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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822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18권

by Kay/케이 2024. 9.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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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불본행집경(佛本行集經) 18

 

불본행집경 제18권

수 천축삼장 사나굴다 한역

22.체발염의품 ②
그때 태자는 손으로 그의 천관(天冠)과 상투에서 하늘의 값진 마니보배를 풀어가지고 차닉에게 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차닉아, 내 이제 너에게 이 마니보배를 주노니 너는 이 보배를 가지고 부왕인 정반대왕 앞에 돌아가 한량없이 정례하라. 너는 내 뜻을 알므로 나는 너에게 부촉하노니 너는 나를 믿으라. 나는 이제 너에게 이 보배를 돌리노라.
부왕 앞에 나아가 모든 걱정과 고뇌를 놓으라 전하고, 또 나를 위하여 대왕에게 이 말을 잘 아뢰어라.
‘나는 이제 남에게 속아서 문득 부왕의 슬하를 떠난 것도 아니며 또 진심과 원한 때문도 아니며 재물을 구하기 위해서도 아니며 봉록이 적어서도 아니며 천상에 나고자 해서도 아닙니다. 오직 일체 중생들이 바르지 못한 어둡고 미혹하고 삿된 길로 가는 것을 보고 빛이 되어 주어 이러한 생사의 법을 없애주기 위해, 세간을 이익되게 하고 걱정과 근심 없는 곳을 구하기 위해, 무상한 유루(有漏)의 행을 끊기 위해 출가하였습니다. 크게 자비로운 부왕이시여, 제가 이렇게 즐거이 출가함을 아시고 근심 걱정을 마시옵소서’라고 하라.”
그리고 게송을 읊었다.
비록 은혜와 사랑으로 오래 함께 살더라도
때가 되면 마침내 반드시 이별이 있는 것
이렇게 무상이 잠깐 동안임을 보았으므로
나는 이제 해탈을 구하고자 하나이다.
태자는 이 게송을 읊고 나서 차닉에게 말하였다.
“나는 이제 이 근심 괴로움을 떠나고자 세속을 버리고 출가했으므로 부왕에게 ‘근심과 걱정을 마시라’고 아뢰어라. 만약 세상에 근심과 걱정 때문에 5욕에 얽매이게 된 이가 있다면 그들은 응당 근심하고 걱정할 것이다. 무슨 까닭이냐. 세상의 많은 사람들이, 부모가 자식을 낳아 재물을 구하여 양육하지만 부모에게 은혜를 갚는 데 법의 재물을 베풀 이는 세상 자식 중에 있기 어려운 것이다. 만약 부왕이 마음속으로 ‘내 아들은 이제 출가할 때가 아니다’ 하신다면 ‘부디 그런 생각을 하지 마소서’라고 하라.
법을 구하는 일에는 시절이 없다. 무슨 까닭이냐? 사람이 세상에 머무는 수명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이런 줄 알기 때문에 결정코 버리고 가장 위로 행하는[上行] 곳을 찾는다. 이것이 내 마음에 결정한 말이다. 비유하면 어떤 사람이 죽음이란 원수와 한 방에 같이 있으면서 ‘내 목숨은 길 것이다’라고 하는 격이니 그런 이치는 없다. 차닉아, 너는 나의 부왕인 정반왕께 이르러 이렇게 여러 말로 왕의 뜻을 안정시키도록 하라. 너는 그곳에 이르러 이런 방편을 잘 지어서 위로하고 달래어 내 생각이 나지 말게 하라. 차닉아, 그리고 내 또 너에게 말하리니, 부왕께 가면 다만 내가 거역한 일과 덕행이 없음을 들어서 ‘태자는 이렇게 의리가 없고 애착심이 없다’고 하고 내가 효순했던 일은 말하지 말라. 무슨 까닭이냐? 사랑을 버려야만 모든 생각과 근심 걱정을 버리기 때문이다.”그때 차닉은 태자에게 이런 여러 가지 말을 듣고서 온몸이 뜨겁게 괴로워 얼굴 가득 눈물을 흘리며 합장하고 태자를 향하여 이렇게 말했다.
“대성태자시여, 태자께서 말씀한 대로 전하면 저 모든 친족들과 부왕께서 크게 근심과 걱정을 할 것이니 저의 마음은 기쁘지 않고 마음이 끊어지는 듯합니다. 큰 코끼리가 깊은 진흙에 빠져 스스로 나오지 못하는 것과 같으니, 이 말을 듣고 뉘라서 눈물을 흘리지 않겠습니까?”
다시 이런 말을 하였다.
“정진하려는 마음이 있다는 것을 남을 통해 들어도 크게 놀랄 일인데, 하물며 제 자신은 어릴 때부터 성자와 같은 날 같은 때에 나서 함께 자라면서 사랑과 존경심으로 끊임없이 서로 좋아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게송을 읊었다.
가령 쇳덩이로 된 마음이라도
이렇게 맹세하는 말씀을 듣게 되면
뉘라서 마음이 쓰리고 아프지 않으리.
하물며 같은 날 태어나 사랑을 바친 나임에랴.
차닉은 이 게송을 읊고 나서 태자에게 아뢰었다.
“저는 큰 말에 태자님을 태웠으나 모든 하늘들의 신통력을 입었기 때문에 강제로 내 마음이 끌려 왔을 뿐 제 뜻이 아니었습니다. 제가 이제 어떻게 성자께서 출가하는 일을 중단하게 하오리까? 그러나 저는 이미 같은 날 태어난 종이요, 이 말도 다름이 없습니다. 어찌 태자님을 잠시인들 떠나 홀로 궁으로 돌아가겠습니까? 그럴 수가 없습니다. 성자여, 또한 저와 건척을 놓아 집으로 돌려보내거나 근심과 슬픔을 내게 하는 이별의 말을 이렇게 부왕이신 대왕에게 전하라 하심은 합당치 않습니다. 그리고 성자께서 이제 늙으신 부왕을 등져버리고 출가하심도 합당치 않으니 그 법이 옳지 않습니다. 낳아주신 부모에게 효성으로 봉양하는 것보다 더 뛰어난 묘법은 다시 있을 수 없습니다. 또한 이모이신 마하파사파제 왕비께서 젖먹여 길러주신 은혜도 버리지 못하옵니다. 이렇게 따지자면 성자께서는 길러주신 옛 은혜를 기억하지 않는, 은혜와 의리를 모르는 자가 되나이다.성자여, 정비(正妃)인 야수다라께서도 정결한 여자로서 모든 덕이 구족하오니 역시 버리거나 떠나서는 안됩니다. 뿐만 아니라 성자께서 이제 모든 석가족 친척들을 버리신다 하더라도 한 날 한 시에 태어난 종인 저를 버리시면 안됩니다. 다만 성자께서 발로 밟으시는 땅은 제가 항상 따를 것이요, 등져버리지 못하겠나이다.
대성태자여, 이런 까닭에 저는 이제 차마 마음속에 근심과 슬픔의 불이 치열하게 타는 심정을 가지고 도로 성내로 들어가고 성자님만 여기 쓸쓸한 숲에 홀로 계시게 할 수 없습니다. 저만 스스로 빠져서 돌아가면 정반대왕께서 어떤 말씀으로 꾸짖겠습니까? 또 성자께서 이미 집에 돌아가지 않는데 저 홀로 간다한들 성자님의 벗과 친지들이며 또 궁 안의 채녀며 후비들이 무어라 묻겠습니까? 성자님께서 저에게 ‘너는 이제 권속들에게 나를 나쁘게 말하고 비방하고 법답지 못하게 말하여 나의 권속들이 나를 잊고 나를 미워하게 하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제가 어찌 감히 이런 헐뜯는 말과 욕된 말을 망녕되이 하겠습니까?
제 마음 스스로 부끄럽고 수치스럽지 않겠습니까? 만약 저의 마음과 뜻 및 입과 혀로써 성자에게 나쁜 말을 하고자 한다면, 비록 제가 성자에 대해 망언을 한다 하더라도 누가 저의 망언을 믿겠습니까? 성자여, 비유하건대 어떤 사람이 저 달을 갖가지 나쁜 일로 헐뜯고 욕된 말을 한다 하더라도 듣는 사람이 이런 일을 믿겠습니까? 다만 성자께서는 항상 자비로운 마음을 익혀 행하시면서, 이런 말씀을 촉탁하심은 좋지 않습니다. 성자께서는 이미 대자비행을 행하고 항상 아름다운 말로 중생을 달래고 위로하셨는데 이제 모든 친척을 버리심은 옳은 일이 아니옵니다. 이런 까닭에 어지신 성자께서는 마음을 돌이켜 집으로 돌아가 낙을 누리소서.”그때 태자는 이렇게 근심하고 슬퍼하고 고뇌하는 차닉의 말을 듣고 그에게 일렀다.
“차닉아, 너는 이제 이별하는 괴로움을 버리고 근심과 걱정을 하지 말라. 왜냐 하면 일체 중생에게는 남도 있고 늙음도 있고 모두 이별하는 일도 있느니라. 차닉아, 일체 중생의 애착하는 마음과 혹에 물드는 마음은 태중에 있을 때건 양육받을 때건 다 헛되어서 마침내 이별이 있다. 그는 내가 아니요, 나는 그가 아니다.”
그리고 게송을 읊었다.

큰 나무에 모인 새떼와 같이
각기 여러 곳에서 와서 함께 자다가
뒷날 각각 따로 날아가버리듯
중생의 이별도 그러하니라.
한여름에 일어나는 큰 구름처럼
잠깐 모였다가 다시 흩어지나니
중생이 이별하는 법도 다 그러해서
잠깐 모였다가 다시 떠나느니라.
이미 함께 와서 이 세상에 났다가
이제 각각 근본으로 돌아가나니
너와 내가 다르다 말하지 말라.
부질없이 가고 오는 정을 짓느니라.
오고 가는 일 의지할 곳 없건만
다만 중생에 따라 애착이 있을 뿐
구태여 자기니 남이니 분별내는 뜻은
한 나무에 가지와 잎새와 줄기 같은 것
각각 따로 빛과 형용이 있지만
이 인연은 본래 더럽고 물듦이 없거든
하물며 무상한 중생의 무리들이랴.
나무와 넝쿨에 여는 과일같이
익으면 떨어지고 마는 것
인명의 길고 짧음도 마찬가지라
오래 사나 빨리 죽으나 끝내는 없어지는 것
지난 옛날 모든 선인들도
항상 이런 무상한 일 말하였다네.
가령 수명이 8대겁(大劫)이라도
무상으로 파괴될 때 이르고 보면
반드시 죽는 것 의심할 여지 없도다.
마치 여러 곳에서 저마다 와서
냇물에 이르러 함께 물을 마시거나
혹 배를 타고 저쪽 언덕으로 건너다가
언덕에 오른 뒤에 다시 흩어지듯.
부모가 자식을 낳음도 그러하나니
권속들이나 모든 벗들 까지도
어려서 비록 한 곳에서 자라더라도
장성하면 잠깐 사이에 각각 떠나네.
비록 같은 업과(業果)로 같은 집에 태어나도
고락의 보는 같이 받지 않으니
무상한 일이 재촉할 때가 되면
각각 서로 버려 친소(親疎)가 없다네.
이렇게 태자는 게송을 읊고 나서 차닉에게 일렀다.
“착한 차닉아, 그러므로 너는 이제 스스로 고뇌하지 말고 반드시 돌아가라. 왜냐 하면, 네가 이제 주인에게 애착을 버리지 못한다면 집에 돌아 갔다가도 다시 와서 나를 찾으리라. 만약 네가 가비라성에 돌아가 나를 위해 근심하는 친족을 보거든 너는 그들에게 이렇게 일러주라.
‘당신들 권속들은 태자에게 애착하는 마음을 끊어버리시오. 왜냐 하면 나는 이제 그의 맹세를 알기 때문이오’라고.”
태자는 게송을 읊어 차닉에게 부탁했다.
가령 이제 내 몸과 피와 살과
사지의 골절과 힘줄 가죽까지
모든 것이 다 녹아 없어지더라도
목숨을 보전하지 못하더라도
내 만일 이 무거운 짐 못 벗어버리고
모든 괴로움 뛰어넘어 근본에 이르러
해탈을 증득하여 도량에 앉지 못하면
마침내 헛되이 돌아가 서로 만나지 않으리.
그때 차닉은 태자의 이 게송을 듣고 나서 곧 자신을 땅에 던져 사지를 펴 엎드리고 두 손으로 태자의 두 발을 안고 이렇게 말했다.
“어지신 성자여, 이제 비옵나이다. 크게 기뻐하시옵고 이렇게 괴롭고 간절한 맹세의 말씀을 하지 마소서. 대성태자여, 제게 무슨 힘이 있고 무슨 신덕(神德)이 있어 성자님을 본궁에 돌아가게 하겠습니까? 다만 제가 여기서 혼자 집에 돌아가게 되면 성자님의 권속들은 반드시 저를 때릴 것이며, 혹은 성자님의 부왕인 정반왕과 이모인 마하파사파제께서 반드시 저에게 ‘미묘한 범천의 음성을 가진 총명한 내 아들을 너는 이제 어디에 갖다 버리고 왔느냐’고 물으실 것입니다.”
태자는 차닉에게 일렀다.
“차닉아, 그런 말을 하지 말라, 그런 말을 하지 말라. 나의 부모와 모든 권속들은 네가 여기서 홀로 돌아온 것을 보더라도 결코 너를 때리지 않을 것이다. 무슨 까닭이냐? 나의 권속들은 모두 다 너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차닉아, 속히 일어나라, 속히 일어나라. 위에서 말한 것같이 이런 법이 있느니라. 세상에 어떤 사람일지라도 사랑하는 사람의 말과 뜻을 그에게 일러주면 반드시 상을 줄 것이다. 너는 어김없이 빨리 집으로 돌아가라. 나의 부왕께서 네가 돌아오는 것을 보면 마음이 소생할 것이다. 그러나 나의 부왕께서 내가 집을 버리고 도를 얻고자 출가한 것을 알고는 크게 고뇌를 내어 부왕 자신과 모든 권속들은 다 흐느끼며 슬피 울 것이며, 성 안의 크고 작은 모든 인민들도 나를 위해 큰 고뇌를 내었다가, 네가 돌아오는 것을 보면 조금은 기뻐하리라.”그때 차닉은 땅에서 일어나 합장하는데 눈물이 비오듯 하고 큰소리로 울면서 태자에게 아뢰었다.
“저는 이제 성자님을 모시고 집에 돌아가 대왕의 종성을 끊지 않게 하고자 합니다.”
이때 차닉이 땅에서 일어나자 큰 말 건척도 앞 무릎을 꿇고 엎드려 혀를 내어 태자의 두 발을 핥으며 (두 눈에 눈물을 흘렸다. 그것을 본 차닉은 태자에게 아뢰었다.)1)

“대성 태자여, 이 말이 비록 축생의 몸이지만 슬프게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우는데 하물며 성자의 모든 권속들의 마음은 얼마나 서럽겠습니까? 성자여, 부디 이 건척을 바로 보시옵소서. 이제 성자께서 집으로 돌아가지 않으시려는 것을 보고 이렇듯 두 무릎을 꿇고 혀를 내밀어 성자의 발을 핥으며 자애로운 마음으로 두 눈에 눈물을 흘리옵니다.”그때 태자는 모든 공덕으로 이루어진 만자(卍字)로 장엄한, 천 개의 바퀴살이 달린 바퀴 모양의 손, 마치 파초의 속심같이 부드러운 금빛의 오른손바닥과 그물 무늬 손가락으로 그 말 건척의 이마를 어루만지며 말하였다.
“건척아, 너는 이제 말의 구실을 다했고 크고 무거운 임무를 다했다. 이제부터 너 건척은 집에 돌아가 스스로 자라거라. 이번이 나를 마지막으로 집에서 태우고 나온 것이다. 먼 길을 네 덕분에 오늘 여기까지 왔다. 건척아, 너는 걱정 근심을 말고 울지 말고 슬퍼 말라. 너는 나를 태운 일로 큰 과보를 얻을 것이다. 내 이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여 훗날 증득할 때에는 감로를 너에게 나누어 주고자 한다.”
그때 이런 게송이 있었다.
태자는 그물 무늬 오른 손가락과
만자(卍字) 천복 바퀴상을 나타낸
부드럽고 청정한 금빛 손으로
큰 말 건척의 머리를 쓰다듬었네.
마치 두 사람이 마주 앉아 말하듯 했네.
같은 날에 함께 난 말 건척아
슬피 울며 괴로워하지 말라.
너는 말의 책임을 다했구나.
내 만약 감로의 맛을 증득한다면
나를 실어다 준 너에게
비밀한 가르침의 깊은 법을 나누어
결코 헛되지 않게 너에게 보답하리라.
그때 차닉은 태자에게 아뢰었다.
“대성태자여, 오늘 이미 광대한 왕위를 얻으셨습니다. 성자께서는 모든 상을 갖춘 옥녀(玉女) 보배가 구족하고 장엄한 궁전이 으리으리하며 그 밖에 여러 가지 5욕의 일도 가장 뛰어나고 가장 묘하여 인간으로서 갖추기 어려운 것을 이제 이미 얻으셨는데 어찌하여 성자께서는 이 묘한 낙을 버리고 온갖 새와 짐승들이 가득 찬 넓은 벌판을 사랑하십니까? 또 이곳에는 악한 도적들을 만날 공포가 있는데 홀로 다니고 홀로 앉아 모든 낙을 멀리 버리고 어떻게 마음이 즐겁겠습니까?”
태자는 대답했다.
“너 착한 차닉아, 하는 말이 헛되지 않고 그 이치가 비록 그럴 듯하나 너는 이제 자세히 들으라. 내 너를 위해 말하리라. 세간의 5욕이란 마침내 무상으로 돌아간다. 구경의 법은 아니니 마음을 편안하게 하지 못한다. 만약 얻는다 하더라도 빠르게 흐르는 물과 같이 다시 잃고 풀 위의 이슬과 같이 잠시도 머물지 않아서 곧 흩어지니 마치 빈 주먹으로 어린애를 속이는 것과 같고, 파초의 속과 같이 참됨이 없으며, 가을 구름이 일어나 듯 잠깐 퍼졌다 도로 걷히고, 번개불같이 문득 났다 곧 꺼지며, 물 위의 거품같이 정해진 자리가 없으며, 더운 볕에 생기는 아지랑이같이 사람을 속이고 미혹하게 하느니라.”
그리고 게송을 읊었다.
5욕의 일이란 모두가
마치 백정의 도마와 같고
칼날 위에 바른 꿀과 같으며
남의 그릇을 빌린 것 같고
초상집 곡하는 소리 같으며
꿈에 쾌락을 보는 것 마냥
깨어나 찾을 길 없노라.
마치 깎아 맞춘 인형과 같고
나무의 과일이 익은 것 같아
오래잖아 땅에 떨어지는 것이며
악인의 칼과 창같이
원수를 죽여 자비심이 없노라.
마치 다져지는 고기처럼
큰 고뇌를 받으며
큰 횃불을 잡았다가
잘못해 몸을 태우듯
인천의 과보로 묘한 색신 얻어서
오래도록 낙을 받아도
싫증내고 떠날 마음이 없어
이미 얻고도 또 찾으리라.
마치 사람이 목이 탈 때
또다시 소금물을 마시듯
모든 5욕을 구하여
싫어 떠나지 않음도 그러하다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모든 5욕을 떠나려 하리,
마치 독사의 머리를 보듯이.
오래 살기를 구하거든
독약을 보듯이 5욕을 멀리 떠나고
큰 불더미를 보듯 하리라.
만약 지혜로운 사람이 있다면
응당 멀리 버리고 떠나리.
나고 죽는 모든 것은
무엇이든 견실치 못해
생각마다 잠시도 머물지 않나니
세상 법은 응당 이와 같아서
수명에는 자유가 없고
결정코 죽음에 이르게 되리.
이렇게 생각하고 나면
세간에 머물지 못하리라.
그때 태자는 이 게송을 읊고 나서 차닉에게 일렀다.
“차닉아, 5욕의 일에는 이렇게 갖가지 우환이 있다. 차닉아, 왕위도 역시 그러하여 갖가지 고와 온갖 환란이 있다. 나는 이런 두려운 현상을 보았기 때문에 차라리 이 광야에 머물면서 온갖 새와 짐승과 도적의 공포가 있는 곳에서 홀로 일어나고 홀로 거닐며 멀리 욕락을 여의고자 하니 내 뜻은 여기를 즐기는 것이지 저기서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 차닉아, 너는 나의 이런 말을 듣고, 나의 이 큰 일을 어기지 말라. 나는 이런 법행 속에서 마땅히 법의 눈을 열 것이니 너는 따라 기뻐하고 나를 막지 말라.”
차닉이 태자에게 아뢰었다.
“대성태자여, 태자께서 이미 마음을 결정하셨으니 저는 이제 감히 성자의 명령을 어기지 않겠으며 성자의 가르침대로 저는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태자가 차닉을 칭찬했다.
“착하다, 착하다. 착한 차닉아, 너는 이제 내 뜻을 순종하니, 크게 이익을 얻을 것이다. 너는 좋은 일을 했도다.”
태자는 몸에 걸쳤던 모든 보배 영락을 다 풀고 나서 입으로 이렇게 큰 서원을 세워 말하였다.
“이것은 내가 마지막으로 집에 있을 때 몸을 장엄했던 것이다. 이것은 내가 최후로 집에 있을 때 몸을 장엄했던 것이다.”
그것을 풀어 차닉에게 주고 이렇게 말하였다.
“차닉아, 너는 이 모든 보배 영락을 가지고 돌아가 나의 여러 권속들에게 주라.”
차닉은 곧 그 영락을 받아 들고 다시 태자에게 물었다.
“성자시여, 만약 제가 집에 이르러 이 영락을 성자의 모든 권속들에게 드릴 때, 만약 그 권속들이 저에게 ‘차닉아, 너는 이제 무슨 까닭에 우리 태자를 다른 나라에 가서 버리고 홀로 왔느냐. 차닉아, 실달태자가 다시 우리들에게 무어라 부탁하시더냐’하고 묻는다면 무어라 대답하오리까?”
태자는 또 말하였다.
“차닉아, 네가 만약 집에 이르거든 나를 위하여 정반대왕과 이모 마하파사파제에게 정례하고 그 밖의 어른들과 일체 권속들에게 모두 문안을 드리라. 차닉아, 나를 위하여 정반대왕께 이렇게 말씀드려라.
‘저는 이제 참으로 부왕의 은혜가 깊은 줄 압니다. 다만 저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증득하기 위하여 어기고 떠났습니다만, 만약 증득하면 곧 집에 돌아가 부왕을 받들어 뵈옵겠나이다’
또한 따로 나를 위하여 이모인 마하파사파제에게 아뢰어라.
‘저 때문에 크게 걱정과 근심을 하지 마소서. 저는 반드시 크고 착한 이익을 이루고 돌아와 어머님과 함께 기쁘게 만날 것입니다.’
또 우리 궁내 모든 채녀와 모든 친족들과 생일이 같은 동자와 그 밖의 석가족들에게는 ‘나는 무명(無明)의 어두운 그물을 깨뜨리고자 하니 마침내 지혜의 밝음을 증득하고 나서 다시 가비라성에 돌아가리라’고 일러라.”그때 태자는 차닉에게서 마니로 장식한 7보 칼을 찾아서 스스로 오른손으로 칼을 잡아 칼집에서 빼내었다. 그리고는 왼손으로 짙푸른 우발라 빛 소라 상투의 머리털을 잡고, 오른손에 날카로운 칼을 들어 베어내 왼손으로 받아 공중에 던져버렸다.
그때 제석천왕은 희유한 마음으로 매우 기뻐하며 태자의 상투를 받들어 땅에 떨어지지 않게 하고 하늘의 묘한 옷으로 받들어 받았다. 그때 모든 천왕들은 자기들 하늘에서 공양구를 가지고 공양했다.그때 모든 정거천의 대중들은 태자와 그리 가깝지도 않고 멀지도 않은 곳에 있었고, 수만나라는 한 꽃타래가 있었는데, 그 수만나 꽃이 내려와 한 이발사로 변화(化作)하여 손에 날카로운 삭도(削刀)를 쥐고 섰다. 태자는 이것을 보고 나서 이렇게 이발사에게 일렀다.
“그대는 내 머리를 깎을 수 있는가?”
그 이발사는 태자에게 대답했다.
“제가 잘 깎을 수 있습니다.”
“그대가 만약 잘 할 수 있다면 지금이 그 때다.”그러자 그 이발사는 날카로운 칼로 태자의 머리 위 검푸른 소라 상투의 머리털을 깎았다. 마침 머리를 깎을 때 제석천왕은 희유한 마음을 내어 깎는 머리털을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게 하나씩 하늘 옷에 받아서는 33천을 향해 올라가 이를 공양했다.
이 때부터 모든 천상에는 명절을 세우고 ‘보살의 머리털관을 공양하는 날’이라 이름하여 지금까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그때 태자는 자기 몸에서 모든 영락과 천관을 벗고 머리와 수염을 깎은 뒤 몸을 돌아보니 오직 천의(天衣)뿐이었다. 그는 이것을 보고 생각하였다.
“이 옷은 출가한 사람의 옷은 아니다. 출가한 사람은 산간에 있는 법이니 누가 나에게 물들인 가사를 줄 것인가? 출가한 법대로 산 숲에 있자면 마땅히 법의(法衣)라야 한다.”
그때 정거천은 태자의 이런 마음을 알고 때를 맞추어 사냥꾼의 몸을 변화로 지어서 물든 가사를 입고 손에 활과 살을 쥔 채 점점 태자 앞에 이르러 멀지 않은 곳에 말없이 섰다.태자는 몸에 가사를 입고 손에 활과 살을 들고 있는 사냥꾼을 보고 말했다.
“산과 들에 사는 어진이여, 그대는 그 물든 가사를 나에게 줄 수 있겠는가? 그대가 나에게 준다면 나는 그대에게 가시가 옷을 주리라. 이 옷은 값이 백천억 금이나 되고 또 갖가지 전단향에 쏘인 것이니, 그대는 이런 추하고 떨어진 가사를 어디에 쓰겠는가? 이런 가시가(迦尸迦) 옷을 가지라.”
그리고는 게송을 읊었다.
그것은 해탈한 성인의 옷인데
활과 살을 쥐고는 맞지가 않네.
그대는 기꺼운 마음으로 나에게 주어
아까워 말고 나의 천의와 바꾸라.
그때 사냥꾼은 보살에게 대답했다.
“내 이제 당신에게 주겠으니 참으로 아깝지 않나이다.”
그때 화인(化人)은 보살에게 가사를 주고 보살에게서 백천억 금이나 나가는, 갖가지 전단향을 쏘인 가시가 옷을 받으려 했다. 보살은 그때 크게 기뻐 가사를 받고, 그것을 스스로 다행이라 생각하면서 몸에 입고 있던 가시가 옷을 벗어 그 사냥꾼에게 주었다.
그때 정거천에서 온 화인은 보살에게서 가시가 옷을 받고 나서, 곧 그 땅에서 신통력으로 허공에 날아올라 한 생각 동안에 범천궁에 이르렀다. 그 미묘한 옷을 공양하고자 하였기 때문에, 보살 앞에서 하늘의 신통으로 허공을 타고 갔다. 보살은 이것을 보고 나서 기쁘고 희유하고 가장 좋고 기특한 마음이 났다. 이 물든 가사에 대하여 거듭 애중함이 배가하고 기쁜 마음이 지극하였다.그때 보살은 삭발하고 몸에 물든 가사를 입자 모습이 변하였다. 차림을 마치고 나서 이런 큰 서원을 내었다.
“나는 이제 비로소 참으로 출가했다 하리라.”
이때 보살은 차닉을 돌려보내면서 얼굴 가득 눈물을 흘렸다. 차닉을 이별한 뒤 오직 홀로 짝이 없이 몸에 가사를 입은 채, 조용히 걸어 발가바 선인의 거처로 향하였다.
그때 차닉은 몸을 굽혀 보살의 두 발에 정례하고 보살을 에워싸고 세 번 돌았다. 차닉은 이미 보살이 사랑을 버리고 집에 돌아가려 하지 않으며, 몸에 가사를 입고 머리에 천관이 없으며, 수염과 머리를 깎았고 몸에 더 이상 모든 보배 영락과 미묘한 가시가 옷이 없는 등 이렇게 갖가지 모두가 없음을 보았다.
이미 이런 것을 멀리서 보고, 두 손을 들어 크게 울부짖으며 하늘을 부르고 통곡하며 몸을 땅에 던져 기절하였다. 얼마 후에 깨어나 땅에 서서 자세히 살피니 보살이 가는 것이 보이자, 다시 소리를 내어 원통하게 울다가, 두 손으로 건척의 목을 안고 흐느끼다 소리내어 한참 동안 울었다. 얼마 지나 이미 보살의 마음을 돌이킬 가망이 없음을 알고 모든 영락과 의상을 가지고 건척을 끌고 도로 집으로 향하였다.
그러자 몸만 돌아가는 것이지 참으로 마음까지 떠난 것은 아니라, 그는 길을 가면서 어떤 때는 생각하고 어떤 때는 소리내어 울고, 어떤 때는 기절해 땅에 넘어지기도 하고 어떤 때는 우뚝 서서 앞으로 나가지 못하며, 혹은 사모하는 마음에 쓸쓸히 앉기도 했다. 차닉은 이렇게 마음에 근심을 품고 여러 가지 괴로운 현상을 나타내면서 점점 가비라성에 이르렀다. 건척도 자주자주 머리를 돌려 보살을 보다가 소리내어 울부짖으며 차닉의 뒤를 따라서 눈물을 흘리며 걸었다.
그 말은 이전에는 기력이 세고 기쁘면 마음대로 뛰었으나 이제 보살이 집을 버리고 출가하여 머리와 수염을 깎은 것을 보았기 때문에 괴로움에 시달려 항상 근심과 걱정으로 고뇌에 빠져 몸이 초췌하고 기력이 소진했다. 아직 몸에 영락을 장엄했으나 보살과 이별했기 때문에 위신이 없고 위덕이 없으며 몇번이고 보살을 되돌아보려 하고 큰소리를 내어, 온 얼굴을 눈물로 적시고 슬피 울며 걸어갔다. 길에서 물이나 풀도 먹지 않아 기갈에 시달린 까닭에 걸음걸이가 약하고, 위력과 위신이 다 줄어 더 이상은 잘 가지 못하고, 눈에는 눈물이 항상 마르지 않았다.
보살이 처음 타고, 출발에서 도착까지가 겨우 반야(半夜)밖에 안 되었으나, 지금은 괴로움에 시달려 몸이 쇠약해졌으므로 돌아올 때는 8일이 걸려서야 겨우 집에 이르렀다. 그래서 이런 게송이 있었다.
보살이 처음 나갈 땐 반야에 갔지만
차닉이 하직하고 건척을 몰고 올 땐
괴로움이 핍박해 위세를 잃었으므로
돌아올 때는 8일이 걸려서야 집에 왔다네.
23.차닉등환품(車匿等還品) ①
그때 차닉은 말 건척을 데리고 태자를 이별하고 돌아와 가비라성에 이르렀다. 처음 들어갈 때는 마치 어떤 사람이 빈 집에 들어가는 듯하였다. 가비라성의 안팎과 사면 둘레의 동산 숲이나 샘이나 혹은 시냇물이며 정원까지도 태자가 버리고 출가한 까닭에 아무 위신(威神)도 없고 시들고 메말랐으며, 가비라성 안에 살고 있는 국민들, 어른이나 아이들은 멀리 차닉이 말 건척만 데리고 돌아오는 것을 보고 태자는 보지 못했다. 태자가 보이지 않으므로 모두 차닉과 건척의 뒤를 따라 가면서 차례로 차닉에게 물었다.
“실달태자님은 이제 어느 곳에 있는가?”
그때 차닉은 눈물이 흘러 온 얼굴을 적시고, 흐느껴 우느라고 말을 하지 못했다. 그러자 성 안의 모든 국민들은 슬피 울고 통곡하며 차닉과 건척의 뒤를 따라가면서 마음에 의혹을 내어 차닉에게 이렇게 물었다.
“그 왕자는 이제 어디 있는가, 우리 나라 안에서 큰 기쁨을 받았는데 이제 너는 어디에 버리고 왔느냐?”
차닉은 걸어가면서 모든 사람들에게 대답했다.
“나는 참으로 감히 성자를 등진 것이 아닙니다. 성자께서 스스로 궁을 버리고 속세의 옷과 형상을 버리고, 나와 건척을 돌려보내시고 홀로 산에 가서 출가하셨나이다.”
성 안의 모든 국민들은 이 말을 듣자 기특하고 희유한 일이라는 생각에‘미증유한 법이로다 ’하고 찬탄하면서 각각 얼굴을 마주보며 서로 속삭였다.
“실달태자께서 하기 어려운 일을 해내셨습니다.”
그들은 입으로는 비록 이렇게 찬탄을 했으나 흐르는 물처럼 눈물을 흘리면서 각기 이렇게 말했다.
“아아, 나는 이제 그를 따라 함께 출가하여, 그곳에 이르러 사람 사자가 걸어 다니는 것을 보리라. 나는 이제 차라리 거기 가서 그를 따라 다닐지언정, 하루도 성자를 이별하고는 살 수 없구나. 무엇 때문이냐? 이 성에는 저 성자가 없기 때문에 위엄도 없고 세력도 없다. 이 성에는 태자가 없기 때문에 지금은 광야나 다름없이 적막하다. 그가 있는 곳은 태자의 위신력이 있기 때문에 산천과 총림조차도 마을을 이룰 것이다.”
이런 게송이 있었다.
성 안의 인민들은 이 말을 듣고
이런 일이 희유하다 찬탄했네.
여기는 실달이 없으니 광야가 되고
태자가 있는 곳은 도성과 같으리.
그때 말 건척이 소리내어 우니 성 안의 모든 인민들은 다 자기 집에서 그 소리를 들었다. 듣고 나서는 모든 인민들과 또 두 궁내의 모든 채녀들은 마음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다.
“태자가 도로 돌아와 성에 들어오는구나.”
이때 인민들과 궁내의 모든 채녀들은 혹은 창문을 열고 혹은 주렴을 들고 크게 기쁜 마음으로 멀리 태자를 바라보니, 오직 말과 차닉만이 태자를 이별하고 홀로 오는 것이 보였다. 그들은 이것을 보고 각각 도로 창문을 닫고 집안에 들어가 원통하다고 부르짖으며 크게 울었다. 이때 정반왕은 사랑하는 고뇌가 몸을 핍박하는 까닭에, 오직 실달태자를 볼 생각에, 곧 재실에 들어가 목욕 재계하고 마음을 깨끗이하여 고행을 닦으며 걱정 근심으로 지냈다. 밤낮으로 속마음에 모든 하늘과 모든 신들에게 수호(守護)하여 주기를 원하고 또 갖가지 방편과 인연을 지었으니, 태자를 찾아보고 마음을 위로하고자 함이었다.그때 차닉은 슬피 근심하고 괴로워 눈물을 비오듯 쏟으며 손에 건척의 고삐를 끌고, 태자 몸에 장엄했던 영락과 값지고 귀한 보관을 받들고 정반왕궁에 들어갔다. 마치 태자가 전쟁에서 적에게 죽고 그 좌우 신하들이 영락을 가지고 왕궁에 들어가는 것과 다름이 없었다. 그 종 차닉이 태자를 이별하고 말과 의복 완구를 가지고 눈물을 흘리며 대왕 궁중에 들어온 일도 역시 그러하였다.
차닉이 들어올 때, 말 건척은 정반왕궁 문 밖에서 문 안으로 들어가 태자를 보고자 하였으나, 좌우로 다니며 눕고 앉던 곳에서 태자를 보지 못하자 눈물이 비오듯 흐르며 땅을 파 뒤지며 크게 우는데, 마치 어떤 사람이 대중 가운데서 괴로운 일을 말하는 것과 같았다.
그때 정반왕궁 안의 공작ㆍ앵무ㆍ구욕(鸜鵒)ㆍ명명조[命命]ㆍ구시라(俱翅羅) 등 갖가지 새들은 건척이 우는 소리를 듣고 태자가 귀가하는 줄 알고 매우 기뻐하며 각자 청아한 소리를 내어 울었다. 이렇게 건척이 우는 소리를 내자 그때 대왕의 마구간의 여러 말들도 그 소리를 듣고, 태자가 귀가한 줄 알고 모두 크게 기뻐 소리를 내었다.그때 정반왕궁 안의 수많은 백천 명의 채녀들과 마하파사파제 부인과 또 태자궁의 채녀 6만 여명과 대비 야수다라도 태자 생각에 크게 근심하고 걱정했다. 온 얼굴에 눈물을 흘리며 각각 본 모양 그대로 세수도 빗질도 하지 않고 몸에는 때가 낀 옷을 입었으며 일체 묘하고 좋은 영락도 버리고, 창황히 수심에 잠겨 혹 통곡하고 흐느끼며 혹 생각하며 앉았다가 건척이 우는 소리를 듣고는, 이렇게 건척이 울음 소리를 내는 것은 틀림없이 태자가 귀가한 것이다 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건척의 소리를 듣고서 크게 기뻐하며 목마르게 태자를 보고자 하였다. 마하파사파제와 야수다라 등 수많은 채녀들은 각각 자기 방에서 혹은 누각 위에서 혹은 전각 가운데서 혹은 실내에서 태자를 보려고 얼른 일어나 급히 쫓아와 차닉과 건척의 곁에 모였다. 모든 채녀들은 오직 차닉과 말 건척이 태자와 이별하고 궁으로 돌아온 것을 보고 각각 두 손을 들어 부르짖고 크게 통곡하며 온 얼굴에 눈물을 흘리면서 입으로는 갖가지로 태자의 모든 덕을 칭송하여 외쳤다.
이런 게송이 있었다.
그들 채녀는 절절히 괴로운 마음으로
태자가 돌아오기만 목마르게 기다렸으나
차닉과 말만 돌아오는 것을 보고
눈물을 쏟으며 울부짖었네.
영락과 미묘한 의상을 벗어버리고
풀어 헤친 머리에 몸도 야위어
저마다 두 손을 들어 받들 데 없어
통곡하며 잠 못 자고 밤을 세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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