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가정비구설당래변경(迦丁比丘說當來變經) 2편
실역인명(失譯人名) 송록(宋錄)에 부록되어 있다
김철수 번역
단월(檀越:信徒)의 집안에서는 삼존(三尊)1)을 존중하기 때문에 아내나 자식의 몫은 줄이고 덜더라도 감히 옷이나 음식을 풍족하게 입거나 먹지 않고 탑이나 절을 세우고 승방에 의복과 침구 등을 모두 풍족하게 보시합니다. 또한 부족할까 염려하여 출가 중에는 이름 있고 훌륭한 보배를 탑 안에 갖다 놓습니다. 절에 거주하는 사문은 관가의 우두머리[官長]를 쫓아다니며 공경히 섬기기를 원하여 단월의 탑 안에 있는 것을 관가의 우두머리에게 가져다줍니다. 관가의 우두머리는 재물이 탐나 그 본말을 문제삼지 않고 이익을 얻는 것을 최선으로 여깁니다. 이러한 탐욕과 질투 때문에 죽어서는 지옥에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그 비구도 명예와 이익을 탐착하여 삼보(三寶)의 재물을 제멋대로 취함으로써 은혜를 허망하게 하였으니, 이 죄 때문에 죽어서는 지옥에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어떤 비구는 몸으로 온갖 악을 범하고 삼존을 내세워 금전과 재물을 취하고 그 사례(謝禮)로 다른 사람들을 구하여 해탈시켜 준다고 합니다. 혹은 어떤 비구와 일반 백성들은 삼존의 재산을 탐내 강제로 빼앗다시피 하고 죄를 부여해서 심하게 갈취하여 갑니다. 이런 무리의 사람들은 다 지옥에 들어가게 될 것입니다.
법사(法師)가 되어 계율을 간직하고 사아함(四阿含)에 통달하였더라도 각기 세속인 가운데 세력이 있는 사람과 함께 친구가 되어 세속인의 평상에 앉아 함께 비밀스런 말을 나누며 다른 사람들의 선악(善惡)이나 아름답고 추한 면을 이야기하며 세속 사람들에게 의지하여 그 위세를 자랑하면서도 마음속으로는 기뻐하지 않고 위해를 가해 그를 해칩니다. 법을 설하는 경우에도 그릇된 것을 바르다고 말하고 바른 것을 그릇된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와 같이 행하는 것을 천하에 법답지 못한 부분이라 합니다.
불교에는 삼장경(三藏經)2)이 있지만 무릇 스승된 이가 은밀하게 아끼고 전수하지 않고 제자들에게 가르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제자들이 알게 되면 자신과 동등해져서 스승을 경시할까 염려하기 때문에 그것을 비밀로 삼습니다.
제자가 되려고 누군가가 출가하더라도 배우는 바가 없어 공허하게 배출되니, 제자로 하여금 마침내 분노와 멸시의 마음을 품게 하여 스승과 상하가 없고 언어가 거칠고 천박하게 됩니다. 이 무리의 비구들은 악행을 일으켜 악마나 관속으로 하여금 모두 해칠 틈을 주게 하여 악취(惡趣)의 세계에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도 오히려 스스로 명예를 높이고 누가 자신과 동등하겠는가라는 교만한 생각을 하여 마음이 악하게 변하니, 삼독(三毒)이 치성하게 됩니다.
스스로를 억제하지 못하고 이로움과 공양을 탐내고 재물을 관리하는 것에만 통달하여 죄복(罪福)을 피하지 못합니다. 이익을 얻는 것을 좋은 일이라고 여겨 공양 때문에 서로 다투고 밖으로는 법복을 입는 일이 계행(戒行)에 맞지 않고 나가고 들어가고 다니는 일에 있어서는 법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으며, 머리를 흔들고 그림자를 뒤돌아보며 색욕(色欲)에 미혹됨이 속세의 범부보다 더 심합니다.
하천한 곳에 머물러 귀한 것을 팔거나 배(倍)로 생산했으면 힘써 일하는 것을 그만두고 이득을 탐하여 가득 채우려 합니다. 비구의 행법(行法)을 버리고 행하지 않으며 조금만 이익을 얻어도 곧바로 기뻐합니다.
비구승들이 모여서 좌선하거나 공부를 할 때에도 인내하지 못하고 그곳을 멀리 피합니다. 재물의 이득을 탐하고 구하여 사방으로 찾아 다녀도 피곤한 줄 모르며, 백성들을 기만하여 부리면서도 만족할 줄 모릅니다.
탑사(塔舍)의 승방 가운데 침구 등이 풍부한 곳에는 경쟁적으로 그 안에 들어가려고 합니다. 겉으로는 계율을 지키는 것 같지만 안으로는 간사하고 그릇된 마음을 품습니다. 사람들이 보고 공경하여 점차 날이 갈수록 추종하며 속인[白衣]들이 받들어 섬기고 물품을 공급해 주면 속인들은 기뻐하며 또한 공경하여 그를 우러러봅니다. 계속해서 감탄하여 ‘이 비구는 계행(戒行)이 청정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 마음속이 오로지 허위에 차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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