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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2135 불교(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 13권 / 根本說一切有部毗奈耶)

by Kay/케이 2023. 3.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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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根本說一切有部毗奈耶) 13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 제13권


의정 한역
주호찬 외 번역


8) 무근방학처(無根謗學處) ①
그때 박가범(薄伽梵)께서 왕사성의 갈란탁가못[羯蘭鐸迦池] 죽림원(竹林園)에 계셨다. 그때 파파국(波波國)에 한 장사(壯士) 대신이 있었는데, 이름이 승군(勝軍)이었다. 그는 많은 재물을 가진 큰 부자로서 풍족하게 살았으며, 소유한 재산은 비사문왕(毘沙門王)과 같았다. 비록 왕족은 아니었으나 모든 장사가 관정법(灌頂法)을 하여 받들어 왕으로 삼았고, 승족(勝族)의 여자를 왕비로 삼아 기뻐하며 살았다.
비록 세월이 지났어도 끝내 자녀가 없어 자식을 얻기 위하여 신기(神祇)에 기도하고, 모든 천묘(天廟) 및 동생천(同生天)1)에 두루 다니며 후사를 희망해도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세상에 전해지는 바로는 “구걸하면 곧 자식을 얻는다는 것, 이것은 실로 허망한 말이다. 즉 만약 이것이 실제라면 사람들의 천 명의 자식이 모두 전륜왕과 같이 될 것이다”라고 하였다. 그러나 세 가지 일이 있어야 두루 자식이 있게 되나니, 무엇이 세 가지인가 하면, 첫째는 부모가 교회(交會)하는 것이고, 둘째는 그 어머니의 몸이 깨끗하여 마땅히 임신하기에 합당한 것이고, 셋째는 식향(食香)이 현전(現前)하는 것이다.
그 왕의 업연이 이루어졌을 때 어떤 한 하늘이 뛰어나고 묘한 하늘로부터 왕비의 몸에 내려왔다. 이는 마지막 생(生)으로서 즐겁게 뛰어난 행을 닦으며, 해탈의 성향이 있어 열반을 향해 나아가고 생사를 싫어하며 모든 존재[有] 중에서 모든 것을 즐거워하지 않았다. 만약 총명하고 지혜로운 여인이라면 다섯 가지 특별한 지혜를 가지고 있으니……(이하 자세한 내용은 앞에서 설한 것과 같으므로 생략함)……임신하자 아이가 오른쪽 옆구리에서 놀므로 기뻐하며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이여, 마땅히 아시옵소서. 제가 회임하였으니, 반드시 이는 종족을 빛나게 할 것이고, 오른쪽 옆구리에 있으므로 아이는 남자아이임이 틀림없습니다.”

왕은 듣고 나서 크게 기뻐하며 이와 같이 말하였다.
“나는 이전부터 항상 후계를 생각해 나의 큰 일을 잇고, 또 내가 이미 오랫동안 공양 받았기에 보답하려고 널리 은혜를 위해 종친에게 복리를 베풀었고, 내가 죽은 뒤에라도 나의 이름을 드높이려고 ‘원컨대 나의 부모가 태어나신 곳이 복으로써 장엄되기를’이라고 축원하는 것을 생각했소.”
그때 왕은 왕비를 높은 누각 위에 있게 하고 뜻에 따라 머물게 하여 그 시절에 맞게 필요한 것을 공급하고 항상 여자 의사로 하여금 음식을 조절하게 하였다. 차고 더운 것을 맞추어 모든 맛을 구족하고 기묘한 구슬로 장식하여 하늘의 채녀(婇女)가 정원을 기쁘게 뛰어노는 것과 같이 항상 자리 위에 있어 발이 땅에 닿지 않도록 하고, 눈으로는 나쁜 색을 보지 않고, 귀로는 나쁜 소리를 듣지 않도록 했다.
9개월이 지나 한 아이가 태어났으니, 그 용모가 뛰어나 사람들이 사랑하고 즐거워하였으며, 이마는 넓고 눈썹은 길며 코는 높고 머리는 둥글었다. 피부는 금과 같이 아름답고, 손은 무릎을 지나 모두 찬탄하였다.
삼칠일이 지나 종친들이 모였다. 그 왕이 아이를 여러 친척들에게 보이며 말하였다.
“이 아이를 지금 무엇이라 이름 지을 것인가?”
그 아이는 태어나자마자 이미 저절로 정결하였고, 아직 자리의 요를 벗어나지 않아서 자유롭지는 않았지만 모든 사람들이 토의해 말하였다.
“중앙의 나라의 법으로는 천연(天然)스럽고 정결한 자를 이름하여 실(實)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 아이는 품성이 청정하고 아직 자리의 요를 벗어나지 않아서 자유롭지는 않지만 정결함이 사람보다 뛰어남이 곧 그 실물을 이루었고, 또 장력(壯力) 대왕의 아들이니, 마땅히 그 자(字)를 붙여 실력자(實力子)라 이름할 것이다.”
이 실력자가 탄생하던 날 5백 장사(壯士)들도 각각 아들을 낳아 그 가족에 따라 이름을 지었다. 그때 승군왕은 태자를 여덟 명의 양모(養母)에게 맡겨 두 명에게는 젖을 주게 하고, 두 명에게는 기저귀를 마련하게 하고, 두 명에게는 목욕을 시키게 하고, 두 명에게는 함께 놀도록 하였다.
아이에게 젖ㆍ낙(酪)ㆍ제호ㆍ석밀을 주어 빨리 크게 하니, 연꽃이 연못에서 나오는 것 같았다. 그때 점쟁이가 어머니 품속의 아기를 보고 곧 생각했다.
‘이 아이는 바로 사람의 복전이다. 만약 사람이 이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공양을 한다면 그는 마땅히 훌륭한 공덕과 이익을 얻을 것이다.’
이와 같이 생각하고 난 뒤 유모에게 말하였다.
“원컨대 자비를 보여 나에게 아이를 보여 다오. 나는 나의 마음으로 조금이나마 공양하고자 한다.”
유모가 말하였다.
“나는 아이에 대하여 실로 마음대로 할 수 없습니다. 그대가 그와 같이 하고자 한다면 왕에게 먼저 고해야 할 것입니다.”
그때 점쟁이는 왕에게 나아가 말하였다.
“왕의 거룩한 아이는 바로 뛰어난 복전입니다. 만약 사람이 이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공양을 한다면 그는 마땅히 훌륭한 공덕과 이익을 얻을 것입니다. 원컨대 그 아이를 나에게 보여 주어 조금이라도 공양하게 하소서.”
왕이 말하였다.
“그대의 뜻대로 하라.”
그때 그 점쟁이는 곧 아이를 안고 집으로 돌아가 목욕을 시킨 뒤에 묘한 향을 바르고 비싼 옷을 입히고 소(酥)와 꿀과 우유죽을 보배 그릇에 담아 받들어 봉양했다. 그와 같이 공양한 뒤에 왕의 처소로 다시 데리고 왔다. 그때 동자는 점차 장대해졌고, 또 글[書]ㆍ산수[算]ㆍ수인(手印)ㆍ기술을 배워 그것에 통달했다. 또 찰제리왕 종족의 법에 있는 모든 기예를 남김없이 학습했다. 즉 코끼리나 말을 타는 것과 군대를 통솔하는 것, 무기를 다루는 것, 손발을 사용해 다루는 기술 등 통하지 않는 바가 없었다. 그와 같은 날 태어난 5백의 동자도 이러한 기예를 모두 통달했다. 그 아버지는 그를 위해 그때 봄ㆍ여름ㆍ겨울에 쓸 세 궁전과 세 정원(苑園)을 지었고, 상ㆍ중ㆍ하라고 하는 세 채녀를 두었다. 뒤에 어느 때 그 실력자가 높은 누각에 올라가서 여러 기녀들을 불러 함께
오락을 하였고, 매일 세 때에 5백 동자가 항상 와서 모이고 보았다.
또 다른 날 그 5백 사람이 밖으로 나가 사냥을 하는데 하루 종일 달려도 한 마리도 잡지 못하자 마침내 숲에 머물렀다가 다음날 나가 많은 수를 획득하고 저녁에 이르러 돌아오며 서로 말하였다.
“날이 이미 어두워져 서로 모일 연이 없으니 내일 아침까지 기다려 태자를 보러 가자.”
셋째 날이 되어서 많은 사람들이 보이니, 그때 태자가 그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나와 같은 날 태어났고 항상 함께 놀았는데 어찌하여 3일 만에 왔는가?”
“우리들은 사냥을 나갔습니다.”
“무엇을 사냥했는가?”
“여러 사슴들을 널리 사냥했습니다.”
태자는 말하였다.
“그들은 무엇을 마시고 먹는가?”
“물을 마시고 풀을 먹습니다.”
“만약 이와 같다면 사람에게 손해가 없는데 어찌하여 살상했는가?”
“죽는 것을 볼 때 마음에서 기쁨이 생깁니다.”
“그대들은 남이 고통을 받는 것을 보고 마음에 기쁨을 일으켜서는 아니 된다.”
그들은 의논해 말하였다.
“이 태자가 자신이 사냥에 나가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들에 대해 좋지 않은 마음을 일으켰다. 우리들 여러 사람들은 마땅히 그와 함께 사냥을 나가야겠다.”
그때 그 여러 사람들은 대왕에게 나아가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왕의 태자는 태어난 이래 깊은 궁에 머물러 있습니다. 만약 적국이 온다면 반드시 공포가 생겨날 것입니다. 어찌하여 태자에게 사냥을 시키지 않습니까? 만약 자주 사냥을 나간다면 마음이 곧 용맹해져서 적국과 싸울 때에도 마음으로 물러나거나 겁냄이 없을 것입니다.”
그때 승군왕은 이것을 듣고 의논한 뒤에 실력자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가히 나아가 연습 삼아 사냥을 배우도록 하라.”
“원하지 않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너는 바로 찰제리 종족으로 마땅히 병과(兵戈)를 익혀야 한다.”
그때 태자는 감히 명령을 어길 수 없어 무리와 함께 나아갔다. 여러 사람들이 의논해 말하였다.
“지금 이 태자는 만약 부왕이 죽으면 후에 마땅히 반드시 왕이 되리니, 우리들은 지금 마음을 다해 그를 받들어
후에 높은 지위를 얻어야 할 것이다.”
태자에게 말하였다.
“이곳에 머물러 있으십시오. 우리들이 사슴의 무리를 몰아 이곳으로 오겠습니다.”
그리고는 곧 안전한 곳에 편안히 있게 했다. 그 여러 사람들이 많은 사슴의 무리를 몰았다. 태자가 멀리서 사슴 무리들을 보니, 놀라 달리며 몸에는 화살을 맞고 입을 벌리고 오고 있었다. 곧 이와 같이 생각했다.
‘가령 어떤 사람이 마음에 자비가 없고 후세를 두려워하지 않을지라도 오히려 여기에서 악독한 마음을 일으키지 않는데 하물며 살육을 더하랴.’
그곳과 멀지 않은 곳에 지키는 사람이 있었는데 태자는 그를 보호하려는 마음으로 멀리서 곧 세 화살을 사슴 무리에게 쏘았는데, 혹은 넓적다리 사이로 지나가게 하고, 혹은 뿔 사이를 지나게 하여 화살이 곧 땅에 떨어져서 일찍이 손상된 것이 없게 하였다. 모든 사슴들이 안전한 곳에 이르러 모두 놓여나 뜻대로 도망가서 숨었다. 그때 모든 사람들은 이와 같이 생각했다.
‘태자는 예전부터 활쏘기 연습을 잘 익혀 왔다. 오늘은 실로 많은 사슴을 잡았을 것이다.’
그러나 와서 자세히 살피니, 한 마리도 잡지 못한 것을 보고 모두 이와 같이 생각했다.
‘혹 태자가 이미 마차로 실어 먼저 돌려보낸 것이리라.’
그때 그 여러 사람들은 태자에게 물었다.
“잡은 사슴은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태자가 대답하였다.
“맹수가 놀라 달려들어 거의 나를 죽일 뻔했다.”
그 지키는 사람이 모든 사람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은 무슨 인연으로 살생하지 못하는 사람을 보내 그로 하여금 관장하게 했는가. 만약 이 사람이 하나라도 죽이려고 했다면 바로 그 지름길을 버리고 그 달아나는 곳을 지켜보았어야 하리라.”
여러 사람들이 듣고 나서 모두 화를 내며 말하였다.
“우리들이 매우 고생하고 몸도 다치며 사슴의 무리를 모아왔는데 이들 모두를 흩어 보냈다면 우리는 마땅히 함께 그를 해쳐야 할 것이다.”
또다시 의논해 말하였다.
“만약 이 자를 해친다면 파파국의 왕은 기필코 마땅히 우리를 죽일 것이다. 포기하고 돌아가자.”
그때 태자도 이와 같이 생각했다.
‘이들은 나와 함께 흙을 만지며 함께 놀았는데 사슴을 잡지 않았다고 나를 황량한 숲에 버려두었다.
만약 내가 왕이 된다면 이 여러 사람들은 이롭지 못하게 되리라.’
이와 같이 생각하고 난 뒤 천천히 본성(本城)으로 내려왔다. 궁에 돌아온 뒤에 손으로 턱을 괴고 우수에 젖었다. 그때 나인이 그곳에 이르렀을 때 태자는 차마 눈으로 볼 수 없을 지경이었다.
나인이 보고 나서 들어가 왕에게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아옵소서. 태자가 저를 보는데도 바로 보지 않고 손으로 턱을 괴고 우수에 젖어 있습니다.”
왕이 친히 가서 물었다.
“너는 지금 어찌하여 우수에 젖어 즐겁지 아니한가?”
부왕에게 말하였다.
“저로 하여금 사냥해 죽이라고 하니 어찌 슬프지 않겠습니까?”
왕이 말하였다.
“사냥하는 것을 너는 좋아하지 않는가?”
아뢰었다.
“실제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왕은 말하였다.
“지금 이후 다시는 사냥을 하지 말아라.”
그때 실력자는 곧 이와 같이 생각했다.
‘속세의 무리는 많은 고통에 핍박받고 있고 항상 번뇌에 매여 있다. 출가는 한적하고 죽을 때까지 순일무잡하며 범행을 원만히 한다. 나는 지금 마땅히 올바른 신심으로 집을 나가 집 아닌 곳으로 가서 속세를 떠나리라.’
그때 파파국에는 육사(六師) 외도가 멀지 않은 곳에 머물러 있었다. 이른바 포자나가섭파자(晡刺拏迦攝波子)ㆍ말색갈리구사리자(末塞羯利瞿舍梨子)ㆍ산서이비자지자(珊逝移毘刺知子)ㆍ아시다계사감발라자(阿市多雞舍甘跋羅子)ㆍ각구타가다연나자(脚俱陀迦多演那子)ㆍ니건타신야저자(尼健陀愼若低予) 등으로 일체지(一切智)가 아닌데 일체지라는 자만을 지녀서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귀의하고 우러러보게 했다.
그때 실력자는 곧 그 육사의 거처로 가서 포자나가섭파에게 물었다.
“무엇이 바로 그대가 종지로 삼는 법의 이치이고, 모든 제자에게 무엇을 가르치며, 부지런히 범행을 닦으면 어떠한 과(果)를 얻는가?”
그 대사가 말하였다.
“태자여, 내가 종지로 삼는 것은 이와 같은 견해로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이다. 즉 보시도 없고 받음도 없고 제사하는 바도 없다. 선악의 행도 없고 업의 인연도 없고 이숙과(異熟果)도 없다. 금세도 없고 후세도 없고 부모도 없다. 또 이 세간에는 화생(化生)하는 유정도 없고, 아라한의 정취(正趣), 정행(正行)도 없고, 이 세상, 저 세상도 없다. 현재의 법 중에서 스스로 깨달음을 얻어 바르게 원만함을 증득하여 모두를 분명히 아는 것과, 나의 생은 이미 다했고 범행(梵行)도 이미 확립되었고 지은 바도 이미 갖추었고 다음 생을 받지 않는다고 하는 이러한 일은 모두 없다. 여기에 생명이 있는 것, 그것을 이름하여 생(生)이라 하고, 이 몸이 죽어 이미 5대(大)로 분리되어 곧 생리 현상이 없는 것, 그것을 이름하여 사(死)라 하고, 지(地)는 지로 돌아가고, 수(水)는 수로 돌아가고, 화(火)는 화로 돌아가고, 풍(風)은 풍으로 돌아가고, 모든 근(根)은 공(空)으로 돌아간다. 네 명이 가마를 메어 화장터로 가서 불을 붙이면 유골은 남지만 곧 누군지는 알 수 없다. 어리석은 자나 지혜로운 자도 모두 이와 같고, 주는 것을 시(施)라 하고, 취하는 것을 수(受)라 하여 모두 있다고 말하는 것은 모두 허망한 것이다.”
그때 실력자는 이 말을 듣고 이와 같이 생각했다.
‘이 대사는 바른 도를 배반하고 삿된 도를 행한다. 마치 험한 길이 두려울 만한 것과 같다. 지혜로운 자가 버리는 것으로서 마땅히 이를 닦고 익혀서는 아니 된다.’
게송으로 말하였다.

악한 지혜를 가지고 악법을 설하며
실로 어리석은데 대사라 칭한다.
이 법이 장차 이와 같은데
무엇을 비법이라 이름하랴.

이와 같이 알고 난 뒤에 빈 통을 치는 것과 같이 단지 빈 소리만이 있어 그를 버리고 갔다.
그때 실력자는 또다시 말색갈리구사리자의 거처에 나아가 물었다.
“무엇이 바로 그대가 종지로 삼는 법의 이치이고, 모든 제자에게는 무엇을 가르치고 부지런히 범행을 닦으면 어떤 과보를 얻는가?”
그 대사가 말하였다.
“태자여, 내가 종지로 삼는 것은
이와 같은 견해로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이다. 모든 유정은 원인도 없고 인연도 없이 번뇌가 있고, 모든 유정은 원인도 없고 인연도 없이 번뇌에 핍박받으며, 모든 유정은 원인도 없고 인연도 없이 청정함이 있으며, 모든 유정은 원인도 없고 인연도 없이 청정을 얻는다. 모든 유정은 원인도 없고 인연도 없이 무지(無知)함이 있으며, 모든 유정은 원인도 없고 인연도 없이 무지한 일을 안다. 모든 유정은 힘도 없고, 부지런함도 없으며, 용기도 없고 나아감도 없고, 자(自)도 없고 타(他)도 없다. 모든 유정으로서 생명 있는 것은 위세가 없어 6생 중에서 항상 고락을 받으며, 이것을 지나면 곧 없다.”
그때 실력자는 이 말을 듣고 이렇게 생각했다.
‘이 대사는 바른 도를 배반하고 삿된 도를 행한다. 마치 험한 길이 두려워할 만한 것과 같다. 지혜로운 자가 버리는 바로서 마땅히 이를 닦고 익혀서는 아니 된다.’
게송으로 말하였다.

악한 지혜를 가지고 악법을 설하며
실로 어리석은데 대사라 칭한다.
이 법이 장차 이와 같은데
무엇을 비법이라 이름하랴.

이와 같이 알고 난 뒤에 빈 통을 치는 것과 같이 단지 빈 소리만이 있어 그를 버리고 갔다.
그때 실력자는 또다시 산서이비자지자의 처소에 나아가 물었다.
“무엇이 바로 그대가 종지로 삼는 법의 이치인가. 모든 제자에게 무엇을 가르치는가. 부지런히 범행을 닦으면 무슨 과보를 얻는가?”
그 대사가 말하였다.
“태자여, 내가 종지로 삼는 것은 이와 같은 견해로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이다. 만약 스스로 죽이거나 남을 시켜 죽이거나, 스스로 찌르거나 남을 시켜 찌르거나, 스스로 삶거나 남을 시켜 삶거나, 스스로 도둑질ㆍ사행(邪行)ㆍ망어(妄語)ㆍ음주를 하거나 사람을 시켜 살인 등을 하고, 담장을 뚫고 열쇠를 열고 험한 길을 지키고 모든 칼이나 바퀴로 무리들을 살해하고,
대지 위에 있는 모든 유정들을 베어서 그들의 목숨을 끊고 육신의 산을 만들고, 강가하(弶伽河)의 남쪽에서 그 악업을 짓고 강가하의 북쪽에서 대복회(大福會)를 설치해도 이것으로 인해 죄와 복의 인이 죄와 복의 과보를 초래하는 것은 없고, 또다시 보시ㆍ지계ㆍ소욕(小欲)ㆍ지족(知足)으로 마땅한 과를 얻는 것도 없다.”
그때 실력자는 이것을 듣고 이렇게 생각했다.
‘이 대사는 바른 도를 배반하고 삿된 도를 행한다. 마치 험한 길이 많은 두려워할 만한 것이 있는 것과 같다. 지혜로운 자가 버리는 바로서 마땅히 이를 닦고 익혀서는 아니 된다.’
게송으로 말하였다.

악한 지혜를 가지고 악법을 설하며
실로 어리석은데 대사라 칭한다.
이 법이 장차 이와 같은데
무엇을 비법이라 이름하랴.

이와 같이 알고 난 뒤 빈 통을 치는 것과 같이 단지 빈 소리만 있어 그를 버리고 갔다.
그때 실력자는 또 아시다계사감발라의 처소에 나아가 물었다.
“대사여, 무엇이 바로 그대가 종지로 삼는 법의 이치인가. 모든 제자에게 무엇을 가르치는가. 부지런히 범행을 닦으면 마땅히 무슨 과보를 얻는가?”
그 대사가 대답하였다.
“태자여, 내가 종지로 삼는 바는 이와 같은 견해로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이다. 이 7사신(事身)은 만들 수도 없고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변화할 수도 없고 변화되는 것도 없어 가히 손실됨이 없이 그 몸체는 항상 존재한다. 무엇이 일곱 가지인가 하면, 이른바 지신(地身)ㆍ수신(水身)ㆍ화신(火身)ㆍ풍신(風身)ㆍ고신(苦身)ㆍ낙신(樂身)ㆍ명신(命身)이다. 이것들이 한 곳에 모이는 것은 갈대 묶음과 같다. 운동하거나 전변하여도 서로 해함이 없고, 죄와 복, 고락 또한 서로 관련성이 없다. 설사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목을 자른다 하더라도 그에게는 고통이 없다. 그 몸속의 틈 안은 칼이 지나더라도 그 생명을 손상시키지 않고, 여기에서는 실로
죽이거나 죽음을 당할 수도 없고, 묻는 것과 질문을 받는 것, 생각하는 것과 생각되는 것도 없다. 그 사방에는 1만 4천의 연생산문(緣生産門)이 있고, 또 6만 6천 내지 5, 3, 2, 1의 반업차별(半業差別)이 있고, 또 62행(行), 62중겁(中劫), 2천 지옥, 3천 제근(諸根), 36정기(精氣), 4만 9천 용족(龍族), 4만 9천 묘시조족(妙翅鳥族), 4만 9천 사람의 정수리 뼈를 먹는 외도 종족, 4만 9천의 나체 외도 종족, 4만 9천 명의 사명(邪命) 외도 종족이 있으며, 또 일곱 종류의 상(想), 일곱 종류의 아소라(阿蘇羅), 일곱 종류의 필사차(畢舍遮), 일곱 종류의 하늘, 일곱 종류의 사람이 있고, 또 707개의 연못이 있고, 707개의 꿈이 있고, 707개의 언덕, 707개의 봉우리, 일곱 종류의 승생(勝生), 열 종류의 증장(增長), 8대인지(大人地)가 있다. 이와 같이 8만 4천 대겁을 거치며 있는 어리석은 자나 지혜 있는 자는 모두 고통의 끝까지 다한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조그마한 실타래를 허공에 던지면 도로 땅에 떨어지는 것과 같다. 이와 같이 어리석은 자나 지혜 있는 자가 8만 4천 대겁을 거치며 윤회 왕복하여 고통의 끝까지 다하게 된다. 이 세간에서는 실로 사문, 바라문으로서 이렇게 설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나는 계금(戒禁)을 제정하여 모든 제자들로 하여금 항상 고행을 닦게 하고 굳게 범행을 수행하여 미숙한 업은 성숙하게 하고, 업이 이미 성숙한 뒤에는 갖가지 악을 떠나 고통의 끝에 이르게 하며, 반드시 모든 고통과 쾌락을 끊게 한다. 겁의 증감을 설하는 이러한 일은 전혀 없으나 반드시 생사에는 유전한다.”
이때 실력자는 이 말을 듣고 곧 이렇게 생각했다.
‘이 대사는 바른 도를 배반하고 삿된 도를 행한다. 마치 험한 길에
많은 두려워할 만한 것이 있는 것과 같다. 지혜로운 자가 버리는 바로서 마땅히 이를 닦고 익혀서는 아니 된다.’
게송으로 말하였다.

악한 지혜를 가지고 악법을 설하며
실로 어리석은데 대사라 칭한다.
이 법이 장차 이와 같은데
무엇을 비법이라 이름하랴.

이와 같이 알고 난 뒤 빈 통을 치는 것과 같이 단지 빈 소리만 있어 그를 버리고 갔다.
그때 실력자는 다시 각구타가다연나자의 처소로 나아가 물었다.
“대사여, 무엇이 바로 그대가 종지로 삼는 법의 이치인가. 모든 제자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는가. 부지런히 범행을 닦으면 무슨 과보를 얻는가?”
그 대사가 대답하였다.
“태자여, 내가 종지로 삼는 바는 이와 같은 견해로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이다. 만약 사람이 나의 처소에 이르러 ‘후세란 있습니까?’ 하고 묻는다면, 나는 ‘있다’고 대답한다. ‘없습니까?’라고 물으면, 나는 ‘없다’고 대답한다. 또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합니까?’라고 물으면, 나는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라고 대답한다. 또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닙니까?’라고 물으면, 나는 또한 ‘있는 것도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니다’라고 대답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나에게 ‘옳습니까?’라고 물으면, 나는 ‘옳다’고 대답하고, ‘그릅니까?’라고 말하면, 나는 ‘그르다’고 대답하고, ‘옳기도 하고 그르기도 합니까?’라고 물으면, 나는 ‘옳기도 하고 그르기도 하다’고 대답하고, ‘옳지도 않고 그르지도 않습니까?’라고 물으면, 나는 ‘옳지도 않고 그르지도 않다’고 대답한다. 만약 ‘후세가 같습니까, 다릅니까?’라고 물으면, 또한 그와 같이 대답한다.”
그때 실력자는 이 말을 듣고 곧 이렇게 생각했다.
‘이 대사는 바른 도를 배반하고 삿된 도를 행한다. 마치 험한 길이 많은 두려워할 만한 것이 있는 것과 같다. 지혜로운 자가 버리는 바로서 마땅히 이를 닦고 익혀서는 아니 된다.’
게송으로 말하였다.

악한 지혜를 가지고 악법을 설하며
실로 어리석은데 대사라 칭한다.
이 법이 장차 이와 같은데
무엇을 비법이라 이름하랴.

이와 같이 알고 난 뒤 빈 통을 치는 것과 같이 단지 빈 소리만 있어 그를 버리고 갔다.

그때 실력자는 다시 니건타신야저자의 처소로 나아가 물었다.
“대사여, 무엇이 바로 그대가 종지로 삼는 법의 이치인가. 모든 제자들에게 무엇을 가르치는가. 부지런히 범행을 닦으면 무슨 과보를 얻는가?”
그 대사가 대답하였다.
“태자여, 내가 종지로 삼는 바는 이와 같은 견해로 이와 같이 말하는 것이다. 만약 여러 사람들이 고락의 일을 받는 것을 본다면 모두 선세에 지은 업인(業因)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고행의 힘으로 숙업을 제거할 수 있으니, 새로운 업을 짓지 않으면 생사의 둑이 터져서 무루의 법을 증득하여 모든 업이 다한다. 그러므로 모든 괴로움 또한 다한다.”
그때 실력자는 이 말을 듣고 곧 이렇게 생각했다.
‘이 대사는 바른 도를 배반하고 삿된 도를 행한다. 마치 험한 길이 많은 두려워할 만한 것이 있는 것과 같다. 지혜로운 자가 버리는 바로서 마땅히 이를 닦고 익혀서는 아니 된다.’
게송으로 말하였다.

악한 지혜를 가지고 악법을 설하며
실로 어리석은데 대사라 칭한다.
이 법이 장차 이와 같은데
무엇을 비법이라 이름하랴.

이와 같이 알고 난 뒤 빈 통을 치는 것과 같이 단지 빈 소리만 있어 그를 버리고 갔다.
다시 궁으로 돌아와 높은 누각 위에 올라 손으로 얼굴을 받치며 이와 같이 생각했다.
‘이 세간의 인천ㆍ악마ㆍ범천(梵天)ㆍ사문ㆍ바라문 가운데 자못 어떤 한 사람이 능히 1, 2, 3, 4구의 신비한 모험의 주술과 명약 방법을 가지고 생사 중의 무명(無明)의 감옥에서 많은 공을 들이지 않고도 나로 하여금 출리(出離)시키는 자는 없겠는가?’
여러 부처님은 항상하는 법으로서 세간을 관찰하여 보고 듣지 않는 바가 없으며, 알지 못하는 것이 없고, 항상 대비를 일으켜 모두를 요익케 하는 큰 보호자로서 용감 제일이며 두말을 하는 바가 없으며, 정(定)에 의지해 혜(慧)에 머물고, 3명(明)을 나타내 보이고, 3학(學)을 잘 닦으며,
3업(業)을 잘 조절하여 4폭류(暴流)를 건너며, 4신족(神足)을 편안히 하고 긴 밤 동안 4섭행(攝行)을 닦고 5개(蓋)를 없애며, 5지(支)를 멀리하고 5도(道)를 초월한다. 6근(根)을 구족하고 6도(度)가 원만하며 7재(財)를 널리 보시하고, 7각화(覺花)를 열며, 세간의 8법을 떠나 8정로(正路)를 보이며, 영원히 9결(結)을 끊고, 9정(定)을 밝히고, 10력(力)을 충만하여 이름을 시방에서 날린다. 천(千)의 자재 가운데 가장 뛰어나며 4무외(無畏)를 얻고 큰 음성을 내어 사자후(師子吼)를 한다. 주야 6시로 항상 부처님의 눈으로써 모든 세계를 보아 누가 얻고 누가 잃으며, 누가 무겁고 고통스러운 액난의 일을 만나며, 누가 악도에 이르는가를 안다. 나는 지금 뛰어난 방편으로써 3악도에서 구제하여 벗어나게 하고, 인천취(人天趣)에 있게 하여 열반에 머물게 한다. 욕망의 구렁에 빠진 자를 항상 구제하며 성스런 재물이 없는 자로 하여금 성스런 재물을 얻게 한다. 부처님께서 세간에 나와 누가 마땅히 이득을 얻고, 누가 무명에 의해 닫힌 눈을 큰 지혜의 약으로 밝게 뜨는가. 선근이 없는 자로 하여금 선근을 심게 하고, 선근을 심은 자로 하여금 그것을 성숙하게 하고, 그 성숙한 자로 하여금 해탈을 얻게 한다. 다음에서 말하는 바와 같다.

가령 큰 바다의 조류에
혹 기한을 잃어버릴지라도
부처님은 교화해야 할 자를
제도하여 때를 넘기지 않으신다.

어머니에게 한 아이가 있어
항상 그 몸과 생명을 지키는 것과 같이
부처님도 교화해야 할 자를
불쌍히 생각하는 것 그보다 더하다.

부처님께서 모든 유정을
자비롭게 생각해 버리지 않고
그 고난을 생각해 제도하심이
어미 소가 새끼소를 따르는 것과 같다.

그때 세존께서는 곧 이렇게 생각했다.
‘이 실력자가 일찍이 부처님의 처소에서 각종 선근을 심어 마치 뜨거운 등창이 오직 바늘에 의해 터트려지기를 기다리는 것과 같이 지금이 바로 그때로서 교화할 만하다.’
또 세존께서는, 이 사람이 부처님의 교화를 받을 수 있는 자인지,
제자로서 교화를 받을 수 있는지, 신력(神力)으로 교화를 해야 할지, 위의(威儀)로 교화를 할지를 관하고, 곧 제자로서 위의를 갖추어야 바야흐로 제도할 수 있음을 관하여 아셨다.
그때 마승(馬勝) 필추는 인천(人天) 가운데 위의가 가장 뛰어났다. 세존께서는 곧 마승 필추에게 말하였다.
“너는 가히 때를 알아 파파국의 실력 태자를 보아라.”
그때 마승 필추는 말없이 명을 받았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일찍 옷과 발우를 가지고 왕사성에 들어가 걸식하였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식후 때에 상석(牀席)을 들고 옷과 발우를 가지고 차례로 유행을 하여 파파국에 이르러 수질림(水蛭林)에 머물렀다. 다시 다음날 아침 일찍 옷과 발우를 가지고 파파성에 들어가 차례로 걸식하는데, 다리를 들거나 내리거나 보거나 몸을 굽히거나 펴거나 옷과 발우를 잡고 드는 위의와 나아감이 모두 다 세세하고 빈틈이 없었다. 그때 실력자는 높은 누각 위에서 멀리서 그를 보았는데 걸음걸이가 편안하고 갖추어진 것이 일찍이 보지 못했던 바로 나아가고 머묾에 있어 위의가 손상됨이 없었다. 멀리서 보고 난 뒤에 이렇게 생각했다.
‘이 나라 안의 모든 출가자 가운데 이와 같은 위의를 갖춘 사람을 실로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출가자는 마을에서는 위엄을 갖추지만 난야(蘭若)에서는 곧 그와 같지 않다. 이제 나는 마땅히 사람을 시켜 숲 속의 거처에서도 능히 그와 같은지 살펴보게 하리라.’
이와 같이 생각한 뒤에 심부름꾼으로 하여금 이 필추가 머무는 곳에 따라가게 하였으니, 난야거나 인적이 끊긴 한적한 곳이거나 그곳에서도 이러한 위용[容儀]이 특별히 다른지 어떤지를 살피도록 하였다. 심부름꾼은 명을 받들어 마승의 뒤를 따라가 관찰했다.
그때 마승 필추는 성안에서 음식을 얻은 뒤 수질림으로 돌아와 옷과 발우와 수라(水羅)를 한쪽에 놓고 옷의 먼지를 턴 뒤 거른 물로 손과 발을 씻었다.
그리고 누런 낙엽을 취하여 땅에 깐 뒤 발을 포개고 앉아 식사를 했다. 식사를 한 뒤에 그 낙엽을 거두고 옷과 발우를 놓은 뒤 다시 손과 발을 씻고 결가부좌를 하였다. 비유하면 용이 몸을 틀고 있는 것과 같이 위의 적정하게 몸을 바로 하며 머물렀다.
그때 그 심부름꾼은 그것을 관찰한 뒤에 돌아와 태자에게 말하였다.
“성안에서 본 그 필추의 위의가 훌륭하였는데 숲에 이르러서는 그것보다 백배나 더 훌륭하였습니다.”
그때 실력자는 마부에게 말하였다.
“너는 지금 당장 마차를 준비하라. 숲 속으로 가서 그 필추를 만나야겠다.”
마부가 명령대로 마차를 준비하자 태자는 마차에 올라 숲으로 안내하도록 하였다. 숲에 이르러서는 마차에서 내려 걸어갔다. 곧 마승이 머무는 곳으로 나아가 멀리서 존자 마승이 결가부좌로 선정에 들어간 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했다.
‘나는 지금 그 필추가 훌륭한 선정에 들어 있는 것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그가 선정에서 나온 뒤에 나는 예를 올리리라.’
이렇게 생각한 뒤에 그곳에서 머물렀다.
그때 존자 마승은 포시(晡時)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선정에서 나왔고, 그때 실력자는 서서히 그의 앞으로 나아가 두 발에 머리 숙여 예배한 뒤에 한쪽에 앉아 말하였다.
“대덕이시여, 그대는 대사이십니까, 제자이십니까?”
마승이 대답하였다.
“나는 바로 제자이지 대사가 아닙니다.”
또 물었다.
“스승과 제자의 우열은 어떠합니까?”
마승이 말하였다.
“우열이 매우 있습니다. 태자여, 마땅히 아십시오. 묘고산왕(妙高山王)을 겨자에 견주고, 큰 바다의 물을 소발자국과 동일시하고, 태양을 그 반딧불(螢光)과 같다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때 구수 마승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묘고산을 겨자에 견주고,
큰 바다를 소발자국과 동일시하고
하늘을 연뿌리의 구멍에 비교하고,
태양을 반딧불에 빗대더라도

세간의 물건들과는
비유할 수 없습니다.

제자가 스승을 바라보는 것도
또한 그와 같습니다.

그때 실력자는 이 말을 듣고 곧 이렇게 생각했다.
‘필추가 공덕의 차별을 말한 것과 같다면 어찌 다시 묘각 세존과 뛰어난 법이 있지 않겠는가?’
이렇게 알고 마승에게 물었다.
“대덕이시여, 혹시 제가 지금 이 훌륭하게 설하신 법률 가운데에 출가하여 원구(圓具:구족계)를 받고 필추의 성품을 이루어 대덕이 계신 곳에서 범행을 닦을 수 있겠습니까?”
마승이 대답하였다.
“태자여, 그대의 부모가 허락을 하셨습니까?”
실력자가 말하였다.
“아직 허락을 얻지 않았습니다.”
마승이 대답하였다.
“만약 여래 및 여래의 제자라면 남을 출가시킬 때 부모의 허락이 없이는 마땅히 출가시켜서는 안 됩니다.”
실력자가 말하였다.
“대덕이시여, 제가 방편을 써서 반드시 허락을 얻겠습니다.”
마승이 말하였다.
“아주 좋은 일입니다.”
그때 실력자는 이 말을 듣고 나서 공경한 뒤에 기뻐하며 감사의 말을 한 뒤 떠나갔다.
곧 왕궁으로 돌아와 부모에게 말하였다.
“두 분 부모님은 마땅히 아십시오. 저는 이미 올바른 믿음으로써 지금 출가하기를 원합니다.”
부모가 말하였다.
“너는 지금 아느냐. 우리들의 하나뿐인 아들로서 항상 사랑하는 바이고, 둘러보아도 싫어함이 없다는 것을. 가령 목숨이 다하더라도 오히려 너를 떠나지 않으려 하는데, 하물며 살아서 이별을 하겠는가.”
태자가 말하였다.
“허락해 주시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만약 허락해 주지 않으신다면 저는 오늘부터 음식을 먹지 않겠습니다.”
이 말을 듣고도 허락을 하지 않아 그때 실력자는 하루 동안 단식했다. 이와 같이 2일, 3일 나아가 6일에 이르기까지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다.
그때 그의 부모는 아들이 있는 곳에 나아가 말하였다.
“너는 어려서부터 항상 안락하였고 모든 괴로운 일을 일찍이 경험해 보지 않았다. 범행이란 닦기 어렵고 독신으로 살기도 어렵고, 법도에 맞는 와구를 가지고 난야(蘭若)에서 머물기는 어렵다. 죽을 때까지 맹수와
함께 거처하여야 하고, 죽을 때까지 남에게 걸식을 하여야 하고, 죽을 때가지 모든 욕망과 즐거움을 끊어야 하고, 죽을 때까지 유희도 영원히 끊어야 한다. 태자여, 너는 마땅히 이곳에 머물러 모든 욕망과 즐거움을 누리고 뜻에 따라 보시하여 모든 복업을 짓도록 하라.”
태자가 아무리 이 말을 듣더라도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그때 그의 부모는 모든 친족들로 하여금 실력자에게 권유하도록 하였다. 그때 모든 친족들이 함께 와서 권하는 말도 부모가 하는 말과 모두 같아 실력자는 잠자코 대답하지 않았다.
그때 그의 부모는 실력자의 친구나 아는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권유하게 하였지만, 앞에서 부모가 하는 말과 모두 같아 실력자는 똑같이 잠자코 있었다. 두 번째, 세 번째도 역시 대답이 없었다. 그때 그 아는 사람들은 그가 견고하여 두 번째, 세 번째에도 한마디도 대답이 없는 것을 보고 왕과 왕비에게 나아가 그 정리(情理)를 진술하여 말하였다.
“우리들이 은근히 권유해 보았지만 뜻이 확고해 움직이지 않습니다. 그 태도를 보건대 물러설 기색은 조금도 없고, 오히려 태자를 손상시킬 듯합니다. 원컨대 출가를 허락해 세속을 떠나게 하여 밝은 지혜가 함께 칭송이 나도록 하시옵소서. 만약 집을 떠나도록 하여 그의 목숨을 보전시키면 나중에 기쁨과 즐거움이 없으면 본궁으로 돌아올 것이지만, 만약 생연(生緣)을 떠난다면 다시 어디로 가겠습니까?”
부모가 말하였다.
“반드시 그와 같다면 마땅히 출가를 허락해 그의 원(願)을 들어 주어야 할 것이다.”
친구들은 뜻을 받들어 태자에게 말하였다.
“부모가 자비를 내리어 도에 들 것을 허락하셨네.”
실력자는 그것을 듣고 나서 더욱 기뻐하며 조금씩 음식을 늘려 점점 건강을 되찾아 부모를 사직하고 그 숲 속으로 나아가 마승 필추에게 예(禮)로 알현한 뒤에 한쪽에 앉아 말하였다.
“대덕이시여, 저의 존친(尊親)께서 이미 허락하셨습니다. 원컨대 자비로써 출가법을 주시고 나아가 원구를 받고 가르침에 위의를 가지고
대덕이 계신 곳에서 훌륭하게 범행을 닦고자 합니다.”
그때 구수 마승이 말하였다.
“그와 같다면 곧 출가와 더불어 원구를 받아라.”
그리고 그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지금 아는가. 필추가 하는 일에는 두 종류가 있다. 즉 독송(讀誦)과 선정을 수행하는 것이다. 그대는 독송을 하겠는가, 선정을 수행하겠는가?”
곧 스승에게 말하였다.
“오바타야여, 두 종류를 모두 하겠습니다.”
곧 낮에는 전심으로 독송을 하고, 고요한 밤에는 마음을 묶어 선정의 생각[禪思]을 하였다. 이와 같이 한 지 오래지 않아 삼장(三藏)에 잘 통하였고, 부지런히 힘써 조금도 빈틈이 없이 번뇌를 끊어 아라한과(阿羅漢果)를 얻었다.
그때 마승 필추의 제자 문인(門人)들이 그 의요(意樂)에 따라 배우는 바에 차별은 있었지만 모두 가르침을 받게 하였고, 다른 마을ㆍ성읍ㆍ취락으로 나아가 안거를 하였다. 8월 15일에 이르러 전안거가 끝나 옷을 만들고 나서 옷과 발우를 갖추고 파파성의 수질림에 머물렀다. 옷과 발우를 안치하고 손과 발을 씻은 뒤 스승의 자리에 나아가 두 발에 예배하고 난 뒤 한쪽에 앉았다.
그때 그 여러 사람들은 각기 깨달은 바를 갖추어 그 스승에게 묻고, 또 다른 삼장의 요의(要義)를 묻고, 그리고 스승에게 말하였다.
“우리들은 이미 오바타야를 뵈었고, 친히 자문하여 의심을 해결해 줌을 얻었습니다. 우리들은 가서 세존을 뵙고자 합니다.”
대답하였다.
“구수여, 그대들의 뜻에 따라 가라.”
그때 실력자는 마승 필추에게 말하였다.
“오바타야여, 저는 이미 여래의 법신(法身)을 보았습니다만 아직 색신(色身)은 보지 못했습니다. 저도 지금 가서 부처님의 색신을 보고자 합니다.”
대답하였다.
“뜻대로 하라. 너는 지금 마땅히 알아야 한다. 여래ㆍ응공[應]ㆍ정등각(正等覺)은 바로 크고 진기한 보배로서 세간에 출현하셨고, 실로 만나기 어려운 것이 오담바라꽃[烏曇跋羅花:우담발화]이 한 번 나타나는 것과 같다.”
그때 실력자는 허락을 받고 떠나갔다. 다음 날에 이르러
아침 일찍 옷과 발우를 갖추어 파파성에 들어가 차례로 걸식한 뒤에 본처로 돌아와 식사를 마치고 옷과 발우를 갖추어 왕사성으로 가서 이전과 같은 위의로 손과 발을 씻은 뒤에 부처님의 처소로 나아갔다.
그때 세존께서는 한량없는 백천 필추들 속에서 설법을 하고 계셨다. 세존께서는 멀리서 실력자가 오는 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지금 때맞춰 잘 왔다. 네 뜻대로 편히 앉아라.”
그때 실력자는 부처님의 발에 예를 올린 뒤에 한쪽에 앉았다. 그때 왕사성의 모든 필추들은 같은 부류별로 승려의 와구(臥具)를 나누어 가지지 않았으니, 이를테면 경사(經師)와 율사(律師), 경사와 논사(論師), 경사와 법사(法師), 경사와 선사(禪師), 율사와 논사, 율사와 법사, 율사와 선사, 율사와 경사, 논사와 법사, 논사와 선사, 논사와 경사, 논사와 율사, 법사와 선사, 법사와 경사, 법사와 율사, 법사와 논사, 선사와 경사, 선사와 율사, 선사와 논사, 선사와 법사가 함께했는데, 즉 경사ㆍ율사ㆍ논사ㆍ법사ㆍ선사가 같은 부류별로 한 곳에 모여 있게 하지 않았다. 이와 같이 같은 부류에 의거해서 방사(房舍)와 와구를 나누어 갖지 않았기 때문에 때때로 모든 필추들은 함께 서로 보호하느라 업을 받는 것을 잃어버리고, 각기 선한 품성을 증장시킬 수가 없었다. 그것은 마치 연꽃이 물이 없어 날마다 시들어가는 것과 같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곧 이러한 생각을 하셨다.
‘이 실력자는 전에 부처님의 처소에서 숙세에 바른 원을 가지고 이렇게 생각했다. 즉 나는 마땅히 어떻게 해야 승가를 위해 와구를 나누는 자가 될 수 있을까라고.’
그때 세존께서는 모든 필추들에게 말하였다.
“그대들 모든 필추들이여,
마땅히 실력자를, 승가에게 스님들의 와구를 나누는 사람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만약 또 달리 이와 같은 부류로서 5법을 갖춘 자가 있다면, 마땅히 그를 와구를 나누는 사람으로 뽑아야 할 것이다. 만약 5법이 없다면 곧 마땅히 뽑아서는 아니 되고, 설사 뽑히더라도 마땅히 하지 말아야 한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하면, 갈애가 있는 것과, 성냄이 있는 것과, 어리석음이 있는 것과, 두려움이 있는 것과, 나눌 것과 나누지 않아야 할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만약 5법을 갖춘다면 마땅히 뽑아야 하고, 뽑히고 나서는 하지 않아서는 안 된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하면, 갈애가 없는 것과, 성냄이 없는 것과, 어리석음이 없는 것과, 두려움이 없는 것과, 나눌 것과 나누지 않아야 할 것을 아는 것이다. 이와 같으면 마땅히 뽑아야 한다. 항상 건치(揵稚)를 울린 뒤 좌구를 펴서 앞에서 말한 대로 알리고 나서 다음으로 모든 승을 모이게 하여 대중들에게 마땅히 물어 권유하기를 ‘그대 아무개는 승가를 위해 와구를 나누는 사람이 될 수 있는가?’라고 하여, 그가 ‘할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하면, 이 필추가 백갈마를 행할 것이다.자세한 것은 백일갈마와 같다.
그때 실력자는 여러 대중들에 의해 와구를 나누는 사람이 된 뒤에 여러 승려들이 소유한 방과 와구를 모두 같은 부류별로 나누어 안치하여 경사는 경사와 함께 쓰고, 율사는 율사와 함께 쓰고, 논사는 논사와 함께 쓰고, 법사는 법사와 함께 쓰고, 선사는 선사와 함께 쓰게 하였다. 그의 뜻에 따라 함께 머무는데 다른 말이 없었으며, 선품을 닦으니, 나날이 증장하여 연못에 물이 충만하여 연꽃이 나날이 활짝 피는 것과 같았다.
그때 여러 필추들이 반 경(更)이 되어 이르렀는데, 그때 실력자는 신통력으로 한 손가락으로부터 빛을 발하여 와구를 나누었다. 또 다른 여러 필추들이, 실력자가 뛰어난 상인법(上人法)의 보기 드문 신통력을 가지고 있으므로 일부러 보기 위해 1경(更)에 이르러야 와서 투숙했는데, 그때 실력자는 두 손가락으로 빛을 발하여 와구를 분배해 주었다.
1경 반에 이르러서는 세 손가락으로 빛을 발하고, 2경에 이르러서는 네 손가락으로 빛을 발하고, 반야(半夜)에 이른 사람에게는 다섯 손가락으로 빛을 발해 와구를 나누어 주었다.
그때 모든 필추들은 이미 뛰어난 신통의 일을 보고 각각 이렇게 생각했다.
‘우리들은 마땅히 위덕(威德)을 갖춘 대성문으로 하여금 와구를 분배하게끔 해서는 안 되고, 더욱이 옆구리를 상(床)에 붙이고 마음대로 자서는 안 된다.’
그들은 각각 초야, 후야에 모두 수면을 줄이고 단정히 생각하며 머물렀는데, 부지런한 까닭에 깨닫지 못했던 자는 모두 깨달았고, 이미 깨달은 자는 물러나지 않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모든 필추들에게 말하였다.
“모든 필추들이여, 나의 제자 가운데 승려의 와구를 나누는 데에는 이 실력자가 가장 제일이다.”
세존의 거룩한 가르침이 이미 널리 퍼지자, 때에 바라문, 거사들이 필추 대중을 위하여 모든 음식을 준비했다. 그때 육중 필추는 맛있고 훌륭하고 묘한 음식이 있다는 것을 알고 곧 그들에게 가서 그 차린 음식을 먹었다. 그때 여러 신심 있는 바라문 등은 이와 같이 말하였다.
“성자시여, 대덕 기숙(耆宿)들은 어찌하여 오시지 않습니까?”
육중 필추가 말하였다.
“이와 같이 누추한 음식에 그들이 어찌 와서 먹겠는가?”
시주자가 말하였다.
“세존께서는 우리에게 ‘봉양 가운데 가장 제일이다’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모든 나이 많은 필추들이 어찌 드시지 않겠습니까? 성자여, 그대는 훌륭하게 설하신 법률 가운데에 세속을 버리고 출가하였는데도 조심스럽지 않은 말을 하고 부끄럼 없는 말을 입에 담습니다. 빨리 나가 다시는 오지 마십시오.”
그때 모든 필추들은 이 사실을 곧 가서 부처님께 아뢰었고,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마땅히 실력자를 보내어 먹을 것을 나누는 사람으로 삼아야 한다. 만약 또 그와 같은 부류가 있다면 마땅히 보내어 먹을 것을 나누는 사람으로 삼아야 한다. 5법을 갖추지 못한 자는 마땅히 시켜서는 아니 되고, 만약 시킨다면 마땅히 하지 않아야 한다. 무엇이 다섯 가지인가 하면, 갈애가 있는 것과, 성냄이 있는 것과, 어리석음이 있는 것과, 두려움이 있는 것과,
나눌 것과 나누지 않을 것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와 반대이면 마땅히 시켜도 되며, 앞의 작법에 준하여 이와 같이 마땅히 시켜서 한 필추로 하여금 백갈마를 하도록 해야 한다.자세한 것은 백일갈마에서와 같다.
그때 실력자는 여러 대중들에 의해 먹을 것을 나누는 사람이 된 뒤에 승가를 위해 음식을 상ㆍ중ㆍ하의 세 종류로 나누었다. 손님 필추가 있을 때에는, 첫날은 좋은 음식을 주고, 둘째 날에는 중간 음식을 주고, 셋째 날에는 나쁜 음식을 주고, 넷째 날에 이르러서는 걸식을 하도록 하였다.
그때 실력자는 모든 필추들이 손님, 혹은 주인으로서 방사 또는 와구, 음식 등을 나누어 줄 때 현재 머무르는 자에 따라 늙은 사람으로부터 어린 사람에 이르기까지 차례로 주고 빠짐이 없게 하였다.
그때 실력자와 선우(善友), 대지(大地)라고 하는 두 필추는 태어날 때마다 또한 항상 원수 사이였는데, 그 두 필추가 남국으로부터 왕사성에 이르렀다. 두 필추는 다른 필추에게 물었다.
“누가 바로 승가의 음식을 차례대로 배분하는 일을 전담하는 필추인가?”
다른 사람이 말하였다.
“바로 구수 실력자입니다.”
그때 그 두 사람은 실력자의 자리에 나아가 그에게 말하였다.
“우리 두 사람한테 차례에 따라 음식을 주십시오.”
그때 실력자는 처음 온 날 곧 두 사람에게 최상의 묘한 음식 차례를 주었다. 그때 시주자가 말하였다.
“내일 누가 저희 집에서 식사를 하십니까?”
대답하였다.
“이 선우와 이 대지이다.”
그 시주자는 듣고 이렇게 생각했다.
‘그 두 필추는 바로 악행이라고 들었다. 만약 음식을 먹으러 온다면 마땅히 적당히 준비하리라.’
둘째 날에 이르러 중식 차례를 주었는데, 시주자가 일이 있어서 또 좋은 음식이 없었다. 셋째 날에 이르러서는 누추한 음식 차례를 주었다.
그때 두 사람은 이와 같이 말하였다.
“우리들은 지금 매우 괴롭다. 어찌 실력자는 3일 동안 일부러
우리에게 거칠고 나쁜 음식만을 주어 우리를 괴롭히고 고통을 받게 하는가. 우리는 마땅히 그에게 이익이 없는 일을 하리라.”
그 두 사람에게는 누이인 필추니가 있었는데, 이름은 우녀(牛女)로서 왕원사(王園寺)에 머물고 있었다.
그때 우녀가 두 오빠가 있는 곳에 이르러 각각 그의 발에 예배한 뒤 한쪽에 앉았다. 그때 그 두 사람은 비록 누이가 오는 것을 보았어도 서로 쳐다보지 않고 서로 말도 하지 않았다. 그때 우녀가 두 오빠에게 물었다.
“어찌하여 두 성인은 내가 여기에 이르는 것을 보아도 서로 쳐다보지도 않고 서로 말도 하지 않습니까?”
그 둘이 대답하였다.
“누이여, 실력자는 우리들에게 3일 아침에 이르도록 매우 거칠고 나쁜 음식 차례를 주어 우리에게 먹으라 하는데, 너는 지금 어찌 우리를 도와주지 않고 스스로 편안히 머물러 있느냐?”
우녀가 말하였다.
“성자여, 내가 지금 무엇을 했으면 좋겠습니까?”
대답하였다.
“누이여, 네가 지금 마땅히 세존께서 계신 곳에 나아가 말하기를 ‘대덕이시여, 그 성자 실력자는 법도에 맞지 않게 부정행을 행해 바라시가를 범했습니다’라고 하면, 우리도 또한 마땅히 나아가 말하기를 ‘누이가 말한 바와 같이 그것은 사실이고, 우리들은 전부터 알고 있었습니다’라고 하겠다.”
우녀가 말하였다.
“내가 지금 그 실력자가 바로 청정 필추이고 일찍이 과실이 없다는 것을 아는데, 어찌 갑자기 근거도 없이 타승법(他勝法)으로 훼방하겠습니까?”
그 둘은 말하였다.
“……네가 만약 우리들을 위해 이와 같이 말하지 않는다면 우리들은 평생 너를 봐도 함께 말도 하지 않겠다.”
그때 우녀는 이 말을 듣고 잠시 고개를 숙였다 올린 뒤 두 오빠에게 말하였다.
“내가 마땅히 하겠습니다.”
오빠는 말하였다.
“누이여, 너는 잠시 여기에 머물러라. 우리들이 먼저 세존께서 계신 곳에 이른 뒤에 너는 뒤에 오도록 하라.”
그때 두 필추는 세존의 처소에 이르러 부처님의 발에 예배한 뒤에 한쪽에 앉았다. 그때 그
우녀도 오빠가 이른 것을 짐작하고 곧 부처님의 처소에 나아가 예배한 뒤 한쪽에 서서 세존께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그 성자 실력자는 법도에 맞지 않게 저와 함께 부정행을 저질러 바라시가를 범했습니다.”
그때 선우, 대지 필추가 곧 부처님께 말하였다.
“실로 그렇습니다, 박가범이시여. 실로 그렇습니다, 소게다(蘇揭多:善逝)이시여. 누이가 말한 것을 우리도 미리 알고 있었습니다.”
그때 실력자 또한 이 대중 속에 머물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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