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불설관정칠만이천신왕호비구주경(佛說灌頂七萬二千神王護比丘呪經) 12권
불설관정경 제12권
- 불설관정발제과죄생사득도경
(佛說灌頂拔除過罪生死得度經) -
백시리밀다라 한역
최윤옥 번역
이와 같이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유야리(維耶離)에 가셔서 음악수(音樂樹) 아래에서 8천 명의 비구들과 3만 6천 명의 보살들과 함께 계셨다. 국왕과 대신과 인민과 모든 천룡팔부와 귀신들이 함께 설법하는 자리에 모였다.
이때 문수사리법왕자(文殊師利法王子) 보살마하살이 부처님의 위신을 받들어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 꿇은 채 손을 모으고 앞으로 나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원하오니 미래의 상법 시대의 중생을 위하여 지난 옛날 과거의 모든 부처님의 명자(名字)와 국토를 청정히 하고 장엄하신 일을 선양(宣揚)하시어 드러내 말씀하여 주십시오. 원하오니, 그들을 위하여 해설하시어 법요(法要)를 듣도록 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장하다, 장하다. 네가 한량없이 큰 자비로 죄 많고 고통 받는 모든 중생을 불쌍히 생각하여 이 예전의 모든 부처의 명자와, 국토를 청정히 하고 장엄한 일을 묻는구나. 그리하여 무량한 모든 중생에게 이익을 주고 모든 위험한 액난을 건너 편안하도록 하려고 하는구나. 너는 지금 잘 듣고 잘 받아 잘 생각하여라. 내가 너를 위하여 분별하여 말하겠다.”
앉아 있던 무수히 많은 모든 보살마하살과 그리고 모든 응진(應眞)과 국왕ㆍ장자ㆍ대신ㆍ인민ㆍ천ㆍ용ㆍ귀신과 4부(部)의 제자들이 모두 각각 잠자코 부처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환희하지 않는 이 없이 일심으로 기꺼이 들었다.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동방으로 이 불찰(佛刹)에서 10항하사의 세계만큼 떨어진 곳에 부처님께서 계시니, 이름을 약사유리광(藥師琉璃光) 여래(如來)ㆍ무소착(無所着)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라고 하며, 생로병사(生老病死)의 고통에서 벗어나게 하신다. 이 약사유리광께서 본래의 처소에서 보살도를 수행하실 때 발심하여 스스로 서원하시기를, ‘열두 가지 높은 서원을 행하여 중생들이 바라는 것을 모두 얻도록 하겠다’고 하셨다.
첫 번째 원은 ‘내가 내세에 부처가 될 때 나 자신의 광명으로 두루 사방을 비추고, 32상(相)과 80종호(種好)로 스스로를 장엄하며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나와 다름이 없게 하겠다’라고 하는 것이다.
두 번째 원은 ‘내가 내세에 몸이 유리와 같이 안팎이 투명하여 더러움이 없고 묘색(妙色)이 광대하고 공덕이 드높아 시방에 안주하여 태양처럼 세상을 비추어 유명(幽冥)에 있는 중생이 그 빛을 받고 모두 깨닫게 하겠다’라고 하는 것이다.
세 번째 원은 ‘내가 내세에 지혜가 광대하여 마치 바다가 끝없이 물이 마른 곳을 윤택하게 하듯이 무량한 중생에게 두루 이익을 얻게 하고, 모두 배부르게 하여 배고프고 목마르다는 생각이 없게 하고 맛있는 음식을 모두 지녀 베풀어 주겠다’라고 하는 것이다.
네 번째 원은 ‘내가 내세에 불도를 성취하여 드높고 당당하기가 별들 가운데 달과 같이 되리라. 그리하여 생사의 구름을 없애어 그늘이 없도록 하고 세계를 밝게 비추어서 가는 사람이 길을 보게 하고 더울 때 시원하게 하며 더러움을 없애게 하겠다’라고 하는 것이다.
다섯 번째 원은 ‘내가 내세에 대정진(大精進)을 발하여 계지(戒地)를 청정히 지녀 더러움이 없게 하고, 받은 것을 잘 보호하여 빠뜨리거나 범하는 일이 없으며, 또한 모든 계행(戒行)을 모두 갖추고 굳게 지녀 범하지 않아서 무위도(無爲道)에 이르겠다’라고 하는 것이다.
여섯 번째 원은 ‘내가 내세에 만일 모든 근(根)이 손상된 중생이 있으면, 눈 먼 이는 보게 하고, 듣지 못하는 이는 듣게 하고, 말 못하는 이는 말하게 하고, 꼽추는 몸을 펴게 하고, 절름발이는 걷게 하여, 이와 같이 온전치 못한 이를 모두 온전케 하겠다’라고 하는 것이다.
일곱 번째 원은 ‘내세의 시방 세계에서 만일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데도 구호해 줄 사람이 없으면, 내가 그들을 위하여 대법약(大法藥)을 가지고 모든 질병을 낫게 할 것이며, 다시는 고통이 없게 하고 불도에 이르도록 하겠다’라고 하는 것이다.
여덟 번째 원은 ‘저로 하여금 내세에 선업(善業)의 인연으로 한량없이 많은 모든 어리석은 중생들을 위하여 묘법을 펴서 강연함으로써 도탈(度脫)시켜 지혜문(智慧門)으로 들어가도록 할 것이니, 두루 명확히 알게 하여 모든 의혹이 없게 하겠다’라고 하는 것이다.
아홉 번째 원은 ‘내가 내세에 악마와 모든 외도를 꺾어 굴복시키고, 청정하고 무상(無上)한 도법(道法)을 현양(顯揚)함으로써, 그들로 하여금 정진(正眞)으로 들어가 모든 삿됨과 편벽됨이 없도록 할 것이며, 보리의 8정각로(正覺路)로 회향하게 하겠다’라고 하는 것이다.
열 번째 원은 ‘만일 내세에 어떤 중생이 왕법을 어겨 형을 받아 죽게 되어 한량없는 두려움과 근심과 고통 속에 있거나, 만일 다시 채찍질당하고 그 몸이 형틀에 묶여 온갖 공포가 그 몸을 조여오거나 할 때, 내가 이와 같이 한량없이 많은 고뇌 등을 모두 벗어나게 할 것이며 뭇 재난이 없도록 하겠다’라고 하는 것이다.
열한 번째 원은 ‘내세에 어떤 중생이 굶주림에 고통 받는다면, 내가 온갖 감미로운 음식을 얻게 하되 천상의 모든 무수히 많은 온갖 음식을 모두 주어 배부르게 하겠다’라고 하는 것이다.
열두 번째 원은 ‘내세에 만일 가난하여 헐벗은 중생이 있다면 내가 곧 의복을 얻게 하고 궁핍한 이에게는 창고가 넘치도록 진보(珍寶)를 주어 모자라는 일이 없게 하겠다. 그리하여 모두 다 무량한 쾌락을 얻고 어느 한 사람도 고통 받는 사람이 없으며, 모든 중생이 온화한 얼굴에 기쁜 기색으로 모습이 단엄하여 사람들이 기쁘게 바라보게 하겠다. 그리고 거문고ㆍ가야금ㆍ북ㆍ피리 등 이와 같이 한량없는 최상의 음악을 한량없는 모든 중생에게 베풀어 주겠다’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이 열두 가지 미묘한 높은 서원이다.”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이 약사유리광불께서 염원하신 본원(本願)의 공덕이 이와 같으니, 내가 지금 너를 위하여 그 국토를 장엄한 일을 간략히 말해 주겠다. 이 약사유리광여래의 국토는 청정하여 오탁(五濁)이 없고, 애욕(愛欲)이 없으며, 의구(意垢)가 없다. 땅은 백은(白銀)과 유리로 되어 있고, 궁전과 누각은 모두 7보(寶)로 되어 있으며, 또한 서방의 무량수국(無量壽國)과 같아 다름이 없다. 두 명의 보살이 있으니, 한 사람은 일요(日曜)라고 이름하고, 또 한 사람은 월정(月淨)이라고 이름한다. 이 두 명의 보살이 차례로 부처가 될 것이니, 모든 선남자와 선여인들 역시 저 국토에 태어나기를 원해야 할 것이다.”
문수사리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부디 원하오니, 약사유리광여래의 한량없이 많은 공덕을 말씀하시어 중생을 요익케 하시고 불도를 얻게 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남자나 여인이 처음 뭇 악마를 깨뜨리고 정도(正道)에 들어와서 내가 말한 이 약사유리광여래의 이름을 들으면, 마가(魔家)의 권속들이 흩어져 달아날 것이다. 이처럼 한량없이 중생의 고통을 없애 줄 것이니, 내가 지금 그것에 대해 말하겠다.”
부처님께서 문수사리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서 어떤 사람은 죄와 복을 깨닫지 못하고 탐내고 아낄 뿐, 보시하면 금세와 후세에 그 복을 얻게 되리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세상 사람들이 어리석어 단지 탐내고 아낄 줄만 알아, 자신의 몸을 스스로 잘라서 먹을지언정 돈과 재물을 보시하여 후세의 복을 구하려 하지는 않는다. 세상에 또 어떤 사람은 몸에 옷을 걸치지 않고 먹지도 않는다. 이렇게 간탐(慳貪)이 심한 사람들은 죽은 후에 반드시 아귀나 축생에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내가 말한 이 약사유리광여래의 이름을 들으면, 근심과 고통에서 벗어나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니, 모두 신심을 내어 복을 구하고 죄를 두려워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사람이 머리를 달라 하면 머리를 주고, 눈을 달라고 하면 눈을 주고, 처(妻)를 구걸하면 처를 주고, 아들을 빌면 아들을 주고, 금은 진보를 구하면 모두 크게 보시할 것이다. 그리하여 일시(一時)에 환희하며 즉시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의 뜻을 낼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다시 어떤 사람이 부처님의 정계(淨戒)를 받고 명법(明法)을 준수하고 받드나 죄와 복을 알지 못하면, 비록 명경(明經)을 알지라도 중의(中義)에 미치지 못하고 중사(中事)를 분별하여 밝게 깨닫지 못하며, 스스로 교만하고 항상 어리석어 세상의 온갖 악마들과 함께 일을 하여 다시 속박되고 집착하면서도 깨닫지 못하고 그것을 행하며, 여자를 사모하는 은애(恩愛)의 정(情)에 집착하고, 입으로는 공(空)을 말하면서도 행하는 것은 유(有) 안에 있으되 깨닫지도 못하고, 또 스스로 알지도 못하면서 단지 남의 시비만을 따지고 들 뿐이다. 이러한 대중들은 모두 3악도(惡道)에 떨어질 것이나, 내가 말한 이 약사유리광불의 본원 공덕을 들으면, 환희하며 집을 버리고 사문이 되려고 하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세상에서 어떤 사람이 스스로 칭찬하기를 좋아하면 이는 모두 교만한 것이니 반드시 3악도에 떨어질 것이며, 후에 다시 사람이 부리는 소나 말이나 노예가 되거나 천민으로 태어날 것이다. 그리하여 그 힘에 부치는 무거운 짐을 싣고 다니느라 몹시 힘들고 피곤하여 죽게 될 것이다. 그러나 내가 말한 이 약사유리광불여래의 본원 공덕을 들으면 모두 일심으로 환희하며 뛸 것이다. 그리고 다시 겸손히 공경함으로써 곧 뭇 고통에서 해탈하여 길이 환락을 얻고 지혜가 총명할 것이다. 악도를 멀리 여의고 선처(善處)에 태어나 선지식과 함께 서로 만날 것이며, 다시는 근심과 고통 없이 모든 악마의 속박을 여의고 길이 안온함을 얻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세상의 어리석은 대중들은 이간질하며 싸우고 악한 말로 욕하고 다시 서로 혐오하고 원망한다. 그리하여 혹은 산신(山神)이나 나무 아래 있는 귀신이나 해와 달의 신이나 남두(南斗)와 북신(北辰)의 모든 귀신에게 가서 모든 주문으로 맹세하기도 하고, 혹은 사람의 명자(名字)를 만들거나 사람의 형상을 만들거나 부서(符書)를 만들어 서로 염도(厭禱)하면서 저주하는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내가 말한 이 약사유리광불의 본원 공덕을 들으면 양편이 화해하지 않는 일이 없을 것이니, 모두 자비로운 마음을 내어 나쁜 마음이 다 소멸되고 각각 환희하여 다시는 악한 생각을 하지 않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사부대중인 비구ㆍ비구니ㆍ청신사ㆍ청신녀가 항상 매달 여섯 번씩 재(齋)를 지내고 매년 세 번의 장재(長齋)를 지내거나, 혹은 밤낮으로 정진하고 일심으로 고행하며 서방의 아미타불국에 왕생하기를 원하되 밤낮으로 억념하기를 하루ㆍ이틀ㆍ사흘ㆍ나흘ㆍ닷새ㆍ엿새ㆍ이레를 하거나, 혹은 다시 참회하는 중에 내가 말한 이 약사유리광불의 본원 공덕을 듣는다면, 그 수명이 다하여 죽는 날 여덟 명의 보살이 올 것이다. 그 이름은 문수사리(文殊師利)보살ㆍ관세음(觀世音)보살ㆍ득대세(得大勢)보살ㆍ무진의(無盡意)보살ㆍ보단화(寶檀華)보살ㆍ약왕(藥王)보살ㆍ약상(藥上)보살ㆍ미륵(弥勒)보살이다. 이 여덟 명의 보살이 모두 날아와서 그 정신(精神)을 맞이하며, 8난(難)을 거치지 않고 연꽃 안에 태어나 자연히 음악 소리가 나는 그곳에서 서로 즐겁게 지낼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가령 수명이 저절로 다하여 임종하려는 날에 내가 말한 이 약사유리광불의 본원 공덕을 듣는다면, 명이 다한 후에 모두 위로 올라가 천상에 태어나게 되며 다시는 3악도를 거치지 않을 것이다. 만일 천상의 복이 다하여 밑으로 떨어져 인간으로 태어난다면, 반드시 제왕가(帝王家)의 아들이 되거나 혹은 호성(豪姓)의 장자나 거사 같은 부귀한 집안에 태어나되, 모두 단정하고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재주가 뛰어나고 용맹할 것이다. 만일 그가 여인이면 변화하여 남자가 될 것이며, 다시는 근심과 고통과 환난이 없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문수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약사유리광불ㆍ지진(至眞)ㆍ등정각(等正覺)을 칭찬하여 드러내 말하였으니, 그가 본래의 처소에서 닦아 모은 한량없는 행원의 공덕이 이와 같다.”
문수사리가 자리에서 일어나 무릎 꿇고 손을 모아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세상을 떠나신 후에 반드시 이 법으로써 시방의 모든 중생을 개화(開化)하여 그들이 이 경전을 받아 지니도록 하겠습니다. 만일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경을 좋아하며 받아 지니고 독송하여 선통(宣通)하고서 다시 전념(專念)하되 하루ㆍ이틀ㆍ사흘ㆍ나흘ㆍ닷새 나아가 이레에 이르도록 생각한 것을 기억하여 잊지 않으며, 좋은 흰 비단이나 종이에 이 경을 써 가지고 오색의 채색 비단으로 주머니를 만들어 그것을 넣는다면, 이때에는 모든 천(天)과 선신(善神)과 사천대왕(四天大王)과 용신(龍神)의 8부가 와서 호위할 것입니다. 이 경을 애경하고 날마다 예배한다면, 이 경을 지니는 사람은 횡사하지 않을 것이며 있는 곳마다 안온할 것입니다. 악한 기운이 소멸되고 모든 악마와 귀신 역시 해를 입히지 못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렇다, 그렇다. 네가 말한 것과 같다.”
문수사리가 말씀드렸다.
“천존(天尊)께서 하신 말씀은 훌륭하지 않은 것이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문수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선남자나 선여인 등이 발심하여 약사유리광여래의 형상(形像)을 만들어 공양하고 예배하며, 여러 색깔의 번개(幡蓋)를 드리우고 향을 사르며, 꽃을 뿌리고 노래하여 찬탄하며, 주위를 100바퀴 돌고 나서 제자리로 돌아와 단정히 앉아 사유하되, 약사유리광불의 무량한 공덕을 생각하거나, 만일 어떤 남자나 여인이 7일 낮과 7일 밤 동안 채식(菜食)하면서 장재(長齋)하고 약사유리광불에게 공양하고 예배한다면, 마음속으로 원하는 것을 획득하지 못하는 것이 없을 것이다. 장수하기를 구하면 장수하게 되고, 부유하기를 원하면 부유하게 되며, 안온하기를 구하면 안온하게 되고, 아들ㆍ딸을 원하면 아들ㆍ딸을 얻으며, 관직을 구하면 관직을 얻는다. 만일 죽은 뒤에 즐거운 천상에 태어나고자 한다면, 역시 약사유리광불ㆍ지진ㆍ등정각에게 공경히 예배하라. 만일 삼십삼천(三十三天)에 태어나고자 하는 이가 유리광불에 예경하면, 반드시 왕생할 수 있을 것이다. 만일 현명한 스승을 세세토록 만나고자 할 때에도 유리광불에게 공경히 예배하라.”
부처님께서 문수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시방의 묘락(妙樂) 국토에 태어나고자 한다면, 역시 유리광불에게 공경히 예배하라. 도솔천에 태어나 미륵(弥勒)을 보고자 할 때에도 유리광불에게 공경히 예배하라. 모든 삿된 도를 멀리하고자 할 때에도 유리광불에게 공경히 예배하라. 밤에 악몽을 꾸거나 새의 온갖 괴이한 울음소리가 들리거나 정신병[蜚尸]이 삿되게 어지럽히고 도깨비와 귀신에게 괴로움을 당할 때에도 유리광불에게 공경히 예배하라. 물이나 불에 타거나 떠내려 갈 때에도 유리광불에게 공경히 예배하라. 산골짜기에 들어가 호랑이나 늑대나 곰이나 지네[蒺䔧] 같은 모든 짐승이나, 코끼리나 용이나 살무사나 전갈 같은 온갖 여러 가지 부류가 악한 마음을 가지고 다가올 때 마음으로 유리광불을 생각하라. 그러면 산중의 여러 재난에 빠지더라도 해를 입지 않을 것이다. 다른 지방의 원적(怨賊)이나 도둑이나 악한 사람이나 원수나 빚쟁이가 와서 침해하려 할 때에도 마음으로 항상 유리광불을 생각하라. 그러면 해를 입지 않을 것이다.
선남자와 선여인이 유리광여래에게 공경히 예배하는 공덕으로 인해서 이루어지는 화보(華報)1)가 이와 같으니, 하물며 과보(果報)야 어떠하겠느냐. 그러므로 내가 지금 모든 사부대중들에게 유리광불ㆍ지진ㆍ등정각을 예배하여 섬기라고 권하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문수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를 위하여 약사유리광불에게 공경히 예배하는 공덕을 단지 간략히 말했을 뿐이다. 만일 내가 이 유리광불의 한량없는 공덕으로 인하여 모든 사람이 마음속으로 원하는 것을 얻게 되는 일을 자세히 말한다면, 1겁에서 1겁이 다하도록 하여도 이루 다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만일 자리에 누워 누렇게 떠서 시름시름 앓으며 지독한 병에 걸려 위중하되 해가 가고 달이 가도록 차도가 없을 때, 내가 말한 이 약사유리광불의 이름을 듣는다면, 병에 걸린 액난이 나아 없어지지 않는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오직 숙앙(宿殃)2)일 경우만은 청(請)하지 말라.”
부처님께서 문수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남자나 여인이 삼귀의ㆍ5계(戒)ㆍ10계(戒)ㆍ선신보살(善信菩薩)의 24계나 사문의 250계나 비구니의 500계나 보살계(菩薩戒)를 받고 나서 이 모든 계를 깨뜨렸다 하더라도, 지극한 마음으로 한결같이 참회하고 또 내가 말한 약사유리광불을 듣는다면, 끝내 3악도에 떨어지지 않을 것이며 반드시 해탈을 얻을 것이다. 만일 사람이 어리석어 부모나 스승이나 벗의 가르침을 받지 않고 부처님을 믿지 않으며, 경계(經戒)를 믿지 않고 성승(聖僧)을 믿지 않는다면, 반드시 3악도에 떨어질 것이나, 사람의 몸을 잃고 축생의 몸을 받았을 때 내가 말한 이 유리광불의 선원공덕(善願功德)을 듣는다면 곧 해탈을 얻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문수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 어떤 악한 사람이 비록 부처의 금계를 받았으나 일마다 어기고 범하여 혹은 무도(無道)하게 죽이고, 남의 재물을 훔치며, 속이고 거짓말하고, 남의 부인을 범하며, 술 먹고 싸우며, 이간질하고 악한 말을 하고 욕하며 남을 헐뜯고, 계를 범하여 악한 일을 하고, 또 귀신에게 제사지낸다면, 이와 같은 죄가 있으므로 지옥에 떨어지게 될 것이다. 그리하여 찢기고 잘리기도 하고, 불에 달궈진 구리기둥을 껴안기도 하고, 송곳이 있는 침상에 눕기도 하며, 쇠갈고리로 혀를 잡아 뽑히기도 하고, 끓는 구리물을 입에 들어붓기도 할 것이니, 이때 내가 말한 이 약사유리광불을 듣는다면 곧 벗어나지 않는 자가 없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문수에게 말씀하셨다.
“세상 사람들이 부귀한 사람이나 천한 사람이나 부처를 믿지 않고 경도(經道)를 믿지 않고 사문(沙門)을 믿지 않으며, 수다원(須陁洹)이 있는 줄을 믿지 않고 사다함(斯陁含)이 있는 줄을 믿지 않고 아나함(阿那含)이 있는 줄을 믿지 않고 아라한(阿羅漢)이 있는 줄을 믿지 않으며, 벽지불(辟支佛)이 있는 줄을 믿지 않고 10주(住) 보살이 있는 줄을 믿지 않으며, 3세(世)의 일이 있는 줄을 믿지 않고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계신 줄을 믿지 않고 본사(本師) 석가문불(釋迦文佛)이 계신 줄을 믿지 않으며, 사람이 죽어 신명(神明)이 다시 태어나는 것을 믿지 않고, 선한 사람은 복을 받고 악한 사람은 재앙을 받는 줄을 믿지 않는다면, 이와 같은 죄가 있으므로 반드시 악도에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내가 말한 이 약사유리광불의 이름을 들으면 모든 죄과가 자연히 소멸될 것이다.”
부처님께서 문수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선남자와 선여인이 내가 말한 이 약사유리광불ㆍ지진ㆍ등정각을 듣는다면 그 누가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의 뜻을 내지 않겠느냐. 후에 모두 부처가 될 것이다. 사람이 세상에 살면서 벼슬길에 오르지 못하고 생활을 잘 꾸려나가지 못하여 굶주리고 추위에 떨며 재난을 당하여 재산을 잃고 다른 방도가 없을 때 내가 말한 이 약사유리광불을 들으면 각각 마음속으로 원하는 것을 얻게 될 것이다. 벼슬이 모두 높게 올라가고 재물이 자연히 늘어나며 음식이 넉넉하고 모두 부귀하게 될 것이다. 만일 관리에게 붙잡히거나 악인이 죄를 덮어씌우거나 원수가 그 틈을 얻거나 하였을 때는 마음속으로 유리광불을 생각하라. 만일 남의 아내가 난산(難産)할 때에는 모두 이 유리광불을 생각하라. 그러면 아기가 곧 쉽게 출산될 것이며, 그 아기는 신체가 평정(平正)하고 모든 고통이 없고 6정(情)이 다 갖추어지고 총명하고 지혜로우며 수명이 길고 횡액을 당하지 않을 것이니, 선신(善神)이 옹호하여 악귀(惡鬼)가 그 머리를 핥지 못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 아난이 오른쪽에 있었다. 부처님께서 아난을 돌아보시고 말씀하셨다.
“너는 내가 문수사리를 위하여 말한 옛날 동방으로 10항하사만큼 떨어진 곳에 있던 약사유리광이라는 부처의 본원공덕(本願功德)을 믿느냐?”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예, 천중천(天中天)이신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니, 어찌 감히 믿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다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세상 사람들이 비록 눈[眼]ㆍ귀[耳]ㆍ코[鼻]ㆍ혀[舌]ㆍ몸[身]ㆍ뜻[意]이 있어 사람들이 항상 이 여섯 가지를 사용하나, 스스로 미혹한 까닭에 단지 세간의 마사(魔邪)의 말만을 믿고 지진(至眞)이 지성으로 세상을 구하고자 하는 간절한 말은 믿지 않는다. 이와 같은 대중들은 개화(開化)시키기 어렵다.”
아난이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세존이시여, 세상 사람들 중에는 악하여 거스르는 천한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만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경을 듣는다면, 사람들의 귀와 눈이 열리고 사람들의 병이 낫고 어두운 곳에 있는 사람들이 광명을 얻을 것이며, 사람들의 의심이 풀리고 사람들의 중죄(重罪)가 없어지고 천겁ㆍ만겁 동안 다시는 우환(憂患)이 없을 것입니다. 모두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이 약사유리광불의 본원 공덕으로 인해서 모두 안온할 것이며 그 복을 받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입으로는 좋다고 말하면서 너의 내심(內心)으로는 의심하여 내 말을 믿지 못하는구나. 아난아, 너는 그러한 생각으로 스스로 너의 공덕을 무너뜨리지 말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의 마음을 보고 내가 너의 뜻을 안다. 네가 그것을 알겠느냐?”
아난이 곧 얼굴을 땅에 대고 무릎 꿇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살펴보니, 천중천의 말씀과 같습니다. 제가 부처님께서 이 약사유리광께서 매우 존귀하시고 지혜가 높고 크시어 측량하기 어렵다고 하시는 말씀을 듣고는 잠시 의심하는 마음이 들었으나, 감히 사실대로 말씀드리지 못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너의 지혜가 좁고 본 것도 적고 들은 것도 적기 때문이다. 너는 내가 말한 깊고 묘한 법과 위없는 공(空)의 이치를 들었으니, 반드시 공경히 믿고 귀중히 여기는 마음을 내어라. 그러면 반드시 무상정진도(無上正眞道)에 이르게 될 것이다.”
문수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이 약사유리광여래의 한량없는 공덕을 이와 같이 살피지 못하니, 누가 이 말씀을 믿으려 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문수에게 대답하셨다.
“오직 백억의 모든 보살마하살이 이 말을 믿을 것이며 오직 시방 3세의 모든 부처님께서 이 말을 믿으실 것이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내가 말한 이 약사유리광불여래의 본원 공덕은 보기도 어렵거늘 하물며 어찌 들을 수 있겠느냐. 또한 말하기도 어렵고 베껴 쓰기도 어렵고 독송하기도 어렵다. 문수사리야, 만일 어떤 남자나 여인이 이 경을 믿고 받들어 지니고 독송하고 죽백(竹帛)에 쓰고 다시 다른 사람을 위하여 중의(中義)를 해설하여 줄 수 있다면, 이들은 모두 선세(先世)에 이미 도의(道意)를 낸 사람들이므로 이제 다시 이 미묘한 법을 듣고 시방의 무량한 중생을 개화(開化)하는 것이다. 반드시 알아야 한다. 이런 사람은 반드시 무상정진도에 이르게 될 것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부처가 된 이래, 태어나고 죽고 또다시 태어나고 죽고 하면서 여러 겁 동안 근심하고 고통스러워하였다. 그 동안 겪지 않은 일이 없었고 지나지 않은 일이 없었으며, 짓지 않은 일이 없었고 하지 않은 일이 없었으니, 이처럼 불가사의하였다. 하물며 다시 유리광불의 본원 공덕이겠느냐. 네가 의심을 내는 까닭도 또한 이와 같다. 아난아, 네가 부처가 말한 것을 들었으니 너는 진실로 믿고 의혹을 내지 말라. 부처는 지성(至誠)이어서 허위(虛僞)가 없으며 또한 두 말을 하지 않는다. 부처는 믿는 사람을 위해서 베풀어 줄 뿐, 의심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말하지 않는다. 아난아, 너는 조금 의심함으로써 대승(大乘)의 업(業)을 허물지 말라. 너는 앞으로도 마하연(摩訶衍)의 마음을 내야 할 것이니, 소도(小道)로써 너의 공덕을 허물지 말라.”
아난이 말씀드렸다.
“예, 명심하겠습니다. 천중천이시여, 제가 오늘부터 다시는 그러한 마음이 없을 것이니, 오직 부처님께서 스스로 저의 마음을 아실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은 모든 천궁택(天宮宅)을 비출 수 있다. 만일 3재(災)가 일어났을 때 어떤 천신이나 사람이 발심하여 이 유리광불본원공덕경(瑠璃光佛本願功德經)을 염한다면, 모두 그곳의 재난을 여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 경은 물이 범람하거나 가물어 균형이 없는 것을 없앨 수 있다. 이 경은 다른 지방의 역적을 없애 모두 단멸(斷滅)시킴으로써 사방의 오랑캐들이 각각 올바른 정치로 돌아가 서로 괴롭히지 않게 하고 나라끼리 서로 왕래하며 인민이 즐거워하게 할 수 있다. 이 경은 악성(惡星)의 변괴(變怪)를 없앨 수 있으며, 이 경은 독한 전염병을 없앨 수 있다. 이 경은 3악도의 고통인 지옥ㆍ아귀ㆍ축생 등의 고통을 없앨 수 있다. 만일 사람이 이 경전을 들을 수 있다면, 액난에서 해탈하지 못하는 일이 없을 것이다.”
이때 대중 가운데서 구탈(救脫)이라고 하는 한 보살이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단정히 하고서 손을 모아 합장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저희들은 오늘 불세존께서 ‘동방으로 10항하사의 세계를 지나 유리광이라고 하는 부처님께서 계신다’고 하신 말씀을 들었는데, 이곳에 모인 모든 대중들이 환희하지 않는 사람이 없습니다.”
구탈보살이 또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만일 남녀 친척 중에 약하고 피곤한 사람이 있어 병석에 누워 고통스러워하되 구호(救護)해 주는 이가 없다면, 제가 이제 대중스님들을 청하여 7일 밤낮 동안 한마음으로 재계하고 8금(禁)을 받들어 지니며, 하루 여섯때에 도를 행하고 마흔아홉 번 이 경전을 독송하라고 권하겠습니다. 그리고 7층의 등(燈)을 밝힐 것을 권하고, 또 오색의 명을 이어주는 신번(神幡)을 걸어놓으라고 권하겠습니다.”
아난이 구탈보살에게 말하였다.
“명을 잇는 번(幡)과 등(燈)은 어떤 규모로 합니까?”
구탈보살이 아난에게 말하였다.
“신번은 오색으로 49척이 되게 한다. 등도 역시 그 크기로 하되, 7층의 등은 1층마다 일곱 개의 등을 달고, 등은 수레바퀴와 같이 되게 한다. 만일 액난을 만나거나 옥에 갇혀 몸에 칼을 쓰고 족쇄를 찼을 때도, 오색의 신번을 만들고 마흔네 개의 등을 밝히고 여러 종류의 중생 마흔네 마리를 놓아 주어라. 그러면 위험한 액난을 넘길 수 있고 악귀에게 잡히는 모든 횡액이 없을 것이다.”
구탈보살이 아난에게 말하였다.
“만일 국왕이나 대신이나 모든 보상(輔相)이나 왕자(王子)나 비주(妃主)나 중궁(中宮)의 채녀(綵女)들이 고통스러운 병으로 괴로워할 때에도, 오색의 비단 번을 만들고 등을 밝혀 계속 밝게 하고 모든 생명을 구하여야 할 것이며, 여러 색의 꽃을 흩뿌리고 많은 명향(名香)을 사르려야 할 것이다. 왕은 억울하게 액을 당한 사람들을 용서하여 놓아 주어야 한다. 쇠사슬을 풀어주기만 하여도 왕이 그 복을 얻을 것이다. 그리하여 천하가 태평하고 때맞춰 비가 내려 인민이 기뻐할 것이며, 악한 용이 독을 거두어 병으로 고통 받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사방의 오랑캐들이 반역하여 해치려는 마음을 내지 않고 나라끼리 서로 왕래하며, 자심(慈心)으로 서로를 대하여서 원망하여 해치려는 마음이 없을 것이며, 4해(海)가 노래하며 왕의 덕을 칭탄할 것이다. 이 복록(福祿)을 타고 뜻하는 대로 태어나 부처님을 뵐 것이며, 법을 듣고 가르침을 믿고 받아, 이 복보(福報)로써 무상도에 이를 것이다.”
아난이 또 구탈보살에게 물었다.
“목숨을 이을 수 있습니까?”
구탈보살이 아난에게 대답하였다.
“내가 세존의 말씀을 듣고서, 모든 횡액(橫厄)이 있을 때는 번개(幡蓋)를 만들어 그 복을 닦도록 권하였다.”
또 아난에게 말하였다.
“예전에 사미(沙弥)가 개미를 구해주고 복을 닦은 까닭에 그 수명이 다하도록 다시는 고난을 받지 않았으며 몸이 건강하였다. 복덕의 힘이 강해서 그렇게 된 것이다.”
아난이 이어 다시 구탈보살에게 물었다.
“횡액에는 몇 가지 종류가 있습니까?”
구탈보살이 아난에게 대답하였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횡액은 무수히 많으나, 간추려 말한다면 큰 횡액에는 아홉 가지가 있다. 첫째는 병에 걸리는 것이고, 둘째는 구설(口舌)에 걸리는 것이며, 셋째는 관가에 끌려가는 것이다. 넷째는 몸이 약하고 복이 없으며 또 계를 완전히 지니지 못해 귀신에게 틈을 주게 되는 것이고, 다섯째는 도적에게 빼앗기는 것이다. 여섯째는 물난리나 불난리를 만나 타거나 표류하는 것이고, 일곱째는 여러 금수(禽獸)에게 잡아먹히는 것이다. 여덟째는 원수가 부적을 써서 염도(厭禱)하여 삿된 신에게 끌려가게 되는 것이니, 아직 그 복을 받지 못하고 단지 그 재앙만을 받아 먼저 죽은 조상이 끌고 가는 것도 역시 횡사(橫死)라고 이름한다. 아홉째는 병이 들어 낫지 않는 것이니, 복을 닦지 않아 탕약이 듣지 않고 침과 뜸도 소용이 없고 좋은 의원을 만나지 못해 병으로 괴로워하다가 죽게 되는 것이다. 또 세간의 요사스러운 스승을 믿는 것이니, 벌벌 떨게 하여 오한과 열이 나게 하고 말마다 망령되어 화복(禍福)을 이야기하면, 침범당한 사람은 대부분 마음을 스스로 바르게 하지 못하여 스스로 정(定)하지 못하고 점을 쳐서 화를 찾고는, 돼지ㆍ개ㆍ소ㆍ양 같은 온갖 중생을 죽여 신명(神明)에게 풀어달라고 아뢰고, 모든 요사한 도깨비와 귀신을 불러 복조(福祚)를 구걸하며, 청하고 오래 살기를 바라나 끝내 얻지 못한다. 어리석고 미혹하여 전도된 견해로 삿된 것을 믿었기에 죽어서 지옥에 들어가 그 속에서 전전하며 해탈할 때가 없게 된다. 이것을 아홉 가지 횡액이라고 이름한다.”
구탈보살이 아난에게 말하였다.
“세상 사람이 시름시름 앓는 병에 걸려 위독하여 몸져눕고는 살려 해도 살 수 없고 죽으려 해도 죽을 수 없어 온갖 고초에 시달리면, 이런 병자는 혹 전세(前世)에 악업을 지은 죄과가 초래한 것이고 앙구(殃咎)가 이끌어 들인 것이니, 그러므로 그렇게 된 것이다.”
구탈보살이 아난에게 말하였다.
“염라왕(閻羅王)은 이승의 명부[名籍] 기록을 주관하여 다스린다. 만일 사람이 모든 비법(非法)을 악하게 짓고 효순(孝順)하는 마음이 없고 5역을 짓고 삼보를 깨뜨려 없애고 군신(君臣)의 법이 없다면, 또 어떤 중생이 5계를 지니지 않고 올바른 법을 믿지 않고, 설사 받았더라도 헐뜯거나 범하기를 자주한다면, 이 지하(地下) 귀신과 틈을 엿보는 자가 5관(官)에게 고하여 올릴 것이다. 5관은 죽을 경우를 제외하고는 살려놓고 헤아리고 살펴서 정신(精神)을 기록하나, 시비(是非)는 판정하지 않는다. 만일 이미 확정했으면 염라에게 고하며 염라가 감찰하여 죄의 경중에 따라 살펴 다스린다. 세상에 시름시름 병을 앓아 위독하나 죽지 않고, 한번 죽었다 한번 살아났다 하는 것은 그 죄와 복을 미처 헤아리지 못한 채, 그 정신만을 기록한 것이 저 왕의 처소에 혹 7일이나 14일이나 21일이나 49일 동안 있기 때문이다. 명부가 정해지면 그 정신을 그 몸 안에 되돌려 보내며 마치 꿈속에서처럼 선악(善惡)을 보게 될 것이다. 그 사람이 만일 명료한 사람이라면 죄와 복을 믿을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지금 모든 사부대중에게 명을 잇는 신번(神幡)을 만들고 마흔아홉 개의 등을 밝히고 모든 생명을 놓아주라고 권하는 것이다. 이 번과 등과 방생한 공덕으로 저 정신으로 하여금 고통을 벗어나게 하고 금세에도 후세에도 액난을 만나지 않게 할 것이다.”
구탈보살이 아난에게 말하였다.
“여래 세존께서 이 경전의 위신과 공덕과 이익이 적지 않다고 말씀하시자, 자리에 앉아 있던 귀신 중에 열두 명의 신왕(神王)이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 계신 곳으로 가서 무릎 꿇고 합장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리기를 ‘저희들 열두 명의 귀신이 어느 곳에서나 보호하겠습니다. 성읍이나 취락이나 고요한 숲속에서 사부대중들의 제자가 이 경을 독송하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라고 하였다.”
아난이 물었다.
“그 이름이 무엇입니까? 저를 위하여 말씀하여 주십시오.”
구탈보살이 말하였다.
“관정장구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신의 이름은 금비라(金毗羅)이고, 신의 이름은 화기라(和耆羅)이고, 신의 이름은 미거라(弥佉羅)이고, 신의 이름은 안타라(安陁羅)이고, 신의 이름은 마니라(摩尼羅)이고, 신의 이름은 송림라(宋林羅)이고, 신의 이름은 인지라(因持羅)이고, 신의 이름은 바야라(波耶羅)이고, 신의 이름은 마휴라(摩休羅)이고, 신의 이름은 진타라(眞陁羅)이고, 신의 이름은 조두라(照頭羅)이고, 신의 이름은 비가라(毗伽羅)이다.”
구탈보살이 아난에게 말하였다.
“이 모든 귀신들이 거느린 각각의 7천 명의 권속들이 모두 다 손을 모으고 머리 숙여 불세존께서 이 약사유리광여래의 본원 공덕을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모두 일시에 귀신의 형상을 버리고 사람의 몸을 받았다. 그리고 길이 벗어나서 뭇 고통이 없게 되었다. 만일 사람이 병이 위급한 액난을 당한 날에는 오색의 실로 그 명자(名字)를 묶고, 원하는 대로 얻고 난 뒤에는 묶은 것을 풀어 사람들이 복을 얻게 하여야 한다. 관정장구의 법은 반드시 이와 같이 하라.”
그리고 곧 주문을 송하였다.
나무비셰 차구 노볘유리야 바바하라사야 다냐타 비셰차비셰차 사
南謨鼻煞所界反下同遮俱 嚧吠琉璃耶 鉢波喝邏社耶 哆姪他 鼻煞遮鼻煞遮 娑
바아디 사바하
婆揭帝 薩婆訶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실 때 비구승 8천 명과 모든 보살 3만 6천 명과 모든 천룡팔부의 대왕이 환희하지 않는 자가 없었다.
아난이 자리에서 일어나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연설하신 이 법을 무엇이라고 이름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경에는 세 개의 이름이 있다. 첫째는 약사유리광불본원공덕(藥師瑠璃光佛本願功德)이라 이름하고, 둘째는 관정장구십이신왕결원신주(灌頂章句十二神王結願神呪)라고 이름하고, 셋째는 발제과죄생사득도(拔除過罪生死得度)라고 이름한다.”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시기를 마치시자, 대중 인민이 예배드리고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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