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2096 불교(근본살바다부율섭 9권 / 根本薩婆多部律攝)

by Kay/케이 2023. 3. 21.
728x90
반응형

 

통합대장경 근본살바다부율섭(根本薩婆多部律攝) 9

 

근본살바다부율섭 제9권


승우 모음
의정 한역
김월운 번역
김형준 개역



6) 여미근원인동독송(與未近圓人同讀誦)학처
이때 박가범께서 실라벌성 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6중 필추가 구족계를 아직 받지 않은 사람과 목소리를 같이 하여 독송했는데, 마치 바라문이 말싸움하고 뒤섞여 소란을 피우는 것 같아 비난을 초래하였다. 그 사연은 전과 같고 만법(慢法) 번뇌로 말미암아 이 학처를 제정하셨다.
“만약 다시 필추가 구족계를 아직 받지 않은 사람과 함께 구(句)를 맞추어 독송하여 법을 가르쳐 주면 바일저가(波逸底迦)죄이다.”
‘구족계를 아직 받지 않은 사람’이라고 하는 것은 필추와 필추니를 제외한 나머지 사람을 말한다. ‘사람’이라고 말한 것은 임시로 말한 것이고 사실이 아니니, 네 가지 뜻이 있어 임시로 사람이라고 말하게 된다. 말하자면 세속에 따르는 까닭이고, 쉽게 말하기 위한 까닭이며, 또한 사람이 없다고 듣게 되면 두려움을 일으키기 때문이고, 나와 남이 얻고 잃는 일을 말하기 위한 까닭이다.
‘구(句)를 맞춘다’고 하는 것은 구를 함께하여 말하는 것을 말한다. 혹은 구를 먼저 말하거나 자(字)를 함께 말하거나, 자를 먼저하고 구를 말하거나 하는 것이 있으니, 말하자면 한 가타(伽他) 중의 4분의 1을 동시에 말하는 것을 일컬어 ‘구를 함께한다’고 하며, 아차리야(阿遮利耶)가 아직 말하지 않았을 때 제자가 먼저 간략히 설명한다면 이것을 ‘구를 먼저 한다’고 말한다.
‘준다’는 것은 배움을 받는 사람에게 주는 것을 말하고, ‘법’이란 12분교(分敎)를 말한다.
또 어떤 이는 말하기를, ‘이 가운데 법이라는 것은 비나야(毗奈耶)와 상응하는 법을 말한다’고 한다. 아직 구족계를 받지 않은 사람을 못하게 막았으므로 구족계를 받으면 곧 범하는 것이 아니게 된다. 만약 필추가 가르침을 받는 사람에 대해서 실제로 구족계를 받지 않았는데 구족계를 받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거나 의심하면서 구를 함께하거나 구를 먼저 하거나 자(字)를 함께하거나 자를 먼저 하면서 말을 주면 바일저가를 얻고, 구족계를 받은 사람에 대하여 구족계를 받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거나 의심하면 악작죄를 얻는다.
혹은 비인(非人)이나 축생이나 미친 사람이나 어리석음에 얽혀 고통 받는 사람이나 귀머거리나 장님 등에게 구(句)를 함께하여 말하였을 때는 모두 악작죄를 얻는다.
구 등을 함께함으로써 아직 구족계를 아직 받지 않은 사람에게 비교한다면 마땅히 네 가지 구를 지어야 하니, 일에 따라 생각해야 한다. 법에 대하여 법이라는 생각을 하거나 의심 하는 것도 앞에서와 같이 말해야 한다.
만약 속인으로서 허물을 찾으려 하거나 혹은 법을 도둑질하려는 마음이 있거나 혹은 믿고 존경하는 마음이 없거나 혹은 아는 것이 없어 혹은 외도에게 율교(律敎)와 상응하는 말을 해 주어 저들이 듣게 하면, 저들이 만약 들었을 때는 모두 타죄(墮罪)를 얻는다.
만약 도적이 듣기를 즐겨하므로 그를 위하여 죄의 모습을 말하고 계경(戒經)을 듣게 하거나 혹은 왕의 처소에 있는 사람이나 믿음과 공경심이 있는 사람이나 수령(首領)에게 말하는 것은 모두 다 범하는 것이 아니다.
다섯 종류의 사람에게는 비나야장(毗奈耶藏)을 설하면 안 된다. 이른바 천성이 아는 것이 없어 억지로 기이한 질문을 하거나 혹은 의심을 제거하기 위해서가 아니면서 질문을 하거나 혹은 시험 삼아 장난으로 묻거나 혹은 남을 괴롭히려고 묻거나 혹은 잘못을 찾아내려고 묻는 사람이다. 위와 같은 사람과 반대일 경우에는 말하여도 범하는 것이 아니다. 범함이 없는 것은 말을 더듬거나 성미가 급해서 빨리 말하거나 그를 위해서 함께 염송하면서 문구(文句)를 바르게 하거나 가르칠 때 먼저 저 사람에게 말하기를, “너는 나와 동시에 말하지 말라”고 하거나 하였으면 비록 함께하였어도 범함이 없다.
만약 구족계를 받지 않은 사람에게 구족계를 받았다고 생각하거나 뒤에 말했다고 생각하거나 비법(非法)이라고 생각을 하면 모두 다 범함이 없다.
법을 주는 것에 대하여 말을 하였으니 다음은 주고받는 행법(行法)을 밝히겠다. 네 가지 위의(威儀) 가운데에서는 모두 법을 줄 수 있고 법을 받는 사람은 세 가지 위의를 갖추어야 하며, 법을 공경해야 하는 까닭에 자면서 받으면 안 된다.
제자의 법은 늙었거나 젊었거나 간에 저 스승에게 가면 합장하고
허리 굽혀 절을 하고서야 비로소 허리를 펴고 4대(大)가 평안하신지를 물어야 하고, 존경하여 우러르는 곧은 마음을 내어야 하며, 아첨함이 없이 의심나는 것을 물어 결단하여 일심으로 잘 받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만약 의심나는 것이 없으면 평상시대로 법을 받고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야 한다.
만약 스승이 외출하면 뒤를 따라가야 하고 앉으면 스스로 꿇어 앉거나 낮은 자리에 앉아야 한다. 그 스승 역시 저 배우는 이를 존중하여 경멸하는 마음을 내지 말고 욕심 없는 마음으로 주며, 법에 대해 아낌없이 하여 잘 깨닫게 하고 잘 대답해 주어야 하며, 인내심과 자비심을 가지고 성내고 원망하는 마음이 없이 업을 받는 사람으로 하여금 피곤하지 않게 해야 한다. 그리고 항상 공급하고 시중드는 사람을 자주 가르쳐야 하고, 성품이 우둔한 사람 역시 두루 가르쳐야 한다.
만약 시와 노래를 하는 소리로 법을 가르치면 악작죄를 얻는다. 그러나 설법할 때에 찬탄하기 위해서 으슥하고 가려진 곳에서 음풍(吟諷)하여 경을 암송함은 범하는 것이 아니다.
외도의 전적(典籍)을 독송하면 안 된다. 그러나 이도(異道)를 항복시키기 위해서라면 스스로의 힘을 알아서 하루를 세 때로 나누어 두 부분의 승시(勝時)는 불법을 배워야 하고, 한 부분의 하시(下時)는 외전(外典)을 익혀야 한다.
년월(年月)을 세 부분으로 나누면 안 된다. 밤도 세 때로 나누어 처음과 나중은 선정을 익히고 경을 독송하며, 중간은 자고 쉬는 데 마음을 써야 한다.
만약 바라문의 책을 독송할 때 토를 띄어 가락을 맞추어 독송하면 월법죄(越法罪)를 얻는다. 만약 사투리로 말하거나 혹은 국법으로 때에 따라 시를 읊고 창도(唱導)하게 되었다면 이것도 역시 범함이 없다.
필추니의 계율도 공부해야 하니, 필추니가 와서 배우기를 청하면 법대로 가르쳐 알려주어야 하고, 만약 의문이 있으면 그를 위하여 잘 해석해 주어야 한다. 만약 설명하고 외울 때 그 인연이 일어난 곳을 잊어버렸으면 여섯 개의 큰 성(城) 중에서 한 곳을 따라 설해야 하고, 만약 국왕이나 대시주나 오바사가(鄔波斯迦)의 이름을 잊었으면 마음대로 승광대왕(勝光大王)이라든가 급고독(給孤獨) 장자라든가 비사거(毘舍佉) 오바사가라고 칭해야 한다.

만약 예전에 본래 일어난 인연을 논할 때에는 나라는 바라니사(波羅泥斯)라고 하고, 왕의 이름은 범마달다(梵摩達多)라고 하고, 장자는 산타나(珊陀那)라고 하고, 오바사가는 오보쇄타(鄔藵灑陀)라고 한다. 또 필추가 거처하는 곳에서 항상 달마다 8일과 14일에 소식(小食) 때가 되면 건치(健稚)를 쳐서 대중을 모으고 향과 꽃을 베풀고 경법을 들어야 한다.
어떤 외도가 오면 마땅히 방편을 써서 그를 떠나가게 하고, 마땅히 기숙(耆宿)에게 청하되 경건하고 공경하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위의를 잘 갖춘 이라면 마땅히 성인의 말씀을 설해야 하고, 이익을 구하여 그것으로써 생계를 유지하려고 하지 말아야 하니, 그렇게 하면 악작죄를 얻는다. 만약 그가 비법을 말하면 상좌가 마땅히 막아야 한다.
또 법을 설하는 사람은 많은 문도(門徒)를 거느려 시종(侍從)으로 삼으면 안 되나 저들이 스스로 따라 행하면 범함이 없다.
이미 저 사람에게 이르렀으면 사자좌 아래 꿇어앉아 두 발을 아래로 세워야 하고, 경을 독송하는 사람은 앞에 높은 상을 놓아 경전을 받들어야 하며 향과 꽃을 삼가 베풀어야 한다. 설법하는 스승이 만약 남이 청하지 않았는데 문득 남을 위하여 설법하면 월법죄를 얻는다.

7) 향미근원인설타추죄(向未近圓人說他麤罪)학처
부처님께서 실라벌성 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6중 필추 중에 어떤 한 나이 많은 필추가 승가벌시사(僧伽伐尸沙) 죄를 범했다. 나머지 필추가 알고서 구족계를 받지 못한 사람에게 말을 하니, 저 늙은이나 젊은이가 모두 서로 경멸하고 천하게 여기게 하였다. 구족계를 아직 받지 못한 사연과 불인(不忍) 번뇌로 인하여 이 학처를 제정하셨다.
“만약 다시 필추가 다른 필추에게 추악죄(麤惡罪)가 있는 줄 알면서, 구족계를 아직 받지 못한 사람에게 말하면, 갈마를 제외하고는 바일저가이다.”
‘구족계를 아직 받지 못한 사람’이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추죄’라고 하는 것은 처음 2부(部)와 그 방편을 말하니,
이 가운데서의 뜻은 음란한 것과 상응하는 자성(自性) 방편(方便)을 드러낸다. 이것은 잡된 것에 물든 까닭에 추악이라고 이름한다.
‘갈마를 제외한다’는 것은 광액(廣額) 필추와 송수(松樹) 필추니로 인하여, 세존께서 갈마법을 주어 여러 속인들에게 고하도록 제정하신 것이다. 먼저 “누가 능히 할 수 있느냐”고 물은 뒤에 백이갈마를 하여 뽑아 보낸다. 이미 법을 얻고 나면 비로소 고하여 말하는 것을 허락하니, 만약 두려워 저 사람이 혼자 할 수 없으면 응당 단백(單白)을 하여 대중과 함께 고하여야 한다. 이것은 한 사람이 하면 해를 입기가 쉽기 때문이다.
반드시 대중에게 고하여 알게 해야 하는 까닭은, 3보(寶)를 비난하고 깎아내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며, 계를 무너뜨리는 악한 무리가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이며, 악한 벗을 버리고 착한 벗을 가까이 하게 하기 위해서이며, 대중의 인심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며, 저 사람이 모두 함께 악행을 한다고 말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이며, 또 여러 필추들이 대부분 계를 범하고 행상(行相)을 덮어 가린다고 말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이며, 또 속인의 집에서 이로 인하여 다시 무익(無益)한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이다.
만약 필추가 저 속인의 집에서, 다른 사람이 먼저 필추의 추악한 죄를 알지 못하는데, 알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거나 의심하면서 필추의 추악한 죄를 말하면 바일저가를 얻는다. 다른 이가 만약 먼저 아는데, 알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거나 의심하여 남에게 말하면 악작죄를 얻는다. 이것은 법을 얻는데 의거하여 그 네 가지가 된다. 만약 법을 얻지 못하는 데에도 알거나 알지 못하는데 대하여 역시 그 네 가지가 되니, 죄를 얻는 것은 앞에서와 같다.
음욕과 상응하는 죄를 제외하고 나머지 범(犯)한 일과 괴견(壞見) 등을 남에게 말하거나, 혹은 자신에게 추악한 죄가 있는 것을 구족계를 아직 받지 못한 사람에게 말하거나, 혹은 남에게 말하였을 때 남이 알아듣지 못하거나, 혹은 필추니에게 자기의 추죄를 말하거나 하면 모두 악작죄를 얻는다. 추죄에 대하여 추죄라는 생각을 하는 등의 6구는 전과 같이 말해야 한다.
비록 중법(衆法)을 얻었다 하여도 사사로이 분한 마음으로 이미 알고 있는 사람에게 말하면 역시 악작죄를 얻는다. 이로써 출가한 사람의 모든 말은 다 이익을 위하여 해야 하고 사사로운 분노로 남에게 말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범함이 없는 것은 이른바 성읍이나 마을 안에서 두루 다 들어서 알고 있거나, 다른 사람이 모르고 있는데 이미 알고 있다는 생각을 했거나, 진리를 본 사람이니, 이런 때에는 다른 사람에게 말해도 범함이 없다.

8) 실득상인법향미근원인설(實得上人法向未近圓人說)학처
부처님께서 비사리(薜舍離)성 발루말저(跋寠末底)강 근처에 계셨다. 여러 필추가 이전에 얻지 못했던 상인법(上人法)을 이제 얻었다고, 구족계를 아직 받지 못한 사람에게 말하였다. 그 사연은 전과 같고 구리(求利) 번뇌로 인하여 이 학처를 제정하셨다.
“만약 다시 필추가 실제로 상인법을 얻었더라도 아직 구족계를 받지 못한 사람에게 말하면 바일저가이다.”
‘상인법’이란, 뜻이 위에서 말한 것과 같고 그 중에 다른 것은 허(虛)와 실(實)과 무겁고 가벼운 데에 차별이 있기 때문이니, 앞에서 토라죄(吐羅罪)인 것이 여기에서는 악작죄를 얻고, 전에는 악작죄인 것이 여기에서 도로 악작죄가 된다. 이 가운데 범하는 것은 실제로 상인법을 얻고 구족계를 아직 받지 않은 사람에게 “나는 얻었다”고 말하는 것이니, 바일저가를 얻는다.
만약 비인(非人)이나 미친 사람 등이나 먼저 죄를 범한 사람 등에게 말하면 악작죄를 얻고, 혹은 서인(書印)으로 해도 악작죄를 얻는다. 만약 필추가 손에 과일을 잡았는데 다른 사람이 묻기를 “인자여, 과(果)를 얻었습니까?” 라고 하였으면, 이것은 과일을 뜻한 것인데, 대답하기를 “얻었다”고 하면 악작죄를 얻는다.
그리고 성과(聖果)를 뜻하였는데 “얻었다”고 대답하면 바일저가를 얻는다. 만약 속인을 대하여 신통을 나타내면 악작죄를 얻고,
필추니가 대사(大師) 앞에서 가지가지로 신변을 드러내어도 악작죄를 얻는다. 범함이 없는 것은 성교(聖敎)를 드러내기 위해서 희유한 일을 나타내어 스스로 자기의 덕을 말하거나 혹은 저 교화시킨 유정(有情)의 마음을 조복시키기 위함이니, 비록 말하여도 무죄(無罪)이다.

9) 방회중이물(謗廻衆利物)학처
부처님께서 왕사성(王舍城)에 계셨다. 그때 실력자(實力子)가 대중을 위하여 공사를 하다가 3의(衣)가 찢겨 못쓰게 되었다. 세존께서 이로 인하여 갈마를 지어 옷을 주도록 허락하시니, 이때 밀달라(蜜呾羅)와 보미가(步弭迦) 두 사람이 숙세(宿世)부터 실력자와 항상 원한이 있었으므로 드디어 모든 필추에게 비방하여 그를 괴롭혔다. 다툼을 일으키는 사연과 불인(不忍) 번뇌로 인하여 이 학처를 제정하셨다.
“만약 다시 필추가 먼저 한마음으로 허락하였다가 후에 말하기를 ‘여러 구수들은 승가의 이물(利物)을 친하고 두터움에 따라 특별한 사람에게 돌려준다’라고 하면 바일저가이다.”
‘먼저 한마음으로 허락한다’고 함은 이미 마음속으로 화합하여 함께 일을 하는 것을 말하고, ‘친하고 두터움에 따른다’고 함은 아차리야(阿遮利耶)나 오바타야(鄔波陀耶)나 함께 머무는 문인(門人)을 말한다. ‘이물(利物)’이라는 것은 옷이니, 이것은 일이 일어난 데에 근거하여 말한 것이고, 이물이라는 것을 통틀어 말하면 음식도 포함된다. ‘준다’는 것은 대중에게 주지 않고 다른 특별한 사람에게 준다는 것을 말한다. 이 중에서 범하는 것은 돌리지 않았는데 돌린다는 생각을 하거나 의심하면 바일저가이고, 돌렸는데 돌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거나 의심하면 악작죄를 얻는다. 범함이 없는 것은 돌리거나 돌리지 않거나 돌린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10) 경가계(輕呵戒)학처
부처님께서 실라벌성 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6중 필추가 반달마다 바라저목차(波羅底木叉)를 듣거나 바라시가(波羅市迦)를 설하는 것을 들을 때에는
잠자코 있다가 승가벌시사(僧伽伐尸沙) 등을 들을 때에는 곧 참지 못하고 업신여기고 헐뜯는 말을 하였다. 바라저목차의 사연과 만법(慢法) 번뇌로 인하여 이 학처를 제정하셨다.
“만약 다시 필추가 반달마다 계경을 설할 때 말하기를 ‘구수(具壽)여, 무엇하러 이와 같이 자잘한 학처를 말합니까? 이 계를 말할 때는 필추들로 하여금 마음에 악작(惡作)을 내어 후회하고 괴로워하며 근심하게 합니다’라고 하여, 이와 같이 계율을 업신여기고 비방하면 바일저가이다.”
‘반달’이라고 하는 것은 ‘반달마다’를 말한다. ‘계경을 설할 때’ 라는 것은 4바라시가(波羅市迦)부터 7멸쟁법(滅諍法)에 이르기까지이고 또 모든 일과 온갖 염(染) 등을 모두 포함한 모든 학처를 말한다. ‘무엇하러’라고 하는 것은 업신여기고 꾸짖는 모습이니 죄를 범하는 것을 하나하나 들어서 말하면, 죄를 말하는 것을 들을 때에 마음이 즐겁지 않아 드디어 곧 업신여기고 비난하는 것이다. ‘자잘하다’고 하는 것은 아래의 3부를 말한다. ‘학처’라고 하는 것은 이 3학(學)이 자리하고 있는 곳을 학처라고 이름한다.
‘마음에 악작을 내고’라고 하는 것은 사랑해야 할 것을 사랑하지 않고, 해야 할 것을 하지 않았다 하여 마음에 회한(悔恨)을 내는 것이니, 이것을 악작이라고 이름한다. 악작으로 인하여 극렬한 괴로움이 마음을 해치는 것을 일컬어 ‘후회하고 괴로워한다’고 하였고, 마음에 근심이 생기므로 ‘근심한다’고 하였다. 이렇게 비난할 때 곧 타죄를 얻는다.
만약 17사(事)의 니다나(尼陀那), 목득가처(目得迦處), 증(增)5, 증6, 증16, 마납비가처(摩納毘迦處)와 나머지 경의 비나야(毗奈耶)와 상응하는 일에 대해서 업신여기고 비방하면 모두 바일저가이다.
만약 비나야(毘奈耶)와 상응하지 않는 경교(經敎)를 업신여기고 비방하면 악작죄를 얻는다. 만약 필추니 등으로 하여금 악작을 일으키게 하면 모두 악작죄를 얻는다. 다른 사람이 실제로 악작 등의 일이 없는 줄 알고
악작 등이 없다는 생각을 하거나 의심하거나 하는 여섯 구(句)는 모두 다 범함이 있다. 범함이 없는 것은 스스로의 참 마음에 근거하여 말하는 것이다.
두 번째 게송으로 거두어 말한다.

종자(種子)와 업신여기는 것과 충고하는 사람을 괴롭히는 것과
안상(安牀)과 풀 자리와 끌어내는 것과
강제로 머무는 것과 탈각상(脫脚床)과
풀에 물대는 것과 두세 번 해야 하는 것이다.

11) 괴생종(壞生種)학처
부처님께서 실라벌성 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어떤 필추가 이 보다 앞서 목수로서 절을 짓기 위해 마침내 천신당(天神堂) 근처에 있는 훌륭한 모습의 큰 나무를 베었다. 이때 나무의 천신(天神)이 곧 그날 밤에 세존이 계신 곳으로 가서 위의 일을 모두 말씀드리니 세존께서 아시고 천신을 위로하여 안심시키고 나서 여러 필추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나무를 베면 안 된다. 만약 집 짓는 필추가 반드시 나무를 베어야 할 때에는 7〜8일 전에 반드시 나무 아래에 만다라(曼茶羅)를 만들어 삼계경(三啓經)을 독송하고 다음에 보시와 주원(呪願)을 해야 한다. 또 10불선도(不善道)는 떨어지는 원인이고, 10선업(善業)을 닦으면 해탈의 과를 얻는다고 말해야 한다.
다시 ‘이 나무에 만약 천신이 살면 다른 곳으로 가시오. 지금 승가가 필요하여 솔도파(窣覩波)를 만들려고 합니다.’라고 말하고 비로소 베어야 한다. 만약 기이한 모습이 나타나면 그를 위하여 보시하는 공덕을 찬탄하고 아끼는 업을 무너뜨려야 한다. 그래도 변괴(變怪)가 나타나면 다시는 벨 수 없다.”
또 6중 필추가 스스로 손으로 초목을 베어 죽이니 외도와 속인이 보고는 불쌍히 여기는 마음도 없이 살아 있는 것의 터[生住宅]를 훼손한다고 비난하고 혐오하였다. 종자촌(種子村)과 귀신촌(鬼神村)의 사연과 기혐(譏嫌) 번뇌와 무비(無悲) 번뇌로 인하여 이 학처를 제정하셨다.

“만약 다시 필추가 스스로 종자촌과 유정촌(有情村)을 파괴하거나 남을 시켜 파괴하게 하면 바일저가이다.”
‘종자촌’이란 종자의 촌을 종자촌이라고 한 것이니, 촌은 곧 모인다는 뜻이다. 종자는 서로 같지 않으니,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는 뿌리 종자로서 향부자(香附子)와 생강과 토란 등을 말하니, 뿌리로 인해서 생기기 때문이다. 둘째는 줄기 종자로서 보리수와 석류 등을 말하니, 줄기로 인해서 생기기 때문이다. 셋째는 마디 종자로서 사탕수수나 대나무 등을 말하니, 마디로 인해서 생기기 때문이다. 넷째는 벌어져 터지는 종자로서 복숭아ㆍ은행ㆍ콩 등을 말하니 종자가 벌어져 터져서 싹이 생기기 때문이다. 다섯째는 다른 씨[異子]의 종자로서 곡식과 보리 등을 말하니 다른 종류의 모든 씨가 이것이다.
또 풀이하기[釋]를 “곡식이나 보리 등도 역시 벌어지고 터져서 비로소 싹이 생기므로 벌어져 터지는 종자에 포함되고, 그 다른 씨의 종자라는 것은 쇠뿔에서 물 억새가 생기고 양모에서 푸른 돌피가 생기고 쇠똥이 모여 있는 데서 청련화가 생기는 것이니, 다른 종류에서 생기므로 다른 씨앗의 종자라고 한다”고 하였다. 또 혹은 말하기를 자자종(子子種)이라고 하니 씨에서 생기기 때문이다.
‘유정촌’이라고 하는 것은 숲을 말하니, 모든 귀신이나 새나 짐승들처럼 생명을 받은 것들이 의탁하여 사는 곳으로 마치 사람이 사는 마을과 같다. 유정(有情)이라고 하는 것은 모든 금수ㆍ모기ㆍ등에ㆍ곤충ㆍ개미ㆍ뱀ㆍ전갈 등을 말한다. ‘남을 시켜 파괴하게 한다’라고 함에서 파괴한다는 것은 꺾고 비틀고 뽑고 파고 베고 끊고 쳐서 상하게 하는 것의 총칭이다.
만약 필추가 모든 종자와 살아 있는 초목에 대하여 종자라든가 살아 있는 초목이라는 생각을 하거나 혹은 다시 의심을 내면서, 게다가 칼로 긁거나 벽돌이나 돌이나 물이나 불이나 몽둥이나 재나 즙이나 끓는 물을 가지고 상하게 하거나, 물에서 사는 것을 말려 죽게 하거나, 섶으로 끌어내어 상하게 하거나, 혹은 경행처(經行處)에서 발로 밟아 상하게 하거나 하여, 어떤 사연을 따르든지 스스로나 다른 사람을 시켜
고의로 손상시키고 파괴하면 모두 본죄를 얻는다. 상하게 하지 않으면 악작죄를 얻는다.
만약 앞의 경우에 각각 손상시켜 파괴하였으면 손상시킨 것에 따라 모두 타죄를 얻고 많은 방편에 대해서는 모두 악작죄를 얻는다. 만약 한 가지 방편으로 여러 종류를 손상시키면 하나의 악작죄와 여러 가지 본죄를 얻는다. 만약 여러 가지 방편을 써서 한 가지 종류를 손상시키는 것은 위의 경우와 반대가 되니 마땅히 알아야 한다.
다른 학처에서 경계와 마음을 보아 인과(因果)의 죄를 논할 때에도 이에 준해서 말해야 한다. 만약 나뭇잎이 새로 나거나 주름지고 썩은 껍질이 된 것이나 꽃이 피고 나서 시들어 누런 잎이 된 것이나 익은 과일을 손상시켜 떨어뜨리면 모두 악작죄를 얻고, 만약 살아있는 뿌리나 푸른 잎이나 살아 있는 껍질이나 아직 피지 않은 꽃이나 익지 않은 과일이면 모두 본죄를 얻는다. 만약 푸른 이끼나 부평(浮萍) 등을 물속에서 흔들면 모두 악작죄를 얻고 물 밖으로 꺼낼 때는 곧 본죄를 얻는다.
만약 땅이나 벽돌이나 돌에서 나는 이끼에서 생기는 사개버섯[蛇蓋菌] 등을 상하게 하여 파괴하거나 혹은 장대나 횃대나 병이나 옷에서 생기는 흰 곰팡이를 물건을 사용하다가 흔들어 손상시키면 모두 악작죄를 얻고, 다른 사람을 시켜 털어버려 깨끗하게 하면 범함이 없다.
유정촌에서 생명이 있어 살고 있는 것들은 손상시키는 데에 따라 죄를 얻는다. 그러나 둥지에 있는 깨어나지 않은 알이 만약 곯아 썩어서 제거하는 것은 범함이 없다.
만약 모든 생명을 옮기고자 하면 매우 자세히 살펴서 손상시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움직일 때나 끌어낼 때 끊는 물을 쏟거나 물 뿌리고 청소할 때 해치려는 마음이 없었으면 비록 해쳐도 범함이 없다.
모든 뿌리 종자나 과일이나 야채 등은 마땅히 깨끗하게 해야 하니,1) 먼저 깨끗하게 하고 난 후에 비로소 먹어야 한다. 깨끗하게 하는 법에는 다섯 가지가 있으니, 불로 깨끗하게 하는 것과 칼로 깨끗하게 하는 것과 제사를 지내 깨끗해진 것과 새[鳥]가 깨끗하게 한 것과 손톱으로 깨끗하게 하는 것이다.
또 다섯 가지의 깨끗한 것이 있으니, 떨어져 깨져서 깨끗해진 것과 뽑혀져서 깨끗해진 것과 비틀려 끊어져서 깨끗해진 것과 갈라져 깨져서 깨끗해진 것과 씨가 없어져 깨끗해진 것이다.
만약 포도나
오이나 과일은 모두 한 무더기로 하여 서너 곳을 불로 떠받치면 곧 깨끗하게 한 것이 되고, 만약 칼이나 손톱으로 하면 하나하나 모두 반드시 따로 깨끗하게 해야 한다. 살아 있는 종자 중에서 다만 손상이 있는 것이라면 이것은 곧 깨끗한 것이다. 종자 중에서 익지 않은 종자가 끓거나 불에 탄 것을 먹으면 모두 범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필추가 스스로 칼 등을 가지고 깨끗하게 한 것을 먹었을 때에는 범함이 없고 깨끗하게 하지 않았으면 타죄를 얻는다. 만약 불로 깨끗하게 하되 스스로 익히는 허물이 있거나 부정한 땅에서 태우거나 안에서 익힌 것은 모두 먹어서는 안 된다. 남을 시켜 깨끗하게 할 때 안에서 익히면 스스로 한 것과 같다. 만약 험한 길을 갈 때 구족계를 받지 못한 사람이 없거나 흉년이 들었을 때에는 깨끗하게 하지 않아도 범하는 것이 아니다.

12) 혐훼경천(嫌毁輕賤)학처
부처님께서 왕사성에 계셨다. 그때 대중이 실력자(實力子)를 뽑아 와구(臥具)를 나누어 주고 밥 먹는 차례를 맡아 하게 하였다. 이때 밀달라와 보미가 형제 두 사람이 자주 비방을 하니, 비록 대중이 법대로 한 줄을 알면서도 꾸짖고, 이어서 대면하여 업신여겨 헐뜯고 또 방편을 지어 비난하는 말을 하였다. 업신여겨 헐뜯는 사연과 경훼(輕毁) 번뇌로 인하여 이 학처를 제정하셨다.
“만약 다시 필추가 천하다고 필추를 혐오하고 헐뜯으면 바일저가이다.”
‘혐오하고 헐뜯는다’고 하는 것은 남을 헐뜯고 비방하는 것이니, 때로는 대면하거나 혹은 사사로이 으슥한 곳에서 비방하는 것이다. 이 중에서 대면해서 허물을 일으키거나, 만약 필추가 대중에게 뽑히고 났는데 문득 그 사람을 혐오하고 헐뜯으면 마땅히 백사갈마를 지어 꾸짖어야 하고, 이미 법을 얻고 나서 대중에게 뽑힌 저 열두 부류의 사람에 대하여 만약 대면하거나 등 뒤에서 혐오하고 헐뜯으면 모두 타죄를 얻는다. 만약 대중이 아직 꾸짖는 법을 짓지 않았을 때 업신여겨 헐뜯으면 단지 악작죄만을 얻는다.
만약 악인에 대하여 악인이라는 생각을 하고 혐오하고 헐뜯으면
범함이 없고, 악인에게 악인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거나 의심하면서 대면해서 혐오하고 헐뜯으면 돌색흘리다죄(突色訖里多罪)를 얻는다.
만약 선(善)한 사람에 대하여 선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의심하여 혐오하고 헐뜯으면 바일저가를 얻고, 선한 사람에게 악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범함이 없다.
만약 축생에 비교해서 비방을 일으키거나, 혹은 상대해서 알아들을 수 없는 방언(方言)으로 말하거나, 사람이 있는데 없다는 생각을 하거나, 혹은 이와 반대일 경우나 혹은 대하고 있는 경계에 청정한 필추가 없다고 생각을 하거나 하면, 모두 악작죄(惡作罪)이다.

13) 위뇌언교(違惱言敎)학처
부처님께서 교섬비국 구사라원(瞿師羅園)에 계셨다. 그때 천타(闡陀) 필추가 이미 죄를 범했는데 모든 필추가 잘못을 뉘우쳐 고치라고 권하니, 곧 다른 말을 하여 대중을 번뇌롭고 혼란스럽게 하였다. 이러한 필추는 마땅히 바르게 가르쳐 백사갈마를 하여 꾸짖어야 한다. 만약 잠자코 있음으로써 괴롭혀도 역시 법을 행하여 꾸짖어야 한다. 비록 많은 법을 얻고도 아직 고치지 않으면 말을 하거나 잠자코 있거나, 둘 다 꾸짖어야 한다. 어기고 괴롭히는 사연과 경훼(輕毁) 번뇌로 인하여 이 학처를 제정하셨다.
“만약 다시 필추가 충고하는 사람을 어겨 괴롭히면 바일저가이다.”
‘충고하는 사람을 어겨 괴롭힌다’고 하는 것은 모든 필추가 이것은 해야 하고 이것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법대로 가르칠 때, 그 말을 듣고도 가르침을 어겨 차마 할 수 없는 말을 하거나, 혹은 잠자코 대답하지 않거나 하는 것을 말한다.
만약 어떤 필추가 다른 필추에게 묻기를 “당신이 이와 같은 모습의 필추나 속인 남녀를 보았습니까?”라고 하였는데, 곧 괴롭히려는 마음을 내어 “이러한 사람을 나는 아직 보지 못했습니다. 단지 두 다리가 이곳에서 가는 것만 보았습니다.”라고 대답하거나 혹은 잠자코 있거나 하면 모두 타죄를 얻는다.
이와 같이 조금이라도 괴롭히려는 마음으로 교묘히 속여 다른 말을 하거나 잠자코 있거나, 만약 승가나 청정한 필추가 충고할 때,
어기고 괴롭히면 모두 타죄를 얻는다. 혹은 다른 사람이 물을 때, 먼저는 말을 했다가 후에 잠자코 있으면 악작죄를 얻는다. 만약 승가나 존경할 만한 사람이 이치에 맞는 충고를 하는데 때 묻은 마음으로 어기고 괴롭히면 역시 타죄를 얻고, 이치에 맞지 않는 충고라도 어기고 괴롭히는 말을 하면 악작죄를 얻는다.
승가가 이런 일을 하라고 충고하여 시키는데 저런 일을 하여도 역시 타죄를 얻는다. 이치에 맞는 충고에 대하여 이치에 맞는다는 생각을 하거나 의심하면서 어기면 모두 타죄를 얻고, 이치에 맞지 않는 충고에 대하여 이치에 맞는다는 생각을 하거나 의심하면 악작죄를 얻고, 만약 이치에 맞는 충고에 대하여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면 비록 어겨도 범함이 없다.
만약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을 상대하여 어기고 괴롭히면 역시 악작죄이고, 만약 도적이 충고할 때 어기고 괴롭혀도 악작죄를 얻는다. 만약 도적이 필추로 하여금 아란야에서 나를 위하여 음식을 만들라고 시키면, 부처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마땅히 그를 위하여 마련해 주라고 하셨다. 만약 할 수 없으면 거처를 옮겨가야 하니, 머물면 악작죄를 얻는다.
어떤 충고는 반드시 어겨야 하니, 이치에 맞지 않는 헛되고 거짓된 모든 말이다. 어떤 충고는 그를 위하여 받지 말아야 하니, 그 사람이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을 노여움을 품고 말하는 것이다. 어떤 충고는 마땅히 돌이켜 깨달아야 하니,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을 성내지 않고 말하는 것이다. 어떤 충고는 마땅히 말하는 대로 행해야 하니, 범하는 것이 있을 때 뉘우치게 하는 말을 하는 것이다. 어떤 충고는 반드시 순종해야 하니, 계율을 받아 지킬 수 있도록 하는 말이다.
만약 뽑혀서 대중의 일을 맡아보는 사람이 시키는 일을 때가 묻고 악한 마음으로, 마땅히 해야 할 것을 하지 않거나 하지 않아야 할 것을 하면, 모두 타죄를 얻으며, 때 묻은 마음이 없다면 악작죄를 얻는다.
만약 입으로는 비록 말은 하지 않으나, 몸으로 남을 괴롭힐 때, 즉 가라고 하는데 가지 않거나, 가지 말라 하는데 가거나, 오라고 부르는데 오지 않거나, 부르지 않았는데 오거나 하면, 때 묻은 마음이 있든지 때 묻은 마음이 없든지 모두 전과 같이 타죄 및 악작죄이다.
범하지 않는 것은 만약 필추가 사냥하는 사람이 노루나 사슴을 쫓을 경우, 노루나 사슴이 옆으로 지나가는 것을 보았는데 그 사람이 와서 물으면
마땅히 “날씨가 추우니 불 있는 곳으로 갔겠지요”라고 하던가 “매우 더우니 찬물을 먹으러 갔겠지요.”라고 하는 것이다. 만약 묻기를 그치지 않으면, 마땅히 자기의 손톱을 보면서 그 사람에게 말하기를 “낙거발사미(諾佉缽奢弭)”라고 하던가 허공을 바라보며 그 사람에게 대답하기를 “납바발사미(納婆缽奢弭)”라고 하거나, 사방의 주위를 둘러 보고나서 ‘일체 모든 행동이 모두 나[我]라고 할 것도 없고 역시 유정(有情)도 없다’고 이와 같이 생각한 후에 대답하기를 “내가 사실 어떤 유정도 보지 못했소”라고 말하는 것이니, 모두 범함이 없다. 만약 입에 병(病)이 나서, 약을 물고 있느라 말을 못하면, 범함이 없다.

14) 불거부구(不擧敷具)학처
부처님께서 실라벌성 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모든 필추가 지붕이 없는 맨땅에 승가의 부구를 놓고 버려두고 갔다. 이때 세존께서 비가 오려는 것을 보시고 손수 거두셨다. 와구(臥具)의 사연과 경심(輕心) 번뇌와 불취거(不取擧) 번뇌로 인하여 이 학처를 제정하셨다.
“만약 다시 필추가 맨땅에 승가의 부구와 평상을 두었다가, 갈 때 스스로 거두지 않거나, 다른 사람에게 거두도록 시키지 않거나, 필추가 있는데 그에게 부탁하지 않으면, 특별한 연고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바일저가이다.”
‘승가’라고 하는 것은 여섯 종류의 승가가 있는데, 첫째는 네 사람의 승가이고, 둘째는 이 보다 많은 승가이고, 셋째는 현전(現前)승가이며, 넷째는 사방(四方)승가이고, 다섯째는 주(主)승가이고, 여섯째는 객(客)승가이니, 이중에서 말하는 승가란 사방승가이다.
‘부구’라고 하는 것은 평상과 이불과 요와 베개와 작은 요[小褥] 등을 말한다. ‘평상’이라고 하는 것은 법답지 않은 높고 큰 평상을 제외한 것을 말한다. 이는 필추가 마땅히 받아 사용하면 안 되는 것이므로, 만약 앉거나 누우면 악작죄를 얻는다. 만약 속인의 집에서 시주를 가엾이 여기는 마음으로 앉거나 누우면 범함이 없다. 상(牀)에는 여러 종류가 있으니, 선각(嫙脚)과 작은 상과 노끈으로 만든 걸터앉는 상과
노끈으로 만든 누워 자는 상이다.
‘요’란 눕는 요를 말하니, 길이는 4주(肘)이고 너비는 2주이며, 네 변을 꿰매서 털이나 솜을 그 속에 넣는다. ‘털’이란 양모를 말하고, ‘솜’이란 목면이나 물억새[荻]나 이끼[苔]나 겁패(劫貝)나 부들[蒲]이나 삿갓사초나 잡 솜이나 사용하던 파손된 물건이나 분소의(糞掃衣)를 말한다. 이와 같은 물건을 요 안에 넣고 두들겨 평평하게 해서, 그 가운데 가로 세로로 선을 교차시켜 얽어서 솜이 한 쪽으로 몰리지 않도록 한다. 혹은 털을 덮어 요를 만들고 다시 겉과 속을 만든다.
‘이불’이란 눕는 물건을 말하고 ‘베개’란 언침(偃枕)이니, 여러 필추가 먹은 것이 소화되지 않은 까닭에 이로 인하여 세존께서 베개 쓰는 것을 열어 허락하셨다. ‘작은 요’라고 하는 것은 앉는 요이다. ‘지붕이 없는 맨땅’이란 가릴 것이 없는 곳이다.
‘부탁하지 않는다’라고 하는 것은 필추가 있으면 마땅히 부구를 놓은 자리를 부탁해야 하는 것이니, 필추가 없으면 구적(求寂)에게 말해야 하고, 이도 없으면 부근에 있는 시주에게 부탁해야 하고, 시주가 없으면 마땅히 사방을 둘러보아 비밀한 곳에 감추고 막아 놓고서 비로소 마음대로 가야 한다. 만약 도중에 필추를 만나면 반드시 숨겨 놓은 곳을 말하여 가리켜주어야 한다.
부탁할 때는 다섯 가지를 갖추어 말해야 하니, 그 사람에게 말하기를 “구수(具壽)여, 이곳이 머무는 방입니다. 이 방을 잘 관찰해야 합니다. 이것이 부구입니다. 맡아서 잘 간수해야 합니다. 이것이 방의 자물쇠입니다”라고 하는 것이다. 다섯 부류의 사람에게는 부탁하면 안 된다. 말하자면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과 원수 진 사람과 나이 들고 쇠약한 사람과 몸에 병이 있는 사람과 그리고 구족계를 아직 받지 못한 사람이다. ‘특별한 연고’라고 하는 것은 목숨이 위태로울 때나 정행(淨行)을 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때를 말한다.
이 가운데 범하는 것은 지붕 없는 맨땅에 승가의 부구를 놓고, 혹은 다른 일이 생겼거나 경솔히 태만한 마음 때문이거나 혹은 잊어 버렸거나 하여, 버리고 가는 것을 말한다. 그 구역을 지나지 않으면 악작죄를 얻고 49심(尋)을 지나면 곧 타죄를 얻는다. 만약 처음 갈 때 잊었다가 중도에 비로소 기억이 났으면, 마음으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하기를 “나는 다시 이런 일을 하지 않으리라”라고 해야 한다.

무릇 이처럼 하면 안 되는 일을 태만한 마음으로 하였기 때문에 악작죄를 얻었으면, 범했을 때 반드시 마음으로 생각하고 입으로 말하기를 “이와 같은 일을 나는 다시 하지 않으리라”고 해야 하고,생각하기를 ‘절 안에 범행(梵行)을 함께하는 사람이 내가 나가는 것을 보았으면, 나를 위하여 마땅히 거둘 것이다’라고 하고, 만약 도중에 필추가 오는 것을 보면 간곡히 부탁해야 한다.
만약 필추가 도중에 다른 사람에게, 그를 위하여 거두어 주겠다고 허락하고 절 안에 돌아와 초저녁에 거두지 않았으나 다음날 동이 틀 때까지 손상되지 않은 것을 거두면 악작죄를 얻고, 손상된 것을 거두면 곧 타죄를 얻는다. 손상되는 데는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바람에 손상되는 것이니, 바람이 불어서 말려 접히는 것이고, 둘째는 비로 손상되는 것이니, 겉과 속이 다 젖는 것이다. 이제까지의 것은 기억하면서 거두지 않은 것에 의거한 것이고, 만약 잊어버렸으면 다시 악작죄만을 얻는다.
만약 여러 부구가 부정물(不淨物)일 경우, 즉 낙타나 사슴의 털을 양털에 섞은 것이나, 가로와 세로를 두 배로 한 것이나, 나무 평상의 길이가 부처님 여덟 손가락[佛八指]을 초과하는 것이나, 보배로 장식한 것이나, 먼저 죄를 범한 사람과 필추니의 물건이거나, 다른 사문(沙門)이나 바라문의 거처에 있어 절 안에 있지 않은 것을 절 안에 있으면서 이것이 자기의 물건이거나 다른 사람의 물건이거나 거두지 않으면 모두 악작죄를 얻는다.
한 평상에 두 사람이 함께 앉았을 때는, 나중에 일어나는 사람이 마땅히 거두어야 하고, 동시에 일어날 때에는 나이 적은 사람이 거두어야 하고, 하안거를 지낸 횟수가 같으면 함께 거두어야 한다. 경계의 생각[境想] 여섯 구(句)는, 처음은 무거운 죄이고 다음은 가벼운 죄이며, 뒤의 두 경우는 범함이 없다.
이제 승가의 부구(敷具)를 사용하는 모든 행법(行法)을 말하겠다. 모든 부구를 독(毒)이 있는 물건과 서로 섞거나, 기름 등에 적셔 더럽히거나 한 것을 사용하면 안 된다. 만약 속옷이 없어서 부구를 보호하여 지닐 수 없는 사람에게는 부구를 주어서는 안 된다. 모든 부구는 물이나 불 등의 여덟 가지
재난이 닥치거나, 맹수 등의 연고가 있으면 모두 반드시 부탁하여 맡기고 가야 한다. 그러나 만약 재난이 가까워지면 버리고 가도 범함이 없다.
만일 조각하고 채색하고 여러 가지 색으로 그림을 그려서 꾸민 부욕(敷褥)은 승가가 마땅히 비축해야하고 개인이 비축하면 안 된다. 그러나 만약 시주가 공양을 베풀 때 앉도록 하면 시주를 가엾이 여기는 까닭에 잠시 앉는 것은 범하는 것이 아니다.
만약 속옷이 없으면 모든 채색하여 그린 물건에 앉거나 누우면 안 된다. 그러나 해진 곳이 많으면 앉아도 범함이 없다. 단 승가의 이불이나 요나 의복을 맨땅에 펴놓고 앉으면 안 된다. 혹은 비를 맞을 때나 밖으로 나가 다닐 때는 급히 다니면 안 된다. 그리고 옷을 빨거나 물들이거나 발우를 쏘이거나 하는 등의 여러 가지 일을 할 때는 변소에 가면 안 되고 부엌에도 가면 안 된다.
벌거벗은 몸에 갑자기 옷을 걸쳐 입으면 안 되고, 서서히 속옷을 입고 서서히 걸쳐야 한다. 다섯 가지에 마음을 써서 손상되지 않도록 해야 하니, 끌거나 밀거나 그을리거나 먼지를 씌우거나 더럽히거나 하는 것이다.
승가의 모든 의복은 속옷으로 할 만한 다른 물건이 없으면 받아 사용하면 안 된다. 그 대신할 만한 물건을 두 겹이나 여러 겹으로 해야 하니, 역시 성글게 해서 찢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 만약 깨끗하지 않은 것이 묻어 더러워졌으면 곧 바로 빨아야 한다. 필추가 문둥병에 걸리면 마땅히 아랫방에 있어야 하고, 품질이 나쁜 부구를 주어야 하며, 스스로 구제할 수 없으면, 시중드는 사람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만약 승가의 부구를 쓰면서 훼손된 것이 있으면, 수선하지 않고 잠자코 버리면 안 된다. 찢어지고 구멍 뚫린 곳이 있으면 반드시 꿰매어 수선해야 하고, 잘라졌다면 이어 붙여야 한다. 만약 수선할 수 없는 것이면, 등(燈)의 심지에 충당하거나 먼지떨이나 빗자루로 만들거나 혹은 잘라서 진흙이나 쇠똥에 섞어서 벽을 바르거나 혹은 구멍 난 틈을 메워 복을 베푸는 것이 늘어나도록 한다.
문인(門人)이나 제자는 매월 8일과 15일과 23일과 그믐날에 마땅히 스승의 와구를 살펴보아
털고 닦고 볕에 쪼여야 하니, 만약 하지 않으면 모두 악작죄를 얻는다. 만약 문도(門徒)가 없으면 반드시 스스로 처리해야 한다.
도적 등의 공포가 있으면 승가의 옷이나 물건은 가벼이 버리면 안 되고, 수용할 수 있는 물건은 지니고 가야 한다. 지니고 간 것은 스스로 쓰다가 만약 후에 두려운 일이 없어지면 본래 있던 곳에 돌려놓아야 한다.
와구를 펼쳐 놓은 곳은, 먼저 물로 닦고 다음에 쓸어 깨끗하게 하고, 다시 헌옷으로 반드시 털고 닦아야 한다. 먼저 자리를 펴놓고 나서 비로소 전(氈)이나 요나 양탄자 등의 물건을 놓고 자리를 펴야 한다. 그리고 경행하는 곳에 편 것은 마땅히 자주 수선하고 빨아야 하니, 경행물(經行物)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정(定)을 닦는 필추는, 발에 3일에 한번 기름을 발라야 한다. 어린 필추가 옷을 염색할 때, 대중의 고좌(枯座)에 앉으면 나이 든 사람이 와도 일어나게 하면 안 되니, 일을 그르치게 될까봐 염려되기 때문이다.
또 대중이 먹는 곳에서는 다른 사람이 먼저 와서 이미 앉아 밥을 받았으면, 일어나게 하면 안 된다. 아래로 소금을 달라거나 야채를 취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음식을 받는다’고 말한다. 자기가 앉을 차례가 아닌데 갑자기 음식을 받으면 안 되고, 만약 손님이 처음 오면, 그 나이가 많고 적음에 따라서 주인을 일어나게 하여 차례를 논하면 안 된다.
만약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 경행할 때에는 마땅히 승각기(僧脚崎)나 언대(偃帶)로써 그 자리를 표시해 놓아야 한다. 승가가 소유하고 있는 직물로 짜서 만든 좌상(座床)에 구적(求寂)이 갑자기 앉으면 안 되니, 물건으로 덮었으면 허락하고, 만약 조심을 잘한다면 덮은 것이 없이 앉아도 된다.
법(法)을 들을 때 필추니가 오면, 직물로 된 좌상에는 역시 앉게 하면 안 되고, 만약 욕심을 여읜 사람이 밤에 법을 들을 때는 마땅히 주어서 앉게 해야 한다. 여러 필추가 밤에 법을 들을 때에는, 필추니나 속인이나 구적에게 함께 하나의 전(氈)으로 된 자리를 주어 서로 가까이 앉게 해서는 안 되고, 가르치는 사람도 역시 같은 자리에 앉으면 안 된다. 그러나 어려운 연고가 있으면 범하는 것이 아니다.
하안거를 지내지 않은 필추가 세 번 하안거를 지낸 사람과 같은 자리에 앉으면 안 되고,
한 번의 하안거를 지낸 이는 네 번의 하안거를 지낸 이와 함께 앉지 못한다. 만약 두 번 하안거를 지냈으면 세 번 하안거를 지낸 사람과 함께 모두 같은 자리에 앉을 수 있다. 만약 속인의 집에서 갑작스럽게 앉게 될 경우에는 비록 오바타야와 같은 자리에 앉아도 범하는 것이 아니다. 한 평상에 세 사람이 함께 앉는 것을 허락한다. 만약 대목고(大木枯)이면, 두 사람이 한 자리에 앉는 것을 허락하고, 작고 네모난 자리이면 단지 한 사람만 앉아야 한다.
길을 가다가 와구(臥具)를 빌렸으면 모두 균등히 나누어 써야 하니, 혼자 쓰면 안 된다. 만약 많이 얻었으면 각각 따로 주어야 한다. 만약 이불이 하나이면 자는 사람에 따라 모두 함께 덮어야 한다. 시주가 치마를 펴는 뜻이 여러 사람을 위해서였으면 혼자 입고서 경행하면 안 되며, 만약 개인의 옷이면 입고 가도 범함이 없다.
한 개의 평상에 두 사람이 함께 누우면 안 되지만, 부끄러움이 있는 사람이면 범함이 없다. 길을 가다가 큰 상(牀)과 큰 치마를 얻어서 가운데를 옷으로 막고 함께 누우면 범하는 것이 아니다. 두 겹으로 겹쳐 만들지 않은 목고(木枯)에 앉아야 한다. 만약 시주가 법중(法衆)을 청하여, 옷 같은 물건을 땅에 펴고 자신들을 위하여 밟기를 원하면, 필추는 마땅히 가엾이 여기는 마음을 내고, 무상(無常)하다는 생각을 일으키며 밟아야 하니, 범함이 없다. 이것은 외도에게 믿음과 존경을 일으키려 한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 시주가 여러 스님을 청하고서, 자리와 요를 원할 때는 대중의 물건을 빌려 주어야 한다. 만약 스스로 가지러 오면 좋지만, 그렇지 않으면 마땅히 건치(楗稚)를 울려서 문도(門徒) 등으로 하여금 서로 힘써 가지고 가서 저 시주가 취하도록 해야 한다. 만약 시주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요와 자리를 빌린다면 주어야 한다. 그러나 한 필추로 하여금 따라가서 수호하도록 해야 하니, 마땅히 한쪽에서 스스로 염송하고 있다가 일이 끝나면 가지고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 기름때가 묻어 더러워졌으면 콩으로 씻어야 하고, 더러운 것이 묻어 더렵혀졌으면 흙으로 씻어야 한다.
만약 가릴 것이 없는 맨 땅에서 법을 들을 때, 비가 와도 자리[座]를 버리고 가면 안 되고,
같은 자리에 앉은 사람이 함께 거두어야 한다. 사자좌 위에 보배로 장식하였거나, 속인의 옷으로 덮었을 경우 무상(無常)하다는 생각을 하고 앉으면 범하는 것이 아니다.
난야(蘭若) 가운데서 신심 있는 시주가 필추를 위하여 절을 짓고서 와구를 필요로 하면 잠시 주어야 한다. 만약 운반할 때 비를 만나면 나무 아래에 놓고 헌옷으로 덮어야 한다. 만약 모임이 끝났는데도 돌려주지 않으면 마땅히 강제로 빼앗아야 하니, 흩어져 잃어버리게 하면 안 된다.
만약 가릴 것이 없는 맨땅에 섬부광상(贍部光像)을 안치하였는데 비를 만났을 때는, 구족계를 아직 받지 못한 사람이 없으면, 대사(大師)라는 마음을 내어 마땅히 안으로 들여야 한다.
만약 궤범사(軌範師)나 친교사(親敎師)가 낮에 숲 속에 고요한 마음으로 머무는 곳에서 좌고(坐枯)가 있으면 그를 위하여 가지고 돌아가야 하고, 만약 스승이 스스로 물 뿌리고 청소하거나 옷을 꿰맬 때는 마땅히 앞에서 “존자시여, 스스로 수고하지 마십시오. 제가 대신하여 하겠습니다”라고 말해야 하고, 스승이 스스로 복락(福樂)을 구할 때는 선수(先首)가 되어야 한다. 혹은 대중이 옷 꿰맬 사람을 보내주면 대신하지 않아도 허물이 없다.
만약 필추가 경을 독송하는 연습을 할 때는 마땅히 들리지 않는 곳에서 구업(舊業)을 익히고 다스려야 하니, 옆 사람을 괴롭히면 안 된다. 만약 미혹을 끊고 정(定)을 익히려는 사람이 이미 교법(敎法)을 받았으면, 한 곳에서 뜻을 고요히 하여 생각해야 한다. 만약 속인이 와서 음식 베풀기를 청하면 마땅히 건치(楗稚)를 울려서 때를 알리고 일찍 가야 한다. 그리고 자기의 문도(門徒)를 따라서 반드시 조사하고 살펴야 한다. 대중의 우두머리인 상좌(上座)는 객(客) 필추에게 함께 가서 먹겠는가를 물어야 하고 모두 다 방문을 잠갔는지 물어야 한다.
필추는 일이 없이 단식(斷食)하면 안 되니, 만약 단식을 하면 악작죄를 얻는다. 만약 여러 승의 좌물(座物)을 가지고 먹는 곳에 갔으면, 담 옆에 놓거나 나무 아래에 놓고, 사람이 지켜 보호케 하고 일이 끝나면 가지고 돌아와야 한다. 속인이 빌려갔던 자리를 가지고 절 안에 와서, 알리지 않고 마침내 그냥 두고 간 것을 필추가 보았으면,
마땅히 안으로 들여 놓아야 하고 자기가 할 수 없으면 일을 맡은 사람에게 알려야 하다. 혹은 맨땅에 와구를 자주 볕에 쪼여야 하고, 어려운 사정이 생기면 건치를 쳐서 대중이 함께 수거해야 한다.
필추가 만약 불이 나서 절이 타는 것을 보면 우선 자기 소유의 옷과 발우를 꺼내고 그 다음에 마땅히 상주(常住)하는 자재(資財)를 꺼내야 하며, 힘없는 사람으로 하여금 한 곳에서 지키도록 해야 한다. 만약 불이 성하면 갑자기 들어가면 안 된다. 큰물이 닥쳐서 뜰 때에도 역시 이에 준해서 해야 한다. 자기의 재물을 잃어버려 없어진 것을 채우느라고 대중의 물건을 손상시켰으면, 이렇게 어려운 때의 경우와는 다르다. 위에서 제정한 것에 위배하여 그대로 행하지 않으면 모두 악작죄를 얻는다.

15) 불거초부구(不擧草敷具)학처
부처님께서 실라벌성 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남방(南方)에서 두 사람의 필추가 절에 왔다가 풀로 만든 와구를 펴 놓은 채로 그냥 가서 거두지 않았으므로 손상되었다. 방사(房舍)의 일과, 번뇌는 전과 같은 것으로 인하여 이 학처를 제정하셨다.
“만약 다시 필추가 승방 안에 풀이나 나뭇잎을 스스로 펴거나 남을 시켜 폈다가 갈 때 스스로 거두지 않거나 남을 시켜 거두게 하지 않거나 필추가 있는데 부탁하지 않으면, 특별한 연고가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바일저가죄이다.”
‘승방(僧房)’이라고 하는 것은 사방승가의 방사(房舍)이니, 아래도 모두 이와 같다. 만약 개인이 거처하는 곳이면 단지 악작죄만을 얻는다. 방사라고 하는 것은 네 가지 위의(威儀)를 갖추면 받아 사용할 수 있다. ‘부구’라고 하는 것은 풀이나 잎으로 만든 까는 도구이다. ‘갈 때’라고 하는 것은 그 지역을 벗어나는 것이니, 지역의 다소(多少)는 위에서 이미 밝힌 것과 같다. ‘부탁하지 않는다’는 것은 필추가 있으면 반드시 부탁해야 하는 것을 말하니, 모든 필추는 다른 사람의 부탁을 받으면 마땅히 마음을 써서 그 일을 해야 하며, 말한 대로 하지 않으면 악작죄를 얻는다.
만약 절 안에 풀로 만든 부구가 있어 항상 이것을 폈는데, 주인이
막으면 반드시 거두지 않아도 된다. 경계의 생각[境想]은 전과 같다. 이 풀로 만든 부구가 상하는 데는 두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바람에 날리는 것이고, 둘째는 벌레가 먹는 것으로 역시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만약 속인의 집에서는 마땅히 반드시 주인에게 물어서 그 사람이 말하는 바에 의거하여 가지고 가든가 두든가 해야 하니, 그 말에 위배되게 하면 악작죄를 얻는다. 아란야처(阿蘭若處)에서 일어나 가려하면서 거두지 않고 움직이면 악작죄를 얻는다.
만일 옷을 염색할 때 풀 위에서 옷을 햇볕에 쪼이려 하면, 주인에게 물어야 하는 것은 전과 같다.
만일 경행할 때 풀을 땅에 폈으면, 매일 매일 항상 거둘 수는 없으나, 갈 때에는 모두 반드시 묶어서 나무에 매달아 놓고 가야 한다.
큰 모임을 여는 곳에서 풀 자리에 앉을 때에는 거두어 한 구석에 놓아야 하고, 모임이 끝난 후에는 거두어 버려야 한다. 쇠똥과 흙가루는 손을 씻는 데 필요하니, 와기 안에 넣어서 손상되거나 없어지지 않게 해야 한다.

16) 견타출승방(牽他出僧房)학처
부처님께서 실라벌성 급고독원에 계셨다. 그때 오타이 필추가 성이 나고 분하여 밤에 사방승(四方僧)의 거처에서 문도(門徒)를 끌어내어 내쫓았다. 그 사연은 전과 같고, 문도(門徒)를 섭수하는 번뇌로 인하여 이 학처를 제정하셨다.
“만약 다시 필추가 성이 나서 즐겁지 않아 승가의 거처에서 필추를 끌어내거나 혹은 남을 시켜 끌어내면, 특별한 연고를 제외하고 바일저가이다.”
‘특별한 연고’라고 하는 것은 집이 무너지려 하여 병자를 끌어내는 것을 말하니, 범함이 없다.
만약 어떤 필추가 다투면서, 먼저 다투는 일이 없었는데 능히 다툼을 일으키거나, 현재 다툼이 있는 것을 더욱 증장시키거나, 계를 지키는 데 있어 궤식(軌式)을 많이 빠뜨리고 어기거나 하면, 이러한 사람을 보고 필추가 성내어 끌어내되 선한 마음이 없었으면
역시 악작죄를 얻는다.
이 중에 범하는 것은 재물 때문이거나 원수지간이기 때문이다. 이양(利養)을 위해서 질투를 일으키거나 혹은 스승이나 주인이나 문도나 그 밖의 아는 사람을 헐뜯고 비방함으로써 성냄과 분함을 일으켰기 때문에 스스로 끌어내거나 남을 시켜 거처에서 끌어내게 하는 것이니, 모두 본죄(本罪)를 얻는다.
만약 옷이나 발우를 끌어내면 악작죄를 얻고, 서인(書印) 등으로써 남을 시켜 끌어내면 돌색흘리다(突色訖里多)를 얻는다. 필추니의 거처, 수학인(授學人)의 거처, 먼저 죄를 범한 사람의 거처, 비인(非人) 등의 거처, 자기 개인의 방이나 구적의 거처, 맨 땅, 외도의 거처 등 이러한 곳에서 청정한 필추를 끌어내면 악작죄를 얻는다.
승가의 거처에서 승가라는 생각을 하는 경계의 생각[境想] 여섯 구는, 둘은 타죄를 범하고, 네 가지는 모두 악작죄이다. 허물이 없는 필추에게 허물이 없다는 생각을 하는 것도 역시 여섯 구가 있으니, 처음은 무겁고, 다음은 가벼우며, 뒤의 두 경우는 범함이 없다.
파계(破戒)한 이라면 대중이 함께 쫓아내야 한다. 만약 다툴까 염려되면 그 옷과 발우를 가지고 무섭게 을러대는 방편을 써서 나가게 해야 하니, 만약 문에 기대어 버티거나 기둥을 붙들면, 모두 마땅히 잘라 버려야 하고 아울러 밀어내야 한다. 일이 끝나면 잘려진 곳을 승가에서 보수해야 한다. 만약 문도(門徒)나 다른 사람에 대하여 꾸짖으려는 마음이 있을 때, 그를 꾸짖어 그치게 하려고 방에서 끌어내면 범함이 없다. 그러나 그 거처에서 쫓아내면 안 된다.
다섯 가지 일이 있으면 문도를 꾸짖어야 하니, 말하자면 함께 말을 하지 않거나 함께 받아 쓰지 않거나 함께 승사(承事)를 받지 않거나 선품(善品)을 막거나 의지(依止)를 버리는 일이다.
다섯 가지 과실(過失)이 있으면 꾸짖어야 하니, 신심이 없거나 게으르거나 추한 말을 하거나 악한 친구를 가까이 하거나 공경하지 않는 것이다. 만약 꾸짖으면 안 되는 것을 꾸짖거나, 꾸짖어야 할 것을 꾸짖지 않으면 악작죄를 얻는다.
만약 파계한 죄가 없고
단지 함께 말하기가 어려운 사람은 고삐를 끄는 방법을 써서 절복시켜야 하니, 지혜로운 사람을 그에게 보내어 충고하게 해서 그가 악을 그치게 하여야 한다. 그가 와서 참회하고 사과하고, 앞의 다섯 가지 일을 버리면 용서해야 한다. 용서하지 말아야 할 것을 용서하거나, 용서해야 할 것을 용서하지 않으면 모두 악작죄를 얻는다.
만약 이미 구족계를 받은 사람이 공경을 행하지 않는데 그를 가르쳐 고치게 할 수 없으면, 여섯 가지 물건을 주어 몰아내야 한다. 만약 이 사람이 구적(求寂)이면, 위아래 두 가지 옷을 주어 역시 몰아내어 떠나가게 해야 한다.
만약 거처에 용이나 뱀이 갑자기 들어오면 손가락을 튕기며 말하기를 “현수(賢首)야, 너는 멀리 가거라. 필추를 괴롭히지 말아라”라고 해야 하고, 만약 말하고 났는데도 떠나가지 않으면 부드러운 물건을 가지고 잡아매어서 가게 해야 하니, 털로 짠 끈 등으로 묶어 상하게 하면 안 된다. 풀이 많이 있는 곳에 찬찬히 살며시 풀어 놓아 구멍 속으로 들어가기를 기다리고 나서 그 후에 버리고 가야 한다. 만약 벼룩이나 이를 버릴 때는 갑자기 땅에 버리면 안 되고, 때가 춥고 더운 것을 보아서, 오래된 천 위에 놓아야 한다. 만약 이것이 없으면 벽의 틈이나 기둥의 구멍에 놓아 그가 스스로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전에 제정한 것에 의거해서 그와 같이 행하지 않으면 모두 악작죄를 얻는다.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