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고승전(高僧傳) 12권 11편
배움이 모든 경전에 뛰어났다. 푸성귀를 먹으며 주문을 외워 지녔다. 『대품경』과 『법화경』을 외웠다.
전송의 명제는 그를 그릇감이라 하여, 깊이 존중을 더하였다. 칙명으로 팽성사(彭城寺)의 주지가 되었다. 대중을 거느리는 데 공로가 있었다.
전송의 태시(太始) 연간(465~471) 말기에 세상을 마쳤다. 그때 나이는 66세이다.
13) 석혜진(釋慧進)
혜진의 성은 요(姚)씨이며, 오흥(吳興)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씩씩하고 용맹하여, 천성대로 호협하게 놀았다. 그러다가 나이 40세에 문득 슬기로운 마음이 저절로 열려, 드디어 속가를 떠났다. 서울의 고좌사(高座寺)에 머물렀다. 푸성귀를 먹으며, 검소한 옷을 입었다. 맹세코 『법화경』을 외우기로 하고, 마음을 써서 노고를 다하였다. 그러나 책만 손에 잡으면 곧 병이 생겼다.
이에 발원하기를 『법화경』 백 부를 조성함으로써, 전생의 장애를 참회하기를 빌었다. 처음으로 모아 얻은 돈이 1,600냥이었다.
이때 강도들이 찾아와 혜진에게 물었다.
“가진 물건이 있느냐?”
혜진은 대답하였다.
“오직 경을 만들 돈만이 부처님을 모신 곳에 있습니다.”
강도들은 부끄러워 얼굴이 붉어지면서 떠났다. 이에 신도들의 보시를 모아서, 경을 이룰 수 있어 백 부를 가득 채웠다.
경이 완성된 후에는 병도 조금 차도가 생겼다. 『법화경』 한 부를 모두 외워 통할 수 있었다.
이렇게 마음으로 원하던 일이 채워지자, 굳센 지조는 더욱 단단해졌다. 항상 모든 복업을 회향시켜, 안양정토에 태어나기를 원하였다. 죽기 직전에 문득 공중에서 소리가 들렸다.
“너의 소원은 이미 이루어졌다. 반드시 서방 정토에 태어나리라.”
북제의 영명(永明) 3년(485)에 이르러 병 없이 세상을 떠났다. 그때 나이는 85세이다.
∙승념(僧念)
당시 서울 용화사(龍華寺)의 승념은 『법화경』과 『금광명경』을 외웠다. 푸성귀를 먹으며 세상을 피해 살았다.
14) 석홍명(釋弘明)
홍명의 본래 성은 영(嬴)씨이며, 회계(會稽)의 산음(山陰) 사람이다. 어려서 출가하였다. 마음이 바르고 굳세며, 계를 지킴에 절조가 있었다. 산음의 운문사(雲門寺)에 머물렀다. 『법화경』을 외우고 선정(禪定)을 익혔다. 부지런히 정진하며 육시예참(六時禮懺)을 그치지 않자, 아침마다 물병이 저절로 가득했다. 이는 실로 여러 하늘의 동자(童子)들이 그를 위하여 심부름을 한 것이다.
어느 날 홍명이 운문사에서 좌선하였다. 그런데 호랑이가 홍명의 방안에 들어와 상 앞에 엎드렸다. 홍명이 단정하게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보고, 오래 오래 있다가 떠나갔다.
또 어느 때는 작은 아이 하나가 와서 홍명의 송경하는 소리를 들었다. 홍명이 물었다.
“너는 누구냐?”
그는 답하였다.
“예전에 이 절의 사미였습니다. 휘장 밑에 숨겨둔 음식을 먹고, 지금은 뒷간 속[圊中]에 떨어져 있습니다. 상인(上人)의 도업을 듣고 짐짓 찾아와 송경하시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원컨대 방편을 써서, 저를 도와 이 허물을 벗어나게 하여 주십시오.”
홍명이 곧 법을 설하여 불법에 들도록 하였다. 받아들여 해득한 후 비로소 사라졌다.
그 후 영흥(永興)의 석모암(石姥巖)에서 입정(入定)하였다. 다시 그곳 산의 요정[山精]이 찾아와 홍명을 괴롭혔다. 홍명이 이를 붙잡아서, 허리에 찬 새끼줄에 붙들어 매었다. 그러자 귀신은 겸손하게 사과하며 풀어주기를 구하였다.
“이후로 다시는 감히 이곳에 오지 않겠습니다.”
놓아주자 이에 귀신은 자취를 끊었다.
원가(元嘉) 연간(424~452)에 군수인 평창(平昌)의
맹의(孟顗)가 그의 진실하고 소박함을 존중하여, 산에서 나오기를 요청하였다. 그를 맞이하여 도수정사(道樹精舍)에 편안히 머무르게 하였다. 그 후 제양강(濟陽江)의 영흥(永興) 고을에 소현사(昭玄寺)를 세웠다. 다시 홍명을 초청하여 그곳에 가 머물렀다.
대명(大明) 연간(457~464) 말기에 도리(陶里)의 동(董)씨가, 또한 홍명을 위하여 마을에 백림사(栢林寺)를 세웠다. 홍명을 청하여 돌아와 그곳에 머무르게 하였다. 선(禪)과 계율로 가르치고 도우니, 제자들이 줄을 이었다.
북제의 영명(永明) 4년(486)에 백림사에서 세상을 떠났다. 그때 나이는 84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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