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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하나씩/적어보자 불교

[적어보자] #4531 법원주림(法苑珠林) 88권

by Kay/케이 2024.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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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법원주림(法苑珠林) 88

 

 


법원주림 제88권



서명사 사문 석도세 지음
송성수 번역


87. 수계편 ②


4) 오계부(五戒部)[여기에는 6부가 있다.]

술의부(述意部) 차난부(遮難部) 수법부(受法部)
계상부(戒相部) 득실부(得失部) 신위부(神衛部)

(1) 술의부(述意部)
대체로 세속에서 숭상할 바는 인(仁)ㆍ의(義)ㆍ예(禮)ㆍ지(智)ㆍ신(信)이요, 함식(含識)이 취할 바는 살생[殺]하지 않고 도둑질[盜]하지 않고 음행[婬]하지 않고 거짓말[妄]하지 않고 술[酒] 먹지 않는 것이다. 비록 도인과 속인이 구별된다 하더라도 점교(漸敎)에서 보면 다 통한다. 그러므로 인(仁)을 일으킨 이는 살생하지 않고, 의(義)를 받드는 이는 도둑질하지 않고, 예(禮)를 공경하는 이는 음행하지 않고, 신(信)을 말하는 이는 거짓말하지 않고, 지(智)를 본받는 이는 술을 먹지 않는다. 이것은 대체로 한 때[一時] 접하는 덕화일 뿐 곧 근본을 닦는 가르침은 아니다.
근본을 닦는 가르침이란 바로 바른 법[正法]이니, 안으로 훈계하고 도(道)를 넓힘에는 반드시 원인[因]에서 비롯된다. 그 원인이란 살생하고 도둑질하고 음행하고 거짓말하고 술 먹는 일이니, 이는 곧 실제로 있는 법으로서 사실을 가리켜 곧바로 말한 것이다. 그러므로 꾸며 하는 말을 빌리지 않고 이름에 의탁하여 뜻을 나타내는 것이니, 이와 같이 하면서 원인을 닦으면 걸과를 바라지 않는데도 결과가 증득되고 쾌락을 부러워하지 않는데도 쾌락이 나타난다. 만일 가까운 것을 생략하고 먼 것을 바라면 작은 것을 버리면서 큰 것을 지키는 것이므로 귀착(歸着)할 데가 없다. 그러므로 살생하지 않는 원인을 받아 지니면 저절로 인의(仁義)의 결과를 증득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런 것을 아는 까닭은, 이제 보건대 계(戒)를 받들어 살생하지 않으면 인(仁)을 구하지 않는데도 인이 나타나고, 계를 지니어 도둑질하지 않으면 의(義)를 기뻐하지 않는데도 의가 퍼지며, 계를 지키어 음행하지 않으면 예(禮)를 빌지 않는데도 예가 서고,
계를 좇아 거짓말을 않으면 신(信)을 기리지 않는데도 신(信)이 고양되며, 계를 받아 술을 버리면 지(智)를 행하지 않는데도 지가 밝아진다. 이와 같은 사실은 그물을 펼쳐서 벼리를 잡는 것이라서 만 개의 눈이 열린다고 할 수 있으니, 베틀을 차려 놓고 집 안에서 길쌈하면 추위와 더위를 여읜다 할 것이다. 다시 어떠한 공(功)이 여기에 더할 수 있고 어떠한 덕(德)이 이를 저버릴 수 있겠는가?
만일 이것을 닦지 않고 욕심 때문에 우매해지면, 한갓 생각을 이론(理論)과 실제(實際)에 골몰하면서 마음을 제자백가(諸子百家)로 인하여 괴롭히리라. 이는 몸과 정신을 온밤 내내 고달프게 하고 귀와 눈을 좋은 시절에 상실하는 것이니, 어찌 도의 원대함을 어기면서 미치지 못하는 것인가? 그 근본을 얻으면 하고 싶은 것마다 이룩되지 아니함이 없으리니, 비로소 알리라. 배를 삼킬 만한 큰 고기는 도랑물에서 알을 까지 않으며, 붕새[鵬]와 곤계[鵾]가 어찌 작은 메추리의 숲을 날며 돌겠는가?

(2) 차난부(遮難部)
대체로 계를 받고자 할 때에는 계사(戒師)가 먼저 그 차난(遮難)을 물어야 한다. 그러므로 『성실론(成實論)』에서는 “차난을 묻는다”고 한 것이니, 역죄인(逆罪人)과 적주(賊住)와 비구니를 더럽힌 사람 등은 비구가 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만일 이 사람들이 속인으로서 착한 율의(律儀)를 얻고 보시와 자비 등 선행을 막지 않는 것이라면, 다만 세간의 계가 있을 뿐이다. 이런 사람은 업이 더러워졌고 또한 성인의 도를 장애하기 때문에 출가를 허락하지 않는 것이다.
또 『우바새계경(優婆塞戒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만일 우바새계(優婆塞戒)를 받아 재물과 수명을 더욱 자라게 하고자 하면, 먼저 낳아 주신 부모에게 여쭙고 다음에는 처자와 노비에게 알리며 그 다음에는 국왕에게 아뢰어야 한다.[여기서 아뢰어야 한다는 것은 국왕이 금제(禁制)하면 출가가 허락되지 않기 때문에 아뢰어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처음부터 금제하지 않는다면 수고로이 아뢰어야 할 필요가 없다.] 이미 물었고 허락한 뒤에는 누구든지 출가하여 보리심을 낸 이가 있으면, 곧 그에게로 가서 머리 조아려 예배하고 부드러운 말로 문안한 뒤에 이렇게 말을 한다.
‘대덕(大德)이여, 저는 장부이며
남자의 몸을 갖춘 자로서 보살의 우바새계를 받고자 합니다. 원컨대 대덕께서는 가엾이 여기시어 허락하여 주십시오.’[한 번만 말해도 된다. 만일 성문(聲聞)의 별해탈계(別解脫戒)를 받는다면, 비록 보리심을 내지 않고 소승의 마음만을 내었다 하더라도 출가한 5중(衆) 곁에서 받으면 다 같이 계를 얻게 된다.]
이때 비구는 이런 말을 해야 한다.
‘그대의 부모와 처자와 노비와 국왕이 다 허락하였는가?
만일 ‘허락했다’고 하면 다시 물어야 한다.
‘그대는 일찍이 불ㆍ법ㆍ승의 물건과 다른 이의 물건에 대하여 빚진 일이 없는가?’
만일 ‘빚지지 않았다’고 하면 다시 물어야 한다.
‘그대는 지금 안팎으로 몸이나 마음에 병이 없는가?’
만일 ‘없다’고 하면 다시 물어야 한다.
‘그대는 모든 비구와 비구니에게 잘못된 법을 짓지는 않았는가?’
만일 ‘짓지 않았다’고 하면 다시 물어야 한다.
‘그대는 장차 5역죄(逆罪)를 짓지 않겠는가? 그대는 법을 도둑질하는 사람이 되지 않겠는가? 그대는 고자[無根人]나 남녀추니[二根人]가 아닌가? 그대는 8계재(戒齋)를 받지 않거나 중한 죄를 범하지 않겠는가? 그대는 부모와 스승에게 병이 있어도 버리고 떠나지는 않겠는가? 그대는 장차 보리심을 낸 사람을 죽이지는 않겠는가? 그대는 눈앞에 있는 스님들의 물건을 훔치지는 않겠는가? 그대는 이간질과 나쁜 말로써 나쁜 사람을 만들지는 않겠는가? 그대는 모녀(母女)와 자매(姉妹)들에게 잘못된 법을 짓지는 않겠는가? 그대는 대중에게 거짓말을 하지는 않겠는가?’
만일 ‘그런 일이 없겠다’고 하면 다시 말을 해야 한다.
‘선남자여, 이 계는 심히 어렵도다. 능히 사미 10계와 대비구계와 보살계와 보리에 이르기까지 그의 근본이 되는 것이니, 지극한 마음으로 받아 지니면 이와 같은 한량없는 이익을 얻는다. 그러나 만일 이와 같은 계를 무너뜨리면 한량없고 그지없는 세상 동안에 3악도(惡道)에 있으면서 큰 괴로움을 받게 된다. 그대는 이제 한량없는 이익을 얻기 위해서 지극한 마음으로 받을 수 있겠는가?’ 만일 ‘할 수 있다’고 하면 다음에는 3귀의계를 받게 하면서, 다시 물어야 한다.
‘이 계는 심히 어렵다. 만일
부처님께 귀의한 뒤에는 차라리 몸과 목숨을 버릴지언정 끝내 자재천(自在天) 등에게 의지하지 않는다. 만일 교법에 귀의한 뒤에는 차라리 몸과 목숨을 버릴지언정 끝내 외도의 전적(典籍)에 의지하지 않는다. 만일 승가에 귀의한 뒤에는 차라리 몸과 목숨을 버릴지언정 끝내 외도의 삿된 무리에게 의지하지 않는다. 그대는 이렇게 지극한 마음으로 3보께 귀의할 수 있겠는가?’
만일 ‘할 수 있다’ 하면 응당 만 6개월 동안 출가한 이로서 지혜로운 이를 가까이 하고 받들게 해야 하고, 지혜로운 이는 다시 지극한 마음으로 그의 몸과 네 가지 위의를 관찰해야 한다. 만일 이 사람이 가르침대로 잘했음을 알면 6개월이 지난 뒤에 대중 스님들과 화합시키고서 스무 사람이 앞에서 백갈마(白羯磨)를 지으며 말한다.
‘대덕 스님들은 들으시오. 이 아무개는 지금 스님들에게 우바새계를 받고자 해서 6개월 동안 네 가지 위의를 청정히 하고 지극한 마음으로 받아 지니면서 깨끗하게 자리를 장엄하였습니다. 이 사람은 장부이며 남자의 몸을 갖추고 있습니다. 만일 스님들께서 허락하신다면 스님들은 모두 잠자코 계시고, 허락하지 않으신다면 말씀하십시오.’[한 번만 말해도 된다. 만일 삿된 도를 믿지 않았고 오랫동안 바르게 신앙한 사람이면, 이렇게 번사삼귀(翻邪三歸)를 받고 6개월 동안 시험할 필요가 없다. 곧장 차난(遮難)을 묻고 참회하게 한 것이 곧 5계ㆍ8계의 3귀의를 주는 것이라면, 문득 이것과 같지 않게 된다.]”

(3) 수법부(受法部)
만일 계를 받고자 하면 위의를 잘 갖춘 뒤에 출가한 5중(衆)의 앞에서 받는다. 그러므로 『지도론(智度論)』에서 말하였다.
“‘저 아무개는 부처님께 귀의하고, 교법에 귀의하며, 승가에 귀의하나이다.[세 번 말한다.]
저 아무개는 부처님께 귀의하였고, 교법에 귀의하였으며, 승가에 귀의하였나이다.[세 번 말한다.]
저는 석가모니부처님의 우바새(또는 우바이)이오니, 저를 증명하고 아시옵소서. 저 아무개는 오늘부터 이 수명이 다하도록 귀의하겠습니다.’
그러면 계사(戒師)는 이와 같이 말해야 한다.
‘그대 우바새여, 들으라. 다타아가도(多陀阿伽度)ㆍ아라하(阿羅訶)ㆍ삼먁삼불타(三藐三佛陀)께서는 사람을 아시고 사람을 보신다. 우바새를 위하여 이러한
5계를 말하리니, 그대는 모두 받아 지닐 것이다.
무엇이 5계인가? 첫째는 그 몸과 수명이 다하도록 살생을 하지 않는 것[不殺生]이니, 이것이 바로 우바새계이니라. 이 가운데서 몸과 목숨이 다하기까지 짐짓 살생을 하지 않아야 하나니, 만일 이 일을 할 수 있다면 ≺예≻ 하고 대답하라.[비록 논(論)에서 예[諾] 하고 대답하라 했으나 예를 고쳐서 할 수 있습니다[能]라고 해도 잘못은 없다.]
둘째는 그 몸과 수명이 다하도록 도둑질을 하지 않는 것[不偸盜]이니, 이것이 바로 우바새계이니라. 이 가운데서 몸과 목숨이 다하기까지 도둑질을 하지 않아야 하나니, 만일 이 일을 할 수 있다면 ≺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라.
셋째는 그 몸과 수명이 다하도록 삿된 음행을 하지 않는 것[不邪婬]이니, 이것이 바로 우바새계이니라. 이 가운데서 몸과 목숨이 다하기까지 삿된 음행을 하지 않아야 하나니, 만일 이 일을 할 수 있다면 ≺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라.
넷째는 그 몸과 수명이 다하도록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不妄語]이니, 이것이 바로 우바새계이니라. 이 가운데서 몸과 목숨이 다하기까지 거짓말을 하지 않아야 하나니, 만일 이 일을 할 수 있다면 ≺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라.
다섯째는 그 몸과 수명이 다하도록 술을 마시지 않는 것[不飮酒]이니, 이것이 바로 우바새계이니라. 이 가운데서 몸과 목숨이 다하기까지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하나니, 만일 이 일을 할 수 있다면 ≺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라.’
이렇게 계의 모양을 말한 뒤에 다시 말을 해야 한다.
‘이 우바새의 5계를 모두 받아 지녀서 3보에 공양하고 부지런히 복덕을 닦으면서 멀리는 부처님의 도를 구하고 가까이는 인간ㆍ천상을 증득해야 한다. 그리고 1년 중의 석달[歲三長月]과 6재일(齋日)도 만일 지킬 수 있으면 아울러 지켜야 한다.’
만일 1계(戒)만을 받은 사람이면, 계문(戒文)안의 5(五)라는 글자를 없애고서 곧장 ≺저는 살생을 하지 않는 계를 받은 우바새입니다≻라고 하게 해야 한다. 그 밖의 글은 앞의 3귀의와 같으니, 세 번 되풀이하고 나서 곧 5계를 일러 주며, 마지막에 세 번 맺고는 곧장 부촉하게 된다.”
그래서 『살바다론(薩婆多論)』에서 물었다.
“‘3귀의를 받지 않고도 5계를 얻는 것입니까?’
대답하였다.
‘얻지 못한다. 반드시 먼저 3귀의를 받은 뒤에라야 계를 얻는다.’[아래서 받는 8계 역시 이 법과 같다.]”

(4) 계상부(戒相部)

『살바다론』에서 말하였다.
“【문】 5계 중에서 몇 가지가 실계(實戒)입니까?
【답】 앞의 네 가지가 실계이며, 마지막 한 가지가 차계(遮戒)이다. 같이 묶은 까닭은 이것이 방일(放逸)의 근본이라서 네 가지 계를 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가섭불(迦葉佛) 때에 어느 우바새가 술을 마셨기 때문에 남의 아내를 음행 했고 남의 닭을 훔쳐다 죽였으며, 다른 사람이 와서 물었을 때도 ‘하지 않았다’고 대답했기 때문에 거짓말까지 범해버린 것과 같다. 또한 4역(逆)도 지을 수 있으나 오직 승가[僧]만은 파괴할 수 없다.
만일 살생하지 않는 계를 받았으면 온갖 형상 있는 꿈틀거리는 미생물까지도 모두 살해해서는 안 되며, 고기와 훈신채(葷辛菜) 등도 모두 범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능가경(楞伽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는 대혜(大慧)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는 한량없는 인연이 있으므로 고기를 먹어서는 안 되느니라. 내가 이제 간략하게 열 가지 인연을 말하리라. 첫째, 온갖 중생은 옛날부터 지금까지 여러 인연으로 항상 6친(親)이 되었나니, 6친이라 생각하여 고기를 먹지 않아야 한다. 둘째, 나귀ㆍ노새ㆍ약대ㆍ여우ㆍ개ㆍ소와 말과 사람과 짐승 등의 고기를 백정이 섞어 팔기 때문이다. 셋째, 깨끗하지 못한 기분(氣分)에서 생장했기 때문이다. 넷째, 중생들이 그의 기(氣)를 맡고 모두가 두려워하니, 마치 전다라(旃陀羅)를 개가 보면 미워하고 놀라고 두려워하면서 떼로 짖어대는 것과 같은 것이다. 다섯째, 수행하는 이로 하여금 인자한 마음이 나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여섯째, 무릇 어리석은 이들은 냄새나고 더러운 것을 즐겨 먹는지라 착한 명칭이 없기 때문이다. 일곱째, 모든 주술(呪術)을 성취하지 않게 하기 때문이다. 여덟째, 산 것을 죽일 때에 그 형상을 보고 의식[識]을 일으키면서 염착하기 때문이다. 아홉째, 고기를 먹은 이를 모든 천신들이 버리는 것은 입에서 악취가 많이 나기 때문이다. 열째, 고요한 숲속에 있는 범과 이리도 그 냄새를 맡기 때문이다.
나는 항상 말하기를 ‘무릇 마시고 먹고 할 때는 아들의 고기라는 생각을 짓고 약을 먹는다는 생각을 지으라’고 하였다. 그러므로 과거에 사자소타바(師子蘇陀婆)라는 왕이 갖가지 고기를 먹으면서 마침내 사람 고기까지 먹자, 백성들이
용서하지 않고 곧 모반(謀反)을 한 것이니,『반족왕경(班足王經)』에서 설명한 것과 같으니라.”
또 『열반경(涅槃經)』에서 말하였다.
“대체로 고기를 먹는 이는 큰 자비의 종자를 끊으니, 가고 서고 앉고 누울 적에 온갖 중생들이 그 고기의 냄새[氣]를 맡고 모두가 두려워한다. 마치 어떤 사람이 사자를 가까이 한 뒤에 그를 만난 여러 사람들이 사자의 냄새를 맡고 두려운 생각을 내는 것과 같으며, 또 어떤 사람이 악취가 나는 마늘을 먹었을 적에 다른 사람들이 그 냄새를 맡고 도망가는 것과 같다.
멀리서 말하는 이를 보고도 오히려 보려고 하지 않거늘 하물며 가까이 있는 사람이겠느냐. 물이나 육지나 공중으로 다니는 모든 것들이 그를 버리고 도망하면서 모두 말한다.
‘이 사람은 바로 우리들의 원수다.’
그러므로 보살은 고기 먹는 것을 익히지[習] 않는다.
이치로 말하건대 5계를 받은 우바새들은 속가의 우물에 아주 작은 벌레들이 많이 있을 때에는 모두 걸러 보아야 한다. 그러다가 벌레가 있으면 도로 그곳에 놓아두어야 하며, 가고 움직이는 것이 있으면 역시 물 거르는 자루를 가져와서 가고 움직이는 대로 따라가야 할 것이다.
만일 도둑질하지 않는 계를 받았으면 가장 하천한 풀 하나와 한 알의 곡식 등에 이르기까지 모두 훔치지 말 것이다. 이 때문에 『지도론(智度論)』에서 이르되 ‘교범발제(憍梵鉢提)가 날것과 익은 한 알의 곡식을 아무렇게나 보면서 본래의 주인에게 돌려주지 않다가 업도(業道)를 범하여 오히려 5백 세상 동안 소가 되었으며, 아라한이 된 뒤까지도 오히려 음식을 되내어 씹어 먹었다’고 했다.
만일 삿된 음행을 하지 않는 계를 받았으면 『지도론』에서 말한 것처럼 자기의 처(妻)를 제외한 그 밖의 남자ㆍ여자ㆍ귀신 및 축생으로서 음행할 수 있는 것이면 모두가 삿된 음행이 된다. 비록 자기의 처는 범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그러나 바른 곳이 아닌 곳[非處]은 피해야 한다. 즉 자기 처의 길이 아닌 데[非道]와 아이를 잉태하였으면 역시 금해야 된다. 그것은 젖이 마르는 것을 방지하기 위함이니, 만일 따로 유모(乳母)가 있으면 그렇지 아니하다.

또 『성실론(成實論)』에서 이르되 ‘자기 처의 바른 곳이 아닌 데라 함은 입과 대변하는 곳[大便處]이다’라고 했다. 그리고 온갖 여인은 부모와 아들의 보호를 받고 출가한 여인은 법의 보호를 받기 때문에 역시 삿된 음행이라 하지만, 만일 주인 없는 여인이 대중 앞에 스스로 와서 아내가 되거나 법대로 되었으면 범한 것이 아니다.”
또 『제위경(提謂經)』에서 이르되 “1년 중의 석달[年三長月]과 6재일(齋日)과 해와 달과 등불 아래 등의 세 가지 밝은 곳과 8왕일[王日:八節日]에는 다 같이 금해야 한다.[8왕일은 아래서 기술한 것과 같다]”고 했다.
만일 거짓말을 하지 않는 계를 받았으면 다만 마음을 비울 뿐이니, 묻지 않은 일에 대해서는 거짓말을 하건 참말을 하건 다 같이 범한 것이다.
또 『지도론』에서 물었다.
“【문】 무엇 때문에 우바새는 입의 율의[口律儀]를 삼가야 깨끗한 생활이 된다는 것인가?
【답】 속인은 집에 살면서 세간의 쾌락을 받는 동시에 복덕을 닦게 되므로 계법을 모두 행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부처님께서 5계를 지니게 한 것이다. 또 구업(口業)에서는 거짓말이 가장 중대하다. 거짓말 때문에 그 밖의 허물도 짓게 되나니, 일부러 짓든 일부러 짓지 않든 거짓말만 하면 벌써 세 가지 일이 포섭되는 것이다. 또 참말을 하면 네 가지 바른 말이 모두 이미 포섭된 것이므로 모든 선(善) 가운데서 실로 가장 중대한 것이다.”
또 『성실론(成實論)』에서 말하였다.
“비록 이것이 참말이라 하더라도 때가 아니기 때문에 곧 기어(綺語)라 한다. 이때 쇠뇌(衰惱)가 따르면서 이익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혹은 비록 이익이 있다손 치더라도 말에 근본이 없고 이치가 뒤바뀌어서 마음을 괴롭히는 말이기 때문에 모두 기어라 한다.”
또 『마덕륵가론(摩德勒伽論)』에서 말하였다.
“다른 이에게 욕설을 전달하는 것은 모두 죄를 얻는 것이다.”

또 『살바다론(薩婆多論)』에서 말하였다.
“거짓말과 이간질[兩舌]과 나쁜 말[惡口]은 서로 번갈아 각각 4구(句)를 만든다. 그러나 그 가운데 하나인 거짓말은 이간질도 나쁜 말도 아니다. 다른 이에게 이 말을 전하고 그를 향해 말할 적에 진실하지 않으므로 거짓말인 것이지, 마음을 분리시키는 것이 아니므로 이간질도 아니며 부드러운 말로 말하는 것이므로 나쁜 말도 아니다. 나머지 4구의 예도 이로써 미루어 알 수 있다.”
또 『성실론(成實論)』에서 말하였다.
“그 밖의 세 가지 업은 합하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지마는 기어(綺語)의 한 가지만은 반드시 서로 떨어지지 않는다.”
또 『선생경(善生經)』에서 말하였다.
“만일 거짓말에 해당되면 역시 기어와 이간질과 나쁜 말이라는 이치를 다 포섭한다.”
또 『살바다론』에서 말하였다.
“거짓말을 하지 않는 이가 만일 법의 이치를 말하면서 온갖 시비를 논하고 전할 적에 스스로가 옳다고 말하지 않고 항상 양보하면서 근본이 있게 되면 허물이 없다. 그렇지 않으면 도끼가 입안에 있는 것이다.”
만일 술을 마시지 않는 계를 받았으면 『사분율(四分律)』에서 말한 바와 같으니 “술을 마시는 일이라면 풀에 묻은 물방울만큼의 술까지도 입에 대지 않는 일이다”라고 했다.
또 『지도론』에서 말하였다.
“술을 마시면 35가지 허물이 있다. 어떠한 것들이 35가지인가? 첫째는 지금 세상의 재물이 허망하게 없어진다. 왜냐 하면 술을 마시면 취하고 산란해진 탓에 절제하는 마음이 없어서 쓰는 일에 법도가 없기 때문이다. 둘째는 뭇 병에 걸리는 문이다. 셋째는 싸우게 되는 근본이다. 넷째는 벌거숭이가 되어도 부끄러워함이 없다. 다섯째는 추한 이름이 드러나서 사람들이 공경하지 않는다. 여섯째는 다시는 지혜가 없어진다. 일곱째는 얻어야 하는 물건은 얻지 못하게 되고 얻게 된 물건은 상실하게 된다. 여덟째는 숨겨야 할 일을 모두 남에게 말해버린다. 아홉째는 갖가지 사업이 실패하며 성공하지 못한다. 열째는 취함은 근심의 근본이 된다. 왜냐 하면 취한 동안에는 실수가 많으므로 깨어난 뒤에는 부끄러워지고 근심이 생기기 때문이다. 열한째는 몸의
힘이 점차로 감소한다. 열두째는 몸의 색이 파괴된다. 열셋째는 아버지를 공경할 줄 모른다. 열넷째는 어머니를 공경할 줄 모른다. 열다섯째는 사문을 공경할 줄 모른다. 열여섯째는 바라문을 공경할 줄 모른다. 열일곱째는 숙백(叔伯)과 어른을 공경할 줄 모른다. 왜냐 하면 취하면 답답하고 괴로워서 분별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열여덟째는 부처님을 존경할 줄 모른다. 열아홉째는 교법을 존경할 줄 모른다. 스무째는 스님들을 존경할 줄 모른다. 스물한째는 나쁜 패거리들과 가까이 하게 된다. 스물둘째는 어질고 착한 이를 멀리하게 된다. 스물셋째는 계를 깨뜨리는 사람이 된다. 스물넷째는 스스로 부끄러워함과 남에게 부끄러워함이 없다. 스물다섯째는 6정(情)을 지키지 않는다. 스물여섯째는 색정(色情)에 방탕하게 된다. 스물일곱째는 사람들이 미워하면서 그를 보기 좋아하지 않는다. 스물여덟째는 귀중한 친척과 아는 이들이 다 같이 버린다. 스물아홉째는 착하지 않은 법을 행하게 된다. 서른째는 착한 법을 버리게 된다. 서른한째는 총명한 사람과 지혜로운 선비가 신용하지 않는다. 왜냐 하면 술에 취해서 방일하기 때문이다. 서른두째는 열반을 멀리 여읜다. 서른셋째는 미침[狂]과 어리석음을 심는 인연이다. 서른넷째는 몸이 파괴되고 목숨이 끝나면 악도의 지옥 안에 떨어진다. 서른다섯째는 설령 사람이 된다 해도 태어나는 곳마다 늘 미련한 이가 된다. 이와 같은 갖가지 허물이 있나니, 그러므로 술을 마시지 말 것이다.”
또 『살바다론』에서 말하였다.
“5계를 받은 우바새는 판매(販賣)하는 일을 인정은 하되 다만 다섯 가지 일만은 하지 말 것이다. 첫째는 짐승을 판매하지 말 것이다. 자신이 소유한 것이면 곧장 팔 것이며 백정의 집에 주어서는 안 된다. 둘째는 활과 칼과 화살과 창을 판매하지 말 것이다. 자신이 소유한 것이면 곧장 팔 것이며, 백정이나 살해하는 집에 주어서는 안 된다. 셋째는 술을 파는 일을 업으로 삼지 말 것이다. 자신이 소유한 것이면 곧장 생활 수단으로 쓴다. 넷째는 기름 짜는 일을 업으로 삼지 말 것이다. 외국의 깨 중에는 벌레가 있기 때문에 범하게 된다. 이에 준하여 벌레 없는 것이면 범하는 것은 아니다. 다섯째는
5대색(大色)으로써 물들이지 말 것이니, 벌레를 죽임이 많기 때문이다. 마치 진(秦)나라 땅에서 청색으로 물들이는 것이 벌레를 많이 죽이므로 5대색의 수에 해당되는 것과 같다.”
또 『선생경(善生經)』에서 말하였다.
“계를 받은 이는 다섯 가지 일을 행하지 말지니, 백정과 음녀와 술집과 국왕과 전다라(旃陀羅)의 집 등이 그것이다. 또 다섯 가지 일을 짓지 말지니, 독약을 파는 일과 술을 빚는 일과 가죽을 벗기는 일과 노름ㆍ바둑ㆍ육박(六博) 등의 놀이와 노래하고 춤추고 재주부리는 일 등이 그것이다. 다 같이 하지 말 것이며, 또한 그러한 사람들과 친근하지도 말 것이다.”
또 『보운경(寶雲經)』에서 말하였다.
“계를 지닌 사람은 파계(破戒)한 집에 가서 걸식하지 말라.”
또 『아함경(阿含經)』에서 말하였다.
“악을 멀리하고 선을 가까이 하는 데에 네 가지 법이 있으니, 의당 급히 달아나면서 1백 유순(由旬)까지 피해야 한다. 1유순은 40리(里)요 1백 유순은 4천 리이다. 네 가지 법이란 첫째는 나쁜 벗이요, 둘째는 나쁜 무리이며, 셋째는 말이 많고 웃음이 많은 이요, 넷째는 성을 내거나 싸우는 사람이다.”
또 『우바새오계상경(優婆塞五戒相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살생을 범할 적에 사람 목숨을 빼앗는 세 가지 일이 있다. 첫째는 자기 자신이 하는 일이요, 둘째는 남을 선동하여[敎人] 하게 하는 일이며, 셋째는 심부름을 보내서[遣使] 하게 하는 일이다. 자기 자신이 하는 것은 자신이 남의 목숨을 빼앗는 것이다. 남을 선동하여 하는 것은 다른 사람을 선동해서 ≺그 사람을 붙잡아다 묶어 놓고 묵숨을 빼앗으라≻고 해서 살해하는 것이다. 심부름을 보내서 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그대는 아무개를 알고 있는가? 그대는 그 사람을 붙잡아다 묶어 놓고 목숨을 빼앗으라≻고 하면 그 심부름꾼은 그의 말에 따라 살해하는 것이다. 이러한 경우 우바새는 참회할 수 없는 죄[不可悔罪]를 범하게 된다.
다시 세 가지가 있으니, 첫째는 몸[內色]을 이용하는 일이요, 둘째는 몸 아닌 것[非內色]을 이용하는 일이며, 셋째는 몸과 몸 아닌 것[內非內色]을 이용하는 일이다. 첫 번째, 몸을 이용하여 살해하는 것은 손으로 때리고 발과 그 밖의 몸을 이용하여 그를 죽게 하는 것이니, 이는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게 된다. 만일 그 즉시
죽지 않았더라도 그로 인하여 나중에 죽게 되면 역시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게 된다. 만일 그 후에도 죽지 않으면 이는 중급[中]의 죄를 얻는 것이라서 참회가 가능하다. 두 번째, 몸 아닌 것을 이용하여 살해하는 것은 사람이 나무나 돌이나 칼ㆍ창ㆍ활 및 화살 따위로 그를 죽게 하는 것이니, 앞서 말한 것과 같은 죄를 얻는다. 세 번째, 몸과 몸 아닌 것을 이용하여 살해하는 것은 손으로 나무나 돌 따위를 잡고 때려서 죽게 하는 것이니, 죄를 얻는 것은 앞과 동일하다. 다시 이 세 가지로 살해하지 않고 다만 여러 가지 독약을 섞어서 눈이나 귀나 코와 그 밖의 몸이나 또는 밥과 이불 등에 놓아두어 중독 시킴으로서 그를 죽게 하는 것이니, 역시 앞의 죄와 같다.
또 우바새가 불구덩이를 부질없는 마음으로 만들었는데, 만일 여기에 사람이 빠져 죽으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한 것이고, 비인(非人)과 귀신 등이 빠져 죽으면 중급의 죄를 범한 것이라서 참회가 가능하며, 짐승이 빠져 죽으면 하급[下]의 죄를 범한 것이라서 참회가 가능하다. 만일 아무도 죽지 않았다면 세 가지 방편(方便)을 범한 것이라서 참회가 가능한 가벼운 죄를 얻는다. 만일 우바새가 마음을 먹고 사람을 위하여 불구덩이를 만들어 놓고 그 밖의 것을 통과하지 못하게 하였을 때, 사람이 거기에 빠져 죽으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한 것이며, 죽지 않는다 해도 방편을 범한 것이며, 비인과 짐승이 죽으면 범한 것이 아니다.
만일 우바새가 구업(口業)과 주술(呪術)로써 죽게 하거나, 혹은 죽음을 감탄하고 죽음을 찬양하거나, 혹은 기력(氣力)으로 사람 마음에 악한 마음을 일으켜 죽게 하거나, 혹은 태 안의 아이를 죽게 하거나 하면, 죄의 중함과 경함을 얻게 됨은 다 같이 앞의 예에 준한다. 범하지 않는 것이란, 가령 어떤 이가 가고 오고 들어가고 나가다가 잘못하여 나무나 돌 따위가 떨어져서 죽게 되는 것은 범하는 것이 아니다. 그 밖의 것은 내율(內律)에서 자세하게 설명한 것과 같다.
둘째, 훔치는 계율[盜戒]에는 남의 중한 물건을 취함으로 인하여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에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마음으로써 하는 일이요, 둘째는 몸으로써 하는 일이며, 셋째는 본래의 자리에서 떠나는 일이다. 첫 번째, 마음으로써 하는 일이란 마음을 일으켜 도둑질을 하려는 것이다. 두 번째,
몸으로써 하는 일이란 몸의 어느 부분을 이용하여 남의 물건을 취하는 것이다. 세 번째, 본래의 자리에서 떠나는 일이란 물건이 있던 자리에서 다른 곳으로 들어다 놓는 것이니, 다 같이 중한 죄를 얻는다.
다시 남의 중한 물건을 취함으로써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에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자기 자신이 취하는 일이요, 둘째는 남을 선동하여 취하게 하는 일이며, 셋째는 심부름을 보내서 취하게 하는 일이다.
다시 남의 중한 물건을 취함으로써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에 다섯 가지가 있다. 첫째는 아주 간절하게 취하는 일[苦切取]이요, 둘째는 업신여기며 취하는 일[輕慢取]이며, 셋째는 남의 이름을 부르면서 속임수로 취하는 일이요, 넷째는 억지로 빼앗아서 취하는 일이며, 다섯째는 기탁했던 물건을 취하는 일이다.
다시 남의 물건을 취함으로써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에 일곱 가지가 있다. 첫째는 자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갖고 훔치는 것이요, 둘째는 동의(同意)하지 않은 물건을 훔치는 것이며, 셋째는 잠시 동안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사용하는 물건이요, 넷째는 주인이 있음을 아는 물건이며, 다섯째는 미치지 않았는데 훔치는 것이요, 여섯째는 산란한 마음으로 행하는 행위가 아닌 것이며, 일곱째는 병 때문에 파괴된 마음으로 행한 행위가 아닌 것이다. 이 일곱 가지를 갖추어서 남의 귀중한 물건을 취하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한 것이라 한다. 5전(錢)이 되지 않는 남의 가벼운 물건을 취하면 중급의 죄를 범한 것이라서 참회가 가능하다. 앞의 일곱 가지와 정반대의 경우로 다른 이의 물건을 취한다면 경죄 중죄를 막론하고 모두가 범한 것이 아니다.
셋째, 음행의 계율[婬戒]이다. 삿된 음행[邪婬]에 네 가지 처소가 있으니, 첫째는 남자요, 둘째는 여인이며, 셋째는 고자[黃門]요, 넷째는 남녀추니[二根]이다. 여인이란 사람의 여인과 비인의 여인[非人女]과 짐승의 암컷이며, 남자란 사람의 남자와 비인의 남자와 짐승의 수컷이다.
만일 우바새가 사람의 여인과 비인의 여인과 짐승의 암컷의 입과 대변하는 곳과 소변하는 곳의 세 곳에서 음행을 하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게 된다. 또 사람의 남자와 비인의 남자와 짐승의 수컷과 고자와 남녀추니의 입과 대변하는 곳의 두 곳에서 음행을 해도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게 된다. 음행 하려는 마음을 일으켰으면 아직 어울리지 않았더라도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한 것이요, 두 몸이 어울렸다가 그만두면서 음행하지 않으면 중급의 죄를 범한 것이라서 참회가 가능하다. 이 세 곳을 제외한 그 밖의 곳에서 음행을 해도
이는 모두 참회해야 한다.
만일 사람의 시체와, 나아가 아직 몸의 감관이 파괴되기 전인 죽은 짐승의 세 곳에서 음행을 하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게 된다. 가벼운 것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다. 만일 우바새가 비록 계를 받지 않았다 하더라도 청정한 계율을 지닌 부처님의 제자를 범하면, 아무리 계를 범한 죄가 없다 해도 영원히 5계ㆍ8계와 나아가 출가한 이의 구족계(具足戒)를 얻지 못한다. 만일 미친 상태이거나 마음이 산란하고 고통에 시달려서 스스로 깨닫지 못한 일이라면 범한 것이 아니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에게는 두 가지 몸이 있나니, 첫째는 산몸[生身]이요, 둘째는 계의 몸[戒身]이다. 어떤 선남자가 나의 산 몸을 위하여 7보의 탑을 일으키면 범천(梵天)에 태어나고 또 어떤 사람이 그를 이지러뜨리면 그 죄는 오히려 참회할 수 있지만, 나의 계의 몸을 이지러뜨리면 그 죄는 한량없으니, 그 죄의 과보는 마치 이라발용왕(伊羅鉢龍王)이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한 것과 같다.’
넷째, 거짓말의 계율[妄語戒]에 대해서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갖가지 말로써 거짓말을 꾸짖고 있고 거짓말하지 않는 이를 찬탄하고 있다. 나아가 우스개로도 오히려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되겠거늘, 하물며 일부러 거짓말을 하는 것이겠느냐. 이 가운데서 범하는 것이란, 가령 우바새가 남보다 뛰어난 거룩한 법을 알지도 못하고 보지도 못하면서도 스스로 말하기를 ≺나는 바로 아라한이며 네 가지 과위를 얻은 사람이다. 나아가 4선(禪)과 자(慈)ㆍ비(悲)ㆍ희(喜)ㆍ사(捨)와 4공정(空定)ㆍ부정관(不淨觀)ㆍ아나반나(阿那般那)의 생각을 얻었다. 하늘과 용이 나에게로 와서 공양하며, 그들이 나에게 이치를 물으면 나는 그들의 물음에 대답해 준다≻고 하면, 모두가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하는 것이다.
또 실제로 보았으면서도 ≺보지 않았다≻ 하고, 실제로 들었으면서도 ≺듣지 않았다≻하며, 실제로 의심하면서도 ≺의심하지 않는다≻ 하거나, 있는데도 ≺없다≻고 하고, 없는데도 ≺있다≻ 하는 등, 이러한 조그마한 거짓말은 참회할 수 있는 죄를 범한 것이다. 만일 거짓말하려는 마음을 일으켰으면서도 아직 말을 꺼내지 않았다면 하급의 죄를
범한 것으로서 참회가 가능하다. 또 말을 했는데도 그 뜻이 다 나타나지 않은 것이면 중급의 죄를 범한 것으로서 참회가 가능하다. 만일 스스로 말하기를 ≺성인의 도를 얻었다≻고 하면 곧 참회할 수 없는 죄를 범한 것이다. 그러나 마음이 미쳤거나 산란해서 말을 깨닫지 못한 것이면 범한 것이 아니다.’
다섯째, 술을 마시는 계율[飮酒戒]에 대해서 부처님께서 모든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의 제자라고 말하는 자라면 술을 마시지 말 것이며, 조그마한 풀 끝에 맺힌 한 방울만큼의 분량도 마셔서는 안 된다. 술에는 두 종류가 있나니, 곡주(穀酒)와 목주(木酒)이다. 곡주란 여러 가지 5곡(穀)과 쌀을 섞어 만든 술이 그것이며, 목주란 뿌리와 줄기와 잎이나 열매와 또는 갖가지 씨와 열매와 풀을 섞어서 만든 술이 그것이다.
술의 빛깔과 술의 향기와 술의 맛이 있는 것으로서 마셔서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것이면 이를 술이라 한다. 만일 맛을 보면서 삼키면 역시 술을 마신다고 하며, 곡식으로 담근 술을 마시면 목구멍으로 삼킬 때 이미 범하는 것이다. 또 신 술을 마시거나 단 술을 마시거나 누룩을 먹음으로서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것과 또 술지게미를 먹거나 술 찌꺼기를 마시거나 술의 빛깔과 같고 술의 향기와 같고 술의 맛과 같은 것을 마셔서 사람을 취하게 하는 것이면, 다 같이 목구멍으로 삼킬 때 이미 범하는 것이다.
다만 술의 빛깔일 뿐, 술의 향기도 없고 술의 맛도 없어서 사람을 취하게 할 수 없는 것과, 그리고 그 밖의 마시는 것이라면 모두가 범하는 것이 아니다. 만일 『사분율(四分律)』에 의하면 병든 비구 등이 다른 약으로 치료해도 낫지 않고 술이 약이 된다면 먹어도 범한 것이 아니다. 미친 상태이고 마음이 산란하고 병에 시달려서 깨달아 알지 못하면 역시 범한 것이 아니다.’”

(5) 득실부(得失部)
【문】 점차적인 것과 단번에 받는 것은 어떠한가?
【답】 모두 다 된다. 그러므로 『성실론(成實論)』에서 묻기를 “어떤 사람은 5계를 갖추어 받는다고 하는데, 이 일은 어떠한가”라고 하자, 대답하기를 “많건 적건 받음에 따라서 모두 계율의(戒律儀)를 얻는다”고 했다. 다만 요점을 취하면 다섯 가지가 있다. 그래서 『우바새계경(優婆塞戒經)』에서 말하였다.
“혹은 일분(一分)이 있기도 하고, 혹은
소분(少分)이 있기도 하고, 혹은 무분(無分)이 있기도 하고, 혹은 다분(多分)이 있기도 하고, 혹은 만분(滿分)이 있기도 하다. 만일 3귀의계를 받은 뒤면 5계를 받지 않아도 우바새라고는 한다. 이 우바새가 3귀의계를 받고 1계(戒)를 받아 지니면 이를 일분이라 하고, 3귀의계를 받은 뒤에 2계를 받아 지니면 이를 소분이라 하며, 3귀의계를 받은 뒤에 1계를 받아 지니다가 그 1계를 깨뜨리면 이를 무분이라 하고, 3귀의계를 받은 뒤에 4계를 받아 지니면 이를 다분이라 하며, 3귀의계를 받은 뒤에 5계를 다 받아 지니면 이를 만분이라 한다.”
그러므로 “그대는 이제 어느 분(分)을 받고자 하는가”라고 하고, 그 때 지혜로운 이는 그의 뜻에 따라 계를 주어야 한다.
또 『지도론(智度論)』에서 말하였다.
“계에는 다섯 가지가 있다. 처음 살생하지 않는 계에서부터 술을 마시지 않는 계에 이르기까지 만일 1계를 받으면 이를 일분의 행[一分行]이라 하고, 2계ㆍ3계를 받으면 이를 소분의 행[少分行]이라 하며, 4계를 받으면 이를 다분의 행[多分行]이라 하고, 5계를 받으면 이를 만분의 행[滿分行]이라 하며, 음행을 끊은 이가 5계를 받은 뒤에 계사(戒師) 앞에서 다시 서원을 하면서 ‘저는 이제부터 저의 아내(또는 남편)에게도 다시는 음행을 하지 않겠습니다’라고 하면 이를 5계라 한다.”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도 이르되 “1분 2분으로 받을 수 있다”고 했다.
【문】 이미 점차로 받을 수 있다면 다섯 분의 계사로부터 각각 1계씩 받을 수도 있는가?
【답】 『부법장경(付法藏經)』에서 말한 것처럼 존자 박구라(薄拘羅)는 살생하지 않는 계 하나를 받고 다섯 번 죽지 않는 과보를 받았다.
【문】 거듭 받을 수도 있는 것이라면 이미 5계를 받고 나서 뒷날에 다시 거듭 받을 수도 있는가?
【답】『성실론(成實論)』에 의하면 “거듭 계를 발할 수 있다”고 했으니, 이 때문에 『사분율』에서는 말리(末利) 부인이 두 번째 세 번째에 부처님께 받았다고 한 것이다.
【문】 길거나 짧게 받는 것이라면 5일 또는 30일을 한정하여 나누어서 받을 수도 있는가?
【답】 『성실론』에 의하건대 “여러 날 또는 그가 죽을 때까지 받을 수도 있다”고 했으니,
이 때문에 『십송률(十誦律)』에서는 “하루의 낮이나, 하루의 밤 동안 5계를 받아도 역시 조그마한 선(善)을 얻는다”고 한 것이다.
또 『우바새계경(優婆塞戒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혜로운 이는 계에 두 가지가 있음을 관찰해야 한다. 첫째는 세간의 계[世戒]요, 둘째는 첫째가는 이치의 계[第一義戒]이다. 만일 3보께 귀의하지 않고 계를 받으면 이를 세간의 계라 하는 것이니, 이 계는 견고하지 않아서 마치 색을 칠하나 아교가 없는 것과 같다. 그러므로 우리는 3보께 귀의한 연후에야 계를 받을 것이다.’”
대저 세간의 계는 먼저 지은 모든 악업을 파괴할 수 없지만, 3귀의계를 받으면 파괴할 수 있는 것이다. 비록 큰 죄를 지었다 하더라도 계는 잃지 않으니, 그 이유는 계의 세력 때문이다. 마치 어떤 두 사람이 함께 죄를 지었을 적에 한 사람은 계를 받았고 한 사람은 계를 받지 않은 경우와 같다. 이미 받은 이가 범한 것은 죄가 중하거니와 받지 않은 이가 범한 것은 죄가 경하다. 왜냐 하면 부처님의 말씀을 훼손했기 때문이다.
죄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째는 성중죄(性重罪)이고, 둘째는 차중죄(遮重罪)이다. 이 두 가지 죄에 다시 경함이 있고 중함이 있으니, 어떤 사람은 중한 죄를 경하게 짓기도 하고 경한 죄를 중하게 짓기도 한다. 마치 앙굴마(鴦掘魔)가 세간의 계를 받고 이라발룡(伊羅鉢龍)이 첫째 가는 이치의 계를 받은 것과 같다. 앙굴마는 성중죄를 깨뜨렸으나 중한 죄가 되지 않았고, 이라발룡은 차중죄를 깨뜨렸으나 중한 죄를 얻은 것이다. 그러므로 계가 동일하다 해도 과보까지 동일하다고는 할 수 없다.
(6) 신위부(神衛部)
『칠불경(七佛經)』에 의거하여 말하였다.
“어떤 사람이 5계를 잘 받아 지니면 25명의 신(神)이 모시며 호위한다. 살생하지 않는 계에 다섯 분의 신이 있으니, 첫째 분의 이름이 파타라(波吒羅)요, 둘째 분의 이름이 마나사(摩那斯)며,
셋째 분의 이름이 바후라(婆睺羅)요, 넷째 분의 이름이 호노타(呼奴吒)며, 다섯째 분의 이름이 파라타(頗羅吒)이다.
도둑질하지 않는 계에 다섯 분의 신이 있으니, 첫째 분의 이름이 법선(法善)이요, 둘째 분의 이름이 불노(佛奴)며, 셋째 분의 이름이 승희(僧喜)요, 넷째 분의 이름이 광액(廣額)이며, 다섯째 분의 이름이 자선(慈善)이다.
음행하지 않는 계에 다섯 분의 신이 있으니, 첫째 분의 이름이 정결(貞潔)이요, 둘째 분의 이름이 무욕(無欲)이며, 셋째 분의 이름이 정결(淨潔)이요, 넷째 분의 이름이 무염(無染)이며, 다섯째 분의 이름이 탕척(蕩滌)이다.
거짓말하지 않는 계에 다섯 분의 신이 있으니, 첫째 분의 이름이 미지(美旨)요, 둘째 분의 이름이 실어(實語)이며, 셋째 분의 이름이 질직(質直)이요, 넷째 분의 이름이 직답(直答)이며, 다섯째 분의 이름이 화합어(和合語)이다.
술 마시지 않는 계에 다섯 분의 신이 있으니, 첫째 분의 이름이 청소(淸素)요, 둘째 분의 이름이 불취(不醉)며, 셋째 분의 이름이 불란(不亂)이요, 넷째 분의 이름이 무실(無失)이며, 다섯째 분의 이름이 호계(護戒)이다.”
또 『관정경(灌頂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5계를 지니면 25명의 선신(善神)이 그 사람의 몸을 호위하고 그 사람의 좌우에 있으면서 집과 문호를 수호하며 만사를 길상(吉祥)하게 하느니라.’
‘원하옵건대, 저를 위하여 말씀하여 주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범지야, 내가 이제 제석천왕이 사천왕으로 하여금 모든 선신을 파견해서
너의 몸을 호위하도록 한 것을 간략하게 말하리라. 이와 같은 장구(章句)의 선신의 이름은 25왕(王)이니, 그의 이름은 이러하다.
신의 이름은 채추비유타니(蔡芻毘愈他尼)이니, 주(主)로 그대의 몸을 보호하면서 삿된 귀신을 물리쳐 없앤다.
신의 이름은 수다리수타니(輸多利輸陀尼)이니, 주로 그대의 6정(情)을 보호하면서 모두 완전히 갖추어지게 한다.
신의 이름은 비루차나세파(毘樓遮那世波)이니, 주로 그대의 뱃속을 보호하면서 5장(臟)이 편안하고 조화되게 한다.
신의 이름은 아타룡마지(阿陀龍摩坻)이니, 주로 그대의 혈맥(血脈)을 보호하면서 모두 시원히 통하게 한다.
신의 이름은 바라환니화바(婆羅桓尼和婆)이니, 주로 그대의 손톱을 보호하면서 다치지 않게 한다.
신의 이름은 지마아비바타(坻摩阿毘婆馱)이니, 주로 그대의 출입을 보호하면서 가고 오고 하는 데에 편안하게 한다.
신의 이름은 아수수바라타(阿修輸婆羅陀)이니, 주로 그대의 먹는 바를 보호하면서 음식을 달고 향기롭게 한다.
신의 이름은 바라마단웅자(婆羅摩亶雄雌)이니, 주로 그대의 꿈을 보호하면서 편안한 꿈을 꾸며 기뻐하게 한다.
신의 이름은 바라문지비치(婆羅門地鞞哆)이니, 주로 그대를 보호하면서 고독(蠱毒)에 중독되지 않게 한다.
신의 이름은 나마호치야사(那摩呼哆耶舍)이니, 주로 그대를 보호하면서 안개나 이슬의 악한 독에 해를 입지 않게 한다.
신의 이름은 불타선타루치(佛馱仙陀樓哆)이니,
주로 그대를 보호하면서 싸움이나 구설이 있지 않게 한다.
신의 이름은 비사야수다바(鞞闍耶藪多婆)이니, 주로 그대를 보호하면서 염병이나 학질의 귀신에 걸리지 않게 한다.
신의 이름은 열니혜타다야(涅坭醯馱多耶)이니, 주로 그대를 보호하면서 벼슬아치에게 잡혀가지 않게 한다.
신의 이름은 아라다뢰도야(阿邏多賴都耶)이니, 주로 그대의 집 사방을 보호하면서 흉사와 재앙을 쫓는다.
신의 이름은 파라나불담(波羅那佛曇)이니, 주로 그대를 보호하면서 집 안의 8신(神)을 편안하고 안정하게 한다.
신의 이름은 아제범자산야(阿提梵者珊耶)이니, 주로 그대를 보호하면서 무덤의 귀신에게 홀리지 않게 한다.
신의 이름은 인대라인대라(因臺羅因臺羅)이니, 주로 그대의 문호를 보호하면서 간사하고 악한 일을 물리쳐 없앤다.
신의 이름은 아가풍시바다(阿伽風施婆多)이니, 주로 그대를 보호하면서 외기(外氣)의 귀신에게 해를 입지 않게 한다.
신의 이름은 불담미마다치(佛曇彌摩多哆)이니, 주로 그대를 보호하면서 재앙으로 일어난 불이 미치지 않게 한다.
신의 이름은 뢰차삼밀타(賴叉三密陀)이니, 주로 그대를 보호하면서 도둑의 침입을 받지 않게 한다.
신의 이름은 아마라사도희(阿摩羅斯兜喜)이니, 주로 그대를 보호하면서 산림(山林)에 들어가도 범이나 이리의 해를 받지 않게 한다.
신의 이름은 나라문사도제(那羅門闍兜帝)이니, 주로 그대를 보호하면서 다치고 죽는 등의 일로 번거로움을 받지 않게 한다.

신의 이름은 비니건나파(鞞尼乾那波)이니, 주로 그대를 보호하면서 모든 새들의 울음과 여우의 울음을 없애 준다.
신의 이름을 도비투비사라(荼鞞鬪毘舍羅)이니, 주로 그대를 보호하면서 개와 쥐의 변괴를 없애 준다.
신의 이름은 가마비나사니거(伽摩毘那闍尼佉)이니, 주로 그대를 보호하면서 사납게 흐르는 물에 끌려가지 않게 한다.’
또 부처님께서 범지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남자나 여인이 이 25신의 관정(灌頂)의 장구(章句)나 선신(善神)의 이름을 몸에 두르거나 차고 다니면, 설령 싸움터에서 싸움이 벌어졌을 때에도 칼이 몸을 상하지 않고 화살을 맞아도 들어가지 않으며, 귀신과 나찰이 끝내 범접하지 못하며, 고도(蠱道)의 집에 이르더라도 해를 끼치지 못하며, 가고 오고 들고나고 할 적에 조그마한 마귀(魔鬼)까지도 가까이 하지 못한다. 이 신왕(神王)들의 이름을 몸에 차고 있으면 밤에 나쁜 꿈이 없고 벼슬아치와 도둑과 수재ㆍ화재ㆍ원수ㆍ음모ㆍ구설과 싸움하는 일들이 저절로 기쁨으로 변하면서 양쪽이 화해하고 다 함께 인자한 마음을 내기 때문에 나쁜 뜻이 모두 소멸된다. 그리고 요사한 귀신이나 도깨비나 요괴의 벽려(薜荔:아귀), 외도의 부작이나 주술, 남이 못되기를 귀신에게 비는[厭禱] 이들과 수목의 정령[精魅]ㆍ온갖 벌레의 정령ㆍ길짐승과 날짐승의 정령ㆍ시내와 골짜기의 정령ㆍ문 안의 정령ㆍ지게[戶]의 정령ㆍ우물과 부엌의 정령ㆍ못의 귀신ㆍ변소 안의 귀신 등, 온갖 귀신들이 모두 그의 몸에는 머무르지 못한다.
만일 남자나 여인이 이 3귀의와 5계를 호위하는 선신의 이름을 차고 있으면, 그가 산이나 언덕이나 계곡이나 넓은 길을 가게 될 적에도 도둑이 저절로 나타나지 않게 되고, 사자와 범ㆍ이리ㆍ곰ㆍ독사 따위가 모두 저절로 움츠려 숨으면서 사람을 해치지 않게 되느니라.’”


5) 팔계부(八戒部)[여기에는 6부가 있다.]

술의부(述意部) 회명부(會名部) 공능부(功能部)
득실부(得失部) 수법부(受法部) 계상부(戒相部)

(1) 술의부(述意部)
대체로 계율ㆍ선정ㆍ지혜의 조화(造化)는 광대하게 도모하므로 뭇 성인이 따르는 법식이요 온갖 함령(含靈)이 존중할 바이다. 나는 계율이 근본이고 선정과 지혜는 그에 따라서 잇는 것이라 여기니, 만일 어긋남이 있으면 밝은 마음이 나타나지 못하리라. 그러므로 대비(大悲)로 어려움을 알려 주시면서 수행하는 법을 세워 단속하셨으니, 미혹의 그물에 얽힌 범부는 진리의 자취를 시설해서 깨달아 들게 하고 업의 종자를 심은 손님[客]은 현상의 자취에 의거해서 바로잡아 지내게 한다. 바라건대 생각마다 물러나서 살피고 새록새록 진취하면서 경책할지어다. 쉬임 없이 공(功)을 들이지 않으면 6정(情)의 허물이 나타나게 되리니, 다만 선과 악은 자기로 말미암아 있을 뿐이므로 선악을 일으키면 오르기도 하고 빠져 헤매기도 한다. 짓지 않으면 그만이거니와 지으면 업이 이루어져서 업의 밧줄과 미혹의 그물이 아교처럼 굳어지고 더욱 촘촘해진다. 스스로 정성을 기울여 힘껏 애를 써서 몸과 마음을 꺾지 않으면 과거의 원인을 슬퍼하게 되고 미래의 과보를 두려워하게 될 것이므로 결단코 서원을 세워서 기한을 약정하여 상속(相續)함을 영원히 끊어야 한다.
그러므로 글[文]에서 “도량을 장엄하게 꾸미고 먼지와 때를 씻은 뒤에 깨끗한 새 옷을 입고 안팎을 모두 정결히 하고는 죄의 뿌리를 들추어서 허물을 참회하라”고 한 것이니, 온몸을 땅에 던짐을 마치 태반이 무너지듯 하면서 5체(體)를 공손히 하고 정중하게 하여 3보에 귀의할 것이며, 공경과 정성으로 회향(廻向)한 연후에야 계를 받을 것이다. 이 계를 받는 시간은 비록 짧을지라도 이미 간절한 뜻과 목표를 세운 마음이면 3취정계(聚淨戒)가 이루어지고 4취(趣) 중생을 구제하게 된다. 이야말로 그 공(功)은 인간과 천상에서 뛰어나고 그 덕(德)은 부처님 지위와 같게 되니, 이 때문에 『지도론(智度論)』에서는 “비유하면 용맹스런 장수와 같고 또한 부처님과 동등하게 된다”고 한 것이다.

(2) 회명부(會名部)
【문】 모든 경론 가운데서 무엇을 8관재(關齋)라 하고 또한
관계(關戒)라고 하는가?
【답】 앞의 8은 여덟 가지 악을 닫아 잠그고[關閉] 모든 허물을 일으키지 않는 것이며, 때 아닐 적에 먹지 않는다[不非時食]고 함은 바로 재(齋)이니, 재라 함은 다스린다[齊]는 뜻이다. 이를테면 6정(情)을 금지하고 6진(塵)에 물들지 않으면서 모든 악을 다스려 끊고[齊斷] 뭇 선을 갖추어 닦기 때문에 재라 한다.
또 재(齋)와 계(戒)의 바탕[體]은 하나이나 이름은 다르다. 만일 이름을 찾고 바탕을 정한다면 바탕과 형상[容]은 조금 다르니, 재라 함은 한낮이 지나면 먹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름이요, 계라 함은 잘못을 막고 악을 그친다는 것이 그 뜻이다. 그러므로 『살바다론(薩婆多論)』에서 이르되 “여덟 가지는 계요 아홉째의 것은 재이니, 재와 계의 수가 합했기 때문에 아홉 가지이다”라고 한 것이다.

(3) 공능부(功能部)
『재법경(齋法經)』에서 말하였다.
“비유컨대 천하의 16대국(大國) 안에 온갖 보물이 가득 차서 말로는 설명할 수 없이 많다 해도, 하루 동안에 부처님의 재법(齋法)을 받는 것보다는 못하다. 그 복을 비교하면 16국 안의 보물은 콩 한 알만할 뿐이다.”
또 『중아함경(中阿含經)』에서는 말하였다.
“들음이 많은 성인의 제자가 8지재(支齋)를 지니면, 여래의 열 가지 명호[十號]를 생각하므로, 만일 나쁜 생각과 착하지 않은 것이 있어도 모두 소멸된다.”
또 『우바새계경(優婆塞戒經)』에서 말하였다.
“어떤 사람이 네 개의 큰 보배 창고 안에 가득 찬 7보(寶)를 사람들에게 보시해서 얻게 된 공덕이라 해도, 어떤 사람이 하루 낮과 하룻밤에 8계를 받아 지님으로서 5역죄(逆罪)를 없애고 그 밖의 온갖 죄를 모두 다 소멸한 것보다는 못하니, 이는 곧 한량없는 과보를 얻게 되어서 위없는 쾌락에 이른다. 미륵(彌勒)이 출현한 때에 1백 년 동안 재를 받는다 해도, 오늘날 5탁(濁)의 세상에서 하루 낮과 하룻밤에 재를 받는 것보다는 못하다.”
또 『지도론(智度論)』에서 말하였다.
“【문】 5계와 하루의 계 중에 어느 것이 더 수승한가?
【답】 인연이 있기 때문에 두 계는 모두가 동등하다. 다만 5계는
종신토록 지니는 것이요, 8계는 하루 동안만 지닐 뿐이다. 또 5계는 항상 지니는 것이므로 시간이 많으면서도 계는 적고, 하루 동안의 계는 시간은 적으면서도 계는 많다. 만일 큰마음이 없으면 비록 종신토록 지닌다 하더라도 큰마음으로 하루의 계를 지니는 것보다는 못하다. 마치 나약한 사람을 장수로 삼아서 아무리 많은 병사를 거느리게 한다 해도 종신토록 공과 이름이 없겠지마는, 만일 영웅이 분발하여 난리를 평정하면 하루 동안에 공과 이름이 천하를 덮게 되는 것과 같다. 이 8계를 다른 계에 비교하면 이것과 꼭 같다.”
또 『지도론』에서 말하였다.
“【문】 속인이 집에 있을 적에는 이 5계만이 있는가, 다시 다른 법도 있는가?
【답】 하루 동안의 계가 있으니, 6재일(齋日) 동안 지니는 것으로서 그 공덕은 한량없다. 설령 12개월 동안에 15일만 이 계를 지녀도 그 복은 가장 많다.
【문】 무엇 때문에 6재일에 8계를 받아서 복덕을 닦아야 하는가?
【답】 이 날은 귀신이 사람을 따르면서 사람의 목숨을 빼앗으려 하고, 또 질병과 흉화로 사람을 불길하게 하는 까닭이다. 이 때문에 겁초(劫初)의 성인께서 사람들에게 재를 지니게 함으로서 선을 닦고 복을 다스리면서 흉화를 피하도록 가르치신 것이다. 이 때의 재법(齋法)은 8계를 받지 않고 다만 하루 동안 먹지 않는 것만으로 재를 삼았다. 그러나 뒤에 부처님께서 세간에 나오신 후에야 비로소 하루 낮과 하룻밤 동안 모든 부처님처럼 8계를 받아 지니면서 한낮이 지나면 먹지 않는 것을 가르치셨으니, 이 공덕은 장차 사람을 열반의 즐거움에 이르게 한다.
또 논에서는 『사천왕경(四天王經)』 안의 부처님의 말씀을 인용하고 있다. 즉 한 달의 6재일에는 사자(使者)인 태자(太子)와 사천왕이 스스로 내려와서 중생을 관찰하는데, 보시하지 않고 계율을 지키지 않고 부모에게 효순(孝順)하지 않으면 사자들은 곧 도리천(忉利天)에 올라가서 제석천왕에게 아뢰므로 모든 하늘은 마음으로 기뻐하지 않는다. 그러나 만일 보시하고 계율을 지키고 부모에게 효순한 이가 많으면, 모든 제석천왕은 마음으로
기뻐하게 된다. 이때 석제파나(釋提波那)씨가 곧 게송으로 말했다.

6재일인 신족(神足)의 날에
청정한 계율을 받아 지니면
이 사람은 목숨을 마친 뒤에
그 공덕이 반드시 나와 같으리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석제환인(釋提桓因)이 어찌하여 거짓말을 하겠느냐? 만일 하루 동안 계를 지니면 공덕과 복의 과보가 반드시 나와 같게 된다는 것은 진실한 말이니라. 있는 곳마다 이 계를 지니게 되면 악한 귀신이 멀리해서 살고 있는 곳이 안온하게 되나니, 그러므로 6재일에 재를 지니고 계를 받으면 복을 얻게 됨이 더욱 많으니라’고 하셨다.”
【문】 무엇 때문에 모든 악한 귀신들의 무리가 이 6재일에 중생을 괴롭히는가?
【답】 『천지본기경(天地本起經)』에서 말하였다.
“처음 성겁(成劫) 때에 어떤 기이한 범천왕(梵天王)에게 아들이 있었으니, 그는 마혜수라(摩醯首羅) 등 모든 귀신의 아버지이다. 그는 범지(梵志)의 고행을 닦으면서 천상에서의 12년 동안을 이 6일의 날마다 매양 피와 살을 베어서 불 속에다 넣었다. 12년이 다 지난 뒤에 천왕이 내려와서 천자에게 물었다.
‘네가 구하는 것이 무엇이냐?’
천자가 대답하였다.
‘저는 아들을 구하고 있습니다.’
천왕이 말하엿다.
‘선인(仙人)의 법으로써 향을 사르고 단 과일을 공양해야 되거늘 너는 어째서 피와 살을 떼어서 불 속에다 넣느냐? 그것이야말로 죄악의 법이다. 너는 착한 법을 깨뜨리고 악한 일을 하기 좋아하니, 너로 하여금 나쁜 아들을 낳아서 살을 먹고 피를 마시게 하겠다’고 했다. 이런 말을 할 때에 불 속에서 여덟 명의 큰 귀신이 나왔는데, 몸의 검기가 마치 먹과 같았고 머리칼은 누렇고 눈은 붉었으며 큰 광명이 있었다. 마혜수라 신들은 이 여덟 귀신으로부터 태어난 것이다.
이 때문에 마혜수라 신들은 이 6일의 날에는 큰 세력이 있어서 중생을 괴롭히는 것이니, 모든 귀신 중에서는 마혜수라가 가장 크고 맨 첫째이다. 한 달 동안에 모두에게는 날의
몫[分]이 있다. 마혜수라는 한 달 동안에 나흘 간의 몫이 있으니, 8일과 14일과 23일과 29일이다. 그 밖의 귀신은 한 달 동안에 이틀 간의 몫이 있는데 1일과 16일이다. 그 달의 2일과 17일과 15일과 30일은 모든 귀신들에게 속한다.
마혜수라는 모든 신의 왕이므로 해당하는 날이 많다. 그러므로 그 4일 간을 재로 삼는 것이며, 나머지 날도 바로 온갖 신의 날이라서 역시 재로 삼는다. 그러므로 모든 악한 귀신들은 이 6일 동안에 더욱 세력이 있게 된다. 다만 불법 중에는 좋거나 나쁜 날이 없건마는 세상이 나쁜 인연을 따르고 있는지라 짐짓 부처님께서는 중생들에게 재와 계를 가르치셔서 그 환난을 면하게 하신 것이다.”
또 『제위경(提謂經)』에서 말하였다.
“제위(提謂) 장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한 해의 삼장재월(三長齋月)에는 모두 까닭이 있을 것입니다. 무엇 때문에 정월과 5월과 9월입니까? 6일 동안의 재도 그 달의 8일과 14일과 15일과 23일과 29일과 30일이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정월은 소양(少陽)이 권세를 부리는 달이라서 온갖 신(神)이 자리를 교대하고, 음(陰)과 양(陽)이 정기를 바꾸며, 만물의 싹이 나면 도(道)의 기운이 그를 기르기 때문에 태자(太子)로 하여금 정월 1일에 재를 지니어 고요히 도를 행하게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온화한 기운을 도와 만물을 기르는 것이니, 이 때문에 15일에 마치게 한다.
5월은 태양(太陽)이 권세를 부리는 달이라서 만물이 자리를 교대하고 초목의 싹들이 다 나서 마치면, 온갖 만물이 망울을 맺히게 하되 아직 성립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성립된 것은 오래가지 못하나니, 모두가 도의 기운에 의해서다. 그러므로 5월 1일에 재를 지녀서 15일에 마친다. 그것으로 도의 기운을 돕고 만물을 성장시키는 것이다.
9월은 소음(少陰)이 권세를 부리는 달이라서 하늘과 땅이 자리를 바꾸고 만물이 다 쇠퇴하고 떨어지면서 견고함이 없다. 중생은 숨어서 나오지 않고, 신(神)의 기운은 근본으로 돌아가니, 도(道)로 인하여 스스로 편안하게 된다. 그러므로 9월 1일에 재를 지녀서
15일에 마친다.
봄에는 만물이 생기고, 여름에는 만물이 자라며, 가을에는 만물을 거두어들이고 겨울에는 만물을 간직하게 된다. 도(道)에 의하여 생기고 몰락하므로 천지에는 큰 금제[大禁]가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선행을 즐기는 제자로 하여금 이 금계를 피하고 재를 지니어 귀신을 구제하게 하기 때문에 그러한 것이니라.’
장자 제위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삼장재월은 어찌하여 1일부터 15일까지이오며, 또한 어떤 것을 금계라 하옵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4시(時)가 교대하면서 음과 양이 자리를 바꾸며, 한 해 동안에는 세 번 알리고[三覆] 여덟 번 교정[八校]하며, 한 달 동안에는 여섯 번 상주(上奏)하게 된다. 삼계(三界)는 밝고 밝으므로 다섯 곳에서 명부를 기록하고, 중생의 행과 재앙은 5관(官)이 맡아 다스리면서 죄와 복과 행의 높고 낮음과 품격의 만 갈래를 교정하는 것이다. 모든 제석천왕과 태자와 사자와 일월의 귀신과 지옥과 염라의 1백만 신(神)들이 다 함께 정월 1일과 5월 1일과 9월 1일에 사방으로 퍼져서 제왕과 신민과 8이(夷)와 나는 새ㆍ달리는 짐승ㆍ귀신ㆍ용 등이 하는 행의 선악을 살피고 다닌다. 사천왕이 매월 8일과 15일과 30일을 함께 맡아서 상주하는 것도 이와 같다. 천하를 고루 편안케 하고 잘못됨이 없게 하면서 삼계 중생의 죄와 복의 많고 적음과 소속을 다시 교정하므로 복이 많으면 곧 하늘에 나는 것이다. 위로는 4진(鎭)ㆍ5라(羅) 대왕에게 목숨을 맡게 하여 수명을 늘리고 셈을 더하며, 아래로는 염라왕이 5관(官)을 포섭하여 죄명을 없애 주고 복과 녹(祿)을 정하기 때문에 이 삼장재(三長齋)를 지니게 한다. 그러므로 세 번 알리고 여덟 번 교정한다 함은 8왕일(王日)을 말한다. 역시 하늘의 제석천왕은 5라의 왕과 4왕과 지옥왕과 아수라와 모든 하늘들의 보좌를 받아 순찰하고 다니면서 살릴 이를 정하고 죽을 이를 비교하여 기록하며 죄와 복의 많고 적음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도의 뜻[道意]이 있거나 도의 뜻이 없거나, 큰 뜻이거나 작은 뜻이거나, 깨우쳐 알거나 깨우쳐 알지 못하거나, 출가했거나 출가하지 않았거나 간에 그런 사람 수를 상고하고 견주어 보는 것은 모두가 8왕일에 한다. 어떤 것이
8왕일인가? 입춘(立春)과 춘분(春分)과 입하(立夏)와 하지(夏至)와 입추(立秋)와 추분(秋分)과 입동(立冬)과 동지(冬至)를 말한다. 이 8왕일에는 하늘과 땅의 모든 신(神)과 음(陰)과 양(陽)이 교대하기 때문에 8왕일이라 하는 것이다.
매월의 8일과 14일과 15일과 23일과 29일과 30일은 모두 천지가 권세를 마음대로 부리는 날이며, 위와 아래와 초승과 보름과 초하루와 그믐에 모든 수명을 기록해서 계책을 올리는 날이기 때문에 이 날에는 스스로 수호하고 재를 지니는 동시에 스스로가 교정하여 금계를 범하지 않게 하여 스스로 좋은 곳에 나게 하는 것이다.’”
또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하였다.
“만일 선남자와 선여인이 8관재를 얻어서 모든 고통을 여의고자 하고, 모든 번뇌를 다하여 열반의 성(城)에 들고자 하면, 의당 방편을 구해서 이 8관재를 이루어야 한다. 인간 안의 영화스런 지위는 귀한 것이 못되며 천상의 쾌락은 헤아릴 수가 없다. 위없는 복을 구하고자 하면 이 재를 구해야 하고, 6욕천(欲天)과 색계천(色界天)과 무색계천(無色界天)에 나고자 하면 이 재를 지녀야 한다. 또 1방ㆍ2방ㆍ3방ㆍ4방의 천자와 전륜성왕의 지위를 구하고자 하면 역시 소원을 얻게 되고, 성문과 연각과 불승을 구하고자 하면 모두 그 소원을 성취하게 된다. 우리가 이제 성취하는 것은 그 계율을 지니기 때문이니, 8계와 10선(善)은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함이 없다.”
또 『열반경(涅槃經)』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왕이여, 파라내국(波羅柰國)에 백정이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광액(廣額)이었느니라. 날마다 한량없는 양을 죽이다가 사리불(舍利弗)을 만나서 8계를 받고 하루 낮과 하룻밤 동안 지녔는데, 이 인연 때문에 목숨을 마치고는 북방의 천왕 비사문(毘沙門)의 아들이 되었느니라. 여래의 제자도 오히려 이러한 큰 공덕의 과보가 있거늘 하물며 다시
부처님이겠는가?”
또 『우바새계경(優婆塞戒經)』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후세의 중생이 키가 여덟 길[八丈]이요 수명이 8만 4천 살을 사는 때에 계를 받는 것과 다시 어떤 이가 지금의 나쁜 세상에서 계를 받는다 하면 이 두 사람이 얻게 되는 과보는 똑같으니라. 왜냐 하면 세 가지 선근(善根)은 평등하기 때문이니라.”
또 『현우경(賢愚經)』에서 말하였다.
“옛날 가섭불(迦葉佛)이 열반하신 뒤에 끼친 교법이 끝나려 할 때, 두 범지(梵志)가 비구 곁으로 가서 다 함께 8계를 받았다. 한 사람은 하늘에 태어나기를 원했고, 한 사람은 국왕이 되기를 원했었다. 하늘에 나기를 원한 이는 자기 집으로 가서 아내를 핍박하여 때 아닐 적에 밥을 먹어서 파계했기 때문에 용 가운데 태어났다. 왕이 되기를 원한 이는 계율을 온전하게 지켰으므로 왕가에 나게 되어서 큰 나라의 왕이 되었다.
그 왕의 동산에는 단 과일이 많이 있었으므로 항상 한 사람을 파견하여 수시로 보내오게 하였다. 그 사람은 나중에 동산 안에서 한 알의 능금을 얻었는데, 빛과 향기가 아주 좋았으므로 문감(門監)에게 가져다 주었더니 점차로 전달되어 왕에게 바치게 되었다. 왕이 이 능금을 먹어보니, 아주 달고 맛이 있었으므로 부인에게 물어 보았다. 이렇게 차츰차츰 캐물어 내려가 원감(園監)에게 이르자, 왕은 곧 불러서 책망하며 말하였다.
‘이렇게 맛이 있는 능금을 어째서 보내 주지 않았느냐?’
원감이 그 본말을 자세히 말해 주었으나 왕은 성을 내면서 말하였다.
‘이 뒤로부터 늘 이 능금을 보내어라.’
원감이 왕에게 여쭈었다.
‘이 능금은 종자가 없사온데, 어떻게 가져 올 수 있겠나이까?’
왕이 다시 말하였다.
‘만일 보내 오지 않으면 장차 너의 몸을 베어 죽이리라.’
그래서 그 사람은 동산으로 돌아와서 소리 높여 통곡하였다.
이때 한 마리의 용이 샘에서 나와서 사람 몸으로 변한 뒤에 그 우는 까닭을 물었다. 원감이 그 사연을 자세히 설명하자 용은 물로 들어갔다가 나오면서 이내 금으로 된 소반에다 능금을 담아 주면서 왕에게 가져다 주게 하고 아울러
자기의 뜻을 전하라 하면서 이런 말을 하였다.
‘나와 왕은 본시 친한 벗이었습니다. 옛날 세상에 있을 때 함께 범지가 되어서 8계를 같이 받고는 각기 소원을 구하였는데, 당신은 계를 완전히 지켰으므로 인간의 국왕이 될 수 있었으나 나는 계가 온전하지 못했기 때문에 용이 되었습니다. 이제 8관재의 법을 받들고 닦아서 이 몸을 버리고자 하니, 나를 위하여 8계의 재문(齋文)을 찾아다 나에게 보내 주십시오. 만일 배반한다면 나는 당신 나라를 뒤덮어서 큰 바다로 만들어버리겠소.’
원감은 능금을 바치면서 용의 뜻을 자세히 전하였다. 왕은 듣고는 심히 근심하였다. 진실로 그 때의 세상에는 불법이 없었으므로 재법을 얻기가 어려웠다. 그리하여 왕은 한 신하에게 명하였다.
‘용이 재법을 찾고 있으니, 경(卿)은 그것을 얻어 주기 바란다. 만일 얻지 못하면 나는 경을 죽이리라.’
대신은 집으로 돌아가서 근심 걱정에 휩싸여 있었다. 대신의 부친이 아들의 얼굴빛이 근심에 싸인 것을 보고는 그 이유를 물었으며, 그 까닭을 알고는 이렇게 말하였다.
‘우리 집의 기둥에서 매양 광명을 보았으니, 시험삼아 깨뜨려 보라. 행여 이상한 물건이 있을 지도 모른다.’
그래서 곧 깨뜨려 보았더니 경전 두 권이 나왔다. 한 권은 12인연(因緣)이었고 한 권은 8관재의 재문이었다. 그리하여 이 재문을 왕에게 바치자 왕은 기뻐하면서 용에게 보내 주었다. 용은 이 경을 얻은 뒤에 좋은 보물을 왕에게 보내었다. 그리고 왕과 용은 거듭 8계를 닦아서 수명이 다한 뒤에 천상에 태어나 한 곳에 같이 살고 있었다. 그러다가 석가불(釋迦佛)이 세간에 출현하시자 부처님께 왔으므로 부처님께서는 그들을 위하여 설법하셨다. 두 하늘은 다 같이 수다원과(須陀洹果)를 얻었으며, 과위를 얻은 뒤에는 도로 천상으로 돌아갔다.”
또 『지도론(智度論)』에서 말하였다.
“만일 사람이 가장 크고 좋은 이익을 얻고자 하면 으레 계를 지녀야 한다. 계는 대지(大地)와 같으니, 형상이 있는 온갖 만물이 모두 땅에 의지하여 머무르는 것처럼, 계 또한 마찬가지라서 온갖 착한 법은 모두 계에 의지하여 머무르는 것이다. 만일 세간 사람이 하품(下品)으로 계를 지니면 인간 안에 나게 되고,
중품(中品)으로 계를 지니면 천상에 태어나며, 상품(上品)으로 청정하게 계를 지니면 부처님 도에 이르게 된다. 만일 계를 깨뜨리면 3악도에 떨어지는 것이니, 그러므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계를 지닌 사람은 일마다 얻지 못함이 없지만 계를 깨뜨린 사람은 온갖 것을 모두 잃는다. 마치 어떤 사람이 가난함을 싫어하여 모든 하늘에게 만 12년 동안 공양하면서 부귀를 구하고 있었는데 하늘은 이 사람을 가엾이 여겨서 몸을 나타내어 그에게 물었다.
≺그대는 어떤 것을 구하고 있는가?≻
가난한 사람이 대답하였다.
≺저는 부귀를 구하고 있으며, 마음속으로 원한 것을 모두 얻고 싶습니다.≻
그래서 하늘은 덕병(德甁)이라는 하나의 그릇을 주면서 그에게 말하였다.
≺구한 바의 물건이 이 병으로부터 나오리라.≻
그 사람은 이 병을 얻은 뒤에는 뜻한 바와 하고 싶은 것을 얻지 못함이 없었다. 이렇게 뜻대로 되는 병을 얻은 뒤에는 좋은 집과 코끼리와 말과 탈것을 두루 갖추었고 7보(寶)도 구족하였다. 빈객들에게도 공급하면서 일마다 모자란 것이 없었으므로 한 손님이 그에게 물었다.
≺당신은 예전에는 가난하였는데, 오늘날 어떠한 연유로 이렇게 부자가 되었습니까?≻
그 사람이 대답하였다.
≺나는 하늘의 병을 얻었습니다. 그 병에서 이런 갖가지 물건들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이렇게 부자가 된 것이오.≻
손님이 그에게 말하였다.
≺병을 내어다 좀 보여 주십시오. 그리고 물건이 나오는 것도 구경시켜 주십시오.≻
그래서 그 사람은 이내 병을 내어 왔고 병 속에서 갖가지 물건들을 끌어내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교만하고도 방자하게 굴면서 병 위에 서서 춤을 추었다. 그러자 병은 파괴되었고 온갖 물건들은 일시에 없어져버렸다.
계를 지닌 이도 이와 마찬가지다. 만일 계를 잘 지니면 갖가지 묘한 쾌락을 원하는 대로 얻겠지만, 만일 사람이 계를 깨뜨리고 교만하면서 제멋대로 하면 역시 저 사람의 병이 부서지면서 이익을 잃게 되는 것과 같다.’”

(4) 득실부(得失部)
『살바다론(薩婆多論)』에서 말하였다.
“만일 8계를 받고자 하는 사람이 먼저 여색(女色)을 제멋대로 하고, 혹은 풍악놀이를 하기도 하고, 혹은 음식을 탐하면서 갖가지로 희롱하며
웃기도 하는 등, 온갖 방자한 일을 일부러 마음껏 한 연후에 계를 받으면, 그의 앞뒤를 불문하고 모두 계를 얻지 못한다. 만일 본래부터 계를 받으려는 마음이 없어서 갖가지로 방일하다가 뒤에 선지식(善知識)을 만나서 계를 받게 된다면, 그의 앞뒤를 불문하고 모두 계를 받는 일이 성립된다.”
또 『선생경(善生經)』에서 말하였다.
“모든 귀인들이 항상 악을 짓는 일을 삼가면서 재를 받고자 하면, 먼저 소속된 경계(境界)로 하여금 재일(齋日)에는 나쁜 일을 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이렇게 청정하게 하면 재가 되지만, 만일 그런 일을 못하도록 하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나니, 악한 율의[惡律儀]이기 때문이다.”
또 『구사론(俱舍論)』에서 말하였다.
“만일 먼저 뜻을 짓고 있다가 재일(齋日)이 되어서 받는 것은 비록 음식을 먹었다 하더라도 역시 받은 것이 된다.”
또 『살바다론(薩婆多論)』에서 말하였다.
“만일 8계를 받으면 응당 하루 낮과 하룻밤 동안 살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서 논의가 끊어지게 해야 하며, 종신토록 지키는 계와 서로 어지럽지 않게 해야한다.”
또 『성실론(成實論)』에서 말하였다.
“【문】 이 8재는 한꺼번에 다 받아야만 하는가, 나누어서 받아도 되는가?
【답】 능력에 따라 많건 적건 지닐 수 있으니, 모두 받는 것이 성립된다.
【문】 또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이 법은 다만 하루 낮과 하룻밤 동안만 받는다’고 하는데, 이 일은 어떠한가?
【답】 받음에 따라 많건 적건 다 같이 얻는다. 하루 낮과 하룻밤 동안도 되고, 혹은 반나절과 밤의 절반 동안도 되며, 혹은 한달 또는 반달도 된다.”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하였다.
“만일 8관재를 받으려면 먼저 앞의 죄를 참회한 연후에 계를 받아야 한다.[참회하는 방법은 앞의 참회편(懺悔篇)에서 설명한 것과 같다. 사람을 검열하면서 그 차난(遮難)을 묻는 것도 앞의 5계 중에서 설명한 것과 같다.]”
(5) 수법부(受法部)
『지도론(智度論)』에 의하건대, 법을 받으면서 이렇게 말한다.
“저 아무개는 이제 하루 낮과 밤 동안 부처님께 귀의하고 교법에 귀의하고 승가에 귀의하면서 청정한 행의 우바새가 되겠나이다.[또는 우바이라고 한다. 세 번 되풀이한다.] 저 아무개는 부처님께 귀의하였고,
교법에 귀의하였고, 승가에 귀의하여 하루의 낮과 밤 동안 청정한 행의 우바새가 되었나이다.[세 번 되풀이한다.]”
이렇게 3귀의계를 얻은 뒤에는 다음에 계상(戒相)을 설명하게 된다.
“마치 모든 부처님께서 수명이 다하시도록 살생을 하지 않으신 것처럼, 저 아무개도 하루 낮과 밤 동안 살생을 하지 않기를 그와 같이 하겠나이다.
마치 모든 부처님께서 수명이 다하시도록 도둑질을 하지 않으신 것처럼, 저 아무개도 하루 낮과 밤 동안 도둑질을 하지 않기를 그와 같이 하겠나이다.
마치 모든 부처님께서 수명이 다하시도록 음행을 하지 않으신 것처럼, 저 아무개도 하루 낮과 밤 동안 음행을 하지 않기를 그와 같이 하겠나이다.
마치 모든 부처님께서 수명이 다하시도록 거짓말을 하지 않으신 것처럼, 저 아무개도 하루 낮과 밤 동안 거짓말을 하지 않기를 그와 같이 하겠나이다.
마치 모든 부처님께서 수명이 다하시도록 술을 마시지 않으신 것처럼, 저 아무개도 하루 낮과 밤 동안 술을 마시지 않기를 그와 같이 하겠나이다.
마치 모든 부처님께서 수명이 다하시도록 높고 큰 평상 위에 앉지 않으신 것처럼, 저 아무개도 하루 낮과 밤 동안 높고 큰 평상 위에 앉지 않기를 그와 같이 하겠나이다.
마치 모든 부처님께서 수명이 다하시도록 향과 꽃과 영락을 달지 않고 향수를 몸에 바르지 않고 향에 쪼인 옷을 입지 않으신 것처럼, 저 아무개도 하루 낮과 밤 동안 향과 꽃과 영락을 달지 않고 향수를 몸에 바르지 않고 향에 쪼인 옷을 입지 않기를 그와 같이 하겠나이다.
마치 모든 부처님께서 수명이 다하시도록 스스로 노래하거나 춤을 추거나 풍악을 즐기시지 않고 또한 가서 구경하거나 듣지도 않으신 것처럼, 저 아무개도 하루 낮과 밤 동안 스스로가 노래하거나 춤을 추거나 풍악을 즐기지 않고 또한 가서 구경하거나 듣지도 않기를 그와 같이 하겠나이다.
마치 모든 부처님께서 수명이 다하시도록 한낮이 지나면 잡수시지 않으신 것처럼, 저 아무개도 하루 낮과
밤 동안 한낮이 지나면 먹지 않기를 그와 같이 하겠나이다.
저 아무개는 8계를 받아 행하면서 모든 부처님을 따라 배우니, 이 이름을 포살(布薩)이라 합니다. 원하옵건대 이 복을 지니어 3악(惡)과 8난(難)에 떨어지지 않게 하옵시고, 또한 전륜왕과 범왕과 세간의 쾌락은 구하지 않사오니 모든 번뇌가 녹아 없어지고 살운야(薩雲若)를 체득하여 불도를 성취하게 하여 주옵소서.[포살이란 진(秦)나라 말로 공주(共住)라 한다.]”
그러므로 『승기율(僧祇律)』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이 재일(齋日)에 우바새라고 부르는 것은 깨끗이 목욕을 하고 깨끗한 옷을 입고 포살을 받기 때문이다.”
또 『살바다론(薩婆多論)』에서 말하였다.
“반드시 받게 하는 사람이 없으면 다만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 ‘스스로 3보께 귀의하오며, 저는 8계를 지니겠나이다’고 해도 된다.”
또 『성실론(成實論)』에서 말하였다.
“어떤 사람이 말하기를 ‘이 계는 반드시 다른 이로부터 받아야 한다고 하는데, 그 일이 어떠한가?’라고 묻자, ‘이것이 또한 일정하지 않다. 만일 사람이 없을 때에는 다만 마음속으로 생각하면서 ≺스스로 3보에 귀의하오며, 저는 8계를 지니겠나이다≻라고 해도 된다’고 했다.”[여인이 계를 받을 적에는 어깨를 드러내지 않아도 되며, 그 밖의 법을 적용하는 것은 모두가 앞에서 말한 것과 같다.]

(6) 계상부(戒相部)
계를 받은 뒤에는 이치로서 모름지기 모습[相]을 인식해서 수호하고 지녀야 한다. 만일 모습을 알지 못하다가 인연을 만나면 도리어 범하게 된다. 앞의 다섯 가지의 계는 5계 중에서 말한 것과 동일하며, 뒤의 세 가지 계를 이제 거듭 풀이해 말하면 장엄하는 도구[莊嚴具]들을 여의는 것이다.
『구사론(俱舍論)』에서 말하였다.
“옛날부터 장엄한 것이 아닌 것만을 여읜다. 왜냐 하면 만일 평상시에 쓰고 있는 장엄이라면 극히 도취시키거나 산란하게 하지 않기 때문이다.”


自述
여인에게 계를 주었을 적에는 젖을 먹는 어린아이와 같이 자는 것을 허락하지 않나니, 파계했다고 말할까 두려워서이다. 또 목아(木牙)로 된 여덟 자[八尺] 길이의 평상 위에 앉고 눕는 것을 허락하지 않으며 땅바닥에 있게 한다. 또 흰 색깔의 나무 주발로 때 아닐 적에 물을 마시는 것을 허락하지 말 것이니, 때가 묻어서 재(齋)를 깨뜨릴까 두려워서이다. 이와 같은 갖가지
금제(禁制)를 망령되이 행하면, 모두가 성인의 가르침에 부합되지 않을 뿐더러 도리어 무지하고 배우지 못한 죄가 결성된다. 비록 부형(父兄)들과는 함께 같이 잔다 하더라도 계율만 범하지 않으면 파계라고는 하지 않는다.
또 『살바다론(薩婆多論)』에서 말하였다.
“이미 8계를 받은 이가 매로 중생을 때리려 하면서 ‘내일이 되면 때려야겠다’고 하면 모두 계를 청정하지 않게 하는 것이기는 하나 파계는 아니다.”
또 『아함경(阿含經)』에서 말하였다.
“높고[高] 넓고[廣] 큰[大] 평상이라 함은 평상의 발 높이가 1척(尺) 6촌(寸)이면 높은 것이 아니요, 넓이가 4척이면 넓은 것이 아니며, 길이가 8척이면 큰 것이 아니다. 이 수량을 넘은 것이면 비로소 높고 넓고 큰 평상이라 한다.
또 여덟 가지의 평상이 있다. 처음의 네 가지는 물건에 결합시켜서 말한 것이니, 그 바탕이 귀한 것이라서 앉는 데에 합당하지 않다. 아래 네 가지는 사람과 결합시켜서 말한 것이니, 비록 땅바닥에 깐 것이라 할지라도 존귀한 사람을 흉내내는 것이므로 역시 앉는 데에 합당하지 않다. 첫째는 금으로 된 평상[金床]이요, 둘째는 은으로 된 평상[銀床]이며, 셋째는 상아로 된 평상[牙床]이요, 넷째는 뿔로 된 평상[角床]이며, 다섯째는 부처님께서 앉으신 평상[佛床]이요, 여섯째는 벽지불이 앉으신 평상[辟支佛床]이며, 일곱째는 아라한이 앉은 평상[羅漢床]이요, 여덟째는 스승이 앉은 평상[師僧床]이다.[부모가 앉은 평상에 대해서는 금하고 있지 않다]”

(7) 변위자(辯位者)
『살바다론(薩婆多論)』에서 말하였다.
“【문】 7중(衆) 외에 목차계(木叉戒)가 있는가?
【답】 8계가 그것이다.”
이 이치로 미루어 보건대 8계를 받은 사람은 7중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만일 지위의 처소를 안다면 응당 5계를 받은 우바새 위에 앉아야 하리니, 받은 계가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도론(智度論)』에서는 “8계를 받드는 이는 마치 씩씩한 장수[健將]와 같다”고 한 것이다.
또 『성실론(成實論)』에서 말하였다.
“8계를 받은 우바새는 진(秦)나라 말로 선숙남(善宿男)이라 한다. 이 사람은 착한[善] 마음으로 계를 깨뜨리지 않으면서 머물기[宿] 때문이다. 우바새를 모든 경전에서는 역시 청정하게 믿는 사람[淸信士]이라 하기도 하고, 부처님을 가까이서 섬기는 남자[近佛男]라고도 한다.
우바이도 역시 청정하게 믿는 여인[淸信女]이라 하기도 하고, 부처님을 가까이서 섬기는 여인[近佛女]이라고도 한다.
서역(西域) 같은 데서는 속인으로서 5계와 8계를 믿고 지니는 이를 비로소 우바새 또는 우바이라고 부르고, 의복과 행동거지가 출가한 사람의 다음가는 사람으로 취급해야 하므로 계를 지키지 않는 이의 위에 앉는다. 이 땅[漢地]에서 법 없이 구는 속인으로서 업행이 어둡고 더럽고 혼탁한 이를 덩달아 우바새 등이라 부르기도 하고 어진 이[賢者]라고 일컫는 것과는 같지 않으니, 감식(鑑識)이 없는 것이 너무도 지나쳐서 이보다 더함이 없다.
또 『시법비법경(是法非法經)』에서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진 이와 어질지 않은 이가 있다. 어떤 것이 어질지 않은 이의 법인가? 만일 비구의 큰 성바지[大姓]로서 도를 배우고자 하는 사람이 그 밖의 큰 성바지가 아닌 사람과 같이 배우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속이고 다른 이를 기만하게 되면 이는 어질지 않은 이의 법이다.
또 어떤 것이 어진 이의 법인가? 내가 큰 성바지일 필요도 없음을 배우고 헤아리면서 탐냄ㆍ성냄ㆍ어리석음을 능히 끊거나, 혹은 때때로 큰 성바지가 아닌 이가 방편으로 법을 법답게 받아서 말하고 행하면서 자신을 칭찬하지도 않고 또한 기만하지도 않으면 이는 어진 이의 법이라 한다.”
또 『십주비바사론(十住毘婆沙論)』에서 말하였다.
“【문】 재(齋)의 법은 어떻게 하는가?
【답】 이렇게 말을 해야 한다.
‘마치 모든 성인이 항상 살생을 여의고, 칼과 몽둥이를 버리며, 항상 성을 내지 않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으며, 중생을 자비로 대하시는 것처럼, 저 아무개도 이제 하루 낮과 밤 동안 살생을 멀리 여의고, 칼과 몽둥이를 버리며, 성을 내지 않고 부끄러워하는 마음이 있으면, 중생을 자비로 대하겠나니, 이와 같은 법으로써 성인을 따라 배우겠습니다.
마치 모든 성인이 항상 주지 않은 것은 취하지 않고, 몸의 행이 청정하면서 받으면 만족할 줄 아시는 것처럼, 저도 이제 하루 낮과 밤 동안 도둑질이나 주지 않은 것은 취하지 않고 받은 것만으로 청정하게 생활하겠나니, 이와 같은 법으로써
성인을 따라 배우겠습니다.
마치 모든 성인이 항상 음행을 끊고 세간의 쾌락을 멀리 여의시는 것처럼, 저도 이제 하루 낮과 밤 동안 음행을 끊고 세간의 쾌락을 멀리 여의면서 깨끗이 범행(梵行)을 닦겠나니, 이와 같은 법으로써 성인을 따라 배우겠습니다.
마치 모든 성인이 항상 거짓말을 여의고 진실한 말씀과 정직한 말씀을 하시는 것처럼, 저도 이제 하루 낮과 밤 동안 거짓말을 멀리 여의고 진실한 말과 정직한 말을 하겠나니, 이와 같은 법으로써 성인을 따라 배우겠습니다.
마치 모든 성인이 항상 술을 멀리 여의시는 것처럼, 술은 방일한 것으로 여기면서 저도 이제 하루 낮과 밤 동안 술을 멀리 여의겠나니, 이와 같은 법으로써 성인을 따라 배우겠습니다.
마치 모든 성인이 항상 노래와 춤과 풍악과 꽃과 향과 몸을 꾸미는 영락 등의 제구를 멀리 여의시는 것처럼, 저도 이제 하루 낮과 밤 동안 노래와 춤과 풍악과 꽃과 향과 몸을 꾸미는 영락 등의 제구를 멀리 여의겠나니, 이와 같은 법으로써 성인을 따라 배우겠습니다.
마치 모든 성인이 항상 높고 넓고 큰 평상을 멀리 여의고 조그마한 걸상에 앉거나 풀 깔개를 자리로 삼으신 것처럼, 저도 이제 하루 낮과 밤 동안 높고 넓고 큰 평상을 멀리 여의고 조그마한 걸상에 앉고 풀 깔개를 자리로 삼겠나니, 이와 같은 법으로써 성인을 따라 배우겠습니다.
마치 모든 성인이 항상 한낮이 지나면 잡수시지 않고 때 아닐 적에 다니거나 때 아닐 적의 음식을 멀리 여의시는 것처럼, 저도 이제 하루 낮과 밤 동안 한낮이 지나면 먹지 않고 때 아닐 적에 다니거나 때 아닐 적의 음식을 멀리 여의겠나니, 이와 같은 법으로써 성인을 따라 배우겠습니다.’
그리고는 게송에서 말한 것과 같다.

살생과 도둑질과 음행과 거짓말과
술을 마심과 그리고 꽃과 향과
영락이며 노래하고 춤추는 것과

높은 평상과 한낮을 지난 뒤의 음식을
성인은 버리시고 여의시나니
저도 이제 그와 같이 하겠나이다.
이 복의 인연으로써
일체 중생이 함께 성불하여지이다.”

또 『불설재경(佛說齋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사위성(舍衛城)의 동쪽에 있는 승상(丞相)의 집에 계셨다. 승상 어머니의 이름은 유야(維耶)인데, 일찍 일어나서 목욕하고 비단옷을 입고 여러 아들과 며느리들과 함께 나와서 부처님의 발에 예배하고 한 쪽에 비켜 앉았다.
부처님께서 유야에게 물으셨다.
‘목욕을 어찌 그리 일찍 했습니까?’
‘여러 아들과 며느리들과 함께 재계(齋戒)를 받고자 해서입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재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어떤한 재를 원합니까?’
유야는 길게 무릎을 꿇고 말하였다.
‘듣고 싶습니다. 어떤 것을 세 가지 재라 합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첫째는 목우의 재[牧牛齋]요, 둘째는 니건의 재[尼揵齋]며, 셋째는 불법의 재[佛法齋]입니다. 목우의 재라 함은, 마치 소를 치는 사람[牧牛人]이 좋은 물과 풀을 구해서 소로 하여금 마시고 먹게 하다가 날이 저물면 돌아와서 생각하기를 ≺어느 들에 먹이가 넉넉하게 있을까? 날이 밝으면 그 곳으로 가야겠다≻고 하는 것처럼, 가문 좋은 남녀들이 이미 재계를 받고 나서도 뜻은 세간의 이익에 있고 좋은 음식으로 몸을 기를 것을 생각하고 있다면, 이것은 마치 저 소 치는 사람의 뜻과 같으므로 큰복도 얻지 못하며 크고 밝은 지혜가 아닙니다.
둘째, 니건의 재라 하는 것은 그 달 보름의 재일(齋日)에 땅에 엎드려서 재계를 받고, 10유순[由廷] 이내에 있는 모든 신(神)에게 예배하면서 ≺저는 오늘이 재일이라서 감히 나쁜 짓을 하지 않겠사오며, 처자와 노비를 위하지도 않으리니 이들은 나의 소유가 아니옵니다≻고 하며 날이 밝기에 이르는 것이니, 저 니건 외도와 같이 하면 큰복도 얻지 못하며 크고 밝은 지혜가 아닙니다.
셋째, 불법의 재라 하는 것은 내도(內道)의 제자들이 매월 6재일에 8계를 받아 지니는 것입니다. 무엇을 8계라 하는가?
첫 번째 계는 하루 낮과 밤 동안 살생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고 중생을 인자하게 생각하면서 꿈틀거리는 무리조차 해치지 않는 것이니,
청정한 계율답게 일심으로 익히는 것입니다.
두 번째 계는 하루 낮과 밤 동안 탐내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고 보시를 생각하면서 간탐하는 뜻을 물리치는 것이니, 청정한 계율답게 일심으로 익히는 것입니다.
세 번째 계는 하루 낮과 밤 동안 음행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고 방실(房室)을 생각하지 않으며 범행을 닦고 다스리면서 삿된 음행을 하지 않는 것이니, 청정한 계율답게 일심으로 익히는 것입니다.
네 번째 계는 하루 낮과 밤 동안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고 지성껏 생각하면서 말에 속임수가 없이 마음과 말이 상응(相應)하는 것이니, 청정한 계율답게 일심으로 익히는 것입니다.
다섯 번째 계는 하루 낮과 밤 동안 술을 마시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고 취하거나 어지럽지 않으면서 방일한 뜻을 버리는 것이니, 청정한 계율답게 일심으로 익히는 것입니다.
여섯 번째 계는 하루 낮과 밤 동안 편안하려고 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고 꽃과 향을 달지 않고 연지와 분을 바르지 않으며 노래와 춤과 풍악을 즐기지 않는 것이니, 청정한 계율답게 일심으로 익히는 것입니다.
일곱 번째 계는 하루 낮과 밤 동안 편안하지 않겠다는 마음을 먹고 좋은 평상에 눕지 않고 낮은 평상의 풀 깔개에 앉아서 잠도 자지 않고 눕지도 않으면서 경전과 도(道)를 생각하는 것이니, 청정한 계율답게 일심으로 익히는 것입니다.
여덟 번째 계는 하루 낮과 밤 동안 법을 받들겠다는 마음을 먹고 한낮이 지나도 먹지 않는 것이니, 청정한 계율답게 일심으로 익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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