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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920 불설광명동자인연경(佛說光明童子因緣經) 3권

by Kay/케이 2024. 10.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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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불설광명동자인연경(佛說光明童子因緣經) 3

 

불설광명동자인연경 제3권


시호 한역
권영대 번역


그때에 존자 10력(力) 가섭은 다니다가 이 보배 발우를 둔 데에 이르러 이것을 보고 곧 광명 장자의 집으로 가서 장자에게 물었다.
“당신이 보배 발우를 길 왼편에 두었으니 어디에 쓰실 것이오?”
광명 장자는 곧 전의 인연으로써 존자에게 자세히 아뢰었다.
이때 10력 가섭은 이렇게 생각하였다.
‘내가 들으니, 선현 장자 외도를 믿어서 먼저 살생의 업을 지었으며 광명 장자는 이제 이 땅에서 복된 일을 지었다고 하니, 이제 나는 이 발우를 버리고 가선 안 되겠다. 마땅히 신통의 힘을 나투어서 광명 장자로 하여금 뜻한 소원을 채워 주자.’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신통의 힘으로 오른팔을 펴니 비유하면 장자가 팔 굽혔다가 펴는 잠깐 사이에 그 보배 발우를 취해서 갖고 돌아왔다.
그때에 여러 비구들은 10력 가섭이 발우를 갖고 왔음을 보고 함께 아뢰었다.
“존자여, 당신은 어느 곳에서 이 발우를 얻었습니까?”
10력 가섭은 앞의 일로 여러 비구들에게 말했다.
그때에 여러 비구들은 다시 아뢰었다.
“존자여, 당신은 이 발우를 위해서 신통의 힘을 나투었으니 법의 규칙[法儀]에 맞습니까?”
10력 가섭은 대답하였다.
“여러 비구들이여, 법의 규칙에 맞건 법의 규칙에 맞지 않건 내가 벌써 행하였으니 이제 뭐라 하겠소.”
그때에 여러 비구들은 그 일을 가지고 부처님께 아뢰자,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때와 곳이 아니거나 옳은 이익이 없거든 번번이 신통의 힘 등을 나타내서는 안 된다. 나툰 바가 마땅하지 못하면 반드시 과실이 생기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 곧 신통의 힘으로써 네 개의 발우를 변화해 내셨는데 첫째는 금이요, 둘째는 은이요, 셋째는 폐유리(吠琉璃)요, 넷째는 파지가(頗胝迦)였다.
이 네 발우를 변화해 내시고 또 네 발우를 변화해 내셨으니, 첫째는 구리요, 둘째는 붉은 구리요, 셋째는 흰 구리요, 넷째는 나무였다.
이렇게 변화해 내시고는 앞의 네 발우를 가져다 차례로 펴시고 뒤의 네 발우를 가져다 또한 펴셨는데, 발우마다 가장 좋은 음식과 향과 약을 가득 채우시고 한 곳에 놓아두시고는 비구들로 하여금 맞는 것을 뜻대로 갖게 하셨으며, 나중에 부처님께서 신통의 힘을 거두심에 발우 또한 나타나지 않았다.
후에 광명 장자는 하늘의 뛰어난 복으로 좋은 상서가 나타났고 기이한 일들이 때때로 저절로 생겼다.
이때 왕사성과 첨파국(瞻波國) 두 지경(地境) 가운데 푯대 기둥[標記柱]이 서 있었는데 채색으로 장식되었고 밑에는 두 발우가 있었으니 하나는 쇠요 하나는 옹기였다. 이 발우는 전에 가지(加持)된 것으로서 이 두 경계에 놓여 졌으며 멀지 않은 데에 한 조세관[稅場]이 있어서 모든 상인들이 조세[王物]를 바쳤다. 한 세관원[守稅人]이 있었는데 여러 아들과 권속과 재물은 풍족하였으나 선(善)을 행하지 아니하였다.
그는 세관[稅場]에서 갑자기 죽어서 나쁜 큰 야차(夜叉)가 되어 역시 거기에 있으면서 세관을 지켰는데, 어느 날 밤 여러 아들의 꿈에 야차가 말했다.
“거기 푯대 기둥[標記柱] 위에 하나의 큰 방울을 달아서 세관을 지나는 모든 상인들 중 만약 조세 바칠 물건이 있으면서도 숨기고 바치지 아니하면 그 방울이 저절로 흔들릴 것이다. 그러면 세관원은 알고서 곧 서둘러 다시 모으고 거듭 수색하여 조세를 받고서 놓아 주라.”
여러 아들들은 꿈을 꾸고는 이튿날 아침에 곧 권속을 데리고 세관 곁에서 그 기둥을 찾아 꿈꾼 대로 기둥 위에 방울을 달았다.
그때 첨파국에 집에서 사는 바라문이 있었는데 이름이 만영달모(曼▼(寧*也)怛謨)였다. 상업[貿易]으로 직업을 삼았는데 어느 때 자기 아내와 함께 있을 때였다.
아내는 남편에게 말했다.
“당신과 함께
집안 살림을 계획합시다. 돈을 벌어서 살림[所須]을 장만해야지, 어찌 편안히 일거리[營作]가 없어서 되겠습니까?
당신은 지금 시장에 가서 발이 아주 고운 실을 사오시오. 내가 흰 모직천을 짤 터이니 당신이 그것을 가지고 장사한다면 어찌 이익이 없겠습니까?”
그때에 바라문은 아내의 말대로 사 가지고 돌아왔다. 아내는 곧 베틀을 차리고 다음에 펴서[敷置] 그 천을 짜는데 발이 가늘고 부드러워 아름답기 짝이 없었으며 날실과 씨실의 올이 곱고 독특하고 고르게 짰다. 이렇게 힘들여서 그 모직천을 짜내고 곧 남편에게 말했다.
“이제 이 횐 모직천은 아주 아름답고 가늘고 부드러우니 값이 천 금짜리입니다. 당신이 갖고 나가셔서, 천 금에 사려는 이가 있거든 주시고 천 금 밑으로 보거든 당신은 돌아다니면서 수다를 떠시오.
‘이 곳엔 이 좋고 가는 천을 아무도 아는 이가 없구나.’
이렇게 외치고는 곧 들고 다른 곳으로 가서 파시오.”
그때에 만영달모 바라문은 아내의 말대로 그 가는 천을 가지고 시장에 들어가 팔아보았으나 끝내 천 금에 사는 이가 없었다. 그는 아내가 말한 것을 기억하고 그 말을 외쳤다.
“첨파 큰 성에서 이 가는 모직천을 아무도 알지 못하네.”
이렇게 외치고는 갖고 돌아와서 아내와 함께 의논하였다
“여기서는 이 값을 주는 이가 아무도 없으니 다른 나라로 가면 반드시 아는 이가 있을 것이오.”
그리고는 서로 작별하였다.
그때에 바라문은 다시 그 전에 것과 똑같이 짠 새 천 한필[段]을 보태어 일산 자루 속에 함께 넣고 상인들을 따라 숨기고 다녔다.
차츰 본국을 벗어나 왕사성을 가는데 세관이 있는 국경을 지나게 되었다. 모든 상인들은 거기에 이르러서 가진 물건들을 한 군데 내놓아 모았다.
그때에 세관원은 차례로 검사하였고
모든 상인들은 각기 조세 바친 물건을 내어 놓았으나 그 가운데 만영달모 바라문만은 전에 자루 속에 넣어둔 모직천을 숨긴 채 바치지 아니하고 혼자 한 쪽에 있었다.
이때 세관 옆에 세워진 푯대 기둥에 달린 방울이 저절로 울렸다. 그리하여 세관원은 곧 무리 가운데에 탈세한 이가 있는 줄 알고 곧 상인 우두머리에게 말했다.
“지금 이 기둥 위의 방울이 절로 울었소. 바람에 흔들린 것도 아니요, 사람이 흔든 것도 아니오. 나는 벌써 확실히 알고 있소. 당신네 무리 가운데에 누군가 물건을 숨겨두고 조세를 안 바친 이가 있소.”
그리하여 세관원은 곧 모두 불러 모으고 다시 검사하였다.
“여러분 중에서 누가 조세 바칠 물건을 숨기고 바치지 않았는지 모릅니까?”
그때에 모든 장사치들은 서로서로 알아보았으나 조세물이 없었으므로 다들 앞으로 가려고 하였는데 방울이 또 울었다. 이렇게 하기를 서너 번 숨겼는가를 여러 번 자세히 검사하였으나 세금을 숨긴 물건이 없었다.
상인 우두머리는 세관원에게 말했다.
“우리들 가운데엔 조세물을 숨긴 이가 없습니다. 필시 다른 사람들이 몰래 숨기고 앞서 간 모양입니다.”
이렇게 말한 뒤 모두는 함께 의논하였다.
“아마도 이 바라문이 조세물을 숨긴 모양이다.”
나중에는 세관원이 만영달모 바라문 곁에 달라붙어서 가지 않고 굳이 조세물을 찾았다.
그때에 바라문은 말했다.
“당신은 무슨 까닭으로 눈치 보며 달라붙느냐? 당신은 이미 나에게 실제 로 물건이 없다는 것을 보지 않았소. 만약 조그만 물건이라도 숨기고 조세 바치지 않는 것이 있다면 가진 대로 모두 털어서 조세로 바치겠소.”
이 말을 마치자 방울이 또 소리를 내었다.
이때에 세관원은 이 바라문에게만 선선이 검사하다가 꾸짖으며 말하였다.
“바라문이여, 당신 어찌하여 조세품을 굳이 숨기고
선뜻 바치지 않소. 당신은 지금 저 방울 소리가 자주 울리는 것을 듣지요. 이 이상한 일을 당신은 알아야 하오. 저 기둥 밑엔 틀림없이 천신이 있어서 지키니 당신은 마땅히 물건을 내어서 스스로 허물을 저지르지 마시오.”
바라문은 말했다.
“천신이 돕다니 나는 이 사실을 믿겠습니다.”
말하고는 일산 자루 속에서 흰 모직천을 내어 세관원에게 보이면서 말하였다.
“이것이 내가 숨겼던 조세품이니 당신은 받으시오.”
이때에 세관원은 그 모직천을 받고 나서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왕에게 보내지 못했으니 내가 받을 것이 아니라 천신에게 바칩시다.”
그리고는 모직천을 가져다 기둥에 걸고 다시 바라문에게 말했다.
“내가 이미 모직천을 걸어서 저 천신에게 바쳤으니 당신이 혹시 원한다면 가지시오.”
그때에 바라문은 곧 그 모직천을 걷어가지고 앞으로 가다가 한 조용한 곳에서 역시 전처럼 일산 자루 속에 넣어 숨기고 갔다. 차츰 왕사성에 들어가자 바라문은 그 모직천을 내어 펴서 시장에다 놓고 누가 천 금을 내고 사가기를 기다렸다.
이렇게 두루 돌아다녔지만 끝내 천 금에 사겠다는 이가 없었다.
그리하여 바라문은 큰소리로 외쳤다.
“왕사 큰 성에서 아무도 이렇게 묘하고 가는 모직천을 알아보는 이 없네.”
이렇게 외칠 때에 광명 장자는 보배로 장식한 코끼리를 타고 왕궁에서 자기 집으로 돌아가는 참이었는데 마침 이 소리를 듣고 깜짝 놀라 잠깐 멈추고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당신은 어찌하여 이 성에서 경박한 말을 하는가?”
바라문은 대답이 없었다.
광명 장자는 말하였다.
“당신은 이 일의 원인을 말하시오.”
바라문은 말하였다.
“나는 본국에서 이 두 필의 아주 아름답고 가는 모직천을 가지고 와서 장사를 합니다. 누가 나에게 천 금에 산다면
곧 주겠는데 두루 다녔으나 그 값을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광명 장자는 말하였다.
“당신은 갖고 오시오. 내가 잠깐 구경하겠소.”
이때에 바라문은 곧 장자를 따라서 집으로 갔으며, 이내 그 모직천을 펴서 장자에게 보였다. 장자는 보자 곧 알아보고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하나는 새것이고 하나는 묵은 것이니 묵은 것은 5백 금만 주겠소.”
바라문은 말했다.
“장자께서 주신다는 그 값이 맞지 않습니다.”
광명 장자는 말했다.
“내가 지금 보여 주겠소. 이 묵은 것은 빨아야 새것이 될 거요.”
장자는 곧 묵은 모직천을 갖고 누각 위에 올라가서 공중에서 밑으로 떨어뜨리니 그 묵은 것은 무거워서 빨리 땅에 떨어졌다.
광명 장자는 다시 바라문에게 말하였다.
“나머지 새 모직천도 내가 보여 주리다.”
바라문은 곧 새 모직천을 장자에게 주니 장자는 보고 또 앞처럼 공중에서 밑으로 떨어뜨렸다. 그 모직천은 무게가 가벼워 조금 천천히 땅에 떨어졌다.
바라문은 곧 믿음이 갔으므로 이렇게 말했다.
“광명 장자께서는 큰 위력이 있습니다. 이제 이 가는 모직천을 새 것이든 묵은 것이든 다 당신에게 드리되 값은 받지 않겠으니, 당신은 받으시오.”
장자는 대답하였다.
“나의 집은 큰 부자요. 당신은 곤란하거늘 어찌 명목 없이 이 물건을 받겠소. 내가 이제 각기 천 금씩 줄 터이니 두 모직천을 내게 파시오.”
그때에 바라문은 그 값을 받았으며 갖고 본국으로 돌아갔다.
광명 장자는 먼저 묵은 모직천은 집의 하인에게 주었으며, 뒤에 새 모직천은 스스로 수건을 만들어서 늘 사용하였다. 그 뒤에 광명 장자는 그 수건을 쓴 뒤에 볕을 쪼였다.
이때에 빈바사라왕은 신하들에게 에워싸여 전(殿)에 오르려고 하는데 갑자기
거센 바람에 수건이 날려 왕의 앞에 떨어졌다.
그때에 빈바사라왕(頻婆娑羅王)은 시종하는 신하에게 말하였다.
“이렇게 가는 모직천이 어디서 왔느냐? 왕이라야만 사용할 만하구나.”
시종하는 신하가 아뢰었다.
“대왕이여, 일찍 들으니 전륜성왕이 왕위에 오르면 7일 동안을 하늘이 황금을 내린다고 합니다. 왕께서 지금 왕통에 오르셨으니 하늘이 가는 모직천을 내리셨으며 뒤에 오래지 않아 또한 반드시 황금을 뿌릴 것입니다.”
왕이 말하였다.
“너희들은 모르느냐? 나는 부처님의 기별을 듣되 광명 장자는 인간 가운데 태어나 하늘의 수승한 복을 받으리라고 말씀하셨는데, 지금 이 가는 모직천은 반드시 그의 물건이 바람에 날려 여기 온 것일 터이니 그 사람을 불러서 돌려줌이 옳다.”
이때에 광명 장자는 곧 왕 앞에 이르렀다.
왕은 말하였다.
“전에 부처님께서 너에게 수기하시기를 인간 중에서 하늘의 수승한 복을 받으리라고 하셨으니 지금 이 가는 모직천은 틀림없이 너의 물건일 것이다. 이제 너에게 돌려주노라.”
이때에 광명 장자는 몸을 구부리고 팔을 펴서 그 모직천을 받았다. 받고 보니 바로 자기 것이었다. 곧 왕에게 아뢰었다.
“이것은 곧 저의 집에서 쓰던 깨끗한 수건이온데 마침 햇볕을 쪼이려다가 바람에 불려 여기 왔습니다. 사실이 그러하옵니다.”
왕이 말하였다.
“장자야, 부처님께서 너에게 수기하시되 하늘의 수승한 복을 받아 상서로 움이 나타난다고 하시더니 부처님 말씀이 참되시기가 이와 같구나.”
다시 장자에게 말했다.
“너는 이제 수승한 형편이 이러하거늘, 어찌하여 너의 집으로 나를 청하여 한번 잠깐 구경하도록 하지 않느냐?”
장자는 아뢰었다.
“바라옵건대 왕께서는 지금 저의 집으로 행차하소서.”
“장자여, 네가 먼저 돌아가서 갖은 음식을 준비하여라.”
“대왕이시여, 하늘 복을 받은 이는 일부러 만들지 않더라도 저절로 준비되오니 왕께서는 행차에 임하소서.”
그때에 빈바사라왕은 신하들에게 에워싸여서 광명 장자의 집으로 갔으며 장자는 앞에서 인도하였다.
왕은
집에 이르렀는데 바깥문에서 문 지키는 계집종을 보았는데 얼굴빛과 몸매가 유달리 아름다웠다. 왕은 잠깐 멈추었다. 장자가 아뢰었다.
“대왕이여, 어찌하여 멈추시고 나아가시지 않으십니까?”
“장자여, 너의 아내를 보려고 잠깐 멈추었노라.”
“그녀는 저의 아내가 아니옵고 문 지키는 계집종이옵니다.”
왕은 곧 나아가다가 가운데 문에 이르러서 또한 문지기 계집종을 보고 역시 나아가지 아니하였다.
“왕이시여, 어찌하여 멈추시고 나아가지 않으십니까?”
왕은 앞에서처럼 대답하였다.
장자는 아뢰었다.
“이는 저의 아내가 아니라 역시 중문지기 계집종이옵니다.”
왕은 곧 나아가서 중문에 들어갔는데 마니보로 된 땅 위에 벌레와 고기와 물 흐르는 모양을 보고 왕은 이것이 못인 줄로 여기고 거기서 또 잠깐 멈추었다.
“대왕이시여, 어찌하여 머무시고 나아가시지 않습니까?”
“이곳에 물이 있기에 가지 않노라.”
“대왕이시여, 거기는 물은 없습니다. 마니보로 이루어진 땅입니다.”
“장자야, 보배 땅이라면 어찌하여 여러 벌레와 물고기와 물이 흐르는 모양이 있느냐?”
“대왕이시여, 위의 도는 바퀴에 벌레와 고기들의 모양을 새긴 것이 밑에 있는 마니보의 빛에 비치어서 그렇습니다.”
왕은 이렇게 설명을 들었으나 오히려 믿어지지 아니하여 곧 자기의 반지를 빼어서 땅에 던지니 반지가 부딪쳐서 소리가 났다. 그때야 왕은 마니보 로 된 땅임을 믿었다.
이때에 빈바사라왕은 방으로 들어가서 사자좌에 앉았으며, 그때 장자의 아내가 나와서 왕 앞에 절하고 눈물을 흘렸다.
왕은 물었다.
“장자여, 너의 아내가 어찌하여 나를 보고 눈물을 드리우는가?”
장자는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아내가 왕께 절하고 어찌 감히 눈물을 흘리겠습니까? 다만 왕께서 입고 계신 옷에 배인 나무 연기가 눈을 쏘였기 때문에 갑자기 눈물이 흘렀나 봅니다.
대왕이시여, 하늘 복을 받은 이가 먹고 마시려 하면 여의보(如意寶)가 저절로 납니다.”
이때에 빈바사라왕은 장자의 집에서 7일을 지났으나 왕궁에 돌아올 것을 잊었다. 이때에 모든 대신들은 함께 아사세(阿闍世) 태자의 처소에 가서 아뢰었다.
“태자시여, 왕께서 광명 장자의 집에 계신 지 7일이 지났습니다. 나라의 정사에 방해되오니 태자께서 가셔서 왕께 청하여 환궁하도록 하셔야 되겠습니다.”
이때에 아사세 태자는 곧 광명 장자의 집에 가서 부왕에게 아뢰었다.
“왕께서는 어찌하여 왕궁에 돌아가시기를 잊으시어 나라 정사에 방해되게 하십니까?’
왕은 말하였다.
“내가 이 집에 있은 지 겨우 하루가 지났다. 나라에 정사가 있으면 너는 어찌하여 잠깐 나를 대신해서 다스리지 못하느냐?”
태자는 아뢰었다.
“부왕께서는 이 집에 계신 지 7일이 이미 지난 줄을 아셔야 합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광명 장자를 돌아보면서 물었다.
“사실인가?”
장자는 아뢰었다.
“실은 그러하옵니다. 이미 이레가 지났습니다.”
왕이 말하였다.
“장자여, 너의 집에서는 어떤 모양을 보고 밤과 낮을 분별하느냐?”
장자는 아뢰었다.
“꽃이 피고 오므라짐으로 밤낮을 분별하며, 이상한 새가 울지 않음으로 밤낮을 분별하며, 마니보 구슬이 빛을 나타내고 내지 않음으로 밤낮을 분별하오나, 혹 꽃이 오므라졌어도 밤이 아닌 때가 있으며 꽃이 피었어도 낮이 아닌 때가 있으며, 구슬 빛이 숨었어도 밤이 아닌 때가 있으며 구슬 빛이 나타났어도 낮이 아닌 때가 있으며, 이상한 새가 잠잠한데도 밤이 아닌 때가 있으며 이상한 새가 화답하여 울더라도 낮이 아니기도 합니다.”
그때에 빈바사라왕은 이 말을 듣고 광명 장자에게 말하였다.
“나는 부처님 말씀이 진실하여 거짓이 없다는 것을 믿겠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네가 인간에 나타나서 하늘의 수승한 복을 받는다는 그 일이 여실하구나.”
그때에 빈바사라왕은 말을 마치고
장자의 집을 나왔다.
아사세 태자는 장자의 집을 나올 때에 몰래 선환(扇桓)이란 마니보 구슬을 훔쳐서 시종에게 주었는데 왕궁에 돌아와서 그를 불러서 말했다.
“아까 내가 네게 준 마니보 구슬을 가져 오라. 내가 보려 한다.”
시종은 손을 펴서 태자에게 바치려 하였으나 그 구슬이 보이지 아니하여 곧 아뢰었다.
“그 구슬을 어디에서 잃었는지 알지 못하겠습니다.”
이때 태자는 곧 시종을 불러서 매를 때렸다.
광명 장자는 하늘 복의 힘으로써 곧 그 일을 알고서 태자에게 물었다.
“어찌하여 이 시종을 때리십니까?”
태자는 대답하였다.
“내가 아까 당신의 집에서 마니주를 훔쳐서 이 시종에게 주었는데 이제 느닷없이 숨기오. 내가 이미 훔친 것을 이 자가 다시 훔쳤으니 그 죄는 더욱 크오. 그래서 매를 때리는 거요.”
장자는 아뢰었다.
“당신이 나의 구슬을 가져간 것을 도둑이라 할 수 없고, 이제 이미 보이지 않는 것 역시 남이 도둑질한 것이 아닙니다. 그 구슬이 지금 도로 저의 집에 있습니다. 왜냐하면 하늘의 복을 받은 이라야 쓸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태자께서 만약 따로 갖고 싶다면 전부 당신께 드리겠습니다. 나는 아끼는 것이 없습니다.”
이때에 아사세 태자는 마음에 의심을 내었다.
‘나는 지금 이 장자에 대해서 아직 갖기를 바라지 말고 장래에 아버지 빈바사라왕이 죽은 뒤에야 그에게 재산이랑 보배랑 온갖 물건을 요구하자.’
이렇게 생각하고는 아사세 태자는 제바달다와 더불어 괴상한 꾀를 짜서 부왕의 목숨을 해쳤으며, 나중에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스스로 정수리에 물 부어 왕위에 오르고는 곧 광명 장자를 불러서 말하였다.
“장자는 나의 형이라고 할 수 있소. 그대의 집에 가서 함께 살고 싶으니 필요한 것은 그대가 나에게 주어야 하오.”
이때에 광명 장자는
이렇게 생각하였다.
‘빈바사라왕은 바른 법으로 세상을 다스렸는데, 이 사람은 사납고 모질며 더구나 패역하여 자기 아버지를 살해하고 저 스스로 정수리에 물 부어 왕위에 앉았으며 지금 내 앞에서 속임말을 하여 내 집을 차지하려고 하니 순순히 따라야지, 만약 그를 어기다간 반드시 그 때문에 나의 가족이 무너지리라.’
이렇게 생각하고 아뢰었다.
“대왕이여, 나는 당신이 마음에 반드시 요구하는 것을 압니다. 나의 집에 오셔서 필요한 모든 것을 뜻대로 쓰시오. 나는 후에 왕궁으로 가겠습니다.”
아사세왕은 말하였다.
“그렇게 한다면 매우 좋소.”
이렇게 의논한 뒤 왕은 먼저 장자의 집으로 갔으며, 장자는 왕궁으로 왔는데 장자가 가졌던 하늘 사람의 길하고 상서로운 좋은 모양과 보배 광에 모든 물건은 장자가 온 곳으로 다 따라 이르렀다.
그 아사세왕은 장자의 집에서 보배 광이 일곱 번 나타났다가 일곱 번 사라지는 것을 보고 이렇게 생각하였다.
‘이제 이 집안에 보배로 간직되어 있는 모든 물건들이 반드시 장자를 따라가서 내가 가질 수 없을 터이니 나는 이제 특별한 다른 꾀를 써야겠다. 몰래 극히 흉악한 몇 사람을 한 수레에 태어 보내 광명 장자에게 가서 진보(珍寶)들을 훔쳐야지.’
그들은 도착해서 교묘히 꾀를 내어 도둑질 할 때를 엿보았다.
그때에 광명 장자는 높은 누각 위에서 시녀들에게 에워싸여 있었는데, 그때 모든 시녀들은 수레에 실린 사람들을 보았으며 그 흉악한 사람들이 와서 도둑질 할 것이라는 것을 이미 잠자코 알았다. 시녀들은 그들을 보고 웃으며 손가락질하며 말했다.
“이것들이 흉악한 도적들이다.”
이때에 장자는 갑자기 웃는 말을 듣고 그 일을 모두 알고서 그들을 밤새껏 숨겨 놓았다.
아침이 되자 많은 사람들이 같이 보면서 이렇게 합창하였다.
“아사세왕은
패역한 사람 부왕을 살해하고 다시 나쁜 사람 보내어 장자의 집에 와서 보배 훔치네.”
이때에 아사세왕은 이 일을 알고 곧 사람을 시켜 광명 장자에게 와서 말했다.
“장자여, 어찌하여 많은 사람들이 나를 업신여기고 비방하는가?”
이때에 광명 장자는 왕의 뜻을 알아차리고 곧 흉악한 사람들을 쫓아 보내고 스스로 생각하였다.
‘아사세왕은 극히 악하여서 부왕을 살해하였는데 어찌 뒤에 나를 살해하지 않겠는가? 이제 나는 일체의 소유를 버리고 전에 부처님께서 수기하신 불법에 출가해서 도를 배우고 모든 번뇌를 끊어서 아라한을 증득하리라고 하신 것을 기억하여 이제 부처님께 몸을 던져 출가하자.’
이렇게 생각하고서 곧 보배 광을 내서 갖가지의 불쌍히 여기고 가엾이 여김과 이익하게 하고 즐겁게 함과 보시 등의 일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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