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고승전(高僧傳) 12권 8편
이에 도인과 속인들이 함께 이 사실을 전하였다. 모두가 신비하고 기이한 일이라 말하였다. 하안거(夏安居)를 끝나자, 신(神)이 흰 말 한 필과 흰 양 다섯 마리와 명주 90필을 보시하였다. 주문을 외워 발원하기를 마치자, 여기에서 각기 소식이 끊어졌다. 그 후 담수가 세상을 마친 곳은 알지 못한다.
2) 석법상(釋法相)
법상의 성은 양(梁)씨이며, 어디 사람인지는 헤아릴 길이 없다. 늘 산에 살면서 고행하여 정진하였다.
경전 십여 만 글자를 외웠다. 새와 짐승들이 그의 좌우에 모여들어 모두가 길들여서, 마치 집에서 키우는 짐승과 같았다.
태산사(泰山祠)에 큰 돌 상자가 있었다. 그 속에 재물과 보배가 저장되어 있었다. 법상이 언젠가 산길을 가다, 사당 옆에서 잤다. 문득 한 사람이 나타났다. 검은 옷을 입고 무인의 관을 썼다. 법상에게 돌 상자를 열게 하고는, 말이 끊어지자 보이지 않았다. 그 상자의 돌 뚜껑은 무게가 30만 근이 넘었다. 법상이 한 번 손으로 들어올리자, 바람에 나부끼듯 뚜껑이 들어올려졌다. 이에 그 속의 재물을 취하여서, 가난한 백성들에게 베풀었다.
그 후 강남으로 건너가 월성사(越城寺)에 머물렀다. 그러면서 문득 마음대로 방탕하게 노닐고, 배우와 같이 우스갯짓[滑稽]을 하였다. 혹 때로는 벌거벗어 조정의 귀족들을 업신여겼다.
진(晋)의 진북장군(鎭北將軍) 사마염(司馬恬)이 그의 절제 없는 것을 미워하였다. 그리하여 불러서 짐독(鴆毒)을 먹였다. 거푸 세 종지를 기울였다. 하지만 정신과 기운이 맑고 평정하며 깨끗하게 어지러움이 없어, 사마염이 크게 이상하게 생각하였다.
진의 원흥(元興) 연간(402~404) 말기에 이르러 세상을 마쳤다. 그때 나이는 80세이다.
∙축담개(竺曇蓋)ㆍ축승법(竺僧法)
당시 또 축담개와 축승법이 모두 고행으로 신의 감응에 뛰어났다. 담개는 신령한 주문으로 비를 청할 수 있었다. 양주자사(楊州刺史) 사마원현(司馬元顯)의 공경하는 바가 되었다. 승법도 신령한 주문에 빼어났다. 진(晋)의 승상이며 회계왕인 사마도자(司馬道子)가 그를 위하여 치성사(治城寺)를 세웠다.
3) 축법순(竺法純)
법순은 어디 사람인지 자세하지 않다. 어려서 출가하여 산음(山陰)의 현의사(顯義寺)에 머물렀다. 고행하고 덕이 있었다. 옛 『유마경』을 잘 독송하였다.
진(晋)의 원흥 연간(402~404)에 절의 상란(上蘭)을 위하여 물가의 옛 집을 팔고 돌아오다가, 해가 저물 무렵 호수 가운데에서 바람을 만났다. 배가 작아 법순이 한마음으로 관세음보살에 기대며, 쉬지 않고 입으로 외웠다. 그러자 갑자기 큰 배가 한 척 흘러왔다. 그 배에 올라타서 재난을 면하였다. 배가 둑에 이르러 배를 살펴보았으나, 주인은 없었다. 잠시 후 배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도인과 속인이 모두 그 신령한 감응에 감탄하였다. 그 후 세상을 마친 곳은 알지 못한다.
4) 석승생(釋僧生)
승생의 성은 원(袁)씨이며, 촉군(蜀郡) 비현(郫縣) 사람이다. 어려서 출가하여 고행으로 칭송을 받았다. 성도(成都)의 송풍(宋豊) 등이 초청하여 삼현사(三賢寺)의 주지로 삼았다.
『법화경』을 외우고, 선정(禪定)을 익혔다. 항상 산 속에서 경을 외우면, 호랑이가 와서 그의 앞에 쭈그리고 앉아 있다가, 외우기를 마치면 곧 떠났다.
후에 시를 읊조릴 때마다, 곧 좌우에 네 사람이 나타나 모시고 호위하였다. 나이는 비록 노쇠하지만, 부지런히 발돋움하여 더욱 힘썼다.
그 후 미미한 병에 걸렸다. 그러자 곧 시자에게 말하였다.
“나는 곧 떠날 것이다. 죽은 뒤에는 몸을 불사르도록 하라.”
제자들이 그의 명대로 따랐다.
5) 석법종(釋法宗)
법종은 임해(臨海) 사람이다. 어려서부터 사냥을 좋아하였다. 어느 때 섬현(剡縣)에서 사냥을 하다가, 새끼 밴 사슴을 쏘아 사슴이 낙태(落胎)하였다. 어미 사슴은 화살에 맞았으면서도, 오히려 땅에 앉아 죽은 새끼를 핥아주었다.
이에 법종은 곧 뉘우치고 깨달았다. 생명을 아끼고 자식을 사랑하는 것은, 인식이 있는 동물이면 다 같이 갖는 자연적인 천성임을 알았다. 이에 활을 부수고 화살을 꺾고는, 출가하여 도를 일삼았다. 항상 걸식으로 스스로 살아가며, 하루 한 끼 식사법을 받아들였다. 푸성귀와 고행으로 항상 예참하며, 앞서 지은 죄를 참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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