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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918 불설광명동자인연경(佛說光明童子因緣經) 1권

by Kay/케이 2024.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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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불설광명동자인연경(佛說光明童子因緣經) 1

 

대송신역삼장성교서(大宋新譯三藏聖教序)1)
광명동자경(光明童子經)이라고도 한다.


태종신공성덕문무황제(太宗神功聖德文武皇帝) 지음


위대하구나, 우리 부처님의 가르침이여. 헤매는 중생들을 교화해 인도하시고, 으뜸가는 성품을 널리 드날리셨도다. 넓고 크고 성대한 언변이여, 뛰어나고 훌륭한 자도 그 뜻을 궁구하지 못하는구나. 정밀하고 은미하고 아름다운 말씀이여, 용렬하고 우둔한 자가 어찌 그 근원을 헤아릴 수 있으랴. 뜻과 이치가 그윽하고 현묘한 진공(眞空)은 이루 다 헤아릴 수 없으며, 만상(萬象)을 포괄하는 비유는 끝이 없네. 법 그물[法網]의 벼릿줄을 모아 끝이 없는 바른 가르침을 펴셨고, 사생(四生)을 고해에서 건지고자 삼장(三藏)의 비밀스러운 말씀을 풀어주셨다. 하늘과 땅이 변화하여 음과 양을 이루고, 해와 달이 차고 기울며 추위와 더위를 이뤘으니, 크게는 선과 악을 말씀하셨고, 세밀하게는 항하의 모래알에 빗대야 할 정도네. 다 서술할 수 없이 많은 중생들의 온갖 일들을 마치 상법(像法)2)을 엿보듯이 하고 그림자가 형체를 따르는 것과 같이 하였다. 이는 육정(六情)3)을 벗어나 길이 존재하고 천겁이 지나도록 오래갈 만한 것이며, 마치 수미산이 겨자씨에 담기 듯 여래께서 끝없는 세계에서 걸림이 없으신 것이다.
달마(達磨)께서 서쪽에서 오시자 법이 동토에 전해졌고, 오묘한 이치를 선양하시자 대중이 돌아갈 길을 순순히 따랐으니, 피안(彼岸)은 보리요 애욕의 강은 생멸이라, 오탁의 악취(惡趣)에서 보살행을 실천하고, 삼업(三業)의 길에서 빠진 자들을 건지셨다. 세상에 드리운 경은 궁구하기 어렵지만 도는 사사로움이 없어 영원히 태평하도다. 설산(雪山)의 패엽(貝葉)4)이 눈부신 은대(銀臺)와 같고, 세월의 연라(煙蘿)5)가 저 멀리 향계(香界)6)를 일으켰지만 높고 우뚝하여 측량하는 자가 드물고, 멀고 아득하여 이름을 붙이기 어렵다. 이런 까닭에 도(道)를 깨달은 십성(十聖)7)과 덕(德)을 갖춘 삼현(三賢)8)께서 지극한 도를 건원(乾元)9)에서 일으키고 온갖 오묘함을 태역(太易)10)에서 낳아 무성한 생명체들을 총괄해 어둠을 뚫고 한 가닥 빛을 비추었으며, 저 시시비비를 단절하고 이 몽매함을 깨우쳤던 것이다.
서역의 법사 천식재(天息災) 등11)은 항상 사인(四忍)12)을 지니며 삼승(三乘)을 일찌감치 깨달은 분들이니,
불경의 참된 말씀을 번역하여 인간과 천상의 성스러운 가르침을 이었다. 이는 꽃망울이 거듭 터진 것이요, 국운이 창성할 때를 만난 것이니, 문장(文章)에서 오성(五聲)13)을 윤택하게 하였고, 풍율(風律)14)에서 사시(四始)15)를 드러냈다. 당당한 행동거지에 온화하고 아름답도다. 광대한 세월 어둠에 빠졌던 세계가 다시 밝아 현묘한 문이 환하게 드러났으며, 궤범이자 두루한 광명인 오묘한 법이 청정한 세계에서 이름을 드날렸다. 유정을 이롭게 하여 함께 깨달음의 언덕에 오르고, 장애를 만드는 일 없이 병들고 지친 자들을 모두 구제하였으며, 드러내지 않고 자비를 행하며 만물 밖으로 광대하게 노닐고, 부드러움으로 탐학한 자들을 조복해 어리석음을 씻고 깨우쳐 주었다. 소승의 성문(聲聞)을 연설하여 그 위의에 합하고 대승의 정각(正覺)을 논하여 그 성품을 정립하자, 모든 생명체들이 깨달아 복을 받았고, 삼장의 교법에서 결락된 것들이 다시 흥성하였다.
허깨비에 홀려 길을 잃은 것이니, 화택(火宅)16)은 심오한 비유로다. 부처님께서 비록 이런 가르침을 시설하셨지만 알지 못하는 자들이 많다. 이에 “선념(善念)이 생기면 한량없는 복이 남몰래 찾아오고, 악업(惡業)이 일어나면 인연 따라 모두 타락한다”17)는 말씀으로 사부대중을 길들이고 시방세계에서 보살행을 쌓았다. 금륜왕[金輪]18)에게 꽃비를 쏟아 붓고 대궐에서 항하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를 보호하였으니, 유정천(有頂天)에 부는 바람19)도 파괴하지 못할 것이고, 끝이 보이지 않는 홍수도 휩쓸지 못하리라. 맑고 고요해 담담한 것이 원만하고 밝으며 청정한 지혜요, 성품이 공하여 물듦이 없는 것이 망상으로부터 해탈하는 인연이니, 이로써 마음의 밭에서 번뇌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고, 이로써 우주에서 청량을 얻을 수 있으리라.
짐은 부끄럽게도 박학하지도 못하고 석전(釋典)20)에 능통하지도 못하니, 어찌 감히 서문을 써서 후인에게 보일 수 있는 자이겠는가? 반딧불이나 횃불과 같아 찬란한 태양과 견주기에 턱없이 부족하니, 작은 소라로 바다를 측량하려다 그 깊은 연원을 끝내 밝히지 못하는 자일 따름이로다!


계작성교서(繼作聖教序)21)

어제(御帝)

높고 밝은 것이 처음으로 나뉘자 삼진(三辰)22)이 비로소 차례로 나타났고, 두텁게 실어주는 것이 비로소 안정되자,
만물이 이로써 실마리를 일으켰으니, 맑음과 탁함의 본체가 이미 밝혀진 것이요, 선과 악의 근원이 여기서 드러난 것이다. 이런 다음에 문물(文物)로 그 가르침을 세우고 바른 법전[正典]으로 그 세속을 교화하는 것이니, 이익의 공은 모두 이치로 돌아간다. 이렇게 상법(像法)이 서쪽 나라에서 와 진제(眞諦)가 중국에 유포되었지만 천고의 세월을 관통하는 진실한 이치는 궁구할 방법이 없고, 구위(九圍)23)를 포괄하는 현묘한 문은 궁구할 수가 없다. 허망한 생각으로 말하자면 오온(五蘊)이 모두 공하고, 참된 모습을 나타내자면 터럭 하나에도 원만하니, 광대한 그 가르침을 어찌 기술할 수 있겠는가!
삼가 살피건대, 태종신공성덕문무황제께서는 법성이 두루 원만하시어 인자함을 널리 베푸셨다. 오랑캐들을 교화하시자 만방(萬邦)이 바큇살처럼 몰려들어 온 백성을 인수(仁壽)의 영역에 올려놓으셨고, 교법을 숭상하시자 사해(四海)가 구름처럼 뒤따라 창생에게 풍요로운 땅을 베푸셨다. 존귀한 경전이 방대함을 보시고는 방편을 시설해 물에 빠진 자들을 구제하셨고, 법계가 광활함을 알시고는 정진을 행하여 나태한 자들을 거두셨다. 이에 아늑한 절을 선택해 저 참된 문서24)들을 교열하고는 천축의 고승들에게 명령하여 패다라(貝多羅)의 부처님 말씀을 번역하게 하셨다.25) 상아 붓대가 휘날리며 황금의 글자를 완성하고, 구슬을 엮어 다시 낭함(琅函)에 안치하자26) 용궁(龍宮)의 성스러운 문장27)이 새롭게 탈바꿈하였으니, 취령(鷲嶺)의 필추(苾芻)28)들마저 우러러 감탄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삼승(三乘)이 모두 하나로 꿰뚫어지고 사제(四諦)가 함께 원만해졌으니, 고(苦)가 공하다는 참되고 바른 말씀을 완전히 밝히고, 정밀히 연구한 비밀스러운 뜻을 환히 드러냈다. 상(相)을 찬탄하는 상이 바로 진실한 상이고, 공(空)을 논하는 것도 공하여 모조리 공이라 하였으니, 화엄(華嚴)의 이치와 궤도를 같이하고, 금상(金像)29)의 가르침과 규구(規矩)30)가 동일하였다.
짐은 대업(大業)을 계승하여 삼가 황위에 임했기에 항상 조심하면서 만백성을 어루만지고 매일 긍긍하면서 선황의 훈계를 지켜왔다. 불교경전[釋典]에 대해서는 더구나 정밀하지도 상세하지도 못하니, 진실로 그 그윽하고 심오한 뜻을
어찌 탐색하고 측량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역경원(譯經院)31)의 서역 승려 법현(法賢)32)이 간절한 글을 올리고 그 뜻을 너무도 열심히 피력하였다. “선황제께서는 참된 교화의 바람을 크게 펼치고 부처님의 뜻을 높이 전하셨으며, 전대의 왕들이 빠뜨린 전적을 흥성시키고 각로(覺路)33)의 무너진 기강을 다시 떨치셨다”고 하면서, 하늘이 이룬 공로를 높이 휘날리고 성황의 글34)을 널리 알리고 싶다며 나에게 서문을 지어 성인의 가르침을 계승해달라고 청하였다.
성고(聖考)35)께서 승하하시고 추호(追號)36)가 아직 잊히지도 않았는데 정사 밖에 마음을 둘 겨를 어디 있었겠는가? 담제(禫祭)37)를 마치고 이제야 생각이 은미하고 오묘한 곳에 미치게 된 것이다. 어려서 자비로운 가르침을 받았다고는 하지만 능통한 재주가 본래 부족한 걸 어쩌랴. 법해(法海)의 나루터와 언덕을 어찌 궁구하리오! 공문(空門)의 문턱으로 나아가질 못하니, 대략 대의나마 서술하여 이로써 사람들의 마음에 부응할 따름이다. 소발자국에 고인 빗물이라 태양을 씻는 파도에 빗대기에는 부족하니, 한척짜리 채찍이 어찌 드넓은 하늘의 그림자를 측량할 수 있으랴! 이렇게나마 짧은 서문을 지어 이로써 성인들의 공로를 기록할 따름이다.


불설광명동자인연경(佛說光明童子因緣經) 제1권


시호(施護) 한역
권영대 번역


나는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가란타(迦蘭陀) 죽림정사(竹林精舍)에 계셨다. 그 성에 한 장자가 있었는데 이름이 선현(善賢)이었다. 많은 재보를 가져서 부유하고 자재하였으나 그 장자는 니건타(尼乾陀)에 깊이 믿음을 내었다.
장자는 어느 때 세간 인연으로 그의 아내가 임신을 하였는데, 뒤에 어떤 날 세존께서 공양 때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드시며 왕사성에 들어가 차례로 걸식하시면서 차차 그 선현 장자의 집에 이르셨다.
그때에 장자는 세존께서 점점 집으로
가까이 오시는 것을 멀리서 보고 아내에게 말했다.
“나와 같이 세존께 갑시다.”
곧 그의 아내와 함께 부처님께 나아가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의 이름은 선현이며 이 사람은 저의 아내입니다. 이 사람이 임신을 하였는데 달수가 차게 되면 낳을 아이가 아들입니까, 딸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장자여, 당신 아내의 태 속에는 결정코 아들이 들었으며 낳은 뒤에는 가족이 번성하며 가장 길하고 상서로워 인간에 나타나지만 하늘의 수승한 복을 받으며, 맨 나중에는 나의 법에 출가해 도를 배우며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을 증득할 것이오.”
이때 장자는 곧 발우에 제일 맛나고 깨끗한 음식을 가득 담아 세존께 바쳤다.
세존께서 받으시고 이와 같이 말씀하셨다.
“보시한 이여, 길상하고 안락할지어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뒤에 보시한 음식을 가지고 절로 돌아오시는데 세존께서 멀리 못가셨을 때였다. 한 외도가 있었는데 이는 선현 장자가 전에 중히 여긴 이였다. 그는 세존을 보고는 생각하였다.
‘지금 이 사문 구담 때문에 장자가 나에 대한 본래의 신심을 어찌 깨지 않았겠는가. 내가 가서 사문 구담이 와서 무슨 말을 하였는가라고 그 연고를 물어봐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장자의 집으로 가서 이렇게 말했다.
“장자여, 사문 구담이 무엇을 원했으며, 당신의 집에 와서 무슨 말을 하였소?”
장자는 아뢰었다.
“나의 스승 거룩한 이여, 나의 아내가 임신하였기에 그 사문 구담에게 낳을 아이가 아들인가 딸인가 물었더니 그가 나에게 ‘반드시 아들을 낳으며 낳고 나면 반드시 가족이 번성하며 가장 길하고 상서로워 인간으로 나타났지만 하늘의 수승한 복을 받으며 맨 나중엔 나의 법에 출가해서 도를 배우며 아라한을 증득한다’고 하였습니다.”

이 외도는 본래 점과 관상을 잘 보았다. 이 말을 듣고는 흰 돌을 쥐고 산법(算法)을 놓아서 그 일이 헛된가 참인가를 헤아렸다. 그는 계산을 다 하여 그 일을 다 알아보니 부처님 말대로이며 실로 허망함이 없었다.
그 외도는 그 사실을 알았지만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지금 만약 사실대로 말한다면 이 장자는 저 사문 구담에게 반드시 깊은 믿음을 낼 터이니, 나는 이제 장자에게 구담이 말한 것은 사실도 있고 거짓도 있다고 말해야겠다.’
이때 외도는 이 생각을 하고는 장자의 아내를 자기 앞에 가까이 오게 하고 왼쪽과 오른쪽 손을 쥐고 다시 손금을 보고 또 얼굴상을 보았다.
그때 선현 장자는 외도에게 아뢰었다.
“나의 스승 거룩한 이여, 이미 계산을 하셨는데 무엇 때문에 다시 손금을 보시고 또 얼굴상을 보십니까?”
외도는 말하였다.
“내가 아까 구담이 말한 것을 계산하고 아내의 상을 보고 그 일을 살펴보니 조금은 진실하고 조금은 허망하오.”
장자는 다시 말하였다.
“어떤 것이 진실이고, 어떤 것이 허망합니까?”
외도는 대답했다.
“구담이 말한 당신의 아내가 아들을 낳는다고 한 그 말은 진실이고, 낳은 뒤에 가족이 번성한다고 한 것도 진실이지만, 아들이 날 때에 불의 광명이 조금 있을 뿐이고, 이 아들이 뒤엔 반드시 당신의 가족을 무너뜨릴 것이오. 그가 말한 가장 길하고 상서로우며 인간에 나타나 하늘의 수승한 복을 받는다고 한 것은 허망하오.
장자여, 당신은 일찍이 인간 중에서 하늘의 복을 받았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소. 그것은 믿기 어려운 것이오. 또 그가 말한 구담의 법에 출가한다고 한 이 말은 사실이니, 그가 입고 먹는 인연이 끊어진[逼切] 까닭에 나중에 결정코 구담의 곁으로 출가하기를 구할 것이오. 또 그가 말한 모든 번뇌를 끊고
아라한을 증득한다는 것은 곧 허망한 것이오. 왜냐하면 사문 구담의 법 가운데에 모든 번뇌를 끊고 성인의 과를 증득한 이는 결정코 없기 때문이오.”
그때에 선현 장자는 이 일을 설명하는 것을 듣고 거짓 같기도 하고 사실 같기도 하여 마음에 의혹되고 걱정이 되어 외도에게 아뢰었다.
“나의 스승 거룩한 이여, 내가 지금 어떻게 해야 합니까?”
외도는 대답하였다.
“장자여, 당신의 아들이 태어나면 뒤에 우리 교(敎)에 출가해서 배움을 닦아 곧 일체의 사업(事業)을 널리 배우도록 하시오. 장자여, 내가 이렇게 말했지만 당신 스스로가 알아서 하시오.”
그때에 그 외도는 이 말을 하고는 그의 집을 나갔다.
이때에 선현(善賢) 장자는 고요한 한 곳에서 깊이 생각하였다.
‘나는 이제 일체를 아까워하지 말고 모두 버리자. 꾀를 내어 밴 아들을 지워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선현 장자는 곧 독약을 아내의 배에 발라서 문질렀다.
이때 장자가 왼쪽에 약을 바르면 아이는 오른쪽으로 옮겨갔고, 오른쪽에 바르면 아이는 왼쪽으로 옮겨갔다. 드디어 온 배에 용납할 곳이 없도록 독약을 발라 문질러서 그 아내는 그 때문에 곧 목숨을 마쳤다.
선현은 생각하였다.
‘어머니가 이미 죽었으니 아들도 따라 죽었을 것이다. 이후에 우리 가족을 무너뜨릴 사람도 없고 또한 아라한과를 증득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
그때에 장자는 그 아내가 목숨이 끊어졌음을 보고는 눈물을 흘리면서 울부짖었다. 이웃 사람과 친척들이 와서 선현 장자를 위로해 물었다.
“당신의 아내가 왜 갑자기 죽었는가?”
장자는 대답하였다.
“임신한 것으로 인하여 갑자기 죽었소.”
친척과 이웃 사람들은 와서 위문하고 각기 집으로 돌아갔다.
선현 장자는 곧 스스로 생각하였다.
‘아내가 죽었으니 집 안에 두지 말고 모든
수용물[用物]을 시설해서 시타림(尸陀林)으로 보내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곧 모든 수용물은 차려 내보내려고 하였는데, 이웃 사람과 친척들이 알고는 다시 와서 장자에게 말했다.
“당신의 아내는 이미 죽었으니 울 필요가 없소. 공연히 마음만 상할 뿐이오.”
이때에 장자는 곧 파랑ㆍ노랑ㆍ빨강ㆍ하양 등 온갖 빛깔의 옷과 진보를 장엄하였으며, 장자는 곧 여러 친척ㆍ권속들과 함께 둘러싸고 나가서 시타림에 옮겼다.
그때에 앞서 점치고 관상 보던 외도 니건타가 이 사실을 알고는 마음에 매우 즐거워하며 곧 당기와 일산으로 엄숙히 꾸미고 왕사성으로 가서 거리와 네거리를 돌면서 모든 외도 니건타들에게 말했다.
“너희들은 아느냐? 사문 구담이 앞서 ‘선현 장자의 아내는 아들을 낳을 것이며, 낳은 뒤에는 가족이 번성하고 가장 길하고 상서로워 인간에 나타났지만 하늘의 수승한 복을 받으며 나중엔 나의 법에 출가해서 도를 배우고 모든 번뇌를 끊어 아라한을 증득한다’고 하였는데 그는 허망하게 말했다. 지금 선현의 아내는 이미 죽었고 아들 또한 따라서 죽었다. 너희들은 알아야 한다. 비유하건대 큰 나무 뿌리가 이미 없어졌는데 가지나 잎사귀나 꽃이나 열매가 어찌 살겠는가.”
모든 외도들은 서로 지껄이며 매우 즐거워하였다.
모든 청정한 신자들이여, 알아야 한다.
부처님 세존은 본래 진실하여 모르는 것이 없고 못 보는 것이 없으며, 풀지 못하는 것이 없고 알지 못하는 것이 없으며, 큰 자비심을 일으켜 널리 세간을 껴잡으며, 고르게 보호하고 염려하며 고르게 두려움 없음을 베풀며, 지(止)와 관(觀) 두 행에 이미 원만하여 이미 세 가지 조복을 성취했으며, 이미 네 가지 흐르는 번뇌의 큰 바다를 건넜으며, 이미 네 신족행(神足行)에 편안히 머물렀으며, 네 가지 이끌어 들이는 법[四攝法]으로
널리 중생을 끌어들이며,
긴 밤중에 늘 도탈(度脫)을 생각하여 이미 네 가지 두려움 없음을 성취했으며, 다섯 가지 맺음[五分結]을 끊어서 이미 다섯 갈래[五趣]를 벗어났으며, 여섯 법[六法]을 갖추어 6바라밀을 다 원만하게 했으며, 여섯 가지 부처님이 늘 행하는 법[六種佛常行法]을 구족했으며, 일곱 가지 깨달음[七覺華]을 열었으며, 여덟 가지 바른 깨달음[八正覺]을 이루었으며, 삼마발지(三摩鉢底)를 성취했으며, 아홉 가지 선행[九先行]이 선하였으며, 열 가지 힘[十力]이 견고했으며, 명칭이 널리 시방세계에 들렸으며,
천 가지 가장 수승한 자재(自在)를 구족하였으며, 낮에 세 번 밤에 세 번을 항상 부처 눈으로 세간을 관찰하며, 바른 지견을 중생 가운데 굴리되 모든 시작(施作)할 것이 어느 곳엔 붇고 어느 곳엔 덜며 어느 곳엔 번뇌하고 어느 곳엔 심한 괴로움을 받으며 어느 곳엔 파괴하고 어느 곳엔 번뇌와 심한 괴로움과 파괴 등의 일이 있으며, 어느 곳엔 작은 방편을 시설하고 어느 곳엔 큰 방편을 시설하며 어느 곳엔 모든 방편을 시설하며,
어느 곳 중생은 악취에 태어나고 어느 곳 중생은 천상에 나며 어느 곳 중생은 해탈의 과를 얻었고 어느 곳 중생은 아직 선근을 심지 않은 이어서 그로 하여금 선근을 심도록 하고 어느 곳 중생은 이미 선근을 심은 이어서 그로 하여금 성숙케 하며, 어느 곳 중생은 이미 성숙한 이어서 그로 하여금 해탈을 얻게 하는 것이니, 부처님 세존은 이와 같은 공덕을 구족하셨으므로 말에 허망함이 없으며 모든 과실을 여의었다.
그때에 세존께서 때와 곳의 인연을 잘 아셨으므로 마땅히 광명을 놓을 때임을 아시고 곧 입에서 파랑ㆍ노랑ㆍ빨강ㆍ하양 등 온갖 빛깔의 광명을 놓으셨다. 그 빛은 두루하여 위아래로 비추었는데, 광명이 아래로 비칠 때에 등활지옥(等活地獄)ㆍ흑승(黑繩)지옥ㆍ
중합(衆合)지옥ㆍ호규(號叫)지옥ㆍ대호규(大號叫)지옥ㆍ염열(炎熱)지옥ㆍ극염열(極炎熱)지옥ㆍ아비(阿鼻)지옥 등 여덟 가지 뜨거운 지옥에 광명이 비치니 다 서늘하게 되었고,
포(皰)지옥ㆍ포열(皰裂)지옥ㆍ아타타(阿吒吒)지옥ㆍ하하파(呵呵鍐)지옥ㆍ호호파(虎虎鍐)지옥ㆍ청련화(靑蓮華)지옥ㆍ홍련화(紅蓮華)지옥ㆍ대홍련화(大紅蓮華)지옥 등 이러한 여덟 가지 추운 지옥에 광명이 비추니 다 따뜻하게 변하였으며, 부처님 광명의 가장 수승한 인(因) 때문에 그 가운데 중생이 광명의 비춤을 입음에 몸은 괴로움을 여의고 마음은 즐거움을 내어서 각기 말하였다.
“우리들은 무슨 죄의 인연으로 여기에 떨어졌는데 오늘은 희유한 광명을 보는가?”
맑고 깨끗한 마음을 일으킬 때에 크게 자비하신 세존께서는 다시 광명 가운데에 변화를 나타내셨다. 그들 모든 중생들은 변화하신 것을 보고 또 이렇게 말했다.
“우리들은 이 변화의 희유한 같은 모양[等相]을 보았다. 이곳에서 나오면 다시는 나쁜 갈래에 생을 받지 않아야겠다. 부처님 광명의 가장 수승한 인연으로 몸은 고뇌를 여의었고 마음엔 맞는 기쁨을 내었다.”
이렇게 말하고는 각기 최상의 청정한 마음을 내니 그 지옥의 업이 다 사라지고 곧 인간과 천상 두 갈래의 생을 받았다. 지옥 중생들은 이렇게 진실이 응하듯 몸의 이로움을 얻었다.
이 부처님 광명은 또 위로 사대왕천(四大王天)ㆍ도리천(忉利天)ㆍ야마천(夜摩天)ㆍ도솔천(兜率天)ㆍ화락천(化樂天)ㆍ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ㆍ범중천(梵衆天)ㆍ범보천(梵輔天)ㆍ대범천(大梵天)ㆍ소광천(少光天)ㆍ무량광천(無量光天)ㆍ광음천(光音天)ㆍ소정천(少淨天)ㆍ무량정천(無量淨天)ㆍ변정천(遍淨天)ㆍ무운천(無雲天)ㆍ복생천(福生天)ㆍ
광과천(廣果天)ㆍ무번천(無煩天)ㆍ무열천(無熱天)ㆍ선견천(善見天)ㆍ선현천(善現天)ㆍ색구경천(色究竟天)을 비추었다.
광명은 위로 이러한 하늘들을 비추었고 그 광명 속에 덧없음ㆍ괴로움ㆍ공ㆍ나 없음의 소리를 내었으며, 다시 광명 속에서 게송을 말하였다.

큰 코끼리 진흙 속에 빠져도
용맹스런 힘 때문에 곧 나올 수 있듯
부처님 가르침은 용맹한 큰 힘
생사의 마군 꺾어 무너뜨리네.

이제 이 바른 법으로 잘 조복하니
행하는 것 모든 과실 멀리 여의어
저 삼계의 넓은 바퀴돎 쉬고
중생의 괴로움의 경계 사라졌도다.

그때에 세존께서 놓으신 광명은 각각 길을 따랐으며 나아가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비추었다. 부처님 세존께서 한 광명을 놓으셨지만 그 광명이 거둬질 때에 따름과 응함이 각각 달랐다. 세존께서 과거의 일을 말씀하시려 하면 그 광명은 곧 부처님의 뒤를 통해 숨었고, 미래의 일을 말씀하시려고 하면 그 광명은 곧 부처님의 앞을 통해 숨었으며,
그 지옥 갈래의 일을 말씀하시려고 하면 그 광명은 곧 부처님의 발바닥을 통해 숨었고, 축생 갈래의 일을 말씀하시려 하면 그 광명은 곧 부처님의 발등을 통해 숨었으며, 아귀 갈래의 일을 말씀하시려고 하면 그 광명은 곧 부처님의 발가락을 통하여 숨었고, 인간의 일을 말씀하시려고 하면 그 광명은 곧 부처님의 무릎을 통해 숨었으며, 작은 전륜왕의 일을 말씀하려고 하면 그 광명은 곧 부처님 왼손바닥[左手心]을 통해 숨었으며 큰 전륜왕의 일을 말씀하시려고 하면 그 광명은 곧 부처님 오른손바닥[右手心]을 통해 숨었으며,
천상의 일을 말씀하시려고 하면 그 광명은 곧 부처님 배꼽을 통해 숨었으며, 성문 보리의 일을 말씀하시려고 하면 그 광명은 곧 부처님 입을 통해 숨었으며, 연각보리의 일을 말씀하시려고 하면 그 광명은
곧 부처님 눈썹을 통해 숨었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일을 말씀하시려고 하면 그 광명은 곧 부처님 정수리[頂門]를 통해 숨었다.
이제 부처님께서 놓으신 광명은 두루 삼천대천세계를 비춘 뒤 광명은 빙 돌아서 세존의 입 속으로 숨었다.
그때에 존자 아난은 앞서 부처님 곁에서 모시고 있었는데 이 광명을 보고 곧 앞에 나와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지금 이 갖가지 묘한 빛깔의 가장 청정한 광명이 부처님 입에 나와 넓고 크게 비추어 세계에 두루하였는데 무슨 인연으로 그 일이 이와 같습니까?”
이 말을 마치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부처님 세간에서 가장 높으시어
바른 인(因)에 머물러 진실하시네.
이미 오래 두 말 멀리 여의셨고
교만 등의 과실을 끊어 없앴네.

세간의 상카[商佉]와 연우(蓮藕)가
까닭 없이 빛이 흰 것 아니듯
여래이고 가장 수승하고 사람 중에 높으신 이
까닭 없이 광명 나투지 않네.

여래께서 스스로 행하신 원력으로써
신통과 큰 지혜 나타나 증명하시니
보고 듣는 이 법 듣기 즐기며
사람 중에 왕인 부처님 연설하고자

큰 지혜 잠잠하신 큰 우왕(牛王)께서
최상의 묘한 법어 말씀하시니
여래께서 청정한 한 말씀 펴심에
중생의 의심 그물 다 끊어졌네.

또한 큰 바다나 높은 산
까닭 없이 움직이지 않듯이
여래이시고 정각이시고 사람 중에 높은 이
까닭 없이 광명을 나투지 않네.

크신 지혜 인연의 일 관찰하시고
대답하듯 지으신 것 다 이익하게
모든 중생의 희망에 따르시어
이런 광명 나투셨네.

그때에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참으로 그러하다. 아난이여, 알아야 한다. 여래ㆍ응공ㆍ정등ㆍ정각은 인연이 없으면
광명을 놓지 않는다. 내가 지금 시타림(尸陀林)에 가려고 하니, 너는 가서 여러 비구들에게 ‘여래께서 시타림에 가시려고 하시니, 너희들 비구들 중 부지런하고 용맹한 이는 빨리 각기 가사를 입고 여래를 시종하라’고 말하여라.”
이때 아난은 부처님의 명령을 받고는 곧장 여러 비구들의 처소에 가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여래께서 시타림에 가시려고 하시니, 너희들 비구들 중 부지런하고 용맹한 이는 빨리 각기 가사를 입고 여래를 시종하여 시타림에 가자’고 말씀하셨소.”
그때에 존자 아야교진여(阿若憍陳如)ㆍ마승(馬勝)ㆍ박삽파(嚩澀波)ㆍ대명발(大名跋)ㆍ날리가(捺哩迦)ㆍ사리자(舍利子)ㆍ목건련(目乾連)ㆍ가섭(迦葉)ㆍ만칭(滿稱) 등 모든 큰 성문들은 부처님의 명을 받고 곧 법식[常識]대로 가사를 입고 부처님 처소에 왔다.
그때에 세존께서 앞뒤로 둘러싸인 모든 대중들과 함께 시타림에 가셨는데, 이른바 잘 조복하는 이는 조복한 무리들이 둘러쌌고 해탈한 이는 해탈한 무리들이 둘러쌌으며, 안온한 이는 안온한 무리들이 둘러쌌고 계율을 지키는 이는 계율 지키는 무리들이 둘러쌌으며, 공양 받을 만한 이[應供]는 공양 받을 만한 무리들이 둘러쌌고 탐냄을 여윈 이는 탐냄을 여읜 무리들이 둘러쌌으며, 몸매가 묘하고 단정한 이는 몸매가 단정한 이들이 둘러쌌고
소왕[牛王]은 소들이 둘러쌌으며, 코끼리왕[象王]은 코끼리떼가 둘러쌌고 사자왕은 짐승들이 둘러쌌으며, 거위왕[鵝王]은 거위떼가 둘러쌌고 금시조왕은 금시조 떼가 둘러쌌으며, 바라문은 배우는 이들이 둘러쌌고 큰 의원은 치료를 구하는 이들이 둘러쌌으며, 용맹한 장수는 군대들이 둘러쌌고 큰 부자는 재보가 둘러쌌으며,
큰 장사 우두머리는 장사떼가 둘러쌌고 가장 우두머리는 많은 무리들이 둘러쌌으며,
작은 나라의 왕은 신하들이 둘러쌌고 전륜왕은 일천 아들들이 둘러쌌으며, 달천자는 많은 별들이 둘러쌌고 해천자는 일천 빛들이 둘러쌌으며, 지국친왕은 건달바들이 둘러쌌고 증장천왕은 구반다들이 둘러쌌으며, 광목천왕은 용들이 둘러쌌고 다문천왕은 야차들이 둘러쌌으며, 비마질다라 아수라왕은 아수라들이 둘러쌌고 제석천왕은 삼십삼천이 둘러쌌으며, 대범왕은 범천들이 둘러쌌다.
지미라(底彌囉) 고기는 큰 바다에 나타났고 비구름을 맡은 장수는 비를 내려 모든 구름을 둘러서 다 에워쌌다. 여래의 모든 근(根)은 부드럽고 순하게 잘 조화되어 위의가 단엄하고 모자라거나 잘못된 몸매를 여의었으며, 큰 코끼리의 일곱 지체가 땅을 버티어 평평하고 바르고 원만하여 모든 과실을 여의었다.
여래께서는 서른두 가지 잘 생긴 몸매와 여든 가지 잘 생긴 모습과 수묘(殊妙)한 장엄과 청정한 몸매를 구족하시어 이길 이가 없으며 둥근 광명[圓光]이 치성하여 넓고 크게 비춤에 마치 천 해 가운데 한 광명이 밝게 나타남 같고, 또한 보배 산이 높이높이 솟아오른 것 같으며 일체가 가장 수승하시고 어질고 착함이 두루했으니, 곧 10력(力)ㆍ4무소외(無所畏)ㆍ3불호(不護)ㆍ3염주(念住)ㆍ큰 자비와 모든 공덕법을 다 구족하셨다.
이때에 또 수없는 여러 비구들과 및 수없는 백천 사람들이 에워싸서 부처님을 따라 시타림에 갔는데 부처님 처소로 갈 때에 열여덟 가지 법이 있어 칭찬할 만하였다. 열여덟 가지란 첫 번째는 불을 두려워함이 없음이요, 두 번째는 물을 두려워함이 없음이요, 세 번째는 사자를 두려워함이 없음이요,
네 번째는 범[虎]을 두려워함이 없음이요, 다섯 번째는 바다의 난(難)을 두려워함이 없음이요, 여섯 번째는 다른 군대를 두려워함이 없음이요, 일곱 번째는 도적을 두려워함이 없음이요, 여덟 번째는 왕의 난을 두려워함이 없음이요, 아홉 번째는 악한 사람을 두려워함이 없음이요, 열 번째는 관세와 나룻세와 도로세를 두려워함이 없음이요,
열한 번째는 사람을 두려워함이 없음이요, 열두 번째는 사람 아닌 것을 두려워함이 없음이요, 열세 번째는 때 아닌 두려움[非時怖]이 없음이요, 열네 번째는 하늘눈[天眼]과 하늘귀[天耳]로 여실하게 보고 들음이요, 열다섯 번째는 광명을 베풀어 넓고 크게 비춤이요, 열여섯 번째는 법에 자재함이요, 열일곱 번째는 사람에 자재함이요, 열여덟 번째는 병의 근심이 없음이니 이와 같이 착한 법을 부처님 처소로 갈 때에 다 구족하였다.
그때에 또한 수없는 백천 하늘 사람들이 각각 몰려 와서 세존께 시종하며 시타림으로 가서 부처님 세존께서 지으시는 일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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