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불설대승보살장정법경(佛說大乘菩薩藏正法經) 30권
대승보살장정법경 제30권
서천 역경삼장 조산대부 시광록경 전범대사 사자사문 신 법호 등 한역
변각성 번역
9. 정진바라밀다품 ⑥
“또 사리자여, 나는 연등 여래ㆍ응공ㆍ정등정각의 처소에서 구족한 법신을 얻고 삼십삼천에 나서 광명 천자(光明天子)라는 이름으로 삭가라왕(爍迦羅王)이 되어 큰 위덕과 큰 신통을 갖추고 이름이 널리 퍼지고 자재하여 걸림이 없었다.
또 그때 염부제주(閻浮提洲)에는 8만 4천의 큰 성과 여러 도시와 촌락이 많았다. 그 촌락들에는 백천 구지(俱胝) 나유다(那庾多) 유정들이 가득 차 있었다. 또 그때 유형병이 일어나 악업 유정들은 병의 인연이 성숙하여 옴ㆍ종기ㆍ창병ㆍ풍병ㆍ담 등이 그 몸에 모였다. 그때 또 백천 의왕들은 좋은 약을 만들어 유정들의 병을 다 치료해 주었다.
또 사리자여, 그때 유정으로서 의지할 곳도 없고 구호해 줄 이도 없어 치료하지 못한 사람은 큰 소리로 외쳤다.
‘만일 하늘이거나 용ㆍ야차(夜叉)ㆍ건달바(乾闥婆)ㆍ나찰바(羅刹婆)ㆍ인비인(人非人) 등으로서 나로 하여금 병과 일체의 고뇌에서 해탈시켜 주는 이가 있으면 나는 일체 재물을 다 줄 것이요, 종이 되어 무엇이나 시키는 대로 하며 심부름도 할 것이다.’
사리자여, 그러나 그것을 보는 자가 없었다. 나는 사람의 눈보다 뛰어나고 청정한 천안(天眼)으로 옴ㆍ종기ㆍ창병ㆍ풍병ㆍ담 등 모든 병이 인연이 되어 그 몸에 가득 찬 것을 보았기 때문에, 또 그들이 큰 소리로 외치는 것을 아무도 듣지 못했으나
나는 사람의 귀보다 뛰어나고 청정한 하늘 귀로 그것을 들었기 때문에 그들에 대해 대비심을 일으켜 못내 가엾이 여겨 이렇게 생각했다.
‘귀의할 데 없는 자에게는 귀의처가 되고, 구호할 자 없는 이에게는 구호자가 되어 치료하지 못한 이를 다 고쳐 안락하게 하리라.’
사리자여, 나는 그때 삭가라(爍迦羅)의 모양을 숨기고 구로(俱盧)라는 큰 성에서 멀지 않은 곳에 가서 갑자기 화생(化生)하여 유정의 모습이 되어 이름을 소모(蘇牟)라 하고, 다시 공중에 머물러 염부제의 모든 병자들을 위해 게송을 설하였다.
저 구로성의 멀지 않은 곳에서
유정의 모양으로 화해 이름을 소모라 한다.
누구나 와서 팔다리를 먹으면
일체의 병이 모두 나으리.
너희 유정들은 두려워 말라.
그렇게 먹는 이는 기쁨 생기리.
그는 원한이 없고 분노도 멸했나니
이것은 염부주의 아주 좋은 약이네.
사리자여, 이 8만 4천의 큰 성과 고을과 촌락에 사는 일체 유정들은 이 소리를 듣고 곧 구로 큰 성으로 달려가 소모에게로 가서 그 팔다리를 조금씩 먹었다. 그러나 그 몸은 조금도 손상이 없었다. 그때 소모는 게송을 설하였다.
보리의 도가 진실하여 헛되지 않기 때문에
다함이 없는 지혜의 무더기를 얻었다.
그 말은 진실하여 속이지 않아
내 몸의 사지를 다함이 없게 했다.
사리자여, 그때 염부제주의 모든 병자들은 소모에게로 몰려와 그의 사지를 조금씩 먹었는데, 다함이 없는 지혜로 말미암아 그렇게 끊어졌고 끊어져서는 다시 생겨났다. 그리고 그 사지는 도로 살아났으니 그것은 조금도 손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또 사리자여, 모든 병자들이 소모의 사지를 먹었을 때 모든 병이 다 나아 안온하고 쾌락하여 병이 없는 과보를 얻었다. 이와 같이 염부제주에 가득한 모든 병자들이 다 나아 안온하고 쾌락하여 병이 없는 과보를 얻었느니라.
그때 염부제주의 유정들로서 남자ㆍ여자ㆍ동자ㆍ동녀들은 다 말하였다.
‘나는 지금 소모의 사지를 먹고 병이 다 나아 안온하고 쾌락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그에게 친근하고 공양해야 한다.’
모두 모여 소모에게로 가서 그를 둘러싸고 게송을 설하였다.
우리의 귀의할 곳과 구호할 이 되시나니
당신이야말로 의왕이요 또 좋은 약이네.
우리들은 지금에 무엇을 해야 할까.
아낌없이 모든 것을 보시하기 원하네.
사리자여, 나는 그때 그 유정들이 안온하게 된 줄을 알고는 큰 삭가라의 얼굴을 나타내어 대중 앞에서 이렇게 말하였다.
‘내게는 지금 왕성이나 국토가 필요 없고, 도시나 촌락도 집ㆍ재물ㆍ금ㆍ은ㆍ유리ㆍ차거ㆍ마노ㆍ산호ㆍ호박 등 모든 진기한 보배와 코끼리ㆍ말ㆍ소ㆍ양ㆍ가마ㆍ수레 등이나 남자ㆍ여자ㆍ동자ㆍ동녀ㆍ종ㆍ하인이나 음식ㆍ의복ㆍ평상ㆍ침구ㆍ약ㆍ양식ㆍ동산ㆍ못ㆍ늪 등 이런 오락물은 다 내게는 필요 없다.
나는 오직 너희들에게 가르치노니, 살생을 끊어 다시는 짓지 말고, 도둑질을 끊어 다시는 짓지 말며, 음욕을 끊어 다시는 짓지 말고, 거짓말을 끊어 다시는 짓지 말며, 이간질하는 말을 끊어 다시는 짓지 말고, 꾸미는 말을 끊어 다시는 짓지 말라. 간단히 말하면 욕설과 탐욕과 분노와 삿된 견해를 끊어 다시는 짓지 말라.’
그때 큰 삭가라는 그들을 위해 게송을 설하였다.
많은 구지 수와 같은 갖가지 재물과 보배
그 분량은 마치 저 수미산 같다.
음식이나 의복이나 아름다운 천녀(天女)들
이런 것들의 보시는 다 내게 필요 없다.
너희들이 만일 이런 공양 올린다면
그것은 열 가지 선한 도를 닦는 것만 못하다.
너희들은 제각기 다 자비스런 마음 내니
언제고 그것을 지켜 잘 보호하라.
보살은 재물의 이익을 즐거워하지 않고
오직 열 가지 선의 업만을 잘 지켜 가지나니
너희들이 만일 다 함께 이것을 수행하면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공양이라고 나는 말하리.
음식이거나 의복이거나 또 침구이거나
코끼리와 말과 수레와 또 갖가지 진기한 보배
그런 것뿐 아니라 아름다운 천녀까지도
그 일체를 나는 지금 모두 받지 않으리.
너희들은 지금 진실한 내 말을 들으라.
맑고 깨끗한 열 가지 선의 도를 닦아야 하나니
서로 모두 자비스러운 마음 일으켜
어디서나 언제나 잘 지켜 가리라.
만일 이와 같은 법을 잘 섭수하면
열 가지 선업의 도는 언제나 청정하리.”
이 게송을 마치고 사리자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그때 대중 가운데에서 법요를 설명하였는데 청정하여 잡됨이 없어 이익과 기쁨을 주었다. 나는 그 설법을 마치고는 몸을 숨겨 나타나지 않았다.
그때 염부제주의 남자ㆍ여자ㆍ동남ㆍ동녀로서 소모의 살을 먹은 자는, 나아가 목숨을 마치고 나쁜 세계에 떨어지는 이가 한 사람도 없었다. 그들은 다 한꺼번에 삼십삼천에 나서 아름다운 대중 가운데서 갖가지 쾌락을 누렸다.
사리자여, 천상에 난 그 사람들은 이 법을 듣고는 그 3승(乘)들에게 이익과 기쁨을 가르쳐 주어 결정적인 앎을 얻게 하였으니, 이른바 성문승과 연각승과 위없는 일체지승(一切智乘)으로서 그 천상에서 장차 열반에 들거나 열반에 들지 못했거나 혹은 현세에서 열반에 들었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사리자에게 말씀하셨다.
“사리자여, 그대는 보살마하살이 법신(法身)에 편히 머무는 것을 보는가? 어떤 것을, 큰 신통을 얻고 큰 위덕을 갖추고 명칭이 널리 들림이라 하는가? 나는 그때 오직 나 한 사람만이 능히 신명을 버리고 일체 유정과 3승의 열반을 성숙시켰느니라.”
이렇게 말씀하시자, 존자 사리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보살마하살이 법신을 구족한 것이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사리자여, 보살마하살의 법신은 견고하기 금강과 같아서 파괴된 모습이 없으며, 뛰어나게 묘하고 진실하여 나지도 않고 멸하지도 않는다. 또 그 법신은 유정을 제도하기 위해 신명을 아끼지 않는다. 이 인연으로 불도 태울 수 없고 물건도 부술 수 없다. 또 견고하기가 금강과 같아 파괴되는 모습이 없느니라.
사리자여, 보살마하살이 물러나지 않는 정진바라밀다를 행할 때에는 이와 같은 구족한 법신에 편히 머물러 유정을 성숙시키되 신명을 아끼지 않고 말과 분별과 변계(徧計)도 없다. 또 그 법신은 마치 허공과 같아서 갖가지 모양을 떠났으며, 모양을 떠났기 때문에 모든 법이 갖가지 모양을 떠난 것을 알며, 모양을 떠났기 때문에 그 몸이 법신임을 분별하지도 않는다. 만일 모양 가운데서 몸이 모양을 떠났다면 일체의 법도 또한 그럴 것이다.
만일 자신이 한 가지 모양을 떠나면 그것은 일체 유정의 몸이 모양을 떠난 것을 잘 알기 때문이며, 일체 유정의 몸이 모양을 떠났기 때문에 곧 법계가 모양을 떠난 것을 잘 알며, 법계가 모양을 떠났기 때문에 일체 법이 모양을 떠나나니 이렇게 배워야 하며, 나아가 극히 미세한 법도 다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그 제 몸이 진여(眞如)이기 때문에 곧 일체 유정의 몸이 진여임을 잘 알고,
일체 유정의 몸이 진여이기 때문에 곧 제 몸이 진여임을 잘 알며, 제 몸이 진여이기 때문에 곧 일체 법이 진여임을 잘 알며, 일체 법이 진여이기 때문에 곧 제 몸이 진여임을 잘 알며, 제 몸이 진여이기 때문에 또한 일체 부처가 진여임을 환히 알며, 일체 부처가 진여이기 때문에 곧 제 몸이 진여임을 환히 안다. 제 몸이 진여이기 때문에 또한 그에 따라 과거 미래 현재가 진여임을 잘 알고, 과거 미래 현재가 진여이기 때문에 곧 그에 따라 제 몸이 진여임을 잘 안다.
또 과거의 진여는 미래의 진여와 다름이 없고, 과거의 진여는 현재의 진여와도 다름이 없으며, 현재의 진여는 과거의 진여와 다름이 없고, 미래의 진여도 과거의 진여와 다름이 없다.
또 과거의 진여는 미래의 진여와 다름이 없고, 미래의 진여는 현재의 진여와 다름이 없으며, 현재의 진여는 미래의 진여와 다름이 없고, 미래의 진여는 현재의 진여와 다름이 없다. 과거의 진여가 현재의 진여와도 다름이 없기 때문에, 또 과거의 진여가 미래ㆍ현재의 진여와도 다름이 없는 것도 또한 그와 같다.
또 저 온(蘊)ㆍ처(處)ㆍ계(界)의 진여가 이 온ㆍ처ㆍ계의 진여와 같고, 저 염정(染淨)의 진여가 이 염정의 진여와 같으며, 저 열반 윤회의 진여가 이 열반 윤회의 진여와 같고, 저 행의 진여가 이 행의 진여와 같으며, 일체 행의 진여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또 사리자여, 말한 바와 같고 다름이 없으며, 멀리 떠남이 아니요,
영상(影像)이 아니기 때문이며……진여는 조그만 상도 없다. 왜냐하면 진여는 상이 없는데 그는 여래의 상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인과를 섭수하는 진여도 그는 여래의 상이라고 말한다. 저 보살은 이와 같은 모든 상의 지음이 없는 것이 곧 여래의 상이라 보고, 그것은 일체 색상과 틀리지 않다고 본다. 그 움직임이 없는 것이 곧 여래의 상이다.
진여가 아닌 지혜는 여래의 몸에 대해 어떻게 관찰하는가? 여래의 몸의 평등이 곧 제 몸의 평등이라 관찰한다. 제 몸이 평등하다 관찰하기 때문에 곧 일체의 몸은 몸의 평등이 아니요, 일체의 몸이 몸의 평등이 아니라 관찰하기 때문에 이 몸을 잘 관찰한다. 그러므로 일체 몸의 모양은 다 인연으로 생긴 것임을 알기 때문에 이것을 알면 법신은 결정코 부술 수 없는 것이며, 모든 법신도 또한 그와 같으니라. 그는 이런 법신을 알므로 그것이 온(蘊)ㆍ처(處)ㆍ계(界)가 아님을 분별해 알고, 모든 유정의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것을 교화하여 의로운 이익을 지을 수 있는 것이다.
사리자여, 비유하면 목숨을 살리는 의왕(醫王)이 여러 가지 아주 좋은 약을 만들어 온갖 병자에게 줄 때 얼굴이 아주 묘한 동녀의 모습을 짓는 것과 같고, 또 마치 최상의 청정한 못이 극히 묘한 장엄을 구족하여 편히 살 수 있는 것과 같다. 때이거나 때가 아니거나 다니거나 머물거나 앉았거나 누웠거나 또 훌륭한 사업을 만들며, 다시 그때에 가장 훌륭한 큰 종족과 호족(豪族)과 장자와 거사들이 다 모여 와서 저 약을 만드는 동녀를 본다. 그때 목숨을 살리는 의왕은 그들에게 그런 감촉을 다 주어 저 모든 병자들은 다 즐겁고 가뿐하여 아무 병도 없게 되느니라.
사리자여, 유정들의 병을 다 치료해 주는 이는 오직 목숨을 살리는 의왕 한 사람뿐이니,
다른 의사는 그렇게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사리자여, 법신 보살마하살도 그런 줄을 알아야 한다.……유정들의 남자ㆍ여자ㆍ동남ㆍ동녀들이 탐욕과 분노와 우치에 불타고 있을 때 그 유정들 몸에 닿으면 모든 병이 다 나아 일체의 열뇌를 멀리 떠나나니, 그것은 보살의 과거의 원력(願力)이 깨끗했기 때문이니라.
또 사리자여, 보살마하살은 몸을 돕는 재물ㆍ음식 등의 일을 위하지 않는다. 그러나 법신에 대해서는 일체의 취하고 버릴 것을 모두 환히 안다. 혹 유정을 가엾이 여겨 음식을 거두어 받으면서도 그 신명은 버리지 않으며, 그 법신의 힘은 취하거나 버리지 않고 또한 손상시키지도 않는다.
또 사리자여, 보살마하살의 법신에는 생멸이 없다. 그러나 생멸이 있음을 나타내기 때문에 유정들을 성숙시킬 수 있으며, 모든 행법(行法)의 생멸도 알거니와 또 모든 법의 모임이 없음도 알며, 나는 곳과 멸하는 곳을 다 안다. 그 법신과 법식(法食)과 법력(法力)과 항상 의지하는 법에는 마음에 나타나는 바가 없나니, 이것을 옛날의 원력으로 유정을 성숙시키는 물러나지 않는 정진바라밀다라 하느니라.”
그때 세존께서는 이 뜻을 거듭 밝히기 위해 게송을 설하셨다.
이제 비로소 금강의 몸을 이루게 되리.
무너지지 않고 흩어지지 않음 부처님께서 아신다.
칼도 해치지 못하고 불로 태우지 못하나니
유정들을 제도할 때에 어찌 빠뜨릴 이 있으리.
사나운 불의 해침에서 유정들을 구제할 때는
마치 최상의 맑고 시원한 약을 얻은 것 같고
그와 같이 유정들이 알고 본 뒤에는
다시 갖가지 맛난 음식을 먹은 것 같다.
나아가 법계까지도 분별이 없나니
오직 하나 법신이 있을 뿐 다른 몸 없다.
사람도 없고 나도 없고 유동(儒童)도 또한 없나니
모든 법이 인연으로 생겼음을 잘 알기 때문이다.
관찰하여 만일 능히 고행(苦行)을 행하면
인연을 모두 없애기 때문에 괴로움의 인연 끊는다.
물질은 견고한 것 아니요 물 위의 거품이요,
느낌은 마치 물거품 같다.
생각이란 더울 때 나타나는 갈애(渴愛)와 같나니
행(行)이란 파초 속에 알맹이 없다고 보라.
다시 요술이나 허깨비 같은 모든 기예는
갖가지이나 찰나 사이에 다 모양을 떠났다.
지혜로운 모든 사람의 보시의 원은
지어진 것으로서 견실하지 않다고 분별해 알라.
생기는바 생활 도구는 마치 번갯불 같고
또한 그것은 높은 산에서 흐르는 폭포와 같다.
재물의 욕심도 또한 영상(影像)과 같고
빠르기는 저 화살의 세력보다 더 사납다.
모든 것의 변화하는 것 뜬구름 같음 알아
지혜로운 사람들은 즐거워하는 것 없다.
천상이나 인간 등 삼계에서
음식과 온갖 묘한 쾌락을 누리지도 못하고
죽은 뒤에는 지옥의 지독한 고통 속에 떨어지나니
그것을 다 보고는 하늘 세계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의지할 데 없는 것 축생과 같고
이 사람은 나고 죽음을 떠나는 데에 의지한다.
보살은 큰 법의 몸을 마땅히 얻으리니
비록 이루고 무너짐은 있어도 생멸은 없네.
“또 사리자여, 보살마하살이 물러나지 않는 정진바라밀다의 행을 행할 때에는 이렇게 공부해야 한다. 즉 세간에는 선하지 못한 법이 가득 차 있는데, 그것을 대치(對治)하는 법도 또한 그렇다. 그러나 그것을 모르는 것은 저 세간의 유정들이 세 가지 큰 병을 갖춘 것과 같나니, 이른바 탐욕의 큰 병과 분노의 큰 병과 우치의 큰 병인데, 그것을 다 모른다.
저 유정들은 세 가지 큰 병과 세 가지 큰 좋은 약도 또한 모른다. 어떤 것이 세 가지인가? 탐욕의 큰 병자에게는 부정관(不淨觀)이 큰 좋은 약이 되며, 분노의 큰 병자에게는 자비관(慈悲觀)이 큰 좋은 약이 되고, 우치의 큰 병자에게는 연기관(緣起觀)이 큰 좋은 약이 되는데,
그것을 다 모른다. 비록 어떤 의사가 병을 고치더라도 잠깐 동안 고치는 것이니, 그것은 궁극적인 것이 아니다.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을 따라 배워서는 안 된다.
부처님 세존의 치료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부처님께서는 큰 의왕이 되시어 일체 위없는 선법을 통달하여 모든 병을 다 깨끗이 고치나니, 그것이 궁극적인 것이다. 다른 세간에서 익힌 의사들에게는 조그마한 것이라도 배워서는 안 된다. 그리고 최상의 법의 약을 모아 찧고 쳐서 만들어야 한다. 만일 그가 병자의 말을 들으면 그 탐욕의 큰 병과 분노의 큰 병과 우치의 큰 병을 다 고쳐 주시느니라.
사리자여, 이것이 보살마하살이 물러나지 않는 정진바라밀다행을 행할 때에 큰 법의 좋은 약을 모아 찧고 쳐서 만드는 것이다. 저 성문이나 연각들은 다 할 수 없는 것인데, 오직 여래ㆍ무상(無上)ㆍ응공ㆍ정등정각만이 큰 의왕이 되어 온갖 선근을 모아 찧고 쳐서 큰 법의 약을 만들고, 큰 법의 고동을 불어 깊고 묘한 소리를 내어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다 듣고 알게 하여 무량 무변 백천 구지 나유다 긍갈라(矜羯羅)를 공경하게 한다.
간단히 말하면, 내지 불가설 불가설 유정들의 이 탐욕ㆍ분노ㆍ우치 등 세 가지 큰 병을 다 고쳐 주시느니라.
사리자여, 비유하면 설산(雪山)의 숲 속에 이제독(離諸毒)이라는 큰 약나무가 있는데, 거기 사는 백 유선나(庾繕那) 유정들로서 그 냄새를 맡는 자로 하여금 다 독을 없애 주는 것과 같다.
사리자여, 그 이제독 큰 약나무를 고동에 발라 불면 독충에 물린 유정이 있더라도
약독과 기독(氣毒) 일체가 그 소리를 듣고는 다 제거된다.
사리자여, 이 이제독 큰 약나무는 다른 의사는 아무도 모르고, 오직 목숨을 살리는 의왕만이 잘 아는 것이다.
사리자여, 보살마하살의 큰 바른 법의 약을 잘 모아 찧고 쳐서 만든 것은 성문이나 연각도 가지지 못했고, 오직 여래만이 가지고 계시기 때문에 일체 선법을 통달하고 큰 의왕이 되어 일체 유정의 모든 병을 다 낫게 하는 것이다. 이 법의 약을 잘 모아 찧고 쳐서 만들고 큰 법의 고동을 불어 깊고 묘한 소리를 내어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듣고 알게 하고 무량 무변 백천 구지 나유다 긍갈라를 공경하게 한다. 간단히 말하면, 내지 불가설 불가설 모든 유정들이 이 소리를 듣고는 그 탐욕과 분노와 우치가 다 없어지느니라.
보살마하살은 어떻게 법의 재물을 모으고 어디에 그것을 쓰는가? 만일 보살마하살이 법의 재물을 쓰려면 오직 보살장의 정법을 위해 그것을 모으느니라.
사리자여, 보살마하살이 물러나지 않는 정진바라밀다행을 행할 때에는 보살장의 정법을 수지하고 독송하며 그 뜻을 해설하고, 스스로도 쓰고 남을 시켜서도 쓰며, 나아가 자세히 남을 위해 설명하나니, 이렇게 배워야 한다.
또 사리자여, 과거에도 이와 같이 광대 불가사의 아승기겁 동안 계속했는데, 그때 연화초승(蓮華超勝) 여래ㆍ다타아가도(多陀阿伽度)ㆍ아라하(阿羅訶)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라는 부처님께서 계셨다. 그 부처님에게 80구지의
큰 성문들이 모두 모여 왔는데, 그들은 다 아라한으로서 모든 번뇌를 없애어 다시는 번뇌가 없고 마음이 자재하여 저 언덕에 이르렀었다.
그 부처님의 수명은 8만 년이요, 정법은 5백 년 동안 세상에 머물렀으며, 상법(像法)도 그러했었다. 그 연화초승여래께서 열반하신 뒤에 나온 사리는 내가 열반한 뒤와 다름이 없었다.
사리자여, 그때 그 연화초승여래께서 반열반하신 지 백 년 뒤에 어떤 보살이 다른 지방에서 죽어 왕가에 와서 태어났었다. 그때 그 아이는 그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지금 무슨 인연으로 이 비법(非法)의 종족 가운데 태어났습니까? 나도 지금 그 정법에 의해 수행하겠습니다.’
이 인연으로 말미암아 그 아이 이름을 정법행(正法行)이라 하였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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