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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2136 불교(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 14권 / 根本說一切有部毗奈耶)

by Kay/케이 2023. 3.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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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根本說一切有部毗奈耶) 14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 제14권


의정 한역
주호찬 외 번역


8) 무근방학처 ②
그때 박가범(薄伽梵)께서 실력자(實力子)에게 명하셨다.
“너는 이 말을 들었느냐?”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저도 들었습니다, 박가범이시여. 저도 들었습니다, 소게다(蘇揭多:善逝)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실력자야, 그것이 어찌된 일이냐?”
실력자는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저의 허실은 오직 부처님만이 아시는 바이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실력자야, 지금은 그와 같이 말해서는 아니 되고 마땅히 다음과 같이 말해야 한다. 즉 사실이라면 ‘사실이다’라고 말하고, 거짓이라면 ‘거짓이다’라고 말해야 한다.”
실력자는 말하였다.
“저는 일찍이 기억이 없습니다, 박가범이시여. 저는 일찍이 기억이 없습니다, 소게다시여.”
그때 구수 라호라(羅怙羅)가 세존의 뒤에서 부채를 들고 부처님을 위해 부채질을 하고 있었다. 라호라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그 실력자에게 어찌 번거롭게 묻습니까? 지금 우녀 필추니가 친히 부처님 앞에서 ‘실력자가 함께 악행을 하여 바라시가를 범했다’고 말했고, 형제 두 사람도 면전에서 사실이라고 증언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라호라에게 말하였다.
“내가 지금 너에게 묻나니, 뜻에 따라 대답하라. 라호라야, 만약 필추니가 나의 자리에 와서 이와 같이 ‘대덕이시여, 성자 라호라는 법도에 맞지 않게 우리와 함께 부정행을 하여 바라시가를 범했습니다’라고 하면, 그때 선우, 대지 두 필추가 곧 증언하여 ‘실로 그렇습니다, 박가범이시여. 실로 그렇습니다, 소게다시여. 누이가 한 말과 같은 것은 우리도 미리 알고 있었습니다’라고 한다면, 라호라야, 내가 이 말을 듣고 너에게 곧 묻기를 ‘그 일이 진짜냐, 거짓이냐’라고 한다면 그러면 너는 어찌 답할 것인가?”
라호라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 대덕이시여,
만약 기억하고 있다면 기억한다고 말하고, 만약 기억이 없다면 기억이 없다고 말하겠습니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 같은 어리석은 자조차도 능히 ‘기억이 없습니다’라고 말하는데, 실력자와 같은 청정 필추가 실로 죄과가 없어 ‘기억이 없습니다’라고 말한다면, 어찌 이상하겠는가?”
그때 세존께서는 모든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실력자는 실로 죄과가 없다.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우녀 필추니는 스스로 범죄를 말하고 있으니, 마땅히 멸빈(滅擯)해야 한다. 그 선우, 대지 두 필추도 마땅히 세심하게 조사해 그 일에 대하여 ‘너는 어떻게 보고, 어느 곳에서 보고, 어떠한 인연으로 그 일을 보러 갔느냐?’라고 잘 물어보아야 한다.”
그때 세존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고 나서 곧 방으로 들어가 적정(寂定)에 머무셨다.
그때 모든 필추들은 부처님께서 적정에 드신 것을 보고, 곧 모두 생각했다.
‘실력자는 바로 청정한 사람이고, 우녀 필추니는 스스로 함께 부정을 했다고 말한 것으로써 빈척(擯斥)해야 하고, 선우, 대지 두 필추에게는 그 일에 대하여 ≺너는 어떻게 보았고, 어느 곳에서 보았고, 어떠한 인연으로 가서 그 일을 보았는가?≻를 자세히 물어보아야 한다.’
그때 모든 필추들이 그것을 자세히 묻자 그 두 필추는 이와 같이 대답하였다.
“모든 구수들이여, 우리는 그 실력자가 부정행법과 바라시가를 범하는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구수 실력자가 3일에 이르도록 우리들에게 거칠고 나쁜 음식을 주어 기력이 쇠하고 여위고 매우 서로 고통스럽고 곤란하게 하였습니다. 우리는 성냄과 어리석음과 두려움으로 그와 같은 말을 지어냈습니다. 그 구수 실력자는 실로 청정하고 허물이 없으며 부정행을 짓지도 않았고 바라시가를 범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포시(晡時) 이후에 정처(靜處)로부터 나와 필추 무리 가운데로 나아가 자리에 앉으셨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우리들 모든 필추들은 불세존께서 방으로 들어가셔서 적정에 드신 것을 보고 곧
모두 함께 ‘실력자는 바로 청정한 사람이고, 우녀 필추니는 스스로 말한 것 때문에 멸빈해야 하고, 선우, 대지 두 필추에게는 그 일에 대하여 자세히 물어보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들이 자세히 묻자, 그 두 필추는 이와 같이 대답했습니다.
‘모든 구수들이여, 우리는 그 실력자가 부정행법을 범하고 바라시가를 얻은 것은 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구수 실력자가 3일에 이르도록 우리에게 먹을 차례를 주었는데, 그 음식이 거칠고 나빠 기력이 쇠하고 여위고 극히 서로 괴롭고 곤란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성냄과 어리석음과 두려움 때문에 그와 같은 말을 지어냈습니다. 그 구수 실력자는 실로 청정하고 허물이 없으며 부정행을 짓지도 않았고 바라시가를 범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이 말을 듣고 난 뒤 여러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어찌 그 두 어리석은 자들은 적은 음식 때문에 일부러 망어(妄語)를 지어 청정한 필추를 훼방하는가?”
그때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약 사람이 고의로 망어를 하여
진실 된 법에 어긋나고
후세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면
어떤 악이라도 짓지 못할 것이 없다.

오히려 뜨거운 철환(鐵丸)을 삼키고
사나운 불길로 몸을 두루 태울지라도
계율을 파괴한 입으로써
감히 그 신심 있는 음식을 먹어서는 안 된다.

그때 허공에서 여러 하늘 무리들이 게송을 말하였다.

실력자가 3유(有)를 초월하였는데도
오히려 훼방을 불러들였다.
이런 까닭에 지혜 있는 자는
마땅히 생사를 즐거워하여서는 안 된다.

단식(段食)은 실로 싫어해야 할 것으로
고통 가운데 최상의 극치이다.
마치 자식의 살을 먹는 것과 같이
모든 번뇌를 증장시킨다.

“너는 어찌 지금 청정 필추가 실로 죄를 범하지 않은 것을 알면서
근거가 없는 바라시가법으로써 훼방을 하는가?”
그때 세존께서는 이 인연으로써……(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선우, 대지 필추에게 말씀하셨다.
“어리석은 너희 둘은 청정 필추가 진실로 죄를 범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근거가 없는 바라시가법으로써 훼방을 하였는가?”
그 두 필추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실로 그렇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여러 가지로 질책하셨다.
“너희가 잘못한 것이니, 청정행도 아니며, 수순행도 아니며, 마땅히 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모든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알아라. 세 종류의 사람은 정말로 니리옥(泥犁獄:지옥)에 떨어진다. 무엇이 세 종류인가 하면, 만약 사람이 스스로 파계를 하고 남에게도 파계를 권한다면 이 사람은 정말로 니리옥에 떨어지는 첫째 사람이다. 만약 사람이 스스로 부정행을 하고 청정 필추를 근거도 없는 바라시가법으로 훼방한다면 이것은 정말로 니리옥에 떨어지는 그 둘째 사람이다. 만약 사람이 이와 같은 견해를 짓고 이와 같이 말하여 ‘욕(欲)은 곧 정(淨)이요,’ 또는 ‘욕은 곧 묘(妙)요,’ 또는 ‘욕은 수용할 만하다,’ 또는 ‘욕에는 과실이 없다’고 하여 악욕의 경계에 극히 애착을 일으킨다면, 이 자는 바로 정말로 니리옥에 떨어지는 그 셋째 사람이다.”
세존께서 그때 게송을 말씀하셨다.

만약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매
입에서 항상 칼이 나오면
이 악설로 인해서
항상 자신을 자르게 된다.

만약 악인을 찬양하고
현인과 선인[善]을 훼방한다면
입으로부터 갖가지 허물이 생겨
진정한 안락을 얻지 못한다.

마치 도박꾼과 같이
재산을 잃는 것이 과실이 적은 것이요
다른 청정한 사람을
훼방하는 것이 큰 허물인 것과 같다.

백천 세를 지나더라도
육포옥(肉胞獄)에 떨어지며
또 이 지옥에서
다시 4만 세를 받는다.

만약 악심으로 말해
선인을 훼방한다면
이 악업의 연으로 인해
마땅히 지옥에 떨어진다.

그때 세존께서는 질책하신 뒤에 모든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열 가지 이익을 관하고……(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나는 비나야 가운데에 모든 성문들을 위하여 그 학처를 제정해 마땅히 이와 같이 말한다. 만약 또 필추가 성냄을 품어 버리지 않고 일부러 청정 필추를 근거 없는 바라시가법으로 훼방해 나중에 다른 때에 묻거나 혹은 묻지 않거나 간에 그 정행(淨行)을 파괴하려 하거나, 이 일이 바로 근거 없는 훼방인 것을 알고도 그 필추가 성난 까닭에 이렇게 말한다면 그 자는 승가벌시사에 해당한다.”
‘만약 또 필추’란 바로 선우, 대지 필추와 다른 그와 같은 부류를 말한다. ‘성냄을 품는다’란 마음으로 분노를 일으키는 것이다. ‘버리지 않고’란 성냄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청정 필추’란 실력자를 말한다. ‘범하지 않았다’란 그 일을 범하지 않은 것이다. ‘근거 없다’란 세 가지 근거가 없는 것이다. 즉 본 근거, 들은 근거, 의심나는 근거이다. ‘바라시가법’이란 네 가지 일 가운데 그 하나를 따라서 설하는 것이다. ‘법’이란 이미 앞에서 설한 것과 같다. ‘훼방’이란 사실을 설하지 않는 것이다.
‘그 정행을 파괴한다’란 그 사람의 청정학처를 손상시키려고 한다는 뜻이다. ‘그 다른 때’란 이를테면 전혀 다른 어느 때이다. ‘묻거나 혹은 묻지 않거나 간에’란 훼방하는 말을 하고 나서 마음에서 후회가 생겨 달리 묻지 않는 것이다. ‘이 일이 근거 없는 훼방인 것을 알고’란 다투는 것이다. 다툼에는 네 종류가 있으니, 이를테면 투쟁(鬪爭)ㆍ비언쟁(非言諍)ㆍ범쟁(犯諍)ㆍ사쟁(事諍)이다. ‘성난 까닭에 이렇게 말한다’란 바로 훼방하는 말을 하는 자이다. ‘승가벌시사’란 이미 앞에서 말한 바와 같다.
이 가운데 계율을 범하는 경우는 무엇인가 하면, 만약 청정 필추를 비방한다면 10사(事)를 범한 것이 되고, 5사(事)는 범하지 않은 것이 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하면, 그 일을 보지 않고 듣지 않고 의심하지 않는데, 곧 이와 같이 헛된 망상을 지어
실은 본 것 등이 없는데도 거짓말로 “나는 보고 듣고 의심하는 것이 있다”고 말하는 것으로, 이와 같이 말했을 때에는 승가벌시사를 얻는다. 혹은 듣고 잊어버리고, 혹은 의심하고 잊어버렸는데도 이와 같이 이해하고 이와 같이 생각해서 “나는 듣고 의심하여 잊지 않는다’고 이렇게 말한다면 승가벌시사를 얻는다.
혹은 듣고 믿거나 혹은 듣고 믿지 않는데 “나는 보았다”고 말하거나, 혹은 듣고 의심하거나 혹은 듣고 의심하지 않거나 혹은 단지 스스로 의심만 하는데도 “나는 보았다”고 말하는 것으로 이렇게 말했을 때는 승가벌시사를 얻는다. 이것이 10사를 범한 것이다. 무엇이 5사(事)를 범하지 않은 것인가 하면, 그가 보지 않고, 듣지 않고, 의심하지 않더라도 보는 등의 이해가 있고 보는 등의 상(想)이 있어 그와 같이 “나는 보고 듣고 의심한다”고 말하였다면, 이것은 범하지 않은 것이다. 혹은 듣고 잊어버리고, 혹은 의심하고 잊어버렸는데, 들어서 의심에 대한 생각이 있어 “들었다”고 말하는 것 등도 또한 범하지 않은 것이다. 만약 청정한 사람을 비방할 때는 10사를 범한 것은 이루어지지만 5사는 범하지 않은 것이다. 만약 청정하고 청정하지 못한 사람과 유사한 사람을 비방하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만약 청정하지 못한 사람을 비방한다면 11사(事)를 범한 것이 이루어지고 6사(事)는 범하지 않는 것이다. 무엇이 열한 가지인가 하면, 보지 않고 듣지 않고 의심하지 않는 것으로 이와 같이 이해하고 이와 같이 생각해 실제는 본 것 등이 없는데도 거짓말로 “나는 보고 듣고 의심이 있다”고 말하는 것으로 이와 같이 말할 때에는 승가벌시사를 얻는다. 혹은 보고 잊어버리거나, 혹은 듣고 잊어버리거나, 혹은 의심하고 잊어버리는 것으로 이와 같이 이해하고 이와 같이 생각해 “보고 듣고 의심하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으로 그와 같이 말할 때 승가벌시사를 얻는다. 혹은 듣고 믿거나, 혹은 듣고 믿지 않는 것에 대해 “나는 보았다”고 말하거나, 흑은 듣고 의심하거나, 혹은 듣고 의심하지 않거나, 혹은 단지 스스로 의심하는 데에 “나는 보았다”고 말하는 것으로 이와 같이 말할 때 승가벌시사를 얻는다. 이것을 11사를 범한 것이 이루어지는 것이라 한다. 무엇이 6사(事)를 범하지 않은 것인가 하면, 말하자면 그가
보지 않고 듣지 않고 의심하지 않는데 보는 등의 이해가 있고 보고 듣는 등의 생각이 있어 이와 같이 “나는 보고 듣고 의심한다”고 말하면 범하지 않는 것이다. 혹은 보고 잊어버리거나, 혹은 듣고 잊어버리거나, 혹은 의심하고 잊어버렸는데도 보는 등의 이해가 있고 보는 등의 생각이 있어서 보고 들었다고 말하는 것은 또한 모두 범하지 않은 것이다. 이것을 6사(事)를 범하지 않은 것이라고 하는 것이다. 만약 청정한 사람과 유사한 자를 비방한다면 11사를 범한 것이 이루어고, 6사는 범하지 않은 것도 또한 그와 같다.
그때 모든 필추들은 모두 의심이 있어 그 의심을 제거하기 위해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 대덕이시여, 구수 실력자는 일찍이 어떠한 업을 지었기에 그 업으로부터 이숙과(異熟果)를 초래해 부귀한 집에 태어나 재물이 많고 풍족하였고, 또 속세를 버리고 부처님께 의지하여 출가해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을 증득해서 방사를 나누는 사람 가운데 제일이라고 설하였고, 또 그러한 뛰어난 과를 얻었더라도 비방을 받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모든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잘 들어라. 내가 마땅히 너희들을 위하여 그 인연을 설하리라. 모든 필추들이여, 만약 스스로 업을 짓는 데에는 반드시 밖의 지ㆍ수ㆍ화ㆍ풍 4대(大)의 곳에서 과보가 성숙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자기의 온(蘊)ㆍ계(界)ㆍ처(處) 중에서 선악의 업의 과보가 성숙하는 것이니라.”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가령 백 겁이 지나더라도
지은 업은 없어지지 않고
인연이 회합할 때에
과보는 돌아와 스스로 받는다.

“모든 필추들이여, 과거세 어느 취락에 대상주(大商主)가 있었는데, 그의 이름이 어인(漁人)이었다. 그때 그 상주는 많은 짐을 싣고 여러 상인들과 함께 큰 바다로 나아가 진귀한 보물을 구하려고 하였다. 그때는 세간에 부처님께서 나오시지 않았고, 독각 성자만이 세간에 나와
빈천한 사람들을 구제하고, 항상 누추한 음식과 와구를 받았다. 당시는 오직 이분만이 뛰어난 복전이었다.
그때 그 독각이 이 상주가 있는 곳에서 유행하였는데 어느 날 밤중에 화광정(次光定)에 들었다. 그때 밤에 순찰하는 사람이 그 불빛을 보고 상주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지금 아십니까. 이 필추가 거룩한 행을 성취했습니다. 제가 밤중에 보았는데, 마치 불덩어리가 큰 빛을 내는 것과 같았습니다.’
그때 상주는 그 말을 듣고 나서 깊이 공경해 곧 그의 처소에 나아가 두 발에 예배하고 난 뒤 이와 같이 말하였다.
‘성자여, 음식을 드소서. 저는 원컨대 복을 구하나이다. 상인들 가운데에서 저의 미천한 공양을 받으시고 드신 뒤에 떠나가시길 원하옵니다.’
그때 그는 잠자코 그 바치는 음식을 받았다. 그리고 서로 따르며 점차 큰 바닷가에 이르렀을 때 상주가 물었다.
‘성자여, 우리 상인들은 지금 바닷속으로 들어가려 합니다. 그대는 따라가시겠습니까?’
독각이 말하였다.
‘현수여, 그대가 처자를 위해 큰 바다로 들어가 여러 진귀한 보화를 구하려 하는데 내가 어찌 함께 들어가겠는가?’
그때 상주는 그 음식을 준비한 뒤에 새 훌륭한 모직으로 그것을 받들어 올렸다. 그때 그 대덕은 단지 신통만을 나타내고 법은 설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 상주를 연민해서였다. 마치 거위의 왕이 하늘을 나는 것과 같이 몸으로 물과 불을 내어 큰 신통을 나타내었다. 범부의 부류들이 만약 신통한 변화를 본다면 속히 마음을 귀의함이 큰 나무가 쓰러지는 것과 같을 것이다. 멀리서 그의 발에 예배하고 서원을 세워 말하였다.
‘우리는 이와 같이 진실한 복전에 공양을 준비하는 이 업이 이숙의 과를 부를 때 원컨대 우리가 마땅히 부귀한 집에 태어날 수 있고, 마땅히 이와 같은 뛰어난 위덕을 얻을 수 있고, 또 마땅히 뛰어난 이러한 대사를 받들 수 있기를.’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라. 그때의 어인이 곧 실력자로서, 옛날에 독각 성인을 공양하고 큰 서원을 낸 까닭에 지금
부귀한 집에 태어나 풍족하게 살았으며, 나의 법 가운데 출가하여 세속을 떠났으며,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을 증득하였다. 나는 대사(大師)가 되어 그 백천 구지보다 뛰어나며, 독각도 능히 나를 섬기는 데 싫어하지 않는다.
또 여러 필추들이여, 이 실력자가 비록 아라한과를 얻었어도 악언의 훼방을 만난 것에 대해 내가 지금 설할 것이다. 너희들은 잘 들어라.
여러 필추들이여, 과거세 어느 때 한 마을에 대장자(大長者)가 있었다. 같은 종족의 여자를 처로 삼고 서로 뜻이 맞아 즐겁게 살았다. 하지만 비록 여러 해가 지났어도 자녀가 없어 마침내 손으로 턱을 괴고 마음에 괴로워하며 탄식하였다.
‘나는 지금 집에 많은 진기한 재물이 있지만 끝내 후사가 없으니, 내가 죽은 뒤에는 반드시 관가에서 몰수할 것이다.’
그의 부인이 그것을 보고 곧 물었다.
‘성자여, 어찌하여 턱을 괴고 깊이 시름에 잠겨 우울한 기색을 띠고 있습니까?’
‘부인, 우리들 집에는 지금 많은 재산이 있지만 자식이 없소. 만약 우리가 죽은 뒤에는 관가에서 몰수할 것이니, 이런데도 어찌 우울하지 않겠소?’
그의 처가 말하였다.
‘만약 나의 과실로 자식이 없는 것이라면 당신은 지금 마땅히 다른 부인을 얻어 자식을 낳도록 하십시오.’
‘부인, 만약 사람의 집안에 두 처가 있다면 보릿가루와 장(漿)에 이르기까지 먹을 수가 없고 항상 집안에 싸움만이 있을 것이오.’
부인이 남편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가히 가서 구하십시오. 만약 그 얼굴이 누이와 같다면 나는 그녀를 보고 누이라 생각할 것이고, 만약 여자와 비슷하다면 나는 여자의 마음으로 볼 것입니다.’
그때 다른 마을에 한 장자가 있었는데, 부인을 얻은 지 얼마 되지 않아 곧 두 아들과 또한 여자아이가 태어났다. 그 후 어느 땐가 장자 부부는 함께 모두 목숨을 마쳤다. 그때 앞의 장자가 부인을 구하려고 하는 까닭에
그의 두 형제의 집에 와서 그 누이를 취하여 그들은 곧 혼인을 하였다. 세간의 법도는 그러해서 새로운 것을 얻으면 옛것을 버리는 법이다. 그 장자가 속으로 후처와 가까워지자 전부인은 그 가까워진 것을 보고 마음에 질투가 생겼다. 오래지 않아 전처가 임신을 하여 그 남편에게 말하였다.
‘당신의 후처는 마음에 다른 생각이 있습니다.’
그의 남편이 말하였다.
‘부인, 당신은 나쁜 마음을 일으키시는구려.’
부인은 곧 잠자코 있었다.
마침내 훗날 한 남자가 탄생하였다. 커서 다섯 살이 되자 지혜가 분명하고 하는 말이 모두 진실했다. 그때 사람들은 드디어 이름을 실어자(實語者)라 하였다. 그 어머니는 곧 생각하기를 ‘내가 비록 자식을 낳았다 하더라도 남편은 여전히 후처를 사랑한다. 나는 지금 무엇인가 방편을 써서 그 둘이 떨어지게 하리라’라고 하고는 그의 남편에게 말하였다.
‘당신이 후처를 아무리 지극히 사랑하더라도 그녀는 당신에게 정숙하고 순수한 마음이 없습니다.’
그 남편이 말하였다.
‘부인, 당신은 또 나쁜 마음을 일으키시는구려.’
부인은 잠자코 있었고 다른 방책을 세워 그 아들에게 말하였다.
‘너는 어찌 어머니의 어려운 사정을 모르느냐?’
자식이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저는 일찍이 몰랐습니다.’
곧 자식에게 말하였다.
‘말하자면 이것이 곧 질투이니라.’
자식은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이것은 좋은 일이 아닙니다.’
자식에게 말하였다.
‘나는 너의 다른 어머니에 대해 나쁜 이름이 드러났으면 한다. 너는 마땅히 증인이 되라.’
자식이 어머니에게 말하였다.
‘그것은 진실입니까, 허위입니까?’
어머니가 말하였다.
‘그것은 허위이다.’
자식이 말하였다.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내가 진실한 말을 하는 것을 알고 있는데 어찌 어머니가 하는 말에 따라 입으로 거짓말을 하겠습니까?’
어머니가 말하였다.
‘나의 뱃속에서 너를 9개월이나 품었는데 이 작은 일마저도 너는 따르지 않느냐. 설령 증인이 된다 하여도 입으로 말하는 수고는 없을 것이다. 아버지가 만약 너에게 묻는다면 너는 단지 고개만 끄덕이면 된다.’
그의 아들은 효성스럽고 어머니의 마음을 거역할 수가 없어서 마침내 허가했다.
어머니는 다른 때 그의 남편에게 말하였다.
‘당신의 사랑하는 부인이 다른 남자와
사악하고 나쁜 일을 저질렀습니다.’
남편이 말하였다.
‘부인, 당신은 또 나쁜 마음을 일으키는구려.’
부인이 말하였다.
‘그대가 만일 믿지 않는다면 마땅히 실어에게 물어보십시오.’
아버지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 내 아들은 세상 사람들이 모두 실어자라고 인정하는데 어찌 나에게 거짓말을 하겠는가. 반드시 그와 같은 일은 없을 것이다.’
그때 그 아들은 아버지로부터 멀지 않은 곳에서 놀고 있었다. 그의 아버지가 그를 불러오게 해서 무릎 위에 올리고 물었다.
‘너는 다른 어머니가 다른 남자와 나쁜 일을 저지른 것을 아느냐?’
단지 여인의 마음은 거짓을 배우지 않고도 아는지라, 곧 손으로 그 아들의 입을 막으며 말하였다.
‘그것이 바로 너의 어머니 앞이라 말할 수 없을 것이니 만일 사실이라면 단지 고개를 끄덕여라.’
그는 곧 고개를 끄덕였다. 그때 입에서는 나쁜 입김이 나오고 곧 사방으로 ‘그는 실어가 아니라 바로 망어인(妄語人)으로, 다른 어머니에 대하여 거짓된 일을 증거하였다’는 나쁜 소문이 퍼졌다. 따라서 실어란 이름은 곧 사라져 그때 모든 사람들은 그를 망어자라고 불렀다.
그의 아버지는 보고 나서 후처에게 말하였다.
‘너는 악행을 행해 마땅히 이곳에 머물 수 없다.’
곧 그녀를 쫓아냈고 그녀는 두 오빠의 집으로 갔다.
오빠가 물었다.
‘네가 어떻게 왔느냐?’
누이가 오빠에게 말하였다.
‘나는 남편으로부터 쫓겨났습니다.’
‘네가 어떠한 잘못이 있었느냐?’
‘삿된 짓을 했다고 왜곡했습니다.’
‘네가 만약 삿된 짓을 했다면 마땅히 이곳에 머물 수 없다.’
‘나는 정말로 나쁜 것이 없는데 단지 실어자가 증명한 것뿐입니다. 그는 바로 망어자이고, 실어자가 아닙니다.’
오빠가 말하였다.
‘어떻게 알 수 있겠는가. 만약 믿지 않는다면 마땅히 근처의 주민들에게 물어야 할 것입니다.’
그때 그 두 오빠는 그 문제에 대하여 근처 사람들에게 은밀히 물었고, 모든 사람들이 말하기를 ‘그녀에게는 악행이 없습니다’라고 하니, 그때 그 형제는 그녀의 깨끗함을 알고는 마음으로 원한을 품었다.
후의 어느 때 홀연히 어떤 독각 성자가 걸식을 위해 그의 집에 왔을 때
곧 음식을 청하였다. 음식을 먹고 나자 그녀는 비방 받은 일을 기억하며 나쁜 악원을 세워 ‘나는 오늘 그대에게 비방을 받았으니, 미래세에 가령 그대가 아라한과를 얻더라도 나 또한 그대를 비방하는 것을 끝내 버리지 않으리라’라고 하였다. 그때 그 두 형제는 서로 보고 물어 말하였다.
‘너는 무슨 원을 세웠는가?’
구체적으로 그 일에 대하여 그 두 형제에게 갖추어 대답하자 오빠가 말하기를 ‘나도 그때 이와 같이 형제가 되어 함께 그 일을 증명하겠다’고 하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어찌 생각하느냐. 다른 생각을 일으키지 말아라. 그때 그 실어는 실력자이고, 바로 그 다른 어머니는 곧 우녀 필추니이며, 그때 그 두 형제가 곧 선우, 대지 두 필추이다. 이 실력자가 그 옛날 그 다른 어머니를 나쁘게 비방한 까닭에 수천 년 나락가에 떨어져 태워지고 삶기는 고통을 받았고, 그 남은 업으로 5백 생 가운데에서 항상 나쁜 비방을 받고, 비록 오늘날 아라한과를 얻었더라도 나쁜 비방을 받는다. 너희들 필추들이여, 이 까닭에 마땅히 알아라. 순흑(純黑)의 업은 순흑의 과보를 받고, 순백(純白)의 업은 순백의 과보를 받는다. 흑백의 잡업(雜業)은 흑백의 잡보를 받는다. 너희들은 마땅히 순흑, 잡업을 떠나 부지런히 백품(白品)을 닦아야 한다. 너희들 모든 필추들이여,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라.
너희들 모든 필추들이여, 그 실력자는 먼저 어떠한 업을 지었기에 옷을 나누는 사람 가운데 가장 제일인가 하면, 너희들은 마땅히 들어라. 옛날 과거세, 이 현겁(賢劫)에서 인간의 수명이 2만 세이었을 때 가섭파(迦攝波)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셔서 10호를 구족하였다.
그때 실력자는 그 부처님의 가르침에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여 죽을 때까지 부지런히 범행을 닦았지만 뛰어난 과에 있어서는 마침내 얻는 바가 없었고, 임종할 때에 곧 원을 세웠다.
‘나는 가섭파부처님의 최상 복전의 가르침 중에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여 뛰어난 과를 마침내 얻지 못했지만 부처님께서 수기하신 바와 같이 미래세 인간의 수명이 백 세일 때에 마납박가(摩納薄迦)1)가 있어 반드시 성불할 것이니, 나는 그의 가르침에 마땅히 출가하여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과를 얻으리라. 내가 오늘날 오바타야로서 가섭파부처님 제자 중 승려의 와구를 나누는 데 가장 제일인 것과 같이 나는 미래세의 석가모니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의 제자 가운데 승려의 와구를 나누는 것에서도 제일이 되리라.”
이 원력에 의해 나의 법 가운데 승려의 와구를 나누는 데에도 또한 가장 제일이 되었느니라. 너희 모든 필추들이여, 마땅히 그와 같이 배워야 한다.”

9) 가근방학처(假根謗學處)
그때 부처님께서는 왕사성의 갈란탁가지(羯闌鐸迦池) 죽림(竹林)에 계시었다. 이때 구수 실력자는 취봉산(鷲峰山)에 있었다.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석체지(石砌池)가 있어서 그 연못가를 거닐곤 하였고, 이 실력자가 낮에 유행하는 곳이었다. 그때 연화색(蓮花色) 필추니는 구수 대목련 선지식에 의해 훌륭하게 설하신 법률 가운데 출가하여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을 얻었다. 그녀는 곧 자주 세존의 처소에 나아가 공경과 공양을 하였고, 다른 기숙 존덕 필추 및 구수 실력자를 특히 존경하였다. 실력자를 따라 노고를 싫어하지 않고 마침내 적정(寂諍)ㆍ등지(等持)ㆍ묘락(妙樂)을 버리고 여법하게 승가를 위해 수사인(授事人)이 되어 방사와 와구를 나누었다.
훗날 연화색 필추니는 세존께 예배한 뒤에 차례로 다시 모든 대덕승을 참례한 뒤에 실력자의 처소에 이르러 예배한 뒤에 법을 듣기 위해 한쪽에 앉았다. 그때
선우, 대지 두 필추는 실력자와 전세부터 원한을 맺은 사이로 선우, 대지 두 사람은 많은 분소의(糞掃衣)를 얻어 드디어 생각하기를 ‘우리는 어디에서 이 옷들을 빨까?’ 하고는 마침내 즉시 석체지 근처에 가서 옷을 빨았다. 그곳에 이르러 두 마리의 사슴이 못의 물을 먹고 나서 부정행을 하고 음욕을 행하는 것을 보았다.
이때 큰 형이 아우에게 말하였다.
“아우여, 지금 이 실력자가 연화색 필추니와 함께 부정행을 하고 음욕법을 행하는 것을 보아라. 우리들은 마땅히 가서 여러 필추들에게 일러야 한다.”
아우가 형에게 말하였다.
“누이인 필추니가 전에 이미 우리들 때문에 여러 승가들에게 빈척(擯斥)되었는데, 우리들이 지금 어찌 함께 배척을 받으려 합니까?”
형이 아우에게 말하였다.
“전에는 바로 거짓말이었지만, 지금은 바로 정말이다. 너는 어찌 실력자가 연화색 필추니와 부정행을 하고 음욕을 행하는 것을 보지 못하느냐?”
아우는 잠자코 있었다.
형제는 함께 가서 모든 필추들에게 말하였다.
“세간의 사람들 가운데 누구를 바로 믿을 수 있겠는가. 우리 형제는 지금 실력자가 연화색 필추니와 음욕의 일을 저지르는 것을 보았다.”
그때 모든 필추들이 이 말을 듣고 선우, 대지에게 말하였다.
“구수여, 그대는 지금 한결같이 인천(人天)의 길을 버리고 오직 3악도에만 들어가려고만 한다. 이 실력자는 아라한을 증득하고 8해탈에 거주해 상인(上人)의 법을 얻어 큰 신통을 나타내신다. 어찌 너는 지금 이분사(異分事) 바라시가법2)으로 그를 비방하는가?”
그 둘이 대답하였다.
“이것은 실로 우리의 과실이 아니라 바로 눈의 과실입니다. 마땅히 양 눈이 그렇게 한 것입니다.”
모든 필추들이 말하였다.
“세존께서 그 일에 대하여 모름지기 자세히 관찰하고, 무엇을 보았고 어떤 모습을 보았으며 어디에서 보았는가를 잘 물어야 한다고 하셨으니, 너희 두 사람은 어떤 일로 인하여 가서 보았는가?”
그때 모든 필추들이
따져 묻자 두 사람은 이윽고 위에서와 같은 일을 모든 필추들에게 말하였다.
그때 여러 필추 가운데 욕심이 적은 자가 있어 그 일을 싫어하여 질책하여 말하였다.
“어떻게 하여야 그대들이 지금 청정 필추가 실로 범함이 없다는 것을 알겠는가. 곧 이분 바라시가법으로 그를 훼방하는 것이다.”
그때 모든 필추들이 이 사연을 자세히 세존께 아뢰었고, 그때 세존께서는 곧 이 사연으로 모든 필추들을 소집하였다.
“……(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모든 필추들을 위해 그 학처를 제정하여 마땅히 이와 같이 말한다.
‘만약 또 필추가 성냄을 품어 버리지 않는 까닭에 청정 필추를 이비분(異非分) 바라시가법으로 비방하여 그의 깨끗한 행을 파괴하려 하고, 후의 다른 때 혹 묻거나 묻지 않거나 이것이 바로 이비분사임을 알고 소상사법(少相似法)으로써 훼방을 한다면 그 필추는 성냄에 의한 까닭이니, 이와 같이 말하는 자는 승가벌시사에 해당한다.’”
’만약 또 필추’란 선우, 대지 두 사람과 또 다른 그와 같은 부류를 말한다. ‘성냄을 품다’란 예전부터 분(忿)과 원한이 있어서 버리지 않는 것이다. ‘까닭에’란 성내는 마음이 항상 있는 것이다. ‘그 청정하여 범하지 않은 필추에 대하여’란 일찍이 타승죄를 범하지 않은 것이다. ‘이비분사’에서, 이(異)란 열반이니, 생사를 떠나는 까닭이다. 말하자면 4바라시가법이 그에 해당하지 않는 것이다. ‘바라시가’란 이 네 가지 중 한 가지 일로써 그를 비방하는 것이다. ‘비방’이란 그 일을 거짓으로 설하는 것이다. ‘그 깨끗한 행을 파괴한다’는 것은 마음으로 그 정행을 잃게 하고자 한다는 것이다.……‘승가벌시사를 얻는다’는 앞에서 자세히 설한 것과 같다.
여기에서 계를 범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 하면, 만약 필추가, 그 필추가 4바라시가를 범한 것을 보았을 때 계율을 범하지 않은 것이라 생각하고, 계를 범하지 않은 것이라 이해하고,
계율을 범하지 않은 것이라 인정하고도 다음과 같이 “그 필추가 바라시가를 범한 것을 보았다”고 말을 했을 때는 승가벌시사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그 필추가 바라시가를 범한 것을 보았을 때 승가벌시사라 생각하고 그와 같이 이해하고 그와 같이 인정하고, 다음과 같이 “그 필추가 바라시가를 범한 것을 보았다”고 말했을 때는 승가벌시사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그 필추가 바라시가를 범한 것을 보았을 때 바일저가(波逸底迦)3)라 생각하고 그와 같이 이해하고 그와 같이 인정하고, 다음과 같이 “그 필추가 바라시가를 범한 것을 보았다”고 말했을 때는 승가벌시사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그 필추가 바라시가를 범한 것을 보았을 때 바라저제사니라 생각하고 그와 같이 이해하고 그와 같이 인정하고, 다음과 같이 “그 필추가 바라시가를 범한 것을 보았다”고 말했을 때는 승가벌시사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그 필추가 바라시가를 범한 것을 보았을 때 돌색흘리다(突色訖里多)라 생각하고 그와 같이 이해하고 그와 같이 인정하고, 다음과 같이 “그 필추가 바라시가를 범한 것을 보았다”고 말했을 때는 승가벌시사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그 필추가 승가벌시사를 범한 것을 보았을 때 범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범하지 않았다고 이해하고 범하지 않았다고 인정하고, 다음과 같이 “그 필추가 바라시가를 범한 것을 보았다”고 말했을 때는 승가벌시사를 얻는다. 나아가 돌색흘리다를 범하는 것을 보는 데에도
각각 다섯 가지가 있음을 알아야 하니……(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계율을 범하지 않는 자는, 말하자면 여실히 말하는 자와 최초로 죄를 범한 사람이거나 어리석거나 미쳤거나 마음이 혼란하거나 고통이나 번뇌에 휩싸인 사람이다.

10) 파승위간학처(破僧違諫學處) ①
그때 세존께서는 왕사성의 갈란탁가지 죽림에 계시었다. 그때는 흉년이 들어 걸식으로 얻기가 어려웠으므로 필추로서 신통을 얻은 자는 섬부림(贍部林)으로 가서 이 숲에 의지하는 까닭에 섬부주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 숲에 이르러 모양과 향기와 맛을 갖춘 섬부과(贍部果)를 발우에 가득 담아 가지고 돌아와 스스로 충족하고, 나머지가 있으면 다른 필추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또 어떤 필추가 이 숲에서 멀지 않은 곳으로 갔는데 그곳에 빈라과림(頻羅果林)ㆍ겁필타과(劫畢他果)ㆍ암마락가과(菴摩洛迦果)가 있어 앞에서와 같이 가지고 돌아가 남은 것은 함께 서로 나누어 먹었다.
또 어떤 필추는 동비제하(東毘提訶)로 가거나, 혹은 서구타니(西瞿陀尼)로 가거나, 혹은 북구로주(北俱盧洲)로 가서 자연의 향도(香稻)를 취해 앞에서와 같이 가지고 돌아가 남은 것은 서로 나누어 먹었다. 혹은 사대왕중천(四大王衆天)으로 가거나, 혹은 삼십삼천으로 가서 천묘식(天妙食)을 취해 앞에서와 같이 가지고 돌아가 남은 것을 함께 서로 나누어 먹었고, 혹은 다른 곳의 풍악이 있는 곳으로 가서 그곳의 좋은 음식을 취해 앞에서와 같이 함께 나누었다.
그때 제바달다는 이와 같이 생각했다.
‘지금 흉년이 들어 걸식으로 얻기가 어렵다. 그때 여러 필추들로서 신통을 얻은 자는 섬부림으로 가서……(자세한 것은 앞에서 말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그 좋은 것을 앞과 같이 취해 함께 나누어 가졌다. ‘내가 만약 신통력을 얻었다면 또한 능히 앞에서와 같이 취해 돌아가 함께 나누어 먹을 텐데’라고 생각하였고, ‘누가 능히 힘이 있어 나에게 신통을 가르쳐 줄 것인가. 나는 지금 세존의 처소에 나아가 그 일을 물어보아, 그 설하는 바에 따라 나는 마땅히 수지하리라’라고 생각하였다.
그때 제바달다는
포시 이후에 정처(靜處)로부터 일어나 세존의 처소로 가서 부처님의 발에 예배한 후 한쪽에 서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오직 원하옵건대 저를 위해 신통의 일에 대하여 설해 주십시오.”
그때 세존께서는 제바달다가 사악한 생각을 일으킨 것을 아시고 말하였다.
“너는 먼저 시라(尸羅:戒)를 깨끗이 하고, 정혜를 부지런히 닦은 뒤에야 신통의 일을 닦아 익힐 수 있을 것이다.”
그때 제비달다는 생각하기를 ‘세존께서는 나를 위해 신통의 일을 설해 주시려고 하지 않는구나’라고 하고는 부처님께 인사를 하고 나갔다.
그리고 그 아야교진여의 처소에 나아가 함께 이야기를 나눈 뒤에 말하기를 “오직 원컨대 상좌여, 나를 위해 신통의 일을 설해 주십시오”라고 하자, 구수 아야교진여는 부처님의 마음을 관하고 부처님께서 제바달다가 나쁜 생각을 일으키려고 하는 것을 아신 것을 보았으므로 드디어 제바달다에게 말하였다.
“너는 색(色)에 대하여 이치에 따라 관찰하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곧 신통과 다른 뛰어난 덕을 얻는 것이고,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에 대해서도 또한 그와 같다.”
그때 제비달다는 곧 이렇게 생각했다.
‘상좌 아야교진여도 또한 나를 위해 신통의 일을 설하지 않는구나.’
그리고 그를 떠나갔다.
또 그 마승(馬勝) 필추ㆍ발다라(跋陀羅)ㆍ바삽파(婆澀波)ㆍ대명칭(大名稱)ㆍ원만(圓滿)ㆍ무구(無垢)ㆍ우왕(牛王)ㆍ묘비(妙臂)에게 가고……(이하 자세한 내용은 생략함)……5백 상좌에까지 이르러 그 신통법을 가르쳐 주기를 청원했다. 그때 5백 상좌 필추는 모두 부처님의 마음을 관하고 부처님께서 제바달다가 나쁜 생각을 일으키려고 하는 것을 아신 것을 보셨으므로 또한 각각의 상좌 필추의 마음을 관하여 제바달다가 나쁜 생각을 내려고 함을 알고 곧 제바달다에게 말하였다.
“너는 색에 대해 이치에 따라 관찰해야 한다. 그것이 실로 신통과 다른 뛰어난 덕을 얻는 것이고, 수ㆍ상ㆍ행ㆍ식도 또한 그와 같다.”

제바달다는 이와 같이 생각했다.
‘이들 5백 상좌 필추 모두 나를 위해 신통법을 설하지 않는다. 어찌 모든 사람들이 먼저 약속을 하지 않았겠는가. 어느 한 사람도 나에게 신통을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다.’
그때 제바달다는 또한 이렇게 생각했다.
‘누가 나를 위해 신통법을 설해 줄 것인가.’
그때 구수 십력가섭파(十力迦攝波)는 왕사성의 응굴(鷹窟)에 있었다. 이때 제바달다는 이렇게 생각했다.
‘십력가섭파의 성품은 아첨하거나 속임이 없고 말하는 바가 진실하다. 그는 우리 집안의 아우격인 아난다의 오바타야이다. 그가 나를 위해 신통법을 설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생각한 뒤에 곧 십력가섭파의 처소에 나아가 그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말하였다.
“상죄여, 원컨대 저를 위해 신통도법(神通道法)을 설해 주십시오.”
구수 십력가섭파는 부처님의 마음이나 여러 상좌들의 마음을 관하지 않아 제바달다가 사악한 생각을 일으키려고 하는 것을 알지 못하고 곧 제바달다를 위해 신통법을 설하였다.
그때 제바달다는 초야(初夜)와 후야(後夜)에 경책(警策)하고 닦고 익혀 다음날 밤에 세속도(世俗道)에 의해 초정려(初靜慮)를 얻었다. 곧 신통을 일으켜 한 번 구르면 다수가 되고, 여러 번 굴러 하나가 되거나, 혹은 나타나거나 혹은 감추어 산이나 돌벽 등의 장애를 몸으로 모두 통과하고, 마치 허공과 같이 장애되는 것이 없고, 땅에 들어가는 것을 물에 들어가는 것과 같이 하고, 물 위를 걷는 것을 땅 위를 걷는 것과 같이 하며, 허공에서 결가부좌를 하니, 마치 나는 새와 같았고, 때로는 손으로 해와 달을 만졌다.
그때 제바달다는 이와 같은 덕을 갖추어 이렇게 생각했다.
‘지금 모든 필추들이 걸식으로 얻기가 어렵다. 나는 먼저 섬부림으로 가서 향기 나는 맛있는 과실을 따서 스스로 먹고 남은 것을 나누어 주리라. 그리고 동주ㆍ서주ㆍ북주ㆍ사대왕중(四大王衆)ㆍ삼십삼천
및 여러 곳으로 가서 앞에서와 같이 취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그리고 마땅히 먼저 마게타왕[摩揭陀主]을 교화하고, 그의 교화를 받은 뒤에 큰 수고 없이 많은 사람들을 능히 조복하리라.’
또 이렇게 생각했다.
‘이 미생원(未生怨) 태자는 부왕이 죽은 뒤에 마땅히 국왕이 되어 대자재가 될 것이다. 나는 지금 마땅히 먼저 그를 교화하여 많은 수고를 기울이지 않고 능히 많은 사람들을 조복하리라.’
그때 제바달다는 훌륭한 코끼리의 모습으로 바뀌어 태자의 후문으로부터 편안히 들어와 앞의 대문으로 나가고, 앞의 대문으로 들어와 후문으로 나갔다. 혹은 뛰어난 말의 모습을 하여 앞에서와 같이 나가고 들어가고 하였다. 혹은 머리를 깎고 승가지를 입고 손에 발우를 들고 필추의 모습을 하여 앞과 같이 나가고 들어가고 하였다.
그때 미생원 태자는 생각하기를 ‘이 제바달다는 신비한 일을 많이도 나타내는구나’라고 하였다. 그때 제바달다는 드디어 곧 몸을 바꾸어 모든 영락을 갖춘 어린아이의 모습을 하고 곧 태자의 품속을 향해 구부정하게 구부리고 머물렀다. 그때 태자가 드디어 어린아이를 잡아서 껴안자 울었고, 곧 눈물과 콧물이 입속으로 들어갔다. 그때 제바달다는 탐욕스런 이득을 얻기 위해 마음을 쓴 까닭에 드디어 그 침을 삼켰다.
그때 태자는 사악한 마음을 일으킨 까닭에 생각하기를 ‘신기하구나, 제바달다는 이 불대사(佛大師)보다 그 덕이 뛰어나다’고 생각한 뒤 깊은 믿음과 존경을 내어 공양하고자 하였다. 그때 태자는 아침, 저녁 두 때에 매번 항상 5백 보배 수레를 타고 제바달다의 처소로 나아가 예배하였고, 매일 식사 때에는 5백의 가마를 준비해 맛있는 음식을 바쳤다. 이때 제바달다가 상수가 되어 5백 필추는 이 공양을 받았다. 그때 많은 필추들이 아침 일찍
왕사성에 들어가 차례로 걸식을 하였는데, 제바달다가 이와 같이 훌륭한 공양을 받는다는 것을 들었다. 즉 미생원 태자가 아침, 저녁 두 때에 매번 항상 5백 보배 수레를 타고 제바달다의 처소로 나아가 예경하고, 매일 식사 때에는 5백의 가마를 준비해 맛있는 음식으로 공양하는데, 제바달다가 상수가 되어 5백 필추들이 이 공양을 받는다는 것이었다. 그때 여러 필추들은 이러한 일을 듣고 본처로 돌아와 식사를 한 뒤 옷과 발우를 거두고 발을 씻고 나서 세존의 처소로 가서 부처님의 두 발에 예를 한 뒤 한쪽에 앉았다.
그때 모든 필추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우리 필추들은 아침 일찍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였는데, 제바달다와 나아가 5백 필추들이 그 공양을 받는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세세하게 그 일을 전하는데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모든 필추들이여, 그 제바달다가 공양을 받는 것을 좋아하지 말아라. 왜냐하면 제바달다는 지금 공양을 받는 까닭에 살해되기 때문이다. 비유하면 파초가 열매에 집착하는 것과 같고, 시든 대나무에 열매가 생기는 것과 같고, 노새가 새끼를 밴 것과 같이 모두 스스로 몸을 해치는 것과 같다. 제바달다도 또한 그와 같이 다른 사람의 공양을 받지만 반드시 스스로 몸을 해친다. 너희들 필추들이여, 만약 제바달다가 이로움을 얻는다면 이 어리석은 자는 능히 긴 밤에 이익 없는 고통을 받는다. 이러한 까닭에 너희들 모든 필추들이여, 마땅히 명리를 구해서는 안 되고, 설사 그것을 얻더라도 마음으로 탐착해서는 안 된다.”
그때 세존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파초가 혹 열매를 맺고
시든 대나무에 열매가 생기고
노새가 새끼를 뱄을 때
그 모두는 스스로에게 해가 돌아온다.

명리와 이양은
어리석은 사람이 좋아하지만

능히 여러 선법을 파괴하니
칼로 사람 머리를 치는 것과 같다.

그때 여러 필추들은 부처님께서 설하신 것을 듣고 받들어 지니며 떠나갔다.
그때 제바달다는 이미 이와 같은 공경과 공양을 얻어 곧 사악한 생각을 일으켰다.
‘세존께서는 지금 연세가 들고 노쇠하시어 모든 사부 대중인 필추ㆍ필추니ㆍ오바색가(鄔波索迦:우바새)ㆍ오바사가(鄔波斯迦:우바이)를 위해 가르치느라 수고하신다. 지금은 모든 대중들을 나에게 부촉해도 되니, 나로 하여금 가르치게 해야 하고, 내가 마땅히 그 일을 맡아야 한다. 세존께서는 마땅히 조금만 사려(思慮)하시고 현법의 즐거움을 받으시고 적정에 머무르셔야 한다.’
제바달다가 잠깐 이와 같은 생각을 일으키자 곧 신통이 없어졌고, 신통이 비록 없어졌어도 스스로 알지 못했다.
그때 가구타(迦俱陀)라는 한 필추가 있었는데, 이는 불제자로서 일찍이 부처님 곁에서 정행(淨行)을 잘 닦았고 4범주(梵住)를 배웠고, 욕망에 대하여 욕망을 제거하기 위해 많이 닦았고, 목숨을 마친 이후에는 범천의 궁전에 태어나 머물렀다. 그때 구수 대목련은 강돈산(江豚山) 공외림(恐畏林)에 있었다. 그때 가구타는 천안으로써 제바달다의 신통이 없어진 것을 보았고, 이와 같이 알고 난 뒤에 마치 장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과 같은 잠깐 사이에 범천의 궁전으로부터 공외림에 나아가 구수 대목련의 처소에 이르러 두 발에 예를 하고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아십니까? 제바달다가 이양을 많이 탐하여 마음이 묶인 까닭에 이와 같이 사악한 생각을 일으켜 부처님께 말하기를 ‘세존께서는 지금 연세가 들고 노쇠하시어 모든 사대 부중인 필추ㆍ필추니ㆍ오바색가ㆍ오바사가를 위해 가르치는 데 피로하십니다. 지금은 모든 대중들을 저에게 부촉해도 되니, 저로 하여금 가르치게 해야 하고, 제가 마땅히 그 일을 맡아야 합니다. 세존께서는 마땅히 조금만 사려하시고
현법의 즐거움을 받아 적정에 머물러야 합니다’라고 하였는데, 제바달다가 잠깐 이 생각을 일으켰을 때 신통이 곧 없어졌습니다. 훌륭하신 대덕 목련이시여, 마땅히 부처님의 처소에 나아가 자세히 그 일을 말씀드리십시오.”
대목련은 잠자코 그 말을 허락하였고, 그때 가구타 범천은 그가 허락함을 알고 몸을 숨겨 드러내지 않았다.
그때 대목련은 범천이 떠나간 뒤에 곧 그와 같이 뛰어난 선정에 들어가 마치 장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과 같은 잠깐 사이에 공외림에서 사라져 죽림에 이르러 세존의 처소에 나아가 부처님의 발에 예배한 뒤에 한쪽에 앉았다. 그때 대목련은 그 범천이 알린 이야기를 자세히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대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어찌 제바달다가 사악한 마음을 가진 것을 먼저 알지 못하고 범천이 후에 와서 알린 것을 말하느냐?”
“대덕이시여, 제가 이미 먼저 알았는데 범천이 나중에 고한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대목련과 함께 이 중간에서 특별한 다른 일을 의논했다.
그때 제바달다는 그의 네 명의 도반인 고가리가(高迦梨迦)ㆍ건다달표(褰荼達驃)ㆍ갈타모락가저쇄(羯吒謨洛迦底灑)ㆍ삼몰달라달다(三沒達羅達多)와 함께 부처님의 처소에 왔는데, 그때 세존께서는 멀리서 제바달다가 오는 것을 보시고 대목련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마땅히 그의 말을 잘 들어야 할 것이다. 천수(天授:제바달다)가 장차 이르면 이 어리석은 자가 직접 내 앞에서 스스로 위대하다고 말할 것이다.”
이때 대목련은 부처님의 발에 예배한 뒤에 곧 선정에 들었다. 마치 장사가 팔을 굽혔다 펴는 것과 같은 잠깐 사이에 죽림을 떠나 공외림으로 갔다.
그때 천수가 부처님께서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서서 부처님께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지금 연세가 들어 노쇠하시어 모든 사대 부중인 필추ㆍ필추니ㆍ
오바색가ㆍ오바사가를 위해 가르치느라 수고하십니다. 지금은 모든 대중들을 나에게 부촉하셔도 되니, 저로 하여금 가르치게 하시면, 제가 마땅히 그 일을 맡겠습니다. 세존께서는 마땅히 조금만 사려하시고 현법의 즐거움을 받아 적정에 머무르십시오.”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너 어리석은 자여, 사리자와 대목련 같은 이에게도 내가 오히려 필추 승가를 부촉하지 않는데, 하물며 너같이 사람의 눈물이나 콧물을 먹는 어리석은 자에게 부촉하겠는가?”
이때 천수는 이렇게 생각했다.
‘세존께서는 사리자와 대목련을 찬탄하시고, 나를 어리석은 자, 시체, 침을 먹은 바보라 부른다.’
이것이 바로 천수가 처음으로 부처님의 처소에서 살해의 마음을 일으킨 것으로, 분을 참지 못해 “나는 바로 제바달다이다”라고 한 뒤 곧 머리를 세 번 흔들고 부처님을 버리고 떠나갔다.
그때 구수 아난다는 세존의 뒤에서 부처님께 부채질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세존께서는 천수가 떠난 것을 알고 아난다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가히 갈락탄가지 부근의 죽림으로 가서 모든 필추들에게 항상 밥을 먹는 곳으로 모이게 하라.”
아난다는 부처님의 교령을 받들어 곧 죽림으로 나아가 근처에 있는 모든 필추들에게 명하여 항상 밥을 먹는 곳으로 모이게 한 뒤에 세존의 처소에 나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죽림 근처의 모든 필추들에게 명해 모이게 하였습니다.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때를 아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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