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결정장론(決定藏論) 상권 3편
진제(眞諦) 한역
김철수 번역
어떻게 달라짐이 없다고 할 수 있는가? 최초의 일념으로부터 집지되어 온 경계와 나아가 생사에 이르기까지가 일미사(一味事)이기 때문이다. 아라야식은 경계 가운데서 생각생각에 생멸하는데 욕계 중에서는 경계를 취함이 미세하고, 색계 중에서는 경계를 취함이 광대하고, 무색계의 무량공처(無量空處)와 무량식처(無量識處)에서는 무량한 경계를 취하고 무소유처(無所有處)에서는 미세한 경계를 취하며 비유상비무상(非有想非無想)에서는 깊고 미묘한 경계를 취한다. 이렇듯 두 가지 내외의 경계이기 때문에, 미묘하기 때문에, 일미이기 때문에, 생각생각에 멸하기 때문에, 미소란 경계이기 때문에,
광대한 경계이기 때문에, 무량한 경계이기 때문에, 미세한 경계이기 때문에, 지극히 깊고 미묘한 경계이기 때문에 아라야식의 현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서로 의지하여 일어남[相賴起]이란 아라야식이 5심수법(心數法)과 더불어 서로 의지하여 생하는 것을 말한다. 사(思)ㆍ촉(觸)ㆍ수(受)ㆍ상(想)ㆍ작의(作意)라는 이 다섯 가지 대지(大地)2)는 과보에 속하는 것이다
5심수법은 미세하여 세간의 지혜 있는 사람이라도 훤히 알 수는 없다. 하나의 경계를 함께 반연하여도 다른 차이가 없으니 모두 함께 불고불락의 무기수(無記受)와 함께한다. 나머지 네 가지도 역시 그러하다. 대지심수법(大地心數法)이 서로 의지하기 때문에, 같은 과보가 서로 의지하기 때문에, 미세하게 서로 의지하기 때문에, 함께 하나의 결계를 반연하기 때문에, 비고비락(非苦非樂)이 서로 의지하기 때문에, 무기(無記)가 서로 의지하기 때문에 아라야식이 서로 의지하여 일어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상호 인연이 된다는 것은 아라야식이 나머지 식들과 더불어 상호 인연이 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두 가지 뜻이 있으니, 첫째는 종본(種本)이고, 둘째는 의탁(依託)이다. 종본이란 무엇인가? 모든 선(善)ㆍ불선(不善)ㆍ무기(無記) 등의 식이 모두 아라야식으로 인하기 때문에 종본이라 한다. 의탁이란 아라야식이 모든 색과 근을 간직하면 5식(識)이 생겨나고 간직하지 않으면 생겨나지 않으며, 아라야식이 존재할 때 의식은 6식을 생한다. 두 가지 현상으로 아라야식이 다시 상호 인연이 되니, 첫째는 현전(現轉)하여 증장하는 종본이기 때문이고, 둘째는 미래에 태어나려고 할 때 과보를 받게 하기 때문이다. 증장하는 종본이란 모든 식이 선이나 불선이나 무기를 낳아 생각생각에 훈수(熏修)하듯이 아라야식 또한 그러하다. 무슨 까닭인가? 후에 모든 식을 생하여 선이나 악을 점차적으로 증장하여 더욱 더 우세하게 하니, 과보를 받는 사람이나 선이나 불선에 대해 식의 영향력이 있는 사람은 미래세에 아라야식이 과보를 받게 하기 때문이다. 종본(모든 것의 근본 바탕)이기 때문에, 의탁하기 때문에,
증장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과보를 받게 하기 때문에 아라야식이 모든 식과 더불어 상호 인연을 짓는 것임을 알아라. 함께 상응하여 생함이란 아라야식이 어떤 경우에는 하나의 식과 함께 상응하여 생하니 예를 들어 마음(말나식)에 대해 말하자면 마음에 아견(我見)이 있으면 교만함을 상(相)으로 삼아 의식이나 무의식에서 아라야식과 항상 상응하여 생한다. 이 아만심은 아라야식을 취하여 경계로 삼아 이것을 나[我]라고 말하거나 나의 모습이라고 말한다. 어떤 경우에는 두 가지 식이 함께 생하니 말나식과 의식(意識)을 말하는 것이고, 어떤 경우에는 세 가지 식이 함께 생하니 의(意)와 의식, 그리고 5식(識) 가운데서 하나의 식을 취하는 것을 말한다. 어떤 경우에는 네 가지 식이 상응하여 생하니 5식 가운데 두 가지 식을 취하고 나아가 5식ㆍ6식ㆍ7식이 함께 생하는 것을 말한다.
여섯 가지 진경계(塵境界)가 지금 바로 앞에 있기 때문에 이 의식은 마음[心, 즉 말나식]을 의지하여 성립한다. 마음[心]이 아직 멸하지 않았을 때에는 의식은 박(縛)을 풀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만일 마음이 멸하게 되면 의식도 풀어진다. 의식에는 두 가지 경계가 있으니 타진경계(他塵境界)와 자진경계(自塵境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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