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불설관불삼매해경(佛說觀佛三昧海經) 7권
불설관불삼매해경 제7권
불타발다라 한역
변각성 번역
6. 관사위의품 ②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이 여래께서 광야택(曠野澤)에 이르러서 귀신 대장을 항복시킨 것인가?
내가 사위성의 기타정사(祇陁精舍)로부터 금빛 광명을 놓아 사위성을 비추어 금빛을 만들었느니라.
사위국 안에 한 장자(長者)가 있었으니, 이름은 재덕(財德)이었다. 장자는 아들의 나이 불과 3살 때 아들로 하여금 3귀(歸)를 받게 하였느니라.
그때 산지(散脂)귀신은 굶주림의 불길에 몰려서 사위성에 들어와 어린아이를 잡아먹으려 하였다. 그때에 그 어린아이는 나무불(南無佛)이라 칭하니, 부처님을 칭하므로 귀신의 입은 막히어 아이를 잡아먹지 못하고 다만 눈에서 불이 나와 어린아이를 두렵게 하였다. 어린아이가 보니 귀신의 형상은 추악하여, 가슴엔 세 얼굴이 있으며 배꼽에는 두 얼굴이 있고 양 무릎에는 두 얼굴이 있었다. 얼굴은 코끼리 얼굴과 같았는데, 개 어금니가 위로 나와 있었고 눈에는 또한 불이 나왔으며 불은 모두 아래로 흘렀다. 동자(童子)는 놀라고 두려워 나무불(南無佛)ㆍ나무법(南無法)ㆍ나무승(南無僧)이라 칭하였느니라.
그때에 세존께서는 천이(天耳)로써 멀리서 듣고 아난만을 데리고 허공을 걸었는데 아난이 뒤에서 부처님을 따랐지만 따라오질 못하였다. 이에 부처님께서 신력(神力)으로써 보배 꽃을 변화로 만드니 그 꽃의 광명이 아난을 이끌어 주었다. 아난은 꽃에 앉아서 염부제 가운데에 가득 찬 화불(化佛)을 보았다. 낱낱 화불은 몸이 삼천대전세계에 가득하였는데, 이 여러 화불은 3승(乘)법을 설하여 보살에게 염불을 수행하도록 권장하셨다. 아난은 보고 들어 곧 과거 90억 부처님께서 설하신 경장(經藏)을 기억하고 지니어 잃어버리지 않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광야택(曠野澤)에 이르러서 미간의 백호(白毫) 대인상(大人相) 광명을 놓으니, 그 광명은 바로 두려워하는 어린아이의 몸에 비추어졌다. 어린아이는 광명을 보고 부모를 보는 것 같아서 마음에 두려움이 없어졌다.
그때 광야 귀신은 두께가 열두 길인 큰 돌 하나를 들어서 그것을 세존에게 던지려 하였는데, 눈에는 우레와 번개를 내고 우박 퍼붓기를 비 내리듯 하였다. 그러나 낱낱 우박은 붉은 계란과 같이 허공으로부터 내려와서 부처님 위에 오기도 전에 화불로 변화하였다.
낱낱 화불이 화광(火光)삼매에 드시니, 불의 광명이 광야택을 불태워 대지 (大地)가 밝고 환하였다. 그러나 귀왕(鬼王)은 두려워하지 않고 돌을 던지니 돌은 허공에 머물러 보대(寶臺)를 이루었다. 대(臺) 가운데에도 또한 백억 화불이 있어 이구동성으로 자비한 마음을 찬탄하였다. 그러나 귀왕이 오히려 항복하지 않자, 그때 윗수염은 곤두선 칼 같고 눈이 번개 광채와 같은 금강신(金剛神)이 손에 금강 방망이를 들고 크고 날카로운 칼을 휘두르며 금강 방망이로 귀왕의 이마를 치려고 팔을 걷고 크게 부르짖으니 소리가 천지를 진동하였다. 귀왕은 놀라서 어린아이를 안고 허리를 세우고 단정히 꿇어앉아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사문이시여, 원컨대 자애(慈愛)로 저의 생명을 구해 주옵소서.’
이때에 금강신은 금강 방망이를 큰 철산(鐵山)으로 변화시키니, 사면에서 불이 일어나서 귀신을 일곱 겹으로 두르며, 맹렬한 불로 귀신의 몸을 태웠다. 어린아이는 손을 들어 귀왕에게 명하여 말하기를, ‘나무불(南無佛)이라 칭하라. 나도 부처님을 칭하여 죽음으로부터 삶을 얻었으니, 너도 지금 나무제불(南無諸佛)이라 칭하라’ 하였다.
그때에 귀왕은 놀라고 두려워서 소리를 잃고, 나무불이라 칭하며 말하였다.
‘구담(瞿曇)이시여, 저를 구해 주소서.’
그때에 세존께서는 범(梵)음성으로 마치 자애로운 아버지가 아들을 안위하듯이 귀왕을 어루만져 위로함이 또한 이와 같았다.
밀적(密迹)금강은 귀왕에게 명령하여 말하였다.
‘너는 지금 속히 항복하여 부처님과 법과
여러 스님께 귀의(歸依)하라. 네가 만일 항복하지 않으면 너의 권속 만억 8천을 쳐부수어 작은 티끌과 같이 만들겠다.’
그때서야 광야 귀신은 놀라고 두려워 온몸[五體]을 땅에 대고 부처님께 예배하고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저는 사람을 먹고 삽니다. 이제 사람을 죽이지 않으면 무엇을 먹어야 하나이까?’
부처님께서 귀왕에게 명하여 말씀하셨다.
‘너는 다만 죽이지만 말라. 나는 제자에게 명령하여 항상 너의 먹을 것을 베풀어 줄 것이며, 나아가 법이 없어진다 해도 나의 힘으로써 너를 배부르게 하리라.’
귀왕은 듣고 기뻐하여 합장하고 부처님의 5계(戒)를 받았다.
5계를 받고 나니 불산[火山]이 나타났는데, 불꽃과 불꽃이 서로 차례 하여 화불로 변화하여서 광야택에 가득하였으니, 모두가 바로 이 화불이었다. 낱낱 부처님의 뒤에는 각각 한 아난이 있었으니, 낱낱 화불은 이구동성으로 모두 5계를 설하셨다.
이때에 광야 귀신이 금강신에게 아뢰어 말하였다.
‘대덕(大德)으로 인하여 감로(甘露)의 위없는 법미(法味)를 얻어먹게 되었나이다.’
그때 금강신이 방망이를 공중에 던지니, 부처님의 신력(神力)으로 금강 방망이가 마치 백억 금수미산(金須彌山)과 같이 되었는데, 낱낱 수미산에는 백억 굴집이 있었고, 낱낱 굴집에는 백억 화불이 노닐며 경행(經行)하셨다. 이 여러 화불이 발을 들고 발을 내릴 적에 발밑에서는 저절로 칠보대(七寶臺)가 나왔는데, 낱낱 대 위에는 항하의 모래알과 같이 수많은 화불이 가부좌를 하고 계셨느니라.”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이 멸도한 후에 부처님의 제자들이 여래의 광야 귀신에게 항복받을 적에 자재한 신통을 알고자 하여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합니다.
부처님이 멸도한 후에 만일 중생이 있어 이 법을 생각하는 자와 이 법을 관찰하는 자와 이 법을 얻은 자는 백천억 겁 생사의 죄를 없앨 것이며, 날 적마다 귀신의 몸을 받지 않을 것이요, 여러 부처님을 만나 여의지 않을 것이옵니다. 만약 부처님이 없는 때라면 벽지불을 만날 것이요,
벽지불이 없으면 항상 선인(仙人)이 정법(正法) 설함을 만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이 경계를 생각[念想]하는 것을 지니고서 오는 세상의 일체 중생을 위하여 마땅히 설하여라. 이를 부처님의 신통 경계라 이름하니, 만일 이 일을 잃으면, ‘부처님을 비방하며 보리 종자를 끊는 것이라’ 이름한다. 이 법을 지니는 자는 귀신과 도깨비가 붙지 못할 것이요, 항상 여러 부처님께서 보호하고 도우리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여래가 나건하라(那乾訶羅)국ㆍ옛 신선의 산ㆍ담복(薝蔔)꽃의 숲ㆍ독룡(毒龍)의 못 곁ㆍ푸른 연꽃 샘의 북쪽ㆍ나찰의 구멍 속ㆍ아나사(阿那斯)산 바위의 남쪽에 이르는 것이라 이름하느냐?
어느 때에 저 구멍에는 다섯 나찰이 변화로 여자와 용과 독룡과 모든 용을 만들고 다시 우박을 내려, 나찰이 기근과 전염병으로 어지럽힌 지 4년이 지났다. 이때에 왕은 놀라고 두려워하여 귀신에게 빌고 제사하였으나, 이렇다 할 효과가 없었다. 주술을 하는 사람[呪師]으로 하여금 독룡에게 주문을 걸게 하였으나, 나찰의 기세가 성하여 주술(呪術)이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에 왕은 생각을 하기를 ‘한 신인(神人)을 얻어 이 나찰을 몰아내고 이 독룡을 항복시킨다면 내 몸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아끼지 않겠다’고 하였다.
그때에 한 범지(梵志)가 있었는데 총명하고 지혜가 많았다. 그가 다음과 같이 아뢰었다.
‘대왕이시여 가비라성에 정반왕(淨飯王)의 왕자가 있습니다. 그는 탄생하는 날에 1만의 신들이 모시었고, 7보(寶)의 상서(祥瑞)가 하강하였습니다. 아사타(阿私陀)는 이 상서로운 상을 보고 말하기를, ≺나라에 있으면 마땅히 전륜성왕이 될 것이요, 만일 천하를 다스리길 좋아하지 않으면 자연히 부처를 이룰 것이라≻ 하였습니다. 지금은 도를 이루어 석가문이라 하오며, 거대한 몸이 한 길 여섯 자이며, 32상(相)과 80종호(種好)로서 발은 연꽃을 밟으며, 목에는 일광(日光)을 둘렀고, 그 자태가 단엄(端嚴)하여 진금산(眞金山)과 같나이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마음에 크게 기뻐하여 부처님께서 나신 땅을 향하여 스스로 귀의하여 예를 올리면서, ‘만일 범지의 말이 진실이요 헛되지 않다면 부처님이 계시어 출세하실 것이요, 이름은 석가문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 상법(相法)에는
≺이 뒤 9겁에 이르러서야 마땅히 부처가 있고, 이름을 석가문이라 한다≻고 하였는데, 어찌 오늘날에 불일(佛日)이 벌써 일어나셨단 말인가? 그리고 어찌 가엾이 여기고 이 나라에 오시지 아니하셨는가?’라고 하였다.
공중에서 소리가 울려 대왕에게 말하였다.
‘그대는 의심하지 말라. 부처님 석가모니는 정진(精進)하심을 용맹스럽게 하여 9겁(劫)을 뛰어넘으셨느니라.’
이 말을 듣고 또한 다시 꿇어 앉아 합장하고 찬탄하였다.
‘부처님께서 지혜를 통달하여 밝으시니, 응당 나의 마음을 아실 것입니다. 원컨대 자비광명을 드리우시어 이 나라에 강림하시옵소서.’
그때에 향의 연기는 멀리 부처님의 정사(精舍)에까지 이르러 흰 유리 구름과 같이 부처님을 일곱 겹으로 두르고 변화하여 금 일산[金蓋]이 되었다. 그 일산에는 방울이 있어 미묘한 음성을 내는데, 그 소리는 부처님을 청하며 비구 스님을 청하였다.
그때에 여래께서는 여러 비구에게 명하시어 6신통을 얻은 자들이 부처님의 뒤를 따라서 나건하라(那乾訶羅)국의 왕인 불파부제(不巴浮提)의 청을 받게 하셨다.
마하가섭(摩訶迦葉)의 무리 5백은 유리산을 변화로 만들었는데, 산에는 모두 흐르는 샘과 목욕하는 못과 7보 나무들이 줄지어 있었다. 나무 밑에는 모두 금 평상[金床]과 은(銀) 광채가 있었는데, 광채는 변하여 굴이 되었다. 마하가섭은 항상 이 굴 속에 앉아서 눕지 않고, 여러 제자를 가르치며 12두타(頭陀)를 행하였다. 그 산은 구름과 같이 거센 바람보다 빠르게 옛 신선의 산[古仙山]으로 향하여 갔다.
대목건련(大目楗連)의 무리 5백은 백천의 용이 서린 몸으로 변화하여 자리를 만들었는데, 용의 입에서는 불을 토하여 변화로 금대(金臺)를 이루고, 7보의 평상 자리와 보배장막과 보배일산과 당기와 번기를 모두 다 갖추었다. 목련(目連)은 그 속에서 유리 사람[琉璃人]처럼 겉과 속이 환하며 투명하였는데, 나건하라로 향해 갔다.
사리불(舍利佛)은 신통력으로써 변화로 설산(雪山)을 만들고 흰 옥으로 굴을 만들었으며, 균제(均提) 등 5백 사미(沙彌)는 칠보굴(七寶窟)에 앉아서 설산을 에워쌌다. 그때에 사리불은 흰 옥의 굴에 앉아서 황금 사람과 같이
금빛 광명을 놓았다. 그 광명의 잡색은 설산을 비추며, 큰 법을 선양하여 사미로 하여금 듣고 받게 하고서 그 나라로 향해 갔다.
마하가전연(摩訶迦旃延)은 그의 권속 5백 비구와 더불어 연꽃을 변화로 만드니, 마치 금대(金臺)와 같았다. 비구가 그 위에 있었는데 몸 아래에서는 물이 나와서 변화로 흐르는 샘물이 되어 꽃 사이에 흘렀으나, 물은 땅에 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위에는 금 일산이 있어서 비구를 두루 덮고 또한 그 나라로 향해 갔다.
이와 같이 1,250명의 큰 제자들은 각각 5백 비구가 있었는데, 모든 신통을 짓는 것도 사리불이나 목련 등과 같아서, 몸을 허공에 솟구쳐 기러기가 날아가는 것처럼 그 나라로 향해 갔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가사를 입고 발우를 가지고 아난에게 명하시어 니사단(尼師壇:坐具)을 가져오도록 하셨다. 그때에 세존은 허공을 걸으시니 부처님께서 발을 드실 때에 사천왕과 석제환인과 범천왕과 무수한 천자와 백천 하늘 여인이 부처님을 일곱 겹으로 돌며 부처님께 예배하고 부처님의 뒤를 따라 모셨다.
그때 세존께서는 정수리의 금 광명을 놓으시어 변화로 1만 8천의 위대한 화불(化佛)을 지으시니, 낱낱 화불 또한 광명을 놓으셨다. 이와 같이 정수리의 광명은 또한 다시 변화로 1만 8천의 위대한 화불을 지으니, 부처님과 부처님께서는 서로 차례 하여 허공 가운데에 가득 차 기러기가 날아가는 것처럼 그 나라로 가 이르셨다.
처음 나라 경계에 도달하시니, 왕은 나와서 받들어 영접하고 부처님께 예배하였다.
그때에 용왕은 세존이 오시는 것을 보고서, 부자(父子)의 무리 16대룡(大龍)이 큰 구름을 일으켜 벼락을 치고 우박을 퍼부었으며, 눈과 입에서 불을 토하고 내뿜었으며, 비늘과 껍질과 몸과 털에서도 함께 연기와 불꽃을 내뿜었다. 다섯 나찰녀(羅刹女)는 추악한 모습을 나타내어 눈은 번갯불 치는 것과 같이 하여 부처님의 앞에 멈추어 섰다.
그때에 용왕의 아들은 허공 가운데에 가득 찬 화불을 보고 그의 아버지에게 말하였다.
‘부왕께서 불을 토하여 부처님을 해하려 하시나, 한번 공중을 보십시오. 무수한 부처님이 계시나이다.’
그때에 용왕은 독기를 토하며 마음과 뜻으로 맹렬하고 거세게 그 아들을 꾸짖었다.
‘오직 한 부처님만 있을 뿐이다. 어느 곳에 많이 있단 말이냐.’
그때에 금강신(金剛神)은 손에 큰 방망이를 쥐고 몸을 무수히 변화하였다. 방망이 끝에서 불이 타오르는 것이 휘도는 화륜(火輪)과 같았는데, 바퀴와 바퀴가 서로 차례로 공중으로부터 내려왔다. 바퀴와 바퀴는 서로 차례 하여 공중으로부터 내려오는데, 불꽃이 뜨겁고 치열하여 마치 녹는 구리와 같이 나쁜 용의 몸을 불태웠다. 용왕은 놀라고 두려워 도망할 곳이 없자, 부처님의 그림자 속으로 들어갔다. 부처님의 그림자는 청량하여 감로를 뿌리는 것과 같았다. 용은 뜨거움이 사라지자 머리를 들어 허공을 바라보니, 공중엔 부처님이 가득하고 그 낱낱 부처님은 무수한 광명을 놓으셨으며, 낱낱 광명 가운데에는 한량없는 화불이 계시고, 낱낱 화불 또한 무수한 백천 광명을 놓으셨다.
그때 여러 광명 가운데에는 모든 집금강신(執金剛神:金剛力士)이 금강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었다. 용왕은 여러 부처님을 보고 크게 기뻐하다가 여러 금강신을 보고 크게 두려워하여 합장하고 공손히 부처님께 예배하였고, 다섯 나찰녀도 또한 부처님께 예배하였다.
이때에 여러 천자는 만다라꽃과 마하만다라꽃과 만수사(曼殊沙)꽃과 마하만수사(摩訶曼殊沙)꽃을 비 내리듯 하여 그로써 공양을 올리니, 하늘의 북은 저절로 울리고, 여러 하늘은 손을 단정히 모으고 공중에 서서 모시었다.
그때 저 국왕(國王)의 권속 5천 명은 여러 훌륭한 향을 사르고, 머리와 얼굴을 땅에 대고 부처님께 예를 올리면서 부처님께서 자리에 앉으시기를 간청하였다.
그때에 저 용왕은 용의 못[龍池]으로부터 나와서 7보 평상을 바쳤으니, 손으로 받들어 펼치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를 구해 주옵소서. 역사(力士)로 하여금 저희 몸을 해치지 말도록 하여 주옵소서.’
그때에 여래는 범음성으로써 자애로운 부모가 어린아이를 어루만지듯이 저 용왕과 나찰녀로 하여금 법왕(法王)의 덕화를 받도록
부처님께 자리에 앉으시기를 청하였다.
그때에 국왕은 또한 높은 평상과 극히 부드러운 담요와 털자리를 펴고, 흰 털 비단을 깔며, 진주 그물로 그 위를 덮었다. 그리고서 부처님 세존께 그 비단 가운데에 앉으시기를 청하였다.
그때에 세존께서 발을 들고 행하려고 하시자 부처님의 사슴 왕과 같은 장딴지[鹿王腨]에서는 오색 광명을 내시었다. 그 광명에는 오색이 있어 부처님을 일곱 번 돌고서, 하늘의 미묘한 꽃으로 변하여 꽃 장막을 이루었다. 뭇 꽃잎 사이에는 백천의 무수한 화불[化菩薩]이 합장하고 게송으로 찬탄하니, 만억의 음성이 있었다. 공중의 화불이 장딴지의 광명을 놓는 것도 또한 이와 같았다.
열여섯 작은 용이 손에 산 같은 바위를 쥐고서 벼락을 치고 불을 일으켜 부처님의 처소에 와 이르니, 대중은 놀라고 두려워 부처님의 광명 가운데로 들어갔다.
그때에 세존께서 금빛을 내어 비단 무늬로 어우러진 손바닥을 펴시니, 손가락의 그물 막 사이에서는 큰 보배 꽃을 비 내리듯 하였다. 대중은 모두 이를 변화로 이루어진 화불로 보았는데, 오직 여러 용들에게는 금시조(金翅鳥)가 용을 잡아먹으려는 것으로 보였다. 용은 금시조를 무서워하여 달아나서 부처님의 그림자에 들어가, 부처님께 예배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구원해 주기를 애원하였다.
부처님께서 비단 앞에 이르시자 아난에게 명하여 니사단을 깔게 하셨다. 이때에 아난이 곧 비단 속에 들어가서 먼저 오른손을 들어 왼쪽 어깨로부터 니사단을 취하였다. 그러자 니사단은 즉시 또한 변화하여 5백억 금대(金臺)를 이루고 7보(寶)로 꾸며졌다. 그것을 펴려고 할 때에 또한 변화하여 7보로 장엄된 5백억 연꽃을 이루었다. 네 각[四角]을 바로 할 적에도 한쪽 각에서 5백억의 7보 연꽃이 나와서 줄줄이 서로 차례 하여 비단 안에 두루 가득 찼다.
그때에 세존께서 7보 평상에 나아가서 가부좌하시니, 여러 연꽃 위에도 모두 부처님이 앉아 계셨다. 이에 여러 비구는 부처님이 앉으시는 것을 보고,
부처님께 예배하고는 오른쪽으로 일곱 번을 돌고 각기 좌구(坐具)를 펴니, 비구의 좌구는 모두 다 유리자리[琉璃座]로 변화하였다. 비구가 자리에 나아갈 때에 유리 자리에서 유리의 광명이 나와 유리 굴(窟)을 만드니, 여러 비구들은 화광(火光)삼매에 들어가서 몸은 금빛이 되었다.
그때에 저 국왕은 부처님의 신변(神變)을 보고 기뻐하며 합장하고 부처님을 일곱 번 돌고, 부처님께 예배하였다. 부처님의 신통과 감응을 보고,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 마음을 발하여, 여러 신하들에게 지시하여 모두로 하여금 발심(發心)하게 하였다.
그때에 용왕도 금강대역사(金剛大力士)를 두려워하는 까닭에 또한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발하였고, 다섯 나찰녀도 또한 보리심을 발하였다.
그때에 대왕이 부처님과 스님을 위하여 낮 공양을 베풀려고 하자,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다만 먹을 그릇만 준비하시오. 그 외는 필요치 않습니다.’
왕이 부처님의 명령을 받고 여러 보배로운 그릇을 마련하니, 부처님께서 신력으로 모든 그릇 안에 하늘의 감로미[須陀味]가 저절로 가득 차게 하였다. 그때에 여러 대중은 이 음식을 먹고 저절로 염불(念佛)삼매에 들어가, 시방 부처님의 몸 부피가 가없는 것을 보며, 또한 설법하시는 미묘한 음성을 듣고는 그 음성의 순일함을 찬탄하고, 부처님을 생각하며 법을 생각하며 비구 스님을 생각하였다. 또한 부처님께서 6바라밀(波羅蜜)과 37품조보리법(品助菩提法)을 자세히 설하시자, 이 말을 듣고서는 배나 더 기뻐하여 부처님을 천 겹으로 돌았다.
그때에 국왕이 부처님께 성으로 들어가시기를 청하니, 용왕이 성내어 말하였다.
‘너는 나의 이익을 빼앗았으니, 나는 너의 나라를 멸망시키리라.’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단월(檀越)은 먼저 돌아가시오. 부처가 스스로 알아서 하겠습니다.’
그때에 국왕은 부처님께 예배하고 서운한 마음을 지니고 물러갔다.
그때에 용왕과 나찰녀는 온몸을 땅에 대고
부처님께 계(戒)를 주시길 청하였다. 부처님께서 곧 법에 따라 3귀(歸)와 5계(戒)의 법을 설하시니, 용왕은 듣고 마음에 크게 기뻐하였다. 그리고 용왕의 권속인 백천의 여러 용들이 못으로부터 나와서 부처님께 예배하니, 여래께서 즉시 용의 음성과 종류를 따라서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시자, 그들은 법을 듣고 기뻐하였다.
부처님께서 목련에게 명하여 그들에게 계를 주도록 하였는데, 그때에 목련은 곧 스스로 몸을 변화하여 백천억 금시조를 이루니 낱낱 금시조는 발로 다섯 용을 밟고 허공에 머물러 있었다.
이때에 모든 작은 용은 이러한 말을 하였다.
‘부처님께서 화상(和尙)을 지시하여 우리에게 계를 주시도록 하셨거늘, 화상은 어찌하여 무서운 모양을 지으시나이까.’
목련이 말하였다.
‘너는 많은 겁 동안 두려움이 아닌 가운데에서 잘못 두려움의 생각을 내었으며, 성냄이 없는 가운데에서 성내는 생각을 내었으며, 해치는 바 없는 곳에서 잘못 해치는 생각을 내었기에, 나는 실로 사람일 뿐인데 너는 악한 마음으로 인하여 나를 금시조로 보는 것이니라.’
그때에 용왕이 두려운 까닭에 이로부터 중생을 죽이지 않으며 해지지 않을 것을 맹서하고 착한 마음을 발하니, 목련은 즉시 본신(本身)으로 되돌아가서 그를 위하여 5계를 설하였다.
그때에 용왕은 꿇고 합장하며, 세존께 간절히 청하였다.
‘원하옵나니 여래께서는 항상 이곳에 머무시옵소서. 부처님께서 만일 계시지 않으시면 저는 악한 마음을 다시 일으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이룰 수 없을 것입니다. 여래께서는 마음 변치 마시고 생각을 드리우시어, 항상 여기에 계시옵소서.’
용왕은 간절한 청을 세 번이나 하여 이와 같이 그치지 아니하였다.
이때에 범천왕이 다시 와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합장하며 권하고 청하였다.
‘원하옵나니 바가바(婆伽婆:부처님)께서는 미래 세상의 모든 중생을 위하시어 유독 치우치게 한낱 이 작은 용만을 위하지 마옵소서.’
백천 범왕이 이구동성으로 모두 이러한 청을 하였다.
그때에 여래께서 곧 문득 미소를 지으시니 입에서 한량없는 백천 광명이 나왔는데, 낱낱 광명 가운데에는 한량없는 화불이 계시고, 낱낱 화불은 만억의 보살로써 시종을 삼으셨다.
그때에 저 용왕은 그의 못 속에서 칠보대를 내어 여래께 받들어 올리며 아뢰었다.
‘천존(天尊)께서 저의 이 대(臺)를 받으시옵소서.’
그때에 세존께서 용왕에게 말씀하셨다.
‘이 대는 필요치 않으니, 너는 지금 다만 나찰의 석굴(石窟)을 가져다 나에게 보시하라.’
그때에 범천왕과 무수한 천자가 먼저 굴속에 들어가니, 저 용왕은 여러 모든 보물로써 굴을 장엄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용왕으로 하여금 석굴을 깨끗이 쓸게 하라.’
여러 하늘은 듣고 각각 보배 옷을 벗어서 다투어 굴을 깨끗이 하였다.
그때에 여래께서는 몸의 광명을 도로 거두어 여러 화불을 부처님이 정수리로 들어가게 하셨다. 그리고 나서 여러 비구에게 명하여 ‘모두 밖에 있으라’ 하시고, 오직 부처님만 홀로 들어가서 스스로 좌구(坐具)를 펴시었다. 좌구를 펼 때에 이 돌산으로 하여금 잠시 7보가 되게 하였다. 이때에 나찰녀와 용왕은 네 대제자(大弟子)와 존자(尊者) 아난을 위하여 다섯 석굴을 세웠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용왕의 굴에 앉으시어 앉은 곳을 옮기지 아니하고, 또한 왕의 청을 받아서 나건하(那乾訶)성에 드셨는데, 기사굴산(耆闍堀山)과 사위국 가비라성과 여러 머무르신 곳에는 모두 부처님이 계시는 것이 보였다. 그때에 허공중의 연꽃 자리 위에는 한량없는 화불과 일체 세계에 가득 찬 화불이 계셨다.
이에 용왕은 기뻐하여 큰 서원(誓願)을 발하였다.
‘저는 오는 세상에 부처님을 이룸이 이와 같이 하겠나이다.’
부처님께서 왕의 청을 받고 7일이 지난 뒤에 왕은 한 사람으로 하여금 8천 리(里)를 가는 코끼리에 여러 공양구를 싣고 모든 나라를 다니면서 여러 스님께 공양하게 하였는데, 사신은 이르는 곳마다 모두 석가문부처님을
보고는 돌아와서 왕에게 아뢰었다.
‘여래ㆍ세존은 이 나라에 계실 뿐만 아니라 딴 나라에도 또한 계시니, 딴 나라의 부처님도 모두 고(苦)ㆍ공(空)ㆍ무상(無常)ㆍ무아(無我)와 6바라밀다를 말씀하시나이다.’
왕은 이 말을 듣고 활연히 뜻이 풀리어 무생인(無生忍)을 얻었다.
그때에 세존께서 도로 신족(神足)을 거두시고 석굴로부터 나와서, 여러 비구와 더불어 먼저 세상에 보살이 되었을 적에 두 아이를 보시하던 곳과, 굶주린 범에게 몸을 던져준 곳과, 머리로써 보시하던 곳과, 몸을 깎아서 일천 등불을 켰던 곳과, 눈을 빼어 보시하던 곳과, 살을 베어 비둘기를 대신하였던 곳 등, 이와 같은 여러 곳에 다니시니 용이 모두 따라 왔다.
이때에 용왕은 부처님께서 나라로 들어가신다는 말을 듣고 울부짖으며 눈물을 비 오듯 흘리며 부처님께 아뢰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항상 머무르시기를 청하였사온데 어찌하여 저를 버리시나이까. 저는 부처님을 뵙지 못하면 응당 악한 일을 짓고 악도(惡道)에 떨어질 것이옵니다.’
그때에 세존께서 용왕을 위안하여 말씀하셨다.
‘나는 너의 청함을 받고 너의 굴속에 앉아서, 천5백 세를 지나리라.’
그때에 작은 용은 합장하며 손을 공손히 모으고서 세존께서 도로 굴속으로 들어가시기를 권청하였다.
용들이 보니 부처님께서 자기 굴속에 앉으시어 몸 위에는 물이 나고, 몸 아래에는 불이 나며, 열여덟 변화를 지으셨으니, 작은 용은 이를 보고 다시 도심(道心)이 더욱 견고해졌다.
석가문부처님께서 몸을 솟구쳐 바위 속으로 들어가시니, 마치 밝은 거울에 사람이 그 얼굴을 보는 것과 같이, 용들은 모두 부처님이 바위 안에 계셔서 밖으로 비추어 나타나는 것이 이와 같음을 보았다. 그때에 여러 용은 합장하고 기뻐하면서 그 못을 나오지 않고도 항상 불일(佛日)을 보게 되었다.
그때에 세존께서는 가부좌하고 석벽 안에 계셨는데, 중생이 볼 적엔 멀리 바라보면 보이고, 가까이하면 나타나지 않으며, 백천(百千)의 여러 하늘이 부처님의 영상에 공양하면 그림자인 영상이 또한 설법하셨다.
이때에 범천왕은 합장하고
공손히 게송으로써 찬탄하였다.
여래께서 석굴에 계시더니
몸을 날려 돌 속에 드시었네.
해와 같아 걸림이 없으시고
금빛 광명 구족하시니
나는 지금 머리와 얼굴을
석가모니 구세(救世) 어른께
조아리어 예배합니다.
그때에 세존은 5백의 보배 수레를 변화로 만드니, 부처님께서 수레 가운데에 몸을 5백으로 분신(分身)하셨다. 그때에 보배 수레는 허공 가운데 머물면서 빙빙 돌며, 수레바퀴통과 바퀴 테 사이에는 백천의 광명이 있었다. 낱낱 광명에는 무수한 화불이 움직이지도 구르지도 않은 채 가비라성에 이르러서 사자자리에 앉아서 삼매에 드시는 것 같았다.
한 털구멍 가운데에 한 부처님이 나오면 한 털구멍 가운데엔 도로 한 부처님이 들어가, 이와 같이 출입하여 허공 가운데에 가득한 한량없는 화불이 가부좌하셨으니, 이를 여래의 앉을 때의 경계라 이름한다.
부처님이 멸도하신 후에 부처님의 제자들이 만일 부처님의 행하시는 것을 알고자 하면 위에서 말한 바와 같으니라. 만일 부처님의 앉는 것을 알고자 하면, 마땅히 부처님의 영상[影]을 관찰할 것이요, 부처님의 영상을 관찰하는 자는 먼저 불상을 관찰하여 한 길 여섯 자임을 생각해야 한다. 가부좌하여 풀을 깔고 자리를 만들어 불상을 청하여 앉으시게 할 것이니, 앉으신 것을 보면 분명할 것이다.
다음에는 마땅히 생각을 짓되 ‘한 석굴의 높이는 한 길 여덟 자이고, 깊이는 24보(步)인 푸르고 흰 돌이다’라고 할 것이다. 이 생각이 이루어지면 앉은 불상이 허공 가운데에 머물러서 발밑에 꽃을 비 내리듯 함을 보아야 한다.
또한 행하는 것을 보고 석굴 속에 들어가는 것을 생각하며, 들어가고는 다시 석굴이 칠보산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이 생각이 이루어지면 또한 불상이 석벽으로 솟아 들어가되, 석벽이 걸림이 없음이 거울과 같음을 보아야 한다. 이 생각이 이루어지면 전과 같이 도로 32상을 생각하여 모양과 모양 관찰하기를 아주 명료(明了)하게 할 것이다. 이 생각이 이루어지면 여러 화불이 큰 보배 꽃에 앉아서 가부좌하시고, 몸의 광명을 놓으시어 일체를 널리 비추며, 낱낱 앉은
부처님 몸의 털구멍 가운데에서는 아승기 7보 깃발을 비 내리듯 하고, 낱낱 깃발 끝에는 백천의 보배 번(幡)이 있으니, 번의 제일 작은 것도 길이와 너비가 똑같이 수미산과 같다. 이 보배 번 가운데에는 또한 무수한 백천 화불이 계시고, 낱낱 화불이 몸을 솟구쳐 모두 이 석굴 속의 부처님 배꼽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아야 하니, 이 생각이 나타날 때에는 부처님 마음을 설명함과 같으니라.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부처님이 멸도하신 후에 나의 말한 바와 같이 부처님 영상을 관찰하는 자는 참으로 여래의 앉는 것을 관찰함이라 이름할 것이니라. 여래의 앉는 것을 관찰하는 자는 부처님의 몸을 보는 것과 같고, 다르지 아니하여 백천겁 생사의 죄를 없애리라. 만일 능히 보지 못하면 마땅히 탑에 들어가서 일체의 앉은 형상을 관찰할 것이다. 앉은 형상을 보고 업장과 죄를 참회하면, 이 사람은 불상을 관찰한 인연과 공덕으로 미륵이 출세할 적에 미륵부처님이 처음으로 용화(龍華)나무 아래에서 앉아 가부좌하심을 볼 것이고, 보고 나서는 기뻐하여 세 가지 보리를 원을 따라 깨달으리라.
어떤 것을 여래가 구시나성(拘尸那城)에 나아가실 때의 역사(力士)를 항복시키는 것을 관찰함이라 이름하는가?”
부처님께서 부왕에게 말씀하셨다.
“여래는 오래지 않아 마땅히 저 나라에서 열반에 들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때에 5백 역사(力士)는 길에 방해 되는 돌을 제거하려고 역사의 힘을 다 하였으나 제거하지 못하였습니다. 그때 세존은 사문으로 변화하여 손으로 돌을 빼내니, 돌은 날아서 허공중에 머물렀습니다. 역사는 놀라고 두려워, ‘이 돌이 만일 떨어지면 피할 곳이 없겠구나’ 하며 허공을 쳐다보니, 돌이 모두 화불을 이뤘는데 마치 금산과 같이 부처님들을 에워쌌나이다. 역사는 이를 보고 마음에 크게 기뻐하였습니다.
이때에 변화한 사문은 나무 아래에 기대고 누워서 낮잠 자는 사람과 같았는데, 백억의 해와 같은 햇빛 광명이 왼쪽 옆구리로부터 나와서
오른쪽 옆구리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낱낱 햇빛 가운데에는 두 그루의 보배 나무와 큰 보배 평상이 있어서 부처님께서 그 위에 누우셨습니다. 이와 같은 광명은 두루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를 비추고, 낱낱 세계에 한량없는 부처님도 나무 아래에 기대고 누우셨는데, 모두 광명이 있어서 오른쪽 옆구리로부터 들어가서 왼쪽 옆구리로 나왔습니다. 이와 같은 광명은 변하여 보배 대(臺)를 이루었습니다. 수행자들이 모두 보니, 시방세계에 한 보배 대가 있고, 이 보배 대 위에는 한 위대한 부처님이 계시니, 몸 부피의 크고 작은 것은 시방과 더불어 같은데, 보배 대 곁에 기대고 누우셨습니다.
그때에 저 부처님께서는 왼쪽 옆구리에서 흐르는 물이 유리구슬과 같았으며, 낱낱 보배 구슬은 수미산과 같고, 낱낱 산 안에는 백천의 누우신 부처님[臥佛]이요, 낱낱 누우신 부처님께서 큰 광명을 내는 것이 또한 위에서 말함과 같았습니다. 오른쪽 옆구리에서는 또한 억만의 젖물[乳河]이 아래로 흘러내리고, 방울방울은 변화하여 백천의 꽃을 이루었습니다. 꽃에는 화불이 계시어 연꽃 위에 앉으시고, 각기 오른손으로 감로(甘露)의 비를 뿌리어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모두 먹게 하였으니, 아귀(餓鬼) 중생은 이 모양을 보고 저절로 배가 불렀습니다.
그때에 공중에서 미묘한 음성이 있어 4무량심(無量心)을 찬탄하고, 그리한 후에 공(空)하여 없는 경계와 심(心)과 심상(心想)이 없는 적멸(寂滅) 경계를 분별하였습니다.
이러한 관찰을 짓는 자는 ‘여래의 누운 것을 관찰함’이라 이름하니, 여래의 누운 것을 관찰하는 자는 먼저 마땅히 누운 형상을 관찰해야 합니다. 누운 형상을 관찰하고는 마땅히 생각을 하되, ‘부처님이 세상에 계실 때 누우신 것을 보이셨으나, 부처님ㆍ여래는 몸이 피곤함도 게으름도 없다. 다만 사람을 욕보이고 법도에 따르지 않는 역사(力士)와 삿되고 착하지 못한 중생을 항복시키기 위한 것이며, 혹은 또한 비구들을 불쌍히 여기므로 해서 오른쪽 옆구리로 누우신 것을 보이신 것이다’라고 해야 합니다.
여래의 누우신 것이란 이 대비(大悲)의 누우신 것이라고 할 것입니다. 부처님의 누우신 것을 관찰하고자 하면, 마땅히 자비한 마음을 행할 것이요, 자비한 마음을 행하는 자는 일체 중생을 반연하여
고통을 받는 것을 볼 적에 몸을 아끼지 않고 안락을 제공하여서 고통 받는 중생으로 하여금 걱정이 없게 할 것입니다.
대비(大悲)의 마음이란 모든 중생이 고통 받는 것을 볼 적에는 자기의 부모와 스승과 어른과 좋은 벗과 같이 슬퍼하는 마음을 내고 눈물이 비 오듯 함이니, 이와 같은 등의 마음을 대비(大悲)라고 이름하나이다.
다른 이의 낙을 받는 것을 보면 마음에 기뻐하기를, 비유컨대 비구가 제3선(禪)을 얻은 것과 같이 하는, 이것이 희(喜)가 된다고 이름하나이다.
사(捨)란 것은 일체 중생이 중생상(衆生相)이 없는 것이니, 이러한 관찰을 지을 때에는 먼저 자신을 관찰하기를 ‘지대(地大)가 이 중생이냐? 수(水)ㆍ화(火)ㆍ풍대(風大)가 이 중생이냐? 색(色)이 이 중생이냐?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이 이 중생이냐, 공(空)이 이 중생이냐, 공 아닌 것이 이 중생이냐, 이와 같음[如是]이 이 중생이냐, 이와 같음이 아닌 것이 이 중생이냐, 실제(實際)가 이 중생이냐, 실제가 아닌 것이 이 중생이냐, 유위공(有爲空)이 이 중생이냐, 무위공(無爲空)이 이 중생이냐?’라고 해야 합니다. 이와 같이 분별하며 해석할 때에 중생을 보지 않으며, 중생에게서 얻으려 함이 없으며, 중생의 생각이 없고 마음에 집착한 바 없으며, 또한 뜻에 구하는 바 없고, 이와 같은 등의 청정한 법을 아는 자라면 사(捨)를 행한다고 이름할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중생이 있어 부처님의 누우신 것을 관찰하기 좋아하는 자는, 이는 참으로 청정한 자정(慈定)을 관찰할 것이다.
만일 중생이 있어 부처님의 누우시는 법을 들으며, 또는 비구들이 부처님의 말씀을 수순하여 위의(威儀)를 무너뜨리지 않고, 오른쪽 옆구리로 눕는 자는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참괴(慙愧)의 옷을 입고 인욕(忍辱)의 약을 먹은 것이다. 이와 같은 비구는 현세(現世)에 좌선(坐禪)하면 시방 부처님이 그를 위하여 큰 법을 설해 주심을 보리라. 만일 좌선하지 않더라도 계(戒)를 범하지 않은 까닭으로 미래 세상에는 시방 부처님을 볼 것이요, 시방 부처님이 그를 위하여 큰 법을 설해 주시리니,
법을 듣고는 쉽게 깨닫는 것이, 마치 장사(將士)가 팔을 구부리고 펴는 것과 같은 순간에 즉시 아라한 도를 얻어서 3명(明)과 6통(通)과 8해탈을 구족하리라.
여래의 누우신 것이란 중생을 요익(饒益)함이니, 요익하므로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라 이름한다. 이 네 법은 부처님과 보살을 출생하는 어머니이니라.”
이 말씀을 하시고 부처님께서 대중 가운데에서 온몸의 광명을 놓으시니, 앞에 8만 4천이요, 왼쪽에 8만 4천이며, 오른쪽에 8만 4천이요, 뒤에도 8만 4천이며, 목에도 8만 4천이었다. 이는 모든 털구멍에서 나온 것인데, 낱낱 털구멍에는 한 털이 돌아 났으며, 낱낱 털끝에서는 백만억 티끌 수인 연꽃이 있었고, 한 연꽃 위에는 한량없고 수없는 작은 티끌의 화불이 계셨다.
화불의 몸은 높고 현저하고 장엄한 것이 천만억 수미산과 같았고, 낱낱 부처님의 배꼽 가운데에는 5백만억 사자가 있었다. 낱낱 사자는 5백만억 모든 공양구를 토하는데, 낱낱 공양구에는 5백만억의 7보 꽃구름이 있었다. 낱낱 보배 꽃구름에는 5백만억 게송의 구름이 있어서 소리와 소리가 서로 차례 하는 것이 비가 떨어짐과 같았다.
그때에 여래는 또한 다시 80종호(種好)가 더 밝고 현저하여 금빛 광명이 흰 털로부터 나오며, 낱낱 광명은 두루 시방을 비추어 여러 부처님으로 변화하여 이루어졌다. 이 여러 세존은 행하시는 것도 무수하며, 머무시는 것도 무수하며, 앉으신 것도 무수하며, 누우신 것도 무수하였다. 이 여러 화불은 대자비(大慈悲)를 설하시며, 37품조보리법을 설하시며, 6바라밀다를 설하시며, 부처님 여래의 10력(力)과 무외(無畏)와 18불공(不共)을 설하셨다.
이 모양이 나타날 때에 1억의 여러 석종[釋]은 마음에 집착한 바 없이 무생인(無生忍)을 깨달았으니, 부처님께서 그들을 수기(授記)하시기를 ‘미래 세상에
산수겁(算數劫)을 지나서 마땅히 바른 깨달음을 얻으리니, 호는 삼매승당(三昧勝幢) 여래ㆍ응공ㆍ정변지이며, 10호가 구족할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들은 차례로 부처가 되어 무릇 1억이 있으리니, 저 부처님이 나오실 때에는 사바(娑婆)세계가 청정하며 장엄해진 것이 마치 성복당(聖伏幢)세계의 광명 불찰(佛刹)과 같아서 다름이 없으리라. 이 보살이 불도를 얻을 때에는 국토에 금계[戒]를 훼손하거나 뜻을 산란하는 일이 없고, 착하지 못한 이름도 없어, 순전히 이 보살만 있을 것이다. 또한 비록 성문(聲聞)이 있더라도 대승을 비방하지 않을 것이다.
그때에 모든 석자(釋子)들이 부처님의 수기하심을 듣고, 마음에 크게 기뻐하여 각각 영락(瓔珞)을 벗어서 부처님의 위에 흩뿌리니, 이 영락은 부처님의 위에 머물더니 꽃나무로 변화하였다. 낱낱 꽃나무에는 항하의 모래알과 같이 수많은 꽃이 있고, 낱낱 꽃 위에는 항하의 모래알과 같이 수많은 보배 누각이 있으며, 낱낱 누각 가운데에는 항하의 모래알과 같이 수많은 화불이 계셨는데, 낱낱 화불은 8만 4천 모든 바라밀다를 연설하셨다.
또한 화불이 있어 여러 성문에게 수식(數息) 안반(安般)과, 한 유광백골(流光白骨)과 백골유광과, 마음 깨끗한 생각과 마음 깨끗하지 못한 생각과, 결사(結使)를 일으키는 생각과 결사를 없애는 생각과, 사(使)의 갈래를 끊는 생각과 사(使)의 뿌리를 죽이는 생각을 가르치셨다. 이와 같은 모든 생각이 9백억 티끌의 수여서 수식 안반에서 말한 것과 같으니, 이를 성문법이라 이름한다.
보살법에는 네 법이 있으니, 무엇이 넷인가? 첫째는 밤낮 여섯때에 죄를 말하며 참회함이요, 둘째는 항상 염불을 닦고 중생을 속이지 않음이요, 셋째는 6화경(和敬)을 닦아서 마음이 성내지도 거만하지도 않음이요, 넷째는 6념(念)을 수행함이니, 머리에 붙은 불을 끄려고 하는 것처럼 해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부왕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것들을 일러 ‘미래 세상의 부처님을 관찰하는 삼매’라 이름하며, 또한 ‘부처님 몸을 분별함’이라 이름하며, 또한 ‘부처님의 색상(色相)을 아는 것’이라 이름하며, 또한
‘염불삼매’라 이름하며, 또한 ‘부처님의 광명으로 중생을 덮어주며 보호하는 것’이라 이름합니다.”
이 말씀을 하실 때에 하늘과 용과 야차(夜叉)와 8부(部)의 귀신과 12억 중생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 마음을 발하고 스스로 서원을 발하기를, ‘원하오니 오는 세상에는 항상 삼매에 들어서 부처님 색신(色身)을 보는 것이 지금과 같이 다름이 없게 할지어다’라고 하였다.
그때에 범천왕과 석제환인과 무수한 천자는 부처님께 예배하고 허리를 세우고 단정히 꿇어앉아 합장하여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회들은 지금에 여래의 모습 가운데 최상의 모습을 얻어 보았나이다. 닥쳐오는 세상에 더럽고 악한 중생이 생각을 묶어서 사유(思惟)하면, 부처님의 색신(色身)을 볼 것이라고 원하옵니다. 이 원(願)이 헛되지 않으며, 저희들이 지금 말한 바와 저희들이 보는 바가 진실하여서 헛되지 않다면, 원하오니 우리들과 하늘 대중으로 하여금 부처님의 몸과 같게 하여 주소서.”
이 말을 할 때에 스스로 마음속에서 백만 광명이 나왔는데, 낱낱 광명이 변하여 한량없는 백천 화불을 이루는 것을 보고, 스스로 자기들의 몸이 진금(眞金)빛으로 마치 난타(難陀)와 같아서 다름이 없음을 보았다.
그때에 범천왕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래ㆍ세웅(世雄)께서 세상에 출현하시면 반드시 모든 중생을 이롭게 하시니, 옛적의 큰 서원(誓願)이 지금엔 이미 만족해짐을 얻으셨고, 중생을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이 말이 헛되지 아니한 까닭으로 저회는 스스로 마음 모양의 경계를 본 것이오며, 미래의 중생도 토한 마땅히 이와 같이 부처님의 진실한 몸[眞身]을 생각할 것이옵니다.”
부처님께서 범천왕에게 말씀하셨다.
“그대가 말한 바와 같이 이는 진실하여 헛되지 않느니라. 미래의 중생이 다만 이 생각을 발하기만 하여도, 한량없는 복을 얻고 신체의 형상[身相]이 구족할 것이니, 어찌 하물며 기억하며 생각함이랴.”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실 때에 정반왕과 여러 석자와 비구니와 우바새들은 동시에 함께 일어나서 부처님께 예배하고 물러났다.
그때에 부왕은 도로 궁중에 가서 여러 채녀(婇女)에게 부처님의 상호(相好)를 말하니, 1,250명의 채녀는 부처님의 백호상(白毫相)을 듣고, 실로 기뻐하여 백만억 나유타(那由他) 생사의 죄를 없앴다.
이때 공중에서 소리가 나며 여러 여인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부처님의 상호를 듣고 모든 죄를 제거하였으니, 응당 위없는 3보리 (菩提) 마음을 발할 것이니라.”
이 말을 듣고 곧 공중의 한량없는 여러 부처님을 보며, 여러 부처님을 보고는 또한 모두 동시에 염불정(念佛定)을 얻었다.
그때에 여러 비구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의 발에 공손히 예배하고 부처님을 일곱 겹으로 돌고 한쪽에 머물렀다.
그때 아난이 오른쪽 어깨를 벗어 메고 합장하며, 허리를 세우고 단정히 꿇어앉아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32상을 말씀하셨으나 한 가지 모양이 남아 있는데, 여래께서는 어찌하여 나타내어 말씀하시지 아니하시나이까?”
이에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에게 명하시어 각각 도로 앉게 하셨다. 세존께서는 스스로 변화하여 좌우에 5백억 보배 산을 만드시니, 낱낱 보배 산에는 네 부처님이 앉아 계시는데, 네 부처님 세존은 염불하시며 찬탄하셨다. 부처님께서 곧 미소(微笑)를 지으시니, 입에는 오색 광명이요, 혀에는 열네 광명이 있었다. 이와 같은 광명은 변화하여 한 부처님을 이루고, 그 부처님의 배꼽 가운데에는 다섯 줄기 물이 흘러나오는데, 그 빛은 각각 다르고 낱낱 빛 가운데에는 9억의 보살이 있었다. 낱낱 보살의 정수리에는 모두 범마니(梵摩尼)의 광명이 있고, 광명 가운데에는 모두 항하의 모래알과 같이 수많은 화불이 계셨다. 낱낱 화불의 배꼽 가운데에서 물이 나는 것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았으며, 이와 같은 뭇 물이 부처님의 배꼽에서 흘러 모두 부처님의 배꼽으로 들어갔다.
이때에 부처님의 몸은 겉과 속이 함께 깨끗하여, 정묘(淨妙)하고 빼어난 유리구슬보다 뛰어났다. 부처님 몸 안에는 사자자리가 있는데 낱낱 사자자리는 수미산과 같고, 낱낱 자리 위에는 한 부처님이 계시어
90억 보살로써 시자를 삼으셨는데, 이 여러 보살의 정수리 위의 부처님도 수미산과 같았다. 이 같은 시방의 한량없는 여러 부처님의 배꼽 가운데서도 물이 나와서 모두 물과 더불어 와서 석가문부처님의 배꼽으로 들어갔다.
이때에 여러 부처님은 크지도 않고 석가문부처님은 작지도 않으며, 석가문부처님은 크지도 않고 여러 부처님이 작지도 않으며, 석가문부처님의 몸 안과 마음속에는 한량없는 부처님이 계시되 낱낱 부처님이 서로 장애하지 않고, 온 몸의 털구멍에서는 염불법을 말씀하셨다.
이때에 여러 화불은 각각 오른손을 펴시고 아난의 정수리를 만지면서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관불삼매를 잘 지니어 잃어버리지 않게 하고, 한마음[一心]으로 기억하고 생각하여 미래의 중생을 위하여 광명의 눈을 열게 하여라.”
이 말씀을 하실 때에 과거 일곱 부처님의 형상이 공중에 머물러 서서 각각 오른손을 펴시어 아난의 정수리를 만지면서 이 일을 부탁하셨다. 또한 그때에 허공 가운데엔 무수한 광명이 있고, 낱낱 광명 가운데에는 무수한 화불이 있어 이구동성으로 이 법을 부탁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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