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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895 불설관불삼매해경(佛說觀佛三昧海經) 6권

by Kay/케이 2024.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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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불설관불삼매해경(佛說觀佛三昧海經) 6

 

 

 

불설관불삼매해경 제6권
불타발다라 한역
변각성 번역
5. 관사무량심품(觀四無量心品)
그때 세존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 부처님의 신력으로 열 가지 흰 광명이 부처님의 마음으로부터 나와서 그 광명이 두루 시방세계를 비추었다. 낱낱 광명 가운데에는 한량없는 화불(化佛)이 보배 연꽃을 타셨다. 이때에 모인 대중은 부처님의 광명이 파리(頗梨)의 물과 같음을 보기도 하고, 혹은 젖과 같음을 보기도 하며, 여러 화불이 부처님의 가슴으로부터 나와 부처님의 배꼽으로 들어가서 부처님의 마음 사이에 노닐고 큰 보배 배를 타고 바로 5도(道)의 죄받는 사람들 처소에 도착함에 낱낱 죄인이 여러 화불을 마치 자기의 부모와 좋은 벗같이 친하게 여기게 되어 차츰 출세간법(出世間法)을 설하시는 것을 보았다.
이때 공중에서는 큰소리로 대중에게 알리기를, “너희들은 지금 마땅히 부처님의 마음을 관찰해야 할 것이니, 모든 부처님의 마음이란 곧 큰 자비이니라. 큰 자비의 대상은 바로 괴로워하는 중생이니라”고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자비한 마음이라 하느냐? 자비한 마음이란 응당 생각을 전일(專一)하게 하여 괴로워하는 중생에게 마음을 쏟는 것이니, 괴로워하는 중생은 바로 3악도(惡道)의 극히 고통스런 자를 말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에 모인 대중은 지옥ㆍ아귀(餓鬼)ㆍ축생(畜生)을 보았는데, 해탈상(解脫相)삼매의 힘으로 모든 중생이 스스로 숙명(宿命)을 알게 하였고, 고통을 받는 자는 모두 이 전세의 한량없는 겁(劫) 가운데에 자신들의 부모와 스승과 좋은 벗들임을 보았다. 대중들은 이를 보고 나서는 울며 부처님께 예배하고 아뢰어 말하였다.
“저희들은 지금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부처님의 힘으로 인하여, 괴로워하는 중생이 모두 저희들의 부모와
스승과 어른임을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삼계(三界)의 중생이 6취(趣)에 윤회(輪廻)하는 것이 휘도는 화륜(火輪)과 같아서, 혹은 부모와 형제와 종친(宗親)이 되었기에 삼계의 일체는 이렇게 너와 친하지 않는 것이 없으니, 어찌하여 죽일 뜻을 일으키고 미워하는 마음을 내리요.”
이 말씀을 하시고 나니, 정반왕(淨飯王) 등 모든 대중은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떤 것을 자심(慈心)삼매라 이름합니까? 원컨대 세존께서는 저희를 위하여 대략 말씀해 주십시오.”
부처님께서는 대중들에게 말씀하셨다.
“무릇 자심(慈心)이란, 응당 생각을 일으키되 먼저 친한 바를 대상으로 하나니, 생각을 전일(專一)하게 할 때에 자기의 부모가 모든 고뇌를 받는다고 생각해야 할 것이니라. 불효(不孝)함이 있는 자라면 자기의 처자와 사랑하는 중생이 모든 고뇌를 받는다고 생각하여 중생이 나병으로 부스럼과 종기가 있는 것을 본다. 보고 나서는 ‘마땅히 어떻게 구해야 할까?’라고 생각한다. 한 생각이 이루어지면 응당 두 생각을 할 것이며, 두 생각이 이루어지면 응당 세 생각을 할 것이며, 세 생각이 이루어지면 한 방에 가득 찬 생각을 할 것이요, 한 방에 가득한 생각이 이루어지면 승방(僧坊)에 가득 찬 생각을 할 것이요, 한 승방이 이루어지면 한 유순(由旬)에 가득 찰 것이요, 한 유순이 이루어지면 한 염부제에 가득 찰 것이요, 염부제가 이루어지면 불바제(弗婆提)에 가득 찰 것이요, 불바제가 이루어지면 세 천하에 가득 찰 것이요, 이와 같이 차츰 넓어지면 시방세계에 가득 차리라.
이에 동방의 중생이 모두 그의 아버지임을 보며, 서방의 중생이 모두 그의 어머니임을 보며, 남방의 중생이 모두 그의 형임을 보며, 북방의 중생이 모두 그의 아우임을 보며, 하방(下方)의 중생이 모두 그의 처자임을 보며, 상방(上方)의 중생이 모두 그의 스승과 어른임을 보며, 그 외 사유(四維)는 모두 이 사문ㆍ바라문들로 본다. 이러한 중생이 모두 고뇌를 받고 혹은 중병을 만난 것을 보며, 혹은 도산(刀山)과 검수(劍樹)와 화거(火車)와 노탄(爐炭)에 있는 것을 보며, 일체 고통스런 일들을 보고서 슬피 울면서,
그 고통을 뽑아 주고자 스스로 생각하기를, ‘내가 보배로운 연꽃을 타고 여러 사람들의 처소에 가서 몸을 조리해 주며, 안마도 해 주고 나병의 부스럼도 씻어 주리라’고 한다. 지옥의 불을 보면 근심하고, 슬피 울면서 그 불을 끄려고 하며, 아귀를 보면 몸을 찔러 피를 내어 젖으로 변화시켜 아귀에게 공급하여 그로 하여금 배부르게 하고 나서 그를 위하여 설법하기를, 부처님을 찬탄하며 법을 찬탄하며 비구승을 찬탄한다. 이러한 찬탄을 하고 나서 더욱더 근심하고 슬퍼하여 마음을 잠시도 놓지 않아서 이와 같은 자비한 마음을 극히 널리 막힘없이 통하게 하느니라. 그의 이러한 일들을 널리 말한 것은 자(慈)삼매와 같으니라. 이와 같은 자심(慈心)은 자심을 익히는 것[習慈]이라 이름하느니라.
이윽고 자심을 익히고 나면 다음엔 마땅히 비(悲)를 행할 것이니, 비(悲)란 중생이 고통 받는 것을 볼 적에 화살이 심장에 들어간 것같이 여기며, 눈을 깨뜨린 것같이 마음에 극히 슬퍼하며 괴로워하고, 온 몸에 피가 흐르는 듯이 하여 그의 고통을 뽑아주고자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비(悲)는 백억 문이 있으니, 상세히 설명하면 대비(大悲)삼매와 같으니라.
자비(慈悲)를 행하고 나면 다음에 대희(大喜)를 행할 것이니, 중생이 안온하여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마음에 기뻐하기를 제 몸과 같이하여 다름없이 하는 것이니라.
이윽고 희(喜)를 행하고 나면 다음에 사법(捨法)을 행할 것이니, 이 모든 중생은 본래 오고 가는 상(相)이 없고, 심상(心想)으로부터 난 것이다. 심상(心想)으로 난 것이란 인연이 화합하여 이름을 빌리고 마음으로 삼은 것이니, 이와 같은 심상(心想)은 마치 헛보이는 꽃[狂華]과 같아서 전도(顚倒)로부터 일어난 것이다. 괴로움도 생각으로부터 일어나고 즐거움도 생각으로부터 일어나며, 마음은 파초와 같이 가운데가 견고하지 않고 실하지 않다. 자세히 말하면 경(經)의 열 가지 비유와 같으니라.
이 관찰을 할 때에는 몸과 마음을 보지 않고 모든 법은 동일하여 실성(實性)과 같음을 보게 되니, 이를 보살의 신(身)ㆍ수(受)ㆍ심(心)ㆍ법(法)이라 이름하느니라. 이 법에 의하여 널리 37조보리분(助菩提分)을 닦으니, 만일 취하고 증득한다면 성문의 법이요, 취하지 않고 증득한다면 이는 보살의 법이니라.”
이 말씀을 하시고 부처님 몸의 광명은 더욱더 밝고 현저하여 부처님의 바른 마음으로부터 나오는 여러 광명 가운데에는 여러 보배꽃이 나고,
낱낱 보배꽃은 항하의 모래알과 같이 수많은 보배꽃을 권속으로 삼았다. 낱낱 꽃 위에는 한량없고 끝없는 미묘한 화불(化佛)이 계시는데, 몸이 장육(丈六)인 것이 석가문(釋迦文)부처님과 같았다. 이 모양이 나타날 때에 부처님 몸의 털구멍은 8만 4천의 보배 연꽃이요, 낱낱 꽃 위에는 8만 4천의 모든 위대하신 화불의 몸이 한량없고 끝없었다. 이와 같은 화불의 몸과 털구멍과 마음의 광명은 또한 위에서 말한 바와 같았다.
이와 같은 광명은 두루 시방을 비추고, 부처님의 정수리로 들어가서 부처님의 눈썹 사이의 백호상(白毫相)으로부터 나오며, 흰 털로부터 나와서는 두루 시방을 비추되 마치 금(金) 깃대와 같으며, 시방의 땅을 진금(眞金)빛으로 만들고, 여러 화불을 거두어서 부처님의 입 속에 들어가게 하였다. 부처님의 입으로부터 나와서는 또한 시방을 비추고, 돌아와서 부처님의 가슴으로 들어갔다. 부처님의 가슴으로부터 나와서는 다시 시방을 비추고, 돌아와서는 부처님의 배꼽으로 들어갔다. 이 광명이 들어갈 때에는 부처님의 몸속은 유리수(琉璃水)와 같이 맑고 움직이지 않고 고요하여서, 삼계 5도(道)의 모든 중생이 부처님 마음에 비추어 나타났다.
여러 화불께서 큰 보배대[寶臺]에 계신 것이 마치 보배의 배를 타고 부처님의 마음 사이에서 노니는 것과 같이 보였다. 낱낱 화불은 죽이지 않는 것을 찬탄하며, 염불(念佛)함을 찬탄하며, 염법(念法)함을 찬탄하며, 염승(念僧)함을 찬탄하며, 염계(念戒)함을 찬탄하며, 염시(念施)함을 찬탄하며, 염승(念天)함을 찬탄하며, 6화경(和敬)을 찬탄하며, 자삼매(慈三昧)를 찬탄하였다. 이와 같은 6념(念)은 능히 선법(善法)을 내니, 이 여섯 생각은 이 모든 부처님의 인(因)이니라. 부처님 마음은 이 6념심(念心)이며, 6화경으로써 이 법을 얻었으니, 부처님의 도를 이루고자 하면 마땅히 부처님 마음을 배워야 할 것이니라.”
이 말씀을 하시고 나자 여래 몸의 광명은 배나 더 밝고 현저해졌으며, 부처님 몸과 화불과 보배 연꽃의 수효도 가히 알 수 없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낱낱의 꽃과 광명은 잡화(雜華)에서 말함과 같다.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부처님의 제자들로서 6념을 닦는 자는 부처님 마음을 생각한다고 이름할 것이다. 부처님 마음을 생각하는 자는 12억겁 생사(生死)의 죄를 없앨 것이며, 이 관찰을 짓는 자는 나는 곳마다 끝내 삿된 것을 보지 않고 마음이 편벽되거나 그르지 않을 것이요, 항상 무생(無生) 보살을 만나는 것을 얻을 것이다. 이와 같은 사람은 만일 변지(邊地)의 불법 없는 곳에 태어날지라도 염불한 공력으로 스스로 깨달아 알아서 벽지불(辟支佛)을 이루리라.”
그때 부처님께서는 이 말씀을 하시고 나서 몸의 광명을 도로 거두시니 본래와 같고 다름이 없었다.
부처님께서는 부왕께 말씀하셨다.
“만일 대인상백호광명(大人相白毫光明)과 일체 모양을 능히 역관(逆觀)ㆍ순관(順觀)ㆍ분별관(分別觀)하거나, 둥근 광명과 장육(丈六)을 전관(全觀)하는 자만이 다만 이 마음을 발할 것이니, 만일 보거나 보지 못한다 해도 뭇 죄를 없애는 것이 위에서 말한 바와 같습니다.
만약 어떤 시주(施主)가 5신통을 구족하였고 여의주(如意珠)를 얻어서 시방을 날아서 두루 하게 된다면, 시방세계와 낱낱 세계의 중생의 수효를 다 헤아릴 수 없기에 다만 한량없고 끝없는 것으로써 그 수효를 삼을 것입니다. 이와 같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이 모두 나한이라 할 때 시주가 산수(算數)겁이 다하도록 현성(賢聖)을 4사(事)로 공양하여 끊어지지 않게 한다면, 이 사람의 얻는 복은 어찌 많지 않으리까?”
부왕은 말씀하셨다.
“다만 일방(一方)의 나한에게 공양하여도 복을 얻는 것이 한량없거든, 어찌 하물며 시방의 한량없는 나한에게 공양함이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부왕께 말씀하셨다.
“바로 어떤 사람이 있어 삿된 견해의 중생을 성숙시키길 수효는 위에서 말함과 같이하여 모두 그 사람으로 하여금 나한도를 얻게 하고, 3명(明)과 6통(通)과 8해탈(解脫)을 구족하게 한다 하여도, 발심하여 부처님의 지혜에 취향(趣向)하여 부처님을 잠깐 동안 생각하는 것만 같지 못합니다.”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에 석자(釋子) 대중 가운데에
1억 석자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 마음을 발하여 스스로 성문과 벽지불의 도를 구하지 않기를 맹세하면서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부처님의 몸은 다만 한 털끝이라도 한량없는 화불이옵니다만 성문의 몸은 타 없어진 종자와 같사오니 무슨 이익이 되겠습니까?”
6. 관사위의품(觀四威儀品) ①
그때 부처님께서는 대중 가운데에서 곧 문득 일어나서 발로 허공을 걸으셨다. 부왕은 이를 보고 마음에 심히 기뻐하여 또한 부처님을 따라 행하였다. 부처님께서 발을 들 적에는 발밑의 천 바퀴살의 모양과 낱낱 바퀴 모양에서 모두 8만 4천의 여러 보배 연꽃이 비 내리듯 하였다. 낱낱 연꽃은 다시 8만 사천억 나유타(那由他)의 꽃으로 변하였으며, 낱낱 연꽃은 변하여 한 무리가 되었으니, 낱낱의 꽃대와 낱낱의 꽃잎은 두루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를 덮었으며, 낱낱 연꽃에는 8만 4천의 잎이 있었다.
석가모니께서는 발로 허공을 걸으시면서 온갖 보배꽃을 비 내리듯 하였는데, 이와 같은 뭇 꽃에는 다시 한량없는 작은 티끌 수의 부처님 발이 허공을 걷고 있었다. 부왕은 이를 보시고서 마음에 크게 기뻐하여 아나함(阿那含)을 얻고, 오체(五體)를 땅에 대고 부처님께 예를 올렸다.
이때 모인 대중은 모두 이 일을 보고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시방세계에 무수한 화불께서 계시니, 어떤 것이 진불(眞佛)이며, 어느 것이 화불(化佛)이옵니까?”
부처님께서는 대중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 여래께서는 공적(空寂)한 자리에 드시고 해탈과 삼매로 뜻을 따라 자재(自在)하여, 진(眞)과 화(化)가 없느니라. 왜 그런가 하면, 부처님 마음은 비고 고요하며, 또한 공적해탈광명왕삼매(空寂解脫光明王三昧)에 드셨기 때문이니라. 이 정(定)의 힘으로 부처님 여래는 끝없이 몸을 변화하시니, 끝없는 몸은 이 살바야(薩婆若)요, 살바야는 무착(無着)삼매라
이름한다. 무착삼매로 여래께서는 행하심을 나타내시느니라.
만일 걸식을 나타내 보이시거나 혹 경행(經行)한다면, 이 두 법은 중생을 이롭게 하느니라. 만일 어떤 중생이 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적의 부처님 다니시는 것을 보되 걸음걸음의 가운데에서 천 바퀴살의 모양을 본다면, 천 겁(劫)의 극중한 죄악을 없애리라. 부처님께서 세상을 떠나신 후에도 삼매 정수(正受)로 부처님께서 다니는 것을 생각하는 자도 또한 천겁의 극중한 죄악을 없애리라. 비록 다니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다만 부처님의 발자국을 보는 자와 불상을 보고 행하는 자도 또한 천겁의 극중한 죄악을 없애리라.”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오늘부터 여래의 말씀을 두루 제자들에게 알려 주어라.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좋은 형상을 만들되 몸 모양을 원만 구족하게 하며, 또한 한량없는 화불의 색상과 온몸의 광명을 만들며, 부처님의 발자국을 그리며, 미묘한 채색과 파리의 구슬로써 흰 털이 있는 곳에 안치하여, 모든 중생으로 하여금 이 모양을 볼 수 있게 하여서 다만 이 모양만을 보고도 마음에 환희(歡喜)를 내게 하면, 이 사람은 백억 나유타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겁의 생사의 죄를 없애리라.”
이 말씀을 하시고 여래께서는 도로 앉으셨다.
부왕은 또한 부처님께 물으셨다.
“출세간(出世間)이 어떠한 이로운 일이 있어서 능히 중생으로 하여금 안락을 얻게 합니까?”
그때 세존께서는 대왕께 말씀하셨다.
“사위성(舍衛城) 중에 수달(須達) 장자에게 한 늙은 여종[老母]이 있었습니다. 그 이름은 비저라(毘低羅)였는데, 집안 살림살이를 부지런히 잘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장자는 그에게 창고 열쇠를 내어주어 물품의 출납과 득실에 관한 모든 것을 맡겼습니다. 수달 장자는 부처님과 스님들을 청하여 요구하는 대로 모든 것을 공급하였는데, 이때에 한 병든 비구가 많이 달라고 요구하였습니다. 노모는 간탐해서 부처님과 법과 스님들에게 성내고 싫어하는 마음에 말을 하기를 ‘우리 집 장자는 어리석고 미혹해서 사문의 술수에 빠졌도다. 이 걸사(乞士)가 염치도 없이 많이 달라고 하니, 무슨 도가 있겠느냐’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을 하고서 또한 사악한 원을 발하되 ‘언젠가는 마땅히 부처님의 이름을 듣지 않고 스님들의 이름도 듣지 않으며, 머리 깎고 옷을 염색한 사람도 보지 않을 것이다’고 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사악한 소리를 한 사람이 듣고 나면 퍼져서 다시 두 사람이 듣고 하길 계속하여 점차로 사위성 중에 널리 퍼졌습니다.
말리(末利) 부인은 이 말을 듣고서 말하기를 ‘어찌하여 수달(須達)은 아름다운 연꽃과 같이 사람들이 보기 좋아하는 사람이라고 이르면서, 어찌하여 또한 독사(毒蛇)가 있어서 수달을 수호한다고 이르는가?’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을 마치고서 수달에게 명하여 말하기를 ‘너의 부인을 오게 하라. 내 그와 말하고자 하노라’라고 하였다. 아나분저(阿那邠坻)는 왕궁으로 달려갔습니다. 도착하여서는 예를 올리고 한쪽에 서 있었습니다. 말리 부인은 명하여 자리에 앉게 하고 앉은 후에 그에게 말하였습니다.
‘너의 집에 늙은 여종이 나쁜 말로 비방한다 하거늘 어찌 쫓아내지 않느냐?’
아나분저는 무릎을 꿇고 아뢰었습니다.
‘부인이시여, 불일(佛日)이 세상에 나오심에 윤익(潤益)하는 바가 많습니다. 앙굴마라(鴦掘摩羅)는 크게 악한 사람이고, 니제(尼提)는 천한 사람이며, 기허(氣噓)는 전타라(栴陀羅)인데도 부처님께서는 그를 조복(調伏)하셨거늘, 어찌 하물며 늙은 여종을 능히 조복하지 못하시겠습니까?’
말리 부인은 이 말을 듣고, 마음에 크게 기뻐하여 말하였습니다.
‘나는 부처님을 청하고자 하니, 너는 여종을 이리로 보내도록 하라. 다음날 공양할 때 부처님과 스님들을 궁중에 청하여 공양 올리리라.’
장자는 여종을 보내어 병(甁)에 가득한 금마니(金摩尼) 구슬과 일산을 가지고 왕의 집에서 여러 스님들에게 공양하는 것을 도와드리기를 권하였습니다.
장자가 말하였습니다.
‘너는 이 물건을 가지고 왕궁에 가서 바쳐라.’
여종은 이 말을 듣고 뛸 듯이 기뻐하여 보배 병을 가지고 달려갔습니다.
말리 부인은 여종이 오는 것을 보고 말하였습니다.
‘이 삿된 견해를 가진 사람을 부처님께서는 마땅히 교화하시리니, 나는 이 사람이 부처님으로부터 교화되는 것을 볼 때에 반드시 법리(法利)를 얻으리라.’
그때 세존께서는 정문(正門)으로부터 들어가셨는데, 난타(難他)는 왼쪽에 아난은 오른쪽에 있었으며, 라후라는 부처님 뒤에 있었다. 늙은 여종은 부처님을 보고 놀라서 머리털이 쭈뼛하여
‘보기 싫은 이 사람이 나의 뒤를 따라서 왔구나’ 하고 즉시 물러가려고 개[狗]구멍으로 나가는데, 개구멍이 곧 닫히며 사방의 작은 골목길도 일시에 막히고 오직 정로(正路)만 열렸습니다. 이에 노모는 얼굴을 덮으며 부채[扇]로 얼굴을 가리고 부처님 보기를 꺼려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그 앞에 계시면서 부채를 거울과 같이 하여 장애가 없게 하였다. 이에 여종이 머리를 돌려 동쪽을 보면 동쪽에 부처님이 있고, 남쪽을 보면 남쪽에 부처님이 있고. 서쪽을 보면 서쪽에 부처님이 있고, 북쪽을 보면 북쪽에 부처님이 있고, 머리를 들어 위를 보면 위쪽에 부처님이 있고, 고개를 숙여 땅에 엎드리면 땅이 변하여 부처님이 되고, 손으로 얼굴을 가릴 때에는 손의 열 손가락이 모두 변하여 부처님이 되었습니다. 또한 노모가 눈을 감자 마음의 눈이 곧 열리어, 허공 가운데에 모든 화불이 시방세계에 가득함을 보았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나타날 때에 사위성 가운데에 있던 25명의 전타라녀(旃陀羅女)와 50명의 바라문녀와 잡류(雜類)와 아울러 말리 부인의 궁중에 있는 5백 명의 모든 여인들은 마음에 비방을 내어 불법을 믿지 않다가, 부처님 여래께서 발로 허공을 걸으면서 늙은 여종을 위하여 무수한 몸을 나타내는 것을 보고는, 마음에 크게 기뻐하여 삿된 견해의 그물을 찢어 버리고, 세존의 발밑에 머리를 대고 정례(頂禮)하였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범(梵)음성으로써 여러 여인을 안위(安慰)하여 말씀하셨습니다.
‘여러 여인들이여, 너희는 지금 가히 석가모니를 칭송해야 할 것이니, 나의 이름을 칭하므로 나의 신상(身相)을 보고, 가히 해탈을 얻을 것이니라.’
이 말을 하니, 여러 여인들은 같은 소리로 ‘나무불(南無佛)’이라 칭송하였습니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미간백호상의 광명을 놓아서 여러 여인들의 마음을 비추었습니다. 여인들은 부처님께서 행하는 위의(威儀)가 점잖고, 발밑에는 꽃이 비 내리는 것이 마치 꽃 일산과 같고, 화불은 숲과 같아 이루 셀 수 없음을 보았습니다. 그리하여 여러 여인들은 이를 통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발하였습니다. 이때 늙은 여종은 부처님을 보고도 삿된 견해로 믿지 아니하였으나, 오히려 능히
80만억 겁 생사의 죄를 없앴거늘, 하물며 또한 좋은 뜻으로 공경하고 예배함이오리까.
그때 늙은 여종은 부처님을 보고서 골목길이 도로 열리는 틈을 타서 재빨리 달아나 집에 돌아가서 대가(大家)에게 아뢰어 말하였습니다.
‘저는 오늘 매우 흉악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바로 사문 구담(瞿曇)을 대하게 되었는데, 그는 궁성의 문에서 많은 대중을 앞에 하고 환술을 부려 몸은 금산(金山)과 같이 하고, 뭇 꽃으로 화려하게 꾸몄으며, 눈은 푸른 연꽃보다 진하게 하고, 헤아릴 수 없이 밝은 만억 광명을 나타냈으니, 사문 가운데 아무리 요술을 잘하다고 하여도 이와 비할 데 없었습니다. 대가께서는 아직 나이도 젊으시니 가히 이와 같은 것에 기쁜 마음을 나타내셔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 말을 하고서 나무 농(籠) 속으로 들어가서 백장(百張)의 모피로 나무 농 위를 덮고 흰 담요로 머리를 동이고서 어두운 곳에 누워 있었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왕궁으로부터 다시 기타림(祇陀林)으로 돌아가려고 하였습니다. 이에 말리 부인이 아뢰어 말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원컨대 정사(精舍)로 돌아가시지 마시고 삿된 계집을 교화하시옵소서.’
부처님께서는 말리 부인에게 말씀하셨습니다.
‘이 여인은 죄가 중하여 부처님에게는 인연이 없고 라후라에게 큰 인연이 있나니, 부처님이 오늘 행차한 것은 그 죄를 없애려 한 것이다.’
이 말을 하고 곧 정사에 돌아오셔서 라후라에게 말씀하셨습니다.
‘너는 수달 대장자의 집에 가서 악한 늙은 여종을 제도하여라.’
이 말을 할 때에 1,250사문은 모두 말하기를 ‘저회들도 오늘 따라 가기를 원하나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때 라후라는 부처님의 위신을 입어 여의정(如意定)에 들어서 예배를 마치고 부처님을 일곱 겹으로 돌고 곧 스스로 몸을 변화하여 전륜성왕(轉輪聖王)이 되었습니다. 이에 아난은 왼쪽에서 모셨고 난타(難陀)는 오른쪽에서 모셨습니다. 1,250비구는 변하여 천 아들이 되었고, 아난은 전장신(典藏臣)이 되었고, 난타는 주병신(主兵臣)이 되었으며, 7보(寶)와 4병(兵)을 모두 다 구족하였습니다.
이때에 금륜(金輪)보배는 허공 가운데에 있어서 연화대(蓮華臺)를 타고 바로 수달 대장자의 집으로 향하였는데, 이때 야차(夜叉)는 소리쳐 말하기를 ‘성왕이 세상에 출현하여 모든
악한 사람을 물리치고 착한 법을 펼 것이니라’라고 하였습니다. 늙은 여종은 이 소리를 듣고 마음에 크게 기뻐하여 ‘성왕이 출세하시면 여의주(如意珠)가 있으리니, 이를 통해 구하지 못할 것이 없으리니, 소원을 말해야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때 성왕은 종을 치고 북을 울리며 큰 보배 수레를 타고 수달의 집에 이르렀습니다. 노모는 보고서 매우 기뻐하여 ‘성왕이 세상에 출현함에는 윤익(潤益)한 바가 많을 것이요, 선(善)과 악(惡)을 바르게 식별하리니 반드시 사문에게 유혹되지 않으리라’하고 나무 장롱으로부터 나와서 성왕에게 공손히 예를 올렸습니다.
성왕은 곧 주보장신(主寶藏臣)을 보내어 늙은 여종의 처소에 가서 말하였습니다.
‘자매여, 당신은 숙세의 복이 있으니 응당 왕자(王者)의 상이로다. 성왕이 지금 자매로써 옥녀보(玉女寶)를 삼고자 하느니라.’
늙은 여종이 말하였습니다.
‘나의 몸이 비천하기가 더러운 똥과 같은데도 성왕께서 돌보아 찾아주시니 그 기쁨과 경사가 한량없습니다. 어떻게 제가 옥녀보를 감당할지 모르겠습니다. 만일 생각해 주시어 우리 대가에게 명하시어 저를 놓아 벗어나게 해 주시면, 저에게 베푸신 은혜 많을 줄로 생각하옵니다.’
그때 성왕은 수달에게 명하였습니다.
‘그대의 집에 늙은 여인은 여러 모로 뛰어나니 내 지금 옥녀보로 채용하고자 하노라.’
이에 수달이 아뢰어 말하였습니다.
‘오직 명령대로 따라 대왕께 올리기를 원하옵니다.’
늙은 여종은 자신을 놓아준다는 말을 듣고 기뻐함이 여간 아니었습니다.
성왕은 즉시 여의주로써 여인의 얼굴을 비추어서 여인으로 하여금 스스로 옥녀보(玉女寶)와 같음을 보게 하니, 그녀는 배나 크게 기뻐하며 이러한 말을 하였습니다.
‘사문들은 고고한 말과 허황된 말로써 스스로 도가 있다고 말하나 하나도 효험이 없는데, 성왕은 세상에 출현하시어 크게 이롭게 함이 많아서 늙은 종인 저로 하여금 옥녀보와 같게 하시었도다.’
이 말을 하고는 오체를 땅에 대고 성왕께 예배하였습니다.
이때에 전장신(典藏臣)은 성왕의 교지(敎旨)를 펴서 여인으로 하여금 10선법(善法)을 선양하게 하였습니다. 여인은 10선을 듣고 마음에 크게 기뻐하여 곧 이러한 생각을 하기를
‘성왕의 말씀하시는 바는 옳고 훌륭하지 아니함이 없도다’라고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왕에게 예배하고 허물을 뉘우치며 스스로 꾸짖어서 마음이 곧 조복되었습니다.
이때에 라후라가 본신(本身)으로 변화하니, 늙은 여종은 머리를 들어 1,250비구를 보고는 곧 이러한 말을 하였습니다.
‘불법은 청정하나 중생을 버리지 않기에 나와 같은 흉악한 것도 오히려 교화하여 제도하였도다.’
이 말을 하고는 5계(戒) 받기를 원하였습니다. 이때에 라후라는 3귀의(歸依)를 말해 주고 5계법을 주었습니다.
늙은 여종은 이 법을 듣고 머리를 들기도 전에 수다원(須陀洹)을 이루었습니다. 지신(地神)은 기뻐하여 땅으로부터 솟아나와서 수달에게 말했습니다.
‘좋구나. 장자여, 삿된 견해의 그물을 찢어 없앴도다. 여래의 세상에 출현하심은 바로 이를 위한 것이다.’
이때에 라후라는 이 늙은 여종을 데리고 기타림에 이르러, 부처님의 신상(身相)이 자금(紫金)빛임을 보이니, 환희(歡喜)하여 합장하고 부처님께 예배하며 이전의 죄를 참회하고 부처님께 출가함을 원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라후라에게 말했습니다.
‘너는 이 노모를 데리고 교담미(憍曇彌)에게 가라.’
채 이르지도 않은 중간에서 라후라는 고(苦)ㆍ공(空)ㆍ무상(無常)ㆍ무아(無我) 등의 법을 말했습니다.
여종은 이를 듣고 머리털이 저절로 떨어져서 비구니가 되었으며, 3명(明)과 6통(通)과 8해탈(解脫)을 구족하고, 허공에 올라서 18변화를 부렸습니다.
바사닉(波斯匿)왕과 말리 부인은 이 변화를 보고 마음에 크게 기뻐하여, ‘좋구나, 불일(佛日)이 세상에 출현하시어 무명(無明)의 어둠을 깨뜨려 삿된 견해를 지닌 자로 하여금 아라한[應眞]의 도를 얻게 하셨도다’라고 하였습니다.
이 말을 하고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아뢰어 말하였습니다.
‘세존이시여. 이와 같은 늙은 여종은 숙세에 무슨 죄가 있기에 비천한 곳에 태어나서 다른 사람의 종이 되었으며, 또한 무슨 복으로 세존을 만나서 좋고 흰 모직천[氈]이 쉽게 염색되는 것과 같이 곧 아라한도(阿羅漢道)를 얻었나이까?’
부처님께서는 대왕께 말했습니다.
‘자세히 듣고 자세히 들어서 잘 생각하십시오. 여래는
왕을 위하여 분별하여 해설하겠습니다. 과거 멀고 오랜 무수한 겁의 때에 부처님 세존께서 계셨는데, 이름은 일보개등왕(一寶蓋燈王)여래이시니 10호(號)를 구족하셨습니다. 그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 상법(像法) 가운데에 왕이 있었으니, 이름은 잡보화광(雜寶華光)이었습니다. 그 왕에게는 쾌견(快見)이라는 아들이 있었으니, 출가하고자 원하거늘 부왕은 곧 허락해 주었습니다. 왕자는 산에 나아가 승방(僧坊)에 이르러서 출가함을 요구하였습니다.
이때 비구가 있었으니 총명하고 지혜가 많으며 실상(實相)을 깊이 알았습니다. 곧 그를 받아들여 제자로 삼았습니다. 또한 덕화광(德華光)이라는 비구가 있었는데, 법요(法要)를 잘 설하여 초학들을 잘 이끌어 나아가도록 하였습니다.
왕자(王子) 비구는 비록 출가하였으나 오히려 교만을 품기에, 화상(和尙)은 그를 위하여 매우 깊은 묘법(妙法) 반야바라밀(般若波羅蜜)과 대공(大空)의 이치를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왕자는 이를 듣고 삿된 말로 잘못 알아서 비구가 입멸(入滅)한 후에 곧 말을 하기를, ‘우리 대화상(大和尙)은 헛되고 지혜가 없어서 다만 허무하고 허황한 일만을 찬탄하니, 원컨대 나는 후생에 다시 보고 싶지 않습니다. 한편 우리 아사리(阿闍梨)는 지혜와 변재가 있으니 태어날 적마다 선지식(善知識)이 되기를 원하나이다’라고 하였습니다. 왕자 비구는 이러한 말을 하고, 법을 비법(非法)이라 말하고 비법을 법이라 말하며, 무리들로 하여금 모두 삿되게 행하도록 가르쳤습니다. 비록 그는 금계(禁戒)를 지켜서 범하지는 아니하였으나 잘못 알았습니다. 이에 목숨을 마친 후에는 쏘는 화살과 같은 순간에 아비지옥에 떨어져서 80억 겁 동안 항상 고통 받다가 죄가 다함에, 빈천한 사람으로 태어나 5백 생 가운데 귀먹고 어리석고 눈이 안보이게 되며, 1천2백 생 동안 항상 남의 여종이 되었습니다.’
부처님께서 이를 말씀하실 때에 말리 부인에게 5백여 종이 있었는데, 참회하고 스스로 질책하여서 보리심을 발하고 내생에는 깊은 공법(空法)을 알기를 원하였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대왕께 말했습니다.
‘그때 화상은 지금 나의 몸이요,
아사리는 지금 라후라였으며, 왕자 비구는 이 늙은 여종이요, 그 왕자 비구의 제자들은 오늘날 삿된 견해를 가진 여인들로서 보리심을 발하는 자들이옵니다.’
부처님께서 이를 말씀할 때에 사위성 중에 2만 우바새(優婆塞)는 보리심을 발하여 염불정(念佛定)을 얻어서 항상 정(定) 가운데에서 부처님의 설법함을 보았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부왕께 말씀하셨다.
“삿된 견해를 가진 악한 사람도 부처님의 행하는 것을 볼 때에 오히려 이와 같은 한량없는 복덕을 얻거늘, 하물며 부처님의 행하는 것을 관찰하며 불상을 보고 행하는 자이겠습니까.”
부왕께서 부처님께 말씀하셨다.
“불모(佛母) 마야(摩耶)는 도리천(忉利天)에 태어났고 부처님께서는 지금 광명과 신통을 구족하였으니, 마땅히 어떻게 가서 어머니를 위하여 설법하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대왕께 말씀하셨다.
“여래는 마땅히 전륜성왕(轉輪聖王)의 족히 행하는 법과 같이 하여 염부제로부터 도리천에 올라가서 단월(檀越)에게 안부를 묻고 단월을 위하여 묘법(妙法)을 말하겠습니다.”
그때 모임 가운데에 보살마하살이 있었으니, 이름은 지지(持地)라 하였다. 곧 자리로부터 일어나서 수릉엄(首楞嚴)삼매에 들어, 삼매의 힘으로써 금강제(金剛際)로부터 금강으로 바퀴가 되고, 금강으로 뿌리가 되고, 금강으로 꽃이 피었는데, 꽃들이 서로 차례대로 염부제에서 나왔다.
이때 네 용왕인 난타(難陀)ㆍ발난타(跋難陀)ㆍ아뇩달다(阿耨達多)ㆍ사가라(娑伽羅)들이 각각 7보를 가지고 지지보살의 처소에 와서 7보를 받들어 올리고, 부처님 세존을 위하여 세 갈래의 보배로운 섬돌 길을 만드니, 왼쪽에는 백은(白銀)이요, 오른쪽에는 파리(頗梨)이며, 중간은 황금이었다. 그 길은 염부제와 금강지제(金剛地際)로부터 도리천궁까지 올라갔는데, 낱낱 보배로운 섬돌에는 일곱 겹 난간이 있었다. 이 모든 난간은 백억 보배로 이루어져 백억 광명을 발하였다. 낱낱 광명에는 백억 보배로운 꽃이 있었는데, 낱낱 꽃 가운데에서는 한량없는 악기(樂器)가 저절로 솟아나왔다.
그때
지지보살은 항하의 모래알과 같이 수많은 7보 연꽃을 부처님께서 밟으시는 곳에 펴고, 섬돌 길옆에는 보배 깃대를 세우며, 한량없는 보배 번(幡)을 그 깃대 위에 달고, 백억 보배 일산을 두루 그 위에 덮었다. 도리(忉利)의 여러 하늘은 만다라(曼陀羅)꽃과 마하만다라꽃과 만수사(曼殊沙)꽃과 마하만수사꽃을 비 내리듯 하여 그 사이를 장엄하게 꾸몄다.
이때에 범천왕(梵天王)은 손에 향로를 받들고 만(萬) 범천과 함께 섬돌 옆에 모시고 섰다. 낱낱 향 연기는 유리 구름과 같아서 허공에 가득 찼다. 그 구름 가운데에는 백천의 풍류가 연주하지 아니하여도 저절로 울려 퍼졌다. 또한 난타용왕들은 바다에서 나는 전단가루 향을 가지고 길 가운데에다 가득 뿌렸다. 향의 광명은 위로 올라서 금빛과 같았는데, 높이는 1다라수(多羅樹)이며, 변하여 금대(金臺)가 되었다. 한량없는 여러 하늘은 하늘의 영락(瓔珞)을 가지고 섬돌 길을 꾸몄으니, 이와 같은 공양하는 물품들은 이루 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염부제에서 3의(衣)를 잡으시고, 아난과 난타와 라후라 등 5백 비구에게 명령하시며 발로 대지(大地)를 걸으셨다. 처음 발을 들 때에 땅이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고, 발을 내릴 때에 땅에서 보배 궁전이 나왔는데, 마치 범왕 궁전과 같았다. 궁전과 궁전이 서로 차례로 늘어서 공중에 매달려 있어서, 부처님의 뒤를 따라 비추며 섬돌 길 곁에 있었다.
이때 지지보살과 미륵보살 등 1천 보살이 일시에 합장하고, 만억 음성으로써 여래의 한량없는 덕행을 노래하고 찬양하였으며, 이때에 범왕(梵王)과 무수한 백천의 여러 범천들은 손에 향로를 받들고 한량없는 기악(妓樂)으로써 부처님께 공양올리고 왼쪽 섬돌에서 모셨다. 석제환인(釋提桓因)인 무수한 천자와 백천 하늘 여인은 악기를 울리며 노래를 부르며 왼쪽 섬돌에 모시고 서 있었다. 무수한 성문과 보살 대중은 오른쪽 섬돌에 모시고 서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큰 광명을 놓으시어 섬돌길 가를 비추시니, 그 광명은 구름과 같았으며 백천억 색깔이 마치 중각(重閣)과 같았다. 부처님은 그 속에 계셨는데 8만 4천 화불이 그 주위를 에워쌌다. 5백 분신(分身)인 여러 부처님께서는 부처님과 똑같이 의발(衣鉢)을 갖추었고 위의가 점잖았으며, 여러 분신 부처님께서도 또한 아난과 난타를 시자(侍者)로 삼았다.
이때 마왕 파순(波旬)은 허공 가운데에서 모든 마(魔)의 무리와 더불어 묘한 게송을 찬송하여 여래의 공덕을 찬탄하였다.
석제환인은 마야(摩耶)께 아뢰어 말하였다.
“여래ㆍ세웅(世雄)께서 은혜를 갚기 위하여 이곳에 오셨습니다.”
마야부인은 부처님이 오셨다는 말을 듣고, 여러 하늘 여인을 보내어 하늘 보배와 하늘 기악과 만다라꽃을 들고 섬돌길 가에서 세존을 영접하게 하셨다.
그때 여래께서는 발을 들고 발을 디딜 적에 무수한 궁전이 있었고, 낱낱 궁전에는 5백 화불께서 가부좌하셨으며 낱낱 여래께서는 5백 보살을 시자로 삼으셨다.
그때 5백 분신(分身) 석가모니는 도리천궁에 들어가시니, 여러 하늘은 기뻐하여 이 게송을 읊었다.
비바시(毘婆尸)부처님은
길상(吉祥) 중 제일 존귀한 분으로
또한 광명 놓으시며
이곳에 오셨다네.
시기(尸棄)부처님
큰 길상 높은 이로서
변화하는 몸 수도 없이
이곳에 오셨다네.
비사부(毘舍浮)부처님
백호 광명 놓으시어
일체를 두루 비추시고
이곳에 오셨다네.
구루손(拘樓孫)부처님
면문(面門)의 광명 내시어
시방세계 비추시고
이곳에 오셨다네.
가나함(迦那含)부처님
변화하는 몸 수도 없이
큰 광명 놓으시고
이곳에 오셨다네.
가섭(迦葉)부처님

보대(寶臺)와 같은 몸으로
허공을 걸으시면서
이곳에 오셨다네.
석가모니부처님
오백의 분신(分身)과
무수한 화불(化佛)로
모든 곳 비추시고
이곳에 오셨네.
미륵(彌勒)보살과
현겁(賢劫)의 높은 이도
또한 광명 놓으시고
장차 이곳에 오시리.
이곳은 길상인 곳으로
안온하고 무위(無爲)여서
여러 부처님의
노니는 곳이라네.
이곳은 석가모니부처님의
탄생하신 땅으로
열반굴이라 이름하니
지혜 있는 이의 거처일세.
그때 세존께서는 도리천궁에 들어가서 곧 미간백호상(眉間白毫相)의 광명을 놓으시니, 그 광명은 변하여 7보 큰 일산이 되어 마야부인의 위를 덮고, 7보로 평상을 꾸며서 받들어 마야에게 앉게 하셨다. 불모(佛母) 마야는 부처님께서 궁중으로부터 들어오시는 것을 보시고, 합장하고 공손히 부처님께 예를 올렸다. 5백 화불은 일시에 손을 펴시니 여러 하늘은 이를 부축하여 들어 예경하지 못하고, 다만 4천 여러 화여래(化如來)는 모두 다 일어섰다.
그때 마야부인의 궁중에서는 저절로 5백억 광명이 솟아났는데, 이 광명 가운데에는 큰 보배대가 있었고, 낱낱 대(臺) 위에는 시방 부처님께서 계셨다. 이와 같은 여러 부처님께서는 스스로 명자(名字)를 말하며 부처님 어머니를 안위(安慰)하였다.
동방의 선덕불(善德佛)은 묘한 보배 꽃을 가지고 석가모니부처님과 마야부인 위에 뿌리니, 꽃 일산으로 변하였는데 이 꽃 일산 가운데에는 백억 화불(化佛)이 합장하고 일어서서 부처님 어머니께 안부를 여쭈었다.
남방의 전단덕불(栴檀德佛)은 보배 연꽃을 가지고 석가모니부처님과 부처님 어머니 위에 뿌려 꽃 일산으로 변하게 하니, 꽃 일산 가운데에서 무수한 화불이 합장하고 일어서서 부처님 어머니께 안부를 여쭈었다.
서방의 무량명불(無量明佛)은 보배 연꽃으로써 석가모니부처님과 부처님 어머니 위에 뿌려 꽃
일산으로 변하게 하니, 꽃 일산 가운데에서 무수한 화불이 합장하고 일어서서 부처님 어머니께 머리 숙여 인사하였다.
북방의 상덕불(相德佛)은 보배 연꽃으로써 석가모니부처님과 부처님 어머니 위에 뿌려 꽃 일산으로 변하게 하니, 꽃 일산 가운데에서 무수한 화불이 합장하고 일어서서 부처님 어머니께 머리 숙여 인사하였다.
동남방의 무우덕불(無憂德佛)과 서남방의 보시불(寶施佛)과 서북방의 화덕불(花德佛)과 동북방의 삼승행불(三乘行佛)과 상방(上方)의 광중덕불(廣衆德佛)과 하방(下方)의 명덕불(明德佛)이신 이와 같은 여러 부처님께서는 각각 보배 꽃으로써 석가모니부처님 위와 부처님 어머니 위에 뿌려 꽃 일산으로 변하게 하니, 그 낱낱의 일산 가운데에는 무수한 화불이 합장하고 일어서서 부처님 어머니께 안부를 여쭈었다.
이때 도리천궁에 가득한 화불과 부처님 어머니의 정수리 위에서는 저절로 뭇 공양구가 나오며, 한량없는 당기(幢旗)와 번기(幡旗)로 부처님께 공양하였다. 이때 당기와 번기 사이에서는 묘한 음성이 나와서, 부처님을 찬탄하며 법을 찬탄하며 비구승을 찬탄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들 여래가 염부제로부터 도리천궁에 오르는 색상(色相)과 광명과 모든 것은 신통변화의 일이라 이름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부처님의 제자들이 만일 이와 같이 관찰하면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면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이 관찰을 짓는 자는 1억겁 생사의 죄를 없앨 것이요, 임종(臨終)시에는 시방 부처님을 보아서 반드시 타방(他方)의 청정한 불국토에 나리라.”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말을 미래 세상의 모든 중생들을 위하여 마땅히 널리 알려라. 이 말을 듣는 자와 이 뜻을 생각하는 자는 시방 부처님께서 덮어 보호할 것이며, 목숨을 마치면 반드시 부처님 앞에 태어날 것임을 마땅히 알라.”
부처님께서는 부왕께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여래가 도리천으로부터 염부제로 내려올 때의 광명 모양과 변화[變]와 감응[應]이라 이름하느냐 하면, 제가 처음 내려올 때에 무수한
천자와 백천 하늘 여인이 세존을 모시고 따라서 유독 한 부처님의 둥근 광명이 한 길[尋]인데 1천 광명을 놓고 밝은 허공을 밟고 층계를 밟으면서 내려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이때 부처님 광명 가운데에서는 7불(佛)의 형상이 부처님 광명으로부터 나와서 부처님 앞을 인도하여 행하셨습니다.
이때에 우전왕(優塡王)은 세존을 그리워하며 사모하여 금을 부어서 불상을 만들었다가, 부처님께서 내려오신다는 것을 듣고 코끼리로 금불상을 싣고 와서 세존을 영접하였습니다. 그리고 연화색(蓮花色) 비구니는 변화로 유리산(琉璃山)을 만들고서 산의 굴속에서 가부좌를 하고 있으면서 한량없는 공양구로 세존께 받들고 영접하였습니다. 그때 금불상은 코끼리 위로부터 내려와서 마치 생불(生佛)과 같이 발로 허공을 걸으니 발아래에는 꽃을 비 내리듯 하며, 또한 광명을 방출하며 와서는 세존을 영접하였습니다. 이때에 금으로 된 불상은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부처님께 예를 올렸습니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또한 꿇어 앉아 합장하며 불상을 향했으며, 허공 가운데에 백천 화불도 또한 모두 꿇어 앉아 합장하며 불상을 향하였습니다.
그때 세존께서 불상에게 말했습니다.
‘그대는 다음 세상에 크게 불사(佛事)를 지을 것이니, 내가 멸도한 후에 나의 여러 제자들을 그대에게 부탁하오.’
공중의 화불도 이구동성으로 모두 이러한 말을 하였습니다.
‘만일 어떤 중생이라도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형상을 만들어 세우고 번기(幡旗)와 꽃과 뭇 향을 가지고 공양하면, 이 사람은 다음 세상에 반드시 염불청정(念佛淸淨)삼매를 얻으리라. 만일 어떤 중생이 부처님께서 내려오실 때의 갖가지 모습을 알고 생각을 전일(專一)하게 한다면 반드시 스스로 부처님을 볼 수 있으리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부처님의 제자들이 부처님ㆍ여래께서 도리천에서 내려오심을 알며, 불상을 보면 천겁의 극중한 악업(惡業)을 없애리니,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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