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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581 불교(견정론 상권 2편 / 甄正論)

by Kay/케이 2021.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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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견정론(甄正論) 상권 2

 

현의(玄嶷) 지음

이한정 번역

 

대체로 도가(道家)를 가르침으로 삼은 것이 황제(皇帝)에서 비롯하여 백양(伯陽)에 이른다는 일이 참으로 그대의 말과 같다고 치더라도, 천존에 이르러서는 얼마나 허망하고 얼마나 그릇됐는지 그대는 잘 귀담아 듣거라. 내가 그대에게 이를 분석하여 논하리라. 대체로 우주의 바깥은 말로써 다다를 바가 아니기에 사람이 이를 알 도리가 없으나, 천지의 안은 귀와 눈이 이르는 곳으로 모두 상세하게 규명할 수 있다. 내가 서()ㆍ사()를 열람하다가 고인이 남긴 말이 간독(簡牘)에 기록된 것이나 한묵(翰墨)에 전해지는 것을 훑어보았으므로, 마땅히 그대에게 사적(史籍)에 근거하고 전기(典記)에 의지해서 말하겠노라. 주역(周易)구명결(鉤命決)에서는 천지가 갈라지기 전에 태역(太易)이 있었고 태초(太初)가 있었고, 태시(太始)가 있었고 태소(太素)가 있었고 태극(太極)이 있었기에, 이를 5()이라 부른다고 한다. 이를 풀어 보면 기()의 형상이 나뉘지 않은 것을 태역이라 부르고, 원기(元氣)가 바야흐로 싹트는 것을 태초라 부르고, 기가 형태를 바로잡는 것을 태시라 부르고, 형체가 변하여 바탕을 이루는 것을 태소라 부르고, 바탕과 형체가 모두 갖춰진 것을 태극이라 부른다. 5()가 차츰 변화하는 것을 5운이라 부르니, 이것은 기의 형태와 바탕이 갖춰져 서로 떨어지지 않은 것을 가리켜서, 모두 태역이나 태소 따위로 부르는 것이다. 역위(易緯)』 「통괘(通卦)에서는 역()에 태극이 있고, 이것에서 양의(兩儀)가 생겨나는데, ()가 맑고 가벼운 것은 위로 올라가 하늘이 되고, 기가 탁하고 무거운 것은 아래에 뭉쳐 땅을 이루기에, 천지가 화합하여 사람이 생겨나면, 사람을 이것에 보태어 삼재(三才)라 부른다고 한다. 주역』「서괘(序卦)에서는 천지만물이 있고 나서야 군신(君臣)이 세워지고 부자(父子)가 정해져서 장유(長幼)와 부부(夫婦)의 예법과 존비(尊卑)와 상하(上下)의 구별된다고 하는데, 이에 따르면태역(太易) 이전에는 기색(氣色)이 갈라지지 않았고, 형태와 형상이 나타나지도 않아 아득하게 혼돈된 모양 없는 모양이었으며, 이의(二儀)가 나누어지자 천지의 형태가 갖춰지고, 삼광(三光)이 명랑해져서 기의 형상과 바탕이 보이면, 마침내 음양이 교합하여 사람이 비로소 생겨났다고 한다. 이 이후에야 삼재가 드디어 갖춰졌다고 하는데, 여기에 서()와 기()를 겸하여 풀어보면, 마치 손바닥을 가리키듯이 알 수 있다.

천존이 만약 원래부터 형색이 없다면, 태역 따위와 다를 바가 없어서 5운에 우선하여 생겨나지 못한다. 만약 형색이 있다면, 삼재의 안에 태어나야 할 것이며, 이도 태역에 우선하지도 못한다. 또 태극 이전에는 형태도 없고 형상도 없으므로 천존에게 형태가 있다는 것이 맞지 않음이 명확해지리라. 만약 태역과 기가 동일하다면, 태극에 이르른 다음에야 삼재와 함께 형태를 갖추어 생겨나야 하는데, 이것은 음양과 천지에서 생육되는 것인데 어찌 천존이 천지를 낳는다고 하겠는가? 이같은 이치를 잘 연구하면 헛되고 실한 것이 스스로 드러나리니, 따로 경()ㆍ사()에서 찾지 않아도 되리라.”

이에 공자가 두렵기도 하고 한편으로 놀랍기도 하여 이같이 말했다.

선생의 말씀처럼 참으로 허망하다면, 이는 단지 풍속이 사람을 바꾸었다는 것인데, 진흙탕에 빠져서 우매함만 늘었는데도, 어리석게도 이를 깨닫지 못하고 현혹되었습니다. 다시 의문나는 점을 여쭙고자 하니, 가르쳐 주시기 바랍니다.

도가(道家)영보경(靈寶經)따위에 따르면, 모두 천존의 말씀이라 하며, ()ㆍ질()이 모두 보존되어 있으므로, 근거가 아주 없는 것도 아닙니다. 만약 천존이 없다면 경전의 가르침은 어디서 비롯하게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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