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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어보자] #4511 법원주림(法苑珠林) 68권

by Kay/케이 2024.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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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대장경 법원주림(法苑珠林) 68

 

법원주림 제68권



서명사 사문 석도세 지음
송성수 번역


68. 업인편(業因篇)[여기에는 5부가 있다.]

술의부(述意部) 업인부(業因部) 십악부(十惡部)
십선부(十善部) 인증부(引證部)

(1) 술의부(述意部)
대개 그 흐름을 건너려는 자는 애하(愛河)를 맑힘으로써 5탁(濁)을 맑게 하고, 그 종(宗)을 잃은 자는 사산(邪山)을 진동시킴으로써 3장(障)을 일으키나니, 고요히 말하면 이 이치가 어찌 거짓이겠는가? 이로써 선(善)은 믿음으로 말미암아 나오고 악은 사(邪)로 말미암아 열림을 알 수 있다. 그 까닭은 한 생각의 악은 다섯 종류의 불선문(不善門)을 열고, 한 생각의 선(善)은 여러 겁(劫)의 재앙을 제거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선을 새기고 쪼면서 스스로 힘써야 마음 스승의 가르침이 있을 수 있고, 악을 살피고 물리쳐 허물을 징계하여야 마음으로 뉘우치는 때가 있을 수 있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한갓 번뇌만 기르고 화병(畵甁)만 장식할 뿐으로서, 마침내 황진(黃塵)을 다 부술 수 없고 끝내 유부(幽府)에서 고생할 것이다. 승려와 속인들을 위해 이 뜻을 알리노니, 이것을 거울삼아 힘써야 하느니라.

(2) 업인부(業因部)
『대법론(對法論)』에서 말하였다.
“또 모든 업의 차별에 네 종류가 있다. 즉 첫째는 흑흑이숙업(黑黑異熟業)이요, 둘째는 백백이숙업(白白異熟業)이며, 셋째는 흑백흑백이숙업(黑白黑白異熟業)이요, 넷째는 비흑백무이숙업(非黑白無異熟業)으로서 모든 업을 잘 없애는 것이다.
흑흑이숙업이란, 이른바 불선업(不善業)이니, 더럽기 때문이요 사랑할 수 없는 이숙이기 때문이다. 백백이숙업이란, 이른바 삼계의 선업이니, 더럽지 않기 때문이요 사랑할 수 있는 이숙이기 때문이다.
흑백흑백이숙업이란, 이른바 욕계(欲界)의 잡업(雜業)이니, 선과 불선이 섞였기 때문이다. 비흑백 무이숙업으로서 모든 업을 잘 없앰이란, 이른바 방편도(方便道)와 무간도(無間道)의 모든 무루업(無漏業)이니, 이것은 저 모든 업을 대치(對治)하기 때문이다. 비흑(非黑)이란, 모든 번뇌의 더러움을 떠났기 때문이요, 백(白)이란 일향(一向) 청정하기 때문이며, 무이숙(無異熟)이란, 생사가 서로 틀리기 때문이요, 모든 업을 잘 없앰이란, 무루업으로 말미암아 흑(黑) 등 세 종류의 유루업(有漏業)과 이숙(異熟)의 습기(習氣)를 아주 빼어 없애기 때문이니라.”
또 『우바새계경』에서 말하였다.
“‘선남자야, 만일 어떤 사람이 이런 업연(業緣)을 알지 못하면 무량한 세상에서 생사에 윤회할 것이다. 그는 비록 비상비비상처(非想非非想處)에 나서 8만 겁을 살더라도 그 복이 다하면 다시 3악도에 떨어질 것이기 때문이니라.’
부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선남자야, 일체의 모화(模畵)는 뜻보다 더 잘하는 것이 없나니, 뜻은 번뇌를 그리고 번뇌는 업을 그리며 업은 몸을 그리기 때문이니라.’”
또 『아비담잡심업품(阿毘曇雜心業品)』의 게송에서 말하였다.

업은 능히 세상을 장식하여
취(趣)가 다르고 그곳이 각각이다.
그러므로 부디 그 업을 생각하여
세상 떠나는 해탈을 구하여라.
몸과 입과 뜻의 업이 모여
세계 세계에 우리는 산다.
저 업이 모든 행 되어
갖가지 몸을 다 장식한다.

몸의 업은 두 가지이니
이른바 작(作)과 또 무작(無作)이요
입의 업도 또한 그렇고
뜻의 업은 생각[思]임을 알아라.

또 『열반경』에서 말하였다.
“‘선남자야, 인(因)에 다섯 종류가 있다. 첫째는 생인(生因)이요, 둘째는 화합인(和合因)이며, 셋째는 주인(住因)이요, 넷째는 증장인(增長因)이며, 다섯째는 원인(遠因)이다.
어떤 것이 생인인가? 생인이란, 곧 번뇌 등과 외계의 모든 초목의 종자이니, 이것을 생인이라 한다.
어떤 것이 화합인인가? 이른바 선은 선심과 화합하고, 불선은 불선심과 화합하며, 무기(無記)는 무기심과 화합하는 것이니, 이것을 화합인이라 한다. 어떤 것이 주인인가? 밑에 기둥이 있으면 집이 무너지지 않는 것처럼, 산하(山河)와 수목은 대지로 인해 머무를 수 있고, 안으로는 4대(大)와 무량한 번뇌가 있어 중생이 머무를 수 있는 것이니, 이것을 주인이라 한다. 어떤 것이 증장인인가? 의복과 음식 등을 인연하여 중생이 증장하는 것은, 마치 외계의 종자가 불에 타지 않고 새가 먹지 않으면 증장할 수 있고, 모든 사문과 바라문 등은 화상과 선지식 등에 의해 증장할 수 있으며, 부모로 인해 자식이 증장할 수 있는 것과 같으니, 이것을 증장인이라 한다.
또 어떤 것이 원인인가? 마치 주문(呪文)에 의해 귀신도 해치지 못하고 독(毒)도 중독시키지 못하며 국왕에 의해 도적이 없고, 또 싹은 지수화풍(地水火風) 등을 의지하는 것처럼, 소젖을 모으는 사람에게는 소(蘇)를 그 원인(遠因)이라 하고, 무명(無明)과 색(色) 등은 식(識)을 그 원인이라 하며, 부모의 정혈(精血)을 중생들의 원인이라 하고, 시절(時節) 등을 다 원인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열반의 본체는 이와 같은 다섯 종류의 인(因)으로 된 것이 아니다. 그러면 어째서 무상인(無常因)이라 하는가? 일체의 법에는 또 두 종류의 인(因)이 있으니, 첫째는 작인(作因)이요, 둘째는 요인(了因)이다. 도사(陶師)의 바퀴와 줄 같은 것을 작인이라 하고, 등불처럼 어둠 속의 물건을 비추는 것을 요인이라 하느니라.
선남자야, 열반이란 작인에 의해 있는 것이 아니요, 오직 요인이 있을 뿐이다. 요인이란, 곧 37품(品)의 조도법(助道法)과 6바라밀이니, 이것을 요인이라 하느니라.’
또 말씀하셨다.
‘3해탈문(解脫門)과 37품은 능히 일체 번뇌 때문에 생기지 않는
생인(生因)이 되고, 또한 열반 때문에 요인도 되느니라.
선남자야, 번뇌를 아주 떠나면 열반을 분명히 볼 수 있나니, 그러므로 열반에는 오직 요인만이 있고, 생인은 없느니라.’
또 말씀하셨다.
‘만일 이런 37품을 버리면 끝내 성문(聲聞)의 정과(正果)를 얻지 못하고, 내지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도 얻지 못하며, 불성(佛性)과 불성의 과(果)도 보지 못할 것이다. 이런 인연으로 범행(梵行)이 바로 37품이다. 왜냐 하면, 37품의 본성은 전도(顚倒)가 아니어서 전도를 잘 깨뜨리고, 악견(惡見)이 아니어서 악견을 잘 깨뜨리며, 두려움이 아니어서 두려움을 잘 깨뜨리고, 정행(淨行)이기 때문에 중생들로 하여금 끝까지 청정한 범행을 짓게 하기 때문이다.’”


自述
이상에서 비록 경론(經論)을 인용하여 여러 가지 업인을 밝혔으나 때가 이르러 죄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경중(輕重)을 밝히지 못하므로 『우바새계경』을 인용하여 업의 같지 않음을 분별하리라.
여기 따로 네 가지 예(例)가 있으니, 첫째, 사물을 가지고 뜻에 대립시킴에 네 가지가 있고, 둘째, 경중(輕重)이 같지 않음에 여덟 가지가 있으며, 셋째, 상ㆍ중ㆍ하의 같지 않음에 또 여덟 가지가 있고, 넷째, 살바다론에 의해 유심(有心)과 무심(無心)이 같지 않음에 또 여덟 가지가 있다. 이상은 때에 다다라 죄를 판단할 때 다 포섭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경전의 첫째는, 어떤 것은 사물이 중(重)하고 뜻이 경(輕)하며, 어떤 것은 사물이 경하고 뜻이 중하며, 어떤 것은 사물도 중하고 뜻도 중하며, 어떤 것은 사물도 경하고 뜻도 경한 것이다.
첫 번째의 사물이 중하고 뜻이 경함이란, 곧 악한 마음이 없이 부모를 죽인 것이요, 두 번째의 사물이 경하고 뜻이 중함이란, 악한 마음을 가지고 축생을 죽인 것이며, 세 번째의 사물도 중하고 뜻도 중함이란, 극히 악한 마음으로 자기를 낳아 준 부모를 죽인 것이요, 네 번째의 사물도 경하고 뜻도 경함이란, 경한 마음으로 축생을 죽인 것이다.

둘째, 또 이런 악업에 경중이 같지 않은 여덟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방편은 중한데 근본이 이루어진 것은 경한 것이고, 두 번째는 근본은 중한데 방편이 이루어진 것은 경한 것이며, 세 번째는 이루어진 것은 중한데 방편과 근본이 경한 것이고, 네 번째는 방편과 근본은 중한데 이루어진 것은 경한 것이고, 다섯 번째는 방편이 이루어진 것은 중한데 근본이 경한 것이고, 여섯 번째는 근본과 이루어진 것은 중한데 방편이 경한 것이며, 일곱 번째는 방편과 근본과 이루어진 것이 다 중한 것이고, 여덟 번째는 방편과 이루어진 것이 다 경한 것이다. 사물은 한 종류이나 마음의 힘 때문에 경중의 과(果)가 있는 것이다.
선업도(善業道)에 세 가지 일이 있다. 즉 첫 번째는 방편이요, 두 번째는 근본이며, 세 번째는 이루어진 것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부모ㆍ사장(師長)ㆍ화상(和尙) 등 덕이 있는 사람에게 부지런히 예배하고 공양할 때 먼저 시끄러이 문안하나 그 말이 온순하면 이것을 방편이라 한다. 이렇게 한 뒤에는 생각하는 마음을 잘 닦고 기뻐하며 후회하지 않으면 이것을 이루어진 것이라 하며, 그렇게 할 때 오로지 집착하면 이것을 근본이라 한다. 10선도 이렇지만 10악도 또한 이와 같다.
셋째, 이 10선업에도 또 세 종류가 있으니, 이른바 상ㆍ중ㆍ하이다. 혹은 방편이 상이요, 근본이 중이며, 성취(이루어짐)가 하이다. 혹은 방편이 중이요, 근본이 상이며, 성취가 하이다. 혹은 방편이 하이요, 근본이 상이며, 성취가 중이다.[이것이 서로 이리저리 얽혀 여덟 가지가 된다. 위에 의해 알 수 있다.]
넷째, 살바다론에 의하면 방편ㆍ근본ㆍ성취ㆍ유심ㆍ무심으로 8구(句)가 되는데, 그 종류에 의해 알 수 있다.
또 『아비담심론』에서 말하였다.
“다섯 종류의 과(果)가 있다. 첫째는 보과(報果)요, 둘째는 소의과(所依果)요, 셋째는 증상과(增上果)요, 넷째는 신력과(身力果)요, 다섯째는 해탈과(解脫果)이다. 만일 그것이 선(善)의 유루법(有漏法)이면 4과나 혹은
5과로 결사(結使)를 끊나니 이것을 5과라 하고, 결사를 끊음에 의하지 않으면 이것을 4과라 하나니, 이 때는 해탈과가 빠진다. 만일 그것이 무루법으로서 4과나 혹은 3과로 결사를 잘 끊으면 4과 중에서 보과가 빠지고, 만일 결사를 끊지 못하면 보과와 해탈과가 빠지며, 만일 무기법(無記法) 중에서 3과만 있으면 보과와 해탈과가 빠진다.”

(3) 십악부(十惡部)
첫째, 지옥에서 불선(不善)을 일으킴을 밝힘.
『아비담론』에서 말하였다.
“다섯 가지 업도(業道)가 있다. 첫째는 악구(惡口)요, 둘째는 기어(綺語)요, 셋째는 탐욕이요, 넷째는 진에(瞋恚)요, 다섯째는 사견(私見)이다. 여기서 악구ㆍ기어 및 진에 등은 그가 고통을 받을 때 현행(現行)한다. 악구로 옥졸(獄卒)을 꾸짖기 때문에 악구가 현행하며, 이 악구의 말이 때에 맞지 않고 법을 어기며 바르지 않으면 곧 기어에 떨어지며, 그 때의 분노는 바로 이 진에이니, 이 세 종류의 불선은 바로 지옥의 현행이다.
만일 탐욕과 사견을 논한다면, 그것을 성취하여 마음에 두고도 현행하지 않는 일이 있으니, 그것이 추범(麤凡)하여 번뇌를 끊지 못하기 때문에 탐욕과 사견을 성취하여 마음에 두는 것이다. 거기서는 남녀가 항상 고통을 받지만 남녀가 모두 사사(邪事)를 행하는 일이 없기 때문에 이 탐심의 현행이 없는 것이다. 또 항상 고통을 받음으로써 심식(心識)이 어둡고 둔하여 인과(因果)의 있고 없음을 추구(推求)하지 못하기 때문에 또한 사견의 현행도 없는 것이다. 이 이외의 살생ㆍ도둑질ㆍ거짓ㆍ이간질하는 말 등은 거기서는 전연 없어 행하지 않는다.”
【문】 만일 지옥에 탐심과 사견의 현행이 없다면 어떻게 이 두 종류의 성취를 말하는가?
【답】 번뇌의 심법(心法)을 끊지 못한 뒤로 비록 현행은 하지 않더라도 그 성질은 성취된 것이니, 이것은 몸과 입의 7지(支)의 색업(色業)과는 같지 않은 것이다. 이것은 거칠게 법을 지어야 발동이
비로소 이루어지지만 짓는 곳이 없으면 성취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잡심론(雜心論)』에서 말하였다.
“지옥에는 서로 죽이는 일이 없기 때문에 살생업이 없고, 재물을 받는 일이 없기 때문에 도둑업이 없으며, 여자를 가지는 일이 없기 때문에 사음업(邪婬業)이 없다. 다른 생각으로 말하기 때문에 거짓말이라 하는데 거기는 다른 생각이 없기 때문에 거짓말이 없고, 항상 떠나기를 즐기기 때문에 이간질하는 말이 없으며, 고통의 핍박이 있기 때문에 악구(惡口)가 있고, 때에 맞지 않게 말하기 때문에 기어(綺語)가 있다. 그러나 탐심과 사견은 성취하고도 행하지 않는다.”
둘째, 셋째, 아귀와 축생의 도에는 10악의 행이 다 있지만 몸과 입의 7지(支)의 악률의(惡律儀)의 없음을 밝힘.
【문】 축생은 말할 줄을 모르는데 음성만이 있어도 구업(口業)이 되는가?
【답】 저것이 성낼 때에 내는 소리는 별문제이다. 그러나 비록 말은 아니더라도 구업은 성립된다. 그러므로 『성실론(成實論)』에서 말하였다.
“‘축생의 음성이 구업이 되는가?’
‘비록 말의 분별은 없더라도 마음에서 일어났기 때문에 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또한 10업을 다 갖추었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은 대개 용왕을 두고 말한다. 이것은 사람의 뜻을 다 알기 때문에 10업을 갖춘 것이다. 이 이외의 우둔한 축생은 다만 몸의 3업과 뜻의 3업 모두 6업만을 갖추었고, 입의 4업은 갖추지 못했으니, 입으로 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만일 겁초(劫初)에 있어서 사람의 말을 아는 축생에 의거한다면 그것은 다 10업을 갖추었다 할 수 있다.’”
넷째, 인간에서 죄행(罪行)을 일으키는 자에 대하여.
인간에는 4천하가 있다. 남방의 염부제와 동방의 불우체와 서방의 구야니와 북방의 울단월이다. 동ㆍ서ㆍ남의 3방 사람은 악을 많이 일으키기 때문에 다 10악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동서방은 그 악이 경하고, 남방이 가장 중하다. 만일 북방의 울단월에 대해 그 죄를 논한다면 여기는 오직 네 종류의 악업만이 있으니, 즉 첫째는 기어(綺語)요, 둘째는
탐심이며, 셋째는 진에[瞋]요, 넷째는 사견이다. 여기는 노래가 있으므로 기어가 있고, 탐욕ㆍ진에ㆍ사견은 이루어졌으나 행하지는 않는다.
【문】 북방에서 욕사(欲事)를 행하는데 어떻게 사음(邪婬)의 업이 없다 하는가?
【답】 여기에는 부부의 배필이 없다. 비록 음사(婬事)는 있어도 서로 뺏는 일이 없기 때문에 사음(邪婬)은 없는 것이다.
【문】 이미 음사를 행하는 일이 있으면 그것은 곧 탐욕의 현행인데, 어째서 다만 성취만 있고 행하지는 않는다 하는가?
【답】 그들이 음탐을 일으키는 것은 풍속이 제어하는 것이 아니므로 아무리 자주 행하더라도 성인은 죄가 없다고 말씀하신다. 다만 이 탐심이 일으킨 음욕만으로는 아직 죄업이 아니어서 고통의 과보를 불러오지 않거늘, 하물며 속마음만으로 일으키는 탐욕이 어찌 저 세상 부부들이 탐욕을 제어하지 못하는 것과 같겠는가?
【문】 북방 사람에게 이미 노래 등이 있다면 그것은 법에 맞지 않는 것으로서 곧 거짓말이겠거늘 어째서 거짓말이 있다고 말하지 않는가?
【답】 저 사람들은 순직하여 간사하지 않고 남을 속일 마음이 없기 때문에 그것은 거짓말이 아니다. 저들의 수명은 천 년으로 정해져 있으므로 목숨을 죽이는 일이 없고, 저들의 의식으로서는, 땅에서는 멥쌀이 나고 나무에서는 보배옷이 있어 저절로 나와 주인이 없기 때문에 도적질이 없으며, 또 저들은 유화(柔和)하기 때문에 이간질하는 말과 악구 등의 업이 없다. 그러므로 『잡심론(雜心論)』에서 말하였다.
“울단월에는 네 종류의 불선업이 있다. 수명이 일정하기 때문에 살생이 없고, 재물에의 사랑이 없기 때문에 도적질이 없으며, 여자를 가지는 일이 없기 때문에 사음이 없고, 남을 속일 일이 없기 때문에 거짓말이 없으며, 항상 화합하기 때문에 이간질하는 말이 없고, 유순하기 때문에 악구가 없다. 그러나 가탄(歌歎)이 있기 때문에 기어가 있다. 만일 뜻의 업을 논한다면 비록 성취는 있으나 현행은 없다.”
다섯째, 천상에서 죄행을 일으킴에 대하여.
이 욕계(欲界) 6천(天)에는 살생ㆍ도둑질 등이 있다. 여기 비록 열 종류의 불선업은 있으나 몸과
입의 일곱 종류의 악률의(惡律儀)는 없다. 그러므로 『잡심론』에서 말하였다.
“욕계 6천에는 10업이 있으나 악률의를 떠났다. 비록 하늘은 해치지 않으나 다른 취(趣)를 해치나니, 이것은 저 아수라를 해치는 것과 같다. 즉 손과 발을 끊으나 그것은 다시 나며 머리를 베면 곧 죽는다. 이렇게 계속해서 서로 해쳐 내지는 10업이 다 있다. 또한 반복한 하늘은 생활이 궁핍하므로 서로 훔치기 때문에 도둑질의 의업이 있다. 혹 어떤 하늘은 제가 사랑하는 것이 별로 없어 남의 아름다운 여자를 사랑하기 때문에 사음이 있다. 이 이외의 7업은 글을 보아 알 수 있다.
만일 색계천과 무색계천에 대해 이야기하면 앞의 『비담론』의 말과 같이 불선업이 없다.”
이 이치에 의하여 말하면 여기에도 경미한 3업의 불선은 있으니, 이른바 저 뜻에는 사견과 교만 등이 있다는 것이다.
몸과 입의 업은 저 초선천(初禪天)과 같다. 즉 바가범왕(婆伽梵王)이 모든 범중(梵衆)에게 말하였다.
“너희들은 여기 살아라. 나는 너희들을 노사(老死)에서 떠나게 할 것이니 너희들은 저 구담에게는 가지 말아라.”
흑치(黑齒) 비구가 그에게 물었다.
“초선(初禪) 삼매는 어떤 삼매에서 생기며 어떤 삼매에서 멸합니까?”
범왕은 답하였다.
“나는 이 범천 중에서 가장 높다.”
흑치 비구는 말하였다.
“나는 범왕의 높고 낮음을 물은 것이 아닙니다. 다만 초선 삼매가 어떤 삼매에 의해 생기며, 어떤 삼매에 의해 멸하는가를 물었을 뿐입니다.”
그는 답은 하지 못하고, 곧 흑치 존자를 붙잡고 대중 밖으로 끌고 나와 말하였다.
“나는 초선 삼매가 어떤 삼매에 의해 생기고, 어떤 삼매에 의해 멸하는지를 알지 못한다. 그런데 너는 어찌 차마 대중 앞에서 나를 모욕하는가?”
이것은 바로 아첨하고 간사한 좋지 못한 번뇌이다.
“부처도 너를 해탈시키지 못한다” 하면, 이것은 곧 부처를 비방하는 기어요 악구이다. 상계(上界)에는 오직 이 아첨과 간사함만이 있어서 몸과 입의 미세한 악업을 발동시킬 뿐이다. 그러나
남에 대해 추악한 위손(違損)을 일으키지 않고 천상에 나는 자는 일찍이 선정을 닦아 욕계의 추악한 탐욕과 진에 등을 떠났기 때문에 저 과보를 받고 다시 선정을 닦을 수 있는 것이다. 비록 번뇌는 있으나 오직 어리석음뿐이니 도를 모르기 때문에 사랑과 교만 등을 일으켜 선법을 즐겨 닦아 남보다 훌륭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번뇌는 반드시 파괴되는 것이기 때문에 사물을 헐지 않고 서로 해치지 않는 것이다.
만일 『비담론』에 의하면 상계(上界)의 번뇌는 불선이 아니요 무기(無記)라 하고, 이 미세한 탐욕 등은 능히 깨끗한 마음을 수행한다고 한다. 이 무기의 본체는 비록 오염된 것이나 이것은 과보로 생긴 색심(色心)과 고락 및 위의 등과 다른 깨끗한 무기인 것이다. 그러므로 『아비담론』에서는 이것을 오염된 무기라 한 것이다. 이것은 오염된 것이기 때문에 업을 적셔 생을 받는 것이니, 만일 이 번뇌가 업을 적시지 않으면 업의 종자는 마르고 다시 영원히 과보를 끌어오지 않을 것이므로 상계의 중생은 다시 나지 않을 것이나 이것이 업을 적시기 때문에 다시 나는 것이다.
【문】 상계의 번뇌가 이미 업을 적시고 생을 적셔 과보를 얻는다면 무엇 때문에 무기라 하는가?
【답】 상계의 번뇌는 비록 업을 적시기는 하나 오직 총보(總報)를 얻어 생을 받을 뿐이요, 이 혹(惑)으로 말미암아 즐거움의 과보를 바로 감득하지도 않고, 괴로움의 과보도 적시지 않기 때문에 무기인 것이다. 그러므로 하계(下界)의 좋지 못한 번뇌가 감득하는 총보(總報)와 별보(別報)의 고통과는 다른 것이다.
『성실론(成實論)』에서 말하였다.
“위의 2계(界)에서 일으키는 사견(邪見)은 다 불선(不善)이라 한다.”
이 논설과 같나니, 사람이 색계(色界)나 무색계(無色界)에 있는 것을 열반이라 하고, 임종 때에 욕계와 색계의 중음(中陰)을 보고는 곧 사견(邪見)을 내어 열반이 없다 하여 없는 법을 비방하나니, 여기 불선업이 있다.
또 이 논설에서 말하였다.
“상계의 사견은 바로 고통의 인연의 도리이다. 상계를 그 자리에 의거하여 판단하면 중생의 미세한 마음이
일으키는 혹(惑)은 미세하여 대개 업을 이루지 않기 때문에 무기라 한다.”
또 『통론(通論)』에 의거하면, 그 중에서 거친 사견을 일으킴을 막지 못해 불선을 이룬다 한 것은 『비담론』에서 말한 뜻이니, 이것은 먼저 판단에 해당되고, 『성실론』의 이치는 뒤의 판단에 해당되는 것이다. 또 『망리론(望理論)』에서 말하였다.
“저 미세한 번뇌는 다 이치를 어기고 일어나는 것이므로 다 불선이다.”
『성실론』에서 말하였다.
“불선의 악업은 삼계를 통하여 일어나지만 오직 다소의 크고 미세함의 다름이 있을 뿐이다.”
또 『미륵보살소문경론(彌勒菩薩所問經論)』에서 말하였다.
“이 불선업도의 일체 악법은 다 탐욕과 진에와 우치에서 일어난다. 3독에 의해 살생하는 자에게 있어서, 만일 그가 탐욕에 의해 살생을 행했다면, 이것은 그가 그 가죽과 살을 위해서이거나 혹은 재물을 위해 생명을 끊었기 때문에 이것은 탐욕에 의해 일으킨 것이라 한다. 만일 진심(瞋心)에 의해 행했다면 이것은 진심으로 원수 등을 살해한 것이므로 이것은 진심에 의해 일으킨 것이라 한다. 또 만일 치심(痴心)에 의해 일으킨 것이라면, 혹 어떤 사람은 뱀ㆍ전갈 등을 죽임으로써 그 중생에게 고통을 주기 때문에 비록 죽였더라도 죄가 없다 하거나 혹은 파라사(波羅斯) 등이라 하며, 또 ‘늙은 부모 및 중병자를 죽이면 죄의 과보가 없다’ 하면 이것은 우치에 의해 일으킨 것이다.

또 3독에 의해 도둑질을 한 자에게 있어서, 만일 탐심에 의해 도둑질을 했다면, 그는 자신이나 남을 위해 음식 등을 훔쳤기 때문에 이것을 탐심에 의한 도둑질이라 한다. 만일 진심에 의해 도둑질을 했다면, 그는 미워하는 사람이 가진 것이나 미워하는 사람이 사랑하는 그 물건들을 훔쳤기 때문에 이것을 진심에 의한 도둑질이라 한다. 만일 치심에 의해 도둑질을 했다면 이것은 어떤 바라문이 말하는 것과 같다.
‘이 대지에 있는 모든 물건은 다 내 소유다. 왜냐 하면 저 국왕이 전에 내게 주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힘이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 내가 수용(受用)할 것을 빼앗았다. 그러므로 내가 취하는 것은 바로 내 물건이므로 이것은 도둑질이 아니다.’
그것을 치심에 의한 도둑질이라 한다.
또 3독에 의한 사음에 있어서 만일 탐심에 의해 사음하면 그는 중생에 대해 탐심을 내어 여실히 수행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을 탐심에 의한 사음이라 한다. 만일 진심에 의해 사음하면 그는 남이 지키는 살림 거리에 대해 진심을 내고 혹은 원수의 처첩과 사음하며 혹은 원수가 사랑하는 사람 등과 사음하기 때문에 이것을 진심에 의한 사음이라 한다. 만일 치심에 의해 사음하면 어떤 사람은 이렇게 말한다.
‘마치 절구통에 꽃이나 과일ㆍ음식ㆍ강물 등을 익히는 것과 같아서 길가의 여자들과 행음하는 것은 죄가 없다.’
혹은 말한다.
‘파라사 등이나 사음모(邪婬母) 등과 같다.’
이것을 치심에 의한 사음이라 한다.
또 3독에 의한 거짓말도[이 세 종류도 알 수 있다.] 이와 같다. 즉 이간질하는 말ㆍ악구ㆍ기어 등도 또한 이와 같다.
탐심에 의해 일어나는 것이란, 탐심에 의해 결생(結生)하여 차례로 두 마음이 앞에 나타나면 이것을 탐심에 의한 결생이라 한다. 진심에 의한 결생이란, 진심에 의해 일어난 것이요, 치심에 의한 결생이란, 치심에 의해 일어난 것이다. 탐심과 진심에서와 같이 사견에 있어서도 다
이와 같다.”
【문】 무엇 때문에 작상(作相)과 부작상(不作相)과 무작상(無作相)은 말하지 않는가? 그것은 어떤 업에는 결정코 있고, 어떤 업에는 없는가?
【답】 사음만을 제하고 다른 6업에는 다 일정하지 않다. 어째서 그런가? 만일 자신이 지은 것이라면 작업과 무작업을 다 성취하고, 만일 남을 시켜 지었다면 오직 부작(不作)만 있고, 유작(有作)이라 할 수 없다. 사음에는 결정코 유작이요, 부작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왜냐 하면 이 사음은 결국 자작이요, 남을 시켜 지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경전에서 말하였다.
【문】 제 몸으로 지은 업이 아니고도 살생죄가 성취될 수 있는가?
【답】 있다. 제 입으로 사람을 시켜 업을 짓게 해도 살생죄가 성립될 수 있는 것과 같다.
【문】 입이 아닌 업으로 지은 것도 망어죄(妄語罪)가 성립되는가?
【답】 성립된다. 몸의 업으로 짓는 것처럼 입의 업으로 망어죄가 성립될 수 있다.
【문】 몸이 아닌 업으로 짓고 입이 아닌 업으로 짓는 것도 몸과 입의 업으로 성립될 수 있는가?
【답】 있다. 선인(仙人)이 진심(眞心)에 의해서 오직 욕계(欲界)의 색신(色身)만으로 짓는 것과 같아서 선업도(善業道) 안에서는 지음도 있고 또 지음이 없기도 하나니, 선(禪)의 무루계(無漏戒)에 무작계(無作戒)가 없는 것과 같다. 왜냐 하면 마음에 의하기 때문이다. 중간선(中間禪)은 일정하지 않다. 즉 만일 깊고 두터운 마음과 끝까지 공경하는 마음으로 몸과 입의 업을 지었으면 작업과 무작업이 성립되며, 만일 깊고 두터운 마음과 번뇌의 마음이 몸과 입의 업을 일으켜도 또한 작업과 무작업이 성립되며, 만일 깊고 두터운 마음이 아니거나 끝까지 공경하는 마음이 아닌 것으로 몸과 입의 업을 지었으면 오직 작업만 있고 무작업은 없으며, 만일 깊고 두터운 번뇌의 마음이 아닌 것으로
몸과 입의 업을 지었으면 이것도 작업만 있고 무작업은 없다. 그러나 방편으로 업을 짓고 도리어 후회하면 오직 작업만 있고 무작업은 없느니라.
【문】 업도(業道) 중에서 어떤 것이 앞의 권속이며 어떤 것이 뒤의 권속인가?
【답】 만일 살생의 방편을 일으켜 저 염소를 잡는 백정처럼 돈으로 염소를 사서 푸줏간으로 끌고 와서 처음에 한 번 칼을 내리치고 두 번 세 번 내리쳐도 염소 목숨이 아직 끊어지지 않았으면, 그 동안의 악업을 앞의 권속이라 하고, 몇 번이고 내리쳐 그 목숨을 끊었다고 생각할 때 그 때의 작업과 무작업은 다 근본업도라 하며, 그 뒤에 몸으로 지은 몸의 행의 작업은 다 살생의 뒤의 권속이며, 내지 기어(綺語)도 다 이와 같은 것이다. 이 이외의 탐욕ㆍ진에ㆍ사견에는 앞의 권속이 없고, 처음에 일으킨 마음은 곧 근본업도의 성취이니라.
또 몸과 입과 뜻의 열 종류의 좋지 못한 업도에는 다 앞뒤의 권속이 있다. 이 이치는 어떤가? 사람이 욕심을 일으켜 이 중생의 목숨을 끊으려 하고 다시 다른 중생의 목숨을 끊는다. 만일 하늘에 제사하기 위해 중생을 죽이면 이것은 곧 남의 물건을 빼앗는 것이다. 어떤 사람을 죽이려 하고, 다시 그 아내와 간음하려는 마음을 내며, 다시 그 아내로 하여금 그 남편을 죽이게 하고, 다시 갖가지 어지러이 싸우는 말로 저 친척들의 사이를 파괴하며, 일정한 때가 없이 진실이 아닌 것으로 그 파괴한 물건에서 탐심을 내고, 다시 저 사람에게 진심을 내며, 저 사람을 죽이기 위해 이와 같은 사견을 내고, 사견을 증장시킴으로써 저 목숨을 끊으며, 다시 그 처자들을 죽이려 한다. 이렇게 차례로 열 종류의
불선업도를 두루 갖추나니, 이런 업을 앞의 권속이라 한다. 일체의 열 종류의 불선업도도 다 이러함을 알아야 하느니라.
또 선도를 떠나고 방편이 아닌 것으로 선업도를 수행하려면 이 방편은 근본을 멀리 떠났기 때문에 그 방편마저도 멀리 떠나야 한다. 이른바 방편이란 저 대계(大戒)를 받은 사미와 같다. 즉 그는 계단(戒壇)으로 가서 스님들의 발에 예배하고 화상에게서 3의(衣)를 받은 뒤에 비로소 한 번 아뢰고 두 번째 아뢸 때에도 그렇게 하나니, 이것은 다 앞의 권속이라 한다. 세 번째 아룀으로부터 갈마(羯磨)를 마칠 때까지 일으킨 바 작업과 또 작업이 없다고 그가 생각하면 이런 것은 다 근본도업이라 한다.
다음에는 4의(依) 내지 불사(不捨)를 설명하리라.
받는 바 몸과 입의 작업과 무작업 등 이런 것은 뒤의 권속에 속한다.
【문】 열 종류의 불선업(不善業) 도과(道果)와 수순하는 인(因)을 설명하라.
【답】 세 종류의 과(果)가 있다. 첫째는 과보과(果報果)요, 둘째는 습기과(習氣果)요, 셋째는 증상과(增上果)이니, 낱낱 업도에 다 이 세 종류가 있다. 이 이치는 어떠한가? 구족한 열 종류의 불선업도에 하ㆍ중ㆍ상이 있으니, 만일 지옥에 나면 이것은 과보과이다.
습기과란, 지옥에서 벗어나 인간에 나더라도 살생에 의하기 때문에 단명과(短命果)가 있고, 도둑질에 의하기 때문에 살림[資生]이 없는 과보가 있으며, 사음에 의하기 때문에 아내를 지키지 못하고, 거짓말에 의하기 때문에 남의 비방을 받는 과보가 있으며, 사음에 의하기 때문에 아내를 지키지 못하고, 거짓말에 의하기 때문에 남의 비방을 받는 과보가 있으며, 이간질하는 말에 의하기 때문에 권속이 파괴되,고 악구에 의하기 때문에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하며, 기어에 의하기 때문에 남의 불신을 받는다. 본래의 탐심에 의하기 때문에 탐심이 증상(增上)하고, 본래의 진심에 의하기 때문에 진심이 증상하며, 본래의 사견에 의하기 때문에 치심이 증상하나니, 이것을 다 습기과라 한다.
증상과란,
저 열 종류의 불선업도에 의하여 일체 외계(外界)의 물건이 다 기세(氣勢)가 없다. 이른바 토지가 높고 낮으며, 참새와 쥐ㆍ우박ㆍ가시덤불 등이 있으며, 흙에서 냄새가 나고 뱀ㆍ전갈 등이 많으며, 곡식이 적게 나고, 낟알이 잘며 열매가 적게 맺고, 또 낟알이 잘며 또 과일 맛이 쓴 등 이런 일체를 다 증상과라 한다.
또 상사과(相似果)가 있다. 마치 저 살생하는 사람이 그 해치는 중생에게 갖가지 고통을 주면 그 고통에 의해 그가 지옥에 나서 갖가지 고통을 받으며, 남의 목숨을 끊은 뒤에는 인간에 나면 단명의 과보를 받으며, 남의 따뜻한 촉감을 끊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일체 외계의 물질의 삶에 기세가 없는 것이니, 이와 같이 모든 10업도에 있어서도 그 이치를 따라 상응하게 해석해 알아야 하느니라. 남의 물건을 겁탈하고 남의 아내와 사음하면 비록 남에게 무겁고 핍박한 고뇌는 주지 않더라도 그 마음을 파괴하나니, 그러므로 죄를 받으며 비록 파괴하지 않고 성내지 않고 욕설하지 않더라도 그 악심으로 말미암아 죄를 받느니라.
(4) 십선부(十善部)
10선(善)의 분별(分別)에 의하면 『비담론(毘曇論)』에서 말한 것과 같다.
“저 지옥에는 오직 의지(意地)인 세 종류의 선업도만이 있다. 그러나 그것은 다만 성취뿐이요 현행(現行)은 아니다. 북방도 또한 이와 같으며, 이 이외의 일체는 다 10의(義)를 갖추었으니, 글을 보면 알 수 있다.”
『미륵보살소문경론(彌勒菩薩所問經論)』에서 말하였다.
“이 보살행이 10불선업도를 행하면 그 인연을 모으기 때문에 3악도에 떨어지고, 10선업도를 행하면 그 인연을 모으기 때문에 인간이나 천상에 난다.
또 이 보다 위의 10선업도는 지혜관(智慧觀)과 화합하여 수행하므로 그 마음이 좁고 모자라 삼계를 싫어하여 대비(大悲)를 멀리 떠나고
남의 소리를 듣고 통달하기 때문에 소리를 듣고 뜻이 풀려 성문승(聲聞乘)을 성취한다.
또 이 보다 위의 10선청정업도(善淸淨業道)는 남에게서 듣지 않고 스스로 바로 깨닫기 때문에 대비는 갖추지 않았으나 깊은 인연법을 통달하여 벽지불승(辟支佛乘)을 성취한다.
또 이 상상(上上)의 10선업도는 청정을 구족하고 그 마음은 광대무량하며 모든 중생을 위해 자비심을 일으키기 때문에 일체종지(一切種智)을 성취한다.”
【문】 업도의 뜻은 어떤 것인가?
【답】 몸과 입의 7업은 스스로의 체상(體相)이므로 이것을 업도라 하고, 나머지 3업은 뜻과 상응하는 마음이다. 또 저 업은 도를 잘 짓기 때문에 업도라 한다.
【문】 만일 업이 곧 도라면 이것은 지옥 등을 일으키는 것인데 무엇 때문에 나머지 3업을 업도라 하는가?
【답】 저 7업과 이 3업은 근본이 되기 때문에, 상응하기 때문에, 저 업과 같을 수 없기 때문에 업도라고 하지 않는다.
【문】 일체 맛난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으며 주먹으로 치는 모든 놀이 등 이런 악업과 모든 예배ㆍ공경ㆍ공양과 술 마심을 멀리 떠나는 등 이런 선행은 무엇 때문에 무기(無記)의 업도라 하는가?
【답】 술 마심 등을 멀리 떠나는 것은 오직 마음의 업일 뿐이요, 7업을 일으키는 것과 몸과 입의 업이 아니니, 그러므로 업도가 아니다. 만일 작업이 마음과 상응하면 이것도 업도이니라.
【문】 만일 저 업이 능히 도를 지음으로써 업도라 한다면
모든 법이 다 마음에 있어서는 업도라 할 것인데, 무엇 때문에 다만 10업도만 말하고, 무량한 업도는 말하지 않는가?
【답】 그것은 이것이 훌륭하고 중하기 때문이다. 모든 악행과 선행 중의 10업도는 중하고, 나머지는 중하지 않기 때문에 무량이라고 하지 않는 것이다. 또 몸과 입의 7업은 극히 중하고 뜻의 3업은 중하기도 하고 경하기도 한데, 술 마시는 것 등은 그렇지 않다. 그러므로 다만 10업도만을 업도라 하고, 다른 것은 업도라고 하지 않는 것이다.
【문】 살생 등을 멀리 떠났다면 어떻게 살생 등과 상응하겠는가?
【답】 살생에 여덟 종류가 있다. 첫째는 고의(故意)로 하는 살생이요, 둘째는 남[他]이며, 셋째는 정해진 것과 정해지지 않은 중생의 상(相)이요, 넷째는 의심이며, 다섯째는 목숨을 버리는 방편을 일으킴이요, 여섯째는 지음이며, 일곱째는 짓지 않음이요, 여덟째는 짓는 상이 없음이니, 이런 것을 살생의 신업(身業)이라 하며, 몸과 입과 뜻의 업을 살생이라 하는 것이다.
【문】 무엇 때문에 고의라 하는가?
【답】 만일 고의가 아니면서 살생죄를 짓는다면 아라한은 열반을 얻지 못할 것이다. 그것은 아라한은 세간의 인(因)을 끊고 죽일 마음이 없이 중생을 죽이기 때문에 다시 세간에 날 것이지만 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니, 이런 이치로 고의가 아닌 살생은 살생죄를 받지 않는 것이다.
【문】 무엇 때문에 남[他]이라 하는가?
【답】 제 목숨이 아니기 때문이다. 만일 남을 죽일 사람이 있어서 그를 죽이면 살생죄를 받지만 자살하는 사람은 죽일 상대가 없기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람은 죄의 과보를 받지 않는다. 또 아라한이 몸을 스스로 해칠 때 자기 목숨을 끊기 때문에 그에게는 죄가 없다. 왜냐 하면 진심 등을 떠났기 때문에 이 자살은 살생죄를 받지 않는다.

【문】 어떤 것을 정(定)하고 정하지 않은 중생의 상(相)이라 하는가?
【답】 정한 중생상이란, 만일 백천 사람이 있을 때 마음먹고 그 중에서 한 사람을 정해 놓고 죽이면 이것은 살생죄를 받지만, 만일 다른 사람을 죽이면 이것은 살생죄를 받지 않는다. 정하지 않음이란, 일체를 버리기 때문에 살생을 따라 죄를 받는데, 거기서는 중생상을 떠나지 않기 때문이다.
【문】 무엇 때문에 의심이라 하는가?
【답】 의심하면서 살생하는 것도 죄가 된다. 저것인가 이것인가 하는 것도 살생죄가 된다. 그것은 자비심을 버렸기 때문이다.
【문】 무엇 때문에 목숨을 버리는 방편을 일으킴이라 하는가?
【답】 살생하는 사람이 살생할 때 좋지 못한 마음을 일으켜 꼭 목숨을 끊으리라 하면, 이것은 자비가 아닌 마음으로 죽일 방편을 짓기 때문에 이것을 일으킴이라 한다.
【문】 무엇 때문에 지음과 짓지 않는 상(相)과 지음이 없는 상이라 하는가?
【답】 지음이란 짓는 바 일이요, 짓지 않음이란 이름하는 바 짓는 일이니, 이것은 짓는 일과 함께 일어나는 것이다. 비록 짓는 업은 멸했더라도 선과 무기법(無記法)은 끊이지 않고 상속하는 것이니, 이것은 경전의 말과 같다.
“믿음이 있는 사람은 열 종류의 공덕을 수행하되 다니거나 서거나 잠을 자거나 밤낮 항상 공덕을 내고 공덕을 증장시킨다. 만일 몸과 입의 업을 떠나면 어떻게 다른 마음의 법으로 증장시킬 수 있는가? 그러므로 몸과 입의 업을 떠나면 짓는 법이 없으며 또 스스로 지을 수 없고 남을 짓게 할 수도 없느니라.”
만일 지음이 없는 것도 없으면 이것은 어떻게 이루어질 수 있겠는가? 만일 짓는 법이 없는 것도 없으면 바라제목차(波羅提木叉)도 떠나는 것이니, 또한 짓는 계율도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짓는 법이 없다는 것이니라.
【문】 도둑질을 멀리 떠남이란 어떤 것인가?
【답】 도둑질에
아홉 종류가 있다. 첫째는 남이 지키는 것이요, 둘째는 남의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며, 셋째는 의심이요, 넷째는 알면서 남의 물건을 따르는 것이며, 다섯째는 빼앗으려는 것이요, 여섯째는 남의 물건인 줄 알면서 내 것이라는 마음을 내는 것이며, 일곱째는 지음이요, 여덟째는 상을 짓지 않는 것이고, 아홉째는 상을 지음이 없는 것이니, 이런 것을 도둑질하는 몸의 업이라 하느니라.
【문】 남이 지킴이란 어떤 것인가?
【답】 이것은 남이 지키는 물건을 밝힌 것이다.
【문】 남의 것이란 생각은 어떤 것인가?
【답】 나라는 생각을 내지 않고 내 것이라 말하지 않으면 죄가 되지 않을 것이니, 이것을 남의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문】 의심이란 어떤 것인가?
【답】 만일 마음에 의심이 있으면 이것이 내 것인가, 이것이 남의 것인가 생각하여 저것이 남의 것인 줄 다 알아야 한다.
【문】 알고도 남의 물건을 따름이란 어떤 것인가?
【답】 남의 물건인 줄 알고 남이 나를 따를 것이라는 생각을 내는 것이다.
【문】 빼앗으려 함이란 어떤 것인가?
【답】 해를 끼치려는 마음을 내는 것이다.
【문】 남의 것인 줄 알면서 내 것이란 마음을 내는 것이란 어떤 것인가?
【답】 다르다고 보지 않거나 가만히 가지려 하거나 빨리 가지려 하거나 다른 물건을 가지려 하거나 남의 물건을 가지려 하거나 제 것이라 생각하고 가지는 것 등이다.
【문】 지음과 상을 짓지 않음과 상을 지음이 없음이란 어떤 것인가?
【답】 이 세 종류는 앞의 살생에서 말한 것과 같다.
【문】 사음을 멀리 떠남이란 어떤 것인가?
【답】 사음에 여덟 종류가 있다. 첫째는 여자를 보호하는 사람이요, 둘째는 저[彼]라는 생각이며, 셋째는 의심이요, 넷째는 도(道)와 도 아닌 것이며, 다섯째는 보호하지 않음이요, 여섯째는 도가 아니요 때가 아니며, 일곱째는 지음이요, 여덟째는 짓는 생각이 없는 것이니, 이런 것을 사음의 신업이라 한다.
【문】 여자를 보호하는 사람이란 어떤 것인가?
【답】 이른바 부모 등이다.

【문】 저라는 생각이란 무엇인가?
【답】 만일 저 여자를 부모 등이 보호하는 줄 알면 여자란 생각은 보호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문】 의심이란 어떤 것인가?
【답】 만일 의심이 생기면 내 여자인가 남의 여자인가, 부모의 보호를 받는가 보호를 받지 않는가, 이렇게 의심하는 것은 다 사음이 된다.
【문】 도와 도 아님이란 어떤 것인가?
【답】 도란 모든 도요, 도 아님이란 이른바 도 아닌 것이니라.
【문】 보호하지 않는 여자와 도가 아니요 때가 아님이란 어떤 것인가?
【답】 이런 것도 다 사음이라 한다.
【문】 지음과 짓지 않음과 지음이 없음이란 어떤 것인가?
【답】 이 세 가지는 살생에서 말한 것과 같다. 그러나 이 중에서 짓지 않는 상이란 사음에서는 그런 짓지 않는 법이 없나니, 반드시 스스로 지어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 거짓말을 멀리 떠남이란 어떤 것인가?
【답】 거짓말에 일곱 종류가 있다. 첫째는 보는 것 등의 일이요, 둘째는 전도(顚倒)와 전도 아닌 일이며, 셋째는 의심이요, 넷째는 숨기려는 생각을 일으킴이며, 다섯째는 지음이요, 여섯째는 짓지 않음이며, 일곱째는 지음이 없음이니, 이런 것을 거짓말하는 입의 업이라 한다.
【문】 보는 것 등의 일이란 어떤 것인가?
【답】 이른바 보고 듣고 깨닫고 아는 것이다.
【문】 전도와 전도 아닌 일이란 어떤 것인가?
【답】 전도하는 일이란 들은 것과 같은 그와 같은 일이요, 전도 아닌 일이란 이른바 저와 같은 일이다.
【문】 의심이란 어떤 것인가?
【답】 만일 의심을 내면, “이런 것인가,
이렇지 않은 것인가, 오로지 이런 것인가, 오로지 이렇지 않은 것인가?” 하는 것이다.
【문】 숨기려는 생각을 일으킴이란 어떤 것인가?
【답】 사실을 숨기고 다른 상(相) 중에서 다른 생각에서 말하는 것이다.
지음과 짓지 않음과 지음 없음은 앞의 살생에서 말한 것과 같다.
【문】 이간질하는 말을 멀리 떠남이란 어떤 것인가?
【답】 이간질하는 말에 일곱 종류가 있다. 첫째는 좋지 못한 뜻을 일으키는 것이요, 둘째는 사실과 거짓이며, 셋째는 파괴하려는 마음이요, 넷째는 화합하지 않는 마음을 먼저 깨뜨림이며, 다섯째는 지음이요, 여섯째는 상을 짓지 않음이요, 일곱째는 짓는 상이 없는 것이니, 이런 것을 이간질하는 말의 구업이라 한다.[이 일곱 종류는 알기 쉬우므로 번거롭게 해석하지 않는다.]
【문】 악구(惡口)를 멀리 떠남이란 어떤 것인가?
【답】 악구에 일곱 종류가 있다. 첫째는 악의에 의한 것이요, 둘째는 괴롭고 어지러운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며, 셋째는 어지러운 마음에 의한 것이요, 넷째는 남을 말하는 것이며, 다섯째는 지음이요, 여섯째는 짓지 않는 상이며, 일곱째는 지음이 없는 상이다.[이 일곱 종류도 알기 쉬우므로 번거롭게 해석하지 않는다.]
【문】 기어(綺語)를 멀리 떠남이란 어떤 것인가?
【답】 기어에 일곱 종류가 있다. 첫째는 악의에 의하고, 둘째는 뜻이 없으며, 셋째는 때가 아니요, 넷째는 악법과 상응하며, 다섯째는 지음이요, 여섯째는 짓지 않는 상이며, 일곱째는 지음이 없는 상이다.
【문】 악의에 의함이란 어떤 것인가?
【답】 욕계에서 수도함에 의해 번뇌의 마음과 상응함을 기어라 한다.
【문】 뜻이 없음이란 어떤 것인가?
【답】 진실한 뜻을 떠났기 때문이다.
【문】 때가 아니란 어떤 것인가?
【답】 말에는 비록 뜻이 있으나 때가 아니면 그것도 기어가 된다. 또 때로 대중 앞에서 자재한 사람이라 말해도 또한 기어가 되는 것이다.
【문】 악법과 상응함이란 어떤 것인가?
【답】 이른바 일체의 농담과 법이 아닌 노래ㆍ춤 등과 악법과
상응하는 일체는 다 기어가 된다.
지음과 짓지 않는 상과 지음이 없는 상이란 앞의 살생에서 말한 것과 같다.[탐욕ㆍ진에ㆍ사견 등에 대한 것도 그 글이 알기 쉬우므로 번거롭게 해석하지 않는다.]
또 논(論)에 『사가라용왕소문경(娑伽羅龍王所問經)』에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고 하였다.
“용왕은 살생을 떠나 열 종류의 뜨거운 번뇌를 떠난 청량한 법을 얻는다. 그 열 종류란, 첫째는 일체 중생에게 무외(無畏)를 보시하고, 둘째는 큰 자비의 생각에 안주하며, 셋째는 모든 번뇌와 허물의 습기(習氣)를 끊고, 넷째는 병이 없는 과보를 취하며, 다섯째는 수명의 종자를 증장시키고, 여섯째는 항상 비인(非人) 등의 보호를 받으며, 일곱째는 자고 깸이 평온하고, 여덟째는 사나운 꿈을 꾸지 않고 원한을 떠나며, 아홉째는 일체 의도를 두려워하지 않고, 열째는 천상에 나는 것이니, 이런 것을 열 종류의 뜨거운 번뇌를 떠난 청량한 법이라 한다.
용왕이 만일 살생하지 않는 선근을 아뇩보리에 회향하면 그는 보리를 얻을 때 마음의 자재를 얻는다. 그러므로 수명이 무량하다. 용왕 보살이 살생을 버렸기 때문에 능히 보시를 행하고 곧 큰 부자가 되어 파괴할 수 없으며 수명이 길고 보살행을 행하여 모든 세간의 고뇌를 초래하는 악한 일을 잘 극복하는 것처럼, 용왕의 10선업도도 이와 같나니, 그것은 장엄을 성취하는 큰 이익이기 때문이니라.”

(5) 인증부(引證部)
옛날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바사닉왕에게 선광(善光)이라는 딸이 있었다. 그녀는 총명하고 단정하여 부모가 사랑하고 온 궁중이 다 공경했다. 왕은 그 딸에게 말했다.
“너는 내 힘으로 온 궁중의 사랑과 공경을 받는다.”
딸은 답하였다.
“아닙니다. 저의 업력(業力) 때문이요,
부왕(父王)의 힘 때문이 아닙니다.”
왕은 화를 내어 말했다.
“그러면 나는 지금 너의 업력을 시험해 보리라.”
그리고 곧 신하를 시켜 세상에서 최하의 빈궁한 거지를 찾아, 그에게 딸을 아내로 주었다. 그리고 왕은 딸에게 말하였다.
“너의 업력인지, 내 힘을 빌지 않는지 나는 지금 시험해 보리라.”
그러나 딸은 여전히 말하였다.
“저에게 업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거지와 함께 집을 나갔다. 아내(딸)는 남편(거지)에게 물었다.
“부모님은 계십니까?”
사내는 말하였다.
“우리 부모님은 전에 이 사위성에서 제일의 장자였지만 부모님과 집이 모두 없어지고 나는 지금 의지할 곳이 없소. 그 때문에 이렇게 거지 노릇을 하고 있는 것이오.”
아내는 다시 물었다.
“당신은 지금 그 옛날의 집터를 알 수 있습니까?”
사내는 말하였다.
“알 수 있습니다. 담은 다 헐리고 빈터만 남아 있습니다.”
부부는 함께 옛 집터로 가서 두루 다니면서 살펴보았다. 그녀가 다니는 곳마다 복장(伏藏)이 저절로 나타났다. 곧 그 보배로 사람을 부려 집을 짓기 시작해 한 달이 못 되어 집은 다 완성되어 궁인(宮人)과 노비와 하인들이 다 셀 수 없었다.
왕은 갑자기 생각했다.
‘내 딸 선광은 지금 어떻게 지내는가?’
그래서 사람들에게 물었더니, 어떤 사람이 말했다.
“선광 내외는 지금 그 궁실과 재물이 대왕님보다 못하지 않습니다.”
그 때 딸은 그 남편을 보내어 왕을 그 집으로 청했다. 왕은 곧 가서 그 집의 장엄을 보고는 처음 보는 일이라고 감탄했다. 그리고 부처님께 가서 아뢰었다.
“내 딸은 전생에 무슨 복업을 지어 왕가에 났으며 그 몸에 광명이 있습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지난 91겁 전, 비바시부처님께서 열반하신 뒤에 반두(槃頭)라는 왕은 그 부처님의 사리를 거두어 칠보탑을 세웠습니다. 그 부인은 그것을 보고 곧 천관(天冠)을 그 불상(佛像)의 정수리에 씌워 장엄하고, 그 천관에 있는 여의주(如意珠)를 탑 머리에 얹고는 이렇게 발원했습니다.
‘나로 하여금 장래에
몸에 광명과 자마금색이 있고 부귀하고 영화로우며, 3악도와 8난(難)이 있는 곳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옛날의 그 부인이 바로 지금의 저 선광입니다. 그 뒤 비바시부처님 때에 다시 맛난 음식을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공양하려 할 때 그 남편이 그것을 못하게 했습니다.
그 아내는 남편에게 청하기를 권하였습니다.
‘나는 이미 청했습니다. 부디 내 청을 들어주십시오.’
남편은 그것을 허락했습니다. 그 때의 그 아내는 바로 지금의 저 선광이요, 그 때의 그 남편은 지금의 저 남편입니다. 남편은 그 때 그 아내의 일을 막았기 때문에 세상마다 늘 빈천했으며, 다시 허락했기 때문에 그 부인으로 인해 큰 부귀를 얻었다가 그 부인이 없어졌을 때 다시 빈천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선악의 업은 몸을 따라다녀 그 과보를 틀림없이 받는 것입니다.”
또 『잡보장경』에서 말하였다.
“옛날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바사닉왕은 어느 때 잠을 자다가 두 내관(內官)이 이치를 따지며 서로 다투는 소리를 들었다. 한 사람은 말하였다.
‘나는 대왕에 의해 살아간다.’
또 한 사람은 말하였다.
‘나는 내 업에 의해 살아가고, 왕에 의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왕에 의해 살아간다는 내관에게 상을 주고 싶었다. 그리하여 곧 당직(堂直)을 보내어 그 부인에게 말했다.
‘나는 지금 한 내관을 보낼 것이니 그에게 많은 재물을 주시오.’
그리고 곧 왕에 의해 살아간다는 그 내관에게 술을 들려서 그 부인에게로 보냈다. 그러나 이 내관은 문을 나서자 코에서 피가 흘러 갈 수 없었으므로 업에 의해 살아간다는 저 내관을 시켜 대신 보냈다. 부인은 그에게 많은 재물과 의복ㆍ영락 등을 주었다. 그가 돌아오자 왕은 매우 괴상히 여겨 곧 사람을 보내 왕에 의해 산다는 그 내관을 불러 물었다.
‘나는 너를 가라고 했는데 너는 왜 가지 않았느냐?’
그는 자세한 사정을 왕에게 이야기했다. 왕은 이 말을 듣고 감탄하면서 말하였다.
‘부처님 말씀은 진실이다. 누구나 자기가 업을 짓고 그 과보를 받는 것이다.’
이로써 본다면 선악의 과보는 제가 지은 업이 부르는 것으로서 하늘도 아니요,
왕이 주는 것도 아니며, 반드시 제가 지어 제가 받는 것이다. 바른 견해로 업의 과보를 믿으면 가까이는 인간이나 하늘이 되고, 멀리는 불과(佛果)를 얻을 것이요, 만일 성인의 가르침을 어기면 앞의 고통을 모두 받을 것이다.”
또 『윤전오도경(輪轉五道經)』에서 말하였다.
“부처님께서 세상에 계실 때 가비라위국과 사위국 사이에 큰 니구류나무가 있었다. 나무의 높이는 20리요 가지는 퍼져 사방 60리를 덮었다. 그 나무에는 수천만 섬의 열매가 열어 그 맛은 향기롭고 꿀처럼 달았다. 그 열매가 익어 떨어지면 그것을 먹는 사람은 온갖 병이 다 나았고 눈이 밝아졌다. 부처님께서 그 나무 밑에 계실 때 비구들은 그 열매를 따 먹었다. 부처님께서는 아난에게 말씀하셨다.
‘천하 만물은 다 과거의 인연이 있는 것이다.’
아난은 부처님께 아뢰었다.
‘그것은 어떤 인연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대개 사람이 복을 짓는 것은, 비유하면 이 나무가 차츰 자라 무량한 열매를 거두는 것과 같다. 대개 사람으로서 부귀한 국왕이나 장자가 되는 이는 3존을 예배한 데서 온 사람이요, 큰 부자로서 재물이 무량한 이는 보시한 데서 온 사람이며, 장수하고 병이 없으며 몸이 건강한 사람은 계를 지니는 데서 왔고, 얼굴이 단정하고 빛이 희고 깨끗하기 제일이어서 누구나 보고 기뻐하는 사람은 인욕에서 왔으며, 부지런히 복 짓기를 즐기는 사람은 정진에서 왔고, 말과 행동이 고요하고 안정된 사람은 선정에서 왔으며, 재주 있고 총명하여 깊은 법을 잘 아는 사람은 지혜에서 왔고, 말소리가 맑고 트여 사람들이 즐겨 듣는 사람은 3보를 노래로 찬탄하는 데서 왔으며, 깨끗하고 병이 없는 사람은 자(慈)에서 왔느니라.’
아난이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떤 것이 자(慈)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첫째는 자(慈)이니 중생을 어머니가 자식 사랑하듯 하고, 둘째는
비(悲)이니 세간을 해탈시키려 하며, 셋째는 해탈도의(解脫道意)이니 마음이 항상 기쁘고, 넷째는 일체를 잘 보호해 침범하지 않는 것이니, 이것을 자(慈)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얼굴이 아름답고 키가 큰 사람은 남을 공경했기 때문이요, 키가 작은 사람은 남을 업신여겼기 때문이며, 얼굴이 누추한 사람은 성내기를 좋아했기 때문이요, 나면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은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며, 오로지 어리석기만 한 사람은 남을 가르치지 않았기 때문이요, 벙어리인 사람은 남을 비방했기 때문이며, 귀머거리요 장님인 사람은 법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며, 남의 종이 되어 빚을 지고 갚지 못하는 사람은 3보께 예배하지 않았기 때문이요, 추하고 검은 사람은 부처님의 광명을 막았기 때문이다.
나국(裸國)에 나서 사는 사람은 가벼운 옷으로 절에 들어갔기 때문이요, 마제국(馬蹄國)에 난 사람은 신을 신은 채 부처님 앞에 올랐기 때문이며, 천흉인국(穿胸人國)에 난 사람은 보시로 복을 지었다가 후회했기 때문이다.
노루나 사슴으로 태어난 사람은 사람을 보고 놀라고 두려워했기 때문이요, 용으로 태어난 사람은 사람을 희롱하고 성내었기 때문이다.
몸에 문둥병 등 악창이 나서 약으로도 고치기 어려워 그 고통이 말할 수 없는 사람은 전생에 중생들을 매질하기 좋아했기 때문이요, 남들이 보고 기뻐하는 사람은 전생에 사람을 보고 기뻐했기 때문이며, 남이 보고 기뻐하지 않는 사람은 전생에 남을 보고 기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기꺼이 현관(縣官)을 만나 옥에 갇히어 형틀을 쓴 사람은 전생에 중생을 가두고 결박해 뜻대로 하지 못하게 했기 때문이다. 입에 결함이 있는 사람은 전생에 고기를 낚아 입을 찢었기 때문이다.
설법을 들어도 마음에 새기지 않고 중간에서 거짓말로 듣는 사람을 어지럽히는 사람은 뒤에 귀가 긴 나귀나 귀가 처진 개로 태어날 것이요, 인색하고 탐심이 많으며 교만하여 혼자 차지하는 사람은 죽어서 지옥에 떨어지거나 나귀로 태어나고, 사람으로 나서는 빈궁하여 굶주리고 옷은 몸을 가리지 못하며 음식은 입에 들어오지 않을 것이다. 좋은 음식은 나 혼자 먹고 나쁜 음식만 남에게 주는 사람은 죽어서
돼지나 개미 따위로 태어날 것이요, 남의 물건을 빼앗기[剝脫]를 좋아하는 사람은 뒤에 염소로 태어나서 가죽을 벗기울 것이다.
살생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뒤에 물 위에 나서 하루살이가 되어 아침에 나서 저녁에 죽을 것이요, 남의 물건을 훔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뒤에 노비나 소ㆍ말 따위로 태어날 것이다. 거짓말로 남의 악을 퍼뜨리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죽어서 지옥에 들어가 구리쇠 녹인 물을 그 입에 쏟고 그 혀를 빼어 보습으로 갈며, 뒤에 구욕새나 까마귀나 까치로 태어나 그 우는 소리를 듣는 사람은 모두 놀라고 두려워하여 다 변괴라 하면서 그가 죽기를 빌 것이다. 남의 여자와 음행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은 죽어서 지옥에 들어가 남자는 뜨거운 구리쇠 기둥을 안고, 여자는 뜨거운 쇠평상에 누우며, 뒤에는 음탕한 코끼리ㆍ거위ㆍ오리 따위로 태어날 것이다.
술을 마시고 취하기를 좋아해 36실(失)을 범하는 사람은 죽어서 지옥에 들어가되, 불시(沸屎)지옥에 떨어지고 뒤에는 원숭이로 태어나며, 뒤에 사람이 되어서는 어리석기 때문에 아는 것이 없을 것이다. 부부 사이가 화목하지 않아 자주 싸우고 서로 구박하는 사람은 뒤에 비둘기로 태어날 것이요, 즐겨 사람의 힘을 탐하는 사람은 뒤에 코끼리로 태어날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주현(州縣)의 장관이 관록(官祿)을 받아 먹는 것은 죄가 아니다. 혹 사사로 백성을 침범하여 매를 때리며 세금을 거두면서 고소할 길이 없게 하고는 감옥에 가두고 결박하여 자유를 빼앗으면, 이런 사람은 그 죄의 과보로 죽어서는 지옥에 들어가 수천만 겁 동안 보다 큰 고통을 받다가 죄가 없어져야 비로소 나오며, 그 뒤에는 물소로 태어나 턱이 뚫리고 코를 꿰이어 배나 수레를 끌면서 큰 매질을 받고야 그 묵은 죄를 갚을 것이다.
깨끗하지 못한 사람은 돼지 세계에서 왔고, 탐욕이 많고 인색하여 보시하기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개의 세계에서 왔으며, 패려하고 사나워 혼자만을 위하는 사람은 염소 세계에서 왔고, 조용하지 않고
일을 참지 못하는 사람은 원숭이 세계에서 왔으며, 마음에 악독한 생각을 품는 사람은 독사 세계에서 왔고, 맛난 음식을 좋아하고 중생을 해치면서 선심이 없는 사람은 그 전신(前身)이 이리ㆍ살쾡이ㆍ고양이였느니라.’”
또 『불설수마제녀경(佛說須摩提女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나열기성에 사는 욱가(郁迦) 장자의 딸 수마제(須摩提)는 나이 8세였다. 그가 세상마다 과거 무수 백천 부처님을 받들어 공경하면서 그 쌓은 공덕은 헤아릴 수 없었다. 그녀는 부처님께 나아가 그 발에 예배하고 한쪽에 물러서서 합장하고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쭐 것이 있사온데 말씀해 주소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무엇이나 물어라. 나는 설명하여 너를 기쁘게 하리라.’
수마제는 아뢰었다.
‘보살은 어떻게 하면 그가 나는 곳마다 사람들이 그를 보고 항상 기뻐하겠으며, 어떻게 하면 큰 부자가 되어 항상 재물이 많겠으며, 어떻게 하면 남 때문에 헤어지지 않겠으며, 어떻게 하면 어머니 태 안에 들지 않겠으며, 어떻게 하면 천 잎 연꽃 속에 화생(化生)하여 법왕(法王)님 앞에 서겠으며, 어떻게 하면 신통을 얻어 헤아릴 수 없는 수억의 국토를 지나 거기 가서 모든 부처님께 예배하겠으며, 어떻게 하면 원수가 없고 침해하는 자가 없겠으며, 어떻게 하면 그가 하는 말을 듣는 사람이 기뻐하면서 믿고 행하겠으며, 어떻게 하면 아무 재앙이 없고 그가 행하는 선행을 아무도 파괴하지 못하겠으며, 어떻게 하면 악마가 그 틈을 엿보지 못하겠으며, 어떻게 하면 임종 때에 부처님께서 그 앞에 서서 설법하시어 그로 하여금 고통에 들지 않게 하겠습니까? 이상이 제가 여쭙는 것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너는 여래의 뜻을 참으로 잘 물었다. 네가 묻고 싶은 것이 그런 것이었구나. 네가
묻고 싶어한 것을 나는 이제 다 말하리라.’
수마제는 말하였다.
‘예, 참으로 기쁩니다. 세존이시여, 듣고 싶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보살에게 네 가지 법이 있어서 사람들은 그를 보고 다 기뻐하느니라. 그 네 가지 법이란, 첫째는 성을 내지 않아 원수도 선지식처럼 보고, 둘째는 항상 인자한 마음으로 일체를 대하며, 셋째는 항상 위없는 법을 탐구하고, 넷째는 부처 형상을 만드는 것이니라.
또 보살에게 네 가지 법이 있어서 그는 큰 부자가 되느니라. 그 네 가지 법이란, 첫째는 때를 맞추어 보시하고, 둘째는 보시하고는 더욱 기뻐하며, 셋째는 보시한 뒤에 후회하지 않고, 넷째는 보시한 뒤에 그 갚음을 바라지 않는 것이니라.
또 보살에게 네 가지 법이 있어서 그는 남 때문에 헤어지지 않느니라. 그 네 가지 법이란, 첫째는 말을 전해 남을 싸우게 하지 않고, 둘째는 우치한 사람을 이끌어 불도에 들게 하며, 셋째는 누가 정법을 파괴하면 그것을 보호해 끊어지지 않게 하고, 냇째는 모든 사람을 권해 부처를 구하되 흔들리지 않게 하는 것이니라.
또 보살에게 네 가지 법이 있어서, 그는 천 잎 연꽃 속에 화생하여 법왕님 앞에 서느니라. 그 네 가지 법이란, 첫째는 푸르고 붉고 누르고 흰 연꽃을 찧어 이 네 가지를 모아 티끌처럼 가루를 내어 연하고 묘한 꽃에 채워 이것을 가지고 세존과 탑이나 사리에 공양하고, 둘째는 다른 사람으로 하여금 성을 내지 않게 하며, 셋째는 불상을 만들어 연꽃 위에 앉히고, 넷째는 최상의 정각(正覺)을 얻어 기쁘게 사는 것이니라.
보살에게 또 네 가지 법이 있어서 그는 신통을 얻어 한 불토(佛土)에서 다른 불토로 가느니라. 그 네 가지 법이란, 첫째는 남이 짓는 공덕을 보고는 그것을 끊지 않고, 둘째는 남이 설법하는 것을 보고 그것을 중지시키지 않으며,
셋째는 항상 절에 등불을 켜고, 넷째는 삼매를 구하는 것이니라.
보살에게는 또 네 가지 법이 있어서 그는 원수도 없고 미워하는 자도 없느니라. 그 네 가지 법이란, 첫째는 선지식에 대해 아첨하는 마음이 없고, 둘째는 남의 물건을 탐하거나 질투하지 않으며, 셋째는 남이 보시하는 것을 보면 그것을 돕고 함께 기뻐하고, 넷째는 보살의 하는 일을 보고 그것을 비방하지 않는 것이니라.
보살에게는 또 네 가지 법이 있어서 그의 말을 듣는 사람은 다 믿고 기뻐하며 실행하느니라. 그 네 가지 법이란, 첫째는 입으로 하는 말은 마음에도 다름이 없고, 둘째는 선지식에 대해 항상 지성스러우며, 셋째는 남의 설법을 듣고 시비를 말하지 않고, 넷째는 남이 설법의 청을 받는 것을 보면 그의 단점을 찾지 않는 것이니라.
보살에게 또 네 가지 법이 있어서 그는 재앙이 없고 지은 바 선행으로 빨리 정주(淨住)하게 되느니라. 그 네 가지 법이란, 첫째는 마음에 생각하는 것은 항상 선(善)에 뜻을 두고, 둘째는 항상 계율과 삼매와 지혜를 지니며, 셋째는 처음 발심한 보살은 일체지(一切智)로 많이 제도하기를 생각하고, 넷째는 항상 일체에 대해 자비를 가지는 것이니라.
보살에게 또 네 가지 법이 있어서 악마가 그 틈을 타지 못하느니라. 그 네 가지 법이란, 첫째는 항상 부처를 생각하고, 둘째는 항상 정진하며, 셋째는 항상 경의 법을 생각하고, 넷째는 항상 공덕을 세우는 것이니라.
보살에게 또 네 가지 법이 있어서 그가 임종 때에는 부처가 그 앞에 서서 설법하여 그로 하여금 고통스러운 곳에 떨어지지 않게 하느니라. 그 네 가지 법이란, 첫째는 일체 사람을 위해 모든 원을 세우고, 둘째는 누구든 보시를 행할 때 그것이 부족하면 만족하게 하려고 생각하며, 셋째는 남이 보시하는 것을 보고 그것이 적으면 곧 도와 보태 주고, 넷째는
3보께 공양하기를 항상 생각하는 것이니라.’
그 때 수마제는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께서 말씀하신 마흔 가지 법을 저는 항상 봉행하여 결함이 없게 하겠사옵고, 모두 구족하여 한 가지도 어기지 않겠습니다.’”
또 『변의장자자경(辯意長者子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세존께서는 무수한 대중에게 둘러싸여 설법하고 계셨다. 사위성의 어떤 장자의 아들 변의(辯意)는 5백 장자의 아들을 데리고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한 뒤에 합장하고 아뢰었다.
‘여쭈어 보고 싶은 일이 있습니다. 가엾이 여기소서. 무슨 인연으로 천상에 나고, 또 무슨 인연으로 인간에 나며, 또 무슨 인연으로 지옥에 나고, 또 무슨 인연으로 아귀 속에 나며, 또 무슨 인연으로 축생들 속에 나고, 또 무슨 인연으로 존귀한 사람으로 나서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며, 또 무슨 인연으로 노비로 태어나 남의 심부름을 하고, 또 무슨 인연으로 서민으로 태어나 입 안이 깨끗하고 향기로우며, 몸과 마음이 항상 편안하며 남의 칭찬만 받고 비방을 받지 않으며, 또 무슨 인연으로 사람으로 태어나 항상 남의 비방과 미움을 받으며, 형체는 추악하고 몸과 마음이 편치 않으며 항상 두려워하고, 또 무슨 인연으로 태어나는 곳마다 부처 모임에 참여하고 법을 들으며, 대중을 받들어 조금도 거스르지 않으며, 선지식을 만나 좋은 마음을 얻고 사문이 되면 소원을 성취합니까?
이상이 제가 여쭙는 것입니다. 세존께서는 분별하고 해설하시어 대중으로 하여금 그 바른 가르침을 듣고는 모두 피안(彼岸)에 이르게 하소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나는 지금 그
요의(要義)를 해설하리라.
다섯 가지 법(法)이 있어서 천상에 난다. 다섯 가지 법이란, 첫째는 인자한 마음으로 살생하지 않고 생물의 목숨을 길러 그들을 편안하게 하고, 둘째는 어진 마음으로 남의 물건을 훔치지 않고 빈궁한 이에게 보시하여 구제하며, 셋째는 정결(貞潔)하여 바깥 남녀를 범하지 않고 계를 지키고 재를 받들고 정진하며, 넷째는 성실하여 남을 속이지 않고, 4과(過)에서 입을 단속하여 탐하거나 속이지 말며, 다섯째는 술을 입에 대지도 않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 행(行)을 행하면 천상에 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변의에게 말씀하셨다.
‘또 다섯 가지 법이 있어서 인간에 난다. 다섯 가지 법이란, 첫째는 보시하여 빈궁한 사람을 구제하고, 둘째는 계를 가져 10악을 범하지 않으며, 셋째는 인욕하여 온갖 재앙으로 산란하지 않고, 넷째는 정진하여 교화하기에 게으름이 없으며, 다섯째는 일심으로 효도하고 충성을 다하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 행으로 인간에 나서는 큰 부자가 되고 수명이 길며 단정하고 위덕이 있으며, 왕이 되어 모두가 존경하느니라.’
부처님께서는 변의에게 말씀하셨다.
‘또 다섯 가지 법이 있어서 죽으면 지옥에 들어가 억 겁을 지내서야 나오느니라. 다섯 가지 법이란, 첫째는 3보를 믿지 않고 성인의 가르침을 비방하며 업신여기고, 둘째는 절과 탑을 부수며, 셋째는 4배(輩)들이 서로 비방하면서 죄를 생각하지 않고 서로 공경하는 마음이 없고, 넷째는 반역하여 상하와 부자와 군신이 없어 서로 순종하지 않으며, 다섯째는 미래의 욕심을 도라 하고 이미 얻은 것을 도(道)라 하면서 스승의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스스로 교만하여 스승을 비방하는 것이다. 이 다섯 가지 법을 행하면 죽어 지옥에 들어가 돌아다니면서 나올 기약이 없느니라.
또 다섯 가지 법을 행해 아귀 속에 떨어진다. 다섯 가지 법이란, 첫째는 인색하고 탐욕이 많아 보시하려 하지 않고, 둘째는 몰래 훔치고 양친에게 불효하며,
셋째는 어리석고 자비심이 없으며, 넷째는 재물을 쌓아 두고도 의식(衣食)에 인색하며, 다섯째는 부모ㆍ형제ㆍ처자ㆍ노비 등에게 공급하지 않는 것이니, 이런 다섯 가지 법으로 아귀 속에 떨어지느니라.
또 다섯 가지 법으로 축생행을 행하여 축생 속에 떨어진다. 다섯 가지 법이란, 첫째는 계를 범하여 남의 물건을 절도하고, 둘째는 빚을 지고도 거절하여 갚지 않으며, 셋째는 살생하여 그것으로 몸을 기르고, 넷째는 경에 설하는 법을 잘 듣지 않으며, 다섯째는 어려움을 핑계삼아 재계(齋戒)와 보시의 모임을 열어 항상 속인과 어울리는 것이니, 이런 다섯 가지 법으로 축생 속에 나느니라.
또 다섯 가지 법으로 귀인(貴人)이 되어 사람들의 존경을 받는다. 다섯 가지 법이란, 첫째는 널리 보시하고, 둘째는 3보와 어른에게 예배하고 공경하며, 셋째는 인욕하여 성내지 않고, 넷째는 유화하여 아랫사람에게 겸손하며, 다섯째는 경전과 계율을 널리 듣는 것이니, 이런 다섯 가지 법으로 귀인이 되어 대중의 존경을 받느니라.
또 다섯 가지 법을 행하여 항상 비천하게 태어나 사람의 노비가 된다. 다섯 가지 법이란, 첫째는 오만하여 공경하지 않고, 둘째는 친이(親二)하고 억세어 삼가는 마음이 없으며, 셋째는 방탕하여 3보께 예배하지 않고, 넷째는 도둑질로써 생업(生業)을 삼으며, 다섯째는 빚을 지고 도피하여 갚지 않는 것이니, 이런 다섯 가지 법으로 항상 비천한 노비로 태어나느니라.
또 다섯 가지 법으로 인간에 나서는 입의 냄새가 향기롭고 깨끗하며 몸과 마음이 항상 편안하고 남의 칭찬을 받고 비방을 받지 않는다. 다섯 가지 법이란, 첫째는 진실하여 남을 속이지 않고, 둘째는 경을 외우되 피차(彼此)가 없으며, 셋째는 계를 지켜 성도(聖道)를 비방하지 않고, 넷째는 사람으로 하여금 악을 버리고 선으로 나아가게 하며, 다섯째는 남의 장점과 단점을 찾지 않는 것이니, 이런 다섯 가지 법으로 인간에 나서는 입의 냄새가
향기롭고 깨끗하며 몸과 마음이 항상 편하고 남의 칭찬을 받고 비방은 받지 않느니라.
또 다섯 가지 법으로 인간에 나면 항상 남의 비방과 미움을 받으며, 형체가 추악하고 심신이 불안하여 항상 두려워한다. 다섯 가지 법이란, 첫째는 항상 진실하지 않아 남을 속이고, 둘째는 법회에서 누가 설법하면 그것을 비방하며, 셋째는 동학(同學)을 가벼이 여겨 시험하고, 넷째는 남의 입을 보지 않고 허물을 지으며, 다섯째는 이간질하는 말로 피차(彼此)를 싸우게 하는 것이니, 이 다섯 가지 법으로 인간에 나면 항상 남의 비방과 미움을 받고 추악하며, 심신이 불안하여 항상 두려워하느니라.
또 다섯 가지 법이 있어서 그는 나는 곳마다 항상 부처와 법과 대중의 모임에 참여하되, 조금도 틀림이 없고 부처를 만나고 법을 듣고는 좋은 마음을 얻으며, 사문이 되면 소원을 이루느니라. 다섯 가지 법이란, 첫째는 몸소 3보를 받들면서 남으로 하여금 그것을 섬기게 하고, 둘째는 불상을 만들어 항상 깨끗하게 모시며, 셋째는 항상 부처의 가르침을 받들어 그것을 어기지 않고, 넷째는 일체를 두루 사랑하되 부처가 적자(赤子)를 사랑하듯 하며, 다섯째는 받드는 경전을 밤낮 외우는 것이다. 그는 이 다섯 가지 법으로 나는 곳마다 3보의 모임에 항상 참여하되, 조금도 틀림이 없으며 부처를 만나고 법을 듣고는 곧 좋은 마음을 얻으며, 만일 사문이 되면 소원을 성취하느니라.’
이리하여 변의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이 쉰 가지 법의 뜻을 듣고 매우 기뻐하면서 법인(法忍)을 얻었고, 5백 장자의 아들은 다 법눈[法眼]이 깨끗해졌으며, 또 모든 대중은 다 만족하였다.
게송으로 말하였다.

마음과 경계가 서로 작용해
그 업이 맺히고 결박하나니
7식(識)이 거기서 일어나고

8식(識)이 그 인(因)을 이룬다.

삼계에서 그 과보를 받고
6취(趣)로 끝없이 돌아다닌다.
일을 따라 그 업을 일으켜
어디를 가나 구속받는다.

5음(陰)으로 몹시 고달파하고
9뇌(腦)에서 항상 허덕이나니
저 성인의 자비가 아니면
어찌 내 정신을 이롭게 하리.

모든 중생을 다 구제하는
현묘한 나루를 비로소 깨쳤나니
그것을 펴면 세상 이롭게 하고
그것을 감으면 자연 그대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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