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법원주림(法苑珠林) 69권
법원주림 제69권
서명사 사문 석도세 지음
송성수 번역
79. 수보편(受報篇)①[여기에는 12부가 있다.]
술의부(述意部) 인증부(引證部) 수태부(受胎部)
중음부(中陰部) 견보부(見報部) 생보부(生報部)
후보부(後報部) 정보부(定報部) 부정부(不定部)
선보부(善報部) 악보부(惡報部) 주처부(住處部)
(1) 술의부(述意部)
대개 선악의 업용(業用)은 실로 3보(報)의 징상(徵祥)이니, 그것은 형체와 그림자가 서로 따르는 것과 같아서 6취(趣)의 밝은 영험이 그것이다.
그 3보(報)란 무엇인가. 천후(天后)의 이목(耳目)을 기쁘게 하기 위해 9색(色)의 깊은 은혜를 뒤치고, 금왕(禽王)의 완전한 목숨을 외로이 던져 5고(苦)의 가혹함을 번갈아 받았으니, 이것은 바로 그 현보(現報)이다. 무리들은 깊은 골짝에 숨어 그 정신을 윤표(輪飄)에 올렸으나 변하지 않았고, 역대의 재앙에 몸이 고달팠으나 왕자의 눈 잃음을 알지 못했으니, 이것은 바로 그 생보(生報)이다. 외도들은 그 재앙을 비상(非想)에 보냄으로써 법을 몰라 영원히 미혹하고, 그 때문에 사나운 너구리에게 날개를 받아 날고 잠기면서 받은 고통이 헤아리기 어려웠으니, 이것은 바로 그 후보(後報)이다. 4제(帝)와 3명(明)의 방[室]에서 깨어나게 하고, 3보(報)와 5고(苦)의 어두움에서 나오게 한 것이다.
(2) 인증부(引證部)
『우바새계경(優婆塞戒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중생이
짓는 업에 네 종류가 있다. 첫째는 현보(現報)요[현재의 몸으로 선악의 업을 짓고 현재의 몸으로 받는 과보], 둘째는 생보(生報)요[현재의 몸으로 업을 짓고 다음 생에 받는 과보], 셋째는 후보(後報)요[현재의 몸으로 업을 짓고 다음 생에는 받지 않고, 제2, 제3의 후세에 받는 과보], 넷째는 무보(無報)니라[무기(無記)등의 업과 같은 것이다].
이 무보의 업에 다시 네 종류가 있다. 첫째는 때는 정(定)인데 과보는 부정(不定)이요[이것은 3시(時)는 결정되어 변하지 않는데 업은 변경시킬 수 있기 때문에 부정이다], 둘째는 과보는 정인데 때는 부정이며[업의 힘은 결정되었기 때문에 변경시킬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때는 변할 수 있기 때문에 부정이다], 셋째는 때와 과보가 모두 정이요[업이 결정되었기 때문에 느끼는 때도 또한 정이다], 넷째는 때와 과보가 모두 부정이다[업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때와 과보도 부정이다].
중생이 짓는 업에 구족(具足)과 불구족(不具足)이 있다. 먼저 생각하고 뒤에 짓는 것을 구족이라 하고, 먼저 생각하지 않고 곧바로 짓는 것을 불구족이라 한다. 또 짓고도 불구족이란 것은 이른바 업을 지은 뒤에 과보가 부정인 것이요, 또 지으면 구족이란 것은 이른바 업을 지은 뒤에는 결정코 과보를 받는다는 것이다. 또 짓고도 구족하지 않다는 것은 이른바 과보는 정이나 때는 부정이라는 것이요, 또 지으면 구족하다는 것은 이른바 때와 과보가 모두 정이라는 것이다. 또 짓고도 구족하지 않다는 것은 계를 지키는 바른 소견이요, 또 지으면 구족하다는 것은 계를 깨뜨리는 그릇된 소견이다. 또 짓고도 구족하지 않다는 것은 3시(時)로 후회한다는 것이요, 또 지으면 구족하다는 것은 3시로 후회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악이 이런 것처럼 선도 또한 그런 것이다.’ ”
(3) 수태부(受胎部)
『선견율(善見律)』에서 말하였다.
“여자가 아이를 배려할 때는 월화수(月華水)가 나온다. 화수(華水)란 피 이름이다. 아이를 배려 할 때에 아기집에서 핏덩이가 생겨 7일 만에 저절로 파괴되는데, 이것은 거기서 나오는 것이다. 나오는 피가 그치지 않으면 남정(男精)은 거기 있지 못하고 그것과 함께 흘러나오며,
다 나온 뒤에는 남정은 다시 그곳으로 돌아간다. 그 다음에야 태를 이루기 때문에 피가 없어진 뒤에 남정이 거기 머물게 되면 곧 아이를 배는 것이다.
여자가 아이를 배는 데에는 일곱 종류가 있다. 첫째는 서로 접촉함이요, 둘째는 옷을 가짐이며, 셋째는 정(精)을 마심이요, 넷째는 손으로 만짐이며, 다섯째는 색(色)을 봄이요, 여섯째는 소리를 들음이며, 일곱째는 냄새를 맡음이다.”
【문】 서로 접촉하여 아이를 뱀이란 어떤 것입니까?
【답】 어떤 여자가 월수(月水)가 나올 때면 남자를 좋아한다. 남자가 그 몸을 여자의 몸에 접촉시키면 여자는 탐착하여 곧 아이를 배느니라.
【문】 그 옷을 가져 아이를 뱀이란 어떤 것입니까?
【답】 그것은 저 우다이(優陀夷)의 아내와 같은 경우이다. 우다이는 그 아내와 함께 출가하였으나 애욕을 참지 못하고 각각 서로 묻다[發問]가 욕정(欲精)이 옷을 더럽혔을 때 여승(女僧:아내)은 그 옷을 입으로 빨고 또 그것을 제 내근(內根)에 대어 곧 아이를 배었던 것이다.
【문】 정(精)을 마셔 아이를 뱀이란 어떤 것입니까?
【답】 그것은 저 녹모(鹿母)의 경우와 같은 것이다. 녹모는 도인의 정(精)을 맡아 보고 욕정이 발동하여 그것을 마시고 곧 임신하여 녹자(鹿子) 도사를 낳았던 것이다.
【문】 손으로 만져 아이를 뱀이란 어떤 것입니까?
【답】 그것은 저 섬(睒)보살의 경우와 같다. 섬보살의 부모는 다 장님이었는데, 제석천왕은 그런 줄 알고 천상에서 내려왔다. 그러나 그들은 수도하기 위해 이미 출가하여 음양(陰陽)을 합칠 수 없었으므로 제석은 손으로 여자의 배꼽 밑을 만져 그녀는 곧 임신해 섬보살을 낳았던 것이다.
【문】 색을 보고 아이를 뱀이란 어떤 것입니까?
【답】 어떤 여자는 월수는 나왔으나 남자와 합할 수는 없고, 욕정은 몹시 발동해 오직 남자를 보기만 해도 곧 아이를 배는 것이니, 이것은 궁녀 따위와 같은 것이다.
【문】 소리를 듣고 아이를 뱀이란 어떤 것입니까?
【답】 저 흰 해오라기가 다 암놈뿐이요 수놈이 없을 때, 봄이 되어 양기(陽氣)가 비로소 퍼지고 우레가 처음 울면 암놈은 그 소리를 일심으로 듣고 곧 새끼를 밴다. 닭도 수놈의 우는 소리를 듣고 새끼를 배는 일이 있다.
【문】 냄새를 맡고 아이를 뱀이란 어떤 것입니까?
【답】 어미 소는 송아지 냄새만 맡고도 새끼를 배는 수가 있느니라.
또 『증일아함경(增一阿含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부처님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세 종류의 인연으로 식신(識身)이 와서 임신하느니라. 첫째는 어머니가 욕정이 있고 아버지가 욕정이 있어서 한 곳에 모이더라도 식신이 응해 오지 않으면 임신하지 않고, 식신이 오더라도 부모가 모이지 않으면 임신하지 않느니라. 둘째는 어머니는 욕정이 없는데 아버지만 욕정이 왕성하더라도 어머니가 크게 은근하지 않으면 임신하지 않느니라. 셋째는 부모가 한 곳에 모여 어머니는 욕정이 왕성하더라도 아버지가 그다지 은근하지 않으면 임신하지 않느니라.
또 세 종류가 있다. 첫째는 부모가 한 곳에 모이더라도 아버지에게 풍병(風病)이 있고 어머니에게 냉병(冷病)이 있으면 임신하지 않는다. 둘째는 어머니에게 풍병이 있고 아버지에게 냉병이 있으면 임신하지 않는다. 셋째는 아버지에게 수기(水氣)가 너무 많으면 어머니에게는 이 병이 없더라도 임신하지 않느니라.
또 세 종류가 있다. 첫째는 부모가 한 곳에 모였더라도 아버지의 상(相)에만 아들이 있고 어머니 상에는 아들이 없으면 임신하지 않는다. 둘째는 어머니 상에는 아들이 있더라도 아버지 상에 아들이 없으면 임신하지 않는다. 셋째는 부모의 상에 다 아들이 없으면 임신하지 않느니라.
또 세 종류가 있다. 첫째는 어떤 때에 식신은 태에 오더라도 아버지가 집에 있지 않으면 임신하지 않는다. 둘째는 어떤 때에는 부모가 한 곳에 모여야 할 때에도 어머니가 집에 없으면 임신하지 않는다. 셋째는 부모가 다 한 곳에 모여 밖에 나가지 않으면 임신하느니라.
또 세 종류가 있다. 첫째는 부모가 한 곳에 모여야 할 때에 아버지가 중병을 만나면 식신은 오더라도 임신하지 않는다. 둘째는 어머니가 중병이 있으면 임신하지 않는다. 셋째는 부모가 다 중병이 있으면 임신하지 않지만, 부모가 다 중병이 없고 식신이 오며 부모의
상에 다 아들이 있으면 임신하느니라.”
또 『유가론(瑜伽論)』에서 말하였다.
“이 태장(胎藏)에는 8위(位)의 차별이 있다. 그 8위란, 첫째는 갈라람위(羯羅藍位)요, 둘째는 알부담위(遏部曇位)요, 셋째는 폐시위(閉尸位)요, 넷째는 건남위(鍵南位)요, 다섯째는 발라사거위(鉢羅賖佉位)요, 여섯째는 발모조위(髮毛爪位)요, 일곱째는 근위(根位)요, 여덟째는 형위(形位)이다. 한데 엉기되 속이 성긴 것을 갈라람위라 하고, 겉과 속이 다 낙(酪) 같아 아직 살이 되지 않은 것을 알부담위라 하며, 이미 된 살이 아주 유연한 것을 폐시위라 하고, 견고하고 두터워 부딪칠 수 있는 것을 건남위라 하며, 이 살덩이가 자꾸 켜져 지분(支分)의 상이 나타난 것을 발라사거위라 하고, 이로부터 모발과 손톱ㆍ발톱이 나타난 것을 발모조위라 하며, 이로부터 눈[眼] 등의 근(根)이 생긴 것을 근위라 하고, 이로부터 그 근 등이 의지한 곳이 분명히 나타난 것을 형위(形位)라 한다.
또 태장은 혹은 전생의 업의 힘으로, 혹은 어머니가 고르지 못한 힘에서 생기는 바람을 피하지 않고 따르기 때문에 그 바람은 이 태장의 틀이나 빛깔이나 가죽 및 그 밖의 지분(支分)으로 하여금 변해서 생기게 한다. 틀이 변해서 생긴다는 것은, 이른바 전생에 지음으로 말미암아 이 악하고 선하지 않은 업을 느끼며, 또 그 어머니가 소금 등의 맛을 많이 익혀 먹거나 마심으로 말미암아 이 태장의 털을 드물게 나게 하는 것이다.
빛깔이 변해 생긴다는 것은, 이른바 전생의 업의 인연으로 말미암아……(앞에서 말한 것과 같음)……또 그 어머니가 연기의 뜨거움을 가까이하는 현재의 인연으로 말미암아 저 태장에서 검은 빛깔이 생기게 하며, 또 그 어머니가 극히 추운 방에 있는 습관으로 말미암아 저 태장에 하얀 빛깔이 나게 한다. 또 그 어머니가 뜨거운 음식을 많이 먹음으로 말미암아 저 태장에 새빨간 빛깔이 나게 한다.
또 가죽이 변해 생긴다는 것은, 이른바 전생의 업의 인연으로 말미암아
……(앞에서 말한 것과 같음)……또 그 어머니가 음욕을 많이 좋아하는 현재의 인연으로 말미암아 저 태장에 옴이나 나병 등 나쁜 피부가 생기게 한다. 또 지분(支分)이 변해 생긴다는 것은, 이른바 전생의 업연으로 말미암아……(앞에서 말한 것과 같음)……또 그 어머니가 달리기와 뛰는 것 따위를 많이 익히고, 또 고르지 않는 현재의 인연을 피하지 않기 때문에 저 태장의 모든 근(根)과 지분에 결함이 생기게 하는 것이다.
또 태장이 여자가 될 것이면 어머니의 오른쪽 옆구리에서 등을 의지하고 배를 향해 있고, 또 남자가 될 것이면 그 어머니의 왼쪽 옆구리에서 배를 의지하고 등을 향해 있다. 또 이 태장이 극히 원만하게 되었을 때에는 그 어머니는 이 무거운 태장을 감당하지 못해 안에서 바람이 생겨 매우 괴로워한다. 또 이 태장은 업보로 생긴 것으로서 지분이 생기면 바람이 일어나 머리를 밑으로 하고 발을 위로 하여 태의(胎衣)에 싸여 산문(産門)으로 간다. 그것이 산문으로 바로 나올 때는 태의가 찢어져 두 겨드랑이로 나뉘며 산문으로 나올 때를 정생위(正生位)라 한다. 나온 뒤에는 차츰 촉(觸)이 생기고 촉이 나누어지나니, 이른바 안촉(眼觸)과 내지 의촉(意觸)이니라.”
(4) 중음부(中陰部)
『정법념경(正法念經)』에서 말하였다.
“열일곱 종류의 중음유법(中陰有法)이 있으니, 너희들은 이것을 명심하고 적멸(寂滅)의 도를 수행하라. 하늘이나 사람이나 이 도를 행하면 마침내 염라대왕의 사자의 해침을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그 열일곱 종류의 중음이란 어떤 것인가?
첫째 중음(中陰). 만일 인간에서 죽어 천상에 나면 곧 즐거운 상(相)을 본다. 즉 마치 부드럽고 새하얀 모포(毛布)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 같음을 본다. 또 동산의 숲과 꽃이 핀 연못을 보고 노래하고 춤추며 웃는 소리를 듣는다. 다음에는
향내를 맡는 등 일체가 즐겁고 갖가지 물건이 화합한 미세한 감촉으로 천상에 나는 것이다. 선한 업으로 천상의 즐거움을 누리면서 웃고 기뻐하는 얼굴은 온화하고 청정하다. 친족과 형제들은 슬피 울지만 그는 그 좋은 현상 때문에 이들 슬퍼하는 것은 보지도 듣지도 못하며 마음에 생각하지도 않는다. 임종하자마자 즐거운 곳에 나고 하늘 몸[天身]의 상(相)은 마치 인문(印文)으로 이루어진 것 같으며, 하늘의 훌륭한 경계를 보고 곧 그 경계를 사랑하기 때문에 하늘 몸을 받나니, 이것을 처음 나는 첫째 중음이라 한다.
둘째 중음. 염부제 사람이 목숨을 마치고 울단월에 나면 곱고 연한 붉은 모포의 사랑스러운 빛깔을 보고는 탐심을 내어 손을 들어 그것을 잡아 쥐되 마치 허공을 잡는 것과 같다. 친족들은 그것을 보고 두 손으로 허공을 만진다고 생각한다. 또 부는 바람이 있다. 이 병자가 겨울에 추워하면 따뜻한 바람이 와서 그 추위의 고통을 덜어 주고, 더울 때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서 그 더위를 없애고 그 마음을 즐겁게 한다. 그 기쁜 마음 때문에 그는 친족들의 슬피 우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만일 그 대중이 움직이면 그의 마음도 움직이며, 그 슬피 우는 소리를 들으면 다른 곳으로 가서 난다. 그러므로 임종 때에 친족들이 슬피 우는 것은 그를 위해 큰 장애가 되며, 만일 방해하지 않으면 그는 울단월에 난다.
또 중간에 차례로 좋은 현상이 나타난다. 즉 푸른 연꽃이 가득 피어 있는 연못에 거위ㆍ오리ㆍ원앙새 등이 노는 것을 보고 그는 곧 그리로 달려가서 거기서 유회한다. 어머니 배 안으로 들어가려 할 때에는 그는 이 연못에서 나와 육지로 가서 그 부모가 욕정으로 화합하는 것을 보고는 그 부정(不淨)을 인해 착각을 일으켜 그 아버지를 수거위로 보고 그 어머니를 암거위로 본다. 자신이 남자로 날 경우에는 자신을 수거위로 보고, 자신이 여자로 날 경우에는 자신을
암거위로 본다. 자신이 남자로 날 때에는 그 아버지를 장애물이라 생각하고 그 어머니에 대해서는 애정을 내며, 여자로 날 경우에는 아버지에게 애정을 내고 어머니를 장애물이라 생각하나니, 이것을 울단월에 나는 둘째 중음이라 한다.
셋째 중음. 만일 염부제에서 죽어 구야니(瞿耶尼)에 나면 곧 현상이 나타난다. 즉 그는 임종 때에 황금으로 된 집을 보는데 그것은 마치 금색 구름과 같다. 허공에서 누른 모포를 보고 손을 들어 그것을 잡으면 친족과 형제들은 말한다.
‘병자가 두 손으로 허공을 잡는다.’
그는 목숨을 마치려 할 때에는 자신을 소와 같다고 보고, 여러 마리 소가 꿈속에서 보는 것처럼 보인다. 남자로 날 경우에는 그 부모가 화합하여 부정을 행하는 것을 보고 사람의 몸이 그 집에 많이 있음을 본다. 그 아버지를 황소라 보고는 그 아버지를 제거하고 그 어머니와 화합하며, 여자로 날 경우에는 자신을 암소라 보고는 생각한다.
‘무엇 때문에 황소와 화합하고 나와는 상대하지 않는가?’
이렇게 생각하고는 여자의 몸을 받나니, 이것을 구야니에 나는 셋째 중음이라 한다.
넷째 중음. 염부제 사람이 죽어 불파제(弗婆提)에 나면 곧 이런 현상을 본다. 즉 푸른 모포를 보고 일체의 푸른 상이 허공을 두루 덮으며, 그 집도 다 허공과 같아 보인다. 그 푸른 모포가 허공에서 떨어질까 염려하여 손으로 그것을 막으면 친족들은 말한다.
‘허공을 막는다.’
그는 목숨을 마치면 그 중음이 말 형상 같다고 본다. 그리고 수말과 같은 아버지와 암말과 같은 어머니가 서로 어울려 애욕으로 화합하는 것을 본다. 그는 남자로 날 경우에는 생각한다.
‘나는 이
암말과 화합하리라.’
여자로 날 경우에는 그 자신을 암말로 보고 생각한다.
‘무엇 때문에 수마는 나와는 화합하지 않는가?’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여자의 몸을 받나니, 이것을 불파제에 나는 넷째 중음이라 한다.
다섯째 중음. 울단월 사람이 목숨을 마친 때에는 위로 올라가는 상(相)을 본다. 만일 큰 업의 마음이 자재로워 천상에 날 때에는 손으로 허공을 잡는다. 마치 꿈속에서 보는 것과 같이 아주 묘한 향기와 빛깔의 꽃을 본다. 손에 있는 그 꽃을 보고는 곧 탐심이 생겨 말한다.
‘나는 지금 이 나무를 보았으니 올라가리라.’
이렇게 생각하고는 곧 그 나무에 올라가 수미산까지 올라간다. 거기서 천상 세계의 꽃과 과일의 장엄을 보고 말한다.
‘나는 이제 돌아다니며 놀리라.’
이것을 울단월 사람이 하품(下品)의 생(生)을 받는 다섯째 중음이라 한다.
여섯째 중음. 울단월 사람이 중업(中業)으로 임종 때에 천상에 나고자 하면 어떤 상이 나타난다. 즉 매우 아름다운 연꽃의 못이 나타나 온갖 벌들이 장엄하고 일체가 다 향기로움을 본다. 그는 이 연꽃에 올라가 허공을 타고 나는데 마치 꿈속과 같다. 그는 천상에 나서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지금 훌륭한 연꽃의 못에 왔다.’
이것을 울단월의 사람이 중품의 생을 받는 여섯째 중음이라 한다.
일곱째 중음. 울단월 사람은 훌륭한 업으로 삼십삼천의 선법당(善法堂) 등에 난다. 그는 임종 때에 장엄하고 묘한 승묘당(勝妙堂)을 보고 곧 거기 올라가 그 궁전 안에 나서 천자(天子)가 된다. 이것을 울단월
사람이 천상에 나서 상품의 생을 받는 일곱째 중음이라 한다.
여덟째 중음. 울단월 사람의 임종 때에 어떤 상이 나타난다. 즉 유희하는 동산은 향기롭고 깨끗해 매우 사랑스러우며 그들의 소리를 들으면 모두 기뻐하여 고뇌가 없고, 그 마음은 흐리지 않고 청정한 마음으로 곧 그 궁전에 오른다. 그는 거기서 하늘 무리들이 허공에서 노니는 것을 보는데, 그것은 마치 꿈속과 같다. 삼십삼천은 훌륭하고 묘하여 사랑스럽고 일체의 5욕(欲)이 다 구족하다. 울단월에서 죽어 이 하늘에 난다. 이것을 울단월 사람이 이 하늘에 나서 훈습(熏習) 때문에 유희하고 내지 죽을 때에 나타나는 상(相)인 여덟째 중음이라 한다.
아홉째 중음. 구야니 사람이 목숨을 마치고 천상에 나는 데에는 두 종류의 업이 있다. 즉 첫째는 여업(餘業)이요, 둘째는 생업(生業)으로서 천상에 나는 것이다. 그는 임종 때에 어떤 상을 본다. 즉 선업으로 목숨을 마치려 할 때에는 기운도 흐리지 않고 맥도 끊어지지 않고 모든 상이 청정하여 큰 못을 본다. 그 물은 기분에 맞고 멀리 흐르는데, 그는 그 물에 떠서 저쪽 언덕으로 간다. 여러 천녀들이 가장 아름다운 온갖 것으로 장엄하고서 노래하고 춤을 추며 즐거이 노는 것을 본다. 그는 그것을 보고 애욕이 생겨 그녀들을 안는다. 그 때 곧 천상에 나서 천상에서 향락하는데 그것은 마치 꿈속과 같다. 그 때 중음은 멸하나니, 이것을 아홉째 중음이라 한다.[구야니 사람은 3품이 있지만, 상ㆍ중ㆍ하의 업 가운데 광명 등은 다 동일하다. 한 중음에서 일체의 상은 다 서로 비슷하며, 저 울단월 사람이 세 종류의 생을 받는 상이 각기 다른 것과는 같지 않다.]
열째 중음. 불파제 사람은 임종 때에 사상(死相)을 본다. 그는 자신의 업을 보고, 혹은 남의 업을 보며, 혹은 전당(殿堂)의 뛰어난 장엄을 보고는 기뻐하여 거기 가서
나고 싶어한다. 그 전당 밖에서 여러 미녀들이 여러 사내들과 노래하며 즐거워하는 것을 보고 그들과 어울려 놀다가 마치 꿈을 꾸는 듯 곧 천상에 나나니, 이것을 열째 중음이라 한다.
열한째 중음. 여러 아귀 등은 악업이 끝나면 다른 선업을 받는다. 본래 다른 길[道]에서 지은 선업으로 마치 부모에게서처럼 천상에 나고자 하면 어떤 상이 나타난다. 만일 아귀로서 천상에 나고자 하면, 아귀로 있을 때에는 주림과 목마름이 몸을 태우므로 항상 음식을 탐하고 항상 물을 생각했지만 임종 때에는 그런 생각은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 본래의 업이 다 멸하고 일체 악업이 가까이 오지 못해 그는 음식을 보더라도 오직 눈으로만 볼 뿐이요, 마치 꿈속에서 그것을 보는 것처럼 먹지도 않고 마시지도 않는다. 그는 천상의 아름다움을 보고는 곧 그리로 달려가서 거기 나나니, 이것을 열한째 중음이라 한다.
열두째 중음. 우치하기 때문에 축생의 몸을 받는다. 무량한 종류로서 백천억의 생사의 몸을 받아서는 지옥ㆍ아귀ㆍ축생 따위에 떨어져 다함이 없이 세간을 돌아다닌다. 다른 선업으로 축생 속에서 죽어 2천(天), 즉 사왕천이나 삼십삼천에 난다. 축생의 악도에서 고통의 과보가 끝나고 장차 해탈을 얻으려면 어떤 상이 나타난다. 즉 그는 임종 때에 나타나는 광명을 보고는 다른 선업으로 어리석은 마음이 차츰 엷어져 혹은 즐거운 곳을 보고 곧 그리로 달려간다. 마치 꿈속에서처럼 그리로 달려가서 곧 천상에 나나니, 이것을 열두째
중음이라 한다.
열셋째 중음. 지옥의 중생은 천상에 나기가 매우 어렵고 드물지만 다른 선업이 있어 그것이 성숙하면 이 지옥 중생은 그 악업이 다하기 때문에 장차 거기서 벗어나려 한다. 그래서 이 지옥에서 임종 때에 어떤 상이 나타난다. 즉 임종 때에 여러 옥졸이 그를 가마솥에 던져 넣으면 그는 물거품처럼 사라져 다시 살아나지 못하고, 막대기로 때리면 곧 죽어 다시 살아나지 못하며, 쇠함[釗函] 속에 넣어 두면 그는 곧 죽어 다시 살아나지 못하고, 잿물강[灰河]에 잠그면 곧 몸이 녹아 다시 살아나지 못하고, 쇠새[釗鳥]가 쪼아먹으면 곧 죽어 다시 살아나지 못하며, 사나운 짐승이 잡아먹어도 다시 살아나지 못한다.
이 지옥 중생은 악업이 끝나고 목숨을 마친 뒤에는 다시는 염라왕의 옥졸을 보지 않고 기름의 심지가 다하면 등불의 업이 저절로 꺼지는 것처럼 지옥의 중음의 모든 상이 다 나타나지 않는다. 갑자기 공중에서 노래하고 춤추며 즐기는 소리가 들리고 향기로운 바람이 몸에 불어와 그 촉감이 매우 즐거워 거기 가서 나고자 하여 삼십삼천이나 혹은 사천왕천에 나나니, 이것을 열셋째 중음이라 한다.
열넷째 중음. 인간에서 죽어 다시 인간에 나려면 어떤 상이 나타나나니, 그는 임종 때에 이런 상을 본다. 즉 큰 돌산이 있는데 마치 그 그림자가 자기 몸에 있는 것과 같은 것을 본다. 그는 말한다.
‘저 산이 내게 떨어지지 않을까?’
그가 손을 움직여 그 산을 막으려 하면 친척들은 이것을 보고 손으로 허공을 잡는다고 한다. 그는 또 그 산이 흰
모포 같다고 보고 곧 거기 올라가면 그것은 또 빨간 모포로 보인다. 차츰 임종이 가까워지면 그는 다시 광명을 보고, 또 그 부모가 애욕으로 화합하는 것을 보고는 착각을 일으킨다. 만일 그가 남자로 태어날 것이면 자신이 그 어머니와 화합하고 그 아버지를 장애물이라 생각하며, 만일 여자로 태어날 것이면 자신이 아버지와 화합하고 어머니를 장애물로 본다. 그 때 중음은 곧 깨어지고 다음에 생음(生陰)이 일어나되, 마치 도장을 찍을 때 도장은 뭉개지고 글이 나타나는 것과 같나니, 이것을 인간의 목숨을 마치고 다시 인간에 나는 열넷째 중음이라 한다.
열다섯째 중음. 천상에서 죽어 다시 천상에 나면 아무 고뇌가 없어 다른 천자(天子)와 같다. 목숨을 마칠 때는 사랑하는 이들과 이별하는 고통으로 지옥이나 아귀ㆍ축생의 세계에 떨어진다. 이 천자는 자신의 장엄 거리를 잃지 않고 다른 하늘도 없이 그 본래의 자리에 앉아 훌륭한 하늘에 난다. 만일 사왕천에서 목숨을 마치면 삼십삼천에 나서 그 훌륭한 상은 매우 아름답나니, 이것을 열다섯째 중음이 상속하는 길이라 한다.
열여섯째 중음이 상속하는 길. 천상에서 죽어 다시 하천(下天)에 나면 그가 보는 온갖 연꽃 동산과 흐르는 못물이 전의 것보다 못하다. 그는 이 색을 우러러보고 주림과 목마름에 괴로워하면서 간절히 그것을 얻고자 하여 곧 거기 가서 난다. 이렇게 비록 같은 천상에 났더라도 두 종류 중음의 두 종류의 상이 나타나나니, 이것을 열여섯째 중음이 상속하는 길이라 한다.
열일곱째 중음이 상속하는 길. 불파제 사람이 구야니에 나면 어떤 상이 있으며, 구야니 사람이 불파제에 나면 어떤 상이 있는가? 이 두 천하 사람은
피차 서로 번갈아 나면서 다 하나의 상이다. 그들은 임종 때에는 어두운 굴을 본다. 그 굴 안에는 번갯불이 밑으로 드리워 있어 마치 번기와 같은데, 빨갛기도 하고 희기도 하다. 그가 이것을 보고 손으로 만지면 현재의 중음은 곧 사라진다. 손으로 그 번기를 잡고 번기를 따라 차례로 굴 속에 들어가 중음의 몸을 받고 생음(生陰)을 가까이하여 생을 받는 법을 본다. 즉 앞에서 말한 것처럼 두 마리의 소를 보기도 하고 혹은 두 마리의 말이 서로 화합하는 것을 본다. 그리고 곧 애욕을 내어 생음(生陰)을 받나니, 이것을 열일곱째 중음이라 한다.”
(5) 현보부(現報部)
『불설행칠행현보경(佛說行七行現報經)』에서 세존께서는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일곱 종류의 사람이 있으니, 섬길 만하고 공경할 만하며, 세상에서 최상의 복밭이니라. 일곱 종류의 사람이란, 첫째는 사랑[慈]을 행하고, 둘째는 슬픔[悲]을 행하며, 셋째는 기쁨[喜]을 행하고, 넷째는 보호를 행하며, 다섯째는 공(空)을 행하고, 여섯째는 무상(無相)을 행하며, 일곱째는 무원(無願)을 행하는 사람이니, 누구라도 이 7법을 행하면 그는 현재에 그 과보를 받느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 때문에 수다원과 사다함ㆍ아나함ㆍ아라한ㆍ벽지불 등은 말씀하시지 않고, 그 일곱 종류만 말씀하십니까?’
세존께서는 말씀하셨다.
‘사랑 등을 행하는 그 일곱 종류의 사람은 그 행이 수다원 내지 벽지불 등과 같지 않나니, 비록 수다원 등에게 공양하더라도 현재의 과보를 얻지 못하지만 이 사람들에게 공양하면 그는 현재의 과보를 얻는다. 그러므로 아난아, 부디 용맹정진하여 이 7법을 이루어야 하느니라.’”
또 『잡보장경(雜寶藏經)』에서 말하였다.
“옛날 건타위국(乾陀衛國)의 어떤 백정이 5백 마리 송아지를 거세(去勢)하려 했다. 그 때 어떤 내관(內官)이
돈으로 그 소들을 사서 다 놓아주었는데, 이 인연으로 현재의 몸으로 곧 남근(男根)을 구족하게 되었다. 그리고 왕궁으로 돌아가 사람을 중간에 넣어 ‘아무 내관이 밖에 있다’고 왕에게 아뢰게 하였다. 왕은 말하였다.
‘이 사람은 우리 궁중에 사는 사람이다. 제 마음대로 출입하면서 사람을 시켜 미리 알리는 일이 전에는 없었는데 웬일인가?’
그리고는 곧 불러들여 그 까닭을 물으니, 그가 왕에게 답하였다.
‘아까 어떤 백정이 5백 마리 송아지를 끌고 가서 곧 거세하려 하기에 신(臣)이 돈을 주고 그것을 사서 곧 놓아주었습니다. 이 인연으로 몸이 완전하게 되었으므로 감히 바로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놀라면서 불법에 대해 깊이 믿고 공경하는 마음을 내었다. 대저 화보(華報)도 그 감득(感得)이 이러하거늘 하물며 그 과보야 어찌 다 헤아릴 수 있겠는가?”
또 『신바사론(新婆沙論)』에서 말하였다.
“옛날 소를 잡아 파는 사람들이 소를 몰고 길을 가다가 사람은 많은데 양식이 떨어져 기갈이 심하였다. 그들은 길에서 쉬면서 의논하였다.
‘이 소들은 끝내 우리 소유가 되지 않을 것이다. 저들의 혀를 끊어 이 주림을 면하자.’
그리고 곧 소금을 소들의 입에 발랐다. 소가 소금 맛을 탐해 혀를 내어 핥을 때 이들은 예리한 칼로 일시에 그 혀를 잘라 불에 구워 함께 먹었다. 그것을 다 먹고는 물가에 나가 양치하고 모두 양지(楊枝)를 씹어 이를 닦은 뒤에 엄지손가락으로 혀를 닦았다. 그 때 그 악업의 힘 때문에 그들의 혀는 마치 익은 과일처럼 한꺼번에 다 떨어졌다.”[이상은 다 현보이니 그 업이 중하기 때문이다.]
(6) 생보부(生報部)
『열반경』에서 말하였다.
“선남자야, 어떤 사람이 목숨을 버리고 큰 고통을 받을 때 친척들이 둘러싸고 슬피 울며 고뇌하면 그 사람은 두려워하여 의지할 바를 알지 못한다. 비록 5정(情)은 있으나 아무 지각이 없으며, 사지는 벌벌 떨려 스스로 가누지 못한다. 몸은 허약하고 따뜻한 기운이 곧 끊어지려 할 때는 전에 닦은 선악의 과보의 상을 본다. 즉 마치 해가 지려 할 때 산이나
언덕의 그림자가 나타나 자꾸 동쪽으로 옮겨가고 서쪽으로 갈 리가 없는 것처럼, 중생들의 업보도 그와 같이 이 중음이 멸할 때에는 저 중음이 다시 생기며, 또 마치 등불이 생기면 어두움이 멸하고 등불이 꺼지면 어두움이 생기는 것과 같으니라.
선남자야, 납인(臘印)을 진흙에 찍을 때 납인이 진흙과 합해지면 납인은 멸하고 글이 이루어지지만 이 납인은 변하지 않고 진흙에 있다. 글은 진흙에서 나온 것이 아니요 다른 곳에서 온 것도 아니다. 찍는 인연으로 이 글이 생긴 것이다. 이와 같이 현재의 음(陰)이 멸하면 중음의 음이 생기지만 이 현재의 음은 끝내 중음의 5음으로 변하는 것이 아니다. 중음의 5음도 스스로 생기는 것이 아니요, 다른 데서 온 것도 아니며, 현재의 음으로 인해 중음의 음이 생기는 것이니, 이것은 납인을 진흙에 찍어 납인은 무너지고 글이 이루어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이름에는 비록 차별이 없으나 시절은 각기 다른 것이니, 그러므로 나는[生] 중음의 5음은 육안(肉眼)으로 볼 것이 아니요 천안(天眼)으로 보는 것이라 하는 것이다.
이 중음에는 세 종류의 식(食)이 있으니, 첫째는 사식(思食)이요, 둘째는 촉식(觸食)이며, 셋째는 의식(意食)이다. 중음에 두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선업의 과보요, 둘째는 악업의 과보이다. 선업으로 인하여 선의 각관(覺觀)을 얻고, 악업으로 인하여 악의 각관을 얻는다. 부모가 모여 화합할 때는 업의 인연을 따라 생을 받을 곳을 향하므로 어머니에게는 애정을 내고 아버지에게는 성을 낸다. 아버지가 정액을 낼 때는 그것을 제 것이라 생각하고 매우 기뻐한다. 이렇게 세 종류의 번뇌의 인연으로 중음의 5음(陰)은 무너지고 뒤의 5음이 생기는데, 이것은 마치 납인을 진흙에 찍으면 납인은 무너지고 글이 이루어지는 것과 같다. 아이가 날 때는 5근을 갖추기도 하고 갖추지 못하는 수도 있다. 5근을 갖춘 사람은 색(色)을 보면 탐심을 내고, 탐심을 내기 때문에 이것을 사랑[愛]이라 하며, 미치기[狂] 때문에 탐욕을 내면 이것을 무명(無明)이라 한다. 탐애와 무명의 이 두 가지 인연 때문에 보는 경계를 차 착각하는 것이다.”
또 『수행도지경(修行道地經)』에서 말하였다.
“사람의 행은 불순(不純)하여 혹은 선하고 혹은 악하다. 인도(人道)에 이르러 부모가 화합하여 그 정액을 잃지 않을 때는 아들이 으레 생기는 것이다. 그 때 어머니 태는 탁 트여 막힘이 없고 마음에 기쁨을 가지고 아무 그릇된 생각이 없으면 그것은 유연하여 아이를 밸 수 있다. 그 정액은 맑지도 않고 흐리지도 않으며, 꼭 알맞아 너무 강하지도 않고 썩지도 않으며, 또 검지도 않고 붉지도 않으며, 바람의 추위나 다른 잡물이 섞이지도 않고 또 소변과도 다르다. 아이로 태어나게 되면 그 정신이 일어난다. 그것이 비록 남자일 경우에도 여자와 더불어 화합하지 않는 자는 5욕(欲)으로 통한다. 남자는 공경하는 생각으로 여자를 대하려 한다.
아버지가 정액을 쏟을 때는 그 정신은 기뻐하면서 그것을 제 것이라 생각한다. 그 때에는 곧 중음을 잃어버리고 5음이 아기집에 들어간다. 부모의 정기가 이미 포태 안에 있음으로써 더욱 기뻐하는 것을 색음(色陰)이라 하고, 기뻐할 때를 통락음(痛樂陰:受陰)이라 하며, 정액을 생각할 때를 상음(想陰)이라 하고, 본래의 죄와 복으로 인해 태에 들어가는 것을 행음(行陰)이라 하며, 정신이 태 안에 있음을 식음(識陰)이라 하나니, 이렇게 화합한 것을 5음이라 한다.
아이는 태 안에 있을 때 2근(根)을 갖추는데, 이른바 의근(意根)과 신근(身根)으로서 7일 동안은 거기서 증감(增減)이 없다. 14일이 되면 그 태는 차츰 변해 엷은 낙(酪)과 같고, 21일이 되면 생락(生酪)과 같으며, 28일이 되면 정기는 어려 익은 낙과 같고, 35일이 되면 정기는 변해 생소(生酥)와 같으며, 42일이 되면 군살과 같고, 49일이 되면 저민 살과 같으며, 56일이 되면 그 단단한 것이 날기와와 같고, 63일이 되면 그것은 5포(皰)로 변해 두 팔과 두 넓적다리와 머리 목이 거기서 나온다. 70일이 되면 또 두 손목과 두 발목 및 머리 등 5포가 생긴다.
77일이 되면 열 손가락과 열 발가락 및 눈ㆍ귀ㆍ입 등 24포가 거기가 생긴다.
84일이 되면 모든 포(皰)의 상이 차츰 이루어진다. 즉 91일이 되면 배 모양이 나타나고, 98일이 되면 간장ㆍ폐장ㆍ심장 및 비장ㆍ신장 등이 생기며, 105일이 되면 대장이 생기고, 120일이 되면 소장이 생기며, 119일이 되면 위장이 생기고, 126일이 되면 생장(生藏)과 숙장(熟藏)이 생기며, 133일이 되면 넓적다리ㆍ천장(腨腸)ㆍ손바닥ㆍ발바닥ㆍ팔뼈ㆍ힘줄 등이 생기고, 140일이 되면 배꼽ㆍ유방ㆍ턱ㆍ목 등의 형상이 생긴다.
147일이 되면 몸 뼈의 각 부분이 그 적당한 곳에 붙고 두 뼈가 머리에 있으며, 32개의 뼈는 입에 붙고, 일곱 뼈는 목에 붙으며, 두 뼈는 넓적다리에 붙고, 두 뼈는 팔꿈치에 붙으며, 네 뼈는 팔에 붙고, 열두 뼈는 가슴에 붙고, 열여덟 뼈는 등에 붙으며, 두 뼈는 허리에 붙고, 네 뼈는 무릎에 붙으며, 40뼈는 발에 붙는다.
또 가는 뼈는 108개가 있는데 몸의 살과 합해지나니, 열여덟 뼈는 양쪽 겨드랑이에 붙고, 두 뼈는 어깨에 붙는다. 이렇게 무릇 3백의 몸의 뼈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 그 뼈는 보드라워 처음 난 박과 같은데, 154일이 되면 차츰 단단해져 아직 익지 않은 박과 같다. 161일이 되면 그 뼈는 자꾸 단단해져 마치 호두와 같다.
이 3백 뼈는 각각 서로 붙어 있다. 즉 발뼈는 발에 붙고 무릎뼈는 무릎에 붙는 등, 이렇게 어깨뼈ㆍ넓적다리뼈ㆍ허리뼈ㆍ등뼈ㆍ가슴뼈ㆍ옆구리뼈ㆍ목뼈ㆍ턱뼈ㆍ팔뼈ㆍ손발의 모든 뼈 등은 다 각각 서로서로 연결돼 있다. 그러나 이런
뼈무더기는 마치 환화(幻化)와 같아 바람이 부는 대로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168일이 되면 1백 의 힘줄이 그 몸을 연결하고, 175일이 되면 7천의 맥(脈)이 생기지만 아직 완전히 갖추어지지는 못하고, 182일이 되면 모든 맥이 다 트이면서 완전히 이루어져 연뿌리의 구멍과 같으며, 189일이 되면 363의 힘줄이 다 이루어진다. 196일이 되면 비로소 피부가 생기고, 203일이 되면 피부가 차츰 두터워지며, 210일이 되면 겨우 피부의 상이 이루어진다. 217일이 되면 껍질이 두텁고 단단해지며, 224일이 되면 껍질의 가죽이 이루어진다.
231일이 되면 귀ㆍ코ㆍ입술ㆍ손가락과 모든 무릎 마디가 이루어지고, 238일이 되면 99만의 털구멍이 생기기는 하나 아직 완전하지는 못하며, 245일이 되면 털구멍이 완전히 이루어지고, 252일이 되면 손톱이 비로소 이루어진다. 259일이 되면 그 어머니 뱃속에서 약간의 바람이 일어 아이의 눈ㆍ귀ㆍ코ㆍ입 등을 열고, 혹 어떤 바람은 일어 아이의 털을 물들여 곱게도 하고 추하게도 한다. 또 어떤 바람이 일어 몸과 얼굴의 빛을 만들되, 혹은 희거나 붉거나 검게 하는데, 그 좋고 추한 것은 다 전생의 업 때문이다. 여기서 7일 동안 있으면서 바람과 추위와 더위를 내고 대소변을 통하게 한다.
266일이 되면 어머니 뱃속에서 그 본래의 행을 따라 바람이 저절로 일어난다. 전생의 행이 선하면 향기로운 바람이 있어 몸과 마음을 부드럽고 흠이 없게 하고, 그 뼈마디를 바루어 단정하게 하여 모두가 사랑하고 공경하게 한다. 그 행이 악한 사람이면 냄새나는 바람이 일어나 그 몸을 편치 않게 하고, 몸과 마음에 맞지 않으며, 그 뼈마디를 불어 굽게 하여 단정하지 않게 하고, 또 남자 짓을 못하게 하여 모두가 좋아하지 않는다.
이상이 266일로서 9개월에서 4일이 모자라는데, 이때 그 아이의 몸과 뼈마디는 사람이 완전하게 되는 것이다.
그 아이의 몸에는 2분(分)이 있다. 1분은 아버지에게서 받았고, 또 1분은 어머니에게서 받은 것이다. 몸의 모발과 뺨ㆍ눈ㆍ혀ㆍ목구멍ㆍ심장ㆍ간장ㆍ비장ㆍ신장ㆍ창자ㆍ피 등 연한 것은 어머니에게서 받았고, 이 이외의 손발톱ㆍ이빨ㆍ뼈ㆍ골수ㆍ뇌ㆍ힘줄ㆍ혈맥 등 단단한 것은 아버지에게서 받은 것이다.
그 아이는 어머니 뱃속에 있을 때는 어머니 생장(生藏)의 밑과 숙장(熟藏)의 위에 있다. 그것이 남자일 때는 바깥을 등지고 안을 향해 그 왼쪽 옆구리에 있고, 그것이 여자일 때는 어머니를 등지고 바깥을 향해 오른쪽 옆구리에 있다. 그것은 고통스럽고 냄새나는 오로(惡露)의 더러운 곳에 있으면서 모든 뼈마디가 옴츠려져 펼 수 없으며, 가죽주머니인 배 안에 싸여 있으면서 세혈(歲血)을 온몸에 바르고 비좁게 사는데, 그것은 더러운 대소변 때문이다.
9개월이 되어 마지막 4일 동안, 아이의 전생에 선행이 있으면 첫날과 뒷날에 아이는 생각한다.
‘나는 동산에 있고 또 천상에 있다.’
그러나 악을 행한 사람은 지옥이나 세간의 감옥에 있다고 생각하고, 3일이 되면 근심하고 즐거워하지 않는다. 4일이 되면 어머니 배 안에서 바람이 일어나 혹은 오르고 혹은 내리면서 아이의 몸을 굴려 거꾸로 달리게 하여 아이는 머리를 산문(産門)으로 향한다. 복이 있는 자는 그 때 생각한다.
‘나는 목욕못에 몸을 던져 물 속에서 유회한다.’
이는 꽃이 향기로운 높은 자리에 떨어지는 것과 같다. 그러나 복이 없는 자는 생각한다.
‘나는 산으로부터 높은 언덕의 더러운 구덩이 속에 떨어진다.’
또 혹은 그 자리는 지옥의 가시그물이나 광야나 돌 사이의 칼과 창 속과 같으므로 아이는 걱정하고 즐거워하지 않나니, 그 선악의 과보는 이처럼 다른 것이다.
그 아이가 비로소 땅에 떨어지면 바깥 바람이 일어나는 바, 여인은 손으로 받아 따뜻한 물로 아이를 씻긴다.
그것은 매우 고통스러워 큰 병을 앓는 것 같다. 이 고통으로 인해 아이는 죽을까 두려워 곧 어리석은 미혹이 생긴다. 그러므로 정신을 잃고 헷갈리어 오고 가는 것을 모른다. 더러운 오로(惡露)의 자리에 나서 있을 때는 귀신이 와서 침노하고 사특한 간질에 걸리며 송장이 몸에 닿고 요사스런 술법과 미친 귀신이 그 틈을 엿본다. 또 네거리에 고깃덩이가 있으면 새들이 와서 쪼아먹고 짐승들이 와서 다투는 것처럼 온갖 요귀들이 그 아이의 틈을 엿보려고 그 주위를 돌아다니는 것도 이와 같다. 그러나 전생에 선덕(善德)을 행한 자는 삿된 귀신이 그 틈을 얻지 못한다.
아이는 장대하여 단단한 음식으로 몸을 기르며, 곡식 기운을 알맞게 얻으면 그 몸에 80종류의 벌레가 생긴다. 두 종류는 털뿌리에 있으니, 첫째의 이름은 설제(舌蝭)요, 둘째의 이름은 중제(重蝭)이다. 세 종류는 머리에 있으니, 그 이름은 견고(堅固)와 상손(傷損)과 훼해(毁害)이다. 한 종류는 뇌(腦)에 있다. 두 종류는 뇌의 겉에 있으니, 첫째의 이름은 철주(喆蛛)요, 둘째의 이름은 모요(牦擾)요, 셋째의 이름은 궤란(憒亂)이다. 두 종류는 이마에 있으니 첫째의 이름은 비하(卑下)요, 둘째는 휴부(休腐)이다. 두 종류는 눈에 있으니, 첫째의 이름은 제(蝭)요, 둘째는 중제(重蝭)이다. 두 종류는 귀에 있으니, 첫째의 이름은 식미(識味)요, 둘째는 현미(現味)이다. 두 종류는 귀뿌리에 있으니, 첫째의 이름은 적(赤)이요, 둘째는 부적(復赤)이다. 두 종류는 코에 있으니, 첫째의 이름은 비(肥)요, 둘째는 부비(復肥)이다. 두 종류는 입에 있으니, 첫째의 이름은 요(搖)요, 둘째는 동요(動搖)이다.
또 두 종류는 이빨 속에 있으니, 첫째의 이름은 악폐(惡弊)요, 둘째는 흉포(凶暴)이다. 세 종류는 이빨뿌리에 있으니, 그 이름은 천식(喘息)과 휴지(休止)와 졸멸(捽滅)이다. 한 종류는 혀에 있으니, 그 이름은 감미(甘美)요, 또 한 종류는 혀뿌리에 있으니, 그 이름은 유연(柔軟)이며, 또 한 종류는 웃잇몸에 있으니, 그 이름은 왕래(往來)요, 또 한 종류는 목구멍에 있으니, 그 이름은 수후(嗽喉)이다. 두 종류는 눈동자에 있으니, 첫째의 이름은 생(生)이요, 둘째는 불숙(不熟)이다. 두 종류는 어깨에 있으니, 첫째의 이름은 수(垂)요, 둘째는 부수(復垂)이다. 한 종류는 팔에 있으니, 그 이름은 주립(住立)이요, 또 한 종류는
손에 있으니, 그 이름은 주선(周旋)이다.
두 종류는 가슴에 있으니, 첫째의 이름은 액갱(額坑)이요, 둘째는 광보(曠普)이다. 한 종류는 심장에 있으니, 그 이름은 반박(班駁)이오, 한 종류는 유방에 있으니, 그 이름은 종현(種現)이며, 한 종류는 배꼽에 있으니, 그 이름은 잡요(匝繞)이다. 두 종류는 겨드랑이에 있으니, 첫째의 이름은 월(月)이요, 둘째는 월면(月面)이다. 두 종류는 척수에 있으니, 첫째의 이름은 월행(月行)이요, 둘째는 월모(月貌)이다. 한 종류는 등뼈 사이에 있으니, 그 이름은 안풍(安豊)이요, 한 종류는 가죽 속에 있으니, 그 이름은 호조(虎爪)이다. 두 종류는 살에 있으니, 첫째의 이름은 소부(燒膚)요, 둘째는 소부(燒拊)이다. 네 종류는 뼈에 있으니, 첫째의 이름은 심독(甚毒)이요, 둘째는 습독(習毒)이며, 셋째는 세골(細骨)이요, 넷째는 잡독(雜毒)이다.
다섯 종류는 골수에 있으니, 첫째의 이름은 살해(殺害)요, 둘째는 무살(無殺)이며, 셋째는 파괴(破壞)요, 넷째는 잡해(雜骸)며, 다섯째는 백골(白骨)이다. 두 종류는 창자에 있으니, 첫째의 이름은 강랑(蜣蜋)이요, 둘째는 강랑자(蜣蜋觜)이다. 두 종류는 가는 창자에 있으니, 첫째는 아자(兒子)요, 둘째는 부자(復子)이다. 한 종류는 간에 있으니, 그 이름은 은첩(銀喋)이요, 한 종류는 생장(生藏)에 있으니, 그 이름은 기수(忮收)요, 또 한 종류는 숙장(熟藏)에 있으니, 그 이름은 태식(太息)이요, 또 한 종류는 곡도(穀道)에 있으니, 그 이름은 중신(重身)이다.
세 종류는 똥 속에 있으니, 첫째의 이름은 근(筋)이요, 둘째는 목결(目結)이며, 셋째는 목편발(目編髮)이다. 두 종류는 오줌 속에 있으니, 첫째의 이름은 유하(流下)요, 둘째는 중류(重流)이다. 다섯 종류는 방광에 있으니, 첫째의 이름은 종성(宗姓)이요, 둘째는 악족(惡族)이며, 셋째는 와오(臥寤)요, 넷째는 이오(而寤)이며, 다섯째는 호즙(護汁)이다. 한 종류는 넓적다리에 있으니, 그 이름은 과지(檛枝)요, 한 종류는 무릎에 있으니, 그 이름은 철취(鐵嘴)이며, 한 종류는 발가락에 있으니, 그 이름은 소연(燒然)이요, 한 종류는 발바닥에 있으니, 그 이름은 식피(食皮)이다. 이상 80종류의 벌레는 몸 안에 있으면서 밤낮 몸을 파먹는다.
사람의 몸은 바람으로 인해 101종류의 병이 생긴다. 추위와 더위를 합해 101종류의 병이 있으니, 모두 합해 404종류의 병이 사람의 몸 안에 있다. 마치 나무가 불을 내어 제 몸을 도로 태우는 것처럼 병도 그와 같다. 마치 나무가 몸이 커지면 그로 인해 사람을 위해하는 것과 같고, 또 몸 안의 벌레가 요동해 사람이 불안한 것과 같다. 36물(物)을 임시로 사람이라 하고, 그것을 덮음으로써 어리석은 사람을 미혹시켜 망령되이 애욕을 일으켜 서로 친해 붙는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그것이 거짓임을 환히 보거니 어찌 그것을 가까이하겠는가?
비유하면 질그릇이 끝내 부서지는 것처럼 이 몸도 그와 같아서 일찍 죽는 일이 있지만 귀천(貴賤)에 모두 미혹하여 죽을 때까지 알지 못한다. 또 마치 큰 성의 4문(門)에 불이 붙어 차례로 타다가 동문까지 다 타서 재가 되는 것처럼 생로병사(生老病死)도 그와 같으니라.”
또 『유가론(瑜伽論)』에서 말하였다.
“사람이 태 안에서 266일을 지내면 일체 지절(支節)을 다 갖추며, 그 뒤로 다시 4일을 지내면 비로소 태에서 나오는데, 이것을 극히 원만하다고 한다. 혹은 9개월을 지내고 혹은 이보다 더 지내는데, 만일 8개월을 지내면 이것을 원만하다 하고, 만일 7개월이나 6개월을 지내면 이것은 원만하지 않다 하거나 혹은 모자란다 하느니라.”
그러므로 『법화경』에서는 다음 게송으로 말하였다.
태를 받은 미세한 형상은
세상마다 항상 자라지만
그 복과 덕이 적은 사람은
온갖 고통의 핍박받는다.
그러므로 또 『삼매경(三昧經)』에서 말하였다.
“몸 안의 화계(火界)는 차츰 불어나고 수계(水界)는 차츰 줄어든다. 그러므로 가라라(迦羅邏)는 어리나 차츰 견고해져 살덩이가 된다. 중생은 박복함으로 말미암아 조그만 것이나 큰 것이나 다 그 고통을 받는다.”
또 『선비요경(禪秘要經)』에서 말하였다.
“사람의 몸을 3분(分)하면, 배꼽은 중원(中原)이 되고,
머리는 전당(殿堂)이 되며, 이마는 천문(天門)이 된다.”
또 『처태경(處胎經)』에서 말하였다.
“사람이 태를 받을 때 첫 7일에는 4대(大)가 생기고, 14일에는 계속 바람이 불어 겨드랑이로 향하며, 266일이 되면 그 바람을 꽃이라 하여 산문(産門)으로 향하게 한다.”
또 『비유경(譬喩經)』에서 말하였다.
“바람은 물과 합하고 물은 땅과 합하며 땅은 불과 합한다. 그 때 강한 것은 남자가 되고 약한 것은 여자가 되며, 바람과 불이 합하면 남자가 되고 땅과 물이 합하면 여자가 된다.”
또 『해탈도론(解脫道論)』에서 말하였다.
“사람 몸의 지계(地界)가 부서져 티끌이 되면 그것은 한 섬 두 말이다.”
또 『증일경(增一經)』에서 말하였다.
“한 사람의 몸에 뼈는 320이 있고 털구멍은 9만 9천이 있으며 힘줄과 맥(脈)은 각각 5백 이 있고 벌레는 80집[戶]이 있다.”
또 『오도수생경(五道受生經)』에서 말하였다.
“아이가 나서 3세까지 먹는 젖은 무릇 180휘[斛]이니 태 안에서 마신 피는 제외된다. 동방의 불우체(弗于逮) 사람은 1,800휘의 젖을 먹고, 서방의 구야니(拘耶尼) 사람은 1만 800휘의 젖을 먹는다. 북방의 울단월 사람은 7일이면 몸이 이루어지는데, 처음 나는 날, 1백 의 길에 내다 두면 행인들이 손가락을 주어 빨게 하고 젖은 먹지 않는다.”[여기서 말하는 휘[斛]는 옛날의 작은 말[斗]이니, 그 세 말이 지금의 한 말이다. 옛날 사람은 몸이 특히 커서 지금 사람과 다르다. 사람들이 많다고 괴상히 여길까 하여 따로 해석하는 것이다.]
(7) 후보부(後報部)
『비바사론』에서 말하였다.
“옛날 어떤 백정은 7생 동안 백정 노릇을 했으나 3악도에 떨어지지 않고 인간과 천상으로 왔다갔다하였다. 이것은 7생 이전에 일찍이 벽지불에게 한 끼의 음식을 보시한 복의 힘 때문에 7생 동안 악도에 떨어지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7생 동안에 지은 백정 노릇의 죄업 때문에 지난 7생 동안 이미 그 죄를 받아 벗어날 길이 없었던 것이니 선악이 다 그런 것이니라.”[이것이 바로 후보(後報)이니, 자세한 것은 「육도편(六道篇)」에서 말한 것과 같다.]
또 『지도론(智度論)』에서 말하였다.
“사리불이 비록 총명하다 하더라도 일체지(一切智)는 아니다. 그것은 부처님의 지혜에 비하면 아직 어린애와 같은 것이다. 이것은 『아바단나경(阿婆檀那經)』에 말한 것과 같다.
즉, 부처님께서 기원정사에 계실 때 어느 날 오후, 경행(經行)하고 계셨다. 사리불도 부처님을 따라 경행했다. 그 때 매에게 쫓긴 비둘기가 부처님 곁에 와서 앉았다. 거니시는 부처님의 그림자가 그 비둘기 위를 덮자 비둘기는 곧 편안해지면서 두려움이 없어져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 뒤에 따르던 사리불의 그림자가 비둘기를 덮었을 때 비둘기는 소리를 지르면서 아까처럼 두려워했다. 사리불은 부처님께 여쭈었다.
‘부처님이나 저나 다 3독(毒)이 없는데 무엇 때문에 부처님의 그림자가 비둘기를 덮었을 때는 비둘기는 아무 소리도 내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다가, 제 그림자가 덮었을 때는 소리를 내면서 아까처럼 두려워하면서 벌벌 떱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는 3독의 습기(習氣)가 아직 다 없어지지 않았다. 그 때문에 그대 그림자가 덮었을 때 그 두려움이 없어지지 않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이어 사리불에게 말씀하셨다.
‘그대는 비둘기의 전생의 인연을 관(觀)해 보아라. 이 비둘기는 몇 생(生) 동안이나 비둘기 몸으로 있었는가?’
사리불은 곧 숙명지삼매(宿命智三昧)에 들어
이 비둘기를 관해 보았다. 그리고 과거 8만 대겁까지는 항상 비둘기 몸으로 있는 것은 볼 수 있었으나 그 이전은 볼 수 없었다.
사리불은 삼매에서 일어나 부처님께 아뢰었다.
‘이 비둘기가 과거 8만 대겁 동안 항상 비둘기로 있었던 것은 알 수 있으나 그 이전은 알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대가 만일 과거를 다 알 수 없다면 그러면 그 미래를 한 번 관해 보아라. 이 비둘기는 그 비둘기 몸을 언제 벗어날 수 있겠는가?’
사리불은 다시 삼매에 들어 관해 보았다. 그리고 8만 대겁까지 그 몸을 벗지 못할 것은 알 수 있었으나 그 이후는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말하였다.
‘이 비둘기가 언제 그 몸을 벗을지 알 수 없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비둘기는 성문이나 벽지불이 알 수 있는 한계를 벗어났느니라. 항하(恒河)의 모래 수와 같은 대겁 동안 항상 비둘기로 있다가 그 죄가 다하면 벗어날 것이다. 그러나 다시 5도를 돌아다니다가 그 뒤에 사람이 되어 다시 5백생을 지나서야 비로소 이근(利根)을 얻을 것이다. 그 때 어떤 부처님께서 무량 아승기 중생을 제도하신 뒤에 무여열반(無餘涅槃)에 드시고 그 끼치신 법이 세상에 있을 때 이 사람은 5계를 지키는 우바새가 되어 비구로부터 부처님의 공덕을 찬탄하는 법을 듣고는, 처음으로 부처가 되리라 발심한 뒤에 아승기겁 동안 6바라밀을 행하여 10지(地)를 구족하고 부처가 되어 무량 중생을 제도한 뒤에 열반에 들 것이다.’
사리불은 부처님께 참회하고 아뢰었다.
‘저는 새 한 마리의 본말(本末)도 알 수 없거늘 하물며 모든 번뇌이겠습니까? 저는 부처님의 지혜를 위해서라면 차라리 아비지옥에 들어가 무량한 고통을 받더라도 어려워하지 않겠습니다.’”
(8) 정보부(定報部)
『불설의족경(佛說義足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범지(梵志)에게 말씀하셨다.
‘세상에서 다섯 종류의 일이 있어서 그것은 피할 수도 없고 거기서 벗어날 수도 없느니라. 그 다섯 종류란, 첫째는 자꾸 줄어지는 법이요, 둘째는 없어지는 법이며, 셋째는 병나는 법이요, 넷째는 늙는 법이며, 다섯째는 죽는 법이니라. 이 다섯 가지 법은 아무리 없애려 해도 안 되는 것이니라.’”
또 『불설사불가득경(佛說四不得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여러 비구와
보살과 함께 이른 아침에 발우를 들고 사위성에 들어가 걸식하실 때, 4배(輩)들이 모두 따르고 하늘ㆍ용ㆍ귀신들은 각각 향과 꽃을 가지고 음악을 울리면서 그 위에서 호위했다. 그 때 부처님께서는 도안(道眼)으로 보셨다. 즉 어떤 4형제가 직업을 버리고 집을 떠나 한적한 산에 살면서 5신통을 얻고 모두 선인(仙人)이라 불리었다. 그들은 숙명(宿命)이 닥치면 목숨이 다할 것을 스스로 알고 그것을 피하기 위해 각각 생각했다.
‘우리의 신족(神足)은 마음대로 날아다니면서 어디로 가나 아무 걸림이 없다. 그런데 지금 도리어 무상(無常)에 잡혀 신명을 잃을 위험이 있다. 우리는 마땅히 어떤 방편으로든 이 환란을 면해야 한다.’
이리하여 한 사람은 공중에 높이 솟아올라 그 몸을 감추고는 말하였다.
‘무상의 적인들 어찌 내 있는 곳을 알겠는가?’
또 한 사람은 광대 무량한 많은 사람이 붐비는 시장에 들어가 숨고서 말하였다.
‘무상의 적은 으레 어떤 사람을 잡아갈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들 중에서 하필 나를 잡겠는가?”
또 한 사람은 큰 바다 속 336만 리를 들어갔다. 밑으로는 그 바닥에 이르지 않고 위로도 바다의 표면에 이르지 않는 그 중간에 숨어 있으면서 말하였다.
‘무상의 적인들 어떻게 나를 찾을 수 있으리?’
또 한 사람은 사람이 아무도 없는 큰산으로 몰래 가서 산을 둘로 쪼개고 그 속에 들어가 다시 산을 붙이고는 말하였다.
‘무상의 적인들 어찌 내 있는 곳을 알겠는가?’
이렇게 이들은 각각 목숨을 숨겼으나 끝내 피할 수 없었다. 공중에 숨은 자는 마치 익은 과일처럼 땅에 떨어졌고, 산에 숨은 자는 거기서 죽어 짐승들에게 먹혔으며, 큰 바다 속에 숨은 자는 일찍 죽어 물고기들에게 먹혔고, 시장에 숨은 자는 여러 사람들 속에서 저절로 목숨을 마쳤다.
이에 세존께서는 이것을 보시고 말씀하셨다.
‘이 네 사람은 어리석어 숙명의 적을 버리려 하였으나 3독을 제하지 못하고 3달(達)의
끝없는 슬기에 이르지 못하였다. 예나 지금이나 그 누가 이 환을 면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비록 허공에 숨고
큰 바다 속에 들어가 숨고
설사 모든 산의 깊은 곳에
그 몸을 스스로 감추려 하는 등
죽지 않을 곳을 찾으려 하나
일찍이 안정을 얻지 못하였나니
그러므로 부지런히 배워야 하네.
이 몸이 없어야 비로소 편해지리.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 네 가지 일이 있으니 그것은 얻을 수 없는 것이다. 그 네 종류란, 첫째는 나이 어려 얼굴빛이 곱고 머리털은 검으며, 이빨은 희고 얼굴은 빛나며, 기력은 건강하여 걸음걸이와 행동과 출입이 자유롭고, 수레에 오르며 말을 타고 다니면 모두가 우러러보며 다 사랑하고 공경한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갑자기 늙어지면 머리털은 희고 이는 빠지며, 얼굴은 주름지고 피부는 느슨하며, 몸은 무거워 지팡이를 의지하고 숨은 차서 헐떡거리나니, 아무리 항상 젊고 늙지 않으려 해도 그것은 끝내 얻을 수 없는 것이니라.
둘째는 이른바 몸은 건강하고 골수는 충실하며, 걸음걸이는 빠르고 음식은 자유로우며, 머리를 장식하여 세상에 제일이라 생각하며, 활을 당기고 화살을 비틀며, 무기를 들고 무엇이나 해치며, 옳고 그름을 살피지 않고 함부로 욕설하면서 스스로 호걸이라 생각하며, 스스로 늙음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병이 갑자기 닥치면 평상에 엎드려 몸을 움직이지 못하고 몸의 아픔은 방(榜)과 같다. 귀ㆍ코ㆍ입ㆍ눈으로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냄새를 맡지 못하며 음식 맛을 알지 못하고 촉감을 느끼지 못한다. 움직일 때는 남을 의지하고 대소변이 저절로 나와 그 위에 누워 있는 등 온갖 병은 비유하기도 어렵나니, 아무리 항상 편하고 병이 없고자 해도 그것은 될 수 없는 것이니라.
셋째는 이른바 오래 살기를 구하여 끝없이 세상에 살면서 병과 죽음을 면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수명이란 매우 짧은 것이라 만년이나 살고 싶지만 수명은 짧아서 근심만 많은 것이다.
무상(無常)을 살피지 않고 마음대로 5욕(欲)을 즐기면서 마음을 놓고 뜻을 달려 살생과 도둑질ㆍ음란과 이간질하는말ㆍ욕설ㆍ거짓말ㆍ꾸밈말과 탐욕ㆍ질투ㆍ사견(邪見) 등을 행하며, 부모에게 불효하고 스승에게 불순하며, 어른을 업신여기는 등 반역하여 도가 없음에도 부귀를 바라면서 오래 살 수 있다 생각한다. 짝이 없는 사특함으로써 성인의 도를 비방하고, 하늘을 한탄하면서 혼자만이 세상의 영화를 누리기를 바라며, 천지의 겉과 속의 유래를 알지 못하고, 4대(大)가 인연의 화합으로 이루어져 마치 요술쟁이 같음을 분별하지 못하며, 고금에 일어난 세상을 알지 못하고 교화를 받지 않는다. 생이 어디서 오는지를 알지 못하고, 죽어 어디로 돌아갈지를 알지 못하며, 마음을 천지에 두어 그것을 내 것이라 생각한다. 무상의 적이 갑자기 닥치면 마치 바람에 불리는 구름처럼 오래 살기를 바라던 목숨을 갑자기 마침으로써 자유를 잃나니, 아무리 그렇게 되지 않으려 하나 그것은 끝내 이룰 수 없는 것이다.
넷째는 이른바 부모ㆍ형제ㆍ처자ㆍ친척ㆍ벗 등에 대한 은애(恩愛)와 영화ㆍ쾌락ㆍ재물ㆍ부귀ㆍ벼슬ㆍ봉록(俸祿)ㆍ말을 타고 유람하는 것 등으로 스스로 교만하며 맛난 음식을 마음대로 먹으며, 나그네와 종과 하인들이 그림자만 보고도 달려와 아첨할 때 남을 업신여겨 자기가 제일이라 하며, 종과 나그네와 가축을 몹시 꾸짖고 출입이 자재하나 전후를 살피지 않고 그것을 다 권속이라 생각하면서 하인들 속에서 의기양양하다. 그러나 무상이 갑자기 닥쳐 뜨거운 물에 눈이 녹는 것처럼 되면 마음에 두려움을 느껴 구원을 청하지만 어찌 그것이 원대로 되겠는가? 아아, 목숨이 한 번 끊어지면 부모ㆍ형제ㆍ처자ㆍ친족ㆍ벗 등 사랑하는 권속들을 남겨 두고, 벼슬ㆍ재물ㆍ종 등은 각각 흩어져 별처럼 달아나나니, 아무리 죽지 않으려 해도 끝내 그것은 이룰 수 없느니라.’
부처님께서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천지가 성립된 이후, 고금 이래로 이 괴로운 4난(難)은 면할 수 없는 것이니, 이 4고(苦) 때문에 부처님께서 세상에 나오셨느니라.’”
(9) 부정부(不定部)
『십주비바사론(十住毘婆沙論)』에서 말하였다.
“부정법(不定法)을 잘 안다는 것은 모든 법이 생기기 전에는 분별할 수 없다는 것을 아는 것이니라.
이것은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분별업경(分別業經)』의 말과 같다. 즉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사람은 몸으로 선업(善業)을 행하고 입으로 선업을 행하고 뜻으로 선업을 행하나 이 사람은 목숨을 마치고 지옥에 떨어진다. 또 어떤 사람은 몸으로 악업을 행하고 입으로 악업을 행하고 뜻으로 악업을 행하나 이 사람은 목숨을 마치고 천상에 나느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무엇 때문에 그러합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 사람은 전생의 죄와 복의 인연이 이미 익었는데 금생의 죄복의 인연은 아직 익지 못했거나, 혹은 임종 때에 정견(正見)ㆍ사견(邪見)과 선ㆍ악의 마음이 일어나 목숨을 마치려는 그 마음의 힘이 크기 때문이니라.’”
또 『증일아함경』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네 종류의 사람이 세상에 나타난다. 그 네 종류의 사람이란 어떤 것인가? 즉 어떤 사람은 먼저는 괴롭다가 뒤에는 즐거우며, 어떤 사람은 먼저는 즐겁다가 뒤에는 괴로우며, 어떤 사람은 먼저도 괴롭고 뒤에도 괴로우며, 어떤 사람은 먼저도 즐겁고 뒤에도 즐겁다.
어떤 사람이 먼저는 괴롭다가 뒤에 즐거운가? 즉, 어떤 사람은 비천한 집에 태어나 의복과 음식이 충분하지 않다. 그러나 그는 사견(邪見)이 없어 옛날에 보시한 공덕의 과보로 부귀한 집에 태어났지만 보시하는 공덕을 짓지 않음으로써 항상 빈천한 집에 태어나 의식이 없는 것을 알고 곧 참회하여 과거의 지음을 고치고 자기가 가진 여분(餘分)을 남에게 고루 나누어준다. 그는 만일 인간에 나면 재물이 많아 아무 모자람이 없나니,
이런 사람을 먼저는 괴롭다가 뒤에는 즐겁다 한다.
어떤 사람이 먼저는 즐겁다가 뒤에 괴로운가? 즉, 어떤 사람은 부귀한 집에 태어나 의식이 풍족하다. 그러나 그는 항상 사견(邪見)을 가지고 변견(邊見)과 상응하여 뒤에 지옥에 나며, 혹은 인간에 나더라도 빈궁한 집에 나서 의식이 없나니, 이런 사람을 먼저는 즐겁다가 뒤에는 괴롭다 한다.
어떤 사람이 먼저도 괴롭고 뒤에도 괴로운가? 즉, 어떤 사람은 먼저 빈천한 집에 태어나 의식이 부족한데 더구나 사견을 가지고 변견(邊見)과 상응하여 뒤에 지옥에 나며, 혹 인간에 나더라도 극히 빈천하여 의식이 부족하나니, 이런 사람을 먼저도 괴롭고 뒤에도 괴롭다 한다.
어떤 사람이 먼저도 즐겁고 뒤에도 즐거운가? 즉, 어떤 사람은 먼저 부귀한 집에 태어나 재물이 많고 3존을 공경하며 항상 보시를 행함으로써 뒤에는 인간이나 천상에 나되 항상 부귀를 누려 재보가 많나니, 이것을 먼저도 즐겁고 뒤에도 즐거운 사람이라 한다.’
부처님께서는 이어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어떤 중생은 먼저는 괴롭다가 뒤에는 즐거우며, 어떤 중생은 먼저는 즐겁다가 뒤에는 괴로우며, 어떤 중생은 먼저도 괴롭고 뒤에도 괴로우며, 어떤 중생은 먼저도 즐겁고 뒤에도 즐겁다. 어떤 사람은 1백세의 수명에 단지 1백 세를 살 뿐이요, 어떤 사람은 1백 세 동안에 항상 공덕을 지으며, 어떤 사람은 1백 세 동안에 온갖 악업을 짓는다. 그들은 또 다른 때, 혹은 겨울에는 즐거움을 받고, 여름에는 괴로움을 받는다. 혹은 젊어서 복을 짓고 장성하여 죄를 지으면 후생에 가서 젊어서 복을 받고 장성하여 죄를 받는다. 혹은 젊어서 죄를 짓고 장성하여 복을 지으면 후생에 가서 젊어서 죄를 받고 장성하여 즐거움을 받는다. 혹은 젊어서 죄를 짓고 장성하여서도 다시 죄를 지으면 그는 후생에 가서 먼저도 괴롭고 뒤에도 괴롭다. 혹은 젊어서도 복을 짓고 장성해서도 복을 지으면 그는 후생에 가서 먼저도 즐겁고 뒤에도 즐거우니라.’
그리고 세존께서는 또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이 세상에는 네 종류의 사람이 있다. 즉, 어떤 사람은 몸은 즐거우나 마음은 즐겁지 않고, 어떤 사람은 마음은 즐거우나 몸이 즐겁지 않으며, 어떤 사람은 몸과 마음이 다 즐겁고, 어떤 사람은 몸과 마음이 다 즐겁지 않다.
어떤 사람이 몸은 즐거우나 마음이 즐겁지 않은가? 즉, 그는 복을 지은 범부로서 의복ㆍ음식ㆍ침구ㆍ의약 등 4사(事)의 공양에 모자람이 없지만 단 3악도의 고통을 면하지 못하나니, 이것이 몸은 즐거우나 마음이 즐겁지 않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마음은 즐거우나 몸이 즐겁지 않은가? 이른바 그는 아라한으로서 공덕을 짓지 않았기 때문에 4사의 공양을 스스로 마련하지 못한다. 단 그는 3악도의 고통을 면하나니, 이것이 마음은 즐거우나 몸이 즐겁지 않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몸과 마음이 다 즐겁지 않은가? 그는 이른바 범부로서 공덕을 짓지 않았기 때문에 4사의 공양도 얻지 못하고 3악도의 고통도 면하지 못하나니, 이것이 몸과 마음이 다 즐겁지 않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몸과 마음이 다 즐거운가? 이른바 그는 공덕을 지은 아라한으로서 4사의 공양에 모자람이 없고 또 3악도의 고통도 면하나니, 이것이 몸과 마음이 다 즐겁다는 것이니라.’”
(10) 선보부(善報部)
『미륵보살소문경(彌勒菩薩所問經)』에서 말하였다.
“ 【문】 어떤 것이 보시의 과보입니까?
【답】 간략히 말하면 보시에는 한 종류의 과보가 있으니, 이른바 수용(受用)의 과보이다. 수용의 과보에 또 두 종류가 있으니, 이른바 현재에 받는 과보와 미래에 받는 과보이며, 다시 세 종류의 과보가 있으니, 즉 이 두 종류에 다시 반야(般若)를 보탠 것이다.
또 네 종류의 과보가 있다. 즉, 첫째는 과보는 있는데 수용(受用)이 없는 것이고, 둘째는 수용은 있는데 과보가 없는 것이며, 셋째는
과보도 있고 수용도 있는 것이며, 넷째는 과보도 없고 수용도 없는 것이다.
첫째, 과보는 있는데 수용이 없음이란, 이른바 지극한 마음으로 보시하지 않고 제 손으로 보시하지 않으며 업신여기는 마음으로 보시하는 것이니, 이런 보시는 비록 무량한 갖가지의 과보는 얻더라도 그것을 다 수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은 저 사위천주(舍衛天主)가 무량한 갖가지 보배를 얻었으면서도 그것을 다 수용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둘째, 수용은 있는데 과보가 없음이란, 이른바 스스로는 보시하지 않으나 남이 보시하는 것을 보고 기뻐하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니, 이 때문에 비록 수용은 얻으나 스스로의 과보는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저 천자의 물건과 일체 사문ㆍ바라문 등이 비록 의식을 얻어 수용은 하면서도 스스로의 과보는 없는 것과 같으며, 또 전륜왕의 3병(兵)이 비록 의식을 얻으나 과보를 얻지 못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셋째, 과보도 있고 수용도 있음이란, 이른바 지극한 마음으로 보시하고 업신여기지 않는 마음으로 보시하는 것이니, 이것은 저 수제가(樹提伽) 장자 등과 같은 것이다. 넷째, 과보도 없고 수용도 없음이란, 이른바 보시한 뒤에 수용이 곧 다 없어지며, 혹은 세상에 나와 성인의 도를 장애하기 때문이니, 마치 번뇌를 멀리 떠난 성인과 같은 것이다.
다시 다섯 종류의 과보가 있으니, 이른바 목숨과 색(色)ㆍ힘ㆍ즐거움ㆍ변재 등을 얻는 것이다. 음식으로 인해 목숨을 얻는다. 그러므로 음식을 보시함은 곧 목숨을 보시하는 것이니, 이 인연으로 뒤에 오랜 수명을 얻는다. 이와 같이 색을 보시하고 힘을 보시하며 즐거움을 보시하고 변재를 보시하는 것도 또한 그런 것이다.
또 다섯 종류의 훌륭한 과보가 있으니, 이른바 부모ㆍ병인(病人)ㆍ법사ㆍ보살 등에게 보시하면 훌륭한 과보를 얻는다는 것이다. 즉 부모는 내 신명을 길러 주셨으니, 그러므로 거기 보시하면 훌륭한 과보를 얻는다. 또 병인은 고독하므로 가엾이 여겨야 한다. 그러므로 자비심을 내어 병인에게 보시하면 훌륭한 과보를 얻는다. 또 법사는 설법하여 법신(法身)을 낳고
법신을 증장시키며, 선과 악, 바름과 바르지 않음, 전도(顚倒)와 전도 아님을 길이 이끌어 준다. 그러므로 거기 보시하면 훌륭한 과보를 얻는다. 또 보살은 모든 중생을 다 잘 포섭하여 이롭게 하고 자비심을 일으켜 3보를 섭취하여 그 종자를 끊어지지 않게 하나니, 그러므로 보살에게 보시하면 훌륭한 과보를 얻느니라.”[보살이 발심함으로써 낸 용맹한 비원(悲願)의 힘은 다른 복을 짓는 그 좁은 마음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
또 『증일아함경』에서 말하였다.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지금 네 종류의 범천복(梵天福)을 설명하리라. 네 종류의 범복이란, 첫째는 선남자ㆍ선여인이 탑이 없는 곳에 탑을 세우는 것이고, 둘째는 묵은 절을 수리하는 것이며, 셋째는 성중(聖衆)을 화합시키는 것이고, 넷째는 다살아갈(多薩阿竭)이 처음 법륜을 굴릴 때 모든 하늘과 세상 사람들이 법륜 굴리기를 청하는 것이니, 이것이 네 종류의 범천복을 받는다는 것이다.’
비구들이 세존께 아뢰었다.
‘범천의 복은 얼마나 많습니까?’
세존께서 말씀하셨다.
‘염부제의 모든 중생의 복은 한 전륜왕의 공덕과 같고, 염부제 사람들의 공덕과 한 전륜왕의 공덕은 구야니의 한 사람의 공덕과 같으며, 염부제와 구야니 두 곳을 합한 공덕도 저 불우체의 한 사람의 복보다 못하고, 이 세 곳 사람의 복도 울단월의 한 사람의 복보다 못하며, 이 4천하 사람의 복도 사천왕의 복보다 못하고, 4천하 사람의 복과 6욕천(欲天)의 복도 한 범천왕의 복보다 못하느니라. 만일 어떤 선남자ㆍ선여인이 그 복을 알고자 하면 그 복의 양(量)은 이와 같으니라.’”
또 『중아함경』에서 말하였다.
“세존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일곱 종류의 법을 수지(受持)하면 그는 제석천(帝釋天)에 날 수 있다.’
그리고 곧 다음 게송을 외우셨다.
부모님께 공양하고
집의 어른께 공양하며
부드럽고 공손한 말로
욕설과 이간질하는 말 버려라.
탐하고 아끼는 마음 버리고
항상 진실한 말을 써라.
이렇게 7법을 하는 사람
저 삼십삼천은 이들을 보고
모두들 이렇게 말하리라.
‘저들 모두 이 하늘에 나리라’고.”
또 『잡보장경(雜寶藏經)』의 게송에서 말하였다.
복의 업은 익은 과일과 같아
하늘에 지낸 제사로 얻는 것 아니다.
계율을 지니고 그 수레를 타는 사람
그는 이 뒤에 천상에 가 나리라.
확실히 알아라. 등불 꺼지면
저 무위(無爲)에 이르게 되리라.
일체는 행으로 얻어지는 것이니
하늘에서 구하여 무엇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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