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별역잡아함경(別譯雜阿含經) 16권
별역잡아함경 제16권
역자 미상
330
그때 세존께서 비사리(毘舍離) 미후(獼猴)의 못 언덕 큰 강당에 계셨다.
당시 40명의 파리사가(波利蛇迦) 비구가 있었는데, 모두 아련야행(阿練若行)을 닦으면서 누더기 옷을 입고 걸식을 하였으나, 누구나 배우는 처지라서 애욕에 대한 법을 떠나지 못했다. 그들이 모두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있었다.
그때 세존께서는 이러한 생각을 하셨다.
‘이 비구들은 모두 아련야 행을 닦으면서 누더기를 입고 걸식을 하고 있으나 누구나 배우는 처지라서 애욕의 결박을 끊지 못했으니, 나는 마땅히 이들을 위하여 알맞게 설법함으로써 여러 비구들로 하여금 그 자리에서 마음의 이해와 깨달음을 얻어서 온갖 번뇌를 끊어 없애도록 해야겠다.’
부처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비구들이여! 알아야 하나니, 생과 사는 아주 장구해서 변제(邊際)가 없기 때문에 그 근원(根源)을 아는 자가 없다.
온갖 중생들이 모두 무명(無明)에 덮여서 애욕의 결박으로 그 목을 동여 매고서 생사의 장구한 길을 끝없이 유전하면서 과거 억겁의 고통을 능히 알지 못하나니, 마치 항하(恒河)가 사해(四海)에 흘러드는 것과 같도다. 나는 지금 그대들에게 묻겠노니, 그대들이 생사에 처해서 흘린 피가 많은가, 항하물이 많은가?”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을 이해한 바로는, 저희들이 생사에 처해 몸에서 흘린 피가 저 항하 물과 사해의 물보다 많다고 봅니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렇고 그렇도다! 그대들이 과거 세상에 코끼리의 몸을 받아서 남에게 코를 끊기고 귀를 끊기며, 혹은 발을 끊기거나 쇠갈고리로 머리를 찍히며, 또는 목을 베이기도 했는데, 그때 흘린 피가 한량없고 가없으며, 또 소와 말과 노새ㆍ나귀ㆍ낙타ㆍ돼지ㆍ닭ㆍ개와
갖가지 날짐승과 길짐승의 몸을 받았었다. 가령 닭의 몸을 받았을 때 그 깃과 날개와 목과 발이 끊기면서 몸으로 흘린 피와 또는 모든 날짐승과 길짐승이었을 때 각각 잘리거나 상해를 받으면서 흘린 피도 이루 다 계산할 수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또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색(色)은 항상한 것인가, 항상하지 않은 것인가?”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색은 무상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색이 무상하다면 괴로움인가, 괴로움이 아닌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무상하기 때문에 괴로움입니다.”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만일 무상하고 괴로움이라면 이는 무너지고 없어지는 법이니, 이 법 속에서 성스러운 제자들이 나[我]와 내 것[我所]이 있다고 생각하겠는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다시 말씀하셨다.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은 항상한 것인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것은 모두 다 무상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만약 무상하다면 괴로움인가, 괴로움이 아닌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무상하기 때문에 괴로움입니다.”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만약 무상하고 괴로움이라면 이는 무너지고 없어지는 법이니, 성스러운 제자들이 이 속에서 나와 내 것이 있다고 생각하겠는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색은 바로 무상한 것이니, 무상하기 때문에 곧 내가 없는 것이다. 만약 내가 없다면 곧 내 것도 없을 것이니, 이처럼 진실을 알고 바른 지혜로 관찰하면 수ㆍ상ㆍ행ㆍ식도 또한 마찬가지니라.
그러므로 비구에게는 가령 색이 잠시 동안 있더라도 과거와 미래와 현재, 안과 바깥, 가까운 데와 먼 데에서도 모두 나와 내 것이 없나니, 이런 것만이 실지에 알맞게 바른 소견으로 본 것이다.
그리고 수ㆍ상ㆍ행ㆍ식에 대해서도 많은 것과 적은 것, 안과 바깥, 가까운 데와 먼 데, 과거와 미래와 현재에서 도무지 나도 없고, 또한 내 것도 없음을
실답게 알아야 한다.
성스러운 제자는 이러한 사실을 보고서 이름[名]에 즉(卽)해 많이 배우고, 색(色)에 대해서는 싫어하고 미워하며, 수ㆍ상ㆍ행ㆍ식에 대해서도 또한 싫어하고 미워하니, 싫어하기 때문에 애욕을 떠나게 되고, 애욕을 떠나게 되므로 즉시 해탈하며, 해탈을 얻으므로 곧 해탈지견(解脫知見)을 얻나니, 만약 해탈지견을 얻으면 곧 ‘나의 생(生)은 이미 다했고 범행은 이미 섰으며, 할 일을 이미 끝내고 다시는 후생의 몸을 받지 않는다.’고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법을 말씀하시자, 40명의 파리사가 비구들이 후생의 몸을 받지 않고 마음의 해탈을 얻었다.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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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알아야 하나니, 생사가 장구하고 끝이 없어서 그 근원을 아는 이가 없느니라.
온갖 중생들이 모두 무명(無明)에 덮이고 애욕에 결박되어서 생사에 끝없이 유전하기 때문에 과거 억겁의 고통을 능히 아는 이가 없나니, 마치 항하(恒河)의 물이 사해로 흘러 들어가는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장구하니, 옛날 과거에 몸을 받아 오면서 근심하고 슬퍼하고 울면서 흘린 눈물이 많은가, 항하의 물이 많은가?”
여러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저희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을 이해한 바로는 생사가 장구해서 눈에서 흘린 눈물이 저 항하 물보다 많고, 또한 사해 물보다 많다고 봅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그 눈물을 모은다면 실로 사해의 물보다 많나니, 진실로 그대들의 말과 같다.
과거와 미래 세상에서 부모를 등지고 큰아버지와 작은아버지와 형제와 자매와 자녀와 종친과 권속이 모두 죽어 없어지거나, 또는 돈과 재물과 코끼리와 말과 소와 염소를 잃어버리거나, 혹은 채찍과 곤장에 얻어맞거나, 혹은 상해를 입고 몸의 침해를 받거나,
나아가 갇히거나 구속을 당하는 등 이와 같은 온갖 고통으로 슬퍼하고 괴로워하면서 흘린 눈물은 이루 계산할 수 없다.
마치 사나운 흐름이 온갖 풀과 나무를 떠내려가게 하고 물거품 덩이가 길을 막는 것과 같으니, 애욕의 물거품도 성현의 길을 가로막으며, 피의 방울로 몸을 받아서 자주 지옥과 아귀(餓鬼)와 축생(畜生)과 그 밖의 나쁜 갈래에 태어난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물으셨다.
“색(色)은 항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인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색은 바로 무상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색이 무상하다면 괴로운 것인가, 괴롭지 않은 것인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무상하기 때문에 괴로운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무상하고 괴로운 것이라면 이는 무너지고 없어지는 법이니, 이 법 속에서 성스러운 제자는 나와 내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수(受)ㆍ상(想)ㆍ행(行)ㆍ식(識)은 항상한 것인가, 무상한 것인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그것은 모두 무상한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만약 그것이 무상하다면 괴로운 것인가, 괴롭지 않은 것인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무상하기 때문에 괴로운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또 물으셨다.
“만약 무상하다면 이는 무너지고 없어지는 법이니, 성스러운 제자는 이 속에서 나와 내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비구들이 대답하였다.
“아니옵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훌륭하고 훌륭하도다! 색은 바로 무상하고 무상하기 때문에 괴로움이며, 괴로움은 곧 나[我]가 없는 것이니, 만약 내가 없다면 내 것도 없다.
이처럼 실답게 알아서 바른 지혜로 관찰하면 수ㆍ상ㆍ행ㆍ식도 역시 마찬가지니라.
그러므로 비구에게는 색이 있거나 나아가 조금이나마 인정한다 해도 과거와 미래와 현재, 안과 바깥, 가까운 데와 먼 데에서도 모두 나와 내 것이 없는 것이니, 이처럼 사실에 알맞게 바른 소견으로 보아야 하느니라.
만일 수ㆍ상ㆍ행ㆍ식에 대해서도 많은 것과 작은 것, 안과 바깥, 먼 데와 가까운 데,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서도 도무지 내가 없고
내 것도 없다고 실답게 알아야한다.
성스러운 제자는 이러한 사실을 보고 나서 이름[名]에 즉해서 많이 배우고, 색(色)에 대해서 해탈하며, 수ㆍ상ㆍ행ㆍ식에 대해서도 또한 해탈하며, 근심과 슬픔과 괴로움에서도 모두 해탈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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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장구하고 끝도 없어서 그 근원을 능히 아는 이가 없다. 온갖 중생들이 모두 무명에 덮이고 애욕의 결박에 묶여 생사에 끝없이 유전하고 있으면서 과거 억겁의 고통을 능히 알지 못하고 있다.”
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항하의 물이 사해에 흘러들어가는 것과 같다. 옛날 과거부터 생사를 장구하게 유전하면서 어머니 젖을 먹었는데, 그것을 항하의 물과 비교하면 어느 것이 더 많겠는가?”
비구들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저희들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뜻을 이해한 바로는 과거 오랫동안 어머니 젖을 먹은 것이 저 항하의 물과 사해의 물보다 많습니다.”
“몸을 받은 이래로 한량없고 가이없이 코끼리와 말과 낙타와 나귀와 소와 염소와 사슴 따위의 갖가지 축생 몸을 받으면서 그 어미에게 젖을 먹은 것도 이루 다 계산할 수 없느니라.
비유컨대 사나운 흐름이 온갖 풀과 나무를 떠내려가게 하고, 물거품 덩이가 길을 막는 것과 같으니, 애욕이 모인 물거품도 역시 그와 같아서 능히 성인의 길을 가로막는다.”
그리고 그 밖의 말씀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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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장구하고 끝도 없어서 그 근원을 능히 아는 이가 없으며, 온갖 중생들이 모두 무명에 덮이고 애욕에 묶여 생사에 끝없이 유전하고 있으면서 과거 억겁이나 되는 고통을 능히 아는 이가 없다.
가령 어떤 사람이 온 천하의 풀과 나무를 베어서 모두 셈대를 만들고, 이 모든 셈대가 다하도록 과거 한량없는 세상으로부터 오면서 태어났던 어머니의 수를 계산하려고 하여도 그 변제를 다할 수 없을 것이다.
또 온 천하의 풀과 나무를 베어 모두 셈대를 만들어서 과거에 태어났던 아버지를 계산하려고 하여도 끝내 그 변제를 알지 못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장구해서 그 끝을 얻을 수 없으며,”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대 여러 비구들은 마땅히 이렇게 배워서 생사를 끊고 온갖 존재를 끊어서 다시는 후생의 몸을 받지 말지어다.”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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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장구하고 끝도 없어서 그 근원을 능히 아는 이가 없다. 일체 중생들이 모두 무명에 덮이고 애욕에 묶여 생사에 끝없이 유전하고 있으면서 과거 억 겁 동안 항상 뭇 고통을 받았으나, 이것을 능히 알 수 있는 이가 없었다.”
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가령 어떤 사람이 크나큰 땅의 흙으로 콩알만한 환(丸)을 만들고 이 콩알만한 환(丸)으로 과거에 태어남을 받은 어머니를 세어 보려고 하면서 이 땅의 흙을 다하여도 능히 그 변제를 얻을 수 없다.”
그리고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러므로 그대들은 마땅히 이것을 배워서 후생의 몸을 끊어야 하며, 방편을 부지런히 구하여 후생의 몸을 끊어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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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장구하고
끝이 없어서 능히 그 근원을 아는 이가 없으며, 온갖 중생들이 모두 무명에 덮이고 애욕에 묶여 생사에 끝없이 유전하고 있으면서 과거 억 겁이나 되는 고통을 능히 아는 이가 없다.”
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세상에서 쾌락을 좋아하는 무리들이 최상의 즐거움을 누리는 것을 관찰해서 반드시 이러한 생각을 해야 한다.
‘나는 과거로부터 죽 그와 같은 즐거움을 받았지만, 자주 그러한 즐거움을 누리려다 실패를 해서 이와 같은 생사가 장구했다.’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대들은 지금 마땅히 이를 배워서 방편을 부지런히 닦고 후생의 몸을 끊을지어다.”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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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장구하고,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만약 중생들이 심한 고통을 받으면서 근심하고 괴로워하는 걸 보면, 마땅히 이러한 생각을 하라.
‘나는 옛적부터 한량없는 겁 속에서 이러한 한량없는 괴로움을 받느라고 생사가 장구하였다.’
그리고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대들 비구는 마땅히 이를 배워야 하고, 부지런히 방편을 닦아서 후생의 몸을 끊고 존재를 일으키는 인연을 짓지 말라.”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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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장구하고,”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대들 비구는 만약 어떤 사람이 놀래어 몸의 털이 곤두서는 것을 보면 마땅히 전생의 몸이 원망하고 해치는 짓을 한 적이 있다고 알아야 한다. 이 때문에 생사가 장구한 것이다.”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대들 비구는
마땅히 이를 배우고 방편을 부지런히 닦아서 후생의 몸을 끊어야 한다.”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338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장구하고,”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만약 어떤 중생이 자연히 사랑하고 좋아해서 애욕의 마음을 일으키며, 몹시 친하고 애착하는 마음을 보면, 그대들은 알아야 하나니, 그는 전생의 몸으로 있을 때 반드시 부모ㆍ형제ㆍ처자가 되었으며, 혹은 화상(和尙)ㆍ아사리(阿闍梨)와 스승과 높은 이가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생사가 장구하다는 걸 알아야 한다.”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대들 비구는 반드시 이를 배우고 방편을 부지런히 닦아서 후생의 몸을 끊어야 하고, 존재가 생기는 인연을 짓지 말아야 한다.”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339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떤 바라문이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께 문안하고 한쪽에 앉아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미래에 마땅히 몇 분의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시게 됩니까?”
부처님께서 그에게 말씀하셨다.
“미래에 마땅히 항하(恒河) 모래 수의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실 것이다.”
바라문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나는 마땅히 미래 부처님의 처소에서 범행을 닦아야겠다.’
그는 되돌아가다가 이내 다시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나는 과거 세상에 몇 분의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는지 묻지 않았구나.’
그는 그러한 생각을 하고서 도로 부처님 처소에 와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과거의 세상에 몇 분의 부처님께서 출현하셨습니까?”
부처님께서 그에게 대답하셨다.
“과거에도 한량없는 항하 모래 수의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다.”
그러자 바라문은 또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과거와 미래의 여러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으나 내가 만나 보지 못했고 지금에야 부처님을 만나게 되었으니
어찌 헛되이 지낼 수가 있겠는가? 나는 마땅히 부처님 법에서 출가하여 도를 배워야겠다.’
그리고는 즉시 일어나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디 자비와 연민을 베풀어서 저에게 출가를 허락하여 부처님 법에서 범행을 닦게 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허락하시자, 그는 곧 출가했으며, 이미 출가한 뒤에는 조용한 곳에 혼자 있으면서 부지런히 닦고 익혀서 생사를 끊어 버리고 아라한을 성취하였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340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비부라산(毘富羅山) 기슭에 계셨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사람이 1겁 동안 유전하면서 태어났던 그 백골을 거두어 서 헐거나 무너뜨리지 않고 쌓아서 무더기를 만든다면 비부라산(毘富羅山)과 같을 것이다.
성현의 제자는 때에 따라 들어서 괴로움의 거룩한 진리를 실답게 알며, 괴로움의 쌓임을 실답게 알며, 괴로움의 사라짐을 알며, 괴로움이 사라지는 도를 안다.
그리고 이 같은 지견(知見)으로 3결(結)을 끊나니, 이른바 몸이라는 소견[身見]과 계율에 집착함[戒取]과 의혹함[疑]이다. 이를 수다원(須陀洹)이라고 말하니, 나쁜 갈래에 떨어지지 아니하고, 보리를 결정해서 열반에 나아가는데, 일곱 번 태어나고 일곱 번 죽는 것을 겪고서 괴로움의 끝을 다한다.”
부처님께서 그 말씀을 하시고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이 1겁 동안
유전하면서 생사를 받을 때
그 뼈를 모아서 무더기를 만들어
그것을 한 곳에 모아 두되
헐거나 무너지지 않게 하면
마치 비부라산과 같으리라.
만약 네 가지 진리를 관찰하여
살펴야 할 대상을 잘 관찰하고서
괴로움과 괴로움이 생긴 원인과
괴로움의 사라짐과 8정도(正道)를 설한다면
편안히 열반에 나아가
생사의 수레바퀴에 유전하여
운(運)에 맡겨 일곱 번 태어나고 나서는
괴로움의 끝을 다하게 되리라.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고 예배한 뒤에 떠나갔다.
피와 눈물과 어머니의 젖
콩알만한 흙의 덩어리
두려워함과 애착함
항하의 모래와 뼈 무더기이네.
34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장구하고,”
또한 나머지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때 대중 중에 어떤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돈하고, 합장하면서 부처님을 향하여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겁(劫)이 얼마나 되옵니까?”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너를 위해 부연하여 말하겠으나, 네가 이해하지 못할까 염려되노라.”
그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비유를 들어 말씀하여 주시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유로는 말할 수 있다. 쇠로 성을 만들되 가로와 세로가 똑같이 1유순(由旬)의 높이가 되게 해서 겨자씨를 그 속에 가득 넣어 넘치게 하는데, 만일 어떤 사람이 백 년 만에 겨자씨 하나를 가져다가 그 안에 넣는다면 성 안의 겨자씨는 다 셀 수 있어도 겁의 변제는 다 알 수 없다.”
부처님께서 또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겁의 장구한 것이 그 비유와 같나니, 이처럼 백천억만의 오랜 겁에 백억만이나 되는 고통이 한량없고 가이없으며, 추악한 고통으로 마음이 기쁘지 못하다.
마치 물거품이나 핏방울처럼 몸을 받아서 자주 지옥과 아귀와 축생의 나쁜 길에 태어나고 사람 중에서도 나쁜 데에 태어났나니, 그러므로 반드시 후생의 몸을 끊어야 하고, 마땅히 방편을 부지런히 닦아서 온갖 존재를 멀리 여의어야 한다.
그대 비구들은 마땅히 이를 배워야 하느니라.”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342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장구하고,”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 대중 안에 있던 어떤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른 어깨를 드러내고 무릎을 꿇고 합장하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겁이 얼마나 되옵니까?”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너에게 말해 줄 수 있으나, 네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비유를 들어서 말씀하실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유를 들어 말할 수 있다.”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견고한 돌이 아무 구멍도 없이 한 덩어리로 되어서 가로와 세로와 높이가 꼭 1유순인데, 어떤 사람이 부드러운 비단옷으로 처음 살짝 스치거나 부드러운 담요로써 스치기도 하되, 백 년 만에 한 번 스치면서 그 돌이 다 닳도록 하여도 겁은 오히려 다할 수 없나니, 이 때문에 나는 겁의 장구한 그 변제는 알기가 어렵다고 말하노라. 겁의 장구함에 대한 비유는 이와 같다.
이처럼 장구한 겁의 수는 백, 천, 만, 천억만이니, 중생들은 이 장구한 겁에서 큰 고뇌를 받고 좋지 못한 고통으로 마음이 기쁘지 못하다.
마치 물거품이나 핏방울처럼 몸을 받아서 지옥ㆍ아귀ㆍ축생에 자주 태어나서 나쁜 갈래에 들어가나니, 그러므로 그대들은 후생의 몸을 끊어야 하고, 도를 부지런히 닦아서 온갖 존재의 인연을 여의어야 하며, 반드시 이를 배워야 한다.”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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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그때 대중 안에 있던 어떤 비구가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돈하고 무릎을 꿇은 채 합장하고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옛적부터 얼마나 많은 겁이 지나갔습니까?”
부처님께서 비구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말할 수는 있으나, 네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비구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비유를 들어서 말씀하시겠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비유를 들어 말할 수 있다. 만일 어떤 사람이 나이가 백 살이 되도록 날마다 새벽에 일어나 한낮과 석양인 세 때[三時]에 각각 백천 겁의 일을 기억하는데, 이처럼 날마다 기억하여 백 년이 넘도록 하여도 오히려 과거 겁수의 변제를 얻을 수 없으리니, 겁 수의 장구함이 또한 이와 같다.
중생들이 이 장구한 겁에서 온갖 고통을 받고 좋지 못한 고통으로 마음이 기쁘지 못해서 자주 몸을 받아 지옥ㆍ아귀ㆍ축생에 태어나서
나쁜 갈래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비구들은 마땅히 후생의 몸을 끊어야 하고 방편을 부지런히 닦아서 온갖 존재를 떠나야 하나니, 그대들 비구는 마땅히 이를 배워야 한다.”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게서 말씀하시는 것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34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장구하고,”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나아가 과거 억이나 되는 겁도 알 수가 없으며, 이 크나큰 땅도 그대들이 옛적에 태어나고 죽지 않은 곳이 없다.”
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장구해서 끝을 알기가 어렵나니, 그대 비구들은 마땅히 방편을 부지런히 닦아서 온갖 존재를 끊고 여의어야 한다.”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345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가 장구하고,”
나아가 나머지는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서 누구라도 그대들의 부모ㆍ형제ㆍ자매ㆍ처자ㆍ권속과 화상과 아사리와 어른이 되지 않는 자는 한 사람도 없으며, 또 이 세상에서 한 중생도 그대들을 살해하거나 그대들의 원수가 되지 않는 자도 없으며, 또한 다시 한 중생도 그대들의 몸과 살을 먹지 않은 자가 없으니, 이처럼 끝없이 나고 죽고 했느니라.
그리고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나니, 그러므로 비구들은 마땅히 방편을 부지런히 닦아서 온갖 존재를 끊고 여의어야 하며, 마땅히 이를 배워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346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하늘의 비가
땅에 내리면 곧 거품이 일어나면서 빨리 생겼다가 빨리 없어지듯이, 생사의 법이 빨리 생겼다가 빨리 없어지는 것도 역시 그와 같으며, 끝없는 생사의 장구함도 그와 같나니, 그러므로 비구는 마땅히 방편을 부지런히 닦아서 온갖 존재를 끊고 여의어야 하며, 마땅히 이를 배워야 한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자,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347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의 장구함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의 치밀함이 빗자루로 쓸어내리는 것과 같아서 동쪽ㆍ서쪽ㆍ남쪽ㆍ북쪽과 네 간 방에 빈 공간이 없듯이, 동방에 있는 한량없는 세계에 중생들이 치성하고 안락하다가도 한량없는 세계가 모두 다 파괴되면 한량없는 세계에 가득 찬 중생들과 한량없는 세계도 모두 텅 비게 되면서 그 속에 사는 중생이 하나도 없게 되며, 남쪽ㆍ서쪽ㆍ북쪽과 네 간 방과 위아래도 역시 그와 같을 것이다. 그리고 생사는 비롯함이 없다.”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러므로 비구는 마땅히 방편을 부지런히 닦아서 온갖 존재를 끊고 여의어야 하며 이를 마땅히 배워야 한다.”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348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생사의 장구함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리고 생사는 비롯함이 없다.”
그 밖의 말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막대를 던질 때 밑이 땅에 붙기도 하고, 혹은 머리가 땅에 붙기도 하며, 혹은 깨끗하지 못한 더러운 곳에 떨어지기도 하듯이, 일체 중생도 그처럼 무명(無明)에 덮여서 혹은 천상에 나기도 하고, 혹은 인간에 있기도 하며, 혹은 지옥ㆍ아귀ㆍ축생에 떨어지기도 하며,
혹은 또 아수라(阿修羅)에 떨어지기도 하나니, 이 때문에 생사가 장구한 것이다.”
자세한 설명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러므로 비구는 마땅히 온갖 존재를 끊어야 하며, 마땅히 이와 같이 배워야 한다.”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349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비유컨대 다섯 개의 바퀴살이 있는 수레바퀴를 그 힘이 센 것이 빨리 굴리듯이, 일체 중생도 그처럼 무명(無明)에 덮여서 다섯 갈래에 윤회하나니, 이른바 인간ㆍ천상ㆍ지옥ㆍ아귀ㆍ축생이다. 이처럼 비롯함 없이 나고 죽고 하나니, 그러므로 비구들은 온갖 존재를 마땅히 끊고 착한 법을 행해야 한다.”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350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세존께서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모든 지어감[行]은 무상하니 이는 생사의 법으로서 머무는 때가 없으며,믿을 만한 것이 못 되어서 무너지는 법이니, 그러므로 그대 비구들은 모든 지어감에 대하여 지족(止足)할 줄을 알고 싫어하는 생각을 냄으로써 애욕을 떠나 해탈을 구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비부라산을 옛적에는 바기반사(婆耆半闍)라고 하였나니, 그때 이 성 의 이름은 제미라(帝彌羅)였다. 그때 사람들의 수명은 4만 세였는데, 모든 인민들이 이 산에 오르려고 하면 나흘을 경과한 후에야 산꼭대기에 이를 수 있었다.
당시 세상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그 명호는 가손(迦孫)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었다. 그 부처님께서 제자들을 위하여 요긴한 법을 연설하시는데,
처음과 중간과 마지막이 모두 좋았고, 그 뜻은 아주 심원하고 그 말씀은 교묘하였으며, 순일하여 잡됨이 없어서 맑고 깨끗한 범행(梵行)의 모양을 갖추었다.
비구들이여! 마땅히 알아야 하나니, 그 때의 바기반사산의 모습은 이제는 이미 없어졌으며 그 때의 인민들도 모두 다 죽었다. 그리고 그 부처님 세존께서 열반하신 후에는 사람의 수명이 차츰 줄어들었다. 이러한 뜻에서 모든 지어감은 무상한 생사의 법으로서 머무는 때도 없고 믿을 만한 것도 못 되는 무너지는 법이니, 그러므로 비구들은 모든 지어감에 대하여 지족(止足)할 줄을 알고 싫어하는 생각을 냄으로써 애욕을 떠나고 해탈을 구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적에 이 산의 이름은 붕가(朋迦)였고, 당시의 이 성 이름은 아비가(阿毘迦)였으며, 그때 세상 사람의 수명은 3만 세였는데, 이 중생들이 만약 이산을 올라가려고 하면 사흘을 경과하여야 도달할 수 있었다.
그때 세상에는 부처님 세존께서 계셨으니, 그 명호는 가나함모니(迦那含牟尼)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었다. 당시 그 부처님께서 널리 대중들을 위하여 법의 요체를 연설하셨나니, 연설하신 바는 처음과 중간과 마지막이 모두 좋았고, 그 뜻은 아주 심원하고 그 말씀은 교묘하였으며, 맑고 깨끗함을 갖추어서 범행(梵行)의 모양을 발휘한 것이었다.
비구들이여! 마땅히 알아야 한다. 그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후에는 인민들은 차츰 줄어들고 그 때의 산 모습은 이제 없어졌으며, 그 때의 인민들도 모두 죽었다. 그러므로 비구들이여! 모든 지어감은 무상하여 변천하는 법으로서 믿을 만한 것이 못 되어 마침내 마멸하고 만다. 그대들은 마땅히 모든 지어감에 대하여 지족할 줄을 알고 싫어하는 생각을 냄으로써 애욕을 떠나고 해탈을 구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또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옛적에 이 산의 이름은 선변(善邊)이었고, 그 때의 국토 이름은 적마(赤馬)였으며,
그때 사람의 수명은 2만 세였다.
당시 부처님께서 세상에 출현하셨으니, 그 명호는 가섭(迦葉) 여래ㆍ응공ㆍ정변지ㆍ명행족ㆍ선서ㆍ세간해ㆍ무상사ㆍ조어장부ㆍ천인사ㆍ불세존이었다. 그 부처님께서 널리 대중들을 위하여 온갖 법의 심오함을 분별해서 연설하셨는데, 그 말씀하신 것은 처음과 중간과 마지막이 모두 좋았고, 그 뜻은 심원하고 그 말씀은 교묘하였으며, 순일하여 잡됨이 없어서 청정한 범행의 모습을 갖추었다.
비구들이여! 알아야 하나니, 선변산의 이름도 이제는 이미 없어졌고, 그 때의 사람들도 모두 죽었으며, 그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후로는 사람의 수명도 차츰 줄었나니, 그러므로 모든 지어감은 무상하여 변천하는 법으로서 머무는 때가 없고 믿을 만한 것이 못 되어서 마침내 마멸하고 만다.
따라서 마땅히 모든 지어감에 대하여 지족할 줄을 알고 싫어하는 생각을 냄으로써 애욕을 떠나고 해탈을 구해야 한다.
이 산은 지금 또 비부라산이라는 이름을 가졌고, 이 국토의 이름도 마갈제(摩竭提)라고 하며, 이 안에 있는 중생들의 수명은 백 년을 기준으로 더하기도 하고 줄기도 하였는데, 이 중생들이 만약 산에 오르려고 하면 잠깐 만에 갔다가 돌아온다.
그리고 나 석가문(釋迦文)이 세상에 출현하되, 10호(號)가 구족해서 대중들을 위해 한량없는 경전을 연설하나니, 그 말한 바는 처음과 중간과 마지막이 모두 좋고, 그 뜻도 아주 심원하고, 그 말도 교묘하며 순일하여 잡됨이 없어서 청정한 범행의 모습을 갖추었다.”
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산의 이름과 이 나라의 사람들도 오래지 않아 반드시 모두 없어질 것이며, 나 또한 오래지 않아서 곧 열반에 들 것이니, 이러한 뜻에서 모든 지어감은 무상하여 변천하는 법으로서 머무는 때가 없고, 믿을 만한 것이 못 되어서 마침내 마멸하고 만다. 그러므로 비구는 마땅히 지극한 마음으로 모든 지어감에 대하여
지족할 줄을 알고 싫어하는 생각을 냄으로써 애욕을 떠나고 해탈을 구해야 한다.”
그리고 세존께서는 곧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바기반산과 제미라성이
아비가라성이 되고 붕가산이 되며
선변의 산과 적마 나라가 되고
비부라산과 마가다 나라가 되어서
산도 없어지고 사람도 죽으며
부처님도 열반하시고 수명도 소멸했네.
“그러므로 모든 지어감은 무상하니, 이는 생멸의 법이며, 이 생멸마저 없어지면 적멸하여 즐거움이 된다.”
여러 비구들은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기뻐하면서 받들어 행하였다.
쇠의 성과 산들과 과거를 기억함
몸을 버리지 않은 곳 없음
중생과 관련되지 않음이 없음
소낙비와 빗방울과 빗자루로 쓸어 내림
막대를 던짐과 바퀴를 굴림
비부라산을 말하였네.
351
그때 많은 비구들이 구살라원(俱薩羅園) 죽림에서 여름 안거(安居)를 하였다.
그 동산 숲 속에 천신(天神)이 있었는데, 그 천신은 근심하면서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지금 스님들이 자자(自恣)하는 보름날인데, 벌써 또 가려고 하는구나.’
그러자 어떤 천신이 그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찌하여 그와 같이 근심합니까?”
그리고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천신이여! 그대는 지금
어찌하여 근심하고 있습니까?
계행이 청정한 여러 비구들이
오늘 자자(自恣)하려고 하는데
그와 같은 일을 만나게 되었으니
마땅히 스스로 기뻐해야 합니다.
그 숲의 천신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나 또한 그 비구들이
오늘 자자(自恣)함을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부끄러워함이 없는
온갖 외도들과는 같지 않으니
그들은 모두 부지런히 정진해서
부끄러워함을 갖추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옷과 발우를 거두고
자자를 하고는 각기 흩어져 떠나나니
그 비구들이 흩어지고 나면
이 숲에는 텅 비어 사람이 없어서
다시는 듣고 볼 것이 없으리니
이 때문에 나는 근심합니다.
여러 비구들이 이미 자자(自恣)를 끝내고는 각기 흩어져 숲을 벗어 나와서 그들이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그때 천신은 그 비구들이 사방으로 흩어지는 것을 보고는 근심하고 슬퍼하는 마음으로 곧 게송을 말하였다.
여러 비구들이 떠나간 후에는
노닐고 있던 곳만 보일 뿐이네.
모니(牟尼)의 여러 제자들은
많이 배워서 지견(知見)이 있으며
가지가지의 청정한 말씀을
잘 갖추어서 분별할 수 있는데
그와 같이 법을 지닌 이들이
지금은 어디로 가시나이까?
다른 천신이 또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 여러 비구들은
사방으로 흩어져서 길이 다르나니
어떤 이는 마갈제에 가기도 하고
혹은 발기(跋耆)에 가기도 하며
또는 저 비사리(毘舍離) 나라로
향하는 이도 있습니다.
이 아련야(阿練若)인 곳에
모였던 여러 비구들은
마치 들새와 사슴과 같이
머무는 곳이 일정하지 않습니다.
이 여러 비구들은
반연된 일을 버리고
항상 조용한 곳을 찾아서
고요히 앉아 안락을 얻습니다.
352
어느 한 비구가 구살라국에서 구살라숲에 들어가 그 속에서 쉬면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
당시 그 숲 속에 있던 천신(天神)이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지금 이 비구가 숲 속에서 자고 있으니, 매우 온당치 않은 일이며, 사문의 법이 아니다. 이 숲을 더럽히고 욕되게 하는 것이니, 나는 지금 곧 그를 깨워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그는 곧 그의 처소에 가서 기침하고 손가락을 튀기면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쯧쯧, 비구여 당신은 일어나서
잠자기를 즐기지 마십시오.
그와 같이 잠만 자고 있으면
마침내 무슨 좋은 이익이 있습니까?
몸에 아주 중한 병을 만났거늘
어찌하여 편히 잠자고 있으며
독한 화살이 당신 심장에 박혔거늘
뽑으려고 해야지 어찌하여 잠만 잡니까?
당신은 이미 출가를 해서
온갖 반연의 일을 버렸으니
마땅히 본래의 소원을 충족하길 구해야지
잠에 사로잡힌 바가 되어서
흐리멍덩한 채로 깨어나질 못하고
옛날의 소원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애욕의 체성(體性)은 무상하여
들뜨고 움직이면서 잠시도 머물지 않아서
눈 깜짝할 사이도 보전하지 못하거늘
범부는 어리석어서 집착합니다.
당신은 지금 이미 출가를 해서
집에 있는 속박을 여의었거늘
어찌 속박을 떠났으면서도
다시 잠자기를 좋아합니까?
만약 애욕을 끊지 못해서
그 마음이 해탈하지 못하고
최상의 지혜를 얻지 못하여
그러한 일을 갖추지 못하면
출가를 했다고 말하지 못하리니
어찌하여 편히 잠자고 있습니까?
출가의 법에 합하고 싶으면
마땅히 부지런히 정진하여
밤낮으로 게으르지 아니하고
견고한 마음으로 열반을 구할지니
구할 바를 이미 얻지 못했는데
출가하여 어찌 잠자겠습니까?
지혜로 무명(無明)을 제거하고
온갖 번뇌를 다 없애서
마음의 행(行)을 훌륭히 조복하여
최후의 몸을 얻어야 하리니
위와 같은 일을 갖출 수 있다면
그제야 편히 잠잘 수 있습니다.
353
그때 어느 한 비구가 저 구살라숲에 있으면서 낮에 방에 들어가 탐욕 즐기는 나쁜 생각을 일으켰다.
그러자 그 숲에 있던 천신(天神)이 저 비구가 탐욕을 즐기는 나쁜 생각을 일으키는 걸 알고는 이렇게 생각했다.
‘이는 출가의 법에 맞지 않도다. 이는 좋지 못한 일로서 이 숲 속에 있으면서도 나쁜 생각을 일으키는구나. 나는 지금 마땅히 그를 깨우쳐 주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그는 곧 그 처소에 가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비구는 애욕을 싫어하고 겁내서
이 숲에 와서 있는 것이어늘
몸은 비록 숲 속에 있으나
마음과 뜻은 숲 밖에 나가서
바깥 티끌을 치성하게 쫓아가며
그러한 나쁜 각관(覺觀)을 일으킵니까?
만약 온갖 애욕의 집착을 없애면
그런 후에야 해탈을 얻을 것이니
해탈을 이미 얻고 난 후에는
그제야 쾌락을 알게 될 것입니다.
당신은 좋지 못한 것을 버리고
편안한 마음으로 이 법을 즐겨야 합니다.
나는 지금 당신을 깨우쳐서
당신으로 하여금 정념을 얻게 하렵니다.
애욕은 추악하게 타 버린 산과 같아서
온갖 착한 법을 말리고 달여버리며
추악하게 태우면서도 만족함이 없으니
조금이라도 여의기가 어렵습니다.
애욕의 쾌락을 탐내지 아니하고
깨끗한 마음도 더럽히지 말지니
새가 티끌을 뒤집어쓰면
날개를 털어서 더러움을 털어내듯이
비구도 또한 그와 같이 하여서
선정의 생각으로 번뇌를 버립니다.
티끌의 때가 마음을 더럽히나
정념이 능히 제거하여 버릴 수 있나니
애욕을 바로 티끌의 때라 한 것이지
먼지와 흙을 말한 것은 아닙니다.
애욕의 생각과 성냄과 어리석음
그것을 티끌 번뇌라고 말하나니
마음을 껴잡는 슬기로운 이만이
그것을 능히 제거할 수 있습니다.
354
그때 또 어느 한 비구가 저 구살라숲에 있으면서 낮에 방에 들어가 앉아서 애욕에 대하여 청정하다는 생각을 일으켰다.
그 숲에 있던 천신(天神)이 그의 생각을 알고는 그를 깨우치기 위하여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당신은 애욕을 깨끗하다고 생각함으로써
애욕의 생각에 삼켜졌나니
애욕은 더럽다는 마음을 버리고서
멋대로 애욕을 깨끗하다고 생각합니까?
비구여! 당신은 지금
숲 속에 한가히 혼자 앉아서
마땅히 부처님과 법과 승가와
받은 계율을 생각해야만
기뻐하는 마음을 많이 얻어서
문득 괴로움의 변제를 알게 됩니다.
355
그때 또 어느 한 비구가 구살라에서 유행하다가 어느 숲 속에서 쉬는데, 한낮의 태양이 뜨거웠기 때문에 마음이 좋지 않았다. 그 비구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한낮의 태양이 이미 뜨거우니
숲과 나무가 매우 울창해도
모든 새들이 덥기 때문에
각기 정지하고 날지 않는데
뻐꾸기만이 그 소리를 내니
나는 듣고 놀라면서 두려워하네.
그 숲에 있던 천신이 이 게송을 듣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한낮의 태양이 뜨거울 때
온갖 새들이 모두 정지해 있고
뻐꾸기만이 소리내어 우니
당신은 마땅히 즐거워해야지
두려움을 일으킬 필요가 없나니
이곳에서 무엇을 겁냅니까?
356
그때 존자 아나율(阿那律)이 구살라에서 유행하다가 어떤 숲에 멈추어서 쉬고 있었다.
그런데 아나율이 천상에 있을 때의 본처가 이 숲에 와서 존자의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서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당신이 옛적 천상에 있을 적에
거문고와 풍악을 잘 연주하셨고
또 노래와 춤을 잘하였으며
마음대로 쾌락을 누리셨습니다.
당신은 마땅히 마음의 원을 발하여
본래의 궁전으로 되돌아와서
33천(天)에 있도록 하시오.
그 천상에는 모든 욕락이 풍부하고
하늘 여인이 늘 모시고 따르니
지극히 즐겁고 참으로 쾌락합니다.
존자 아나율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하늘 여인이라도 몹시 고통스럽나니
몸이라는 소견에 의지했기 때문이라.
온갖 쾌락을 누리는 하늘에 태어나도
일체가 고통 아닌 것 없습니다.
나는 후생 몸을 받지 않으므로
다시는 그 하늘에 나지 않습니다.
하늘 여인, 그대는 알아야 하나니
나는 나고 죽음을 다하였습니다.
357
그때 또 어느 한 비구가 구살라숲 속에 있으면서 밤낮으로 외우고 익히며 부지런히 도를 닦아서 아라한을 성취하였다. 그는 아라한을 성취한 후에는 외우고 익히는 것을 그만두었다.
그때 천신(天神)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당신은 언제나 법구(法句)를 외우며
쉬지 않고 부지런히 하더니
지금은 어찌하여 침묵한 채로
전혀 외우거나 익히지 않습니까?
비구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전에 내가 법구를 구할 때는
애욕의 결박을 벗어나지 못했지마는
지금은 내가 애욕을 이미 여의어서
법구의 뜻을 벌써 성취하였네.
나는 지금 이미 알아보아서
모든 길에 떨어지지 아니하고
목적한 해탈의 요체를 얻었거니
어찌 문자를 쓸 필요가 있겠는가.
세상에 있는 온갖 것들과
듣거나 보는 모든 일들을
모두 다 버리고 여의어서
후생의 몸을 받지 아니하네.
358
그때 또 어느 한 비구가 구살라국의 숲에 있었는데, 눈으로 보는 것이 밝지 못하여 의원을 불러서 물었다.
의원이 그 비구에게 말하였다.
“비구여! 연꽃의 향내를 맡으면 눈이 도로 밝아질 것입니다.”
그 비구는 그 말을 믿고서 즉시 의원에게 말하였다.
“내가 어느 곳에서 그 연꽃을 얻을 수 있겠습니까?”
의원이 곧 대답하였다.
“당신이 연꽃의 향내를 맡고 싶다면, 마땅히 연꽃이 있는 못에 가야 합니다.”
그 비구는 의원의 말대로
그 못에 가서 단정히 앉아 향내를 맡고 있었다. 그때 천신(天神)은 비구의 그와 같은 모습을 보고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못 가운데에서 생긴 그 꽃이
향기가 매우 향기롭고 꽃다운데
당신은 전혀 주인을 보지도 않고
어찌하여 꽃의 향기를 훔칩니까?
당신이야말로 지금 이 시기에
참으로 도적이라고 하겠습니다.
큰 신선이여! 당신은 무엇 때문에
그 꽃의 향기를 훔치고 있습니까?
비구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천신이여! 그대는 알아야 하나니
연꽃이 못 속에 나 있는데
나는 뿌리와 줄기를 상하지도 않고
또한 그것을 훔치지도 않으면서
다만 멀리서 향기만을 맡고 있거늘
무슨 인연으로 말미암아서
향기를 훔친다고 말하는 것이오?
나는 그 말을 받아들일 수 없소.
천신이 또 게송으로 말하였다
못 안에 향기로운 꽃이 있는데
그 주인에게 묻지 않고 취하니
단월(檀越)이 주지 않은 것을 취하면
세상 사람이 도적이라고 말합니다.
큰 신선이여! 당신은 향기를 훔쳤으니
도적질한 죄가 일단 형성되었습니다.
그때 어떤 사람이 와서 그 못 속에 들어가 낫으로 연의 꽃과 뿌리와 잎을 베어서 잔뜩 지고 가 버렸다.
비구는 그것을 보고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 사람이 못 속에 들어가서
꽃과 뿌리와 잎을 뽑고 베어
낭자하게 마구 짓밟고서
무겁게 잔뜩 지고 가거늘
어찌하여 그것을 못하게 막으면서
‘너는 도적놈이다’라고 말하지 않소?
천신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못 속에 들어간 그 사람은
항상 나쁜 업만 짓나니
비유컨대 젖먹이의 어미가
검은 옷을 입고 있으며
온갖 침이 흐르더라도
그것을 더럽다고 욕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당신은 희고 깨끗한 옷이라서
더러움과 때 타기가 쉽나니
그러므로 당신에게만 억제하고 금할 뿐
그 사람에 대해선 막지 않는 것이니
나쁜 사람이 검은 옷을 입는 것과 같아서
악을 지으나 꾸짖지 않습니다.
곱고 흰 옷에 검은 점 있으면
마치 파리가 붙은 것과 같아서
세상 사람이 모두 다 봅니다.
만일 어질고 슬기로운 이가
조그마한 작은 허물 있으면
그 비유가 역시 그와 같아서
흰 옥에 검은 점 있는 것을
사람들이 멀리서도 다 봅니다.
만약 번뇌를 다 끊어 버리면
모든 업이 다 깨끗해지는데
터럭만한 악이라도 있으면
사람들은 언덕이나 산처럼 봅니다.
비구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천신이 지금 나를 이익케 하고
나를 구제하고자 하기 때문에
나를 볼 적마다
자주자주 나를 깨우쳐 주네.
천신이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당신은 돈과 재물로써
나를 살 수도 없으며
또는 다른 나라를 깨트려서
포로로 잡을 수도 없습니다.
손해와 이익을 당신 스스로 알지니
누가 당신을 따르면서 깨우칩니까?
온갖 손해와 이익에 대한 것을
당신은 지금 스스로 생각해야 합니다.
359
그때 존자 십력가섭(十力迦葉)이 구살라의 서니굴(栖尼窟) 속에 있었다.
당시 이름이 연가(連迦)라는 한 사냥꾼이 있었는데, 그는 존자와 멀지 않은 곳에서 사슴 잡을 그물을 치고 있었다. 존자는 그 사냥꾼을 불쌍히 여겨서 그에게 설법을 하였으나, 그는 법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존자 가섭이 손가락 끝에서 광명을 내어 보였는데도, 사냥꾼은 보기는 했지만 그와 같은 나쁜 일을 싫어하지 않고 다만 혼자서 생각하였다.
‘사슴이 와서 그물에 들어갈 것인가? 아니면 그물에 들어가지 않을 것인가?’
그때 서니굴의 귀신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냥꾼은 깊은 산에 살고 있어서
지혜가 적고 눈먼 소경인데
시기가 아닌데도 말을 함으로써
한갓 자신만 그 말을 잃었을 뿐이네.
가령 당신의 열 손가락으로
한꺼번에 모두 광명을 놓더라도
마침내 그 사냥꾼으로 하여금
네 가지 진리를 보도록 할 수는 없네.
그는 지혜가 전혀 없기 때문에
온갖 나쁜 법을 짓기만 하고
진리를 좋아하지 않고 졸기만 해서
청정함에 도달할 생각도 않으며
사리나(闍利那)에 편히 머물러
화가섭(花迦葉)만 외우고 있네.
360
그때 발기자(跋耆子)가 구살라국에서 유행하다가 그 숲에 머무르고 있었다.
당시 그 나라 사람들이 모두 7일 동안 구밀제(拘蜜提)의 큰 모임을 베풀었는데,
발기자가 그러한 사실을 보고는 마음이 조금 물러나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나무 숲 속에 있으니
마치 저 버려진 나무 같도다.
나는 지금 버려진 나무처럼
혼자 빈 숲 속에 깃들어 있구나.
오늘은 둥근 달이 떠올랐는데
무엇이 나를 괴롭히는 것일까?
그때 천신이 그가 생각하는 있는 것을 알고는 게송으로 물었다.
당신이 지금 빈 숲에 있는 것이
어찌 버려진 나무와 같겠습니까?
지옥에서 도리천궁을 부러워하듯이
하늘이 당신을 부러워함도 그와 같습니다.
361
그때 어느 한 비구가 구살라에서 그 숲에 머물고 있으면서 계율을 닦고 지녔는데, 거기에 만족해서 다시 더 수승한 것을 구하려고 하지 않았다.
그러자 저 천신이 게송으로 말하였다.
계율을 지니고 학식이 많은 것
그리고 선정을 갖고서만
고요한 곳에 머물러선 안 되네.
온갖 번뇌를 다 없애지 못했으면
마땅히 그러한 일을 하지 말고
지혜로써 스스로 줄이고 줄여서
범부의 법을 멀리 여의고
보리(菩提)의 즐거움을 얻어야 하리.
362
그때 구살라국 용여(龍與)라는 이름을 가진 비구가 그 숲에 있으면서 가법(家法)을 즐기느라고 새벽에는 마을에 들어갔다가 해가 저물면 돌아왔다.
그때 천신이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이 나이 젊은 비구는 시끄러운 것을 좋아하여 아침에 갔다가 저물면 돌아오니, 내가 지금 그를 깨우쳐 주어야겠다.’
그리고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갈 때에는 어찌 그리 일찍 가면서
돌아올 적에는 왜 늦습니까?
얼굴을 보고 모습을 살피건대
재가자(在家者)와 같아서
자주자주 항상 왕래하며
고락(苦樂)이 세속과 같습니다.
용여여! 당신은 반드시 알아야 하고
마땅히 스스로 생각하고 헤아려서
집에 사는 것을 집착하지 말고
청정한 행을 더럽히지 마시오.
당신은 지금부터 행동을 삼가해서
자재가 없는 것에 얽매이지 말아야 합니다.
363
그때 또 많은 비구들이 구살라국의 숲에 머물러 있었다.
비구들은 마음이 들떠서 머물지 못하고, 부끄러워함이 없고 경솔하고, 사납고 거세며, 의식과 생각이 안정되지 못하고, 마음과 뜻이 허둥지둥해서 모든 감관이 흐트러지고 산란하였다.
그때 천신이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비구의 법은 반드시 이렇지 않나니, 이것은 매우 좋지 못한 일이로다. 나는 마땅히 그들을 위하여 깨우칠 게송을 말해야겠다.’
그리고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구담(瞿曇)의 모든 제자는
바른 생활로 스스로 살아가며
걸식할 때와 머무를 때에도
항상 무상함을 생각하고
다니고 서고 앉고 누울 적에도
또한 무상함을 생각한다네.
스스로 잘 기르기 어렵거늘
사납고 거세고 마음 들뜬 것이
마치 세속의 사람과 같아서
먹기를 마치면 모두 잠자며
자기 집을 버렸으면서도
남의 집에 친근하고 집착하며
마치 사람들에게 핍박을 받아서
강제로 사문이 된 것 같네.
진실치 못하고 믿음도 없으며
또한 출가를 구하지도 않았는데
억지로 승가리(僧伽梨)를 입은 것이
마치 늙은 소가 쟁기를 진 것 같네.
그때 여러 비구들이 그에게 대답하였다.
“지금 그대는 우리들을 비방하려고 하는가?”
천신은 또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나는 성바지[種姓]도 보지 않으며
또한 이름도 말하지 않으니
나는 지금 스님네를 공경하고
허물 짓는 이를 비난할 뿐이네.
만일 정진을 잘한다면
나는 지금 또 발에 예배하리라.
364
그때 구살라국에서 어느 한 비구가 숲 속에 머물러 있으면서 어느 장자와 서로 친한 벗이 되었다.
그 장자에게는 어린 며느리가 한 명 있었는데 나이가 젊고 단정하였다.
당시 그 비구가 그 여인과 함께 말을 좀 하였는데 여러 사람들이 모두 법답지 못한 일이라고 비방하였다.
비구는 그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괴로워하다가 숲 속에 들어가서 스스로 죽으려고 하였다.
천신이 생각하였다.
‘저 비구는 참으로 허물이 없으니, 이 숲에서 자살한다면 매우 옳지 못한 일이다. 내가 마땅히 그로 하여금 깨우치도록 해야겠다.’
그래서 천신은 즉시 저 어린 며느리로 변화하여
비구의 처소에 왔다. 비구는 화현한 며느리를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가령 시장에는 네거리가 있는데
매우 넓고 너그러운 장소이듯이
오직 더러움에 물든 말만은
서너 사람 속에 있어도
가까이했다고 비방한다네.
그대는 그 사실을 알았으면
마땅히 빨리 떠나야 할 것이요
여기에 있지 말아야 하네.
화현한 천신이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출가한 이는 비방하는 말을
마땅히 참고 잘 받아야 하나니
비방하는 말은 진실이 아니므로
마땅히 괴로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헛된 소리는 자기에 붙지 않고
다만 허망한 말뿐이니
스스로 반성하여 허물이 없으면
괴로워할 필요가 없습니다.
비방을 듣고 두려워한다면
어떻게 깊은 숲에 처하겠습니까?
마치 저 들녘의 사슴과 같아서
종신토록 수행을 이룰 수 없습니다.
능히 온갖 소리에 대하여 참을 수 있고
선과 악의 상과 중과 하를
식별할 수 있는 훌륭한 이라면
옳은 행(行)을 성취해서 갖출 뿐
다른 이의 말로 말미암아
고요히 수행함을 해치지 않습니다.
당신은 지금 자신을 반성하여
이미 온갖 허물이 없으므로
성현과 모든 하늘도
당신의 허물 없음을 알 것입니다.
화현한 천신은 게송을 말하고 나서 곧 그곳에서 사라져 없어졌다.
그 비구는 밤낮으로 부지런히 공부하여 마음이 게으르거나 쉬지 않음으로써 번뇌를 끊어 없애고 아라한을 성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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