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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855 불교(경률이상 15권 12편 / 經律異相)

by Kay/케이 2021. 11.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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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1512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그는 전륜왕의 아들이요, 찰리(刹利)20)인 석씨 종족으로서 성스러운 귀족이다. 하늘과 사람들이 모두 높이 받드는 분인데, 우리 같은 하찮은 집안에서 어떻게 남편으로 맞을 수 있겠느냐?”

딸은 말하였다.

안 된다면 알아서 하세요. 독을 마시거나 아님 칼로 찌르거나 스스로 목을 매어 죽어 버리겠어요.”

어머니는 말하였다.

마등가신(摩鄧伽神)께서 말씀하신 부적과 주문이 있다.

해와 달을 옮겨와 땅에다 떨어뜨려 놓을 수도 있고, 주문으로써 제석과 범천을 아래로 내려오게 할 수도 있거든, 하물며 사문 하나쯤 얻지 못하겠는가? 아난을 오게 한다 해도 만약 이미 죽어 버렸다면 혹 살려내더라도 음행을 할 수는 없다. 만약 구담이 그를 보호한다면 내가 어찌할 수 없을 것이지만 그렇지만 않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딸은 이내 일어나 목욕하고 온몸을 치장하였다. 하얀 옷을 입고 여러 가지 이불을 펼쳐 놓고는 멀리 바라보고 서 있었다. 그 어머니는 소똥을 땅에 바르고 오색 줄로써 실을 매었다.

 

또 네 개의 병에다 물을 가득 담고, 네 개의 주발에다 미숫가루의 물을 가득 담았다. 네 자루의 큰 칼을 소 똥 위에다 세우고, 끝이 사각으로 된 화살 네 개에다 팔명등(八明燈)을 켰다. 그리고 네 개의 죽은 사람 해골을 가져다 갖가지 향을 그 위에다 바르고, 꽃을 땅바닥에 깔고 다리미를 붙잡는 향을 사르면서 세 바퀴를 돌았다. 그리고는 동쪽을 향하여 무릎을 꿇고서 마등가의 주술을 외웠다.

이 때에 아난은 기원(祇洹)의 숲 속에 있었는데 기분이 문득 황홀해지면서 주술에 얽히고 말았다. 마치 물고기와 코끼리가 갈고리에 걸리듯 주술을 따라 전다라의 집에 닿았다. 어머니는 딸에게 말하였다.

아난이 왔구나.”

딸이 밖으로 나와 아난을 안아다 평상 위에 앉혀 두고 옷을 끌어당기며 아난을 비틀어서 넘어뜨렸다. 마치 힘센 사람이 손으로 긴 털을 붙잡으니 조그만 양이 사람의 손에 끌려가는 것과 같았다.

아난이 시방을 둘러보니 온통 어둡기만 한 것이 마치 해와 달이 라후(羅睺)의 주문에 가리워 버린 것 같았다. 아난은 힘이 세어서 10대 역사(力士)의 힘도 당하는 정도였지만 거기서는 꼼짝을 할 수가 없었다.

아난은 거룩한 도의 진리의 힘으로써 생각이 도로 깨나게 되었다.

내가 지금 이렇게 곤란한 재앙을 당하고 있는데 그렇게 인자하신 세존께서 어찌하여 나를 가엾게 여겨 주지 않으실까?”

부처님께서는 바로 아시고 게송을 외우셨다.

 

()은 세간에서 가장 지극히 높아서

진실로 부처의 앞을 지날 이 없도다.

불은 인천(人天)에서 가장 높아서

진실로 모든 법의 왕이요 위없는 복밭이니라.

 

()은 세간에서 가장 지극히 높아서

진실로 법의 앞을 지날 이 없도다.

법은 인천(人天)에서 가장 높아서

진실로 모든 얽힌 맺음[]을 끊고 영원히 쉬는 복밭이니라.

 

()은 세간에서 가장 지극히 높아서

진실로 승의 앞을 지날 이 없도다.

승은 인천에서 가장 높아서

진실로 아름다운 복이 제일이며 위없는 복밭이니라.

 

아난은 이 진실한 뜻으로 전다라의 집에서 풀려나게 되었다.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다 외우고 나자, 전다라의 집안에는 세워 두었던 주문의 도구인 칼과 화살이 꺾이고

 

병과 주발이 깨지며 등불이 꺼지고 해골이 박살났다. 흑풍(黑風)이 일어나 차츰차츰 보이지 않게 되더니 전다라의 주술도 행해지지 않았다. 어머니는 딸에게 말하였다.

이는 반드시 구담 사문이 신력을 써서 이렇게 하는 것이리라. 물건들이 다 부서지고 흩어져 주술도 듣지를 않는구나.”

아난은 생각하였다.

세존의 은혜의 힘이로구나.’

아난이 풀려 나오니, 마치 한창 힘이 왕성한 나이 60정도의 큰 코끼리가 술에 취하여 사납게 굴다가, 몸은 거대하고 어금니도 길게 자랐으므로 묶여있던 쇠고삐로부터 풀려나게 되면, 성에서 달아나 교외의 한적한 곳을 향하여 내달리게 되는 것과 같다. 아난도 그와 같이 세존께서 게송을 외우시어 전다라 집으로부터 풀려나게 되자 기원으로 돌아갔다.

그 때에 이 여인은 아난을 따라 기원문(祇洹門)에 와서는 나란히 서서 말하였다.

아난은 나의 남편입니다. 아난은 바로 나의 남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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