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대장경 법원주림(法苑珠林) 67권
법원주림 제67권
서명사 사문 석도세 지음
송성수 번역
77. 원고편 ②
(6) 충우부(蟲㝢部)
『선비요경(禪秘要經)』에서 말하였다.
“또 사리불아, 행자(行者)가 선정에 들었을 때 욕각(欲覺)이 탐음(貪婬)의 바람을 일으키면 404개의 맥(脉)을 흔들어 눈에서부터 온몸에 이르기까지 일시에 동요하며, 모든 근(根)이 막히고 마음의 바람을 움직여 마음을 미치게 한다. 이로 인해 발광하고 귀신에 붙들려 밤낮으로 욕심(欲心)을 낸다. 그러므로 머리에 붙은 불을 끄듯 그것을 빨리 다스려야 한다.
그것을 다스리는 법은 먼저 이 행자로 하여금 자장(子藏)을 관찰하게 한다. 자장(子藏)이란, 생장(生藏) 밑과 숙장(熟藏) 위에 있으며, 그 아흔아홉 겹의 막(膜)은 마치 죽은 돼지의 아기집과 같다. 사백네 개의 맥(脉)은 자장에서 나와 마치 나무진과 같으며, 모든 근(根)에 퍼져 있고, 마치 대소변을 담아 놓은 것과 같다. 1,900의 마디는 마치 파초잎과 같고, 80호(戶)의 벌레는 사백네 개의 맥과 자장의 주위를 돌아 마치 말의 창자와 같으며, 이것은 바로 산문(産文)에 이르러 마치 팔찌 모양과 같은데, 크고 작은 원형은 위는 둥글고 밑은 뾰족하여 마치 패치(貝齒) 모양과 같다. 이것은 모두 아흔아홉 겹으로 되어 있고, 중첩된 낱낱의 안에는 사백네 개의 벌레가 있고, 낱낱 벌레는 머리가 열두 개요 입도 열두 개이다.
사람이 물을 마실 때는 수정(水精)이 맥(脈)에 들어가 모든 벌레에 퍼져 비라충(毘羅虫)의 정수리에 들어가 바로 산문(産門)으로 가고, 반 달마다 더러운 물을 내면 모든 벌레는 그것을 토해 마치 썩은 고름과 같다. 아흔 개의 벌레 입에 들어가 열두 개 벌레 여섯 구멍으로 나오면 그것은 마치 썩은 진홍 물감과 같다. 또
가을털[秋毫]처럼 가는 벌레들이 그 안에 있다.
모든 남자들은 전생의 죄악 때문에 사백네 개의 맥이 눈에서 나와 사지(四支)로 퍼지고 모든 창자로 흘러 들어가 생장 쪽에 각각 육십네 개의 벌레가 있어 각각 머리가 열두 개요 입도 열두 개이다. 그것은 꼬부라진 것이 서로 붙어 마치 가락지 모양과 같고, 청색 고름을 담은 것은 돼지의 정(精)과 같고, 악취가 지독하며 그윽한 곳에 감추어져 있다. 이것은 세 갈래로 나뉘어 위에 있는 스물아홉 개는 파초잎과 같다. 1,200개의 맥(脈)이 있고 낱낱 맥에서는 풍충(風虫)이 생겨 가늘기는 가을털과 같고 비란다새[毘蘭多鳥]의 부리와도 같다.
모든 벌레 속에는 근색충(筋色虫)이 생겨[이 벌레 모양은 힘줄이 연이은 것과 같고, 자장이 모든 맥(脈)을 동요시켜 정(精)을 빨고 내고 하는데, 남자 벌레는 푸르고 희며 여자 벌레는 누렇고 빨갛다.] 7만 8천 마리가 서로 감싸고 있는데, 그 모양은 포갠 고리와 같고 구사라새[瞿師羅鳥]의 눈과도 같다.
98맥은 위로 심장을 찔러 정수리에까지 이른다. 남자들의 눈이 색에 닿으면 바람이 마음을 움직이고 사백네 개의 맥이 그 바람에 불려 그치지 않고 움직이며 80호(戶)의 벌레가 일시에 입을 벌리고 눈에서는 온갖 고름을 내어 모든 맥에 흘러 들어간다. 나아가서는 벌레의 정수리에까지 이르면 모든 벌레가 무너지면서 발광하여 아무것도 모른다. 여근(女根)에 닿으면 남자의 정액은 푸르고 흰데 이것은 여러 벌레의 눈물이며, 여자의 정액은 누르고 붉은데 이것은 모든 벌레의 고름이다. 98사(使)의 훈수법(熏修法)에 있어서 80호의 벌레에 의해 지수화풍(地水火風)의 동작이 있는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사리불아, 만일 사부 대중이 부끄러움의 옷을 입고 부끄러움의 약을 먹고 해탈을 구하고 세상의 고통에서 벗어나려 하거든 이 법을 배워야 한다. 그 때는 감로(甘露)를 마신 것과 같으리라. 이 법을 배움이란, 자장(子藏)을 관상(觀想)하는 것이다. 즉 남근(男根)과 여근(女根)에 있는 크고 작은 모든 벌레들이 입을 벌리고 귀를 세우고 눈을 부릅뜨고 고름을 토하거든
손을 뒤엎어 왼쪽 무릎 끝에 두고, 숨길을 세어 안정시켜라. 1,999번을 세고 이 수식관(數息觀)을 마치고는 손을 오른 무릎 끝에 두고 앞에서와 같이 관상(觀想)하여라. 다시 손을 뒤엎어 머리 위를 덮고 이 벌레들의 더러운 것들로 하여금 먼저 두 눈ㆍ귀ㆍ코 및 어디나 가게 하라. 이렇게 하면 아무리 좋은 여색(女色)과 남색, 내지는 천자ㆍ천녀까지도 마치 문둥병자나 나리창[那利創] 벌레와 같고, 또 지옥의 화살과 반다라(半多羅) 귀신 모양과 같으며, 아비지옥의 사나운 불꽃과 같이 보일 것이다. 부디 관상하라. 내 몸이나 남의 몸이나 이 욕계의 모든 중생들의 몸은 다 이처럼 더러운 것이다.
사리불아, 너는 이제 알았는가? 중생들 몸의 근본 종자는 다 더러운 것이니, 이것은 다 말할 수 없다. 다만 수식관(數息觀)으로 일심으로 관찰하여라. 만일 이 약을 먹으면 그는 바로 대장부요 천상과 인간의 스승이며 조어(調御)의 왕이니라. 그는 욕심의 진창에서 벗어나고 물[水]의 사주를 받지 않고, 은애의 큰 강물에 떠내려가지 않으며 음탕하고 불길한 요술의 색(色)과 요사스런 귀신의 해침을 받지 않을 것이다. 알아야 한다. 이 사람은 생사는 벗어나지 못하더라도 그 몸이 향기롭고 깨끗하기는 우담바라꽃과 같아서 인간의 향상(香象)ㆍ용왕ㆍ역사ㆍ마혜수라 등도 미치지 못할 것이다. 그리고 대력(大力)인 하늘 사람의 공경을 받을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이어 말씀하셨다.
‘사리불아, 너는 이것을 잘 받아 지녀 사부 대중에게 설명하고 부디 잊지 말지니라.’
그 때 사리불과 아난 등은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 기뻐하며 봉행했다.“
또 『정법념처경』에서 말하였다.
“수행하는 비구는 그 몸을 여실히 관찰하되, 머리에서 발끝까지 온몸을 두루 관찰한다. 그는 문혜(聞慧)나 혹은
천안(天眼)으로 해골 속을 관찰한다. 즉 여기에는 뇌행충(腦行蟲)이 돌아다닌다. 이 벌레는 뇌 속에서 생겨 혹은 다니고 혹은 머무르면서 항상 이 뇌를 먹는다. 또 해골 속에도 온갖 벌레들이 다니거나 먹으면서 이 해골을 계속해서 먹는다. 또 발충(髮蟲)은 해골 밖에 있으면서 머리털의 뿌리를 먹고 이 벌레가 성내기 때문에 머리털을 빠지게 한다. 또 이충(耳蟲)은 귓속에 있으면서 귓속의 살을 먹고 이 벌레가 성내기 때문에 사람의 귀를 아프게 하며, 또는 귀머거리가 되게 한다. 또 비충(鼻蟲)은 코 안에 있으면서 코 안의 살을 먹고 이 벌레가 성내기 때문에 사람으로 하여금 음식 맛을 없게 하며, 뇌의 액이 흘러내리게 한다. 이 벌레가 뇌의 액을 먹기 때문에 사람으로 하여금 음식을 맛이 없게 한다.
또 지충(脂蟲)은 지방 속에서 생겨 거기 있으면서 항상 사람의 지방을 먹고 이 벌레가 성내기 때문에 사람의 머리를 아프게 한다. 또 속충(續虫)은 뼈마디 사이에서 생기며, 또 신충(身蟲)이라는 것은 사람의 이빨에서 생겨 이 벌레가 성내기 때문에 사람의 맥을 아프게 하는데 마치 침으로 찌르는 것과 같다. 또 식연충(食涎蟲)은 혀뿌리에 있고 이 벌레가 성내기 때문에 사람의 입을 마르게 한다. 또 아근충(牙根蟲)이라는 벌레는 사람의 이 뿌리에 있고 이 벌레가 성내기 때문에 사람의 이빨을 아프게 한다. 또 구토충(歐吐蟲)은 음식을 거슬리게 하여 구토질을 많이 하게 한다. 이것을 내수행자(內修行者)의 순신관(循身觀)이라 하며, 이상 열 가지 벌레는 머리 속에 있다.
또 문혜(聞慧)나 혹은 천안(天眼)으로 먼저 목구멍을 관찰한다. 식연충(食涎虫)은 사람이 음식을 먹을 때 꼭 구역질이 나도록 한다. 이것은 침과 섞여 사람이 목구멍으로 음식을 넘기려 하면 뇌연충(腦涎蟲)과 어울려 목구멍으로 식연충과 함께 이 음식을 먹으면서 살아간다. 만일 벌레가 늘어나면 사람으로 하여금 해수병을 나게 하며, 사람이 기름기를 많이 먹거나 단 것을 먹거나
냄새나는 것을 먹거나 신 음식을 먹거나 찬 음식을 먹으면, 벌레는 왕성해져 사람의 목구멍병을 나게 한다.
또 문혜나 천안으로 목구멍에 있는 소타충(消唾蟲)을 관찰한다. 사람이 이상과 같은 기름기 등을 먹지 않으면, 이 벌레는 안온하여 침을 잘 소화하여 열 개의 맥(脉) 속으로 좋은 맛을 흘려 보내고 안온하여 즐거워한다. 그러나 사람에게 소타충이 많으면 병이 생기고, 이 벌레의 병 때문에 사람은 찬 거품을 토해 내며, 이 때문에 가슴속의 병이 된다.
또 문혜나 천안으로 사람 몸 속에 있는 토충(吐蟲)을 관찰한다. 이것은 열 개의 맥 속에 살면서 사람이 음식을 먹을 때는 열 개의 맥에서 몸을 솟구쳐 위로 목구멍까지 올라와 사람으로 하여금 토하게 한다. 여기 다섯 종류의 구토가 있다. 첫째는 풍토(風吐)요, 둘째는 음토(★吐)요, 셋째는 타토(唾吐)요, 넷째는 잡토(雜吐)요, 다섯째는 승토(蠅吐)이다. 만일 이 벌레가 안온하면 음식이 위(胃)에서 뱃속으로 잘 내려간다.
또 문혜나 천안으로 관찰한다. 파리가 먹는 음식이 더러운 것이기 때문에 파리가 목구멍에 들어가면 토하게 하며 벌레가 발동하면 크게 토한다.
또 문혜나 천안으로 다니는 것을 본다. 이것은 그 중간에서 혹은 다니고 혹은 머무르며 아주 미세하고 발이 없다. 만일 사람이 맛난 음식을 먹으면 벌레는 더욱 자라나고 맛나지 않은 음식을 먹으면 벌레는 쇠약해지며, 만일 내가 음식을 먹지 않으면 취충(醉蟲)은 앓으면서 편하지 않다.
또 문혜나 혹은 천안으로 정수리에 있는 방일충(放逸蟲)을 관찰한다. 즉 이것이 만일 뇌문(腦門)으로 가면 사람을 앓게 하고, 정수리로 가면 사람에게 종기가 나게 하며, 목구멍으로 가면 마치 개미처럼
목구멍에 가득 차고, 제자리에 있으면 병이 나지 않는다.
또 문혜나 천안으로 육미충(六味蟲)을 본다. 즉 이것이 맛난 음식을 즐기면 나도 그것을 즐기고 이것이 즐기지 않으면 나도 불편하다. 만일 내가 열병에 걸리면 이것도 먼저 열병에 걸린다. 이런 허물 때문에 이것은 병자로 하여금 먹는 음식이 맛나지 않게 하여 병자는 식미(食味)가 전연 없는 것이다.
또 문혜나 천안으로 서기충(抒氣蟲)을 본다. 즉 이것은 성을 내기 때문에 사람의 뇌(腦)를 먹어 구멍을 내고 혹은 목구멍이 아프고 혹은 목구멍이 막혀 죽는 고통을 겪는다. 이것은 목구멍에 있는 여러 벌레와 함께 소란을 부려 온갖 고통을 낸다. 이것은 늘 침에 덮여 있고 매우 작지만 얼굴도 있고 발도 다 있다.
또 문혜와 천안으로 증미충(憎味蟲)을 관찰한다. 즉 이것은 머리 밑의 목구멍 속에 있다. 이 벌레는 어떻게 나를 괴롭히며 혹은 편하게 하는가? 이 벌레는 다른 여러 맛은 다 싫어하고 오직 한 가지 맛만을 좋아한다. 혹은 단맛만을 즐기고 다른 맛은 싫어하며, 혹은 신맛만을 즐기고 다른 맛은 싫어한다. 이것이 싫어함을 따라 나도 그것을 싫어하고, 이것이 즐김을 따라 나도 그것을 즐긴다. 혀끝에 맥(脉)이 있어서 그 맛을 따라 혀를 마르게 하고, 이것이 화를 내어 내 혀를 움찔움찔 움직이게 하며, 혹은 목구멍에 해수병이 나게 한다. 이것이 화를 내지 않으면 이상의 병이 없다.
또 문혜나 혹은 천안으로 기수충(嗜睡蟲)을 본다. 즉 그 형상은 미세하여 들창의 먼지와 같은데 일체의 혈관으로 돌아다니기를 즐긴다. 혹은 살 속에 있고 혹은 뼈 속에 있으며, 혹은
뺨 속에 있고 혹은 이빨 속에 있으며, 혹은 목구멍뼈 속에 있고 혹은 귓속에 있으며 혹은 눈 속에 있고, 혹은 콧속에 있으며 혹은 머리털과 수염 속에 있다. 이것은 바람에 불려 흘러 다닌다. 이것이 심장 속에 있을 때 앓거나 혹은 매우 피로하면 심장은 연꽃과 같다. 낮에는 피는데 햇빛이 없기 때문이요 밤이면 도로 오므린다. 이것이 그 속에 있으면서 경계를 많이 취하면 모든 근(根)이 몹시 고달프고 이것이 자면 사람도 잔다. 일체 중생은 다 잠이 있는데 이것이 낮에 너무 피로하면 사람도 잠을 잔다.
또 문혜나 천안으로 종충(腫蟲)을 본다. 즉 이것은 몸 속을 돌아다니는데 그 몸은 매우 미세하다. 이것이 피를 빨면 그곳에는 종기가 생겨 몸이 쑤시고 아프다. 이것은 얼굴에도 있고 혹은 정수리에도 있으며, 혹은 목구멍에도 있고 혹은 뇌문(腦門)에 있으며, 혹은 그 이외의 곳에도 있다. 이것이 있는 곳에는 종기가 생기지만 만일 힘줄 속에 있으면 앓는 고통이 없다.
또 문혜나 천안으로 열 종류의 벌레를 본다. 즉 이것들이 폐나 간에 들어가면 사람은 곧 병을 앓는다. 그 열 종류란, 첫째는 식모충(食毛蟲)이요, 둘째는 공혈행충(孔穴行蟲)이며, 셋째는 선도마라충(禪都摩羅蟲)이요, 넷째는 적충(赤蟲)이요, 다섯째는 식즙충(食汁蟲)이요, 여섯째는 모등충(毛燈蟲)이며, 일곱째는 진혈충(瞋血蟲)이요, 여덟째는 식육충(食肉蟲)이며, 아홉째는 습습충(習習蟲)이요, 열째는 초충(酢蟲)이다. 이들은 다 그 형상이 미세하여 발도 없고 눈도 없으며 피 속으로 돌아다니면서 아픔과 가려움을 일으킨다.
또 문혜나 혹은 천안으로 식모충(食毛虫)을 본다. 즉 만일 이것이 성을 내면 사람의 눈썹과 수염을 먹어 없애 버려 나병자가 되게 한다. 또 공혈행충(孔穴行蟲)이 성을 내어 피 속으로 돌아다니면 사람의 몸을
거칠게 하고 마비시켜 지각이 없게 한다. 또 선도마라충(禪都摩羅蟲)이 피속으로 다니되, 코 안에 있거나 입 안에 있으면 사람의 입과 코에서 악취가 나게 한다. 또 적충(赤蟲)이 성을 내어 피 속으로 돌아다니면 그 사람의 목구멍에 부스럼이 생기게 한다. 또 식즙충(食汁蟲)이 성을 내어 피 속으로 돌아다니면 사람의 몸을 다 푸르고 여위게 하며 혹은 검거나 누르고 여위게 한다. 또 모등충(毛燈蟲)이 성을 내어 피 속으로 돌아다니면 병을 내되, 옴ㆍ창병ㆍ문둥병으로 사람의 몸을 상하게 한다. 또 진혈충(瞋血蟲)이 성을 내어 피 속으로 돌아다니면 혹은 적병(赤病)을 내어 여자가 하혈(下血)하며 몸이 가렵고 옴과 창병으로 고름이 나고 문드러진다. 또 식육충(食肉蟲)이 성을 내어 병이 생기되, 머리로 돌아다니면 목구멍이나 입 안이나 하문(下門)에 부스럼이 생긴다. 또 습습충(習習蟲)이 피 속으로 돌아다니면 병을 내되, 아주 여위고 피곤하며 음식을 먹으려 하지 않는다. 또 초충(酢蟲)이 성을 내어도 이런 병을 낸다.
또 열 종류의 벌레가 음중(陰中)으로 돌아다니는 것을 본다. 그 열 종류의 벌레란, 첫째는 생창충(生瘡蟲)이요, 둘째는 자충(刺蟲)이며, 셋째는 폐근충(閉筋蟲)이요, 넷째는 동맥충(動脈蟲)이며, 다섯째는 식피충(食皮蟲)이요, 여섯째는 동지충(動脂蟲)이며, 일곱째는 화집충(和集蟲)이요, 여덟째는 취충(臭蟲)이며, 아홉째는 습생충(濕生蟲)이요, 열째는 열충(熱蟲)이다.
또 문혜나 혹은 천안으로 생창충을 본다. 즉 이것은 부스럼 속을 돌아다니면서 그 부스럼을 먹으며 혹은 목구멍에 창병을 낸다. 또 자충이 성을 내면 사람이 설사하며 마치 불에 타는 듯 입 안이 마르고 음식이 소화되지 않는다.
사람이 괴로워하면 이것은 기뻐한다. 이것은 사람의 혈맥을 깨물어 괴롭히며 혹은 하혈(下血)하게 하고 혹은 소화되지 않아 설사하게 한다. 혹은 폐근총을 본다. 이것은 굵은 힘줄에도 다니고 혹은 가는 힘줄에도 다니며, 이것이 다니는 것을 깨달으면 힘줄이 아프고 깨닫지 못하면 아프지 않다. 일체의 골육도 다 여위고 힘줄 속은 아프다. 이것이 성을 내면 사람이 음식을 먹지 못하고 힘줄 속에 있으면 사람의 피를 먹으므로 사람을 힘이 없게 하며 사람의 살을 먹으므로 사람을 여위게 한다.
혹은 동맥충을 본다. 이것은 일체의 혈맥 속으로 다니지만 그 몸이 미세하여 아무 장애가 없다. 이것이 사람의 식맥(食脈) 속에 있으면 병이 생겨 몸이 마르고 음식을 좋아하지 않게 하고 ,이것이 수맥(水脈) 속에 있으면 병이 생겨 입이 마르며, 이것이 한맥(汗脈) 속에 있으면 사람의 모든 털구멍에 땀이 없게 하고, 이것이 요맥(尿脈) 속에 있으면, 사람으로 하여금 임질을 앓게 하거나 혹은 정기를 없애며 혹은 아프게 한다. 이것이 성을 내어 하문(下門)으로 가면 사람의 대변이 막히고 통하지 않게 하여 사람은 그 고통에 거의 죽게 된다.
혹은 식피충을 본다. 사람이 과식하기 때문에 이것이 성을 내어 사람의 안색을 추악하게 하고, 혹은 여드름을 내어 혹은 가렵고 혹은 붉으며, 혹은 누르고 혹은 터지게 하며, 혹은 머리털과 손톱이 빠지게 하고, 혹은 나쁜 병에 걸리게 하여 껍질이 벗겨지고 혹은 살이 문드러진다. 혹은 동지충을 본다. 이것이 몸 속의 지맥(脂脈) 안에 있어서 사람이 과식하거나 혹은 잠이 많으면 이것은 성을 내어 음식을 소화되지 않게 하고, 혹은 옴으로 가렵게 하고, 혹은 나쁜 종기를 내어 몸의 털뿌리에 사마귀알이 생기게 한다. 혹은 혹이 생기고 혹은 혈맥이 부으며, 혹은 소갈증이 생기고 혹은 몸에서 냄새가 나며, 혹은 음식을 먹을 때 땀을 흘리게 한다.
혹은 화집충을 본다. 이것은 두 종류의 몸을 모은다.
첫째는 각신(覺身:느낌이 있는 몸)이요, 둘째는 불각신(不覺身:느낌이 없는 몸)이다. 껍질ㆍ살ㆍ피 등은 각신이요, 털ㆍ손발톱ㆍ이 등은 불각신이다. 사람이 과식하기 때문에 벌레도 힘이 없고 사람도 힘이 없어 빨리 오가지 못하며 잠이 많고 눈이 멀며, 혹은 타고 마르므로 껍질ㆍ살ㆍ뼈ㆍ피ㆍ골수ㆍ정액 등이 줄어든다.
또 혹은 취충을 본다. 이것은 살 속과 대소변 속에 있다. 사람이 과식하기 때문에 이것이 성을 내면 사람의 살과 대소변과 침ㆍ콧물 등이 다 악취가 나며, 코 안이 헐어 고름이 나고 혹은 눈물에서 냄새가 난다. 이것이 다니는 곳에는 다 냄새가 나므로 옷이나 침구나 음식이나 이빨 속에 있으면 이것이 냄새가 나기 때문에 음식도 냄새가 나며 옷과 침구에서도 다 냄새가 난다. 혀에는 백태가 많아 냄새가 나고 몸에서도 냄새가 난다. 또 혹은 습행충을 본다. 이것은 사람의 등살 속으로 다니다가 음식물이 다 소화된 줄을 알면 허리의 세 구멍에 들어가 사람의 대변을 취해 그 즙(汁)은 오줌으로 만들고, 찌꺼기는 똥으로 만들어 하문(下門)으로 내려가게 한다.
또 수행하는 사람은 내신(內身)의 순신관(循身觀)을 닦아 열 종류의 벌레가 사람의 근(根) 속으로 다니는 것을 본다. 사람의 몸은 다 여기서 생기는 것이다. 그 열 종류란, 첫째는 습습충(習習蟲)이요, 둘째는 철철충(惙惙蟲)이며, 셋째는 묘화충(苗華蟲)이요, 넷째는 대첨충(大諂蟲)이며, 다섯째는 흑충(黑蟲)이요, 여섯째는 대식충(大食蟲)이며, 일곱째는 난행충(暖行蟲)이요, 여덟째는 작열충(作熱蟲)이며, 아홉째는 화충(火蟲)이요, 열째는 대화충(大火蟲)이다. 이 벌레들은 음황(陰黃) 안에 산다.
그는 문혜나 혹은 천안으로 습습충을 본다. 사람이 과식하기 때문에 이것은 성을 내어 사람의 속눈썹을 먹음으로써 사람의 눈을 가렵게 하며 눈물이 많이 나게 한다. 이것은 미세하여 사람의 눈 속으로 다니면 눈은 병이 많아 눈을 헐게 하기도 하며, 혹은 눈동자 속에 들어가 눈에
백▣(白★)를 낸다. 이것은 적색으로서 성을 내지 않으면 이런 병이 없다.
혹은 철철충을 본다. 이것이 사람 몸 안에 있으면서 음(陰) 속을 다니면 음황으로 몸을 덮는다. 뼈 속에 들어가면 사람을 몹시 덥게 하고 피부 속으로 다니면 몸이 밤낮으로 늘 덥고 수족이 다 뜨겁다. 껍질 속에 들어가면 몸에 땀이 난다.
혹은 묘화충을 본다. 이것이 음(陰) 안에 다니는데 부리는 날카롭고 발은 짧고 몸은 화장(火藏)과 같으며, 사람은 음식을 먹으려 하지 않는다. 이것이 다니는 곳은 매우 뜨거워 문드러지며 몸의 피가 많아지고 몸이 몹시 뜨거워진다. 만일 이것이 순하게 다니면 이런 병이 없다.
혹은 대첨충을 본다. 이것이 사람 몸 안에 있으면서 음황 속을 다니면 사람은 편하기도 하고 불안해 하기도 한다. 사람이 과식하기 때문에 이것은 성을 내어 정수리에서 발끝까지 다니되 아무 장애가 없다. 이것은 몸 안의 모든 뜨거운 피로 하여금 뜨거운 부스럼을 내게 하여 피나 혹은 음(陰)이 입과 귀에서 흘러나오게 한다. 이것이 성을 내지 않으면 이런 병이 없다.
혹은 흑충을 본다. 이것이 몸 안에 있으면서 음황 안을 다니면 사람은 편하기도 하고 불안해 하기도 한다. 사람이 과식하기 때문에 이것은 성을 내어 사람의 얼굴에 주름살이 지게 하고 혹은 많은 혹이 나게 하며, 혹은 얼굴을 검거나 누르거나 붉게 하고 혹은 몸에 냄새가 나게 하며, 혹은 눈이 멀게 하고 혹은 입 안에 부스럼이 나게 하며, 혹은 대소변이 나오는 곳에 부스럼이 나게 한다. 그러나 이것이 성을 내지 않으면 이런 병이 없다.
또 혹은 대식충을 본다. 사람이 과식하기 때문에 이것이 성을 내어 음황 안에 있으면 음식을 먹자 곧 소화가 되며, 이것이 성을 내지 않으면 이런 병이 없다.
또 혹은 난행충을 본다. 즉 이것은 항상 따뜻한 음식을 좋아하고 찬 음식을 싫어하며, 만일 찬 음식을 먹으면 이것은 성을 내어 입에서 많은 물을 내어 사람으로 하여금 게으르게 하거나 혹은 졸게 하며, 마음이 우울하고 눈을 어둡게 하며, 몸을 아프게 하거나 혹은 콧물이 많게 하며, 또 침이 많거나 혹은 목병이 나게 한다. 이것이 성을 내지 않으면 이런
병이 없다.
또 혹은 열충을 본다. 이것은 사람의 몸 안에 있으면서 사람이 과식하면 병이 많아지게 한다. 즉 숨길을 방해하고 사람의 몸을 비대하게 하며, 혹은 목구멍을 막고 대소변을 다 희게 한다. 이것은 찬 것도 싫어하고 맑은 것도 싫어한다.
또 혹은 식화충을 본다. 이것은 사람 몸의 음(陰) 안에서 다니고 머무른다. 이것은 추울 때에는 기뻐하고 더울 때에는 쇠약해진다. 추울 때에는 기뻐하기 때문에 사람은 음식을 생각하고, 더울 때에는 불이 강성하기 때문에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다. 겨울의 추울 때에는 음(陰)은 맑고 시원해지고, 더우면 음(陰)은 발동한다.
또 혹은 대화충을 본다. 사람의 성질이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억지로 먹어 과식하기 때문에 이것은 성을 내어 몸 안에 있는 다른 벌레를 먹음으로써 사람의 배를 아프게 하고 혹은 수족을 아프게 하는 등, 이것이 먹는 곳은 모두 아프다. 그리고 이것이 성내지 않으면 이런 병이 없다.
또 수행하는 사람은 내신(內身)의 순신관(循身觀)을 닦는다. 그는 문혜나 혹은 천안으로 뼈 속에 있는 열 종류의 벌레를 관찰한다. 그 열 종류란, 첫째는 지골충(蚳骨蟲)이요, 둘째는 설골충(齧骨蟲)이며, 셋째는 할절충(割節蟲)이요, 넷째는 적구취충(赤口臭蟲)이며, 다섯째는 난충(爛蟲)이요, 여섯째는 적구충(赤口蟲)이며, 일곱째는 파두마충(頗頭摩蟲)이요, 여덟째는 식피충(食皮蟲)이며, 아홉째는 풍도충(風刀蟲)이요, 열째는 도구충(刀口蟲)이다. 이상 열 가지 벌레는 사람의 뼈 속을 돌아다니면서 마음을 거스리고 몸을 해치는 것이니, 그것은 다 말할 수 없다.
또 수행하는 사람은 내신(內身)의 순신관을 닦는다. 그는 문혜나 혹은 천안으로 사람의 오줌 속으로 다니는 열 종류의 벌레를 관찰한다. 그 열 종류란, 첫째는 생충(生蟲)이요, 둘째는 침구충(鍼口蟲)이며, 셋째는 절충(節蟲)이요, 넷째는 무족충(無足蟲)이며, 다섯째는 산즙충(散汁蟲)이요, 여섯째는 삼초충(三焦蟲)이며, 일곱째는 파장충(破腸蟲)이요, 여덟째는 폐색충(閉塞蟲)이며, 아홉째는
선색충(善色蟲)이요, 열째는 예문창충(穢門創蟲)으로서 그 빛깔대로 더러운 대변 속에 사는 것이다. 이상 열 가지 벌레는 그 성질을 거스르면 이것도 사람의 몸을 해치는 것이다. 자세한 것은 경전에 있으므로 여기서 다 말할 수 없다.
또 수행하는 사람은 내신의 순신관을 닦는다. 그는 문혜나 혹은 천안으로 열 종류의 벌레를 본다. 이것은 뼈 속이나 혹은 정액(精液) 속으로 다닌다. 그 열 종류란, 첫째는 모충(毛蟲)이요, 둘째는 흑구충(黑口蟲)이며, 셋째는 무력충(無力蟲)이요, 넷째는 대통충(大痛蟲)이며, 다섯째는 번민충(煩悶蟲)이요, 여섯째는 화충(火蟲)이며, 일곱째는 활충(滑蟲)이요, 여덟째는 하류충(下流蟲)이며, 아홉째는 기신근충(起身根蟲)이요, 열째는 억념환희충(憶念歡喜蟲)이다. 이 열 가지 벌레도 그 성질을 거스르면 성을 내기 때문에 또한 사람의 몸을 해친다. 자세한 것은 경전에 있으므로 여기서는 다 말하지 않는다.”
(7) 지옥부(地獄部)
『죄업보응교화지옥경(罪業報應敎化地獄經)』에서 말하였다.
“그 때 신상(信相)보살은 중생을 위해 먼저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첫째, 지금 죄를 받는 어떤 중생은 저 옥졸(獄卒)들로부터 그 좌대[剉碓]에 몸을 베이되, 머리에서 발까지 내지는 정수리까지 베이고, 베인 뒤에 고운 바람이 불어 다시 살아나면 또 베입니다. 이것은 무슨 죄 때문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에 3보를 믿지 않고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았으며, 백정질과 사형 집행인으로서 중생들을 베어 죽였기 때문에 그런 과보를 받는 것이니라.’
‘둘째, 또 어떤 중생은 몸이 마비되고 수염과 눈썹이 떨어지며 온몸이 문드러지므로 새처럼 깃들고 사슴과 같이 자면서 사람의 자취는 아주 끊어지고, 친족을 더럽히므로 아무도 그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것을 문둥병이라 하는데, 이것은 무슨 죄 때문입니까?’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에 3보를 믿지 않고 부모에게 불효하며
절을 부수고 도인을 껍질 벗기며, 성현을 활로 쏘고 사장(師長)을 해치며, 언제나 되돌림이 없이 은혜를 등지고 의리를 잊으며, 항상 구차하게 살고 높고 낮은 이와 간음하면서도 아무 거리낌이 없었으니, 이 때문에 그런 죄를 받느니라.’
‘셋째, 또 어떤 중생은 몸은 장대하면서 귀먹고 어리석으며 발이 없어 배로 기어다니고 오직 진흙만 먹고 살아가며 조그만 벌레들이 그것을 파먹습니다. 그는 항상 이런 고통을 받으면서 견디지 못해 합니다. 이것은 무슨 죄 때문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에 남의 것을 제가 쓰고 좋은 말을 믿지 않으며 부모에게 불효하고 임금을 거스리며, 그가 왕이 되었을 때는 대신과 4진(鎭)의 방백(方伯)과 고을의 영장(令長)과 관리와 도호(都護)들이 그 위세를 믿고 백성들을 침탈하며 아무 도리도 없이 백성을 못살게 하여 원망이 자자했으니, 이 때문에 그런 죄를 받는 것이니라.’
‘넷째, 또 어떤 중생은 두 눈이 멀어 아무것도 보지 못하여 혹은 나무에 받치고 구덩이에 떨어져 그 때에 죽어서는 다시 몸을 받아도 또한 그러합니다. 이것은 무슨 죄 때문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에 죄와 복을 믿지 않고 부처님의 광명을 막으며 매의 눈을 꿰매고 중생을 잡아 가두며 가죽 푸대를 머리에 씌워 아무것도 보지 못하게 하였으니, 이 때문에 그런 죄를 받느니라.’
‘다섯째, 또 어떤 중생은 벙어리가 되어 말을 못하므로 무슨 할 말이 있을 때는 눈을 감고 손을 들면서 끝내 아무 말도 못합니다. 이것은 무슨 죄 때문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에 3존(尊)을 비방하고 성인의 도를 비방하며, 남의 좋고 나쁨과 장점과 단점을 말하고 찾으며 선인을 모함하고 현인을 미워했으니, 이 때문에 그런 죄를 받느니라.’
‘여섯째, 또 어떤 중생은 배는 크고 목은 가늘어 음식을 내리지 못하며, 어떤 먹을 것이 있으면 그것이 고름 피로 변합니다. 이것은 무슨 죄 때문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에 스님들의 음식을 훔쳐 먹거나 혹은 대회의 복된 음식을 은근한 곳에서 훔쳐 먹으며, 내 물건은 아까워하고 남의 재물만 탐하며, 항상 악심으로 남에게 독약을 주어 숨을 통하지 않게 하였으니, 이 때문에 그런 죄를 받느니라.’
‘일곱째, 또 어떤 중생은 항상 옥졸에게 붙들리면 옥졸은 뜨거운 쇠못을 그의 온갖 뼈마디와 머리에 박고 그러면 저절로 불이 생겨 그 몸을 다 태워 문드러지게 합니다. 이것은 무슨 죄 때문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에 침구(鍼灸) 의사로서 남의 몸에 침을 놓아 병을 고치지 못하고 남을 속여 재물은 빼앗으면서 항상 고통만 주었으니, 이 때문에 그런 죄를 받느니라.’
‘여덟째, 또 어떤 중생은 항상 확탕(鑊湯) 속에 있습니다. 즉 우두아방(牛頭阿傍)은 그를 세 가지 작살로 찍어 확탕 안에 넣고 삶아 그는 온몸이 문드러져 죽습니다. 그리고 다시 숨을 불어넣어 그가 살아나면 또 삶습니다. 이것은 무슨 죄 때문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에 사견(邪見)을 믿고 귀신에게 제사지낼 때 중생을 잡아 끓는 물에 털을 벗기고 또 삶고 하기를 무한히 했으니, 이 때문에 그런 죄를 받느니라.’
‘아홉째, 또 어떤 중생은 항상 화성(火城) 안에서 몸이 탈 때 사방 문이 다 활짝 열린 것을 보고 그리로 달려가면 문이 곧 닫겨 동서로 달리지만 거기서 벗어나지 못하고 불에 타 죽습니다. 이것은 무슨 죄 때문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에 산야에 불을 놓아 닭 등 중생을 구워 먹고 그 껍질을 벗겼으니, 이 때문에 그런 죄를 받느니라.’
‘열째, 또 어떤 중생은 항상 설산(雪山)에 있으면서 그 찬바람에
피부가 다 찢기면서도 죽을래야 죽지 못합니다. 이것은 무슨 죄 때문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에 나쁜 도적이 되어 사람의 옷을 벗겨 한겨울에 얼어죽게 하고 소와 염소를 산 채로 가죽을 벗겨 못 견딜 고통을 주었으니, 이 때문에 그런 죄를 받느니라.’
‘열한째, 또 어떤 중생은 항상 칼산의 칼나무 위에 있으면서 무엇을 붙잡으면 그것은 곧 그의 사지를 끊습니다. 이것은 무슨 죄 때문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에 백정으로서 짐승을 잡아 삶고 그 껍질을 벗기며 살과 뼈를 고르고 머리와 다리를 나누어 높은 데 달고, 저울로 달아 팔며 또 산 채로 짐승을 거꾸로 달아 무한한 고통을 주었으니, 이 때문에 그런 죄를 받느니라.’
‘열두째, 또 어떤 중생은 5근(根)을 갖추지 못했으니, 이것은 무슨 죄 때문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에 매를 날리고 사냥개를 놓으며 활로 짐승을 쏘아 죽이거나, 혹은 그 머리를 끊고 혹은 그 발을 끊으며 산 채로 새의 날개를 잘랐으니, 이 때문에 그런 죄를 받느니라.’
‘열셋째, 또 어떤 중생은 앉은뱅이요 곱사등이며 허리를 못쓰고 절름발이이며, 손이 아무것도 잡지 못하고 마음대로 다니지 못합니다. 이것은 무슨 죄 때문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에 남을 위해 들밭이나 길에 창을 두거나 혹은 활쏘는 구덩이를 파고 또 함정을 만들어 두고 짐승을 빠지게 하여 그것을 잡아서는 머리를 부수고 다리를 부러뜨리는 등 이런 일이 한두 번이 아니었으니, 이 때문에 그런 죄를 받느니라.’
‘열넷째, 또 어떤 중생은 항상 옥졸의 수갑을 차고 형틀을 쓰고는 그것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것은 무슨 죄 때문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에 그물로 중생을 잡고 사람과 짐승을 잡아 가두어 주림의 고통을 주었다. 혹은 재상이나 영장(令長)이 되어 재물을 탐하여 선량한 사람을 억울하게 결박했으므로 저들의
원한은 하늘에 사무쳤으나 어쩔 수 없었으니, 이 때문에 그런 죄를 받느니라.’
‘열다섯째, 또 어떤 중생은 혹은 미쳐 날뛰고 혹은 어리석어 좋고 나쁜 것을 구별하지 못합니다. 이것은 무슨 죄 때문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에 술을 마시고 어지러이 취하여 서른여섯 종류의 허물을 범하였다. 또 그의 어리석음은 술에 취한 사람과 같아서 높고 낮은 이를 분별하지 못하고 좋고 나쁜 것을 구별하지 못했으니, 이 때문에 그런 죄를 받느니라.’
‘열여섯째, 또 어떤 중생은 그 몸은 매우 작은데 그 음장(陰藏)은 너무 커서 그것을 잡아당기면 온몸의 가죽이 다 끌리며, 다니거나 서거나 앉거나 눕거나 그것 때문에 방해를 받습니다. 이것은 무슨 죄 때문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에 살기 위해 장사할 때 제 것은 자랑하고 남의 것은 비방하며 말과 되와 저울을 농간질하여 남을 속였으니, 이 때문에 그런 죄를 받느니라.’
‘열일곱째, 또 어떤 중생은 남근(男根)이 병신이므로 황문(黃門)이 됩니다. 이것은 무슨 죄 때문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에 코끼리ㆍ말ㆍ소ㆍ염소ㆍ돼지ㆍ개 등을 거세(去勢)해서 죽이거나 살게 했으므로 이 때문에 그런 죄를 받느니라.’
‘열여덟째, 또 어떤 중생은 늙을 때까지 자식이 없어 외로이 혼자 삽니다. 이것은 무슨 죄 때문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에 사람됨이 포악하여 죄와 복을 믿지 않고, 모든 새들이 알을 낳을 때 그릇을 가지고 물가로 나가 기러기ㆍ학ㆍ앵무ㆍ거위 등의 알을 주워 가지고 돌아와 삶아 먹었다. 새들은 새끼를 잃고는 부르짖고 슬피 울어 눈에서 피가 나왔으니, 이 때문에 그런 죄를 받느니라.’
‘열아홉째, 또 어떤 중생은 어려서부터 고아가 되어 부모 형제가 없고, 남의 사동(使童)이 되어 고생으로 살아가며, 자라서
성인이 되어서는 억울하게 죄에 걸려 현관(縣官)의 결박으로 감옥에 갇힙니다. 그러나 식사를 넣어주는 사람이 없어 굶주려 고생하나 호소할 곳이 없습니다. 이것은 무슨 죄 때문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에 수리ㆍ매ㆍ곰ㆍ호랑이 등을 잡아 우리에 가두어 기르기를 좋아했으므로, 저 외로운 짐승들의 부모 형제들은 항상 걱정하고 슬피 울며 큰 소리로 부르짖으면서 사람의 마음을 슬프게 하고 아무것도 먹을 수 없었다. 그래서 항상 주림에 괴로워하여 뼈는 일어서고 가죽만 붙어 있어 죽으려 하나 그것도 안 되었으니, 이 때문에 그런 죄를 받느니라.’
‘스무째, 또 어떤 중생은 그 형상이 매우 추하고 몸은 칠같이 검으며, 또 두 눈은 푸르고 광대뼈는 모두 튀어나왔으며, 얼굴에는 여드름이요 코는 납작하며, 두 눈은 누르고 붉고 이빨은 성기며, 입에서는 냄새가 나고 키는 작은데 온몸이 부었으며, 배는 크고 넓적다리는 불룩하며, 또 다리는 뒤틀리고 꼬부라진 등에 갈빗대는 불룩하며, 옷은 헐렁하고 음식은 많이 먹으며 나쁜 종기에서는 고름 피가 흐르고, 물집이 잡히고 소갈증이 있으며, 또 옴과 위험한 종기 등 온갖 나쁜 것이 그 몸에 다 모여 있습니다. 그는 비록 남과 친하려 하지만 남은 조금도 거들떠보지 않으며, 남이 지은 죄에 도리어 그가 걸립니다. 영원히 부처님을 만나지 못하고 영원히 법을 듣지 못하며, 영원히 스님을 알지 못합니다. 이것은 무슨 죄 때문입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그는 전생에 자식으로서 그 부모에게 효도하지 않고 신하로서 그 임금에게 충성하지 않으며, 임금으로서 그 신하를 공경하지 않고 벗으로서 그 믿음을 숭상하지 않으며, 고향에서 나이 많은 사람을 대접하지 않고 조정에서 벼슬 높은 이를 존중하지 않고, 함부로 사기를 행하며 마음이 뒤바뀌어 절도가 없고, 3존(尊)을 믿지 않으며, 그 임금을 죽이고 스승을 해치며, 나라를 치고 백성을 노략질하며, 성(城)을 빼앗고 마을을 부수며, 성채(城寨)를 침범하기 도적보다 더하는 등 이런 악업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자신은 칭찬하고 남을 미워하며, 고아와 노인을 침노하고 업신여기며, 성현을 비방하고 어른을 업신여기며, 하천한 이를 속이는 등 일체의 악업을 다 짓고 온갖 악으로 그 과보를 모았으니, 이 때문에
그런 죄를 받느니라.’
그 때 죄를 받은 모든 중생은 다 부처님의 이 말씀을 듣고는, 슬피 울어 땅을 진동시키고 눈물을 비오듯 흘리면서 부처님께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부디 오래 사시면서 설법하시어 저희들로 하여금 해탈을 얻게 하소서.’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만일 내가 오래 살면 박덕한 사람은 선근을 심지 않을 것이다. 이른바 나는 항상 있을 것이라 하여 무상(無常)을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선남자들아, 마치 어린애가 어머니가 항상 제 곁에 있으면 어려움을 만난다는 생각을 내지 않는 것과 같다. 어머니가 떠나면 곧 간절히 우러러 사모하는 마음을 내다가 어머니가 돌아오면 기뻐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선남자들아, 나도 또한 그와 같다. 중생들의 선악의 업연과 그 과보의 좋고 나쁨을 알기 때문에 열반에 드는 것이다.’
그리고 세존께서는 다시 죄를 받은 중생들을 위해 다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물은 흘러서 항상 차 있지 않고
불은 성하지만 항상 타지 않으며
해는 떴다가 잠깐 사이에 지고
달은 찼다가 어느새 기운다.
부귀 영화를 누리는 사람
그 무상은 이보다 빠르나니
이것 생각하고 부지런히 정진하여
위없는 높은 이께 정례하여라.”
또 『잡비유경』에서 말하였다.
“옛날 어떤 여섯 사람이 함께 죄를 짓고 다 지옥에 떨어져 한 가마솥 안에 같이 있으면서 모두 자기의 본죄를 말하였다. 첫째 사람은 사(沙)라 했고, 둘째 사람은 나(那)라 했고, 셋째 사람은 지(遲)라 했고, 넷째 사람은 섭(涉)이라 했고, 다섯째 사람은 고(姑)라 했고, 여섯째 사람은 타라(陀羅)라 했다. 부처님께서 이것을 보고 웃으시자, 목건련은 물었다.
‘무엇 때문에 웃으십니까?’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셨다.
‘이 여섯 사람은 모두 지옥에 떨어져 한 솥 안에 같이 있다. 각각 그 본죄를 말하려 할 때 뜨거운 물이 끓어 오르내리기 때문에 다 말하지 못하고, 곧 밑으로 내려간다. 그래서 한다는 말이 첫째 사람은 사(沙)라 했다. 이것은 ≺이 세간의 60억만 년은
지옥의 하루이니, 언제나 여기를 벗어나겠느냐?≻는 뜻이다.
또 둘째 사람의 나(那)라 한 것은 ≺벗어날 기약이 없고 또한 언제 벗어날는지 모른다≻는 뜻이다.
셋째 사람의 지(遲)라 한 것은 ≺아아, 나는 살아서 살림을 살 때 마음을 제어할 수 없어 3존께 공양할 다섯 집의 몫을 빼앗았다. 어리석게 탐욕을 부렸으니 지금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뜻이다.
넷째 사람의 섭(涉)이라 한 것은 ≺나는 살림살이에 정성을 들이지 않아 재산을 남에게 빼앗기고 지금 고생한다≻는 뜻이다.
다섯째 사람의 고(姑)라 한 것은 ≺누가 나를 보호하겠는가? 나는 이 지옥에서 나가면 다시는 계를 범하지 않고 하늘의 즐거움을 얻을 것이다≻는 뜻이다.
여섯째 사람의 타라(陀羅)라 한 것은 ≺이 일은 처음부터 생각지도 않은 것이다. 마치 수레를 몰고 길을 잃어 딴 길로 가다가 바퀴통이 부서져 수레가 파괴된 것과 같아서 후회해도 소용이 없다≻는 뜻이니라.’
게송으로 말하였다.
청년 시절에 방탕하기 좋아해
아무리 권하여도 고치지 않네.
오랜 목숨도 아침 이슬 재촉하여
생ㆍ노ㆍ병ㆍ사가 어느새 닥쳐오네.
온갖 뼈마디가 다 시고 아프며
갖가지 병이 한꺼번에 닥칠 때
빛나는 그 집을 한 번 버리면
저승 길에서 온갖 고통이 엄습하네.”
감응연(感應緣)[대략 열세 가지 증험을 인용한다.]
주(周)의 선왕(宣王)이 두백(杜伯)을 죽이자 그가 죽은 뒤에 갚음을 보임
진시황(始皇秦)이 종남산(終南山)의 괴수(怪樹)를 벰
진(秦)의 고평(高平)의 이선(李善)의 종이 귀신을 도와 과보를 받음
진(晋)의 오군(吳郡)의 장봉(張縫)이 귀신을 죽여 과보를 받음
위(魏)의 유적부(劉赤斧)는 꿈에 장후(蔣侯)로부터 주부(主簿)가 되 라는 부름을 받음
오왕(吳王) 부차(夫差)가 억울하게 공손성(公孫聖)을 죽이고 그 증험 을 입음
진(晋)의 안정(安定)의 장조(張祚)가 장최(張璀)에게 억울하게 죽고 그 증험을 나타냄
진(晋)의 장경(張傾)이 국검경(麴儉傾)을 억울하게 죽이고 그 증험을 입음
송(宋)의 말릉(秣陵) 현령(縣令) 도계지(陶繼之)가 대악기(大樂伎) 를 억울하게 죽이자 그는 죽은 뒤에 영험을 나타내 보임
송(宋)의 장군(將軍) 장열(張悅)이 강주(江州)의 장사(長史) 등완 (鄧琓)을 억울하게 죽이자 그는 죽어 영험을 나타냄
송(宋)의 문혜(文惠) 태자가 예장왕(豫章王) 소의(蕭疑)를 억울하게 죽이자 그는 죽어 영험을 나타냄
위(魏)의 낙양령(洛陽令) 구조인(丘祖仁)이 성양왕(成陽王) 원휘(元 徽)를 억울하게 죽이자 그는 죽어 영험을 나타냄
당(唐)의 초년에 상주(相州)의 대자사(大慈寺)에서 도적들이 서로 죽 여 절을 더럽힐 때 영험이 나타냄
주(周)의 선왕(宣王)이 두백(杜伯)을 죽이자 그가 죽은 뒤에 갚음을 보임
주(周)의 선왕(宣王)이 두백(杜伯)을 죽일 때 두백은 말하였다.
“내가 만일 죽어서 앎이 있으면 3년에 반드시 당신을 알게 할 것입니다.”
3년에 주선왕이 처음으로 친히 나가 밭을 갈 때 신하는 들을 덮었었다. 한낮에 두백이 흰 말에 수레를 타고 붉은 옷에 붉은 관을 쓰고 붉은 활에 붉은 화살을 끼워 선왕을 쏘아 맞쳐 왕은 등뼈가 부러져 죽었다.[이것은 『묵자전(墨子傳)』에 나온다.]
진시황(始皇秦)이 종남산(終南山)의 괴수(怪樹)를 벰
진시황(秦始皇) 때에 종남산(終南山)에 닥나무가 있었는데, 크기는 수백 아름으로서 궁중을 덮었다. 시황은 그것을 싫어해 군사를 보내어 나무를 치게 했다. 갑자기 큰 풍우가 일어나 모래와 돌을 날려 사람들은 다 달아났다. 밤중이 되어 풍우는 그쳤다. 어떤 사람은 풍우에 다쳐 달아나지 못하고 그대로 거기 있었다. 그는 들었다. 밤에 어떤 귀신이 와서 나무한테 물었다.
“진시황이 흉포하여 나무를 치니 얼마나 고달픈가?”
나무는 말하였다.
“그가 오기만 하면 풍우를 일으켜 물리치는데 그인들 내게 어찌하겠는가?”
귀신은 또 말하였다.
“진시황이 3백 인을 보내어 모두 머리에 붉은 실을 감고 와서 나무를 포위해 공격해도 너는 패하지 않겠는가?”
나무는 아무 말이 없었다. 이 사람이 이 사실을 알려 진시황은 곧 나무를 베었다. 거기서 푸른 소 한 마리가 나오므로 그것을 쫓자 그것은 강물 속으로 들어갔다. 시황은 그를 모두기(旄頭騎)로 삼았다.[이것은 『현중기(玄中記)』에 나온다.]
진(秦)의 고평(高平)의 이선(李善)의 종이 귀신을 도와 과보를 받음
진(秦)나라 고평(高平)에 사는 이선(李羨)의 집 종 건(健)은 석두강(石頭崗)에 갔다가 갑자기 어떤 사람을 만났다.
그 사람은 말하였다.
“내 아내가 다른 사내와 정을 통하고 드디어 나를 죽였다. 내가 그 원수를 갚으려 하는데 어떻게 도움을 받을 수 있겠는가?”
건은 그 말을 믿었다. 과연 어떤 사람이 올 때 귀신은 그 사람의 머리를 붙잡고 건을 불렀다. 건은 곧 가서 그를 때려 땅에 거꾸러뜨렸다. 그는 얼마 쯤 달아나다가 이내 죽었다. 귀신은 천 냥의 돈과 푸른 비단 한 필로 만든 교룡포(絞龍袍)를 건에게 주면서 부탁하였다.
“이 도포는 서문(西門)의 시장에 사는 정여허(丁與許)의 것이니, 부디 그대가 입고 남에게 팔지는 마시오.”
진(晋)의 오군(吳郡)의 장봉(張縫)이 귀신을 죽여 과보를 받음
진(晋)나라 영초(永初) 2년(421)에 오군(吳郡)의 장봉(張縫)의 집에 갑자기 어떤 귀신이 와서 말했다.
“당신이 먹는 밥을 내게 나누어 주면 나는 당신을 도와 드리리다.”
장봉은 곧 땅에 자리를 깔고 자리 위에 밥을 펴고 고기와 술과 안주 다섯 가지를 더해 주었다. 그 뒤로 귀신은 다시는 사람을 침노하지 않았다. 그 뒤에 장봉은 음식을 만들기 위해 칼로 귀신이 먹는 자리를 베었다. 수십 인이 매우 슬피 우는 소리로 말하였다.
“우리는 죽었지만 어떻게 관 만들 재목을 얻을 수 있을까?”
또 말하였다.
“들으니, 주인집에 가래나무로 만든 배가 있는데 그 종이 매우 좋아한다고 한다. 우리는 그것으로 관을 만들자.”
장봉은 이내 배를 메고 오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도끼와 톱질 소리가 들리고, 관을 다 만든 뒤에는 서로 불러 시체를 들고 배에 싣는 소리가 들렸다. 장봉의 눈에는 보이지 않고 오직 못 치는 소리만이 들렸다. 그리고 배가 차츰 공중에 올라가 구름 속으로 들어가서는 한참 만에 사라지고, 공중에서 배가 부서진 조각 5백여 개가 떨어졌다. 그리고 수백 인이 크게 웃으면서 말하였다.
“네가 우리를 죽인들 어찌 우리가 네게 곤욕을 당하겠는가? 우리는 다만 너의 그 악심을 알고 너를 미워했기 때문에 배를 때려 부수었을 뿐이다.”
[이상 두 가지 증험은 『유명록(幽明錄)』에 나온다.]
위(魏)의 유적부(劉赤斧)는 꿈에 장후(蔣侯)로부터 주부(主簿)가 되라는 부
름을 받음
위(魏)나라 유적부(劉赤斧)는 꿈에 장후(蔣侯)로부터 주부(主簿)가 되라는 부름을 받았는데 날마다 재촉하였다. 그래서 사당에 가서 진정하였다.
“어머니는 늙고 자식은 어려 사정이 매우 딱합니다. 부디 용서해 주십시오. 회계(會稽)에 사는 위변(魏邊)은 재주가 많고 귀신을 잘 섬기므로
그를 청해 대신하려 합니다.”
그는 머리를 조아리고 피를 흘려 축원하였다.
“특히 원하노니 왕림하십시오.”
“위변이란 어떤 사람인데 그렇게 천거하느냐?”
적부가 아무리 청했으나 끝내 허락하지 않았다. 그리고 적부는 이내 죽었다.[이 한 가지 증험은 『지괴전(志怪傳)』에 나온다.]
오왕(吳王) 부차(夫差)가 억울하게 공손성(公孫聖)을 죽이고 그 증험을 입
음
오왕(吳王) 부차(夫差)는 그 신하 공손성(公孫聖)을 무고하게 죽였다. 그 뒤에 월(越)나라가 오(吳)를 칠 때 부차는 패해 달아나면서 태재(太宰) 비(嚭)에게 말하였다.
“나는 전에 공손성을 죽여 서산(胥山) 밑에 던져 버렸었소.. 지금 이 길은 그곳을 지나가야 하오. 나는 위로는 하늘이 두렵고 밑으로는 땅이 부끄러워 발을 떼어 놓을 수 없어 차마 지나갈 수 없소. 그대가 시험삼아 앞에 가면서 불러 보시오. 만일 공손성이 아직 있다면 반드시 대답할 것이오.”
이에 비는 여항산(餘抗山)을 향해 공손성을 불렀다. 공손성은 있다고 대답했다.
이렇게 세 번 부르고 세 번 답하였다. 부차는 매우 두려워해 하늘을 우러러 한탄하였다.
“아아, 푸른 하늘이여, 푸른 하늘이여, 과인(寡人)은 어떻게 하면 이 일을 돌이킬 수 있겠습니까?”
그리고 그 자리에서 죽었다.
진(晋)의 안정(安定)의 장조(張祚)가 장최(張璀)에게 억울하게 죽고 그 증
험을 나타냄
진(晋)나라 안정(安定) 땅의 장조(張祚)는 영화(永和) 때에 양주(凉州) 자사로 있다가 이내 스스로 양왕(凉王)이라 자처했다. 하주(河州) 자사 장최(張璀)의 군사들이 강성하였으므로 장조는 그를 시기하여 가만히 군사를 보내어 장최를 치려 했다. 장최는 군사를 거느리고 장초를 대항하여 드디어는 장조를 죽였다. 장최는 그 뒤로 장조가 자주 군사를 거느리고 와서 말하기를 “이 놈아, 나는 기어코 네 목을 베리라” 하는 것을 보았다.
최는 고장(姑藏)에 들어가서 현정(玄靜)을 양왕(凉王)으로 세우고 자신은 양주 자사가 되었다가 다시 현정을 폐하고 자신이 왕이 되려 했다. 아직 일을 이루기 전에 현정과 함께 수레를 타고 성의 서문으로 나갔는데 그처럼 견고한 다리가 갑자기 부러져 내려앉았다.
고장 자사는 전부터 정월 초하루 아침에는 새를 놓아주는 일을 했는데 최의 집에서 새를 놓으려고 손을 내밀다가 그만 죽고 말았다. 황새 한 마리가 광하문(廣夏門)에 둥우리를 지으려 하여 탄알을 쏘았으나 끝내 날아가지 않으므로 최는 스스로 가 보았다. 그 때 송(宋)의 돈황(燉煌)에 사는 송혼(宋混)은 그 아우
송징(宋澄)을 보내어 그 황새 둥우리 있는 곳에서 최를 해쳤다. 최는 임종 때 송징에게 말하였다.
“너는 혼인을 고마워해야 할 것인데 도리어 반역하는구나. 황천(皇天)과 후토(后土)가 반드시 아실 것이니, 나는 지금 죽지만 너를 나보다 더 심하게 할 것이다.”
송혼은 스스로 상서령(尙書令)이 되어 나라 정사를 돕다가 병이 들었다. 어느 날 낮에 최가 지붕에서 내려와 기둥 속으로 들어갔다. 기둥이 마치 불에 타는 것 같아 흙을 파고 보았으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송혼이 죽어 송징이 등불을 켰을 때 기름은 피로 변하고 마구간의 말은 하루 저녁에 꼬리가 없어졌으며, 세 살 난 아이가 노인의 소리로 말하였다.
“송혼과 송징아, 너희들 머리를 베리라.”
또 성동(城東)의 물 속에서는 불이 나왔다. 그 뒤 3년에 송징은 장옹(張壅)에게 죽었다.
진(晋)의 장경(張傾)이 국검경(麴儉傾)을 억울하게 죽이고 그 증험을 입음
진(晋)나라 장경(張傾)은 서역(西域)의 교위(校尉)이다. 장경이 억울하게 국검(麴儉)을 죽일 때 국검은 죽으면서 원한이 있었다. 뒤에 어느 날 밤, 장경은 흰 개를 보고 칼을 빼어 쳤으나 개는 맞지 않고 장경이 그 자리에서 쓰러져 일어나지 못했다. 사람들은 장경의 곁에 국검이 있음을 보았다. 그래서 장경은 갑자기 죽었다.
송(宋)의 말릉(秣陵) 현령(縣令) 도계지(陶繼之)가 대악기(大樂伎)를 억울
하게 죽이자 그는 죽은 뒤에 영험을 나타내 보임
송(宋)나라 원가(元嘉) 때 이룡(李龍) 등은 밤에 다니면서 노략질을 하였다. 그 때 단양(丹陽)의 도계지(陶繼之)는 말릉(秣陵) 현령(縣令)이 되어 가만히 저들을 잡으러 다니다가 드디어 이룡 등을 사로잡았다. 이룡이 끌어댄 한 사람은 바로 태악기(太樂伎)였는데 그 성명은 모른다. 이룡이 겁탈하러 떠나던 날 밤에 이 기생은 동무와 함께 어느 집에 가서 자면서 음악과 노래로 지냈었다. 그런데 계지는 자세히 조사하지 않고 이 여자를 관련시켜 서류를 만들었다. 그러나 증거를 따라 수레를 탄 사람이나 그녀를 재운 집 주인이나 관리나 손님들이 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증명하였다. 계지는 이것이 억울한 줄 알면서도 다만 서류를 이미 보냈다 하여 스스로 시비를 가리려 하지 않고 드디어 여러 도적 10여 명과 함께 이 여자를 군문(郡門)에서 베어 죽였다.
이 기생은 노래와 기예가 뛰어나고 또 변재와 슬기가 휼륭하였다. 이 여자가 죽는 날에는 그녀의 이웃과 친구들로서 보는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 이 여자는 말하였다.
“내
비록 미천한 여자지만 어려서부터 선(善)을 생각하고 죄를 지은 일이 없습니다. 내가 실로 도적질한 일이 없음은 도령(陶令:계지)께서 잘 아시므로 나는 억울하게 죽습니다. 만일 내가 죽어 귀신이 없다면 그만이거니와 귀신이 있다면 반드시 이 원한을 호소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내 비파를 타고 노래를 부르고는 죽게 되었다. 사람들은 그 억울함을 알고 모두 눈물을 흘렸다.
한 달쯤 지나 어느 날 도령의 꿈에 이 기생이 책상 앞에 와서 말하였다.
“전에 나는 억울하게 죽으면서도 무엇이 무엇인지 몰랐습니다. 지금은 하늘에 소송하여 승소하였으므로 당신을 잡아갑니다.”
곧 계지의 입으로 들어가 배 안에 떨어졌다. 계지는 놀라 깨어 일어났다가 갑자기 쓰러지면서 마치 바람에 넘어진 것 같더니 한참 만에 깨어났다. 때때로 발작하고 발작할 때는 펄떡펄떡 뛰며 머리가 꾸부러져 배에 붙었다. 이렇게 하다가 4일 만에 죽었다. 그가 죽은 뒤에는 집이 몹시 가난해졌고, 하나뿐인 아들도 일찍 죽었으며, 남은 손자 하나마저도 길에서 죽었다.
송(宋)의 장군(將軍) 장열(張悅)이 강주(江州)의 장사(長史) 등 완(鄧琓)을
억울하게 죽이자 그는 죽어 영험을 나타냄
송(宋)나라 태초(泰初) 원년에 강주(江州) 장사(長史) 등완(鄧琬)은 자사(刺史) 진안왕(晋安王)의 아들 훈(勛)을 황제(黃帝)로 세움으로써 난리를 일으켰다. 처음에 남군(南郡)의 태수 장열(張悅)이 죄를 짓고 붙들려 양도(楊都)로 돌아오다가 일구(溢口)에 이르러 용서를 받았다. 등완은 그를 관군(官軍)의 장군으로 삼아 그와 함께 군사(軍事)를 다스렸다. 등완의 전군(前軍)이 패해 달아나게 되자 장열은 죽임을 당할까 두려워해 갑자기 병이라 일컫고는 군사를 매복시키고 등완을 청하였다. 등완이 오자 장열은 그를 보고 말하였다.
“당신이 일으킨 이번 난리의 책임을 소제(少帝)에게 넘기려 하는가?”
그리고 사람들을 시켜 책상 앞에서 그를 죽이고 그 아들까지 죽였다. 5년 뒤에 장열은 병으로 누웠는데 등완의 머리가 오는 것을 보고 드디어 문둥병으로 죽었다.
송(宋)의 문혜(文惠) 태자가 예장왕(豫章王) 소의(蕭疑)를 억울하게 죽이자
그는 죽어 영험을 나타냄
송(宋)나라 예장왕(豫章王) 소의(蕭疑)는 죽은 뒤에 갑자기 심문계(沈文季)에게 얼굴을 나타내어 말하였다.
“나는 병으로 죽지 않았을 것인데, 황태자(皇太子)가 고(膏)에 열한 가지 약을 넣어 내 병을 낫지 않게 하였고, 또 탕(湯)에 한
가지 약을 넣어 내 설사를 그치지 않게 하였다. 나는 이미 소송을 내어 동곽(東廓)에 돌아가 이 일을 판결하라는 허락을 받았다.”
그리고 곧 푸른 종이의 문서를 내어 문계에게 보이면서 말하였다.
“우리는 오랜 우정이다. 나를 위해 주상(主上)께 드리시오.”
그리고는 갑자기 사라졌다. 문계는 두려워해 전하지 못하였는데 조금 뒤에 문혜(文惠) 태자가 죽었다.
위(魏)의 낙양령(洛陽令) 구조인(丘祖仁)이 성양왕(成陽王) 원휘(元徽)를
억울하게 죽이자 그는 죽어 영험을 나타냄
위(魏)나라 성양왕(成陽王) 원휘(元徽)는 처음에 효장제(孝莊帝)를 위해 이주영(李朱榮)을 죽이려고 계획했다. 이주조(李朱兆)가 냑양(洛陽)에 들어와 효장제를 해치자, 원휘는 겁을 내어 낙양령(洛陽令) 구조인(寇祖仁)에게로 달아났다. 조인의 아버지 삼촌 형제 세 사람이 다 자사(刺史)가 된 것은 모두 원휘의 힘이었다.
조금 뒤에 이주조는 원휘의 만호후(万戶侯)를 샀었다. 그런데 조인은 드디어 원휘를 죽여 그 머리를 주조에게 보내고는 금 1백 근(斤)과 말 50마리는 모두 숨겨 두었다. 주조는 원휘의 머리만 얻고 그 벼슬 값은 받지 못했다. 주조의 꿈에 원휘가 나타나 말하였다.
“내 금 2백 근과 말 1백 마리가 조인의 집에 있으니 당신은 그것을 가지시오.”
주조는 꿈을 깨어 말하였다.
“양성(원휘)의 집은 원래 큰 부자인데 전에 붙잡아 수색할 때는 금과 은이 전연 없었다. 이 꿈이 혹 사실인지 모르겠다.”
주조는 날이 저물자, 곧 조인의 집을 수색하게 했다. 조인은 또 원휘를 보았다. 원휘는 말하였다.
“그것을 갚기에 넉넉할 것이오.”
조인은 정성껏 금 1백 근과 50마리를 얻었다고 하면 주조가 믿지 않을 것이고 가만히 친척에게서 금 30근과 말 30마리를 거두어 주조에게 보냈다. 그러나 그래도 그 수가 모자라므로 주조는 크게 성을 내어 조인의 머리를 나무에 달고 돌로 그 발을 누르고 배를 때려 죽였다.[이상 일곱 가지 증험은 『원혼지(冤魂志)』에 나온다.]
당(唐)의 초년에 상주(相州)의 대자사(大慈寺)에서 도적들이 서로 죽여 절
을 더럽힐 때 영험이 나타남
당(唐)나라 초년에 상주(相州)의 대자사(大慈寺)는 화재를 입어 다 탔었다. 애업(大業) 말년에 도적 떼가 일어났다. 그 때 대자사는 삼작대(三爵坮) 서쪽 갈루산(葛蔞山) 위에 있었는데, 사방 고을 사람들이 모두 와서 성을 쌓고 굳게 지켰으므로 사람들이 모여 한 자 땅도 빈자리가 없었고, 절 아래 위에도 다 겹겹이 가득 차 그 절의
더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도적을 평정하고 사람들이 다 흩어졌으나 절의 스님들은 그것을 다 치울 힘이 없었다.
갑자기 화재가 일어나 안팎이 다 타고 아무것도 없었는데 오직 동남쪽에 있는 태자사유상(太子思惟像)을 모신 불전만이 남아 있었으니, 과연 불의 깨끗함으로써 더러움을 제거한 것이라 할 수 있었다. 이 절은 수(隋)의 고제(高帝)의 명령으로 지은 것이다.
수(隋)나라가 처음 섰을 때는 천하 사람이 다 돌아오지 않았었다. 오국공(吳國公) 울향(蔚向)은 주(周)나라의 주신(柱臣)으로서 하북(河北)을 진수(鎭守)하는 구도(舊都)의 장관이었다. 그는 양(楊)씨가 천하를 도모했다는 말을 듣고 마음에 불평이 생겨 그날로 군사를 모아 항거하기로 하였다. 그러나 수(隋)의 관군(官軍)이 한 번 나가자 적의 큰 진영은 다 무너졌다. 포로 백만 명을 끌고 와서 대자사 북쪽의 유예원(游豫園) 안에 모아 두고 이튿날 처단하기로 했다. 그 유예원의 담에 구멍이 있어 그리로 나가는 자는 다 놓아주고 새벽이 되어서는 모두 금했다. 그래도 아직 60만 명이 남았으므로 그들을 모두 장하(漳河) 언덕에서 베어 죽이니, 물 속의 시체 때문에 물도 흐르지 못하고 한 달 동안은 그 피 강에서 밤마다 귀신의 울음이 사람을 매우 슬프게 했다. 수(隋)의 고제(高帝)는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이번 일로 죽인 것은 매우 억울하다. 적은 오직 울향뿐인데 다른 사람들이 다 죽는구나. 당시의 측은함은 이 일로 다 알 수 있다. 나라가 처음 선 때라 죽이지 말고 다 놓아주라. 그리고 유예원 남쪽의 갈루산 위에 대자사를 세워라. 그리하여 삼작대(三爵臺)를 개척하여 거기 절을 짓고 6시(時)로 예불하되 1배(拜)를 더하라. 이것은 억울하게 죽은 사람을 위한 것이다.”
절이 이루어지고 스님들이 살면서 명령을 따라 예배하니 원한의 울음소리가 여기서 아주 끊어졌다.[이상에 인용한 것은 자손들이 계속해서 직접 보고 안 것이다. 불교의 선악의 과보를 믿는 경험이 헛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내가 살생하면 다시 내가 받는다는 것이 어찌 거짓이겠는가?]
'매일 하나씩 > 적어보자 불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적어보자] #4512 법원주림(法苑珠林) 69권 (0) | 2024.07.17 |
---|---|
[적어보자] #4511 법원주림(法苑珠林) 68권 (0) | 2024.07.17 |
[적어보자] #4509 법원주림(法苑珠林) 66권 (0) | 2024.07.16 |
[적어보자] #4508 법원주림(法苑珠林) 65권 (18) | 2024.07.16 |
[적어보자] #4507 법원주림(法苑珠林) 64권 (6) | 2024.07.16 |
댓글