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7권 9편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없사옵니다. 왜냐 하면 그 까닭은 이미 대야라는 이름이 붙어 있기에 애초에 깨끗하지 못하게 났기 때문이옵니다.”
부처님께서는 라후라에게 말씀하셨다.
“너도 그와 같으니라. 네가 지금은 비록 사문이 되었다 하지만, 입에는 진실과 신의가 없고 심성은 억세며, 정진에 힘쓰지 않는다고 일찍부터 나쁜 이름이 났으니, 그것이야말로 또한 대야에 음식을 담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니라.”
부처님께서 발가락으로 대야를 밀어뜨리자, 대야는 데굴데굴 구르면서 절로 뛰었다 절로 떨어졌다 하기를 몇 번 하다가 멈추었다. 부처님께서는 라후라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설마 이 대야가 아까워서 부서질 것을 두려워하지는 않았느냐?”
라후라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발을 씻는 그릇이고 값도 싼 물건인지라, 비록 마음속으로는 아까웠지만 그리 크게 간절히 여기지는 않았습니다.”
부처님께서 라후라에게 말씀하셨다.
“너도 그와 같으니라. 비록 사문이 되었다 해도 몸과 입을 껴잡지 않고 거친 말로써 나쁘게 말하여 중상한 바가 많았으므로, 대중이 받아 주지도 않고 지혜로운 이가 아껴 주지도 아니하였다. 몸이 죽고 혼백은 3도(途)에 구르면서 태어났다 죽었다를 반복하며 괴로움이 한량없었어도 모든 부처님과 성현이 애석히 여기지 아니하였다. 이것이 또한 네가 대야를 아까워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니라.”
라후라는 이 말씀을 듣고 부끄러워하고 두려워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라후라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설명하는 비유를 들어라. 옛날 국왕에게 큰 코끼리 한 마리가 있었는데 사납고 씩씩하여 싸움에 능하였다. 그 왕이 군사를 일으켜 역적의 나라를 치려 하면서 코끼리를 타고 군사를 내보내 엄숙하게 행진을 하게 하였다. 코끼리는 코를 감추고 두려워하면서 싸우려 하지 않았다. 코끼리를 맡은 병사는 코끼리가 몸 지킬 줄 아는 것을 기뻐하였다. 왜냐 하면 코끼리의 코는 연하고 물러서 화살에 맞기만 하면 즉사하기 때문이었다.
마땅히 입을 보호하여야만 하는 것도 바로, 이 큰 코끼리가 코를 보호하여 싸우지 않는 것과 같은 이치이니라.”
라후라는 부처님의 간절한 가르치심을 듣고 감격하여 스스로 힘을 써서 아라한의 도를 얻었다.『비유경(譬喩經)』 제10권에 나온다.
8) 난타(難陀)가 출가하다
부처님의 아우 손다라난타(孫陀羅難陀)는 키가 한 길 다섯 자 네 치였다.부처님께서는 아난과 함께 가유라갈국(迦維羅竭國)에 계시면서 성에 들어가 걸식을 하셨다. 난타가 높은 누각 위에 있다가 보고서 내려와 예배하였다.
“여래는 전륜성왕이 되셔야 하옵니다. 무엇 때문에 스스로 욕되게 발우를 들고 다니며 걸식을 하시옵니까?”
난타가 발우를 가져다 맛있는 음식을 담아 주었다. 부처님께서는 곧 니구류원(尼拘類園)으로 돌아오셔서 여러 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난타가 나오거든 받지 말고 자신이 직접 들고 오도록 하라.”
난타가 부처님 처소까지 음식을 가지고 올 때에 아내가 나와서 재촉하였다.
“당신이 돌아오면 기다렸다가 식사를 하겠습니다.”
난타가 부처님께 발우를 드리면서 빨리 받기를 재촉하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네가 이미 여기까지 왔으니, 지금이야말로 마땅히 출가하여야 할 때이니라.”
부처님께서는 신통력을 써서 고요한 방에 가두어 두고 오랜 시간이 지나자 차례차례로 일을 맡겼다. 난타는 기뻐하며 생각하였다.
‘일을 하는 사이 기회를 틈타서 도망하여 집으로 돌아가야지.’
이때 난타가 해야 하는 일은, 하는 일마다 빠뜨리지 않고 천신이 뒤따라 다녔다. 물을 길어 가득히 차면 저절로 엎어 버리고, 깨끗이 청소한 땅에 풀이 다시 자라나게 하고, 문을 닫았다 하면 다시 저절로 열리게 하였다. 난타는 생각하였다.
‘만일 나 때문에 생긴 손해가 있더라도 우리 집에 다 있으니 갚아 주면 될 것이다.’
난타는 세 가지 법의(法衣)를 벗고 다른 옷을 갈아입었다. 몰래 지름길을 따라 부처님을 피하여 집으로 돌아오는데, 얼마 가지 못해서 여래를 만나게 되었다. 난타가 달아나 큰 나무에 가서 몸을 숨기려 하자 나무가 돌아가 난타의 뒤편에 섰다. 부처님께서 신통력으로써 나무를 뽑아 공중에 매달아 버리자 난타는 나무 뿌리가 뽑힌 자리로 들어갔으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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