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별역잡아함경(別譯雜阿含經) 12권
별역잡아함경 제12권
역자 미상
21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광야(曠野)라는 비구니가 이른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서 성 안에 들어가 걸식했으며, 먹기를 마치고는 발우를 씻고서 장차 저 득안(得眼)숲에 들어가려고 하였다.
그때 마왕(魔王) 파순(波旬)이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사문 구담은 지금 사위국 득안숲 속에 계시는데, 그의 제자인 광야 비구니가 성에 들어가 걸식하여 먹기를 마치고는 발우를 씻고서 방석을 거두어 장차 저 숲 속에 가려고 하니, 내가 마땅히 그를 어지럽혀야겠다.’
그리하여 파순은 마납(摩納)으로 변화하여 길가에서 광야에게 물었다.
“어디로 가려고 합니까?”
비구니가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 조용한 곳에 가려고 합니다.”
마납은 그 말을 듣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온 세상 안에서는
누구도 해탈한 이 없거늘
당신은 조용한 곳에 가서
장차 무엇을 하려고 합니까?
당신은 지금 한창 아름다운데
5욕락을 누리지 않으시니
일단 늙고 쇠하게 되면
나중에 후회가 생기지 않겠습니까?
그때 비구니는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이 자는 누구이기에 나를 괴롭히고 어지럽히려고 하는 걸까? 매우 간사(奸邪)한 속임수인데, 이것이 사람인가, 사람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한 비구니는 선정에 들어가 관찰한 후에는 파순이 와서 어지럽히려고 한 것임을 알고는 즉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세상에 해탈이 있는 것을
나는 스스로 증득하여 알았도다.
파순이여! 그대는 어리석고 비루해서
그와 같은 것을 알지 못했네.
애욕은 날카로운 창과 같으며
음흉한 도적이 칼을 들고 쫓는 것이어늘
그대는 5욕락을 누리라고 말하고 있지만
애욕의 괴로움은 매우 두려운 것이네.
애욕이 근심과 괴로움을 생기게 하며
애욕이 끈질긴 집념을 생기게 하며
애욕이 온갖 고통을 생기게 하니
애욕은 뭇 고통의 근본이네.
온갖 애욕을 끊어 없애고
온갖 무명(無明)의 어둠을 없애면
이에 멸진(滅盡)을 증득하여서
번뇌 없는 법[無漏法]에 머무르게 되리.
그때 파순은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광야 비구니가 나의 마음을 잘 아는구나.’
그리고는 괴로워하고 후회하고 부끄러워하면서 자기 궁전으로 되돌아갔다.
215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소마(蘇摩) 비구니가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서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여 먹기를 마치고는 발우를 씻고 방석을 거두고서 득안숲에 들어가고 있었다.
마왕 파순은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지금 소마 비구니가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 성 안에 들어가 걸식하여 먹기를 마치고는 발우를 씻고 방석을 거두고서 득안숲으로 들어가고 있구나.’
그리하여 파순은 바라문으로 변화하여 길가에 서서 이러한 말을 하였다.
“아리야(阿梨耶)여! 어디로 가려고 합니까?”
비구니가 대답하였다.
“나는 지금 저 고요한 곳에 들어가려고 합니다.”
그러자 파순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거룩한 성인이 얻은 그곳은
참으로 따라 오르기가 어렵나니
당신의 비루하고 더러운 지혜로는
그와 같은 곳을 얻지 못하리.
그때 비구니는 이와 같은 생각을 하였다.
‘이것이 사람인가, 사람이 아닌가? 그런데도 나를 괴롭히려고 하는구나.’
그리고는 선정에 들어가서 파순이 한 짓임을 알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여자라는 모습을 지은 바 없고
오직 마음으로 선정만을 닦으면서
최상의 법을 관찰할 뿐이었네.
만약에 남자나 여자의 모습이 있다면
여자는 저 법에 대하여
성취할 수 없다고 말하겠지만
남자나 여자의 모습이 만일 없다면
어찌하여 그런 분별을 내겠는가.
온갖 애욕을 끊어 없애고
무명(無明)의 어두움을 소멸해서
이에 멸진(滅盡)을 증득하여
번뇌 없는 법에 머무르게 되니
그러므로 파순은 지금
패배했다고 마땅히 알아야 하리.
그러자 파순은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소마 비구니가 나의 마음을 잘 아는구나.’
그리고는 근심하고 후회하고 부끄러워하면서 자기 궁전으로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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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시사교담미(翅舍憍曇彌) 비구니가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서 성에 들어가 걸식하였으며, 먹기를 마치고는 발우를 씻고 방석을 거두고서 득안숲에 이르러 어느 나루 밑에 앉아서 하늘이 머무는 선정[天住]에 들어 있었다.
그때 마왕 파순은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사문 구담은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시는데, 비구니 시사교담미는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서 성에 들어가 걸식하였으며, 걸식하기를 마치고는 발우를 씻고 방석을 거두고서 득안숲에 이르러 어느 나무 밑에 앉아서 하늘이 머무는 선정에 들어 있구나.’
그는 이렇게 생각한 후 마납으로 변화하여 비구니를 어지럽히려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당신은 지금 무엇 때문에
근심을 품고 나무 밑에 앉아서
허허 탄식하며 눈물을 흘립니까?
혹시 아들이 죽은 것이 아닙니까?
아니면 혼자 숲 속에 있으면서
남자를 구하려고 합니까?
그러자 비구니는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이것은 누구일까? 매우 간사한 속임수를 쓰는구나. 이것이 사람인가, 사람이 아닌가? 나를 크게 어지럽히려고 하는구나.’
그리고는 선정에 들어가 관찰한 후 마왕이 한 짓임을 알고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벌써 은혜와 애착을 끊었으며
애욕이 없어서 아들에 대한 생각이 없다네.
나무 숲 속에 단정히 앉아서
근심도 없고 심한 괴로움도 없다네.
온갖 애욕을 끊어 없애며
모든 무명(無明)의 어둠을 소멸시키니
이에 멸진(滅盡)을 증득하게 되어서
번뇌가 없는 법에 편히 머무르나니
그러므로 파순은 지금
패배했다고 마땅히 알아야 하리.
그러자 파순은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시사교담미 비구니는 나의 마음을 잘 아는구나.’
그리고는 근심하고 뉘우치고 부끄러워하면서 자기 궁전으로 되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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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연화색(蓮花色) 비구니가 이른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서 성 안에 들어가 걸식하였으며, 먹기를 마치고는 발우를 씻고 방석을 거두고서 발을 씻은 후 득안숲에 들어가 어느 나무 밑에 단정히 앉아 사색하면서 하늘이 머무는 선정에 들어 있었다.
그때 마왕은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사문 구담은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시는데, 연화색 비구니는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서 성 안에 들어가 걸식하였으며, 먹기를 마치고는 발우를 씻고 방석을 거두고서 득안숲에 들어가 어느 나무 밑에 앉아서 하늘이 머무는 선정에 들어 있으니, 나는 마땅히 그를 어지럽혀야겠다.’
그는 이렇게 생각한 후 마납으로 변화하여 그 비구니 처소에 이르러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라수(娑羅樹) 밑에 앉아 있으니
마치 꽃이 활짝 핀 것 같구나.
혼자 외롭게 있는 비구니여
당신은 지금 좌선하고 있습니까?
하지만 제2의 벗도 없이 있으면서
두렵게 여기지 않는 건 어리석음이네.
그러자 연화색 비구니는 곧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이것이 누구일까? 나를 어지럽히려고 하면서 매우 간사스러운 속임수를 쓰는구나. 이것이 사람인가, 사람이 아닌가?’
그리고는 선정에 들어가 관찰한 후 파순이 한 짓임을 알고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백천 명의 간사하고 못된 도적이
모두 다 그대처럼 덤비더라도
나의 한 터럭도 움직이지 못하리니
그러므로 홀로 있어도 두려울 바 없다네.
그러자 마왕이 또 게송으로 말하였다.
나는 지금 스스로 형체를 숨기고
당신의 뱃속 한가운데 들어가며
혹은 당신의 양미간에 들어가서
당신이 보지 못하도록 하리라.
비구니는 다시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내 마음은 자재롭게 되었고
여의정(如意定)을 잘 닦아서
크나큰 계박을 끊어 버렸나니
마침내 그대를 겁내지 않으리라.
나는 이미 온갖 결박 없애고
세 가지 때[垢]의 뿌리 뽑아서
두려움의 근본이 다했으니
그러므로 나는 두려운 것 없네.
나는 지금 여기에 있으면서도
도무지 그대를 두려하는 마음이 없나니
그대의 군사들이 다 오더라도
나는 또한 두려워하지 않으리라.
온갖 애욕을 끊어 없애고
무명(無明)의 어둠을 없애서
이에 멸진을 얻게 되었으며
번뇌가 없는 법에 안주했으니
그러므로 파순은 지금
패배했다고 마땅히 알아야 하리.
그러자 파순은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연화색 비구니가 나의 마음을 잘 아는구나.’
그리고는 근심하고 뉘우치고 부끄러워하면서 자기 궁중으로 되돌아갔다.
218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석실(石室) 비구니가 이른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서 성 안에 들어가 걸식하였으며, 먹기를 마치고는 발우를 씻고 방석을 거두고서 득안숲에 갔다.
그때 마왕이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사문 구담은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시는데, 석실 비구니가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서 성 안에 들어가 걸식하였으며, 먹기를 마치고는 발우를 씻고 방석을 거두고는 득안숲에 갔구나. 나는 마땅히 그를 어지럽혀야겠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마납으로 변화하여 그가 있는 곳에 이르러 게송으로 말하였다.
중생은 누가 만들었으며
중생을 만든 이는 누구입니까?
어찌하여 중생이라고 이름했으며
중생은 어디로 나아가는 것입니까?
석실 비구니는 이 게송을 듣고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이것은 누구일까? 매우 간사스러운 속임수로구나. 이것이 사람일까, 사람이 아닐까?’
그리고는 선정에 들어가서 관찰한 후 왕이 한 짓임을 알고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뭇 악마들은 삿된 소견 내어서
중생이 있다고 생각을 하지마는
거짓 헛된 것으로 모인 것이라서
중생이란 것은 전혀 있지 않네.
비유컨대 온갖 인연의 화합을 말미암아서
수레라는 용도가 있듯이
음(陰)ㆍ계(界)ㆍ입(入)도 그처럼
인연이 화합해서 있는 것이라서
업의 인연 때문에 모이게 되며
업의 인연 때문에 흩어 없어지네.
나는 온갖 애욕을 끊어 없애고
온갖 무명의 어둠을 소멸시켜서
이에 멸진(滅盡)을 얻게 되어
번뇌가 없는 법에 안주했으니
그러므로 파순은 지금
패배했다고 마땅히 알아야 하리.
그러자 마왕은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이 비구니가 나의 마음을 잘 아는구나.’
그리고는 근심하고 뉘우치고 부끄러워하면서 자기 궁중으로 되돌아갔다.
219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비리(鼻嚟)라는 비구니가 사위국 왕의 동산에 있는 정사에 있었다.
그 비구니는 이른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서 성에 들어가 걸식하였으며, 먹기를 마치고는 발우를 씻고 방석을 거두고서 득안숲에 들어갔다.
그때 마왕은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사문 구담은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시는데, 비리 비구니는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서 성에 들어가 걸식하였으며, 먹기를 마치고는 발우를 씻고 방석을 거두고서 득안숲으로 들어갔구나. 나는 마땅히 그를 어지럽혀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마왕은 마납(摩納)으로 변화하여 길가에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누가 색상(色像)을 만들었으며
색상을 만든 이는 누구입니까?
색상은 어디에서 나왔으며
색상은 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이 비구니는 게송을 듣고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이것은 누구이기에 나를 괴롭히려고 할까? 매우 간사스러운 속임수로구나. 이것이 사람일까, 사람이 아닐까?’
그리고는 선정에 들어가서 관찰한 후 마왕이 한 짓임을 알고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색상은 스스로 지어진 것도 아니며
또한 다른 것이 만든 것도 아니니
뭇 인연이 일어나서 있는 것일 뿐
인연이 여의면 흩어져 없어지네.
비유컨대 종자를 심으면
땅으로 인하여 생장하듯이
음(陰)ㆍ계(界)와 모든 입(入)이
화합한 것이 바로 색상이니
괴로움 그것으로 말미암아 생장하고
괴로움 그것으로 말미암아 흩어지네.
나는 애욕을 끊어 없애고
온갖 무명의 어둠을 소멸시켜서
이에 멸진을 얻게 되어
번뇌가 없는 법에 안주했으니
그러므로 파순은 지금
패배했다고 마땅히 알아야 하리.
그러자 파순은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이 비구니가 나의 마음을 잘 아는구나.’
그리고는 근심하고 뉘우치고 부끄러워하면서 자기 궁중으로 되돌아갔다.
220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비사야(毘闍耶) 비구니가 왕의 동산에 있는 정사에서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서 성에 들어가 걸식하였으며, 먹기를 마치고는 발우를 씻고 방석을 거두고서 득안숲에 이르러 어느 나무 밑에 앉아서 하늘이 머무는 선정에 들어 있었다.
그때 마왕은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사문 구담은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시는데, 왕의 동산 정사에 있던 비사야 비구니는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서 성에 들어가 걸식하였으며, 먹기를 마치고는 발우를 씻고 방석을 거두고서 득안숲에 이르러 어느 나무 밑에 앉아서 하늘이 머무는 선정에 들어 있으니, 나는 마땅히 그를 어지럽혀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마왕은 마납으로 변화하여 그 처소에 가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당신은 지금 한창 아름다우며
나의 나이도 또한 젊나니
5욕락을 함께 즐기면서
마음껏 쾌락을 누리도록 합시다.
어찌하여 여기 혼자 앉아 있으면서
나와 함께 즐기지 않습니까?
비구니는 게송을 듣고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이것은 누구이기에 나를 어지럽히려고 할까? 매우 간사스러운 속임수로다. 이것이 사람일까, 사람이 아닐까?’
그리고는 선정에 들어가서 관찰한 후 마왕이 한 짓임을 알고는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풍악을 울리고 노래하고 춤추며
그리고 그 밖의 5욕락까지도
다 그대에게 돌려주리니
나에게는 필요하지 않은 것이네.
인간에 있는 온갖 쾌락과
그리고 하늘의 5욕락까지도
다 그대에게 돌려주리니
나에게는 전혀 필요치 않네.
나는 온갖 애욕을 끊었고
온갖 무명의 어둠을 소멸시켜서
이에 멸진을 얻게 되어
번뇌가 없는 법에 잘 안주했으니
그러므로 파순은 지금
패배했다고 마땅히 알아야 하리.
그러자 파순은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이 비구니가 나의 마음을 잘 아는구나.’
그리고는 근심하고 뉘우치고 부끄러워하면서 자기 궁전으로 돌아갔다.
22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절라(折羅)라는 비구니가 이른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서 성에 들어가 걸식하였으며, 먹기를 마치고는 발우를 씻고 방석을 거두고서 득안숲에 들어가 어느 나무 밑에 앉아서 몸을 바르게 하고 단정히 앉아 하늘이 머무는 선정에 들었다.
그때 마왕은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사문 구담은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시는데, 절라라는 비구니는 이른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서 성에 들어가 걸식하였으며, 먹기를 마치고는 발우를 씻고 방석을 거두고서 득안숲에 들어가 어느 나무 밑에 앉아서 하늘이 머무는 선정에 들었으니, 나는 지금 가서 그를 어지럽혀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마왕은 마납의 형상으로 변화하여 그 비구니 처소에 이르러 말하였다.
“아리야(阿梨耶)여! 어떤 곳에 태어나고자 합니까?”
비구니가 말하였다.
“나는 지금 어디든 태어나려는 곳이 없습니다.”
그러자 마납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태어나면 반드시 쾌락 얻으며
태어나면 반드시 5욕락을 누리거늘
당신은 누구의 가르침을 받았기에
다시 태어날 필요 없다고 합니까?
절라 비구니가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태어나면 반드시 죽음이 있고
온갖 고통에 속박되리니
온갖 고통은 마땅히 끊어야 하므로
그러므로 태어나기를 원치 아니하네.
안목을 갖추신 석가세존께서
그러한 진리를 말씀하셨으니
고통의 원인이 고통을 생기게 하니
누구나 이를 마땅히 여의고서
거룩한 여덟 가지 바른 도를 닦아
편안히 열반에 나아가야 한다고
세존께서는 나를 가르치셨네.
나는 그 교법을 좋아하고
나는 그 법을 증득하여 알았나니
이 때문에 태어나기를 즐기지 않노라.
온갖 애욕을 끊어 없애고
온갖 무명(無明)의 어둠을 소멸시켜서
이에 멸진을 얻게 되어
번뇌가 없는 법에 안주했으니
그러므로 파순은 지금
패배했다고 마땅히 알아야 하리.
그러자 파순은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이 비구니가 나의 마음을 잘 아는구나.’
그리고는 근심하고 뉘우치고 부끄러워하면서 자기 궁전으로 돌아갔다.
222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우파절라(優波折羅) 비구니가 왕의 동산 정사에 있었는데, 이른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서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였으며, 걸식을 끝내고는 발우를 씻고 방석을 거두고서 득안숲에 들어가 어느 나무 밑에서 몸을 바르게 하고 단정히 앉아 하늘이 머무는 선정에 들었다.
그때 마왕은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지금 사문 구담은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시는데, 왕의 동산 정사에 있는 우파절라 비구니는 이른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서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였으며, 먹기를 마치고는 발을 씻고
방석을 거두고서 득안숲에 들어가 어느 나무 밑에서 몸을 바르게 하고 단정히 앉아 하늘이 머무는 선정에 들었으니, 나는 지금 가서 그를 어지럽혀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마왕은 마납으로 변화하여 그 비구니 처소에 가서 비구니에게 물었다.
“아리야여! 어떤 곳에서 몸을 받으려고 합니까?”
비구니가 대답하였다.
“나는 몸을 받을 곳이 전혀 없나이다.”
그러자 마납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도리천(忉利天)과 야마천(夜摩天)
도솔천(兜率天)과 화락천(化樂天)
그리고 타화자재천(他化自在天) 등
이런 곳은 쾌락이 매우 많나니
당신은 마땅히 거기에서
수승하고 묘한 일을 누리길 바라야 합니다.
우파절라 비구니가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도리천과 야마천
도솔천과 화락천
그리고 타화자재천 등
여러 곳에서 즐거움을 누리더라도
나라는 소견을 여의지 못하고
반드시 악마에게 얽매이게 되네.
세간은 모두 요동을 치고
그런 것도 무상으로 돌아가거늘
모든 범부는 악마의 경계를
여전히 여의지 못하고 있네.
세상은 모두 불이 타고
세상에는 모두 연기가 나나니
이 동요함을 여의는
그러한 자리를 나는 즐기네.
나는 애욕을 끊어 없애고
온갖 무명(無明)의 어둠을 소멸시켜서
이에 멸진을 얻게 되어
번뇌가 없는 법에 안주했나니
그러므로 파순은 지금
패배했다고 마땅히 알아야 하리.
그러자 마왕은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이 비구니가 나의 마음을 잘 아는구나.’
그리고는 근심하고 뉘우치고 부끄러워하면서 자기 궁중으로 돌아갔다.
223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왕의 동산 정사에 이름이 동두(動頭)라는 비구니가 있었는데, 이른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서 성에 들어가 걸식하였으며, 걸식을 끝내고는 발우를 씻고 발을 씻고 방석을 거두고서 득안숲에 들어가 어느 나무 밑에서 몸을 바르게 하고 단정히 앉아서 하늘이 머무는 선정(禪定)에 들었다.
그때 마왕은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사문 구담은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시는데, 동두라는 비구니는 이른 아침에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서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였으며, 걸식을 끝내고는 발우를 씻고 발을 씻고 방석을 거두고서 득안숲에 들어가 어느 나무 밑에서 몸을 바르게 하고 단정히 앉아서 하늘이 머무는 선정에 들었으니, 나는 지금 그곳에 가서 그를 어지럽혀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마왕은 마납으로 변화하여 그곳에 가서 비구니에게 말하였다.
“96가지 도에서 당신은 어떤 도를 좋아합니까?”
비구니가 대답하였다.
“그 도를 나는 전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러자 파순은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누구의 가르침을 받아서 머리를 깎고
스스로 비구니라고 말합니까?
외도를 좋아하지 아니하니
당신은 매우 어리석습니다.
동두 비구니는 다시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 여러 가지 외도들은
삿된 소견에 속박이 되고
갖가지 소견에 얽매이었기에
마침내 악마의 그물에 떨어졌네.
석가 종족의 위대하신 세존이며
견줄 이 없는 대장부께서는
온갖 종족 중에서 훌륭하신 이로서
도량에 앉아 마군을 항복시켰네.
일체의 높음[上]을 능가하시고
여러 가지 일에서 모두 해탈하셔서
능히 조복하여 존재[有]를 다해 버린
저 부처님께서 나를 가르치셨네.
그이는 우리의 세존이시니
나는 그의 교법을 좋아하고
나 이제 그 법을 알아서
온갖 번뇌를 다 제거하였네.
온갖 애욕을 끊어 없애고
온갖 무명의 어둠을 소멸시켜서
이에 멸진을 얻게 되어
번뇌가 없는 법에 안주했나니
그러므로 파순은 지금
패배했다고 마땅히 알아야 하리.
그때 파순은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이 비구니가 나의 마음을 잘 아는구나.’
그리고는 근심하고 뉘우치고 부끄러워하면서 자기 궁중으로 돌아갔다.
광야와 소미(素彌)
시사교담미(翅舍憍曇彌)
연화색과 석실 비구니
그리고 비리(鼻嚟)
비사(毘闍)와 절라(折羅)
우바절라 비구니
열 번째는 동두 비구니.
22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살바국(薩婆國)의 갈사(竭闍) 못 언덕에 계셨다.
당시 세존께서는 매달 15일에 스님들 앞에서 계율을 말씀하셨다. 그날 초저녁 달이 처음 뜰 적에 바기사(婆耆奢)가 대중 속에 있다가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나는 지금 달로 비유하여 부처님을 찬탄해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말하고 싶으니 부디 선서(善逝)께서는 불쌍히 여기셔서 허락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바기사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말함을 허락하노라.”
존자 바기사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비유컨대 아주 둥근 달이
구름이 없는 허공에 있으면서
그 광명이 온 세계를 비추면
모두가 다 보기를 좋아하듯이
석가모니 세존께서는
세상의 위대한 길잡이로서
단정하고 장엄한 모습 매우 뛰어나시며
그 명성은 어디에나 충만하셨네.
달이 뜨면 흰 연꽃이 피고
해가 나타나면 붉은 연꽃 피듯이
부처님을 따라서 교화 받은 이도
마치 꽃이 피는 것과 같아서
저 전생의 착한 뿌리 피어나
모두가 도의 자취 보게 하시네.
바기사는 이 게송을 말하고서 환희용약하면서 자기가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225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세존께서는 끝없는 수의 대중에게 둘러싸여서 설법하고 계셨는데, 존자 교진여(憍陳如)가 마침 딴 곳으로부터 부처님 처소에 와서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앉아 있었다.
존자 바기사도 그 모임에 있었는데, 그는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나는 지금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교진여를 칭찬하리라.’
이렇게 생각한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제가 조금 칭찬할 것이 있으니, 부디 허락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바기사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말함을 허락하노라.”
존자 바기사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상좌(上座) 비구 교진여는
편안한 곳에서 실답게 말하고 즐거움에 머물고
항상 조용하고 고요한 곳을 즐기면서
성문이 구하는 부처님의 교법을
모두 성취하고 방일하지 않네.
큰 위덕 지니고 3명(明)을 갖추었으며
마음의 차별과 온갖 선근(善根)을 알아서
여래의 맏아들인 교진여는
세존께 귀의하고 머리를 조아렸습니다.
바기사는 이 게송을 말하고는 환희용약하면서 자기가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226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존자 사리불이 강당 안에서 대중에게 설법하였는데, 그 말과 음성이 원만해서 듣는 이로 하여금 마음과 뜻을 기쁘게 할 수 있었고, 말하는 것이 바르고 곧아서 듣는 이가 이해할 수 있었으니, 그 마음에는 하는 바가 없으면서도 말하는 바는 조리 있고 분명하였다.
비구 대중들은 지극한 마음으로 듣고서 받아들이니, 듣는 이마다 존중히 여기고 공경해서 지극한 마음으로 기억하며, 모두가 다 기뻐하면서 그 법을 받아들였다.
그때 존자 바기사가 그 모임에 있다가 마음으로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나는 게송으로 사리불을 칭찬하리라.’
이렇게 생각한 그는 곧 의복을 정돈하고 자리에서 일어나 합장한 채 사리불에게 말하였다.
원컨대 존자께서는 내가 말하는 것을 들어 주소서.”
그러자 존자 사리불은 바기사에게 말하였다.
만약 말할 것이 있으면 그대 뜻대로 하십시오.”
바기사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거룩합니다, 사리불이여!
도와 도 아닌 것을 밝게 알아서
여러 비구 스님들을 위하여
간추리거나 자세하게 말씀하십니다.
이 우파실사(優波室駛)를
미묘한 음성을 내어 말씀하시니
듣는 이가 모두 다 기뻐하며
그 소리가 온화하고 미묘해서
매우 즐겁고 너무나 사랑스러우니
대중이 들으면서 싫어하지 않습니다.
바기사는 이 게송을 말하고 환희용약하면서 자기가 있던 곳으로 돌아갔다.
227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의 주룡산(住龍山) 옆에 계시면서 큰 비구 대중 5백 사람과 함께 하셨다. 그들은 모두 아라한으로서 온갖 번뇌가 이미 다하고 할 일을 벌써 마쳤으며, 무거운 짐을 벗고 온갖 결박을 없애서 마음의 해탈을 얻은 이들이었다.
그때 존자 목련은 당시 모였던 5백 명의 비구가 모두 애욕을 떠난 것을 관찰하였다.
그리고 세존께서는 여러 스님들 앞에서 자리를 깔고 앉으셨는데, 그때 마침 보름날이었으므로 계율(戒律)을 말씀하셨다.
존자 바기사(婆耆奢)도 대중 속에 있다가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나는 지금 부처님과 스님들 앞에서 칭찬하는 말을 하고 싶다.’
그는 곧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돈하고 합장한 채 부처님을 향하여 이러한 말을 하였다.
“부디 세존께서는 제가 말하는 것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는 바기사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말하는 것을 허락하노라.”
그러자 존자 바기사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위없는 길잡이께서
주룡산 곁에 계시면서
그 지혜로 5백 명의 비구를
잘 위무(慰撫)하고 계십시다.
목련의 신통은
5백 명의 마음을 관찰하여
이 비구들이 모두 다
애욕의 번뇌 끊은 걸 알았습니다.
일체를 다 구족하신
석가모니 큰 성인께서는
괴로움의 언덕을 능히 벗어나신
세상에서 최후의 몸이시니
위대한 스승이신 구담에게
나는 지금 귀의하며 예배합니다.
228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왕사성 가란타(迦蘭陀) 죽림(竹林)정사에서
여름 안거(安居)를 하셨다.
당시 세존께서는 큰 비구 대중 5백 사람과 함께 하셨는데, 그들은 모두 아라한으로서 온갖 번뇌가 이미 다하고 할 일을 벌써 마쳤으며, 무거운 짐을 벗고 온갖 결박을 없애서 바른 지혜로 마음의 해탈을 얻은 이들이었다.
그리고 오직 한 사람만은 그렇지 못하였으나, 여래께서 그에게 현재의 몸으로 번뇌가 다할 것이라고 수기하신 이었다.
7월 15일 자자(自恣)할 때가 되자, 부처님께서는 스님들 앞에서 자리를 정하여 앉으셨다.
그리고 세존께서는 여러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들은 마땅히 알아야 하니, 나는 바라문으로서 열반에 드는 최후의 몸을 받았으며,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의원으로서 독의 화살을 뽑아 버렸다.
그대들은 모두 나의 자식으로서 나의 마음과 입으로부터 나왔으며, 바로 나의 법자(法子)로서 법으로부터 화생하였다.
나는 지금 자자(自恣)하려고 하노니, 나의 몸과 입과 뜻에 허물이 없는가?”
그때 존자 사리불이 대중 속에 앉아 있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의복을 정돈하고 합장하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처님께서 ‘나는 바라문으로서 열반에 드는 최후의 몸을 받았으며,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의원으로서 독의 화살을 뽑아 버렸다. 그대들은 모두 나의 자식으로서 나의 마음과 입으로부터 나왔으며, 바로 나의 법자로서 법으로부터 화생하였다’라고 하신 것과 같습니다.
저희들은 여래의 몸과 입에 대하여 조금도 허물이 있다고 보지 않으니, 그 이유는 세존께서는 조복되지 못한 이를 능히 조복하시며, 고요함을 얻지 못한 이를 능히 고요함을 얻게 하시며, 괴로워하는 이를 능히 편안하게 하시며, 열반에 들지 못한 이를 열반에 들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여래는 바로 도를 아시는 분이며, 도를 보여 주시는 분이며, 도를 말씀하시는 분이며, 도에 이끌어 주시는 분이십니다.
미래의 세상에서도 제자가 끊임없이 이어져서 세존의 교법을 차례로 닦고 항상 서로 가르치며 익힐 것이며, 바른 법을 따르면서 언제나 착한 법을 옹호하며 친근하고 좋아할 것입니다.
저희들은 세존의 몸과 입과 뜻에 대하여 조그마한 허물이 있는 것도 보지 못했습니다.”
사리불이 또 말하였다.
“세존께서 자자(自恣)하여 말씀하셨으니, 저에 대해서도 몸과 입과 뜻에 허물이 있다면 불쌍히 여기셔서 가르쳐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나는 너에게 조그만한 허물이 있는 것도 보지 못했다. 왜냐 하면 너 사리불은 깨끗한 계율을 굳게 지니고 배움은 많으며, 욕심은 적고 만족을 알며, 시끄러운 데를 멀리하고 조용한 곳을 즐기며, 정진이 구족해서 선정의 마음과 지혜가 있으며, 빠른 지혜와 민첩한 지혜와 여기저기에 통하는 지혜가 있으며, 큰 종류의 지혜와 분별하는 지혜가 있나니, 오직 여래의 지혜를 제외하고는 그 밖의 모든 지혜들은 너의 심원한 지혜를 따를 이가 없기 때문이다.
진실한 지혜를 성취해서 남들에게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면서도 마음에 질투하는 것이 없고, 남이 능히 보여 주고 가르쳐 주고 이롭게 하고 기쁘게 하는 것을 보면 함께 기뻐하면서 칭찬하고, 비구ㆍ비구니ㆍ우바새ㆍ우바이의 4부 대중을 위하여 설법하는데도 지치거나 싫어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너는 지금 몸과 입과 뜻에 조그마한 허물도 없느니라.”
사리불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자못 5백의 비구에게 몸과 입과 뜻에도 조그마한 허물이 있는 것을 보시었습니까?”
부처님께서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5백 비구의 몸과 입과 뜻에도 조그마한 허물이 있는 것을 보지 못했다. 왜냐 하면, 이 5백 비구는 모두 아라한으로서 온갖 번뇌가 이미 다하여 할 일을 벌써 끝냈으며, 무거운 짐을 벗고 자기 이익을 성취하였으며, 모든 결박을 없애고 바른 지혜로 마음의 해탈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 5백 비구의 몸과 입과 뜻에도 조그마한 허물이 있는 것을 보지 못했느니라.”
사리불이 부처님께 또 아뢰었다.
“세존께서는 끝내 저 조그마한 허물도 말씀하시지 않으셨으며, 또한 5백 비구의 몸과 입과 뜻에도 조그마한 허물이 있는 것을 보지 않으셨습니다.
세존이시여! 이 5백 비구들 중에서 몇이나 3명(明)을 갖추었으며, 몇이나 구해탈(俱解脫)을 얻었으며, 몇이나 혜해탈(慧解脫)을 얻었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비구들 중에서 90명의 비구는
3명을 갖추었고, 180명의 비구는 구해탈을 얻었으며, 그 밖의 비구들은 모두 혜해탈을 얻었다.”
사리불이 말하였다.
“이 5백 사람은 모든 티끌과 때를 여의어서 부패한 것이 없으니, 모두가 진실하고 정숙한 사람들입니다.”
그때 바기사가 대중 속에 있다가 이러한 생각을 하였다.
‘부처님께서 지금 자자(自恣)를 하시니, 나는 지금 자자를 찬탄하는 게송을 말해야겠다.’
바기사는 합장(合掌)한 채 부처님을 향하여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디 제가 말하는 것을 허락하여 주십시오.”
부처님께서 바기사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말하는 것을 허락하노라.”
바기사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이 보름날 맑고 깨끗한 아침에
번뇌의 속박을 모두 다 끊으시고
후생에 받을 몸이 다한 부처님과
5백의 비구가 한 자리에 모이셨습니다.
모두들 진실한 마음으로 청정한 세존께 다가가는데
그들은 모두 해탈하여서 후유(後有)를 여의고
생사(生死)를 끊고서 할 일을 끝냈으며
온갖 번뇌가 다하고 들뜸과 후회를 소멸시켰고
탐욕과 교만과 결박을 끊어 없앴으며
애욕의 독한 화살을 뽑아서 애착을 두지 않으니
사람 중의 사자로서 온갖 취(取)를 여의고서
온갖 결박과 두려움을 없앤 이입니다.
마치 위대한 전륜성왕(轉輪聖王)에게
모든 신하가 둘러싸고 따르면서
온 대지(大地)와 바다까지 유행하면서
전투하여 큰 승리를 얻는 것과 같습니다.
더 이상 위가 없는 길잡이의 제자들이
모두 3명(明)을 갖추고 죽음을 멸했나니
그들은 모두 부처님의 참된 자식으로서
더러운 때를 여의고서 순수하고 청정하니
오래 친한 벗들이 지금 예배하나이다.
229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존자 바기사가 조용한 곳에 있으면서 장차 마음을 단속하려고 생각을 모아 사색하다가 갑자기 다른 생각이 일어나면서 기쁘지가 않았는데, 그는 즉시 스스로 깨달아 알았다.
‘나는 지금 문득 좋은 이익을 잃어버렸다. 대저 출가라는 것은 얻기 어려운 일이라고 말하는데, 만약 그러한 마음이 있으면 얻기 어려운 것이라 말하지 못할 것이니,
나는 지금 문득 착한 마음을 잃고 악한 마음을 얻었다.
지금 당장 마음에 온갖 허물과 악이 많다는 걸 말하면서 그걸 싫어하는 게송을 말하리라.’
그리고 존자는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온갖 것에 대한 집착을 즐기는 것과
집착을 즐기지 않는 것도 다 버리며
의복과 음식을 탐내는 것도 버려서
번뇌의 숲을 만들지 않아야 하리.
애욕의 가지[枝]가 아래로 드리우며
중생은 그것에 반연하여 집착하길 즐기니
애욕의 숲을 능히 끊는 이를
바로 비구라고 말하며
애욕의 집착 드리우지 않아서
애욕의 숲 없으면 비구라고 하네.
제6의 의식에서 지각이 나는데
그러나 이 애욕의 감각에 대하여
세간 사람들은 즐기고 집착하지만
만약 이 감각을 벗어나는 뜻을 얻으면
그릇된 집착과 속박을 여읠 수 있어서
왕성한 애욕을 즐기지 않으리.
거칠고 악한 말 하기를 좋아하면
비구라고 말할 수 없으니
그는 몸 받기를 좋아하며
보고 들음과 의식을 말미암은
생각의 집착으로 다섯 감관을 내네.
애욕과 상념의 집착 여읠 수 있으면
더러운 욕을 당하지 않으리니
이를 이름하여 해탈을 얻었다고 하네.
크나큰 땅과 그리고 허공과
세상에 형상[色]이 있는 것은
모두 다 흩어지고 무너지게 되어서
일체가 똑같이 멸진(滅盡)이라네.
그러한 사실을 알아 보고서
행법(行法)도 이미 결정했다면
온갖 곳에 느낌을 내지 않아서
질박하고 정직하여 간사하지 않으리.
비록 몸 보존하기를 생각하더라도
이익이 있는 것만 행할 것이니
만약 능히 그와 같이 하는 이는
똑같이 저 열반에 들어가리라.
230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그때 존자 바기사가 아난과 함께 옷을 입고 발우를 들고서 성에 들어가 걸식하다가 한창 젊고 용모가 단정한 어느 여인을 보고는 곧 애욕의 생각을 일으켰다
그때 바기사는 스스로 깨달아 알고는 몹시 자신을 꾸짖었다.
‘나는 지금 출가의 이익을 얻지 못했구나. 나의 수명은 아주 얻기가 어렵거늘, 만약 그런 마음을 낸다면 좋지 못한 것이라고 칭할 것이니, 차라리 목숨을 버릴지언정 애욕의 생각을 일으키지 말아야 한다. 나는 지금 출가한 자라고 말하지 못할 것이니, 그 이유는 젊고 단정한 여인을 보고는
곧 애욕의 마음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만약 그런 마음을 내면 나는 옳지 못하다.’
그러고는 즉시 아난을 향하여 게송으로 말하였다.
애욕의 결박에 끌림을 받아서
나의 마음이 불타고 있습니다.
애욕을 없애는 좋은 방편을
부디 나를 위해 말씀하소서.
아난이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뒤바뀐 생각을 일으켜서
그 마음을 능히 불태우며
깨끗하다는 생각이 애욕을 낳으니
마땅히 부정관(不淨觀)을 닦아야 하리.
혼자 있으면서 좌선하여
탐욕을 빨리 없애고
불타는 것을 자주 받지 말고
모든 행(行)을 마땅히 관찰해야 하네.
무상하면 즐거움이 없으며
아울러 무아(無我)의 법에까지 미치니
마음을 안정시켜 이 몸 생각하기를
생사를 싫어함이 많다고 해야 하네.
바른 지혜를 닦아 익히고
7만(慢)의 번뇌를 제거해야 하니
이 7만을 끊을 줄을 안다면
괴로움은 곧 끝이 있게 되리라.
23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떤 천자가 평상시보다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거룩한 광명으로 기수숲을 찬란하게 두루 비추어서 모두 환하게 한 뒤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떤 것이 수승한 이익이며
누가 가장 친한 벗이오며
중생이 어떤 것에 의지해서
스스로 생활하게 되며
어떠한 일과 업무를 이룩해서
모으고 저축하게 되나이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밭에 심는 것이 좋은 이익이며
아내가 가장 친한 벗이 되고
중생은 성숙되는 곡식에 의하여
스스로 생활을 하게 되나니
만약 능히 부지런히 일할 수 있다면
그 업으로 훌륭하게 모아서 저축하리라.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리고 이 천자는 게송을 말하고 나서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232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떤 천자가 평상시보다 그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거룩한 광명으로 기수숲을 찬란하게 두루 비추어서 모두 환하게 한 뒤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랑함 중에는 자식이 제일이고
재물 중에는 소가 제일이오며
밝음 중에는 태양이 제일이고
고인 물 중에는 바다가 제일입니다.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사랑함은 몸보다 더한 것 없고
잘 가르침이 첫째 가는 재물이며
지혜가 제일 가는 밝음이고
비가 제일 가는 고인 물이 된다네.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리고 천자는 게송으로 말하고 나서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233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떤 천자가 평상시보다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거룩한 광명으로 기수숲을 찬란하게 두루 비추어서 아주 환하게 한 뒤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두 발이 있는 것 중에는
찰리(刹利)가 가장 훌륭하며
네 발이 있는 것 중에는
소가 제일 수승하오며
아내를 맞아들이는 데에는
처녀가 가장 수승하오며
모든 자녀들 중에서는
맏아들이 가장 제일입니다.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두발 중에 가장 훌륭한 이는 부처님이며
네 발 중에 최고인 것은 좋은 수레이며
아내 맞아들임엔 정숙한 여인이 제일이며
자녀들 중에는 효도하는 이가 으뜸이네.
천자는 다시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리고 천자는 게송을 말하고 나서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23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떤 천자가 평상시보다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거룩한 광명으로 기수숲을 찬란하게 두루 비추어서 아주 환하게 한 뒤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떤 물건이 생겨나는 것으로 수승하며
어떤 물건이 땅에 드는 것으로 수승하고
종자 중에는 어떤 것이 수승하오며
어디에 던지는 종자가 제일 수승합니까?
그때 어떤 천자(天子)가 있었는데, 그는 전생에 씨를 밭에다 뿌린 인연이 있어서 그것으로 이름을 삼았다. 그가 곧 게송으로 대답하였다.
곡식의 싹이 나는 것이 수승하며
종자가 땅에 묻힘이 제일이고
밭 가는 소를 잘 옹호하는
아이가 종자 던진 것이 제일이네.
그러자 저 천자가 천자에게 말하였다.
“나는 그대에게 물은 것이 아니라 부처님께 여쭌 것이오.”
그리고는 다시 게송으로 부처님께 여쭈었다.
어떤 물건이 생겨나는 것으로 수승하며
어떤 물건이 땅에 드는 것으로 수승하고
종자 중에는 어떤 것이 수승하오며
어디에 던지는 종자가 제일 수승합니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밝음이 생기는 것이 가장 수승한 짝이며
무명(無明)이 소멸하는 것이 제일 수승하고
부처님을 친근하여 공양 올리고
스님들에게 던지는 종자가 가장 수승하네.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리고 천자는 게송을 말하고 나서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235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떤 천자가 평상시보다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거룩한 광명으로 기수숲을 찬란하게 두루 비추어서 아주 환하게 한 뒤 한쪽에 물러나 게송으로 말하였다.
무엇이 세간을 내었고
무엇이 화합을 얻었으며
몇 가지 애욕이 세간에 있고
어떤 것이 세간을 괴롭힙니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6애(愛)가 세간을 내었으며
6촉(觸)이 능히 화합하고
6애(愛)로 능히 있게 되며
6정(情)이 온갖 괴로움을 내네.
천자가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리고 천자는 게송을 말하고 나서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236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떤 천자가 평상시보다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거룩한 광명이 찬란하여 기수숲을 두루 비추어서 아주 환하게 한 뒤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떤 것이 세간을 겁탈하며
어떤 것을 괴로움이라 말합니까?
어떤 것이 이 하나의 법으로서
세간에서 자재로움을 얻는 것입니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의식[意]이 여러 갈래[趣]를 겁탈하고
의식이 세간을 괴롭게 만들며
의식을 이름하여 하나의 법이라 하니
세간에서 자재로움을 얻기도 하네.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리고 천자는 게송을 말하고 나서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237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떤 천자가 평상시보다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거룩한 광명으로 기수숲을 찬란하게 두루 비추어서 아주 환하게 한 뒤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떤 물건이 세간을 속박하며
어떻게 하면 해탈을 얻습니까?
어떤한 법을 끊어야만
열반에 도달할 수 있습니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애욕으로 세간에 속박되었으니
애욕을 버리면 해탈 얻으며
애욕의 속박 능히 끊으면
이것을 열반 얻었다고 칭하네.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리고 이 천자는 게송을 말하고 나서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238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떤 천자가 평상시보다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거룩한 광명으로 기수숲을 두루 비추어서 아주 환하게 한 뒤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떤 물건이 세간을 덮으며
어떤 물건이 능히 에워싸며
어떤 물건이 중생을 속박하고
어떻게 세간에 머물러야 합니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늙음이 능히 세간을 덮으며
죽음이 능히 세간을 에워싸며
애욕이 중생을 속박하나니
법답게 세간에 머물러야 하네.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리고 천자는 게송을 말하고 나서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239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떤 천자가 평상시보다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거룩한 광명으로 기수숲을 두루 비추어서 아주 환하게 한 뒤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떤 물건이 세간을 미혹되게 하고
어떤 물건이 화합하여 존재하고
무엇이 중생들을 더럽히며
무엇이 당기를 세운 것입니까?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무명(無明)이 세간을 미혹되게 하고
애착이 화합하여 존재하고
성냄 그것이 중생들을 더럽히고
아만(我慢)이 당기를 세운 것이네.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물었다.
어느 누가 덮개[蓋]의 장애가 없으며
어느 누가 애욕을 끊었사오며
누가 더러움의 물듦을 벗어나고
누가 큰 당기를 능히 넘어뜨립니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여래는 덮개의 장애가 없으며
바른 지혜로 해탈을 얻으셨나니
그는 덮개의 장애가 있지 않고
애욕의 결박을 능히 다했으며
더러운 티끌과 때를 벗어나서
아만(我慢)의 당기를 넘어뜨렸네.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리고 천자는 게송을 말하고 나서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240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떤 천자가 평상시보다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거룩한 광명이 기수숲을 두루 비추고서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람의 재물에서 무엇이 수승하며
어떤 착한 행을 닦아 행하여야
쾌락의 과보를 얻게 됩니까?
맛 중에는 무엇이 가장 수승하며
여러 가지 수명 중에서는
어떤 수명이 가장 수승하옵니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온갖 재물 중에서는
믿음의 재물[信財]이 제일 수승하며
법답게 착한 행을 닦으면
쾌락의 과보를 능히 얻으리라.
온갖 좋은 맛 중에서는
진실한 말이 가장 제일이요
모든 수명(壽命) 중에서는
혜명(慧命)이 가장 수승하네.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리고 천자는 게송을 말하고 나서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241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떤 천자가 평상시보다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거룩한 광명으로 기수숲을 두루 비추어서 아주 환하게 한 뒤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사람이 나고 죽음 속에서
무엇이 제2의 벗이 되며
누가 가르침을 주어서
열반의 도에 향하게 됩니까?
비구가 어떤 법을 즐겨서
온갖 결박을 끊게 됩니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온갖 나고 죽음 속에서는
믿음이 제2의 벗이 되고
지혜는 가르치게 되어서
열반을 능히 좋아하는 자는
온갖 번뇌의 결박을 끊으면
그를 이름하여 비구라고 말하네.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리고 천자는 게송을 말하고 나서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242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떤 천자가 평상시보다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거룩한 광명으로 기수숲을 두루 비추어서 아주 환하게 한 뒤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떤 착함이 있으면 늙음에 잘 이르며
어떤 착함이 있으면 가장 잘 머무르고
어떤 보배가 제일가는 것이 되며
어떤 물건을 도적이 빼앗아 가지 못합니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계율을 지니면 늙음에 잘 이르고
믿음으로 가장 편히 머무르며
지혜 있는 사람이 수승한 보배요
복의 재물은 도적이 뺏지 못하네.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리고 천자는 게송을 말하고 나서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243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떤 천자가 평상시보다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거룩한 광명으로 기수숲을 두루 비추어서 아주 환하게 한 뒤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중생은 누가 낳은 것이기에
어찌하여 항상 치열하게 구하면서
나고 죽는 그 속에서
유전하며 해탈하지 못합니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애욕이 중생을 태어나게 만들고
의식이 온갖 티끌에 달려가니
온갖 생명을 가진 무리들은
나고 죽음을 유전하면서
온갖 괴로움을 늘 받는데
어떻게 해탈을 얻겠는가?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리고 천자는 게송을 말하고 나서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244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떤 천자가 평상시보다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거룩한 광명으로 기수숲을 두루 비추어서 아주 환하게 한 뒤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중생은 무엇에서 생겼으며
어찌하여 항상 달리면서 구하다가
생사에 윤회합니까?
그리고 무엇이 두려움이 됩니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중생은 애욕으로부터 생겼고
마음과 의식이 달리면서 멈추질 않아서
중생이 생사에 처하게 되고
괴로움이 큰 두려움 되네.
천자가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리고 천자는 게송을 말하고 나서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245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떤 천자가 평상시보다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거룩한 광명으로 기수숲을 두루 비추어서 아주 환하게 한 뒤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중생은 무엇에서 생겼으며
어찌하여 항상 달리면서 구하다가
생사에 항상 윤회합니까?
그리고 무엇이 큰 두려움이 됩니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애욕이 능히 중생을 내고
의식은 온갖 티끌로 달리면서
중생이 생사에 처하게 되었으며
업(業)이 큰 두려움이 된다네.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리고 천자는 게송을 말하고 나서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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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떤 천자가 평상시보다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거룩한 광명으로 기수숲을 두루 비추어서 아주 환하게 한 뒤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을 말하였다.
어떤 것을 도 아니라고 말하며
어떤 것이 밤낮으로 갑니까?
청정한 범행을 무엇이 더럽히며
무엇이 세간을 해치는 것입니까?
어떤 것을 능히 물을 사용 않고서
깨끗이 씻고 목욕함이라 합니까?
원하옵나니 부처님 세존께서는
저를 위해 말씀하여 주시옵소서.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애욕을 도 아니라고 말하여
사람 목숨이 밤낮으로 가고 있네.
여인이 청정한 범행을 더럽히며
또한 세간을 괴롭히고 해치네.
범행을 전일하게 닦는 이는
정결하기가 저 물보다 뛰어나네.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리고 천자는 게송을 말하고 나서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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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떤 천자가 평상시보다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거룩한 광명으로 기수숲을 두루 비추어서 아주 환하게 한 뒤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떤 물건이 첫째 감으로서
온갖 물건 중에서 가장 수승하며
무엇이 곳곳마다 있으면서
최상이 되는 것입니까?
그리고 어떤 하나의 법이
세간에서 자재롭습니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온갖 세상 사물 중에서
4음(陰)을 가장 수승하다고 하며
착함이 곳곳마다 있으면
모두 최상이 되기 마련이요
4음(陰)을 하나의 법으로서
세간에 자재함이라고 말하네.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리고 천자는 게송을 말하고 나서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248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떤 천자가 평상시보다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거룩한 광명으로 기수숲을 두루 비추어서 아주 환하게 한 뒤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게송은 무엇이 처음이 되며
무엇으로 분별합니까?
게송은 어디에 의지하오며
게송이 무엇을 바탕으로 삼습니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게송은 애욕을 처음으로 삼으며
글자로써 게송을 분별하며
게송은 이름에 의지하고
문장으로 바탕을 삼는다네.
천자가 다시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리고 천자는 게송을 말하고 나서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249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 사위국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였다.
당시 어떤 천자가 평상시보다 광명을 갑절이나 더 내면서 그날 밤에 부처님 처소에 왔는데, 그 거룩한 광명으로 기수숲을 두루 비추어서 아주 환하게 한 뒤 한쪽에 물러나 앉아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어떻게 임금의 수레를 알며
어떻게 불을 알게 되고
어떻게 나라라고 분별하며
어떻게 여인을 압니까?
세존께서 게송으로 대답하셨다.
당기로써 임금의 수레를 알며
연기로써 불이 있는 걸 알고
임금으로 나라 있는 걸 알며
지아비로써 여인을 분별하네.
천자가 게송으로 칭찬하였다.
바라문이 열반하는 것을
옛적에 이미 본 적이 있으니
혐오함과 두려움 영원히 버리고서
세상의 애욕을 잘 벗어나셨네.
그리고 천자는 게송을 말하고 나서 기뻐하면서 떠나갔다.
믿음의 재물과 제2의 벗과 계율을 지니면 늙음에 잘 이름
세간을 낸다는 세 가지
도가 아니라고 함과 가장 수승함
게송은 무엇을 처음으로 삼는가와
수레를 분별함이 열 번째가 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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