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불설관불삼매해경(佛說觀佛三昧海經) 4권
불설관불삼매해경 제4권
불타발다라 한역
변각성 번역
3. 관상품 ④
부처님께서 부왕께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여래의 평상시 광명[常光]을 놓는 모양을 관찰함이라 하는가? 여래께서는 지금 미래 세상의 모든 범부 사람들을 위하여 마땅히 작은 광명을 나타낼 것이니, 저 범부들은 마땅히 이 관찰을 배워야 합니다.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또한 오늘 부처님의 광명 모양을 보는 것과 같이 다름이 없을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살상투[肉髻]의 광명을 놓으시니, 그 광명은 1천 빛이며, 빛은 8만 4천 갈래를 짓고, 낱낱 갈래 가운데에는 8만 4천의 미묘한 화불(化佛)이 계셨는데, 그 화불의 몸은 부피가 끝이 없었다. 화불의 정수리 위에서도 또한 이 광명을 놓는데, 광명과 광명이 서로 차례 하여 상방(上方)의 한량없는 세계에 이르고, 상방 세계에는 화현 보살(菩薩)이 있어 구름과 작은 티끌과 같이 허공으로부터 내려와서 여러 부처님을 에워쌌다. 이 광명이 나타날 때에 시방의 작은 티끌 세계와 여러 부처님도 또한 보였고, 이 광명은 곧바로 여러 부처님 정수리 위에 비추었다. 이에 여러 부처님도 광명을 놓으시니, 그 광명은 또한 석가문(釋迦文)부처님의 정수리에 비추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중생이 석가문부처님의 육계 광명을 관찰하고자 하면 마땅히 이러한 관찰을 해야 하니, 이러한 관찰을 하는 자는 만일 마음이 영리하지 못하여도 꿈속에 얻어 볼 것이요, 비록 이 마음으로 생각하더라도 능히 한량없는 백천 중죄(重罪)를 없애리라.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현신(現身)에서 반드시 여러 큰 보살을 볼 것이요, 보살을 봄으로 해서 그 설법을 듣고, 설법을 들으므로 다라니(陀羅尼)를 얻을 것이다. 그 다라니는 선억지(旋憶持)라 이름하는데,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니 만일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부왕께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여래 미간(眉間)의 광명을 관찰함이라 하는가? 여래는 지금 이 후세의 모든 중생을 위하므로 마땅히 백호상(白毫相)의 광명을 조금 나타낼 것입니다.”
이 말씀을 하실 때에, 그때 부처님의 미간에서는 즉시 백호대인상(白毫大人相) 광명을 놓으시니, 그 광명은 나뉘어 8만 4천 갈래가 되고, 또한 8만 4천 색깔이 두루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를 비추며, 낱낱 광명 빛은 한 금산[一金山]으로 변하는데, 낱낱 금산에는 한량없는 감굴(龕窟)이 있으며, 낱낱 감굴 속에는 한 화불께서 계시어 가부좌하고 깊은 선정(禪定)에 드시어 성문과 보살 백천 대중을 권속으로 삼으셨다.
그때 부처님의 굴속에는 여러 화불께서 계시어 모두 백호대인상(白毫大人相)의 광명을 놓으시고, 또한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를 비추어 모두 금빛과 같게 하셨다. 금빛 땅 위에는 금 연꽃이 있고, 금 연꽃 위에는 모두 화불께서 계셨는데, 또한 모두 명호가 같아서 석가문이라 이름하였다. 여러 부처님의 미간에서도 또한 이 광명을 놓으시니, 그 광명은 두루 시방세계를 비추어 백천억 수미산을 한 곳에 합한 것과 같았다. 모든 수미산에는 여러 부처님께서 비추어 나타나셨는데, 부처님 몸의 높고 현저함은 산과 똑같았다. 이 화불의 미간 광명은 여러 화불을 일곱 겹으로 둘러싸고 도로 석가모니 미간으로 들어갔다. 이 광명이 들어갈 때에는 부처님 몸의 털구멍의 한 털구멍 가운데엔 한 변화한 불상이 있고, 낱낱 변화한 불상의 몸 털구멍 가운데는 변하여 8만 4천의 묘한 불상을 이루었으니, 모두 이 삼천대천세계 일체 중생의 보기 드문 일이었다. 이는 여래의 80호(好) 가운데 1호(好)의 광명이라 이름한 것이다. 이와 같은 80수형호(隨形好)의 광명은 말로써 다할 수 없었다.
이렇듯 여래께서 백호상 광명을 조금 나타내시니, 부왕께서
거느린 대중 가운데 8천 사람은 티끌을 멀리하고 번뇌를 떠나서[遠塵離垢] 법안(法眼)이 깨끗함을 얻었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여래의 백호상의 광명은 모든 수다라(修多羅) 가운데에서 부처님께서 이미 널리 말씀하셨으니, 이와 같이 묘한 광명은 오직 부처님들만이 보시고, 10지(地) 보살은 보는 것이 명료(明了)하지 못하니, 그러므로 이 가운데에서는 조금만 말하노라. 조금 말한 것은 범부 사람을 위한 것이니,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이와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이 광명이 죄를 없애는 것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으니, 오직 광명을 보는 자는 마음이 뚜렷함을 얻어서 백억 부처님을 볼 것이다. 흰 털을 보는 자는 이 마음과 생각으로 보는 것이니라.
어떤 것을 여래의 이마가 넓고 평탄하고 바른 모양임을 관찰한다고 하는가? 여래의 얼굴 위에 세 바퀴 모양[三輪相]과 털끝 모양[髮際相]인 이와 같은 뭇 모양에서 모두 금빛이 나오고, 그 금빛 광명은 변하여 금 평상(平床)을 이루며, 낱낱 평상 위에는 천 보살이 있는데, 구루손다(拘樓孫駄)로부터 아래로 누지(樓至)에 이르기까지 이 천 보살은 모두 광명을 놓고 금 평상에 앉았다.
이와 같이 백억 천만 보살과 백억 천만 금 평상이 나타나는데, 그 금 평상 위에는 모두 보배 장막이 있고 낱낱 보배 장막에는 천 광명이 있으며, 낱낱 천 광명은 천 보배 깃대를 이루고, 낱낱 깃대 위에는 천만 보배 일산이 있으며, 뭇 보배 일산 밑에는 여러 보배 번기[幡]가 있고 여러 보배 번기 가운데에는 한량없는 화불께서 계셨다. 이 화불께서 모두 고(苦)ㆍ공(空)ㆍ무상(無常)ㆍ무아(無我)를 말씀하셨는데, 이 게송을 말씀하실 때 일체 화불도 또한 모두 이를 말씀하셨다.
석가문부처님께서는 방정한 몸이 한 길 육 척[丈六]인데, 수행자 앞에서 오른손을 들고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善男子)여, 너는 지금 능히 부처님의 상호(相好)를 관찰하여라. 우리들도 먼저 세상에서
보살도를 행할 적에 너와 다름이 없었느니라. 네가 지금 능히 부처님의 경계를 관찰하는 경계는 다만 너의 마음에 허망한 생각으로 생긴 것일 뿐이다.”
이 말을 하고 나서 곧 사라지고 나타나시지 아니하였는데, 이마 위에 여러 광명은 또한 다시 밝게 나타나서 광명의 흘러나오는 것은 백천억이 있고, 낱낱 광명은 보배 평상 위의 여러 보살 얼굴을 비추며, 저 보살의 얼굴에서도 또한 광명을 내어 석가문부처님을 비추었다. 이 모양이 나타날 때에 수행자는 참으로 부처님의 얼굴을 관찰하여 뚜렷하며 의심이 없었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부처님의 여러 제자들이 능히 이와 같이 관찰하여 참으로 부처님의 얼굴을 본다면 내가 세상에 머무르는 것과 다름이 없으리니, 이러한 관찰을 짓는 자는 1억 겁의 생사의 죄를 없앨 것이요, 다음 몸[後身]이 나는 곳에서 여러 부처님을 보고 모든 불가(佛家)에 태어날 것이며 부처님과 보살을 권속으로 삼으리라.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어떤 것을 여래의 코에서 광명을 내는 것을 관찰함이라 하는가? 코에서 나온 광명은 네 갈래로 나뉘어 위로 부처님 눈과 부처님 눈썹과 부처님 속눈썹으로 들어가서 큰 광명을 내니, 그 광명은 구름 낀 것처럼 용과 코끼리 얼굴과 같아서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를 두루 비추고 부처님의 눈에 들어가느니라. 이 모양이 나타날 때에는 시방이 크게 밝으니, 이때 수행자는 시방세계의 땅과 허공에 모든 부처님께서 그 가운데에 가득 차고 낱낱 부처님의 눈썹과 속눈썹과 콧구멍에서 큰 광명을 놓는 것을 보게 되니 또한 다시 이와 같으니라.
부처님 눈의 두 광명은 그 광명이 두루 비추어 여러 부처님의 눈에 들어가고 허공 가운데에서 변하여 광명대를 이루고 그 광명대 위는 순전히 광명 구름이며, 광명 구름은 푸르고 희어서 세상에서는 비할 데 없었다. 푸른 광명 가운데에는 푸른빛의 화불이 계시고, 흰 광명 가운데에는 흰 빛의 화불이 계시며, 이 푸르고 흰 빛인 부처님께서는 좌우가 분명하여 백 가지 보배
빛인 광명으로써 그 구름이 되었으되, 신통 부리는 사람이 구름 사이로 날아가는 것과 같으며, 몸의 모든 털구멍은 꽃나무와 같고 낱낱 꽃나무는 위로 범세(梵世)에 이르고, 모든 꽃잎 사이에는 백천억 성문 비구가 있고, 낱낱 비구는 1천 납의(納衣:누더기)를 입었으며, 1천 납의는 1천 빛깔이요, 낱낱 빛깔 가운데에는 백천 화불(化佛)이 모두 순금 빛이었다. 이 여러 비구는 몸을 구름 속으로 솟구쳐서 또한 부처님의 뒤를 따르는 것이, 마치 큰 용과 코끼리가 다님에 그 새끼가 따라가는 것과 같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멸도한 후에 부처님의 여러 제자들이 만일 능히 바른 마음으로 부처님 눈의 광명을 관찰하면, 곧 현세에서 무거운 업장이 없어지고, 미래 세상에는 항상 부처님을 뵙게 되어서 불일(佛日)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비록 어머니 태중[胎穀]에 있을지라도 항상 삼매에 들고, 어머니 태중에 있을 때에 시방 부처님께서 모두 눈의 광명을 놓으시어 그 몸에 와서 비추는 것을 볼 것이다. 태중에 있을 때에도 항상 묘한 법을 받거늘 하물며 밖에 나을 적이겠는가.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코에서 두 광명이 나와서 그 광명이 두루 시방세계를 비추는데, 그 낱낱 광명은 변화하여 큰물을 이루고, 그 물은 허공에 머물러서 모든 광명에 흘러들어 가나니, 이 물이 들어갈 때에는 일체 광명이 더욱더 명현(明顯)하고, 낱낱 광명 사이에는 파리산(頗梨山)이 나고 파리산 사이에는 7보 꽃이 나며, 그 꽃대 위에는 많은 물이 솟구쳐 나는데 그 물은 금빛을 띠기에 그 꽃대는 마치 금빛 깃대와 같다. 그 금빛 깃대 안에는 백천만 한량없는 화불께서 계시고 그 각각의 화불께서는 방정한 몸이 한 길 여섯 자[丈六]이며, 몸의 털구멍 가운데에는 8만 4천의 최상 미묘한 보배 빛이 나옴이요, 여러 보배 빛 가운데에 또한 광명을 놓되, 그 광명은 미묘하여 항하의 모래알과 같이 많은 빛이 있었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부처님의 여러 제자들로서 이러한 관찰을 짓는 자는 천겁의
극히 무거운 악업(惡業)을 없애고, 후세의 나는 곳마다 마음이 집착한 바 없고, 포태(胞胎)에 처하지 않고, 항상 중생을 교화하며, 이미 중생을 교화하고 나서는 몸의 광명이 구족하고 부처님을 떠나지 않으리니,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를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어떤 것을 여래의 면문(面門) 광명을 관찰함이라 하는가? 그 광명의 흰 빛은 마치 보배산과 같아서 안팎이 함께 깨끗하며, 보배산 안에는 한량없는 화불께서 계시는데 진금(眞金)빛이었다.
이때에 여러 화불의 면문(面門)에서는 광명이 나왔는데, 그 광명은 오색이고 두루 시방을 비추고 여러 부처님의 면문으로 들어갔다. 이 모양이 나타날 때에는 수행자는 다니거나 머무르거나 앉거나 눕거나 항상 여래의 4념처(念處)인 신(身)ㆍ수(受)ㆍ심(心)ㆍ법(法) 설함을 들을 것이다. 아울러 경계(境界)를 설하여 수행자로 하여금 듣게 하시리니, 듣고 나서는 기억하여 지니며 눈을 감고 생각하면, 이 광명의 힘으로 인해 곧 4념처의 법을 얻으리라.
이때 시방 부처님과 석가문부처님께서는 삼매 가운데에서 각각 오른손을 펴시고 수행자의 정수리를 만지고 말씀하시기를,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너는 능히 진실하게 염불정(念佛定)을 행하였도다’ 하시리니,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어떤 것을 여래의 귀를 관찰함이라 하는가? 귀에서는 다섯 광명을 내는데 그 광명은 천 빛이요, 빛에는 천 화불이 있는데 화불께서는 천 광명을 놓으시어 이와 같은 광명이 두루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를 비추고, 이는 변하여 한 꽃을 이루되 그 꽃은 매우 커서 양(量)을 가히 헤아릴 수 없고, 부처님 마음의 힘이 아니고는 능히 알 수 없었다. 이 연꽃 가운데에는 백천만억의 한량없는 부처님 세계가 모두 그 가운데에 나타나며, 백천만억의 큰 보살들은 한 연꽃 수술[鬚]에 앉았는데, 꽃과 수술이 크지도 않고 보살이 작지도 아니하여 또한 서로 방해되지 않았다. 이와 같은
보살의 귀에는 넓게 뿔을 드리워 마치 금빛 연꽃이 일광(日光)에 달려 있는 것과 같으며, 또한 귀 가운데에 다섯 가지 광명이 둥글게 퍼졌다. 이 모양이 나타날 때에는 부처님 귓속의 털은 제석의 나무[帝釋樹]와 같아서 뭇 사람들의 보기 좋아하는 바이니라.”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부처님의 여러 제자들이 이러한 관찰을 짓는 자는 백억천의 부처님과 모든 보살의 여러 묘한 법 설함을 항상 들으며, 이근(耳根)이 무너지지 않으리라.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어떤 것을 여래의 목 모양을 관찰함이라 하는가? 목 모양에 두 가지 광명이 나니, 그 광명은 만 갈래의 빛이요, 시방의 일체 세계를 두루 비추느니라. 어떤 중생이라도 선근(善根)이 성숙한 자는 이 광명을 만나면 12인연을 깨달으리라. 이 광명이 벽지불(辟支佛)의 목을 비추어 이 모양이 나타날 때에는 수행자는 두루 시방의 일체 벽지불이 발우를 허공에 던지고 열여덟 가지 변화(變化)를 짓는 것을 보리라.
여러 벽지불의 낱낱 발밑에는 모두 문자(文字)가 있으며, 그 글자에는 12인연을 연설하길, ‘무명(無明)은 행(行)을 반연하며, 행은 식(識)을 반연하며, 식은 명색(名色)을 반연하며, 명색은 6입(入)을 반연하며, 6입은 촉(觸)을 반연하며, 촉은 수(受)를 만연하며, 수는 애(愛)를 반연하며, 애는 취(取)를 반연하며, 취는 유(有)를 반연하며, 유는 생(生)을 반연하며, 생은 노사(老死)와 우비고뇌(憂悲苦惱)를 반연한다’라고 하였다. 한 글자에 한 광명이 있고, 한 광명에 열두 소리가 있는데, 한 가지 소리로 고(苦)ㆍ공(空)ㆍ무상(無常)ㆍ무아(無我)를 설하고, 한 소리로 12인연을 설한다. 이와 같이 벽지불의 발밑의 광명 가운데에는 모두 이러한 글자가 있는데, 역(逆)과 순(順)으로 왕복하기를 열두 번 하였으니, 이는 생사(生死)의 근본이라 이름한다. 이 광명은 여러 벽지불을 비추고서 도로 부처님 목에 들어갔느니라.
이러한 관찰을 짓는 자는 사람 가운데에 태어나지 않고, 도솔천(兜率天)에 태어나서 일생보처(一生補處)
보살의 묘한 법 설해 줌을 만나고, 이미 법을 듣고 나서는 몸과 마음으로 기뻐하여 보살의 연기법(緣起法) 관찰함을 배운다.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어떤 것을 여래의 결분골(缺盆骨)이 충만한 모양을 관찰함이라 하는가? 충만한 광명이 두루 시방을 비추어 호박(虎魄:琥珀)빛을 지으니, 만일 어떤 중생이라도 이 광명을 만나는 자는 자연히 성문(聲聞) 도의 뜻을 일으켜 발하리라.
이 성문은 이 광명이 나누어져서 열 갈래가 되는데, 한 갈래에 천 빛깔이요, 천 광명이며, 광명에는 화불께서 계시니, 낱낱 화불에게는 네 비구가 있어 시자가 된 것을 보리라. 낱낱 비구는 모두 고(苦)ㆍ공(空)ㆍ무상(無常)ㆍ무아(無我)를 말하며, 4제(諦)를 분별하며, 8인의(人義)를 말하며, 4과상(果相)을 말하며, 3삼매(三昧)를 말하여, 저 중생으로 하여금 이 법 가운데에서 출가법(出家法)을 구하게 하며, 출가하여 오래지 않아 아라한(阿羅漢)을 이루게 한다. 이와 같은 광명이 두루 시방의 나한 정수리를 비추니, 정수리를 비출 때에는 사람이 병(甁)을 가지고 약을 정수리에 부어 들어가게 함과 같이 그 모양과 빛깔과 모습이 제호(醍醐)와 같다. 정수리로부터 들어가서는 겉과 속을 관철(貫徹)하니, 그때 수행자는 몸과 마음이 안온하고 그 마음은 편안하여 나쁜 생각이 없고, 모든 결사(結使:煩惱)의 모든 허상을 보지 않으며, 이와 같이 빨리 아라한(阿羅漢)을 이루느니라.
이 광명은 다시 변하여 금빛 일산을 짓는데, 수효는 한량없으며, 낱낱 일산 가운데에는 백천 칠불(七佛)이 있다. 낱낱 칠불에게는 네 비구가 있어 시자가 되고, 낱낱 비구는 4대정(大定)에 들어 4대정 가운데에 두루 일체 결(結)ㆍ사(使)의 모습을 나타내며, 8만 집에서 벌레가 완전히 나오며, 작은 벌레의 종류도 또한 모두 이로부터 따라 나왔다. 이 모양이 나타날 때에 화대(火大)가 먼저 일어나는데, 처음에는 겨자씨[芥子]와 같이
작은 털구멍으로부터 나와서 후에 차츰차츰 성장하여 두루 몸을 태우는데 몸은 불무더기와 같고 모든 벌레의 우는 것은 사자 소리와 같았다.
이 소리가 날 때 수행자는 마음이 두렵고, 답답하여 땅에 주저앉았는데, 정(定)에서 나와 몸을 보니, 들불이 지나감에 곁의 나무가 불탄 것과 같았다. 이 모양이 나타날 때에 또한 마땅히 마음을 일으켜 한 약(藥) 생각을 할 것이니, 먼저 몸 생각[身想]을 짓되 몸 생각이 이미 이루어지면, 정수리를 열어서 비게 하고 범왕(梵王)의 생각을 지으며, 제석(帝釋)의 생각을 짓는다. 그리고 모든 하늘이 손에 보배 병(甁)을 가진 생각을 지으며, 약을 가지고 부어 주는 생각을 지을 것이다. 약이 정수리로 들어갈 때에는 두루 사체(四體)와 여러 맥(脈) 가운데로 들어가니 맥과 몸은 유리통과 같음을 보나, 다만 여러 벌레만은 시들어 죽은 꽃과 같음을 보리라.
그때 여러 맥은 번갈아 서로 흘러 쏟아져 오직 많은 물만 있으리니, 물이 이르는 곳에 불은 곧 따라 꺼지느니라. 이때 수행자는 마디마디에서 물이 나오는 것이 사람이 위로 쏘는 것과 같이 물은 범제(梵際)에까지 이르러서 물과 물이 서로 차례 하여 범천에 이르며, 몸 가운데 물은 사대해수(四大海水)와 같음을 보느니라. 다만 여러 벌레만은 머리가 마르고 꺾어진 것이 마치 손이 꺾이고 발이 비틀어진 것과 같음을 보느니라. 오직 마음에서 불이 나와서 열두 갈래로 나뉘는데, 불이 많은 물에 들어가나 서로 소멸하지 않으며 물의 광명은 위로 오르고 불의 광명은 따라가나, 물과 불의 두 광명이 모두 마음으로부터 나와서 서로서로 사귀고 얽히어 위로는 삼계(三界)의 꼭대기에 이르고 아래로는 아비지옥에 이르러서 한 세계 끝이 다하도록 순전히 물과 불이 흐르는 것이 보이고, 동ㆍ서ㆍ남ㆍ북에도 또한 따라갔다.
그때 마음(심장) 끝에서 저절로 검은 털이 하나 나오며, 그 털끝에서는 큰 검은 바람이 나오고, 바람의 네 빛은 마음 근(根)으로부터 일어나는 것이 큰 회오리바람[嵐風]과 같으며, 모양이 연기 불꽃과 같았다. 그 바람이 두루 일체 물 위에 불면, 그 물은 물결이 일어 거품이 모여 섶을 이루고 불도 또한 그 속에 들어가니, 불의 힘을 얻으므로 거품의 굳기가 얼음과 같고, 또한 바람이 다시 불어 와서 모든 먼지와 더러움인 아흔여덟 종류의 나쁘고
깨끗하지 못한 물건을 얼음 위에 가져다 두면 얼음의 힘이 약하므로 부정한 물건이 붙는 곳은 곧 풀린다. 이 얼음이 풀릴 때에는 여덟 사람이 칼을 가지고 얼음을 쪼개어 각각 가지고 가다가, 진토분한(塵土坌汗)에서 마음이 답답하여 눕느니라.
바람과 불과 물 등이 나뉘어 가다가 한 곳에 모이면 불의 힘이 크므로 많은 물건을 불태우느니라. 네 마리의 사악한 뱀이 있어 한 보배 구슬을 물고 불꽃으로부터 나와서 허공으로 올라 날아가며, 여섯 마리 큰 용이 작은 교룡 넷을 잡아 삼키고 달아나며, 용의 정수리에 나무가 나서 무색계(無色界)에 이른다. 나무에는 작은 풀이 있어 가늘기는 가을 털[秋毫]과 같고, 색깔은 바로 금빛이요, 나무 고갱이로부터 나와서 아래로 나무뿌리에 들어가고, 나무뿌리로부터 나와서 위로 나무줄기에 들어가고, 나무줄기로부터 나와서 가지와 잎으로 흩어져 들어간다. 그 꽃은 흰 빛이요, 또한 홍색과 적색이 있으며 과일이 익으려 하면 네 가지 색깔이 되나, 8월 중반에 이르면 순황금빛이 된다. 이와 같은 광명이 모든 성문을 비추어 한량없는 백천 경계로 변화하니,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다르게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만일 비구가 있어 이 정(定)에 들어갈 때에는 몸이 파초와 같아서 견실(堅實)함이 없고, 정에서 나올 때에는 신체와 지절(支節)이 모두 다 아프며 마비되리니, 만일 약을 먹지 않으면 발광(發狂)하여 죽을 것이다. 마땅히 때에 따라서 여러 약으로 치료를 해야 할 것이니라. 이러한 관찰을 짓는 자는 무수한 겁 생사(生死)의 죄를 없애고, 큰물의 흐름과 같이 오래지 않아 마땅히 아라한 도를 얻으리라.”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부처님의 말씀을 지니어 진실로 잊지 말고, 여러 비구를 위하여 마땅히 널리 말해 주어라.”
이 말씀을 하실 때에 오백 비구는 4대정(大定)을 얻고, 동시에 모두 4사문과(沙門果)를 얻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어떤 것을 여래의 가슴에 덕자(德字)와 만자(卍字)의 모양을 관찰함이라 하는가? 겨드랑이 밑의
마니 구슬에서 모두 광명을 놓는데, 그 광명은 붉고 자줏빛이며, 가운데에는 금꽃이 있다. 그 꽃이 피어나서 변화하여 한량없는 백천만억 무수한 꽃들이 되고, 낱낱 꽃 위에는 한량없는 부처님께서 계신다. 이 여러 화불에게는 각각 천 광명이 있는데, 광명엔 한 화불이 있고, 그 광명은 오색을 가졌다. 만일 어떤 중생이 이 광명을 만나면 미친 자는 바르게 되고, 산란한 자는 안정을 얻고, 병든 자는 낫게 되고, 빈궁한 자는 저절로 보배를 얻고, 눈먼 자는 시력을 얻고, 귀먹은 자는 듣게 되고, 벙어리는 능히 말하고, 곱사등이ㆍ절름발이ㆍ피부병ㆍ나병은 모두 낫게 된다.
두루 시방의 부처님 정수리 위에 들어가고, 들어가서는 여러 부처님의 가슴 가운데에 백천 광명이 있어서 만(卍)자로부터 나오고, 낱낱 광명 가운데에는 백 천 게송을 노래하여 단나바라밀다[檀波羅蜜]를 연설하며, 이와 같은 뭇 광명은 그 게송이 한량없다.
수행자는 바로 앉아서 한량없는 부처님께서 모두 이 법을 연설함을 듣는다. 낱낱 화불(化佛)은 한 변화한 사람[化人]을 보내는데, 단엄하고 미묘한 모양은 미륵과 같으니, 수행자를 안위(安慰)하여 말하기를, ‘훌륭하고 훌륭하다. 선남자여, 너는 생각을 전일하였기 때문에 여러 부처님의 광명을 보는구나. 여러 부처님의 광명 가운데에서 상(相)이 없는 보시를 말하며, 상이 없는 계(戒)를 말하며, 상이 없는 인욕(忍辱)을 말하며, 상이 없는 정진(精進)을 말하며, 상이 없는 선정[定]을 말하며, 상이 없는 지혜를 말하니, 너는 이 법을 듣고 부디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말라. 과거 여러 부처님께서도 생각을 전일하여 사유(思惟)하였기에, 또한 이 법을 들었으며 또한 이 모양을 알았고, 이 모양을 알고 나서는, 나고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큰 지옥인 아비지옥에 있어서 맹렬한 불이 치성할지라도 능히 태우지 못하며, 비록 지옥에 있을지라도 천궁(天宮)에 노는 것과 같으니라. 그러므로 만(卍)자는 실상인(實相印)이라 이름한다. 여러 부처님ㆍ여래께서는 한량없고 끝없는 아승기(阿僧祇)겁에 이 인(印)을 배워 얻었으니, 이 인을 얻었기 때문에 나고 죽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5욕(欲)에 물들지 않느니라’라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부처님의 제자들로서 부처님 가슴 모양의 광명을 보는 자는 12만억 겁 동안의 생사(生死)의 죄를 없애리라. 만일 능히 가슴 모양을 분명하게 보지 못하는 자는 탑에 들어가서 관찰할 것이니, 이와 같이 관찰하는 것은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것은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어떤 것을 여래의 팔이 가늘고 둥근 것이 코끼리 왕[象王] 코의 모양과 같음을 관찰함이라 하는가? 손의 열 손가락과 손바닥의 천 바퀴살에서 각각 모두 백천 광명을 놓는데, 낱낱 광명은 나뉘어서 천 갈래로 되고, 순전히 홍색을 띤다. 이와 같은 뭇 광명은 두루 시방의 한량없는 세계를 비추며, 세계를 비추고는 변하여 금물[金水]이 되고, 금물 가운데에는 한 묘한 물이 있어 수정(水精)빛과 같다. 이를 아귀가 보면 뜨거운 열을 없애고 청량해지며, 축생(畜生)이 보면 스스로 숙명(宿命)을 알며, 미친 코끼리가 보면 사자가 되며, 사자가 보면 금시조(金翅鳥)가 되며, 용이 보면 금시조왕(金翅鳥王)이 된다. 이 모든 축생은 각각 금물의 높은 바를 보고, 마음에 공포를 내며 합장하고 공경하니, 공경함으로써 목숨이 끝나면 하늘에 태어나느니라. 그리고 이를 뭇 사람이 보면 범천왕과 같으며, 혹은 해와 달과 별과 같나니, 보고 나서는 기뻐하여 목숨이 끝나면 도솔천에 태어나느니라.
수행자는 보면 마음과 눈이 곧 열리니, 이때에 시방세계에 가득 찬 화불 중에 낱낱 화불께서는 손으로 광명을 내시어 행자의 눈에 들어가면 눈을 감고 눈을 뜰 적에 항상 여러 부처님을 보며, 스스로 몸 모양이 묘한 보배병과 같고 가운데에 깨끗하지 못함이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이와 같이 보는 자는 비록 통함을 얻지 못하나 두루 시방세계에 이르러 여러 부처님을 모시고 다니며, 낱낱 부처님께서 손에 광명을 내시는 것을 보는 것도 또한 다시 이와 같으니라. 이와 같이 관찰하는 것은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것은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어떤 것을 여래의 배꼽 모양을 관찰함이라 하는가? 여래의 배꼽 가운데에 만억의 보배로운 꽃이 있으니, 낱낱 보배로운 꽃은 만억 나유타(那由他) 잎이며, 낱낱 잎은 만억 나유타 색깔이며, 낱낱 색깔은 만억 나유타 광명이니, 이 모양이 나타날 때에 일체 대중은 부처님의 마음 모양을 보느니라. 여래의 마음은 붉은 연꽃과 같고 금꽃이 비추어 가리고, 묘한 자주 금광명[妙紫金光]으로써 얽히었고 묘한 유리통은 부처님 가슴에 매달려 있다. 부처님 몸 안에 만억 화불(化佛)께서 보이며, 이 화불께서는 부처님 마음 사이에 노닐고, 부처님 배꼽에서는 광명이 나는데, 그 광명은 구름이 낀 사이에 수미산과 같았으니, 많은 산 중간에는 한량없는 보배 산인 수미산과 같았다.
이 많은 꽃 위에는 모두 화불께서 계시는데, 단엄하고 현저하여 가히 볼 만한 것이 수미산과 같고, 그 광명은 천 가지인데 만 가지의 색깔이 있고 나뉘어 십억 갈래가 되는데, 억억(億億) 갈래는 하방(下方)에 비추고, 억억 갈래는 상방(上方)에 비추고, 억억 갈래는 동방에 비추고, 억억 갈래는 남방에 비추고, 억억 갈래는 서방에 비추고, 억억 갈래는 북방에 비추고, 억억 갈래는 동남방(東南方)예 비추고, 억억 갈래는 서남방(西南方)에 비추고, 억억 갈래는 서북방에 비추고, 억억 갈래는 동북방에 비추어서, 이와 같이 시방에 각각 꽃이 있다. 모든 꽃마다 극히 작은 것이 마치 백억 수미산과 같이 크며 한 수미산 위에는 백억만의 대보살(大菩薩)이 있되, 몸이 극히 작은 자도 수미산과 같았다. 모든 화보살의 배꼽 가운데에 각각 한 큰 연꽃이 나는데, 그 연꽃은 삼천대천세계를 두루 덮으며, 낱낱 꽃 사이에는 금빛 광명이 있어 마치 염부단금(閻浮檀金)과 같고, 낱낱 금광명은 작은 티끌 수의 석가모니로 변하며, 낱낱 석가모니 배꼽 가운데에 광명도 또한 다시 이와 같았다.
이와 같은 뭇 광명은 합하여 광명대를 이루고, 그곳 광명대에도 또한 한량없는 작은 티끌인 항하의 모래알과 같이 많은 수의 큰 화불께서 계신다. 부처님마다 서로 차례로 배꼽에서 광명을 놓았는데, 그 광명은 크고 성하여 바로 상방(上方)의 한량없는 세계를 비춘다. 다시 이 세계를 지나서 이와 같은 뭇 세계의 수효가 삼천대천세계의 한량없는 작은 티끌과 같은데, 이 세계 가운데에는 모두 유리(琉璃)와 파리(頗梨)의 억 보배가 있는데, 이로써 부처님의 굴집[窟]을 삼음이라. 이 많은 굴집 가운데에는 각각 만억 한량없는 부처님께서 계시고, 부처님 배꼽 가운데에는 각각 모두 하나의 큰 연꽃이 나는 것이 전과 다름이 없었다.
이 모든 광명은 일체 10지 보살을 비추는데, 이 모든 보살은 이 광명을 만나고는 곧 미묘한 수릉엄문(首楞嚴門)에 들어간다. 또한 금강비정(金剛譬定)에 들어감을 얻으며, 모든 하늘이 만나는 자는 깊이 위없는 바르고 참된 도의 뜻을 발하고 마음과 눈이 열리고 밝아져서 부처님의 모양을 보느니라.
이와 같은 광명이 보살을 비추고서 여러 보살의 몸에 모든 털구멍으로 하여금 한 털구멍 가운데에서 아승기(阿僧祇) 모든 공양 구름과 뭇 공양구를 내는데, 대개 극히 작은 것도 염부제를 덮을 정도였다. 이와 같은 많은 갖가지 보배와 공양구(供養具)는 이루 다 말할 수 없으니, 이 모든 공양구는 수릉엄 바다로부터 생겨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선남자ㆍ선여인이 이러한 사유(思惟)를 지을 때에 이와 같이 생각하는 자와 꿈에 이 일을 보는 자는 날 때마다 항상 보현(普賢)과 문수(文殊)를 만날 것이다. 이 법왕자(法王子)는 모든 수행자를 위하여 몽중(夢中)에 항상 과거ㆍ현재ㆍ미래의 3세 불법을 말하며, 수릉엄삼매와 반주(般舟)삼매를 말하며, 또한 관불(觀佛)삼매를 말하여 영락(瓔珞)을 삼게 하리니, 깨고 나서는 기억하여 지니고 잊어버리지 않으리라. 이 사람은 현세에도 공덕천녀(功德天女:吉祥天女)를
급사(給使)로 삼을 것이며, 십만억 겁 생사(生死)의 죄를 없애리니,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억억(億億) 광명은 하방(下方)에 비추어서 하방의 땅으로 하여금 염부제의 물빛과 같게 하며, 여러 물 가운데에는 항하의 모래알 같이 많은 수의 보배 누각이 있다. 이 보배 누각 아래에는 한 보배 성(城)이 있는데 건달바성(乾闥婆城)과 같고, 보배 누각 위에는 큰 보배 나무가 있는데, 그 나무의 가지와 잎에는 모두 불이 일어난다. 그 불의 불꽃은 위아래로 함께 타서 이 여러 물을 변화시켜 유리를 이루게 하고, 유리 땅 위에는 또한 여러 나무가 나며, 나무에는 네 마리 용이 있는데 그 용의 정수리 위에는 여의주(如意珠)가 있다. 그 구슬은 광명이 두루 용의 몸을 비추어 용과 나무로 하여금 순황금빛이 되게 한다. 그 용은 맹렬한 기세로 날아오르는데 용의 모든 털구멍에는 금빛 광명이 나온다. 그 광명은 하방(下方)의 한량없는 세계를 곧게 비추고, 또한 하방을 지나서 다시 한량없는 세계를 비추어 하방의 땅을 모두 금빛이 되게 한다. 금빛 땅 위에는 금강(金剛)꽃이 있으며, 금강꽃 위에는 금천녀(金天女)가 있고, 낱낱 하늘 여인은 백천 하늘 여인을 권속으로 삼는다.
이 모든 하늘 여인은 모두 자심삼매해(慈心三昧海)를 찬탄하는데, 하방으로부터 나와서 바로 상방의 가비라(迦毘羅)성에 이르고, 그 소리는 우레와 같이 자심(慈心)을 찬탄하여 말한다. 이 말을 할 때에 여러 용의 털끝에서는 보배 구름이 나오며, 낱낱 구름 가운데에는 항하의 모래알과 같이 수많은 불찰(佛刹)이 있고, 낱낱 불찰 가운데에는 티끌 수와 같이 많은 화불께서 계시는데 낱낱 화불께서는 이 광명을 내신다. 이 광명이 나타날 때에 하방 세계에 백만 금산(金山)이 있고, 그 바위 사이에 백억의 보배 굴집은 구름이 솟구쳐 일어나는 것과 같았다. 이 뭇 굴집 가운데에는 순백색 부처님께서 계신데, 희고 묘한 보살과 성문 대중을 시자로 삼았다.
금정(金精) 보배의 광명은 부처님의 좌우에 있어서 마치
끊어진 산과 같고 뭇 보배로 비추고 얽혔으며, 묘한 보배 일산이 있어 수미산과 같으며, 한량없는 보배로 이루어졌다. 낱낱 보배 사이에는 백억 광명이 휘돌아서 완전(婉轉)하며, 뭇 광명 가운데에는 백억 사자자리가 있고, 낱낱 사자자리 위에는 백억 나유타(那由他) 보살 대중이 있어 결가부좌를 하고 있다. 이때 저 보살의 몸의 털 가운데에는 아승기(阿僧祇) 광명이 있는데, 낱낱 광명 가운데에는 한 화불께서 계시고, 그 몸은 길고 둥글어서 수미산과 같았다.
이 여러 화불께서는 백천 게송으로써 찬탄하여 말씀하시기를, ‘죽이지 않는 자비[慈]가 근본이 되니, 자비는 묘한 약인 까닭에 생사(生死)의 우환을 없애며, 자비는 청정한 눈인 까닭에 여러 하늘과 사람들을 인도하느니라’라고 하여, 이 여러 화불은 자비를 찬탄하고서 각각 변화하여 유리(琉璃) 산을 만들었다. 그 산 안에는 백억 보살이 있고, 낱낱 보살에게는 일만 범왕이 있어서 시자가 되고, 수행자 앞에 이르러 보배산 안에서 이구동성으로 모두 이 법을 말하여 이르기를, ‘선남자여, 너는 염불의 바다에서 응당 자비의 마음을 닦을 것이니라. 부처님과 보살도 자비한 마음으로써 부처님의 큰 자비를 얻었으니, 너는 지금 응당 죽이지 않는 계(戒)를 닦고 큰 자비를 행해야 할 것이니라’라고 하였다.
그때에 또한 천룡팔부와 일체 중생 가운데 이 광명을 만나는 자와 이 말을 듣는 자는 목숨이 끝난 후에는 반드시 범세(梵世)에 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말을 지니고 부디 잊어버리지 말고 여러 비구에게 알리어 이 일을 행하게 하라.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부처님의 제자들로서 만일 이 말을 듣고, 이 법을 생각하는 자와 바른 생각이 있는 자와 정수(正受)가 있는 자와 삼매 부동(不動)하는 자와 마음이 게으르지 않고 물러서지 않는 자와 대승(大乘)을 발하는 자는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항상 꿈속에 이 광명을 보고 또한 화불의 자심법(慈心法) 설하심을 듣고 깨어서도 기억하고 지니며,
깊이 의취(義趣)를 알고 그 뜻을 생각하므로 곧 자정(慈定)을 얻을 것이니,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부처님의 제자들로서 이 법을 생각하는 자와 이 법을 지니는 자는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그 마음이 청정하기가 부처님의 마음과 같고, 억겁 생사의 죄를 없애며, 항상 범세계[梵世]에 나고 여러 부처님의 법륜 굴리심[法輪]을 만나고, 이미 법을 듣고서는 보리심을 발하며, 미래 세상에는 반드시 불도를 이루리라.
억억 광명은 동방을 비추고 이에 동방의 한량없는 세계에 이르러서 동방의 땅을 설산(雪山)과 같이 희게 한다. 뭇 산 위에는 흰 보배 구름이 있는데, 그 흰 보배 구름은 모양이 보배 누대[臺]와 같고, 뭇 보배로운 그물과 보배로운 방울은 만억이며, 뭇 방울 그물 사이에는 일억의 흰 광명이 있다. 이 모든 흰 광명은 변하여 금대(金臺)를 이룬다. 한 금대 위에는 네 화불께서 계시고, 낱낱 화불께서는 4억 보살을 시자로 삼으셨고, 부처님과 보살은 모두 자비의 법을 말하고 죽이지 않는 것을 찬탄하기를 무릇 천억 게송으로 하나니,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겐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부처님의 제자들로서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만억 겁의 생사의 죄를 없애리라.
억억 광명은 남방을 비추어 남방의 땅을 모두 홍색으로 만들고 이 홍색의 광명은 이에 남방의 한량없는 세계에 이르러 변하여 흰 구름을 이루어, 홍색과 백색이 분명하다. 뭇 구름 사이에는 모든 화불께서 계시는데 흰 진주 빛과 비유리(毘琉璃) 광명인 묘한 금꽃으로써 부처님의 자리가 되었고, 금꽃 위에는 백억 보살이 모두 황금빛이요, 백억 보배 광명은 흰 구름을 비추어 가리며, 낱낱 광명 가운데에는 5백
화불께서 계셨다. 이 여러 화불은 이구동성으로 또한 죽이지 않음과 큰 자비를 찬탄하니,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이와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부처님의 제자들로서 법을 듣는 자와 이 법을 생각하는 자와 이 법을 관찰하는 자는 항상 꿈속에서 석가모니의 배꼽에서 광명을 놓아 비추는 것을 보리니, 이 광명의 모양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다. 그 사람은 나는 곳마다 포태(胞胎)에 있지 않고 항상 청정한 국토에 나며, 만일 천상에 나면 저절로 화생(化生)하리라.
억억 광명은 서방에 비추고 이에 서방의 한량없는 세계에까지 이르며, 그 광명의 잡색은 달과 같으며 별과 같은데, 뭇 별과 달의 사이에는 7보 구슬이 있으니, 한 구슬에서는 물이 나고 한 구슬에서는 불이 나며, 한 구슬에서는 나무가 나니, 그 나무는 과일이 7보와 금강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한 구슬에서는 꽃이 나기도 하였다.
달의 광명 가운데에는 범궁전(梵宮殿)이 있되, 범왕(梵王)의 권속과 범(梵)의 뭇 보배가 모두 다 구족되어 있으며, 별의 광명 가운데에는 마혜수라(摩醯首羅)의 궁전과 그의 권속이 있다. 이 낱낱 천궁(天宮)에는 백만억 범왕이 있으며, 낱낱 범왕은 한량없고 수없는 여러 하늘 대중으로 권속을 삼았으며, 마혜수라들의 수효도 가히 알 수 없었다.
이 여러 보배 구슬에서는 유리 광채가 나오고 유리 광채 안에는 진금상(眞金像)이 있으며, 그 진금상은 흰 보배 자리에 앉아 있고, 목에 붉은 진주 광채를 띠었다. 붉은 진주 광채 가운데에는 녹색 진주의 화불께서 계시는데, 이 여러 화불과 여러 하늘 대중은 이구동성으로 살생하지 않음을 찬탄하여 말하며, 수행자에게 큰 자비 행함을 권장하였다.”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관찰하는 것은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것은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부처님의 제자들로서 기억하여 생각하는 자와 사유하는 자와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항상 꿈속에 부처님께서 자비법을 말씀하심을 볼 것이며, 7억 겁 생사의 죄를 없애리라.
억억 광명은 북방을 비추고, 이에 북방의 한량없는 세계에 이르러 북방의 땅으로 하여금 모두 산호 빛이 되게 하고, 호박(琥珀)ㆍ문괴(玟瑰)ㆍ진주ㆍ마노(瑪瑙)ㆍ파리 등의 보배로써 사이사이로 얽히게 하였다. 낱낱 보배 가운데에는 일억 광명이 있고 낱낱 광명은 변하여 한 사자가 된다. 사자 등 위에는 7보 일산이 있는데, 그 일산의 높고 묘하기는 수미산과 같으며, 유리로 된 장대가 있는데 여러 가지 보배와 채색의 꽃으로 장엄하였다.
낱낱 꽃 위에는 백억 화불(化佛)께서 계시고, 낱낱 부처님의 얼굴은 염부단금 빛이요, 털은 감유리(紺琉璃) 빛이며, 몸은 백억 보배 빛이며, 팔은 붉은 진주 빛이며, 손톱은 진금(眞金)빛이며, 손 가운데의 모양은 흰 연꽃의 빛이며, 사슴왕의 장딴지는 우담화(優曇華)의 빛이며, 발아래의 모양은 비릉마니(毘楞摩尼)의 빛인데, 발바닥으로부터 오색 광명을 놓아서 위로 털끝에까지 이르며, 몸의 모든 털구멍에는 모두 변화 광명이 있었다.
한 털구멍 가운데에는 일억 보살이 있고, 낱낱 보살의 배꼽에는 하나의 큰 연꽃이 있되, 그 꽃의 높고 큼이 수미산과 같고 온갖 보배로 이루어져 있다. 꽃 위에는 부처님께서 계시니 그 부처님의 높고 큼이 꽃과 똑같으며, 또한 배꼽의 광명을 내는데 이 모양이 나타날 때에는 뭇 사자가 놀라듯이 떨쳐 일어났다. 사자는 뭇 털이 있는데 하나하나의 털끝에서는 백억 불찰(佛刹)이 있고, 하나하나의 불찰에는 한량없는 백억의 뭇 보배인 연꽃으로 장엄하였다. 그 연꽃 위에도 또한 백천의 위대한 보살 대중이 있는데, 이 여러 보살도 또한 배꼽 모양을 내는 것이 위의 보살과 같았다.
이와 같은 보살의 뭇 색깔인 광명은
합해져서 한 산더미를 이루었는데, 그 산의 높고 현저함은 진금대(眞金臺)와 같았다. 그 대(臺)의 사각에는 4범(梵)의 깃대가 있으며, 깃대 끝에는 모두 사억 불찰(佛刹)이 있었다. 낱낱 불찰 가운데에는 백천의 탑이 있는데, 탑의 제일 작은 것이 염부제로부터 범세(梵世)에 이르고, 무수히 많은 묘한 일체의 보배로운 상(像)으로써 장엄하였다. 이 모든 보배로운 탑과 화보살(化菩薩)은 모두 한 가지로 희(喜)ㆍ사(捨) 두 법을 찬탄하니, 만일 어떤 중생이라도 이 광명을 만나는 자는 큰 지혜를 얻는 것이 사리불(舍利佛)과 같을 것이요, 총지(摠持)하여 잃지 않는 것은 아난(阿難)과 같으리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부처님의 제자들로서 이 모양을 보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자비한 마음을 발하여 죽이지 않는 계[不殺戒]를 닦을 것이니, 널리 시방의 모든 중생을 위하여 이러한 행(行)을 행하는 자는 비록 좌선(坐禪)하지 않더라도 항상 꿈속에서 여러 색깔을 얻어 보는 것이 위에서 말한 바와 같으리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말을 지니는 자는 곧 부처님의 마음을 지니는 것이요, 이러한 관찰을 하는 자는 능히 부처님의 마음을 관찰한다고 한 것이다. 부처님ㆍ여래께서는 큰 자비로써 마음을 삼았으며, 계(戒)ㆍ정(定) 혜(慧)와 해탈(解脫)과 해탈지견(解脫知見)으로써 몸을 삼았으며, 10력(力)과 4무소외(無所畏)와 18불공법(不共法)과 대비(大悲)와 3념처(念處)로써 스스로 장엄했으니,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부처님의 마음을 관찰함이라 이름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 배꼽의 모양은 중간을 생략하고 말했거니와, 부처님 마음의 경계는 후에 마땅히 말하리라.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한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여러 제자들이 이 법을 생각하는 자와 이 법을 지니는 자와 이 법을 관찰하는 자는 이 현세(現世)의 악업(惡業)과 죄장(罪障)이 모두 다 청정하게 되리라.
억억 광명은 동남방(東南方)을 비추고, 이에 동남방의 한량없는
세계에 이르러 변화하여 금륜(金輪)을 이루는데, 낱낱 금륜에는 7보가 따라다니고 낱낱 금륜에는 백억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있으며, 낱낱 전륜성왕에게는 천 명의 아들과 사병(四兵)이 모두 다 구족하였다.
그의 신주(神珠)의 보배에서 큰 광명이 나는 것이 연기와 같고 구름과 같으며, 낱낱 광명 가운데에는 큰 연꽃이 있어서 꽃과 꽃이 서로 합하였고, 합해진 꽃 가운데에는 큰 햇빛이 나오는데, 낱낱 햇빛에는 금빛인 코끼리가 있으며, 보살은 변화로 그를 탔다. 코끼리를 탈 때에는 만억의 서응(瑞應)이 가히 말할 수 없었다.
보살의 광명은 합하여 한 부처님을 이루었는데 그 부처님께서는 금빛으로 몸도 끝없으며, 또한 배꼽의 모양을 내시니, 배꼽 모양의 광명도 또한 위에서 말한 것과 같았다. 여러 광명 가운데의 사람은 모두 5계(戒)를 찬탄하고 10선법(善法)을 말하며, 여러 전륜왕은 손에 금륜(金輪)을 가지고 10선법을 펴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자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부처님의 제자들로서 이를 기억하여 생각하는 자와 이를 사유하는 자와 이 법을 관찰하는 자는 20만억 겁 생사의 죄를 없애고 항상 천상에 나서 10선(善)의 가르침을 들으리라.
억억 광명은 서남방을 비추고 이에 서남방의 한량없는 세계에 이르며, 저 세계에 이르고서는 그 광명은 비와 같고 잡색 구슬과 같았다. 낱낱 구슬 가운데에는 백억 광명이 나오고, 낱낱 광명은 합하여 보배 대(臺)를 이루며, 낱낱 대의 모퉁이에는 열둘의 수미산이 있고, 낱낱 수미산에는 감실(龕室)이 한량없었다. 낱낱 감실 가운데에는 한량없는 화불께서 계시고, 낱낱 화불에게는 한량없는 보살이 있어 권속이 되었다. 이 여러 화불과 화보살도 또한 모두 10선법을 찬탄하였으니,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부처님의 제자들로서 이를 기억하여 생각하는 자와 이를 사유하는 자와 이 법을 관찰하는 자는 20억 겁 생사의 죄를 없앨 것이며, 만일 타방(他方)의 청정한 세계에 왕생(往生)하고자 한다면 뜻을 따라 걸림이 없으리라.
억억 광명은 서북방을 비추고 이에 서북방의 한량없는 세계에 이르는데, 그 광명은 옥빛으로 파리의 홍색과 자줏빛으로 번갈아 서로 비추며 장식한다. 낱낱 광명 가운데에는 백억의 보배로운 수레가 있었는데 흰 수레ㆍ흰 말과 자주색 수레ㆍ자주색 말과 홍색 수레ㆍ홍색 말이었다. 여러 말의 털과 갈기는 모두 진금(眞金)빛이요, 이러한 수레 위에는 7보 난간[軒]이 있고 난간 위에는 모두 각각 일산이 있었다. 그 일산은 10층인데, 난간과 일산 가운데에는 천 광명이 있었으며, 보만(寶鬘)은 아래로 드리우고 광명은 따라서 수레 가운데로 흘러 들어가 변하여 화불을 이루었다. 그 부처님의 몸은 높고 현저하여 만억 유순(由旬)이며 낱낱 부처님의 배꼽 가운데에는 무수한 광명을 놓는데 그 광명은 두루 한량없는 화불을 비추었다.
이 광명을 만나는 자는 영원히 3도(塗)를 벗어나서 3악도(惡道)의 근심이 없으리라. 이 광명은 휘돌아 바로 공중에 서서 구름과 같이 위로 올랐다. 낱낱 구름 사이에는 백천 화불께서 계시고, 낱낱 화불에게는 백억의 제자가 있는데, 대가섭(大迦葉)과 같이 부지런히 열두 가지 두타(頭陀) 고행(苦行)을 닦고 마음은 집착한 바 없으며, 세간을 싫어하여 떠난 이였으니, 이와 같이 관찰하는 자는 올바른 관찰이라 이름하고, 만일 달리 관찰하는 자는 삿된 관찰이라 이름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후에 부처님의 제자들로서 이 법을 생각하는 자와 이 법을 사유하는 자와 이 법을 관찰하는 자는 마땅히 알라. 이 사람은 항상 여러 부처님을 보고, 대승(大乘)을 속히 이룰 것이며, 10억 겁 생사의 죄를 없애리라.
억억 광명은 동북방을 비추고 이에 동북방의 한량없는
세계에 이른다. 그 광명은 청정하여 흐리고 더러움이 전혀 없고 파리(玻璃) 거울과 같아서 안팎이 서로 비추었다. 저 광명 가운데에는 시방의 부처님이 보이는데, 모두 배꼽 모양을 내며 낱낱 부처님 배꼽의 광명은 두루 시방의 한량없는 부처님 세계를 비춘다. 낱낱 부처님 세계에는 미세한 티끌과 같이 많은 수의 화불께서 계시고 낱낱 화불께서는 작은 티끌 수의 보살을 권속으로 삼았다.
이 보살의 배꼽 모양 광명은 마치 금(金) 기둥과 같고 그 금 기둥 끝에서는 만억의 하늘 의복과 보배 상자와 보배 광주리가 비유하자면 운대(雲臺)와 같이 허공으로부터 내려왔다. 낱낱 상자와 광주리는 만억의 광명을 발하였는데, 1억 광명이 합하여 한 부처님을 이루고 한 부처님의 몸 가운데에는 한량없는 작은 티끌 수의 무수한 변화의 광명이 있었다.
모든 광명 끝에는 여러 화불께서 계시되, 마치 겨자씨와 같이 작다. 이 작은 부처님의 몸에도 또한 배꼽의 모양을 내는 것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다. 이 배꼽의 광명은 두루 시방을 비추고, 여러 부처님의 배꼽으로 들어가며, 부처님의 배꼽으로부터 나와서 여러 보살의 가슴으로 들어가며, 보살의 가슴으로부터 나와서 여러 성문의 정수리에 들어가며, 성문의 정수리로부터 나와서, 비유하자면 큰 구름과 같이, 한량없는 금빛과 뭇 보배로 사이사이 얽히어 부처님의 발바닥으로 들어갔다. 발에 들어가고 나서는 발바닥의 천 바퀴살 모양의 가운데에서 큰 광명을 내는데, 그 광명은 꽃과 같고, 꽃들은 서로 차례 하여 부처님을 억 겁으로 둘러쌌다.
붉은 구리 손톱과 발등과 털구멍으로부터 이에 정수리 상투에 이르기까지 부처님 몸의 모든 털은 연꽃이 핀 것과 같다. 한 털구멍에는 8만 4천의 연꽃이 있는데, 한 연꽃 위에는 8만 4천의 화불께서 계신다. 그리고 낱낱 화불께서는 8만 4천의 여러 큰 보살을 권속으로 삼았으니, 낱낱 보살의 미간(眉間)의 뭇 광명에서는 미묘한 소리를 내어 부처님의 색신(色身)을 찬탄하느니라.”
석가모니부처님께서는 이 광명을 나타내시고서 부왕께 말씀하셨다.
“여래의 색신을 색상으로 분별함은 부처님의 마음을 제외하고는 그 외의 경계는
위에서 나타난 바와 같습니다.”
부처님께서 이 말씀을 하시니 그때 부왕은 곧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돈하고 부처님께 예하며 부처님의 주위를 일곱 번 돌고 단정히 무릎 꿇고 합장하면서 부처님께 아뢰어 말씀하셨다.
“세존이시여, 여래의 몸빛은 모두 보았습니다. 그러나 오직 부처님의 마음 안에는 어떠한 경계가 있으며, 어떠한 모양이 있으며, 어떠한 일을 수행하셨으며, 부처님의 마음에 생각하는 바는 어떠한 물건이며, 부처님 마음의 광명은 어떠한 모양입니까?”
이때 여래께서는 즉시 미소를 지으시니, 그 혀의 모양과 광명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았으니, 그 광명은 부처님을 일곱 겹으로 두르면서 부처님의 정수리로 들어갔다.
그때 여래께서는 해탈상(解脫相)삼매에 드시어 부왕으로 하여금 보시게 하되, 마치 유리굴(琉璃窟)과 같이 함이라. 진금(眞金) 형상을 이루었는데, 진금 형상 안의 부처님 가슴 가운데에는 유리통과 같고, 부처님의 목구멍 아래로부터는 여래의 마음이 보이되, 홍련화(紅蓮華)와 같고 금꽃이 비추고 장식하였으며, 붉은 꽃의 금빛 광채는 열리지도 합하지도 아니하고 둥글기가 마음과 같았다.
그 광채는 8만 4천의 갈래이며, 낱낱 갈래는 하늘의 화가가 그린 바와 같은 빛줄기요, 낱낱 줄기 가운데에는 8만 4천의 광명이 있고, 낱낱 광명은 8만 4천 가지 색깔이요, 낱낱 색깔 가운데에는 한량없는 작은 티끌 수의 화불께서 계셨다. 낱낱 화불은 금강대(金剛臺)에 앉으셨는데, 그 금강대에서는 금빛 광명을 방출하였으니, 그 광명의 무수함은 가히 갖춰 말할 수 없었다. 낱낱 광명 가운데에도 또한 화불께서 계시는데 수효는 위에서 말한 바와 같았다.
이 여러 화불께서는 모두 넓고 긴 혀의 모양을 내시어 위로 털끝에까지 이르렀다. 낱낱 부처님 혀에는 일억 광명이 있는데, 그 광명은 합하여 1만 조각이 되었다. 낱낱 광명 위에는 백억 화불께서 계시는데, 결가부좌하여 보현색신(普現色身)삼매에 드셨다. 시방 여러 부처님의 미묘한 색신이 이 삼매의 바다에 드셨다.
부처님께서 이 삼매에 드실 적에 가비라성(迦毘羅城)과 니구루타(尼拘樓陀)정사와 아울러 염부제는 큰 보배 꽃과 같았다. 꽃대 위에는 파리(頗梨) 깃대가 있고, 파리 깃대 끝에는 파리 거울이 있어서 시방의 한량없는 여러 부처님의 청정한 국토가 모두 그 가운데에 나타났다.
그때 모인 대중은 여러 부처님을 보되, 혹은 부처님의 몸이 허공과 같고 순황금빛임을 보기도 하며, 혹은 부처님의 몸이 수미산과 같이 네 보배로 이루어졌음을 보기도 하며, 혹은 부처님의 몸이 비유리(毘琉璃)빛이요 길이는 열 길임을 보기도 하며, 혹은 부처님의 몸이 백은(白銀)빛이요 길이는 백천 길[丈]임을 보기도 하며, 석가모니 몸의 본래 길이가 한 길 여섯 자임을 보기도 하며, 혹은 일곱 자로 보기도 하며, 혹은 석 자로 보기도 하며, 혹은 두루 범세(梵世)에 이르는 것을 보기도 하며, 혹은 일곱 치임을 보기도 하며, 발우에 들어갈 정도의 크기로 보기도 하였다. 한편 여러 귀신들은 작은 티끌과 같이 보았으며, 겨자씨와 같이 보았으며 금속(金粟)과 같이 보기도 하였다. 여러 귀신들이 보고 나자, 작은 몸의 귀신들도 모두 크게 기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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