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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2117 불교(근본설일체유부백일갈마 5권 / 根本說一切有部百一羯磨)

by Kay/케이 2023.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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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근본설일체유부백일갈마(根本說一切有部百一羯磨) 5

 

 

근본설일체유부백일갈마 제5권


당나라 의정 한역
이창섭 번역


23) 5년 동안 이양은 함께하면서1) 계율은 따로 설하는 경우의 백이갈마
구수 우바리가 부처님께 청하여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아무개 마을에 한 부자가 어떤 곳에 스님들이 머물 절을 지어서는 모든 것을 구족하여 이를 사방승가(四方僧伽)에게 희사했습니다. 이때 이 부자는 임금에게 잡혀 구금이 되었는데, 필추들이 이 소식을 듣고 절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가버려서 절에 있던 삼보(三寶)의 물건과 모든 생활 용구를 도적들이 훔쳐가고 말았습니다.
그 후 이 부자가 옥에서 풀려나서 절이 도적들에게 피해 입은 것을 알고 성자(聖者:스님)에게 아뢰기를, ‘무슨 연고로 절을 버리고 다른 곳으로 갔습니까?’라고 하니, 필추가 대답하기를, ‘내가 들으니 장자(長者)께서 관청에 구금되었다고 하기에 당황스럽고 무서운 생각이 생겨 잠시 다른 지방에 갔었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이에 장자가 말하기를, ‘나에게는 종친(宗親)들이 있어서 그들이 능히 절에 필요한 물건을 공급할 수 있는데, 어찌 일을 급하고 갑작스럽게 처리하였습니까?’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이에 모든 필추들이 어찌할 바를 몰라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종친들에게 물어보고 능히 필요한 물건을 공급할 수 있다고 한다면 좋지만, 만약 공급할 수 없다고 할 때에는 모든 필추는 백이갈마를 하고 마땅히 함께 가까운 절을 따라 5년 동안 이양을 동일하게 하되, 장정(長淨)은 따로 하여야 한다.
이때에는 먼저 그 상대방 절에 알려서 알게 한 다음, 자리를 깔고 앞에서 말한 방편을 지어 마침내 한 필추를 시켜 백이갈마를 하게 한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이 절을 지은 시주 아무개가 지금 임금에게 잡혀 구금되어 있습니다. 만약 승가가 때에 이르렀음을 인정하시면 승가는 허락하십시오. 승가는 지금 이 절과 아무개 절이 함께 5년 동안 이양은 동일하게 하되, 장정은 따로 하기로 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아룁니다.’
다음에는 갈마를 한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지금 이 절을 지은 시주 아무개가 임금에게 잡혀 구금되어 있습니다. 승가는 지금 이 절과 아무개 절이 함께 5년 동안 이양을 동일하게 하되, 장정은 따로 하기로 하겠습니다. 모든 구수들께서 만약 이 절이 그 절과 함께 5년 동안 이양을 동일하게 하되, 장정은 따로 하기로 한 일을 인정하시면 말없이 계시고, 허락하시지 않으시면 말씀하십시오.
승가가 이미 인정하였으니, 이 절과 그 절이 5년 이양을 동일하게 하되, 장정은 따로 하기로 한 일을 마칩니다.
승가가 이미 인정하고 허락하시어 말없이 계신 까닭이니, 나는 지금부터 이와 같이 간직하겠습니다.’”만약 다른 일이 있을 경우에는 일에 따라 예법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24) 모든 속가[俗舍]에 알리는 백이갈마
구수 우바리가 부처님께 청하여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만약 필추ㆍ필추니가 여러 속가(俗家)에서 법이 아닌 일을 하여 모든 속가의 친구에게 공경과 믿음을 얻지 못하고, 비난과 혐오감이 널리 일어나게 하였을 경우, 어떻게 하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모든 필추는 마땅히 다섯 가지의 공덕을 갖춘 필추를 뽑아 모든 속가에 가서 그 두 사람이 한 일이 법에 맞지 않는 것[非法]이라고 설명해 주어야 한다.
그 필추를 뽑을 때 마땅히 다음과 같이 하여야 한다.
자리를 깔고 앞에서 말한 방편을 지은 다음 반드시 먼저 그 스님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그대 아무개 스님은 능히 모든 속가에 찾아가서 광액 필추(廣額苾蒭:뻔뻔스러운 필추)와 송간 필추니(松幹苾蒭尼:고개를 숙일 줄 모르는 염치없는 필추니)가 행한 일은 비법(非法)이라고 설명할 수 있겠는가?’
이에 ‘할 수 있다’라고 대답하면, 한 필추를 시켜 백갈마(白羯磨)를 하게 하는데, 다음과 같이 하여야 한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이 아무개 필추는 능히 속가를 찾아가서 광액 필추와 송간 필추니의 소행이 비법임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만약 승가가 때에 이르렀음을 인정하시면 승가는 허락하십시오.
승가는 지금 이 아무개 필추를 속가로 찾아가서 광액 필추와
송간 필추니의 소행이 비법임을 설명하는 사람으로 뽑으려 합니다. 이와 같이 아룁니다.’
다음에 갈마를 한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이 아무개 필추는 능히 속가를 찾아가서 광액 필추니와 송간 필추니의 소행이 비법임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승가는 지금 이 아무개 필추를 속가로 보내 광액 필추와 송간 필추니의 소행이 비법임을 설명하는 사람으로 뽑겠습니다.
만약 여러 구수들께서 이 아무개 필추를 속가로 보내 광액 필추와 송간 필추니의 소행이 비법임을 설명하는 사람으로 뽑는 것을 인정하시면 말없이 계시고, 만약 허락하지 않으시면 말씀하십시오.
승가가 이미 인정하였으니, 아무개 필추를 속가로 보내 광액 필추와 송간 필추니의 소행이 비법임을 설명하는 사람으로 뽑는 것을 마칩니다.
승가가 이미 인정하고 허락하시어 말없이 가만히 계신 까닭이니, 나는 지금부터 이와 같이 간직하겠습니다.’”
이때 모든 필추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고 나서 백이갈마를 하고 한 필추를 파견하여 여러 속가로 가서 그 두 사람의 소행이 법답지 않음을 설명하였다.
이때 광액 필추가 이 일을 듣고 나서 여러 필추가 있는 곳을 찾아와서 다음과 같이 그 필추가 한 일에 대해서 말하였다.
“당신이 속가에서 나의 과실을 말하였는가?”
이에 그는 곧 대답하였다.
“나는 대중들의 법령을 얻어 속가에 가서 그대의 과실을 설명하였다.”
이에 광액 필추가 답하였다.
“나는 너에게 이익이 되지 아니하는 일을 할 수 있다. 곧 너의 배를 째고 너의 창자를 꺼내서 서다림원(遊多林園)에 두르고 너의 머리를 잘라서 절의 【문】위에 매달아 놓겠다.”
이때 모든 필추들은 이 말을 듣고 나서 곧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다른 사람은 속일 수 있어도 대중을 속일 수는 없다. 마땅히 단백갈마를 하고 모든 대중이 다 속가로 가서 그의 과실을 설명하여야 한다.

이때에는 자리를 깔고 앞에서 말한 방편을 지은 다음에 한 필추를 시켜서 단백갈마 의식을 집행하게 한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저 광액 필추와 송간 필추니는 모든 속가에서 여러 가지 비법한 행동을 하여 모든 속가의 벗들[俗侶]로 하여금 공경과 믿음이 생겨나지 아니하게 하였습니다. 지금 능히 속가를 찾아가서 그들의 과실을 설명할 수 있는 특별한 사람이 없습니다. 승가에서는 지금 모두 함께 속가로 가서 그 두 사람의 소행이 비법임을 설명하기로 하겠습니다. 그때에는 마땅히 다음과 같이 말해야 할 것입니다.
≺여러분, 여러분은 아셔야 합니다. 저 광액 필추와 송간 필추니는 성인의 가르침을 훼손시키고, 자기의 몸도 손괴(損壞)시켜 마치 불에 탄 씨앗이 다시는 싹이 돋아나지 아니하는 것과 같이 바른 법과 계율 가운데서 불어나고 자라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이신 부처님과 아약교진여(阿若憍陳如)2) 등과 여러 대필추들이 지닌 행적이 어떤가를 보셔야 합니다.≻
만약 승가가 때에 이르렀음을 인정하시면 승가는 허락하십시오.
승가는 지금 모두 함께 속가를 찾아가서 광액 필추와 송간 필추니의 소행이 비법임을 설명하기로 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아룁니다.’
백갈마를 하고 나서는 간 곳마다 곧 이 일을 설명하여야 한다.”
구수 우바리가 부처님께 청하여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모든 필추 대중들이 그 두 사람 때문에 단백갈마법을 하고 나서 또 모든 속가에 알린 다음에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를 모릅니다.”
이러한 사연[緣]으로써 부처님께 아뢰니,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모든 속가의 벗들로 하여금 그 두 사람에게 의식(衣食)과 탕약(湯藥) 등을 공급하게 해서는 안 되며, 일체의 필요한 모든 것을 주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라.”

25) 승가를 파괴하는 일에 대하여 충고하는 백사갈마
구수 우바리가 부처님께 청하여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제바달다(提婆達多)는 명예와 이익 때문에 가섭파(迦葉波)가 있는 곳을 찾아가
‘대덕이시여, 나를 위하여 신통력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라고 하니, 당시 가섭 존자는 그의 마음을 비추어 보지 아니하고 신통력에 대해 말해 주었습니다.
이때 제바달다는 그 법을 듣고 나서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채찍질하며 닦고 익히다가 날이 샐 무렵에 세속의 도에 근거한 초정려(初靜慮)를 증득하고 문득 신통력이 있게 되었습니다. 신통력을 얻게 되자 곧 악한 생각이 일어나 네 사람의 도반(道伴)들에게 말하기를, ‘너희들 네 사람은 나와 함께 저 수도승인 교답마(喬答摩)의 화합된 승가를 파괴하고 아울러 법륜을 파괴하여야 한다. 내가 죽은 후에는 거룩한 명칭을 얻어 시방 세계에 유포될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을 하고 나서 곧 네 사람의 도반들과 함께 화합된 승가와 아울러 법륜을 파괴하고자 하였습니다. 모든 필추 대중들이 이 일을 알고 나서 곧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시기를 ‘너희들 모든 필추들은 그를 위해 따로 충고를 하여라’ 하셨습니다. 그러나 따로 충고를 할 때에도 굳게 고집하면서 ‘이것만이 진실이요, 다른 것은 허망한 말이다’라고 하면서 버리지 않았습니다.”
이때에 여러 필추들이 이 사연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모든 필추는 백사갈마를 하여 그 제바달다에게 충고하여라. 만약 그래도 다시 이런 부류의 일이 있거든 마땅히 다음과 같이 충고해야 한다. 즉, 자리를 깔고 앞에서 말한 방편을 지은 다음에 한 필추를 시켜서 백사갈마를 하되 다음과 같이 하여야 한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이 천수(天授:제바달다)는 화합된 승가를 파괴하고 투쟁하는 일과 법답지 않은 일을 만들고 거기에 머물고 있습니다. 모든 필추들은 그를 위해 따로 충고를 하였으나 충고하였을 때에도 그는 굳게 고집하고 버리지 아니하면서 말하기를, ≺이것만이 진실이고 다른 것은 모두 허망한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승가는 지금 백사갈마로써 저 제바달다에게 충고하려 합니다.
≺너 제바달다는 승가를 파괴하여 투쟁하는 일과 법답지 않은 일을 만들지 말아라. 기뻐하면서 다툼 없이 한마음 같은 말로 물과 우유가 화합하듯이 하여 큰 스승님의 교법(敎法)을 밝게 드러내고, 안락하게 머물러야 한다.≻

만약 승가가 때에 이르렀음을 인정하시면 승가는 허락하십시오.
승가는 지금 백사갈마를 하여 저 제바달다에게 충고하려 합니다. 이와 같이 아룁니다.’
다음은 갈마한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이 제바달다는 화합된 승가를 파괴하고 투쟁하는 일과 법답지 않은 일을 만들고 거기에 머물고 있습니다. 모든 필추들은 그를 위하여 따로 충고를 하였으나, 충고할 때에도 그는 굳게 자기 생각을 고집하여 버리지 아니하고 말하기를, ≺이것만이 진실이고 다른 것은 모두 허망한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승가는 지금 백사갈마로써 저 제바달다에게 충고하려 합니다.
≺너 제바달다[天授]는 화합된 승사를 파괴하여 투쟁하는 일과 법답지 않은 일을 만들지 말아라. 너 제바달다는 마땅히 승가와 화합하며 기뻐하면서 다툼 없이 한마음 같은 말로, 마치 물과 우유가 화합하듯이 하여 큰 스승님의 교법을 밝게 드러내고 안락하게 이곳에 머물러야 한다.≻
만약 모든 구수들께서 이 제바달다에게 백사갈마를 하여 승가를 파괴하는 일에 대하여 충고하는 것을 인정하시면 말없이 계시고, 만약 허락하지 않으시면 말씀하십시오.’
이것이 첫 번째 갈마이다. 두 번째, 세 번째에도 이와 같이 말한다.
‘승가는 지금 백사갈마로써 저 제바달다가 승가를 과괴하는 일에 대하여 충고하려 하는 일을 마칩니다.
승가가 이미 인정하고 허락하시어 말없이 계신 까닭이니, 나는 지금부터 이와 같이 간직하겠습니다.’”

26) 승가를 파괴하는 일을 도운 사람에게 충고하는 백사갈마
이때 필추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고 갈마를 하여 제바달다에게 충고하였으나, 제바달다는 갈마를 받고 나서도 자기 생각을 굳게 고집하고 버리지 않았다.
또한 그에게는 그를 돕는 네 사람의 도반(道伴)이 있었으니, 첫 번째는 고가리가(孤迦里迦)이며, 두 번째는 건다달표(褰茶達驃)이며, 세 번째는 갈탁모락가저쇄(羯吒謨洛迦底灑)이며, 네 번째는 삼몰달라달다(三沒達羅達多)였다. 그 모두가 제바달다를 따르고 순종하여 승가를 파괴하는 일을 하였다.
이에 모든 필추들이 곧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모든 필추들은 마땅히 따로 그 네 사람에게 충고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들은 충고를 들었을 때
이와 같이 말하였다.
“여러 대덕이시여, 저 제바달다에 대해서 함께 좋다, 나쁘다 하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저 제바달다는 법과 계율에 순응하는 말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충고를 들었을 때에도 굳게 자기 생각을 고집하여 버리지 않자, 이에 모든 필추들이 이 사연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모든 필추들은 백사갈마를 하여 그 네 사람에게 충고하되, 다음과 같이 충고하여라.
즉, 자리를 깔고 앞에서 말한 방편을 지은 다음 한 필추를 시켜 백갈마(白羯磨)를 하되 다음과 같이 하여야 한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여기 있는 고가리가와 건다달표와 갈탁모락가저쇄와 삼몰달라달다 등은 제바달다가 화합된 승가를 파괴하고 투쟁하는 일과 법답지 않은 일을 만들어 머물고 있는 줄 알면서도, 이 네 사람은 제바달다를 따라다니며 그에게 순종하여 승가의 일을 파괴하고 있습니다. 이에 여러 필추들이 따로 충고를 하였으나 따로 충고를 하였을 때, 고가리가 등 네 사람은 ≺여러 대덕이시여, 저 제바달다에 대해 좋다, 나쁘다 하지 마십시오. 왜냐하면 저 제바달다는 법과 계율에 순응하여 법과 계율에 근거를 두고 말하는 사람이며, 알고 말하는 것이지 모르면서 말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가 사랑하고 즐기는 것을 우리도 사랑하고 즐깁니다≻라고 말하였습니다.
또 이 고가리가 등 네 사람은 굳게 자기 생각을 고집하여 버리지 아니하고 말하기를, ≺이것만이 진실이고 다른 것은 모두 허망한 것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승가는 지금 백사갈마로써 이 고가리가 등 네 사람이 제바달다가 승가를 파괴하는 일을 도우는 것에 대하여 충고하려 합니다.
≺그대 고가리가 등 네 사람은 제바달다가 승가를 파괴하고 투쟁하는 일과 법답지 않은 일을 만들어 머물고 있는 것을 돕지 말아라. 그대 고가리가 등 네 사람은 마땅히 승가와 더불어 화합하고 기뻐하면서 다툼 없이 한마음 같은 말로 마치 물과 우유가 화합하듯이 하여 큰 스승님의 교법을 밝게 드러내고 안락하게 이곳에 머물러야 한다.≻

만약 승가가 때에 이르렀음을 인정하시면 허락하십시오.
승가는 지금 백사갈마로써 이 고가리가 등 네 사람이 저 제바달다의 승가를 파괴하는 일을 도우는 일에 대해서 충고하려 합니다. 이와 같이 아룁니다.’
이렇게 말해야 한다. 다음의 갈마는 아뢴 것에 준해서 하면 된다.”

27) 학가법(學家法)을 지을 때의 단백갈마
구수 우바리가 부처님께 청하여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저 사자 장자(師子長者)는 예전에 외도(外道)를 섬기다가 부처님 계신 곳으로 찾아가서 법문을 듣고 받아들인 인연으로 그 자리에서 모든 번뇌와 미혹을 끊고 예류과(預流果)를 증득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삼보가 계신 곳에서 마음이 즐겁고 순수하고 착해져서 깊이 신심을 일으켜 그가 갖고 있던 재산을 항상 즐겁게 사람들에게 베풀었습니다. 이로써 그는 가난하고 궁핍한 지경에 이르렀기에 속가의 친구들이 모든 필추들을 비난하고 싫어하고 있으니,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모든 필추들은 마땅히 사자 장자를 위하여 학가갈마(學家羯磨)를 시행하여 모든 필추들이 그의 집을 찾아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자리를 깔고 앞에서 말한 방편을 지은 다음 한 필추를 시켜 마땅히 단백(單白)갈마를 하여야 한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저 사자 장자는 신심이 간곡하고 뚜렷하여 마음이 즐겁고 순수하고 착합니다. 삼보가 있는 곳에 현재 소유하고 있던 재산을 모두 베풀어 보시하였고, 그에게 요구하는 사람이 있으면 역시 인색하게 아끼는 일이 없어서 이로 말미암아 의식(衣食)이 모두 바닥났습니다. 만약 승가가 때에 이르렀음을 인정하시면 승가는 허락하십시오.
승가는 지금 사자 장자에게 학가갈마를 지어 주겠습니다. 이와 같이 아룁니다.’
일단 법을 짓고 나서 그 집을 찾아가는 사람은 월법죄(越法罪)를 얻게 된다.”

28) 학가법을 버리게 해줄 때의 단백갈마
당시 모든 필추들은 그 장자(長者)를 위하여 학가법을 짓고 나서는 곧 그의 집을 찾아가 여러 가지 음식을 받아먹지 아니하였고, 또 그때 그 장자는
부지런히 힘써서 농사를 지어 오래 되지 않아 창고에 곡식이 넘치고 전날보다 갑절이나 훌륭한 살림을 이루었다. 장자는 자기 집 가업이 융성해진 것을 보고, 복전(福田)을 생각하고 돌보면서 옛날과 같이 공양을 드리며 부처님 계신 곳을 찾아가서 은근하게 청을 드리니, 부처님께서는 곧 이를 허락하셨다.
이에 장자는 자세히 그 일을 상좌 스님에게 아뢰서 알게 하고 상좌 스님이 건치(犍稚)를 울려 승가의 스님을 모으게 한 다음 상좌 스님 앞에 꿇어앉아 합장하며 다음과 같이 아뢰었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나 사자(師子)는 신심이 간곡하고 뚜렷하여 즐겁고 순수하고 착한 마음으로 삼보가 있는 곳에서 현재 소유하고 있던 가산을 항상 즐겁게 베풀고 보시하였습니다. 여러 가지 물건을 구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에는 역시 인색하거나 아까워한 일이 없었습니다.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옷과 곡식이 바닥이 나서 빈궁한 처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승가에서 이 사정을 보고 나서 애처롭고 가엾다는 생각이 생겨서 나[我] 사자에게 학가법을 지어 모든 성중(聖衆)들이 우리 집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여 주었습니다. 나 사자는 지금 창고가 다시 풍성하고 가득하게 되었으니, 금후로는 승가에서 학가법을 해제하여 주시기를 빕니다.
오직 원하오니 대덕 승가가 저에게 내린 학가법을 해제하여 주십시오. 이 사람은 가엾게 여길 만한 사람이오니, 원컨대 애처롭고 가엾게 여겨 주십시오.”
이와 같이 세 번 말하고, 말을 마친 후 대중에게 절하고 그곳을 떠났다.
이때 승가에서는 한 필추를 시켜 단백갈마를 하게 한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저 사자 장자는 신심이 간곡하고 뚜렷하여 즐겁고 순수하고 착한 생각에서 삼보가 있는 곳에서 현재 소유하고 있던 재산을 모두 베풀어 보시하였습니다. 여러 가지 물건을 구하는 사람이 있을 경우에도 역시 인색하고 아까워하는 일이 없었습니다.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옷과 식량이 바닥나게 되었기에 승가에서는 그 장자를 위하여 학가갈마를 하여 모든 필추로 하여금 그 집에 찾아가 일체 음식을 받지 못하게 하였습니다. 장자는 지금 옷과 식량이 다시 예전과 같아져서 지금 승가로부터 학가갈마를 풀어 달라고 빌고 있습니다. 만약 승가가 때에 이르렀음을 인정하시면 승가는 허락하십시오.

승가는 지금 그 장자에게 학가갈마를 해제하여 주겠습니다. 이와 같이 아룁니다.”
당시 모든 필추들은 그 장자를 위하여 학가갈마를 해제하고 나서 그 다음은 어찌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여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모든 필추는 그 집에 가서 여러 가지 음식을 받더라도 모두 다 죄를 범하는 것이 없느니라.”

29) 험한 숲길을 가는 사람을 보살펴 줄 때의 백이갈마
구수 우바리가 부처님께 청하여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하안거(夏安居)를 마친 날, 여러 바라문(婆羅門)의 거사(居士)들이 훌륭한 밥과 음식을 가지고 성중(聖衆)들에게 바치려고 하였습니다. 여러 심부름하는 여자를 시켜 뒤따라오게 하여 절반 가량 길을 갔을 때, 모두 도적들에게 겁탈당하였습니다. 당시 어떤 필추는 암자 안에 있다가 걸식을 행하고자 길을 가다가, 도중에 이르러 여러 가지 음식을 보고, 마침내 벌거벗은 심부름하는 여자들에게 음식을 주었으며, 심부름하는 여인들은 몹시 부끄러워하였습니다.
이때 바라문의 거사가 그 필추에게 말하기를, ‘왜 사람으로 하여금 길을 지키게 하지 않아 우리가 음식을 보내는데 도적들에게 겁탈당하게 하였습니까?’라고 하였습니다. 이때 모든 필추들은 어찌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였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백이갈마로써 마땅히 5법(法)을 갖춘 필추를 파견하여 험한 숲길에서 길을 지키게 하여야 한다. 이때에는 앞에서 말한 방편을 지어야 하니, 위의 것에 준하여 알라.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여기 이 아무개 필추는 능히 험한 숲의 무섭고 두려운 곳에 가서, 그 도로에서 훌륭히 길을 보살필 수 있는 사람입니다. 만약 승가가 때에 이르렀음을 인정하시면 승가는 허락하십시오.
승가는 지금 이 아무개 필추를 파견하여 그 험한 숲길, 무섭고 두려운 곳에서 길을 보살피는 사람이 되게 하려 합니다. 이와 같이 아룁니다.’”
다음 갈마는 아뢴 내용에 준하여 이루면 된다.

30) 학법(學法)을 내려 줄 때의 백사(白四)갈마

구수 우바리가 부처님께 청하여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여기에 환희(歡喜)라는 이름의 한 필추가 있는데, 계율을 버리지 않았으면서도 청정행[梵行]을 허물어 음욕의 일을 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단 한 번도 이를 덮어 두고 숨기려는 생각이 없었으며, 마치 독화살이 가슴 복판에 박힌 듯 마음 속에 근심과 슬픔을 품고 있으니,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모든 필추들은 환희 필추에게 죽을 때까지의 계율[終身學處]을 내려 주라. 만약 다시 이와 비슷한 일이 있을 경우에도 모두 이에 준하여 하라.
건치(犍雉)를 울려 대중을 모이게 하고 마침내 환희 필추를 상좌 앞에 꿇어앉아 합장하게 하여 다음과 같이 빌게 하여야 한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나 환희 필추는 계율을 버리지 아니하였으나 청정행을 허물고 음욕의 일을 하였습니다.
나 환희 필추는 한 번도 이 일을 덮어 두고 숨길 마음은 없었습니다. 지금 승가로부터 종신계(終身戒)를 받기를 빕니다.
원컨대 대덕 스님들은 나 환희에게 종신토록 지닐 계율을 내려 주십시오. 이 사람은 가엾게 여길 만한 사람이오니, 원컨대 애처롭고 가엾게 여겨 주십시오.’
이와 같이 세 번 말한다. 눈으로는 보이지만 귀로는 들을 수 없는 곳에 환희 필추를 머물게 하고 한 필추를 지켜 그를 위한 갈마를 하게 한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저 환희 필추는 계율을 버리지 않았으면서도 청정행[梵行]을 허물어 음욕의 일을 행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단 한번도 이를 덮어 두고 숨기려는 마음이 없었기에, 지금 승가에 종신계(終身戒)를 내려 주기를 빌고 있습니다. 만약 승가가 때에 이르렀음을 인정하시면 승가는 허락하십시오.
승가는 지금 환희 필추에게 종신계(終身戒)를 내려 주려 합니다. 이와 같이 아룁니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저 환희 필추는 계율을 버리지 아니하였으면서도 청정행을 허물고 음욕의 일을 행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한 번도 이를 덮어 두고 숨기려는 마음이 없었기에, 지금 승가에 종신계를 내려 주기를 빌고 있습니다.
승가는 이제 환희 필추에게 종신계를 내려 주겠습니다. 만약 모든 구수들께서 환희
필추에게 종신계를 내리는 일을 인정하시면 말없이 계시고, 허락하지 않으시면 말씀하십시오.’
두 번째, 세 번째에도 역시 이와 같이 말한다.
‘승가는 이미 환희 필추에게 종신계를 내려 주는 의식을 마쳤습니다. 승가가 이미 인정하고 허락하시어 말없이 계신 까닭이니, 나는 지금부터 이와 같이 간직하겠습니다.’”

31) 실력자(實力子)에게 옷을 주는 단백갈마
구수 우바리가 부처님께 청하여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실력자 필추는 화합된 승가가 대중들에게 옷을 나누어 주고 또한 음식 절차를 맡아보도록 뽑은 사람입니다. 그는 신심이 있고 즐겁고 순수하고 착한 생각에서 대중을 위하여 의식(衣食)을 검교(檢校:검사, 비교)하는 노고를 마다하지 아니하였고, 갖고 있던 생활의 밑천을 삼보 가운데 모두 혜시(惠施)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보시하고 나니 자기의 3의(衣)는 모두 찢어지고 해지게 되었습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하면 되는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모든 필추는 마땅히 화합하여 모여서 단백갈마를 하고 실력자 필추에게 옷을 주되, 다음과 같이 한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저 실력자 필추는 공경과 믿음의 마음이 있으며, 즐거운 생각으로 현명하고 훌륭하게 대중을 위하여 생활을 돌보며 노고를 마다하지 아니하였습니다. 또한 갖고 있던 생활 용구를 삼보 가운데 모두 혜시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베풀고 나니 자기의 3의는 모두 찢어지고 해지게 되었습니다. 지금 승가는 좋은 흰 빛깔의 주단을 얻었으니, 함께 이 주단을 갖고 가서 실력자에게 주어 옷을 만들게 하려고 합니다. 만약 승가가 때에 이르렀음을 인정하시면 승가는 허락하십시오. 승가는 지금 이 흰 주단을 갖고 가서 실력자에게 주어 옷을 만들게 하겠습니다. 이와 같이 아룁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모든 필추들은 이미 단백갈마를 마쳤거든 마땅히 흰 주단을 갖고 가서 실력자에게 주되, 의혹을 사서는 안 된다.”

32) 상대방 앞에서 업신여기고 헐뜯을 때의 백사갈마
구수 우바리가 부처님께 청하여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실력자 필추는
대중이 대중들에게 이부자리를 나누어 주고 또한 음식 절차를 맡아보도록 뽑은 스님입니다. 그런데 우(友)ㆍ지(地) 두 필추는 그와는 대대로 원수 사이여서 그 업연(業緣)이 다하지 아니하였기에 이 두 필추는 실력자 앞에서 혐오하고 헐뜯는 말을 하니, 여러 필추들은 어찌해야 할지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모든 필추들은 마땅히 갈마를 하여, 우ㆍ지 두 필추가 얼굴을 맞대고 실력자 필추 앞에서 싫어하고 헐뜯는 일을 꾸짖고 문책해야 한다. 다시 다른 필추에게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으면 마땅히 이와 같이 해야 한다.
건치를 울리고 대중을 모아 앞에서 말한 방편을 지은 다음 곧 한 필추를 시켜 백갈마(白羯磨)를 하게 해야 하며, 다음과 같이 한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우ㆍ지 두 필추는 화합된 승가가 실력자를 대중들에게 이부자리를 나누어 주고 또한 음식 절차를 맡아보도록 뽑은 것을 알면서, 이 두 필추는 실력자 앞에서 그를 혐오하고 헐뜯고 있습니다. 만약 승가가 때에 이르렀음을 인정하시면 승가는 허락하십시오.
승가는 지금 우ㆍ지 두 필추가 실력자 앞에서 혐오하고 헐뜯는 행위를 꾸짖고 문책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아룁니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우ㆍ지 두 필추는 화합된 승가가 실력자를 대중들에게 이부자리를 나누어 주고 음식 절차를 맡아보도록 뽑은 사실을 알면서, 이 우ㆍ지 두 필추는 실력자 앞에서 그를 혐오하고 헐뜯고 있습니다.
승가는 지금 이 우ㆍ지 두 필추가 실력자 앞에서 혐오하고 헐뜯는 일을 꾸짖고 문책하겠습니다. 만약 모든 구수들께서 우ㆍ지 두 필추가 실력자 앞에서 혐오하고 헐뜯는 일을 꾸짖고 문책하는 일을 인정하시면 말없이 계시고, 만약 허락하지 않으시면 말씀하십시오.’
두 번째, 세 번째에도 이와 같이 말한다.
‘승가는 이미 우ㆍ지 두 필추가 실력자 앞에서 혐오하고 헐뜯는 일을 꾸짖고 문책하기로 하는 일을 마쳤습니다.
승가가 이미 인정하시어 말없이 계신 까닭이니, 나는 지금부터 이와 같이
간직하겠습니다.’”

33) 가탁(假託)해서 경멸하고 헐뜯을 때의 백사갈마
당시 모든 필추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우ㆍ지 두 필추를 가책(訶責)하는 갈마를 한 이후로 훗날 때때로 그 두 필추는 실력자 앞에서는 그 이름을 말하지 아니하면서 다른 일에 가탁해서 혐오하고 헐뜯는 말을 하였다. 모든 필추들이 말을 듣고 나서 곧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들 필추들은 우ㆍ지 두 필추가 실력자 앞에서 다른 일에 가탁해서 그 이름을 말하지 아니하면서 그를 혐오하고 헐뜯는 일에 대해 가책하는 갈마를 해 주어야 하니, 위에서와 같이 한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우ㆍ지 두 필추는 화합한 승가가 실력자 필추를 대중들에게 이부자리를 나누어 주고 또한 음식 절차를 맡아보도록 하였음을 알면서, 이 두 필추는 실력자 앞에서 다른 일에 가탁하여 그 이름을 말하지 아니하면서 혐오하고 헐뜯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만약 승가가 때에 이르렀음을 인정하시면 승가는 허락하십시오.
승가는 지금 우ㆍ지 두 필추가 다른 일에 가탁하여 그 이름은 말하지 아니하면서 실력자를 혐오하고 헐뜯는 일에 대하여 가책하려 합니다. 이와 같이 아룁니다.’
다음은 갈마를 한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우ㆍ지 두 필추는 화합된 승가가 실력자 필추를 대중들에게 이부자리를 나누어 주고 또한 음식 절차를 맡아보도록 한 줄 알면서, 실력자 앞에서 다른 일에 가탁하여 그 이름은 말하지 아니하면서 혐오하고 헐뜯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승가는 지금 우ㆍ지 두 필추가 다른 일에 가탁하여 그 이름은 말하지 아니하면서 혐오하고 헐뜯는 행위에 대하여 가책하겠습니다.
구수들에게 만약 우ㆍ지 두 필추가 다른 일에 가탁해서 그 이름은 말하지 아니하면서 혐오하고 헐뜯는 행위에 대하여 승가가 가책하는 것을 인정하시면 말없이 계시고,
만약 허락하지 않으시면 말씀하십시오.’
두 번째, 세 번째에도 이와 같이 말한다.
‘승가는 이미 우ㆍ지 두 필추가 다른 일에 가탁하여 그 이름은 말하지 아니하면서 혐오하고 헐뜯는 일에 대해 가책하려 하는 일을 마쳤습니다. 승가가 이미 인정하고 허락하시어 말없이 계신 까닭이니, 나는 지금부터 이와 같이 간직하겠습니다.’”
당시 모든 필추들이 우ㆍ지 두 필추에게 갈마를 하고 난 뒤에도 이 두 필추는 아직도 오히려 다른 일에 가탁하여 실력자 필추 앞에서 헐뜯고 있었다. 이에 모든 필추 대중이 이를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갈마를 하였는데도 그 행위를 버리지 아니하는 사람은 바일제죄(波逸提罪)3)를 얻게 된다.
열두 종류의 승가의 일을 맡아보는 사람은 대중이 뽑은 사람이니, 그에게 혐오하고 헐뜯는 행위를 할 경우에 죄를 얻게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만약 열두 종류의 사람이 비록 대중들이 뽑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일이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그를 혐오하고 헐뜯을 경우에 이는 악작죄(惡作罪)4)를 얻게 된다.”
그때 구수 억이(億耳)가 자리에서 일어서서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변방(邊方)의 나라에 가다연나(迦多衍那)란 분이 계십니다. 이분은 나의 오파타야입니다. 그분이 저에게 부처님의 두 발 아래 예배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의 생활이 홀가분하고 편리하게 되었으며 또한 부처님께서 ‘너희들 모든 필추들은 생활이 안락하냐?’라고 말씀하시기에 이르렀습니다.
대덕이시여, 나의 오파타야가 삼가 부탁하기를 다섯 가지 일을 여쭤보라고 청하였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원하옵건대 자비로써 그 일에 결단을 내려 주십시오.
변방의 나라에는 필추가 적습니다. 만약 구족계를 받을 때에도 열 명의 대중을 채우기가 어렵습니다.
대덕이시여, 만약 변방 나라 땅이 굳고 딱딱한 곳이 많아 소발자국에도 소리가 나면 그곳에서는 가죽 신발을 신어도 됩니까?
또 만약 자주 씻고 목욕할 수 있는 곳이라면 자주 씻어도 됩니까?
또한 변방 나라에는 소나 양, 사슴 가죽 등을 사용하여 이부자리로 삼는데, 이를 사용해도 됩니까?
또한 어떤 필추에게 옷을 보내 주었는데, 그 필추가 옷이 도착하기 전에 죽어서 옷이 전달되지 아니하고 10일이 지났을
경우에 누가 니살기(尼薩耆)5)를 얻게 됩니까?”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변방 나라에서는 율장(律藏)을 이해하는 사람이 다섯 명만 있어도 구족계를 받을 수 있다.
땅이 굳고 딱딱한 곳에서는 한 겹으로 된 가죽신을 신는 일이 허용된다. 두 겹, 세 겹으로 된 신발은 안 된다. 바닥이 뚫어진 신발은 기워서 신거나 바꾸어 신어도 된다.
씻고 목욕할 곳이 많으면 마음대로 씻어라.
가죽으로 된 이부자리는 곳에 따라 마음대로 사용하라.
또한 이곳 필추가 옷을 보냈는데 저쪽에 도달하지 아니한 사이에 상대가 죽었을 경우에는 재물을 버린 죄는 없다.”
구수 우바리가 부처님께 청하여 아뢰었다.
“부처님의 말씀에 따르면 변방의 나라에서는 계율을 이해하는 사람이 다섯 명만 있어도 구족계를 받을 수 있다고 하시니, 대덕이시여, 어떤 지점을 한계로 삼고 그 밖을 변방 나라라 합니까?”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동방에 분다발달나(奔茶跋達那)란 이름의 나라가 있는데 그 나라 성의 동쪽으로 멀지 아니한 곳에 바라수(婆羅樹)가 있다. 이것을 분다각차(奔茶各叉)라 부른다.
이곳을 동쪽 가장자리라 말하고, 이곳에서부터 더 동쪽에 있는 나라를 변방 나라라고 부른다.
남방에 섭발라벌저(攝跋羅伐底)란 이름의 나라가 있는데, 그 나라 성의 남쪽에 섭발라벌저란 이름의 강이 있다. 이 지점을 남쪽 가장자리라 말하고, 여기서부터 더 남쪽을 변방 나라라고 부른다.
서방에 솔토노오바(窣吐奴鄔波)란 이름의 마을이 있는데, 이 솔토노 마을은 온 마을 사람이 바라문 교도이며 이곳에 거처하고 있다. 이곳을 서쪽 가장자리라 말하고, 여기서부터 더 서쪽에 있는 나라를 변방 나라라고 부른다.
북방에 올시라지리(嗢尸羅祗利)란 이름의 산이 있는데, 이곳을 북쪽 가장자리라 말하며, 여기서부터 더 북쪽에 있는 나라를 변방 나라라고 부른다.”대강 큰 숫자의 중간치를 추려 보면 멀고 가까운 동서 두 경계에는 3백여 곳의 역(驛)이 있고 남북의 두 가장자리 사이에는 4백여 곳의 역이 있다. 비록 내가 직접 눈으로 본 것은 아니지만 상세히 물어서 알게 되었다.
그러나 동쪽 경계의 남쪽으로 40역(驛)쯤 가면 탐마(眈摩)에 이르게 되고, 그곳에 바닥이 둥근 5, 6개의 절이 서 있다. 당시 그곳 사람들은 친절하고 풍요로운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이곳에서 열 역쯤 가면 그곳이 바로 배에 올라 바다로 들어가서 중국으로 돌아오는 곳이다.
여기서부터 두 달 동안 배를 띄워 동남쪽으로 가니 갈다국(羯多國)에 도착하였다. 이곳은 부처님께서 가신 곳에 속한다. 배가 그곳에 도착하였을 때는 바야흐로 1월에 해당하였기에 모두 사자연(師子淵)으로 향하여 서남쪽으로 배를 진행시켰더니, 요행히 7백 역이 있었다.
그곳에 머무는 동안 겨울이 되어 배를 띄워 놓고 그 위에서 한 달쯤 있다가 동라유주(東羅遊洲)에 도달하였는데 이곳이 바로 지금의 불서다국(佛逝多國)이 된 곳이다.
여기서도 또한 바로 두 달 동안 오월이 되도록 머물다가 여름이 반쯤 지나서 배를 띄워 북쪽으로 한 달 가량 가니, 문득 광부(廣府:廣州) 주위를 돌게 되었다. 이렇게 지나오며 머물고 한 것이 일 년 반의 세월에 해당한다.
만약 복력이 있는 사람이어서 천지 신명이 부지(扶持)해 주는 경우에는 마치 저자에 가듯이 쉽게 오고 갈 수가 있다. 그러나 만약 숙세(宿世)의 인연과 업이 박한 사람일 경우에는 이르는 곳마다 안녕이 위험하기가 마치 기울어진 도랑 속에 갇혀 있는 것과 같다.

서두에 사방 가장자리를 간략하게 말하였지만 돌아오는 길을 화통하게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에 이것도 들어서 안 일이다. 또 남해의 여러 고을에는 모두 불교를 공경하고 믿는 사람이 많아서 왕과 성주들이 큰 복덕을 품고 있다. 이곳은 부처님께서 가셨던 나라이며, 아래 승가의 대중들도 많은 인연으로 학문을 할 생각을 품고 있다.
그들과 나란히 길을 갈 때가 많았는데, 그들은 갖고 있는 책을 찾아 읽는 것이 곧 중국과 다르지 아니하였고, 사문(沙門)의 규범과 의식도 그다지 다른 점이 없었다. 만약 중국의 스님으로서 서방에 가고자 하여 경전을 읽는 사람이라면 이곳에서 1, 2년 동안 머물면서 그곳의 법식을 익힌 다음 비로소 중천축국(中天竺國)으로 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구수 우바리가 부처님께 청하여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부처님의 말씀에 따르면 만약 필추가 속인이 신었던 가죽신을 얻었을 경우에 이에 응하여 이를 수용(受用)하는데, 대덕이시여, 어떤 것이 속인이 신었던 신발이라 하는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다만 속인이 신고 일곱ㆍ여덟 발자국만 걸어가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신발은 곧 속인이 신었던 신발을 수용한 것이라 부른다.”
“만약 아직 받아 사용하지 아니한 가죽 신발이나 짚신ㆍ나막신과 또한 새로 만든 물건일 경우에 이것은 어떻게 사용해야 합니까?”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것은 마땅히 지니고 있다가 믿을 만한 속인에게 주면서 알려 주기를, ‘이 신발은 그대의 신발이다’라고 하면 그 속인은 자기 물건이라 생각하고 마침내 일곱, 여덟 발자국 정도 가죽신을 신고 걸어가다가 짚신을 머리 위에 받들고 필추가 있는 곳에 와서 아뢰기를, ‘성자(聖者)여, 이것은 나의 물건입니다. 원컨대 애처롭고 가엾게 보아 주십시오’라고 하면 된다. 그때에는 마음대로 받아 사용한다.”
구수 우바리가 부처님께 청하여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부처님의 말씀에 따르면 춥고 눈 많은 나라에서는 부라(富羅:가죽과 솜을 합하여 만든 신발)를 비축하는 것을 허용한다고 하셨는데 춥고 눈 많은 나라란 어떤 나라를 말씀하신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서리와 눈이 있는 곳으로서 물을 담은 그릇이 얼어 터지는 곳을 말한다.”
“부처님의 말씀에 따르면 네 종류의 약을 마땅히 받아 써야 한다고 하셨는데, 어떤 것이 네 종류의 약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첫 번째는 시약(時藥)이며, 두 번째는 갱약(更藥)이며, 세 번째는 칠일약(七日藥)이며, 네 번째는 진수약(盡壽藥)이다.”
당시 모든 필추들은 그 약의 바탕을 알지 못하니,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시약(時藥)이라 하는 것은 다섯 종류의 가단니(珂但尼)가단니란 번역하면 식물의 다섯 가지 부분, 즉 뿌리ㆍ줄기ㆍ꽃ㆍ잎ㆍ열매를 말하는 것으로서 이것은 씹어 먹는다는 내용을 갖고 있다와 다섯 종류의 포선니(蒲膳尼)포선니라 하는 것은 다섯 가지 먹는 음식이 곧 그것이다. 즉, 보릿가루ㆍ밥ㆍ보리ㆍ콩ㆍ떡ㆍ고기 등인데 이 가운데 내용을 취사선택해서 먹는 것을 말한다. 예전에는 이것을 사야니(奢耶尼)라고 하였는데, 초본(楚本), 즉 초나라에서 출간된 경을 완전히 조사해 보아도 그런 말은 전혀 없다를 말하는 것이다.
갱약(更藥)이라 하는 것은 여러 종류의 장(漿)을 말한다.

첫 번째는 초자장(招者漿)이다.초(酢)를 말한다. 매실(梅實)과 비슷하고 모양은 조협(皂莢:약초)과 같다.
두 번째는 모자장(毛者漿)이다.익힌 파초씨가 그것이다.
세 번째는 고락가장(孤洛迦漿)이다.그 열매의 모습이 신 대추와 비슷하다.
네 번째는 아설타자장(阿說他子漿)이다.보리수 열매가 그것이다.
다섯 째는 오담발라장(烏曇跋羅漿)이다.그 열매는 크기가 오얏 열매와 같다.
여섯 번째는 발로쇄장(鉢嚕灑漿)이다.그 열매의 모습은 영욱자(蘡薁子)와 같다.
일곱 번째는 멸률추장(蔑栗墜漿)이다.포도 열매이다.
여덟 번째는 갈수라장(渴樹羅漿)이다.그 모양은 작은 대추와 같고 텁텁하면서 단맛이 섞여 있는데 페르시아에서 난다. 임중(臨中:사천성) 지방에서도 역시 그런 맛이 나는 의주(猗珠)란 것이 있다. 그 나무는 홀로 생겨나며 모양은 종려(椶梠:야자수)와 같고, 그 열매는 번우(蕃隅) 지방에 인접한 곳에서 많이 나기에 사람들이 페르시아대추라고 부르는데 그 맛은 곶감과 매우 비슷하다.
다음으로 칠일약이라 하는 것은 소(酥)와 기름과 사탕과 꿀을 말한다.
그 다음 진수약(盡壽藥)뿌리ㆍ줄기ㆍ꽃ㆍ잎ㆍ열매라 하는 것은 곧 모두가 풀과 나무에서 나오는 약물에 지나지 아니한다. 여기서는 총체적으로 모든 약품을 포괄하여 여기서 끝낸 것이다이라 하는 것은 위에서 말한 약 및 다섯 종류의 소금이다.”
약에 관한 상세한 설명은 다른 책의 설명과 같다.
이 가운데 시약과 갱약과 칠일약과 진수약 등 네 가지의 약 가운데 나중의 세 가지의 약을 병자에게 줄 때에는 약이 서로 조화되는 것을 주어야 하며 때를 맞춰 이를 복용해야 한다. 만약 때를 넘기면 이를 먹어서는 안 된다. 나중의 두 약이 갱약과 서로 조화를 이룰 경우에는 갱약과 같이 복용하여야 하며 진수약을 칠일약과 서로 섞을 경우에는 7일에 한해서 복용해야 한다.어떤 사람은 “네 가지 약을 서로 섞을 경우에 강한 약에 따라 먹는다는 것은 때와 때가 아닌 것에 저절로 강약이 있는 것이지 많고 적은 것에 근거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라고 말하였다.
또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누룩과 생강을 서로 섞을 때, 누룩이 많을 경우를 제 때[時]라 하고 생강이 많이 씹히면 때 아닌 때[非時]다”라고 하였다. 이것은 모두가 억측으로 단정한 말이다.

진수약(盡壽藥)을 지키고 간직하며 오래 복용하고자 하는 사람은 마땅히 다음과 같이 하여야 한다.
먼저 깨끗하게 손을 씻고 그 약을 받은 다음 한 필추를 마주 보며 꿇어앉아 합장하고 다음과 같이 말한다.
“구수시여, 기억해 주십시오. 나 아무개 필추는 병이 있기에 이 청정한 약을 나는 지금 지키고 간직하면서 목숨이 다하도록 줄곧 복용하겠으며, 또한 함께 청정행을 닦는 사람에게도 복용시키겠습니다.”
두 번째, 세 번째에도 이와 같이 말한다.
칠일약과 갱약을 지키고 간직하는 법도 위에서 말한 것에 준한다.
갱약은 해가 질 때까지만 마셔야 하며 만약 밤에 약이 왔을 때에는 초경(初更)에 한해서 복용이 허용된다.불교에서는 하룻밤을 세 절기로 나눈다. 그 첫 부분을 초경이라 하는데, 이 시간이 넘으면 마셔서는 안 된다. 만약 통상적으로 말하는 5경(更)을 기준으로 1경(更)의 겨우 반절(半節)에 해당된다고 하여 ‘비시(非時)’라고 말하는 것은 바른 번역이 아니다.

무릇 이 세 가지 약을 받아 간직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오전에 받아야 한다. 이것은 정해진 제도이다.물었다. “아래 세 가지 약을 받아 간직하게 되면, 문호의 한계를 분명히 하면 반드시 지키고 간직하지 못하니 어디에 한계를 두어 응용하여야 하는가?”
대답했다. “무릇 이 세 가지 약을 만약 오전 중에 받게 되면 오시[午]를 넘겨서 먹어서는 안 된다. 오시가 넘어서 받게 되면 그때 곧 먹어도 되지만 다시 기록해 두어야 한다.
또 이 네 가지 약을 자기가 받아서 자기 몫이 다하지 아니하였는데, 병을 가진 사람이 와서 그의 요구를 받았을 때 흔쾌히 이를 주고 다시 받아 복용하여야 한다. 만약 자기의 한도에 넘는 것은 그것을 건드렸든지 건드리지 아니하였든지 모두 버려야 한다.”
물었다. “가령 그 세 가지 약을 먼저 받아 간직하고 있는데 아직 갖추지 못한 사람이 문득 이것을 건드렸을 경우에 이를 복용하여도 되는가?”
대답했다. “본래 지키고 간직한다는 뜻은 자기 것을 방어한다는 뜻인데 다른 사람이 이미 건드렸다면 법은 곧 없어진 것이니, 이치로 보아 이는 버려야 하며 다시 복용하는 것은 적합하지 아니하다. 반드시 가난한 문중과 사람들에게 보시하고, 의지를 굳혀 다른 사람에게 주었다가 베푼 것을 다시 되돌려 받았을 경우에, 그 내용은 새로 얻는 것과 같다.”


34) 작은 승방을 지을 자리를 볼 때의 백이갈마
구수 가섭파(迦攝波)가 부처님께 청하여 아뢰었다.
“대덕이시여, 여러 필추들이 시주를 괴롭히면서 자주 승방과 요사를 크게 지어 달라고 요구하고, 이것을 짓고 나서도 혹 길다거나 짧다고 흠집을 잡고, 혹은 넓다거나 좁다고 흠집을 잡으니 어찌하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이 사연을 부처님께 아뢰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승방을 짓고자 하는 필추는 승가로부터 승방을 지을 땅으로서 청정한 세 곳을 보고 나서 짓는 일을 허락해 달라고 빌어야 한다. 어떤 곳이 세 가지 청정한 땅인가?
첫 번째는 법에 맞는 청정한 곳이라야 하고, 두 번째는 다투고 경합하는 일이 없는 곳이어야 하며, 세 번째는 진취(進趣)가 있을 곳이어야 한다.”
“그 승방의 길이와 너비는 어떻게 정해야 합니까?”
이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길이는 부처님의 손을 벌린 길이[張手]의 열두 배, 너비는 일곱 배이다. 이것이 그 승방의 크기이다.”
그때 승방을 짓는 필추는 건치를 울려 위에 준하여 방편을 짓고 꿇어앉아 합장하며 다음과 같이 아뢴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나[我] 영작(營作) 필추 아무개는 어떤 곳을 관찰하니 청정하고 모든 방해와 재난이 없는 곳이어서 작은 승방을 짓고자 합니다. 대덕 스님들은 집 지으려는 나 필추 아무개가 청정한 곳에 작은 승방을 짓는 것을 승인해 주십시오. 이 사람은 가엾게 여길 만한 사람이오니, 애처롭고 가엾게 여겨 주십시오.”
이와 같이 세 번 말하고, 다음은 믿을 만한 두세 사람의 스님을 시키거나 혹은 승가가 함께 가서
그 땅을 살펴보고, 도에 방해나 재난이 없을 세 곳의 청정한 땅이라면 짓는 일을 승인해 준다.
이 땅을 살핀 후에는 다시 대중 가운데 되돌아와서 앞과 같이 방편을 짓고 다음과 같이 아뢴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저 영작(營作) 필추 아무개가 작은 승방을 지을 땅을 나 아무개 등이 몸소 가서 관찰하였더니, 세 가지 점에서 청정한 땅이며 모든 방해와 재난이 없는 땅입니다. 원컨대 대덕 스님들은 저 집을 지으려는 필추 아무개가 작은 승방을 짓는 것을 승인하여 주십시오.”
이렇게 하여 대중이 알게 되면 다음에는 갈마를 한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이 집을 지으려는 필추 아무개는 어떤 땅, 즉 대중들이 보건대 청정하고 모든 방해와 재난이 없으며 모두가 법에 상응한 땅에 지금 승가에 작은 승방을 짓도록 해 달라고 빌고 있습니다. 만약 승가가 때에 이르렀음을 인정하시면 승가는 허락하십시오.
지금 승가는 이 집을 지으려는 필추 아무개가 그 청정하고 방해와 재난이 없는 땅에 작은 승방을 지으려는 것을 승인하려 합니다. 이와 같이 아룁니다.”
그리고 나서 갈마는 아뢴 것에 준하여 한다.

35) 큰 절을 지을 곳을 관찰할 때의 백이갈마
부처님께서 교섬비구사라원(憍閃毘瞿師羅園)에 계실 때 6부 대중과 필추들이 널리 재물을 구하고 또한 모양이 뛰어난 큰 나무를 베서 큰 절을 지으려 하니 생명을 손상하는 일이 많게 되었다. 그리하여 모든 속가의 친구들에게 공경과 믿음을 얻지 못하게 되었다. 이때 모든 필추들이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었더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 큰 절을 지으려는 필추는 마땅히 승가로부터 그 땅이 세 가지 점에서 청정한 곳이며, 모든 방해와 재난이 없는 땅인가를 보아 달라고 빌어야 한다. 대중들이 보고 나서 세 가지 점에서 청정한 곳이라면 절을 짓는 일을 허락한다.”
이 밖에 비는 방법이 있으나, 이는 앞에서 말한 작은 승방을 지을 때와 같다.
다음은 갈마를 한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이 절을 지을 필추 아무개는 승가를 위하여 큰 절을 짓고자 합니다. 절을 지을 땅을 대중들이 살펴보니 청정하고 모든 방해와 재난이 없을 것이며, 모든 것이 법에 상응한 땅이었기에, 지금 승가에 큰 절을 짓게 하여 달라고 빌고 있습니다.
만약 승가가 때에 이르렀음을 인정하시면 승가는 허락하십시오.
지금 승가는 영작(營作) 필추 아무개가 그 청정하고 방해와 재난이 없는 땅에 큰 절을 짓는 것을 승인하려 합니다. 이와 같이 아룁니다.”
그리고 갈마는 아뢴 것에 준하여 이룬다.

36) 절을 짓는 필추에게 6년 동안 까는 도구를 줄 때의 백이갈마
만약 영작 필추(營作苾蒭)가 이부자리가 파손되고 부서져서 6년 내인데도 새것을 만들고자 할 때에는, 건치를 울려 대중들이 모이게 하고 그 사람은 상좌(上座) 앞에 꿇어앉아 합장하고 다음과 같이 빈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나 아무개 필추는 6년 내인데도 다시 새 이부자리를 만들고자 합니다. 원컨대 대덕 스님들은 나 아무개 필추가 6년 안이라도 다시 새 이부자리를 만드는 것을 승인하여 주십시오.
이 사람은 가엾게 여길 만한 사람이니, 애처롭고 가엾게 여겨 주십시오.”
두 번째, 세 번째에도 이와 같이 말한다.
그 다음에 갈마를 한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십시오. 이 영작 필추 아무개는 6년 내이지만 새 이부자리를 만들고자 빌고 있습니다. 만약 승가가 때에 이르렀음을 인정하시면 승가는 허락하십시오.
승가는 지금 영작 필추 아무개가 6년 내에 새 이부자리를 만드는 것을 승인하려 합니다. 이와 같이 아룁니다.”
다음 갈마는 알리는 의식에 준해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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