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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800 불본행경(佛本行經) 3권

by Kay/케이 2024. 9.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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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불본행경(佛本行經) 3

 

불본행경 제3권송 양주 석보운 한역
홍영의 번역14. 위병사왕설법품(爲甁沙王說法品)뜻은 무겁고 경사스런 구름이
때맞춘 감로의 비를 내리려는 듯
깊고 그윽이 흐르는 목소리는
청정한 범천의 음성인 듯또 여덟 가지 부드러우면서
고르게 퍼지는 메아리인 듯
미묘한 말씀과 교묘한 변재로
병사왕(甁沙王)에게 내려 젖게 하였네.“모두 비춰보고 알았나니 왕의 뜻은
정직하고도 청정하며
자애롭고도 공경하는 뜻이
속마음에 가득하오.지금 왕은 비록 쇠잔하고 끝나가는
혼탁한 세상을 일으켰지만
잘 스스로 거느려 다스림으로
옛 세상의 왕보다 뛰어나오.왕의 여러 깨끗한 뜻들을 보니
속마음이 청정하게 사무쳐서
마치 대낮 어두운 안개 속에서
꽃이 피니 해가 나왔음을 아는 것 같으오.비록 어리석은 사람에게 은혜를 베풀어도
은덕을 마침내 자처하지 않고
작은 선(善)을 현인에게 베풀어도
그 은혜는 좋아 나날이 두터워지오.지금 보니 왕은 매우 기특하게도
왕위에 미혹되지 않소.
교만하고 방자함에 가려져
토지의 주인은 다 미혹하건만지혜로운 사람은 재물을 얻게 되면
재물을 바라지 않음으로 중요함을 삼고
몸은 마치 불꽃인 양 중요하게 여기지 않으니
지혜로운 사람은 몸에서 요긴함을 취합니다.중생이 하늘에 오르면 큰 이익을 얻고
모든 토지의 주인은 바름으로써 법을 다스리나니
정법의 왕이 이치에 따라 다스리면
일체 인민들은 다 그 바름을 따르오.만약 재보(財寶)가 있더라도 먼저 중요함을 살펴 취하면
다시 떠나더라도 후회심이 없소.
마치 소젖에서 타락을 빼낸 뒤에는
국물을 엎질러도 후회심이 없음과 같으오.귀빈의 예절로써 맞이하며
은혜롭고 두터운 뜻을 열되
착한 벗의 의(義)로써 하니
내 이제 마땅히 벗의 은혜를 갚고
충고 드리고자 하니 마음 열어 잘 들으오.일체 중생의 목숨은 아침 이슬 같나니
나의 지금의 일체는 후세를 성취하기 위함이니
마치 사나운 불에 타락을 부으면 더욱 타서
초목까지 살라도 끝내 만족함이 없는 것 같으오.마음에 미움과 사랑은 어리석음에서 비롯되는 것
모두 미혹하여 미치고 취하는 고약을 먹음이라
늙음의 병과 죽음의 불은
세차게 5도(道)를 태우고 잠기어 벗어남이 없소내 이제 이미 사나운 불의 힘 알았거니
이제 방편으로 이 큰 근심을 벗어나게 하고자
그러므로 친족과 친지를 버렸소.
애욕은 독과 같거니 어찌 버리지 않으리오.내 이미 이 모든 독한 뱀과
우박과 사나운 불이며 빠르고 사나운 악풍도 겁내지 않으며
또한 칼을 빼어든 도적도 두렵지 않으오.다만 두려움은 은애로 자주 나고 죽는 것
애욕에 미혹한 자 일찍이 싫은 줄 모르나니

일체 세간은
욕심 구하기에 싫음이 없어
불이 타매
또한 그칠 줄 모름과 같으오.넓은 세계와 네 큰 바다 안에
또한 건너기를 탐내고 피안(彼岸)에 이르려 하거니
일체를 찾음에 싫고 다함이 없이
마치 온갖 흐름이 큰 바다에 돌아감 같다오.7일 동안 보배 비를 내려 내지 무릎에 찼으며
사방을 항복 받아 위로 천상에 이르렀거니
천상의 수명은 7겁(劫) 반이나 길지만
정생(頂生)이란 전륜성왕도 5욕에 싫음이 없었소.또 전륜성왕이 있으니 하늘의 복록(福祿)을 먹었으나
때에 제석천왕도 물러나고 아수라를 두려워하면서
교만함이 매우 성해 선인(仙人)들이 무리를 메었고
삿됨을 모르다가 천상에서 타락했소.만유왕(滿唯王)이 있었으니 천상에 가서
하늘의 채녀를 얻어 몸 그대로 데려왔는데
신선(神仙)을 범하므로 금 보배의 궁전은
탐심 때문에 멸망해 재가 되고 말았소.또 담중왕(擔重王)도 군사를 거느리고 천상에 올라가
다시 천상에서 채녀들을 데려오니
이로 인연해 스스로 죽음을 불렀으며
이런 중생은 싫음을 모르다 죽어 버리오.나쁜 이름이 들리되 굳센 화살이 달리듯
왕위를 버리고 숲에 들어가 신선을 배우되
마음대로 안 되면 그 몸으로 행하여
남을 살해하고 그 몸도 망하고 말았소.현(賢)이란 미녀가 있어 모든 왕이 서로 다투므로
군사를 이끌고 와 진(陣)을 치고 싸웠소.
애욕 때문에 원수를 맺고 다투니
애욕을 버리되 원수를 버리듯 해야 하오.모든 왕이란 종족들은 혐의를 끼고 질투하므로
찰제리를 죽이기를 210이나
지난날 열사(列士)도 진에(瞋恚)를 품어 해치나니
마땅히 악심 버리기를 뱀이 껍질 벗듯 해야 하오.기러기니 학이니 다툼만 이루었고
이래서 서로 살상하기 내지 수억이 되었소.
어리석고 미련해 싸우나 발단은 미미한 데 있으니
미련하고 어리석음을 버리면 스스로 어두운 병도 버리게 되오.지난 옛적 두 왕이 택향(澤香)으로 다투어
거만을 부리므로 드디어 서로 죽였소.
철봉을 쳐 그 머리를 부수었거니
교만함을 버리기를 구름이 걷히듯 해야 하오.또 열사가 있으니 매우 용맹하여
탐애함으로써 남의 부녀를 겁탈하였소.
애착하기 때문에 멸망하고 말았나니
죽음을 두려워하거든 애착을 버리오.두 아수라가 여색을 좋아하다 망하고
여색을 탐내어 소리를 듣고 목숨을 다했다오.
그리고 허공에 날아오르던 빈두(賓頭) 왕자는
두 가지 좋아하는 맛으로 목숨을 빼앗았소.옛적 이상왕(伊象王)은 코로 향기를 탐내어
길상천(吉祥天)을 범하고 멸망했으며
옛날 은두왕(殷頭王)은 몸에 부드러움을 즐겨
탐착하여 마지않다가 머리가 갈라져 죽었다오.이들은 욕심으로 6정(情)을 마음대로 하여
바다에 물이 흘러들 듯 끝이 없었나니
마갈어(摩竭魚)의 입이나 채우려니와
6정의 욕심이란 다 채우기 어렵다오.이렇게 크게 탐함을 이루 헤아릴 수 없나니
6정은 만족함 없이 큰 어려움[艱難]을 만난다오.
왕의 말과 같이 먼저 6정을 멋대로 하니
뉘라서 싫음이 있어 이것을 생각하리오.왕은 공경하는 뜻으로 나라로 청하나
자세히 왕위를 보면 또한 온전한 낙(樂)이 없고
완전히 사람마다 큰 쾌락을 받아도
낙이 없어진 뒤엔 큰 어려움을 당하오.그 두텁고 따뜻한 옷이 겨울엔 맞지만
여름날 더우면 도리어 괴로우니
주린 사람이 밥을 얻어 포식하여 즐기면
억지로 많이 먹어 반드시 큰 괴로움을 이루리다.좋은 연꽃 못에도 벌레가 살고
마치 꽃나무 숲에 사자가 가득하며
금 보배의 집도 사나운 불이 차듯
왕위도 그러한데 서로 청할까요.고기가 미끼를 삼키자 강한 낚시에 걸리듯
마치 칼날에 발린 꿀과 같거늘
왕위란 마치 7보(寶)의 형틀이어니
비록 겉보기엔 즐거워도 몸과 마음은 매우 괴롭소.왕의 용모장식은 하늘의 복색이요
나라의 수레를 타나 감옥을 굳게 다짐이라
왕의 무거운 짐은 큰 산보다 무겁고
괴로움이 말[馬] 싸움 같은데 보는 사람이 즐길 뿐이오.홍수ㆍ화재ㆍ태풍과 풍설(風雪), 질병과 주림
도적들과 굳센 적국들이 있어
국경을 파수해도 침략을 당하여
이 모든 어려움은 홀로 왕의 마음을 끊으오.밤낮으로 걱정해 잠자리도 편치 않고
어떤 방편이라야 나라 근심을 덜 것인가를 생각할 뿐
마음에 의심을 품어 신하와 백성을 믿지 못하며
독 있는 곳에 가서 남에게 밥을 얻음과 같으오.가령 왕이 무수한 성을 거느리더라도
그 몸 두는 곳은 하나뿐이오.
한 궁실에 잠자고 한 자리에 앉으므로
영화와 복락은 얼마 되지 않고 근심과 수고로움은 매우 넓다오.옷으로 한 형상을 가리고 먹음도 한 몸을 채울 뿐
나아가 구경해도 수레 하나를 타거니
대개 편함은 적고 나머지는 노동뿐
사치를 마음대로 해도 오직 왕 하나라오.자재로움을 즐거움으로 삼지만
이 즐거움은 또
모든 괴로움이 섞이어 있다오.마치 칼로 수레를 만들다가
일 처리가 밝지 못하면 도리어 자신을 상하듯마치 좋은 집을 꽃으로 겉을 장식해도
독한 뱀이 도사려 그 속에 가득하듯보기엔 번드르르해도 큰 독해에 부딪치듯이런 까닭에 나는 왕위를 버리고
이런 까닭에 받지 않는다오.나고 죽음은 보장하기 어려워
마치 꼭두각시 같으니
죽음의 사자가 어디로 몰고 갈지 어찌 알리.
내 이러므로 왕의 간함을 받을 수 없다오.왕은 집을 버림이 그때가 아니라 하나
이제 잘 들으오, 내 대답하리다.음식을 좋아한다 돌아보지 않으면
죽음이 온갖 방편으로 뒤쫓게 되오.감자종(甘蔗種)의 정반왕이란 분이 있소.
왕은 아십시오. 이 분은 나의 부왕인데
나는 괴로움을 해탈하려고 왕위를 버렸다오.방편을 베풀어 선법(善法)을 세우고
길이 제일가는 두려움 없는 열반을 구하려고
항상 생로병사를 영원히 떠난다오.감로를 구하여 보전할 곳을 찾으려고
이러므로 모든 욕(欲)으로 만남을 피하여
마치 들짐승이 목말라 물 찾듯 한다오.피로해 지치고 목말라 미혹해 달아나다가
마침 사냥꾼에게 쫓기고 피습되어
목마름을 불쌍히 여기지 않고 반드시 죽음을 당하듯
세간도 그러해 주리고 목마름으로 만 가지나 미혹하다오.죽음이 박두함도 모르고 쾌락을 즐겨
음식을 탐내어 마지않으며
이룩된 일 다시 무너질 줄 모르고늙어 굽어지면 굳센 활을 당기듯
질병이 사람을 상함은 빠른 화살이 깊이 박히듯
죽음이 핍박함은 사냥꾼이 포위를 하듯
어리석게 근심하니 어떻게 때를 기다리리오.자나 깨나 낮이나 밤이나 물이나 불이나
각각 사람마다 죽으면 돌아오지 못하오.
급히 달림이 마치 물이
마갈 고기의 입에 들 듯 한다오.법의 등빛을 아름답게 밝히려
정진하는 뜻을 더함은 타락의 기름을 보태듯
착한 일 하는 이는 크게 기쁨을 품고 가나니
목숨을 다할 양식을 이미 다 갖추듯 했소.좋은 꽃을 받들어 빛이 매우 곱고
뜻 있는 선비는 착한 일 즐겨서 탑상(塔像)을 받드오.만약 뒷날에 꽃이 시든 것을 보고
꽃의 본성을 알면 마음이 매우 기쁘다오.만약 명달(明達)한 사람이라면 젊어서부터
몸과 목숨을 다스려 착한 법에 부합하여
저절로 그 몸이 이미 기울어짐을 보고
스스로 생각을 다스려 매양 기쁨을 품는다오.마치 나쁜 도적이 감옥을 뚫고 달아나
쓸쓸한 들판 큰 못 가운데나
대나무 숲에 범과 이리가 노는 데를
미혹 속에 달리느라 더위와 목마름에 시달리는데다섯 역사(力士)가 칼을 빼어 들고 뒤를 쫓으니
공포로 겁에 질려 분주히 달아나다
그 앞에 갑자기 또 흉악하게 취한 코끼리가
문득 다가오며 짓밟아 죽이려 드오.그 사람은 칼과 창 싸움도구 가지지 못하고
양식도 가짐 없고 일산도 신발도 없고
사방을 돌아보나 돌아가 의지할 데 없고
마음이 어지러워 어찌할 줄 모르오.내 이제 짐짓 왕을 위해 비유로써
생사의 뜻을 깨닫게 하려 하노니
대왕은 생ㆍ사가 이러함을 아십시오.중생들은 감옥에서 뛰쳐나와 도적을 만남 같고
쓸쓸한 못은 3도(道)에 비유함이요
범과 이리 나쁜 짐승은 이 번뇌인 줄 깨달으오.달아나고 지쳐 목이 타고 초췌함은
곧 이것이 미움과 사랑, 미련하고 어리석음인 줄 아십시오.지혜는 날카로운 칼이요 널리 베풂은 양식이며
크고 바른 법은 일산이요 금계(禁戒)는 신발이니
저 사대부가 이런 행이 없고
덕을 심지 않음이니 그 비유가 이러하오.앞에 흉악하고 사나운 취한 코끼리가 있다 함은
세상에 죽음이란 이런 줄 깨달으오.
이때를 당해 믿고 의지할 곳 없으리니
오직 계행을 지키고 착함을 행하여 의지를 삼으십시오.왕은 뜻을 돌려 백성을 도와 기르고
위태로움을 구하고 재액을 건지되 어린 자식과 같이 하십시오.널리 사랑하는 마음으로 백성을 보되 자식과 같이 하며
왕은 나라를 보호하되 마치 궁성을 지키듯 하십시오.마치 벌레가 방편으로 용맹이
빨리 몸을 피해 빗방울을 만나지 않듯
대왕은 또 이렇게 뜻을 숨기어
나쁜 상(相)을 만나기 전에 스스로 벗어나십시오.15. 불연아란품(不然阿蘭品)이렇게 보살은 넓은 어깨와 긴 팔로
사자의 걸음같이 조용히 걸어
아란(阿蘭)에게 나아가 생사의 출요(出要)를 물어
생ㆍ사의 관문(關門)을 헐어 버리려 했네.멀리서 아란을 보니 제자들과
함께 모여 앉아 범전(梵典)을 강론했네.
보살은 덕이 넓어 제석천왕과 같은데
영접해 문안하고 앉아 이야기하였네.앉고 나서 훌륭한 뜻으로 서로 보며
보살은 자비로운 뜻으로 아란을 위로하였네.아란은 대답하되 “오래 덕화를 입었사온대
출가하여 존귀한 영화를 버리셨소.사랑에 집착하여 얽매인 그물을 째고
굳세고 용맹함이 큰 코끼리같이
높은 이름의 전륜왕위를 버리시되
지혜로운 사람이 독이 든 밥을 버림과 같소.옛날 전륜왕도 족히 기이하지 않아
한창때를 지나 늙으면 집을 버리고 숲에 들어가며
전륜왕위를 그 태자에게 물리니
마치 시든 꽃을 사람에게 줌과 같았소.내 이제 의심컨대 당신은 젊고 아름다운데
6정이 하고자 함도 다하지 못하고
응당 널리 자연의 영화를 받을 것이거늘
이 아름다운 이름을 버렸으니 뉘라서 의심치 않으리.태자의 진실함을 살펴 짐작하건대
반드시 큰 법의 그릇을 성취하리다.
정진의 덕으로써 지혜의 배를 찾아
빨리 생사의 바다 못을 건너리다.”이때 보살은 아란의 말을 듣고
웃음을 머금고 기뻐 대답하였네.
“내 아직 일을 성취하지 못하므로 여기 왔거니와
지금 그대는 스스로 지켜 일을 반드시 성취하리라.마치 어둠 가운데서 문득 광명을 보듯
미혹한 사람이 사람의 길 인도를 얻듯
마치 강을 건넘에 배를 만나 건너듯
그러므로 여기 와 착한 스승을 구하노라.다행히 자비를 드리워 가르침을 보게 하라.
만약 제자가 되어 스승으로 섬긴다면
노ㆍ병ㆍ사의 괴로움을 어떻게 건질지
원컨대 이 이치를 가르쳐 보여라.”이때 아란은 세간의 도사[世導師]에게 말하되“자세히 들으소서. 우리 바라문의 법은
생사에 구르고 굴러 두루 돌아가고
위아래가 전도되어 마치 수레바퀴가 도는 듯하오.8사사(私事)가 있으니 이것을 내법(內法)이라 하오.
또 16종의 의심되고 어지러운 여러 일 있으니
이것을 인연하여 그 사람의 뜻이 강함을 알아야 하오.일체 세간은 이것을 인연하여 생기고 멸하며
이런 다섯 가지 성(性)과 여섯째 식(識)과
일곱째 의(意)와 여덟째 유예(猶豫) 등이며
무릇 5정(情)이 있으면 5욕(欲)이 있다오.또 여섯 가지 잘못의 어지러움을 깨닫소.
이런 것을 깨달아 아는 것을 각업(覺業)이라 부르며
적선(赤仙)의 지위가 되면 다 깨달아 알므로
범천(梵天)이라 부르고 일체를 다 아는 것이오.또 이것을 잘 아는 것을 열반업[泥洹業]이라 하며
생사의 뿌리가 익어 끌어 얽매었으니
다만 이것을 깨닫고 다른 것은 결정하지 않고
우리들은 여기서 방편을 구하오.우리들의 이 열반을 당신이 깨치고자 하거든
어떤 지혜로운 이가 이것을 열반이라 하거나
혹은 선정의 보(報)를 열반이라 하듯이지금 서로 생사에 뛰어나는 길을 가르쳤으니
뜻에 맞게 부지런히 하여 병에 약을 구하듯 하시라.옛 관정한 선인으로 지족(知足)이라 하는 이와
정행(定行)이라 하는 이가 오래 알몸을 드러내고
모두 다 해를 쫓아 도를 행하였으며
다시 해탈을 구하였다 하네.”보살은 이 말을 듣고 나서
뜻을 돌이켜 이 근본을 찾아 살피니
보살은 겁을 쌓아 깨달은 지혜라
그 흠집을 깨닫고 바라문에게 일렀네.“이미 그대들의 심오한 지혜를 들으니
이른바 각업(覺業)이란 생사에서 벗어난다 하나
내가 아는 바로는 그것은 그렇지 않도다.마치 씨앗이 있어야 반드시 나와지듯
모든 정(情)이 각각 다른데 이것을 해탈이라 하네.만약 상대가 오면 도리어 얽매임이 되나니
지(地)ㆍ수(水)의 기운은 또한 씨가 없이
나지 않는 것이며 인연으로 얽힘이라네.만약 씨앗이 상대와 서로 만나면
반드시 다시 난다고 나는 이렇게 아노라.
행이 청정하고 때[垢]가 엷어야 수명이 길며
뜻으로 벗어났다 해야 이것을 열반이라 하리라.”아란(阿蘭)의 법을 보살은 그렇지 않다 하고
다시 가란(迦蘭)에게 나아가 법을 묻자
여덟 가지 뜻을 해설하여 보살은 곧 알았네.적은 식[微識]에 짐짓 집착하여 깨달음에 티가 있으며
그 뜻을 체득하면 법을 얻음이라 한다네.보살은 이 때문에 가란법(迦蘭法)을 버리고
곧 니련선하[尼連禪江] 가에 이르러
청정행을 닦고 선정에 들었네.금빛의 몸은 광명이 빛나고 빛나
마치 연꽃이 햇빛에 비침과 같았네.하루 삼씨 한 알이나 멥쌀 반 개를 드시고
음식을 주린 지 오래이므로 형체가 야위었다네.몸의 피가 다하고 기름도 말라
기력이 쇠잔하고 몸도 피로하여서
온 세상 중생들은 참고 견딜 수 없거니
이렇게 피곤한 채 6년이 지났다네.보살은 이렇게 몸을 드러내었으나
아직도 감로의 법약을 마시지 못하였다네.뜻을 돌리어 생각컨대 도에 옳음이 없었으며
옛적 염부나무 아래 억 가지 훌륭함이 옳았으나
또한 이처럼 수척한 몸으로
이 일을 다 이루지 못하였다네.모든 천왕이 공중에서 음식을 먹고
기력을 충실히 하여 도를 이루라 권하였네.“뜻으로 존중함이 수미산 같았고
부처를 구하는 뜻이 매우 중대한지라
뜻이 비록 굳건해 억세기 금강 같으나
음식이 충실치 않아 몸을 가눌 수 없다.”이렇게 생각하자 보살은 문득 일어나
음식을 더 드시고 그 몸을 기르자
시봉하던 다섯 사람은 보살이 밥 먹는 것을 보고
버리고 피하여 다른 한가한 곳에 갔다네.이때 문득 크게 기쁜 마음으로
두 처녀의 유미(乳糜) 감로의 베풂을 받고
곧 미묘한 보리수 밑으로 나아가되
조용히 걸어 결정코 생사에서 벗어나리라 하였네.공덕을 쌓아 장엄함이 드높아
발로 땅을 밟자 곧 크게 진동하였네.
이때 크고 검은 바다의 용왕이
발로 땅을 밟자 진동하는 좋은 소리를 들었네.그리고 문득 의심이 생겨 곰곰이 생각하자
‘오랜 옛적에도 이런 진동 소리를 들었으리니
세상을 인도하는, 모든 스승 가운데 스승이
그 발로 땅을 밟자 이런 진동 소리가 난 것이었네.’땅 귀신도 크게 기뻐 흔들거리고 춤추며
진동 소리 은은하여 버림이 있는 듯
세간의 큰 도사가 나타나려 하므로
땅도 조용히 움직여 뛰놀고 웃는 듯하였네.진동하는 소리에 따라 물에서 용이 솟구치니
그 형상이 커서 검은 산 같았다네.갖가지 보배 영락으로 그 몸을 장엄하여
마치 검은 구름이 번갯불로 장식한 듯하였다네.약간 머리를 변화시켜 널리 공중을 덮고
몸에서 광명을 놓되 불이 타듯 하니
마치 구름덩이가 해 가까이 오듯 하였다네.용은 이런 상으로 보살의 발에 절하며
공경한 마음으로 합장하고 찬탄하였네.“내 먼저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심을 보나니
과거 부처님에게서도 지금과 같은 상서를 보았네.유위불(維衛佛) 이래로 다시 가섭불에 이르도록
여섯 부처가 세상에 나오는 상서를 보았다네.존자는 지금 일곱째 상서를 나타내되 그와 같이
광명의 상이 세상을 밝게 비추니
오늘 반드시 감로를 성취하리라.지금 존자의 감[行]을 보니 발을 떼는 걸음걸음에
이 땅도 때를 따라 조용히 진동하네.광명도 특별하여 햇빛보다 뛰어나니
오늘 반드시 소원을 원만히 이루리.푸른 새를 봐도 에워싸 따르며 날아
푸른 구름 가운데 해의 묘한 빛이 나타남 같네.사랑에 넘치는 소리로 보살을 공경하니
오늘 반드시 불도를 이루오리라.짐작하건대 오늘은 바람도 맑아 고르고
온갖 물도 맑게 허공이 청명함 같습니다.나는 새도 다정스레 부드럽게 우느니
오늘 일체 지혜를 이루리.보살의 몸을 보니 금산과 같이 빛나
갖가지 보배를 장엄하였네.보살의 몸은 온갖 상호로 꾸몄으니
오늘 반드시 부처의 도(道) 그릇을 이루리.둥근 빛이 수레바퀴 같은 그 중앙에 있어
햇빛처럼 휘황하여 다섯 가지 채색이라
이제 세간의 어둠을 끊을 듯하여라.이렇게 오래지 않아 부처의 해가 뜨리니
숲 나무도 다 움직여 이름난 꽃들을 흩뿌리네.일체 온갖 꽃이 같은 때에 활짝 피고
나무도 무심히 굽혀 마음이 있는 양
오늘 반드시 일체가 정례하네.흰 연꽃이 달이 밝아 피듯 하며
햇빛이 밝게 비추자 부용이 피네.보살은 이제 부처의 해ㆍ달빛을 나타내니
천상과 인간의 마음이 쾌락한 꽃인 양 열리네.지금 모든 상서가 나타남을 보건대
매우 만나기 어려운 우담바라꽃 같이
꽃을 만나기 어렵듯이 부처도 또한 그러하네.두 가지 어려움이 함께 세상에 나타나니
오늘 꼭 지혜의 날카로운 화살로
반드시 번뇌의 왕궁을 쳐부수었던
과거 부처의 처소가 박두하여 온다네.오늘 반드시 감로를 마시게 되리니
지금 결정한 이의 계(戒)를 관찰하건대몸에 80종호로 장엄하여서
모든 천상 세계 인간의 몸을 비추네.
오늘 반드시 천상과 인간의 숭배를 받으시리.”검은 용[驪龍]은 이렇게 보살을 찬탄하고서
샘물 위로 지나 보리수로 나아갔네.멀리서 보리수를 보자 천상의 장엄같이
마치 천상의 주도수(晝度樹)와 같네.손에 길상초(吉祥草)를 가져 받들어 올리고
보살이 이름을 묻자 곧 대답하였네.“모든 사람이 보고 길상(吉祥)이라 불렀습니다.”
보살은 생각하되 ‘내 반드시 길상하리라.’곧 그에게 보드라운 풀을 받아
금강좌(金剛座)에 흩으니 풀은 모두 가지런했고
가부를 맺고 앉아 뜻은 굳었네.안의 심식(心識)으로 자세 살펴 가늠하되
‘마군의 경계 온갖 번뇌의 티끌을 건지지 못하면
앉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고 또한 밥도 먹지 않으리라.가령 사대육신이 산산조각이 나고
해ㆍ달이 땅에 떨어지고 수미산이 허공에 올라
이렇게 온갖 것이 변할 수 있을지언정
나는 마침내 이 서원을 어기지 않으리라.’서원을 마치자 모든 천왕도 크게 기뻐했네.
“보살은 뜻을 내어 마군을 항복시키려 하였네.외도이학(外道異學)도 그렇지 못하듯
천상과 인간과 용의 찬탄한 것같이
중생들에게 찬탄한 바를 입게 하고
시방 중생들도 소원을 이루기를 원하였네.”16. 항마품(降魔品)그때 보살이 비로소 앉아
그 자리를 금강좌(金剛座)라 불렀네.
금강의 마음을 세우니
삼천 세계가 진동하였고땅 귀신도 기뻐 뛰놀아
갖가지로 진동하였네.
마왕(魔王)은 땅이 진동함을 보고
의심스러워 그 까닭을 물었네.마왕의 첫째 대신이 있었으니
이름을 언사(言辭)라 불렀네.
그는 몸을 굽혀 공경스럽게
마왕에게 아뢰어 바쳤네.“대왕은 잘 들으십시오.
몇 겁을 지나며 공덕을 쌓은
정반왕의 태자 실달다가
정토(淨土)의 착한 행을 닦았습니다.이제 대도(大道)를 이루어
욕계(欲界)의 하늘을 비게 하고
욕계의 성읍이며 온갖 문의
닫음을 모조리 쳐부순다 합니다.반드시 대왕의 경계를 뛰어넘어
일체 중생들을 건지고자
열반의 문을 널리 열고
감로의 법 바퀴를 굴린다 합니다.”마왕은 그의 말을 듣자
속이 타서 슬프게 앉았는데
세 딸이 찾아와서 문안했으니
첫째 딸 이름은 애(愛)라 하고
둘째 딸 이름을 지열(志悅)이라 하며
셋째 딸 이름을 난락(亂樂)이라 하였네.왕에게 무슨 까닭에 근심하느냐 묻자
마왕은 여러 딸에게 대답하였네.“저기 큰 선인(仙人)의 성자(聖者)가 있어
그는 결정이란 큰 갑옷을 입고
손에는 지혜의 활을 들어
무상(無常)한 화살로 우리를 쏘아
우리 욕계를 항복시키고
우리보다 더 훌륭한 곳에 있으며
우리들 경계를 텅 비게 하여
모든 중생들에게 우리를 천대토록 하려 하네.마치 억센 이웃나라 왕이
적국이 되어 약탈하듯이
함부로 이제 우리들을 예속케 하니
마땅히 여러 가지 방편을 써서
너희들은 매력이 뛰어난 여자라
그에게 그 본뜻을 잃게 하여라.
가서 못하도록 훼방을 놓되
큰물에 튼튼한 둑을 쌓듯 하라.”그러자 세 마왕의 딸들은
곧 보리수 아래로 나아가
그 여자들은 마력을 나타내어
천상 세간의 옥녀들같이
아리땁고 고운 모양으로 교태를 부려
사람의 심정을 미혹하고 어지럽게 하여
그의 뜻을 파괴시키려고
힘을 다해 온갖 아양을 부렸네.갖가지로 그 형상을 바꾸어
매우 가볍고 빠르게 변화를 부리되
마치 구름 가운데 번갯불처럼
잠시도 한 곳에 머물지 않았네.보살은 자세히 생각하고 살피자
머리와 몸에 영락을 장엄하고
아름다운 옷으로 교묘하게 덮었으나
마치 뼈를 모아 놓은 집과 같았네.더러움이 가득 찼으므로
흩어지면 사람을 놀라게 함이라
이 어찌 세간을 속이려고
얇은 살가죽을 쌌는가.어리석은 자를 미혹함이라
자세히 마왕의 딸들을 관찰하자
형체가 쇠잔하고 초췌하여
꽃이 무서리를 만남과 같이 되었네.마왕은 딸들이 늙어빠짐을 보고
화를 내기 성난 불과 같아
곧 옆에 신하들을 불러
큰 군사를 모으도록 명령했네.“가서 석가의 아들을 굳게 막아라.
이제 함부로 우리들 세계에 있어
아직도 잘 살피는 눈이 뜨이지 않았으니
이때에 쳐서 어지럽게 하라.이제 만약 도를 이루게 되면
갑자기 우리를 이기리라.
빨리 수레와 말의 군사를 부르라.
내 스스로 나아가 싸우리라.”보배의 왕관은 밝기 해와 같이
그의 머리를 장엄해 꾸미고
수미산 꼭대기 이르렀으니
곧 몸에 금강(金剛)의 갑옷을 입었네.마치 태양의 큰 광명이
엷은 구름을 비추듯
금강의 천 개 바퀴 수레에
수레마다 각각 천 개의 살[輻]이 있어
천 필의 말에 멍에를 메었는데
마왕은 그 보배 수레를 탔으니
그 위덕이 매우 밝아서
불 가운데 해가 있음과 같았네.꽃 궁전이 1유순에 뻗치도록
손에 톱날 같은 화살을 쥐고
보배 자루 일산이 달과 같아
모든 세간을 미혹케 하였네.보배 일산은 몇 유순을 덮고
두루 7보의 방울을 장식하여
높은 깃대는 입을 벌린 듯
마치 마갈어(摩竭魚)와 같았네.마갈이 바닷물을 집어삼키듯
마왕은 이런 위세로 나왔네.
모든 마군의 무리를 이끌었으니
그 수는 무릇 80억이 되었네.이렇게 보리수 아래에 이르니
보살은 꽃자리 위에 앉았는데
마치 범천왕(梵天王)과 같아서
고요한 위덕이 가득 차 넘쳤네.겹겹이 빛나는 빛이 밝아
크게 금 보배를 쌓은 듯했네.
마왕은 왼손에 활을 들고
금전통에서 화살을 빼내며
보살을 향하여 이르는 말이“빨리 일어나라. 찰제리종아,
무슨 까닭에 죽음을 두려워해
제왕의 자리를 버렸느냐.
그대의 상을 보니 묘한 팔로 활을 쥐고
응당 세간의 영화로운 자리를 받으리라.
옛 왕의 이름은 널리 들리거니
그대는 그것을 받아 마음대로 빛내라.세상 봉록을 먹으며 나라를 다스려
널리 왕위를 남음이 없게 하라.
비로소 감자종 성왕이 일으킨 업(業)이니
다시 영화를 누리고 걸식하지 말라.만약에 일어나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되
자기의 본래 서원을 어기지 않겠다면
내 화살은 억세어 막을 수 없거니
온갖 굳센 방패를 쳐부수리라.사람을 미혹함은 마치 봄날 꽃 같아
심한 햇빛에 시들어 떨어지듯 한다네.
애정이 세간을 기쁘게 함은 단비 같고
욕락은 공작새가 운우(雲雨)를 얻음 같네.미혹과 욕락으로 뜻을 잃고 부끄러움을 잊어
질투와 교만으로 홀로 세상을 덮으려고
외도들이 흉한 주문을 외우더라도
이들 모두 이기고 홀로 세상을 덮었다네.탐욕이란 모든 천상과 인간을 미혹하여
깨어서 말하다가 잠자면 잊는다네.
빠르기 비길 데 없고 세력도 굳세며
애욕은 그림자 없이 모든 것을 부순다네.애욕의 불로 계(戒)를 태우므로
옛 왕인 촉지(燭之)는 야위고 망하였으며
재여(財餘)란 왕도 만비(滿臂)로 망하였으니
지난 세상도 그렇거늘 하물며 오늘이겠는가.”그렇게 마왕은 이런 말을 하였으나
보살의 뜻은 요동할 수 없었네.
문득 활을 당겨 급히 살을 쏘고
모든 미혹을 나타내어 여자로 변화했다네.보살의 앉은 자리는 끄떡도 않아
굳세기가 산과 같아 마왕이 의심을 품고 말하기를
“보살은 태연하기가 수미산 같으나
여자들의 화살에는 거꾸러지리.사방으로 변화하여 나타내어 그를 맞이하되
스스로 가벼이 여겨 보이지 말라.
생각건대 태자가 화살을 알지 못하리니
너희들이 뜻을 잃으면 내 화살이 어긋나리라.그러나 이는 애욕의 화살로도 되지 않을 것이고
겸손하고 공경한 말로도 안 될 것이다.
가벼이 여기어 공경치 않고
큰 군사의 세력으로 강하게 치리라.”마왕은 이런 생각으로 군사들을 생각하며
호통하자 하늘에 사무치고 마계(魔界)에 울렸네.
곧 온갖 무수한 형상들이 모이니
두렵고 겁나 천지를 움직이네.
엄하기 마치 설산(雪山)의 왕 같고
온갖 음악과 장엄이 볼 만하였네.서른두 개 머리의 아락(阿樂)이란
제석천왕이 타는 코끼리요
몸을 변하여 천 개의 눈과 구슬 갑옷을 입고
모가 난 금강저 천 개를 손에 들었으며
무수한 무리들을 풀어 하늘도 두려워하는
코끼리 군사 8억이 서로 따르네.은으로 만든 수레 매우 커서 희게 꾸미고
멍에한 천 필의 흰 말이 그것을 따르며
흰 구슬 갑옷에 흰 구름의 일산
스스로 그 몸에 백 개 머리로 둔갑하고
모든 흰 용의 큰 군사들을 거느렸으니
12만억이 진영을 짜고 따르네.
물을 맡은 귀신을 화륜(和崙)이라 하는데
땅을 말아 오며 모든 산을 이끄네.하늘의 금ㆍ유리 등 갖가지 보배와
밝은 구슬로 머리와 몸을 장엄하고
유리 갑옷에 황금 비녀를 꽂고
오른손에 금강봉(金剛棒)을 쥐었는데
온갖 보배로 꾸민 천 마리 사자를 탔으니
유리의 수레 탄 것이 햇빛 같으며
무수한 수억의 야차들이며
비사문(毘沙門)의 군사도 폭포수 쏟듯 하였네.눈물 없이 성내는 신선이 때로
비를 멈추게 하듯 해ㆍ달ㆍ바람ㆍ불의 귀신들이
꽃처럼 빛나는 묘한 말[馬]에 억센 금강저로
어진 재주와 돈독한 바른 행으로
이런 큰 천신(天神)들이 한량없이
수레와 코끼리ㆍ용을 타고 범을 멍에하고
천 필의 말과 천 마리의 사자 수레를 탔으며
또 천 마리의 법의 수레를 탔었네.또 기러기와 공작이 끄는 수레와
노새와 낙타ㆍ황소ㆍ숫양을 타기도 하고
혹은 구름수레를 타고 산의 나무도 탔으며
용과 사슴ㆍ독사를 타기도 했으며
불을 뱉고 코에서 불을 내며
눈과 귀에 불을 내고 불타는 머리며
혹은 치고 던지는 것 다 불이 되어
마치 사나운 불꽃이 겁(劫)을 태우듯 하였네.해같이 되고 혹은 달같이 되고
큰 산 같은 데 날개가 있으며
혹은 어둡기가 검은 구름 같고
우레와 번개가 번쩍거리기도 하며
이렇게 무수하게 허공을 메우고
혹은 검은 코끼리로 변화하여 수미산같이
큰 코끼리를 타고 큰 활을 들고
보살에게 다가서며 태워 버리려 하였네.혹은 돼지 머리, 낙타의 머리
코끼리ㆍ곰의 머리 등 무수하게 변화하고
몸을 변화하되 매우 큰 코끼리 머리에
어금니가 산 바위 같이 하늘을 찌르듯하네.혹은 사자의 몸에 말 머리도 되고
혹은 범의 머리에 마갈어 몸도 되고
혹은 두 개의 머리, 셋ㆍ넷ㆍ다섯 개
여섯ㆍ일곱ㆍ여덟ㆍ아홉 내지 열 개 머리도 되었네.백 개의 머리에 백 개의 손과 팔이며
백 개의 발과 백 개의 눈으로 끔찍이도 무섭고
약간 변화하여 천 개의 머리와
천 개의 눈 천 개의 팔로 불을 놓으며 오는데수레 소리, 말 소리, 코끼리 울부짖음과
북과 악기를 치는 소리 천지를 움직이고
혹은 화살과 창과 칼을 들고
혹은 산 나무와 금강저(金剛杵)를 이기도 했네.모두 다 잡았던 무기를 내던지니
산 나무와 금강철퇴가 우박 같거늘
보살이 위덕으로 변화시키니
금ㆍ은 온갖 꽃과 여러 보배로 되어 뿌려졌네.검은 여인을 설산(雪山)처럼 희게 변화시켜
기구를 쥐고 요망한 주문으로 보살을 매혹시키려 하였네.
그러나 도리어 스스로 미쳐 어쩔 줄 모르고
들었던 기구와 제구(祭具)를 모두 깨어 던지며
혹은 땅에 꿇어앉아 울부짖는 소리
땅을 흔들고 허공을 메웠다네.혹은 이무기 껍질을 입어 여러 가지 모양으로
눈ㆍ귀ㆍ코ㆍ입으로 뱀과 이무기를 내었으나
도리어 서로 타고 성내고 싸워
혹은 말울음을 울고 혹은 이리처럼 울었네.
보살의 뜻에는 더하고 덜함이 없어
마치 반딧불과 햇빛이 다툼 같았네.어떤 천자(天子)가 한 사람 마왕에게 이르되
존장을 보니 이 분은 선성(仙聖)의 위덕으로
몸 가운데 모든 천궁을 나투고
해와 달 다섯 별과 모든 별이며
철위산과 수미산이며 강과 바다며
제석ㆍ범천ㆍ사왕천ㆍ태산군(太山君)까지
일체가 보살의 몸을 비추어 나타내되
마치 온 세상이 달 가운데 나타나듯 하였네.그러자 마왕은 더욱 진에가 성하여
곧 병기들과 애욕의 불을 놓으니
땅과 허공이 타서 분간할 수 없었네.보살은 감로의 관(觀)을 놓으니
구름과 비로 변화하여 탐욕의 불을 끄자
애욕은 보살의 위덕을 겁내며
안상천(安詳天)이 이르니 사귀(邪鬼)도 물러갔네.마왕이 곧 진에(瞋恚)의 독을 피우고
재화(災禍)를 부르듯이 이무기로 화하니
땅 위에 독사와 이무기 가득 차서
보리수 둘레를 두루 감고 돌았네.보살은 이에 곧 대자심(大慈心)을 일으키니
길상함이 이루어져 뱀은 물러갔네.
마왕이 다시 어리석음을 내자
보살은 인연관을 써서 도로 이겼네.마왕이 또 질투와 원한의 화살을 놓자
악구(惡口)란 이름의 용이 되므로
보살은 대비(大悲)의 화살을 놓으니
금시조가 되어 용은 도망쳐 달아났네.마왕은 다시 교만의 화살 내쏘니
범수(梵手)란 이름의 사나운 코끼리 되었으나
보살이 10력(力)의 화살을 놓자
사자가 되어 코끼리는 물러갔네.마왕은 다시 망언(妄言)의 화살을 쏘니
조희(調戱)란 이름의 태풍이 되었으나
보살이 지극한 정성의 화살을 놓으니
마군의 화살은 꺾이어 산같이 쌓였네.마왕이 다시 간탐의 화살을 쏘니
인악(悋惡)이란 이름의 티끌 안개가 되었으나
보살이 은혜로 베풂을 내자
이슬비가 되어 티끌과 안개를 제거했네.마왕은 다시 5음(陰)의 가림의 화살을 놓으니
수면(睡眠)이란 이름의 구름이 되었으나
보살이 5정(淨)의 화살을 쏘자
폭풍이 되어 구름을 흩어 버렸네.마왕은 다시 사견(邪見)의 화살을 내쏘니
삿된 어둠이 되어 세상을 덮었으나
보살이 정견(正見)의 화살을 놓으니
해가 되어 마군의 어둠을 제거했네.보살은 큰 인욕의 갑옷을 입고
지계(持戒)를 갖추어 버티어 서자
7각지(覺支)의 꽃다발을 걸고
정진(精進)과 선정(禪定)의 영락도 미묘하고 좋은지라손에 자비의 활을 쥐고 적멸의 화살을
뜻의 통 가운데서 뽑아내어서
적절히 한 번 쏘자 다 이기되
아수라가 제석천을 이김과 같았네.
마군이 제 아무리 무서운 모양을 해도
보살의 뜻이 정해[定] 털끝 하나도 움직이지 않았네.이때 정거천의 천왕이
과거의 성불하는 법을 받들어 가졌으니
마음의 미움과 사랑을 모두 다함이라
허공중에서 보살이 이김을 보았네.그러자 모든 천자들은 마왕에게 이르되
“오직 그대 파순(波旬)아, 항상 자세히 살펴라.
파순아, 무슨 까닭에 헛수고를 하느냐.
부질없이 너의 재주만 허비함을 말하노라.악한 생각을 버리고 적멸한 마음을 가질 일
어찌하여 보살을 해치려 하는가.
이 어른은 누구라도 움직일 이 없거니
마치 입김으로 수미산을 부는 것 같으리.
그러므로 자애로이 마왕에게 말하노니
스스로 지키고 보살을 괴롭히지 말라.온갖 물건이 본성을 버리되
바람은 가벼이 움직임을 버리고, 불은 뜨거움을 버리고
땅은 무거움을 버리고 물은 습함을 버리고
어두움은 밝음을 피치 못해 해는 비춤을 버리며
달은 오히려 땅에서 다니고
수미산은 공중에 오르고 바다를 건너가더라도
한량없는 겁으로 쌓은 복덕의 업은
마침내 그 결정의 맹세를 버리거나 물러나지 않는다.그 결정과 정진의 힘은
미워하건 좋아하건 중생을 사랑하며
법회가 흥성하여 모든 하늘 사람에게
정법(正法)의 감로수를 먹였네.발심하고 원함은 중생을 편케 함이라.
자연히 뜻을 내되 세간을 어여삐 여김으로
본래 서원을 이루지 못하면 마침내 일어나지 않으니
해가 나면 어둠을 구해도 될 수 없듯 하네.보살은 큰 자비로 세간이 번뇌의
근심에 유린됨을 불쌍히 여겨
널리 모든 법의 좋은 약과
37종의 신기한 고약을 모으심은
널리 세간에 신기한 약을 펴려 함이라
너 마군은 침범하거나 어지럽게 못하리.
일체 중생이 삿되고 미혹한 길에 떨어지므로
바르게 인도하려거니, 어찌 못 하리.세간의 어둠은 타락기름으로 없애나
일체 큰 지혜의 등불은 밝아
부처님 큰 뜻은 지금도 밝나니
그대 마왕은 끄지 못하니 물러감이 좋으리.이 세간을 보건대 번뇌의
깊은 바다 밑에 잠기고 빠졌기에
잠기고 빠진 것을 건지려 하거니
어찌 못되게 선행하는 이를 어길 수 있으랴.처음 선근(善根)을 냄이 견고하여
큰 인욕의 모난 줄기를 세웠으며
뜻의 가지와 잎이 넓고 크며
금계(禁戒)의 꽃이 매우 고와서
큰 지혜의 나무가 이제 나고자 하며
바른 법의 단 과일이 익으려 하거니
그대 마왕은 방해를 지으려 말라.
참으로 굳고 요긴한 나무가 나리라.예부터 부처의 씨를 갖가지로 심어
이제 그 꽃이 활짝 필 때라
지금 앉은 이 자리가 가장 마땅해
과거세에 있어 모든 부처님처럼
이 자리가 덕이 있어 지제(地齊)라 하고
수억의 사람들이 사랑하는 곳이거늘
넓고 넓은 이 땅 위에는 다시
뜻으로 받들 만한 거룩함이 없다네.”마왕은 이 말을 듣고 근심에 싸여
“보살은 나의 커다란 힘을 보았는가.
천지를 태우려 하면 다 태워 버리고
철위산의 넓은 땅은 삼킬 수 있다.”보살은 그 말에 대답하기를
“본래 어떤 수행으로 큰 힘을 얻었느냐?”
마왕이 하는 말이 “나는 사당에 제사하되 크게 베풀어
이름과 덕이 널리 들려 두루 하였네.”“너는 한 번 사당에 제사한 덕이 그러하나
파순아, 다시 내 말을 들어라.
나는 크게 사당에 제사하기를 그 수가 없고
두루 이 땅에 빈 곳이 없었노라.”마왕이 말하길 “내가 행한 것은 당신도 잘 알지만
당신 수행함은 누가 증명하리오.”
보살이 마왕에게 “자세히 들어라.
이제 너에게 나의 수행하였음을 증명해 보이리라.”그리고 보살은 빛나는 팔에서
붉은 구름 속에서 불빛이 빛나듯
가사 속에서 그 팔을 내니
소담하고 미끈한 묘한 팔이네.전생에 착한 행을 쌓고 모으므로
천 가지 복의 바퀴무늬 손바닥도 묘상이 구비한데
마왕에게 손으로 땅을 치면서
“나의 행함은 이 땅이 증명하리라.”그러자 땅의 귀신이 몸을 나타내어
큰 소리로 외치되 “내가 증명하겠소, 내가 증명하겠소.
이 땅에서 큰 제사를 베푸니
명문이 제일이라 갖추지 않음이 없소.다시 이름하되 “금을 많이 베푼다.” 하고
또 한량없이 말[馬]을 베풀되
자주자주 포식시켜 이 땅에 가득했고
또 7보를 비 내리듯 세간을 배부르게 하였네.여기서 머리를 보시함도 수천이요
여기서 자기의 처자도 보시했으며
여기서 몸의 살과 껍질을 벗겨 줬고
여기서 피와 골수를 보시하였네.또 이 땅에서 수없는 몸을 보시하였고
갖가지 몸으로 세상에 버려도 거역하지 않았다네.
땅은 이렇게 증명하고 번복하여
땅을 진동시켜 큰 소리를 내었네.삼천대천세계가 6종으로 움직여
마왕과 그 군사들을 잡아 쳐서
거꾸러지고 둘러엎고 땅에 떨어지며
공중에서 큰 소리로 외치되“석가 태자가 완전히 원수를 이기고
이미 마왕의 원수와 번뇌를 이겼네.”
마왕의 큰 깃대가 꺾여 버리고
마군은 패하여 물러났다”는 소리만 두루 찼었네.이에 마왕을 이기고 다시 뜻을 정했나니
뜻을 정하자 깊이 모든 불사(佛事)를 생각했네.
덕이 무거워 땅도 이길 수 없고
마음이 뛸 듯이 기뻐함이 천둥치듯 하였네.보살은 곧 땅 귀신에게 일러 말하되
“움직이고 움쩍 않음은 다 너 때문이니
다시 움직이지 말고 잠깐 참아라.
내 귀의가 없는 사람에게 귀의를 지으리라.너 오래도록 집을 찾기가 한량이 없으니
어버이와 임금을 역해하고 친족을 속인 자
바르지 못하고 삿되어 온갖 죄를 지은 자며
착한 뿌리를 뽑고 악을 행하는 사람이며
전도견해[倒見]의 독을 먹고 어둠에 떨어지는 사람이며
고액의 무거운 짐으로 지옥에 떨어짐을
이미 이런 것도 이겼거니 다시 조금만 참아라.
꼭 내 모든 괴로운 짐을 버리게 해 주리라.”이렇게 하고 모든 선정을 관하여
모든 선정에서 가장 자재로움을 얻어
구원겁의 첫 시작 일
전세(前世)에 지난 일을 엊저녁 일같이 생각했네.밤중이 되자 천안(天眼)으로 관하여
일체 것을 밝은 거울같이 보았네.
5도(道)의 중생들을 비추어 사무치니
단단하지 못함이 파초와 같았네.그날 밤 3경에 이르러서
뜻의 요긴하고 묘함을 살피고 생각하자
일체 세간은 모든 괴로움의 모임이라
생ㆍ노ㆍ병ㆍ사로 드디어 헤어지며
어리석고 미련함에 덮이어 출요(出要)의 길이 막혔으므로
함정을 피치 못함이 장님과 같았네.보살은 생사의 근원을 다하고
그 생기고 멸함을 살펴 밝게 알았네.
마음으로 거듭 생각하고 다시 생각하되
늙음은 어디서 오고 죽음은 어디서 생기느냐.다시 바른 생각을 내되 생(生)을 인연한 까닭에
늙음을 인해 병나고 병으로 죽으며
그 머리가 있으므로 머리 아픈 근심이 있나니
마치 나무가 생기면 반드시 썩어짐과 같았었네.
거듭 본래 씨앗이 유(有)로 인함을 생각하자
갖가지 행(行)이 수(受)에 인연함을 깨달았네.수란 어디서 나느냐. 애(愛)에서 생기며
애가 생김은 각식(覺識)에서 옴을 관하고
각식은 촉(觸)에서 생기며
촉으로 인연해 모든 뿌리가 있어
육입(六入)의 원인은 명색(名色)을 인연하며
명색의 인연하는 것의 인연들을
이렇게 밑으로 인연해 위에 이르자
어리석음으로써 생사가 일어나는 근원을 깨달았네.이것이 멸하면 일체가 다 멸하여
어리석음의 생사 근원도 따라 멸했네.
12인연의 근본을 살펴 알되
깨달은 대로 자세히 깨달아 알자
여덟 가지 성인의 길의 가장 제일은
먼저 정견(正見)을 잡음이 실다워
내가 없으면 삼계가 다함을 보았고
지혜의 불로써 번뇌의 못을 태웠네.이렇게 판단하고 스스로 찬탄하되
“깨달을 일을 이미 다 성취했으니
나는 이미 옛적 선성(仙聖)들이며
모든 불ㆍ세존이 행하던 길을 얻었네.”그날 밤 3경이 지나고 나서
해가 돋을 무렵에 도의 깃대가 나타나
중생들이 고요히 잠들고 있을 때
일체 지혜의 가장 위인 불도(佛道)를 성취하였네.“내 이미 옛 선성의 도를 이룩하였네.”
모든 불ㆍ세존이 행하던 도를
부처의 가장 제일인 지위를 이루자
삼천 세계는 여섯 가지로 진동하였으며
모든 하늘 사람들이 허공에 가득히
크게 기뻐 꽃을 뿌려 대지를 메웠네.금싸락ㆍ은싸락ㆍ전단향 가루 등
하늘이 만든 꽃이 두루 가득해
땅에 가득하고 허공에 차도록
사랑에 맺힘 없는 하늘 꽃을 내렸네.악기를 치지 않아도 저절로 울리며
모든 하늘이 허공에서 음악을 지어
하늘들은 세간이 얻어짐을 경사롭게 여기고
땅과 허공의 귀신들도 춤추고 뛰놀았네.불귀신은 크게 기뻐 저절로 타고
못과 바다도 파도가 쳐 묘한 소리를 내며
나무귀신들은 각기 기이한 꽃을 바치고
수미산과 모든 산도 기뻐 절을 했네.지옥도 쉬고 아귀도 배부르며
중생들은 서로 사랑해 원수와 미움이 없었네.
부처님 몸에서 바른 법의 빛을 놓자
4유(維)와 위 아래 시방에 가득 찼네.갖가지 온갖 형상을 나타내어
먼저 두루 깨치도록 하고
여덟 가지 성인의 길이 비로소 다시 나타나
길 잃은 아이에게 길을 인도케 했네.여기 묘한 꽃이 있으니 모든 깨달음[諸覺]이라 이름하네.
모든 깨달음이라 말할 찰나 숲이 나타나
37조도품(助道品)의 수도 각각 달라
각각 제대로 형상을 나타냄이 뜻을 말하듯
희고 푸르고 누런 여러 빛으로
광명도 이렇듯 법은 소리로 말했네.부처의 해가 세간을 밝게 비추며
그 광경을 자세히 관찰하면서
부처님은 다시 신비로운 광명을 내고
7일 동안 먹지 않고 앉은 채 법을 즐겼네.이때 부처님께서는 이런 게송을 읊되
“기쁘도다. 복보(福報)로 묘한 원이 이루어져
빠르게도 곧 가장 위인 적정을 얻었으니
안락을 보호해 다시 다른 괴로움을 받지 않네.마왕이 군사들과 함께 모여 와
각기 형상을 나타내어 나를 대적했으나
마침내 내 뜻을 움직이지 못했고
공덕의 힘으로써 항복 받아 이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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