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불모출생삼법장반야바라밀다경(佛說佛母出生三法藏般若波羅蜜多經) 11권
불설불모출생삼법장반야바라밀다경 제11권
시호 한역
이미령 번역
11. 악자장법품(惡者障法品) ①
이때 존자 수보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는 앞서 이미 반야바라밀다를 수지 독송하면 모든 선남자・선여인에게 공덕이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저 선남자・선여인이 이 법문을 수지 독송할 때에 장차 악마가 어려운 일을 짓지 않겠습니까?”부처님께서 존자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바로 그렇다. 참으로 많다. 수보리여, 모든 악마들이 어려운 일을 지으며 어느 때에나 자신의 틈을 노리고 있다.”수보리가 다시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어려운 일이란 그 모습이 어떤 것입니까?”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보살승에 머물러 이 반야바라밀다 법을 수행하고 익히는 사람이 다른 사람을 위하여 이 법을 설하고자 할 때에 곧 설해 주지 않거나 설하기를 멈추지 않는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
또한 만일 법을 설하는 자가 법을 설할 때에 아만심이 생겨 스스로를 높이려 한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
만약 어떤 사람이 이 법문을 수지 독송할 때에 경솔히 여기거나 거만한 마음으로 허풍을 부리거나 비웃는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
만일 법을 지닌 자가 산란한 마음이 든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
만일 법을 지닌 모든 이가 서로 설하지 않는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만일 법을 지닌 모든 이가 기억한 것이 분명하지 않고 많은 것을 잊어버렸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
만일 법을 지닌 모든 이가 서로 방해가 되어 능히 화합하지 못하며 이 법문에 대해 공경과 믿음을 내지 않는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이 법문을 쓰고 지니며 독송할 때에 스스로 모든 감각기관을 능히 조복하지 못한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
만일 법을 듣는 모든 이가 홀연히 ‘내가 이 반야바라밀다 법의 그 맛을 얻지 못하고 이해하고 깨치는 바가 없으니, 이 법을 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나 가야겠다’라고 생각한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 법을 듣는 자가 ‘이 반야바라밀다 법은 우리들을 위해서 기별을 주는 일을 설하지 않으니 나는 능히 깨끗한 믿음과 이해를 내지 못하겠다’라고 생각하고서 버리고 자리에서 일어난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
또 법을 듣는 자가 ‘이 반야바라밀다 법에는 나의 이름을 설하지 않고 우리들이 사는 곳인 성읍이나 부락이나 방위와 처소를 설하지 않으며, 또한 내가 태어난 족성이나 부모의 이름을 설하지 않으니 이 인연으로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들어 지닐 수가 없다. 나는 마땅히 버릴 것이다’라고 이렇게 생각한 뒤에 아주 약간의 겁수만큼 물러나는 바가 있으나 후에 다시 훌륭한 인연으로 인하여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에서 또다시 수행하고 익히게 된다. 무슨 까닭인가? 모든 보살마하살이 만일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듣고 지니지 않으면, 능히 세간과 출세간의 법을 성취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수보리여, 만일 물러나거나 잃어버리는 마음을 일으킨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다시 수보리여, 만일 보살승에 머무는 자가 능히 이 반야바라밀다 법에서 일체지지를 구하지 않고 다시 저 성문・연각의 법으로 돌아가 그 속에서 일체지지를 익히고 수행하며 나아가 구한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다시 수보리여, 어떤 사람은 세간과 출세간의 법을 배우고자 하고 성취하고자 하면서도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배우지 않고 성문・연각의 법으로 돌아가서 나아가 구하려는 마음을 낸다.
수보리여, 만약 반야바라밀다 법을 배우지 않으면 곧 세간과 출세간의 법을 능히 성취할 수 없으니, 이 사람은 뒤바뀐 지혜를 일으켜서 이 반야바라밀다 법 중에서 닦아 익히거나 여실하게 환히 알지 못할 것이니, 뿌리를 버리고서 그 가지나 잎사귀를 취하는 것과 같다.수보리여, 마치 세간에서 굶주려 밥을 빌러 다니는 어떤 사람이 그 주인을 버리고 도리어 저 소작인에게 가서 음식을 구하는 것과 같다.
수보리여, 미래세의 모든 보살법에서 물러나거나 잃어버린 모든 선남자・선여인 또한 다시 이와 같으니, 반야바라밀다의 일체지지의 근본 법문을 버리고 도리어 저 성문・연각의 법으로 돌아가는 것은 그 가지와 잎을 취하는 것이다.
수보리여, 이런 인연이라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 왜냐하면 이 사람은 지(智)가 적고 혜(慧)가 적으니, 이른바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에서 능히 저 일체지지에 도달하지 못하여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버리고 떠나서 다시 이른바 성문・연각의 법문으로 돌아가서 곧 일체지지를 성취할 수 있다. 그러므로 저 가지와 잎을 취하는 것이 된다.수보리여, 보살마하살은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은 등의 모습을 깨달은 뒤에는 멀리 떠나서 그 속에서 사랑하고 즐기며 익히고 배워서는 안 된다. 이와 같이 배운다면 상응하는 바가 아니다.
만일 성문・연각의 법을 사랑하고 즐기는 자가 있다면 곧 이와 같이 배운다. 그들이 이와 같이 배우는 것이란 어떤 것인가?
수보리여, 이른바 성문의 법 중에서 다만 아상(我相)을 조복할 것을 배우고 익히며 내[我]가 공하고 적정하며 열반임을 증득하여 스스로 이미 궁극적인 과법[究竟果法]을 얻었다고 칭하지만 저 가장 으뜸인 법 중에서는 수행 정진하지 못한다. 또한 다시 널리 중생을 위하여 큰 이익을 짓지 못한다. 그러므로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배워서는 안 된다.
무엇을 이름하여 보살이 배워야 하는 것이라고 하는가? 수보리여, 만일 보살마하살이 행하는 것과 배우는 것이 모두 스스로 여실한 법에 이미 안주한 뒤에 널리 모든 것에 상응하는 선근을 익히고 두루 세간의 한량없고 가없는 모든 중생을 거두어 모두 다 진여 실제에 안주하게 하며, 한 사람 한 사람이 가장 으뜸인 열반을 얻게 한다면 이것을 바로 보살이 배워야 할 법이라고 하는 것이다.또다시 수보리여,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코끼리를 바라보고자 하는데 비록 볼 수는 있었어도 진실하게 그 형상을 다 보지 못하였다고 하자. 이 사람이 곧 스스로 코끼리의 발자국을 다시 찾아가서 그것으로 코끼리의 모양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면 수보리여,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이 사람은 지혜로운가?”수보리가 답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미래세에 보살법에서 물러나고 잃는 사람은 모두가 또한 이와 같을 것이니, 이 사람이 앞서 보살승에 안주하여 이 깊고 깊은 반야바라밀다 법문에서 비록 수행하고 익혔다고 하더라도 그 뜻을 청하여 묻지 못하였고, 여실하게 환히 깨달아 알거나 뛰어나게 행하지 못하였으므로 이 법문을 버리고 떠나려는 마음을 일으켰다. 반야바라밀다를 버리고 떠남으로써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과를 증득하지 못하니, 그러므로 도리어 성문・연각의 법에 돌아가 열반을 증득하게 되어 스스로 일컫기를 이미 구경과법을 얻었다고 말하는 것이다.
수보리여, 이 인연이라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다시 수보리여, 비유하면 세상에서 보물을 구하러 다니는 사람이 큰 바다로 나아가 진귀한 보물을 구하고자 할 때 바다에 도착한 뒤에도 큰 바다에서 그 보배를 채취하지 못하고 도리어 저 소발자국이 담긴 물 속에서 온갖 진귀한 보배를 구하며 스스로가 말하기를 ‘이것은 바닷물과 모습이 비슷하다’고 한다면 수보리여,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이 사람은 지혜로운가?”수보리가 답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미래세에 보살법에서 물러나고 잃는 사람은 모두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니, 이 사람이 앞서 보살승에 안주하여 이 깊고 깊은 반야바라밀다 법문에서 비록 수행하고 익혔다고 하더라도 그 뜻을 청하여 묻지 못하였고 여실하게 환히 깨달아 알거나 뛰어나게 행하지 못하였으므로 이 법문을 버리고 떠나려는 마음을 일으켰다.
그리하여 저 성문・연각의 법으로 돌아가서 아상(我相)을 조복하기를 사랑하고 즐기며 나아가 구하였고 내가 공하고 적정하며 열반임을 취하여 증득하니, 이른바 수다원・사다함・아나함・아라한 및 연각과이다. 여러 과(果) 중에서 이와 같은 법을 보고 이와 같은 이치를 증득하여 모든 번뇌가 다하고 마음이 잘 해탈함을 얻으며 저 과에서 계박을 떠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수보리여, 이런 인연이라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다시 수보리여, 보살마하살은 이런 마음을 일으키지 않으니 무슨 까닭인가? 모든 보살이 대승법에 안주하여 정진의 갑옷을 입고 대장엄을 지으며 오랜 시간 동안 모든 바라밀다에 상응하는 법문을 수행하고 익히며 세간을 가엾이 여기어 널리 중생을 위하여 큰 이익을 짓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수보리여, 모든 마음이 길들여지지 않고 뒤바뀐 지혜를 일으켜서 이 깊고 깊은 반야바라밀다 법문에 대하여 능히 수행하고 익히지 못하며, 깨치지 못하고 알지 못하여 버리고 떠나려는 마음을 일으켜서 능히 보살법에 안주하지 못하고, 모든 바라밀다의 뛰어난 행에 상응하지 못하며 다만 성문・연각의 법을 즐긴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은 모두 선근이 아직 무르익지 못한 자이다.또다시 수보리여, 또 세간에 재주가 뛰어난 자가 있어서 본래 제석천의 뛰어난 궁전처럼 짓고 싶어하면서도 도리어 해와 달의 궁전의 크고 작은 분량을 헤아린다면 수보리여,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저 해와 달의 궁전은 제석의 미묘한 궁전보다 더 뛰어난가?”수보리가 답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미래세에 보살법에서 물러나고 잃는 사람은 모두가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니, 이 사람이 앞서 보살승에 안주하여 이 깊고 깊은 반야바라밀다 법문에서 비록 청하여 지니고 수행하며 익혔다고 하더라도 그 뜻을 청하여 묻지 못하였고, 여실하게 환히 깨달아 알거나 뛰어나게 행하지 못하였다. 환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 법문을 버리고 떠나려는 마음을 일으켰다. 그리하여 저 성문・연각의 법으로 돌아가서 아상(我相)을 조복하기를 사랑하고 즐기며 나아가 구하였고, 내가 공하고 적정하며 열반임을 취하여 증득하고서 스스로가 일컫기를 궁극적인 과법(果法)을 이미 얻었다고 하는 것이다.
수보리여, 이런 인연이라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다시 수보리여, 또 어떤 사람이 저 전륜성왕 보기를 좋아하여 비록 다시 보았다고 하더라도 진실하게 그 모양과 모습과 위신력과 복덕을 보지 못한 채 도리어 세력 없는 왕들의 모든 모습을 관하고서 스스로 말하기를 ‘저 전륜성왕과 다름이 없다’고 말한다면 수보리여,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저 전륜성왕의 모습과 위덕은 저 세력 없는 왕들의 모습과 똑같은가?”수보리가 답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수보리여, 미래세에 보살법에서 물러나고 잃는 사람 또한 모두가 이와 같은 것이니 이 사람이 앞서 보살승에 안주하여 이 깊고 깊은 반야바라밀다 법문에서 비록 청하여 지니고 수행하고 익혔다고 하더라도 그 뜻을 청하여 묻지 못하였고, 여실하게 환히 깨달아 알거나 뛰어나게 행하지 못하였다. 환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 법문을 버리고 떠나려는 마음을 일으켰다. 그리하여 저 성문・연각의 법에서 사랑하고 즐기며 나아가 구한다. 수보리여, 이런 인연이라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다시 수보리여, 여래께서는 모든 보살마하살을 위하여 갖가지 좋고 뛰어난 방편으로 널리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설하여서 모든 보살로 하여금 그것을 수행하고 익혀서 능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과를 성취하게 한다. 수보리여, 그러므로 여래께서는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모든 보살마하살을 위하여 이치대로 나타내고 보이며 참답게 가르침을 주며 이익된 바와 같고 이치대로 기쁨을 내며 뛰어난 법문에 나아가 들어가서 안주하게 하며 모든 보살마하살로 하여금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않게 한다.또다시 수보리여, 이와 같이 불퇴전에 머무는 보살마하살이 이 대승법에서 이미 안주하였는데 가령 다시 버리고 떠나서 도리어 저 성문・연각의 하열한 승(乘)에 나아가 구하려는 마음을 일으킨다면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이 사람은 지혜로운가?”수보리가 답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이런 인연이라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다시 수보리여, 또 어떤 사람이 굶주림과 목마름에 괴로워하며 이리저리 다니면서 먹을 것을 구하였다. 그가 갖가지 진귀하고 정성스럽게 차린 미묘한 음식을 보고서 버리고 떠나는 마음을 일으키고 지니지 않으며, 도리어 저 60일 반식(飯食)을 취하여 사랑하고 즐거워한다면 수보리여,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이 사람은 지혜로운가?”수보리가 답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미래세에 보살법에서 물러나고 잃는 사람 모두가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니, 이 사람이 앞서 보살승에 안주하여 이 깊고 깊은 반야바라밀다 법문에서 비록 청하여 지니고 수행하고 익혔다고 하더라도 그 뜻을 청하여 묻지 못하였고, 여실하게 환히 깨달아 알거나 뛰어나게 행하지 못하였다. 환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 법문을 버리고 떠나려는 마음을 일으켰다. 그리하여 저 성문・연각의 법에서 사랑하고 즐기며 나아가 구한다. 수보리여, 이런 인연이라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다시 수보리여, 마치 어떤 사람이 저 값을 따질 수 없는 진귀한 마니보주를 보고서 곧 가지려 하지 않고 도리어 수정보석을 지니면서 스스로 말하기를 ‘저 마니보주와 똑같으며 차이가 없다’고 한다면 수보리여, 그대의 생각은 어떠한가? 이 사람은 지혜로운가?”수보리가 답하였다.
“그렇지 않습니다. 세존이시여.”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미래세에 보살법에서 물러나고 잃는 사람 모두가 또한 이와 같은 것이니, 이 사람이 앞서 보살승에 안주하여 이 깊고 깊은 반야바라밀다 법문에서 비록 청하여 지니고 수행하고 익혔다고 하더라도 그 뜻을 청하여 묻지 못하였고, 여실하게 환히 깨달아 알거나 뛰어나게 행하지 못하였다. 환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 법문을 버리고 떠나려는 마음을 일으켰다. 그리하여 저 성문・연각의 법에서 일체지를 구하며 스스로 말하기를 ‘저 보살의 법문과 똑같아서 차이가 없다’고 말한다.
수보리여, 이런 인연이라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다시 수보리여, 만일 어떤 사람이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베껴 쓰고 지니고 독송하여 널리 설할 때에 그 마음이 나아가거나 물러서거나 하여 산란하면 그 하나하나가 모두 악마의 일임을 알아야 한다.”이때 존자 수보리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반야바라밀다는 베껴 쓸 수가 있습니까?”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지 않다. 수보리여, 반야바라밀다는 얻을 수 있는 문자가 아니다. 모든 문자는 다만 이 법문을 나타내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반야바라밀다는 문자의 모습을 떠났다. 끝내 문자 속에서 구하려 해도 얻지 못할 것이다.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나는 글을 쓰니 즉 이것이 바로 반야바라밀다를 베껴 쓰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수보리여, 이런 인연이라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다시 수보리여, 만일 어떤 사람이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베껴 쓰고 지니며 독송할 때에 마음이 오롯하지 않고 온갖 생각이 일어나나니, 이른바 성읍과 마을과 동산과 숲과 연못과 늪, 부모와 스승과 어른 및 여러 친구들, 자기와 타인의 안과 밖의 모든 음식, 옷과 와구와 약과 노래와 춤과 농담, 괴로움과 즐거움과 근심과 기쁨과 사랑할 만하거나 사랑할 만하지 않는 대상, 그리고 나아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 등에 이르기까지 이와 같은 온갖 생각을 일으킨다면 마땅히 알아라. 그 하나하나가 바로 악마가 장난치는 것이며, 수행자로 하여금 마음을 산란하게 만들어서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베껴 쓰거나 지니고 독송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수보리여, 이런 인연이라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 그러므로 모든 보살마하살은 멀리 떠난 뒤에 악마들이 그 틈을 노리지 못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또한 다시 어떤 사람이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베껴 쓰고 지니고 독송할 때에 왕의 일을 생각한다면, 이 인연으로 장애의 어려움이 되어 이 법문을 베껴 쓰거나 지니거나 독송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한 다시 어떤 사람이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베껴 쓰고 지니고 독송할 때에 재물과 보배와 생활도구 등의 물건을 셈하고 계산한다면, 이 인연으로 장애의 어려움이 되어 이 법문을 베껴 쓰거나 지니고 독송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한 다시 어떤 사람이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베껴 쓰고 지니고 독송할 때에 세간의 말이나 구절 등을 생각한다면, 이 인연으로 장애의 어려움이 되어 이 법문을 베껴 쓰거나 지니고 독송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한 수보리여, 어떤 사람이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베껴 쓰고 지니고 독송할 때에 온갖 악마들이 비구의 모습으로 나타나서 그 앞을 오고 가면서 이렇게 말한다.
‘내게 법문이 있으니 그대는 마땅히 배워야 한다. 이와 같이 베껴 쓰고 지니고 독송하며 이와 같이 수행하고 익힌다면 곧 능히 저 일체지(一切智)의 과보에 도달하게 될 것이다.’
수보리여, 이런 인연이라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다시 수보리여, 만일 보살승에 머무는 자가 즐겨 보살마하살의 선교방편에 통달하고자 하면서 능히 저 보살법 중에서 환히 깨달아 알지 못하고 도리어 저 성문・연각의 법문을 나아가 구하려는 마음을 일으킨다. 이 사람은 또한 저 법에서 공(空)과 무상(無相)과 무원(無願)을 알고서 ‘보살의 법문과 똑같아서 차이가 없다’라고 말한다.
수보리여, 만일 보살마하살의 선교방편의 가장 뛰어난 지혜를 환히 깨달아 알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 깊고 깊은 반야바라밀다 법 가운데로 참답게 나아가 구해야만 한다. 만약 다시 다른 성문・연각의 법문을 수행하고 익힌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한 어느 때 듣는 자가 즐겨 듣는데 설하는 자가 게으름을 피운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한 어느 때 설하는 자가 즐겨 설하는데 듣는 자가 게으름을 피운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한 어느 때 저 법을 듣는 자가 즐겨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듣고 지니고자 하며, 들은 뒤에는 베껴 쓰고 독송하지만 법을 설하는 자가 곧 설해 주지 않고 농담하려는 마음으로 다른 경법을 설한다면, 이런 인연으로 말미암아 화합하지 못하고 법을 듣는 자로 하여금 반야바라밀다를 베껴 쓰고 지니고 독송하지 못하게 하나니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다시 어느 때 저 법을 설하는 자는 마음에 게으르거나 물러나려는 마음이 없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즐거이 널리 설하고자 하지만 법을 듣는 자가 다른 곳에 머물러서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화합하지 못한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다시 어느 때 저 법을 설하는 자는 탐욕이 적고 기뻐하면서 무의미한 말을 떠나 흔쾌하게 법을 설하는데, 법을 듣는 자가 몸의 힘이 다하여 마음이 게을러지고 정신이 혼미해진다면, 이 인연으로 능히 화합하지 못하고 반야바라밀다를 베껴 쓰고 지니고 독송할 수 없으니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한 다시 어느 때 저 법을 듣는 자는 믿고 즐거워하는 마음이 있어서 이 법을 듣고자 하지만 법을 설하는 자가 온갖 어려움에 머물러서 즐겨 설하고자 하지 않는다면, 이 인연으로 화합하지 못하여 법을 듣는 자로 하여금 반야바라밀다를 베껴 쓰고 지니고 독송하지 못하게 하나니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한 다시 어느 때 저 법을 듣는 자는 이 법을 듣고자 하지만 법을 설하는 자가 독송하는 것이 영리하지 못하여 듣는 자가 기쁘고 즐겁게 듣지 않는다면, 이 인연으로 능히 화합하지 못하여 반야바라밀다를 베껴 쓰고 지니고 독송하지 못하리니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한 다시 어느 때 저 법을 설하는 자는 즐겨 설하고자 하지만 법을 듣는 자가 다른 연고가 있어 즐겨 듣고 지니지 않는다면, 이 인연으로 능히 화합하지 못하여 반야바라밀다를 베껴 쓰고 지니고 독송하지 못하리니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한 다시 어느 때 저 법을 설하는 자는 즐겨 설하고자 하지만 법을 듣는 자가 잠에 빠져 졸음에 덮이고 피로하고 게을러져서 듣고 지닐 수가 없다면, 이 인연으로 능히 화합하지 못하여 반야바라밀다를 베껴 쓰고 지니고 독송하지 못하리니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한 다시 어느 때 저 법을 듣는 자는 즐겨 듣고자 하지만 법을 설하는 자가 잠에 빠져 졸음에 덮이고 피로하고 게을러져서 능히 설할 수가 없다면, 이 인연으로 능히 화합하지 못하여 반야바라밀다를 베껴 쓰고 지니고 독송하지 못하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다시 수보리여, 만일 어떤 사람이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베껴 쓰고 지니고 독송할 때에 어떤 사람이 와서 이렇게 말한다고 하자.
‘너희들은 마땅히 알아라. 지옥과 아귀와 축생과 아수라의 갈래에는 온갖 괴로움이 있다. 이와 같은 괴로움의 느낌을 마땅히 멀리하여야 한다. 여러 갈래를 벗어나는 것을 배우고 익히며 괴로움의 끝을 다하여 열반을 증득함만 못하다.’
수보리여, 마땅히 알아라. 이렇게 말하는 자는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다시 수보리여, 만일 어떤 사람이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베껴 쓰고 지니고 독송할 때에 어떤 사람이 와서 이렇게 말을 한다고 하자.
‘여러 하늘에는 뛰어나게 미묘한 즐거움이 있으니 이른바 욕계에는 다섯 가지 욕락이 있고, 색계에는 선정의 즐거움이 있고, 무색계에는 적멸 선정의 즐거움이 있다. 이와 같은 즐거움은 모두 유위이고 덧없다. 모든 모양은 무너지고 끝내 실답지 못하다. 삼계는 모두 공하며 모든 법은 참다운 나[我]가 없다. 너희들 여러 지혜로운 이들은 수다원과・사다함과・아나함과・아라한과를 증득함만 같지 못함을 마땅히 환히 깨달아서 이런 과보를 얻은 뒤에는 두 번 다시 후세에 몸을 받지 않아야 한다.’
수보리여, 이렇게 말하는 자는 곧 보살의 뛰어난 행을 장애하는 것이 되니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다시 수보리여, 만약 법을 설하는 자가 홀로 한 곳에 머물러서 마음으로 따르는 대중을 생각하며 이끌려고 이렇게 말을 한다.
‘어떤 사람은 능히 나를 따르니 내가 곧 반야바라밀다를 주어야겠다. 나를 따르지 않는 자에게는 저 반야바라밀다를 줄 수 없다.’
한편 법을 구하는 까닭에 바른 법을 존중하는 선남자들이 있어 각각 법사가 있는 곳으로 가서 그를 따랐다. 그러던 어느 날 저 법사는 마음으로 즐겨 여러 대중들을 위하여 반야바라밀다를 설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곧 기근과 고갈이 심하고 호랑이와 독충들과 맹수들, 그리고 도적들의 두려움이 있는 험난한 곳으로 나아간 뒤에 대중들에게 고하였다.
‘여러 선남자들이여, 이곳은 배고픔과 위험과 어려움이 극심한 곳이다. 그대들이 어떻게 능히 이 괴로움을 받겠는가? 마땅히 스스로 잘 헤아려서 후회해서는 안 되리라.’
저 법을 설하는 자가 이렇게 미세한 인연방편으로써 법을 듣고자 하는 대중들을 멀리하였다. 이때 사람들이 이 일을 알고 나서 서로 말하기를 ‘이 원리상(遠離相)은 반야바라밀다상과 같지 않다’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여러 사람들이 각각 물러나서 다시는 따르지 않게 되었다.
수보리여, 이 인연으로 능히 화합하지 못하여 반야바라밀다를 베껴 쓰고 지니고 독송하지 못하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다시 수보리여, 만약 법을 설하는 자가 어느 때에 아주 커다란 두려움과 온갖 악충과 맹수와 비인(非人)의 무리들이 있는 곳으로 나아가거나 어느 때는 기근과 고갈과 위험이 가득한 곳으로 나아가서 법을 듣는 사람에게 이렇게 말한다.
‘여러 선남자들이여,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내가 가는 곳은 아주 커다란 위험과 악이 있는 곳이다. 너희들은 나를 따라서는 안 된다.’
수보리여, 법을 설하는 자가 이 미세한 인연방편으로 여러 법을 듣는 자를 멀리하여 능히 화합하지 못하고 반야바라밀다를 베껴 쓰고 지니고 독송하지 못하게 하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또다시 수보리여, 만약 법을 설하는 자가 친구의 집에 언제나 오고 가면서 나중에 법을 듣는 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게는 친족이 있으니 너희들은 마땅히 가서 걸식하고 필요한 음식과 의복과 수용해야 할 물건을 구걸하여 오너라.’
그리하여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듣고 받는 것을 방해하고 막는다. 그러므로 베껴 쓰고 지니고 독송하지 못한다면 마땅히 알아라. 이것이 바로 악마의 일이다.”부처님께서 수보리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일은 하나하나가 마땅히 악마들이 온갖 방편을 지어서 장애의 어려움을 만드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 보살법을 듣는 자들로 하여금 이 반야바라밀다 법문을 듣거나 지니거나 수행하고 익히거나 베껴 써서 지니거나 독송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그러므로 보살법을 수행하는 자는 어느 때에라도 항상 알아야 할 것을 깨달은 뒤에는 멀리 떠나서[遠離] 저 악마들로 하여금 그 틈을 노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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