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불설관불삼매해경(佛說觀佛三昧海經) 5권
불설관불삼매해경 제5권
불타발다라 한역
변각성 번역
4. 관불심품(觀佛心品)
그때에 부처님의 마음은 붉은 연꽃과 같았는데, 연꽃잎 사이에는 8만 4천의 여러 흰빛 광명이 있으며, 그 광명은 두루 오도(五道)의 중생을 비추었다. 이 광명이 나올 적에 고통을 받는 중생이 모두 다 출현하였다.
이른바 고통이란 것은 아비(阿鼻)지옥과 18소(小)지옥과 18한(寒)지옥과 18흑암(黑暗)지옥과 18소열(小熱)지옥과 18도륜(刀輪)지옥과 18검륜(劒輪)지옥과 18화거(火車)지옥과 18비시(沸屎)지옥과 18확탕(鑊湯)지옥과 18회하(灰河)지옥과 5백억 검림(劍林)지옥과 5백억 자림(刺林)지옥과 5백억 동주(銅柱)지옥과 5백억 철기(鐵機)지옥과 5백억 철망(鐵網)지옥과 18철굴(鐵窟)지옥과 18철환(鐵丸)지옥과 18첨석(尖石)지옥과 18음동(飮銅)지옥 등, 이러한 많은 지옥들이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아비(阿鼻)지옥이라 이름하는가? 아(阿)는 무(無)를 말함이요 비(鼻)는 차(遮)를 말함이며, 아는 무를 말함이요 비는 구(救)를 말함이며, 아는 무간(無間)을 말함이요 비는 무동(無動)을 말함이며, 아는 극열(極熱)을 말함이요 비는 극뇌(極惱)를 말함이며, 아는 불한(不閑)을 말함이요 비는 부주(不住)를 말함이니, 불한이며 부주이기에 아비지옥이라 이름한다. 또한 아는 큰불을 말함이요, 비는 맹렬(猛熱)을 말함이니, 맹렬한 불이 심장에 들어가기에 아비지옥이라 이름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비지옥의 길이와 너비는 똑같이 8천 유순이요, 일곱 겹인 쇠의 성[鐵城]과 일곱 층 철망으로 되어 있고, 아래는 18지옥이 둘러쌌는데, 일곱 겹이 모두 칼숲[刀林]이요, 일곱 겹 성 안에도 또한 칼숲이 있다. 아래 18지옥은 8만 4천 겹이고, 그 네 각(角)에는 네 마리의 큰 구리 개[銅l狗]가 있다. 그 몸의 너비와 길이는 40유순(由旬)이요, 눈은 번개가 치는 것 같고, 어금니는 칼나무[劒樹]와 같으며, 이는 칼산과 같고, 혀는 쇠가시와 같으며, 일체 몸의 털에서는 모두 맹렬한 불을 내뿜는데, 그 연기는 냄새가 고약하여 세상의 냄새 나는 물건으로는 가히 비할 수 없다.
열여덟 옥졸(獄卒)이 있는데, 머리는 나찰의 머리이며, 입은 야차(夜叉)의 입이다. 예순네 개의 눈에서는 철환(鐵丸)을 흩어 뿌리는데, 10리(里) 수레와 같고, 개의 어금니는 위로 솟아나와서 높이는 4유순이요, 어금니 끝에서는 불이 흘러서 앞의 쇠수레[鐵車]를 불 태워 쇠수레의 바퀴와 낱낱 바퀴의 테로 하여금 변하여 일억의 불이 되게 하며, 칼날과 칼창이 모두 불로부터 나오느니라. 이와 같은 흐르는 불이 아비성(阿鼻城)을 불태워서 아비성으로 하여금 붉기가 녹는 구리와 같게 한다.
옥졸의 머리 위에는 소머리가 여덟 개 있고 낱낱 소머리에는 열여덟 개의 뿔이 있는데, 낱낱 뿔 머리에서는 모두 불덩어리가 나오고, 불덩어리는 다시 변하여 열여덟 바퀴 테를 이루며, 불바퀴 테는 다시 변하여 불 칼바퀴[刀輪]가 되어 수레바퀴와 같다. 바퀴와 바퀴는 서로 차례 하여 불꽃 사이에 있어서 아비성에 가득 차며, 구리 개[銅狗]는 입을 벌리고 혀를 내밀어 땅에 대고 있는데, 혀는 쇠가시와 같다. 혀가 나올 적에는 한량없는 혀로 변하여 아비성에 가득 찬다.
일곱 겹 성 안에는 일곱 쇠 깃대가 있고, 깃대 꼭대기에는 불이 솟아오르는 것이 끓어 솟아오르는 샘물과 같다. 그 쇠는 솟아나와 흘러서 아비성에 가득 찬다. 아비성의 네 문에는 문지방 위마다 열여덟 개의 가마솥이 있고, 끓는 구리는 솟아나와서 문으로부터 넘쳐흘러서 아비성에 가득 찬다.
낱낱 지옥 사이에는 8만
4천의 쇠 뱀과 큰 뱀이 독을 토하고 불을 토하였는데, 몸이 성 안에 가득 찬다. 그 뱀은 우는 소리가 하늘의 천둥소리와 같으며, 큰 철환(鐵丸)을 비 내리듯 하여 아비성에 가득하다.
이 성의 고통스러운 일은 8만억천 개인데, 고통 중의 고통은 모두 이 성에 모여 있다. 5백억 벌레가 있는데 벌레는 부리가 8만 4천이며, 부리 끝에는 불이 비와 같이 흘러내려 아비성에 가득 찬다. 이 벌레가 내려올 때에는 아비의 맹렬한 불은 그 불꽃이 크게 타오르며, 붉은 빛 불꽃은 8만 4천 유순을 비추고 아비지옥으로부터 위로 큰 바닷가 발초산(沷燋山) 아래에 충돌하면 큰 바다 물방울은 수레 굴대[軸]와 같이 큰 철의 불꽃을 이루어서 아비성에 가득 차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어떤 중생이 아버지를 살해하거나 어머니를 해치거나 육친(六親)을 꾸짖고 욕하거나 하여 이러한 죄를 짓는 자는 목숨을 마칠 적에 구리 개가 입을 벌리고 열여덟 수레로 변하여 모양이 금수레와 같고, 보배 일산은 위에 있으며, 일체 불꽃은 변하여 옥녀(玉女)가 되거든, 죄인은 멀리서 이를 바라보고 마음에 기뻐함을 내고서, ‘나는 저리로 가고 싶다. 나는 그 가운데로 가고 싶다. 살을 베는 듯한 찬바람이 불어올 때엔 추위가 심하여 실성(失聲)할 정도이니, 어찌하면 좋은 불을 얻으랴. 수레 위에 앉아서 불을 피우고 스스로 몸을 녹이리라’는 이러한 생각을 하고서, 목숨을 마치는 즉시에 이미 금수레에 가 앉았는데, 옥녀를 돌아보는 순간 모두 쇠도끼를 가지고 그 몸을 베고 끊는다. 몸 아래에서는 불이 일어나는데, 불바퀴[火輪]가 도는 것과 같다. 비유하면, 장사(壯士)가 팔을 구부렸다가 펴는 것과 같은 순간에 바로 큰 아비지옥 가운데에 떨어지면 위의 지옥으로부터 도는 불바퀴와 같이 아래 지옥 끝에 이르러서 몸이 지옥 안에 두루 한다. 구리 개는 크게 짖으면서 뼈를 씹고 골수를 파먹으며, 옥졸과 나찰은 큰 쇠꼬챙이를 가지고 머리를 꿰고 일으켜서, 온몸의 불꽃이 아비성에 가득하게 하며, 철망과 비 내리듯 하는 칼은 털구멍으로 들어가느니라.
이에 화현(化現)한 염라왕은 큰소리로 명령하기를
‘어리석은 사람 지옥 종자여, 너는 세상에 있을 적에 부모에게 불효하였고, 삿되고 거만하여 무도(無道)하였으니, 너의 지금 태어난 곳은 아비지옥이라고 이름하느니라. 너는 은혜도 알지 못하였고, 부끄러움도 없었기에 이러한 고뇌를 받는 것이다. 이것이 즐거우냐?’
이 말을 하고는 즉시 사라지고 나타나지 않느니라.
그때에 옥졸(獄卒)은 또다시 죄인을 몰아내어 아래 지옥에서 위의 지옥에까지 이르게 하며, 8만 4천 지옥 속을 거쳐서 빠른 몸으로 철망(鐵網) 끝을 지나 이르기를 하루 낮 하루 밤새도록 두루 되풀이 하느니라. 아비지옥의 하루 낮 하루 밤은 엄부제의 일월세수(日月歲數)로는 60소겁(小劫)이니, 이와 같은 수명이 1대겁(大劫)이 돼야 다하느니라.
5역(逆) 죄인은 부끄러워함이 없이 5역죄을 지었으니, 5역의 죄 때문에 목숨을 마칠 때엔 18풍도(風刀)가 쇠의 화거(火車)와 같이 그 몸을 베고 끊으니, 뜨거움에 시달리기 때문에 문득 말하기를, ‘좋은 빛깔의 꽃과 청량한 큰 나무를 얻어서 그 아래에서 유희(遊戱)하면, 또한 기쁘지 않으랴’라고 한다. 이러한 생각을 할 때에 아비지옥의 8만 4천 모든 고약스런 칼숲은 보배로운 나무로 변하고 꽃과 과일이 무성하고 줄지어 앞에 나타나 있으며, 크게 뜨거운 불꽃은 변하여 연꽃이 되어 그 나무 아래에 있어, 죄인은 이를 보고서 ‘나의 원하는 바를 지금 얻었도다’ 하고 말하리라.
이 말을 할 때에 소나기보다 더 빨리 연꽃 위에 앉는데, 앉고 나서는 이내 부리가 쇠로 된 여러 벌레들이 불꽃으로부터 일어나서 뼈를 뚫고 골수에 들어가며, 심장을 뚫고 뇌를 뚫으며, 나무에 기어오르더라도 모든 칼숲이 살을 깎아 뼈에 사무치며, 한량없는 칼과 막대는 위로부터 내려오며, 불수레와 화로 숯인 열여덟 가지 고통스런 것들이 일시에 와서 마주치느니라. 이 모양이 나타날 때에는 땅 밑으로 떨어지며, 아래 지옥으로부터 올라가서 몸은 꽃이 핀 것과 같아 아래 지옥에 가득 차고, 아래 지옥으로부터 일어난 불꽃은
맹렬하고 치성하므로 위의 지옥에 이르고, 위의 지옥에 이르러서는 몸이 그 가운데에 가득 차고 열뇌(熱惱)가 심하므로 눈이 튀어 나오고 혀를 빼무느니라.
이 사람은 죄를 지은 까닭에 만억의 녹은 구리와 백천의 칼바퀴가 공중으로부터 내려와서 머리로 들어갔다가 발로 나오며, 일체 고통스러운 일들은 위에서 말한 것보다 백천만 배나 더하느니라. 이렇듯 5역죄을 지은 자들인 그 사람은 죄 받기를 5겁(劫) 동안 하느니라.
또한 어떤 중생이 4중금계(重禁戒)를 범하고 헛되이 신시(信施)만을 먹으며, 비방하고 삿된 견해로서 인과(因果)를 알지 못하며, 반야(般若)를 배우는 것을 끊고 시방의 부처님을 훼손하며, 승기(僧祇)의 물건을 훔치며, 음탕하고 무도하며, 깨끗한 계행을 지니는 비구니와 자매와 친척을 핍박하며, 부끄러워 할 줄 모르고 친한 이를 훼손하고 욕보이는 등 모든 나쁜 짓을 짓는다면, 이 사람은 죄보(罪報)로 목숨을 마칠 때엔 풍도(風刀)가 몸을 가르니, 쓰러져 누워서 안정하지 못하는 것이 회초리로 종아리를 맞은 것과 같고, 그 마음은 황폐하고 흐트러져 발광하니, 어리석은 생각으로 자기 집의 남녀노소가 모두 이 부정한 물건으로 보이며, 똥오줌과 냄새 나는 곳이 차서 밖으로 흘러나오느니라.
그때에 죄인은 곧 말하기를 ‘어찌하여 이곳엔 좋은 성곽(城郭)과 좋은 산과 숲이 나로 하여금 즐기지 못하게 하고, 이에 이와 같이 부정한 물건의 사이에 있게 하였는가’ 하느니라. 이 말을 하고 나면 옥졸과 나찰은 큰 쇠꼬챙이로 아비지옥과 칼숲을 받아 올려서 보배로운 나무와 청량한 연못으로 변화시키고, 불꽃은 금으로 된 잎을 가진 연꽃으로 변화시키며, 부리가 쇠로 된 벌레는 오리와 기러기로 변화시키니, 지옥의 고통스런 소리는 읊고 노래하는 소리와 같다. 죄인은 이를 듣고서, ‘이와 같이 좋은 곳에서 나는 마땅히 노니리라’고 생각하고서는 불 연꽃에 앉으면, 모든 쇠 부리를 한 벌레들은 몸의 털구멍으로부터 그의 몸을 씹어 먹으며, 백천의 쇠바퀴는 정수리 위로부터 들어가며, 항하 모래만큼이나 많은 쇠꼬챙이는 그의 눈알을 뽑아내며, 지옥의 구리 개[銅狗]는 변하여 백억의
쇠 개가 되어서 다투어 피 흘리는 몸을 찢어 나누고 심장을 취하여 먹는다. 그 순간에 몸은 쇠꽃[鐵華]과 같이 18지옥에 가득 차며, 낱낱 꽃잎은 8만 4천이요, 낱낱 잎의 머리에는 몸과 손과 뼈마디가 한 지옥의 사이에 있되 지옥이 크지도 않고 이 몸이 작지도 않고서, 이와 같은 큰 지옥 가운데에 두루 차느니라.
이러한 죄인들은 이 지옥에 떨어져서 8만 4천 대겁(大劫)을 지나야 이 지옥이 없어진다.
그 다음에 다시 동방의 18지옥 가운데에 들어가서 전과 같이 고통을 받느니라. 이 아비지옥의 남쪽에도 또한 18지옥이 있고, 서쪽에도 또한 18지옥이며, 북쪽에도 또한 18지옥이 있다.
방등경(方等經)을 비방하고 5역죄를 짓고, 승기(僧祇)를 파괴하고 비구니(比丘尼)를 더럽히며, 모든 선근(善根)을 끊는 이러한 죄인으로서 뭇 죄를 구비한 자는 몸이 아비지옥에 가득 차고, 사지(四支)도 또한 18지옥 가운데에 가득 차느니라.
이 아비지옥이 불타게 되는데, 이와 같은 지옥종자[地獄種]인 중생들은 겁(劫)이 다하려고 할 때, 동쪽 문이 곧 열리면 동문 밖에 맑은 샘의 흐르는 물과 꽃과 과일과 숲과 나무가 모두 함께 나타남을 보고, 여러 죄인은 아래 지옥부터 보되, 눈의 불이 잠깐 쉬면 아래 지옥부터 일어나서 완전히 배로 가게[腹行] 되어 몸을 비틀거리고 위로 달아나서 위의 지옥 가운데에 이르되, 손으로 칼바퀴를 잡으면 이때 공중에서는 뜨거운 철환(鐵丸)을 비 내리듯 한다. 달려가서 동문에 나아가 이미 문지방에 이르면, 옥졸과 나찰은 손에 철꼬챙이를 들고 그 눈을 거슬러 찌르며, 쇠 개는 심장을 무는데, 그러하면 기절하여 죽는다.
죽었다가 다시 살아나서는 남문이 열리는 것을 보고, 전과 같아서 다르지 아니하느니라. 이와 같이 서문과 북문에서도 또한 모두 이와 같으니, 이와 같은 시간이 반 겁(劫)을 지나느니라.
아비지옥에서 죽어서는 한빙(寒氷)지옥 가운데에 태어나고, 한빙지옥에서 죽어서는 칠흑처럼 어두운 곳에 태어나는데, 8천만 세 동안 눈으로 보는 바가 없으며, 큰 뱀의 몸을 받아서 순전히 배로 기어 다니고,
모든 감정은 어둡고 막혀서 아는 바가 없어지고, 백천의 여우와 이리를 끌어다가 잡아먹는다. 이곳에서 목숨을 마친 후에는 축생(畜生) 가운데에 태어나서 5천만 번이나 새나 짐승의 몸을 받고, 사람 가운데에 다시 태어나더라도 귀머거리나 장님이나 벙어리이며, 피부병과 나병과 등창ㆍ종기가 나며, 빈궁하고 하천(下賤)하여 온갖 못난 것을 갖추게 된다.
이러한 천한 몸 받기를 5백 번 하다가 후에 또다시 아귀(餓鬼) 세계 가운데에 태어난다.
아귀 세계 가운데에서 선지식(善知識)과 큰 보살들이 꾸짖으리니, 그 말은 ‘너는 전신(前身)이 한량없는 세상 적에 무한한 죄를 짓고 비방하며, 믿지 아니하였기에 아비지옥에 떨어져서 온갖 고뇌를 이루 말할 수 없이 받았느니라. 너는 지금 마땅히 자비한 마음을 낼지니라’ 하느니라. 그때에 아귀는 이 말을 듣고 나서 나무불(南無佛)이라 칭하고, 부처님을 칭송한 힘으로써 곧 목숨을 마치고 사천왕의 처소에 태어나거나 저 하늘에 태어나 허물을 뉘우치고 스스로 꾸짖으며 보리심을 발하느니라.
부처님의 마음 광명은 이들을 버리지 않고 이들을 섭수하니, 이들을 자애(慈愛)하는 것을 라후라(羅睺羅)와 같이 하고, 지옥 피하는 것을 눈을 아끼는 것과 같이 하라고 가르치노라.”
부처님께서 대왕께 말씀하셨다.
“부처님 마음 광명의 비추는 바를 알고자 한다면, 항상 이와 같은 무간(無間) 무구(無救)의 모든 고통스런 중생을 비추어 주나이다. 부처님 마음에 반연하는 바는 항상 이러한 극히 악한 중생에게 반연하며, 부처님 마음의 힘으로써 스스로 장엄하였기에 산수(算數)겁을 지나도록 저 죄인으로 하여금 보리 마음을 발하게 하나이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18한(寒)지옥이라 이름하는가? 한(寒)지옥이란 8방으로 얼음산이요, 그 산에는 18지옥이 있고, 또한 열여덟 작은 얼음산이 있되 파리 빛과 같으니, 이러한 차가운 얼음은 얼음산 사이에 가득하고, 범연꽃[凡蓮華]과 같으며, 높이는 18유순이다. 위에는 얼음 바퀴가 있는데 길이와 너비가 똑같아서 12유순이요, 하늘의 비와 우박과 같이
공중으로부터 내려오느니라.
세상에서 어느 자비한 마음이 없는 자로서, 겁탈하고 무도(無道)하며 도적질하고 약탈하여 중생을 얼어 죽게 하면, 이 사람은 죄보(罪報)로 목숨을 마치고자 할 때에 모든 칼바람이 변하여 뜨거운 불이 되는데, 이 죄인은 생각하기를 ‘나는 지금 어찌 얼음 위에 눕지 못하고 불에 핍박당하는 바가 되었는가?’ 하느니라. 이러한 생각을 할 때에 옥졸과 나찰은 손에 얼음 바퀴를 가지고 흰 학과 같이 날아서 허공을 밟고 이르니, 죄인은 이를 보고서 번열(煩熱)을 없애고, 청량한 마음으로 사랑하고 생각하다가 기절하여 목숨을 마치면 얼음산 위에 태어나느니라.
이윽고 태어난 후에는 열여덟 개의 얼음산이 부채로써 부채질함과 같이 극도로 차가운 얼음이 털구멍 속으로 들어가고, 10지옥 가운데의 것이 한 지옥에 두루 가득 차서 쪼개지고 벌어지는 것이 붉은 연꽃과 같고, 얼음 바퀴는 오르락내리락 하여 그의 몸을 두루 덮으며, 8방의 얼음산은 일시(一時)에 함께 합해지니, 다시 어떠한 말도 못하고 다만 아라라(阿羅囉)라고 말할 뿐이다.
그때에 죄인은 곧 생각하기를, ‘나는 어느 때에야 마땅히 차가운 얼음을 면하고 뜨거운 불 가운데에 태어날 것인가?’ 하느니라.
그때에 공중에서는 모든 쇠새[鐵鳥]가 있어서 부리로 불을 토하며, 공중으로부터 내려와서 머리를 부수고 뇌를 쪼아 먹어서 죄인은 즉시 죽으며, 목숨을 마친 후에는 옥졸은 또한 철꼬쟁이로 땅을 치고 불러 말하기를. ‘살아나라’ 하면, 그 소리를 따라서 즉시 소생하여 일어나서는 생각하기를, ‘나의 지금 몸 위에는 큰 불이 맹렬하고 치성하니, 원컨대 전의 얼음을 얻어서 이 불을 없었으면’이라 하면, 옥졸은 또한 얼음 바퀴로써 영접하여 옥중에 놓아두느니라.
이와 같이 18지옥 가운데를 거쳐 지나지 아니함이 없으며, 이 차가운 지옥의 수명과 세수(歲數)는 사천왕의 일월(日月)과 같이 8천만 세나 되느니라. 이윽고 죄를 마치고 나면 천한 사람 가운데에 태어나서 빈궁하고 비루하며, 5백 세상을 남의 노비(奴婢)가 되며, 옷은 몸을 가리지 못하고, 음식은 입을 채우지 못하는데, 이 죄를 마치고 나면 선지식(善知識)을 만나서
보리심을 발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흑암지옥이라 이름하는가? 흑암지옥에는 열여덟 겹인 흑산(黑山)과 열여덟 겹인 흑망(黑網)과 열여덟 겹인 철상(鐵床)과 열여덟 겹인 철만(鐵縵)이 있다. 산의 높이는 각각 모두 8만 4천 유순이며, 낱낱 만(縵)의 두께도 또한 8만 4천 유순이요, 낱낱의 만 사이에는 열여덟 겹인 흑철위산(黑鐵圍山)이 늘어서 숲과 같이 이 산을 덮었다.
세상에 어느 어리석은 중생은 불(佛)ㆍ법(法)ㆍ승(僧)을 밝히는 등불을 훔치며, 부모와 스승과 어른과 화상(和尙)의 것을 도적질하며, 설법하는 자를 비방한다. 또한 세속의 논의하는 스승들을 훼욕하며, 존비(尊卑)를 꺼리지 않고 부끄러워할 줄을 모르면, 이러한 죄로써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에는 눈에 번갯빛이 번쩍거려서 눈앞에 어른거리는 것이 멈추지 않으면 곧 생각을 하기를, ‘나는 무슨 죄가 있어서 항상 이러한 불을 보는가’ 하며 곧 두 눈을 감고 해와 달의 광명을 보길 원치 않다가, 목숨을 마칠 때에는 옥졸과 나찰이 큰 철상(鐵床)을 떠받들며, 크고 넓은 철산(鐵傘)을 펴고 큰 구름 떼[隊] 같이 허공을 타고 이르느니라.
그때에 공중에서는 형체도 없고 소리만 있어서 ‘이곳은 흑암이니, 너는 가고 싶으냐?’라고 한다. 죄인은 소리를 듣고 곧 마음을 내어 그곳에 가고 싶어 하다가 기절하여 목숨을 마치면, 철상(鐵床) 위에 앉아서 기러기와 같이 날아서 흑암지옥에 떨어진다. 이윽고 그 가운데에 들어가면 칼바퀴가 오르락내리락 하여 그의 몸을 베고 깎으며, 부리와 발톱이 길고 날카로운 큰 쇠새[鐵鳥]가 산으로부터 날아와서 죄인을 콕콕 쪼니, 고통이 심하여 빨리 달음질하여 밝은 데를 구하려고 하여도 얻지 못한다. 발밑에는 찔레 가시가 뼈를 뚫고 골수에까지 사무치며, 이와 같이 허둥지둥 5백만억 세를 지나니, 이는 또한 사천왕의 일월세수(日月歲數)와 같다. 그리고 저 사람의 머리는 흑암산(黑暗山)에 부딪쳐 뇌가 터져 흐르며, 눈이 튀어나오는데, 옥졸과 나찰은 쇠꼬챙이로
꿰어서 도로 눈두덩에 집어넣느니라.
죄가 다하면 이에 나와서 빈궁한 사람이 되는데, 눈은 한쪽으로 비틀어지며 눈이 어두워 볼 수도 없으며, 혹은 나병환자에게 쫓겨나게 되느니라. 이와 같은 죄보로 5백 생을 지난 후에야 선지식을 만나서 보리심을 발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18소열(小熱)지옥이라 이름하는가? 18소열지옥이란, 아비지옥과 같이 또한 일곱 겹의 성과 일곱 겹의 철망이 있으며, 한량없는 흉악한 것으로써 장엄되었느니라.
어떤 중생이 스승의 가르침을 순종하지 않고 사악하고 거역하는 마음을 일으키며, 은혜도 알지 못하고 스승의 것을 도적질하며, 스승을 해치며 스승의 깨끗한 음식을 더럽히며, 스승의 평상에 앉으며, 스승의 발우를 깨끗하지 못한 곳에 감추어 두는 짓을 하여 다섯 가지 나쁜 짓을 하는 것이니, 어떤 것을 일러 다섯 가지라 하는가? 이른바 스승을 꾸짖으며, 스승을 비방하며, 스승을 구타하며, 스승을 죽이며, 스승에게 독약을 마시게 함이 그것이다.
만일 사문이거나 바라문이 일체 법 아닌 짓으로 스승을 해치며 스승을 비방하는 죄악을 저지른 사람이라면 부끄러워함도 없을 것이다. 불상을 부수며, 탑을 파괴하며, 법보(法寶)의 물건을 겁탈하며, 백숙(伯叔)과 부모와 형제와 자매를 죽이는 이와 같은 죄인은, 목숨을 마치려 할 때 아비지옥의 18옥졸이 각각 쇠꼬챙이로 한 지옥을 떠받친다. 이와 같은 뭇 지옥은 큰 보배 일산과 같고, 미세한 비가 내리는데 빗방울이 꽃과 같다. 이 사람은 죄보로서 열뇌가 심장에까지 들어가서 불이 타는 것과 같다가, 청량한 비를 보고 곧 생각으로 말하기를, ‘원컨대 내가 그늘진 일산의 밑에 앉고, 서늘한 비가 나에게 뿌려 주면 또한 좋지 않겠는가’라고 한다. 이 말을 하고는 기절하여 숨을 거두면, 공을 던지는 것과 같은 짧은 순간에 곧 큰 칼의 평상 위에 앉는데, 백억 칼날이 모두 불을 뿜어 그의 몸을 불태우며, 공중의 보배 일산은 변하여 불바퀴가 되어서 위로부터 내려와서 바로 그의 정수리를 쪼개나니,
그 몸은 부서지고 찢어져서 수천 조각이 된다.
위에서는 구리 환(丸)이 비 내리듯 하여 털구멍으로 들어가며, 옥졸과 나찰이 큰 쇠꼬챙이로 죄인의 눈을 찌르고, 혹은 쇠로 된 화살로 그의 심장을 쏘면 기절하여 죽었다가 조금 후에 다시 살아나서 칼 평상 위에 앉으며, 회오리[旋嵐]와 맹렬한 바람이 불어서 지옥에 떨어진다. 이미 지옥에 들고 나면 염라왕은 허공중에 갖추어진 궁전에서 말하기를, ‘지옥 종자야, 너는 모든 악을 지었고 스승을 죽이며 스승을 비방하였도다. 네가 지금 태어난 곳은 발설(拔舌)지옥이라 이름한다. 너는 이 지옥에서 마땅히 세 겁(劫)을 지내야 하느니라’고 한다. 이 말을 하고는 곧 사라지고 나타나지 않으니, 이 지옥의 고통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으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18도륜(刀輪)지옥이라 이름하는가? 도륜지옥이란, 사면이 칼산으로 뭇 산의 사이에 쌓인 칼이 마치 벽돌과 같고, 허공 가운데엔 8백만억인 극히 큰 칼바퀴가 있어 차례로 내리는 것이 빗방울과 같으니라.
어떤 중생이 다른 이를 괴롭히기를 좋아하여 중생을 살해하면, 목숨을 마칠 때엔 피를 토하는 병[逆氣]으로 고생하여 마음에 번민이 가득하고, 심장이 돌과 같이 굳으리니, 곧 원하기를, ‘한 날카로운 칼을 얻어서 이 병고를 깎아 없애면, 또한 통쾌하지 않겠는가’라고 한다. 이때에 옥졸은 정수리에 칼바퀴를 이고 가려서 보이지 않게 하고 죄인의 처소에 이르러 굽실거리며 말하기를 ‘나에게 날카로운 칼이 있어 능히 중병을 끊을 수 있나이다’라고 한다. 죄인은 기뻐하여 곧 스스로 생각하여 말하기를, ‘오직 이것만은 통쾌하도다’ 하고서 기절하여 목숨을 마치면, 칼바퀴 위에 태어나서 취한 코끼리가 달리는 것과 같이 칼산 사이에 떨어지느니라.
이때에 네 산은 일시에 함께 합해져서 네 가지 칼산이 그의 몸을 베고 오리기에, 스스로 견디지 못하고 기절하여 죽는다. 그러하면 옥졸과 나찰은 죄인을 몰아내어 칼산에 오르게 하는데, 산꼭대기에 오르기도 전에 칼에 발밑이 상하고 나아가
심장까지 상하시만, 옥졸을 무서워하기 때문에 포복하여 올라간다. 이미 산꼭대기에 올라가면 옥졸은 손에 모든 칼나무를 가지고 있다가 죄인을 쳐 죽인다. 채 죽지 않았는데 쇠 개[鐵狗]는 심장을 물어뜯어 고통이 말할 수 없고, 쇠 벌레가 갉아 먹으므로 살은 모두 없어지며, 죽었다가 곧 다시 살아나며, 다리는 쇠바퀴에 붙어서 허공으로부터 내려온다.
하루 낮 하루 밤에도 60억 번이나 살아나고, 60억 번이나 죽는다. 이와 같이 무수히 많은 지옥이 무릇 열여덟 가지나 되느니라. 이 사람은 죄 때문에 수명도 다시 더 많아져서 사천왕의 수명과 같이 8천만 세나 되느니라. 죄를 마치고 세상에 나면, 축생(畜生)에 떨어져서 5백 세상 동안 몸으로 중생의 입을 공양하고, 또한 5백 세상 동안 비천한 몸을 받으며, 그런 후에야 이에 선지식을 만나서 보리심을 발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검륜(劒輪)지옥이라 이름하는가? 검륜지옥이란 길이와 너비가 똑같아서 50유순이요, 그 가운데엔 칼나무가 가득 차 있는데, 그 나무의 크고 작은 것의 수효는 벼와 삼[麻]과 대[竹]와 갈대와 같다. 낱낱 칼나무는 높이가 40유순이요, 8만 4천 칼바퀴가 잎이 되고, 8만 4천 칼바퀴가 꽃이 되고, 8만 4천 칼바퀴가 열매가 되고, 8만 4천 끓는 구리[沸銅]가 가지가 되었느니라.
세상에서 어떤 어리석은 중생이 죽이기를 좋아하여 싫증을 내지 않는 이러한 죄인은 목숨을 마칠 때를 당해서 심한 열병(熱病)을 얻으리니, 곧 생각하여 말하기를, ‘나의 지금 신체는 뜨거워졌다가도 차가워져서 온 몸의 굳고 딴딴함이 쇠 다듬이[鐵碪]와 같도다’라고 한다. 곧 원하는 말을 하되, ‘금강의 칼을 얻어서 이 병환을 베어 없애면 기쁘기 말할 수 없겠도다’라고 한다. 이때에 옥졸은 곧 스스로 몸을 변하여 그의 부모나 친우(親友)의 얼굴처럼 하고, 그 사람 앞에서 일러 말하기를, ‘나에게 비법(秘法)이 있으니, 그대의 생각하는 바와 같다. 마땅히 이로써 없앨 것이니라’라고 한다.
죄인은 이 말을 듣고서 마음에 매우 간절한 생각이 들어서
급히 얻고자 하다가 기절하여 목숨을 마치면, 말이 달리는 것처럼 칼꽃 가운데에 나 한량없는 칼날이 뼈를 깎고 살을 벗기어 콩알만 하게 부순다. 또한 쇠새가 있어 나무로부터 오르락내리락 하여 눈을 빼고 귀를 쪼며, 큰 나찰은 손에 쇠도끼를 가지고 머리를 쪼개고 뇌를 꺼낸다. 쇠 개는 와서 핥고 하여 죽으면 살아나라 외치고, 몰아내어 나무에 오르게 하는데, 나무 끝에 오르기도 전에 몸은 부서져서 먼지와 같고, 하루 낮 사이에도 몸이 여러 나무를 거쳐 가고, 하루 밤중에도 또한 여러 나무를 거쳐 가고 하여 하루 낮과 하루 밤에 죽어진 몸도 먼지와 같이 수를 알 수 없느니라.
사람을 죽인 죄로서 이와 같은 재앙을 받으면서 8만억 세를 지나다가, 축생 가운데에 태어나서 몸이 항상 무거운 것을 짊어지다가 죽어서는 또한 껍질이 벗겨지길 5백 세상을 지난다. 다시 사람 가운데 태어나면, 빈궁하고 단명하며, 병이 많고 수척하며, 이를 지난 후에야 선지식을 만나서 보리심을 발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화거(火車)지옥이라 이름하는가? 화거지옥이란 낱낱 구리 가마솥이 있는데, 길이와 너비는 똑같이 40유순이요, 그 가운데에 가득 찬 맹렬한 불이 있으며, 아래에는 열두 바퀴가 있고, 위에는 아흔 넷의 불바퀴가 있느니라.
어떤 중생은 부처님의 제자이거나 범천(梵天)을 섬기는 아흔여섯 종(種)과 출가한 도중(徒衆)과 집에 있는 자로서, 속이고 유혹하며, 떳떳하지 못한 방법으로 살아가기도 하며, 아첨하고 왜곡하여 나쁜 짓을 하면, 이와 같은 죄인은 목숨을 마치려 할 때에 풍대(風大)가 먼저 움직여서 몸의 차가움이 얼음과 같다. 그리하여 곧 생각하기를 ‘어느 때에 마땅히 크고 맹렬한 불덩어리를 얻으리요, 그 가운데에 들어가서 앉는 자는 영원히 냉병을 없애리라’라고 한다. 이러한 생각을 하고 나면, 옥졸과 나찰은 화거(火車)를 변화시켜 금 연꽃과 같이 하고, 옥졸은 위에 있어서 동남(童男)과 같이 변하여 손에 흰 총채를 쥐고 춤을 추면서 도달하느니라. 죄인은 이를 보고서 마음에 애착을 내어, ‘이와 같은 금꽃은 광채와 색깔이 현저하게 빛나니, 나를 비추어 뜨겁게 할 것이요, 반드시 차가움을 없애리니, 만일
앉기만 하면 상쾌함은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고 한다.
이 말을 하고 기절하여 목숨이 마치면, 불수레 위에 실려서 뼈마디가 불에 타고 불덩어리 가운데에 떨어져서 신체가 타고 흩어진다. 이에 옥졸이 ‘살아나라’라고 외치면, 소리를 따라서 도로 살아나게 되니, 불수레가 몸을 자르길 열여덟 번 하면 몸이 부서지는 것이 먼지와 같아지는데, 하늘에서 끓는 구리를 비 내리듯 신체를 두루 뿌려 주면 즉시 도로 살아난다. 이와 같이 왕복하여 위로는 탕(湯)가에 이르고, 아래로는 가마솥 가운데에 떨어지며, 불수레에 갈리는 것도 하루 낮 하루 밤에 90억 번이나 죽고, 90억 번이나 살아나느니라.
이 사람은 죄가 다하면 빈천한 집에 태어나서 사람들에게 부림을 당하게 되고, 딴 곳에 예속되어 자재함을 얻지 못하며, 진 빚을 다 갚고 나서야 벗어남을 얻으리라. 그리고 전의 출가한 선심(善心)공덕으로 말미암아 선지식이 그를 위하여 설법함을 만나서 마음이 열리고 뜻이 풀리어 아라한(阿羅漢)을 이루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비시(沸屎)지옥이라 이름하는가? 비시지옥이란, 80유순이요, 열여덟 철성(鐵城)이 있으니, 낱낱 철성엔 18지옥이 있고, 낱낱 지옥 가운데의 네 벽(壁)에는 모두 백억만의 칼나무가 있으며, 땅은 칼날과 같고 두껍기는 석 자이다. 그 칼날 위에는 백천의 찔레 가시가 있어서 말할 수도 셀 수도 없다. 낱낱 찔레 가시와 칼나무 사이에는 많은 쇠벌레가 나는데, 그 수효는 한량없다. 낱낱 쇠벌레는 백천의 머리가 있고, 낱낱의 머리에는 백천의 부리가 있으며, 부리 끝에는 모두 백천의 회충이 있어서 입으로 뜨거운 똥을 토하는데, 끓는 것은 녹는 구리와 같아서 철성 안에 가득 차며, 위에는 철망과 쇠새가 있느니라.
세상에서 어떤 중생이 팔계재(八戒齋)를 깨뜨리며, 사미계(沙彌戒)와 사미니계(沙彌尼戒)를 더럽히며, 식차마니계(式叉摩尼戒)를 더럽히며 , 스스로 깨끗한 계(戒)를 더럽히며, 비구계와 비구니계를 더럽히며, 우바새계(優婆塞戒)와 우바이계(憂婆夷戒)를 더럽히며,
비구와 비구니와 우바새와 우바이와 사미와 사미니와, 식차마니인 이와 같은 7중(衆)과, 그 밖에 일체들로서 승가의 깨끗한 음식을 더럽히며, 부모의 음식을 더럽히며, 훔쳐서 먼저 먹으며, 깨끗하지 못한 손으로 잡으며, 스님이 일을 본다 하여 스스로 믿는 것으로 승가의 음식을 더럽히며, 사부 제자가 깨끗하지 못한 몸으로 승가의 평상에 앉으며, 투란차(偸蘭遮)를 범하고도 오랫동안 참회하지 않으며, 승가의 음식을 헛되이 먹고 승가 대중 가운데에 앉아서 승가와 더불어 포살(布薩)하는, 이와 같이 많고 한량없는 깨끗하지 못한 악업(惡業) 죄인은 목숨을 마칠 때를 당하면, 온몸이 향기롭기가 사향자(麝香子)와 같아서 가히 견디어 있을 수가 없다. 이에 곧 생각하기를, ‘마땅히 어느 곳에서 이 향내를 맡지 않으리요, 이와 같은 향기는 마치 광풍같이 와서 나의 마음에 훈습하도다’라고 한다. 이러한 생각을 하고 나면, 옥졸과 나찰은 스스로 자기 몸을 변화하여 마치 그림 병 속에 더러운 똥을 담는 것과 같이하여 죄인의 처소에 와서 손으로 매만져서, 저 죄인으로 하여금 마음에 애착을 내게 한다. 그리고 기절하여 목숨을 마치면, 마치 바람이 부는 것과 같이 끓는 똥 가운데 떨어지고, 떨어져서 뭉크러지면, 여러 벌레들이 물어뜯고, 동ㆍ서로 내달릴 때에는 뼈를 깎고 골수를 꿰뚫으며, 기갈이 핍박하므로 뜨겁게 끓는 똥을 마시기도 하며, 회충과 구더기는 그의 혀뿌리를 빨아 먹고, 하루 낮과 하루 밤에도 90억 번이나 살아나고 90억 번이나 죽는다.
죄가 다하면 이에 나와서 빈천한 집에 태어나고, 다른 이에게 예속되어 자재함을 얻지 못하며, 설령 세상에 태어날 적이라도 항상 나쁜 임금을 만나고 삿된 견해를 가진 주인에 예속되어 가지가지 나쁜 일이 그의 몸을 핍박하며, 목의 혹과 종기와 고약한 부스럼으로 옷 입듯 한다. 그러나 뒤에는 숙세의 법을 들은 착한 인연 때문에 선지식을 만나서 출가하여 도를 배우며, 아라한을 이루고 3명(明)과 6통(通)과 8해탈(解脫)을 구족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18확탕(鑊湯)지옥이라 이름하는가?
확탕지옥에는 열여덟 가마솥이 있으니, 낱낱 가마솥은 길이와 너비가 똑같아서 40유순이요, 일곱 겹 철망 아래 그 가운데에 가득 찬 끓는 가마솥이 있느니라. 5백 나찰은 큰 석탄을 풀무질하여 그 구리 가마솥을 데우며, 이 돌의 불꽃은 불꽃과 불꽃이 서로 이어져서 60일을 지나도 불이 꺼지지 않으니, 염부제의 날 수로 계산하면 12만 세나 된다. 이와 같은 가마솥은 끓어올라 치솟는 것이 별과 같으며, 변하여 불바퀴를 이루어서 도로 가마솥 가운데로 들어가느니라.
어떤 중생이 부처님의 금계(禁戒)를 헐고 살생(殺生)하여 제사하며, 고기를 먹기 위하여 산과 들을 태워서 중생을 상하게 하고 해치며, 중생을 산 채로 삶거나 불로써 태우면, 이와 같은 죄인은 목숨을 마치려 할 때에는 몸과 마음이 번민하고 대소변을 스스로 금하고 억제하지 못하며, 혹 뜨겁기가 끓는 물과 같고 혹 차갑기가 얼음과 같아진다. 그리하여 곧 생각하기를, ‘매우 따뜻한 물을 얻어 그 가운데에 들어가서 목욕하면 또한 좋지 않겠는가’라고 한다. 이에 옥졸과 나찰은 동복(僮僕)으로 변화하여 손에 끓인 물독을 받들고 죄인의 처소에 이르는데, 죄인이 기쁜 마음에 이 독에 애착을 갖다가 의식을 잃고 목숨을 마치면, 확탕 가운데에 태어나 살이 모두 뭉크러지고 오직 뼈만 남게 된다. 이때 쇠 개가 쇠꼬챙이로 뒤져내어 이를 물어다가 토하여 땅에 버려두면 좀 있다가 다시 살아나는데, 옥졸이 다시금 내몰아 도로 가마솥에 들어가게 하면, 가마솥의 뜨거운 것이 두려워 칼나무를 잡고 오르지만, 뼈와 살이 끊어지고 무너져서 확탕(鑊湯) 속에 떨어지느니라. 이렇듯 죄인은 살생한 죄로 하루 낮 하루 밤에도 항하의 모래알과 같이 수없이 죽고 수없이 살아난다.
죄가 다하면 나와서 축생 가운데 태어나며, 돼지와 염소와 닭과 개의 단명한 곳을 거치지 않음이 없어서 이와 같이 몸 받기를 8천만 세를 하다가, 목숨을 마친 후에는 도로 사람 가운데에 태어나 두 가지 과보를 받나니, 첫째는 병이 많음이요, 둘째는 단명(短命)함이다. 단명함과 병이 많음으로써 권속을 삼다가 산수겁을 지나면, 선지식을 만나서 5계(戒)를 받아 지니고,
6바라밀(波羅蜜)을 행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회하(灰河)지옥이라 이름하는가? 회하지옥이란 길이는 2백 유순이요, 너비는 12유순이며, 아래에는 날카로운 칼이 있고, 언덕 위에는 칼나무와 그 속에 가득 찬 맹렬한 불이 있는데, 두께는 열두 길[丈]이다. 또한 끓어오르는 재[融灰]가 있어서 불 위를 덮었는데, 두께는 40길[丈]이다.
세상에 어떤 부끄러워함이 없는 중생이 있어 부모의 것을 도적질하며, 스승과 어른의 것을 훔치며, 착한 벗과 형제와 자매의 것을 훔치니, 이러한 어리석은 사람은 부끄러워함이 없고, 은혜를 알지 못하여 마음에 도로 갚으려고 함이 없고, 이익을 탐하여 얻고자 하기만 하고 재앙을 알지 못하며, 스승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는다. 이 사람은 죄보로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에 기운이 마음과 배에 가득 차서 숨쉬기가 계속되지 않아서 곧 생각을 하기를 ‘나의 마음은 진흙과 같고, 기운은 가슴 속에 가득 찼나니, 한낱 작은 불이라도 얻어서 나의 몸을 불사르면 또한 통쾌하지 않겠는가?’ 하느니라. 이에 옥졸과 나찰은 죄인의 생각을 따라 즉시 이르러서 변화하여 처자가 되어 손에 화로를 들고 재로 위를 덮고서 죄인의 처소에 이르면, 이때 죄인은 마음에 크게 기뻐하고 기뻐하다가 기절하여 목숨을 마치면 회하(灰河) 가운데에 태어난다. 모든 칼나무 사이엔 한 나찰이 있어 손에 날카로운 칼을 가지고 와서 상해하고자 하니, 이 사람이 두려워하여 회하(灰河)로 달려가는데, 발을 들고 내릴 적마다 칼이 그 다리를 상하게 하며 칼나무에서는 칼이 비 내리듯 하여 털구멍에 꽂힌다. 나찰이 꼬챙이로써 그 심장을 꿰어 내면 땅에 뛰면서 기절하다가 다시 살아난다.
이 사람은 스승과 어른과 부모의 것을 도적질한 죄의 인연으로 하루 낮 하루 밤에도 5백억 번이나 살아나고 5백억 번이나 죽는다. 배가 고프고 목이 마르는 것이 심하여져서 입을 벌리고 먹으려 하면, 칼나무의 비 오듯 내리는 칼이 혀끝으로 들어가서 배를 쪼개고 가슴을 찢고 하여 기절해서 죽는다. 전의 불(佛)ㆍ법(法)ㆍ승(僧)의 이름을 들음으로 말미암아 죄가 다한 후에는
인간 가운데 빈궁하고 하천한 데에 태어나게 되고, 세상이 무상함을 깨닫고 출가하여 도를 배우되 세상에 부처님이 계시지 않을 때에는 벽지불을 이루고, 세상에 만일 부처님이 계시면 아라한을 이루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검림(劒林)지옥이라 이름하는가? 검림지옥이란 8천 유순이요, 그 가운데에 가득 찬 칼나무가 있고, 뜨거운 철환(鐵丸)이 그 나무의 열매를 이루니, 이와 같은 칼나무는 높이가 24유순이다.
어떤 중생이 부모에게 불효하며, 스승과 어른을 공경하지 아니하며, 나쁜 구업(口業)을 지으며, 자비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없고, 칼과 막대로 사람을 해치면, 이 사람은 죄보로 목숨을 마칠 때를 당하여 마음이 아교[胡膠]와 같이 곳곳마다 집착을 내어 곧 생각하기를, ‘내 마음은 속박되고 집착하여 일을 대하면 놓아 버리지 못하고 술을 탐하며 여색을 즐기니, 몸은 비록 병들었지만 마음은 오히려 쉬지 못하도다. 날카로운 칼을 얻어서 이 애착을 베어 끊으리라’ 한다. 옥졸과 나찰은 이 소리를 따라 즉시 와서 변하여 시자(侍者)가 되어 거울을 가져다 보이면서 죄인에게 말하기를, ‘너의 마음은 집착이 많으니, 이 거울을 볼 지어다’라고 한다. 이 거울을 볼 때에 거울 가운데에 날카로운 칼의 모양이 있는 것을 보고 곧 생각하기를, ‘나는 지금 신체가 허약해서 하고픈 일을 할 수 없으니, 이 날카로운 칼을 얻어서 나의 마음을 베고 끊으면 또한 통쾌하지 않으랴’라고 한다. 이러한 생각을 할 때에 기절하여 목숨을 마치면, 아귀(餓鬼)의 몸을 받아 여러 칼나무 사이에 홀연 화생(化生)한다.
화생하고 나면 철환(鐵丸)이 정수리 위를 꿰뚫고 들어가서 입으로 나오니, 위와 창자는 불타고 뭉크러져 땅에 쓰러지느니라. 옥졸은 또한 쇠꼬챙이로 때리고 찌르면서 내몰아 나무에 오르게 한다. 한 나무에 오르면 부리가 철로 된 벌레가 몸을 물어뜯으니, 두려운 까닭에 몸을 솟구쳐 나무에 오르니, 이와 같이 되풀이하여 칼숲을 모두 거쳐서 하루 낮 하루 밤에 8만 번 살아나고 8만 번 죽는다. 죄가 다한 후에는 굶주리고 흥년 드는 세상과 질역(疾疫)겁에 태어나며, 사람됨은 비천하고 입에서는
항상 냄새가 나서 사람들이 보기 싫어한다. 산수(算數) 겁(劫)을 지나고서야 선지식을 만나서 보리심을 발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오백억 자림(刺林)지옥이라 이름하는가? 자림 지옥은 팔천 유순이요, 그 가운데에 가득 찬 철가시가 있다. 낱낱 가시 끝에는 열두 개의 칼이 있고, 나무 위에는 또한 크고 뜨거운 쇠 집게[鉗]가 있다.
세상에서 어떤 어리석은 중생은 악구(惡口)와 양설(兩舌)과 기어(綺語)와 옳지 못한 말로써 희롱하며, 절제함이 없고 미쳐서 시비(是非)를 말하며, 경전의 허물을 말하고 논의하는 스승을 훼욕하면, 이와 같은 죄보로 목숨을 마치려 할 때에 목구멍이 건조하고 혀가 마른다. 곧 생각을 하기를, ‘날카로운 가시를 얻어 목을 찔러 피를 내어서 뭇 맥(脈) 사이로 많은 물이 흐르게 하면 또한 통쾌하지 않으랴’라고 한다. 이러한 생각을 할 때에 옥졸과 나찰은 변하여 부모가 되어 손에 달 구슬[月珠]을 가지고 구슬 끝에 가시가 나게 한다. 죄인이 그것을 입에 대면 물이 흘러 떨어질 것 같아 기뻐하여, ‘나의 원하는 바를 지금 얻었도다’라고 한다. 이러한 생각을 하고 나서 기절하여 목숨을 마치면 하늘에 번개가 치는 것과 같은 짧은 순간에 가시 숲 사이에 태어나느니라. 이미 태어난 후에는 옥졸과 나찰은 손에 쇠사슬을 가지고 혀를 빼내, 여든 마리의 쇠소[鐵牛]가 큰 쇠 보습을 달고서 그 혀를 갈아 부수며, 가시 숲과 여러 나무에 바람이 불어와서 그의 몸을 타박하나니, 하루 낮 하루 밤에 6백 번 살아나고 6백 번 죽는다.
이를 지난 후에는 사람 가운데에 태어남을 얻되, 입술은 비틀어지고 얼굴은 쭈그러지며 말을 심하게 더듬게 된다. 이와 같은 죄인은 몸에 여러 부스럼이 생겨서 피와 고름이 몸에 가득 흐를 것이요, 5백 세상을 지나도록 사람들이 보기 싫어하며, 이를 지난 후에는 비록 말하더라도 사람이 믿어주지 아니하며, 선지식을 만나서야 보리심을 발하리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5백억 동주(銅柱)지옥이라 이름하는가?
동주지옥이란, 한 구리 기둥이 있는데 모양은 큰 산과 같아 높이는 6백 유순이요, 아래에는 맹렬한 불이 있고, 불 위에는 쇠로 된 평상이 있으며 그 위에는 칼바퀴가 있다. 모든 칼바퀴 사이에는 부리가 쇠로 된 벌레가 있으며, 쇠까마귀가 곁에 있느니라.
세상에서 어떤 어리석은 중생이 탐혹(貪惑)이 많고, 부정(不淨)한 데에 염애(染愛)하여 사음(邪淫)행을 범하고,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부정한 업을 행하며, 설령 비구와 비구니와 바라문들과 모든 범행자(梵行者)가 만일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부정하게 법을 범하며, 나아가 일체 삿된 행을 범하여 부정한 업을 짓는다면, 이와 같은 죄인은 목숨이 마칠 때를 당하여 온몸이 반대로 굳어지고 진동함과 흔들리는 것이 일정하지 아니하여, 마치 활과 같이 스스로 이기어 견디지 못하고 곧 생각하기를, ‘단단하고 큰 구리 쇠기둥 하나를 얻어서 이 몸을 묶어서 요동하지 못하게 하리라’고 한다. 옥졸과 나찰은 이때에 즉시 와서 동복(僮僕)으로 변화하여 손에 철장(鐵杖)을 가지고 죄인의 처소에 와서 말하기를, ‘장자(長者)시여, 당신은 지금 몸이 강하고 딴 물건은 모두 약하오니, 이 철장을 잡으소서’라고 한다.
마음에 곧 기뻐하다가 기절하여 목숨을 마치면, 막대를 한 번 휘두르는 짧은 순간에 구리 기둥머리에 태어나니, 맹렬한 불꽃이 치성하여 그의 몸을 태운다. 놀라서 내려다보면 쇠 평상 위에 단정한 여자가 보이느니, 만일 여자라면 단정한 남자가 보이게 된다. 마음에 애착을 내어 구리 기둥 위로부터 땅으로 몸을 던지고자 하나, 구리 기둥이 몸을 꿰뚫고 철망이 목을 얽어매며, 부리가 쇠로 된 모든 벌레가 그의 몸을 물어뜯느니라. 쇠 평상 위에 떨어져서는 남녀가 동시에 여섯 감관[六根]에서 불이 일어나며, 부리가 쇠로 된 벌레가 있어 눈으로 파고 들어가서 남녀의 생식기관[根本]으로 나오느니라. 만일 계(戒)를 더럽힌 자는 유달리 작은 표저(瘭疽)벌레와 같은 구억의 벌레가 열둘의 부리를 가지고서 부리 끝에 불을 내뿜으며 그 몸을 파먹게 된다. 이 사음(邪淫)의 죄보로 죄인은 하루 낮 하루 밤에 9백억 번 살아나고, 9백억
번 죽는다.
죄가 다하면 이에 비둘기 가운데에 태어나서 비둘기 몸을 받아 5백 생을 지나다가, 다시 용 가운데에 태어나서 5백 생을 지나고, 다음에 사람 가운데에 태어나되, 무근(無根:생식기가 없음)ㆍ이근(二根:생식기가 둘임)ㆍ부정근(不正根:생식기가 일정치 않음)ㆍ황문(黃門:아이를 낳지 못하는 남자)으로 5백 생을 지나며, 설령 사람됨을 얻을지라도 아내가 정량(貞良)하지 못하며, 아들이 효도하지 않고 종이 순종하지 않는다. 이를 지난 후에는 선지식을 만나서 보리심을 발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5백억 철기(鐵機)지옥이라 이름하는가? 철기지옥이란, 하나의 쇠 평상이 있는데 길이와 너비가 똑같아서 4백 유순이요, 위에는 모든 형틀을 안치하였고 형틀 사이에는 모두 만억의 쇠로된 활이 있으며, 쇠로 된 화살촉 끝에는 백억의 칼날이 있다.
세상에 어떤 어리석은 중생이 탐욕을 내어서 부모에게 불효하며, 스승과 어른을 공경하지 않으며, 훌륭한 가르침을 순종하지 않으며, 중생을 살생하여 먹으며, 간악한 사람을 좋아하면, 이 사람은 죄보로 목숨을 마치려 할 때에 신체가 진동하고, 몸의 여섯 구멍에서는 즙[汁]이 저절로 흘러나온다. 이와 같은 죄인은 자기의 평상이 도라(兜羅:얼음같이 희고 보드라운 털)와 같음을 보고 곧 생각하기를, ‘어느 때에 하나의 굳고 차가운 처소를 얻어서 몸을 편히 누워 볼까. 그러면 또한 통쾌하지 않으랴’라고 한다. 이러한 생각을 할 때에 옥졸과 나찰은 꼬챙이로써 평상을 떠받들고 큰 모직 담요를 들고서 죄인의 처소에 이르는데, 죄인은 이를 보고서 기쁜 마음에 모직 담요에 눕고자 하다가 기절하여 목숨을 마치면 철기(鐵機) 위에 태어난다. 그곳에 있는 만억의 쇠틀은 아래로부터 움직이는데, 쇠틀이 오르고 내리면 한량없는 철궁(鐵弓)이 동시에 움직이면서 각각 쇠로 된 화살을 발사하여 죄인의 심장을 맞히니, 하루 낮 하루 밤에도 6백억 번 살아나고 6백억 번 죽는다.
이와 같은 죄인은 죄 받음을 마치고는 축생 가운데에 나서 5백 세상을 지내다가 도로 인간에 나면, 빈궁하고 하천하여 사람들에게 부림을 당하며, 자주 형벌을 받아 감옥에 갇혀 항상 채찍을 맞는다.
이를 지난 후에는 선지식을 만나서 보리심을 발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철망(鐵網)지옥이라 이름하는가? 철망지옥은 89겹인 철 그물로 되어 있는데, 낱낱 그물 사이에는 백억인 쇠바늘이 있고 낱낱 쇠바늘에는 다섯 틀을 갖추고 있느니라.
세상에서 어떤 허망한 중생은 삿된 마음으로 아첨하고 왜곡하며, 요사스럽고 음란하게[妖媚] 사람을 유혹시키며, 가슴에 도적의 마음을 품고 밤낮으로 나쁜 생각을 하여 찰나의 순간에도 악한 생각을 한다면, 이 사람은 죄보로 목숨을 마칠 때를 당하여 몸이 가려워 곧 생각하기를, ‘한 묶음 바늘을 얻어서 가려운 옴벌레를 찌르면 또한 좋지 않으랴’라고 한다. 이 생각을 할 때에 옥졸과 나찰은 변하여 어진 의사가 되어 손에 날카로운 침을 가지고 불러 말하기를, ‘병을 치료하시오’라고 한다. 죄인은 마음으로 기뻐하다가 기절하여 목숨을 마치면, 철망 사이에 태어나서 빠른 몸으로 아래로 지나가면, 형틀이 모두 움직이고 한량없는 바늘이 털구멍으로 쏘아 들어간다. 이와 같이 하여 철망 사이에 전전하여 찰나 순간에 죽고, 찰나 순간에 살아나느니라.
죄가 다하면 나와서 변지(邊地)의 불법이 없는 곳에 태어나고, 또한 세상의 좋은 말을 하는 것도 듣지 못하니, 어찌 하물며 정법(正法)이겠는가? 비록 사람 가운데에 태어날지라도 3악도(惡道)에 속하게 되니, 산수겁을 지나고서야 선지식을 만나서 비록 법을 듣기는 하나 깊이 알지 못하리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철굴(鐵窟)지옥이라 이름하는가? 철굴지옥이란, 아귀도(餓鬼道) 가운데의 가장 고통스런 법(法)이 있고 철산(鐵山)이 하나 있는데, 길이와 너비는 똑같이 25유순이요, 산 위에는 또한 5백만억의 매우 뜨거운 철환이 있다. 낱낱의 철환(鐵丸)은 둥글기가 똑같아서 지름이 13유순이며, 산 사이엔 또한 백천의 칼이 있다. 이때에 저 산은 동쪽을 향해서 열리고, 한 작은 구멍이 있는데,
마가타(摩伽陀) 말[斗]만한 입과 같고 다만 검은 연기를 내느니라.
세상에서 어떤 어리석은 중생은 간탐(慳貪)에 묶이고 집착된 마음이 금강과 같아서, 다만 구하는 것만 좋아하고 만족할 줄을 모르며, 부모와 처자에게도 전혀 주지 않으며, 스승과 어른이 가르침을 주는 것은 더러운 똥과 같이 여기고, 노비(奴婢)와 친척과 벗에게도 의식(衣食)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간탐한 사람은 무상함을 생각지도 아니하고, 재물을 보호하고 아끼기만을 눈[眼]과 같이 여기니, 이 사람은 죄보로 목숨을 마치려 할 때에 모든 감관이 막히고 입도 닫혀서 말을 하지 못하게 되니, 심중으로 가만히 생각하기를, ‘내가 죽은 후에는 이 여러 악한 사람이 나의 재물을 먹으면 철환을 먹는 것과 같을 것이요, 나의 집에 살면 암실[闇室]에 있는 것과 같을 것이다’라고 한다. 이러한 생각을 하고 나면 옥졸과 나찰은 간탐한 사람이 변화하여 환술로써 재물을 거두고, 죄인의 처소에 이르러 불로써 태워버리면 죄인은 마음에 기뻐하다가 기절하여 목숨을 마치면 불산 위에 마치 녹는 구리를 부어 만든 것과 같은 철굴 속에 태어나느니라. 이윽고 굴속에 들어가면 칼벌레[劍蟲]들이 그의 몸을 뜯어먹으며, 연기가 그의 눈을 가리어 불꽃을 볼 수도 없으며, 두려워하고 놀라 동서로 달리다가 머리를 철산(鐵山)에 부딪치고, 철환은 오르고 내리어 정수리로 들어갔다가 발로 나오고 하여, 한 생각 순간에 죽기도 하며, 한 생각 순간에 살기도 한다.
죄가 다하면 나와서 아귀 가운데에 태어나되 그 몸은 장대하여 수십 유순이요, 목구멍은 바늘통과 같고, 배는 큰 산과 같아서 동서로 먹을 것을 구하다가, 녹는 구리를 목구멍에 붓느니라. 8천 세상을 지나고 나서 고통이 다하면, 침 먹는 귀신과 고름 먹는 귀신과 피 먹는 귀신 가운데에 태어나고, 죄가 다하면 또한 변소귀신[廁神]이나 돼지와 개로 태어나고, 이 죄가 다하면 또한 빈궁하고 비천하여 의식(衣食)이 없는 곳에 태어나다가 선지식을 만나서 보리심을 발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철환(鐵丸)지옥이라 이름하는가? 철환지옥은 80유순이요, 가운데는 철성(鐵城)으로 가득 찼고 88지옥이 있다.
낱낱 지옥 가운데에는 다섯 칼산이 있어서 위를 덮고 있으며, 아래에는 열여덟 크고 고약스런 쇠 뱀[鐵蛇]이 있는데 뱀은 모두 혀를 내밀며, 혀에서는 쇠칼이 나오고 칼끝에는 불이 타느니라.
세상에서 어떤 어리석은 중생은 보시를 훼욕하되, ‘보시는 과보가 없다’고 말하고, 사람에게 재물을 축적하길 권한다. 이와 같이 어리석은 사람은 국왕과 대신(大臣)과 사문과 바라문과 일체 대중을 향하여 말하기를, ‘보시는 인(因)도 없으며, 또한 과(果)도 없다’고 한다. 이와 같은 죄인은 목숨을 마칠 때를 당하여 목이 굳어지고, 맥이 쭈그러지고 뒤틀려서 말도 하지 못하며, 사람 보기를 좋아하지 아니하여 고개를 숙여서 보고, 누워서 심중에 다만 생각하기를, ‘나는 재보(財寶)를 쌓아 두었으니, 나와 더불어 함께한다면 유쾌함은 말할 수 없으리라’고 한다. 그러면 옥졸과 나찰은 변화하여 그의 아내가 되어, 뜨거운 철환을 보배 그릇으로 변화시키고 그 사람 앞에서 말하기를, ‘내가 당신을 따라 죽어서 당신 곁에 딱 붙어서 끝내 떠나지 아니하겠나이다’ 하느니라. 이에 기절하여 목숨을 마치고 철성 가운데에 태어나서 동서로 달리면, 쇠 뱀은 독기를 내어 그의 몸을 감고 두르면 사지(四肢)와 머리에서 불이 타올랐다. 그러면 곧 생각하기를, ‘원컨대 하늘은 나를 사랑하시어 단비[甘雨]를 내려주옵소서’라고 한다. 이에 생각을 따라 즉시 매우 뜨거운 철환을 비 오듯 쏟아내는데, 정수리로 떨어져 뚫고 들어가서 발아래로 나오게 된다.
죄가 다하면 빈궁하고 고독하며 말 못하는 벙어리가 되니, 이 사람의 죽고 사는 햇수는 철굴(鐵窟)에서 말한 바와 같다. 그리고 선지식을 만나서 보리심을 발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첨석(尖石)지옥이라 이름하는가? 첨석지옥은 스물다섯 개의 돌산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낱낱 돌산에는 여덟 개의 얼음 못이 있으며, 낱낱 얼음 못에는 다섯 마리의 독룡(毒龍)이 있느니라.
세상에서 어떤 어리석은 중생은 비구ㆍ비구니ㆍ사미ㆍ사미니ㆍ식차마니(式叉摩尼)ㆍ우바새(優婆塞)ㆍ우바이(憂婆夷)ㆍ95종(種) 범지(梵志)의 신분으로서, 법을 비법(非法)이라 말하고 비법을 법이라 밀하며, 혹은
가벼운 계(戒)를 범하고 오래도록 참회하지 않으며, 마음에 부끄러워함이 없는 것이 마치 원숭이와 같다. 이 사람은 죄보로서 목숨을 마치려고 할 때에 심장 밑에 기운이 가득 차고, 배가 부르기는 북과 같아져서 음식을 토하고 물과 장[漿]도 내려가지 아니하면, 곧 생각하기를 ‘하나의 뾰족한 돌을 얻어서 나의 목구멍을 막으면 또한 통쾌하지 않으랴’라고 한다. 그때에 옥졸과 나찰은 변하여 어진 의사가 되어 환술로 뾰족한 돌을 가지고 큰 환약을 만들어서 그의 입속에 넣어주고 말하기를, ‘입을 다물어라’ 하면, 마음에 기뻐하다가 기절하여 목숨을 마쳐 돌산 사이에 태어난다. 한량없는 뾰족한 돌이 죄인의 등을 뚫고 들어가서 가슴 앞으로 나오는데, 옥졸은 또한 쇠꼬챙이로 입을 꿰고 돌을 입 속에 넣으니, 하루 낮 하루 밤에 60억 번 죽고 60억 번 살아나니, 이것은 살아나는 과보이다.
이로부터 목숨을 마치면 흑승(黑繩)지옥에 떨어지게 되니, 흑승지옥이란 8백의 쇠 자물쇠와 8백의 철산(鐵山)이 있다. 큰 쇠 깃대를 세웠는데, 두 끝머리에는 자물쇠를 매었느니라. 옥졸과 나찰이 죄인을 내몰아 철산을 짊어지고 쇠 노끈 위를 달리게 하면, 견디지 못하고 땅에 떨어져 확탕(鑊湯) 속에 떨어지는데, 나찰이 몰아세우니 목마름이 심하여져서 철을 마시고 돌을 삼키면서 달려간다. 하루 낮 하루 밤에도 이런 고통을 겪기를 무릇 십만 번이나 한다.
죄가 다하면 세상에 나와서 다른 사람의 종이 된다. 선지식의 진실한 설법을 만나면 좋고 흰 모직천[白氈]이 염색을 쉽게 받는 것과 같아서 아라한을 얻고 3명과 6통과 8해탈을 구족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십팔 음동(飮銅)지옥이라 이름하는가? 음동지옥에는 천2백 종의 잡색 구리 수레가 있고, 한 구리 수레 위에는 6천 구리 환(銅丸)이 있다.
어떤 중생은 간탐과 질투와 사견(邪見)과 악설(惡說)로써 부모와 처자와 권속과 일체에서 보시를 하지 않고, 마음에 간탐과 질투를 내어 다른 이의 이득 얻는 것을 보면 화살이 심장에 들어간 것과 같이 여기니,
이러한 죄인은 목숨이 다하려 할 때에 병이 많고 수척하여 속엣 말로 중얼거리며 스스로 말하기를, ‘과일을 먹고 싶다’라고 한다. 이 말을 할 때에 옥졸과 나찰이 자기의 구리 수레를 변화시켜 과일을 싣고 죄인의 처소에 오면, 죄인은 이를 얻고서 마음에 기뻐하여 곧 생각하기를, ‘이 아름다운 과일을 얻어서 아무리 먹어도 물리지 않으니, 심히 나의 소원에 맞고 기쁘도다’라고 한다. 그리고 목숨을 마치면 얼마 안 가서 구리 수레 위에 나고, 오래지 않아 곧 구리 산 사이에 왕생(往生)하게 되는데, 구리 수레에 목이 갈리며, 옥졸과 나찰이 집게[鉗]로 입을 찢고 녹은 구리를 들이 부으니, 녹은 구리를 마시고는 까무러쳐서 땅에 쓰러지고 ‘아이고 배고파라, 배고파라’고 말한다.
그때에 옥졸은 입을 벌리고 구리 철환(鐵丸)을 그의 입속에 넣는다. 열여덟 환을 먹어 삼키면 마디마디에서 불이 타오르는데, 동서로 달리면서 하루를 지내다가 이에 목숨을 마치면, 옥졸은 불러 말하기를, ‘너는 전생[前身]에 아첨하며, 삿된 견해와 간탐과 질투를 하였기에 이러한 인연으로써 철환의 업보를 받느니라. 혹은 일찍이 출가하여 가벼운 계를 범하고도 오랫동안 허물을 참회하지 않고 헛되이 신시(信施)를 먹었기에, 이러한 인연으로써 모든 철환을 먹는 것이니라’고 한다.
이 사람은 죄보로 억천만 세를 지나도록 물과 곡식을 알지도 못하다가, 죄를 받아 다하면 도로 사람 가운데에 태어나, 5백 세상 동안 반벙어리로 스스로 말도 못한다. 숙습(宿習) 때문에 식후에는 숯을 씹고 흙덩어리를 먹다가, 이것이 지난 후에는 선지식을 만나서 보리심을 발하느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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