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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95 불교(개원석교록 1권 13편 / 開元釋敎錄)

by Kay/케이 2021. 6.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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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개원석교록(開元釋敎錄) 113

 

지승(智昇) 지음

 

그러자 신령이 제단 뒤에서 머리를 내밀었는데, 그 꼬리의 길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큰 이무기[大蟒]였다. 이무기가 안세고의 무릎에 이르자, 안세고가 그를 향해 여러 번 범어(梵語)로 부처의 공덕을 찬탄하면서 전생에 했던 약속을 들어 말하였다. 이무기는 비 오듯이 슬픔의 눈물을 흘리며 이내 모습을 감추었다. 안세고는 곧 비단과 보물을 거두고 나서 이별을 고하고 그곳을 떠났다. 여러 배들이 돛을 올리고 떠나는데, 이무기가 다시 몸을 드러내어 산에 올라가서, 배가 떠나는 광경을 내려다보았다. 많은 사람들이 손을 흔들자, 이내 몸을 감추었다.

삽시간에 안세고 일행은 예장(豫章)에 당도하였고, 안세고는 곧장 사당에 있던 재물로 동사(東寺: 절 이름)를 지었다. 안세고가 떠난 후에 신령은 곧 수명을 다하였다. 저녁 무렵에 한 소년이 배 위에 올라 안세고 앞에서 오랫동안 무릎을 꿇고 있다가 그에게서 축원[呪願]39)을 받고는 갑자기 사라졌다.

안세고는 뱃사람들에게 말하였다.

방금 전에 있던 소년이 바로 공정 사당의 신령인데, 흉한 허물을 벗어 버렸소.”

그 이후로 사당의 신령은 사라졌고, 다시는 신령스런 영험이 없었다. 그 후에 사람들이 산의 서쪽[山西]의 못에서 죽은 이무기 한 마리를 보았는데, 머리에서 꼬리까지의 길이가 몇 리나 되었다. 지금의 심양군(潯陽郡) 사촌(蛇村)이 바로 그곳이다.

안세고가 그 뒤에 다시 광주(廣州)에 가서 전생에 자기를 해친 소년을 찾았다. 그때의 소년은 아직도 살아 있었는데, 안세고는 그의 집으로 가서 예전에 서로에게 있었던 일을 말하면서, 아울러 전생의 인연[宿緣]을 들려주고, 다시 만난 것을 기뻐하면서 말하였다.

나에게는 아직도 갚아야 할 일이 남아 있도다. 이제 회계(會稽) 땅으로 가서 그것을 다 마치려고 한다.”

그 소년은 안세고의 비범함을 깨닫고, 마음속 깊이 그 뜻을 훤히 이해하고서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쳤다. 정중하게 대접하고는 안세고를 따라 동쪽으로 가서, 마침내 회계에 도착하였다. 그곳에 이르러 바로 시장으로 들어갔는데, 마침 시장 안에는 싸움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러다 싸우던 사람이 잘못 안세고의 머리를 치는 바람에 그만 숨을 거두고 말았다.

광주에서 따라온 소년은 연거푸 두 가지 보응(報應)40)을 경험하고는 드디어 불법을 부지런히 닦고는, 그 일에 얽힌 사연을 자세히 이야기하였다. 그러자 먼 곳에 사는 사람이나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이 소문으로 듣고는, 비통해 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으니, 이는 3()에 걸친 인연의 징표가 있음을 보여 준 것이다.

안세고는 환제(桓帝) 건화(建和) 2년 무자(戊子, 148)로부터 영제(靈帝) 건령(建寧) 3년 경술(庚戌, 170)에 이르기까지 20여 년 동안에 대승방등요혜경(大乘方等要慧經)95()를 번역하였다. 모두 뜻과 이치가 명석하고 문장이 매우 올바르며, 매끄러우면서도 화려하지 않고, 질박하면서도 거칠지 않았으니, 무릇 읽는 이들이 부지런히 힘쓰면서 싫증을 내지 않게 하였다.

안세고는 본래 왕족으로, 그 이름이 외국에서도 유명했으며, 서역에서 온 귀빈이라 모두 안후(安侯)라고 불렀는데, 지금까지도 그렇게 부르고 있다. 천축국은 자칭 그들의 글을 천서(天書 : 하늘의 글)라고 하고 말을 천어(天語 : 하늘의 말)라고 하였다. 소리와 뜻이 잘 맞지 않고 중국과는 매우 달라서 안세고의 전후로 나온 번역들 중에는 잘못된 것이 많았다. 유독 안세고가 번역해 낸 것은 여러 번역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났다. 안공(安公)경을 대하고 가르침을 받는다면 성인을 뵙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하였고, 여러 대[列代]의 명덕(明德)41)들도 모두 그를 찬양하며 그와 같이 생각하였다.

석도안록(釋道安錄)과 승우(僧祐)출삼장기(出三藏記)와 혜교(慧皎)고승전(高僧傳)등에는 안세고의 번역은 다만 39부다라고 하였다. 비장방록(費長房錄)에는 곧 176부로 기재되어 있다.

지금 비장방록에 기재되어 있는 것은 거의가 대부(大部)로부터 따로 파생되어 나온 것이어서, 그가 번역한 바른 숫자를 아직 모르므로 이제 순차에 따라 삭제하는 것이니, 아래에서 기술하는 바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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