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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716 부사의광보살소설경(不思議光菩薩所說經)

by Kay/케이 2024. 8.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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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부사의광보살소설경(不思議光菩薩所說經)

 

부사의광보살소설경(不思議光菩薩所說經)

후진(後秦) 구자국(龜玆國) 구마라집(鳩摩羅什) 한역
차차석 번역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한때 부처님께서 사위국의 기타(祇陀) 숲 속의 급고궁정사(給孤窮精舍:기원정사)에 뭇 사람들의 선지식인 대비구승 1,250명과 보살마하살 5백 명과 함께 계셨다.그때 세존께서는 사위대성(舍衛大城)에 의지하고 계셨다. 당시의 임금ㆍ대신ㆍ바라문ㆍ거사, 그리고 여러 권속들이 공양하고 공경하며 존중하고 찬탄했으며, 의복ㆍ음식ㆍ침구[臥具]ㆍ의약품 등으로 다양한 공양을 했다. 이 분은 여래(如來)ㆍ응공(應供)ㆍ정변각(正遍覺)ㆍ명행족(明行足)ㆍ선서(善逝)ㆍ세간해(世間解)ㆍ무상사(無上士)ㆍ조어장부(調御丈夫)ㆍ천인사(天人師)ㆍ불세존(佛世尊)이시다. 생하는 곳마다 종성(種性)을 성취하시고 삼매를 성취하셨으며 지혜를 구족하셨고, 해탈을 구족하시고 해탈지견을 구족하셨으며, 10력(力)ㆍ4무소외(無所畏)ㆍ부처님의 18불공법(不共法)을 구족하셨다. 정법을 연설하시되 처음과 중간과 끝이 훌륭하였으며, 문장의 의미가 아름답고 미묘했다. 맑고 깨끗한 범행을 구족하셨으며, 청순하고 맑은 5안(眼)을 구족하셨다. 이른바 육안(肉眼)ㆍ천안(天眼)ㆍ혜안(慧眼)ㆍ불안(佛眼)ㆍ법안(法眼)으로서 이 세상과 다른 세상에서 머물 곳을 잘 아셨다.그때 세존께서는 외도인 니건타약제자(尼乾陀若提子)1) 등을 잘 굴복시킴으로써 부처님의 가르침이 불타오르듯 번성하고 사람과 천신이 우러러 존경하게 되었다. 부처님께선 때가 이르자 옷을 걸치고 발우를 들고 비구승과 권속들에게 둘러싸여 서둘러 사위대성에 들어가 걸식하셨다. 가고 오고 나가고 머무름에 거동이 법도가 있으셨으며, 내려다보고 우러러 보는 모습과 느슨한 모습, 굽힘과 폄, 그리고 굽어봄과 쳐다봄, 옷과 발우를 잡는 것 등 모두 법도가 있으셨다. 금빛의 미묘한 몸을 광명이 밝게 비추고 있었으니, 마치 사나운 불꽃이 보배로운 구슬을 모으고 해와 달이 캄캄한 밤을 밝게 비추는 것과 같았다. 32상(相)으로 그 몸을 장엄하고 금빛의 발로 문지방 위를 밟았다. 이때에 맞추어 사위대성에는 일찍이 없었던 갖가지 일들이 나타났는데, 게송으로 설한 바와 같다.
인선(人仙:부처님]께서 들어왔을 때
부처님[釋師子]께서는 문지방을 밟고
많은 희유한 일을 나타내시니
청정한 마음으로 우리들은 설법을 들었네.
눈 먼 사람이 볼 수 있게 되었고
귀머거리가 들을 수 있으며
벌거벗은 자가 옷을 얻으며
미친 자가 제 정신을 차리네.
모두가 기뻐하여 합장하고
부처님을 바라보되 싫증이 없네.
많은 북들이 저절로 울리고
피리가 저절로 소리 내네.
기러기ㆍ부엉이ㆍ비둘기ㆍ원앙새들도
모두 함께 미묘하고 부드러운 소리를 내네.
재물을 잃고도 보배의 창고 얻으니
모든 보물이 소리를 내네.
때마침 땅이 여섯 가지로 움직이니
믿지 않던 자들도 청정한 마음을 얻네.
뛰어난 깨달음에 발을 옮기니
청정한 연꽃이 받아들이네.
중생을 맞아 안락하게 하니
죽어 하늘에 태어나리.
여인에게 임신의 고통이 사라지고
안락하게 미묘한 자식을 낳네.
탐욕ㆍ성냄ㆍ어리석음의 번뇌가 없으니
부모와 자식이 함께 그러하며
계단마다 미묘하게 장엄하니
수천억의 하늘이 꽃을 비 내리네.
중생에게 병과 근심이 없으니
일체의 고통을 벗어나네.
선서(善逝)께서 성에 들어오셨을 때
일체가 안락함을 받네.
각각 ‘제가 음식을 받들겠습니다’라고 말하고
각각 ‘부처님께서 나를 본다’고 하니
인선의 복덕의 힘은
나의 설명으로 다할 수 없네.
그때 세존께서는 사위대성에서 차례로 음식을 구걸하며 중간쯤에 이르렀는데 어느 한 빈 터에 어린아이가 버려져 있었다. 용모가 단정하고 엄숙하며 매우 밝고 희었으며 자신의 오른 손가락을 빨고2) 있었다. 이 빈 터에는 여우ㆍ이리ㆍ들개가 많았는데 이 아이를 보고는 혀로 핥을 뿐 괴롭히지 않았다. 이 어린아이는 복덕인이라 오랫동안 선근을 심었기에 많은 사람들이 머물러서 보고는 희유한 마음을 내었다. 가고 오며 빈 터에 버려진 아이를 보건대 단정하고 엄숙하여 사랑스럽고 기뻐할 만하였기에 즐겁게 이 어린아이를 보았다.
그때 세존께서는 많은 사람들이 빈번하게 빈 터에 가고 오는 것을 보시고는 일부러 그 까닭을 물으셨다. 그리고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가서 그를 보거라. 여러 사람들이 빈 터를 오가면서 무슨 일을 하느냐?”아난이 아뢰었다.
“알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대덕 아난이 곧바로 빈 터에 가서 어린아이를 보니 용모가 단정하고 엄숙한데 자신의 오른 손가락을 빨고 있었고 자세히 뭇 사람들을 보면서 그 눈을 깜빡거리지도 않고 있었다.
아난이 보고 나서 곧 부처님의 처소로 돌아와 본 대로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이 빈 적막한 곳에는 버려진 어린아이가 있었습니다. 용모가 단정하고 엄숙하여 매우 받들고 사랑할 만한지라 마치 보배의 형상과 같고 여러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그 눈을 깜빡거리지도 않았습니다.”그때 세존께서는 저 어린아이에게 자비의 마음을 일으켜 본래의 선근을 관찰하시고서 그 선근이 이미 성숙해 있음을 아셨다.
‘능히 내가 설명하는 법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중생들의 선근이 성숙했음을 알고 곧 어린아이가 있는 곳으로 가셨다. 도착하자 한쪽에 머물며 이 어린아이에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본래 지은 악업으로
이제야 과보가 나타나서
이 빈 터에 버려지니
어린아이의 고통이 이와 같구나.
그때 어린아이는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아 스스로 선력(善力)에 의지하여 게송으로 부처님께 아뢰었다.
구담께서는 까닭이 있으셔서
빈 터에 버렸다는 생각을 나타내시네.
존자께서는 도량에 계실 때
이런 생각을 모르셨습니까?
그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나는 이미 생각을 알았다네.
나는 영원히 상념하지 않음[無想]이라
너를 가엾게 여기기 때문에
이 빈 터에 왔을 따름이다.
그때 어린아이가 다시 게송으로 아뢰었다.
중생을 얻을 수 없다면
궁극적으로 얻을 수 없는 것인데
존자께서는 누구를 가엾게 여기시며
누구에게 자비심을 베푸시나이까?
그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중생들은 무아(無我)와
공(空)과 적멸(寂滅)을 모르니
그것을 깨우치기 위해
나는 촌락과 성읍으로 가네.
그때 어린아이가 다시 게송으로 아뢰었다.
공과 적멸에 통달하여
공과 적멸을 깨우치셨는데
중생의 상념이 남아 있으니
여래께서는 그것을 끊지 않으십니까?
그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님의 자비의 힘은 이와 같으니
공과 적멸을 깨닫고도
중생을 교화하기 위해
길잡이[導師]께선 법을 연설하시네.
그때 어린아이가 다시 게송으로 아뢰었다.
그럼에도 전도가 있으니
여래께서는 아직 끊지 않으셨습니까?
상념을 내는 중생이 없는데도
이처럼 자비심을 내십니까?
그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님께서 호지(護持)하시니
보살이 정진을 내네.
중생들은 도달하지 못했기에
인존(人尊)께서 장엄하고자 하시네,
그때 어린아이가 다시 게송으로 아뢰었다.
이것은 어리석은 장엄이네.
중생[物]을 얻을 수 없으니
법이 중생이 아니라면
무슨 연유로 장엄을 일으키십니까?
그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것은 대비의 신통한 힘이니
세상을 조어(調御)하는 것이 이와 같네.
오히려 중생을 집착하지 않으면서
중생을 위해 설법을 하네.
그때 어린아이가 다시 게송으로 아뢰었다.
법에는 문자가 있을 수 없는데
어떻게 연설하십니까?
세간은 크게 무너져 잘못되었으니
비법(非法:법 아닌 것)으로 법을 지어 설하시네.
그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세상을 무너뜨리지 않았네.
나는 비법으로 설법하지 않았네.
중생이 스스로 전도하여 미혹한 것이니
나는 저들의 결박을 벗겨 주는 것이네.
그때 어린아이가 다시 게송으로 아뢰었다.
결박이란 근본이 없으니
방향과 장소도 있을 수 없네.
안과 밖도 없는 것인데
어디에서 저 결박을 벗기실까?
그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망령된 상념에서 생기니
뒤바뀐 견해와 함께하네.
저 망령된 상념을 끊기 위해
어린아이야, 나는 설법을 하리라.
그때 어린아이가 게송으로 아뢰었다.
마음의 성품은 스스로 항상 맑은 것이라.
그 속에 번뇌[垢]와 결박이 없네.
여러 망령된 상념을 바르게 하니
성품은 맑아져 번뇌를 낳지 않으리.
그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그러하니, 너의 말과 같아서
마음의 성품은 스스로 항상 맑으니
객번뇌(客煩惱)와 진결(塵結)은
지혜 없는 사람을 물들이네.
그때 어린아이가 다시 게송으로 아뢰었다.
결박은 방향과 장소가 있을 수 없으니
방향과 처소도 얻을 수 없네.
무엇을 생한다고 하는 것인지
원컨대 저를 위하여 설해 주소서.
그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치 공중의 구름과 같아서
보아도 참된 실체는 없네.
결박은 이와 같이 생하니
보더라도 실체가 있을 수 없네.
그때 어린아이가 다시 게송으로 아뢰었다.
법 동등하고 여여(如如)하니
그것이 생하면 본성도 곧 여여[如]하네.
법이 참된 실체라면
여여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네.
그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일체는 여법(如法)이 아니라 해도
평등하게 여(如) 속에 머무르네.
이와 같이 깨달으니
허물도 공덕도 없네.그때 어린아이가 다시 게송으로 아뢰었다.중생을 얻을 수 없다면
구담께서는 누구와 화합하시는가?
먼저 법의 근본을 관찰하시면
어느 것을 따라 번뇌가 있습니까?
그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과거와 미래세가 있고
아울러 현재세가 있네.
부처님은 분명하게 깨달아 아시기에
중생을 위해 법을 설하네.
그때 어린아이가 다시 게송으로 아뢰었다.
3세에 연설하시고
‘내가 능히 알 수 있다’고 하시네.
문득 크게 교만하심이니
스스로 자랑삼으시네.
그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스스로 자랑하지 않고
남을 가볍게 여기지도 않네.
여여하여 평등하게 나타나기에
여래라 부르는 것이네.
그때 어린아이가 다시 게송으로 아뢰었다.
여여는 얻을 수 없는 것이라
언어로는 상응하지 않으니
언어 아닌 것을 언어로 설하면
이는 여여가 아님이라.
그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범부는 상념을 따라
여(如) 가운데 망령된 생각을 내기에
나란 상념[我想]을 끊기 위하여
여래께서 세상에 나오시네.
그때 어린아이가 다시 게송으로 아뢰었다.
정각께서는 세상에 나오심이 없으니
무생(無生)을 잘 닦으시기 때문이네.
무생법3) 가운데에서 부처님 나오시나
상응함이 없네.
그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무생은 유생(有生)을 나타내니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셔서 나타냄이라.
이는 세제(世諦)의 설이니
제일의제(第一義諦)는 아니네.
그때 어린아이가 다시 게송으로 아뢰었다.
그러므로 두 상념이 있으니
세제(世諦)와 제일의제[第一義]라.
일승도(一乘道) 가운데서
구담께서는 서로 어긋나게 설하시네.
그때 세존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나는 서로 어긋나게 말하지 않고
나는 서로 어긋나지 않는 데 머무르네.
서로 어긋나는 중생을 위함이니
어린아이야, 이렇게 알아야 하리라.
그때 어린아이가 다시 게송으로 아뢰었다.
정각께 잘못을 참회합니다.
제가 위에서 언급한 말에 대하여
이는 부처님께서 위신력으로 가지(加持)하신 까닭에
제가 능히 이와 같이 설할 수 있었습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옷 속에서 금색의 팔을 꺼내어 저 어린아이를 일으키시니, 어린아이는 부처님의 손가락을 잡고 땅에서 일어났다. 세존께서는 저 빈 터에서 이 어린아이를 데리고 거리로 향하셨다. 그때 대중들은 일찍이 없었던 가르침을 얻어 세존의 처소에서 더욱 더 예경하는 마음을 내고, 찬탄하며 희유함을 말하였다. 여래 세존께서는 이와 같이 훌륭하고 미묘한[勝妙] 법을 얻어 이 지극한 고통과 재앙에 허덕이는 사람들로 하여금 이 법에 안주하게 하셨다.세존께서는 어린아이에게 말씀하셨다.
“너의 업행(業行)이 다했으며, 너는 본래의 선근을 억념(憶念)함으로써 이 대중들로 하여금 희유한 마음을 내게 하였으니 큰 신통력을 나타낼 것이다.”그때 어린아이는 허공으로 날아올라 일곱 그루의 다라(多羅)나무4)를 지났다. 몸에서는 광명을 뿌렸는데 이 빛은 두루 삼천대천 부처님의 세계를 비추었다. 이 빛 때문에 제석천ㆍ범천ㆍ호세천과 나머지 백천(百千)의 천ㆍ용ㆍ야차ㆍ건달바ㆍ아수라ㆍ가루라ㆍ긴나라ㆍ마후라가가 이 빛을 보고 나서 부처님의 처소에 찾아왔다. 도착하자마자 자신의 이마를 부처님의 발에 조아리는 예를 올리고 여러 가지 하늘의 꽃을 뿌려 부처님께 공양했다.
부처님께 공양을 마치고서 이와 같이 아뢰었다.
“보살의 광명은 불가사의합니다. 몸에선 광명이 나오고 이 부처님의 세계를 두루 비추어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중생들로 하여금 부사의한 이익을 얻게 합니다. 그러니 이 아이를 부사의광(不思議光)이라 불러야 마땅합니다.”그때 석가모니세존께서는 이 이름을 인가하셨다.
“이 아이를 마땅히 부사의광이라 이름하리라.”그때 어린아이인 부사의광이 공중에서 내려와 땅에 머물렀다. 부처님의 신통의 힘과 자신의 선근의 힘을 지녀서 그 형상은 마치 여덟 살 먹은 동자와 같았다.
그때 석제환인이 바로 천의(天衣)를 동자에게 내려 주면서 말하였다.
“어린아이여, 그대는 지금 우리들을 가엾게 여기기 때문에 이 천의를 받는 것입니다. 벌거벗은 몸으로 살지 말아야 합니다.”
그때 부사의광보살인 어린아이가 석제환인에게 말했다.
“교시가(憍尸迦)여, 보살은 의복으로 미묘함을 삼지 않습니다. 마땅히 법복(法服)을 입는 것으로 장엄을 삼습니다.교시가여, 보살이 입는 것에 대해 그대는 이제 잘 들어야 합니다.
교시가여, 깨달음[菩提]의 마음이 보살의 옷이고 나아가 도량에 가득 찬 일체의 불법과 양심의 가책[有慚] 내지 남부끄러움[有愧]이 있는 것이 보살의 옷입니다. 일체의 중생을 완전히 통제하여 허물이 없는 가운데 안치하며, 굳은 서원으로 장엄하는 것이 보살의 옷입니다. 여러 가지 일을 분명하게 판별하기 때문에 질박하고 정직하여 거짓 없는 것이 보살의 옷입니다. 미혹과 거짓을 완전히 끊어버렸기 때문에 부지런히 정진을 더하는 것이 보살의 옷입니다. 모든 선근을 원만하게 구족하였기 때문에 마음이 기쁜 것이 보살의 옷입니다.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을 원만하게 구족하였기 때문에 교만함을 버리는 것이 보살의 옷입니다. 모든 선정을 원만하게 이루었기 때문에 법을 듣고 본받고자 하는 것이 보살의 옷입니다. 반야바라밀을 원만하게 완성하였기 때문에 지만(智慢)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 보살의 옷입니다. 집착함이 없는 지혜를 원만하게 구족하였기 때문에 이익을 만드는 것이 보살의 옷입니다. 모든 중생들을 가엾게 여겨 깨달음의 지혜를 갖추었기 때문에 모든 사물을 버리는 것이 보살의 옷입니다. 여러 가지 상호(相好)를 원만하게 구족하였기 때문에 청정한 계율을 지키는 것이 보살의 옷입니다.서원을 원만하게 성취하였기 때문에 화합하고 욕됨을 참는 것이 보살의 옷입니다. 마침내 청정한 음성을 원만하게 성취하였기 때문에 굳세게 정진하여 게으르거나 물러나는 마음이 없는 것이 보살의 옷입니다. 모든 일에서 원만하게 벗어났기 때문에 여러 가지 선정과 해탈 삼매를 얻는 것이 보살의 옷입니다. 크게 통하는 지혜[大通智]를 원만하게 성취하였기 때문에 지혜를 파괴하지 않는 것이 보살의 옷입니다. 모든 결박과 여러 가지 견해의 장애를 끊어버렸기 때문에 생기는 위대한 방편의 지혜가 보살의 옷입니다. 모든 중생들을 교화하였기 때문에 생기는 큰 자애로움[大慈]이 보살의 옷입니다. 모든 중생들을 구제하였기 때문에 생기는 대비(大悲:깊은 동정심)가 보살의 옷입니다. 생사 가운데서 고달픔과 싫어함이 없는 것을 성취하였기 때문에 생기는 대희(大喜)가 보살의 옷입니다. 법희(法喜)를 완전히 구족하였기 때문에 생기는 대사(大捨)가 보살의 옷입니다. 탐애와 성냄의 마음을 완전히 여의었기 때문에 여러 중생에게 고뇌와 손해를 미치는 마음이 없는 것이 보살의 옷입니다. 나와 남을 괴롭히지 않기 때문에 설법을 베푸는 것이 보살의 옷입니다. 스스로 내세우거나 남을 헐뜯지 않기 때문에 가르침대로 수행하는 것이 보살의 옷이니, 모든 결박을 완전히 끊어버렸기 때문입니다.
교시가여, 마땅히 이와 같이 보살의 법복을 알아야 합니다. 법으로 장엄하였기 때문에 벌거벗은 몸이 아닌 것입니다.”그때 석제환인은 어린아이에게 공경심과 사랑하는 마음, 그리고 존중하는 마음이 더하게 되어 세존께 아뢰었다.
“저희들을 가엾게 여기셔서 이 어린아이로 하여금 이 옷을 받게 하십시오.”그때 세존께서는 부사의광보살인 어린아이에게 말씀하셨다.
“제석의 옷을 받아라.”
세존께서는 오른손으로 이 옷을 집어서 어린아이에게 주셨다.
어린아이는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대고 그의 오른손으로 이 옷을 받고는 받자마자 곧 입었다.그때 세존께서는 부사의광보살인 어린아이를 거느리고 사위대성에서 차례로 걸식하셨다. 이때 대중인 남녀ㆍ노소ㆍ장자ㆍ거사ㆍ찰리ㆍ바라문ㆍ왕과 신하 등이 부사의광보살인 어린아이를 보고 희유한 마음을 내었고, 또한 부처님을 보고 예경하고 공양하기 위하여 모두들 모여들었다.그때 세존께서는 차례로 걸식을 하시고 부사의광보살인 어린아이를 낳아 준 어머니의 집에 이르셨다. 그때 부사의광보살이 곧 그 집에 들어가서 먼저 어머니의 처소에 이르러 낳아 준 어머니에게 게송으로 말했다.
어머니는 허물이 있을 수 없습니다.
마땅히 스스로 기뻐하십시오.
이러한 나의 본래의 악업으로
금생(今生)에 어머니의 배에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나의 복전(福田)이시니
가엾게 여겨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어머니는 수치심 내지 마시고
빨리 여래의 처소로 가십시오.
어머니는 이제 큰 이익을 얻으리니
뱃속에 나를 회임하였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공덕을
길잡이[導師]께 가서 물으십시오.
그때 부사의광보살이 석제환인에게 말했다.
”교시가여, 나에게 향ㆍ꽃ㆍ의복 등 필요한 것을 주십시오. 어머니에게 드리고 싶습니다. 어머니는 이것을 부처님께 공양하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심을 일으킬 것입니다.”
그때 석제환인이 하늘의 만다라꽃과 하늘의 향과 하늘의 여러 가지 의복을 저 보살에게 주었다.그때 부사의광보살이 다시 그의 어머니에게 게송으로 말했다.
이 적의화(適意華)를 받으시고
하늘의 묘한 만다라화를 받으소서.
묘한 향과 의복을 받으시고
석가선인[釋仙]5)께 공양하소서.
음식과 보배로도
부모의 은혜에 보답할 수 없기에
정법으로 인도하여
문득 양친에게 공양하는 것입니다.
양족존[二足尊]께 공양하고 나니
청정하고 으뜸가는 도심(道心) 발합니다.
나는 긴 밤 동안 항상 권유하고
항상 수시로 부지런하답니다.
그 어머니 기쁜 마음을 내어
마침내 부끄러워하지 않고
인선(仁仙)의 처소에 찾아가서
예배하고 앞에 머물러
꽃을 여래께 뿌리고
꽃과 의복을 바치면
부처님의 처소에서 선근을 심었으니
곧 보리심을 발할 것입니다.
굳게 보리심에 머물러
석사자께 질문하십시오.
‘청정한 중생을 회임하였으니
원컨대 이 복의 과보를 설해 주소서’라고.
당신은 이 선업으로
여러 가지의 어려운 길[趣]6)에 태어나지 않으리니
수억의 부처님께 공양하였기에
마땅히 부처가 될 것입니다.
그때 세존께서는 사위대성에서 차례로 걸식을 하고 나서 부사의보살과 여러 대중들과 함께 왕사대성을 나와 기타숲의 급고궁정사로 향하셨다. 세존께서는 식사를 마치고 깨끗하게 스스로 씻으시고는 일어나 자리로 나아가 정법을 연설하셨다.
그때 교살라국의 바사닉왕은 부사의광보살인 어린아이가 매우 불가사의한 신통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듣고 나서 네 종류 병사의 무리를 장엄하고 기타숲의 급고궁정사로 향하여 세존의 처소를 찾았다. 도착하고 나서 머리를 조아려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물러나 한쪽에 앉았다.
바사닉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대덕 세존이시여, 부사의광보살인 어린아이는 어느 곳에 있습니까? 불가사의한 신통력을 지니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때 부처님께서는 곧 바사닉왕에게 부사의광보살인 어린아이를 보여 주셨다. 그때 왕이 이 부사의광보살인 어린아이를 보니 형색이 단정하고 엄숙하며 천신보다도 더 특이하였고 두려운 바가 없었으며, 계(戒)ㆍ정(定)ㆍ혜(慧)를 갖추어 스스로 장엄했다.
이렇게 보고 나서 문득 이런 생각을 했다.
‘어떤 선근을 심고 어떤 복을 닦아 모았기에 이런 미묘한 몸이 있는가?’그때 부사의광보살인 어린아이가 부처님의 위신력을 받아 교살라국왕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를 알고 이 대왕에게 게송으로 말하였다.
항상 자애로운 마음을 닦아 중생을 청정하게 하니
거칠고 더럽고 싫어함 없이 정념(正念)을 닦네.
몸과 입과 마음을 섭수하여 범행을 청정하게 하니
그는 이와 같이 맑고 미묘한 몸을 지니고 있네.
악한 사람을 멀리하고 스스로 짓지 않으니
한량없는 선(善)을 기르고 닦아 모으네.
모든 악과 다툼을 버리니
그는 이와 같이 맑고 미묘한 몸을 지니고 있네.
부처님과 법과 성스러운 승가를 공경하여
항상 갖가지 미묘한 공양을 받들어 베푸네.
남을 헐뜯거나 욕하지 않고 핍박하지도 않으니
그는 이와 같이 맑고 미묘한 몸을 지니고 있네.
조롱하고 꾸짖고 헐뜯음을
다른 사람 있는 곳에서는 말하지 않고
아름다움을 찬탄하고 착함을 칭찬하며 악함을 말하지 않으니
그는 이와 같이 맑고 미묘한 몸을 지니고 있네.
간탐과 질투와 교만함에 대해서도
자신의 행동을 잘 관찰하고 남을 헐뜯지 않으니
그는 이와 같이 맑고 미묘한 몸을 지니고 있네.
그때 바사닉왕은 세존께 아뢰었다.
“이 부사의광보살인 어린아이는 이와 같이 훌륭하고 미묘한 큰 법을 성취하였는데, 무슨 업장으로 이 음녀(婬女)의 뱃속에서 태어나 빈 터에 버려졌습니까?”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과거 91겁을 지나 그때 어떤 부처님이 계셨는데, 비바시(毘婆尸)라 이름하였다. 세상에 출현하셔서 여래ㆍ응공ㆍ정변각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라 했다.
대왕이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때 비바시여래의 법 가운데는 두 보살이 있었다. 한 분은 현천(賢天)이요, 다른 한 분은 요재(饒財)였다. 현천보살은 위없는 도 가운데서 퇴보하지 않는 경지[不退轉]에 도달하여 다라니와 걸림없이 말하는 재주를 얻었으며, 무생법인[無生忍]을 얻었다. 복덕과 위세가 있었고 욕심과 일이 적었으며, 항상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하여 신통력을 얻기에 이르렀다. 그때 요재보살은 두타를 학습하면서 현천보살을 위해 급사(給使)가 되었다. 그 사람은 항상 마을과 성안에 들어가서 많은 사무를 보았다.
그런 그를 현천보살은 꾸짖고 훈계하였다.‘무슨 까닭에 이런 많은 사무를 만들고 끊어버리지 않는가?’
때마다 가르치고 꾸짖자 그는 문득 화를 내며 기뻐하지 않았고 성냄 때문에 몸과 마음이 허물어졌다. 몸과 마음이 허물어지자 성내고 욕설을 하면서 현천보살을 경멸했다.
‘음녀의 아이는 간통으로 태어나게 되어 다른 사람을 따르게 되었으니 아버지와 어머니가 누구인지를 모른다. 이에 너는 마땅히 계를 지키고 정과 혜를 들어야 한다.’
그는 성내고 욕하고 나서도 다시 허물을 뉘우치지 않았다. 또한 결박에 묶인 것을 버리지 못하고 항상 성내는 마음을 지닌 채 현천보살에게 화를 냈다. 그러자 그때 현천보살은 그를 바로 버렸고 그는 이미 버림을 받자 더욱 성내고 욕설을 하며 싫어하였다. 이 착하지 않은 행업의 인연으로 몸이 파괴되고 목숨을 마치자 음녀의 태반에 다시 태어났다. 그 현천보살의 보호 때문에 지옥에 태어나지는 않았으나 음녀가 낳고는 항상 내버려서 여우ㆍ이리ㆍ들개의 먹이가 되었다.대왕이여, 이런 까닭에 91겁 동안 항상 이렇게 죽었다가 태어나면서 항상 버림을 당해 많은 대중들의 욕설을 받게 되었다. 이 음녀의 자식은 빈 터에 버려져 여우ㆍ이리ㆍ들개의 먹이가 되었다. 대왕이여, 의심하지 말라. 왜냐 하면 그때 성내고 욕하던 요재보살이 바로 지금의 이 부사의광보살이다. 악한 업행이 다하고 선업의 힘으로 묶인 마음을 정화하여 부처님의 마음을 기쁘게 하였으니, 이 사람의 나쁜 길은 모두 영원히 끝났다.
대왕이여, 부사의광보살은 이미 일찍이 64억의 부처님을 만나 공경하고 공양하였으며 존중하고 찬탄하였다. 그리고 여러 부처님의 처소에서 항상 범행을 닦고 부지런히 정진하여 법을 구하였기에 이 본래의 착한 힘으로 이와 같은 일과 신통력을 얻은 것이다.
대왕이여, 이와 같이 검고 흰 업은 끝내 없어지지 않는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사람은 몸과 입 그리고 마음의 업을 잘 지켜서 차라리 목숨을 버릴지언정 악업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그때 바사닉왕이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 현천보살은 이미 일체의 지혜[一切智]를 얻었는데, 무슨 까닭에 보살행을 닦습니까?”
부처님께서 대왕에게 말씀하셨다.
“저 현천보살은 현재 저 아촉부처님의 국토에서 보살행을 닦고 있는데, 이름을 덕장(德藏)이라 한다.”그때 바사닉왕이 세존께 아뢰었다.
“만일 선남자ㆍ선여인이 항상 선지식을 존경하고 선지식을 가까이하는 것이 당연하다면 그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세존이시여, 선지식을 가까이하고 공경하고 둘러싸서 훌륭한 법을 들으면, 훌륭한 법을 들은 까닭에 착한 마음을 얻습니다. 이미 착한 마음을 지니게 되면 선행을 닦고 선업을 지으며 좋은 곳으로 나아가 선지식을 얻습니다. 그러면 선우(善友)를 얻은 까닭에 갖가지 악을 짓지 않고 갖가지 선을 닦게 됩니다. 그리고 갖가지 선을 익혔기 때문에 자신을 괴롭히지도 않고 남도 괴롭히지 않습니다. 만일 어떤 보살이 자신을 지키고 남도 지켜 준다면 보리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만일 이미 도에 머물러 있고 커다란 세력을 지니고 있다면 이익되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도다. 대왕이여, 유쾌하게 이런 말을 하는구나. 대왕이여, 보살은 선지식을 가까이하여 일체의 공덕과 훌륭한 법을 원만하게 구족한다.”그때 부사의광보살이 세존께 아뢰었다.
“보살이 몇 가지 법을 성취하여야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阿耨多羅三藐三菩提)를 얻고 청정한 법인을 획득할 수 있습니까?”부처님께서 어린아이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야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와 청정한 법인을 얻을 수 있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인연의 법인을 깨닫는 것과 단상(斷常:단멸과 항상)을 여의는 것, 아(我)ㆍ인(人)ㆍ중생(衆生)ㆍ수명(壽命)이 없음을 깨닫는 것, 공적(空寂)을 깨닫고 공을 수행하는 것이니 이것을 네 가지로 삼는다.또한 네 가지 법이 있다. 무엇이 네 가지인가? 과거는 적멸이고 미래는 알 수 없으며, 현재는 머무르지 않고 3세는 평등한 것을 네 가지로 삼는다.또한 네 가지 법이 있다. 이른바 스스로 청정하고 모든 중생을 청정하게 하며, 법을 청정하게 하고 선정을 청정하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네 가지로 삼는다.또한 네 가지 법이 있다. 적신(寂身)ㆍ적심(寂心)ㆍ적도(寂道)ㆍ적법(寂法)이니, 이것을 네 가지로 삼는다.또한 네 가지 법이 있다. 이른바 부처를 법으로써 보고 색(色)으로 보지 않는 것, 법을 여읨[離]으로써 보고 아(我)로써 보지 않는 것, 승가를 무위(無爲)로써 보고 무리[衆]로써 보지 않는 것, 지혜의 눈을 청정하게 하는 것이니 이것을 네 가지로 삼는다.또한 네 가지 법이 있다. 이른바 모든 바라밀을 만족시키는 것, 4섭법(攝法)을 버리지 않는 것, 방편을 잘 아는 것, 중생이 없지만 대비를 행하라고 설하는 것이니 이것을 네 가지로 삼는다.어린아이야, 이것이 보살이 네 가지 법을 성취하여 빨리 아뇩다라삼먁삼보리와 깊은 법인을 얻는 것이다.”이 법을 설했을 때 부사의광보살이 무생법인을 얻고 기뻐서 뛰며 일곱 그루의 다라나무 높이의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그러자 때맞춰 이 삼천대천세계가 여섯 가지로 진동하고 대광명이 두루 비추고 하늘에서 온갖 꽃을 뿌렸으며 백천 가지의 기악(伎樂)이 연주하지 않았는데도 저절로 울렸다.그때 세존께서는 부사의광보살의 마음을 읽고는 곧 미소를 지으셨다. 부처님의 상법(常法)에는 미소를 지으실 때면 여러 수백천 가지 색깔의 빛이 얼굴로부터 나오는데 푸르고 누렇고 빨갛고 희고 붉은 색깔과 파리(頗梨)의 색깔이다. 이 빛은 헤아릴 수도 없고 끝도 없는 세계를 두루 가득하게 비추어 마군의 궁전을 가리고 해와 달의 빛을 능가하였다. 그리고 지옥과 아귀의 고통을 제거하고 위로 범천의 세계에 이르렀다가 다시 부처님 주위를 세 번 돌고는 정수리로 들어갔다.그때 대덕 아난이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쪽 무릎을 땅에 댄 채 부처님을 향해 합장하고는 게송으로 여쭈었다.
색깔과 모습이 매우 미묘하시니
갖가지 아름다움으로 몸을 장엄하시네.
원광(圓光)으로 잘 대답하고 물으시거늘
무슨 인연으로 웃으시나이까?
계행에 으뜸이시니 두려울 게 없고
뛰어난 선정과 지혜로 장엄하시어
굳은 해탈의 과보를 보이시거늘
무슨 인연으로 웃으시나이까?
참는 힘과 열 가지 힘이 있으셔서
인욕과 용맹과 정진으로 물러남이 없고
즐거이 4성제를 보이시거늘
무슨 인연으로 웃으시나이까?
금강 같은 몸 견고하시니
나라연(那羅延)7)의 힘이 다하네.
범천의 음성이 즐거우니
원컨대 웃음의 의미를 말씀하소서.
범신(梵身)과 천(天)이 위에 있으나
여래의 정수리를 보지 못하네.
차례로 합장하고 공경하니
무슨 인연으로 웃으시나이까?
수왕(樹王) 아래에서 마군을 항복받고
티 없이 청정한 도를 얻었으니
모든 중생들의 행을 아시거늘
무슨 인연으로 미소를 드러내시나이까?
위없는 법 바퀴를 굴려
항상 움직임 없는 경지를 설하셔서
사람과 하늘과 용 등을 조복하셨거늘
대덕께선 무슨 까닭에 웃으시나이까?
광명을 비추어 어둠을 제거하여
티 없이 청정한 눈을 두루 미치셔서
공덕이 허공과 같사온데
무슨 인연으로 웃으시나이까?
그때 세존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지금 이 부사의광보살이 땅에서 일곱 그루의 다라나무 높이의 허공에 머물러 있는 것을 보았느냐?”아난이 아뢰었다.
“이미 보았습니다. 세존이시여.”“아난아, 이 부사의광보살은 백천 아승기겁을 지나면 마땅히 부처가 되리라. 또한 부사의광이 세상에 출현하면 여래ㆍ응공ㆍ정변각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라 불릴 것이고 나라의 이름은 정결(淨潔)이며, 겁명(劫名)은 무구(無咎)일 것이다.
아난아, 이 정결 불국토는 매우 청정하여 타화자재천의 여러 궁전과 같다. 그 부처님의 수명은 20중겁이고, 대성문(大聲聞)의 무리는 그 숫자가 8만 명이며, 보살승은 3만 2천 명이다.
아난아, 무슨 인연 때문에 겁명이 무구인가? 아난아, 그때까지 수백천 겁 동안 세상에 출현한 부처님은 한 분도 없었으나 이 부사의광부처님께서 저 겁 속에서 최초로 부처님이 되신 것이다. 그때 정거천(淨居天)의 여러 하늘이 기뻐하면서 이 무구의 겁을 찬탄하였다. 이 겁이 무구인 것은 여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기 때문이다. 이러한 까닭에 이 겁을 무구라 이름할 것이다.”이 부사의광보살에 대해 설명했을 때 3만 2천 명의 중생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일으켰고, 6만 명의 보살들이 무생법인을 얻었다. 5백 명의 비구들이 여러 가지 결박과 번뇌8)를 끊고 마음으로 자재함을 얻어 아라한이 되었다.그때 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이 경전을 받아 지니고 읽고 암송하고 설명하되 대중들 가운데서 널리 연설하여라. 나의 정법이 오랫동안 세상에 머물도록 할 것이며, 미래의 보살들에게도 많은 이익이 있도록 하여라.”대덕 아난이 세존께 아뢰었다.
“저는 이미 받아 지녔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경의 이름은 무엇이며, 어떻게 받아 지녀야 합니까?”부처님께서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아난아, 이 경은 업장을 제거하여 정화하는 것이라 부르고, 또한 신통력을 지닌 부사의광보살이 설하는 경이라 부르니 이와 같이 받아 지녀라.
아난아, 만일 선남자ㆍ선여인이 그들의 수명이 다하도록 모든 여래를 받들어 공양하고 공경하며 존중하고 찬탄한다면 갖가지 색깔의 꽃으로 바닥을 깔되 수미산과 같을 것이다. 소향(燒香)ㆍ말향(末香)ㆍ도향(塗香)ㆍ당번(幢幡)ㆍ보개(寶蓋) 등이 또한 모두 이와 같으며 그것들로써 공양할 것이다.
다시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이 부사의광보살이 설한 경의 법을 받아 지니고 읽고 암송하면 이로움을 얻을 것이며 대중 가운데서 널리 남을 위해 설하고 설한 대로 수행한다면 이 복은 앞의 경우보다 많을 것이다. 아난아, 만일 법으로 여래를 공양하고자 하거나 커다란 지혜의 광명을 만들고자 한다면 마땅히 이 경을 받아 지니고 읽고 암송해야 한다.”부처님께서 이 경을 설하여 마치시자, 부사의광보살과 대덕 아난과 모든 대중인 사람과 천ㆍ용ㆍ귀신ㆍ건달바ㆍ아수라 등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모두 크게 기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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