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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5936 불설화수경(佛說華手經) 9권

by Kay/케이 2025.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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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화수경(佛說華手經) 9

 

불설화수경 제9권

구마라집 한역
장용서 번역

30. 불퇴전품(不退轉品)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여래는 지금 너희들의 의심을 마땅히 끊어 주고, 또한 장래의 이 경을 읽고 외우고 설하거나 받는 이로 하여금 모두 의심을 끊게 하리라.
사리불아, 여래는 이름하여 온갖 지혜 있는 이, 온갖 것을 보시는 이, 온갖 것을 말씀하시는 이라 하나니, 법을 보지 않으신 것이 없으며, 법을 듣지 않으신 것이 없으며, 법을 깨치지 않은 것이 없으며, 법을 알지 못하는 것이 없어서, 세 세상 것을 통달하시어 걸림이 없느니라.사리불아, 여래를 이름 붙여 같음이 없는[無等等] 이라고 하나니, 온갖 법에서 바른 견해를 모두 얻어 자연하고 자재하여서 돌아갈 바가 없느니라. 여래는 지금 대중 가운데서 사자후로 법을 설하고자 한다. 이 어리석은 사람의 삿된 도법(道法)을 행하는 것은 차치해 두고, 널리 설하지는 않으련다.
만일 선남자나 선여인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하면, 이 법 가운데서 한마음으로 마땅히 부지런히 행하여야 하느니라. 왜냐하면 이런 생각을 꼭 가져라.
‘여러 부처님께서는 한량없는 아승기겁 동안에 모으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법인데, 내가 이 가운데서 게으름을 피울 것 같으면 반드시 믿지 않고 어기고 거역하여 받지 않으면 통달하여 알 수 없을 것이다.’사리불아, 보살이 네 가지 법을 행하면 여러 부처님의 위없는 보리를 헐게되리니, 무엇을 일러 넷이라 하는가. 선한 벗을 여의고 악지식(惡知識)에게 붙어서 그의 배우는 것을 따라서 대승을 허물어뜨리는 것이니, 이것이 첫째 법이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이 얻은 바 소견이 있어 나의 마음[我心]을 깊이 계교하고, 매우 깊은 경을 들으면 그만 크게 놀라 큰 구렁에 떨어지리니, 이것이 둘째 법이니라.
또 사리불아, 보살이 외도의 경서(經書)를 함부로 배워서 다투고 토론하는 데 능하여 많은 사람들에게서 공경을 받지만, 이 사람은 마음을 스스로 조복 받지 못하고 또한 여러 가지 법을 조복할 수 없으며, 조복하지 못한 때문에 대승을 행치 못하나니, 이것이 셋째 법이니라.또 사리불아, 보살이 금함을 헐고 부처님께서 지어 놓으신 계(戒)에 따라 순종할 수 없고, 깊고 공하고 깨끗하고 묘한 계법을 듣더라도 마음에 깨쳐 통달하지 못하고, 믿어 즐겨할 수 없으므로 어기고 거역하여 받지 않나니, 이것이 넷째 법이니라.
보살에게 이 네 가지 법이 있으면 믿어 가지지 못하여 보리를 허물어뜨리게 되느니라.”
이때에 부처님께서 이 뜻을 밝히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악지식 가까이해
그의 행하는 대로 따라가면서
부처님의 도 짐짓 즐겨하지 않으면
위없는 보리를 헐어버리리.
외도의 경전 함부로 배워
여러 가지 쟁론을 잘 교묘하게 하여
발언하는 이 있게 되면
즉시 모두 깨뜨리네.
비록 지혜 있다고 자칭하지만
실상은 어리석은 사람
이 인연 때문에
보리를 믿지 않네.
어떤 사람이고 아(我)에 탐착하여
얻은 소견에 따르게 되면
이 깊은 법문 듣고서
크게 놀라고 무서움 내네.
이 사람 여실공(如實空)
적멸(寂滅)을 알 수 없고
보리를 통달 못하고
또한 믿어 즐길 수 없네.
계(戒)를 파한 인연 때문에
불선(不善)한 업 일으켜서
부처님께서 설하신 계(戒)대로
순종하여 배울 수 없네.
욕설에 두 가지 말로
남의 허물 드러내기 좋아해
이와 같은 좋지 못한 사람
나쁜 짓은 짓지 않는 것이 없네.
이런 까닭에 보리의 도 믿지 않는 이
마땅히 멀리 여의어라.
내가 칭찬한 법 따라서
언제나 꼭 부지런히 닦아 배우라.
만일 사람이 부처님 뵙고자 하고
이와 같은 법 알고자 하거든
마땅히 편안히 계를 가지라.
이로부터 참다운 지혜 나오리.
만일 청정한 계 가져
보리의 마음 더욱 굳어지면
깊고 깨끗한 계 가짐으로써
악한 각(覺)ㆍ관(觀) 능히 멸하리.
그러므로 보리를 구하는 이는
깊고 청정한 계 꼭 가지라.
이 사람은 부처님 도에서
의심나고 어려울 것 없으리라.
“사리불아, 보살에게 네 가지 법이 있어 부처님의 도를 능히 옹호하나니, 무엇을 일러 넷이라 하느냐. 계 가지기를 스스로 행하여 선한 마음을 깊이 발해서 계 가운데 편안히 머무르며, 정전(正典)을 널리 듣고 삿된 논을 섞지 말며, 부처님의 경법을 들어 능히 부지런히 읽고 외우며, 혼자 있기를 늘 즐겨하여 멀리 여의는 행에 순하여야 하느니라. 사리불아, 보살이 만일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을 성취하면 부처님의 도를 능히 옹호할 수 있느니라.”
그때에 부처님께서 이 뜻을 밝히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이 계 가운데 머무르되
계로써 스스로 높은 척하지 말라.
매우 깊은 법 다시 구하고
미묘한 뜻 결정하며
제일 깊은 법으로써
위없는 보리 구하되
부처님의 바른 법만 구하고
외도의 논은 익히지 말라.
마침내는 외도의 경전
즐겨 읽거나 외우지 말고
기자론(譏刺論)도 좋아하지 말지니
부처님의 법만 옹호하라.
적멸한 법 늘 행하고
공한(空閑)한 곳에 즐겨 살면
마음을 능히 어지럽게 하는
여러 가지 색욕은 없어지리.
내가 이제 찬탄하는
이 미묘한 네 가지 법은
부처님 도 이루기 위한 때문이니
너희들은 꼭 닦아 배워야 하리.
나는 태어나는 세상에서
이와 같은 법 늘 행했네.
부처님 법 옹호하므로
큰 지혜 능히 성취하네.
부처님 법 옹호했기 때문에
천하고 나쁜 갈래에 떨어지지 않고
존귀한 곳에 언제나 태어나
뭇 사람에게 시위(侍衛)함을 받았다.
큰 재산과 부자됨을 능히 얻었지만
방탕하고 안일하지 않았네.
재물이란 무상한 것이라 알기 때문에
빨리빨리 복업을 지었다.
만일 남에게 주면 곧 나에게 붙고
아니 주면 나의 물건 안 되니
내 몸과 재산이란
목숨 지면 모두 다 버리고 가는 것.
착한 권속 능히 얻고
선지식 또한 얻으면
부모와 여러 친척
부처님 법에 능히 머무르게 하리.
착한 법 늘 즐겨 행하고
남에게도 믿어 즐기게 하면
이것으로써 큰 기쁨 얻으니
내가 바른 법 닦은 까닭이네.
세간에서 언제나
부귀한 족성의 집에 태어나서
나는 곳에서 방일하지 않고
언제나 착한 법 즐겨 행하네.
몸과 목숨과 재산에서
견고한 생각 내지 않았네.
여러 부처님 뵙기 몹시 어려워
어려움 없는 곳 또한 어려워
부처님 뵙고 어려움 얻고서
큰 이익 능히 일으켜
마음에 출가하기 늘 즐겨해
이것으로 인하여 지혜가 났네.
마음에서 큰 기쁨 나서
가장 훌륭한 지혜 구해
늘 법 가운데 편안히 머물러
위없는 도 능히 일으켰네.
“또 사리불아, 보살에게 네 가지 법이 있되, 마음에 언제나 기뻐서 도를 닦아 스스로 위로하고 능히 스스로 깨쳐 알아야 반드시 부처가 되어 소문이 시방에 퍼지리니, 무엇을 일러 넷이라 하는가. 안팎에 있는 것은 모두 보시하고, 계(戒) 가운데 편안히 머물러 여러 가지 복과 덕을 닦아서 뭇 지혜 가운데 가장 높고 훌륭함이 되어, 깊은 법을 위하기 때문에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으며, 이 깊은 경을 읽거나 외우는 이가 있으면 공양ㆍ시봉ㆍ예경ㆍ구호를 더해 주나니, 이 네 가지 법을 갖추었으므로 마음에 언제나 기뻐하여 스스로 위안하되, 내가 반드시 부처가 되어 소문을 시방에 퍼뜨리리라.”
이때에 부처님께서 이 뜻을 밝히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모든 재산 다 보시하고
청정한 계 가운데 편히 머물러
뭇 지혜 가운데 가장 훌륭하니
공적(空寂)의 법 의심치 않네.
만일 이런 깊은 경전을
읽거나 외우거나
받아 지니거나 연설하는 이 있으면
뭇 즐길 거리로써 공양하네.
그러므로 이 보살은
늘 기쁜 마음으로 도를 행해
능히 스스로 부처될 것 수기하니
언제나 세상 가운데 높은 이 되리.
만일 지나간 세상 오는 세상
지금의 세상에 계신 여러 부처님들도
모두 수기의 말씀 하시게 되면
그대는 반드시 깨달음에 이르리라.
만일 사람이 이 여러 부처님의
배우신 법을 따라 배우면
꼭 알아라 이 보살은
위없는 도에 편히 머무르되
이 법은 부처님께서 칭찬하신 것
여러 보살들이 행한 바일세
이 사람 그 가운데 머물러
그 까닭에 부처님 도 능히 이루리.
비유하자면 마치 병이나 술잔을
높은 데서 아래로 떨어뜨리면
중간에 걸리는 것 없어
반드시 깨어질 것 알아야 하네.
보살도 또한 이와 같아서
이 도를 능히 닦아 익히면
중간에 걸리는 것 없어서
반드시 부처를 얻으리.
비유하자면 마치 사람이 베를 짜는데
날[經]과 씨[緯]를 서로 엇걸려
중간에 방해됨이 없듯이
능히 성취함을 빨리 얻으리.
보살도 또한 이와 같아서
언제나 이 법 닦아 익히되
중간에서 게을리 않아
끝내 부처 이루는 데 이르리.
만일 사람이 좋은 밭에서
여러 가지 과일 나무 심어 놓고
때때로 물주고 가꾸어서
점점 자라 무성함 얻게 하되
때를 따라 거르고 보호하되
바람 찬 것 더운 것을 막아 주면
이 나무는 점점 자라
묘한 꽃 울창하여 열매 맺네.
그 그늘 매우 서늘하여
사람으로 하여금 편히 쉬게 하고
꽃과 열매를 주어
중생에게 이익되는 일 짓네.
보살도 또한 이와 같아서
보리의 마음 처음 심고서
보살의 도 차츰 닦아
많이 들은 이에게 묻고
때로는 보시를 행하고
금계(禁戒)를 깨끗이 가져
여러 가지 나머지 보살법을
게을리 쉬지 말고 또한 행하라.
이렇게 차츰차츰 행하면
도량에 반드시 앉아
여러 마군 군사를 헐어 깨뜨리고
위없는 보리를 이루리.
때를 따라 법 바퀴 운전하되
세계에서 굴려지지 않은 곳마다
점점 중생을 도탈시켜
한량없는 무리를 장차 인도하리.
이와 같은 큰 지혜 있는 사람
이 위없는 마음 발해
태어날 때마다 물러나 옮기지 않아
보리를 이루기에까지 이르네.
이런 까닭에 너희들은 지금
마땅히 이 법을 점점 닦아
때가 되면 마땅히 부처 이루어
때를 따라 법 바퀴 굴리라.
또 사리불아, 보살에게 네 가지 법이 있으니 끝내는 위없는 보리에서 물러나 옮기지 않고, 몸을 버려서 반드시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어 뜻대로 따르는 복을 얻으며, 큰 몸과 힘을 얻되 나라연(那羅延) 같고 전륜왕이 되었지만 사천하를 버리고 출가하며, 출가하고 나서 자재를 능히 얻어 네 가지 범행을 닦다가 목숨이 마치면 범천의 세상에 꼭 태어나서 대범천(大梵天)이 되나니, 무엇을 일러 넷이라 하는가.사리불아, 보살이 만일 탑묘가 헐어 부수어진 것을 보고 마땅히 보수하고 꾸미거나 한 덩어리 진흙을 더 보태면 이것이 첫째의 법이 되나니, 끝내는 대범천왕이 됨을 얻으리라.
또 사리불아, 보살이 만일 네거리 길 가운데 많은 사람이 보는 곳에 부처님의 탑묘를 세우거나 부처님의 형상을 세워서 염불할 선한 복의 인연을 만들거나 혹은 법 바퀴를 굴리고 출가하는 모양이거나 도량에 앉은 것이나 혹은 마군의 군사를 헐거나 신통력을 나타내거나 열반에 들거나 천상으로부터 내려오는 모양을 만들면, 이것이 제2의 법으로써 끝내 대범천왕이 됨을 얻느니라.또 사리불아, 보살이 만일 비구승이 2부의 무리 때문에 다투어 송사하고 성내고 노하여 서로서로 허물과 악한 것을 보고서, 보살이 그때에 방편을 부지런히 구하여 그들로 하여금 화합하게 하면 이것이 제3의 법으로서 끝내 대범천왕이 됨을 얻느니라.
사리불아, 보살이 만일 부처님의 법이 무너지려는 것을 보고서 능히 읽고 외우고 연설하고 이에 한 게송에 이르기까지 하여 법으로 하여금 끊어지지 않게 하여 닦고 모으기를 부지런히 행하고 법을 옹호하기 위한 까닭에 법사를 공경 공양하고 전일한 마음으로 법을 옹호하되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않나니, 이것이 제4의 법이니라.보살이 만일 이 네 가지 법을 이룬 이는 태어날 때마다 몸을 옮겨 전륜왕이 되어, 큰 몸과 힘이 나라연과 같음을 얻어서 사천하를 버리고 출가한다. 출가하고 나서는 능히 뜻대로 네 가지 범행을 닦아 목숨을 마친 뒤에는 범천의 세상에 반드시 태어나서 대범천왕이 되리라.”
이때에 부처님께서는 이 뜻을 거듭 밝히시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부처님 탑이 무너진 것을 보고
능히 부지런히 보수하고 꾸미기를 더하면
보살은 이 때문에
큰 몸과 힘 반드시 얻으리.
네거리 길 가운데에
부처님의 탑묘 세우거나
부처님의 덕상(德相) 나타내 보여
중생으로 하여금 마음에 깨끗함 얻게 하면
그 때문에 큰 복 갚음 얻고
소문이 널리 퍼뜨려지리.
큰 권속 또한 얻어서
많은 사람에게 칭찬 받으리.
만일 스님들이 헐뜯고 부수어서
다시 서로 다투어 송사함을 보고
방편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뉘우치게 하여
도로 화합하게 하면
이 복의 인연 때문에
용맹 건장하여 능히 이길 이 없고
큰 몸과 힘 얻어서
마치 나라연 같으리.
부처님 법이 멸하려 하여
믿어 받는 이 없는 것 보고
한마음으로 능히 구호하여
몸과 목숨 아껴 탐착치 않네.
법을 두호해 갖는 이 보고
공양ㆍ시봉ㆍ예경을 더하니
여러 하늘이 시위하고
여러 부처님께서 호념(護念)하시네.
법을 구호하는 이므로
늘 전륜왕이 되리.
사천하에 노닐어 다니면서
법으로써 여러 나라 교화하네.
비록 여러 국토를 다스리지만
방일(放逸)하지 않아
뭇 욕심 능히 싫어하여
나라 버리고 출가하네.
능히 4선(禪)을 닦아서
여러 가지 신통력 갖추고서
네 가지 범행 깨끗이 닦아
여러 선한 복 늘 즐겨하네.
여기서 목숨 마치고 나서
범천의 세상에 태어남을 얻어
여러 범천 가운데서
자재왕이 반드시 되네.
이 네 가지 훌륭하고 묘한 법은
여러 부처님께서 칭찬하시는 것
나도 본래 보살이 되어서는
또한 친근히 하고 닦아 익혔네.
법을 들은 대로 따라서
말씀과 같이 닦아 행하여
갖추어서 저 언덕에 이르면
위없는 보리를 얻으리.
만일 사람이 내가 본래
행하던 법 능히 닦아 배우면
태어날 때마다 늘 높고 귀하여
큰 힘을 막아 헐기 어려우리.
인간 가운데 높음을 늘 얻고
도리의 여러 천왕
또한 욕계 가운데서
자재왕 됨을 얻으리.
또 색계 가운데 이르러서
자재왕이 되리라.
온갖 곳에서 높고 귀하니
누가 이 도를 행치 않으랴.
금계를 능히 깨끗이 지니고
깊이 부끄러워하는 것 있어
원하는 대로 모두 성취
여러 선복의 근본에 머무르네.
부지런히 닦아 행해 게으르지 않고
참는 것ㆍ선정 갖추 행하면
위없는 큰 지혜 얻어
온갖 법 밝게 알리.
백천만억 가지
한량없는 방편의 법을
모두 능히 이루어서
그 뜻을 빨리 알아
능히 한 글귀 가운데서
한량없는 뜻을 연설하여 펼쳐
선교(善巧)의 뭇 기술은
늘 이 가운데서 가장 훌륭하네.
큰 지혜를 늘 얻고
변재가 한량이 없네.
전심으로 보살의 길 행하여
나머지 지혜는 버리어라.
질직(質直)한 마음 언제나 행하고
바른 견해 잘 닦기 때문에
여러 부처님 능히 만나 뵙고
온갖 어려움 버리었네.
이 수레는 가장 큰 것 되어
여러 부처님께서 칭찬하신 바일세.
이 미묘한 수레에는
한량없는 여러 허물도
한량없는 여러 장님도
또한 한량없는 귀머거리도
많은 백 가지 병과
벙어리 등 여러 추한 것들
또한 한없는 빈궁과
그리고 복덕을 잃은 이
한량없는 악업 지은 이
나쁜 갈래에 인연 있는 이
누가 이 수레를 칭찬함 듣고
온갖 여러 악 없애고서
마땅히 닦아 배우지 않으랴.
오직 악을 즐겨하는 이만 제외하고서.
이 까닭에 지혜 구하는 이는
이 부처님 지혜를 마땅히 구하라.
이 지혜 닦아 배우는 까닭에
여러 법의 저 언덕에 이르리.
내가 세세생생 나는 곳
높고 귀한 집에 언제나 태어나
단정하고 힘이 세고 건장해
여러 권속 갖추네.
나는 처음부터 게으르지 않아
부지런히 닦아 행해 정진하며
금계를 능히 깨끗이 가져
언제나 한마음으로 지혜를 행하네.
나의 지나간 세상에서
닦아 행한 선법(善法)을 따라
이 과보 모두 받으니
너희들은 또한 갖추 보아라.
백천만억
수없는 나유타를 지나
저곳의 세계를
나의 지혜로 모두 통달하네.
또한 이 가운데
온갖 중생의 마음도 모두 알고
또한 그의 행하는 것과
깊은 마음으로 즐기는 것도 아네.
나는 그 응하는 것을 알아
교화하는데 보리의 마음으로써
또한 조복의 마음을 알아
또 능히 타게 하네.
나는 부처의 눈으로써
이 세계 중생의 마음 보아
응하는 바를 알아 교화하여
나고 죽는 가운데서 건져 주네.
때를 따라 가서 법을 설하여
교화하고 보여 주어 인도하네.
여러 가지 신통의 힘 나타내어
모두 기쁨을 얻게 하리.
중생이 만일 몸과 색
재물 부귀에 탐착하면
여러 허물 나타내 보여
이로 인하여 열반 얻게 하네.
만일 사람이 깊은 결박 있어
여러 가지 삿된 소견에 의지하면
또한 유견(有見)을 보여
그의 허물을 알게 하네.
중생이 귀히 여기는
가지가지 여러 형상과 빛깔을 따라
나는 곧 화현하여 보여 주어
바른 길을 알게 하리.
이 사람 법을 얻고 나서
기쁜 마음에 공경을 더하여
곧 생각해 말하기를 이 부처님
나를 불쌍히 여겨 교화하시네.
즉시 나에게 귀의하고
성현의 법에도 또 귀의
그런 뒤에 차츰
여러 고통의 화살 뽑게 하리.
이 사람을 위해 법을 설하여
적멸(寂滅)의 도를 얻게 하리.
이 사람 나의 법 듣고서
열반에 점점 이르리라.
내가 현재의 여러 가지 법이
모두 걸림 없는 것을 알듯이
지나간 세상 오는 세상에서
그 지혜도 또한 이와 같으리.
부처님 몸 매우 높고 커서
한량을 얻을 수 없네.
큰 신통의 힘은
그 정수리를 능히 볼 수 없어
부처님 힘은 한량없고
또한 끝도 없네.
이 한량없는 힘으로써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세계를 두루 덮었네.
어떤 것이 이 여래의
진실한 형상과 빛깔의 모양인가.
온갖 중생의 무리를
능히 헤아릴 이 없네.
만일 어떤 중생이 와서
부처님의 형상과 빛깔 보고자 하면
곧 가지가지 몸을 보리니
일정한 모양을 취할 수 없으리.
부처님께서 변화하신 몸 보고
마음에 큰 기쁨 얻어서
갖가지로 나를 칭찬하지만
이것은 곧 그릇된 것.
온갖 중생의 무리는
부처님의 몸 능히 볼 수 없어
끝내 하늘눈으로써도
또한 능히 볼 수 없느니라.
너희들이 지금 본 것은
부처님의 신통의 힘
참된 부처님의 신상(身相)은
가히 생각할 수 없네.
부처님께서 한 털구멍에서
나타내는 신통의 힘으로
중생을 이익케 하는 것도
오히려 생각할 수 없네.
한 털구멍 가운데서
무수한 억(億)의 광명을 놓으시어
항하의 모래 수처럼 많은 한량없는
모든 세계를 지나게 하시네.
너희들이 지금 이 대중처에 앉아
나를 칭찬하고 있듯이
시방세계 가운데서도
각각 스스로 이렇게 이르네.
내가 온갖 지혜로써
부처님의 지혜의 힘을 설명하여도
오히려 다 말할 수 없거늘
하물며 여러 성문들일까 보냐.
여러 부처님께서는 생각하기 어렵고
법도 또한 생각하기 어렵네.
만일 이렇게 믿는 이는
과보도 또한 생각하기 어려우니라.
그때 모임 가운데서 일곱 살 된 찬택(撰擇)이란 동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께 게송으로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발심했나이다.
원컨대 마땅히 법왕과 같이 되리.
생각할 수 없는 법 듣고서
큰 장엄을 발하였네.
온갖 중생을 청하여 놓고
큰 법보시 베풀어
이 사자후 소리 지어서
말씀하신 대로 능히 이루리.
부처님이시여, 저는 지금부터
영영 가정에 탐애치 않고
지금 불법 가운데서
출가하여 바른 도 닦으리.
출가하여 정진과
선정ㆍ지혜 닦아서
이 바른 깨침에 꼭 이르도록
나는 이제 닦아 배우려네.
기쁜 마음 깊이 내었사오니
원컨대 출가를 들어주소서.
머리 깎고 법복 입고
훌륭한 법 늘 닦아 행하리라.
마땅히 알고 보는 힘으로써
이 세계를 간택하여
저는 마땅히 세존을 위하리니
원컨대 출가를 들어주소서.
저는 중생의 생각 없나이다.
중생이 없기 때문에
이 법을 통달해 알고 나서
마땅히 중생 위해 설하리.
마군의 군사 쳐부수고 나서
여러 외도를 두렵게 해
사견(邪見)의 그물 헐어 찢고서
중생 위해 큰 이익 만들리.
저는 안락의 도 행해
열반에 이르리.
이 도는 무생(無生)의 모양이므로
생각할 수 없네.
나의 어리석음의 어둠 끊고 나니
법의 밝음 세계를 비추네.
마땅히 여실한 법 설하여
여러 법의 성상(性相)에 따르리.
큰 신통의 힘 얻어서
여러 가지 희유한 일 나타내어
중생이 만일 보는 이는
점차 온갖 의심 끊게 되리.
이때에 부처님께서 찬택에게 말씀하셨다.
“그렇다, 동자야, 그대는 내 법에서 출가하고자 하느냐?”
“그러하나이다, 부처님이시여.”
즉시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록 물들인 옷은 안 입었지만
마음이 물들고 애착한 데 없으면
곧 불법 가운데서
이것을 이름 붙여 참다운 출가라네.
비록 장식과 좋은 것 없애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번뇌 능히 끊어
마음에 묶임 없고 풀 것 없으면
이것을 이름 붙여 참다운 출가.
비록 금계는 안 받았지만
마음에 여러 나쁜 일 여의고
정혜의 덕행 열면
이것을 이름 붙여 참다운 출가.
비록 법은 받아 지니지 않았지만
여러 가지 법을 능히 헐기 때문에
온갖 법상(法相)을 여의었으니
이것을 이름 붙여 참다운 출가.
만일 아(我)를 분별하지 않으면
또한 중생도 얻지 못해
마음이 물러나 사라지지 않으면
이것을 이름 붙여 보리를 발했다고 하네.
만일 보리심을 발하면
심상(心相)을 다할 수 없어
얻음 없어서 움직이지 않으니
이 사람은 헐 수 없네.
그때에 사리불이 이와 같은 생각을 하였다.
‘지금 이 동자는 뜻을 낸 지 오래되었으므로 부처님께서는 매우 깊은 법을 설하시는구나.’
때에 사리불이 게송으로써 부처님께 여쭈어 아뢰었다.
이 찬택 동자는
행한 것이 얼마나 많나이까.
이 매우 깊은 법 듣고도
마음에 놀라고 두려워하지 않네.
이 사람 먼저 세상에서
몇 군데 부처님을 벌써 뵈었기에
이 매우 깊은 법 듣고서
문득 믿어 받나이까.
일찍이 몇 부처님을 따라
이와 같은 깊은 법 들었기에
지금 세존의 말씀 듣고서
마음이 물러나 사라지지 않나이까.
부처님께서는 게송으로 답하셨다.
이 찬택 동자는
일찍이 이 세계에서
한량없는 여러 부처님을 따라
매우 깊은 법 들었으니.
나는 이 동자가
앙가마가(鴦伽摩伽) 나라에서
들은 여러 부처님 법과
닦아 행한 보살의 도를 안다.
능히 밝고 투철하게
음(陰)ㆍ계(界)와 아울러 여러 입(入)을 알고
세 가지 해탈문[三脫門]과
이 처(處)와 비처(非處)도 아느니라.
가시교살라(迦尸憍薩羅)
이 가운데서 들은 법도
또한 위의 두 나라와 같이
나는 모두 알고 보았다.
이 찬택 동자는
지혜의 저 언덕에 벌써 이르러
선한 법 극히 늘고 자라서
이와 같은 지혜 얻었네.
산수와 여러 가지 기예
세계의 문학과 송구(頌句)
이러한 여러 가지 지혜의 일
모두 다 잊어버리지 않네.
온갖 세계의 지혜는
폐하고 잊어버려서 불가할 것 없어
출세간의 지혜는
여러 법의 공(空)을 아는 것.
만일 사람이 능히
온갖 법의 공한 상을 통달해 알면
한량없는 겁 동안을 지내더라도
이 지혜는 마침내 잃지 않으리.
이 이름이 큰 지혜
여러 번뇌를 능히 멸해 없애네.
이 공의 지혜 즐겨하는 이는
법에서 근심 걱정 없느니라.
때에 사리불이 동자에게 물었다.
“그대는 부처님 법에서 출가하고자 하느냐?”
동자가 답하였다.
“아닙니다. 저는 벌써 출가하였습니다.”
사리불이 게송으로써 물었다.
나는 지금 네가
몸에 가사 입은 것을 못 보았고
머리도 또한 깎지 않았는데
어떻게 출가했다 말하느냐.
그대는 또한 발우도 없다
화상(和尙)과 아사리(阿闍梨)는 누구인가.
금계도 또한 받지 않고서
어떻게 출가했다 이름하느냐.
어느 대중에서 계를 받았으며
누가 백갈마(白羯磨)가 되었느냐.
이것이 이 부처님 법 가운데
차제(次第) 출가의 법이다.
그대는 이런 여러 가지 일도 없이
어떻게 출가했다 이름하느냐.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질문에
여실한 답을 꼭 보여다오.
때에 찬택 동자는 게송으로 답하였다.
만일 가사를 입지 않고
가사 아닌 것도 입지 않고
법을 버리지도 않고 받지도 않으면
이름하여 참가사를 입었다 하네.
나는 지혜의 가사 받아서
여러 근심 고통 내지 않네.
이 옷은 청정하여 때 없어
나는 이 옷을 언제나 입네.
모든 번뇌 끊어 없애면
곧 머리를 깎은 것 되니
지혜의 칼로 깎았기 때문에
뒤에는 다시 나오지 않네.
나의 그릇은 생각할 수 없어
온갖 법을 능히 받네.
차서 넘치지도 않고 덜어지지도 않아
뭇 선법(善法)을 늘 지녀
나는 선법을 스스로 행해
마침내 남에게서 받지 않아
온갖 지혜 스스로 이루니
이것이 구족계(具足戒) 받음이네.
부처님은 나의 갈마이시니
모든 법 평등하다고 관하기 때문이네.
언제나 부처님 도 닦아
여러 부처님 따라 행하네.
이것을 이름하여 나의 출가라 하고
또한 이 나의 계법일세.
이것이 곧 나의 옷과 발우
또한 이것이 백갈마일세.
나의 한량없이 행한 바는
높은 법에서 업을 지어
한 부처님 국토로부터
다시 한 부처님 국토에 이르러
도량에 편히 있으면서
생각할 수 없는 보시를 행해
나는 마침내 혼자 먹지 않고
한량없는 무리와 함께 했네.
그때에 부처님께서 동자를 자세히 보자, 동자의 머리털이 저절로 깎아지고 가사가 몸에 입혀져서 새로 머리 깎은 것과 같았다. 이레 후에 다섯 가지 신통을 얻어 가지고 즉시 그곳에서 홀연히 보이지 않았다.
때에 이 세계의 땅은 크게 움직이었고, 중생들은 두렵고 무서웠으며, 하늘 북은 저절로 울렸고, 백천 가지 기악은 동시에 같이 연주되었으며, 큰 광명이 있어서 천지를 널리 비추었다.
때에 부처님께서 빙그레 웃으시니 가지가지 묘한 빛과 한량없는 불꽃 광명이 입에서 나와 세계를 세 바퀴 돌고 도로 정수리로 들어갔다.
이때에 아난이 오른 어깨를 벗어 메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게송으로써 여쭈었다.
대중 가운데 가장 훌륭하신 부처님
훌륭한 복덕 행하시는 부처님
지혜가 통달하사 걸림 없으시네.
지금 부처님께 여쭙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무슨 까닭에 빙긋 웃으시나이까.
부처님께서는 함부로 안 웃으시니 반드시 까닭 있어
누가 곧 부처님의 수기 받나이까.
원컨대 부처님 저의 의심 끊어 주소서.
부처님 입에서 나온 큰 광명
여러 세계를 널리 비추어
이 세계를 두루 돌고 나서
도로 정수리로 들어가 나타나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 위해 이익을 지으시려나이까.
누가 부처님 지혜에서 수기 얻나이까.
부처님께서 빙그레 웃으시고
큰 광명 불세계를 널리 비추게.
지금 이 세계는 모두 장엄했고
온갖 중생은 모두 기뻐해
마음이 안정하여 방일함 없어
이 같은 신통의 힘 나타내셨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이제 찬택 동자가 법복을 몸에 입고 곧 이곳에서 홀연히 나타나지 않는 것을 보았느냐?”
아난이 답하였다.
“그렇나이다. 벌써 보았나이다.”“아난아, 꼭 알아 두어라. 이제 이 찬택 동자는 여기서 사라진 뒤에 곧 아촉불토묘희세계(阿閦佛土妙喜世界)에 나타났는데, 저의 목숨이 다하도록 범행(梵行)을 깨끗이 닦아 곧 이 몸에서 그 목숨을 계속 더하기를 마치 이 천제 석제환인(釋帝桓因)이 곧 현신으로 다시 목숨을 더 늘리듯이, 찬택 동자도 곧 이 몸으로써 한 불토(佛土)에서 한 불토에 이르며, 또한 여러 나라에서 목숨을 계속 더 늘리느니라. 이와 같이 옮기고 옮겨서 한량없는 아승기겁을 지나되 일찍이 부처님을 떠나지 않고,여러 부처님 계신 데서 모두 현재의 몸으로써 그 목숨을 계속 늘리어 이 한량없는 아승기겁을 지난 뒤에 위없는 보리를 반드시 얻어 부처됨을 얻으리니, 부처님의 이름은 대지찬택(大智撰擇)이라 이르고, 그 불세계의 이름은 상조명(常照明)이라 하리라.아난아, 저 나라 중생은 수태하지 않고 모두 화생(化生)하게 되어 연꽃 위에서 가부(跏趺)하고 앉느니라. 저 부처님 나라에는 이러한 가지가지 묘한 복덕장엄을 갖추었느니라.
아난아, 보살에게 네 가지 법이 있어, 몸을 옮기어 ‘잘 왔느냐, 비구여’ 하면 수태하지 않고 연꽃에서 화생하여 곧 현재의 몸으로서 목숨을 계속하여 늘리느니라. 무엇이 넷인가.자기 스스로 출가함을 즐겨하고, 또한 남을 권하여 출가를 행하게 하며, 또한 위하여 출가할 인연을 도와주고, 출가하고 나서 위하여 법을 설하여서 보여 주고 가르치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함이니, 이것을 이름하여 첫째 법이라 하느니라.
아난아, 보살은 스스로 능히 부지런히 행하여 여러 부처님의 법을 구하며, 또한 다른 사람을 권화(勸化)하여 부지런히 행해 법을 구하게 하나니, 이것이 둘째 법이니라.아난아, 보살은 화합과 참는 것을 스스로 행하고 또한 다른 사람을 권화하여 참는 가운데[忍中] 머무르게 하나니, 이것이 셋째 법이니라.
아난아, 또 보살은 방편을 스스로 능히 익혀 행하여 큰 서원을 깊이 발하고 또한 다른 사람을 권화하여 방편을 행하고 큰 서원을 발하게 하나니, 이것이 넷째 법이니라.아난아, 보살이 만일 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한 이는 몸을 옮겨서 ‘잘 왔느냐, 비구여’ 하면 수태지 않고 연꽃에 화생하여 곧 현재의 몸으로 목숨을 계속 더 늘리느니라.
아난아, 보살이 만일 네 가지 법을 이루면 마침내 위없는 보리에서 물러나 잃지 않으리니, 무엇을 일러 넷이라 하는가.보살은 견고하여 위없는 보리의 마음을 깊이 발하고 부처님 뵙기를 언제나 즐겨하며 법문을 듣되 싫어함이 없고, 진실한 말을 늘 행하여 속이기를 즐겨하지 않느니라.
아난아, 보살이 만일 이 네 가지 법을 이룬 이는 위없는 보리에서 마침내 물러나 옮기지 않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뜻을 밝히시려고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굳건하여 깊이 발심하고
여러 부처님 뵙기 늘 즐겨해
법문 듣되 싫어함이 없고
진실한 말 가운데 늘 머물러
고통 받는 중생 보고
불쌍히 여기는 마음 깊이 내어
중생의 마음 알고 나서
응하는 데 따라 법문 설하네.
이 사람 언제나 법문 듣되
그 마음에 싫거나 족함이 없어
늘 부지런히 닦아 행하니
지혜를 늘리려는 때문이네.
언제나 성실한 이 되어
진실한 말 가운데 편히 머물러
그의 말하는 바는
마침내 그릇됨이 없네.
만일 이 네 가지 법을
때를 따라 닦아 배우면
부처님의 보리 반드시 얻어
위없는 법 바퀴 굴리리.
내가 이 법 가운데서
한량없는 과보 얻음을 말하였네.
누가 이 같은 법 듣고서
닦아 배우지 않으랴.
“아난아, 또 보살마하살이 만일 네 가지 법을 이루면 마침내 위없는 보리를 잊거나 잃지 않으며, 여러 하늘ㆍ용ㆍ귀신이 모두 와서 권하고 도와주어 뭇 성현의 복밭을 언제나 떠나지 않을 것이며, 만일 여러 성현이 없더라도 문득 대중 모임에서 스스로 복밭이 되느니라. 무엇을 일러 넷이라 하는가. 보살마하살은 부지런히 행하여 게으르지 않고 중생을 교화하여 위없는 보리의 마음을 발하게 하며, 부지런히 행하여 게으르지 않고 여래께 공양해 받들 것이니 법을 구하기 위한 까닭이며, 존경하는 마음으로써 법사에게 공양ㆍ공경하며, 중생이 무서워하고 고통받는 것을 보거든 두려움 없음을 베풀어 주어야 하느니라.
아난아, 보살이 이 네 가지 법을 이루는 이는 태어날 때마다 보리의 생각을 잃지 않느니라.”
그때에 부처님께서 이 뜻을 거듭 펴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여러 부처님을 공양해 받들고
부처님 법을 존경하며
또한 공경하는 마음으로
법사를 공양해 받들며
여러 가지 고뇌의
무섭고 두려워하는 중생 보고서
두려움 없음 베풀어
여러 가지 고뇌에서 구원해 주면
이 선근으로써
언제든지 부처님 뵙고
하늘 귀신이 권해 말하기를
마땅히 부지런히 닦아 행하라 하네.
혹은 부처님께서나
부처님의 제자들이나
혹은 벽지불이거나
성현들의 복밭은 보지 못하더라도
스스로 출가하여서
적멸의 지혜를 닦고
선정에 깊이 들어가
다섯 가지 신통을 이루리.
신통을 얻고 난 뒤에
여러 세계에 노닐면서
여러 촌락에 들어가서는
대중으로 하여금 법에 머무르게 하네.
중생들이 듣고 나서는
착하지 못한 것은 여의고
악한 업은 일으키지 않아
서로서로 공경하고 수순해
중생들은 이로부터
안락함을 모두 얻으리.
저가 법으로써 높이니
나도 또한 이와 같이 하네.
사람이 스스로 법을 행하여
이러한 복덕을 얻으니
나도 이롭고 남도 이로워
그 누가 착한 짓 행하지 않으랴.
그러므로 부처님 도 구하려면
이 법을 마땅히 행해야 하네.
마침내 부처님과
생각할 수 없는 지혜 잃지 않으리.
나는 본래 이 법을 닦아
선복(善福)의 저 언덕을 건넜노라.
이 법을 통달해 알고 나서
위없는 보리를 얻었느니라.
나는 실로 이 세상의 영웅
또한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고
그리고 능히 세계에
위없는 묘한 지혜 주네.
“아난아, 마땅히 알라. 이 인연 때문에 보살이 이 법을 능히 행하여 중생을 이익케 하면 곧 닦고 익혀서 부처님의 법을 갖추리라.
아난아, 지나간 세상 한량없고 가없는 아승기겁에 곧 이 세계 남섬부주에 큰 나라 왕이 있었으니, 이름은 방음왕(方音王)이었다. 대부인이 태자를 낳았는데, 때에 여러 하늘ㆍ신이 똑같은 소리로 말하기를 ‘착한 법을 행할 사람이 이제 세상에 출현하셨다’고 하였다. 왕이 이 말을 듣고 놀라 괴이하게 여기면서, ‘무엇을 이름하여 법이라 하고, 무엇을 법 아니라 이름하는가’고 하였다.아난아, 이 태자는 점점 자라고 커서 나이 일곱 살에 이르렀다. 부왕 있는 곳에 나아가서 머리를 땅에 대고 발아래 절하고 나서 한쪽에 서서 부왕에게 여쭈었다.
‘어떤 것이 법이며, 어떤 것이 법 아니겠나이까?’
때에 방음왕은 게송으로써 답하였느니라.”
보시하고 계를 지니고 애욕을 끊고
참음을 행하여 여러 선복(善福)에 굳게 머물러
살생ㆍ도둑질ㆍ음행 등 나쁜 짓 여의면
이를 이름하여 여러 성현들이 칭찬하신 법이라 하네.
“이때에 태자는 게송으로써 물었느니라.”
부모님이 말씀하신 법은
집에 있어 나라를 다스리면
두루 행할 수 있나이까.
원컨대 이 뜻 일러 주소서.
행할 수 있나이까, 행할 수 없나이까.
원컨대 사실대로 답하여 주소서.
진실한 말은 나쁜 길[惡道] 건너나니
지옥에 떨어질 것 무섭지 않습니다.
거짓말은 나쁜 데에 떨어지나니
무간의 옥고 반드시 받으리.
이런 까닭에 거짓말 마시고
사실대로 저를 위해 말씀하소서.
“때에 방음왕은 게송으로써 답하였느니라.”
만일 집에 있으면서 나라 다스리면
여러 가지 착한 일 갖추 할 수 없네.
칼과 회초리로 사람을 때리니
이 가운데 무슨 법이 있으랴.
만일 사람이 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나는 화가 나서 욕을 퍼붓네.
남의 재물 억지로 빼앗고
결박하고 가두어 매질까지 하네.
내가 만일 대궐을 나서 노닐게 되면
백성들은 모두 무서워하고 두려워해
모두들 생각하기를
왕이 납시는데 우리는 벌을 받지 않을 것인가.
만일 내가 정좌하고 있으면
벼슬아치들이 죄인을 끌고 와서
내 앞에 꿇어앉혀
왕이 뜻대로 다스리라고 말하네.
나는 그 죄인의 허물을 심문한 후
곧 매질을 더하여 해치네.
다만 남의 일을 위하기 때문에
내 스스로 뭇 죄업을 짓는가.
죄를 늦춰 주면 서로 방해돼
국토가 곧 어지럽고 무너지리.
그러므로 내가 괴롭게 다스리면
백성들은 곧 무서워 떠네.
왕의 큰 위엄이라 말하는 것은
몹시 악하여 자비가 없네.
그 누구가 이 나라에 살면서
감히 교칙에 따르지 않으랴.
때에 태자 법행은
왕에게서 이 게송 듣고
싫은 마음 나서 왕께 여쭙기를
나는 법을 갖추 행하고자 하나이다.
나는 나라의 왕위를 탐내어
남 위해 죄업은 안 지으리.
마땅히 부모님 여의고서
출가하여 법을 갖추 닦겠나이다.
만일 왕께서 들어주지 않으시면
저는 여기서 반드시 스스로 해해
독약 마시거나 높은 데서 떨어지거나
혹은 칼로써 자살하겠소.
왕은 아들의 맹세를 듣고 나서
크게 근심 걱정되어 말하기를
그대는 뜻대로 즐겨 하라.
내가 나라 다스리는 일 담당하리.
마땅히 그대는 재산을 네 마음대로 하고
여러 숲에서 노닐지니
어째서 출가하여
사람들에게 웃음거리가 되려느냐.
젊었을 때엔 오욕을 받고
늙거들랑 꼭 출가하라.
목숨이 재촉하면 믿음은 보존키 어렵지만
억지로 싫은 생각은 내지 말라.
답해 말하되 세상 나가 받는 것이
싫은 건 없지만 화와 고통만 더해
출가하여 뭇 더러움 여의고
자비와 기쁨을 닦아 행하고저.
비고 한가한 들에 홀로 있어
여기서 깨끗한 업 일으켜
이곳에 의지하여
계를 갖고 범행을 닦아
대왕이시여, 같이 출가하소서.
나라와 백성이 우리에게 무슨 이익
남 위해 악업 짓고
지옥 고통 스스로 받아
뜨거운 무쇠 탄환 삼켜야 하고
끓는 구리쇠 물 마셔야 하오.
삿된 행으로 죄업만 일으켜
지옥 가운데로 옮겨 다니네.
무쇠 못으로 그 몸에 못질
뜨거운 쇠줄로 몸을 결박
또 쇠로 된 밭갈이 소로
갈고 찢어서 그 몸을 헐어
옥졸은 몹시도 무서워
푸른 눈 부라리는 노랑머리
사람을 끌고 확탕지옥에 가
쇠창으로 몸을 찌르네.
천만 세를 지나면서
여러 고통 갖추 받지만
죄업이 깊고 중한 까닭에
죽으려 해도 죽을 수 없네.
만일 확탕에서 나온다 해도
큰 불구덩이에 다시 들어가
그 몸에 모진 불길 일어나
마른 대나무 숲 태우듯 하네.
불구덩이에서 나오면
다시 불산으로 떨어져
불산 밑에서 나온다 해도
끓는 똥구덩이로 다시 들어가네.
여기서 끓는 불길 일어나
쇠 벌레가 몸을 빨아
한량없는 억천 세를 두고
그 가운데서 솟았다 빠졌다 하네.
혹시 여기서 벗어나더라도
대[竹]로 찌르는 숲으로 다시 들어가
맹렬한 불이 큰 불길 일으켜
뜨거운 숯으로 몸을 태우네.
이 숲 속에 들어갈 때엔
사방에서 큰 바람 일어나
이 대숲 흔들어 움직이면
그 몸을 찌르고 베네.
혹시 여기를 벗어나더라도
즉시 칼산으로 다시 들어가
가지와 잎이 칼과 창
칼이나 창과 같아.
이 숲 속에 들어갈 때엔
사방에서 모진 바람 일어
바람 따라 여러 가지 날카로운 칼이 쏟아져
몸뚱이를 조각조각 베고 끊네.
이렇게 쏟아진 칼과 검이
몸을 베어 끊을 때
한량없는 억천 세에
고통을 참을 수 없다.
혹시나 여기서 벗어나더라도
잿물 강[灰河]으로 이내 들어가
가죽과 살은 모두 썩게 하고
뼈만 남아 앙상히 이어 있네.
한량없는 세월 지나면서
뭇 고통을 갖추 받다가
혹시 여기서 나오더라도
끓는 구리쇠 강[鎖銅河]으로 다시 들어가
녹인 구리쇠가 가득 차 넘어
물결 칠 적에 큰 소리 나네.
백천 둘레를 돌고 돌며
물결이 솟고 파도가 높이 날려
흘러서 지옥 구덩이로 지날 제
죄인은 모조리 이 가운데 들어가
이 속으로 떨어질 적엔
파도에 밀려 엎치락뒤치락.
언덕이나 밑에 닿을 수 없어
중류에 떠다니며 빠졌다 솟았다
혹시나 여기서 벗어나도
나찰 귀신이 언덕에서 기다리네.
노란 눈에 이빨은 긴데
그만 잡더니 마구 결박
그가 잡고서 묻기를
그대는 무엇을 요구하느냐.
답하기를 나는 굶주렸다
오직 먹을 것 찾는 게 급하다.
즉시에 악독한 나찰은
뜨거운 무쇠 땅바닥에 놓더니
뜨거운 무쇠 탄환 삼키게 하여
오장을 태워 익혀버려
안팎을 함께 태워 놓았네.
멀리 큰 잿물 강을 보고서는
서늘하고 찬 샘이라고 말하니
달려가서 스스로 몸 던지네.
만일 여기를 벗어나도
끓는 똥못으로 도로 들어가고
칼산과 불구덩이로
이런 뭇 고통에 돌고 도네.
왕의 부귀는 무상한 것
머지않아 반드시 패하고 허물어지네.
몸과 목숨 그리고 부귀는
모두 무상하다고 부처님께서 말씀하셔
그러니 저의 말 받으셔서
나라 버리고 같이 출가하소서.
목숨 마치면 반드시 하늘에 나고
뭇 고통도 또한 여일 수 있어
출가하여 공한(空閑)한 곳에서
깨끗한 계와 선정 닦으소서.
언제나 자비를 즐겨 행하고
공한 적멸도 또한 닦아
그때엔 저절로 알게 되리.
더불어 같을 이 없는 것을.
고요하고도 즐거움과
편안함을 얻은 것은
마치 대범천왕의
안락한 것과 같으리.
태자의 이와 같은 말에
그때의 왕과 부인과
아울러 나머지 온갖 무리들은
능히 막아 만류하는 이 없었네.
왕자는 출가하고 나서
법을 구하고 선정을 닦아
5신통을 갖추어
중생 위해 법문 연설하였네.
적멸의 마음 닦아 행해
공(空)ㆍ무아(無我)의 여러 가지 법
얽거나 풀 것 없음을 즐겨 설명
언제나 이 같은 법 설하였네.
여러 사람아, 이제 모두
일심으로 법을 바로 보라.
이 음(陰)ㆍ계(界)ㆍ입(入) 가운데
어디에 나와 내 것이 있는가.
백천억의 중생들이
법 듣고 나서 출가하였고
부왕과 부인도
법에서 또한 출가했네.
이 사람 출가하고 나서
이런 서원 말하였네.
왕자가 구한 법을
원컨대 나도 모두 얻기를.
이 보살을 따라 배워
위없는 마음 모두 발하네.
그가 말한 법에 따라
부처 이루어 열반에 들었네.
아난아, 저 왕자는
법 구해 부모 교화하여
불법에 머무르게 한 이니
다른 사람이라 하겠느냐.
아난아, 그대는 의심 말라.
곧 지금의 내 몸이 바로 그이니라.
중생 위해 큰 이익을
불법 가운데 머무르게 했다.
나는 뜻을 발한 때로부터
언제나 한마음으로 법을 구해
부지런히 정진하고 힘이 굳세어
마침내 게을러 쉰 때가 없었다.
나는 언제나 이 법 닦되
게으른 마음 없었네.
마침내 의심조차 안 냈으니
불도를 마땅히 얻었을 것 아니냐.
늘 보리를 즐겨했고
훌륭한 정진 닦아 익혔네.
기쁜 마음으로 법을 구했기 때문에
가장 훌륭한 지혜 얻었네.
만일 누구든지 법 구하거든
마땅히 나처럼 닦아 배우라.
마침내 물러서 이로움 잃지 않고
부처 이루어 법 바퀴 굴리리.
31. 위법품(爲法品)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 네 가지 법이 있으니, 법문을 듣거든 그 뜻을 통달하고 지혜를 얻어 법을 감당해 받을 수 있어야 하며, 굳은 생각을 얻어서 의법(義法)을 갖추어야 하느니라. 무엇을 일러 넷이라 하는가.
부지런히 닦아 행하여 이와 같이 깊은 경법을 구하고, 이 법을 얻고 나서는 말한 대로 머물러야 하며, 법에 스스로 머물렀거든 또한 권하고 인도해 많은 중생으로 하여금 의법 가운데 들어가게 하며, 법 가운데 들게 하고 나서는 능히 해설하여 보여 주고 가르치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해 주는 것이니라.”
이때에 부처님께서는 이 뜻을 밝히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이 깊은 법 구하여야
위없는 즐거움 능히 얻으니
이러한 법 못 얻거든
끝끝내 중도에서 게을리 말라.
이 매우 깊은 법 듣고
홀로 있으면서 생각하되
이같이 들은 법은
언제나 한마음으로 닦아 배우라.
다른 사람도 능히 교화해
자신이 머무른 것 같게 하여라.
다만 말로써만 할 것 아니라
몸소 행해 이끌어 인도하라.
“아난아, 또 보살마하살이 이 법을 위하기 때문에 늘 법사를 따라 이런 생각을 지어야 하느니라.
‘내가 듣지 못하고 알지 못한 법은 어긋나서 이 법의 이익을 반드시 잃을 것이다.’”
이때에 부처님께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많이 듣는 이라면
늘 따라 좇으며 친하고 가까이하여
법왕과 같이 우러러보리니
법을 닦아 모으기 위한 까닭이네.
내가 듣지 못한 법은
그 뜻을 알지 못해
인연이 혹은 어긋나면
이 법의 이익 잃느니라.
굳센 정진을 내어서
온갖 욕심은 버려 버리라.
결정법(決定法)을 늘 구하여
참다운 지혜 늘리라.
지혜 있는 사람과 많이 듣고
영리한 이를 친하고 가까이하며
여럿에게 존경 받는
이 경을 능히 지니는 이 되어라.
“아난아, 보살마하살은 들은 법대로 널리 사람을 위하여 설하되, 법에 상해되는 바가 되지 말아야 하느니라.
아난아, 어떤 것이 법에 상해되는 것인가. 혹 어떤 비구가 명칭ㆍ의복ㆍ음식ㆍ이부자리ㆍ탕약, 가지가지 이익[利養]에 탐착하여 다른 사람을 위해서는 두타(頭陀)와 깊고 깨끗한 계와 공상응법(空相應法)에 수순함을 찬탄하여 설명하면서도 또 자기는 말대로 능히 닦아 행하지 아니함이니, 이것을 이름하여 비구가 법에 의하여 해를 입는 것이라고 하느니라.”
그때에 부처님께서는 이 뜻을 밝히고자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이 이 법을 듣거든
대중을 위해 널리 설하되
부처님께서 하신 대로 반드시 행하고
법에 의하여 해를 입지 말아라.
살기 위해 하지 말며
또한 칭찬 위해 하지도 말라.
언제나 자비한 마음으로
위없는 법 설해야 하느니라.
고통 받는 중생에게
큰 자비의 마음 일으켜
한마음으로 반드시 법을 설할지니
중생을 이익케 하기 위한 때문이다.
만일 사람이 이익으로써
대중 위해 설법하면
세상 이익에 의지한 까닭에
곧 법에 해를 입는 바 되리.
지혜 있는 이를 꼭 따라서
그의 말대로 배우라.
법에 해를 입는 바 되지 않나니
그 이름이 법을 옹호함이다.
시방의 여러 부처님께서
이 사람을 모두 칭찬하시기를
‘좋다, 능히 법을 설함이여
이 법 가운데 또한 머물렀네’라고 하시네.
“아난아, 보살마하살이 만일 법을 구할 때에는 법사의 악한 눈으로 보는 것, 얼굴 찡그리는 것, 가벼이 여기는 것, 오만한 것, 이러한 여러 가지 허물을 취하지 말고 언제든지 응하는 대로 한마음으로 법을 구하여야 하느니라.
아난아, 보살은 어떻게 하는 것이 응하는 대로 법을 구하는 것인가. 만일 여러 스승이 여법하게 가르쳐 주거든, 그 가운데 편히 머물러 법을 구족하게 하기 위하여 부지런히 더욱 닦아 행할 것이며, 여러 가지 의복ㆍ음식ㆍ이부자리ㆍ탕약으로써 요구하거든 공급하여 받들어야 하느니라. 이것을 일러 ‘보살이 응하는 대로 법을 구하는 것’이라 하느니라.”
이때에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은 법을 구할 때에
법사의 허물은 보지 말라.
남을 위해 법 설함을 따라
그 가운데 또한 스스로 머물러라.
보살은 법 구할 때에
설한 바대로 반드시 머물러서
법다이 법을 구해
이 법 가운데 편히 머물러라.
이 까닭에 법 구하는 이는
마땅히 설한 바대로 머무를 것이니
이 이름이 첫째 법으로서
설한 대로 능히 행함이니라.
까닭에 적멸을 능히 증득하여
내가 말한 대로 같이 하여라.
나는 본래 이 법을 배워
이 보리를 능히 얻었네.
언제나 꼭 법을 부지런히 구해
법에 공경하는 마음 내라.
법을 좇아서 들은 이에게
부처님께서란 생각 반드시 내어라.
이와 같은 생각 꼭 지어라.
이는 곧 나의 큰 스승이니라.
이 사람이 나를 깨우쳐 인도하여
바른 도 가운데 머무르게 하네.
이것이 곧 나의 세존
마음에 늘 존경을 더하리.
이 큰 스승으로 인해
세상의 즐거움 여의어 버렸네.
아난아, 그대는 알아라.
오랜 옛적 지나간 세상에
한량없고 가없으며
생각할 수 없는 겁을 지나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이름은 수미산왕(須彌山王)
이 부처님 멸도하신 뒤에
그의 제자 위수라(違須羅)는
영리한 기질에 큰 지혜 있어
중생을 위해 법을 연설하고
매우 깊은 법 결단해 알며
음(陰)ㆍ계(界)ㆍ입(入)도 알아
계(戒)의 저 언덕에 능히 이르리.
아비담(阿毘曇)을 분별하고
3학의 법 잘 닦아서
부처님의 법장 굳게 가졌네.
수미산왕불께서
그에게 신통의 힘 더해 주시니
여러 부처님의 큰 지혜 구하고
매우 깊은 법 통달하였네.
이 비구의 복덕은
말로 해서는 다할 수 없어
때에 화대성(華大城) 가운데
호귀(豪貴)한 장자(長者)가 있었다.
부(富)로서는 여러 가지 재산 있고
복덕 때문에 고명(高明)하여
그의 이름 낙선(樂善)인데
많은 사람들이 존경하였네.
계행을 가져서 덕행(德行)이 있고
좋은 이름 널리 퍼졌네.
이 장자가 언젠가 한 때에
위수라 있는 곳에 이르렀더니
그는 곧 많이 들은 지혜로써
마땅함을 따라 위하여 설법하였네.
장자가 법문 듣고 나서
기쁜 마음으로 이렇게 말하였네.
내가 가진 재산을
통틀어 바치겠다고.
때에 저 비구 말했네.
좋다, 능히 크게 시주함이여.
법을 들어 믿어 알았으니
이것이 불법의 근본이라고.
가진 재물로써
법사에게 바치어 올리고
20년 동안을
늘 따라다니며 시봉하였네.
이 낙선 장자는
법사를 따라다닐 적에
가지가지 법문을 얻어 들었지만
마음에 마침내 싫어한 적 없어
이와 같은 마음 또 발하여
갖가지 공양 보시하고자
이와 같이 공양 보시할 적에
마음에 게으르지 않았네.
한 번 와서 문안 여쭐 적에
20억 금을 가져와
법사에게 바쳐 올려
즉시 모두 수용하게 하였네.

언제든지 이렇게 자주 자주
때를 따라 공급하여
이와 같이 공급함으로써
마음에 큰 기쁨 얻었네.
위수라 법사가
데리고 있는 여러 제자들에게도
또한 모두 공급해 드리되
각각 천 냥 금으로써 하였네.
저렇게 돈을 바치고 나서도
또 세 가지 옷[三衣]을 각각 드려
한 벌 한 벌의 옷값은
20억 냥 금이었네.
또다시 위수라 법사와
여러 비구 대중을 위해
각각 방사(房舍)를 지었으니
높고 넓어서 매우 장엄하고 좋았네.
한 칸 한 칸의 방을 꾸미는데
각각 20억 금이 들어
평상과 탑(榻) 여러 가지 요들을
모두 갖추어 장엄하게 꾸몄네.
법사는 언제나 때를 따라서
이 가운데서 법을 설했네.
중생을 위해 큰 이익 짓고
끝내는 여기에 그 목숨 마쳤네.
이 낙선 장자는
그의 시체를 더욱 공양해 받들고
뭇 향을 쌓아 화장하고서
탑을 일으키기 백 유순이나 하였네.
7체(體)의 7보 탑 속에
법사의 사리를 담아
큰 탑 가운데 편히 모셔 두고
꽃 향으로 늘 공양 올렸네.
이 낙선 장자는
이와 같이 공양을 올리고 나서
마침내 한량없는 부처님 만났고
나쁜 갈래에 영영 안 떨어졌네.
이 선복의 인연 때문에
80억 겁 동안에
언제나 대범왕 되어서
또한 여러 부처님 늘 뵈어왔네.
또 80억 겁 동안에는
도리천왕이 되어서
여러 부처님 늘 뵙고
가지가지로 공양 올렸네.
또 저러한 오랜 겁 동안에
전륜성왕이 되어서언제나 여러 부처님 뵈올 수 있었고
또한 모두 깊이 공양하고 받들었네.
이때부터 차례차례로
한량없고 수 없는
아승기 나유타의
여러 부처님을 만나 뵈었네.
벌써 한량없는 부처님 만났고
또한 한량없이 공양하고 받들었네.
여러 부처님의 도 능히 물었고
부처님 또한 뜻을 따라 답하셨네.
아난아, 그대는 알아라.
저 화대성 가운데
크게 소문난 장자가
다른 사람이었겠느냐.
그대는 의심하지 말라
곧 지금의 내 몸이 그이니라.
내가 그때에 바로
위수라 법사를 받들어 섬겼느니라.
부처님 법 갖추기 위하여
이렇게 공양을 올리어
이 선근의 인연 때문에
나는 위없는 보리 얻었네.
내가 법사께 공급하여
지은 여러 가지 덕의 근본은큰 과보를 능히 얻게 했는데
지금도 오히려 다하지 않았느니라.
나는 이 인연으로 해서
태어날 때마다 높고 존귀함을 더해
한량없는 부처님 뵙고
여러 부처님 법 또한 들었다.
저 여러 부처님의 답하심도
또한 내가 지금 말한 것과 같다.
이를 일러 참다운 불도라 하니
너희들은 반드시 닦아 배우라.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매우 기특하시고 희유하시나이다. 여래는 이에 오랜 옛적부터 덕의 근본을 깊이 쌓아 지나간 세상에서 존귀함을 늘 얻으셨나이다.
세존이시여, 위수라 비구는 지금도 현존해 살아 있나이까, 열반에 들었나이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비구는 지금 열반에 들지 않고 내 법 가운데서 보살의 도를 행하고 있느니라.”
아난이 다시 여쭈었다.
“희유하시나이다. 세존이시여, 낙선 장자는 법사에게 공양하고 섬기어 이 덕의 근본으로 말미암아 위없는 보리를 얻으셨는데, 이 법사는 이제 오히려 겨우 처음으로 보살의 도를 행하고 있나이까?”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위수라는 나처럼 보리의 마음은 발하지 못하고 늘 도를 즐겨함으로써 보리를 구하였고 고행은 버리었느니라.
아난아, 나는 긴 밤 중에서 늘 고도(苦道)로써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였느니라. 나는 본래 보살의 도를 행할 때에 이와 같이 맹세하였다.
‘만일 중생이 많이 악업을 따라 3악취에 떨어져서 여러 가지 고통을 갖추 받는 일이 있거든, 나는 그때에 정각(正覺)을 이루어 이 여러 고통 받는 중생을 제도해서 벗어나게 하리라.’아난아, 이 위수라가 닦은 바의 행원은 말로는 다할 수 없고 산수와 비유로도 또한 능히 밝힐 수 없느니라. 큰 보시를 행함으로써 위없는 보리의 마음을 깊이 발하였는데, 이 선근(善根)으로써 이와 같은 서원을 지었느니라. 만일 내가 보리의 도를 닦아 행할 적에 중생이 법의 지위에 들어가지 못하였거나 또는 성문ㆍ벽지불을 구하는 이가 있으면, 이 여러 중생이 내 몸을 보거나 혹은 내 이름을 들으면 반드시 결정코 위없는 보리를 얻게 하겠노라고 하였느니라.”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이 위수라 법사 곧, 저 낙선 장자의 훌륭한 공급을 받은 이는 지금 이 대중 가운데 있나이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위수라 비구는 이 대중 가운데 있다. 지금 내 앞에 서 있는 네가 바로 그 사람이니라.”
32. 탄회품(歎會品)
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희유하십니다. 부처님이시여, 이제 이 대중은 행이 칭정한 사람의 모임[行淨人會]이나이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고 그러하니라. 아난아, 네가 말한 대로 이 대중은 모두 행이 청정한 사람이니라. 말하자면 보살마하살의 대중이다. 이 모임의 대중은 사자의 모임[師子會]도 되고, 두려움 없는 모임[無所畏會], 비할 데 없는 모임[無比之會]도 되느니라.”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무슨 까닭으로 이름하여 큰 사람의 모임[大人會]이라 하고 사자의 모임이라 하나이까?”
“아난아, 온갖 법에서 큰 무명을 깨뜨리고 한량없고 수없는 중생을 이익케 하여 큰 원을 발한 까닭에 이름하여 큰 사람의 모임이라 하며, 이 여러 보살이 큰 장엄을 발하여 온갖 여러 부처님의 법을 능히 거두어 잡은 까닭에 이름하여 사자의 모임이라 하느니라.아난아, 사자의 왕이 깊은 골짜기 가운데 처해 있는 것과 같이, 있는 곳에 따라 여럿의 적은 벌레와 짐승들이 능히 가까이하지 못하나니, 그 기운의 소리를 감당하여 받지 못하기 때문이니, 만일 가까이하는 이는 그 기운의 소리를 듣고는 즉시 땅에 쓰러지기 때문이니라.
아난아, 이 보살의 모임, 여러 큰 사람의 모임, 큰 사자의 모임, 특수한 모임과 비할 데 없는 모임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아서 있는 곳을 따라서 마군 혹은 마군의 하늘과 마군이 부린 사람은 가까이할 수 없으며, 와서 가까이하는 이는 곧 고통을 얻으며, 무서워하여 마음으로 뉘우치고 도로 사라져 나타나지 못하리니, 보살의 큰 신덕을 감당하지 못하는 까닭이니라.아난아, 만일 사자왕이 영각하는[吼] 소리를 세 번 발하면 그 소리가 1유순 안에 두루 들리며 위와 아래도 또한 각각 1유순에 사무치느니라.
아난아, 이 사자의 영각 소리에는 여러 작은 사자들도 오히려 모두 무서워하거든, 하물며 나머지 새나 짐승이겠느냐. 흰 향 코끼리왕[白香象王]도 그 영각 소리를 들으면 또한 모두 무서워하고 두려워하여 능히 스스로 억제하지 못하고 소리를 질러 크게 부르짖느니라.
아난아, 이 보살의 모임, 큰 사자의 모임, 무서움 없는 모임에서도 여럿의 새로 배우는 이, 붙인 이름의 보살도 마치 어린 사자와 같이 큰 영각 소리를 듣고 즉시 엎드려 잠기느니라.아난아, 이 대중 가운데 여러 나쁜 보살들은 이익[利養]에 탐착하고 널리 소문을 구하다가 큰 보살이 매우 깊은 법을 설함을 듣고는 모두 크게 놀라고 무서워하여 깊은 골짜기 구렁에 떨어지느니라. 왜냐하면 이 큰 보살이 공(空)하고, 상이 없고[無相] 짓는 것이 없다[無作]는 소리를 말씀하기 때문이니라. 하지만 여러 작은 보살들은 나의 나[我]와 음(陰)과 계(界)와 여러 가지 입(入)에 집착하고, 또한 지계ㆍ선정ㆍ지혜에 집착하고, 여러 도과(道果)에 착하며, 열반과 여러 부처님에게 또한 집착하였기 때문에 능히 감당하여 받지 못하느니라.아난아, 불법 가운데서 무엇을 일러 공이다, 상이 없다, 지음이 없다고 하는가. 내가 비록 공을 설하였지만 그 가운데서 법이라 하여 이 공한 것이 없고, 또한 속한 데도 없다. 없음으로써 공이라 하고 또한 처소도 없느니라.
아난아, 내가 상 없음을 설하였지만 이 가운데서 법이라 하여 상 없다고 이름할 수 없고, 또한 속한 데도 없으며, 법이 있음으로써 상 없음을 만들 수 없고 처소도 없느니라.
아난아, 내가 지음 없음을 설하였지만 이 가운데서 법이라 하여 지음 없음이라 이름할 것이 없고 또한 속한 바도 없으며, 법이 있음으로써 지음 없음이 없고 또한 처소도 없느니라.아난아, 여래는 비록 끊어야 할 법이라고 설하였지만, 이 가운데서 끊어야 할 법이 없고, 끊을 이도 또한 없고, 끊음을 쓸 법도 없고 끊을 곳도 없느니라.
아난아, 여래가 비록 이 증득해야 할 법을 설했지만 이 가운데서 증득할 바 법이 없고 증득할 이도 또한 없고, 증득을 쓸 법도 없으며, 증득할 곳도 없느니라.
아난아, 여래가 비록 닦을 수 있는 법을 설하였지만 이 가운데서 닦을 바 법이 없고, 또한 닦을 이도 없으며, 닦음을 쓸 법도 없으며, 또한 닦을 곳도 없느니라.아난아, 여래가 비록 흩어 허물어뜨리는 법을 설하였지만 이 가운데서 법을 헐 것도 없고, 헐 이도 또한 없으며, 헐 것을 쓸 법도 없고 헐 곳도 없느니라.
아난아, 여래가 비록 함이 있는 법을 설하였지만 법이 있어 함이 있음이 없으며, 속한 데도 없고 쓸 데도 없는 이것이 함이 있는 법이니라.
아난아, 여래가 비록 함이 없는 법을 설하였지만 이 가운데서 함이 없는 법이 없으며, 속한 데도 없고, 쓸 데도 없는 이것이 함이 없는 법이니라.아난아, 여래가 비록 때 묻은 법[垢法]을 설했지만 이 가운데서 법으로서 때 묻음이 없고 속한 데도 또한 없으며, 쓸 데도 없는 이것이때 묻은 법이니라.
아난아, 여래가 비록 깨끗한 법[淨法]을 설했지만 이 가운데서 법으로서 깨끗함이 없고 속한 데도 없으며, 쓸 데도 없는 이것이 깨끗한 법이니라.
아난아, 이것을 곧 이름 붙여 온갖 법의 인(印), 헐 수 없는 인이라 하나니, 변하여 다르게 만들 수도 없고 이 인 가운데는 인의 모양도 또한 없느니라.아난아, 만일 여러 보살들이 이 인을 능히 얻으면 이것은 진실한 사람 가운데 사자로서 능히 혼자 걷는 이며, 놀라 무서워함이 없는 이라고 이름하느니라. 사자의 영각 소리로써 여러 외도를 무섭게 하여 모두 자복해 숨게 할 것이며, 여러 마군의 무리를 항복받아 탐착하는 이의 능히 미칠 바 못 되느니라. 증상만(增上慢)을 무서워하여 아견(我見)을 움직이는 이는 마군의 사자(使者)를 믿지 아니하여 여러 불자를 즐겁게 하며, 시방 온갖 중생들에게 능히 부처님 법의 갈무리를 열어 놓고 법의 당기를 세우고, 큰 법북을 치며, 큰 법소라를 불어 여러 불자로 하여금 법의 맛을 보아 법보시를 분별하게 하며, 법을 능히 연설하여 착한 사람을 만족시키느니라.아난아, 마치 사자의 왕이 있는 곳에서 나와서 영각 소리를 세 번 발하면, 사자 새끼들이 이 소리를 듣고 나와 힘을 내어 무서움이 없이 사방을 휘돌아보는 것과 같으니라.
아난아, 이 여러 큰 지혜 있는 사자의 모임, 무서운 것 없는 모임, 큰 지혜 있는 이의 모임은 참다운 보살의 위엄 있는 보리의 마음을 깊이 말하게 함이니라. 선근이 익지 못하였더라도 이 같은 여러 가지 법, 실상의 사자후를 들으면 놀라지도 않고 무서워하지도 않아서 기쁜 마음을 다시 더하게 되느니라.아난아, 사자의 왕이 사는 곳에 따라 혼자 걷되 무서움이 없는 것과 같아서 이 큰 사자의 모임, 무서움 없는 모임과 같으니라.
불법에서 큰 장엄을 발하고 짝이 없음[無等侶]을 발하여 둘 없는 장엄을 하고서 이러한 생각을 지으라.
‘나는 꼭 위없는 보리를 혼자 얻어서 반드시 짝이 없이 여러 부처님의 법을 증득하겠다.’
아난아, 마치 암 사자가 새끼를 배려 할 적에 한 번 받고 나서는 두 번 받는 일이 없듯이 이 사자의 모임, 무서움 없는 모임, 큰 보살의 모임에 있는 보살들은 대승의 마음을 발하고 나서는 다시는 2승의 생각을 않느니라.아난아, 마치 사자의 왕이 뭇 짐승을 해코자 하면 큰 것이거나 작은 것이거나 똑같이 한 힘을 가하는 것과 같이 이 사자의 모임, 무서움 없는 모임, 큰 보살의 모임에 있는 설법은 모두 한마음으로써 널리 똑같이 알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아난아, 이제 이 큰 모임을 ‘사자의 모임’이라 이름하느니라.”
33. 상견덕품(上堅德品)
그때 모임 가운데 한 비구가 있으니 이름이 견의(堅意)였다. 곧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공경하고 합장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제가 이 경법을 공양하여 받들고자 하는 까닭에, 또한 3세의 여러 부처님과 보살들로서 이 법을 배우는 이에게 공양하여 받들고자 하오며, 또한 권하고 도와서 선근을 늘게 하고자 하나이다. 이 일로써 지금 진기한 것으로써 세존께 바쳐 올리나이다.”그는 곧 웃옷으로써 여래 위에 던져 놓고 또 가운데 옷을 잡고서 부처님께 여쭈었다.
“지금 이 옷으로써 부처님께 받들어 드리오니, 원컨대 오는 세상에서 있는 곳마다 이 법을 듣는 이는 부처님의 뜻대로 따르는 까닭에 이 옷을 또한 올리려 하나이다.”
견의가 곧 성득 비구의 처소에 나아가서 말하였다.
“선지식이여, 부처님께서 나를 칭찬하시는 까닭에 같이 이 옷으로써 여래께 올립시다.”
곧 성득과 함께 이 옷을 함께 가지고 선근을 늘리기 위하여 부처님께 올리고자 할 때에 부처님께서는 큰 신통의 힘을 나타내시니, 그때에 아난과 여러 사부대중은 모두 옷 가운데서 여래의 갖가지 신통변화를 볼 수 있었다.아난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희유하나이다. 부처님이시여, 여래께서는 비록 아시고 계시면서도 짐짓 물으시나이다.”
“아난아, 그대는 무엇을 보았기에 희유라 하느냐?”
그때에 아난은 이 일을 밝히고자 게송으로써 부처님께 여쭈었다.
저희들은 이 옷에서
한량없는 보살들이
용맹한 마음으로 보리 발하고
부처님을 찬탄한 후 날아가는 것 보았나이다.
또한 여러 보살들이
모두 이 옷 속에서 나와서
한량없는 백천 아승기
여러 가지 옷을 취하는 것도 보았나이다.
이 여러 가지 옷 취해서
즉시 시방 여러 부처님께 올려
나는 여기서나 저기서
한량없는 신통의 힘 보았나이다.
부처님께 옷 바친 이에겐
수기를 모두 주시기를
이 사람, 점차 도를 향해
모두 반드시 부처 된다고.
그가 머무는 곳 따라
부처님의 국토 모두 깨끗이 하고
중생들은 각각
이곳에서 부처 이룬다고 말하네.
또 보았나이다. 한량없는 억(億)의
갖가지 여러 기악이
여기에서 법의 소리 내니
공중에서 부처님 소리 들립니다.
저는 보았나이다. 삼천세계에
여러 부처님께서 모두 가득 차 계심을.
부처님이시여, 저는 지금 생각하기를
자신이 성문 아니라고 스스로 이릅니다.
신통의 힘 희유하시어
저의 마음과 눈 혹하게 하심인지
제가 이제 성지(聖智)로써
삼계를 뵈오니 모두 공(空)하였네.
저는 공지(空智)에서
무생지(無生智) 다해
이런 뭇 지혜 속에서도
바른 생각 잃지 않았지만
다만 업보(業報)의 뿌리로써
이 가운데서 그릇됨이 있네.
사부대중이 모두 기뻐하여
날아서 공중에 올라가 있되
모두 다 뭇 보배의
잎이 천 개나 되는 연꽃 위에 앉고
또 이 옷 가운데서
시방세계를 내려다보니
여러 부처님 세간의 도사로서
대중에게 에워싸였네.
또 보았네. 여러 상인들이
생각할 수 없는 보시를 행해
보리를 구하기 위하여
언제나 부처님께 친근하는 것을.
이 인연을 앎으로써
중생을 능히 크게 이익케 하고
자신도 능히 변화를 나타내어
시방에 두루하여 법을 설했네.
내가 옷 가운데서 본 바
그 일은 다할 수 없어
옷 가운데 보살을 보면
기뻐서 마음으로 존경하게 돼.
대범왕의 자재한 것처럼
신통의 힘을 요달하였고
말이 많고 크게 변재 있어
다라니를 모두 얻었네.
부처님의 바른 지혜의 수레바퀴 굴리어서
이와 같이 시방세계에 두루하네.
또한 여러 보살을 보니
노니는 곳 여러 세계는
모두 변화하여 뭇 보배로 되어
꽃과 향으로 여러 가지 장엄하였네.
부처님을 뵈니 도량에 앉으사
위없는 법 바퀴 굴리시네.
이러한 부처님의 신통한 힘
옷 가운데서 모두 보았네.
능히 여러 세계에서
약간의 형상으로 변화해
법을 설하여 이익이 되게 하고
모두 보리에 머무르게 하네.
이제 본 바는 모두 희유하여
이 일을 믿기가 어려워,
부처님 신통의 힘 한량없어
중생에게 능히 보여 주시네.
부처님께서는 어진 복밭이 되어
보시를 받는 중에 제일일세.
보시한 이 큰 과보를 얻어
온갖 고통 능히 끊네.
만약 내가 천만 겁 동안에
칭양(稱揚)해도 다할 수 없어
누구를 위해 이러한
신력의 일을 나타내 보이셨나.
누가 부처님 국토를 깨끗이 하고
이 보살의 도 닦으랴.
누가 이 신통의 힘 얻으리.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저의 의심 끊어 주소서.
7보의 여러 가지 연꽃
그 크기 수레바퀴 같아
여러 보살이 그 위에 앉아
공중에 노닐면서 시방에 이르러
부처님 뵙고 나서 여기에 돌아와
위없는 깨달음에 이르러
세계는 넓고 청정하여
생각할 수 없는 힘 나타냈네.
나는 이 세계에서
한 분 보살이 있어
부지런히 정진 보리를 행해
손으로 옷을 잡고 섰는 것 보았네.

부처님께서 말씀한 이 일
어떻게 닦아 배우오리까.
이것은 반드시 옛적에 한량없이 보시하였고
또한 한량이 없는 따라 기뻐하는 마음 행해

온갖 중생과 함께할 것을 발원한 것이니
이 까닭에 즐거움 얻음을 지금 보네.
부처님이시여, 저를 위해 이 일을 말씀하시어
온갖 중생의 마음속 의심 끊어 주소서.
이 까닭에 비구는 이 원을 짓나니
이것이 성득이요, 견의이옵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잠깐 기다려라. 견의보살이 물을 것을 묻고자 하니 뒤에 답하여 주리라.”
그때에 견의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여쭙고자 하는 것이 있사온데 만일 부처님께서 들어주시면 이에 감히 여쭙겠나이다.”부처님께서 견의에게 말씀하셨다.
“그대의 마음대로 물으라. 반드시 그대를 위하여 말하여서 기쁘게 하리라.”
견의보살이 여쭈었다.
“부처님이시여, 말씀하신 법의 문에 들어간다 함은 어떤 것이 법이 되오며, 어떤 것이 문이 되오며, 어떤 것이 들어가는 것이 되나이까. 오직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갖추 분별하시어 이것은 법이 되고, 이것은 문이 되고, 이와 같이 얻어 들어가는 것은 그 이름이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씀하여 주소서.”
이때에 견의보살은 게송으로써 여쭈었다.
어떤 것이 훌륭한 법이 되며
어떤 것이 이 법의 문이며
어떻게 해야 이 문에 들어가나이까.
원컨대 이 뜻 답해 주소서.
어떻게 해야 이 문에 들어서
부처님 법을 능히 얻사오며
어떻게 해야 법을 설할 적에
변재가 다함이 없나이까.
이 법이 어디서 왔으며
와서는 지금 어디에 있나이까.
어떻게 해야 여러 법에서
그 생각이 어김이 없으리까.
어떤 것을 들어간 모양[入相]이라 하며
어떤 것을 벌써 들어갔다 하며
어떻게 법 설할 적에
여러 가지 법이 나타나서 앞에 있나이까.
가지가지 법 설할 적에
어떻게 해야 마음이 어지럽지 않으며
어떻게 해야 한량없는 겁에
변재가 끊이지 않으리까.
이와 같은 여러 보살은
어떠한 데에 뜻하여 구함이 있으며
법 설함이 끝이 없고
증상만(增上慢)이 없나이까.
이 보살은 전생에
어떻게 보시 회향을 하였기에
태어난 세상마다 법 설할 적에
변재가 끊이지 않나이까.
본래 어떻게 계를 가졌으며
어떻게 청정하게 계를 닦았으며
어떻게 계의 회향을 하였기에
마음이 용열하고 약하지 않나이까.
어떻게 참는 것 닦아 행했고
어떻게 참는 것 닦아 익혔기에
이런 까닭으로
다함없고 위없는 데에 이르며
어떻게 정진을 발하였고
어떻게 닦아 익혔기에
언제나 태어날 때마다
부처님 보리를 능히 여의지 않나이까.
어떻게 선정을 일으키고
어떻게 닦아 익혔으며
정(定)에서 무슨 법 관하였기에
다함없는 변재 능히 얻었나이까.
어떻게 지혜를 구하였고
친하고 가까이하여 닦아 익혔으며
이 지혜 어디에 있기에
끊임없는 변재 얻었나이까.
위없는 착한 법에 머물러
여러 가지 법의 실상(實相)을 설하는데
부처님 지혜를 사량하니
매우 깊어 적멸하고 비었네.
가지가지 경을 읽고 외워
여러 가지 뜻을 결정하였으되
연설하고자 하지 않으니
실지(實智)를 여읜 까닭이네.
저는 부처님께 이 뜻 여쭙노니
온갖 여러 가지 의심 끊어 주소서.
오는 세상 가운데
여러 법사들 있어서
어떻게 마땅히 친하고 가까이하며
어떻게 법을 물으며
어떻게 법의 행 닦으며
어떻게 법을 옹호하리까.
처(處)와 비처(非處)의 힘으로써
저를 위해 이 뜻 설해 주시어
저로 하여금 오는 세상의
온갖 중생의 의심 끊도록 하소서.
그때에 부처님께서 견의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좋고 좋다. 여래에게 이 매우 깊은 뜻을 물으니, 그대는 지나간 세상 한량없는 부처님 계신 데서 오래도록 덕의 근본을 심었고, 공양 시봉하고 예경하였으며, 어려운 질문을 물어 받았구나. 견의여, 내가 생각하니, 그대는 옛적에 이 세계의 허공 가운데서 6만 8천의 여러 부처님께 일찍부터 이와 같은 뜻을 물었고, 여러 부처님께서 그대의 물은 뜻을 대답하실 적에 한량없는 중생이 큰 이익을 얻었느니라. 이런 까닭에 꼭 알아 두라. 그대는 지나간 세상에 여러 부처님 계신 데서 선근(善根)을 깊이 심었느니라.견의여, 지나간 세상 한량없고 가없는 아승기겁에 부처님께서 계시어 세상에 나타나셨으니, 이름은 출보광(出寶光)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셨다. 수명은 반 겁이시고 70억 아라한 대중이 있었으니, 모두 번뇌가 없어졌고 마음에 자재함을 얻었느니라. 출보광불께서 여러 대중과 함께 그 나라의 도시로 노닐면서 그들과 함께 안거(安居)하시었느니라.이때에 남섬부주는 땅이 크고 넓어서 길이와 너비가 7만 유순이었다. 그때의 세상에 찰제리[刹利]로서 관정한 전륜성왕이 있었으니 이름이 상견덕(上堅德)이었으며 사천하의 임금이었느니라.
견의여, 그때에 남섬부주에 80억 성(城)이 있었는데 모두 넓고 커서 길이 40유순이요, 너비 30유순으로써 편안하고 고요하며 풍년들고 즐거워서 백성들이 왕성하였다. 남섬부주 가운데 한 큰 성이 있으니, 길이와 너비가 똑같이 80유순인데 거리와 골목이 단정하고 곧아서 항렬이 서로 맞았다. 낱낱 거리의 너비가 각각 5리(里)인데 그 가운데 작은 성이 있어 이름이 안은(安隱)인데 상견덕왕이 그 속에 살고 있었다. 견의여, 이 큰 성 곁에 있는 7만의 동산[園林]은 마침 소속된 데가 없어서 중생이 모두 함께 노닐며 즐겨하였느니라.한 큰 동산이 있는데 길이와 너비가 똑같이 80유순이었다. 왕이 노닐며 구경하는 곳으로서 보배 나무가 일곱 겹을 둘러쌌고, 또한 7보로써 된 일곱겹의 비단 그물이 그 위에 덮여 있고, 나무 사이의 일곱 겹도 또한 7보로써 되었으며, 일곱 겹의 담장과 일곱 겹의 보배 구덩이가 두루 돌아서 에워싸고 있었다.
때에 출보광불이 70억의 아라한 대중으로 더불어 공경스럽게 에워싸여 여러 나라에 노닐며 다니다가 안은성에 이르렀다.상견덕왕이 부처님과 대중이 여러 나라에 함께 노니시다가 이 성에 오시었다는 것을 듣고 마음이 크게 환희하여서 부처님 계신 데에 나아가서 땅에 엎드려 발아래 절하고 한쪽에 앉았었다.
그때에 저 부처님께서 왕의 깊은 마음과 예전에 행한 인연을 관하시고 중생의 의심을 끊고 여럿으로 하여금 환희케 하는 보살장경을 설하셨다. 상견덕왕이 법문을 듣고 환희하여 이렇게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어떻게 하면 온갖 묘한 거리로써 이 동산을 장엄하게 꾸며서 부처님께 바쳐 수용하시게 할까?’그 가운데 70억 여러 스님들의 방을 짓고 묘한 옷으로 땅을 덮고 70억 거닐 곳을 만들었는데, 평상과 이부자리도 또한 70억이나 되었다. 모두 장만해 놓은 다음에 부처님 계신 데 나아가서 땅에 엎드려 발아래 절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느니라.
‘부처님이시여, 원컨대 저를 가엾이 생각하시는 마음으로 여러 대중과 내일의 청을 받아 주소서.’
출보광불께서는 잠자코 허락하셨다. 왕은 청함을 받으신 줄 알고 땅에 엎드려 발아래 절하고 오른쪽으로 돌고 나서 돌아갔다.그날 밤에 부처님과 스님들을 위하여 여러 가지 공양거리, 가지가지 반찬, 전륜성왕이 먹는 맛있는 것을 장만하여 놓고, 새벽같이 일찍이 부처님 계신 데 나아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공양거리가 벌써 마련되었사오니, 원컨대 때를 알려 주소서.’
출보광불께서 옷을 입으시고 발우를 가지고 70억의 큰 아라한과 함께 공경스럽게 에워싸여서 동산 가운데 나아가시어 차례대로 앉으셨다.상견덕왕이 부처님과 스님 대중이 자리를 다 잡아 앉으신 것을 보고 손수 스스로 가지가지 아름답고 맛난 것을 나누어 드리고 그들이 요구하는 것을 마음대로 하게 하여 모두 배불리 드시게 하였다.
부처님과 스님들의 공양이 끝난 뒤에 부처님과 스님에게 각각 옷 한 벌씩 바치었다. 이렇게 보시하고 나서 손수 금 주발을 들고서 그 속에 있는 물로써 부처님의 두 손을 씻어 드리고 이런 말을 하였다.
‘저는 이 동산과 여러 방사와 거닐 곳과 평상과 이부자리와 아울러 동산직이를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올리겠사오니, 원컨대 받아쓰시고 또한 몸소 부처님을 공양하고 모시겠나이다.’상견덕왕은 출보광불께 공양 시봉하면서 아침저녁에 때를 따라 늘 와서 법문을 들었는데, 이와 같이 하기를 반 겁에 이르도록 저 부처님께 여러 법의 인과가 서로 이은 것을 물었고, 부처님은 물음에 따라 답하시어 한량없고 셀 수 없는 중생을 이익케 하셨느니라.
견의여, 그대는 말해 보라. 저 때에 상견덕전륜왕이라 이름한 이는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곧 그대의 몸이었느니라.
견의여, 내가 그대의 옛 일을 생각하니, 지나간 세상에서 이 법을 들은 까닭에 위없는 공양으로써 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었느니라. 여래도 이제 또한 마땅히 그대를 위하여 이 법문을 설할 것이니, 법의 상(相)에 들어가기 때문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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