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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2144 불교(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 22권 / 根本說一切有部毗奈耶)

by Kay/케이 2023.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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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根本說一切有部毗奈耶) 22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 제22권


의정 한역
주호찬 외 번역


19) 출납구리학처(出納求利學處)
그때 박가범(薄伽梵)께서 실라벌성의 서다림 급고독원에 계셨다. 먼 곳의 사람과 가까운 곳의 사람들이 모두, 중인도에 부처님께서 계시는데 세상에 출현하셨으며, 그의 모든 성문 제자들은 큰 신통이 있어 모든 변화를 일으킨다고 들었다. 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만약 어떤 사람이 능히 그 제자에게 공양한다면 큰 과보를 얻고 넉넉함과 이익이 더욱 늘어난다는 말을 들었다. 이때에 북방에는 여러 상인들이 있었는데 이러한 명성을 듣고 자기네끼리 서로 말하였다.
“여러분들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우리들이 마땅히 중인도로 가서 장사를 한다면 첫째로 많은 이익을 얻을 것이요, 둘째로 삼보(三寶)께 공양을 드릴 수 있을 것이다.”
그때 여러 상인들은 드디어 많은 북방의 재화와 물건을 가지고 중인도로 나아가서 점차 실라벌성에 이르게 되었다. 이 성안에는 몸을 드러낸 한 외도가 있었는데, 천문(天文)을 잘 알고 계산하고 기록하는 일에 매우 익숙하였다. 그는 상인들이 북방으로부터 온다는 소문을 듣고 생각하기를 ‘내가 이제 시험 삼아 가 보아서 상인들에게 관찰하고 물어보면 혹시라도 그들에게 얻을 바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고는 곧 상(相)을 보는 책을 가지고 지나간 일을 점을 쳐서 상주(商主)의 부모 이름과 가지고 있는 물건이 이익을 많이 얻었는지 적게 얻었는지를 알아 가지고는 상주가 있는 곳에 나아가서 말하였다.
“잘 오셨습니다, 잘 오셨습니다. 아무개 상주여, 당신의 부친 이름은 아무개이고 모친의 이름은 아무개입니다. 이러이러한 물건을 가지고 이곳에 오셔서 아무 날에 얼마만 한 이익을 얻으셨군요.”
상주가 듣고 나서 생각하기를 ‘내가 예전에 들으니 세존의 제자는 큰 신통 변화가 있어서 연기를 오르게 하고 비를 내리게 한다고 하더니, 이 사람이 곧 그이 인가 보다’고 하여 상주는
공경하고 믿는 마음을 내고는 곧 북방에서 가져온 붉은 털실과 북방의 기이한 과일을 그릇에 가득 담아 손으로 받들어 바쳤다. 그는 그릇을 얻고 나서 곧 털실을 헤치고 도반들이 있는 곳으로 갔다. 그들이 보고서 물었다.
“당신은 어디에서 이런 비싸고 좋은 물건을 얻어왔습니까?”
대답하였다.
“북방의 상인이 있길래 내가 가서 보고 그들에게 부모의 이름을 말해 주었더니 그들이 마음으로 믿고 공경하여 나에게 베풀어 주었다.”
도반들이 말하였다.
“그대여, 우리들은 항상 사문 석가의 제자에게 홀대 받고 멸시 당하였으니, 늘 우리에게 말하기를 ‘너희들은 일찍이 귀하고 훌륭한 사람들을 가까이하지 아니하고 오직 힘으로 품팔이를 하는 천한 계층인 전다라(旃荼羅) 무리와 가까이할 뿐이다’고 하였다. 당신은 이제 마땅히 이 귀한 옷을 입고 사문 석가의 제자가 있는 곳에 가서 그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대답하였다.
“그렇다.”
그때 몸을 드러낸 외도는 곧 빨간 털실로 된 옷을 입고 서다림에 갔다.
그때 오바난타가 서다림의 문에서 경행하며 노닐고 있었는데 멀리서 그가 오는 것을 보고는 곧 생각하기를 ‘외도가 입은 옷이 아주 귀한 물건이로구나. 내가 만약 이런 물건을 얻지 못한다면 다시는 오바난타라고 이름하지 않겠다’ 하고는 점점 거리가 가까워지자 물었다.
“외도여, 당신은 이제 어찌 새로 속세로 돌아가려 하는가?”
대답하였다.
“나는 환속하는 것이 아닙니다.”
“만약 환속하는 것이 아니라면 어찌해서 이 옷을 입었는가?”
대답하였다.
“북방의 상인들이 내가 그들에게 권속의 이름을 말해 주었더니 공경하는 마음을 품고 이 옷을 보시한 것입니다.”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이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이것은 좋은 일이 아니다. 세월이 지나면 낡고 썩는다 하더라도 어찌 계를 깨뜨리는 것을 용납할 것인가. 마땅히 잠시 앉아서 법요(法要)를 들으라.”
그때 그 외도는 말을 따라서 곧 앉았다. 그때 오바난타는 환회심을 가지고 그를 위하여 법을 설하였다. 그런데 오바난타가 다른 사람을 위해서 시주하는 법을 널리 설법할 때
저 바라문과 여러 거사들은 모두가 스스로의 몸과 살을 베어서 그것을 가지고 서로 보시하려고 하였고, 오바난타는 법을 설하고서 잇달아 그에게 말하였다.
“외도여, 너의 스승은 성품이 거칠고 나쁜 것을 사랑하여 너의 문도들에게 몸을 드러내고 머리를 풀어 헤치며 많이 돌아다니고 한 곳에 적게 머무르며 항상 땅에 눕게 한다. 만약 너의 스승이 마음에 좋은 옷과 음식을 좋아하고 즐긴다면 마땅히 너희들에게 값이 천금 만금이나 되는 훌륭한 옷을 입게 하고 아주 맛있는 음식을 마음대로 먹게 하며 머무르는 방도 값이 5천에 해당하도록 허락할 것이다. 그는 마음이 좁은 까닭에 그런 것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나의 스승께서는 마음이 넓고 커서 우리 제자들이 아주 비싼 옷을 입으며 맛있는 음식을 먹고 거처하는 방사도 수가 5천이나 되는 것을 허락하신다.
만약 네가 이렇게 값이 비싸고 훌륭한 옷을 입고 걸식하러 다닌다면 믿고 공경하는 사람들이 생각하기를 ‘이제 이 외도는 몸으로 파계를 하는구나’라고 하여 음식에 이르기까지도 몸에 공양하기가 어렵게 될 것이니, 너는 이 옷을 마땅히 나에게 주는 것이 옳겠다. 나에게 털실로 된 옷이 있으니 그것과 서로 바꾸자. 내가 마땅히 그 옷을 입고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걸식하다가 만약 깨끗한 믿음을 가진 사람이 내게 묻기를 ‘대덕이시여, 어디에서 이 좋은 옷을 얻으셨습니까?’ 하면, 나는 마땅히 그에게 ‘몸을 드러낸 사람 아무개가 자기 것을 내게 보시하였다’고 하리라. 그는 곧 네가 바로 깊은 신심이 있는 이라는 것을 알게 되어 네가 걸식을 할 때에 그가 보게 되면 마땅히 술지게미를 구리 그릇에 가득 채워서 너에게 공양할 것이다.”
그때 그 몸을 드러낸 외도는 이 말을 듣고 나서 곧 믿고 기뻐하며 이렇게 말하였다.
“대덕이신 오바난타여, 만약 그러하다면 이 옷을 가지셔도 좋습니다.”
오바난타는 곧 주문을 외우며 서원하였다.
“병을 앓지 않고 오래 살지니라. 그런데 너희 무리들은 항상 빈곤하고 고통스러워서 네가 보시하였다는 말을 들으면 도리어 서로 빼앗을 것이다.”
그가 말하였다.
“대덕이시여, 이 털실로 된 옷이 어찌 그들의 물건이겠습니까?
이것은 제가 스스로 얻은 것이니 마땅히 염려하실 것이 없습니다.”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그러하다면 내가 마땅히 받으리라.”
그것을 받고 나자 그는 곧 거칠고 뻣뻣한 털실로 된 옷 하나를 주었다. 그때 그 외도가 그것을 입고 가서 같은 범행하는 무리들 곁에 이르니, 그들이 곧 물었다.
“당신은 어디에서 다시 이 옷을 얻었습니까?”
곧 그들에게 대답하였다.
“다른 사람이 나와 바꾸었습니다.”
“그가 누구입니까?”
“대덕 오바난타가 나와 함께 서로 바꾸었습니다.”
그들이 듣고 나서 모두 성을 내며 말해 주었다.
“그대여, 그 석가의 제자들은 항상 우리를 죽일 것을 생각하며, 다른 사람들은 비록 속임을 당하지만 육중 필추는 같지 않다. 여섯 사람 가운데에 오바난타보다 더한 사람은 없다. 그대가 만약 다른 대덕에게 주었더라면 우리도 또한 기뻐하였을 것이지만, 오바난타는 우리의 피를 마시려고 하는데 옷을 가지고 가서 그에게 주었으니 누가 참을 수 있겠는가. 곧 가서 되돌려 받아야 한다. 만약 찾아오면 좋거니와 찾지 못한다면 우리가 함께 너를 배척하리니 너의 앉은 곳을 옮기고 너의 그릇을 엎어 놓으며 함께 말도 하지 않겠다.”
그가 곧 겁을 먹고 두려워서 오바난타가 있는 곳에 갔다. 오바난타는 멀리서 그가 오는 것을 보자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외도의 행동거지와 행세를 보니 반드시 나에게 훌륭한 털옷을 빼앗으려는 것이로구나.’
곧 급히 방에 들어가 문을 걸어 잠그고 머물렀다. 외도는 도착하고 나서 문을 두드려서 불렀으나 오바난타는 잠자코 대답하지 아니하였다. 여러 필추들이 보고서 물었다.
“외도여, 당신은 어찌하여 오바난타를 보려는 것인가?”
대답하였다.
“나의 털옷을 가져갔기 때문에 와서 찾는 것입니다.”
필추가 알려주었다.
“당신이 만약 쓰던 털옷을 얻고자 한다면 세존께서 계신 곳에 가서 구하고 돌아가시오.”
그때 외도는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이르렀다. 세존께서는 멀리서 외도가 오는 것을 보시고는 여러 필추들에게 알려서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저 외도가 오는 것이 보이느냐?”
부처님께 아뢰었다.
“보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저 외도는 털옷 때문에 오는 것이다.
만약 찾게 되면 좋을 것이지만, 찾지 못한다면 곧 뜨거운 피를 토하여 죽음에까지 이를 것이다.”
외도는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이르러 이렇게 말하였다.
“대덕 오바난타가 저의 털옷을 가졌습니다. 원하오니 세존께서 자비로써 불쌍히 여기시어 그로 하여금 저에게 돌려주게 해주소서. 만약 돌려주지 않으면 저와 함께 있는 같은 범행자들이 저를 배척할 것입니다.”
그리고는 앞의 내용을 모두 말씀드렸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구수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직접 가서 오바난타에게 말하기를 ‘원컨대 당신이 병이 없기를 바랍니다’라고 하고는 그에게 말하기를, ‘당신은 마땅히 저 외도에게 털옷을 돌려주어야 합니다. 만약 돌려주지 않는다면 이 외도는 뜨거운 피를 토하여 죽게 될 것입니다’라고 하여라.”
그때 구수 아난다는 부처님의 명을 받들어 오바난타가 있는 곳에 갔다. 그때 오바난타는 멀리서 보고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저 외도가 부처님의 시자를 심부름하는 사람으로 삼은 것을 보니 반드시 나의 털옷을 뺏게 하겠구나.’
그때 구수 아난다는 오바난타에게 알렸다.
“구수여, 세존께서는 당신이 병이 없기를 바라십니다.”
오바난타는 이 말을 듣고 나서 곧 자리에서 일어나 말하였다.
“저는 이제 위없는 세존께 공경하여 예배드립니다.”
아난다가 말하였다.
“세존께서 명을 내려서 마땅히 외도에게 털옷을 돌려주라 하십니다. 만약 돌려줄 수 있다면 곧 ‘흘륭하다’고 하실 것이지만, 돌려주지 않는다면 이 외도는 뜨거운 피를 토하여 죽게 될 것입니다.”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부처님의 명을 공경스럽게 받드노니 어찌 감히 어김이 있겠습니까? 만약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나에게 보내어 돌려주게 하지 않았더라면 당신이 외도로 하여금 섬부주(膽部洲)를 가득 차게 하여 그 수가 대나무와 갈대와 사탕수수와 같게 되어 모두가 뜨거운 피를 토하고 일시에 죽더라도 나 오바난타는 털끝 하나도 움직이지 않았을 것입니다. 구수 아난다께서는 가셔도 좋습니다. 제가 마땅히 그에게 돌려주겠습니다.”
곧 외도에게 말하였다.
“너의 스승은 먼저 망령된 말을 하여
세간을 속였으니 그가 목숨이 다하고 나면 무간(無間) 대지옥에 떨어져 그의 혀 위에서 5백 마리의 얼룩소가 주야로 쟁기질을 할 것이다. 너는 이제 망령된 말이 그보다 배나 더하니 마땅히 천 마리의 얼룩소가 항상 너의 혀를 쟁기로 갈 것이다.”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너는 이미 나의 털옷을 입었으나 너의 물건을 나는 아직 쓰지 아니하였다.”
외도가 대답하였다.
“저 역시 입지 않았습니다.”
그때에 오바난타는 그의 털옷을 취하여 그 묶인 곳은 풀고 손에 쥐고 네 번을 포개어 왼손 안에 넣고 오른손으로 쥐고 때려서 그 실을 모두 부서뜨리고는 외도에게 말하였다.
“너는 두 손을 펴라.”
곧 털실로 머리를 묶고 때려서 드디어는 땅에 넘어뜨리고 그 옆구리를 발로 걷어차고 말하였다.
“외도야, 빨리 가라, 빨리 가. 똥먼지로 내가 머무르는 곳을 더럽히지 말라.”
외도가 대답하였다.
“대덕이여, 내가 이제 살아서 여기서 벗어나거든 다시는 서다원림(逝多園林)에 감히 들어오지 않겠습니다.”
이것은 바로 연기(緣起)이고, 불세존께서는 아직 계(戒)를 제정하지 않으셨다.
그때 육중 필추가 갖가지로 이자를 늘렸는데 혹은 거두어들이고 혹은 내주며, 혹은 불리고 저당을 잡으며, 완성된 것으로 완성된 것을 취하기도 하고,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가지고 이루어진 것을 취하기도 하고, 완성된 것을 가지고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취하기도 하고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취하기도 하였다.
‘거두어들인다’는 것은 곧 다른 지방에서 좋아하고 즐기는 것을 거두어들이는 것을 말하니, 지니고 있는 물건을 수레에 싣고 가져가서 지켜줄 사람을 찾아서 여러 가지 계약을 맺는 것을 말하니, 이것을 ‘취한다’고 말한다. ‘내준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물건을 8일이나 10일 등으로 내주고 증서(證書)를 쓰는 것을 말하니, 이것을 이름하여 ‘내준다’고 하는 것이다. ‘불린다’는 말은 바로 이자를 증식하는 것을 말하니 남에게 적은 물건을 주고 많은 곡식을 거두어들이되, 혹은 다섯을 보태거나 혹은 한 배나 두 배 등을 보태고 되와 말을 쌓아서 그 증서를 쓰는 것이니, 이것을 불린다고 이름하는 것이다. ‘저당을 잡는다’는 것은 보배 구슬 등을 받는 것을 말하니, 앞에서와 같이 증서를 쓰되 좋은 보증을 구하여
그 재물을 주는 것, 이것을 이름하여 저당을 잡는다고 이름하는 것이다. ‘완성된 것으로 완성된 것을 취한다’는 것은 금은 같은 그릇을 가지고 다른 완성된 그릇을 받는 것을 말한다.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가지고 이루어진 것을 취한다’는 것은 금덩이를 가지고 금으로 만든 그릇을 받는 것을 말한다. ‘완성된 것을 가지고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취한다’는 것은 금그릇을 가지고 다른 사람의 금덩이를 받는 것을 말한다.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을 취한다’는 것은 금덩이를 가지고 다른 사람의 부수어진 금을 취하는 것을 말한다.
필추가 이와 같이 장사를 하여 그 이윤을 추구하자 당시의 여러 외도들이 이 일을 보고 나서 모두가 싫어하고 천하게 여겨서 말하였다.
“어찌하여 사문 석가의 제자가 물건을 내어 이윤을 구하는가. 세속과 무엇이 다르단 말이냐. 누가 능히 이들에게 옷과 음식을 주어 서로 공급하겠는가.”
여러 필추들이 듣고 그 일을 모두 세존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그 학처를 제정하노니 다음과 같으니라. 만약 다시 필추가 갖가지로 금전이나 물건을 내어 주고 받아들여서 이윤을 추구한다면 니살기바일저가이다.”
‘필추’라고 말한 것은 바로 육중 필추를 가리킨다. ‘갖가지’라는 것은 한 가지 일이 아님을 말한다. ‘금전이나 물건을 내어 주고 받아들여서 이윤을 추구한다’는 것은 거두어들이고 내주는 것을 말하니, 욕심을 내어 이윤을 구하는 것이다. ‘사타죄(捨墮罪)를 얻는다’는 것에서 법을 짓는 것에 대한 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여기에서 계를 범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 하면, 만약 필추가 이익을 구하기 위해서 재화와 물건을 거두어들이고 여러 가지 방편을 써서 수레를 내달려서 다른 지방에 드나들고 보중인과 계약을 맺어 세금을 내야 할 물건을 지니고……아직 이익을 얻지 않았을 때는 다만 악작죄(惡作罪)일 따름이며, 만약 이익을 얻었으면 사타죄를 초래한다. 만약 필추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서 여러 재물과 물건과 금은 같은 것을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 내주고 함께 증서를 쓰면……죄를 얻는 것은 앞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만약 필추가 이윤을 추구하기 위해서 여러 재물이나 곡식을 가지고 다른 사람에게 내주며 되나 말로 양을 헤아려서 증서를 쓰면……죄를 얻는 것은 앞에서 자세히 말한 것과 같다. 필추가 이익을 얻기 위해
보배와 진주 패옥을 받아들이고 취하여 시간을 계산해서 이윤을 거두어들이면, 이익을 얻음과 얻지 않음이 또한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만약 필추가 이윤을 위해서 자기의 옷을 가지고 남의 옷과 바꾸면 바꿀 때에는 악작죄를 얻고, 얻은 뒤에는 사타죄를 범하게 된다.
또 세존께서 광엄성(廣嚴城)의 미후지(獼猴池) 곁에 있는 중각당(重閣堂)에 계셨다. 이 성안에서 율첩비(栗㚲毗:귀족 公子) 등은 스스로 머무르는 집이 모두 높이가 6층, 7층이었는데, 여러 필추들이 거처하는 곳이 낮은 것을 보고는 곧 높이가 6층, 7층인 좋은 집을 지었다. 그 집이 지은 지가 오래되자 허물어진 곳이 많았는데 시주(施主)가 그것을 보고는 다들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리들이 현존해 있는 지금에도 사찰이 다 허물어져 있으니 세월이 지난 뒤에는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들이 마땅히 다함이 없는 재물을 보시하여 사찰을 짓게 해야겠다.’
곧 보시할 재물을 가지고 필추가 있는 곳에 가지고 가서 말하였다.
“성자여, 이것은 바로 다함이 없는 시물(施物)이오니 이것으로 절을 수리하고 보수하는 데에 써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 필추들이 대답하였다.
“세존께서 계(戒)를 제정하셨으니 우리가 받는 것은 합당하지 않습니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세존께 아뢰니, 세존께서 여러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승가(僧伽)를 위하여 지을 것이 있으면 다함이 없는 보시물을 받아라. 그러나 필추의 비하라(毘訶羅:精舍)는 마땅히 3층으로 지을 것이며, 필추니가 거처하는 곳은 2층으로 지어야 한다.”
그때에 여러 필추들은 다함이 없는 보시물을 얻어서 방의 창고 안에 두었는데 그때 시주가 와서 물었다.
“성자여, 어찌하여 비하라를 수리하지 않으십니까?”
필추가 대답하였다.
“현수여, 돈과 재물이 없기 매문입니다.”
시주가 말하였다.
“제가 다함이 없는 보시물을 보시하지 않았습니까?”
대답하였다.
“현수여, 그 다함이 없는 보시물을 우리가 어찌 헛되이 쓰겠습니까? 승가의 창고 안에 잘 두었으니 지금 모두 있습니다.”
시주가 말하였다.
“그 다함이 없는 보시물을 그렇게 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습니다. 저의 집에 어찌 둘 만한 곳이 없었겠습니까? 어째서 그것을 굴려 이윤이 생기도록 하지 않으시는 것입니까?”
필추가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금지하시기를 우리들이 이윤을 구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십니다.”
그때에 여러 필추들이 이 사연을 세존께 모두 아뢰니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승가를 위해서라면 마땅히 이윤을 구해도 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듣고 여러 신심 있는 바라문ㆍ거사 등이 불ㆍ법ㆍ승을 위하여 다함이 없는 보시물을 보시하였다. 이 삼보물(三實物)도 또한 마땅히 굴리어 이익을 구하였고, 얻은 이로운 물건은 다시 삼보에 공양하였다. 그때 여러 필추들은 또다시 이 물건을 가지고 그 시주에게 주어 이익을 구하니 그때 많은 다툼이 있게 되니, 이렇게 말하였다.
“성자여, 어찌하여 저의 물건이 다툼을 일으키게 되었습니까?”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이 사연을 가지고 세존께 모두 아뢰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그와 함께 이자를 늘리지 말라.”
다시 부유하고 귀한 사람과 함께 이자를 늘리니 물건을 되찾아올 때에 관청의 세력을 믿는 까닭에 기꺼이 돌려주려 하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이 사람과 함께 교역을 하여서는 안 된다.”
다시 가난한 사람과 함께 이자를 늘렸더니 찾아올 때 물건이 없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물건을 줄 때에는 마땅히 분명하게 하여야 한다. 두 배로 저당을 잡게 하고 그 계약서를 쓰며 보증인을 세워서 연월(年月)과 상좌(上座)의 이름과 일을 주는 사람의 이름을 기록하여야 한다. 가령 신심이 있는 오바색가로서 5학처(學處)를 받은 이라 해도 또한 마땅히 두 배로 그 저당을 잡아야 한다.”
또 계율을 범하지 않는 자는, 말하자면 최초로 범한 사람이거나 혹은 어리석거나 미쳤거나 마음이 혼란하거나 고통이나 번뇌에 휩싸인 사람이다.

20) 판매학처(販賣學虜)
부처님께서 실라벌성의 서다림 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에 육중 필추가 여러 가지로 교역을 하여 가져오고 가져가며 사고팔았다. 그때에 여러 외도들이 각각 싫어하고 천하게 여겼다.
“이 여러 사문 석가의 제자들이 싫어하고 여읠 생각을 하지 아니하고 이제 교역하는 일을 하여 가져오고 가져가며 사고파는구나. 이
대머리 사문들이 여러 속인들과 어떤 다른 점이 있겠는가. 누가 다시 능히 이 대머리인 사문 석자에게 여러 가지 음식을 가지고 공양을 줄 것인가?”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이 사연을 세존께 모두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이 인연으로 필추 승가를 모아 놓으시고 육중 필추를 꾸짖으셨다.
“……(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그 학처(學處)를 제정하노니 다음과 같으니라. 만약 다시 필추가 여러 가지로 사고판다면 니살기바일저가이다.”
‘만약 다시 필추’라는 것은 육중 필추를 말한다. ‘여러 가지’라는 것은 한 가지 일이 아니라는 말이다. ‘가져오고 가져가며 사고판다’는 것에서 ‘가져온다’란 다른 곳에서는 천한 물건이 이곳에서는 귀한 물건일 경우 그곳으로부터 이곳에 가져오는 것을 말한다. ‘가져간다’란 이곳에서는 천한 것이 다른 곳에서는 귀한 경우, 이곳에서 다른 곳으로 가지고 가는 것을 말한다. 풍성한 때에는 사들이고 넉넉지 못한 때에는 파는 것이다. 니살기는 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여기에서 계를 범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 하면, 필추가 이익 때문에 파는 것이니, 살 때에는 악작죄를 범한 것이고, 팔 때에는 사타죄이다. 만약 이익을 위해서 사고 이익을 위해서 파는 것은 아닐 경우에는 살 때에는 악작죄이고 팔 때에는 범한 것이 없다. 만약 이익을 위해서 사는 것은 아니고 이익 때문에 팔 경우에는 살 때에는 범하는 것이 없으나 팔 때에는 사타죄이다. 이익 때문에 사는 것이 아니고 이익 때문에 파는 것이 아니라면 이 두 가지는 모두 범하는 것이 없다. 만약 다른 곳으로 물건을 사러 갈 경우, 원래 이익을 구하지 아니하여 이르는 곳에서 팔 때에는 비록 다시 이익을 얻더라도 범하는 것이 없다. 또 계율을 범하지 않는 자는, 말하자면 최초로 범한 사람이거나 혹은 어리석거나 미쳤거나 마음이 혼란하거나 고통이나 번뇌에 휩싸인 사람이다.
세 번째로 송(頌)으로 거두어 말하였다.

두 개의 발우를 지니는 것과 두 실 짜는 사람과
옷을 빼앗는 것과 급히 베풀어 주는 것과
아란야(阿蘭若)와 비올 때 입는 옷과
승가에 되돌리는 것과 칠일약(七日藥)이로다.

21) 득장발과십일볼분별학처(得長鉢過十日不分別學處)

부처님께서 실라벌성의 서다림 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오바난타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우리가 가지고 있던 이익을 구하는 일을, 부처님께서 모두 계를 제정하셔서 드디어 우리들로 하여금 이익을 찾아도 생겨날 일이 없게 하였으니, 그동안 불던 이자가 이 때문에 끊어져 버렸다.’
그리고는 근심스럽게 머물렀다. 그때에 60명의 사람들이 동산에 놀러 나와 잔치를 벌이려고 하였다. 그때에 오바난타가 보고는 생각하였다.
‘만약 이 사람들에게서 재물을 얻지 못한다면 내가 다시는 이름을 오바난타라 하지 않으리라.’
그리고는 곧 한 좋은 발우로서 둥글고 깨끗하여 쓸 만한 것을 가져와서 그것을 자루에 넣고 겨드랑이 아래에 차고는 잔치하는 곳으로 나아가서 그 중의 한 사람에 대하여 그를 위하여 설법을 하고 깊은 신심이 나게 하였다. 그가 믿게 되고 나자 물었다.
“성자여, 어찌하여 이곳에 오셨습니까?”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현수(賢首)여, 나는 발우 때문에 왔습니다.”
대답하였다.
“저는 지금 발우가 없습니다. 만약 파는 곳이 있으면 사서 드리겠습니다.”
그때에 오바난타는 곧 겨드랑이 아래에서 자기의 발우를 꺼내어 보여 주었다.
그가 물었다.
“이와 같은 발우는 값이 얼마나 됩니까?”
“60가리사바나(迦利沙波拏)입니다.”
그가 말하였다.
“제가 60가리사바나를 드리오니 당신께서 손수 사십시오.”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현수여, 원하오니 당신은 무병장수하십시오. 이제 이 시물(縮物)로 마음을 장엄하였으니, 이 마음이 바탕이 되고 이것이 결정코 자량(資量)이 되어 흘륭한 과보를 얻으시어 인간과 천상에서 항상 법기(法器)가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하여 60명에게 각각 60가리사바나씩을 얻어 가지고 곧 떠나갔다.
그때에 그 여러 사람들이 각각 잔치를 마치고 모두가 한 곳에 모였다. 그때 어떤 한 사람이 여러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여러분, 따라서 기뻐하시기 바랍니다. 내가 조금 전에 성자 오바난타 석종의 출가자를 만났는데 대법장(大法將)이셔서
삼장(三藏)에 통달하고 말재주가 있어 막힘이 없었습니다. 내가 60가리사바나를 발우 값으로 드렸습니다.”
그때 그 여러 사람들은 그 말을 듣고 나서 모두 말하였다.
“나도 마찬가지로 그에게 60가리사바나를 보시하였습니다.”
곧 서로 의논하여 말하였다.
“여러분은 한 사람의 필추가 몇 개의 발우를 써야 하는지 잘 아십니까?”
모두가 “모른다”고 하였다. 그때 어떤 필추가 지나가기에 여러 사람들이 물었다.
“성자여, 한 사람의 필추가 몇 개의 발우를 사용해야 합니까?”
대답하였다.
“다만 한 개의 발우를 사용해야 합니다.”
그때에 그들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다 같이 사문 석가의 제자로서 이양(利養)을 많이 탐한 것을 미워하고 천하게 여겼다. 이것은 바로 연기(緣起)이고, 아직 계를 제정하지는 않았다.
그때에 육중 필추는 여분의 발우를 많이 얻어서 스스로 쓰지도 않고 또한 다른 여러 필추들에게 주지도 아니하였다. 욕심이 적은 필추들은 그것을 보고 나서 싫어하고 천하게 여겼다.
‘어찌하여 필추가 여분의 발우를 많이 쌓아 놓고서 자신이 쓰지도 않고 또한 다른 사람에게도 주지 않는가?’
이러한 인연으로 세존께 모두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는 이러한 연유로 필추들을 모아 놓으시고 육중 필추를 꾸짖으시었다.
“어찌하여 너희들은 여분의 발우를 많이 쌓아 놓느냐?……(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이와 같이 말하노라. 만약 다시 필추가 여분의 발우를 쌓아 두고 10일이 지났는데도 분별하지 아니하면 니살기바일저가이다.”
‘필추’란 육중 필추를 말한다. ‘10일이 지났다’는 것은 열 밤을 지냈다는 말이다. ‘여분의 발우’란 지니고 있는 발우를 제외한 나머지를 여분이라 이름한 것이다. ‘쌓아 둔다’는 것은 자기 것으로 만들 마음을 일으킨 것이다. 만약 다시 쌓아 둔다면 사타죄(捨墮罪)를 얻는다. 버리는 법식(法式)은 앞에서 자세히 설한 것과 같다.
여기서 계율을 범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 하면, 만약 필추가 한 달의 첫날에 발우를 얻으면 열흘 안에 마땅히 지니고 분별하며 마땅히 버리고 남에게 주어야 한다.
이와 같은 차례와 기간을 넘은 것에 대해서는 처음의 옷에 관한 계(戒) 중에서 그 일에 대하여 자세히 설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한다. 그것을 버리는 법식도 모두 앞에서와 같다. 만약 작거나 흰색이거나 혹은 계를 받으려는 자에게 주려고 생각한다면 범하는 것이 없다. 또 계율을 범하지 않는 자는, 말하자면 최초로 범한 사람이거나 혹은 어리석거나 미쳤거나 마음이 혼란하거나 고통이나 번뇌에 휩싸인 사람이다.

22) 걸발학처(乞鉢學處)
부처님께서 실라벌성의 서다림 급고독원에 계셨다. 그 성안에서 향을 파는 한 동자가 좋은 발우 하나를 가지고 있었는데 둥글고 광택이 나며 깨끗하여 쓸 만하였다. 어떤 걸식하는 필추가 하루의 초분(初分)에 성에 들어가 걸식하여 돌아다니다가 저자에 이르렀다. 향을 파는 동자가 보고서 말하였다.
“성자여, 저에게 좋은 발우가 있어서 쓸 만합니다. 꼭 쓰시겠다면 마음대로 가지셔도 좋습니다.”
필추가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 발우를 가지고 있단다.”
동자가 말하였다.
“만약 다른 필추께서 쓰실 분이 있으면 보내 주시면 다행이겠습니다.”
답하여 말하였다.
“그렇게 하겠다.”
그때에 그 필추는 걸식하기를 마치고 서다림에 돌아와 밥을 먹고 그릇을 씻고 여러 필추들에게 알렸다.
“구수여, 아무 곳의 점포에서 향을 파는 어떤 한 사람이 있는데 좋은 발우 하나를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발우를 쓰려고 하면 가서 그것을 가지셔도 좋습니다.”
그때 오바난타는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가 있었는데 이 말을 듣고는 곧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마땅히 저 걸식하는 필추를 꾸짖어서 말을 전하지 못하게 하여 흑색 발우를 쓰는 무리들로 하여금 이 말을 듣고는 달려가지 못하게 하여야겠다.’
곧 걸식하는 필추에게 말하였다.
“구수여, 신심 있는 밥을 먹으면 다시 다른 말을 하지 말아야 하거늘 탐심에만 힘을 써서 오직 옷과 발우만을 논하는구려.”
걸식하는 필추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세간에 구하는 것이 많고 항상 탐내어 찾는 자가 있다더니 오바난타가 바로 그 한 사람이로구나.
이 사람은 나의 말을 듣고 오히려 나무라고 꾸짖으니, 만약 다시 다른 나이 많은 노숙하고 덕 있는 이가 나의 이 말을 듣는다면 더욱 꾸짖을 것이다.’
그리고는 곧 잠자코 있으면서 다시 감히 말하지 않았다. 그때 오바난타가 그 걸식하는 필추에게 고하여 말하였다.
“구수여, 당신을 친히 가르친 스승은 바로 내가 아는 벗이었습니다. 그런 연유로 내가 마침내 꾸짖게 된 것입니다. 유감으로 생각하지 마십시오.”
그가 곧 말하였다.
“대덕이여, 내가 만약 다시 그 말을 하거든 원컨대 거듭 꾸짖어 주십시오.”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구수여, 내가 아까는 자세히 잘 듣지를 못하였습니다. 발우와 발우 아닌 것에 대하여 무어라고 말씀하셨나요?”
“대덕이여, 자세히 알지 못하였다면 무엇 때문에 꾸짖으셨습니까?”
“비록 그러하나 당신은 그 동자가 머무르는 곳이 어디인지는 다시 말씀하십시오.”
대답하였다.
“그 사람은 아무 점포에 있는데 좋은 발우 하나를 가지고 있는데 매우 쓸 만합니다. 그가 저에게 부탁하기를 만약 발우를 쓸 필추가 있다면 마땅히 그것을 사러 보내 달라고 하였습니다.”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나는 이 말을 듣고서는 자세히 알지 못하겠군요.”
이렇게 말하고 나서 곧 승가지(僧伽胝)를 입고 급히 걸어가서 그 시장에 이르렀다. 그때에 그 동자는 급히 오는 것을 멀리서 보고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이제 저 호협(豪俠)한 필추를 보니 위세가 거칠고 사나워 반드시 이곳에 이르러 나에게서 발우를 빼앗아 가겠구나.’
그리고는 발우를 취하여 침상 아래에다가 깊이 넣어두었다. 그때 오바난타는 감추는 것을 멀리서 보고는 말하였다.
“현수여, 어찌하여 발우를 감추는가?”
곧 손을 뻗쳐 스스로 그 발우를 가지고서 축원하였다.
“원컨대 당신은 무병장수하시오.”
자세한 것은 앞에서 설한 것과 같다.
동자가 말하였다.
“성자여, 저는 장사하는 사람이라 이익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헛말은 하지 마시고 값을 치르고 가져가십시오.”
“네가 이제 어찌 선인(仙人)의 그릇을 팔려고 하느냐?”
그리고는 게송으로 말하였다.

만약 사람이 질그릇을 보시하면
마땅히 금으로 된 발우를 얻으리니
이러한 과보는 결정코 헛되지 않거늘

무엇 때문에 근심하는가?

동자가 말하였다.
“성자여, 아무리 많은 말을 하시더라도 값을 치르지 않으면 안 됩니다.”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너는 지금 이 발우를 탐내고 아끼니 장차 반드시 대영귀(大癭鬼) 가운데에 떨어질 것이다.”
이와 같이 나쁜 말을 하고 있는데 한 장자가 그곳에 와서 말하였다.
“대덕 오바난타께 공경히 예배를 드립니다.”
그때 오바난타가 곧 말하였다.
“현수(賢首)여, 누가 당신의 공허한 예배를 필요로 한단 말입니까?”
장자가 대답하였다.
“어찌 성자께서 가르치신 바를 제가 의지하고 따르지 않겠습니까?”
말하였다.
“만약 그러하다면 이 발우를 사서 내게 보시하시오.”
장자가 곧 동자에게 물었다.
“이 발우는 값이 얼마나 됩니까?”
대답하였다.
“얼마입니다.”
장자가 말하였다.
“말한 값을 내가 뒤에 마땅히 돌려드리리다.”
그때 동자가 곧 발우를 장자에게 주었다. 장자가 그 발우를 받아 오바난타에게 받들어 보시하니, 오바난타는 곧 그 발우를 받고 축원하였다.
“원컨대 무병장수를 얻고, 나아가 인간과 천상 가운데에 항상 법기(法器)가 되소서.”
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장자가 곧 떠나가니 오바난타가 동자에게 말하였다.
“어리석은 사람아, 너는 이 오바난타가 얼마 안 되는 발우의 값을 얻지 못하리라고 말하였다. 너는 이제 이 발우를 탐내고 아까워한 까닭에 반드시 대영귀 가운데에 떨어지리라.”
동자가 말하였다.
“어찌 과장하여 거짓말을 하십니까? 당신은 또한 발우를 얻었고 나는 이제 값을 얻었으니, 마땅히 빨리 가실 일이지 어찌 여러 말을 하십니까?”
그때에 오바난타는 곧 그 발우를 가지고 서다림으로 가서 여러 필추들에게 보이며 말하였다.
“구수여, 이 발우가 어떠합니까?”
그때 어떤 나이 어린 필추가 오바난타에게 물었다.
“대덕께서는 또 다른 발우가 있습니까?”
대답하였다.
“있다.”
“그러시다면
현재 발우가 하나 있으신대도 다시 다른 발우를 구하셨군요.”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나는 다리로 원수의 목덜미를 밟아서 다른 발우를 쌓았다.”
소년이 물었다.
“대덕이시여, 어찌 원수가 있을 수 있습니까?”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네가 곧 바로 나의 첫 번째 원수이다. 너 때문에 내가 두 개의 발우를 가지지 못하게 되었다.”
욕심이 적은 필추들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다 함께 싫어하고 천하게 여겨서 말하였다.
“어찌하여 필추가 지금 하나의 발우가 있는데도 다시 다른 것을 구한단 말이냐?”
곧 이 일을 가지고 세존께 모두 아뢰었다. 세존께서 이 인연으로 여러 필추들을 모으시고 오바난타에게 물으셨다. 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여러 가지로 꾸짖으시고 나서 여러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이후로 필추가 만약 현재에 발우가 있거든 다시 다른 것을 구하지 말지니라.”
그때 어떤 걸식하는 필추의 발우에 구멍이 났는데 이 발우를 가지고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였다. 어떤 사람이 보릿가루를 보시하여 바랑에 가득 채우고, 다음으로는 젖은 떡을 얻어서 발우에 받았는데 구멍으로 미음[漿]이 새어서 곧 그 보릿가루를 적시고 다시 바랑을 더럽히니, 파리 떼가 주변에 많이 몰려들었다. 여러 어린아이들이 따라다니면서 말하였다.
“성자여, 일찍이 권속이 많은 업을 닦으셨군요. 마치 대상주(大商主)ㆍ장자(長者)ㆍ귀인(貴人)이 거느리는 사람이 주위에 많은 것과 같이 파리떼의 권속이 그와 같군요.”
그때에 급고독(給孤獨) 장자가 여러 동자들을 보고 말하였다.
“너희들은 어째서 성자를 조롱하느냐?”
동자들이 대답하였다.
“저희들이 어찌 감히 조롱을 하겠습니까? 그러나 이 성자께서는 지난날에 일찍이 권속을 많이 거느리는 업을 닦았습니다. 비유하자면 상주(商主)ㆍ장자ㆍ귀인이 주변에 따르는 사람이 많은 것과 같이 파리떼가 따라다니는 것이 이와 같습니다.”
장자가 듣고 나서 필추에게 말하였다.
“성자는 부처님의 단정하고 엄정한 가르침 안에서 출가를 하였는데, 어떤 이유로 이런 수치스런 일을 하는 것입니까?”

필추가 대답하였다.
“어찌 부끄러운 일을 했겠습니까? 그러나 불세존께서 여러 필추들이 현재 발우 하나가 있거든 다시는 더 구하지 말라고 제정하셨습니다.”
장자가 말하였다.
“성자여, 어찌 이렇게 구멍이 나고 깨진 발우만을 쌓아두겠습니까?”
여러 필추들이 듣고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여러 필추들이여, 만약 발우에 구멍이 났거든 마땅히 보수할지니라.”
그때에 모든 필추들이 다섯 가지의 불에 녹고 물에 젖는 물건을 썼는데, 그 다섯 가지는 혹당(黑糖)ㆍ황랍(黃臘)ㆍ자광(紫礦)ㆍ아연[鉛]ㆍ주석[錫]이었으니, 뜨거운 물건이 닿게 되면 곧 떨어져 나갔다. 그때에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가지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이것을 써서 발우를 때우지 말아야 한다. 이 다섯 가지의 불에 녹고 물에 젖는 물건을 제외하고 마땅히 다섯 가지의 마른 것으로 때워야 한다.”
필추들이 무엇이 다섯 가지인지를 알지 못하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구멍의 크고 작음을 보아서 못으로 박고 혹은 구멍 안에 쇳조각을 대고 때리거나 혹은 쇳조각을 붙이고 네 가장자리에 못질을 하거나 혹은 마갈(摩竭) 물고기의 이빨 같은 모양을 만들거나 혹은 잔 가루를 댈지니라.”
필추가 어떤 잔 가루를 써야 할지를 모르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두 종류의 잔 가루가 있으니 쇳가루와 돌가루를 말하는데, 쇠 발우와 도기 발우에 차례로 쓸지니라.”
필추가 물로 가루를 이겨서 발우의 구멍에 붙이니 얼마 안 되어 떨어져 나갔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기름으로 이겨서 그 구멍 안에 붙이도록 하라.”
여러 필추들이 가르침에 따라 해 보았더니 뜨거운 불에 타서 또한 떨어져 나가거나 혹은 불이 너무 약해도 다시 떨어져 나갔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운데를 불로 구우라.”
불로 굽고 나니 막혀서 통하지 아니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물건을 써서 닦아 내도록 하여라.”
필추가 물로 닦아 내니 붙인 것이 떨어져 나갔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기름을 쳐서 닦으라. 만약 발우에 가는 구멍이 있으면 설탕과 진흙을 구멍에 고루 바르고 법칙대로 구우라. 만약 발우에 금이 생기면 마땅히 구멍을 뚫어서 그것을 쇠로 만든 노끈으로 얽어매어라.”
이것을 이름하여 발우를 얽어매는 법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필추를 시켜서 다섯 가지로 발우를 때우게 하셨다. 그때
어떤 걸식하는 필추가 잘못하여 발우를 떨어뜨려 다섯 조각이 났다. 그때 그 필추는 구멍을 여러 개 뚫어서 가는 끈으로 엮어서 그것을 가지고 걸식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무릇 이 발우는 마땅히 깨끗이 씻어야 한다.”
그는 곧 끈을 풀고 끈을 빨아서 다시 조각들을 매느라고 드디어는 하루 종일이 걸렸으므로 선품(善品)을 닦기를 그만두었다. 다른 필추들이 보고서 말하였다.
“구수(具壽)여, 당신은 다만 이것을 풀어서 다시 매기만 하고 그릇을 씻어서 좋은 물건으로 만드는 것에는 소홀히 합니까?”
“구수여, 부처님께서 제정하신 바와 같이 만약 발우가 깨지면 마땅히 다섯 가지의 마른 것으로 매어야 합니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이 일을 가지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발우를 얻기 어렵거든 뜻대로 수리를 하고, 쉽게 얻을 수 있는 곳에서는 마땅히 그것을 버리고 다시 좋은 것을 찾도록 하라.”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계율을 지키는 것을 찬탄하셨다.
“……(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여러 필추들을 위하여 그 학처를 제정하노니 다음과 같으니라. 만약 다시 필추가 발우가 있으면 다섯 가지로 얽어매는 것을 줄여서 쓸 만한데도 좋은 것 때문에 다시 다른 발우를 구하여 얻는 자는 니살기바일저가니라.
저 필추는 마땅히 대중 가운데 이 발우를 버리고 대중 가운데에서 가장 나쁜 발우를 가져다가 저 필추에게 주면서 말하기를 ‘이 발우를 당신에게 돌려주노니, 마땅히 지녀 가지지 말고 마땅히 분별하지 말며, 또한 남에게 주지도 말고 마땅히 스스로 잘 살펴서 천천히 쓰십시오. 나아가 깨지거든 마땅히 잘 보호하여 가지십시오. 이것이 바로 그 법입니다’라고 해야 한다.”
‘만약 다시 필추’라는 것은 육중 필추를 말한다. 나머지 뜻도 앞과 같다. ‘다섯 가지로 얽어매는 것을 줄인다’는 것은 다섯 가지로 얽어매는 것을 채우지 않음을 말한다. ‘쓸 만하다’는 것은 지녀 가질 수 있다는 말이다. ‘좋은 것 때문에 다시 다른 발우를 구한다’는 것은, 좋은 것을 욕심내고 탐내서 다시 두 번째 발우를 구하는 것을 말한다. ‘좋은 것’이란 아주 훌륭한 것을 말한다. ‘얻는다’는 것은 구하여 손에 넣는다는 것이다. ‘니살기’라는 것은 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저 필추’란 바로 범한 사람을 일컫는 것이다. ‘저 필추가 대중 가운데 이 발우를 버린다’는 것은 마땅히 여러 대중 가운데서 한 필추를 뽑아 유범발(有犯鉢:니살기바일저가를 범한 발우)을 행하게 하는 것이니, 만약 다섯 가지의 덕(德)이 없으면 뽑아서는 안 되고, 만약 뽑았더라도 마땅히 유범발을 행하게 해서는 안 된다. 다섯 가지란 무엇인가 하면, 사랑하는 것ㆍ성을 내는 것ㆍ두려워하는 것ㆍ어리석은 것ㆍ행해야 함과 행하지 않아야 함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다섯 가지의 요소를 갖추면 아직 시키지 않았을 때, 시킬 때, 이미 시켰을 때 유범발을 행하게 한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하면, 위에서와 반대가 되니 마땅히 알라. 마땅히 다음과 같이 시켜야 하니, 건치(揵稚)를 울려서 대중 승가를 모아 놓고 먼저 할 수 있는지 없는지 묻기를 ‘당신 아무개는 능히 승가(僧伽)와 더불어 유범발(有犯鉢)을 행할 수 있겠습니까?’ 하여 그가 할 수 있다고 대답하면 다음에 한 필추가 백갈마(白羯磨)를 행한다. 이렇게 하여야 한다.자세한 것은 백일갈마(百一羯磨)와 같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유범발의 필추가 가지는 행법(行法)을 내가 이제 설명하리라. 그 필추는 마땅히 화합 대중 가운데에서 이렇게 아뢰어야 한다.
‘대덕이여, 나 필추 아무개는 유범발을 행하고자 합니다. 모든 구수(具壽)들께서는 내일 각각 자신의 발우를 가지고 승중(僧中)에 오십시오.’
다음날이 되어 행발(行鉢) 필추가 자리를 펴고 건치를 울리면 모든 필추들은 각각 자신의 발우를 가지고 승중에 온다. 그때 행발 필추는 마땅히 그 발우를 가지고 상좌를 향하여 그 발우를 찬탄하기를 ‘상좌여, 이 발우는 청정하고 원만하여 쓸 만합니다. 만약 얻고자 하신다면 마음대로 마땅히 가져가십시오’ 한다. 만약 그 상좌가 그 발우를 가져가면 유범발을 행하는 사람은 마땅히 상좌의 옛 발우를 취하여 다음으로 두 번째 상좌에게 준다. 상좌가 만약 취하지 않으면 다음으로 세 번째 상좌에게 준다. 세 번째 상좌가 취할 때에 상좌가 다시 달라고 요구한다. 처음 요구할 때는 마땅히 주지 아니하고, 두 번째 요구할 때도 주지 아니하며, 세 번째 요구할 때 주어야 한다. 상좌가 월법죄(越法罪)를 얻으면 법답게 마땅히 뉘우쳐야 한다. 이렇게 하여 나아가 줄 끝의 법랍이 가장 작은 사람이
이 발우를 취할 때에 줄 끝에서 세 번째 사람이 발우를 요구하는 것은 그 법이 상좌와 서로 비슷하다. 나아가 줄이 다 끝나고 얻어진 발우 한 개는 행발 필추가 마땅히 가지고서 그 필추에게 부촉하여 이와 같이 말한다.
‘필추여, 이 발우를 마땅히 지니지 말 것이며 분별하지도 말며 남에게 주지도 말아야 합니다. 자세히 살피고 찬찬히 법답게 사용하여 깨지는 데까지 이르는 것이니, 이것이 그 마땅한 법입니다. 만약 행발 필추가 법에 의하여 행하지 아니하면 월법죄를 얻는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발우를 얻은 필추가 가지게 되는 행법을 내가 이제 마땅히 제정하리라. 두 개의 발우 자루를 모아 두었다가 좋은 것에는 마땅히 여분의 발우를 두고, 좋지 않은 것에는 마땅히 옛 발우를 두어야 한다. 만약 걸식할 때에는 마땅히 두 개의 발우를 가져가서 마른 떡을 얻으면 여분의 발우에 넣고, 만약 젖은 떡을 얻으면 옛 발우에 넣어서 머무르는 곳에 이르러서는 만다라(曼茶羅:壇)를 만들어서 두 발우를 잘 놓아두어 마땅히 옛 발우 속에서 먹는다. 먹고 난 뒤에는 마땅히 여분 발우를 먼저 씻고, 다음에 옛 발우를 씻는다. 이렇게 하여 나아가 발우를 볕에 쪼이고 잘 두는 데에는 모두 여분의 발우를 먼저 한다. 만약 감실에 두거나 불에 쏘일 때에는 모두가 좋은 곳에 먼저 여분의 발우를 두며, 만약 길을 갈 때에는 옛 발우는 남에게 지니도록 하고, 여분의 발우는 마땅히 자기가 지니고 간다. 들고 갈 사람이 없는 경우에는 여분의 발우를 왼쪽 어깨에 두고, 옛 발우는 오른쪽에 두어 스스로 가지고 간다. 만약 발우를 얻은 필추가 이 행법에 의거하여 행하지 아니한다면 월법죄를 얻는다. 이것의 죄를 다스림 내지 모양을 다함 혹은 깨뜨려졌을 때 마땅히 잘 수호하여야 함과 니살기를 얻는다는 것은 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여기에서 계를 범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 하면, 만약 필추의 발우가 깨져서 한번 매어 쓸 만하고 비록 잘 매지 않더라도 아직도 쓸 만한데도 다시 다른 발우를 구한다면, 구할 때에는 악작죄를 범하고, 얻었을 때에는 곧 사타죄를 얻는다. 만약 필추의 발우가
깨져서 두 번을 매어 쓸 만한데 비록 잘 매지 않더라도 아직도 쓸 수 있는데도 다시 다른 발우를 구하면, 얻는 죄가 앞에서와 같다. 세 번을 매어 쓸 만한 경우에도 앞의 경우와 같다. 필추의 발우가 깨져서 한 번을 매어 쓸 만해서 한 번을 매어 고쳐서 쓰고 있으면서 다시 다른 발우를 구하는 것은 구할 때에는 악작죄를 범하고, 얻었을 때에는 곧 사타죄를 얻는다. 이와 같이 네 번을 매어 고쳐 쓰는 경우에 이르기까지 얻는 죄는 또한 그러하다. 만약 발우가 다섯 번을 매어 고칠 만하여 매고 매지 않는 것, 혹은 쓸 만하고 쓸 만하지 않은 것을 따라서 다시 다른 발우를 구하는 것은 범하는 것이 없다. 만약 사들이거나 혹은 보시로 이것을 얻는 것은 범하는 것이 아니다. 또 계율을 범하지 않는 자는, 최초로 범한 사람이거나 혹은 어리석거나 미쳤거나 마음이 혼란하거나 고통이나 번뇌에 휩싸인 사람이다.

23) 자걸루사비친족직사직작의학처(自乞縷使非親族織師織作衣學處)
부처님께서 실라벌성의 서다림 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오바난타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모든 것이 급고독 장자로 인하여 여러 학처(學處)가 제정되어 다시 떡이나 과일값을 보시하라고 권해도 얻을 수 없다. 나는 이제 마땅히 큰 성안에 들어가 혹시라도 교화가 가능하다면 조금이라도 얻는 바가 있으리라.’
곧 이른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챙겨 가지고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였다. 방림(芳林)이 있는 곳에서 5백 명의 여인들이 휜 털실을 꼬고 있었는데, 오바난타는 그들을 보고 나서 곧 생각하였다.
‘이 여인들은 모두가 자기의 일 때문에 밤낮을 가리지 아니하고 항상 백리(白犂)를 잡고 힘들게 일을 하여 세금을 내는구나.’
오바난타는 곧 그들에게 다가가서 모두에게 말하였다.
“여러 자매들이여, 당신들이 모두 무병장수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그때에 여인들은 잠자코 있으면서 끝내 아무 대답도 없었다.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여러 자매들이여, 마땅히 한 법이 있어서 오래지 않아 이르게 되리니, 이것은 여러 사람들에게 사랑받지 못하여 모두가 마음에 맞지 않으니, 이것을 이름하여 죽음이라고 합니다. 이때를 당하면 당신들이 비록 말을 하고자 하나
무어라 말하려 해도 할 수 없게 됩니다.”
그때에 한 백색의 여인이 곧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오바난타에게 내주었다. 그때에 오바난타가 자리에 가서 앉으니, 여인이 곧 예배하고는 앞에 와서 앉았다.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여러 자매들이여, 당신들은 일찍이 조금이라도 착한 일을 닦았습니까?”
대답하였다.
“우리는 닦은 일이 없습니다.”
말하였다.
“당신들은 마땅히 착한 일을 하지 않으면 아니 됩니다. 이 한 여인은 두 가지의 선근(善根)을 갖추어 증장되도록 하였으니, 첫째는 능히 내가 있는 곳에서 깨끗한 신심을 내어 단정한 업을 심어 증장하게 한 것이며, 둘째는 내가 오는 것을 보고 곧 자리를 펴고 예배하며 공경하여 미래세에 귀족으로 태어나는 업을 증장하게 한 것입니다. 만약 다시 능히 약간의 물건을 보시할 수 있다면 마땅히 보배로운 재물을 얻어 풍족하게 쓸 것입니다. 당신들 여러 자매들이여, 어느 것을 하시겠습니까?”
그들이 다 같이 대답하였다.
“저희들은 다만 실을 꼴 줄을 알 뿐입니다. 어느 겨를에 다른 일을 하겠습니까?”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당신들은 일찍이 미래에 갈 길의 자량(資糧)을 조금이라도 지었습니까?”
“아직 짓지 못하였습니다.”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이 또한 착하지 못한 것입니다.”
그들이 곧 물었다.
“성자여, 무엇을 탄식하시는 것입니까?”
“여러 자매들이여, 당신들은 전생에 복업을 닦지 아니하여 피해를 입어 왔고, 이제 심한 고통을 받는 것입니다. 비록 사람으로 태어나기는 하였지만 다시 복업을 짓지 않으면 피해를 입으면서 세월을 보낼 것입니다.”
여러 여인들이 물었다.
“그러하다면 성자여, 우리들은 이제 어떤 업을 지어야만 내세 길의 자량을 미리 지을 수 있겠습니까?”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여러 자매들이여, 당신들이 만약 능히 의논하여 한마음으로 큰 모직물을 하나 만들어 가지고 석문(釋門) 안에서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여 삼장에 두루 통달한 대법장(大法將)으로서 변재(辯才)에 막힘이 없고 여러 대중이 다 아는 훌륭한 사람을 받든다면, 이것이 곧 당신들이 내세 길의 자량을 미리 만드는 것입니다.”

여러 여인들이 대답하였다.
“성자여, 저희들이 어디에서 큰 모직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며, 또 어디에서 그러한 훌륭한 복전을 만날 수 있겠습니까?”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당신들은 어찌 내가 바로 석문에서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여 삼장에 두루 통달한 대법장이어서 변재에 막힘이 없고 대중들에게 알려진 사람인 것을 모릅니까? 당신들은 나에게 어디에서 큰 모직물을 얻을 수 있는 것인가를 묻는데, 당신들은 어찌 모르십니까?

복이 없다고 여겨서
작은 보시를 소홀히 여기지 말라.
떨어지는 물방울이 비록 작으나
끝내 큰 그릇을 채우나니

모든 지혜 있는 자가
작은 복을 항상 닦으면
훌륭한 복밭에서
능히 큰 과보를 불러온다네.

여러 자매들이여, 당신들은 어찌하여 한 냥(兩)의 실오라기를 보시할 줄 모릅니까?”
대답하였다.
“저는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말하였다.
“저는 반 냥을 보시하겠습니다.”
어떤 사람은 말하였다.
“저는 1푼[分]을 보시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하여 나아가 5백 명의 사람이 모두 따라 기뻐하며 보시를 하였다.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여러 자매들이여, 이미 보시하려는 마음을 가졌으니 실오라기를 아주 가늘게 만드십시오.”
그들이 말하였다.
“성자여, 저희들은 모두가 거친 실을 꼬는 사람들이라 아주 가늘게 하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한 여자가 가는 실을 만들 수 있습니다.”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시범삼아 불러오시오.”
곧 불러서 이르자 오바난타는 그녀에게 말하였다.
“소녀여, 네가 시험 삼아 꼬아 보아라.”
그녀가 곧 꼬아 보이자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이것은 아주 잘한 것이 못 된다. 다시 잘 꼬아 보아라.”
이렇게 하여 세 번에 이르자 여인이 말하였다.
“성자여, 이 이상은 저는 잘할 수 없습니다.”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자매들이여, 당신들은 모두 이렇게 가늘게 꼬아야 합니다.”
대답하였다.
“이 소녀를 제외하고는 우리들은 하지 못합니다.”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당신들은 어찌하여 그 작업을 바꾸지 못합니까? 이 소녀는 가는 실을 꼬는데 당신들은 거친 실을 꼬는군요.”
대답하였다.
“이 소녀가 허락하면 우리가 따라서 만들겠습니다.”

오바난타가 소녀에게 말하였다.
“네가 복을 좋아한다면 이것을 꼬는 것이 좋겠다.”
그녀가 곧 말하였다.
“성자여, 만약 가는 실을 꼬려고 한다면 시간을 많이 들여야 만들어집니다. 너무 재촉하지 않으시면 좋겠습니다.”
오바난타는 그녀가 허락하는 것을 보고는 축원을 하고 떠나갔다.
며칠이 지난 후에 다시 와서 실에 관해 물으니, 모든 여인들이 실을 가지고 와서 보시하였다. 오바난타는 실을 받고 나서 모두에게 축원하였다.
“이 시주한 물건은 바로 마음을 장엄한 것이고 바로 마음의 자조(資助)이며 뛰어난 정(定)의 자량이니, 마땅히 인간과 천상에서 가장 좋은 옷을 얻게 될지니라.”
그때에 오바난타는 곧 그 실을 가지고 절에 돌아와 여러 필추들에게 말하였다.
“구수(具壽)여, 이 실을 좀 보십시오. 거칠고 가는 것이 어떠합니까?”
그들이 모두 대답하였다.
“참으로 아주 가는 실입니다. 그런데 대덕께서 훌륭한 실을 짜는 사람을 분별할 수 있으신지 모르겠습니다.”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어찌하여 당신들은 나를 속이고 업신여깁니까? 내가 만약 지난날 출가하지 않았다면 일체의 재주에 뛰어나지 않은 것이 없었을 것이니, 어찌 하물며 실을 짜는 사람을 분별할 줄을 모르겠습니까?”
여러 필추들이 그에게 말하였다.
“어찌 감히 업신여기겠습니까? 마땅한 곳을 알지 못할까 걱정하는 것입니다. 만약 실 짜는 사람을 필요로 한다면 아무 곳에 달액(▼(亻+達)額) 직사(織師)와 재주 있는 부인이 있어서 능히 실은 잘 짤 수 있습니다. 만약 이 실을 얻으면 반드시 좋은 옷을 만들 것입니다.”
대답하였다.
“좋습니다, 구수여. 실을 짜는 곳과 좋은 장인을 가르쳐 주시면 곧 이것이 당신이 나를 위하여 실을 짜주는 것입니다.”
오바난타가 드디어 그 실을 가지고 실 짜는 사람이 있는 곳에 갔는데 평소에 친한 벗이 아니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착한이여, 뛰어난 명성이
비록 먼 곳에서도 모두가 다 들어서
마치 대설산왕(大雪山王)을
사람들이 함께 우러러보는 것과 같네.

어리석은 사람은 어리석음과 미혹함을 지켜서
비록 가까이에 있더라도 들어서 알지 못하니
마치 어둠 속에서 화살을 쏠 때
사람들이 모두 볼 수 없는 것과 같네.

당신은 이제 큰 이익을 얻고 커다란 명성이 실라벌성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시범 삼아 이 실의 상태가 어떠한지를 보아 주십시오.”
그가 보고는 오바난타에게 말하였다.
“아주 좋은 실입니다. 내가 만약 짠다면 좋은 모직물이 될 것입니다.”
“현수여, 짜 주십시오.”
실 짜는 이가 말하였다.
“누가 나에게 값을 치러 줍니까?”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당신들 실 짜는 사람들은 값이 항상 넉넉하지 못하니 미래세에 대하여 자량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때에 그 실 짜는 사람이 머리를 돌려 부인의 얼굴을 보았다.
부인이 곧 말하였다.
“당신은 어찌하여 이 대덕께서 깊이 찬탄하신 것을 듣지 못하셨습니까? 마땅히 손을 보시하여 모직물의 옷을 짜드리는 것이 옳겠습니다.”
실 짜는 사람이 말하였다.
“성자여, 이 실은 아주 가늘어서 시간이 많이 걸려야 짤 수 있으니 재촉하지 않으시면 다행이겠습니다.”
오바난타는 곧 축원을 하고 떠나갔다. 여러 날이 지나고 나서 다시 와 보니, 그때에 실 짜는 사람이 그에게 모직물을 주었다. 그때에 오바난타는 모직물을 받고 나서 축원을 하고 떠나갔다. 절에 돌아와 여러 필추들에게 보이고 말하였다.
“여러 구수들이여, 이 모직물을 보십시오. 그 상태가 어떠합니까?”
여러 필추들이 말하였다.
“대단히 좋은 횐 모직입니다. 만약 다시 한 장을 더 얻는다면 두 겹의 승가지를 바느질하여 만들 것입니다. 일을 줄여서 머무르며 여러 선품(善品)을 닦는 것도 참으로 훌륭한 일이지요.”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구수여, 당신들은 내가 능력이 없어서 한 장을 더 얻을 수 있을지를 말하는 것입니까? 여러분은 내가 이제 어떻게 그 모직물을 짜는 사람을 교화하는지를 보시기 바랍니다.”
이른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챙겨서 곧 다른 문으로 실라벌성에 들어가 다른 사람에게서 실을 구하여 달액 직사가 있는 곳에 이르렀다.……(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실오라기를 보여 주니 그가 말하였다.
“좋은 실입니다. 제가 만약 짜게 되면 아주 훌륭한 모직물이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짜십시오.”
대답하였다.
“값은 누가 치릅니까?”
대답하였다.
“당신들 실 짜는 사람들은 복을 닦는 것을 알지 못한다. 미래세에 가난하여 쉬지 못할 것이니, 마땅히 자량의 업을 짓는 것이 좋겠다.”
그가 말하였다.
“성자여,
예전에는 옷을 짜서 다른 사람의 음식을 먹었는데 요즈음에는 빚을 갚고 있는데 오히려 아직도 갚지를 못하였습니다. 이제 다시 헛되게 일을 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오바난타가 그 부인의 얼굴을 보니, 남편이 말하였다.
“성자여, 가령 아내가 하려고 하더라도 나는 정말로 할 수 없습니다.”
오바난타가 성이 나서 말하였다.
“그대 달액 직사여, 내가 이제 당신의 대머리를 가리켜서 맹세하건대 만약 내가 당신에게 옷을 짜게 하지 못한다면 내가 다시는 이름을 오바난타라고 하지 않을 것이다.”
그때에 그 옷 짜는 사람도 성을 내어 말하였다.
“그대 대머리 사문이여, 내가 당신을 가리켜 맹세하건대 나는 결코 당신에게 모직물을 짜서 줄 수 없습니다.”
오바난타는 곧 성을 내어 생각을 하고 떠나갔다.
그때에 교살라(憍薩羅) 승광대왕(勝光大王)에게 의기양양한 현선(賢善)이라고 하는 신하가 있었는데, 오바난타와 오랫동안 아는 사이였다. 오바난타가 드디어 그에게 가서 문에 이르러 물었다.
“현선은 안에 있는가?”
대답하였다.
“시장에 갔습니다.”
그때 오바난타는 곧 시장으로 가서 그를 찾았다. 이때에 현선은 술집에 있었는데 오바난타는 그 집의 문에 이르러 심부름하는 사람을 들여보내서 현선에게 “오바난타가 보고자 하니 잠시 나오면 좋겠다”고 알리게 하였다. 심부름하는 사람이 알리니, 현선은 얼마 안 되서 나와서 곧 합장을 하고 말하였다.
“제가 대덕 오바난타께 공경하여 예배드립니다.”
그때 오바난타가 그에게 말하였다.
“현선이여, 무병장수하기를. 내가 여러 번 그대에게 항상 공적인 일에 부지런히 하라고 하였거늘 어찌 자네는 한가한 틈에 술집에 있는가?”
“성자여, 저는 공적인 용무로 인하여 이곳에 온 것입니다. 대덕께서는 어떤 연유로 이곳에 오셔서 저를 찾으셨습니까?”
오바난타가 그에게 말하였다.
“나에게 약간의 실이 있는데 옷을 짤 만합니다. 그대는 마땅히 복을 얻기 바랍니다.”
그가 말하였다.
“제가 모직물은 받들어 올릴 것인데 어찌 수고롭게 옷을 짜십니까?”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그것은 참으로 훌륭한 일입니다. 그러나 나의 이 실은 신심 있는 이의 물건이니
어찌 헛되게 버리겠습니까?”
그때에 그는 곧 한 사람의 심부름꾼에게 명하여 말하였다.
“너는 가서 근무 중인 실 짜는 사람에게 말하여라. 너희들이 대덕 오바난타를 위하여 좋은 흰 모직물을 짜는 것이 좋겠다고.”
오바난타가 말하였다.
“현선이여, 이것은 또한 근무 중인 실 짜는 사람에게 수고를 끼칠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아무 곳에 가면 한 사람의 달액 직사와 솜씨 좋은 부인이 있으니, 그에게 짜게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때에 현선은 곧 심부름꾼에게 명하였다.
“네가 이제 달액 직사가 있는 곳에 가서 알리기를 ‘현선께서 이 옷을 짜라고 명하셨다’고 하여라.”
그때에 그 심부름꾼이 실을 가지고 그곳에 이르러 말하였다.
“대신(大臣)이신 현선께서 이 실을 가지고 옷을 만들라고 하셨다.”
옷 짜는 사람이 실을 보고 나서 곧 알아보고는 심부름꾼에게 말하였다.
“나의 차례대로 먼저 것을 마치고 짜겠습니다.”
그때에 심부름하는 사람이 실을 가지고 돌아와서 현선이 있는 곳에 이르러 연유를 갖추어 말하니, 현선이 그에게 말하였다.
“네가 가서 말하기를 ‘먼저 이 옷을 짜고 난 후에 차례대로 하라’고 하라.”
심부름꾼이 곧 가서 이 말을 하여 알리니 옷 짜는 사람이 대답하였다.
“대신이신 현선께서는 성안에서 권력을 잡고 있고 세력이 있습니다. 내가 차라리 다른 곳으로 옮기고 이곳에 머물지 않을지언정 누가 능히 차례를 뛰어넘어 옷을 만들겠습니까?”
심부름꾼이 돌아가서 그 사람의 말대로 현선에게 알리니, 현선이 다시 심부름꾼에게 말하였다.
“네가 또다시 근무 중인 옷 짜는 사람에게 말하여 순서대로 다음에 이 모직물을 짜게 하는 것이 좋겠다.”
오바난타가 이 말을 듣고 나서 말하였다.
“다른 사람은 할 수 없고 오직 달액만이 할 수 있습니다.”
현선이 다시 심부름꾼에게 명하였다.
“네가 마땅히 다시 달액이 있는 곳에 가서 알리기를 ‘옷을 짜도록 하라. 내가 너에게 값을 치러 주겠다’고 하여라.”
심부름하는 사람이 곧 나가자 오바난타도 곧 따라 나와서 심부름꾼에게 말하였다.
“어리석은 사람아, 누가 다시 너에게 임금ㆍ대신을 받들어 모시는 일을 맡기겠느냐. 너는 다분히 작대기를 가지고 땔나무를 지고 서 있는 것과 같다. 어찌 자질구레한 것으로 일을 만들어
번거롭게 현선으로 하여금 마음을 수고롭게 하느냐. 너는 어찌 옷 짜는 사람에게 가서 말하기를 ‘현선께서 너에게 이 흰 모직물을 짜게 시켰다’라고 하지 못하느냐. 만약 ‘나는 할 수 없다’고 말하거든 손으로 머리채를 잡아 쥐고 주먹으로 등허리를 때리고, 만약 소리를 지르거든 그 옷 짜는 기구를 걷어서 잡아서 일을 할 수 없게 할 것이고, 만약 그 아내가 와서 소리를 지를 때에는 급히 머리채를 끌고 문밖에 끌고 나가서 이르기를 ‘네가 이제 현선의 명령을 어기어 거스르면 승광대왕께서 너에게 5백 금의 돈으로 벌금을 물리리라’고 하여라. 어리석은 사람아, 네가 만약 이 옷을 만들 수 있으면 그가 너에게 고생한 대가를 줄 것인데 어찌하여 왔다 갔다 하며 헛되이 고생하느냐?”
그때 그 심부름꾼이 또다시 옷 짜는 사람이 있는 곳에 이르러 말하였다.
“현선께서는 말씀하시기를 ‘네가 옷을 만들면 내가 너에게 보수는 지불하겠다’고 하셨다.”
옷 만드는 이가 대답하였다.
“나는 이제 차례를 뛰어넘어 이 옷을 만들지 못하겠습니다.”
심부름꾼이 손으로 머리채를 잡아당기고 주먹으로 등을 쳤다. 그가 크게 소리를 지르자 곧 실 짜는 기계를 걷었고, 그 부인이 소리를 지르자 드디어 그 머리채를 잡고 끌고 나가서 말하였다.
“너희들이 대신(大臣)의 명령을 어기면 승광대왕께서 반드시 너희에게 5백 금전의 벌금을 물릴 것이다.”
부인이 이를 듣고 나서 곧 크게 놀래어 그 남편에게 말하였다.
“우리가 옥에 갇히게 되면 누가 마땅히 구제해 주겠습니까? 반드시 칼과 족쇄에 묶여서 끝내 죽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이제 이 큰 모직물을 짜는 것이 좋겠습니다.”
실 짜는 사람이 곧 심부름꾼에게 말하였다.
“나를 저 법관에게 넘기지 말아 주십시오. 내가 당신에게 수고한 대가를 드리겠습니다. 당신 마음대로 그 실을 두고 가셔도 좋습니다.”
심부름꾼이 그 실을 두고 떠나자 그때에 실 짜는 사람은 부인에게 말하였다.
“현수여, 내가 이제 옷을 짜겠지만 그 실을 빠지게 해서 옷이 만들어지지 않게 할 것이오.”
아내가 곧 말하였다.
“이 형세를 보아 하니 그는 권세 있고 사나운 사문이니
만약 나쁜 옷을 만들면 어찌 기꺼이 놓아주겠습니까?”
곧 고생을 해서 모직으로 옷을 만들어서 옷 만들기를 끝냈다.
오바난타는 곧 그 집에 가서 그 모직물을 찾아 가졌다.
실 짜는 사람이 말하였다.
“대덕이여, 저에게 먹고 마실 값을 주어야 하지 않을까요?”
“가난한 사람아, 나에게서 술을 찾다니 어찌하여 독을 마시고 술지게미를 먹지 않느냐?”
그때에 그 실 짜는 사람은 곧 미워하고 천하게 여기는 마음을 내어 헐뜯고 욕을 하였다.
“사문 석가의 제자로서 악행을 하는 것은 사문의 법이 아닙니다. 어떻게 스스로 실을 구걸하여다가 혹은 설법을 하기도 하고 혹은 왕의 힘을 빌려서 친척도 아닌 사람에게 옷을 짜게 하여 모두를 괴롭힙니까?”
이때에 여러 필추들이 이 말을 듣고 나서 부처님께 갖추어 아뢰었다. 그때에 세존께서 필추들을 모아 놓으시고 오바난타에게 물으시자, 그가 말하였다.
“실로 그러합니다.”
여러 가지로 꾸짖으셨다.
“……(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내가 이제 그 마땅한 학처(學處)를 제정하노니, 다음과 같으니라. 만약 다시 필추가 스스로 실을 구걸하여 친척이 아닌 실 짜는 사람으로 하여금 옷을 짜게 하여 옷을 얻는다면 니살기바일저가이니라.”
‘만약 다시 필추’라는 것은 오바난타를 말한다. 나머지의 뜻은 앞에서와 같다. ‘스스로 실을 구걸한다’는 것은 한 냥, 반 냥 등의 실을 얻는 것을 말한다. ‘친척이 아닌 이에게 시킨다’는 것은, 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실 짜는 사람’이란 객으로 있는 실 짜는 사람을 말한다. 옷에는 일곱 종류가 있으니, 또한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만약 옷을 얻게 되면 사타죄를 범한다. 사법(捨法)은 앞에서와 같다.
여기에서 계를 범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 하면, 필추가 친척 아닌 이에게서 실을 구걸하고 친척 아닌 이에게 옷을 짜게 하는 것이니, 모두가 악작죄를 얻는다. 옷을 얻을 때에 곧 사타죄를 범한다. 필추가 친척 아닌 이에게서 실을 구걸하여 친척 아닌 이에게 옷을 짜게 하는 것은, 구걸할 때에는 악작죄를 얻고 옷을 얻을 때에는 죄가 없다. 필추가 친척에게서 실을 얻어서 친척 아닌 이에게 실을 짜게 하는 것은 실을 얻을 때에는 범하는 것이 없으나 옷을 얻을 때에는 사타죄를 범하는 것이다.
필추가 친척에게서 실을 얻어서 친척을 시켜서 옷을 짜게 하는 것은 두 가지가 다 범하는 것이 없다. 필추가 친척 아닌 이에게서 실을 구걸하여 스스로 그 모직물을 짜는 것은 구걸할 때에는 악작죄를 얻고 옷을 만들어 완성되었을 때도 악작죄를 얻는다.
필추가 친척에게서 실을 얻어서 스스로 그 모직물을 짜는 것은, 구걸할 때에는 범하는 것이 없고, 옷을 만들게 되면 악작죄를 얻는다. 만약 돈을 지불하고 짜는 것이라면 범하는 것이 없다. 또 계율을 범하지 않는 자는, 말하자면 최초로 범한 사람이거나 혹은 어리석거나 미쳤거나 마음이 혼란하거나 고통이나 번뇌에 휩싸인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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