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고승전(高僧傳) 12권 12편
15) 석혜예(釋慧豫)
혜예는 황룡(黃龍) 사람이다. 서울에 와서 노닐다가, 영근사(靈根寺)에 머물렀다. 어려서부터 배움에 힘써서, 두루 많은 스승을 찾아다녔다. 담론을 잘하며 법다운 풍모가 아름다웠다.
매양 어떤 인물의 착하거나 악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곧 귀를 막고 듣지 않았다. 그러면서 혹 때로는 다른 말로 중간에 중지시켰다. 물병과 옷으로 단출하고 소박하게 지내며, 하루 점심 한 끼로써 스스로 식사를 끝냈다. 부지런한 정진으로 절조를 드러내고, 고난 받는 사람을 구제하는 일을 우선으로 삼았다. 『열반경』과 『법화경』과 『십지경』을 외웠다. 또한 선업을 익혀, 다섯 종문의 선법[五門禪]에 정밀하게 뛰어났다.
어느 날 잠을 잘 때에, 세 사람이 찾아와서 문을 두드렸다. 모두가 의관이 선명하고 정결하였다. 꽃가마를 함께 받쳐 들었다. 혜예가 물었다.
“누구를 찾습니까?”
대답하였다.
“법사께서 곧 죽게 되었기에, 짐짓 찾아와 받들어 맞이하는 것입니다.”
혜예가 말하였다.
“작은 일들을 아직 마치지 못하였으니, 1년만 목숨을 더 늘릴 수 없습니까?”
대답하였다.
“좋습니다.”
다음해에 이르러, 만 1년 만에 세상을 떠났다. 이 해는 북제의 영명(永明) 7년(489)이다. 그때 나이는 57세이다.
∙법음(法音)
혜예와 같은 절에 법보가 있었다. 그도 역시 평소 송경을 행하였다.
16) 석도숭(釋道嵩)
도숭의 성은 하(夏)씨이며, 고밀(高密) 사람이다. 나이 열 살 때 출가하였다. 어려서부터 침착하고 은밀하게 마음 씀씀이가 있었다. 구족계를 받은 후에는 오로지 율학을 좋아하고, 30만 글자의 경을 외웠다. 아래 윗사람과 교류하면서, 한 번도 기뻐하거나 노여워하는 빛이 없었다.
천성이 보시하기를 좋아하였다. 그리하여 이로운 공양을 얻는 대로 모두 사람들에게 보시하였다. 물병과 옷 이외에는, 아무것도 아울러 지닌 물건이 없었다.
전송의 원휘(元徽) 연간(473~477)에
서울에 와서 종산(鍾山)의 정림사(定林寺)에 머물렀다. 고요히 한적한 방을 지키며, 끊임없이 예참과 독송을 계속하였다. 그러다가 찾아오는 사람이 있으면, 곧 그를 위하여 설법하여 가르치고 장려함으로써, 식사 대접을 대신하였다. 그에게 계를 받기를 청한 사람은 매우 많았다.
그 후 산중에서 세상을 마쳤다. 그때 나이는 49세이다.
17) 석초변(釋超辯)
초변의 성은 장(張)씨이며, 돈황(燉煌)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신통한 깨달음이 홀로 일어났다. 신중하게 실천하는 것이 깊고 침착하였다.
『법화경』ㆍ『금강반야경』을 외웠다. 그러다가 서울에 불법이 성하다는 말을 듣고는 서하(西河)에서 넘어왔다. 도중에 파초(巴楚)를 경유하여, 건업(建業)에 도달하였다. 얼마 후 동쪽 오(吳)ㆍ월(越)로 가서 산수를 구경하였다. 산음(山陰)의 성방사(城傍寺)에 잠시 머물렀다. 그런 후 다시 서울로 돌아와, 정림사(定林寺)에 머물렀다.
한적하게 살면서 소박함을 기르고, 산문에서 목숨을 다하기로 하였다. 『법화경』을 하루에 한 차례로 한정하여 두루 외웠다. 마음이 민첩하니 입도 따라가서, 항상 남은 힘이 있었다. 천 불에 예배드리기를, 모두 150만 번의 절을 올렸다. 산문 밖에 나가지 않기를 30여 년에 이르렀다.
그러다가 북제의 영명(永明) 10년(492)에 산사에서 세상을 마쳤다. 그때 나이는 73세이다. 절 남쪽에서 장례를 치뤘다. 사문 승우(僧祐)가 그를 위하여 묘소에 비를 만들었다. 동현(東莧)의 유협(劉勰)이 비문을 지었다.
∙법명(法明)ㆍ승지(僧志)ㆍ법정(法定)
당시 또 영근사(靈根寺)의 법명, 기원사(祇洹寺)의 승지, 익주(益州)의 법정 등이 있었다. 모두 십여 만 글자의 경을 외웠다. 푸성귀를 먹으며, 고행을 하였다. 지극한 덕이 있었다.
18) 석법혜(釋法慧)
법혜의 본래 성은 하후(夏候)씨이다. 어려서부터 지닌 지조가 고행에 정밀하고, 율행이 얼음처럼 엄숙하였다. 전송의 대명(大明) 연간(457~464) 말기에 동쪽 우혈(禹穴: 會稽山)에 노닐었다. 그러다가 천주산사(天柱山寺)에 은거하였다.
'매일 하나씩 > 적어보자 불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적어보자] #1965 불교(고승전 12권 14편/ 高僧傳) (0) | 2023.02.23 |
---|---|
[적어보자] #1964 불교(고승전 12권 13편/ 高僧傳) (0) | 2023.02.23 |
[적어보자] #1962 불교(고승전 12권 11편/ 高僧傳) (0) | 2023.02.23 |
[적어보자] #1961 불교(고승전 12권 10편/ 高僧傳) (0) | 2023.02.23 |
[적어보자] #1960 불교(고승전 12권 9편/ 高僧傳) (0) | 2023.02.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