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7권 7편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라후라가 도를 얻으면 당연히 돌아와 어머니를 제도할 것이니, 그렇게 하여 영원히 생사의 윤회를 끊게 한다면 지금의 나와 같이 될 것이다.”
목련은 나라에 이르러서 부처님의 뜻을 자세하게 설명하였다. 야수다라는 부처님께서 보낸 심부름꾼이 왔다는 소식을 듣고 라후라를 데리고 높은 누각에 올라갔다. 감시관에게는 대문과 쪽문을 모두 꼭 닫고 모두들 단단히 지키도록 명하였다. 목련이 날아서 올라가자 야수다라는 어쩔 수 없이 예를 하고 물었다.
“세존께서는 안녕하십니까? 상인(上人)을 보내시다니 무엇을 하려고 하시는 것입니까?”
목련은 말하였다.
“태자 라후라의 나이 벌써 아홉 살이 되었습니다. 출가하여 성인의 도를 닦고 배우게 하셔야 합니다.”
목련이 부처님의 뜻을 자세히 설명하자, 야수다라가 대답하였다.
“석가여래께서는 태자이셨을 적에 저를 아내로 맞아들이셨습니다. 내가 태자를 받들어 섬기기를 천신 섬기듯 하였는데 3년도 못 채우고 5욕(慾)의 낙을 버리고서 궁성을 뛰어넘어 왕의 밭[王田]까지 도망가셨습니다. 스스로 약속하시기를 ‘도를 얻으면 맹세코 돌아오겠다’ 하셨으면서도 도를 얻고 나라에 돌아와서는 도무지 가족을 돌아보지 않으셨습니다. 은혜와 옛 정을 갑자기 잊어버리시어 길에서 만난 남보다도 더 심하게 하셨습니다. 나를 외로움 속에 구차하게 살게 하시더니, 이제는 나의 아들까지 빼앗아 그의 권속으로 삼으려 하십니다. 어떻게 이렇게도 혹독하게 하십니까? 태자께서 도를 이루고서는 스스로가 자비로운 이라 말씀하시더니, 이제 이렇게 우리 모자를 이별시키는데, 무슨 자비가 있다는 것입니까? 돌아가셔서 세존께 제가 말한 대로 전해 올리십시오.”
목련이 야수다라에게 하직하고 정반왕에게 돌아가서 이상의 일을 자세히 설명하였다. 정반왕은 이 말을 듣고 이내 부인 파사파제(波闍波提)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아들 실달(悉達)이 라후라를 데려다 성인의 법을 배우게 하려고 사람을 보냈는데, 그 어미 되는 여인이 어리석게 애착하여 보내려 하지 아니합니다. 당신이 가서 간하여 그로 하여금 마음을 깨치도록 해 보십시오.”
부인이 가서 두 번 세 번 되풀이하여 설득하였으나 야수다라는 오히려 듣지 않고 부인에게 아뢰었다.
“제가 예전 친정에 있을 적에 여덟 나라의 왕들이 다투어 와서 구혼하였습니다. 저의 부모는 모두 허락하지 않으시다가 태자의 재주가 남보다 뛰어났기 때문에 저를 그에게 주셨사옵니다. 태자가 세상에 머무르지 않으려 하셨다면 무엇 때문에 간절히 애쓰면서
저에게 구혼을 하셨을까요? 대저 사람이란 아내를 가지면 바로 은애하고 좋아하며 자손을 이어가는 것이 세간의 바른 예입니다. 태자도 떠났으면서 다시 라후라까지 찾으시어 영원히 나라의 후사[繼嗣]를 끊으려 하니 이게 무슨 의로움입니까?”
부인은 이를 듣고 잠잠히 말이 없는데, 부처님께서 변화로 된 사람을 보내어 공중에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옛날의 서원을 기억하는가? 내가 보살이었을 적에 5백의 은전으로 그대에게서 다섯 송이의 꽃을 사서 정광불(定光佛)에게 올리려 했던 적이 있었다. 그대는 두 송이의 꽃을 맡기면서 말했다.
‘다음 생 태어날 때마다 언제나 당신의 아내가 되겠습니다.’
나는 그대에게 말했다.
‘나는 보살이라 온갖 것을 다 보시해야 하느니라.’
그대는 맹세하였다.
‘다음 생 태어날 적마다 나라거나 성이거나 아내거나 아들이거나, 심지어 제 몸에 이르기까지 모두 그대를 따르며 보시하겠습니다.’
그런데 오늘에 와서 무엇 때문에 라후라를 애석히 여기는가?”
야수다라는 이 일들을 마치 어제 본 것처럼 확연하게 깨닫게 되었다. 아들 사랑이 차츰 식어지므로 목련을 불러서 지난 일을 사죄하였다. 라후라의 손을 붙잡으며 간절히 부촉하고 눈물을 흘리며 이별하였다. 라후라는 어머니에게 말했다.
“세존을 기필코 뉘우치게 하겠사오니, 어머님은 근심하지 마옵소서. 곧 돌아와서 받들겠사옵니다.”
정반왕이 여러 호족(豪族)들에게 말하였다.
“경(卿)들도 각각 아들을 하나씩 딸려 보내어 나의 손자를 시중들게 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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