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7권 2편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2) 정반왕(淨飯王)께서 돌아가시다
정반왕이 병이 들어서 뼈 마디마디가 끊어지려 하고 숨도 급류 흐르는 것처럼 가빠졌다. 어떤 치료도 소용이 없었기에 두 아우와 여러 왕들, 여러 신하들이 말하였다.
“대왕께서는 평소에 악을 짓지 않으셨고 덕 심기를 게을리 않으셨기에 모두를 잘 기르고 잘 부려서 편안하게 해 주셨습니다. 근심하고 괴로워하실 까닭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왕이 말하였다.
“실달(悉達)과 난타(難陀), 아난타(阿難陀)며, 라후라(羅睺羅) 등을 보고 나의 이 바라는 마음을 씻으면 좋으련만, 보지 못하니 한이 되는구나.”
왕은 눈물을 비오듯 흘렸다. 이때 부처님께서는 그곳에서 50유순(由旬) 떨어진 왕사성(王舍城)에 계셨다. 왕은 이제 곧 세상을 하직하려 하니 부처님과 서로 만나지 못하게 될까 두려워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부왕의 마음을 알고서 즉시 난타와 라후라 등에게 명령하셨다. 신통력을 써서 몸을 허공으로 솟구쳐 홀연 유라위국(維羅衛國)에 나타나 큰 광명을 놓도록 하셨다. 나라 사람들이 멀리서 이 모습을 보고 모두 소리 높여 울부짖으며 말하였다.
“만일 대왕께서 돌아가시어 이 사위국을 저버리신다면, 필시 석가족도 끊어질 것입니다.”
성안의 백성들이 부처님을 향하여 발을 구르며 제 몸을 두드리면서 슬피 통곡하므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무상하고 이별함은 고금이 똑같으니라. 나고 죽는 것이 고통이요, 오직 도(道)만이 바로 진실이니라.”
부처님 광명이 밝게 비쳐서 안팎을 꿰뚫으며 왕의 몸을 비추자 왕은 말하였다.
“이것이 무슨 빛이더냐? 빛이 나의 몸에 닿자 근심과 괴로움이 싹 사라졌다. 나의 아들 실달이 아니더냐?”
먼저 광명을 보고 바깥에서 돌아온 이가 아뢰었다.
“부처님과 아난, 라후라 등이 공중을 타고 오고 계십니다.”
왕은 마음이 뛰어오를 듯 기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일어나 앉으면서 말하였다.
“내가 원하는 것은 그저 여래께서 손으로 나의 몸을 한 번 만져 주시는 것 그것뿐이니라. 내 몸이 마치 기름을 짜듯 아파서 견딜 수가 없구나.”
드디어 세존을 만나 뵙자 그 고통이 이내 없어졌다.
부처님께서 난타에게 말씀하셨다.
“왕의 본래의 모습을 보자면 단정하고 장대하기로 명성이 멀리까지 자자하였다. 지금은 병으로 거푸 쇠약하여져서 뵙고도 알아볼 수가 없게 되었구나. 그 좋은 모습이며 힘이며, 명성 따위가 이제 어디에 있는고?”
왕은 일심으로 합장하며 말하였다.
“근심하지 마옵소서. 덕은 순수하여 결함이 없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손수 왕의 이마를 만지며 말씀하셨다.
“왕께서야말로 청정하게 계행을 지키신 분이시라 마음의 때는 이미 멀리 여의었사옵니다. 그저 기뻐하셔야 할 뿐 근심하거나 괴로워하시면 안 됩니다.
깊이 생각하시고, 여러 경전에 담긴 법의 뜻을 읽으시어 굳건하지 않은 데서 굳건한 뜻을 얻으소서. 선근(善根)을 심으셨으므로 왕께서는 마땅히 기뻐하셔야 하옵니다.”
대왕은 서원하며 말씀하셨다.
“부처님과 난타, 아난타, 라후라의 네 아들들이여, 악마의 그물을 무너뜨려 주소서.”먼저 네 아들의 덕을 각각 찬탄하였는데, 그 글이 너무 길어서 여기서는 싣지 않는다.
왕이 비로소 기뻐하였다. 부처님께서 부왕을 위하여 『양마바라본생경(量摩波羅本生經)』을 말씀하시니, 왕은 아나함의 도를 얻었다. 왕이 부처님의 손을 잡아 가슴 위에 놓으므로 부처님께서 법을 설하시니, 왕은 아라한의 과위를 얻고서 숨이 끊어졌다. 모든 석씨들은 흐느끼면서 향의 즙으로 왕의 몸을 씻기고 겁패(劫貝)와 비단과 솜으로 말아서 관(棺)에 염습(斂襲)하였다. 7보로 장엄하며 진주로 엮은 그물[羅網]을 옆에 빙 둘러쳤다. 관을 들어 시체를 사자의 자리[師子座] 위에 놓아두고 꽃을 뿌리며 향을 지폈다. 부처님께서는 난타와 함께 머리 쪽에 계셨고, 아난과 라후라는 발 쪽에 서 있었다. 난타 등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길러 주심을 우러러 기억하며, 저희들이 관을 메겠사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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