작의(作意)로 번뇌를 꺾어 항복하여 욕(欲)에 물듦과 성냄이 다시 현행하지 아니하니, 그때 그들은 곧 다시 서로 고하여 말하였다.
“구수여, 그대들은 지금 아는가. 아란야 중에서 마땅히 얻을 것은 우리가 지금 이미 얻었다. 우리의 생(生)은 이미 다했고 범행도 이미 섰고 해야 할 일을 이미 하였으니, 다음 생[後有]을 받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난야처(蘭若處)를 버리고 취락에 머물러야겠다.”
그리고는 곧 고요한 숲을 버리고 마을에 나아가 머물렀다.
이때 그들은 자주자주 모든 여인들을 보고, 또 정인(淨人:필추 돕는 사람) 및 여러 구적(求寂)들을 보며 같이 섞여 사니, 번뇌가 도로 일어나 욕에 물듦과 성냄이 다시 현행하였다. 이때 그 모든 사람들은 각각 이런 생각을 하였다.
‘세존께서는 모든 제자들을 위하여 비나야에서 그 학처를 제정하셨으니, 만약 다시 필추가 실로 앎이 없고 두루 앎이 없고 스스로 상인의 법, 적정, 성자, 뛰어나게 깨달아 증득함, 지견(知見), 안락에 머묾[安樂住]을 얻지 못한 것을 알되, 그러나 나는 알며 나는 보았다고 말하고, 그는 후에 만약 묻거나 묻지 않아도 스스로 청정해지려고 하여 모든
구수들이여, 나는 실로 알지 못하고 보지 못하고서 안다고 말하고 보았다고 말하여 허황하게 속여서 거짓말을 하였소라는 이런 말을 하면 바라시가를 얻으며, 마땅히 같이 머물지 못한다고 하셨다.’
이때 모든 필추들은 곧 서로 고하여 말하였다.
“우리들은 아란야에 머물러서 근책에 상응하는 거친 와구를 받고 자상(自相)에서 약간의 적지(寂止) 방편을 얻고 번뇌를 꺾어 항복하고, 곧 고요한 숲을 버리고 취락에 이르렀다. 이미 모든 경계를 보고서 번뇌가 현행하였다.……(이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와 같음)……어찌 우리들이 타승죄를 범하지 않았겠는가. 우리들이 같이 구수 아난다의 처소에 나아가 일을 가지고 진술하여 그가 말한 대로 우리들이 마땅히 받들어 행하자.”
곧 그에게 이르러 구수 아난다에게 물어 말하였다.
“구수여 아십니까? 불세존께서 모든 제자들을 위하여 학처를 마련하신 ‘만약 다시 필추가……바라시가이며 마땅히 함께 머물지 못한다’고 하신 것과 같다면, 우리들은 아란야에 있을 때는 번뇌가 일어나지 아니하였는데, 지금 취락에 와서 번뇌가 다시 생겼습니다.……(이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와 같음)……우리들은 다 어찌 우리들이 바리시가를 범한 것이 아니겠는가라는 의심이 있으므로 마땅히 구수 아난다에게 물어보아야 할 것이라고 하고는, ‘그가 말한 바대로 우리들은 마땅히 받들어 행할 것이로다’라고 의논하여 이 일로 말미암는 연고로 우리들은 지금 구수의 처소에 와서 자세히 물어보아서 결정하고자 합니다. 어찌 우리들이 바라시가를 범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때 구수 아난다는 모든 필추들이 이 사연을 말하는 것을 듣고 나서 드디어 모든 사람들을 데리고 세존의 처소에 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았다.
이때 구수 아난다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어, 대덕은 이와 같이 모든 필추들을 위하여 비나야에서 그 학처를 마련하시기를 ‘만약 필추가……(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바라시가를 얻고, 마땅히 함께 머물지 못하느니라’고 하셨는데, 이 모든 필추들은 아란야에 있으면서 근책에 상응하는 거친 와구를 받고 자상에서 약간의 적지 방편을 얻어 작의(作意)로 번뇌를 꺾어 항복하여
욕에 물듦과 성냄이 다시 현행하지 아니하였습니다. 이때 그들은 곧 다시 서로 고하여 말하기를 ‘구수들이여, 그대들은 지금 아는가. 아란야 중에서 마땅히 얻어야 할 것은 우리가 지금 이미 얻었습니다. 우리의 삶은 다했고 범행은 섰으며 지을 것은 이미 갖추어져서 다음 생을 받지 않습니다. 우리는 지금 마땅히 난야를 버리고 취락에 가야하겠습니다’라고 하고는 곧 고요한 곳을 버리고 마을에 가서 머물렀습니다. 이때 그들은 자주자주 여러 여인들을 보고, 또 스님을 돕는 사람[淨人] 및 모든 구적을 보면서 같이 섞여 살매 번뇌가 도로 일어나 욕에 물든 것이 현행하니, 그 모든 필추들은 각각 의심스러운 생각을 하기를 ‘장차 우리가 바라시가를 범한 것이 아니냐?’ 하고 일부러 와서 저에게 물었는데, 제가 감히 결정하지 못하여 다 여기에 왔습니다. 대덕 세존이시여, 또한 그들이 극히 중한 죄를 범한 것이 아니옵니까?”
세존께서 고하여 말씀하셨다.
“아난다여, 증상만(增上慢)을 제외하고 범한 것이 없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가지가지 방편으로 계를 사랑하고 좋아하는 이를 위하고, 계를 존중하는 이를 위하여 수순하고 권유하기 위해 법을 설하시고 나서 모든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 모든 필추들이여, 이와 같이 마땅히 알라. 앞은 이에 처음 만든 것[創制]이요, 이것은 바로 이에 따라서 여는 것[隨開]이다. 나는 지금 모든 성문 제자를 위하여 마땅히 이와 같이 말하노라. 만약 다시 필추가 실로 아는 것이 없고 두루 아는 것도 없으면서 스스로 상인의 법, 적정, 성자, 뛰어나게 깨달아 증득함, 지견(智見), 안락에 머무름을 얻지 못한 것을 알고, 그리고 ‘나는 알고 나는 보았다’고 말하고, 그가 다른 때 만약 묻거나 만약 묻지 아니하여도 스스로 청정하기 위하여 ‘모든 구수들이여, 나는 실로 알지도 못하고, 보지 못하고서 알았다고 말하고 보았다고 말하여 헛되이 속여서 거짓말을 하였다’고 이와 같이 말하면 증상만을 제외하고, 이 필추는 또한 바라시가를 얻으며, 마땅히 같이 머물지 못하느니라.”
‘필추’라는 뜻은 앞에서와 같고, ‘아는 것이 없다’란, 이를테면 색(色)ㆍ수(受)ㆍ
상(想)ㆍ행(行)ㆍ식(識)을 알지 못함이요, ‘두루 아는 것도 없다’란 이를테면 색ㆍ수ㆍ상ㆍ행ㆍ식을 두루 알지 못하는 것이다. ‘상인(上人)의 법’에서 상(上)은, 이를테면 색계(色界)는 욕계(欲界)의 위에 있고 무색계(無色界)는 색계 위에 있는 것이다. ‘인(人)’이란 이를테면 범인이요, ‘법’이란 이를테면 5개(蓋) 등이다. 능히 이 5개를 없앰을 상(上)이라 하며, ‘적정(寂靜)’이란 바로 열반이며, ‘성자(聖者)’란 이를테면 부처님과 성문이다. ‘뛰어나게 깨달아 증득함[殊勝證悟]’이란 이를테면 4사문과(沙門果)로서 예류(豫流)ㆍ일래(一來)ㆍ불환(不還)ㆍ아라한(阿羅漢)이다. ‘지(智)’란 이를테면 4지(智)로서 고지(苦智)ㆍ집지(集智)ㆍ멸지(滅智)ㆍ도지(道智) 및 다른 모든 지혜이다. ‘견(見)’은 이를테면 4성제견(聖諦見)이다. ‘안락에 머무름’이란 이를테면 4정려로서 이것을 닦아서 태어나지 아니하는 것이다. ‘나는 알았다[我知]’란 이를테면 4제법(諦法)을 안다는 것이요, 그리고 ‘나는 보았다’는 것은 이를테면 하늘을 보고 용을 보고 약차(藥叉)를 보고, 게로다(揭路茶:迦留羅)ㆍ건달바(健達婆)ㆍ긴나라(緊那羅)ㆍ막호락가(莫呼洛伽)ㆍ구반다(鳩槃荼)ㆍ갈타포단나(羯陀布單那:아귀 종류)ㆍ필사차귀(畢舍遮鬼:아귀의 으뜸인 것)를 보았다는 것이요, 나는 하늘의 소리 내지 필사차귀의 소리를 들었다는 것이요, 나는 하늘이 있는 곳[天處] 내지 필사차가 있는 곳에 머물고, 그 모든 하늘ㆍ용 내지 필사차는 나의 처소에 와서 내가 모든 하늘 등과 함께 항상 친압하기 위하여 같이 말하고, 그 모든 하늘 등도 또한 나에게 와서 항상 친압하기 위하여 같이 말을 하였다는 것이다. ‘그 실은 아직 증득하지 못했으나 나는 증득하였다고 말한다는 것은, 이를테면 무상하다는 생각을 얻고……(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8해탈을 얻었다고 하는 것이다.
‘그가 다른 때’라고 하는 것은 이를테면 다른 때이다. ‘만약 묻거나’라고 하는 것은 이를테면 남에게 묻는 것이다. ‘만약 묻지 아니하여도’라고 하는 것은 이를테면 스스로 뉘우침이 생기어 근심을 품은 것이다. ‘스스로 청정하기 위하여’라는 것은 이를테면 죄를 벗어나기를 바라는 것이다. ‘이와 같이 구수여, 나는 실로 알지 못하고’란 이를테면 의식(意識)이다. ‘나는 실로 보지 못하고서’라고 하는 것은 이를테면 안식(眼識)이다. ‘헛되이 속여서 거짓말을 하였다’라는 이것은
이름을 달리 말한 것이다. ‘증상만(增上慢)을 제외하고’라는 것은 이를테면 증상만을 제외한다는 말이다. ‘사람이 실은 아직 증득하지 못했는데 스스로 이미 얻었다’고 말한 것은 속일 마음이 없었기 때문에 근본죄를 범하지는 아니하였다. ‘이것’이란 이를테면 그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다. ‘필추’란 이를테면 필추의 성품에 머무르는 것이다.……(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마땅히 차별하여 열두 종류의 사람이라고 해서는 아니 된다. 이런고로 이름하여 ‘마땅히 같이 머물지 못하느니라’고 한다. 이 가운데 범한 상(相)이란 그 일이 어떠한가. 게송으로 거두어 말씀하셨다.

보았다는 상(相)과 아란야와
집 안과 묘한 자리[妙座]를 받음과
능히 자상(自相)을 아는 것과
방편으로 그 몸을 나타내는 것이다.

만약 필추가 이와 같이 욕(欲)을 좋아하고 이와 같이 인가하여 ‘나는 모든 하늘 내지 갈타포단나를 보았다’고 이와 같은 말을 하면 바라시가를 얻는다. 나아가 ‘나는 분소귀(糞掃鬼)를 보았다’고 하면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이와 같이 욕을 좋아하고 이와 같이 인가하여 ‘나는 모든 하늘 내지 갈타포단나의 소리를 들었다’고 이와 같은 말을 하면 바라시가를 얻는다. 나아가 ‘분소귀의 소리를 들었다’고 하면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필추가 속일 마음으로 ‘나는 하늘이 있는 곳 내지 갈타포단나가 있는 곳에 간다’고 이와 같은 말을 하면 바라시가를 얻고, 나아가 ‘분소귀가 있는 곳에 간다’고 말하면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속일 마음으로 ‘모든 하늘이 나의 처소에 오고, 나아가 갈타포단나가 나의 처소에 온다’고 이와 같은 말을 하면 바라시가를 얻는다. 나아가 ‘분소귀’라고 말하면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속일 마음으로 ‘나는 모든 하늘과 같이 항상 친압하기 위하여 같이 말하고, 나아가 갈타포단나’라고 이와 같은 말을 하면 바라시가를 얻는다. 만약 ‘분소귀’라고 말하면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속일 마음으로 실로 무상하다는 생각을 얻지 못하였으나, ‘나는 얻었다’고 이와 같이 말하면 바라시가를 얻는다. 나아가 망령되게 ‘구해탈(具解脫:번뇌장과 해탈장을 떠남)을 얻었다’고 말하면 다 바라시가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속일 마음으로 ‘어떤 많은 필추들이 만약 마을[村坊]이나 혹은 아란야처에서 살면 많은 비인(非人)들이 번거롭고 어지럽게 하는데, 그 중에 만약 예류과(豫流果)ㆍ일래과(一來果)ㆍ불환과(不還果)ㆍ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은 자들은 비인(非人)도 곧 번거롭게 하거나 어지럽게 하지 못한다. 나는 그곳에서 비인들이 번거롭게 하고 어지럽게 하는 것을 당하지 않았다’고 이와 같은 말을 하면 바라시가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속일 마음으로 ‘아무개의 집에서 그가 식사를 청함을 받으매 여러 색깔의 뛰어나고 묘한 자리를 베풀었는데, 만약 4과(果)를 얻은 자라면 바야흐로 그 자리에 나아가 음식을 받는데, 나도 또한 그의 뛰어나고 묘한 자리에서 식사를 하였다’고 이와 같은 말을 하면 이 필추는 바라시가를 얻는다.
만약 많은 필추들이 아란야촌(阿蘭若村)에 살면서 자상(自相)에 있어서 조금 마음에 정(定)을 얻으면 세속의 도로써 번뇌를 항복받아 없애어 탐욕과 성냄이 현행하지 않는다. 필추가 속일 마음으로 ‘나 역시 그 아란야에 살면서 자상에서 조금 정을 얻어 세속의 도로써 번뇌를 항복받아 없애고 탐욕과 성냄도 또한 현행하지 아니한다’고 이와 같은 말을 하면 바라시가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속일 마음으로 스스로 자기를 나타내고자 하여 ‘어떤 필추가 친히 모든 하늘을 보았다’고 이와 같이 말하고, ‘이것이 나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이와 같이 하여 나아가 ‘갈타포단나(羯吒布單那)를 보았다’고 말하고, ‘이것이 나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나아가 ‘분소귀(糞掃鬼)’를 말할 때는 악작죄(惡作罪)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속일 마음으로 ‘어떤 필추가 모든 하늘의 소리를 들었다’고 이와 같이 말하고, ‘이것이 나다’라고 말하지 아니하여도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이와 같이 나아가 ‘갈타포단나의 소리를 들었다’고 말하고, ‘이는 나다’라고 말하지 아니하여도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나아가 ‘분소귀’를 말할 때는 악작죄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속일 마음으로 ‘필추가 여러 하늘들이 있는 곳에 갔다’고 말하고, ‘이는 나다’라고 말하지 아니하여도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나아가 갈타포단나가 있는 곳이라고 말해도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만약 ‘분소귀’를 말할 경우에는 악작죄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속일 마음으로 ‘어떤 필추에게 여러 하늘이 왔고, 나아가 갈타포단나가 왔다’고 이와 같이 말하고, ‘이는 나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만약 분소귀’를 말할 경우에는 악작죄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속일 마음으로 ‘어떤 필추가 항상 하늘에 가서 모든 하늘과 같이 말하고 의논하며, 나아가 갈타포단나와 같이 말하고 의논한다’고 말하고, ‘이는 나다’라고 말하지 아니하여도 솔토라저야를 얻고, 만약 분소귀를 말할 경우에는 악작죄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속일 마음으로 ‘어떤 필추에게 모든 하늘이 와서 말하고 의논하며, 나아가 갈타포단나’라고 이와 같은 말을 하고, ‘이는 나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분소귀를 말할 경우에는 앞에서와 같다.
만약 필추가 속일 마음으로 ‘어떤 필추가 무상하다는 생각을 얻었다.……(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8해탈을 얻었다’고 이와 같은 말을 하고, ‘이는 나다’라고 말하지 아니하여도 이 필추는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만약 어떤 많은 필추들이
아란야촌(阿蘭若村)에 살면 항상 비인이 번거롭게 하고 어지럽히나 그 가운데서 4과(果)를 얻은 필추는 비인이 번거롭게 하거나 어지럽히지 못한다. 필추가 속일 마음으로 ‘어떤 필추가 그 마을에서 살았으나 비인이 번거롭게 하거나 어지럽게 하지 않았다’고 이와 같은 말을 하며, ‘이는 나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만약 많은 필추가 세속의 집에서 뛰어나고 묘한 자리에 앉아 식사를 받았는데, 다 4과(果)를 얻은 이들이었다. 필추가 속일 마음으로 ‘어떤 필추가 그 집에서 뛰어나고 묘한 자리를 받았다’고 이와 같은 말을 하고, ‘이것은 나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만약 모든 필추들이 아란야촌에서 머물며 자상에서 조금 정(定)을 얻어 세속의 도로써 번뇌를 항복하고 제거하여 탐욕과 성냄 또한 현행하지 않았는데, ‘이것이 나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속일 마음으로 ‘어떤 필추가 그 마을에서 살면서 자상(自相)에서 조금 정(定)을 얻고, 나아가 번뇌를 항복하고 제거하여 모든 것이 현행하지 아니하였다’고 이와 같이 말을 하고, ‘이것이 나다’라고 말하지 않아도 솔토라저야를 얻는다.
게송으로 거두어 말씀하셨다.

전쟁에 수기[記]함과 말이 어긋남과
가뭄에 하늘의 비가 적게 오는 것과
업력이 남자를 여자로 만드는 것과
온천(溫泉)의 물과 코끼리 소리를 듣는 것에 대한 것이다.

부처님께서 광엄성(廣嚴城) 미추지(獼猴池) 옆 높은 누각에 계시었다.
이때 마게타국(摩揭陀國)의 미생원왕(未生怨王)은 광엄성의 모든 율첩비(栗㚲毗:귀족 公子)와 예전에 거슬림이 있어서 미생왕은 이에 4병(兵), 즉 코끼리, 말, 수레, 보병을 엄정히 하여 불률지국(佛栗氏國)에 가서 함께 전쟁을 하고자 하였다. 이때 불률지국 사람들은 광엄성 율첩비에게 고하여 말하였다.
“마게타국 미생원왕은 4병을 엄정히 하고 여기 와서
전쟁을 하려고 합니다.”
이때 그가 듣고 나서 또한 4병을 장엄하게 하여 성을 나가서 막았다. 병사의 무리들이 나갈 때 구수 대목련은 옷과 발우를 가지고 일찍 광엄성에 들어가서 걸식을 행하고자 하였다. 이때 이 성안의 율첩비의 대중들은 멀리서 대목련을 보고 같이 서로 말하였다.
“그대들은 아십니까? 내가 요즈음 일찍이 듣건대 존자 대목련은 이 제삼의 성인[三聖]으로서 적은 일이라도 보고 알지 않는 것이 없다고 하오. 우리들은 마땅히 그 성자에게 두 나라의 싸움에 누가 이길 것인가를 물어보아야 하리라.”
그리고는 곧 가서 여쭈어 아뢰어 말하였다.
“성자여, 마게타국 미생원왕이 와서 우리나라를 파괴하고자 지금 와서 서로 막고 있으니, 두 진영이 교전하면 누가 마땅히 이기겠습니까?”
존자가 대답하였다.
“그대들이 이길 것이오.”
그들이 듣고 나서 같이 서로 말하였다.
“성자 목련은 우리들에게 전쟁에 마땅히 이길 것이라고 기별[記:수기]하였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듣고 나서 뛸 듯이 환희하며 진정으로 방비하지 아니한 것처럼 은폐하여 그 적들을 속여 곧 더불어 같이 싸웠는데 드디어 곧 크게 쳐부수니 군병이 와해하여 패하여 달아나매 쫓아가 추격하여 강가하(弶伽河)의 언덕에 이르려 하매 광엄성의 사람들은 이미 이기고 나서 더욱더 용맹하고 민첩하여졌다.
이때 미생원왕은 곧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성안의 사람들은 마음이 악하고 용맹한지라 지금 만약 하수를 건너면 그들이 와서 나를 잡되 그물로 물고기를 잡는 것과 같이 다 마땅히 살해할 것이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 두루 군중에게 말하였다.
“다 마음을 합하여 병사를 돌려 같이 싸워야 한다.”
대중들은 왕의 교칙을 듣고 각각 이런 생각을 하였다.
‘우리들이 나라를 하직하고 와서 광엄성을 치매 지금은 마땅히 깨뜨려지지 않고 살아 있다. 그러니 다 곧 마음을 같이하고 병사를 돌려 함께 싸우자.’
때에 이 성 사람들은 드디어 곧 패하여 물러가 달아나서 성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고 스스로 굳게 지켰다. 그 마게타왕은 이미 승리를 얻고 나자 군사를 거두어 군려[旅]를 통솔하여 왕사성으로 돌아갔다.

뒤에 성안의 모든 율첩비들은 네거리에서 같이 함께 헐뜯고 비난하였다.
“그 대목련은 우리가 전쟁에 이긴다고 기별하였는데, 지금 우리의 이 성은 다 패망하였으니, 어떻게 전쟁에 이긴 것인가?”
이때 육중(六衆) 필추는 성에 들어가서 걸식하며 그 헐뜯고 비방함을 듣고 물었다.
“그대들은 지금 어떤 사람을 헐뜯고 비방하오?”
모든 사람들이 대답하였다.
“그대들을 헐뜯고 비방하였다.”
육중 필추가 대답하였다.
“우리들이 어떤 죄를 지어서 그대들이 헐뜯고 비방하오?”
모든 사람들이 대답하였다.
“성자 대목련은 우리가 전쟁에서 이긴다고 기별하였는데, 지금 우리의 이 성은 다 남에게 파괴되었소. 어찌 전쟁에 이긴 것이오?”
육중 필추가 대답하였다.
“그대의 처음 전투에서 어느 나라가 이겼소?”
모든 사람들이 대답하였다.
“우리들이 싸움에서 처음에는 이겼소?”
육중이 말하였다.
“그대들이 싸움에서 승리하였으면 곧 물러나 돌아오지 누가 다시 그대들을 보내어 남의 군사 무리를 쫓게 하였소? 그대들은 어찌 듣지 못하였소? 여우도 궁지에 몰리면 힘이 맹렬한 호랑이와 같아진다는 것을.”
그 모든 대중들은 이 말을 듣고 나서 스스로 이치에 없는 것을 알고 묵묵히 답하지 못하였다.
이때 육중 필추는 같이 서로 말하였다.
“우리들이 또한 시기에 맞게 싸움에 이긴 일을 답해서 그 대중들로 하여금 크게 헐뜯지 못하게 하였으나 그러나 대목련에게는 범한 죄가 있으니 우리가 지금 마땅히 힐난하여 그로 하여금 뉘우쳐서 말하게 하여야 한다.”
이때 육중 필추는 이미 머무는 곳에 돌아와서 식사를 마치고 대목련의 처소에 나아가서 합장 공경하여 발에 예를 올리고 아뢰어 말하였다.
“우리들은 지금 적은 일을 힐문하려 하오니, 오직 원컨대 자비로써 허락해 주시오.”
목련이 말하였다.
“뜻에 따라 5부죄(部罪:바라시가 등 다섯 가지 죄)를 들어 보시오.”
육중이 아뢰어 말하였다.
“존자는 율첩비에게 ‘전쟁에 이긴다’고 기별하였으나 광엄성은 남에게 파괴당했소. 어찌 이것이 이긴 것이오? 발우를 가지고 걸식하매 스스로 공양을 주지 않을 것이오. 그러나 다시 거짓말로 헛되이 남의 일을 기별하여
실제의 상황을 보지 못하고 대중으로 하여금 헐뜯고 비방하게 하였으니, 드디어 우리들이 다니는 곳에 비방하는 말이 길에 가득하여 걸식을 할 수 없게 하였소. 그대는 이미 죄를 범하였으니, 마땅히 법대로 참회하여야 할 것이오.”
목련이 말하였다.
“구수여, 나는 죄를 보지 못하였소.”
이때 육중은 같이 서로 말하였다.
“그대는 아시오? 세존께서 설하신 대로 만약 죄를 보지 못하였다면 마땅히 죄를 보지 못한 사치갈마(捨置羯摩)를 지어야 한다’고 하신 것을. 범하였으면서 보지 못하였다[不見]고 말한 것이니, 이것은 용서해 주기 어렵습니다. 어떤 수사인(授事人)이 종을 울릴까요?”
수사(授事)가 물었다.
“무엇을 하려 하오?”
대답하였다.
“욕심이 적은 목련이 범함이 있는데 죄를 보지 못하였다고 하니, 지금 마땅히 위하여 사치갈마를 지어야 할 것이오.”
이때 수사인이 곧 육중과 함께 상좌의 처소에 갔다. 이때 구수 사리자가 대중의 상좌가 되었었다. 이때 수사인이 상좌에게 고하여 말하였다.
“반드시 건치를 쳐야 하오.”
상좌가 물어 말하였다.
“어떤 일을 짓고자 하오? 정법을 훼손되게 하지 말라. 누가 위하여 편주법(遍住法) 내지 죄에서 벗어나는 법을 지으랴.”
대답하였다.
“이와 같은 등의 일은 없을 것이며, 다만 존자 대목련이 거짓으로 남의 일을 기별하여……(이하 자세한 내용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죄를 본 것을 인정하지 아니하여 우리들은 법에 의하여 보지 못한 죄[不見罪]에 대한 갈마를 지으려 합니다.”
사리불이 말하였다.
“구수여, 그대들은 법 아닌 것을 지어서 덕망 있는[耆宿有德] 필추를 곤란하게 하지 말라. 대사(大師) 세존께서는 일체지(一切智)를 갖추시고 일체 일에 대자재를 얻으셨으니, 너희들은 지금 마땅히 가서 부처님께 청하여 의심을 해결하라. 부처님의 가르치심에 따라서 그대들은 마땅히 받들어 행할 것이다.”
이때 모든 필추들이 이 사연을 가지고 가서 세존께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무릇 전투시에는 비인(非人)이 먼저 싸우고 뒤에 다음으로 사람이 한다. 만약 비인이 전쟁에 이기면 사람도 또한 이기는 것이 마땅히 그러한 것이다. 목련이 ‘율첩비가 이길 것이다’라고 기별할 때는 광엄성의 비인이 전쟁에 이겼고, 왕사성의 비인은
그렇지 아니하였다. 이미 물가의 언덕에 이르니 왕사성의 비인이 전쟁에 이겼고 광엄성의 비인은 그렇지 아니하였다. 다만 처음에 이길 것이라는 것만 기별하고 뒤에는 기별하지 아니하였으니, 만약 이와 같이 시작과 끝을 물었다면 목련이 마땅히 그때 자세히 그 일에 대하여 대답하였을 것이다. 너희 모든 필추들아, 대목련은 범한 것이 없다. 만약 필추가 이와 같은 마음으로 일을 기별하였다면 범한 것이 없다. 만약 이와 달리하였다면 월법죄를 얻느니라.”
부처님께서 광엄성 미후지 옆 높은 누각에 계시었다.
이때 모든 외도들은 속인들에게 “12년 동안 날이 가물어 비가 오지 않는다”는 수기를 주었다. 구수 대목련이 옷과 발우를 가지고 광엄성에 들어가서 차례로 걸식하였다. 이때 성안의 사람들이 물었다.
“성자여, 어느 때 비가 오겠소?”
목련이 대답하였다.
“7일 지나서 하늘이 마땅히 비를 내릴 것이오.”
모든 사람들이 “7일이 지나면 성자가 하늘에서 비를 내린다고 기별하였다”는 말을 들었다. 이때 모든 사람들은 창고 안의 곡식, 보리를 다 밭에다 심었는데 7일이 지나서 구름이 떠다니고 번개가 쳤으나, 비가 오직 조금만 내리어 겨우 먼지가 잘 정도였다. 이때 모든 사람들이 곧 저자 네거리에서 다 같이 헐뜯고 미워하며 말하였다.
“모든 사람들이여 아십니까? 차라리 외도를 믿지 사문 석가의 제자들은 믿지 마십시오. 항상 가사를 몸에 덮고 자작나무 껍질과 같아서 실로 지각이 없소.”
이때 육중 필추가 바야흐로 걸식하러 들어가다가 이 비난하는 말을 듣고 곧 그들에게 물어 말하였다.
“그대들은 누구를 미워하시오?”
대답하였다.
“우리는 그대들을 미워하오.”
말하였다.
“우리들이 무슨 허물이 있어 그대들은 헐뜯고 미워하오?”
모든 사람들이 말하였다.
“대목련이 분명하게 ‘7일이 지나면 반드시 마땅히 비가 내릴 것이다’라고 기별하는 것을 보았소. 우리들이 듣고 나서 창고 안에 있던 곡식과 보리를 다 밭에다 심었소. 그런데 비는 내리지 않았소.”
육중이 대답하였다.
“그대들은 항상 외도와 친하였으니,
만약 그들이 기별하였다면 구름이 일어나고 번개가 쳐서 겨우 조금 뿌렸을지라도 곧 ‘하늘에서 때에 맞추어 큰비가 내린다’고 소리쳤을 것이오. 목련이 기별한 비는 오히려 많아 땅에 물이 흘렀으나 그 성자가 어찌 그대들을 위하여 심은 종자의 싹이 다 성숙한다고 기별을 하였겠소?”
대답하였다.
“그렇게는 하지 아니하였소.”
육중이 대답하였다.
“만약 이와 같다면 그에게 어떤 허물이 있어서 그대들이 헐뜯소?”
그들이 곧 말없이 묵묵히 있었다. 육중 필추는 같이 서로 말하였다.
“난타(難陀)와 오바난타(鄔波難陀)여, 우리가 또한 시기적절하게 모든 대중들에게 대답하였어도 그러나 욕심이 적은 목련은 자신이 죄를 범하였으니, 우리들은 그에게 나아가 그로 하여금 뉘우쳐서 말하게 하여야 할 것이오.”
다시 절 안으로 들어가 식사를 마치고 옷과 발우를 거두고 나서 곧 가서 그 대목련의 처소에 나아가 아뢰어 말하였다.
“상좌에게 경례합니다.”
목련이 대답하였다.
“무병하시오.”
다시 거듭 말하였다.
“상좌여, 원컨대 우리가 죄를 따지고자 하오니 용납하여 허락하여 주시오.”
대답하였다.
뜻에 따라 “5부죄 중에서 마땅히 따져라.”
아뢰어 말하였다.
“상좌여, 아십니까? 외도가 기별한 바는 ‘12년 동안에는 날이 가물어 비가 없다’고 한 것인데, 그대는 ‘7일 이후에는 하늘에서 마땅히 비를 내리리라’라고 기별하였다고 하니, 상좌는 마땅히 옷을 걷어 진흙이 묻지 않도록 하셨어야 하는데, 발우를 들고 걸식하매 어찌 몸을 채우지 못하셨소? 무슨 까닭으로 허황한 마음으로 남의 일을 거짓으로 기별하여 드디어 우리들이 다니는 곳에 비방과 헐뜯음이 길에 차게 하여 걸식을 얻지 못하게 하십니까? 그대는 이미 죄를 범하였으니, 마땅히 여법하게 참회하여야 할 것이오.”
목련이 대답하였다.
“구수여, 나는 죄를 보지 못하였소.”
이때 육중은 같이 서로 말하였다.
“그대는 아시오? 세존께서 ‘만약 죄를 보지 못한다면 마땅히 죄를 보지 못한 사치갈마를 지어야 한다’고 설하신 것을. 어떤 수사인을 보내어 건치를 울리게 할까요?”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사리불은 상좌인지라, 가서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모든 필추들에게 말씀하시었다.
“다섯 가지 인연이 있어서
하늘에서 비를 내리지 아니한다. 그러나 천문역법을 보는 사람[星曆人]은 잘 환히 알지 못하고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고 기별하여 말한다. 어떤 것이 다섯 가지인가 하면, 필추는 마땅히 알라. 만약 구름이 일고 번개가 치고 우레가 울리고 바람이 놀라매 이때 천문역법을 하는 이가 하늘에서 비가 내린다고 기별하여 말하여도 그러나 이 대지에는 그 불[火界]이 있어 허공에서 위로 올라가 비를 말려 버린다. 이것이 바로 첫째의 비가 내리지 않은 인연이다.
다시 다음에 필추여, 만약 구름이 일어나고 바람이 놀람을 보고 이때 천문역법을 하는 이가 비가 내린다고 기별하여 말하여도 그러나 허공에 어떤 큰 바람이 일어나 곧 이 비를 불어서 장림(杖林:왕사성) 안이나 혹은 갈릉가(羯陵伽)의 난야숲[蘭若林]에 비가 내리게 하되 일부 지방에만 내리게 한다. 이것이 바로 두 번째 비가 내리지 아니하는 인연이다.
다시 다음에 필추여, 만약 구름이 일어나고 바람이 놀람을 보고 이때 천문을 보는 사람이 비가 내린다고 기별하여 말하여도 그러나 이때는 비가 내려도 천신이 마음대로 하여 머물러서 때때로 사이에 단비를 내리지 아니하나니, 이것이 바로 세 번째 비가 내리지 아니하는 인연이다.
다시 다음에 필추여……천문을 보는 이가 비가 내린다고 기별하여 말하여도 모든 유정들이 악법을 사랑하여 즐기어 분수가 아닌 탐심을 일으켜 사견에 머묾으로 말미암아 이 일에 인연한 까닭에 때때로 하늘이 비를 내리지 아니하나니, 이것이 바로 네 번째 비가 내리지 아니하는 인연이다. 다시 다음에 필추여……천문을 보는 이가 비가 내린다고 기별하여 말하여도 그러나 나호라(羅怙羅) 아수라왕(阿修羅王)이 큰 바다에서 나와서 곧 두 손을 가지고 그 빗물을 받들어 대해(大海) 가운데 버린다. 이것이 바로 다섯 번째의 비가 내리지 아니하는 인연이다.
그러나 천문을 보는 사람은 알지 못하고 비가 내린다고 기별하여 말한다. 필추여 마땅히 알라. 목련이 비가 내린다고 기별할 때는 나호라 아수라왕이 손으로 비를 받들어 대해에 버린 것이다. 그러나 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들이 마땅히 그때 ‘심은 것이 다 성숙하겠습니까?’라고 물었다면, 그때 목련이 곧 사실에 의하여 답하였을 것이다. 필추여,
마땅히 알라. 대목련은 범한 것이 없느니라. 만약 이와 달리 하면 월법죄를 얻느니라.”
세존께서 광엄성 미후지 옆 높은 누각에 계시었다.
그때 옷 없는 외도의 문도(門徒)가 있어서 이 성에 머물매 그 부인이 회임(懷妊)하였다. 이때 구수 대목련은 성에 들어와서 걸식하고 다음에 외도의 문도(제자)의 집에 이르렀다. 이때 그 집 주인이 이미 존자를 보고 곧 이런 생각을 하였다.
‘이 대목련은 대중에게 들은 바로는 제삼의 성자로 지견(知見)하지 아니함이 없다. 나는 지금 마땅히 나의 아내가 회임하였으니, 남자인가 여자인가를 물어보자.’
이런 생각을 하고 나서 목련에게 물었다.
“성자여, 나의 아내가 회임하였는데 여자요, 남자요?”
존자가 대답하였다.
“어진이여, 뱃속의 것은 남자요.”
무릇 모든 세상 사람들은 부자로 번성하여진다고 들을 때는 다 환희한다. 곧 경사스러워 뛰면서 최상인 묘한 향의 아름다운 음식을 발우에 가득 채워서 존자에게 주고 다시 곧 청하여 말하였다.
“다른 날 다시 와 주시오.”
대답하기를 “무병하소서”라고 하고 그곳을 하직하고 갔다.
이 외도 문도의 집 가까이 노형인(露形人)이 있어 상[物]을 보는 스승의 우두머리가 되었는데, 대목련이 발우에 가득 채워 가는 것을 보고 곧 생각하여 말하였다.
“나는 오직 한 집만이 식사를 보시하는 이가 있을 뿐인데 도리어 사문 석가의 제자에게 교화되어 뺏기었으니, 이것은 좋은 일이 아니도다. 나는 지금 마땅히 장자에게 가까이 가서 그 까닭을 물어보리라. 그 사문과 같이 어떤 것을 의논하였는지를.”
곧 급히 가서 그 집에 이르러 물어 말하였다.
“장자여, 사문 목련이 집에 왔었습니까?”
장자가 대답하였다.
“왔었소.”
말하였다.
“그대는 무엇을 물었소?”
대답하였다.
“나의 아내가 지금 회임하였는데 남자요 여자요라고 물으니, 그가 대답하되 바로 ‘남자요’라고 하였소.”
이때 노형인은 점을 치는 데 밝았는데, 여자임을 점쳐 알고 곧 얼굴을 돌리고 손바닥을 뒤집으며 웃으니, 장자가 보고 나서 나아가
물었다.
“어찌하여 얼굴을 돌리고 손바닥을 뒤집으면서 웃소?”
대답하였다.
“내가 이를 보건대 여자요 남자로 보이지 아니하오.”
이때 장자는 얼굴에 성난 모양을 나타내고 이마에 세 개의 산봉우리를 일으켜서 그에게 고하여 말하였다.
“그대는 발발로형(拔髮露形)으로 무엇을 안단 것이오? 어찌 대목련의 지혜가 그대에 미치지 못하리오. 성자가 ‘반드시 결정코 남자를 낳을 것이오’라고 수기하였는데, 그대의 옅은 지식으로 억지로 ‘여자를 낳는다’고 말하오?”
그가 꾸짖는 것을 보고 나서 도로 다시 그것을 질투하여 “결정코 이는 여자이다” 하고 곧 다시 자신을 가지고 장자에게 고하여 말하였다.
“가령 사문 구답마(瞿答摩:구담)가 기별하여 바로 남자라고 말하였다 하여도 이것은 바로 남자가 아니고 반드시 여자를 낳을 것이오.”
그가 곧 달이 차서 여자를 낳았다. 이때 그 장자와 모든 집의 권속들은 다 헐뜯고 미워함을 일으켜서 널리 비방의 의논을 일으켰다.
“정녕 그 외도가 기별한 일이 헛되지 아니하고 사문과 같지 아니하다. 사문의 말은 다 거짓이다. 목련은 남자라고 기별하였는데 도리어 다시 여자를 낳았다.”
이때 유언(流言)이 시끄럽게 성곽에 두루 퍼졌다. 이때 모든 사람들이 곧 저자 네거리에서 다 같이 헐뜯고 미워하였다.
“모든 사람들은 아는가. 차라리 외도를 가까이할지라도 사문 석가의 제자는 믿지 마시오.”
이때 육중 필추가 바야흐로 들어가서 걸식하매 이 헐뜯는 말을 듣고 곧 그들에게 고하여 말하였다.
“그대들은 누구를 헐뜯소?”
대답하였다.
“우리들은 그대들을 헐뜯소.”
대답하였다.
“우리들이 무슨 허물이 있어서 그대들은 헐뜯고 미워하오?”
모든 사람들이 대답하였다.
“성자 목련은 외도의 부인이 ‘마땅히 남자를 낳으리라’고 기별하였는데, 지금 드디어 여자를 낳았소.”
육중이 듣고 나서 모든 사람들에게 고하여 말하였다.
“세간의 모든 사람들은 다 지혜가 없어서 바다에서 떴다 가라앉았다 하도다. 오직 불세존만이 수기하는 일을 말씀하심에 거짓이 없다. 다른 이가 말한 것은 어긋남이 있는 것을 용납한다. 그러나 사람이 태어남에는 남자 아니면 곧 여자인데, 어찌 다시 개나 원숭이를 낳는 것이겠느냐?”
모든 사람들이 듣고 나서 묵묵히 말이 없었다. 이때
육중인 난타, 오바난타는 같이 서로 고하여 말하였다.
“우리는 또한 시기적절하게 모든 사람 대중들에게 대답하였소. 그러나 욕심을 적게 하는 목련은 스스로 그 죄를 범하였소.……(이하 자세한 내용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
대답하였다.
“뜻에 따라 5부죄 가운데서 마땅히 힐난하시오.”
아뢰어 말하였다.
“상좌는 마땅히 알 것이오. 어찌 스스로 그 외도의 문도에게 ‘회임한 부인이 반드시 남자를 낳을 것이다’라고 기별한 것을 기억하지 못하시오? 지금 이미 남자를 탄생하였으면 서로 경사로워 치하하여 사탕[沙糖]ㆍ석밀을 마음대로 먹겠지요. 그러나 발우를 가지고 걸식하면 주림을 면하지 못할 것이오. 다시 헛된 마음을 가지고 거짓으로 남의 일을 기별하여 드디어 우리들로 하여금 걸식을 얻지 못하게 하였으니, 그대는 이미 죄를 범하였소. 마땅히 여법하게 참회하여야 할 것이오.”
목련이 대답하였다.
“구수여, 나는 죄를 보지 못하였소.”
이때 육중은 수사인을 불러서 건치를 울려 대중 스님들을 모으게 하였다.……(이하 자세한 내용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세존께서 고하여 말씀하셨다.
“너희 모든 필추들이여, 그 네 곳에 가히 생각하지 못할 것이 있도다. 만약 억지로 생각한다면 마음이 곧 혼미하고 산란하거나 혹은 발광하게 하느니라. 어떤 것이 네 가지인가. 첫째 신아(神我:靈妙)를 생각[思覺]함이요, 둘째는 세간을 생각함이요, 셋째는 유정업의 이숙(異熟)을 생각함이요, 넷째는 모든 부처님의 경계를 생각함이다. 그러나 대목련이 수기할 때는 그 실은 이것이 남자였는데, 그 후의 때에 업의 이숙(異熟)으로 말미암아 그것이 바뀌어 여자가 된 것이다.
만약 그 장자가 대목련에게 ‘나의 아내가 낳을 때는 남자가 되겠소, 여자가 되겠소?’라고 물었다면, 이때 대목련은 ‘이는 여자이다’라고 기별하여 말하였을 것이다. 너희들 모든 필추들이여, 목련은 당시에 나타난 일에 의거하여 기별한 것이므로 범한 것이 없다.”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갈란탁가(羯蘭鐸迦) 연못 죽림원에 계시었다.
이 성안에는 한 장자가 있었는데, “만약 미리 알리지 아니하고 스님에게 음식을 베풀면 곧 홀연히 재물과 음식이 서로 보답하여 구하는 것이 증장한다”고 하는 말을 듣고, 이때 그 장자는 곧 이런 생각을 하였다.

‘돈과 재물을 찾고자 하면 이것이 좋은 방편이다. 나는 지금 마땅히 미리 고하여 알리지 아니하고 갑자기 스님께 식사를 베풀어야겠다.’
곧 저자에 가서 많은 깨끗한 고기[淨肉:먹어도 죄가 없는 고기]를 사서 큰 가마솥에 넣고 소유(酥油)를 더하여 맛좋은 죽을 만들어 이미 준비하여 놓고 가서 성문에 이르러 문 지키는 사람에게 고하여 말하였다.
“그대는 지금 마땅히 알려라. 만약 필추로서 음식을 걸식하는 자를 보거든 우리 집에 가라고.”
“훌륭하십니다. 저는 마땅히 보내드리겠습니다.”
그는 다니며 걸식하려는 필추를 보고 알렸다.
“성자여, 아무 장자가 금일 중에 앞에서 걸식하는 이에게 식사를 보시하오.”
이때 걸식하는 이가 이미 고함을 듣고 나서 다 그 장자의 집으로 갔다. 이때 그 장자는 각각 맛좋은 죽을 가지고 발우에 채워서 필추들에게 주매 필추들은 받고 나서 아울러 본처소를 돌아와 마음껏 포식하였다.
이때 천기가 컴컴하게 엉키어 찬바람이 매서우매 모든 필추들은 같이 서로 말하기를 “발우의 기름을 씻기 어려우니 우리들이 마땅히 온천 있는 곳에 가서 따뜻한 물로 그것을 씻어야 하리라” 하고, 곧 샘가로 가서 각각 그 발우를 씻으니, 한 소년 필추가 곧 생각하기를 ‘이 더운물은 어느 곳에서 올까?’ 하였다. 여기에서 멀지 않는 곳의 오바난타도 또한 스스로 발우를 씻으매 이때 소년이 곧 그곳에 이르러서 공경하여 예하고 물어 말하였다.
“대덕 오바난타여, 이 온수는 어느 곳에서 옵니까?”
이때 대목련도 또한 온천에서 발우를 씻으매 오바난타가 소년에게 가르쳐 말하였다.
“너는 지금 가서 욕심을 적게 하는 이[少欲者]에게 물어라.”
이때 그 소년은 목련의 처소에 이르러 위의를 가다듬고 공경을 극진히 하여 물어 말하였다.
“대덕이여, 이 온수는 어느 곳에서 옵니까?”
대답하였다.
“구수여, 무열뇌대지(無熱惱大池:염부주의 중심)에서 오느니라.”
오바난타는 마침 이 말을 듣고 아뢰어 말하였다.
“상좌여, 바른 경[正經]을 해치지 마십시오. 법의 눈[法眼]이 이지러지게 하지 마십시오.
제가 아직 증명하지 못한다고 어찌 아급마(阿笈摩:성인의 교칙)에 없겠습니까. 부처님께서 설하신 바와 같으면 무열대지(無熱大池)에 있는 모든 물은 여덟 가지 공덕을 갖추고 있습니다. 말하자면 차고, 맛있고, 가볍고, 연하고, 깨끗하고, 맑고, 향기롭고, 정결하여 마시매 목구멍을 손상하지 아니하고 뱃속에 들어가도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수기하여 말씀하신 바와 같이 곧 처음의 덕에 어긋납니다. 그러니 곧 발우를 가지고 밥을 빌면 몸의 주림을 돕지 못할 것입니다. 헛되게 속일 마음으로 거짓으로 남의 일을 수기하여……(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
가서 세존께 아뢰니, 세존께서 고하여 말씀하셨다.
“너희들 모든 필추들이여, 온천수는 실로 무열지에서 와서 이곳에 이른다.”
필추가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만약 그 물이 그곳에서 온다면 어찌하여 지금은 이렇게 덥습니까?”
세존께서 고하여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마땅히 알라. 그 못물은 5백의 뜨거운 나락가(捺落迦:지옥)를 거쳐서 바야흐로 여기에 이르렀고, 이 인연으로 말미암기 때문에 드디어 변하여 뜨겁게 되었다. 만약 목련에게 ‘어떤 인연으로 더운가를 묻는다면 그는 곧 자세히 차갑지 아니한 인연을 답하였을 것이다. 너희들 모든 필추들이여, 그러나 그 목련이 이와 같이 생각하여 설하였으면 이때는 범한 것이 없다.’”
부처님께서 실라벌성의 급고독원에 계시었다. 이때 구수 대목련은 모든 필추들에게 고하여 말하였다.
“구수들이여, 나는 무소유정(無所有定)에 들어가니 만다라지(曼陀羅池) 연못가에 여러 코끼리 왕 등이 있어 울부짖는 소리가 들렸다.”
오바난타가 대중 속에서 이 말을 듣고 나서 이런 말을 하였다.
“상좌는 바른 이치를 이지러지게 말고 법안을 해치지 마십시오. 나는 비록 증명하지 못하나 어찌 성인의 가르침이 없으리오. 세존께서 설하신 것과 같다면 만약 무소유정에 들었다면 반드시 마땅히 색(色)ㆍ성(聲)의 모든 경계를 멀리 떠난다고 하셨는데, 어찌 정(定)에 들어가서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까? 수기한 것에는 반드시 이런 내용이 없습니다.”
……(이하 자세한 내용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육중이 죄를 힐난하여 건치를 울려 대중들을 모아서 대목련에게 사치갈마(捨置羯磨)를 주었다.
이때 사리불은 가서 부처님께 아뢰게 하였고,
모든 필추들은 이 인연을 가지고 자세히 세존께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모든 필추들이여, 대목련이 말한 바와 같이 거짓이 없다. 비록 다시 현재 무소유처정에 들어간 것을 나타낸다 하더라도 모든 색(色)ㆍ성(聲)ㆍ상(想)이 다 멀리 떠난다. 그러나 대목련이 획득한 정려는 해탈승묘(解脫勝妙)의 등지(等持:삼매)로서 속히 나오고 속히 들어가서 비록 이 정에서 나왔더라도 정에 있다고 말하나니, 곧 그 일을 가지고 모든 필추들에게 고하기를 나는 정에 있으면서 코끼리가 부르짖는 소리를 들었다고 한 것이다. 너희들 모든 필추들이여, 이 대목련은 실제의 생각을 가지고 말하였으니 범한 것이 없다. 또 범하는 것이 없는 경우는, 말하자면 처음으로 범한 사람이거나 혹은 어리석거나 미쳤거나 마음이 혼란하거나 고통이나 번뇌에 휩싸인 사람이다.”
거짓말로 상인의 법을 말한 학처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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