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경률이상(經律異相) 4권 7편
양 사문 승민ㆍ보창 등 편집
그러자 그 세 옥녀(玉女)들은 늙은 할미로 변하였는데 스스로가 회복할 수 없었는지라 이내 악마의 처소로 돌아갔다.『관불삼매경(觀佛三昧經)』에서는 “세 옥녀의 이름은 근이(勤異)인데, 도리어 환난을 당하였다”고 한다. 악마는 더욱더 독이 올라서 18억의 무리를 불러서 특수한 형상으로 변화시켰다. 사자와 곰, 벌레 머리에 사람의 몸과 살무사의 몸을 한 놈들이 산을 메고 불을 뿜으며, 우레와 번개와 벽력을 치면서 창을 들고 나섰다. 보살은 즐거운 마음으로 터럭 하나 움직이지 않았는데도 마귀의 병사들이 가까이하지 못하였다.
보살이 그 때에 서서히 눈썹 사이의 백호(白毫)를 들어 아비지옥(阿鼻地獄)을 겨냥하여 죄인들로 하여금 지옥을 볼 수 있게 하였다. 백호로 수레바퀴만큼 큰물을 흘려 보내자 불은 이내 꺼졌다. 전세에 지었던 죄업이 저절로 기억이 나면서 마음에 청량함을 얻어 절로 “나무불”을 칭송하게 되었다. 이렇게 인연으로 받은 죄를 다하고 나면 으레 인간으로 나게 되는 것이다. 악마는 이런 모습을 보고는 지쳐 파리해지며 괴로워하면서 그의 궁전으로 돌아갔다.
백호가 다시 제6천(天)에 가 닿으니 흰 털구멍마다 모두 연꽃이 피어 있는데, 과거 7불(佛)께서 그 꽃 위에 나투어 계심이 보였다. 이렇게 백호가 위로 무색계에 이르도록 온갖 것을 두루 비춤이 마치 파리(頗梨) 거울과 같았다. 8만 4천 천녀들이 파순의 몸을 보니 그 형상이 마치 불탄 나무와 같았고, 다만 보살의 백호상의 광명만이 보였다. 수없이 많은 천자와 천녀들이 보리의 마음[菩提心]을 내었다. 악마 왕이 여전히 부처님과 싸우려 하므로 부처님께서는 지혜의 힘으로 손을 펴 땅을 어루만지셨다. 이때 땅이 진동하면서 악마와 그 부하들이 모두 거꾸로 떨어졌다. 악마를 항복시켜 마치시자, 이내 정각(定覺)을 이루셨다.『보요경(普曜經)』 제5권에 나오며, 또 제6권에도 나온다.
수천만 대중과 함께 나열성(羅閱城)에 들어가시니, 멀리서 보는 이들이 손을 들고 찬탄하였다. 어떤 이들은 “잘 오셨습니다” 하였으며, 어떤 이들은 “해와 달이시다” 하기도 하였으며, 또 어떤 이는 귀의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이 분은 천인이실까, 제석이실까?” 서로 묻기도 하면서 여러 사람들이 뒤를 따랐다.
병사왕(甁沙王)은 높은 누각 위에 있다가 좌우 사람들에게 물었다.
“무슨 일이 있느냐?”
한 대신이 말하였다.
“석씨 자제가 집을 떠나 밖을 떠돌고 있습니다. 혹시 나라를 차지하려고 도모할 수도 있사오니 가서 베어 버려야 할 것입니다.”
왕은 말하였다.
“이 분이 왕위를 이었다면 전륜성왕이 되었을 터이니, 우리들은 모두 신하가 되어 모셨을 것이다. 만약 출가하였다면 도를 배워 부처님이 되셨으리라. 나는 그 분의 우두머리 제자가 되어 첫 설법을 하실 적에 그의 곁에 있고 싶구나.”
왕은 음식을 싣고 동편 산으로 나아가 기다리다가 부처님 앞에 나아가 발에 예를 하고 스스로 인사를 하였다.
“제가 마갈국 병사왕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벌써 알고 있도다. 어찌하여 이리 극진하게 공경을 하시는가?”
“이제 작은 공양을 바치어 마음을 표하오니 받아 주시기를 바랍니다.”
부처님께서 잠자코 받으셨다. 왕은 말하였다.
“만약 위없는 도를 이루셨으면, 먼저 제도해 주시기를 원합니다.”
이때 아란(阿蘭)의 모든 제자들이 멀리서 세존을 보며
그의 스승에게 말하였다.
“지금 어느 한 사람이 단정하고 특수한데, 스승의 문을 지나가십니다. 반드시 제자로 삼으셔야 하겠습니다.”
아란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내가 살펴보매 멀리서 온 선비는
모든 모습[相]에 결함이 없으시다.
이 분은 세계의 왕이 되실 분이니
다른 사람을 섬길 분이 아니니라.『심천학비구경(深淺學比丘經)』에 나오며, 또 『수행본기경(脩行本起經)』 하권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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