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불설관불삼매해경(佛說觀佛三昧海經) 8권
불설관불삼매해경 제8권
불타발다라 한역
변각성 번역
7. 관마왕장품(觀馬王藏品)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미래의 중생이 마땅히 어떻게 여래의 말[馬]의 감추어진 모앙과 같은 남근[根]을 관찰하겠는가?
말의 감추어진 모양과 같은 남근이란 다음과 같다. 내가 집에 있을 때 야수다라(耶輸陀羅)와 5백 시녀[侍]들은 모두 이런 생각을 하였다.
‘태자께서 세상에 탄생하시어 기이하고 특이한 일이 매우 많았지만, 오직 한 일만은 나에게 의심이 있도다.’
채녀(婇女) 무리 가운데 한 여자가 있었으니, 이름은 수만나(修曼那)였다. 그는 곧 태자비에게 아뢰어 말하였다.
‘태자(太子)께서는 신인(神人)이시입니다. 『비타경(毘陀經)』에서 말하기를 ≺만일 신인이 있다면, 천성이 청정하고 범행(梵行)이 있기 때문에 신근(身根)이 평만(平滿)하다≻하였습니다.
태자는 지금 범행하는 사람과 같으며, 태자비를 맞아들인 지 오래 되었고 채녀들이 받들어 섬기기도 여러 해가 지났습니다. 그러나 아직까지 신근을 보지 못했거늘 하물며 세속일이 있었겠습니까?’
또한 정의(淨意)라는 한 여자가 있었으니, 그녀는 아뢰어 말하였다.
‘대가(大家)시여, 저는 태자를 18년 동안이나 섬겼습니다. 그러나 태자께서 대소변 하시는 것도 보지 못했거늘 하물며 모든 애욕이 있겠습니까?’
그때 여러 여인들은 각각 달리 말하며 모두 이르기를 ‘태자는 성불능인 남자’라고 하였다. 태자는 낮잠을 자다가 여러 여인들이 태자의 감추어진 남근을 보고자 하는 것을 모두 들었다. 이때 태자의 서원력으로 여러 여인에 응해 주려고 천천히 몸을 굴리니 속옷이 헤쳐지며, 금빛 몸에 광명이 빛나고, 두 무릎이 잠깐 열리는 것이 보였다. 모두 성체(聖體)의 평만(平滿)한 것이 둥근 달과 같고, 금빛 광명은 마치 해와 같음을 보았다. 여러 여인들은 기뻐하며, ‘태자께서는 신인(神人)과 같으시니 참으로 경애(敬愛)할 만하다. 우리들로 하여금 세속의 정을 끊도록 만드는구나’라고 하였다. 이 말들을 하고서 슬피 우니 눈물이 비 오듯 하였느니라.
그때 태자는 그 근이 있는 곳으로부터 흰 연꽃을 내니 그 빛은 붉고 희며, 위에는 하나이고 아래는 둘이어서 세 꽃이 서로 이어졌다. 여러 여인들은 이를 보고 나서 다시 서로 말하기를, ‘이와 같은 신인에게는 연꽃의 모양이 있으니, 이 사람에게 어찌 마음에 집착이 있으랴’라고 하였다. 이 말을 하고는 목이 잠겨서 능히 말하지 못하였다. 이때 꽃 가운데에 문득 신근(身根)이 있어 동자의 것과 같았다. 여러 여인은 보고, 번갈아 서로 말하기를, ‘태자께서 지금 특이한 일을 보이시는구나’라고 하였다. 문득 신근이 있어 이와 같이 차츰 장부의 것과 같아졌다. 여러 여인들은 이 신근의 평만(平滿)함을 보고, 정(情)을 맺길 바라며 기뻐함을 이기지 못하였느니라.
이 모양을 나타낼 때에는 라후라(羅睺羅)의 어머니도 보았는데, 저 신근에서는 꽃과 꽃이 서로 차례 하여 하늘의 겁패(劫貝:木花)와 같고, 낱낱 꽃 위에는 이에 무수한 수의 큰 보살이 있어, 손에 흰 꽃을 가지고 신근을 에워쌌으니, 나타났다가 도로 없어질 적엔 앞의 해와 같았느니라.
이를 보살의 남근이 말의 감추어진 모양[陰馬藏相]이라고 이름한다. 여래께서는 지금 보리도(菩提道)를 성취하셨으니, 이는 대장부로서 갖추어진 남자의 몸이니라. 또한 마땅히 너를 위하여 남자의 모양을 나타내리라.”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출가하지 않았을 때의 일이었다. 마투라(摩偸羅)왕에게 한 유모(乳母)가 있었는데, 이름은 두모바(頭牟婆)였다. 저 왕을 젖 먹여 기르며 15년을 지내었는데 왕이 이미 장대하여지니, 유모는 허리를 세우고 단정히 꿇어않아 합장하며 왕에게 소원을 빌며 아뢰어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제가 비록 비천하오나 대왕을 젖 먹여 기르는 데 부지런함과 수고로움으로 여러 해를 지냈습니다. 엎드려 바라옵건대 대왕께서 한 가지 소원을 들어 주옵소서.’
왕이 유모에게 말하였다.
‘무엇을 원하는가?’
유모가 곧 말하였다.
‘왕궁 가운데에 있었으니 공덕(功德)이 하늘과 같아서 일체 궁핍함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오직 한 가지 일만이 빠졌으니, 이른바 여자에게는 정인(情人)을 만나는 것이 행복이옵니다.’
왕은 유모에게 말하였다.
‘마땅히 대신(大臣) 가운데 유모의 배필로 정하여 유모의 뜻에 부합하도록 하겠다.’
그러나 유모는 이를 원치 않으며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귀인(貴人)은 일이 많아 제가 좋아하는 바가 아니옵니다. 원하오니 나라 안의 모든 남자에게 명령하시어 15세 이상과 30세 이하 남자면 누구나 저를 따르도록 해 주시옵소서. 만일 능히 오는 자에게는 저는 그 사람에게 아주 많은 금전(金錢)을 주겠으며, 얼굴이 못난 자라도 마땅히 은전(銀錢)을 주겠습니다.’
이때 저 국왕(國王)은 유모의 은혜를 갚으려고 높은 누각을 지어 놓고, 국내에 영을 내리어 모든 남자에게 지시하기를, ‘위와 같은 자격과 마음이 있는 자는 모두 다 모이라’고 하였다.
많은 세월이 지나 유모는 늙어 쇠약해지니, 여러 여인들을 많이 불러들여 그 수가 5백이나 되었다. 낱낱 여인들은 또한 계집종을 사두어서 갖가지로 장엄하고 꾸미니 그 수효는 8천에 달하였다.
이때에 저 국왕은 병이 들어 죽고, 태자가 왕위를 이었다. 지혜 있는 신하가 아뢰어 말하였다.
‘선왕(先王)께서는 은혜를 갚기 위하여 이 늙은 계집종으로 하여금 마음대로 하도록 해 왕의 국토를 음녀촌(婬女村)같이 만들었으니, 국가의 덕망을 손상시키고 욕되게 함이 실로 적지 않습니다. 이것으로써 무슨 옳은 일이 되겠습니까? 이를 물리쳐 내몰아야 합니다.’
이렇게 아뢰고 나니, 왕이 이를 밖으로 축출하라 명하여, 높은 누각을 불태우고 여러 여인들을 내몰았다.
여러 여인들은 두려워하여 사위국(舍衛國)으로 나아갔다. 이윽고 사위국에 이르러서 네거리에 음사(婬舍)를 짓고, 요사스런 짓을 전과 같이 하였다. 사위국은 큰 나라이며 사람들이 많아서 여러 계집의 집에 모였는데, 하룻밤을 지내는 자는 금전 2백을 바쳤다.
그 나라에 여려달(如閭達)이라는 장자(長者)가 있었는데, 재물을 백억이나 모았다. 장자에게 아들이 있었으니, 이름은 화덕(華德)이었다. 세 형제가 있었는데, 지나치게 놀기 좋아하고 음탕하여 음사(婬舍)에 다투어 갔다. 처음 한 번 갔을 적엔 각각 모두 금전 15를 주었다. 매일 밤마다 항상 금전을 주기를 딴 사람보다 배나 더하여 한 달을 경과하니, 창고 하나의 금이 다하였다.
그 아버지 장자는 여러 창고를 살펴보다가, 하나가 팅팅 빈 것을 보고 창고지기에게 물었다.
‘이 창고 안의 금은 다 어디에 있느냐?’
이에 창고를 관리하는 자가 아뢰어 말하였다.
‘대가(大家)의 여러 아들이 날마다 금을 가지고 음녀의 집에 갔습니다. 만일 이대로 두고 제지하지 않으면 응당 금이
다할 것이옵니다.’
장자는 이 말을 듣고는 가슴을 치며, 크게 곡하며, ‘슬프도다. 도적 자식이 나의 가산을 없앴도다’ 하고, 큰 막대를 손에 쥐고 부인의 머리를 때렸다. 그의 부인은 울부짖으면서, ‘오호라, 도적 자식이로구나. 아들을 낳았으나 이익은 없고, 금 창고를 축내어 다 없앴구나. 아비가 훈계하는 법이 없이 평소에 엄하게 지시하지 못한 탓이로다. 나를 두들겨 본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라고 하였다. 장자는 성이 나서 울부짖으며 왕에게 나아가서 대면하고는 가슴을 치며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나라가 곧 황란(荒亂)하나이다. 마투라 나라에서 여러 나찰의 계집들이 이 성에 와서 나의 가업(家業)을 파괴하였습니다.’
왕은 장자에게 말했다.
‘너는 매우 큰 부자인데도 금 창고가 오히려 다하였거늘, 하물며 다른 보통사람들과 하류들은 어찌 빈곤하지 않겠느냐.’
장자는 왕에게 아뢰었다.
‘원하오니 대왕은 속히 죄인을 죽이소서.’
왕은 장자에게 말하였다.
‘나는 부처님의 계(戒)를 받았기에 오히려 개미도 상하게 하지 않거늘, 하물며 사람을 죽여서야 되겠는가?’
장자는 이 말을 듣고, 손을 들어 머리를 치면서 아뢰어 말하였다.
‘대왕이시여, 신(臣)이 듣사오니 왕자(王者)는 악한 사람을 베고 벌한다 하옵니다. 나라를 위하여 나쁜 것을 제거하는데 마땅히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오늘 대왕께서 악을 벗 삼는 모든 음녀(婬女)를 놓아 주시면, 정법(正法)을 무너뜨리고 어지럽게 하여, 나라는 황폐해지고 백성은 빈궁하게 되리니, 계(戒)가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왕이 장자에게 말하였다.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어 조복한 바가 많으니, 앙굴마라(鴦掘摩羅)와 기허(氣噓)ㆍ전타라(旃陀羅)와 대력(大力) 귀왕(鬼王)과, 나찰 괴회(魁膾)를 모두 다 교화하셨느니라. 지금 마땅히 부처님께 나아가서 이 사실을 알리리니, 그대는 조금만 참을지어다.’
신하를 위안시키고는 유명한 코끼리를 타고, 여러 시종과 기원(祇洹)에 나와서 부처님께 예배하며, 부처님을 세 겹으로 돌고 합장하며 허리를 세우고 단정히 꿇어앉아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마투라 나라의 모든 음녀들이 지금 이곳에 와서 젊은이들을 유혹합니다. 원하오니 부처님께서 교화하시옵소서.’
부처님께서는 대왕께 말씀하셨다.
‘7일 후에 부처가 스스로 알아서 하겠습니다.’
이때에 바사닉왕(波斯匿王)은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갔다.
부처님께서는 마하가섭(摩訶迦葉)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수달 대장자의 집에 가서 단월(檀越)에게 알리되, 7일 후에 부처님께서는 논의하는 장소[試場]로 가 모든 음녀를 교화하실 것이라고 알려라.’
수달(須達)은 이 말을 전해 듣고 뛸 듯이 기뻐하여 모든 공양구를 마련하고, 7보 꽃을 높이가 열한 길이 되게 만들어 부처님 앉으실 곳에 두고, 모든 비단과 일산을 달고 향기가 나는 즙을 땅에 뿌렸다. 그 날이 되자 왕은 금고(金鼓)를 치고, 국내의 모든 논의사(論議師)로 하여금 모두 논의하는 장소에 모이게 하였다. 수달 장자는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를 청하기를, ‘모두 모이소서. 마땅히 공양을 베풀겠습니다’라고 하였다.
다음날 시간이 되자 왕은 여러 사람과 논의하는 장소에 나왔다. 장자 여려달(如閭達)은 전타라를 보내어 모든 음녀들을 불러 모았다. 수달 장자는 또한 때가 이르렀음을 알렸다.
이때에 여래께서는 1,250비구에게 지시하셨다.
‘여러 비구들은 각각 정(定)과 뜻을 따라서 큰 신통을 나타내어라.’
상좌(上座) 교진여(憍陳如)는 네 비구와 함께 변화로 한 굴을 만드니, 크기가 향산(香山)같았는데, 그곳에는 백천 연꽃이 있었다. 낱낱 꽃 위에는 다섯 비구가 있어 가부좌를 하고 몸에서 금빛 광채를 내어 몸을 금빛이 되게 하여, 단엄하고 사랑스럽기가 마치 미륵과 같았다. 또한 화인(化人)이 있어 열여덟 가지 변화를 부리는데, 낱낱 변화 가운데에는 열여덟 비구가 있어 열여덟 가지 변화를 지었으니, 신통이 가히 볼 만하였다. 그 중에는 삼매에 들어간 자도 있으며, 경행(經行)하는 자도 있었다. 광명은 돌고 돌아 마치 금산(金山)과 같았는데 모든 보배 꽃이 생겨났다. 비구는 굴속에 있었는데 몸과 마음은 산란하지 않고, 날아서 논의하는 장소에 이르러 윗자리에 앉았다.
울비가섭(鬱毘迦葉)은 몸을 공중에 솟구쳐 변화로 여섯 용을 만드니, 용들은 몸을 틀어 서로 연결하여 비구의 자리를 만들었다. 비구는 그 자리 위에서 열여덟 가지 변화를 짓고, 날아서 논의하는 장소에 이르렀다.
가야(伽倻)ㆍ나제(那提) 두 형제는 몸을 허공에
솟구쳐 변화로 큰 석굴을 짓고, 화광정(火光定)에 들어가서 열여덟 가지 변화를 부리며, 날아서 논의하는 장소에 이르렀다.
대덕(大德) 마하가섭(摩訶迦葉)은 1천 납의(衲衣)를 입고, 손에는 발우를 들고, 위의를 지니면서 발로 허공을 걸어갔다. 걸음과 걸음 사이는 한 보배 나무로 변화하고, 낱낱 나무 밑에는 변화한 가섭이 있어서, 숲속에 경행(經行)하면서 열여덟 가지 변화를 부리며 또한 논의하는 장소에 이르렀다.
대지(大智) 사리불(舍利佛)은 몸을 공중에 솟구쳐 열여덟 가지 변화를 부렸다. 몸 위에서는 1천 해가 나왔는데 광명의 밝고 큰 것이 서로 장애되지 않고 가리지 않았으며, 몸 아래에서는 1천 달이 나왔는데 가을의 둥근 달과 같이 둥글고 원만한 것이 가히 사랑스러웠다. 열여덟 가지 변화를 부리며 날아서 논의하는 장소에 이르렀다.
대목건련(大目揵連)은 몸을 공중에 솟구쳐 변화로 8만 4천의 사자자리를 만들었다. 낱낱 사자는 눈을 감고 땅에 엎드렸는데, 설산과 같이 희었다. 대목건련은 그 사자의 등 위에 앉아서 열여덟 가지 변화를 부리며 논의하는 장소에 이르렀다.
존자(尊者) 우바리(優波離)는 몸을 공중에 솟구쳐 허공 가운데 니사단(尼師壇)을 펴고, 가부좌하여 자(慈)삼매에 드니 몸의 여러 털구멍에서 금빛 광채를 방출하면서 열여덟 가지 변화를 부리며 날아 논의하는 장소에 이르렀다.
대가전연(大迦旃延)은 몸을 공중에 솟구쳐 변화하여 열다섯 마혜수라(摩醯首羅:大自在天)를 짓고, 낱낱 천자는 각각 소[牛王]를 탔는데, 머리 위에서는 꽃이 나왔다. 대가전연은 이 꽃자리에 있어서 열여덟 가지 변화를 부리며, 날아서 논의하는 장소에 이르렀다.
수보리(須菩提)는 몸을 솟구쳐 공중에 올라 아득히 보이지 않고, 다만 말소리만 들리게 하여 게송을 말하였다.
모든 법은 법성과 같아
나도 중생도 없으며
또한 음욕의 생각도 없으니
다시 누구를 교화하려 하오.
모든 법은 본래 자성이 없고
또한 명자상(名字相)도 없다네.
애착으로 애욕이 생겼나니
마땅히 다시 누구를 교화하려 하오.
이 게송을 말하고 열여덟 가지 변화를 부리며, 날아서 논의하는 장소에 이르렀다.
이때
아나율(阿那律)은 몸을 공중에 솟구쳐 일만 범왕으로 변화하여 여러 범궁(梵宮)을 짓게 하고, 비구는 그 가운데에 처하여 열여덟 가지 변화를 부리며 날아서 논의하는 장소에 이르렀다.
라후라와 난타 두 비구는 몸을 공중에 솟구쳐 변화로 보배 누각을 짓고, 비구는 그 가운데에 처하여 깊은 선정(禪定)에 들고, 열여덟 가지 변화를 부리며 날아서 논의하는 장소에 이르렀다.
이와 같이 1,250비구도 각각 기이한 변화를 나타내며, 또한 열여덟 가지 신통을 부리며 날아서 논의하는 장소에 이르렀다.
그때 세존께서는 홀로 아난만을 데리고 가셨는데, 니사단(尼師壇)을 갖고 손에는 씻는 그릇[澡罐]을 잡으셨다. 세존께서는 앞에 계시고 아난은 뒤에 있었는데, 부처님의 발우로부터 그 가운데에 여섯 연꽃이 있었다. 낱낱 연꽃은 금빛 광명을 놓아서 사위국(舍衛國)을 비추어 금빛이 되게 하였다. 씻는 그릇의 물 가운데에는 큰 깃대가 있고, 그 금 깃대 머리에는 5백의 광명이 있으며, 낱낱 광명은 1천 화불로 변화하여 32상이 모두 다 구족하였으며, 발로 허공을 걸으시면서 날아서 논의하는 장소에 이르셨다.
바사닉왕과 여러 대중은 꽃을 뿌리고 향을 사르며 부처님께 예배하였다. 백천의 하늘 기악은 치지 아니하여도 저절로 울리면서 여래의 한량없는 공덕을 노래하며 읊었다. 바사닉왕은 허리를 펴고 단정히 꿇어않아 합장하여 여래께 음녀(婬女)를 교화하시기를 권청하였다.
부처님께서는 꽃자리에 앉으시고서 여러 대중을 위하여 고(苦)ㆍ공(空)ㆍ무상(無常)과 여러 바라밀다를 대략 말씀하셨다. 그러나 여러 여인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이때에 여인 무리 가운데에 한 음녀가 있었으니, 이름은 가애(可愛)였다. 그는 여러 여인들에게 말하였다.
‘사문 구담의 본성은 성욕이 없어 사람들은 불남(不男:성불구자)이라고 말한다. 그러므로 대중 가운데에서 고(苦)ㆍ공(空)을 연설하고 애욕은 깨끗하지 못하다고 훼욕한 것이다. 만일 신근이 있어 모두 구족했다면 대중 가운데에서 응당 부끄러워함을 버린 것이 니건자(尼揵子)와 같을 것이다. 만약 몸을 내보여 나에게 보이되 참으로 구족한 모양이라면, 우리들은 모두 귀의하며 굴복하여 그의 제자가 될 것이다. 만일 이런 모앙이 없고
헛되이 정결하지 못하다고 말했다면, 이는 신근이 없는 사람이라 본성이 저절로 성욕이 없는 것이니, 어찌 애욕을 깨끗한 것이 아니라고 말하지 않겠는가.’
이 말을 하고 나니 여래께서는 그때에 변화로 한 코끼리를 만들었는데, 전륜성왕의 보배로운 코끼리와 같았다. 이때에 코끼리 다리 사이에 하나의 흰 꽃이 나왔으니 마치 코끼리의 사지와 같고, 차츰차츰 땅에 이르렀다. 여러 여인들은 보고 기뻐하며, 크게 웃고 각각 서로 일러 말하기를, ‘사문이 환술[幻]을 잘하여 이에 이것을 변화로 만들었다’라고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다시 변화로 하나의 말의 형상을 만들어 내고는, 말[馬]의 감추어진 남근을 내보이니, 유리통과 같이 아래로 축 처져서 무릎까지 이르게 하셨다. 여러 계집은 이를 보고 모두 말하기를, ‘이것도 환술이다’라고 하였다.
말리(末利) 부인은 이 변화한 모양을 보고, 비구니와 우바이에게 말하기를 ‘우리들 여러 여인들은 마땅히 각각 물러가야겠습니다. 음녀가 말하는 바를 차마 들을 수가 없습니다. 세존께서는 위대한 자비로 지금 그를 교화하시려고 하여 반드시 기이한 변화를 보이시리니, 우리들은 마땅히 이 자리를 피해야겠습니다’ 하고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갔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명령하셨다.
‘너는 바사닉왕과 여러 비구에게 알리어 각기 이곳으로부터 물러나 유희(遊戱)하도록 하라.’
바사닉왕은 여러 대덕(大德)께 아뢰었다.
‘여래께서는 위대한 자비로 음녀들을 교화하시려고 하시니, 우리들은 지금 마땅히 각각 멀리 가야겠습니다.’
이 말을 하고는 문득 물러갔다. 오직 1,250비구들만이 부처님 뒤에 모시고 서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교진여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무리를 데리고 숲 속을 경행하여라.’
5백 비구 가운데 대지(大智) 사리불이 대중의 우두머리였는데 오히려 합장하고 부처님의 좌우에 모시고 있었으므로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너도 또한 가서 뜻대로 여러 논사(論師)와 옳은 바를 강론하여라.’
이에 5백 비구는 사리불의 뒤를 따라 꽃 숲 가운데에 이르러서 바사닉왕을 위하여 다시 4제(諦)를 설명하였다. 그리하여 오직 아난만이 남게 되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좌구(坐具)를 두고 또한 마땅히 물러갈지어다.’
이
말씀을 하시고, 세존께서는 홀로 여인의 처소에 가셨다.
이때에 여러 여자들은 부처님께서 홀로 계시는 것을 보고 높은 소리로 크게 웃으며 말하였다.
‘사문이여, 당신은 지금 신근이 있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구족한 남자의 몸이요, 대장부니라.’
여러 여자들은 이를 듣고 입을 가리고 웃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니사단을 펴시니, 금강(金剛) 지신(地神)은 변화하여 금 평상을 만들고, 7보로 다리를 만들어서 좌구의 밑에 두었다. 부처님께서는 그 위에 앉으시고, 승가리(僧伽梨)를 걷고 승기지(僧祇支)를 헤치고서 가슴의 만(卍)자를 보이어 여인으로 하여금 보게 하셨다. 여러 여자들은 만(卍)자를 보니 백천의 남자가 나이가 모두 성장하였고, 얼굴이 매우 잘생겨서 여인들의 마음에 쏙 들었다. 부처님께서는 또한 니원승(泥洹僧)을 헤치고 보이시니, 부처님의 신체는 환하고 평만(平滿)하며, 금빛 광명이 있어 마치 1천 해와 같았다.
여러 여인들은 이를 보고 모두 말하기를, ‘구담(瞿曇)은 신근이 없는 사람이다’라고 하였다. 부처님께서는 이 말을 들으시고, 마왕(馬王)의 법과 같이 차츰 신근을 나타내었다. 처음 나올 때에는 마치 여덟 살 동자의 신근과 같았고, 차츰차츰 길고 큰 것이 소년의 것과 같아졌다. 이에 여러 여인들은 보고 모두 기뻐하였다. 이때 음마장(陰馬藏)은 점점 길고 커져서 연꽃 깃대와 같아졌는데, 낱낱 층 사이에는 백억 연꽃이 있었으며, 낱낱 연꽃에서는 백억 보배 색깔이 있었다. 낱낱 색깔 가운데에는 백억 화불이 계셨으니, 낱낱 화불은 백억 보살과 한량없는 대중으로 시자를 삼으셨다. 이때에 여러 화불께서는 이구동성으로 여러 여인들의 나쁜 애욕의 과환(過患)을 헐면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여러 남자가
나이 모두 15, 16세로
성장하여 힘과 위세 많고
그 수효 항하의 모래 같아
이를 여인에게 공급한들
잠깐의 생각도 충족 못하리.
이때에 여러 여인들을 이 말씀을 듣고 마음에 부끄러워함을 품고 오뇌(懊惱)하여 땅에 주저앉아, 손을 들어 머리를 치면서 이러한 말을 하였다.
‘슬프도다, 나쁜 애욕이여,
이에 여러 부처님으로 하여금 이와 같은 일을 말씀하게 하였도다. 우리들은 나쁜 마음을 품고, 더러운 애욕에 집착하여서, 이것이 허물이 됨을 알지 못하고, 이에 여러 부처님으로 하여금 이와 같은 폐단을 들려주시도록 하여, 마치 치열한 불과 같이 우리들을 불태웠도다.’
이 말을 할 때에 허공 가운데에서 일제히 화불께서 나타나시어 널리 여러 여인들을 위하여 부정관(不淨觀)을 말씀하셨다. 이는 이른바 아홉 가지로 생각[九想]함과 열 가지로 생각[十想]함과 서른 가지로 생각[三十想]함과, 수식(數息)ㆍ안반(安般)이었다. 여러 여인들은 부정관을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법락(法樂)과 선정락(禪定樂)을 좋아하고, 애욕을 좋아하지 아니하게 되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몸의 광명을 도로 거두시고 금 평상에 단정히 앉으시니, 대중도 다시 운집하여 부처님의 처소에 돌아왔다.
바사닉왕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는 세상에 출현하심에 이로움을 내려주심이 많으십니다. 이에 이곳에까지 큰 광명을 나타내시거늘, 하물며 그 외 신분의 한량없는 공덕이겠습니까? 모든 하늘은 허공 가운데에 있으면서 또한 여래의 백천 범행(梵行)을 찬탄합니다. 여래께서는 범행이 이와 같음을 얻으셨습니다. 뛰어난 말의 감추어진 것 같은 신근은 속으로 들어가서 있는 곳 없건만 금꽃을 나타내시고 화불도 무수하시니, 이는 계행을 지닌 과보며 공덕이 거룩하신 것이옵니다.’
이때에 여러 여인들은 이 말을 들었는데, 4천의 여인들은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발하며, 2천의 여인들은 티끌을 멀리하고 번뇌[垢]를 떠나서 법안(法眼)이 깨끗함을 얻고, 2천의 여인들은 미래 세상에 12겁을 지나서 차례로 벽지불의 도를 얻었다.
장자 여려달은 부처님께서 현재 악마 여인들을 교화하심을 보고 찬탄하여 말하였다.
‘훌륭하시고 훌륭하시다. 여래께서 옛적에 파순의 마군을 쳐부수시고, 지금에는 여러 여인들을 교화하시니 전과 다름이 없으시도다.’
이 상(相)이 나타날 때에 한량없는 여러 하늘은 보리심을 발하였다.
바사닉왕이 거느린 군사[士衆]가 5백 인이나 있었다. 그는 부처님께 출가하기를 요구하자 수염과 머리털이 저절로 떨어지고, 몸에 입은 옷은 변하여 가사(袈裟)를 이루고, 즉시 아라한도를
이루었다.
이때 대중 가운데 마왕장(馬王藏)의 상호를 보고 마음에 기뻐한 자는 50억 겁 생사의 죄를 제거하였고,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갔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옛적 여름 안거(安居)를 할 때에 바라날국(陂羅捺國)에 한 음루(婬樓)가 있었고, 누각 위에는 여자가 있었으니, 이름은 묘의(妙意)였다. 옛날에 부처님과 중한 인연이 있었기에, 나는 난타(難陀)와 또한 너를 데리고 이 음녀의 집에 가서 날마다 걸식하였다. 이 여자는 일찍이 나를 공경하지 않고 난타에게만 치우쳐 애착을 내었다. 7일이 지나자 여자는 마음속으로 생각하며 말하였다.
‘사문 구담이 만일 아우 난타와 아난을 보내서 나의 원과 말을 들어 주게 한다면, 나는 마땅히 갖가지로 사문에게 공양하리라.’
부처님께서는 아난과 난타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오늘부터 저 마을에 가지 말라.’
세존께서는 스스로 혼자 발우를 가지고 음녀 누각의 처소에 이르러서 사흘 동안 금빛 광명을 놓아서 여러 하늘과 사람들을 교화하였으나, 이 여자는 깨닫지 못하였다. 다음날 세존께서는 다시 아난과 난타를 데리고 누각으로 갔다. 음녀는 두 비구를 사랑하며 공경하였기 때문에 멀리서부터 온갖 꽃을 부처님과 두 비구에게 뿌렸다.
아난은 그녀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부처님께 예배하도록 하라.’
여자는 아난을 사랑하였기에 곧 예배하였다.
그때 세존께서는 세 동자를 변화로 나타내니, 나이는 모두 15세요, 얼굴은 단정하여 그 모습이 세상의 모든 사람보다 뛰어났다. 이 여자는 이를 보고 몸과 마음이 기뻐서 화현(化現)한 소년을 향하여 오체를 땅에 대고, 소년에게 공손히 예배하고 말하였다.
‘장부시여, 지금 나의 집은 공덕천(功德天)과 같이 복력(福力)이 자재(自在)하며, 온갖 보배로 장엄하였습니다. 나는 지금 나의 몸과 노비(奴婢)를 장부(丈夫)에게 받들어 올려, 쇄소(灑掃)하는 일이라도 해드릴까 합니다. 만일 능히 받아주시어 나의 소원을 따라 주신다면, 일체를 공급하여 아낄 바 없겠습니다.’
이 말을 하고 나서 화현한 사람을 평상에 앉게 하였다. 밥 먹을 순간도 못 되어
여자는 다시 그 앞에서 친근하게 말하였다.
‘장부시여, 원컨대 나의 뜻을 이루어 주옵소서.’
화현한 사람은 어기지 않고 그녀가 하고 싶어 하는 바대로 따라서 곧 접촉하여 가까이하였는데, 하루 낮 하루 밤 동안은 마음이 피로하거나 싫지가 아니하였다. 둘째 날이 되자 사랑하는 마음이 차즘 식어, 셋째 날에 이르러서는 이에 말하였다.
‘장부시여, 일어나서 음식을 드소서.’
화현한 사람은 곧 일어났으나, 음녀를 끌어안고서 놔주질 않았다. 여자는 싫어하고 후회하는 생각이 들어 말하였다.
‘장부는 이상한 사람이구려.’
화현한 사람은 말하였다.
‘우리는 선세(先世)의 법에 따르면 무릇 여자와 더불어 정을 통함에 12일을 경과하여야 이에 휴식하오.’
여자는 이 말을 듣고 먹은 음식이 막혀서 토할 수도 없고 목구멍에 내려가지도 않는 것과 같아서 신체의 고통은 방망이로 두들긴 것과 같았다. 넷째 날에 이르러서는 수레에 치임을 당한 것과 같았으며, 다섯째 날에 이르러서는 철환(鐵丸)이 몸에 들어간 것과 같았으며, 여섯째 날일에 이르러서는 사지 마디가 모두 아픈 것이 화살이 심장에 들어간 것과 같았다.
여자는 속으로 생각하며 말하였다.
‘내가 사람들의 말함을 듣건대, 가비라성 정반왕의 아들은 몸이 자주 금빛이요, 32상인데, 눈멀고 어두운 이를 불쌍히 여기며, 괴로워하는 사람을 구제하려고 항상 이 성에 계시면서, 항상 복되고 경사스런 일을 행하시고 금빛 광명을 놓아서 일체 사람을 제도하신다 하는데, 오늘은 어찌하여 오셔서 나를 구원해 주지 않으십니까?
이 생각을 하고는, 깊이 괴로워하며 스스로 꾸짖으며 후회하였다.
‘나는 오늘부터 목숨이 마칠 때까지, 끝내 색(色)을 탐하지 아니하겠다. 차라리 호랑이ㆍ이리ㆍ사자 등의 사나운 짐승과 한 굴에서 같이 살지언정, 색욕을 탐하여 이런 고뇌를 받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말을 하고, 다시 일어나서 음식을 먹으려 하나, 그 화현한 사람이 행하고 앉는 대로 함께 같이하므로 어찌할 수도 없었다. 화현한 사람도 또한 성내며 꾸짖었다.
‘몹쓸 계집이 나의 일을 망치었도다. 나는 지금 너와 같이 몸을 한 곳에 합쳐져 있기보다는, 일찍 죽는 것이 낫겠다. 부모나 친척이 만일 와서 나를 찾으면 나는 어디에 몸을 숨기겠는가. 나는 차라리 죽을지언정 부끄러움을 참을 수 없다.’
여자가 말하였다.
‘나는 폐물(弊物)은 필요 없다. 네가 죽고 싶으면 뜻대로 해라.’
이때 화현한 사람은 여자를 안은 채로 칼을 가지고 목을 찌르니, 피가
쏟아져 끊임없이 흘러내려 여자의 몸을 더럽히고 땅에 가득히 괴었다. 여자는 이를 차마 감당할 수도 또한 면할 수도 없었다. 화현한 사람이 죽어서 이틀을 경과하니, 푸르고 멍들며 검게 변하고 냄새가 났다. 셋째 날에는 배가 불러 오르고, 넷째 날에는 살이 문드러지고 터지며 대소변이 흘러나오고 더러운 벌레들이 피고름을 터뜨리어 여자의 몸에 묻어 그득하니, 여자는 몹시 싫었으나 벗어날 수 없었다. 다섯째 날에 이르러서는 살가죽이 차츰 문드러지고, 여섯째 날에 이르러서는 살가죽이 떨어져나가 모두 다하고, 일곱째 날에 는 오직 냄새나는 뼈만 있어 아교나 칠(漆)과 같아서, 여자의 몸에 딱 붙어 있었다.
여자는 서원(誓願)을 발하였다.
‘만일 천신(天神)이든 신선이든 정반왕자이든 능히 나의 고통을 면하게 해준다면 나는 이 집과 모든 진보(珍寶)를 공양하여 보시하겠다.’
이 생각을 할 때에, 부처님께서는 아난과 난타를 데리고 가시니, 제석은 앞에서 보배로운 향로를 받들고 값진 향을 사르며, 범왕은 뒤에서 큰 보배 일산을 받들고, 한량없는 여러 하늘은 하늘 기악을 울렸다. 부처님께서는 평상시의 광명을 놓아서 천지(天地)를 밝히고 비추셨다. 모든 대중은 부처님께서 이 여자의 누각으로 나아가시는 것을 보았다.
이때에 여자는 부처님을 보고, 마음에 부끄러움을 품고 썩은 유골을 감출 길이 없어서 흰 담요와 한량없는 뭇 향을 가지고 냄새나는 뼈를 싸 덮었으나, 냄새가 계속 풍겨나 감출 수가 없었다. 여자는 세존을 보고 예배드렸다. 여자는 뉘우치고 부끄러워하였으므로 몸이 뼈 위에 비추고, 냄새 나는 뼈는 홀연히 여자 등 위에 있었다. 여자는 매우 부끄러워하며 눈물을 흘리면서 말하였다.
‘여래의 공덕은 자비가 한량없으시니, 만일 능히 저로 하여금 이 고통을 면하게 하신다면 제자가 되어 마음을 끝내 물리거나 굽히지 않겠습니다.’
이에 부처님의 신력으로 냄새나는 뼈는 사라졌다. 여자는 크게 기뻐하여 부처님께 예배드리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는 지금 보배로 여긴 일체를 부처님께 보시하겠습니다.’
부처님께서 그녀를 위하여 축원하시니 범음성은 유창하였다.
여자는 축원함을 듣고, 마음에 크게 기뻐하여 수다원(須陀洹)의 도를 곧 얻었다.
5백 시녀(侍女)는 부처님의 음성을 듣고 모두 위없는 보리도의 마음을 발했으며, 한량없는 범천 대중들은 부처님의 신통 변화를 보고 무생인(無生忍)을 얻었다. 그리고 제석이 거느린 여러 천자들은 보리심을 발하는 자도 있었으며, 아나함(阿那含)을 얻은 자도 있었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옛날 처음 도를 이룰 적에 가야성변(伽倻城邊) 희련하(熙連河) 가에 있었다. 다섯 니건(尼犍)이 있었으니, 첫째 니건은 이름이 살사다(薩闍多)였다. 5백 무리를 제자로 두었고, 나머지 넷은 각각 250제자를 두었다. 이때 여러 니건들은 자칭 도를 얻었노라 하고, 그의 신근(身根)으로써 몸을 일곱 겹을 두르고, 나의 처소에 와서 풀을 깔고 앉으며 곧 이런 말을 하였다.
‘나는 애욕이 없으므로 범행(梵行)의 모양이 이루어져, 나의 신근이 이에 능히 이와 같이 자재천(自在天)과 같다. 나는 지금 신통이 사문보다 백천만 배나 뛰어나니, 사문이 하나의 신통을 부린다면 나는 마땅히 둘을 불린다.’
곧 땅 가운데에 변화로 나무 한 그루를 만들고, 그의 신근으로써 나무를 싸고 두르기를 일곱 겹을 하여 나무 주위에 구름과 안개가 이는 것이 용왕의 기운과 같게 하고, 높은 소리로 크게 웃고 손을 들어 불러 말하였다.
‘구담이여, 나의 범행(梵行)을 한번 드러냄이 이와 같도다. 너는 남자라 칭하고 대장부라 말하나, 무엇으로써 증거하랴.’
그때 세존께서는 변화로 보배 시렁을 만드시니, 보배 시렁의 두 머리에는 구슬이 열네 개 있었다. 낱낱 밝은 구슬에는 1천 광명이 있고, 낱낱 광명은 변화하여 화불을 이루고 열여덟 가지 변화를 부리어 허공중에 머물러 서 있었다. 세존께서는 변화를 나타내시고, 거꾸로 허공중에 머무르시면서 다리는 시렁 위에 두셨다. 이때에 부처님의 두 발에서는 천(千) 개의 연꽃이 나오고, 낱낱 연꽃에는 만억 광명이 있었다. 낱낱 광명 가운데에는 백억의 보배대가 있고, 낱낱의 보대 가운데에는 무수한 화불께서 계셨다. 낱낱 화불께서는 각각
한 다리를 거두어 마치 맑은 유리와 같이 하여 다리가 나타나지 않게 하였다. 일체 화불과 석가모니는 모두 한 다리를 매달고 거꾸로 공중에 머물러 계시길 오직 여러 니건에게만 부처님께서 거꾸로 머무심을 보이셨을 뿐이니, 한량없는 천룡팔부와 귀신은 부처님ㆍ세존께서 강당에 편히 앉아서 큰 법을 연설하심을 보았나니, 이른바 무상(無相)ㆍ무아(無我) 등의 법이었다.
이때에 공중에서 소리가 있어서 여러 니건들에게 알리기를, ‘부처님께서는 이미 하나를 지었으니, 너희들은 가히 둘을 지어라’고 하였다. 모든 니건은 곧 스스로 몸을 던져 날아서 손으로 나뭇가지를 쳐 나뭇가지를 안고 서서 니건의 기술을 다하였으나 능히 거꾸로 서지는 못하였다. 나무귀신은 몸을 나타내어 손으로 그의 귀를 치고 꾸짖어 말하기를, ‘미친 사람아, 너희들은 작은 벌레와 같으니, 감히 짐승의 왕인 사자와 더불어 싸우려 드느냐? 너는 먼저 크게 외치기를, ≺부처님께서 만일 하나를 지으면 나는 마땅히 둘을 짓겠다≻’ 하더니, ‘부처님께서는 지금 벌써 큰 신통력을 나타내셨는데도 너는 어찌하지 못하느냐?’라고 하였다. 나무귀신이 꾸짖고 나니, 지신(地神) 견뢰(堅牢)는 곧 땅으로부터 나와서 공중에 머물러 서서 큰 철 자물쇠[鐵鎖]로 니건의 다리를 채워서 거꾸로 공중에 매달고, 다섯 야차가 막대로 두들겼다. 니건은 아픔이 심하여 눈이 빠져서 땅에 떨어질 뻔했는데, 땅에 닿기 전에 한 니건이 나무불(南無佛)이라 칭하였다.
세존께서는 손으로 니건을 잡아 주시어 그 몸이 아프지 않게 하셨다. 이때에 여러 니건은 이윽고 땅에 이르러서는 미워하는 마음이 그치지 않아 지신에게 말하였다.
‘너는 자비한 마음이 없고 치우치게 구담만을 위하는구나. 너는 숙세의 죄로 야차의 몸을 받아서 이 땅 밑에 있었는데, 오늘도 또한 다시 넓은 자비가 없고, 다만 구담만 위하고 우리들을 괴롭히는구나.’
이때에 항하(恒河) 귀신이 나타나서 공중에 머무르며 손에 큰 돌을 쥐고서 말하였다.
‘너 같은 어리석은 사람은 쇠똥을 먹고 석회(石灰)를 머리에 발라서 머리털을 빠지게 하고, 나체를 하고도 부끄러워하지 않으니, 마치 나귀와 말 같으며, 또한 빈약한 용과 같아서 능히 윤익(潤益)하지 못하지만, 여래의
불일(佛日)은 널리 일체를 비추시느니라. 너는 지금 어찌하여 흑암(黑暗)의 몸을 가지고 해와 더불어 광명을 다루려고 하느냐.’
그때 뭇 귀신은 이 말을 외치고서 세존께서 니건을 항복시키길 권하며 청하였다.
그때 세존께서는 여러 니건에게 말씀하셨다.
‘너희들은 여래의 신근을 알지 못하는구나. 만일 보고 싶거든 뜻대로 관찰하여라. 여래는 많은 겁 동안 범행을 수행하였고, 집에 있을 때에도 삿된 애욕의 생각이 없었고, 마음이 더러운 데에 물들지 않았으므로 이러한 과보를 얻었으니, 마치 보배로운 말의 것과 같아서 감추어지고 나타나는 것이 무상(無常)하다. 지금 마땅히 너를 위하여 신근을 조금 나타내리라.’
그때 세존께서는 허공으로부터 내려와서 곧 땅 위에 네 물[四水]을 변화로 만드시니, 사대해(四大海)와 같았다. 네 바다 가운데에 수미산이 있었는데, 부처님께서는 산 밑에서 몸을 바로 하고 위를 바라보고 누워서 금빛 광명을 놓으셨다. 그 광명은 빛나며 여러 하늘의 눈을 비추었다. 천천히 말의 감추어진 신근[馬藏]을 내어 산을 일곱 겹으로 두르니, 마치 금빛 연꽃과 같았다. 꽃과 꽃은 서로 차례 하여 위로 범세(梵世)에까지 이르고, 부처님의 몸으로부터 1억 나유타(那由他) 여러 보배 연꽃이 나와서 마치 꽃 깃대와 같이 말의 감추어진 것을 덮어 가렸다. 이 연꽃 깃대는 10억 층이 있고, 각 층에는 백천의 한량없는 화불께서 계시고, 낱낱 화불께서는 백억 보살과 무수한 비구로 시자를 삼으셨다. 화불도 광명을 놓아서 시방세계를 비추셨다. 니건은 이를 보고 크게 놀라며 마음으로 항복하며 말하였다.
‘부처님 범행의 모양이 이와 같으시니, 가히 사의(思議)할 수 없다. 형체가 추악하지 아니하고 마치 연꽃과 같으시니, 저는 지금 부처님 공덕의 바다에 정례(頂禮)하나이다. 부처님의 지혜는 가없으며, 가히 다할 수도 없으시니, 저의 참회를 받으시고 저희들을 거두어 주십시오.’
이 말을 하고 5백 니건은 두 손을 깍지 끼어 합장하며, 땅에 허리를 펴고 꿇어앉아 부처님께 출가함을 구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잘 왔도다, 비구여.’
부처님께서는 가섭에게 지시하여 의복을 마련하도록 하셨다. 가섭은 그때 선인(仙人)의 처소에 가서
대선인(大仙人)에게 말하였다.
‘오늘 세존께서 여러 니건을 항복시키셨으니, 선인은 다소의 의복을 보시하소서.’
이때에 선인은 좋은 나무껍질과 다라수(多羅樹)잎을 취하여 재봉하여 옷을 만들었다. 이때 선인의 스승은 이름이 광목(光目)이었다. 그는 두 손을 단정히 모으고 합장하며 여러 제자에게 말하였다.
‘부처님의 덕은 한량없으며 큰 서원은 두루 넓어서, 이러한 삿된 견해에 집착한 사람들을 거두시었다. 나는 마땅히 옷을 마련하여 나체인 자에게 주며, 또한 불보(佛寶)를 공경하여 모든 괴로움을 해탈하리라.’
이 말을 하고 가섭의 뒤를 따라서 세존의 처소에 이르렀다. 5백 선인들은 연화대가 부처님의 몸으로부터 나와서 뭇 연꽃과 같으며, 수미산을 에워싸고 위로 범세(梵世)에까지 이른 것을 보았다.
이때 여러 선인은 이러한 일을 보고, 기뻐하여 합장하여 부처님께 공손히 예배하며, 세존을 자세히 보고 잠깐이라도 한 눈을 팔지 않고 부처님의 미간 백호 모양의 광명이 오른쪽으로 돌아서 완전(婉轉)함을 보았다. 또한 부처님 몸의 여러 모양을 보고 이러한 사유(思惟)를 하였다.
‘이러한 상호(相好)는 반드시 전세의 속박이 없고, 집착이 없고, ‘나’라 함이 없고, 짓는 것이 없고, 마음이 없고, 식(識)이 없고, 인(人)이 없고, 물(物)이 없고, 베풀어[施] 줌도 없고, 받음[受]도 없는 청정한 단바라밀(檀波羅蜜)로부터 나온 것이며, 또한 일체가 평등하여 모양이 없는 큰 지혜 공한 지혜인 반야바라밀로부터 나왔을 것이다.’
이 이치를 생각하고는 즉시 무생법인(無生法忍)을 깨달았다.
5백 니건들은 승가리(僧伽梨)를 입고 부처님께 예배하고 머리를 채 들지도 않은 순간에, 즉시 아라한도를 얻어서 3명과 6통과 8해탈을 두루 갖추었다. 낱낱 니건은 앞으로 중생들을 제도할 것을 맹서하며 발원하였다. 5백 니건이 이 모양을 나타낼 때에 한량없는 하늘과 용과 야차 무리는 부처님의 범행이 청정한 과보임을 보고, 몸과 마음이 기뻐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였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하늘과 용의 무리와 야차의 무리와 사문의 무리와 바라문의 무리들이 부처님ㆍ세존의 과거 세상 적에 청정하여 애욕이 없고 범행을 닦아서 어떠한 과보를 얻었느냐고 물으면, 너는 응당 대답하기를 ‘부처님께서는 말의 감추어진 것과 같은 것이 있어 몸과 더불어 평등하고 일곱 홉[七合]에 가득 차는데, 금강 그릇과 같아서 속과 바깥이 함께 청정하며, 중생을 제도하기 위하여 이 모양을 출현하기도 하며, 화불과 광명과 미묘한 연꽃 구름 수효는 한량없으니, 이와 같은 몸은 무수한 세상의 욕망에 물듦이 없고 안온하며, 계를 잘 지닌 지혜의 시바라밀(尸波羅蜜)로부터 나온 것이다’라고 하여라.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명령하셨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부처님의 제자들이 여래의 말의 감추어진 것인 모양을 관찰하고자 할진대, 마땅히 이와 같은 관찰을 지을지어다.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부처님의 제자들이 만일 마음을 묶어서 올바른 생각으로 부처님의 범행 모양과 화불과 광명을 사유하는 자는 항상 꿈속에서 시방의 부처님을 볼 것이요, 이 사람은 날 적마다 항상 범행을 닦고 20만 겁의 생사(生死)의 죄를 없애리라.”
이 모양을 말씀하실 때에 야차 무리 가운데의 8천 야차는 몸과 마음이 기뻐서 여래의 한량없는 덕행을 찬탄하고, 그때에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발하였다.
'매일 하나씩 > 적어보자 불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적어보자] #4899 불설관불삼매해경(佛說觀佛三昧海經) 10권 (18) | 2024.10.02 |
---|---|
[적어보자] #4898 불설관불삼매해경(佛說觀佛三昧海經) 9권 (2) | 2024.10.02 |
[적어보자] #4896 불설관불삼매해경(佛說觀佛三昧海經) 7권 (4) | 2024.10.02 |
[적어보자] #4895 불설관불삼매해경(佛說觀佛三昧海經) 6권 (4) | 2024.10.01 |
[적어보자] #4894 불설관불삼매해경(佛說觀佛三昧海經) 5권 (2) | 2024.10.01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