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2172 불교(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 50권 / 根本說一切有部毗奈耶)

by Kay/케이 2023. 4. 5.
728x90
반응형

통합대장경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根本說一切有部毗奈耶) 50

 

근본설일체유부비나야 제50권


의정 한역


3) 학가수식학처(學家受食學處)
그때 박가범께서는 광엄성에 계셨다.
이 성 안에는 한 장자가 있었는데 이름을 사자(師子)라 하였다. 전에는 외도를 섬기다가 부처님 계신 곳에 나아가 불법(佛法)을 듣고 믿어서 초과(初果)를 얻었다. 또 밭농사를 짓는 것에 많은 허물이 있는 것을 알자 즉시 농사를 버리고 삼보의 처소에 깊은 신심을 일으켜서 깨끗하고 착한 것을 즐거워하는 마음으로 항상 즐거이 보시를 하였다. 삼보에 보시함으로 말미암아 가세가 빈궁한 지경에 이르렀는데, 그 때 사리자가 대목련과 더불어 다른 지방으로부터 이곳에 있는 절로 왔다. 사자 장자는 두 사람 모두에게 이튿날 집에 와서 공양을 드시도록 청하니, 여러 바라문ㆍ거사들이 보고는 나무라고 싫어하는 마음을 일으키면서 이렇게 말했다.
“사자 장자는 외도를 섬길 적에는 가산이 큰 부자이더니, 필추를 믿고 난 뒤로는 가난하게 되어서 몸을 가릴 옷도 없고 입을 채울 음식도 없다. 그러므로 석자(釋子)는 귀의할 대상이 되지 못하는 줄을 알겠다.”
사리자와 대목련이 이 말을 듣고는 부처님께 가서 아뢰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모든 필추들은 마땅히 사자 장자를 위하여 학가백이갈마(學家百二羯磨)1)를 하고, 다시 그런 종류의 일이 있거든 마땅히 그것을 하되 평상시의 갈마처럼 대중들을 모으고 한 사람을 백갈마(白羯磨)로 삼아서 이렇게 하도록 하여라.
‘대덕 승가께서는 들으십시오. 이 사자 장자는 신심이 은근하고 두터워서 마음에 깨끗하고 착한 것을 좋아하여 자기가 갖고 있는 대로 모든 것을 삼보의 처소에 보시하면서도 아까워하는 마음이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다른 구하는 사람들에게도 모두 베풀어 주는 바람에
입을 것과 먹을 것이 다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만약 승가에서 때가 되어 들어주신다면 승가에서는 마땅히 허락하셔야 합니다. 승가는 이제 사자 장자에게 학가갈마(學家羯磨)를 하는 것을 허락하였습니다. 이와 같이 알립니다.’
각자는 알린 것에 따라서 마땅하게 할지니라. 만약 필추로서 승가가 학가갈마를 한 것을 안다면, 마땅히 그의 집에 가서 음식비나 평상이나 좌구와 와구를 받는 것과 그를 위해 설법하는 일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니라.”
두 존자는 일찍이 그에게 공양 요청을 받기는 하였으나 대중들이 작법(作法)을 한 것을 알자 그의 집에 가서 먹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공양 요청을 받았다면 그의 집에 가서 음식을 먹더라도 범하는 것이 없느니라.”
두 사람은 곧 요청을 받은 곳으로 갔는데, 육중필추가 그것을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처음으로 견제(見諦)를 알았고 또 항상 우리들을 초청하였으니, 우리도 지금 가서 그의 음식을 받아야겠다.”
그리고는 그의 집에 갔는데 음식이 충분하지 않아서 먹을 몫을 다 먹어버리자 아이가 소리 내어 울었다. 속인들이 이를 보고서 필추들을 비난하고 꾸짖으면서 싫어하였다.
“어찌하여 필추가 그가 학가(學家)로서 대중에게 작법(作法)을 한 줄 알면서도 여전히 그의 집에 가서 열 가지 정식(正食)을 받는단 말인가?”
세존께서는 그로 인하여 자세히 말씀하시고…(생략)… 나아가 적절한 학처를 제정하노니, 마땅히 이와 같이 말하노라. 만약 다시 필추가 학가(學家)로서 승가(僧家)에서 학가갈마를 한 줄 알면서도 먼저 공양 요청을 받지 않은 채로 그의 집으로 가서 스스로 가단니식(珂但尼食)과 포선니식(蒲膳尼食)을 받았다면, 이 필추는 마땅히 마을 밖의 절로 돌아와서 여러 필추들의 처소에 나아가 각각에게 고하되 ‘대덕이시여, 제가 대설악법(對說惡法)을 범하였습니다. 이것은 해서는 안 될 일이므로 제가 지금 대덕께 말씀드리고 뉘우칩니다’라고 해야 한다. 이것을 이름하여 대설법(對說法)이라고 하느니라.”
이와 같이 세존께서는 계율을 제정하셨다.
그때 사자 장자(師子長者)의 부인이 자기 남편에게 말했다.
“무슨 까닭으로 성자께서 오랫동안 보이지 않으십니까?”
사자 장자가 대답했다.
“승가에서 우리 집이 가난해진 것을 아시고 대중들이 갈마를 하여
우리 집에 오는 것을 허락하지 않게 하셨소.”
아내가 말했다.
“그러하다면 승가에서는 우리에게 복발갈마(覆鉢羯磨)2)를 하신 것이니, 우리의 복업(福業)이 어떻게 생겨날 수 있겠습니까?”
장자가 그 일을 가지고 부처님께 가서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희 필추들은 지금부터는 사자 장자의 집으로 가서 평상과 좌구를 수용하고 아울러 법을 설하여도 범하는 것이 없느니라.”
여러 필추들이 그의 집으로 갈 때에 빈 발우를 갖고 들어가서 빈 발우로 나왔다.
그의 아내는 그것을 보자 마음에 근심이 생겨서 얼굴에 우려하는 빛을 띠었다. 여러 필추들은 그 일을 가지고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필추들은 마땅히 빈 발우로 그의 집에 들어가지 말도록 하여라.”
그래서 필추들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서 걸식으로 발우에 음식을 채운 뒤에 그의 집에 들어갔다. 필추들이 음식을 먹을 때에 그 집의 어린 아들 딸들이 음식을 남겨주기를 바랬는데, 필추들이 남겨주지 않자 곧 소리 내어 울었다.
이 일을 가지고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주도록 하여라.”
필추들이 온전한 떡과 과일을 주니, 아이들이 그것을 얻어가지고는 밖으로 나갔다.
여러 외도들이 그것을 보고 물었다.
“너희들이 어디에서 이렇게 좋은 떡과 과일을 얻었느냐?”
“성자께서 우리에게 주셨습니다.”
외도가 말했다.
“사자가 받은 몫을 여우에게 되돌려주니, 병(甁)으로 병에 물을 부어서 서로가 공급하는구나.”
필추가 듣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온전한 떡과 과일을 주지 말고 조각을 내서 주도록 하여라.”
집안사람들이 조각을 가지고 필추에게 주어서 발우 안이 가지런하지 않게 되자, 필추가 받지 않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받도록 하여라.”
그때 광엄성의 율고비(栗姑毘) 등이 장자의 재산이 궁핍해진 것을 알자 일꾼을 보내서 땅을 갈아 농사를 짓는 데에 힘을 보태게 하였다. 예전에 버려진 땅인지라 오랫동안 농사를 짓지 않아서 땅은 매우 비옥하였기 때문에 적은 비용을 들이고도 열매를 맺는 것은 몇 배나 되었다. 오래지 않아서 먹고 입을 것이 풍족한 것이 이전보다 배나 많게 되었다. 그 장자는 가산이 융성해지자 복전(福田)을 생각하고는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갈마를 풀어주기를 청하니 부처님께서는 곧 들어주셨다.
부처님께서 장자에게 말씀하셨다.
“마땅히 절 안에 들어가서 그 일을 갖추어 상좌(上座)에게 알리도록 하시오. 추(槌)를 쳐서 대중들을 모이게 하고는 상좌 앞에서 대중을 향하여 예배드리고 무릎을 구부린 채 합장을 해서 이와 같이 아뢰도록 하시오. ‘대덕 승가께서는 들으십시오. 저 사자(師子)는 삼보의 처소에 깊이 신심을 일으켜서 깨끗하고 착한 것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항상 보시하는 것을 즐거워하였습니다. 그러나 삼보께 보시하는 일로 말미암아 빈궁하게 되었고, 그 때문에 승가께서는 저를 불쌍히 여기시어 갈마를 하셔서 성중들께서 저의 집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셨습니다. 제가 이제 재산과 먹을 것이 다시 풍족해졌사옵고 저 사자는 이전에 대중의 법을 얻었사오니, 이제는 대중들께 갈마를 풀어주시기를 청하옵니다. 원하옵건대 저를 위하여 갈마법을 풀어주시기 바라나이다. 갈마법을 풀어주시는 것은 저를 불쌍하게 여기시는 때문입니다.’ 이렇게 세 번을 청하고 아뢰기를 마치면 대중께 예배드리고 물러나시오.”
이때 대중들은 한 사람으로 하여금 백사갈마(白四羯磨)를 행하는 것에 준거해서 갈마를 풀게 하였다. 이미 갈마를 풀고 나자 필추들은 예전처럼 그의 집에 가서 주는 대로 공양을 받아도 모두가 범하는 것이 없게 되었다.
‘만약 다시 필추’란 육중필추를 이르는 말이다. 나머지는 위에서 말한 바와 같다. ‘학(學)’이란 삼보를 믿어서 견제(見諦)를 증득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가(家)’란 사성(四姓)을 이르는 말이다. ‘승(僧)’이란 세존의 제자를 이르는 말이다. ‘갈마‘란 백이법(白二法)을 이르는 말이다.
이와 같이 집에서 먼저 청을 받지 않았는데 함부로 가서 음식을 받는 자는 죄를 얻는다.
여기에서 죄를 범한 모양은 그 일이 어떠한가? 이러한 곳에서 두 가지 오종정식(五種正食)을 받아서 먹을 때에는 앞에서와 같이 죄를 얻는다. 그 죄를 고백하고 뉘우치는 법은 위에서와 같다.
만약 법을 풀면 먹는 것은 모두 범하는 것이 없다.
또한 범함이 없는 것은 앞에서 자세히 설명한 것과 같다.

4) 아란야주처외수식학처(阿蘭若住處外受食學處)
부처님께서는 겁비라벌솔도성(劫比羅伐率覩城)에 있는 다근수원(多根樹園)에 계시면서 여름 안거를 하셨다. 부처님의 제자들은 필추들이 전안거(前安居)를 마치는 것을 알고서
8월 14일에 모두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부처님 발에 예배드리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내일이면 성중(聖衆)들께서 안거를 마치게 됩니다. 저희들이 음식을 보내어 절에 도착하게 하겠사오니, 원하옵건대 부처님과 대중께서는 자비를 베푸시어 받아주시옵기 바라나이다.”
세존께서 잠자코 계시니, 사문들은 부처님께서 받아들이신 것을 알고서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물러났다. 이튿날이 되자 좋은 음식을 수레에 가득 실어 보내면서 심부름하는 여인들을 따라가도록 하였다. 중간쯤 갔을 때에 도적들이 와서 겁탈을 하려고 했다. 도적의 우두머리가 명하였다.
“부처님의 제자인 여인들은 겁탈하지 말라.”
그러나 도적들은 그 말을 듣지 않고 모두 옷을 벗겼다. 여인들은 알몸이 드러나자 부끄러워서 풀숲에 들어가 몸을 숨겼다.
이때 육중필추는 음식이 늦어지는 것을 이상하게 여기고서 서로 의논하였다.
“우리들이 마땅히 가서 음식이 늦게 도착하지 않도록 해야겠다.”
길을 떠나서 중간쯤 갔을 때 많은 음식들이 수레에 가득 실려 있는 것을 보고서 큰 소리로 “여기 누가 있느냐?“고 불렀다.
여인들이 풀숲에 있다가 멀리서 그들에게 말했다.
“저희들은 도둑들에게 겁탈을 당해서 알몸으로 옷이 없으니, 실려 있는 음식들을 마음대로 잡수십시오.”
육중필추가 그녀들에게 말했다.
“당신들은 왜 나오지 않는 거요?”
“저희들은 알몸이 드러났으니, 어떻게 뵐 수가 있겠습니까?”
그녀들에게 말했다.
“당신들의 몸뚱이야 우리가 일찍이 다 보았고 당신들과는 이미 친분이 있는데, 무엇을 부끄러워한단 말이오? 마땅히 빨리 나와서 우리에게 음식을 주시오.”
여인들은 마침내 나와서 알몸을 드러낸 채로 음식을 주니, 이때 육중필추는 배불리 먹고서 떠나갔다.
그때 사문들이 뒤따라 왔다가 여인들이 겁탈당한 것을 알고는 모두가 사방으로 흩어져서 도적들을 찾아내어 잡아왔다. 그리고 그들을 고통을 가하려고 하자, 여인들이 말렸다.
“도적의 우두머리는 저희들을 겁탈하려는 마음이 없었습니다.”
사문들은 그를 놓아주었다. 도적의 우두머리는 사문들에게 청하여 말했다.
“당신들께서는 자비의 은혜가 두루 미쳤사온데 어찌 이 무식한 무리들을 죽이실 수 있겠습니까? 이들을 풀어주어서 보잘 것 없는 생명이나마 살게 해주신다면 다행이겠습니다.”
사문들은
모두 풀어서 놓아준 뒤 음식을 갖고 절 안으로 가서 필추들에게 음식을 주었다. 그때 여인들은 육중필추의 처소에는 좋은 음식을 주지 아니하였다.
사문이 물었다.
“어찌하여 음식을 돌리는데 평등하게 하지 않습니까?”
“그 분들은 모두 음식을 이미 드셨습니다.”
“누가 먼저 주었습니까?”
“저희가 드렸습니다.”
사문들이 이상히 여겨서 다시 물으니, 여인들이 모두 갖추어 대답했다. 사문들은 듣고 나서 몹시 싫어하고 천하게 여겼다.
여러 사문들이 필추에게 알렸다.
“성자시여, 어찌하여 길이 험하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알려서 저희가 미리 준비하여 도둑을 맞지 않도록 하지 않으셨습니까?”
필추가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숲이 험한 곳에서는 마땅히 필추 중 오법(五法)을 성취한 자에게 맡겨서 그로 하여금 지키게 하여라. 애(愛)ㆍ에(恚)ㆍ포(怖)ㆍ치(癡)가 없는데다 길을 잘 아는 사람에게 먼저 ‘할 수 있겠습니까, 없겠습니까?’라고 물어서 그 일을 권유하고, 만약 그가 할 수 있다고 말을 하거든 백이법(白二法)을 해서 그에게 맡기도록 하고, 마땅히 한 사람으로 하여금 하는 일에 준해서 백갈마(白羯磨)를 하게 하여라.”
다시 부처님께서는 여러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길을 지키는 필추가 갖추어야 할 행법(行法)을 내가 이제 설하리라. 지키는 필추는 절 주변의 사방으로 반유선나(半踰辯那) 이내를 모두 살펴라. 만약 두려워할 만한 곳이 있으면, 마땅히 불을 놓아 태우도록 하거나, 혹은 깃발을 매달거나, 혹은 길 가운데에 나뭇잎을 가로질러서 펴놓거나, 혹은 글씨를 써서 알리도록 하고, 만약 두려워할 만한.곳이 없으면 마땅히 횐 깃발을 매달도록 하여라. 이 행법(行法)에 의지해서 행하지 않는다면 악작죄(惡作罪)를 얻느니라.
만약 길을 지키는 필추가 배가 고파서 먹을 것이 필요하다면, 소식(小食)을 할 때 뜻대로 먹는 음식을 주어야 한다.”
여러 필추들은 저 육중필추들이 절 밖 숲속의 험하고 무시무시한 곳에서 알몸이 드러난 여인들로 하여금 음식을 주게 하였다는 말을 듣고서 다 함께 싫어하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내었다. 그 일을 갖추어서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는 자세히 설명하시고 말씀하셨다.
“…(생략) … 나아가 모든 필추들을 위하여 마땅한 학처를 제정하노니, 마땅히 이와 같이 말하노라.

만약 다시 필추가 무시무시한 곳에 있는 아란야에 살면서 먼저 험난한 곳을 관찰하는 사람을 두지 아니하고 주처(住處) 밖에서 음식을 받아먹었다면, 이 필추는 마땅히 절에 돌아와서 여러 필추들의 처소로 나아가 각자에게 알리되 ‘대덕이시여, 제가 대설악법(對說惡法)을 범하였습니다. 이 일은 마땅히 해서는 안 될 일이므로 지금 고백하고 뉘우칩니다’라고 하여라. 이것을 이름하여 대설법(對說法)이라고 하느니라.
‘만약 다시 필추’란 육중필추를 이르는 말이다. ‘아란야(阿蘭若)’의 뜻은 사타(捨墮)3)에서 설한 것과 같다. ‘관찰하는 사람을 두지 않고’는 아직 지키는 사람을 두지 않은 것을 말한다. ‘주처(住處) 밖’이란 절 밖에 있는 것을 말한다. ‘음식’에는 열 가지가 있으니 또한 위에서 설한 것과 같다.
여기에서 범한 모양은 그 일이 어떠한가? 필추가 험하고 무서운 곳에서 지키는 사람을 두지 아니하고서 지키는 사람이 없다는 생각과 의심을 하면 모두가 본죄(本罪)를 얻는다. 다음의 두 구[二句]는 가벼운 죄를 얻고, 뒤의 두 구는 범하는 것이 없다. 만약 험한 곳에서 지키는 사람이 있는 경우에 먹는 경우는 범하는 것이 없다.
또한 범함이 없는 것은 앞에서 자세히 설한 것과 같다.”


7. 중다학법(衆多學法)

부처님께서 바라니사선인타처시녹림(婆羅痆斯仙人墮處施鹿林) 속에 계셨다.
다섯 명의 필추가 거듭 출가를 하였는데도 오히려 속가의 옷을 입고 있어서 위의와 꾸밈새가 몹시 단정하고 엄숙하지 못하였다.
그때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생각하셨다.
‘과거의 모든 부처님께서는 성문제자들로 하여금 옷을 어떻게 입도록 하셨던가?’
이때 천(天)들이 부처님 앞에서 아뢰었다.
“정거천(淨居天)4)에서 입는 의복과 같았나이다.”
세존께서는 천안(天眼)으로 관찰을 해서 천(天)들의 말과 같음을 아시고는 필추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지금부터 이후로는 마땅히 정거천처럼 원만하고 단정하게 니바산(泥婆珊)5)을 입도록 하여라.”
육중필추가 옷을 너무 높게 입었다. 청정한 믿음을 가진 바라문 등은 옷이 가지런하지 않은 것을 보고서 나무라는 생각을 내며 이렇게 말했다.

“이 필추들은 옷을 가지런하게 입지 않으니 부끄러워할 줄을 모르는 사람과 한가지이다.”
여러 필추들이 이 말을 듣고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너무 높게 옷을 입지 말아야 하는 것을 배워야 하느니라.”
육충필추가 듣고 나서 옷을 너무 낮게 입으니, 속인들이 다시 나무라고 싫어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너무 낮게 옷을 입어서 갓 시집온 여인과 같게 하지 말지니, 응당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혹은 앞쪽을 길게 늘어뜨려서 마치 코끼리의 코처럼 보이자, 속인들이 비난하고 싫어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앞쪽을 아래로 늘어뜨리지 말도록 하여라.”
혹은 허리춤을 가늘게 조이니, 속인들이 비난하고 싫어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다라엽(多羅葉)6)처럼 옷을 입지 말지니, 응당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혹은 한쪽 귀퉁이를 거두어 모아서 허리춤에 돌려서 눌러 입으니 마치 뱀 대가리처럼 보였다. 그래서 속인들이 비난하고 싫어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옷을 마치 뱀 대가리처럼 돌려서 눌러 입지 않도록 할지니, 응당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혹은 옷의 위쪽 끝을 쥐고 허리춤에 묶어 넣은 것이 마치 콩 짚단을 베어서 묶어 놓은 것과 같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옷을 입어서 마치 콩 짚단을 베어서 묶어 놓은 것처럼 옷을 입지 말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이와 같이 세존께서는 모든 필추들에게 적절한 학처(學處)를 제정하셨다.
“마땅히 이와 같이 말하노니, 군(裙)을 가지런하게 입어야 한다. 마땅히 이와 같이 배우도록 하여라.
너무 높게 입지도 말며, 너무 낮게 입지도 말며, 코끼리의 코처럼 늘어뜨려서 입지도 말며, 뱀 대가리처럼 입지도 말며, 다라엽(多羅葉)처럼 입지도 말며, 콩 짚단을 베어서 묶어 놓은 것과 같은 모양으로 군(裙)을 입지 말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삼의(三衣)를 한데 모아 가지런하게 입도록 할지니, 응당 이렇게 배우도록 하라.”
육중필추가 옷을 너무 크게 입자, 청정한 믿음이 있는 바라문들이 가지런하지 않은 모습을 보고는 나무라는 생각을 내면서 말했다.
“이 필추들은 옷을 가지런하게 입지 않으니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들과 한 가지이다.”
여러 필추들이 이 말을 듣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삼의(三衣)를 너무 높게 입지 말도록 할지니, 응당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육중필추들이 듣고 나서 옷을 너무 낮게 입으니, 여러 속인들이 비난하고 싫어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너무 낮게 삼의(三在)를 입어서 갓 시집온 여인처럼 하지 말지니, 응당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혹은 웃옷을 헤치고 앞의 한 쪽 끝을 늘어뜨려서
마치 코끼리의 코처럼 옷을 입으니, 여러 속인들이 비난하고 싫어하였다. 자세히 설한 것은 위에서와 같다.
이와 같이 세존께서는 모든 필추들을 위하여 적절한 학처(學處)를 제정하셨다.
“마땅히 이와 같이 말하노라. 삼의(三衣)를 가지런하게 입어야 하나니, 마땅히 배우도록 하여라. 너무 높게 입지도 말며, 너무 낮게 입지도 말며, 아주 바르게 헤치며, 아주 바르게 덮으며, 말을 적게 하고, 높이 쳐다보지 말면서 속가에 들어가도록 하여라.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부처님께서는 실라벌성의 서다림에 계셨다.
그때 육중필추가 머리를 덮어쓰고 속가의 집에 들어가서 청정한 믿음을 가진 바라문들이 머리를 덮어쓴 것을 보고서 이렇게 말했다.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과 이제 갓 시집온 여인과 똑같다.”
여러 필추들이 듣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머리를 덮어쓰고 속가에 들어가지 말도록 할지니, 응당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육중필추가 옷의 한 쪽을 끌어올리고 속가에 들어가니…(생략)… 나아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옷의 한 쪽을 끌어올리지 말도록 할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육중필추가 옷의 양쪽을 끌어올리고 속가에 들어가니…(생략)… 나아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옷의 양쪽을 끌어올리고 속가에 들어가지 말도록 할지니, 마땅히 이와 같이 배우도록 하여라.”
육중필추가 허리춤에 손을 얹고서 속가에 들어가니…(생략)… 나아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허리춤에 손을 얹고 속가에 들어가지 말도록 할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육중필추가 어깨를 어루만지면서 속가에 들어가니…(생략)… 나아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깨를 어루만지면서 속가에 들어가지 않도록 할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여러 필추들이 듣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자세히 말씀하셨다.
“나아가 모든 필추들을 위하여 마땅한 학처를 제정하노니, 마땅히 이와 같이 말하노라. 머리를 덮어쓰거나, 옷의 한 쪽을 들어 올리거나, 옷의 양쪽을 들어 올리거나, 허리춤에 손을 얹거나, 어깨를 어루만지면서 속가에 들어가지 말도록 할지니, 마땅히 이와 같이 배우도록 하여라.”
부처님께서 서다림에 계셨다.
그때 육중필추가 무릎을 땅에 대고 걸어서 속가에 들어가자,
청정한 믿음이 있는 바라문들이 무릎을 땅에 대고 걷는 것을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부끄러워할 줄을 모르는 사람과 똑같다.”
“여러 필추들이 듣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무릎을 땅에 대고 걸어서 속가에 들어가지 않도록 할지니, 응당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또 필추가 발가락으로 걸어서 속가에 들어가니…(생략)… 나아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발가락으로 걸어서 속가에 들어가지 말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필추가 펄쩍펄쩍 뛰어서 속가에 들어가니…(생략)… 나아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한 쪽 발로 걸어서 속가에 들어가지 말도록 할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필추가 노신(努身)으로 걸어서 속가에 들어가니, 부처님께서 자세히 말씀하셨다.
“…(생략) … 나아가 모든 필추들을 위하여 마땅한 학처(學處)를 제정하노니, 마땅히 이와 같이 말하노라. 무릎을 땅에 대고 걷거나, 발가락으로 걷거나, 펄쩍펄쩍 뛰거나, 한 쪽 발로 걷거나, 노신(努身)으로 걸어서 속가에 들어가지 않도록 할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부처님께서 서다림에 계셨다.
육중필추가 몸을 흔들면서 속가에 들어가자, 청정한 믿음을 가진 바라문들이 몸을 흔들어대는 것을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부끄러워할 줄을 모르는 사람과 똑같다.”
여러 필추들이 듣고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몸을 흔들면서 속가에 들어가지 말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필추가 팔을 흔들면서 속가에 들어가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팔을 흔들면서 속가에 들어가지 말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필추가 머리를 흔들면서 속가에 들어가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머리를 흔들면서 속가에 들어가지 말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필추가 어깨로 밀치면서 속가에 들어가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깨로 밀치면서 속가에 들어가지 말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필추가 손을 잇닿게 해서 속가에 들어가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손을 잇닿게 해서 속가에 들어가지 말도록 할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부처님께서 자세히 말씀하셨다.
“나아가 모든 필추들을 위하여 마땅한 학처를 제정하노니, 마땅히 이와 같이 말하노라. 몸을 흔들거나, 팔을 흔들거나, 머리를 흔들거나, 어깨로 밀치거나, 손을 잇닿게 해서 속가에 들어가지 말도록 할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부처님께서 서다림에 계셨다.
그때 육중필추는 속가에 있으면서 남이 아직 앉기를 청하지도 않았는데도 함부로 제멋대로 앉았다. 청정한 믿음이 있는 바라문들이 함부로 제멋대로 앉는 것을 보고서 이렇게 말했다.
“부끄러워할 줄을 모르는 사람과 똑같다.”
여러 필추들이 이 말을 듣고 나서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자세히 말씀하셨다.
“나아가 모든 필추들을 위하여 마땅한 학처를 제정하노니, 마땅히 이와 같이 말하노라. 속가에 있으면서 남이 아직 앉기를 청하지 않았거든 마땅히 함부로 앉지 말도록 할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부처님께서 실라벌성의 서다림에 계셨다.
그때 육중필추는 속가에 있으면서 잘 관찰해보지도 아니하고 함부로 앉았다. 청정한 믿음이 있는 바라문들이 필추가 속가에서 잘 살펴보지도 아니하고 함부로 앉는 것을 보고는 이렇게 말했다.
“부끄러워할 줄을 모르는 사람과 똑같다.”
여러 필추들이 이 말을 듣고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생략)… 나아가 모든 필추들을 위하여 적절한 학처를 제정하노니, 마땅히 이와 같이 말하노라. 속가에 있으면서 잘 살펴보지 아니하였거든 마땅히 앉지 말도록 할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그때 세존께서는 12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겁비라벌솔도성(劫比羅伐率覩城)에 이르셨다. 첫째 날에는 왕궁 안에서 공양을 드시고 둘째 날이 되자 당신의 거처에 계시면서 공양을 받으셨는데, 부처님과 대중들이 공양을 드실 때에 구비 부인(瞿卑夫人)이 몸소 음식을 나누어 드렸다.
그때 구수 오타이가 몸을 잘 추스르지 못하자 구비 부인은 법답지 못한 이상한 행동이라고 여겼다.

훗날 다른 때에 혼자서 궁 안으로 가자 부인이 썩은 평상 위에 앉게 하였는데, 몸을 단속하지 않고 함부로 앉았다가 평상이 부서져서 땅에 넘어졌다. 이로 인하여 나무람을 받고 추하게 여겨지니…(생략)… 나아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필추가 만약 속가에서 앉을 때에는 마땅히 몸을 단속하지 않은 채로 함부로 앉지 말고 잘 살피도록 할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혹은 속가에서 다리를 겹치고 앉거나, 혹은 안팎의 복사뼈를 포개고서 앉거나, 혹은 다리를 급히 오무리거나, 혹은 다리를 길게 뻗거나, 혹은 몸을 드러내고 앉거나 하자, 여러 속인들이 비난하고 싫어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그렇게 하지 말라. 학처를 제정하노니, 속가에 있으면서 다리를 겹치고서 앉거나, 안쪽의 복사뼈를 포개고 앉거나, 바깥쪽의 복사뼈를 겹쳐서 맞거나, 급히 다리를 오무리거나, 다리를 길게 뻗거나, 몸을 드러내거나 하지 말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부처님께서 강저산(江猪山)에 계셨다.
그때 어떤 시주가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여 집에 오시어 공양을 드시게 하였다. 그런데 음식을 차례로 돌리는 일을 하는 사람이 마음을 잘 쓰지 못해서 미단(美團)을 한 손으로 던지고 필추는 발우에 공경스럽게 담지 못하는 바람에 많이 깨뜨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공경스럽게 음식을 받도록 할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부처님께서 강저산(江猪山)에 계셨다.
그때 육중필추는 보리 장자(善提長者)의 집에 들어가 걸식을 하였다. 장자가 음식을 주었는데, 발우에 밥을 가득 담고 거기가 다시 국을 받자 발우가 넘쳐서 땅을 더럽혔다. 이로 인하여 나무라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내어서 이 일을 갖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학처를 제정하노니, 마땅히 이와 같이 말하노라. 발우에 밥을 가득 담고 거기다 다시 국을 담아서 음식을 흘러넘치게 하지 말고, 발우의 가장자리에서 손가락을 구부리도록 하여 신경을 써서 음식을 받도록 하여라.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혹은 음식이 아직 이르지도 아니하였는데도 미리 자신의 발우를 펴서 마치 얻어먹는 사람이 음식을 탐내듯이 하자, 이로 인해 나무라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내게 하였다.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리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학처를 제정하노니,
마땅히 이와 같이 말하노라. 음식을 차례로 돌려서 음식이 자기 앞에 이르지 아니하였다면 미리 발우를 펴지 말도록 할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혹은 음식을 먹을 때에 교만한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 마치 어린 아이나 창녀들과 같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그렇게 음식을 먹지 말고 공경스럽게 먹도록 할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혹은 음식을 먹을 때에 음식을 아주 작게 뭉쳐서 입에 넣기도 하고 매우 크게 뭉쳐서 입에 넣기도 하는 것이 마치 가난한 걸인이 입에 넣는 것과 같았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그처럼 음식을 매우 작게 뭉치지도 말고 아주 크게 뭉치지도 말고 둥글고 단정하게 모아서 먹어야 하나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부처님께서 실라벌성에 계셨다.
그때 어떤 시주가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여 집에 가서 음식을 드시도록 하였다. 오파난타 필추는 늙은 필추의 곁에 나란히 앉았다. 늙은 필추는 입을 크게 벌리고 위쪽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오파난타가 흙덩어리를 그의 입 안에 던져 넣고는 그에게 말했다.
“우선 이것을 좀 먹으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게 미리 입을 벌리고 있지 말라. 만약 음식이 아직 앞에 이르지 아니하였거든 입을 벌리고 기다리지 말도록 할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부처님께서 실라벌성에 제셨다.
그때 어떤 시주가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집에 오셔서 공양을 드시기를 청하였다. 그때 육중필추가 입안에 음식을 넣고서 말을 주고받으니, 여러 속인들이 나무라고 싫어하며 말했다.
“사문 석자가 부끄러운 줄을 모르는 것이 속인들과 다르지 않구나.”
다 같이 나무라고 추하게 여기는 마음을 내고서 이 일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처럼 입안에 음식을 넣고서 말을 주고받지 말도록 하여라.”
혹은 시주의 집에 가서 국이 적은 것을 보고는 자기 몫이 충분하지 않을까 걱정하여 미리 부탁을 해서 얻은 국을 밥으로 덮은 뒤에 다시 국을 얻기를 기다리니, 속인들이 나무라고 싫어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그렇게 하지 말도록 하여라. 밥으로 국을 덮어 가리지 말고 국으로 밥을 덮어서 더 많이 얻기를 바라지 말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그때 어떤 시주가 필추에게 음식을 드시라고 청하였는데, 그 음식이 지나치게 달았다. 육중필추는 곧 혀를 내밀어 털면서 서로에게 말하기를 “음식이 매우 시다”고 하기도 하고, 혹은 “그 음식이 지나치게 시다”고 하기도 하였다. 육중필추는 곧 떠들어대면서 서로에게 음식이 너무 달다고 하였다. 혹은 어떤 시주가 필추에게 음식을 드시라고 청하였는데, 그 음식이 너무 뜨거웠다.
육중필추는 입김을 불어대면서 서로 말하였다.
“음식이 너무 차가우니 뜨겁게 해야만 먹겠다.”
흑은 어떤 시주가 필추에게 음식을 드시라고 청하였는데, 그 음식이 지나치게 차가왔다.
육중필추는 곧 입김을 불어 식혀가면서 서로 말하였다.
“음식이 너무 뜨거우니 입으로 불어야만 먹을 수 있겠다.”
이런 일들은 그 일을 거꾸로 말한 것이기 때문에 시주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게 하지 말도록 하여라. 마땅히 학처를 제정하노라. 음식에 혀를 내두르지 말 것이며, 음식을 놓고 떠들어대지 말 것이며, 음식에 뜨거운 입김을 불지 말 것이며, 음식에 차가운 입김을 불지 말 것이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혹은 육중필추가 음식을 드시라는 청을 받았는데, 손톱으로 긁어서 음식을 흩뜨리는 것이 마치 닭과 같았으며, 혹은 음식이 나쁘다고 말하면서 서로 헐뜯기도 하였고, 혹은 음식을 뺨에 채워 넣어 잘게 씹어 먹기도 하였으며, 혹은 음식을 먹을 때에 반은 먹고 반은 남기기도 하였으며, 혹은 혀를 길게 빼고 입술을 핥기도 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학처를 제정하노라. 손으로 음식을 흩뜨리지 말 것이며, 음식을 헐뜯는 말을 하지 말 것이며, 음식을 뺨에 넣어 불록하게 하지 말 것이며, 음식을 반만 먹지 말 것이며, 혀를 길게 빼고 음식을 먹지 말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부처님께서 실라벌성에 계셨다.
그때 어떤 시주가 일찍이 맨몸의 외도에게 귀의하였다가 근래에 믿고 공경하는 마음을 일으켜서 불ㆍ법ㆍ승(佛法僧)에 귀의하고는 드디어 부처님과 스님들께 집에 오셔서 음식을 드시도록 청하였다. 그 시주는 갖가지 음식과
보릿가루를 뭉친 것과 얇은 떡과 무를 차례로 돌려가며 갖다드렸다. 이때 육중필추는 시주를 헐뜯기 위해서 보릿가루를 뭉친 것으로 탑의 형상을 만들어 무 위에 올려놓은 뒤에 다시 얇은 떡을 덮어씌우고는 서로에게 말을 하였다.
“이것은 악취(惡趣) 속에 있는 맨몸의 외도인 포자나(晡刺拏)7)의 탑이다.”
점차로 그것을 먹어서 무가 넘어지자 서로 말하였다.
“이것은 맨몸의 외도가 탑을 지었다가 이제 곧 무너진 것이다.”
시주는 그것을 보자 귀의하여 공경하는 마음이 없어져버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학처를 제정하노라. 음식으로 탑의 형상을 만들지 말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혹은 육중필추가 다른 이에게서 음식을 드시도록 청을 받았는데, 맛있는 것을 남겨서 손에 쥐고는 혀로 거듭해 손을 핥고 발우도 또한 혀로 핥았다. 혹은 손을 털기도 하고 혹은 발우를 털면서 말하기를 ‘발우의 물을 다른 사람에게 털어서 그의 옷을 더럽혔다’고 말을 하였다. 남의 좋은 옷을 보면 질투하는 마음을 일으킨 때문이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일들은 모두가 하지 말아야 할 일이니, 마땅히 배우도록 하여라.”
어떤 시주가 대중스님들께 음식을 드리면서 스님들에게 말하였다.
“성자시여, 좋은 음식이 많이 있으니 보릿가루를 많이 청하지 마십시오.”
육중필추는 그 말을 믿지 아니하고 보릿가루를 많이 받았다가 뒤에 좋은 음식을 보고는 그 보릿가루를 버리려고 하였다. 옆에는 한 늙은 필추가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다. 그때 육중필추는 보릿가루 뭉친 것을 그의 발우 안에 넣어서 발우가 넘쳐 다른 음식을 받을 수 없게 만들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항상 발우 안의 음식을 보도록 할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어떤 필추가 음식을 발우에 가득 담아가지고 있자, 육중필추가 곁에서 보고는 다 같이 업신여기는 마음을 내었다.
“이 늙은 필추가 음식을 먹는 데는 아주 능하구나.”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업신여기는 마음으로 옆에 앉은 이의 발우 안에 있는 음식을 보지 말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육중필추가 깨끗하지 않은 손으로 깨끗한 병을 쥐어서
온갖 파리 떼들이 근처로 다투어 날아들게 만들었으므로 나무라고 추하게 여겼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더러운 손으로 깨끗한 물병을 쥐지 말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육중필추가 강저산(江猪山)에 있었는데, 보리 장자(菩提長者)의 높은 누각 위에서 음식을 먹고 발우를 씻은 물을 바로 아래의 땅에 내버리자 시주가 싫어하는 마음을 내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학처를 제정하노라. 속가에 있으면서는 발우를 씻은 물을 버리지 말고 주인에게 물어서 없애도록 할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부처님께서 실라벌성에 계셨다.
그때 어떤 바라문의 아기가 병이 났는데, 친구 우바새가 그에게 가서 말해주었다.
“아기가 병이 났거든 서다림 안으로 가서 필추들로부터 발우 안의 물을 얻어서 아이를 목욕시키면 반드시 나을 걸세.”
즉시 물을 구하러 간 바라문은 오파난타를 보고 그에게서 발우의 물을 얻었다. 오파난타는 보릿가루가 남은 찌꺼기를 발우의 물 안에 넣어서 그에게 주었다. 그는 보릿가루가 섞인 물을 보고는 더럽다는 생각을 일으켜서 이렇게 말했다.
“우리 아기가 차라리 죽을지언정 어떻게 이런 더러운 물로 목욕을 시킬 수 있겠는가?”
이 일을 부처님께 아뢰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더러운 물을 다른 사람에게 주지 말도록 하여라. 만약 어떤 사람이 발우의 물을 얻으러 오거든, 마땅히 깨끗하게 씻은 발우에 청정한 물을 담아서 아리사가타(阿利沙伽他)를 외워 세 번을 축원하고 그 사람에게 주도록 하여라. 그것으로 목욕을 하거나 그것을 마시면 반드시 온갖 병을 낫게 할 것이니라.”
[아리사가타란 부처님께서 설하신 송(頌)으로 성인의 가르침 속에서 나온 것이다. 만약 이것을 독송하면 큰 위신력(威神力)이 있게 된다. 다른 곳에서 가타를 외우게 하는 것도 모두가 이런 종류이다. 예를 들면 강이나 못이나 우물이 있는 곳에서 목욕을 하거나 물을 마실 때, 혹은 잠깐 나무 아래에 누워서 시원하게 쉬고 가거나, 혹은 객사(容舍)에서 머물거나, 혹은 신당(神堂)에 들어가서 만다라를 밟거나 부처님 탑의 그림자를 밟거나, 혹은 때로 자신의 그림자로 불ㆍ보살의 거룩하신 용모를 가리거나, 혹은 대중이 흩어질 때에나, 혹은 성이나 취락에 들어갈 때에나, 흑은 이른 아침이나 해지는 저녁에 불ㆍ보살의 형상에 예배드릴 때에나, 혹은 매번 식사를 마칠 때에나, 혹은 탑묘(塔廟)에 물 뿌리고 청소할 때 등 모든 일에서 독송을 자주 하는 것이다. 모두가 입으로 가타(伽他)를 외워서 받들어 행하면 복을 얻겠지만, 만약 일부러 마음을 먹고 어기면서 함부로 하면 모두가 악작죄(惡作罪)를 얻는다.
다만 동천법중(東川法衆)은 이전부터 행하지 아니한 까닭에 주(註)를 달아서 ‘성인의 가르침이 있음을 안다’고 말한 것이다. 그 가타는 게송으로 말한 것과 같다.]

세간의 오욕락(五欲樂)이나
천(天)들의 즐거움도
애착이 다한 즐거움에 비한다면
천 분의 일에도 미치지 못한다.

집착으로 말미암아 고통을 낳으며
고통으로 말미암아 다시 집착을 낳나니
팔성도(八聖道)는 능히 그것을 초월하여
묘한 열반처(灌繫處)에 이를 수 있다.

보시를 하는 사람은
반드시 그 의리(義利)를 얻나니
만약 즐거움 때문에 보시를 하게 되면
뒤에 반드시 안락(安樂)을 얻으리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먹다 남은 음식을 발우의 물 안에 넣지 말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어떤 필추가 발우를 땅 위에 놓고는 아래에 받침대를 두지 아니했고, 이는 나무라고 추하다는 생각을 일으켜서 발우를 빨리 손상시켰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학처를 제정하노라. 땅 위에 받침대를 놓지 아니하고는 마땅히 발우를 두지 말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어떤 필추가 서서 발우를 씻다가 잘못하여 땅에 떨어뜨려서 그 발우를 깨뜨렸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서서 발우를 씻지 않도록 할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어떤 필추가 벼랑 끝에 발우를 놓아두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그렇게 하지 말라. 위험한 벼랑 끝에 발우를 놓아두지 말도록 할지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강물이 급히 흐르는데 물을 거슬러서 발우를 가지고 되질을 하다가 드디어 깨어지게 만들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그렇게 하지 말라. 물을 거슬러서 강물을 뜨지 말아야 하나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육중필추가 앞의 사람은 앉아 있는데 자신은 서서 설법을 하였다. 그때 삼보를 공경하고 믿는 바라문ㆍ거사들이 필추를 꾸짖어 그치게 하고는 말하였다.
“대사(大師)이신 세존께서는 무량겁(無量劫) 동안을 부지런히 고행을 닦으시고 머리와 눈과 골수와 뇌와 나라와 처자를 버리시고 이 법을 구하셨는데, 어찌하여 당신들은 법을 존중하는 마음이 없이 사람들은 앉고 자신은 서서 함부로 법을 설하는 것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그렇게 하지 말라. 사람들은 앉고 자신은 서서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지 말아야 하니, 마땅히 이렇게 배우도록 하여라.”
병이 난 어떤 사람이 오랫동안 서서 법문을 들을 수가 없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약 병이 든 사람이라면 앉아 있거나 누워 있거나, 높은 곳에 있거나 낮은 곳에 있거나, 길에 있거나 길 아닌 곳에 있거나, 수레를 타고 있거나 신발을 신고 있거나, 머리에 두건을 쓰고 있거나 꽃이나 영락을 머리에 쓰고 있거나, 일산(日傘)이나 칼이나 병장기를 가지고 있거나 갑옷과 투구 등을 착용하고 있거나, 만약 병이 든 사람이라면 어떤 위의를 취하고 있든지 간에 그를 위해 설법하는 것은 범함이 없느니라.
학처를 제정하노니, 마땅히 이와 같이 말하노라. 다른 사람은 앉고 자신은 서서 법을 설하지 말아야 하나, 병든 사람은 제외하나니 마땅히 배우도록 하여라.
다른 사람은 눕고 자신은 서서 법을 설하지 말아야 하지만, 병이든 사람은 제외하나니 마땅히 배우도록 하여라.
다른 사람은 높은 곳에 앉아 있고 자신은 아랫자리에 있으면서 법을 설하지 말아야 하지만, 병든 사람은 제외하나니 마땅히 배우도록 하여라.
다른 사람은 앞서서 가고 자신은 뒤에 따라가면서는 법을 설하지 말아야 하지만, 병든 사람은 제외하나니 마땅히 배우도록 하여라.
다른 사람은 길에 있고 자신은 길 아닌 곳에 있으면서는 법을 설하지 말아야 하지만, 병든 사람은 제외하나니 마땅히 배우도록 하여라.
머리에 두건을 쓴 자와, 한쪽 옷을 치켜 올린 자와, 양쪽 옷을 치켜 올린 자와, 허리춤을 들어 올린 자와, 어깨를 어루만지는 자에게는 법을 설하지 말아야 하지만, 병든 사람은 제외하나니 마땅히 배우도록 하여라.
코끼리를 타고 있는 자와, 말을 타고 있는 자와, 가마를 타고 있는 자와, 수레를 타고 있는 자에게는 법을 설하지 말아야 하지만, 병든 사람은 제외하나니 마땅히 배우도록 하여라.
나막신이나 가죽신, 그리고 신발을 신은 자에게는 법을 설하지 말아야 하지만, 병든 사람은 제외하나니 마땅히 배우도록 하여라.
모자를 쓰고 관을 착용한 자와 불정계(佛頂髻)를 한 자와, 머리를 말아 올린 자와, 꽃으로 관을 만들어 쓴 자에게는 법을 설하지 말아야 하지만, 병든 사람은 제외하나니 마땅히 배우도록 하여라.
일산이나 우산을 쓰고 있는 자에게는 법을 설하지 말아야 하지만, 병든 사람은 제외하나니 마땅히 배우도록 하여라.”
부처님께서 겁비라벌솔도(劫比羅伐率覩)에 계셨다.
오파난타가 서서
대소변을 보자, 속인들이 그 모습을 보고 다 함께 비난하고 싫어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당신의 스승이신 세존께서는 항상 마음에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간직하고 계시는데, 어찌하여 당신들은 부끄러워 할 줄을 모릅니까? 저 속인들이 서서 깨끗하지 않은 것을 배설하는 것과 똑같군요.”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그렇게 하지 말라. 서서 대소변을 보지 말아야 하지만, 병든 사람은 제외하나니 마땅히 배우도록 하여라.”
당시 오파난타는 푸른 풀이 있는 것을 보고서 그에게 얻어 쓰려고 하였다. 그가 기꺼이 주려고 하지 않자 드디어 설사약을 먹고는 똥이 담긴 동이를 갖고서 밤에 풀 위에다 뿌려서 그가 쓰지 못하게 만들었다. 오파난타가 그의 집으로 가서 근심에 싸여있는 그를 보고서 까닭을 물으니, 그가 사정을 갖추어 대답하였다.
오파난타가 말했다.
“이것은 당신이 풀을 보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당신을 다스리려고 한 일이오.”
이로 인하여 나무라고 욕하는 마음을 내게 되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그렇게 하지 말라. 푸른 풀 위에 대소변이나 콧물과 침을 버리지 말아야 하지만, 병든 사람은 제외하나니 마땅히 배우도록 하여라.”
오파난타는 입은 지 오래된 자신의 옷을 옷 빠는 사람에게 세탁을 시켰는데, 그가 기꺼이 빨려고 하지 않자 성내는 마음을 일으켜서 옷을 빠는 물에다가 일부러 더러운 것을 풀었다. 그는 그것을 알지 못한 채 물에 손을 대었다가 손이 더러워지자 마침내 나무라고 욕하는 마음을 내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그렇게 하지 말아야 한다. 물에다가 대소변과 콧물과 침을 넣지 말도록 해야 하지만, 병든 사람은 제외하나니 마땅히 배우도록 하여라.”
부처님께서 실라벌성에 있는 서다림의 급고독원에 계셨다.
성 안에 있는 시주가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여 집에 오셔서 공양을 드시도록 하였다. 그 지키는 사람은 절 안에서 수호하고 있었는데, 오파난타는 그에게 음식을 청하고는 일부러 놀리려고 성을 나갔다가 서다림에 도착하기까지 빨리 돌아오지 않으면서 그 중간에 땅이 얼마쯤인지 헤아려 보았다. 이때 절을 지키는 사람은 그가 늦어지는 것을 이상하게 생각하고 때가 지날까 걱정해서 마침내 높은 나무 위에 올라가 그가 돌아오는 것을 바라보고 있었다. 속인의 무리들이 그것을 보고는 나무라며 비웃었다.

“사문석자가 높은 나무 위에 올라가다니, 속인들과 다르지 않구나.”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마땅히 그렇게 하지 말라. 사람의 키보다 높은 나무에 올라가지 말도록 하여라.”
어떤 필추가 물들인 옷을 나무에 매려고 하였으나 감히 나무에 올라가지를 못하였다. 또 호랑이와 이리가 올라가지 못하는 곳까지 올라가면 되었는데 감히 올라갈 수가 없어서 그로 인하여 상처를 입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사람의 키보다 높은 나무에 올라가서는 안 되지만, 어려운 사연이 있는 경우에는 제외하나니 마땅히 배우도록 하여라.”


8. 칠멸쟁법(七滅諍法)

총체적인 게송으로 말하노라.

현전비나야(現前毘奈耶)와 억념비나야(憶念毘奈耶)와
불치비나야(不癡毘奈耶)와 구죄비나야(求罪毘奈耶)와
다인어비나야(多人語毘奈耶)와 자언비나야(自言毘奈耶)와
초엄비나야(草掩毘奈耶)는 뭇 다툼들을 제거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여러 필추들에게 말씀하셨다.
“칠멸쟁법(七滅爭法)이 있나니 마땅히 닦고 배우도록 하여라.
응당 현전비나야(現前毘奈耶)8)를 해야 할 때에는 마땅히 현전비나야를 할 것이며, 응당 억념비나야(憶念毘奈耶)9)를 해야 할 때에는 마땅히 억념비나야를 할 것이며, 응당 불치비나야(不癡毘奈耶)10)를 해야 할 때에는 마땅히 불치비나야를 할 것이며, 응당 구죄자성비나야(求罪自性毘奈耶)11)를 해야 할 때에는 마땅히 구죄자성비나야를 할 것이며, 응당 다인어비나야(多人語毘奈耶)12)를 해야 할 때에는 마땅히 다인어비나야를 할 것이며, 응당 자언비나야(自言毘奈耶)13)를 해야 할 때에는 마땅히 자언비나야를 할 것이며, 응당 초엄비나야(草掩毘奈耶)14)를 해야 할 때에는 마땅히 초엄비나야를 하도록 해야 한다.
만약 다투는 일이 일어나거든 마땅히 일곱 가지 법을 가지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순응하여 법답고[如法] 율답게[如律] 다툼을 없애야 하느니라.”

인욕(忍辱)은 정진(精進)15) 가운데에 으뜸이라
능히 열반처(涅槃處)를 얻을 수 있나니
출가한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을 고뇌하게 한다면
사문(沙門)이라고 이름하지 않느니라.

이것은 비발시여래둥정각(毘鉢尸如來等正覺)께서 이 계경(戒經)을 설하신 것이다.


명안(明眼)을 갖춘 사람은 위험한 길을 피하여
능히 안온(安隱)한 곳에 도달할 수 있으며
지혜로운 사람은 중생계(衆生界)에서
능히 여러 악(惡)을 멀리 여읠 수 있느니라.

이것은 시섭(尸葉)여래등정각께서 이 계경(戒經)을 설하신 것이다.

헐뜯지도 말며 해치지도 아니하여
계경(戒經)을 잘 수호하고
음식에 만족할 줄을 알며
좋지 못한 와구(臥具)를 수용하면서
증상정(增上定)을 부지런히 닦는
이것이 제불(諸佛)의 가르침이니라.

이것은 비사부(毘舍浮)여래등정각께서 이 계경(戒經)을 설하신 것이다.

마치 벌이 꽃에서 꿀을 따면서도
꽃의 빛깔과 향내를 손상시키지 않고
다만 그 맛만을 취해 가듯이
필추도 무리 속에 들어가면 그러해야 하리라.

이것은 구류손(俱留孫)여래등정각께서 이 계경(戒經)을 설하신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거스르지 아니하며
짓는 것도 짓지 않는 것도 보지 말고
다만 자신의 신행(身行)이
바른가 바르지 않은가만을 보아야 하리.

이것은 갈락가(羯諾迦)여래등정각께서 이 계경을 설하신 것이다.

정심(定心)에 집착하지 말고
부지런히 적정처(寂靜處)에서 수행하여
능히 구제한 자는 근심이 없나니
항상 마음을 잃어버리지 않게 해야 한다.

만약 다른 사람에게 보시할 수 있으면
복은 늘어나고 원한은 저절로 그치리니
선(善)을 행하고 여러 악(惡)을 제거하여
미혹이 다하면 열반에 이르느니라.

이것은 가섭파(迦葉波)여래등정각께서 이 계경을 설하신 것이다.

일체의 악(惡)을 짓지 말고
일체의 선(善)을 닦아라.
스스로의 마음을 두루 조어(調御)하는
이것이 바로 제불(諸佛)의 가르침이니라.

몸을 보호하는 것이 착함이 되며
말을 보호하는 것 또한 착함이 되며
뜻을 보호하는 것이 착함이 되며
끝까지 보호하는 것이 가장 착하도다.

필추는 일체를 보호하여
능히 온갖 고통을 해탈하리니,
입과 말을 잘 보호하고
또한 뜻도 잘 보호하여라.

몸으로 모든 악을 짓지 아니하고
항상 신구의(身口意)의 삼업(三業)을 청정하게 하는
이것이 바로 수순(隨順)할 줄 아는 것이니
부처님께서 행하신 도(道)이니라.

이것은 석가(釋迦)여래등정각께서 이 계경을 설하신 것이다.


비발시 여래와 시기 여래와
비사루 여래와 구류손 여래와
갈락가 모니와
가섭파 여래와 석가 여래께서는
천(天) 가운데의 천(天)으로서
가장 높으신 조어자(調御者)이시니라.
일곱 부처님께서는 모두가 웅건하고 용맹해서
능히 세간(世間)을 구호(救護)하시며
대명칭(大名稱)을 구족하셨으니
모든 분께서 이 계경(戒經)을 설하셨노라.

모든 부처님과 제자들이
다 같이 계(戒)를 존경하시고
계경(戒經)을 공경하시는 까닭에
무상과(無上果)를 얻으셨나니
너희들은 마땅히 벗어나 여의기를 구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부지런히 닦아라.

생사(生死)의 군대를 항복시키기를
코끼리가 초막집을 부수듯 하면서
이 법률(法律) 가운데에서
항상 방일(放逸)하지 아니하면
능히 번뇌의 바다를 마르게 하고
고통의 변제(邊際)를 다하리라.

해야 할 일은 계경(戒經)을 설하여
화합을 하여 포살을 해서
다 같이 계(戒)를 존중하고 공경함이
마치 검은 소가 꼬리를 사랑하듯이 하여라.

나는 이미 계경을 설하고
대중은 포살을 마쳤나니
모든 유정(有情)들은 복되고 이익 되어서
모두가 함께 불도(佛道)를 이루리라.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